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상

박훈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94

추천

동아일보 박훈상입니다.

tigermask@donga.com

취재분야

2025-11-16~2025-12-16
대통령70%
정치일반10%
외교5%
국제일반5%
산업3%
중국2%
정당2%
부동산2%
기업2%
요리/음식-1%
  • [300자 다이제스트]치료 잘 받으려면 어떻게

    책은 ‘우리는 정보에 파묻혀 질식하지만, 여전히 지혜에 굶주려 있다’는 생물학자 E O 윌슨의 말로 시작한다. 누구나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갈지, 약을 먹을지, 심각하다면 수술을 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본 적이 있다. 인터넷과 대중매체, 의학서적, 주변 지인의 이야기 등 의학정보는 넘쳐나는데 상반되거나 근거가 불확실해 더 헷갈리게 만든다. 하버드대 의대 교수인 저자들은 질병과 싸우는 환자들을 인터뷰하고 ‘최소·최대주의자’ ‘믿는 자와 의심하는 자’ ‘자연주의자와 기술주의자’ 유형으로 정리했다.}

    • 2013-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새로 나온 책]니그로 外

    니그로(W.E.B 듀보이스 지음·삼천리)=“20세기의 문제는 인종장벽의 문제”라고 선언하며 흑인민권운동의 횃불을 들어 올린 고전이 한국에서 처음 출간됐다. 최초의 흑인 하버드대 박사였던 저자(1868∼1963)의 대표작. 1만5000원.민주주의의 이념과 역사(차기벽 지음·아로파)=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출간돼 민족주의와 산업주의의 그늘에 가려 있던 민주주의 발전을 역설한 차기벽 성균관대 명예교수(학술원 회원)의 대표작. 아흔을 앞둔 저자는 민주주의가 완벽하게 정착하지 못한 걱정에 복간을 결심했다고 밝힌다. 1만8000원.역설(백승종 지음·산처럼)=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풍속화 속 인물들은 표정이 유쾌하고 몸에 살집도 좋다. 저자는 그의 그림이 백성들의 결핍과 가난을 외면한 정조 체제의 선전용 화보집이라고 주장한다. 익숙한 역사관을 뒤집는 도발적 관점이 흥미롭다. 1만6000원.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1(이희진 지음·동아시아)=역사 분쟁이 끊이지 않는 동아시아 한중일의 ‘역사 쟁점’을 동아시아 전체적인 틀에서 정리한 역사서. 고대사를 다룬 1권에선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조공과 책봉의 역학관계로 분석했다. 1만4000원.먼산이 운다(김현숙 지음·문학나무)=과도한 결벽증과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여주인공은 의사의 권유로 고향인 경북의 시골마을로 내려간다. 여주인공과 숙모의 위로와 온기를 담은 서정소설. 1만1000원.시크릿 파일 서해전쟁(김종대 지음·메디치)=제1 연평해전부터 연평도 포격 사건까지 12년 동안 서해 북방한계선 해역에서 일어난 다섯 차례 전투를 수십 명의 예비역 장성과 현역 장교의 증언으로 재구성한 안보 논픽션. 1만5000원.패션: 의상과 스타일의 모든 것(베아트리스 베른 외 지음·시그마북스)=화려한 패션 사진들을 보면 눈이 즐겁다. 패션의 모든 것을 담은 ‘패션 설명서’. 6만 원.}

    • 2013-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00자 다이제스트]베일 벗는 해커 어나니머스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는 2012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선 올해 4월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하고 국내 가입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유명세를 치렀다. 그러나 ‘익명의’란 사전적 의미처럼 그들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해킹했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포브스 매거진 런던지부 편집장인 저자는 어나니머스의 핵심 인물들과 거기서 갈라져 나온 ‘룰즈섹’ 멤버들을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여기에 해킹 사건들에 대한 취재 내용을 곁들여 생생한 한 편의 전기를 완성했다.}

    • 2013-08-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 가을, 북페스티벌 속으로…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표현은 통계적으로 허구임이 밝혀졌다. 현대인은 가을보다 방학과 휴가철인 여름에 더 책을 많이 읽는다. 하지만 가을이 북 페스티벌의 계절인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도서관, 학교에서 9월 한 달에만 6700건의 책 행사가 열린다. 조금만 발품 팔면 만날 수 있는 북 페스티벌을 놓치지 말자. 올해로 시 승격 50주년을 맞는 경기 의정부시는 ‘군사도시’란 이미지를 북 페스티벌을 통해 ‘책 읽는 도시’로 바꿀 계획이다. 다음 달 7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과 야외무대에서 ‘독서, 또 다른 세상과의 만남’이 열린다. 눈에 띄는 건 미국에서 시작된 책 돌려보기(book crossing) 운동을 토착화한 ‘책 방생’ 행사다. 시민들이 먼지 쌓인 채 방치된 책을 가져와 ‘아름다운 책장’에 꽂으면 이를 모아 책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한다. ‘아름다운 우리집 서재’ 사진전도 열어 다른 집 서가를 엿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중공업 도시’ 울산도 9월 한 달 책의 도시로 바뀐다. 울산은 ‘책으로 하나 되는 울산 BOOK 페스티벌’을 연다. 울산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엔 가까이 살면서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지역 문인과 독자 간 만남의 장이 열린다. 다음 달 9∼11일 울산 남구 달동 CK갤러리에서 소설가 권비영, 시인 신혜경, 수필가 이지원 씨 등 이 지역 대표 문인 14명이 시민들을 만나 사인회도 열고 무료로 책도 나눠준다. 추창호 울산문인협회장은 “문학의 중앙집권화가 심각한데, 이번 행사가 지역 문단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짜 ‘책의 도시’ 경기 파주출판도시의 북 페스티벌은 느지막이 열린다. 다음 달 28일∼10월 6일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파주북소리 2013’이 열린다. 80만 m²(약 24만 평) 규모의 출판단지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행사로 지난해엔 45만 명이 찾았다. 대표 프로그램인 ‘지식 난장’엔 출판사 18곳이 참가해 강연 체험 전시 등 65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별전시 ‘고지도, 상상의 길을 걷다’에선 흔히 볼 수 없는 고지도를 만날 수 있다. 파주북소리 페스티벌 관계자는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페스티벌과 달리, 출판인들의 책 만드는 공간이 독자들의 책 만나는 공간이 되어 자연스럽게 책 문화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표적 문화공간인 홍익대 앞 주차장거리에선 10월 1∼6일 ‘제9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올해 주제는 ‘인문학’. 통상 어렵게 생각하는 인문학의 벽을 허물고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장르로의 접근을 돕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김정연 사무국장은 “와우북 상상만찬은 신선하고 실험적인 행사다. 저자와 뮤지션이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는 등 문화예술과 책이 어우러진 인문학을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110여 개 출판사가 참여하는 ‘거리로 나온 책’, 야외에서 뒹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어린이 책 놀이터’도 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어린이가 신의의 소중함 배웠으면”

    1962년 여덟 살 소년은 누전 사고로 생부를 잃었다. 이미 갓난아기 때 돌아가신 큰아버지 댁의 양자로 들어가 살던 그는 철들 때까지 그때 숨진 생부가 작은아버지인 줄로만 알고 살았다. 그가 뛰놀던 골목길은 사내아이들의 전쟁터였다. 아버지 그늘을 모르고 형제도 없이 자란 소년은 혼자 살아남아야 했다. 사내는 이렇게 커야 한다고 이야기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소년은 영웅, 스포츠 만화를 보며 사랑 도전 승리 정의를 배웠다. 그리고 영웅호걸이 등장하는 ‘삼국지’를 꼭 만화로 그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소년은 자라 환갑을 앞두고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공포의 외인구단’ ‘남벌’의 작가 이현세 씨가 ‘만화 삼국지’(전 10권·녹색지팡이)를 펴냈다. 기획과 자료 준비에 2년, 그림을 그리는 데 3년이 걸렸다. 이 씨는 28일 서울 경운동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아들이 아버지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만화에 담았다. 사람이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 인간관계에서 소중한 믿음과 의리를 어린이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널리 알려진 ‘고우영 삼국지’가 성인용 만화라면 ‘만화 삼국지’는 온 가족이 읽을 수 있는 만화다. 전쟁 장면이나 책략가의 두뇌싸움보다는 영웅이 되거나 패자로 전락한 인물 묘사에 주력했다. 이현세식 ‘삼국지 인물 분석집’인 셈이다. “한 번도 배신하지 않은 조자룡과 배신을 일삼는 여포를 대조해서 그리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했죠. 제갈공명 대 노숙, 관우 대 장료 등 등장인물끼리 갈등을 보며 어떤 사람으로 커야 할지 고민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씨가 가장 애착을 지닌 인물은 조자룡이다. 단골 주인공 ‘까치’ 캐릭터도 조자룡에게 할애했다. 그는 “조자룡은 ‘생각이 없는 인물’이라서 좋다. 순수한 칼잡이, 주군에 대한 충절, 전투를 신나게 즐기는 어린이 같은 모습을 그에게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선 조자룡이 아파서 숨을 거두지만 그의 만화에선 스스로 숲으로 떠나는 한 마리 호랑이로 그려진다. 이 씨는 “살리고 싶은 인물은 정사와 관계없이 그렸다. 목이 잘린 장비가 술을 마시며 죽는 장면도 그의 호쾌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만화 속 캐릭터만 봐도 그가 인물의 어떤 특성을 잡아내려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소통과 화합의 지도자 유비는 만화 속 ‘수도꼭지(울보)’란 표현에 어울리게 유약하게 그려졌고, 자존심 세고 포용력이 부족한 관우는 긴 수염에 팔자수염을 더해 완고한 인상으로 그렸다. 반면 푸줏간 주인 같은 장비는 관우와 대비되는 코믹한 이미지다. 유비의 라이벌 조조와 손권은 각각 카이저수염을 기른 카리스마 덩어리와 붉은 수염을 기른 당당한 체구의 멋쟁이로 그려졌다. 만화는 10권이 한꺼번에 출간됐다. 한 권씩 연재하며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보다 한꺼번에 출간한 것도 출판사와 작가의 신의 덕분이란다. 길고 긴 삼국지를 만화책 10권에 담기 위해 처음으로 내레이션 방식을 시도했다. 이 씨는 “글맛을 살려 단어나 문장을 꼼꼼히 신경 썼다. 어린이들이 멋진 말을 따라 하며 어휘력을 키우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2000년대 초 ‘천국의 신화’ 음란물 논란으로 홍역을 겪고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그는 “다시 돌아오고 나니 사람들이 나를 알아도 내 만화는 보지 않았다. 어린 독자부터 다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어린이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허영만 씨도 ‘허허 동의보감’을 출간했다. 라이벌 의식이 있지 않을까. “혼자 주로 지내며 자기관리가 철저한 허 선배가 호랑이라면, 무리지어 어울리길 좋아하는 저는 사자입니다. 사는 영역이 달라요. 하하.”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 3곳 개설… 교황 “순례자에게 주님의 축복” 서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최근 서한을 통해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성지순례길에 축복을 내렸다고 서울대교구가 27일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3일자 교황청 국무장관 명의의 서한을 통해 “서울대교구 성지순례길과 이 길을 순례하는 모든 이에게 주님의 평화와 기쁨의 서약으로서 사도적 축복을 내린다”고 밝혔다. 또 “서울대교구가 순교자들을 현양하고자 9월 한 달을 ‘순교자 성월 도보 순례의 달’로 지낸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고 덧붙였다. 교황이 특정 교구가 만든 성지순례길을 서신을 통해 직접 축복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성지순례길은 천주교 성지와 성지기념성당 23곳을 인접한 곳끼리 엮어 세 코스로 이뤄졌다. ‘말씀의 길’(7.9km)은 명동과 종로 일대의 천주교 흔적을 확인할 수 있고, ‘생명의 길’(6km)은 천주교 신자가 갇혔던 조선시대 옥터를 지나 순교성인의 신앙을 묵상할 수 있다. ‘일치의 길’(33.5km)은 마포구 절두산 순교성지부터 관악구 삼성산 성지까지 걷는다. 서울대교구는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대주교와 성지 담당 사제가 공동 집전하는 선포 미사를 연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터넷서점들 사재기 의혹에 ‘구입자 정보 공개’ 칼 빼들어

    “법 핑계만 대면서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사재기 근절을 위해 할 수 있는 대책부터 세우고 곧장 실천해야 합니다.” 2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국출판인회의에서 만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 윤철호 위원장(사회평론 대표)은 단호하게 말했다. 심의위원회는 최근 법무법인 화우에 ‘사재기 의혹 조사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이용에 관한 법률’ 검토를 의뢰했다. 사재기를 막기 위해 입법화의 칼날까지 빼든 것이다. 윤 위원장은 인터넷서점에 준법감시인을 두고 사재기 행위가 있는지 감시하고, 인터넷서점 이용자에게 사재기 조사를 위해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는 약관을 받는 방안을 제안했다. 인터넷서점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인터넷서점이 흔히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에 이용되고 오프라인 서점보다 증거를 잡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화우 측은 “관련 법률을 검토해보니 심의위원회가 인터넷서점에 개인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준법감시인 제도, 사재기 조사를 위해 개인정보 제공을 동의하는 약관 추가는 법률적으로 가능하다”는 요지의 답을 전달했다. 출판계에는 인터넷서점에서 일어나는 사재기 의혹과 관련해 온갖 설이 나돌고 있다. “사재기가 적발된 A출판사는 억울하다. 진짜 사재기로 책을 베스트셀러 1위로 올려 재미를 본 서점들은 모두 피해갔다” “인터넷서점이 말 안 듣는 출판사를 길들이기 위해 고의로 사재기 정보를 흘린다”는 루머들이다. 윤 위원장은 “인터넷서점도 자신들이 사재기를 주도한다는 의심을 불식시키려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라며 “지금처럼 사재기 조사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쏙 뺀 채 판매량만 제공해선 사재기를 근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2일 열린 심의위원회에는 준법감시인, 정보제공 약관 신설 등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출판사나 출판영업사가 찬성표를 던져 과반수가 찬성했지만 인터넷서점들은 반대하거나 기권했다. 윤 위원장은 인터넷서점 경영진을 직접 만나 결의 내용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반대 의사를 밝힌 인터넷서점 관계자는 “사재기 근절이란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법률적 검토가 아직 미비하다. 약관 추가도 기존 회원의 소급 적용 문제가 있는 데다 가뜩이나 출판계가 불황인데 이용자에게 개인정보를 추가로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하루키 소설 사면 영화표 증정’ 민음사 이벤트에 옐로카드

    조정래의 ‘정글만리’(1∼3권·해냄)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가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 2위를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출판유통심의위원회가 대형 인터넷 서점에서 영화예매권 증정 이벤트를 벌인 민음사에 ‘옐로카드’를 꺼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25일 “출판 유통 건전화를 위한 과열 마케팅 자제를 민음사에 권고하기로 22일 결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사, 출판유통사, 온·오프라인서점, 작가단체 등 대표위원 24명이 모여 출판 사재기 등을 감시하는 기구. 위원회가 지적한 사항은 22일 민음사가 벌인 이벤트다. 이날 민음사는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내고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색채가 없는…’을 구입하는 독자 5000명에게 8000원짜리 영화예매권 증정 행사를 벌였다. 이 예매권은 예스24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색채가 없는…’의 책값은 1만4800원이지만 현행 도서정가제 신간 할인율 10%,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0% 마일리지를 감안하면 책 가격은 1만1980원이다. 여기에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영화예매권 가격을 빼면 책 한 권을 사는 데 정가의 3분의 1도 안 되는 3980원만 지불한 셈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출판계 인사는 “경품 지급이 사실상 도서정가제 위반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민음사가 하루키 소설의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리한 마케팅에 나섰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베스트셀러를 조작하기 위한 의도적인 사재기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일 판매량을 기준으로 발표하는 예스24 종합판매순위에서 ‘정글만리’ 1∼3권은 19일부터 22일까지 1∼3위를 기록했다. ‘색채가 없는…’은 22일 4위였지만 이벤트 다음 날에는 1위로 올라섰다. 민음사 측은 “이벤트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한 소설이 단독으로 질주하는 것보다는 1, 2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양새가 전체 소설 인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출판사의 정가제 위반 지적에 대해서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문제를 삼기 어렵다. 영화예매권 증정도 우리가 처음이 아니다”라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별별 예쁜 책]저자도 박수 친 홀로그램 입술… 검색 창 형태 책 제목도 눈길

    남자일까, 여자일까? 홀로그램을 입힌 빨간 입술이 시선을 확 끈다. 책 제목은 인터넷 검색창 모양에 넣었다. 연관검색어 형태로 저자와 옮긴이 이름, 그리고 저자 블로그 주소를 보여준다. 전할 정보는 다 담았는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예쁜 책은 촉감도 좋다. 손에 쥐니 묵직하고 단단하다. 실로 꿰매 제본하는 사철 방식을 택했기 때문. 책값 1만8000원이 가볍게 느껴진다. 세련된 겉모습의 이 책은 만화책이다. 프랑스 만화가인 저자는 2009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올해의 발견 작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저자가 휴식 시간 틈틈이 블로그에 올린 만화는 프랑스에서 ‘사랑’ ‘가족’ ‘비디오게임’으로 출간됐다. 국내에선 3권을 한 권으로 묶어 출간하며 새롭게 표지를 디자인했다. 원래 책 표지는 각 장 제일 앞에 실었다. 표지 얼굴은 남자인 저자의 얼굴이다. 출판사는 저자가 보내준 자화상 가운데 일부러 긴 머리, 빨간 입술이 그려져 남녀 구분이 헷갈리는 그림을 골랐다. 표지 디자인을 맡은 백소연 씨는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해 시선을 끌려고 이 그림을 택했다. 빨간 입술을 홀로그램으로 처리해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줬다”고 설명했다. 일반 만화가 아닌 작품성 있는 그림이 담긴 만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3권을 한 권으로 묶은 데는 만화가 잘 안 팔리는 현실도 고려됐다. 그런데 한 권으로 묶고 색다른 표지를 고민하다 보니 뜻밖의 차별성을 획득했다. 저자도 ‘블로그’란 이름으로 묶어 출판하겠다고 했을 때 “블로그 만화가로 오해 받는다”고 반대했다가 표지를 보고 박수를 쳤단다. 만화엔 속된 말로 ‘골 때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첫 만남에서 빼곡한 질문이 채워진 설문지를 꺼내들고 답변을 요구하는 남자, 오럴섹스가 뭔지 묻는 아들에게 담배를 물리는 아버지에게 왠지 마음이 간다. 출판 목적이 아니라 친구들과 즐기려고 만든 만화라 자기 검열의 덫에 걸리지 않은 날것의 웃음을 안겨준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00자 다이제스트]돈깨나 만진 이들의 돈 얘기

    책을 쓴 이유가 재밌다. 영국은행 건물의 화폐박물관에 들어서니 화폐가 아우성쳤고, 그래서 박물관에 격리된 화폐 이야기를 책으로 써 우리 곁으로 가져오겠다고 결심했단다. 공저자인 7명은 한국의 돈줄을 쥐락펴락하는 행정고시 출신 기획재정부 공무원이다. 과거 한 부서에서 일했던 이들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 영국 런던에서 우연히 다시 모인 것을 계기로 일곱 가지 주제로 화폐 이야기를 썼다. 화폐는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살기 위한 인간의 최고 발명품 중 하나지만 구성원의 신뢰를 잃으면 곧 종이쪼가리로 전락한다. 그 두 얼굴의 화폐 역사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

    • 2013-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김정은 선물 풍산개 한쌍 공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23일 문선명 전 총재 1주기 추모식을 맞아 문 전 총재의 유품이 전시된 경기 가평 천정궁 박물관에서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선물한 생후 9개월 된 풍산개 암수 한 쌍(사진)을 공개했다. 올 2월 문 전 총재 생일날 선물 받은 풍산개 이름은 수컷은 정주, 암컷은 안주다. 문 전 총재의 고향인 평북 정주, 그 부인인 한학자 총재의 고향인 평남 안주에서 따서 북한에서 이름을 지어 보냈다. 통일교 측은 이날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성화 1주년 추모행사’에 한학자 총재,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도미시앵 은다이제예 전 부룬디 대통령 내외, 호세 데베네시아 전 필리핀 국회의장 등 60여 개국 2만5000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복합건물 개발 사업을 두고 통일그룹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3남 현진 씨(44)와 문 전 총재 사후 각각 재단과 교단 계승자로 꼽히다 한학자 총재에게 전권을 넘기고 미국으로 건너간 4남 국진 씨(43)와 7남 형진 씨(34)는 참석하지 않았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자연과학]타고난 DNA?… 생활방식이 유전자를 조종한다

    “유전학의 시대는 한물갔고, 이제 우리는 후성유전학(後成遺傳學·epigenetics)의 시대를 맞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루돌프 예니슈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이트헤드 생명의학연구소장의 선언이다. 이 책은 최근 급부상하는 후성유전학의 세계를 소개한다. 후성유전학은 세포에 저장되고 딸세포로 전달되지만 유전형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분자생물학적 정보들을 다룬다. 그 대상인 후성유전체는 유전체에게 잠재력 중에 무엇을 활용해야 할지 말해주는 존재다. 즉 세포가 빠르게 노화할지, 느리게 노화할지, 쉽게 질병에 걸릴지를 결정한다. 독일의 신경생물학 박사로 학술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저자는 후성유전체가 껐다 켰다 하는 스위치처럼 우리가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의 이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절대자라고 믿었던 유전자의 위치가 한 단계 내려오고, 생활방식 영양 인간관계를 개선하면 유전자를 조종해 체질 신진대사 인성까지 바꿀 수 있다는 혁명적인 주장이다. 비슷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쌍둥이의 모습이 나이가 들수록 크게 달라지는 이유도 생활방식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생활방식을 기억하는 후성유전체는 난세포와 정세포로 자녀, 손자에게 대물림돼 후손의 화복까지 결정한다. 후성유전학의 눈으로 보면 점점 뚱뚱해지는 인류의 비밀이 풀린다. 잘못된 생활습관을 가진 어머니는 본인만 살찔 뿐 아니라 자신의 세포를 물려받은 자녀도 뚱뚱하게 만든다. 뚱뚱한 어머니가 뚱뚱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뚱뚱한 어른이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이유다. 책은 후반부로 갈수록 건강 책으로 변신한다. 후성유전학이 바꾸는 우리의 삶이란 결국 오래 살고자 하는 건강 문제로 귀결된다. 산모 건강의 중요성, 술 담배의 해악, 운동과 소식의 이로움을 근거로 설명하니 후성유전학이 조금 가깝게 다가서긴 하지만, 후성유전학의 의미가 인류 태초의 신비를 찾아가기보다는 ‘암 치료=무병장수’ 도식으로 이어진 점은 아쉽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00자 다이제스트]대통령 의전의 실무 노하우

    의전이란? 국가 안에서 혹은 국가 간의 관계에서 맨 처음, 즉 가장 기본이 되는 형식과 절차이면서 관계를 접착제처럼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딱딱한 정의는 몰라도 된다. 역대 대통령의전비서관실 근무자 가운데 최장 근무 기록을 지닌 저자가 자신이 경험한 종합예술인 의전의 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풀어냈다.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의전 행사의 막후가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펼쳐진다. 대통령은 연단에 서서 무얼 보고 읽는지, 대통령 행사 중엔 휴대전화 통화가 되는지, 대통령에게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해도 되는지 등 소소한 궁금증도 풀어준다.}

    • 2013-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00자 다이제스트]편집력을 높여야 성공한다

    왜 이렇게 하는 일마다 안 풀리고 복잡할까, 고민하는 분에게 권하는 책. 저자는 23년 이상 종합일간지 뉴스편집자로 일했다. 취재기자가 모아온 거의 모든 세상 소식 중에 중요한 뉴스를 골라 지면에 담는 ‘편집 달인’이다. 그는 우리에게 단순하고 강력한 삶의 기술 ‘편집력’을 권한다. 그는 편집력을 ‘산재한 팩트와 스토리를 선택하고 가공해 완결된 콘텐츠로 종합 구성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즉,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목표를 설정하고 본질에 가까운 핵심만 남기고 불필요한 일은 과감하게 덜어내라는 것. 우왕좌왕 우물쭈물하는 우리에게 우선순위부터 결정하라는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선다.}

    • 2013-08-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한국인의 24시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인포그래픽 전문 회사 ‘바이스 버사 디자인 스튜디오’가 주최하고 한국인포그래픽포럼이 후원하는 ‘ABOUT KOREAN exhibition: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24시간’ 전시가 23∼2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T&G 상상마당에서 열린다. ‘인포그래픽(infographic)’은 정보(information)와 그래픽(graphic)을 합성한 단어로 정보에 이야기를 입혀 그래픽으로 옮긴 쉽고 재밌는 ‘그림정보’다. 전시장을 찾으면 한국인의 수면 시간, 잠버릇, 출근 풍경, 대화 주제, 여가 생활 등을 담은 인포그래픽을 볼 수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우리의 모습을 경쾌한 음악과 움직이는 그래픽으로 재현한 동영상은 전시 홈페이지(www.aboutkorean.co.kr)에서 볼 수 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9월 9일 ‘고양이의 날’을 아시나요

    9월 9일 ‘고양이의 날’을 아시나요? 인터넷매체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을 운영하는 고양이 전문 작가 고경원 씨(38)는 2009년부터 ‘고양이의 날’ 행사를 열어 왔다. 9월 9일은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라는 속담에서 따왔다. 9개의 목숨만큼 질기고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남길 기원하는 ‘아홉 구(九)’, 아프지 말고 오래 주어진 삶을 누리길 응원하는 ‘오랠 구(久)’가 담겼단다. 고 작가는 “국내 애묘인(愛猫人) 사이에서 고양이의 날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 그날 하루만큼은 고양이를 미워하는 사람도 고양이를 한 번쯤 생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이 애호로 유명한 이웃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고양이가 양파망에 담겨 식용으로 판매되는 현실에서 확인되듯 고양이들이 환영받지 못해 왔다. 하지만 이 사진이 즉각 기사화(본보 22일자 A13면)될 만큼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6월부터 최근까지 30권에 가까운 고양이 관련 서적이 출간됐다. 고양이의 날을 기획한 고 작가, 올해 행사에 고양이 사진을 전시하는 사진작가 안욱환(작가명 그사람) 씨, 특강을 준비 중인 동물전문 출판사 ‘책공장더불어’의 김보경 대표(43)를 만나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 사람은 “불과 2, 3년 사이에 고양이 책이 부쩍 늘었다. 다른 반려동물 책과 달리 키우는 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적보다 고양이를 탐미하는 서적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는 “출판계가 불황이라도 고양이 책이 어느 정도 팔리다 보니 이젠 시장이 포화될 정도다. 특히 20, 30대 여성들이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 책을 읽으며 고양이 이야기를 공유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예술가가 많은 것도 고양이 책이 늘어난 한 이유다. 고 작가는 “고양이를 키우는 예술가들은 예술과 고양이가 한 쌍의 짝이라고 표현한다. 예술가는 작업에 매진할 시간이 필요한데, 고양이도 종종 혼자 있고 싶어 하니 둘이 궁합이 잘 맞는다”고 전했다. 안 작가도 “예민하고 감정 기복이 있는 예술가에겐 말하고 싶지 않을 때 말을 거는 사람보다 가만히 옆에서 주인의 기분을 느껴주는 고양이가 고마운 존재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길고양이도 도심 생태계의 일원이다. 그들과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라고 주장했다. 안 작가는 꼬리가 잘린 채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다 키운 경험이 있다. 그는 “고양이가 살기 좋은 곳이 결국 사람에게도 살기 좋은 곳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싫증났다고 버리지 말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로 ‘고양이의 날’ 5회를 맞아 다음 달 9일부터 30일까지 ‘고양이를 여행하다’라는 주제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월드컬처오픈 서울사무소 내 W스테이지 무료 전시행사를 연다. 안 작가와 여행작가 신승열 임한나 씨가 찍은 세계의 다양한 고양이 사진이 전시되며, 개막일에는 김 대표의 한국 ‘동물 출판의 변화’ 강연도 열린다. 02-734-9118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피란길에 꾸린 새공동체서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 그려”

    매년 풍년을 기원하는 놀이 석전희(石戰戱·돌팔매 싸움)를 이웃마을과 벌여온 석전리. 일제강점기 일본 순사에게 돌팔매를 가할 정도로 의리로 뭉친 마을 사람들도 6·25전쟁의 비극을 피해갈 순 없었다.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는 선택의 기로에서 마을은 무너지고, 이념이 아니라 생존을 택한 주민 70여 명은 일본군이 숨겨뒀다는 군량미를 찾아 떠난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내 파란 세이버’의 만화가 박흥용 씨(54)가 신작 ‘영년(零年·김영사on)’으로 돌아왔다. 이번의 화두는 국가와 복지다. 1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세상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 사람들이 새 세상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피란길에 마을 사람이 꾸린 공동체에서 이상적인 국가 모습을 고민해 봤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그의 나라’에서 국가 간 전쟁 속에 개인이 누려야 할 삶의 공간이 짓밟히는 야만성을 고발한 바 있다. 이번엔 독자의 피부에 와 닿게 6·25전쟁 때 한 마을의 이야기로 응축했다. ‘0년’으로 제목을 단 이유도 국가의 정체성을 처음으로 돌아가 고민해 보자는 것. “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쌀을 나눌까 고민하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시험해 봅니다. 뒤처진 노약자를 두고 갈지 말지 고민하는 모습에서 복지 문제도 살펴볼 수 있어요. 새 정부 들어 국가, 복지가 이슈인데 적극적으로 만화에 녹여 독자들과 진득하게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뜻이 좋아도 만화는 읽혀야 한다.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을 비장의 무기는 돌팔매. 박 씨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이를 올 컬러 지면에 담았다. 역동적인 동작으로 던진 돌이 날아가 상대에게 묵직하게 꽂히는 장면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총 5권으로 완간할 예정인데, 시종일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돌팔매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살려내겠다고 했다. 웹툰이 득세하는 세상, 단행본 만화로 자신 있는지 물었다. “스크롤을 내리는 웹툰과 달리 독자가 책장을 넘길 때 딱 눈에 꽂히는 그림과 장치를 담았습니다. 책장을 넘기는 맛은 따라올 수 없어요.”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허영만 작가 “허준은 문중 할아버지… 혼신의 힘 다했다”

    양천 허씨 20대손 구암 허준(龜巖 許浚·1539∼1615)의 ‘동의보감’을 31대손 작가 허영만(65)이 만화로 옮겼으니 이름하야 ‘허허 동의보감’(시루)이다. ‘허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뜻은 호방하게 웃는 긍정적 에너지를 나타내고, 허허로움은 도가에서 신선의 경지에 이른 것이란다. 즉, 재밌게 읽다 보면 신선의 경지에 올라 무병장수하게 되는 만화를 뜻한다고. 20일 서울 종로구 재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허허 동의보감’ 1권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허영만 작가를 만났다. 그는 “동의보감 발간 400년을 맞아 한집안 사람이 만화로 옮겼으니 더 의미 있는 작업이 됐다”며 “나는 젊은 사람처럼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시간이 없으니 혼신의 힘을 다해 작업했다. 내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 씨는 원인 모를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침을 맞고 통증을 다스린 인연으로 동의보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2011년 10월부터 매주 수요일 동의보감 전문가인 박석준 오수석 황인태 한의사와 함께 2시간씩 동의보감 공부를 했다. ‘허허 동의보감’ 1권의 제목은 ‘죽을래 살래?’. 동의보감 원전 순서에 따라 ‘내경편’ 중 신형(身形) 부분을 다뤘다. ‘양생법 실천’ 건강법 같은 내용을 누구나 따라하기 쉽게 만화로 그려냈다. 허 씨는 “동의보감은 ‘몸을 함부로 굴리지 않아야 한다, 치료보다 예방이 낫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그런데 술(을 자제하는 것)은 쉽지가 않더라”며 웃었다. 카카오페이지에도 연재하는 만화는 극화식으로 그린 ‘식객’과 달리 간결한 약식으로 그렸다. 허 씨는 “약식으로 그리면 그리기도 쉽고 보기도 재밌다. 체력도 덜 소모돼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그릴 수 있다. 5년간 총 20권으로 완결할 때까지 건강하게 그리겠다”고 했다. 허 씨는 차기작으로 실버세대를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 중이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를 찾는 실버세대에게도 일과 사랑, 도전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란다. 허 씨는 “실버세대는 만화를 안 보기 때문에 망하기 쉬운 소재지만 노인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재밌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그가 끼적거린 낙서는 그대로 예술

    그가 끼적거린 낙서는 예술이 됐다. 라이벌 관계인 아디다스와 나이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앞다퉈 그의 낙서를 제품에 담았다. MTV 이케아 푸마 소니 닌텐도 키드로봇 뉴에라…. 그와 컬래버레이션(협업)한 기업은 셀 수 없이 많다. 그의 작품들은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미술관 소장 목록에 올랐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두들(doodle·낙서) 아티스트 존 버거먼(34) 이야기다.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그의 작업을 담은 책이 독립출판사 ‘쎄 프로젝트’에서 500권 한정판으로 출간됐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를 16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1984’ 카페에서 만났다. 버거먼은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그는 팝아트가 가진 화려한 색, 순수미술의 추상과 리얼리즘을 낙서의 장으로 옮겼다. 쎄 프로젝트 측은 그의 낙서를 “거침없는 젊음과 자유로움을 대변하는 유쾌한 메시지”라고 표현했다. 버거먼은 “어릴 때 텔레비전 채널이 고작 4개였는데, 크면서 100여 개로 늘어났다. 인터넷까지 생기면서 정보가 넘쳐나 생긴 머릿속의 혼란(chaos)을 낙서에 담았다”고 말했다. 같은 낙서라도 그라피티(graffiti)가 길거리 같은 공공장소에 그린 낙서라면, 두들은 종이에 그린 낙서를 뜻한다. 인터뷰 중에도 버거먼의 낙서는 멈추지 않았다. 낙서로 먹고산다니 팔자가 참 좋구나 생각했는데, 굉장한 노력파였다. 밥을 먹으면서도 손을 놀린다고 하니 그리는 작업은 숨 쉬는 일과 똑같았다. 버거먼은 “저명한 예술가의 회고전을 가보면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노력했던 게 느껴진다. 나도 처음엔 낙서만 했지만 이젠 퍼포먼스도 하고 조형물도 만들고 글을 쓴다. 낙서 스타일 자체도 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트렌드를 좇진 않는단다. “트렌드를 좇아가면 항상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작업에 투자해야 새로운 걸 만들 수 있어요. 끊임없이 공부하며 안주하려는 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친절한 팬 서비스. 예술가를 꿈꾸는 팬이 e메일을 보내오면 꼭 짬을 내 답장하고 고민 상담도 해준다. 팬이 사진 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으로 자신의 작업을 보내면 피드백도 한다. “낙서는 놀이처럼 자유롭고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잘 먹고 잘 자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하죠.”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8-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고]‘민속학 개척자’ 이두현 교수

    한국 민속학의 개척자인 이두현 서울대 명예교수(사진)가 1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24년 함북 회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68년 서울대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89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가면극연구회 이사장, 한국문화인류학회 이사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국제민속축전기구협의회 한국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 민속 문화와 전통 연극을 연구해 ‘한국연극사’ ‘한국의 가면극’ ‘한국의 탈춤’ 등을 썼다. 국내 무형문화재 정책 수립에도 참여해 연희·산대도감류 등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데 기여했다. 2004년에는 평생 전국 민속 현장에서 채집한 자료 3만4000여 점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기증했다. 유족은 부인 황계봉 여사, 아들 진원(전 이화여대 교수) 성원 씨(성균관대 의대 교수), 딸 미원(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선원 씨(전 수원대 교수), 사위 김종진(방송통신대 교수) 조순철 씨(숭실대 명예교수), 며느리 문은미(동덕여대 교수) 김상임 씨(구로성모병원 행정원장)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0호실. 발인 20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광주시 시안추모공원. 02-3410-6920}

    • 2013-08-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