공유하기
롯데그룹의 수천억 원 횡령 배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3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의 자금관리인 이모 씨의 처제가 살고 있는 서울 양천구의 집에서 신 총괄회장의 현금 30여억 원과 서류 뭉치를 발견해 압수했다. 검찰은 이 돈을 롯데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규명할 중요한 단서로 보고 돈다발에 붙어 있는 ‘띠지’를 분석해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이 계열사를 통해 연간 300억 원대에 이르는 수상한 자금을 조성했다는 진술을 최근 자금관리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했다. 자금관리인들은 검찰 조사에서 “배당금과 급여 성격의 돈”이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조성 경위와 성격을 확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해외에서 원료를 사오면서 계열사를 끼워 넣어 ‘통행세’를 물리는 수법으로 거래 가격을 부풀려 자금을 빼돌린 단서를 잡고 관련 계좌를 추적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 정책본부 회의에서 부실이 누적되고 있던 롯데알미늄(옛 롯데기공)을, 롯데피에스넷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사들이는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40억 원대 이익(통행세)을 몰아주라고 지시한 진술과 e메일을 확보했다. 2008년 10월 당시 신동빈 부회장은 이인원 현 롯데그룹 정책본부장(69), 황각규 현 정책본부 운용실장(61)과의 회의석상에서 “롯데기공을 ATM의 제작사로 정하는 게 어떻겠는지?”라고 발언했다. 이후 황 실장은 당시 롯데피에스넷 장모 대표에게 “롯데기공을 도와주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의 진술과 정책본부 관계자들이 주고받은 e메일 내용을 확보했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롯데그룹의 배임과 횡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적극적인 지시 아래 그룹 정책본부가 조직적으로 움직여 이뤄진 단서가 담긴 e메일을 검찰이 확보함에 따라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檢, 신동빈 지시 정황 담긴 e메일 확보 검찰이 확보한 e메일에는 전자금융업 회사인 롯데피에스넷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사는 과정에서 신 회장의 배임 혐의로 볼 수 있는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롯데그룹 정책본부가 신 회장의 지시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정황이 잘 드러난다. 2009년 9월부터 2012년 5월까지 롯데피에스넷은 롯데 계열사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들어갈 ATM을 N사로부터 매입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롯데기공(현 롯데알미늄)을 끼워 넣어 롯데기공에 41억9000만 원의 ‘통행세’를 쥐여 줬다. 이 때문에 롯데피에스넷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2008년 황각규 당시 롯데쇼핑 부사장은 롯데피에스넷 김모 대표에게 롯데기공을 도우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시를 이행했다가 2011년 공정위 조사를 받던 김 대표는 그룹 정책본부 소속 직원 조모 씨에게 “‘(롯데)기공을 끼우면 안 되냐’는 것은 부회장(신동빈)의 찬조 발언이 있어 기공을 끼운 것이죠”라고 e메일을 보냈다. 또 롯데기공 관계자도 N사의 김모 부사장에게 “롯데기공의 (이 사업에 대한) 기여는 지극히 제한적입니다. 유통계열사를 대상으로 뱅킹사업을 하겠다는 그룹의 사업전략과 맞물려 부회장의 지시로 제조회사인 기공이 참여를 하는 형상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보냈다. 검찰은 부채비율 5366%의 ‘좀비기업’인 롯데기공을 살리기 위해 신동빈 회장이 무리하게 움직였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이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을 따돌리고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받기 위해 여러 일을 벌이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둬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이 중국 사업의 저조한 성과를 만회하려고 한국 롯데 계열사의 돈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동원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인수합병(M&A)에 12조 원을 쏟아부었다. 롯데그룹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에서만 1조3000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연합군’ 형성 신 회장 일가(一家)를 둘러싼 비리 의혹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검찰은 롯데그룹 비리 수사에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인지(認知) 수사부서 3곳을 전면 배치해 신 회장 일가를 ‘융단 폭격’하듯 집중 수사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롯데 사정(司正)을 은밀히 설계한 이동열 3차장은 연합사령관 역할을 하며 사건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령관 밑에서 특수4부가 호텔롯데 등 그룹 전반의 횡령과 배임 등을 살피면서 가장 넓은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집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특수4부가 신동빈 회장의 재산관리인 4명을 13일 소환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에게 매해 들어가는 수상한 자금 300억 원을 발견했다. 첨단범죄수사1부는 특공대 역할을 하며 롯데홈쇼핑 한 곳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신헌 전 롯데백화점 사장(62), 강현구 현 롯데홈쇼핑 사장(56) 등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 압수 현장에서 증거 파기 단서를 잡아내기도 했다. 방위사업수사부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비리 수사에서 파생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에 대한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향후 제2롯데월드 수사가 본격화되면 정규군으로 전격 투입될 가능성도 크다. 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검찰은 롯데그룹이 계열사의 자산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해 상장을 추진하던 호텔롯데로 넘기는 과정에서 거액의 횡령과 배임을 저지른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검찰은 또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국내보다 높은 금리에 롯데홀딩스 등 일본 자금줄로부터 대출을 받아 이자 명목으로 수백억 원을 지불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원을 분석하고 있다. 1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 호텔롯데 등을 압수수색해 트럭 7대 분량의 증거를 확보한 검찰은 11일에도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L 씨 등 3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기업공개 앞둔 호텔롯데의 수상한 합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수년 치 자산 이동 과정을 분석한 결과 이 회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계열사의 알짜 자산을 저평가해 편입한 정황을 잡았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제주리조트의 땅값을 도로에 맞닿은 부분이 없는 맹지(盲地) 기준으로 산정하는 등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합병해 호텔롯데에 부(富)를 몰아준 여러 증거를 확보했다. 호텔롯데는 2013년 8월 롯데제주리조트와 롯데부여리조트를 흡수합병했다. 합병으로 호텔롯데는 주당 11만4731원에 36만9852주의 신주(424억여 원)를 발행해 자사를 뺀 계열사 6곳에 28만3050주(324억여 원 상당)를 교부했다. 검찰은 리조트 사업 외에도 호텔롯데가 사업 여러 건을 헐값에 흡수했다는 첩보를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상장이 예상되던 호텔롯데로 여러 계열사 자산을 집중시킨 것은 이 회사의 지분 99% 이상을 보유한 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일본 대주주들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본다. 상장으로 일본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신 회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수 있는 효과를 노렸다는 얘기다.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등은 신 회장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검찰은 호텔롯데가 제주·부여리조트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생길 것을 알면서도 강행한 의도에 주목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지배를 받는 다른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롯데의 지분을 갖게 되면 순환출자 고리가 생긴다. 호텔롯데는 흡수합병 당시 다른 롯데 계열사가 갖게 된 호텔롯데 신주를 6개월 안에 매입하겠다고 했지만 해당 주식은 롯데 계열사인 바이더웨이가 산 뒤 부산롯데호텔에 되팔았다.○ 값비싼 일본자금 차입은 富 이전 수단? 검찰은 한국 롯데 계열사들이 일본 롯데 계열사 등으로부터 최고 연 10%대 고금리로 장기 대출을 받은 점도 수사 중이다. 대출 자금원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조성된 비자금일 수 있고, 대출이자 지급 명목으로 오너 일가에 부를 이전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현재 1조3192억 원가량의 장기외화차입금을 안고 있다. 차입금 중 일부의 금리는 최고 10%대에 이른다. 문제는 차입처 중에 ㈜일본롯데 등 일본 소재 롯데 계열사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이 한국에서 빌린 장기원화차입금 1조60억 원의 금리가 연 2.2∼6.9% 수준인 점과 대조적이다. 롯데쇼핑 외에 호텔롯데 등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일본 롯데로부터 돈을 빌렸다. 롯데를 상대로 ‘국부 유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 롯데 계열사들의 수상한 자금 흐름은 국세청 세무조사에서도 일부 흔적이 발견됐다. 국세청은 2013년 벌인 세무조사에서 한국 롯데 계열사로부터 일본 롯데홀딩스에 확인되지 않은 뭉텅이 돈이 흘러간 뒤 용처가 불분명하게 사라진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신동빈 회장, 미국에서 일본으로… 검찰은 11일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자금관리 담당자 L 씨 등 3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각종 회계장부 등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포착했다. 앞서 10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신 회장의 영빈관에서 압수한 비밀금고는 열지 못하고 있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신 회장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이 투자한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 14일 참석한 뒤 일본으로 가 6월 말 열리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12일 말했다. 대대적 수사를 받는 롯데그룹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롯데가 김앤장 등 대형 로펌 2, 3곳을 비롯해 검사장 출신 등 유력 전관 변호사를 접촉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이번 수사의 핵심 대상인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임직원 다수가 10일 오후 5시경 외국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텔레그램은 주고받은 대화에 암호를 설정할 수 있고 메시지가 운영업체 서버에 저장되지 않아 보안성이 강하다. 이런 와중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롯데마트의 자체 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인 ‘와이즐렉’ 제조 및 판매의 책임자로 지목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11일 구속됐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준일 기자·손가인 기자}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 일가가 대규모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와 정황을 포착하고 10일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이 현재 의심하는 롯데그룹의 횡령 및 배임 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제2롯데월드’ 건설과 인허가 과정에서 제기된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확대될 것으로 알려져 향후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이날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그룹 정책본부와 롯데 계열사 6곳 등 총 17곳에 검사와 수사관 200여 명을 보내 각종 회계자료와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압수수색을 받은 롯데 계열사는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정보통신, 롯데피에스넷, 롯데홈쇼핑, 대홍기획이다. 특히 검찰은 신동빈 회장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과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그룹 총괄회장(94)의 거주지도 이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신 회장의 친위대 격인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69), 황각규 롯데 정책본부 운영실장(61),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56), 신헌 전 롯데백화점 사장(62) 등 핵심 임원을 출국금지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신동진 기자}

폴크스바겐이 차종별로 최대 10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강화된 대기환경보전법(일명 ‘폴크스바겐법’)을 위반했는지를 놓고 정부가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배출가스 조작 경유차에 대한 결함시정(리콜)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우리 정부를 무시하는 폴크스바겐의 태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과 함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2010년 8월∼2015년 2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차량 출고 전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하는 배출가스 시험성적서와 소음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이 시험 비용 절감과 차량을 빨리 출고하기 위해 골프2.0GTD, 아우디RS7, 벤틀리 등 26개 차종의 시험성적서를 임의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해당 시험서는 폴크스바겐 본사나 본사가 지정한 용역기관의 테스트를 거쳐 작성돼야 한다. 앞선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이 판매한 29여 개 차종 약 5만 대가 배기가스 관련 부품의 변경인증을 받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다음 주부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이사 윤모 씨 등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배출가스 부품 조작이 의심되는 해당 수입차종의 인증 등 관련 서류를 검찰에 제출하기로 했다. ‘미인증 부품’을 쓴 차량을 판매한 혐의가 확정될 경우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쟁점은 과징금 규모. 개정된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배출가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품을 인증 없이 교체할 경우 차종별로 10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환경부는 이번에 적발된 미인증 차량이 해당 법령의 첫 적용사례가 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의 소급적용 여부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환경부에서는 개정안이 시행되는 다음 달 28일 이후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경우 ‘적발 시기’를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주장과 ‘안 된다’는 목소리가 함께 있다. 환경부는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7월 말까지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폴크스바겐의 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환경부가 먼저 “검찰 고발은 어렵다”며 스스로 선을 긋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폴크스바겐이 리콜계획서에 결함 원인을 불성실하게 제출하면서 기류가 바뀐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인증 상태로 사용된 부품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연료분사기, 촉매변환기 등 배출가스와 관련된 주요 부품 17개종이라는 수사 내용이 맞는다면 폴크스바겐 측이 우리 정부를 완전히 깔보고 법을 무시한 것”이라며 강한 제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의 5월 판매량이 4월의 약 3배로 급반등하는 등 시장에선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36개월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 판매량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보인다.임현석 lhs@donga.com·김준일 기자}
검찰이 10일 오전 롯데그룹의 ‘심장’인 호텔롯데를 전격 압수수색하는 초강수를 둔 데에는 롯데그룹에서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국부(國富)가 상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검찰은 호텔롯데가 국내에서 거둔 배당의 99% 가량이 지분 구조에 따라 일본으로 유출되는 과정 전반을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연매출 83조 원에 계열사 80여 개, 국내 12만 명과 해외 6만 명의 임직원을 둔 재계 서열 5위이다. ○ “배당금 1213억 원중 1204억이 일본으로 흘러” 롯데그룹은 한국경제에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기업집단임에도 대부분 상장되지 않아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이른바 ‘롯데가(家) 가족의 난’을 통해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분구조가 일부 드러나기 시작했다. 롯데그룹은 전체 매출액의 95% 가량이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정작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에 위치한 ‘광윤사’, ‘L투자회사’ 등이 99.28%를 보유하고 있다. 검찰 및 사정당국은 이 같은 지배구조가 드러남에 따라 롯데 일가에 대한 전반적 세무조사와 각종 첩보를 수집해 롯데 사정(司正)을 물밑에서 준비해왔다. 이중 일부가 이날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으로 현실화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일본에 위치한 롯데 관계사들인 롯데홀딩스(19.07%), 광윤사(5.45%), L제1~2 및 4~12 투자회사(72.65%) 등이 대주주로 있다. 호텔롯데는 최근 5년(2011~2015년) 동안 총 1213억 원을 주주들에게 현금배당했다. 1204억 원 가량이 최근 5년 동안 일본롯데 계열사들로 흘러들어갔다는 의미다. 호텔롯데 뿐 아니라 롯데알미늄, 롯데물산의 지분도 일본롯데 계열사가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현금은 더욱 큰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 “불투명한 지배구조, 검찰의 ‘대수술’ 불가피” 더 큰 문제는 일본계열사들에 대한 지분 구조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일본법령은 비상장회사의 주주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 회사가 오너와 가신으로 구성된 일본 ‘막부(幕府)’ 형태의 회사일 것이라는 추측만 나올 뿐 일본에 막대한 현금이 흘러들어 가는데도 이 돈을 누가 갖는지 알 수 없는 구조다. 호텔롯데는 이같은 지배구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달 29일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자 상장 논의는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IPO를 통해 호텔롯데 전체 주식의 35%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렇게 되면 일본계 지분 비율이 65%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일부 기업공개로 5조~6조 원 가량의 공모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봤던 롯데그룹은 이 돈을 면세점 사업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이 돈이 현금 그대로 일본계열사로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이었다. 검찰도 이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국부가 일본으로 넘어가기 전에 사전에 불투명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손보겠다는 차원으로 읽힌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준일·신나리 기자}

검찰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호텔롯데 대표이사) 일가가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고 10일 대대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제2롯데월드 사업 및 각종 면세점 사업권 수주 등 이명박(MB) 정부는 물론이고 역대 정부에서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은 롯데그룹이 검찰의 본격적 사정(司正) 대상에 오르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 호텔롯데, 비자금 조성 혐의로 압수수색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조재빈)는 10일 오전 8시경 검사와 수사관 100여 명을 투입해 호텔롯데 임직원의 수십억 원대 비자금 조성 단서를 발견하고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호텔롯데 본사의 신 회장 집무실과 자택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압수수색 장소에는 핵심 임원의 자택 여러 곳이 포함됐다. 검찰은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이자 ‘롯데그룹의 2인자’ 격인 이모 롯데쇼핑 정책본부 본부장(69) 등 호텔롯데 핵심 임원들은 출국금지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호텔 관련 계좌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호텔롯데 임직원들이 매출을 장부에서 누락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올해 초부터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경영상 비리 전반을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제2 롯데월드’ 건설 및 인허가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정치권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군 및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항공기 이착륙 위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는 등 지나친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검찰은 롯데가 항공기 부품 정비업체 B사와 수십억 원대 용역 계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하고, 계약 과정 전반을 점검 중이다. B사에는 당시 공군 최고위층과 동기인 공군 중장 출신 장성이 근무해왔다. ○ 롯데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국부(國富) 유출’로 연결 검찰은 롯데그룹이 오너 일가 3세들에게 ‘일감 몰아주기’를 한 전반적 실태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호텔롯데를 통해 롯데가 국내에서 거둔 수익 대부분이 일본으로 흘러가는 현 지배구조를 ‘국부(國富) 유출’로 판단할 정도로 사안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일본 기업’으로 낙인찍힌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은 사실상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호텔롯데는 한국롯데의 지주 회사격이지만, 정작 지분 99%가 일본롯데의 지주 회사가 갖고 있는 구조다.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이라는 얘기가 지속적으로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형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빚던 지난해 8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롯데를 상장해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을 60% 수준으로 낮춰 일본과의 지배 구조 고리를 끊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상장이 되더라도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따른 국부 유출은 계속된다고 보고 대대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신나리·김준일 기자}

KDB산업은행의 전직 고위 임원 A 씨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66)의 측근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특혜 대출을 해 준 정황을 검찰이 포착하고 3자 간 유착 의혹을 집중 수사 중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조 원대 분식회계와 사기 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산업은행 출신의 대우조선해양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이 경영진과 부적절하게 유착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 사장 측근 업체, 산업은행에서 저리 대출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인 H항공운송업체 대표 정모 씨가 산업은행에서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대출의 적법성을 확인 중이다. H사가 저리 대출을 받을 당시 A 씨는 산업은행에서 부행장급으로 근무했다. H사는 2012년 은행들에서 단기로 82억4000여만 원, 장기로 62억5000만 원을 빌렸다. 이 차입금 중에서 H사는 산업은행에서 단기로 15억 원(금리 4.03%), 장기로 35억 원(금리 4.09%)을 빌렸는데 금리가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1.1∼1.8%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H사가 2011년 산업은행에서 빌린 대출은 시중은행보다 0.6%가량 금리가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검찰은 산업은행 기업금융본부장(부행장) 등 요직을 지낸 A 씨가 남 전 대표 및 정 대표 등과 유착해 낮은 금리로 대출해 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실제로 A 씨가 산업은행에서 퇴직한 이후 산업은행은 시중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150여 명을 투입한 8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H사의 자료를 분석하는 대로 A 씨 등 산업은행 관련자를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H사는 대우조선해양의 일감몰아주기 창구였다는 의혹도 있다. H사가 최대 주주로 있는 해상화물운송업체 I사는 2007년 5월 대우조선해양과 자항선(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대형 바지선)을 이용한 선박 블록 장기 해상 운송 계약을 10년간 체결했다. 자항선의 건조 자금은 산업은행에서 10년 상환 조건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정 씨에게 입찰 참여를 직접 타진했다는 의혹도 흘러나온다. 계약을 체결한 후 I사는 대우조선해양에 운임 인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10월 운임은 8억1000만 원이었지만 이듬해 5월 운임은 8억4800만 원으로 뛰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I사의 운임 이익률은 21%에 이르기도 했다. 특별수사단은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책으로 지목됐던 건축가 이창하 씨(60)와 관련한 범죄 혐의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혐의를 받다 캐나다로 도주한 이 씨의 친형 이모 씨가 올해 초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다가 돌연 잠적한 과정에 이 씨가 가담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친형 이 씨는 2009년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할 당시 동생 이 씨와 하도급 업체를 연결해 준 ‘브로커’로 지목됐으나 캐나다로 도주했다. ○ CFO 직무 적법성도 수사 특별수사단의 8일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모 씨 등 대우조선해양 CFO를 지낸 2명의 주거지도 포함됐다. 전 대우조선해양 김모 CFO 등은 산업은행 간부 출신이다. 검찰은 이들이 수조 원대의 분식회계와 사업 부실이 방치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게 아닌지 철저히 따질 계획이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서울 본사 압수수색에서 산업은행이 2012년 발간한 경영 컨설팅 보고서와 감사원의 산업은행 감사보고서를 확보했다. 컨설팅 보고서는 대규모 손실을 막을 사내 감사 기능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산업은행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방조한 책임이 있는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도 수사의 칼날을 들이댔다. 대우조선해양이 회사의 존폐 기로에 설 정도로 침몰하는 동안 이를 감시해야 했던 회계법인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대규모의 나랏돈이 허비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은 금융당국이 분식회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회계법인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2014년 각각 4409억 원, 4711억 원의 흑자를 냈다고 공시했지만 실제로는 각각 7784억 원, 7429억 원의 적자를 봤다. 2010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외부감사를 맡던 안진회계법인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문제가 공론화되자 올해 3월 뒤늦게 재무제표 수정을 대우조선해양에 요구했다. 검찰은 안진회계법인이 단순히 감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방조를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최근 삼일회계법인의 안경태 회장은 한진해운 실사 중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에게 미공개 내부정보를 알려주며 최 전 회장이 한진해운 주식을 팔 수 있게 도왔다. 또 삼정회계법인은 STX조선해양의 2조 원대 분식회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것이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차량 연료소비효율 인증서를 조작한 사실이 검찰의 폴크스바겐 차량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2012년 6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에너지관리공단(현 한국에너지공단)에 제출한 연비시험성적서 중 48건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조작된 시험성적서로 인증을 받은 차종은 골프 2.0TDI 등 26개 차종이며 모두 유럽연합(EU)의 배기가스 규제기준 중 하나인 유로5가 적용된 모델이다. 검찰은 이 차량들이 모두 시중에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차량을 빨리 판매하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업체는 시험성적서의 연비 시험 일자를 허위로 쓰거나(31건), 차량의 중량 등을 조작한 뒤 연비를 임의로 계산(17건)해 에너지공단에 냈다. 연비는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뒤 에너지공단에 제출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차량의 인기가 국내에서 높아지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조작된 시험성적서를 제출해 차량 출고 기간을 단축하려 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한편 검찰은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의혹과 관련해 독일과 미국 사법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의 롯데면세점 입점 관련 뒷돈 수수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신 이사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BNF통상의 대표 이모 씨(56)를 8일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했다. BNF통상은 신 이사장의 아들 장재영 씨(48)가 소유한 면세유통업체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면세점 입점 로비를 위해 신 이사장에게 건넨 뒷돈의 창구로 쓰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씨가 로비와 관련된 자료를 조직적으로 파기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 씨는 회사 내부의 문서와 보고서를 모두 파기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메인 서버도 교체한 뒤 파기했으며, 주요 임직원들의 컴퓨터는 포맷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씨가 신 이사장의 지시 아래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이사장에 대한 소환 시기와 관련해 “회사의 조직적인 수사 비협조와 자료 파기 때문에 다수의 임직원을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수사가 조금 돌아갈 수 있다”며 금명 소환이 힘들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 씨는 장 씨가 소유한 또 다른 회사인 유니엘의 대표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롯데그룹 일가의 ‘오너 3세 일감 몰아주기’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회사의 위법성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51)가 롯데면세점에 입점시켜 주고 좋은 자리를 확보해 달라는 청탁을 하며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 측에 13억 원이 넘는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신 이사장은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새벽 홍만표 변호사(57)와 정 대표를 구속한 검찰이 정 대표를 상대로 제기된 각종 로비 의혹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고 나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신 이사장의 배임수재 혐의를 잡고 2일 오전 검사와 수사관 100여 명을 동원해 서울 중구 롯데호텔 면세사업부, 신 이사장과 그의 아들 장모 씨의 자택 등 총 7곳을 압수수색했다. 아들 장 씨가 대표인 B사, 신 이사장 가족이 최대주주인 S사도 압수수색 장소에 포함됐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의 장녀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의 누나다. 검찰은 신 이사장이 이틀 전에 집을 이사하는 바람에 압수수색에서 일부 혼선을 빚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 B사 등에서도 컴퓨터가 교체되고 관련 서류가 ‘정리’되는 등 증거은폐를 의심할 정황이 나왔다. 정 대표는 신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브로커 한모 씨(58·구속 기소)와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매장 입점 등과 관련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이런 형태로 정 대표 측 자금 6억여 원이 한 씨와 신 이사장에게 건너간 단서를 잡았다. 이후 정 대표와 한 씨의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정 대표가 2014년 7월부터 신 이사장의 아들 회사인 B사와 비슷한 계약을 체결하고 총 7억여 원의 자금을 넘긴 단서도 나왔다. 로비 혐의로 구속된 한 씨는 정 대표와 신 이사장 사이에 오고간 ‘이면 계약’ 정황을 소상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장 씨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 등에서 이 같은 거래의 최종 수익자가 신 이사장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에 동원된 인원만 100명이 넘는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가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사정기관 주변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롯데그룹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내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를 바라보는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분 구조로 인해 상장으로 보는 수익 대부분이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고 이는 곧 “사실상의 ‘국부(國富) 유출’이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준일 기자}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잡고 2일 오전 서울시 중구 롯데면세점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날 새벽 홍만표 변호사(57)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를 구속한 검찰이 정 대표의 각종 로비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을 롯데면세점에 보내 사무실에서 회계자료와 거래 계약서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그의 아들이 정 대표 측으로부터 정상거래를 가장해 수억 원대 금품을 받은 정황을 잡았다. 검찰은 롯데면세점 등기임원인 신 이사장에게 정 대표 측으로부터 용역 거래 형태로 10억 원대 자금이 건네진 정황을 수상히 여기고 있다. 검찰과 업계 등에 따르면 정 대표 측 브로커 한모 씨(구속기소)는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매장 운영에 관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면세점 내 점포 위치 조정이나 제품 진열 등을 돕고 점포 수익의 3¤4%를 수수료로 받는 내용이다. 그런데 돌연 정 대표는 2014년 7월 한 씨 측과 거래를 중단하고 B사와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장남 장모 씨가 운영하는 회사로 전해졌다. 장 씨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자다. 한 씨 측은 2014년 10월 네이처리퍼블릭을 상대로 “일방적 계약 해지로 입은 피해 6억4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지난달 로비 혐의로 구속된 한 씨는 정 대표와 신 이사장 측이 벌인 ‘이면 계약’을 소상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이 끝난 뒤 신 이사장 등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KT&G 전현직 임원들이 저지른 ‘전방위 비리’가 9개월 동안의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리베이트 등 광고업계의 고질적인 검은 관행도 KT&G 수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김석우)는 지난해 8월 시작한 KT&G의 비리 수사를 통해 민영진 전 사장(58·배임수재 등), 백복인 현 사장(50·배임수재 등)을 포함한 KT&G 임직원 7명을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또 KT&G 협력업체 및 납품업체 임직원 17명, 광고업체 임직원 7명, 광고주 6명 등 35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 수사 결과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공공기관 평가, 감사원 감사 등의 감시에서 벗어나면서 각종 비리에 노출됐다. 일부 임직원은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회사의 힘을 이용해 부정을 저질렀다. 민 전 사장의 비리는 협력업체, 납품업체, 광고업체, 담배수입상, 부하 직원 등을 가리지 않았다.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KT&G를 이끈 민 전 사장은 협력업체 두 곳으로부터 납품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6000만 원의 뒷돈을 받았다. 파텍필립, 롤렉스 등 79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상납한 담배수입상에게 1100만 달러(약 131억 원)어치의 담배수입 할인 약정도 해줬다. 민 전 사장은 사장이 되기 전인 2009년 10월에는 자신에게 줄을 대려는 부하 직원으로부터 4000만 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현직인 백 사장은 마케팅본부장 시절인 2011년 2월 광고 선정 대가로 광고대행사에서 5500만 원을 받았다. 다른 임직원들은 사장보다 더 대담했다. 이모 전 부사장(60)과 구모 신탄진공장 생산실장(46)은 “납품단가를 유리하게 해달라”는 담뱃갑 인쇄 협력업체의 부탁을 들어주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총 6억4500만 원을 챙겼다. 2003∼2015년 KT&G의 노조위원장을 맡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전모 씨(57)는 노사 협의에서 명예퇴직제 도입 등 경영진의 요구를 돕는 대가로 민 전 사장으로부터 4540만 원짜리 파텍필립 시계를 받아 ‘사장 위 노조위원장’이라는 세간의 뒷말을 들었다. 검찰은 광고업체들에도 메스를 들이댔다. 광고업체들은 KT&G 광고를 수주해 얻은 이익의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리베이트로 제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업계 비리로 번진 수사로 등산복 업체 ‘밀레’의 상무, 대부업체인 리드코프의 서홍민 부회장, 우리카드 이모 홍보실장 등도 재판에 넘겨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사진사였던 박모 씨는 KT&G 고위층에 영향력을 행사해 광고 수주가 가능한 것처럼 가장한 뒤 뒷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57)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에게 “서울시의회 고위관계자에게 부탁해 서울메트로 역사 내 매장 입점이 이뤄질 수 있게 힘써 주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새롭게 드러났다. ‘몰래 변론’ 등으로 거둔 소득 30억여 원을 신고하지 않는 등 총 10억여 원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홍 변호사는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포기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정 대표 등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홍 변호사가 서울시의회 및 서울시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모 정치인 등에게 실제 청탁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당시 서울메트로 사장 K 씨를 접촉한 사실을 파악하고 K 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대일고, 성균관대, 검찰 인맥 등을 이용해 로비 대상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정 대표의 도박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전원의 통화기록을 분석해 일부 수사관이 홍 변호사 측과 통화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이 배당된 지난해 12월 29일 브로커 이민희 씨(56·구속)와 저녁식사를 한 서울중앙지법 L 부장판사의 통화기록도 분석 중이다. 검찰은 정 대표의 보석에 ‘적의처리’(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려도 좋다는 뜻) 의견을 낸 S 부장검사와 J 부장검사를 소환 조사했다. 두 사람은 최유정 변호사(46·구속 기소)와 사법연수원 동기다. S 부장검사는 최 변호사와 고향도 같고, 서울대 법대 동문이기도 하다. 검찰은 정 대표의 동업자였던 로비스트 심모 씨(62)에게 위증교사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다. 심 씨는 정 대표에게 “서울메트로 사장 등을 통해 좋은 매장 100개를 낙찰받게 해주겠다”며 총 72억여 원을 빌린 혐의(사기)로 기소됐지만 정 대표가 법정에서 진술을 180도 번복하면서 무죄 판결을 받았었다. 검찰이 당시 기록을 다시 살피면서 네이처리퍼블릭 주변에서 발생한 각종 잡음과 의혹이 재차 검찰의 검증 대상에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정 대표가 서울메트로 입점을 놓고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벌였던 경쟁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샤를 운영하는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는 2012년 11월 정 대표에게 보내는 서신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당시 “2008년 미샤가 서울메트로 역사 내 화장품 매장 사업권을 따내자 정운호 대표가 전화를 걸어 ‘(독점권 조항만) 풀어주면 네이처리퍼블릭과 미샤 두 회사가 다 해먹을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준일 기자}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에게서 서울메트로 화장품 매장 입점 계약 및 검찰 수사 청탁과 관련해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5억 원을 받은 혐의가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6월 5일 출소 예정이던 정 대표는 네이처리퍼블릭과 계열사인 SK월드 등의 감자(減資) 과정에서 140억 원대 횡령·배임을 저지르고 위증을 한 혐의가 드러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현금 수임료를 신고하지 않는 방식 등으로 14억 원대 탈세를 한 혐의(조세포탈) 등으로 홍 변호사에 대해 30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홍 변호사는 2011년 9월 서울메트로 고위 관계자에게 계약 관련 청탁을 하는 명목으로 2억 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정 대표의 원정도박 혐의 수사에 착수하자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하는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홍 변호사가 서울메트로 청탁 명목으로 돈을 받은 시기는 그가 검찰에서 퇴임하고 변호사로 막 개업한 2011년 9월경이었다. 그즈음 정 대표는 서울메트로 역사 매장 입점과 관련해 화장품 브랜드 ‘미샤’ 등과 각종 분쟁을 벌였다. 검찰은 “홍 변호사와 그의 고교 후배이자 브로커인 이민희 씨(56·구속)가 서울메트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던 모 정치인 등을 거명했다”는 진술을 정 대표 등 복수의 회사 관계자로부터 받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홍 변호사 등이 실제 청탁했다는 단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홍 변호사의 역할이 변호사와 브로커 영역의 경계에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홍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 관계자에게 청탁하는 명목으로 받은 3억 원의 행방과 실제 로비 여부를 확인 중이다. 홍 변호사는 “로비 명목으로 받지 않았다. 로비한 일도 없고, 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정 대표가 그의 동업자였던 유명 로비스트 심모 씨(62)의 재판에서 위증을 한 혐의도 영장 혐의사실에 포함했다. 한편 정 대표의 군납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정 대표의 브로커 한모 씨(58·구속 기소)로부터 “군대 내 매장(PX)에 화장품을 납품하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 원을 받은 전 국군복지단장 박모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참담합니다. 제가 근무했던 곳에서 피조사자로서 조사를 받게 됐는데….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27일 오전 9시 50분경 서울중앙지검 1층 청사에 출석한 홍만표 변호사(57·사법연수원 17기)는 취재진 100여 명이 둘러싸자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011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마지막으로 명예롭게 검찰을 떠났던 그가 이날은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피의자 신분으로 친정을 찾았다. 푸른색 넥타이와 정갈한 진회색 양복 차림이었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센 그는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특수부 후배에게 조사를 받는 심정을 묻는 질문에 한동안 답을 하지 못했다. 법무부 홍보관리관을 지내 언론에 친숙한 그였지만 이날은 카메라 셔터 세례에 시선이 흔들렸다. 7년 전에는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박연차 게이트’ 수사 언론 브리핑을 도맡아 전직 대통령의 비리 수사에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내비치던 그였다. 홍 변호사는 “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 제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신속하게 수사가 마무리되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 언론에서 제기한 ‘몰래 변론’ 의혹은 상당 부분 해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건 의뢰인이나 제 주변의 가족들이 저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었다”면서 “제가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퇴임 이후에 변호사로서 주말이나 밤늦게 열심히 일하다 보니 다소 ‘불찰’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의 원정 도박 사건에 영향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영향력 행사가 전혀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홍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1층의 ‘검사선서’가 걸린 벽 앞을 무심히 지나쳐 곧바로 특수1부가 있는 10층 영상녹화조사실로 향했다. 검찰 후배이자 수사 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 이동열 3차장검사(22기)와 이원석 특수1부장(27기)도 대면하지 못했다. 2001년 특수1부 부부장으로 일한 적이 있는 홍 변호사는 이날 14기수 후배인 고형곤 부부장(31기)의 신문을 받았다. 배석한 수사관이 자료를 제시하며 조사를 도왔고, 홍 변호사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진술을 했다. 홍 변호사는 이날 객관적 자료나 수치로 세금신고 누락 등이 발견된 탈세 혐의는 일부 인정했지만 정 대표의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적극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는 28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말경 홍 변호사에 대해 수십억 원대 탈세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탈세 혐의가 인정되면 탈루액을 추징당하기 때문에 5년간의 ‘전관 변호사’ 활동으로 치부에는 성공한 홍 변호사가 명예와 재산을 모두 잃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검찰은 27일 정 대표와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수감 중)에게서 보석이나 집행유예를 위한 재판부 교제 비용으로 총 100억 원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27기)를 구속 기소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김재옥)는 국가정보원이 24일 서울 동작구의 한 PC방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김모 씨에 대해 2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의 지휘 아래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으며, 피의자 김 씨에 대해 장기간 내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체포 현장에서 김 씨의 작업내역과 로그 기록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정원은 김 씨의 주거지 압수수색과 확보한 김 씨의 전화통화 내역과 e메일 송수신 내역을 바탕으로 김 씨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한동안 움츠러들었던 국정원과 공안검찰의 대공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고인 유우성(류자강·36) 씨가 간첩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북한 보위부 직파 간첩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던 홍모 씨도 혐의를 벗으면서 대공수사에 대한 위기감이 있었다. 공안당국 역시 ‘사고’를 우려해 관련 수사를 자제해왔다는 평가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e메일이나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 등 디지털 자료를 법정 증거로 채택하는 것을 어렵게 한 기존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공안당국의 보폭이 넓어졌다. 지령을 내린 사람이 북한에 있는 대공수사의 특성상 검찰이 북한에 가서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연루된 인물들로부터 얻은 디지털자료가 증거로 채택돼야 혐의 입증이 수월하다. 이번 개정안에는 ‘피고인이 부인해도 과학적 분석 결과에 기초한 디지털 자료는 증거로 법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를 변호사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이르면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홍 변호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수감 중)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신고한 1억5000만 원 외에 추가로 수억 원대의 수임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에 따르면 홍 변호사는 고교 후배인 이민희 파워챔프 대표(수감 중)에게 사건을 알선 받은 대가로 수천만 원의 금품을 건넨 과정에 관여한 의혹, 미신고 수임료로 거액의 부동산 등을 관리하면서 수십억 원대의 세금을 포탈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일광공영 이규태 대표 외에 강덕수 STX 회장의 사건에서도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변론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홍 변호사가 선임계 없이 변론을 맡아 무혐의를 이끌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제주 카지노업체 대표 김모 씨(47)는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지기 전에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국내 카지노 업계 대부로 불리는 전모 씨의 사위로 알려졌다. 한편 검사 재직 시절 선배 검사들을 수사하다 이제는 후배 검사로부터 수사를 받게 된 홍 변호사의 얄궂은 사연이 ‘서초동’에서 법조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홍 변호사는 서울지검 특별수사1부 부부장검사로 재직하던 2001년 ‘진승현 게이트’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신광옥 당시 법무부 차관을 직접 조사했다. 사법연수원 2기인 신 전 차관은 홍 변호사의 검찰 대선배로, 홍 변호사는 수사 1년 전인 2000년 청와대에서 당시 민정수석이던 그를 직속 상사로 모시기도 했다. 홍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이던 2009년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할 때도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상관으로 모셨던 전직 검사이자 당시 정권 실세였던 A 씨를 사건 관련자 신분으로 조사한 적이 있다. 홍 변호사는 이때 A 씨에게 “어떻게 선배를 이런 데서 보느냐”고 소리 내며 펑펑 울었다고 한다. 재임 중 유독 선배 검사와 자주 맞닥뜨렸던 홍 변호사를 상대하는 검사는 그의 10년 후배로, 대표적인 특수통인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7기)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장관석 기자}

박나원 양(5)은 생후 13개월 때부터 호흡곤란 증세로 목에 튜브를 꽂은 채 산소호흡기를 달고 지냈다. 박 양의 쌍둥이 동생도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 부모는 무슨 영문인지도 몰랐다. 그러다 정부가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접수한다고 하자 혹시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카를 끔찍이 아끼던 이모 집에서 자란 박 양 자매는 생후 100일 무렵인 2011년 말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에 몇 달간 노출됐었다. 양쪽 폐섬유화 증세를 보인 박 양은 지난해 환경부 조사에서 ‘1등급’ 피해 판정을 받았다. 19일 산소호흡기 제거수술을 받은 박 양의 가족은 23일 퇴원 직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양의 어머니 김미향 씨는 “이모가 미안하다고 울면 나원이는 오히려 ‘이모 잘못이 아냐. 다른 아저씨가 나빠’라고 위로하곤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부산에 살면서도 모래바람 때문에 나원이를 바닷가에 한 번도 데려가지 못했다”고 울먹이며 애경에 대한 검찰수사를 촉구했다. 정부는 2011년 11월 일부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를 중지했지만 애경 제품은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23일 한국계 미국인 존 리 전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48·현 구글코리아 사장)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업무상 과실치사·치상 혐의 등을 조사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의 외국인 전현직 대표로는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리 전 대표는 이날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라며 또박또박 한국어로 입을 뗐다. 그러나 현장에서 그를 기다리던 피해자 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10여 명은 발언 도중 옷을 잡아당기는 등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리 전 대표는 ‘옥시싹싹 NEW 가습기 당번’을 사용한 뒤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민원을 받고도 제품 회수, 판매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보고서 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조모 교수가 임신한 쥐를 대상으로 한 생식독성실험 결과를 근거로 태아일 때 살균제에 노출됐다가 피해를 본 사례에 대해서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조 교수를 증거 위조, 수뢰 후 부정처사, 사기 혐의로 24일 구속 기소할 예정이다.김호경 whalefisher@donga.com·신나리·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