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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이르면 26일부터 카드 서비스를 전면 재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12일 농협 전산망이 불능 상태에 빠진 지 15일 만에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것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은 이날 오후 카드 미청구 금액 조회 등에 대한 테스트를 거쳐 26일 카드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농협은 카드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에도 12일 오후 4시 반경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경까지 약 13시간 동안 훼손된 고객의 거래명세를 복구하는 작업은 계속할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가장 복구하기 어려운 부분이 카드결제대행 서비스업체(VAN)에도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콜센터나 자동응답전화(ARS) 등을 통한 결제명세”라며 “완전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콜센터, ARS를 통한 거래명세를 영구적으로 복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농협은 유실된 거래명세를 찾지 못하더라도 관련 피해는 1억∼2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산망이 마비 상태에 빠진 뒤 정상 가동되기까지 수수료수입 포기, 카드대금 결제 연기 등 사후 보상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은 1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농협 광주지역본부의 모 지점 출납 담당자는 2009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17개월 동안 지점 금고에서 여러 차례 현금 총 5100만 원을 몰래 꺼내 썼다. 카드 빚을 갚을 방법이 없자 고객들이 맡긴 돈에 손을 댄 것.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다. 지난해 10월 농협의 다른 지점에선 직원이 80여억 원을 횡령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2007년부터 약 3년 6개월간 다른 은행이 발행한 수표나 어음 등을 입금할 때 실제 받은 금액보다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의 차액을 가로챘다.22일 농협중앙회 강당에서 열린 ‘2011년 준법감시 담당자 교육’에서는 직원이 고객 돈을 횡령하거나 유용하는 등 농협 내부의 ‘도덕적 해이’와 ‘무신경’을 고발하는 금융사고 사례가 줄줄이 소개됐다. 세계적으로도 금융권 역사상 ‘유일무이’한 사건으로 기록될 농협 금융전산망 마비 사고가 있기 전부터 농협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자인한 셈이다. ○ 내부통제 총체적 부실농협의 금융사고는 올해 들어서도 잇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2월 16일 서울지역본부에서는 1억 원짜리 자기앞수표 3장이 변조된 줄도 모르고 3억 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다. A시중은행의 준법감시인은 “우리는 10만 원짜리 가짜 수표를 바꿔줬다가 들통이 날 경우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는 내부 전산망에 관련 직원의 이름을 올려 ‘징계대상’으로 알리고 있다”며 “억 원 단위 수표라면 더욱 신경을 써서 가짜 여부를 가릴 텐데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같은 달 1일 울산의 한 지점에서는 위조 신분증을 제시한 한 남성에게 계좌를 만들어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수사 결과 이 남성은 다른 지점을 옮겨 다니며 위조 신분증으로 만든 계좌에서 3억100만 원의 예금을 인출했다. 해당 계좌의 실제 주인은 농협의 VIP 고객인 이모 씨(61)였다.이날 강당을 가득 채운 농협의 준법감시인과 준법감시 담당자 200여 명은 ‘금융회사로서의 기본’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해 발생한 금융사고 사례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준법감시인은 기업이 관련 법규를 잘 지키는지 감시하는 회사 내부 임원으로 농협법에 따라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쳐 회장이 임명한다. 준법감시 담당자는 준법감시인이나 단위 조합의 사무소장을 보좌하며 직원의 횡령, 고객의 예금 강탈 등 내부 통제를 맡는 실무자들이다.○ 내부통제 부적격자에게도 맡겨문제는 농협이 이렇게 막중한 내부통제 책임을 ‘부적격자’에게도 맡겼다는 점이다. 이날 발표자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때 자격이 없는 사람을 준법감시 담당자로 지정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밝혔다. 농협에선 견책처분을 받은 뒤 1년 미만인 직원, 감봉 이상의 처분을 받은 뒤 2년 미만인 직원, 근무성적 불량자 등은 준법감시 업무를 맡을 수 없다. 준법감시 담당자의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직원이 내부통제의 칼자루를 쥐고 있었던 셈이다.최근 금융전산망 사고와 관련해 정보기술(IT) 업무 처리가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농협 관계자는 “IT 업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미흡하고 직원들이 업무별로 전산업무를 처리하는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털어놨다.금융회사라면 당연히 점검했어야 할 사항을 놓쳤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매일 확인해야 할 시재금(時在金)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지점이 여럿 있었다. 시재금은 은행이 고객 예금 인출에 대비해 지점별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다. 이날 발표자는 “책임자가 필수로 감시하고 확인해야 할 시재금을 확인하는 데 소홀했다”며 “전반적으로 안이한 태도가 문제”라고 비판했다.다른 발표자도 “지점장과 시군지부장 등 사무소장의 업무현황을 들여다본 결과 시재금 검사는 거의 형식적으로 이뤄질 때가 많았다”며 “지난해 군포지점의 경우 20여 명이나 되는 출납 책임자가 있었는데도 시재금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내부통제 업무는 이번 금융전산망 사고로 더욱 차질을 빚는 악순환을 낳았다. 교육을 담당한 한 농협 관계자는 “준법 감시 결과를 등록하지 못한 사람은 현재 전산망 장애로 입력이 안 될 수 있으니 5월 초까지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전문성 결여가 가장 큰 문제농협의 내부통제 실패는 전문성 결여, 파벌 문화, 내부 경쟁 부재(不在) 등 3가지 요인이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완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농협 직원들은 농협대학 출신과 비(非)농협대학 출신으로 나뉘어 전문성보다는 파벌에 치중하는 인사(人事)가 많다“고 꼬집었다. 4년제 대학이 아닌 농협대학의 학제나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농업경제, 축산경제, 신용 등 농협의 3대 사업부문별로 특성에 맞춘 인재를 키우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농협의 경제사업을 총괄하는 이덕수 농업경제 대표는 경제가 아닌 금융 전문인으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농협의 신용대표 이사도 조합장 선거로 선출된 ‘금융 비(非)전문가’인 농협중앙회장의 추천과 동의를 얻어 선임된 탓에 아무래도 금융전문성 면에서는 시중은행장보다 취약하다”고 말했다.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특성을 간과하고 순환 보직을 하다 보니 금융사고가 빈발하다는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제사업의 영업 담당자들은 재고처리 등의 과정에서 거래처와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상황이 적지 않다”며 “이런 사람들이 신용사업에서 일을 하다 보면 융통성이 ‘나쁜 습관’으로 작용해 금융사고의 개연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차제에 농협 내부의 느슨한 분위기를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농협은 최근 농협법 개정에 따라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 ‘농협금융지주’ 출범을 추진하고 있지만 내부통제 시스템의 개선 없이는 ‘무늬만 구조개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농협법 개정안은 향후 농협의 구체적인 형태나 운영방식, 지배구조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진 측면도 있다”며 “농협과 정부는 이제부터 새로운 농협을 디자인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준법감시인 ::기업이 관련 법규를 제대로 지키는지 내부 통제와 위험관리를 담당하는 회사 내부 직원을 말한다. 기업이 법을 위반할 경우 위규사항을 이사회와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2000년 은행,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기관에 준법감시인 설치가 의무화됐다. ‘준법감시 담당자’는 준법감시인을 보좌해 직원의 횡령 등 내부통제 실무를 맡는다.}
농협의 금융전산사고를 검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20일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도 농협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의장인 만큼 이번 사고와 연관성이 있는 결정을 내렸다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별개로 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협의 허술한 보안관리도 속속 드러났다. 미래희망연대 김혜성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농협은 최장 6년 9개월 동안 시스템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다. 농협 지침은 3개월마다 1회 이상 비밀번호를 바꾸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밀번호도 계정명과 같거나 1이나 0000 같은 단순 숫자로 설정된 경우가 많았다. 또 농협은 전산장애로 처리하지 못한 카드이용대금을 20일 인출하면서 2만3000명에게 연체료 5200만 원을 부과했다가 이날 오후 환불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본부(부장 김영대)는 이날 “전산망에 대한 외부 침입 흔적이 여럿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농협의 금융전산망 사고가 장기화되고 피해 고객이 늘면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농협노조, 전국축협노조, 전국사무연대농협중앙회지부 등 농협 관련 3개 노조는 19일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과 임원진은 이번 사태가 일단락된 뒤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농협은 사상 최고, 최대 규모의 금융 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이 됐고, 3000여만 명에 이르는 국민이 직·간접적인 손실을 봤다”며 “상황이 이런 데도 최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책임 떠넘기기와 문제 회피에만 급급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 이사회도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경영진에 금융전산망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줄 것을 촉구했다. 농협 사외이사인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은 “오늘 임시이사회에선 원인 규명을 포함한 중장기 대책을 논의했다”며 “회장 책임론은 원인이 규명된 뒤 다음 정기이사회에서 논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농협의 정기이사회는 27일이다.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가 27일 전에 나올 경우 정기이사회에 경영진 제재 안건이 올라갈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재관 농협 전무는 이사회에서 “정보기술(IT) 담당 총괄책임자인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편 검찰의 추가 수사 결과가 밝혀지면서 그동안 사태 수습 과정에서 농협의 거짓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4일 최 회장의 사과문 발표 후 농협 전산담당 관계자는 “노트북을 들여오거나 가지고 나갈 때는 반출입신고서를 쓰고 포맷까지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19일 브리핑에선 이 전무가 “노트북은 반입 시 보안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게 돼 있다”며 “두세 종류의 암호를 입력해야 쓸 수 있어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특별한 잠금장치는 없어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농협에서 보안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 사실을 감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자금융 감독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내부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사상 초유의 농협 금융전산사고가 발생한 후 한국IBM이 농협에 파견했던 직원 2명을 철수시키고, 농협 측도 IBM 직원을 지원하던 3명을 외부와 철저히 격리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서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의 금융전산망은 12일 전면 불능 상태에 빠진 지 엿새째인 17일에도 완전 복구되지 못했다. 또 이번 금융전산사고를 계기로 농협이 과연 자회사끼리 고객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금융지주회사로서의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 “명령어 노트북에서 입력 안 돼” IBM과 농협이 관련 직원들에 대해 ‘입단속’에 나선 것은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로부터 ‘내부 단독 소행 또는 내·외부 공모설’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17일 검찰 수사에서 IBM 및 농협 직원 5명 모두가 운영시스템 파일 삭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는 ‘최고관리자 접근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이 명령어가 노트북 컴퓨터의 키보드에서 직접 입력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정보기술(IT) 전문가는 “통상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나 외부 인터넷을 통해 노트북에 접근한 뒤 명령어를 실행할 경우 접속기록이 한 번 더 남게 돼 검찰의 추적이 그만큼 용이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협 사건처럼 5명이나 되는 많은 인력이 최고관리자 권한을 보유할 경우에는 오히려 수사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IBM 직원의 철수 시점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농협 측은 IBM 직원 2명이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3일 철수했다고 밝혔지만 IBM은 “15일까지도 복구작업에 참여했다”고 반박했다. 현재 전산망 복구작업은 IBM의 비상대응팀과 처음부터 IBM 파견직원 2명을 지원하던 3명의 농협 직원이 담당하고 있다. 검찰은 외부 해킹이나 바이러스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농협 전산망 “아직도 복구 중”농협의 전산장애로 인한 금융거래 차질은 17일에도 계속되고 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를 하거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는 것은 정상화됐지만 신용카드 대금이 농협의 결제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기능은 복구되지 못했다. 또 인터넷뱅킹을 통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등 카드와 인터넷이 연결된 서비스도 지연되고 있다. 조합원 출자금 배당시스템, 내부 경영정보 확인 등 내부망도 복구 중에 있다. 농협의 개인 조합원은 약 245만 명에 이른다.카드 거래 정상화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고객의 거래 원장(元帳)이 훼손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농협 관계자는 “가맹점에서 카드결제대행 서비스업체(VAN)를 통해 농협의 중계서버까지 도달한 거래정보가 중계서버의 고장으로 고객의 거래원장에 쌓이지 못하고 다시 VAN으로 튕겨 나간 것이지, 거래 원장이 훼손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카드 기능 정상화가 지연되는 것은 VAN으로 돌아간 거래정보를 다시 받아서 일일이 거래원장에 입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EO 리스크’까지 등장농협은 사고 예방에 실패한 것은 물론 초동 대응과 사후 수습에 이르기까지 신뢰가 최우선 가치인 금융회사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허둥지둥했다. 사고 수습을 진두지휘할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에겐 책임 없다’는 식의 발언을 계속하고 있어 고객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사고가 일어난 지 사흘째인 14일에야 대국민 사과를 했다. 또 이 자리에서 “기자들이 당한 것(농협으로부터 복구 완료 시간에 대한 답변을 들었으나 여러 차례 지연된 점)이나 내가 당한 것이나 똑같다”고 말해 ‘CEO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어 “업무를 모르고 내가 한 것도 없으니까 책임질 일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CEO로서 이번 사고를 수습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이런 일련의 과정은 내년 3월 농협금융지주의 출범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최근 농협법 개정에 따라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NH생명, NH화재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지주회사로의 전환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각각의 자회사가 보유한 고객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어 영업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고객정보 공유는 보안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핵심 업무인 금융전산망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금융지주 전환 작업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초유의 농협 금융전산망 마비 사태가 정보기술(IT) 협력회사 직원을 포함한 내부자의 고의적인 소행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번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물론 검찰은 전문 해커가 서버를 공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IBM 등 서버관리업체 직원과 농협 내부직원이 공모해 고의로 ‘사이버 테러’를 감행했을 개연성에 무게를 더 두는 분위기다.○ 검찰, 내부 소행에 무게 13일부터 농협을 대상으로 내사에 들어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당초 이번 사건이 정보 유출을 목적으로 하는 해킹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농협 서버의 운영시스템 파일을 삭제하라는 명령어가 실행된 한국IBM 직원의 노트북 컴퓨터가 인터넷과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전문 해커라면 외부에서도 이 노트북을 경유해 농협 서버에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문제의 노트북 관리자인 IBM 직원의 근무경력에 별문제가 없고 해킹 범죄 전력도 없어 범행 동기가 약하다는 것이 해킹 가능성에 무게를 둔 이유다. 하지만 14일 밤 진행된 검찰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정보기술(IT)본부 현장검증은 수사의 물꼬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해당 IBM 직원뿐 아니라 일부 농협 직원도 노트북에 얼마든지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현장검증을 통해 확인한 것. 또 노트북에서 파일 삭제 명령을 내린 뒤 접속기록을 지우는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확인됐다. 모든 전산시스템은 접속기록을 남기도록 설계돼 있다. ‘100% 완벽 보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탓에 사고가 터지면 사후적으로라도 접속 흔적을 파악해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이다. 접속기록은 접속 시간과 장소, 접속자, 이용시간, 열람 또는 수정 명세 등으로 이뤄져 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가 아니라면 이처럼 치밀하게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어렵다는 게 IT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의에 의한 사이버 테러 가능성?농협의 한 관계자는 “서버 관리업체 직원이 12일 오후 4시 반 은행 영업이 끝난 뒤 최고관리자 권한으로 들어가 서버를 파괴하는 것을 오후 5시경 보안팀 관계자가 발견해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서버관리업체 직원과 농협 직원의 공모 가능성도 제기된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노트북에 꽂은 채로 서버에 연결해 보수가 필요해졌고, IBM 직원이 보수 과정에서 전산망 마비라는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번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시스템통합(SI)업체 관계자는 “농협이 대외적으로 밝힌 전산망 마비 원인이 100% 진실인지 의문”이라며 “운영시스템이 날아갈 정도라면 농협 내부자의 실수나 연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내부자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농협의 위기관리능력은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 협력업체 노트북에서 내려진 명령어로 서버들이 일제히 파괴된 것 자체가 시중은행에서는 있을 수 없는 사건으로, 평소 관리 소홀에 따른 예고된 재앙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회사 보안업체 관계자는 “다른 시중은행에서 이런 일이 생기려면 100명 이상이 공모를 해야 가능하다”며 “농협은 관리의 편의를 위해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서버 관리자의 실수로 이렇게 큰 파장을 몰고 올 수는 없다”며 “침입에 의한 해킹이라기보다 내부 문제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잇따른 사고에 불신 팽배 지난해 12월 24일 한국씨티은행의 전산망 마비, 이달 8일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에 이어 농협의 전산망 마비 사고까지 불과 넉 달도 안 돼 3건의 초대형 금융전산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권에 대한 고객 불신도 점증하고 있다. 특히 농협의 경우 고객 데이터와 금융거래 정보가 훼손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서버의 손상 정도가 심해 사건 당일인 12일 발급된 농협카드 신규 고객 정보 등은 복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14일 “소중한 고객정보와 금융거래 원장은 모두 정상이며, 전혀 피해가 없다”고 밝힌 것과는 엇갈린 증언이어서 향후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철중 기자 tnf@donga.com@@@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농협 전산망 완전 복구가 지연되면서 3000만 명에 이르는 농협 고객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농협 측은 전산시스템 복구에 전념하면서, 고객 피해의 규모와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농협 고객들은 농협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지 못하면서 추가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적지 않은 농협 고객들이 현금 인출을 위해 다른 은행 영업점 ATM기를 이용하면서 수수료를 내야 했다. 수수료 추가 부담은 온라인뱅킹 고객도 마찬가지다. 온라인뱅킹을 이용하면 대부분의 고객이 이체수수료 등을 면제받게 되지만 창구에서 거래할 경우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하려면 금액에 따라 1500∼3500원가량의 수수료를 고객이 부담한다. 현재 농협이 접수한 민원 중에서 수수료 추가 부담과 관련한 항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마비 기간 중 카드결제 대금일이 지난 고객들의 항의도 쏟아지고 있다. 통장에 결제대금이 들어 있더라도 전산마비로 인출되지 않음에 따라 연체로 기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 측은 전산마비로 결제대금이 연체되는 경우 고객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체크카드 고객들은 가맹점에서 대금 결제가 안 돼 불편을 겪었다. 농협 계좌로 증권거래를 하는 고객도 금전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농협 계좌를 통한 입출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원하는 시점에 주식 매수나 매도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농협 관계자는 “증권거래와 관련된 민원은 아직 파악된 게 없다”고 했지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고객들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출 고객들은 이자 상환 및 어음 결제가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피해를 볼 개연성이 높다. 농협 측은 전국 각 영업점에 ‘피해고객센터’를 운영하면서 고객들의 피해 사례를 접수할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고객 피해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특정 고객 피해가 전산망 마비로 인한 것인지 가려내기가 쉽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수수료는 꼬박꼬박 챙겨가면서 이게 뭐하는 거냐. 손해라도 보면 책임질 거냐.” “문자메시지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 고객들 헛걸음하는 게 안 보이냐.” “대구에 있는 대학생 아들이 다쳐서 병원비를 보내야 하는데 못 보내고 있다. 무슨 동네 금고도 아니고….” 농협의 금융전산망이 마비된 지 이틀째인 13일 오전 11시 농협 영등포지점 앞에는 농협의 안이한 태도를 성토하는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곳 지점장과 직원 5명은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나 분을 삭이지 못한 고객들은 “피해를 보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거래는 물론이고 전국의 모든 영업점에서 19시간가량 금융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사상 최악의 금융전산사고가 농협에서 발생했다.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으로 고객 불신이 높아진 상황에서 농협의 금융전산망이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금융회사 전반에 대한 공신력이 실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 내년에 ‘5대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될 예정이지만 사고 원인 파악은 물론이고 복구에 이르기까지 늑장 대처로 일관해 위기관리 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13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12일 오후 5시 10분경 발생한 전산장애는 31시간이 지난 14일 0시 현재까지도 완전 복구되지 못했다. 19시간 만인 13일 낮 12시 35분에야 창구 입출금, 예·적금 거래, 무통장입금 등 일부 금융거래가 재개됐을 뿐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체크카드 등은 여전히 ‘먹통’ 상태다. 이에 따라 농협의 전국 영업점(1158곳)과 지역 단위조합을 포함한 5000여 점포에서 고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농협은 전날 발생한 금융사고의 원인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여 고객의 불신을 샀다. 농협 측은 “중계서버(IBM서버)에 문제가 생겨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이라며 “정보기술(IT) 협력회사 직원의 노트북에서 잘못된 명령어가 실행되면서 이상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협은 잘못된 명령어가 실행된 원인이 단순 실수인지, 고의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직원은 “내가 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 측은 해킹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정보회사 관계자는 “농협의 전체 시스템이 한꺼번에 죽어버린 것이어서 해킹을 당한 것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전산담당 임원도 “중계서버에 문제가 생겨도 보통 20분이면 복구하는데 이처럼 길어지는 것은 내부적으로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농협의 전산장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6일에도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2시 10분까지 자동화기기 2000여 대가 작동되지 않았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해 12월 24일 전산센터 침수로 전산시스템이 6시간 동안 장애를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농협의 전산장애처럼 이틀에 걸쳐 전산망이 전면 마비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날 농협 측은 고객피해센터를 설치해 피해 사례를 접수하겠다고 밝혔으나 피해보상을 둘러싸고 고객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대)는 산하 인터넷범죄수사센터 소속 전문수사관 2명을 이날 농협에 보내 이번 사태가 단순 전산장애인지, 전문 해커가 개입한 범죄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현재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노트북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으며 결과를 지켜본 뒤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
LIG건설과 삼부토건 등 중형 건설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잇달아 신청하자 금융권에 ‘PF 공포‘가 커지고 있다. 삼부토건의 기업회생절차가 시작되면 은행이 삼부토건에 내준 대출금이 고스란히 묶여버리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건설사가 PF 부실로 쓰러질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삼부토건과 함께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PF에 참여한 동양건설산업의 향후 행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공능력 순위 35위인 동양건설산업 측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헌인마을 PF 연장과 관련해 현재 대주단과 협의 중이며, 워크아웃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기업 가운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건설사는 모두 28개사에 이른다. 대부분의 건설사는 과도한 부동산 PF 대출이 문제가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8개 국내 은행의 부동산 PF 부실채권 금액은 2009년 말 1조2000억 원에서 작년 말 6조4000억 원으로 5조2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올해 초 동일토건을 비롯해 월드건설, 진흥기업, LIG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들이 무리하게 부동산 PF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쓰러진 결과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관리 전무는 “몇 년째 이어지는 건설경기 침체로 최상위권 건설사 몇 개를 제외하고는 어떤 건설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기업 계열 건설사에 대해 대출편의를 봐주던 관행을 없애는 한편 한층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여신 심사를 한다는 방침이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솔로몬저축은행은 13일 계열사인 경기솔로몬저축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옛 제일은행 출신 임원들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에는 올림푸스캐피탈홀딩스아시아와 메리츠금융그룹 등 국내외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예상 매각금액은 1000억 원 안팎이며, 컨소시엄 측의 실사(實査)와 감독기관의 승인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말 최종 인수 계약을 마칠 계획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작년 말 기준 9.51%에서 1%포인트 정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 측은 “경기솔로몬저축은행 매각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비업무용 부동산 등 무수익 자산을 적극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경찰이 현대캐피탈 해킹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를 검거한 가운데 해킹으로 유출된 고객 정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반기에 모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보안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현대캐피탈 해킹에 이용된 국내 중간 서버의 사용료 결제자 2명 중 한 명인 학원강사 A 씨(33)를 검거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12일 오전 10시경 경기 남양주시 자택에서 A 씨를 검거했다”며 “A 씨는 해킹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 채팅사이트에서 만난 사람이 휴대전화 결제를 대납해 달라고 해서 서버 비용 6600원을 대납해 준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전날 공개한 2개의 폐쇄회로(CC)TV 외에 3개의 CCTV 자료를 추가로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새로 확보한 CCTV 화면에는 전날 얼굴이 공개된 30대 초반의 남성 외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의 모습도 촬영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커 일당이 현대캐피탈에서 입금한 1억 원 중 590만 원을 필리핀에서 체크카드로 인출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제 공조를 통한 현지 수사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해킹 소식이 알려진 8일 이후 이날까지 해커로 추정되는 세력의 외부 접근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통 어느 회사가 해킹되면 다른 해커들도 시험 삼아 해킹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다”며 “아마추어 해커들이 호기심으로 덤벼드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측은 이번 해킹사건과 관련해 이날까지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42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됐고, 이 가운데 36만 명은 e메일도 함께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아직 피해 규모를 파악하지 못한 광고 메일 발송용 서버까지 포함하면 이름과 e메일이 유출된 고객 수는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현대캐피탈 고객 42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용의자로 20대와 30대 한국인 2명이 지목됐다. 경찰은 11일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실시간 휴대전화 위치추적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또 은행 폐쇄회로(CC)TV에 나타난 현금 인출자를 찾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필리핀 소재 인터넷주소(IP)에서 국내 중간서버를 통해 현대캐피탈 고객 정보를 해킹한 흔적을 발견했다”며 “해당 중간서버 사용 비용을 결제한 두 사람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20대와 30대 한국인으로 서울 구로구에 주소를 둔 국내 중간서버 사용료를 3월 초와 3월 말 휴대전화로 결제했다. 경찰은 “해킹은 필리핀에서 이뤄졌지만 이들이 중간서버 요금을 낸 것을 보면 실제 해커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이들이 아직 국내에 머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현대캐피탈에서 송금받은 현금을 인출하는 장면도 은행 CCTV 카메라에 잡혔다. 경찰은 “8일 오후 2시 43분 농협 구로지점에서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600만 원을 인출하는 장면과 다음 날 오후 6시경 다른 남성이 신한은행 숙대입구지점에서 현금 인출을 시도하는 장면이 찍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7일 오전 8시 54분 시작됐다. 범인들은 현대캐피탈 온라인사업팀 직원 4명의 e메일로 “현대캐피탈 고객 정보를 해킹해 가지고 있다. 오후 2∼3시까지 협상에 응하라”며 e메일 ID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이들은 7일 오후 2시경 “5억 원을 8일 오전 10시까지 알려주는 계좌로 입금하라”며 계좌번호 4개를 보냈다. 범인들은 현대캐피탈이 그중 한 계좌로 1억 원을 송금하자 이를 6개 계좌로 분산 예치해 3000만 원가량을 현금화했지만 나머지는 거래정지 조치로 찾지 못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여신전문 검사역 3명, 정보기술(IT) 검사역 3명 등 6명을 현대캐피탈 본사로 보내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사진)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은행장 모임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전국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에 참석했다. 연합회 이사회는 매월 둘째 주 월요일에 열린다. 이날 강 회장은 오전 11시 15분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을 출발해 약속 시간보다 20여 분 이른 시간에 은행회관에 도착했다. 강 회장은 곧바로 고교 후배인 신동규 은행연합회 회장의 집무실을 찾아 약 10분간 대화를 나눈 뒤 다른 은행장들보다 일찍 모임 장소에 자리를 잡았다. 3월 14일 산은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강 회장은 다른 은행장들과 나이 차가 큰 데다 장관 출신이어서 은행장 모임에 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지난달 18일 은행장들이 참석하는 한국은행 주재 금융협의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강 회장이 산은지주 회장으론 취임하고 산업은행장에는 취임하지 않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후 3월 22일 주주총회를 거쳐 산업은행장으로 정식 선임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민유성 전 회장이 나갔던 은행장 모임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2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협의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이날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예산 문제 등이 논의됐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저축은행 영업정지에 따른 여파가 사그라지면서 3월 저축은행 수신이 다시 늘어났다. 또 본격적인 봄 이사철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해 290조 원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1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중 저축은행 수신은 전달에 비해 7000억 원가량이 늘어난 73조2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수신 규모는 2월 영업정지 사태로 한 달간 1조9000억 원 줄었다. 하지만 고객 이탈을 염려한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3월에는 201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전체 수신은 KB국민카드 분사에 따라 국민은행이 발행한 8조7500억 원대의 은행채가 카드로 넘어가면서 2조7000억 원이 줄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요즘 대부업체 광고가 생활정보지, 텔레비전, 옥외간판 등에서 넘쳐나고 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를 통한 광고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가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을 알아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마다 금리가 제각각인 데다 개인별 신용등급에 따라 적용되는 금리가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대부업체가 중개업체에 주는 수수료도 서로 다르다. 따라서 소비자가 좀 더 싼 이자를 찾아다니는 ‘금리 쇼핑’을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금융감독원과 대부금융협회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대부업체를 이용하고자 하는 금융 소비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12일부터 ‘대부업체 금리비교 공시시스템’을 제공한다. 금감원의 금융소비자포털(consumer.fss.or.kr) 홈페이지에서 ‘금융상품비교’ 항목을 클릭한 후 ‘기타’ 목록에서 대부업체 개인신용 대출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홈페이지(www.clfa.or.kr)에서도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금감원은 이미 은행, 보험, 펀드 등에 대해 소비자들이 금융상품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놨으며, 점차 비교공시 상품을 늘려가고 있다. 작년 10월 말에는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예·적금 금리, 11월에는 캐피털업체의 신용대출 금리도 비교할 수 있도록 해 놨다. 최근 대부업체의 개인 신용대출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어 대부업체 대출 상품도 비교공시해 놓은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말 자산규모 100억 원 이상 상위 대부업체의 개인신용 대출액은 4조5770억 원으로 2009년 12월 말 3조6586억보다 6개월 만에 1조 원가량 증가했다. 작년 말 대출액은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금감원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비교 공시시스템에는 현재 20개 대형 대부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업체가 참여하도록 금감원이 독려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가 취급하는 개인신용 대출이 전체 대부업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리는 업체별로 최저, 최고, 평균 금리 및 금리구간별 비중이 함께 공시된다. 평균 금리를 알아두면 최저금리만 소개하는 대부업체 광고에 현혹되는 일이 줄어들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요 대부업체의 대출 금리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어 정보 비대칭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업체 간 자율적인 금리 경쟁도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실제 대출을 해주는 대부업체와 직접 거래할 때 적용되는 ‘직접대출 시 금리’와 대부중개업체를 이용했을 때 적용되는 ‘중개대출 시 금리’를 구분해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A업체의 평균 금리가 직접대출 시에는 연 37.8%인 반면 중개대출 시 금리는 44.0%에 이른다. 대부업협회 관계자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대부업체에서 부담하는 중개 수수료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중개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소비자에게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부득이하게 대부중개업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중개대출 시 금리’를 확인해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개업체의 ‘고금리’ 횡포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사회적기업과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올해부터 2015년까지 정기 세무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 앞으로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기업은 대출업무나 신용등급 평가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6일 국세행정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우선 사회적기업이나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세무상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올해부터 5년간 정기 세무조사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회적기업과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취약계층 및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는 등 각각 ‘사회적기업육성법’과 ‘고용노동부령’ 기준에 따라 고용노동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기업이다. 모범납세자에 대한 혜택도 늘어난다. 국세청은 모범납세자로 선정된 기업에 각 사업장에 부착할 수 있는 인증마크와 휴대가 가능한 인증카드를 발급한다. 또 금융기관을 통한 소액 무담보대출을 지원하며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도록 유관기관에 추천해준다. 한편 국세청은 ‘올해의 성실납세 대상’을 신설해 이르면 6월에 수여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3월 3일 납세자의 날 행사 때 함께 포상하기로 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 잇따른 영업정지를 비롯한 저축은행의 총체적 부실 사태와 관련해 저축은행중앙회가 지급준비예탁금 유동성 규모를 1조 원에서 3조원으로 늘려 앞으로 발생할 추가적인 부실에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8일 임시총회를 열어 ‘대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자정결의 실천강령’을 발표하고 자율규제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쇄신방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쇄신방안의 주요 내용으로는 △서민금융 상품개발 등 서민금융기관 본연의 역할 수행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건전 경영 실천 △외형확대 축소 및 사후관리 능력 강화 △정확하고 신속한 경영공시 등이 포함됐다. 또 자율규제위원회를 만들어 자정노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과장 광고나 상품에 대해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공정한 거래에 어긋나는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바로잡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이 밖에 이사회 기능을 확대하는 등 중앙회의 지배구조도 개편했다. 기존 중앙회 3명, 회원사 3명 총 6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외부 전문이사 2명 등을 추가해 모두 12명으로 늘려 전문성과 외부 통제기능을 강화했다. 한편 중앙회는 감사와 전문이사에 정부균 전 국제금융센터 소장과 이재웅 성균관대 교수를 각각 선임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대형 보험회사에서 5년 넘게 보험설계사로 일한 김모 씨(56·여)는 고객 모집이 어렵게 되자 지인들에게 “보험료를 안 내도 되고, 보험금 일부도 줄 테니 보험에 가입하라”며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보험 영업에 나섰다. 사람들은 한 번 병원에 갈 때마다 통원치료비 3만 원을 받는 보험이다 보니 별 죄의식 없이 가입하기 시작했고, 김 씨는 손쉽게 23명의 고객을 모을 수 있었다. 김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병원장에게 허위 통원진단서를 발급받아 총 220여 회에 걸쳐 1억6600만 원의 보험금을 가로챘다. 보험금을 노린 기업형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종전에는 보험계약자 스스로 보험금을 타기 위해 사기극을 벌여왔지만 최근에는 보험 모집인 등 보험 종사자들이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금융감독원은 7일 주요 기업형 보험사기 사례를 공개하며 소비자들에게 신고를 당부했다. 경기 군포시에서 정비업체를 운영하는 박모 씨(47)도 수년간 보험금을 가로채왔다. 박 씨는 브로커 임모 씨(45)와 함께 인터넷의 차량 도색 관련 카페에 ‘공짜로 차량을 도색해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무료라는 말에 솔깃해 찾아온 고객들에게 ‘보험사 의심을 피하려면 여러 번에 나눠 보험 처리하라’고 조언까지 해줬다. 박 씨는 브로커가 가져온 차량 300여 대를 일부러 손상시킨 뒤 실제 사고가 나 수리한 것처럼 보험사를 속였다. 브로커에게 1대에 20만 원씩 소개비를 주는 대신 수리비를 높게 청구했지만 고객들은 ‘어차피 보험사가 내는 돈’이라며 문제 삼지 않았다. 김 씨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총 6억 원가량의 보험금을 중간에 챙겼다. 병원장이 직접 환자를 모집해 보험사기를 벌이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 소재 한방병원의 김모 원장(46)은 환자가 없어 병원 운영이 어려워지자 잔꾀를 냈다. 브로커 격인 보험설계사 2명과 함께 속칭 ‘나이롱환자’를 모으기 시작한 것. 이들은 주로 생활이 어렵거나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적발된 73명의 가짜 환자 중 25명이 ‘새터민’ 출신이었다. 아픈 곳도 없는 환자들에게 허위로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해주거나 입원 일자를 더 늘려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원장은 건강보험금으로 3억 원을 챙겼고, 환자들은 민영보험금 명목으로 14억 원을 따로 가져갔다.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람은 총 5만4994명이며 이들이 가로챈 보험금은 3467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보험사기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이나 관련법이 없어 처벌이 미약한 수준이다. 기업형 보험사기로 구속됐더라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 피해는 결국 전체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전체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사안인 만큼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사진)은 7일 “은행이 계열사를 우대해 주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LIG그룹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 행태를 언급한 뒤 “대기업 신용위험평가 때나 여신심사 때 (계열사를) 우대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은행의 잘못된 여신 관행이 산업에 바람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중견 건설업체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고, 공정경쟁에 위배된다”며 “이번 건을 계기로 신용위험평가와 여신관행이 시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권 원장은 금감원의 검사 기능과 관련해 “이상 징후가 있으면 ‘기동타격대’처럼 나가면 된다”며 “잘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의례적인 정기 검사를 줄일 것”이라고 말해 수시 검사를 강화할 뜻을 밝혔다. 한정된 검사 인력으로 현장 검사에 충실하면서도 금융회사의 부담도 줄이자는 것이 권 원장의 복안인 셈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전기자동차 보험료를 깎아주거나 중고 부품을 쓰면 혜택을 주는 자동차보험에는 ‘환경마크’가 적용된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금융상품 가운데 처음으로 자동차보험 상품에 환경마크 도입을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환경마크는 생산 및 소비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거나 자원을 절약하는 제품에 적용되는 인증제도다. 자동차보험의 친환경적 사례로는 일주일에 하루 자동차를 쉬게 하는 ‘요일제’ 자동차보험, 전기자동차나 주행거리가 짧은 자동차의 보험료 할인 등이 있다. 또 수리를 할 때 중고 부품을 권장하거나, 사고예방 서비스를 통해 자동차 사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도 친환경 요소가 될 수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