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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통신 전기 등 공공요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면 자신의 신용등급을 올릴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연체 등의 이유로 신용등급을 깎기만 하고 올려 주는 데는 인색했던 관행을 바꾸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을 도입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동안 대학생이나 젊은 직장인 등 사회 초년생들은 금융 거래 경험이 많지 않아 신용등급이 낮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금융회사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받아야 했다. 이들처럼 신용정보가 부족해 낮은 신용등급(4∼6등급)을 받은 사람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932만2000명에 달한다. 금감원은 이번 조치로 이러한 사람 가운데 최대 317만 명의 신용등급이 올라가고, 이들이 부담하던 이자 비용이 최대 2조 원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통신요금과 공공요금, 국민연금 등을 6개월 이상 연체 없이 납부했다는 증빙 자료를 신용조회회사(CB)에 제출하면 된다. 이와 함께 주민등록증 사본 혹은 주민등록 초본도 내고, 금감원 홈페이지 등에서 ‘요금 납부 실적 정보 제공 동의서’도 받아 제출해야 한다. 다만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서류를 직접 제출해야 하고 6개월마다 납부 정보를 갱신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유미 금감원 IT·금융정보보호단 국장은 “통신회사와 공공기관이 정보 제공에 동의한 소비자의 납부 정보를 신용조회회사에 바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올 4월부터 시행될 보험 상품 규제 자율화를 앞두고 연초부터 보험업계에 이색 상품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0월 보험 상품의 설계와 가격 결정에 대한 사전 허가제를 폐지하고 사후 규제로 바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소비자의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선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10일 업계 최초로 한방 치료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양·한방 건강보험’을 내놨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침 치료와 탕약 등 한방 치료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 파혼됐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웨딩보험’도 출시됐다. 롯데손해보험이 내놓은 이 상품은 결혼 당사자의 사망, 결혼식장의 파손 등의 이유로 결혼이 취소될 수밖에 없을 때 최대 500만 원을 보장한다. 지난해에 이어 고령자와 유병자를 위한 보험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그동안 이들은 국민건강보험 혜택만 받을 수 있을 뿐 민간 보험 시장에서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지난해 10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병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보험을 처음으로 내놓은 데 이어 이달 5일 KB손해보험이 ‘KB 신간편가입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삼성화재도 18일 50∼75세 가운데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을 겨냥한 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보험업계는 4월에 사전 신고제가 폐지되면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현재 3∼6개월인 ‘배타적 사용권’ 기간의 연장을 보험업계가 검토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배타적 사용권은 새로운 보험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로 이 기간이 늘어나면 신상품 개발이 제한될 소지가 있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 기간이 연장되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어 충분하게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들어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보험 상품의 기준이자율)이 오른 것 역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시이율이 오르면 가입자가 가져갈 수 있는 보험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1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3.05%로 지난해 12월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한화생명의 공시이율도 지난해 12월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상품 자율화에 따라 고객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을 예상하고 각 업체가 보험금 인상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은퇴를 앞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자신이 생각하는 최저 생활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은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은퇴를 준비하는 30∼59세 126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개발원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대답한 부부당 월평균 적정 생활비(여행 등 여가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생활비)는 269만 원, 최저 생활비는 196만 원이었다. 개발원이 보험료 납입 자료 등을 토대로 응답자들의 은퇴 준비 상황을 분석한 결과 적정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은 조사 대상의 7.9%(100명), 적정 생활비는 아니더라도 최저 생활비는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은 8.1%(102명)에 그쳤다. 국민의 84.0%(1064명)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최저 생활비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가 노후 자금 준비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공무원과 전문직 종사자는 비교적 여유 있게 은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은퇴 준비가 미흡한 원인 중 하나는 노후를 책임지는 각종 연금이 실질적으로 ‘푼돈’에 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18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합쳐도 국민이 받을 수 있는 월평균 연금액은 총 70만 원가량에 불과했다. 이는 삼성생명이 지난해 개인연금을 지급한 자사 고객 22만7000명의 월평균 개인연금 수령액(35만 원)과 국민연금 수령액(35만 원)을 합한 수치다. 보험개발원 유지호 팀장은 “사람마다 은퇴하는 시점과 그 이후에 들어가는 생활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은퇴 후 자금이 얼마가 될지를 미리 계산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올해 3월부터 도입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포함된 예금과 적금도 기존 예·적금과 마찬가지로 5000만 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이 같은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3월 중 시행한다고 밝혔다. ISA는 예·적금과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이 한 계좌에서 관리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비과세 혜택이 있어 이른바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현행법상으로는 ISA를 통해 다른 은행의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면 개인 명의가 아닌 금융회사 명의로 가입이 돼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따라 예금자는 금융회사별로 기존에 가입한 다른 예·적금과 ISA 계좌에 들어 있는 예·적금을 합해 5000만 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 지금 우리 시대의 문명의 위기 가운데 하나는 사회적 신뢰는 점점 떨어지는데 돈에 대한 신뢰는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다. 사람은 믿지 않고 돈만 믿는다. ―돈의 인문학(김찬호·문학과 지성사·2011년) 》대만에서 어떤 거지가 10년 동안의 구걸로 12억 원을 모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농부였던 샤오라오다 씨가 농사를 그만두고 구걸에 뛰어든 후 이 일에서 자신의 적성을 찾았던 것. 유명해진 그는 구걸을 계속하면서도 그 방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수업을 개설하기에 이른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일 년에 목욕을 두 번 이상 하지 않는 것, 추운 날씨에 거리에서 잠을 잘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등이었다. 그는 “이 같은 조건을 감당해야 ‘부자 거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지가 부자”라는 역설적인 상황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돈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책은 경제학적 관점으로 돈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사회학을 전공한 저자는 인문학적 시선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돈이 ‘외부 세계에 있는 객관적인 제도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마음과 존재에 심층적으로 얽혀 있는 에너지’라고 정의를 내린다. 돈이 이 시대에 더이상 단순히 종이나 금속 같은 물질이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들은 시스템이 돼버린 돈 아래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가고, 저자가 사용한 ‘에너지’라는 표현처럼 돈에서 삶의 활기를 얻는다. 하지만 돈은 불신 속에 성장해왔기 때문에 부작용은 필연적이다. 저자는 “타인에 대한 불신이 돈에 대한 맹신을 낳는다”고 말한다. 사회적 불신이 증폭될수록 돈이 돌아가는 화폐 시스템은 더 견고해진다는 것이다. 주인 대신 돈을 맡아주고, 이를 빌려주는 은행업계의 성장사(史)를 떠올려보면 저자의 이 같은 주장이 쉽게 이해된다. 책 후반부에서 저자가 ‘미소금융’처럼 따스함이 있는 돈에 주목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커져가는 사회적 불신을 조금이나마 해소하자는 뜻이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인도 은행이 본격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했다. 인도 최대 상업은행인 ‘스테이트 뱅크 오브 인디아(SBI)’는 13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 지점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SBI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국내 진출 인가를 받았다. 인도계 은행이 국내에 지점을 연 것은 ‘인도 해외은행’이 1977년 지점을 연 뒤 39년 만이다. SBI 서울지점의 직원은 8명으로 이 중 한국인은 6명이다. 1806년 설립된 SBI의 총자산은 지난해 3월 현재 3276억 달러(약 383조 원)로 인도 전체 은행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SBI의 중장기 목표는 무역금융과 기업에 대한 지급 보증 업무다. 그러나 당분간은 국내 시장에 자리를 잡기 위해 국내에 거주하는 인도인의 고국 송금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비 스리람 SBI 부행장은 “한국과 인도의 장기적으로 무역 거래가 커질 것으로 보고 2013년 사무소를 열었고 올해 지점 영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도 상무부에 따르면 한국와 인도의 총교역량은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년간 181억3000만 달러(약 21조8412억 원)였다. 인도는 다른 신흥국들이 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와중에도 지난해 7%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등 경제가 순항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은 SBI를 포함해 17개국 42개다. 지난해에는 SBI를 비롯해 중국 광다(光大)은행, 느가라 인도네시아 은행(BNI)이 새로 설립 인가를 받았다. 신흥국 은행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 시장에 대한 진출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직장인 조모 씨(35)는 최근 한 시중은행에서 연 7%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조 씨는 원래 처음부터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업체를 찾을 생각이었지만 최근 시중은행에서도 자신과 같은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해준다는 정보를 접하고 바로 이 은행을 찾았다. 조 씨는 “알고 보니 다른 은행에서도 모바일을 통해 그리 높지 않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연 10% 안팎의 중(中)금리 대출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고객들을 끌고 있다. 특히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생기면 중·저신용자들을 위한 대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우리, 농협, KB국민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 판매 잔액은 537억5000만 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금융권에서는 중금리 상품을 취급하는 금융사가 많지 않았다. 주요 시중은행은 대출이 부실화될 리스크를 걱정해 고신용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에 집중했고,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은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 영업에 매진했다. 하지만 저금리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한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속속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이면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들도 이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SBI저축은행이 지난해 12월 말 선보인 대출 상품 ‘사이다’도 열흘(영업일 기준) 만에 대출 잔액이 48억 원을 넘어섰다. OK저축은행 역시 연내 모바일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출범을 앞둔 인터넷전문은행이 주요 사업으로 내세운 것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중금리 대출이다. 이 은행들은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중간 등급 신용자 약 2000만 명을 대상으로 연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고 저축은행, 캐피털 등 제2금융권 이용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부업계도 중금리 대출 시장 확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대부업체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한 중금리 대출 상품이 나오면 기존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저신용자들에게 제1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가 생기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NH EQ론’은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이 5.2등급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 30대가 약 70%였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00만∼500만 원이었다. 은행들은 이미 판매된 중금리 대출 상품의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이를 토대로 나름의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에 대한 대출 경험이 없었지만 데이터가 쌓이면 대출 상품의 양과 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금리 대출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는 은행들의 부담도 크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금리 대출에 나선 은행들의 경우 연체율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요즘 대출 조건이 조금씩 강화되는 것으로 미뤄 은행들이 벌써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음에 따라 대출 평균 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부정적인 인식이 커진다는 문제도 있다.박희창 ramblas@donga.com·황성호 기자}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은행권이 연초부터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에 인위적인 가격 개입을 하지 않겠다”며 이 같은 은행권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10만 원 초과 100만 원 이하의 돈을 다른 은행에 송금할 때 받는 수수료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현금인출기(CD)를 이용해 10만 원이 넘는 돈을 이체할 때(영업시간 중)의 수수료도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 오른다. KEB하나은행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수료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국민은행 역시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들이 수수료를 일제히 올리는 것은 2011년 말 이후 4년여 만이다. 지방 및 외국계 은행들은 이미 개인 및 기업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인상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영업점 창구를 이용해 10만 원 이하의 돈을 송금할 때 1000원의 수수료를 새로 받고 있다. 지방은행 중에는 광주은행이 지난해 11월 신용조사 사업성검토 등 7개 항목의 법인 고객 수수료를 2012년 폐지한 지 3년 만에 부활시켰다. 부산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수입 신용장(LC) 등에 대한 수수료를 높였다. 지방은행 중 상위권인 대구은행, 전북은행 등은 아직까지 인상 계획을 세워놓지는 않았지만 다른 시중은행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먼저 수수료를 인상한 은행들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을 경우 수수료 인상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은 수익의 대부분을 예대 마진에 의존하고 있어 요즘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11년 수수료 등 비(非)이자이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0%였지만 2012년 10.7%로 떨어졌고 2014년에는 8.7%까지 하락했다.▼ 선진국선 수수료 낮추는 추세… 은행권, 인상 확대 쉽지 않을듯 ▼금융소비자의 부담 증가를 우려해 지금까지 수수료 인상에 반대해왔던 금융당국도 이번에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8일 금융위 직원들을 상대로 한 ‘금융규제 운영규정’ 교육에서 “금융회사들의 가격, 인사 등에 대한 개입을 없앨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4일부터 이 운영규정대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지원 사격’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의 수수료 인상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송치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영국 등에서도 입출금 계좌에 대한 수수료는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고객들도 수수료를 안 내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고, 곧 도입될 인터넷전문은행도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한 만큼 금융사들의 수수료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수료가 실제로 인상된다고 해도 특정 은행과 오래 거래해온 단골 고객이라면 부담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박희창 ramblas@donga.com·황성호 기자}
지난해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살아남에 따라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한 해 동안 60조 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세도 가파르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70%에 이르기 때문에 향후 금리가 오를 때 가계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은행들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2015년 12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9조493억 원으로 1년 새 32조5954억 원 늘어났다. 이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로 주택금융공사에 넘긴 대출채권(27조8120억 원)까지 감안하면 실제 연간 대출 증가 규모는 60조4074억 원에 달한다. 2014년(30조1603억 원)의 배 수준이다. 눈덩이처럼 커진 대출 규모도 문제지만 상당 부분이 금리 상승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금융당국이 안심전환대출 등을 통해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을 유도해왔지만 아직까지도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2015년 10월 말 기준)은 70%에 이른다. 향후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국내 대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가계 10곳 중 7곳은 이자 부담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7일 한국은행이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면 전체 가계의 이자 부담은 1조9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 말(9월 말) 현재 전체 가계대출 1102조6000억 원을 기준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금리에 동일하게 반영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수치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 이자 부담은 3조9000억 원, 1%포인트 오르면 7조7000억 원이 각각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많은 전문가는 한은이 미국과 보조를 맞춰 연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비록 이주열 한은 총재가 “미국 금리 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가 좁혀져 대규모 자본 유출이 시작되면 한은이 이를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정부는 가계부채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상당수가 금리 변동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낙관할 수 없다”며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황성호 기자}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가 개장 한 달이 지나면서 저렴한 보험 상품을 내놓기 위한 업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온라인 보험은 보험설계사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오프라인 보험보다 보험료가 10%가량 저렴하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많은 상품을 쏟아낼수록 소비자의 혜택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개설된 ‘보험다모아’는 소비자들이 각 보험사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한꺼번에 비교하고 해당 보험사의 홈페이지에서 가입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 10% 이상 저렴한 자동차보험 잇달아 출시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6일 현재 보험다모아에는 33개 보험사의 217개 상품이 올라와 있다. 개장 후 총방문자도 약 23만 명으로 하루 평균 6000명이 이 홈페이지를 찾았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큰 분야는 의무 보험인 자동차보험이다. 삼성화재는 오프라인 상품보다 평균 15.8% 보험료가 싼 ‘애니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보험다모아’를 통해 선보였다. 통상 텔레마케터와 전화 통화를 한 뒤 가입을 할 수 있었던 기존 상품과 달리 삼성화재의 이 상품은 온라인에서 바로 가입이 가능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다른 보험사들도 삼성화재를 따라 온라인 전용 자동차 보험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달 말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오프라인 보험보다 각각 평균 17.6%, 16.2% 싼 온라인 자동차 보험을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새해 들어서는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이 그 뒤를 이었다. 자동차보험뿐 아니라 실손보험과 연금보험 등 다른 보험 상품의 출시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화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IBK연금보험, 삼성생명 등이 잇달아 온라인 전용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끌었다. 특히 올 4월에는 보험다모아에 공개된 보험 상품 정보를 소비자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선택권 보장” VS “아직 갈길 멀어” 온라인 보험 시장의 확대는 다양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회사 간 경쟁을 통해 보험료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입자들에게 혜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도 크게 손해될 게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들은 ‘보험다모아’를 통해 홍보나 판촉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그 돈으로 더 저렴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판매 조직 등에서 열세를 보였던 중소형사들이 핀테크의 발전을 계기로 대형 보험사들과 겨룰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자동차보험은 소비자의 사고 유무가 보험료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지만 ‘보험다모아’에서는 이를 적용해 상품을 검색할 수가 없다. 또 여전히 일부 상품은 온라인에서 직접 가입이 안 되고 텔레마케터를 통해야만 해 번거롭다는 반응도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4월부터는 보험다모아에서 자동차보험의 사고 유무를 적용해 상품을 검색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개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전용 보험 시장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설 자리가 줄어든 보험설계사들은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도 보이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차남 추모 씨(21)가 육군 사병으로 복무하며 포상휴가를 50일 받는 등 일반 사병 평균의 2배 가까운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5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을 통해 입수한 추 씨의 병적기록표에 따르면 추 씨는 2014년 3월 4일 육군에 입대해 지난해 12월 3일 병장으로 만기 전역할 때까지 21개월간 복무하며 정기휴가 28일 외에도 포상휴가 50일과 공가 2일 등 총 80일을 휴가로 받았다. 이는 2009∼2012년 국방부가 집계했던 일반 사병의 평균 휴가 일수 43일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2013년 가수 비(본명 정지훈)와 방송인 붐(본명 이민호) 등 잦은 휴가로 논란이 됐던 연예병사 32명의 평균 휴가일수(75일)보다도 많다. 추 씨의 포상휴가 명목은 군내 행사 참여와 이발병 근무 등에 대한 격려였다. 포상휴가를 정기휴가에 붙여 최장 16일 연속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포상휴가는 부대장 재량으로 줄 수 있지만 추 씨의 80일은 통상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전방초소(GOP) 등 최전방에서 6개월 이상 복무한 사병에겐 최대 18일의 포상휴가가 주어지지만 추 씨는 후방인 경북 안동지역 보병 부대에서 근무했다. 이에 따라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추 씨가 입대한 2014년 3월 당 원내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던 강 후보자가 군에 직간접으로 압력을 행사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성부 관계자는 “후보자의 차남 휴가 문제는 청문회에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황성호 기자}

JB금융지주는 최근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맺은 협약에 따라 두 은행의 고객이 통장 입출금, 계좌 조회 등 금융 서비스를 6일부터 양쪽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5일 밝혔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두 은행의 지점 수가 사실상 늘어난 효과가 생겼다”며 “앞으로 고객의 점포 이용이 상당히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금융계 인사들이 올해의 화두로 ‘위기 극복’과 ‘금융개혁’을 제시했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권 협회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16년 범금융기관 신년 인사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금융권 관계자 1200여 명이 참석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밖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국의 경기 둔화로 어느 때보다 앞이 흐릿한 상황이고, 안으로는 주력산업 부진, 생산가능 인구 감소 등의 난제에 봉착해 있다”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판을 새로 짜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시도만 해볼 것이 아니라 될 것이라 믿고 해내야 된다(Do! Or do not. There is no try)’는 영화 ‘스타워즈’의 대사를 인용하며 “금융개혁의 과정에서 금융인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고, 결코 한번 결정된 규제개혁은 되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상반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금융기관들이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사진)의 장남 추모 씨(25)가 2011년 병역특례업체에 산업기능요원으로 지원했을 당시 해당 업체가 채용 공고도 내지 않고 서류 접수 기간을 연장해가며 추 씨의 지원을 받아 선발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7일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강 후보자가 추 씨의 선발 과정에 직간접으로 압력을 행사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4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을 통해 입수한 서울 소재 정보기술(IT)업체 S사의 2010∼2013년 산업기능요원 채용 자료에 따르면 추 씨는 2011년 1월 24일 S사에 산업기능요원 보충역(신체검사 4급)으로 합격해 2년 2개월간 근무했다. 특이한 점은 S사가 바로 1년 전인 2010년 보충역 정원이 필요 없다며 뽑지 않아 놓고 2011년에는 유독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며 채용 공고조차 띄우지 않은 채 기존에 접수된 이력서만 검토해 추 씨를 포함한 3명을 서류 심사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다. S사는 2010년 두 차례, 2011년 한 차례 현역 산업기능요원을 채용할 땐 모두 구직 사이트에 공고를 냈다. 1월 초부터 서류 심사를 진행한 S사는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서류 접수 기간을 연장했고 결국 1월 17일에야 이력서를 낸 추 씨가 그 전해인 2010년 8, 9월에 이력서를 낸 경쟁자들을 제치고 단독으로 면접 대상으로 선정돼 최종 합격했다. 또한 2010∼2013년 S사에서 근무한 산업기능요원 중 추 씨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은 전부 IT 관련 국가기술자격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도 추 씨 채용이 이례적이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사는 2013년 추 씨가 퇴사(소집해제)하면서 생긴 공석을 채우지 않고 병무청에 보충역 정원을 반납했다. 강 후보자는 2011년 IT기업 ‘위니텍’을 운영하며 사단법인 IT여성기업인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었다. 또한 같은 해 8월과 11월 각각 대통령 소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소속 국가정보화전략회의의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에 대해 S사 관계자는 “추 씨는 자격증은 없지만 실무 경력이 많고 영어 실력이 뛰어나 합격했다. 채용 과정뿐 아니라 재직 중에 어떤 압력도 없었다”고 말했다.조건희 becom@donga.com·황성호 기자}

“5개월 동안 치료했는데도 종양이 계속 커지고 있어요. 우리 남편 좀 살려주세요, 교수님!” 2010년 6월 정양국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56)를 찾아온 중년 여성은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환자인 이모 씨(47)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과 X선 촬영 영상을 보던 정 교수는 고민에 잠겼다. 뼈나 근육에 생긴 종양 제거의 대가인 정 교수조차도 혼자서는 섣불리 수술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씨의 상태는 심각했다. 이 씨는 같은 해 2월 한 목욕탕에서 넘어져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 실려 갔다가 오른쪽 골반뼈에 ‘평활근육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 중이었다. 이 씨가 진단받은 평활근육종은 근육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병이다. 이 씨의 오른쪽 골반뼈 대부분이 이미 종양으로 뒤덮인 상태였다. 이 상태로 놔두면 곳곳에 암이 퍼져 이 씨는 사망할 수도 있었다. 정 교수가 30여 년의 의사 생활 동안 마주한 최악의 종양 환자였다.○ 다학제 수술로 결정 어려운 수술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정 교수의 선택은 ‘다학제 진료’였다. 다학제 진료란 환자가 의사 여러 명을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 없이 한자리에 모인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고, 수술 역시 다양한 분야의 의사가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 개원 당시부터 암 분야에서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씨를 위해 모인 학과는 총 6곳이었다. 정형외과 소속인 정 교수를 비롯해 종양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마취과, 방사선종양학과가 한자리에 모였다. 문제는 간단하지 않았다.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면서도 다리가 움직이게 하고 대소변을 가능하게 하는 신경은 최대한 살려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른쪽 골반뼈 대부분이 종양으로 뒤덮인 상태라 종양을 제거한 후 골반뼈를 대체할 만한 것도 찾아야 했다. 3차례의 협의 끝에 이 씨를 위해 다학제 팀이 내린 결론은 ‘광범위 절제술’이었다. 종양을 최대한 제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또 다학제 팀은 종양을 제거한 자리에는 별다른 대체재를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른 사람의 뼈를 넣거나 금속으로 된 뼈를 넣는 경우에 수술 과정에서 합병증이 올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골반뼈 주변의 근육을 최대한 활용해 체형과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 ○ 16시간 35분 험난한 수술 수술은 예고됐던 것만큼 험난했다. 다학제팀에 참여한 3명의 의사가 번갈아 가며 메스를 잡은 수술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2시 35분에 끝났다. 총 16시간 35분이 걸렸던 것. 대수술답게 혈액 역시 엄청난 양이 필요했다. 몸무게가 70kg인 이 씨의 혈액량이 5L가량인데, 수술에 사용된 혈액은 20L에 달했다. 수술은 우선 척추 전문의가 종양과 맞닿아 있는 척추 부분을 분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외과 전문의가 대장, 직장 등 장기와 종양을 분리시켰다. 마무리는 정 교수의 몫이었다. 정 교수는 종양을 골반뼈에서 들어내는 작업을 했다. 또 종양이 사라진 공간에 주변의 근육으로 골반뼈를 대체하는 수술을 하는 것도 정 교수의 역할이었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씨는 현재 무사히 회복돼 장거리를 걷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 회사 생활도 무리 없이 하고 있다. 다만 종양을 제거하면서 오른쪽 골반뼈가 상당 부분 사라졌기 때문에 오른쪽 다리가 왼쪽 다리에 비해 10cm가량 짧았다. 정 교수는 이 씨에게 오른쪽 발에 굽이 높은 신발을 신도록 처방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해’ 정 교수는 “다학제 진료가 이 씨를 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질병은 아무리 유능한 의사라도 혼자서 해결하기는 힘들다”며 “악성 종양을 제거하는 데는 다양한 팀이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가 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다학제 진료가 성공하기 위한 요인은 무엇일까. 정 교수는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명의 의사가 참여해 논의하고, 수술하는 다학제 진료의 특성상 참여한 의사들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성과만 챙기려고 하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환자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정 교수의 목표와 고민도 ‘더 환자 친화적인 다학제 진료가 무엇인지’에 맞춰져 있다. 정 교수는 “전공이 점차 세분화되는 의학계 특성상 다학제 진료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면서 “다학제 진료가 최근 많이 정착된 분위기지만 지금보다 더 환자를 위한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평활근육종은 어떤 질환?▼ 평활근육종은 주로 내장을 구성하는 평활근이라는 근육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질환이다. 학계에서는 우리 몸의 유전자가 변이하는 과정에서 이 변이된 유전자를 처리해야 할 면역체계가 스트레스나 술, 담배 등으로 인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평활근육종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 관리와 올바른 생활 습관이 예방의 최선이다. 평활근육종은 자궁이나 소화기 계통, 혈관 벽 등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이 걸리고 연령별로는 30대 이후가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평활근육종이 발생하면 복부에 불편함이 느껴지고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복부 깊숙한 곳에서 평활근육종이 생겼을 때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어렵다. 다만 팔, 다리에 평활근육종이 생기는 경우에는 수술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고객들이 보험사에서 찾아가야 하는 휴면보험금이 지난해 80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보험금은 보험 계약이 만료되거나 해지됐을 때 생기는 환급금 중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돈을 말한다. 3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갖고 있는 휴면보험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8290억 원이다. 이 중 생명보험사가 6035억 원, 손해보험사가 2255억 원이다. 자신의 휴면보험금을 알기 위해서는 생보협회, 손보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된다. 또 새로 보험에 가입할 때도 이들 협회 홈페이지에서 휴면보험금을 조회할 수 있다. 만기나 해지 후 3년 동안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보험금은 미소금융중앙재단으로 출연돼 서민금융 재원으로 쓰인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산류천석(山溜穿石)’, ‘제구포신(除舊布新)’…. 금융계 수장(首長)들이 2016년 신년사에서 제시한 사자성어들은 안팎의 위기에 맞서 혁신과 변화가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제여건에서 무엇이든 바꾸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금융권의 위기감도 묻어난다. 금융개혁을 이끌고 있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산에서 흐르는 물이 단단한 바위를 뚫듯이 작은 노력들도 끈기 있게 지속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뜻의 ‘산류천석’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새해에도 굳은 의지를 갖고 금융개혁을 지속해야만 한국 금융의 퀀텀점프(Quantum Jump·대도약)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사자성어 대신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소개했다. 그는 감독당국과 금융회사가 파트너십을 갖고 함께 금융시장의 변화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제구포신’을 인용했다.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친다’는 뜻으로 금융인들이 구시대적 사고와 태도를 버리고 변화와 혁신의 자세로 진취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인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을 거론하며 “아무리 시장여건이 어렵더라도 다가올 변화에 당당히 도전한다면 새로운 혁신과 진전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영업 전쟁’을 앞둔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직원들에게 고객을 향한 필사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정성을 기울이면 그 뜻이 하늘에 닿아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일념통천(一念通天)’의 정신으로 새해에는 “고객의 기쁨을 찾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서경(書經)에 나오는 ‘불위호성(不爲胡成)’을 언급했다. ‘행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달성할 수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통해 직원들의 혁신을 위한 실천을 촉구한 것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민영화를 위해 마음을 모으자는 뜻에서 ‘인심제 태산이(人心齊 泰山移)’를 제시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도전 정신을 강조하며 ‘응변창신(應變創新)’을 꺼내 들었다.장윤정 yunjung@donga.com·황성호 기자}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지급 문제를 두고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다시 충돌했다. 보건복지부가 청년수당 예산(90억 원)을 서울시의회에서 다시 논의하라고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응할 의사가 없다”며 맞받아치고 나선 것이다. 30일 복지부는 최근 사회보장사업을 두고 대립하고 있는 서울시, 경기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해당 지방의회에서 관련 예산안을 재의하라고 요구했다. 지방자치법 제172조 제1항에 따르면 주무 장관이 지방의회 의결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해친다고 판단하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보장된다. 강완구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사무국장은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는 경우 복지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이 결과를 따르는 것은 의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서울시 등 지자체들이 재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대법원 제소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의 재의 요구가 알려진 뒤 서울시는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복지부의 지시는 이 시대 청년의 어려움을 줄이려는 서울시와 청년의 절박한 노력을 무산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청년활동 지원사업 및 예산은 그 필요성을 공감한 서울시의회가 만장일치로 의결한 것”이라며 “시의회가 정당하게 심의·의결한 예산에 대해서 재의를 요구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지방자치제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청년수당 지급을 논의할 ‘사회적 대타협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로 정부와 지자체, 국회 청년·복지단체 등 20명 규모의 대타협 논의기구 구성안을 국무조정실과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에 전송했다. 서울시는 정부가 만약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정부를 제외한 나머지 주체들과 논의기구를 꾸리거나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에 청년수당 사업에 대한 ‘협의 조정’을 다음 달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철호 irontiger@donga.com·황성호 기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빅5’를 포함한 대형 종합병원들이 선택 진료제(특진)를 폐지하자고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밝혀져 귀추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7일 “최근 대형 종합병원들이 ‘선택 진료비를 폐지하자’는 견해를 복지부에 공식 전달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대형 종합병원들은 “선택 진료 의사 수가 축소됨에 따라 소수의 의사만 선택 진료 의사가 돼 부가적인 수입을 올리게 되는 것은 의사들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종합병원들은 선택 진료비 폐지로 병원과 의사가 입는 손실액은 새로운 의사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돈을 더 내고 의사를 직접 선택하는 선택 진료 제도는 병원에서 환자가 의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되 대신 환자가 진료비의 15∼50%를 더 내는 제도였지만 환자도 모르게 선택되거나 의무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됐다. 선택 진료 의사는 올해 병원 내 전체 의사의 66%에서 내년 9월부터 33%로 축소된다. 시민단체들은 선택 진료비 제도 폐지에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고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환자의 의사 선택권을 보장하지 않고, 환자의 부담만 높은 선택 진료비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등은 입장이 달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사협회, 병원협회 등은 “능력 있는 의사가 더 많은 수입을 올려야 한다는 논리로 선택 진료비 제도를 유지하자”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받지 않고 약을 먹었다가 사망하면 보상받을 수 있을까. 답은 ‘가능하다’이다. 2013년 3월 김모 씨(80)는 급성 통풍질환을 앓다가 돌연 사망했다. 급성 통풍질환 때문에 약물치료를 받던 도중 피부가 검게 변하는 희귀 질환인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이 갑작스레 생겨 벌어진 일이었다. 김 씨의 사망 후 유족의 요청에 따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감정에 들어갔다. 감정 결과 이는 병원 측 과실로 드러났다. 병원 측은 김 씨에게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또 급성 통풍에는 소염제를 통한 염증치료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지나치게 많은 통풍 약을 투여했다. 병원 측은 결국 2700만 원을 유족에게 손해배상액 명목으로 지급해야 했다. 이같이 의약품 피해로 발생하는 의료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중재원이 ‘예방적 관점에서의 의약품 피해 의료분쟁 사례집’을 최근 발간했다. 이전까지 의료분쟁에 관해 피해자들이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유형별로 피해자들이 중재를 받았거나 받을 수 없었던 사례들을 알아봤다. ○ 적절한 용량 약 투여받지 못하면 보상 가능 의료진이 약을 처방하기 전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망한 사례는 보상받을 수 있다. 박모 씨(70)는 심부전과 고혈압으로 이뇨제를 복용하던 중 증세가 악화돼 2012년 7월 병원에서 기존과 다른 처방을 받았다. 원래 투여하던 이뇨제에 추가로 다른 이뇨제를 처방받았던 것. 그러나 새롭게 처방된 이뇨제를 복용한 후 박 씨는 의식을 잃고 20여 일 후 사망했다. 중재원의 감정 결과 병원에서 박 씨에게 약제를 추가로 처방할 때 신장기능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병원 측은 약을 복용할 때 주의 사항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중재원의 이 같은 감정 결과를 수용해 2700만 원을 유족에게 지급했다. 적절한 용량의 약을 투여받지 않은 사례 역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모 씨(72·여)는 척추협착증으로 종합병원에 다니던 도중 2013년 9월 뇌 손상이 발생했다. 병원이 처방한 주사를 맞은 직후였다. 중재원의 감정 결과 해당 주사를 투여한 것은 이 씨가 기존에 복용하던 약을 감안했을 때 과도한 양이었다. 결국 병원 측은 이 씨에게 2200만 원을 보상해줘야 했다. 이 외에 간호사의 실수로 다른 환자의 약을 투여받은 사례, 항생제 주사를 맞은 후 난청이 발생한 사례 등도 조정이 가능했다.○ 피해액 산정되지 않은 경우에는 조정 어려워 반면 약국에서 병원 처방전과 다른 약을 조제해줘 피해를 본 사례에 대해서는 “피해액이 아직까지 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재원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남모 씨(60)는 2001년 심장수술을 받고 혈액 응고를 막기 위해 항응고제를 지속적으로 투여받았다. 그러나 2013년 4월 약국에서 병원의 처방전과 달리 저용량 항응고제를 조제해줬다. 그 결과 남 씨는 급성 뇌경색이 발생해 재활치료를 받아야 했다. 남 씨 가족의 요청으로 감정에 나선 중재원은 “저용량 항응고제 처방으로 인한 약국의 조제 과실이 있고, 저용량 향응고제 복용과 뇌경색 발생 간에 인과관계가 있다”면서도 “다만 후유장애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해 지금은 손해액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조정을 하지 않았다. 중재원은 피해자 가족이 다른 의료기관, 손해사정인 등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액 산정을 먼저 받을 것을 권고했다. 의료분쟁은 겪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만일 의료사고가 생겨 분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의료사고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고 조정신청서와 의료사고 피해경위서를 작성해 중재원에 내면 된다. 중재원은 3개월 안에 병원과 환자 간 중재에 나서야 한다. 이민호 중재원 상임감정위원은 “의료사고를 예방하려면 환자나 보호자가 질병 상태와 치료법, 결과에 대해 의료진에게 자세히 물어봐야 한다”면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기록지, 검사기록 등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례집은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설치된 의료사고예방위원회와 보건소 등에 배포할 예정으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홈페이지(www.k-medi.or.kr)에서도 볼 수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