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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법정에서는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연면적 1260m² 4층짜리 빌딩이 30억55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두 번이나 유찰됐던 건물이 새해 들어 감정가(39억6700만 원)의 75%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보통 두 번 이상 유찰됐을 때 낙찰가는 감정가의 50% 전후다. 빌딩의 낙찰자는 기업이었지만 이날 경매에는 입찰가 30억 원을 써낸 이를 비롯해 개인투자자 10명 이상이 참여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높은 낙찰가격에 놀랐고, 몰려든 개인투자자들에게 또 한 번 놀랐다”고 말했다. 입찰에서 떨어진 이모 씨는 “주식은 불안하고 금리도 낮은 요즘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빌딩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빌딩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강화돼 빌딩 투자로 눈을 돌리는 개인이 크게 늘었다. ○ 서울 매매 빌딩 65%가 개인 손으로 동아일보가 빌딩거래전문 정보업체인 알코리아에 의뢰해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연면적 495m²(평균 3·4층) 이상 오피스·상가빌딩을 전수 조사한 결과 577채(총면적 194만9475m²)가 8조5078억 원에 사고 팔렸다. 8조 원이 넘는 자금이 빌딩에 투자된 것이다.주택시장 장기침체에다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말로 갈수록 뭉칫돈이 빌딩 시장으로 유입됐다. 거래금액으로 따지면 대형 빌딩을 사들인 법인이나 부동산펀드, 리츠 등의 몫이 컸다. 전체 거래금액의 약 75%(6조4011억 원)가 법인과 간접투자자들이 빌딩 271채를 사들이며 투자한 돈이었다. 하지만 거래 건수로는 개인투자자가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서울 시내 빌딩을 매입한 개인투자자는 600명. 이들은 372채(총면적 42만6053m²)를 1조8160억 원에 사들였다. 거래된 전체 건물의 65%가 개인 차지였던 것. 황종선 알코리아 대표는 “부부가 공동명의로 사거나 덩치가 큰 빌딩을 여러 명이 공동 투자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대신 20억 원짜리 소형 빌딩 찾아개인투자자가 주로 찾는 빌딩은 100억 원대 이하의 중소형 건물. 지난해에도 개인 투자 건물의 90%가 100억 원 이하였고 이 가운데 약 30%가 20억 원 이하 소형 빌딩이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백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올 들어서도 빌딩 매입을 원하는 자산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아파트 같은 주거용 부동산을 팔고 괜찮은 소형 빌딩을 사들여 자산구조를 리모델링하고 싶다는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고액 자산가들은 공급물량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오피스텔, 원룸 같은 수익형 상품보다 가격 움직임이 없고 공급이 한정적인 빌딩을 선호한다”고 전했다.금융소득 종합과세 적용 대상이 연간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확대되자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도 가세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의 4층짜리 건물을 매입한 주부 김모 씨(54)는 “빌딩 투자에 반대하던 남편이 금융소득의 세금 부담이 늘자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 빌딩 투자도 세대교체개인투자자들이 눈독 들이는 지역은 단연 강남권. 지난해 개인이 투자한 빌딩의 3분의 1 이상(123채)이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개구에 몰려 있었다. 투자자의 거주지를 살펴보니 강남권 빌딩을 사들인 사람의 60% 이상이 서울의 비(非)강남권이나 지방에서 투자한 경우였다. 미국 일본 홍콩 등 해외에서 투자한 사례도 있었다. 강남권 중소형 빌딩의 임대수익률은 4%대로 비강남권의 5, 6%보다 낮은 편. 하지만 부동산 침체에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찾는 사람이 많아 쉽게 사고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강남 빌딩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는 “청담동, 강남역 요지의 알짜 빌딩은 나오는 즉시 팔린다”며 “명동에서 돈을 번 사업가도 ‘강남 빌딩’을 하나쯤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970년대생인 30, 40대 투자자(134명)가 대거 건물 투자에 나선 것도 눈에 띈다.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는 “정보기술(IT)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 투자층의 등장으로 건물 소유주도 세대교체가 일면서 임대료를 대신 받아주고 건물을 관리해주는 중소형 빌딩 전문 자산관리회사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장기 표류하고 있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3000억 원대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어음 이자 만기가 돌아오는 3월에 부도가 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발사업 1대 주주인 코레일은 사업 실무를 맡은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이 부도를 막기 위해 추진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과 관련해 담보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앞서 29일 용산역세권개발은 다음 주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 이사회를 열어 3000억 원 규모의 ABCP 발행 방안을 결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이 무산될 경우 롯데관광개발 등 민간출자회사들이 코레일로부터 돌려받을 토지대금과 기간 이자 등 미래청산가치 3073억 원을 담보로 ABCP를 발행한다는 구상이었다. 민간출자회사들이 추가 투자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최후의 보유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를 위해 용산역세권개발은 미래청산가치 3073억 원을 은행권 담보로 내놓기 위해 코레일 측에 “반환 확약서를 써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를 거부하고 나섰다.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ABCP 발행 결정이 통과되더라도 담보 제공을 거부하겠다는 것. 코레일 측은 “용산역세권개발이 일방적으로 미래청산가치를 담보로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했다”며 “사업이 청산되면 손해볼 상황에서 담보 제공에 동의하는 건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2010년 사업 정상화 조치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랜드마크빌딩을 코레일이 미리 사들이며 계약금 4342억 원을 지급한 상황에서 추가 부담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개발사업은 부도 위기로 치닫고 있다. 2007년 자본금 1조 원으로 출범한 시행사 드림허브는 현재 운영자금이 5억 원밖에 남지 않은 상황. 당장 3월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화기업어음의 이자 59억 원을 갚지 못하면 파산이 불가피하다. 코레일 측은 “청산을 전제로 한 극단적 처방 대신 전환사채(CB) 발행 등 기존 협약 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민간출자회사의 CB 발행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코레일이 담보 제공까지 거부하면 최악의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강원 평창에서 서비스드 레지던스인 ‘평창 부띠끄마레’가 이달 초 본보기집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거시설로, 최근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창 부띠끄마레는 평창지역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레지던스로 5성급 호텔의 인테리어와 편의시설을 갖췄다. 투자자가 호실별로 개별등기 분양을 받으면 운영 회사와 임대차 계약이 체결돼 임대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회사 측은 “적어도 연 8%의 임대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계약자들도 매년 30일간 이 레지던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제공된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와 함께 ‘세컨드 하우스’를 얻게 되는 셈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5000만 원대로 투자할 수 있으며 중도금 무이자 혜택도 주어진다. 레지던스는 회사 입장에선 초기에 분양을 마무리하기 쉽고, 투자자는 매달 고정 임대수익을 얻는 데다 개별등기 및 매매가 자유롭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다른 수익형 상품과 달리 투자자가 세입자를 찾거나 월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레지던스는 통상 관리업체에서 위탁관리하고 수익금만 소유주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공실에 따른 리스크나 관리비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레지던스와 더불어 새로운 수익형 상품으로 떠오른 관광호텔과 비교하면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평창지역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과 원주∼강릉 복선전철사업, 제2영동고속도로 착공 등 각종 대형 개발호재가 줄줄이 있어 투자가치가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평창 부띠끄마레 본보기집은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사거리 인근인 논현동 삼안빌딩 2층에 문을 열었다. 1666-2018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부산 집값이 인천을 뛰어넘는 역전 현상이 1년째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침체에 빠진 수도권 집값이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두 지역의 집값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8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국민은행 집값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말 현재 부산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2억465만 원으로 인천의 1억9662만 원보다 803만 원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11년 6월 부산 평균 집값은 1억9473만 원으로 인천(2억1091만 원)보다 1600만 원 이상 낮았다. 하지만 얼어붙은 수도권 주택시장과 달리 지방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이어가면서 지난해 1월 처음으로 부산 집값(2억702만 원)이 인천 집값(2억629만 원)을 추월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상대적으로 침체가 덜한 부산 집값이 1.14% 떨어진 반면 인천은 5% 이상 하락하면서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2011년 이후 최근 2년간 집값 변동률을 비교하면 부산이 21.6% 오른 반면 인천은 6.4% 하락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부동산 시장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수도권 집값이 지방보다 높다는 부동산 상식이 깨졌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상도 엠코타운’은 중소형으로 이뤄진 2400여 채 대단지여서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엠코가 지었고, 지난달 10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90% 가까이 입주를 마쳤다. 지하 3층, 지상 10∼18층이며 22개 동이다. △59m²(전용면적) 241채 △84m² 1079채 △118m² 239채가 들어섰다. 실수요층이 두꺼운 중소형이 85% 이상을 차지하고 2441채 규모의 대단지다. 회사 측은 “현재 84, 118m²의 남은 물량을 개선한 조건으로 선착순 분양하고 있다”며 “조합원 부적격으로 발생한 일부 로열층 물량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방문하면 즉시 입주할 수 있는 동, 호수를 확인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도동은 최근 2년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어서 새 아파트를 찾는 전세 수요가 높다”며 “여기에 인근 서초구 반포동 잠원동 일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이주 수요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상도 엠코타운은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바로 인근에 있고 지하철 9호선 노들역, 남부순환도로, 장승배기로, 올림픽대로가 인접해있어 교통여건이 뛰어나다.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의 생활편의시설이 단지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동작도서관, 롯데백화점, 중앙대부속병원 등도 인근에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개교한 단지 내 상현초등학교가 ‘서울형 혁신학교’로 지정돼 학군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하철 7, 9호선을 이용하면 강남 8학군인 세화여중고, 반포고, 영동고 등도 오가기 편리하다. 동작구에서 직접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현장 민원실’을 단지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입주민들은 단지 내에서 전입신고는 물론이고 주민등록등본 발부 등 각종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 아파트단지를 둘러싸고 상도근린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 공원은 약 26만 m²로 여의도공원보다 넓다. 소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 은행나무와 어우러진 가로수길을 산책로로 이용할 수 있다. 02-824-7000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집값이 더 떨어질까, 올해 집을 사도 될까.”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 빈사상태에 빠진 주택시장에 숨통이 트일지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과거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집값이 뛰며 시장이 들썩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활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침체된 시장 여건이 지난해보다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우세하다. 집값이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 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 여기에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실물경기 회복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을 망설이고 있는 수요자라면 올해 상반기를 노려보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올해 서울에서는 강남 재건축 등 대형 건설사들이 선보이는 대규모 단지들이 줄줄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주택시장 ‘바닥 탈출’ 각 기관 및 연구소가 내놓은 올해 주택시장 전망을 보면 연간으로는 집값이 떨어지겠지만 하락폭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높다. 또 ‘바닥 탈출’을 전망한 곳도 많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집값이 1.5%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하반기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이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하반기 주택시장이 바닥을 칠 것”이라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절반이 “상반기 약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새 정부는 적극적인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쓰지는 않겠지만 취득세 감면 연장,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확대 지원 등의 거래 활성화 방안을 당장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서 좌초되거나 미뤄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방안도 다시 추진해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게 새 정부의 방침이다. 이 법안들이 상반기 국회를 통과하면 하반기부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부터 거시경제 여건이 좋아져 주택시장도 ‘전약 후강’ 기조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새 정부가 임대 아파트 공급에 중점을 두는 만큼 내 집 마련 수요자는 민간 분양 아파트를 노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서울, 9년 만에 최대 재개발·재건축 물량 올해 분양 시장은 그동안 호황을 보였던 지방 대신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시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게 특징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재건축과 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새 아파트 물량이 9년 만에 최고치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될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모두 38개 단지, 3만5236채(일반분양 1만242채). 2004년 3만6705채(일반분양 1만437채)가 공급된 이래 최대 규모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이내의 대형 건설사들이 대부분 나섰다. 특히 강남구 대치·논현동, 서초구 반포·잠원동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잇달아 분양을 앞두고 있다. 강남권은 신규 아파트가 많지 않은 데다 올해 분양하는 단지에 중소형이 많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사업이 지연된 왕십리뉴타운 1·3구역과 가재울뉴타운 4구역 등 대규모 알짜 단지들도 잇달아 대기 중이다. 올해 재건축·재개발로 공급되는 아파트 가운데 시장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돼 지난해 분양 일정이 미뤄진 곳이 전체의 40%. 현재 시장 여건상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를 높일 수 없는 만큼 수요자들의 부담은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함 센터장은 “상반기 서울 강남, 뉴타운과 위례 동탄 판교신도시 등 인기 지역 분양이 많다”며 “청약통장을 이용하거나 갈아타기를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75) 두 아들의 공동 명의로 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땅이 의혹에 휩싸였다. 1975년 매입 계약 이틀 뒤 용지 주변에 법조타운이 들어선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으며 이 땅에 주택을 지어 놓고도 현재까지 22년간 등기를 하지 않아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 외에도 김 후보자 가족이 수도권 등에 매입한 부동산 9곳 중에도 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거래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 채널A 공동취재팀이 28일 서초동 땅(674m²·약 204평)의 폐쇄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매매 계약은 1975년 8월 1일 이뤄졌다. 매매 계약 이후 불과 이틀 뒤에 “대법원, 검찰청 등 11개 사법기관을 비롯한 주요 기관이 서초동으로 이전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당시 김 후보자는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었다. 법조기관의 서초동 이전이 최종 확정된 시기는 1977년이지만 당시 김 후보자가 관련 정보를 미리 알았을 개연성도 있다. 이 땅을 둘러싼 의문은 여러 가지다. 토지를 취득한 뒤 16년 만인 1991년 이곳에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의 다세대주택(329m²·약 99평)이 지어졌다. 건축물 허가 신청은 그해 5월 17일에 됐고, 9월 9일 완공됐다. 이 땅은 그때까지 소유권 이전 등기가 안 돼 있다가 9월 5일에 등기가 됐다. 완공 4일 전에 땅 등기를 한 것이다. 김 후보자 측은 이 땅을 서울대의 다른 학과 출신 동창인 김모 씨(회계사)로부터 400만 원에 샀다. 땅의 등기가 이전되기 전까지는 김 씨가 재산세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주택은 2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등기가 돼 있지 않다. 미등기 건물도 재산세는 내야 하지만 취득세와 등록세를 냈는지는 불투명하다. 건물 등기를 하지 않으면 매매 등 권리행사가 불가능하고, 양도할 때는 양도 차액의 70%를 중과세하게 돼 있어 주택 소유자에게 불리한데도 등기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한 세무사는 이 건물의 미등기 상태에 대해 “매우 비정상적이고 특이한 경우”라며 “세입자가 집주인의 등기 상태를 확인하는 게 당연하지만 등기가 안 돼 있는 걸 알면서도 임차로 들어왔다면 이에 상응하는 다른 대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임대주택 관련 전문가도 “원룸과 다세대주택 사업을 20년 넘게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건물을 팔겠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정치인-판검사 ‘금싸라기 땅’ 집중매입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의 아들들은 이 땅에 집을 지음으로써 2가지 종류의 세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991년 관할 구청이 이 주택에 대해 8044만8000원의 택지초과소유부담금을 부과했지만 다가구주택 임대사업자라는 점을 내세워 행정심판을 통해 전액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 시행된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임대주택사업자는 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또한 용도 없이 비워 둔 토지(나대지)에 토지초과이득세를 부과하는 제도가 같은 해 시행됐지만 집이 지어져 있어 이 세금의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이 다세대주택에는 지하에 1가구, 지상에 4가구 등 모두 5가구가 세 들어 있는데 세입자가 거의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부터 이 일대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그 집만 전세가 나오지 않았다”라며 “아들이 직접 계약을 하며 싸게 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취재팀이 세입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다. 세입자 A 씨는 김 후보자의 장남 현중 씨와 직접 계약을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괜한 말을 했다가 총리 후보자께 폐를 끼칠까 걱정된다”라고 했다. 건축비에 대한 증여세 납부 여부도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당시 수입이 없었던 두 아들이 건축비를 부모나 할머니에게서 증여받고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증여세 탈루가 된다. 김 후보자의 두 아들이 각각 8세, 6세 때 400만 원을 주고 사들인 이 땅은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재직하던 1993년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때 19억8700만 원(공시지가)으로 신고했다. 현재 이 땅의 공시지가는 46억5000만 원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땅의 가치를 6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매입가 기준으로 1500배의 수익률이다. 서초동 일대는 1975년부터 실제 법조타운이 들어서기 전인 1980년대 후반 사이 고관대작들 사이에서 ‘노다지 금싸라기 땅’으로 인식돼 투기 대상이 됐다. 정치인을 비롯해 국회의원, 고위직 판검사들이 이 땅을 집중 매입했다고 한다. 서초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당시 법조타운이 들어서면서 길만 뚫리면 투기자금이 몰렸다”라고 말했다.김준일·정임수 기자·김민지 채널A 기자 jikim@donga.com}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오피스텔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올해도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의 ‘반사효과’로 여전히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많다. 하지만 올해는 어느 때보다 오피스텔 ‘옥석 가리기’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난해 4만5000여 실이 한꺼번에 쏟아진 데다 분양가도 오르면서 임대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곳이 늘어난 탓이다. 임대수요는 물론이고 교통여건, 주변상권, 개발호재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특수를 누리며 든든한 상권을 배후로 둔 서울 동대문, 명동 인근 오피스텔과 오피스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패션몰 사장님들에게 안성맞춤” 지난해 10월 ‘동대문 패션타운 관광특구’인 서울 중구 흥인동에서 롯데건설이 선보인 오피스텔 ‘동대문 와이즈캐슬’은 전체 288실이 분양 3개월 만에 계약을 끝냈다. 이 오피스텔은 건물 내에 ‘쇼핑몰 전용 촬영 스튜디오’와 디자인 카페, 비즈니스 미팅룸 등을 설치해 동대문 패션상가의 ‘사장님’들을 공략했다. 앞서 인근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신당 아르브’, ‘청계천 두산위브 더제니스’ 등도 모두 계약이 완료됐다. 동대문 관광특구 내에는 대형상가 31개, 재래시장 10개, 신흥도매상가 13개, 복합쇼핑몰 8개 등 약 3만5000개 점포가 몰려있고 약 15만 명의 패션상권 종사자들이 일하고 있다. 와이즈캐슬 분양 관계자는 “동대문 일대는 임대수요는 많은데 그동안 오피스텔 공급이 부족해 공실률이 제로에 가깝다”며 “우리 오피스텔도 계약자의 40%가 동대문에서 일하는 상인들이었다”고 밝혔다. 명동, 남대문 일대도 마찬가지. 상인들이 디자인 작업이나 인터넷 쇼핑몰 운영을 위한 공간을 찾으면서 오피스텔 임대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특수도 한몫을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북적이면서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임대료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남대문, 동대문 일대 분양 중 명동, 남대문 일대에서는 롯데건설이 중구 회현동에서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 오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 분양 관계자는 “인근에 작은 규모의 새 사무실이 적어 상인들의 관심이 높다”며 “이미 세입자가 들어온 23실 가운데 12실을 남대문, 명동에서 의류, 액세서리 등을 파는 상인들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 오피스는 지상 2∼3층, 51실 규모. 롯데건설이 직접 지었고 임대, 운영까지 책임지는 게 특징이다. 3.3m²당 최저 임대료가 3만 원대로 인근 대형 빌딩보다 싼 편이다. 동대문 쇼핑타운 인근 종로구 숭인동에서는 오피스텔 3곳이 분양 중이다. ‘종로 솔하임 4차’는 지하 1층∼지상 17층 규모에 전용면적 15∼19m²의 도시형생활주택 80채, 오피스텔 88실로 이뤄졌다. 지하철 1호선 동묘앞역과 2·6호선 신당역이 가깝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1실에 1억 원대 초반. 한양건설이 분양 중인 ‘신설동역 숭인 한양 Leeps’는 지하 1층∼지상 17층에 전용면적 12∼17m²의 오피스텔은 48실, 도시형생활주택 68채가 들어선다. 동광건설이 짓는 ‘종로 동광모닝스카이’는 지하 2층∼지상 16층 규모에 전용면적 15m²의 오피스텔 70실, 도시형생활주택 80채로 이뤄졌다. 두 곳 모두 지하철 1·2호선 신설동역과 1·6호선 동묘앞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부동산 시장의 지나친 침체에 따른 부작용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의 규제부터 손질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과거처럼 빚을 내서 집을 사도 이득을 보는 시기가 아닌 만큼,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들부터 자연스럽게 집을 사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집값이 올라가는 시기가 아닌데 실수요자가 집을 사기란 쉽지 않다”며 “양도세 중과 규제부터 풀어 돈이 있는 사람들이 집을 사서 임대시장에 공급하고 자녀에게 증여도 하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김흥수 건설산업연구원장은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주체로 인정해 주는 등 다주택자에 대한 시각을 바꾸는 게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가 ‘부자’를 도와주는 것이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다주택자가 주택을 거래하지 않고, 건설회사가 주택 공급량을 줄이면 결국 임대료만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시적 양도세 감면도 고민해볼 만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 전 장관은 “올해 집값 전망이 굉장히 비관적이라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구입하는 기존 주택과 미분양 주택, 신규 분양 주택 등 모든 주택의 양도세를 면제해 주고 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정책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부문에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현실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정해 주고 개인 신용도나 자산을 보고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DTI를 적용한다면 건전성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청약제도 손질 등을 통한 주택 공급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추첨제 방식의 주택청약제도가 도입된 것은 1978년. 전문가들은 공공분양 아파트는 청약제도로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민영 아파트에까지 똑같은 잣대를 적용할 때는 이미 지났다고 말한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제 시장 자체가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할 정도는 아니므로 시장 자체의 ‘자율성’을 살려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단발성 대책이 아닌 ‘동시다발적인 종합대책’을 주문했다. 김흥수 건설산업연구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수없는 대책이 나왔지만 때늦은 대책이거나 ‘찔끔찔끔’ 식이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여야가 충분히 협의를 해 부동산 시장을 살릴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패키지’를 내놓아야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장기화된 불황, 비관적인 전망이 겹쳐 시장에 심리적인 절망감이 팽배한 상태”라며 “정부가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장윤정·정임수 기자 yunjung@donga.com}

건설·부동산 경기의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서민경제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건설업 및 연계산업 종사자 약 250만 명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과거 주택경기 과열 국면 때 도입된 규제들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전현직 경제부처 고위 관료들도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당선인은 2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업무보고에서 “아파트 가격이 자꾸 하락하며 주택 구입 여력이 있는 계층까지 전월세를 선호해 정작 서민들의 주거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며 “비정상적인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해 달라”고 인수위원들에게 당부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부담금 등 규제를 풀어 주택 거래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건설업 종사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7만 명이며 30여 개 연관업종 종사자는 7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삿짐센터 가구소매상 인테리어업 등 연계산업은 생계형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가 많아 경기침체에 더욱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밑바닥 경제를 살리고 가계부채로 고통 받는 내집빈곤층(하우스푸어)을 줄이려면 주택거래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정임수·유재동 기자 imsoo@donga.com}

《 경기 김포시에서 8년째 이삿짐 용달차를 모는 장모 씨(50). 일을 시작한 2005년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면서 한 달에 400만 원은 벌 수 있었다. 2008년 김포 고촌·장기지구 입주 때도 벌이가 괜찮았다. 하지만 김포 한강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2011년 오히려 일감이 끊겼다. 지난해에도 대규모 단지가 줄줄이 완공됐지만 일부 전셋집 외엔 찾는 곳이 없었다. 입주를 하지 않아 반쯤 빈 아파트가 수두룩한 탓이다. 》 새집은 물론이고 기존 집에서도 이사가 사라지면서 장 씨는 용달차 한 달 기름값인 100만 원도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고등학생 아들의 학원을 끊은 지도 오래. 76m²짜리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돈이 5000만 원, 마이너스통장 빚도 1200만 원으로 늘었다. 올 들어 들어온 일이라곤 달랑 하나.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은 식당의 짐을 옮겨주고 왔다. 이사하는 집은 없고 유일한 일거리가 폐업 정리였던 셈. 그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기니 우리 같은 서민만 죽어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부동산 경기침체는 빚을 진 ‘하우스푸어’나 전셋집을 찾아 떠도는 ‘렌트푸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설·부동산 장기불황은 집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생계형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밑바닥 경제에 더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거래 실종…자영업자들도 바닥으로 내몰려 집 한 채가 거래되면 중개업, 이사, 도배 등을 하는 수십 명의 서민에게 일감이 생기지만 주택 매매가 실종되면서 이런 구조는 이미 깨졌다. 지난해 주택 매매거래 건수는 73만5414건으로 전년보다 25% 이상 줄었다. 2006년 관련 통계가 공식 집계된 이후 최저치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주택 거래가 끊기면서 주변 경기가 다 죽었다”며 “건설·부동산 불황은 일자리 감소와 가계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부동산중개업소와 이삿짐센터. 지난해 1∼10월 전국에서 중개업소 1만3685곳이 문을 닫고 1292곳이 휴업했다. 약 10만 명이 종사하는 이사업계도 지난해 약 40%가 폐업했다. 박만숙 한국포장이사협회장은 “이사업계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진짜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나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마찬가지. 서울 마포구 아현동 가구거리에서 20년 넘게 장사해온 이모 씨(52)도 최근 폐업을 결정하고 점포 정리에 들어갔다. 한창 호황일 때는 한 달에 700만∼800만 원도 벌었지만 3년 전부터 직원 월급과 임차료 주기도 어려워졌다. 그는 “장사를 할수록 적자라 노후자금으로 모아둔 돈만 까먹고 있다”며 “앞으로 뭘 할지 결정도 못 하고 문부터 닫는다”고 하소연했다. 주변 상인들도 “가구거리가 생긴 지 50년이 넘었는데 이런 불황은 처음 본다”며 고개를 저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인테리어 가게를 하다 지난해 고양시 삼송동으로 옮겨온 이모 씨(44)는 “입주 자체가 안 되는 데다 새집에 들어와도 집값이 워낙 떨어지다 보니 인테리어를 새로 하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털어놨다. 본보가 이사·인테리어·중개업계에 의뢰해 최근 5년 새 주택 거래가 줄면서 사라진 관련 업계 종사자의 연간 소득을 추산한 결과 9085억 원으로 집계됐다.○ 공사현장이 사라지니 실업자 속출 민간·공공공사 일감이 줄면서 시멘트·레미콘·건자재업 종사자와 건축기능공들도 생계를 위협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년째 경기 파주시에서 레미콘 기사로 일하는 전모 씨(54)는 지난해 처음으로 월수입이 100만 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때 한 달에 200차례 건설현장을 오갔지만 이제는 운 좋아야 하루에 한 번 일을 나간다. 레미콘 유지비만 한 달에 300만 원이라 이미 카드론으로 1000만 원을 끌어다 썼다. 그는 “동료 중에 일감이 없어 1년 넘게 노는 사람이 많다”며 “용접이나 택배기사로 일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건설현장이 줄면서 지방으로 일감을 찾아 떠나는 도배 미장 장판 등을 하는 기능공도 늘었다. 지난해까지 4대강 사업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이들에게 그나마 버팀목이 됐지만 올해는 굵직한 개발사업 계획도 없는 상황. 여기다 새 정부는 복지예산 마련을 위해 SOC 사업 예산을 줄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밑바닥 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복지도 결국 일자리가 유지돼야 가능한 일”이라며 “고용을 위해서도 적정한 건설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임수·장윤정 기자 imsoo@donga.com 김명종 인턴기자 고려대 법학과 4년}

《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한 유일한 국가인 한국은 빈곤국과 개발도상국의 희망이다. 가난과 식민 지배를 겪은 경험은 원조 대상국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자산이다. 하지만 서구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원조 규모, 상대적으로 낮은 무상원조 비율, 부처별 집행에 따른 중복 등 원조 선진화를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동아일보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원조현장을 찾아 선진국형 원조로 가는 방향을 찾는 기획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룩한 한국이 이제는 원조에서도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위상을 세우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 아프리카 대륙 동남쪽 끝 ‘검은 눈물의 땅’ 모잠비크. 국민의 절반 이상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이곳에서 스무 살 청년 알베르토 칸즈에게 꿈을 꾸는 건 사치였다. 부모가 집을 나간 뒤 할아버지와 단둘이 농사를 지으며 하루하루를 살아온 지 10년째. 또래 친구 10명 중 3명만이 중학교에 입학하는 현실에서 칸즈는 할아버지의 교육열 덕에 고등학교를 마쳤다. 하지만 결국 할 수 있는 건 농사일뿐이었다. 호미 곡괭이로 농사지어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3000∼4000메티칼(약 10만∼14만 원). 칸즈는 지난해 초 눈에 번쩍 띄는 신문광고를 보았다. “선진 농업기술을 무료로 가르쳐주고…숙식을 제공하고…지도자로 양성하고….” 수도 마푸투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농촌지역 마니사에서 농업훈련원이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2월 그는 2.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 전국 각지에서 온 스무 살 안팎의 남녀 49명과 1기 교육생이 됐다. KOICA와 비정부기구(NGO) 단체인 ‘기아대책’, 포스코가 함께 모잠비크에 세운 ‘새마을 농업훈련원’은 이렇게 첫발을 뗐다. ○ 한국산 트랙터 경운기로 실전 교육 모잠비크 정부는 훈련원을 위해 1000만 m² 규모의 땅을 내놓았다. 그 터엔 실습농장과 기숙사 4개 동, 교실들이 들어서 있다. 칸즈는 여기서 먹고 자며 벼농사부터 채소, 과수 재배, 축산에 이르기까지 한국식 농업기술과 농업비즈니스 노하우를 배운다. 태극기와 모잠비크 국기가 펄럭이는 야외농장에서 눈에 띄는 건 한국 기업의 브랜드가 박힌 농기계. 한국에서 직접 들여온 이앙기 경운기 트랙터다. 농기계를 직접 사용해서 교육시키는 훈련원은 모잠비크에 두 곳뿐이다. ‘새마을 농업훈련원’은 현지 언론이 취재해 갈 정도로 관심이 높다. 모잠비크는 기후가 좋고 농경지로 활용 가능한 땅이 광활해 세계 10위 안에 들 정도로 농업잠재력이 큰 곳. 하지만 400년이 넘는 포르투갈 식민지 지배와 20여 년간 지속된 내전, 2000년대 대홍수 같은 천재지변이 겹치면서 ‘아프리카 최빈국’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이나시우 치아구 농업부 기술지도과장은 “국민의 80%가 농업에 종사하지만 농민의 90%가 영세농이며 아직도 기계나 도구 없이 손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농산물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근면 자조 협동” 구호에서 싹튼 희망 칸즈가 실습농장에서 농기계를 사용해 처음 일군 건 옥수수밭. 지난해 11월 태풍이 불어 건물 지붕이 날아가고 다른 밭이 망가졌을 때도 옥수수는 살아남아 싹을 틔웠다. 거센 바람을 뚫고 자란 옥수수를 보고 칸즈도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힘이 생겼다. 다음 달 졸업을 마친 뒤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옥수수를 재배하고 돼지를 치겠다는 야무진 희망을 갖게 됐다. 칸즈가 꿈을 꿀 수 있었던 건 농업교육과 병행된 새마을정신 교육 덕분이었다. 이상범 기아대책 모잠비크 지부장은 “오랜 식민지 지배를 겪으면서 빈곤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패배의식이 훈련원생들 몸에 배어 있었다”며 “잘살 수 있다는 점을 깨우쳐 주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근면 자조 협동.” 칸즈와 학생들은 입학 이후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아침식사 전 모잠비크 공용어인 포르투갈어로 이 구호를 크게 외치고 하루를 시작했다. 한국 교사들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발전한 한국의 생생한 경험담을 전해주며 학생들을 독려했다. 수시로 “100원이 생기면 저축부터 해라”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 “배웠으면 책임감을 가져라”와 같은 격언을 들려줬다. 칸즈는 “우리 스스로 내 이웃과 지역공동체, 내 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해야” 이 프로젝트 완결판은 한국 사람들이 철수한 뒤에도 모잠비크 사람들 스스로가 훈련원을 운영하며 농장을 꾸려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이 참여해 농작물을 재배, 판매하며 수익을 내는 ‘한국식 협동조합’을 만들 계획이다. 농산물 유통을 체계화하는 법도 가르친다. 지난해 여름 시범사업으로 지역주민과 함께 토마토 콩 상추 등을 재배해 내다팔아 성공을 거뒀다. 김기현 농업훈련원 원장은 “건물이나 장비 같은 하드웨어만 주는 게 아니라 자립 노하우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같이 전수해 주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KOICA는 올해 650만 달러(약 69억 원)를 들여 마푸투 서쪽 마툴라 지역에도 직업훈련학교를 세울 예정이다. 한국에서 기계장비를 들여와 한국 전문가들이 자동차정비·전기·용접 등을 가르쳐 기능공을 양성하는 학교다. 조병선 KOICA 모잠비크 사무소장은 “원조사업으로 직업훈련학교를 운영하는 곳은 한국 독일 정도”라며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이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 캐나다, 국제원조 기관별 역할 분담… 예산 효율 높여 ▼모잠비크 수도 마푸투 북쪽의 이냠바느 주(州). 이곳 농촌 마을인 실로리느는 지난해 10월 딴 세상이 됐다. 캐나다 공적개발원조(ODA) 집행기관인 캐나다국제개발국(CIDA)이 펌프식 우물을 설치하면서부터다. 주민 엘레나 냐보쿠 씨(51·여)는 “예전엔 1시간 반을 걸어가, 그것도 더러운 우물물을 겨우 길어다 마셨지만 이제 집에서 50m 떨어진 곳에서 필요할 때마다 깨끗한 물을 얻는다. 병에 걸릴 걱정이 사라져 좋다”며 웃었다. CIDA는 2010년부터 5년간 1270만 캐나다달러(약 136억 원)를 들여 이냠바느 주에서 식수 공급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미 126곳에 펌프식 우물을 설치했고 300개 마을 주민 6만7000명에게 화장실 위생 교육과 에이즈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는 2개 도시 약 4만 명에게 수돗물을 제공할 물탱크와 수도관도 설치한다. 모잠비크 현장을 함께 둘러본 한국국제협력단(KOICA) 관계자들은 캐나다의 해외 원조 방식은 여러 측면에서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2011년 캐나다의 전 세계에 대한 원조 규모는 56억7900만 캐나다달러. 경제규모와 비교한 원조 수준을 보여주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0.31%로 한국(0.12%)의 3배에 가깝다. 캐나다는 이 원조예산 가운데 70%는 CIDA가, 나머지 30%는 재무부 국방부 보건부 환경부 등이 나눠 쓴다. CIDA와 여러 정부부처가 동시에 해외 원조를 하고 있지만 서로의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는 게 캐나다 원조의 가장 큰 특징이다. 재무부는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를 통해 이뤄지는 다자원조만 담당하고 나머지 정부부처는 민주주의, 안보와 관련된 원조활동만 맡는다. 원조 전문기관인 CIDA는 아동, 교육, 보건 등 나머지 일반적인 원조 사업을 총괄한다. 에드먼드 웨가 CIDA 모잠비크 사무소장은 “처음 원조 시스템을 만들 때부터 CIDA와 정부부처, 비(非)정부 참여자의 권한을 확실하게 나눴다”며 “중복사업 없이 원조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KOICA와 정부 중앙부처, 지자체의 원조 사업이 중복되면서 원조 효과가 떨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모잠비크만 봐도 KOICA가 마니사 지역에 ‘새마을 농업훈련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른 중앙부처가 인근 지역에 농업훈련원을 또 짓고 있다. 이나시우 치아구 농업부 기술지도 과장은 “중앙부처 사업은 현지에 상주하는 전문기관을 통하지 않다 보니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웨가 소장은 “원조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면 원조 체계를 일원화하고 여러 사업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마니사·이냠바느=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부동산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새집을 분양받으면 골프장과 스키장 이용료를 반값으로 할인해 주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중견건설사 신안은 2월 말 선보이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신안인스빌 리베라’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리베라골프장’ 그린피와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옛 성우리조트)’ 시즌권을 할인해 준다고 23일 밝혔다. 계약자들은 입주 후 2년 동안 아파트 인근에 있는 리베라골프장의 정규 홀을 주중 7만 원, 주말 3만 원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또 5년간 스키장 시즌권을 반값인 32만 원에 살 수 있다. 신안 관계자는 “골프장 스키장 호텔 등 레저사업을 하고 있는 그룹의 장점을 살려 이런 마케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본보기집에서 대학입시 설명회를 여는 오피스텔도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송파아이파크’ 오피스텔의 본보기집에서 27일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을 초청해 ‘2014년 수능 전망과 대책’ 설명회를 연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삼성물산은 21일 말레이시아 국영전력회사 TNB와 6억 달러(약 6400억 원) 규모의 복합가스발전소를 짓는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공사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서북쪽으로 350km 떨어진 페낭 주(州) 프라이 지역에 최대용량 1071MW급 복합가스터빈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이 설계·구매·시공(EPC)을 독자적으로 맡았고 공사 기간은 32개월.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은 현지에서 진행된 계약식에서 “삼성물산이 말레이시아 발전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말레이시아에서 발전플랜트는 물론이고 인프라, 도시개발,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를 개척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값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4.5% 하락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미친 1998년 14.6% 떨어진 뒤 최대 하락폭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초구(―6.6%)는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성이 악화된 데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처럼 최근 입주한 중대형아파트가 하락세를 주도하며 구별 하락폭이 가장 컸다. 강남구(―6.4%) 양천구(―6.2%) 송파구(―6.1%)도 서울 평균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도 지난해 3.9% 하락하며 국민은행이 수도권 아파트의 가격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난해보다 1000명 늘어난 3000명의 실버사원을 채용한다고 17일 밝혔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대상이며, 뽑힌 이들은 3월부터 11월까지 거주지 인근 전국 679곳 LH 임대아파트에서 하루 4시간씩 주 5일간 시설물 안전점검이나 홀몸노인 돌봄 서비스를 한다. 월급은 55만 원. LH의 실버사원 채용은 2010년, 201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2000명을 뽑는데 1만9000명이 지원해 평균 9.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자세한 모집공고는 21일 주요 일간지와 LH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며, 28일부터 3일간 전국 LH 지역본부와 임대아파트 관리소에서 접수한다. 1600-1004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1.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 4907m2 규모로 조성하는 ‘배곧신도시’. 이 신도시 설계 전문가 중엔 범죄과학자인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박현호 교수 연구팀이 있다. 이들은 시흥시 일대에서 발생하는 범죄 현황과 특성을 분석해 신도시의 도로와 공원, 공공건물, 주차장 설계에서부터 학교 배치에 이르기까지 도시 곳곳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설계기법을 도입하고 있다.#2. 배곧신도시에 들어서는 ‘SK뷰 아파트’는 가스배관을 타고 오르는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배관시설을 아예 건물 내부로 들였다. 저층주택엔 적외선 감지기가 설치돼 가족들이 외출했을 때 집안에서 움직임이 있으면 곧바로 경비실에 통보된다. 단지 곳곳에 달린 폐쇄회로(CC)TV는 수상한 행동을 감지하면 큰소리로 경고음을 내는 동시에 관리사무소에 긴급신호를 보낸다.흉악범죄가 끊이지 않으면서 안전과 보안이 주거환경의 최우선 가치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이젠 도시를 개발하거나 집을 짓기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범죄와의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범죄예방 환경설계’인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범죄 예방설계 신도시 첫 등장 셉테드는 집·건물·도시를 설계할 때부터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미리 없애고 다양한 안전시설물을 고안해 범죄를 예방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미 영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은 신도시 개발에 셉테드를 도입해 범죄가 줄어든 사례가 많다.국내에서는 신도시 개발 전체에 셉테드가 적용된 것은 배곧신도시가 처음이다. 2015년 완공되는 배곧신도시는 아동범죄를 예방하는 데 가장 신경을 썼다. 학교 주변에 주민센터 도서관 지구대 같은 공공시설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또 학교와 아파트를 바로 잇는 공원을 만들어 등하굣길로 사용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공원 안에는 CCTV가 설치되는 것은 기본이고 모든 나무를 1.8∼2m 높이로 가지치기해 사방에서 훤히 볼 수 있도록 했다. 누군가가 감시하는 느낌이 들도록 공원 벤치와 잔디밭 곳곳에 사람 모양의 조형물을 세우는 깜짝 아이디어도 반영한다. 시흥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뜨겁다”며 “신도시를 시작으로 시 전체에 셉테드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살인범죄 1건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20억 원이라는 연구가 있다”며 “도시를 만들 때부터 이처럼 범죄 방어능력을 갖춘 환경을 만들면 범죄 발생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셉테드 제도화 필요” 아무래도 지자체보다는 건설사들이 발 빠르다. 셉테드 도입이 더딘 도시개발에 비해 개별 아파트에 셉테드가 적용된 사례는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음 달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서 입주하는 ‘계양 센트레빌 1차’ 아파트를 시작으로 현재 건설사 6곳이 짓고 있는 전국 8곳의 아파트가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셉테드학회에서 ‘셉테드 인증’을 받았다. 이 아파트들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첨단 범죄예방시설을 도입한 게 특징. 계양 센트레빌에는 CCTV보다 진화한 360도 회전하는 감시로봇이 설치돼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경비업체에 영상을 자동 전송한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인증을 받은 ‘강서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주차장에 들어선 입주자 동선을 따라 CCTV가 움직이며 관찰한다.이경훈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는 “김길태 사건 등에서 보듯 아파트보다 노후한 단독주택 지역, 재개발 지역들이 범죄에 더 취약한 만큼 도시정비 사업에도 셉테드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형사·사법적 사후대책보다 셉테드 같은 사전대책이 범죄를 막는 근본 해결책이 되는 만큼 아동이나 여성이 많이 사용하는 건축물에 셉테드 적용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 중견 건설사의 차모 차장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원래 근무했던 개발사업부가 없어지면서 부서 직원 중 절반 이상이 퇴직했고, 자신은 간신히 살아남아 주택영업팀으로 옮겨왔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회사 안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었다. ‘자의 반 타의 반’ 회사를 떠나는 동료가 늘고 있다. 1년 전 그만둔 옆 팀 과장은 재취업이 안 돼 대리운전을 시작했다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차 차장은 “남의 일 같지 않아 밤잠을 설친다”며 한숨지었다. 건설업계 장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구조조정 칼바람이 매섭다. 중견 건설업체들이 구조조정을 상시화한 지는 오래, 이젠 대형 건설사로 구조조정이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러다간 건설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년새 대형·중견 건설사 42% 감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업계는 하루도 좋은 날이 없었다. 10일 건설산업연구원이 시공능력평가 100대 건설사의 구조조정 현황을 조사한 결과 2008년 이후 23곳이 인력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말 1만1503명이던 23개 기업의 상시근로자 수는 2011년 말 8569명으로 급감했다. 4년간 무려 25%(2934명)나 인원이 준 것. 유럽 재정위기 한파가 닥친 2011년 이후 칼바람은 더 매서워졌다. 분기별 실적공시를 하는 61개 대형 및 중견 건설사 중 42%(26곳)가 2011년 9월 말 이후 1년 동안 직원을 무려 2200명이나 줄였다. ‘제2의 외환위기’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특히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중견 건설사의 후유증이 심각했다. 지난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우림건설과 풍림산업은 1년 새 200명 이상이 회사를 떠났다. 2008년 이후로 따지면 풍림산업은 직원의 절반 이상인 560명이 회사를 나갔다. 2년 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범양건영은 최근 1년간 281명에서 92명으로 직원이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한 중견 건설사의 임원은 “인위적으로 줄이기도 했지만 회사가 회생할 수 없다는 절망에다 월급을 제때 못 주는 곳이 많아 자발적으로 떠나는 직원이 많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도 회복 전망 어두워 최근 대형 건설사까지 인원 감축에 나서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4위인 GS건설은 최근 1년간 직원이 229명(3.3%)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말에는 건축사업본부 주택사업본부 개발사업실을 아예 건축·주택사업본부로 합쳤고 임원 수도 10% 줄였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다른 대형 건설사도 줄줄이 조직 통폐합이나 임원 감원을 단행했다. 문제는 이런 구조조정에도 건설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은 지난해 8월 이후 넉 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건설공사 수주금액은 8조4469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4대강 사업 등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버팀목 역할을 해줬지만 올해는 굵직한 개발사업 계획도 없는 상황. 대형 건설사의 돌파구가 됐던 해외공사 수주마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개인 역량보다 주택사업 등 특정 분야에 있는 인력에 대해 획일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문제”라며 “건설업은 특히 인재가 중요한데 경력자들이 빠져나가면 인력기반이 무너져 건설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단독주택은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추락을 멈추지 않는 아파트와 대조된다. 9일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0.2% 떨어진 반면 단독주택 집값은 0.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 지역은 아파트가 4.5%나 하락했지만 단독주택은 0.1% 올라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가 덜했던 지방 광역시에서는 아파트(1.9%)와 단독주택(1.7%)의 상승세가 비슷했다. 반면 전세시장에서는 전국 아파트(4.3%)가 단독주택(1.8%) 상승세를 웃돌았다. 지난해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단독주택의 인기는 높았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이 지난해 경매에 나온 서울 주택 1만6000여 채를 분석한 결과 25개 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 구에서 단독주택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아파트, 빌라보다 높았다. 이처럼 단독주택이 인기를 누리는 것은 아파트 투자 가치가 떨어진 데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주거문화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임대사업 관련 규제가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매입임대주택 사업자 자격과 기간 조건이 완화되면서 낡은 단독주택을 사들여 원룸, 다세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한 뒤 임대를 놓으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 작년 초에는 주택임대사업 대출조건도 완화돼 올해 말까지 단독주택 용지를 사들여 소형 주택을 지으면 연 2%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이 5억 원대 아래로 곧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징적인 가격선인 5억 원대가 무너지면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국민은행 주택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억780만 원으로 집계됐다. 2011년 5월 이후 14개월째 가격이 하락했다. 국민은행이 아파트 가격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로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한강 이남 11개 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0월 6억1000만 원대가 무너진 뒤 12월 6억166만 원으로 6억 원대를 간신히 지켰다. 당분간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서 이달 중 5억 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한강 이북의 14개 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3억9350만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지난달 2억7043만 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찍었다. 전세금은 2011년 9월 이후 줄곧 2억6000만 원대에 머물다가 지난해 11월 2억6940만 원을 거쳐 2억7000만 원대를 돌파했다. 매매가는 추락하고 전세금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은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54.8%로 집계됐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취득세 감면이 연장될 경우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고 평균 매매가도 5억 원대를 지킬 수 있겠지만 연장되지 않으면 5억 원대는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