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P 오르면… 가계 이자부담 年 1조9000억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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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1102조… 70% 변동금리
은행 주택담보만 2015년 60조 늘어

지난해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살아남에 따라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한 해 동안 60조 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세도 가파르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70%에 이르기 때문에 향후 금리가 오를 때 가계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은행들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농협 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2015년 12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49조493억 원으로 1년 새 32조5954억 원 늘어났다. 이 은행들이 안심전환대출로 주택금융공사에 넘긴 대출채권(27조8120억 원)까지 감안하면 실제 연간 대출 증가 규모는 60조4074억 원에 달한다. 2014년(30조1603억 원)의 배 수준이다.

눈덩이처럼 커진 대출 규모도 문제지만 상당 부분이 금리 상승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금융당국이 안심전환대출 등을 통해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을 유도해왔지만 아직까지도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2015년 10월 말 기준)은 70%에 이른다. 향후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국내 대출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가계 10곳 중 7곳은 이자 부담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 7일 한국은행이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면 전체 가계의 이자 부담은 1조9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 말(9월 말) 현재 전체 가계대출 1102조6000억 원을 기준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대출 금리에 동일하게 반영된다고 가정했을 때의 수치다. 대출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전체 가계 이자 부담은 3조9000억 원, 1%포인트 오르면 7조7000억 원이 각각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많은 전문가는 한은이 미국과 보조를 맞춰 연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비록 이주열 한은 총재가 “미국 금리 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가 좁혀져 대규모 자본 유출이 시작되면 한은이 이를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정부는 가계부채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상당수가 금리 변동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낙관할 수 없다”며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황성호 기자
#금리#가계#대출#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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