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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8개월여 만에 만난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단독 회동에 들어가기 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2층 백악실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박 후보에게 웃으며 다가와 “어휴,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라고 악수를 청했다. 박 후보가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자 이 대통령은 손을 놓지 않은 채로 “광폭행보하신다고 들었습니다”라며 박 후보의 손을 반갑게 흔들었다. 두 사람은 선 채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이 “요즘 어디 다녀오셨다면서요”라며 근황을 묻자 박 후보는 “논산 태풍 피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다 무너지고 처참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추석이 있으니 복구를 빨리 해야지요”라고 말했고 박 후보는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권유로 테이블로 옮겨 앉은 박 후보는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으로 화제를 돌렸다. 박 후보가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그린란드에) 처음 가는 거죠”라고 묻자 이 대통령은 “이번에 자원 개발 약속을 하고, 북극항로 협약도 맺고 올 겁니다. 그러면 다음 정부에서 (개발)하면 됩니다”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자신이 자원 개발 약속을 받고 오면 차기 정부에서 이를 실현해 달라는 취지다. 이날 회동은 박 후보 측에서 지난주 중반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은 최경환 후보비서실장과 이달곤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전화로 연락하며 조율했다. 최 비서실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 선출 직후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통화 당시 ‘한번 보자’는 얘기에 따라 면담이 바로 결정된 것”이라며 “봉화마을에도 가는데 같은 당 소속의 현직 대통령을 만나러 못 갈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두 사람은 언론에 공개된 4분여 동안 시종 웃으며 환담을 이어갔고 이후 비공개 오찬에 들어갔다. 박 후보 측은 최 비서실장과 이상일 대변인이, 청와대 측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이 정무수석, 최금락 홍보수석이 함께했지만 오찬에는 배석하지 않았다. 식사는 영양밥과 시래깃국을 메인으로 한 한식이 제공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식, 특히 나물류를 즐기는 박 후보를 배려한 메뉴”라고 전했다. 이날 회동 후 새누리당과 청와대 안팎에선 1시간 40분간 대화가 무난하게 진행된 점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많다. 양쪽 모두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상일 대변인은 100분 동안의 회동이 끝난 뒤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과 박 후보 모두 표정이 밝았다”고 전했다. 회담 결과에 대한 브리핑은 박 후보가 당 실무진에게 구두로 전달한 뒤 청와대와의 조율을 거쳐 이 대변인이 발표하는 형식이었다. 박 후보에 대한 정치적 배려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최 홍보수석에게서 박 후보 측이 브리핑할 내용을 미리 보고받고 “그 정도면 됐다”며 동의했다고 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대학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등록금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얼마나 되고, 어떻게 마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값등록금을 현실화하기 어렵다고 말해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부담을 낮추겠다고 약속 박 후보는 23일 “대학 등록금 부담을 분명하게 반으로 낮추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약속드릴 수 있다. 반드시 해내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김상민 의원과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이 공동 주최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이 돈이 없어 공부를 포기하거나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 된다. 얼마든지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교육정책의 핵심 중 하나”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반값등록금’ 대신 ‘대학 등록금 부담 축소’라는 말을 써왔다. 이날은 좀 더 구체적으로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낮추는’이라는 표현을 썼다. 당론이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박 후보는 “우리 당의 당론이라 할 수 있다. 꼭 실현하겠다”고 답했다. 박 후보가 밝힌 내용을 보면 국가 재정으로 등록금을 지원하고, 등록금 인하 등 대학의 자구 노력을 연계해 실질적으로 ‘반값 등록금’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등록금 자체를 절반으로 낮추기보다는 직간접적인 지원을 통해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로 보인다. 예를 들어 국가장학금을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늘려 소득별로 차등 지원하고, 저소득층 대학생은 무료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학의 회계 투명성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등록금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박 후보는 “재원 마련 방안이 있다. 정부 재정과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지만 대학에도 같이 동참해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얘기했다. 지난달에 발표한 대선공약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0.6%인 대학재정 지원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재원 및 실현 가능성은 박 후보의 구상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예산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저소득층에 대한 무료 등록금. 박 후보가 언급한 ‘아주 어려운’의 소득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재원이 크게 달라진다. 현재 저소득층을 위한 국가장학금 Ⅰ유형의 경우 적용 기준은 소득 3분위 이하. 올해 1학기에 이 장학금을 지원받은 학생은 54만 명이다. 이들 모두에게 등록금 전액을 지급하려면 연간 3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 올해 국내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국공립 411만 원, 사립 738만 원)을 기준으로 추정한 액수다. 지금은 이들에게 등록금의 일부만 지원하며, 올해 예산은 7500억 원이다. 등록금을 전액 무상으로 하려면 예산을 4배로 늘려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예산을 늘리는 데 난색을 표했다. 박 장관은 이날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박 후보의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자 “박 후보가 밝힌 공약은 아직 몰라서 그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에는 반대한다. 반값등록금은 현실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두 번째는 학자금 대출금리를 낮추는 데 드는 예산이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율)는 1% 정도. 박 후보의 말대로 실질금리를 제로화하면 대출금리는 2.9%(현재 금리 3.9%―실질금리 1%) 정도가 된다. 박 후보가 4·11총선 당시 공약에서 밝힌 금리(2.9%)와 일치한다. 한국장학재단에서 1년에 새로 대출하는 액수는 약 2조5000억 원, 현재 금리로는 이자가 1000억 원 정도 발생한다. 금리를 2.9%로 낮추면 이자는 250억 원가량 줄어든다. 정부 예산으로 보전하기에 큰 부담이 되지 않지만, 대출금 상환 주기를 감안하면 10년 정도는 이런 액수가 누적된다. 역시 재정 건전성을 둘러싼 찬반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부분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발등의 불’은 40대 민심을 어떻게 끌어당기느냐다. 동아일보가 20, 21일 사상 처음 실시한 스마트폰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40대 허리전쟁에서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 측은 정치의식이 높으면서 현안이나 정치 상황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꾸는 경향을 보여온 40대 표심을 일단 ‘손에 잡히는 민생 해법’으로 파고들겠다는 구상이다. 40대는 자신의 주거, 직장, 노후 불안에 자녀 교육, 부모 봉양까지 전방위적 민생고를 겪는 세대다. 이런 만큼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정책 제시가 40대 민심을 잡기 위한 ‘정공법’이라는 것이다. 박 후보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40대를 ‘우리나라 허리 세대’라고 표현하며 “40대가 걱정에서 벗어나서 가장 열정적으로 맡은 분야에서 일한다면 우리나라가 더욱 활기차고 발전할 텐데 그런 것들(교육비, 집 걱정, 노후 준비, 일자리 불안 등)이 발목을 잡는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40대의 고민을 풀기 위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노력을 반드시 하겠다”고 의지를 밝히면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교육, 주택, 일자리, 노후 문제(해법)를 마련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발표하고 40대분들을 많이 만나서 말씀드리고 생각을 더 들어서 보완할 것이 있다면 보완해 이 문제를 풀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만간 발표할 가계부채와 주택 문제에 대한 정책도 주 타깃이 40대다. 가계부채 해법의 경우 변동금리, 일시상환으로 돼 있는 금융권의 대출을 고정금리, 분할상환으로 유도해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짜고 있다. 주거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을 다양화, 맞춤화해 늘리고 전세자금 등의 목돈을 부담 없이 마련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처조카로 1997년 대선 당시 김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이영작 전 한양대 석좌교수(70·사진)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측에 합류했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22일 “이 전 교수가 아직 공식 직함은 없지만 박 후보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전략가로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일익을 담당했던 이 전 교수의 영입은 박 후보가 대선 후보 지명 이후 보이고 있는 ‘국민대통합’ 행보와 같은 맥락이다. 이 전 교수는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둘째 오빠 이경호 씨의 장남이다. 통계 및 여론조사 전문가인 그는 1983년 김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 인권문제연구소를 설립할 때 이사로 참여했다. 그는 2001년 ‘호남-충청-강원 연대’, ‘이인제 이용’ 등 DJ 집권 전략을 되짚은 ‘97년 대통령선거 전략보고서’를 펴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에는 바이오기업인 라이프코드 회장 등을 지내며 정치와 거리를 둬 왔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21일 후보 지명 뒤 첫 일성으로 정치 쇄신책과 민생 해법을 서둘러 마련할 것을 당에 주문했다. 박 후보는 이날 대선후보 자격으로 처음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에게 “수락 연설에서 정치쇄신특별기구와 국민행복추진위원회의 구성을 국민께 약속드린 바 있다”면서 “이른 시일 안에 구성을 입안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자영업 진출을 언급하며 “민생과 관련된 (국민행복추진위 내) 분과위는 가능한 한 빨리 구성해 달라”면서 “의원들이 의견을 많이 내주시고 (민생 분과위가) 국민께 확실한 것을 선사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부에 와 닿는 민생 대책을 내놓으라는 주문이다. 이는 다음 달 16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과 언제일지 모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까지 박 후보의 ‘나 홀로 한 달’ 동안 정치개혁과 민생 현안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 승부를 보겠다는 취지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9월 말인 추석 연휴까지 안 원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확실히 벌려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선언에서 밝힌 ‘5000만 국민 행복 플랜’도 각계각층 전문가, 의원들로 구성된 국민행복추진위에서 기본안을 만들어 대선 전에 제시하기로 했다. 당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버금가는 거대 계획인 만큼 집권한 뒤 마련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앞당겼다. 또 하반기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해 부동산, 가계부채 등 현안에 대한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박 후보의 주문에 신속히 반응했다. 외부 인사가 참여한 13∼15명 규모의 정치쇄신특별기구를 조속히 구성하기로 하고, 대통령 친인척에 대한 재산 등록을 포함한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 후보는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하며 정책 지향점을 중도로 옮겼다.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원칙 세우자)’와 대통령의 리더십을 통해 7%의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폐기했다. 박정희 시대처럼 국가 발전이 국민 행복으로 직행하진 않는다는 게 2012년 박 후보의 현실 진단이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국정 운영의 초점을 ‘5000만 국민 행복’에 맞추고 있다. 3대 핵심 과제로 ‘경제민주화 실현’ ‘일자리 창출’ ‘한국형 복지의 확립’도 내걸었다. 경선 이후 박 후보가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미래 성장동력과 일자리 해법이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중시하는 만큼 9, 10월에 재원 조달 방안과 조세 개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지분소유 규제) 방안의 하나로 ‘중간 금융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경제민주화 4호 법안’을 추진한다. 이 법안은 그룹 내에 중간금융 지주회사를 설립해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는 있지만 비(非)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금융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모임 소속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공청회를 거쳐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21일 말했다.}

동아일보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최대 장점으로 ‘원칙과 소신’을 꼽았다. 정치권에서 검증된 박 후보의 경륜도 정치적 자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박 후보는 정책 환경이 변해도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정치적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장석 국민대 교수도 “절대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말을 바꾸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후보 특유의 원칙과 소신은 자연스럽게 약속 지키기로 이어지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자신의 원칙과 말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신뢰와 진정성이 큰 자산이 됐다”며 “박 후보는 국민에게 식언(食言)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안정된 리더십’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여야 후보들 가운데 검증되고 안정된 리더십을 가진 후보”라고 말했고, 윤영오 국민대 명예교수는 “오랫동안 보수 진영의 후보로서 준비하면서 경륜을 갖췄다”고 말했다. 공고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큰 자산으로 분류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고정 지지층을 최대 35% 확보하고 있는 것은 굉장히 큰 힘”이라고 평가했고, 박원호 서울대 교수도 “절대로 깨지지 않는 35% 정도의 정치적 하한선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불통 이미지와 5·16군사정변 등에 대한 역사인식 등이 박 후보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왔다. 신명순 연세대 명예교수는 “박 후보 자신은 매일 노력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고 느낄 수 있지만 야당 후보들에 비하면 모자란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미영 유어커뮤니케이션컨설팅 원장은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노출해야 하는데 갑옷에 가려져 있는 것 같다”며 “의사소통이 단절돼 있고 남의 말을 듣는다고는 하지만 결국 자기 고집대로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5·16(군사정변)과 관련해 상식에 따라가지 못하는 퇴행된 언급을 하고 있다”며 “과거와 연계된 권위주의적 멘털(정신)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미영 원장은 “5·16 등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사과하거나 인정하는 대인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가 중도층과 젊은 세대까지 지지층을 확장해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평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20∼40대에게 희망을 주고, 중도와 좌우를 끌어안을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책도 잡동사니 백화점이 아니라 확실한 2, 3개를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문에 응해 주신 분들(20명·가나다순)강장석 국민대 교수(정치학)·한국의회학회 회장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행정학)·전 중앙인사위원장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한국반부패정책학회 회장박원호 서울대 교수(정치학)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신명순 연세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윤영오 국민대 명예교수(정치학)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이광윤 성균관대 교수(법학)이덕로 세종대 교수(행정학)이미영 유어커뮤니케이션컨설팅 원장이종선 이미지디자인컨설팅 대표이창원 한성대 교수(행정학)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국제행정학)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정치학)최평길 연세대 명예교수(행정학)하주용 인하대 교수(언론정보학)홍인기 대구대 교수(경제학)황근 선문대 교수(언론광고학)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20일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대결 시 승산 가능성에 대해 “야당의 어떤 후보가 됐든 선거의 본질, 정치의 본질은 민생이고 국민의 삶이다. 그것에 대한 확실한 정책을 내놓고 국민들이 받아들인다면 어떤 경우이든지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야권 후보 중 누가 가장 힘든 후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니다. 더 나아가서 제가 안다고 해도 전략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받아넘겼다. 그는 “온화함도 있어야 하지만 강함도 있어야 험악하고 어려운 정치를 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통 이미지 지적에 대해선 “정치인은 흐물흐물하면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그렇게 해선 국민을 힘들게 할 수 있다. 제가 지킨다는 원칙은 원칙을 위한 원칙이 아니다. 충분히 근거가 있다. ‘소신을 고집이다, 불통이다’라고 한다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문제가 아닌가. 실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일찌감치 박 후보 선출이 결정됐기 때문인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경선 후보 5명은 개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 무대에서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찰흙 액자에 핸드프린팅 서약식을 했다. 박 후보가 지명되는 순간에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기념 국제회화전 한국대표 작가인 신흥우 화백의 대형 걸개그림이 무대로 내려왔다. ‘함께’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여러 교향악단이 한데 어우러지는 형상으로 화합과 조화를 뜻한다. 21일부터 당사 외벽에 내걸릴 예정이다. 한편 박 후보에 대한 경호는 경찰이 담당하는 최고 등급인 ‘을호’ 수준으로 격상됐다. 을호 경호는 국무총리와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4부 요인에게 적용된다. ‘국무총리급 경호’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경찰은 박 후보에게 5명의 경호 인력을 파견해 왔으나 5명을 더 보강해 총 10명으로 늘렸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동영상=영어 연설하는 어린시절의 박근혜}

“정치인 박근혜는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고, 인간 박근혜는 일반 국민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리더십을 평가한 각계 전문가 20명의 조언을 종합하면 이 같은 결론에 이른다.○ “소통은 따뜻한 인상에서” 리더십 항목 중 의사소통능력 평가에서 박 후보의 평점은 6.3점(10점 만점)이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불통 이미지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100% 대한민국을 얘기하지만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50%가 자신을 지지한다’고 말한다”며 “현실을 보는 눈이 자기중심적인 게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박 후보의 말은 늘 단답형”이라며 “앞뒤 맥락이 없고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다른 후보들에 비해 권위적이다”고 평가했다. 반면 강장석 국민대 교수는 “상대방과 대화만 한다고 소통이 아니다. 정치인에게는 책임이 따른다. 박 후보의 말은 믿을 수 있다. 그게 진짜 소통”이라고 평가했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도 “리더는 가려서 말해야 한다. 말이 많으면 오히려 쓸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종선 이미지디자인컨설팅 대표는 “박 후보의 표정이 고 육영수 여사처럼 포근하지 못하다. 얼음공주 같은 면모가 있다”며 “소통능력은 대화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아니라 따뜻한 인상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인사 스타일, MB와 다를까” 박 후보의 국정운영능력 평점은 7.6점이었다. 다섯 가지 리더십 항목 중 점수가 가장 높았다. 이덕로 세종대 교수는 “어려울 때마다 당을 쇄신시켜 선거에서 승리했다”며 “(당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새로운 전기를 두 번이나 만들었다는 건 상당한 능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대통령을 2번 하는 사람은 없다. 아버지 옆에서 (권력 운영 방법을) 지켜본 것 자체가 다른 후보와 다른 면”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우영 교수는 “아버지를 통한 간접 통치 경험이 있지만 당시는 민주화시대 이전이었던 만큼 현재 유효한 덕목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주용 인하대 교수는 “당의 위기를 극복했다고 해서 국정운영능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기는 파격으로 극복하는 것인데, 평상시에 잘할지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평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나치게 원칙만을 강조하면 국정운영이 경직되고 정부 내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영오 국민대 명예교수는 “당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하면서 인사문제로 많은 사람이 실망했다”며 “이명박 대통령(MB)도 인사에서 많은 문제를 낳았는데 박 후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통합능력 시험대 올라” 정치력 평가에서 박 후보의 평점은 6.7점이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박 후보가 ‘박정희의 딸’이라는 상징성만으로 대선후보 자리에 오른 건 아니다”라며 “험난한 정치판에서 유력 대선후보로 올라섰다는 건 정치력이 검증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반면 홍인기 대구대 교수는 “지금은 임기응변의 시대”라며 “상시적 위기대처 능력이 좋아야 하는데 그런 면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명순 연세대 명예교수는 “박 후보는 결단력이 강하지만 타협과 통합능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자발적 참여 유도할 수 있을까” 박 후보의 비전제시능력 평점은 6.6점이었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박 후보의 인식 기준이 산업화시대의 긍정적 측면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며 “인식 기준은 산업화에 두고 몸은 세상과 소통하려니 균형이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율 교수는 “1970년대는 지도자가 만들어놓은 목표에 국민이 맞춰나갔다”며 “하지만 지금은 비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시대다. 박 후보가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장석 교수는 “통일에 대한 비전이 없다. 우리가 원하는 한반도의 미래 모습을 그려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도 “현재 슬로건(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은 너무 아래서 바라본 비전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네트워크 속에서 좀 더 거대 담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영수의 딸 vs 공주 감성지능 평가에서 박 후보는 평균 6.3점을 얻었다. 이미영 유어커뮤니케이션컨설팅 원장은 “노력은 많이 하지만 친화력이 떨어져 개인적 스토리가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황근 선문대 교수는 “여성 리더치고는 감성적인 측면이 많이 부족하다”며 “목적의식이 너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평중 교수는 “‘육영수의 딸’인 점은 큰 자산이지만 공주의 이미지 때문에 그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원 교수는 “감정지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비교해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라며 “인간 박근혜도 대한민국 사람 누구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감성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떤 네거티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박 후보 지지층에는 감성 지지층이 확고하다. 대단한 정치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동영상=영어 연설하는 어린시절의 박근혜}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은 17일 보수대연합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다 끌어안고 같이 간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박(비박근혜) 주자 포용과 보수세력 결집 전략에 반대하는 김종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의원은 5일 열린 후보자 연석회의 이후 합동연설회에서 빠짐없이 “대선 승리 때까지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며 화합을 강조해왔다. 캠프는 박 의원과의 공감대 속에 비박 주자와 외곽 보수세력을 묶은 뒤 중도-진보로 외연을 확대하는 국민통합대연합 프로젝트를 구상해왔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이재오 의원, 안상수 홍준표 전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난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연일 이런 캠프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 캠프에선 박 의원의 결정에 김 위원장이 반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비박 주자 포용에 대해 “국민들이 ‘지들끼리 잘 논다’고 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말장난하면 안 된다. 국민은 그런 적당한 눈속임에 속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또 “보수대연합을 말하는 사람들은 박 의원이 비대위 시절 당 쇄신을 이룬 것에 제동을 걸려고 하는 것”이라며 “제 편 끌어안기가 무슨 외연확대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과 김 위원장은 그동안 경제민주화와 중도 외연확대에 의견을 같이 했지만 당 화합에 대해서는 이견을 드러내왔다. 박 의원은 보수세력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김 위원장은 비박진영과 보수색깔이 강한 인사를 배제하고 중도·진보 인사와 함께 당을 꾸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4·11총선 공천 때도 이재오 의원의 공천 배제를 주장한 김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박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당에 대한 무한 책임감을 갖고 있는 박 의원과 당에 애정이 없는 김 위원장 사이의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엇박자 행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당과 캠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캠프에는 그를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캠프 내에서 영향력이 약한 것에 대한 서운함의 표시라는 의견, 향후 비박 주자들과 김무성 전 의원 등이 합류하면 본인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한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마저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에 대해 “박 의원이 보수대연합이라고 한 적도, 경제민주화를 안 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이분법적으로 박 의원에게 시비 걸 듯 흠집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12월 19일 대통령선거에 나설 새누리당 후보는 20일 오후 3시 반 확정될 예정이다. 모두 20만499명의 선거인단은 1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경북 울릉군은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국 기초자치단체별로 마련된 251개 투표소에서 투표한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구청, 군청, 읍사무소 등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선거인단은 대의원 4만9605명, 당원 7만5388명, 일반 국민(비당원) 7만5456명으로 구성돼 있다. 선거관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행한다. 용지에 도장을 찍는 종이투표 방식이라 투표가 끝난 뒤 투표함 이송도 중요한 과정이다. 투표가 끝나면 선관위 직원, 경찰, 후보 측 참관인 1명씩이 동승한 차량을 이용해 16개 시도 선거관리위원회로 투표함을 모은다. 이어 19일 밤 전당대회장인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로 옮긴 뒤 선관위 직원과 각 후보 캠프에서 2명씩 파견된 10명의 참관인, 청년당원 등이 투표함을 밤새 지킨다. 개표는 20일 오전 11시부터 3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투표의 반영 비율은 선거인단의 투표가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20%를 차지한다. 여론조사는 19일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된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 미디어리서치,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가 1500명씩, 모두 6000명을 상대로 진행한다. 상담원은 “새누리당 대통령후보로 다음 다섯 사람 중 누구를 뽑는 게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뒤 후보의 이름을 순서를 바꿔가며 부른다. 여론조사 결과는 그대로 봉인한 뒤 20일 오후 3시경 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합산한다. 선거인단의 평균 유효투표율에 연동해 반영되는데, 세 부류의 선거인단 평균투표율이 100%라면 선거인단 20만499명의 20%에 해당하는 4만100표를 지지율에 따라 각 후보에게 나누는 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치열한 접전이었던 2007년 경선에선 선거인단 투표율이 70.8%였지만 ‘이회창 대세론’이 있던 2002년에도 53%는 됐다”면서도 “역대 대선 경선 가운데 투표율이 최저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집에서 키우는 영·유아 양육수당을 2013년 예산안에 반영시킬지를 놓고 정부와 새누리당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새누리당은 4·11총선 당시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0∼5세 영·유아에 대해서도 전 계층에 양육수당을 지원하는 ‘무상보육’ 공약을 내걸었다. 매달 0세에는 20만 원, 1세에는 15만 원, 2∼5세에는 10만 원을 각각 지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새누리당에 등을 돌린 30대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한 대표 공약이었다.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에도 몇 차례 당정협의를 통해 정부에 2013년 예산에 양육수당 관련 예산을 넣을 것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의 요구로 어린이집에 보내는 0∼2세에 대한 보육수당이 전면 도입됐고 이것이 어린이집 쏠림 현상 등 ‘보육대란’으로 이어진 데 대한 일종의 출구전략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재정건전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따라 양육수당을 현재 소득 하위 15% 가정의 0∼2세에서 내년 하위 70% 0∼2세로 확대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재정부에 제출했다. 공약대로 0∼5세 양육수당을 전 계층에 지급하면 정부는 9732억 원, 새누리당은 4611억∼7172억 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당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박근혜 의원 경선 캠프다.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할 수 없다”고 강조해온 박 의원으로선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내놓은 대표적인 총선 공약이 실현되느냐 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이 최근 내놓은 보육정책은 내년에 양육수당 전면 도입을 전제로 한 것이기도 하다. 한 캠프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총선 공약을 만들 당시부터 참여했던 캠프의 한 의원이 당정협의를 직접 챙기는 이유다. 현재 당정은 10월 2일 정부의 국회 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조율을 하고 있다.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0∼5세 양육수당 지급을 내년부터 전면 실시할지, 연령별로 단계적으로 지급할지이다. 다른 하나는 지방정부의 보육예산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자체가 지방채를 발행하고 중앙정부가 이자를 지원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의 재정 분담 비율을 현행 5 대 5에서 낮추자는 게 새누리당의 주장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양육수당을 확대하고 보육 예산에 대한 지방정부의 부담을 경감해주는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가 있다”면서 “숫자 싸움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한 달여 답보 상태였지만 경선 일정을 마치는 대로 조율에 속도를 내게 될 것”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4·11총선 당시 공천 뒷돈 파문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박근혜 책임론’에 대해 단호하게 반박했다. 박 의원은 14일 밤 MBC의 새누리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 출연해 “용어부터가 공천 헌금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금품 수수는 개인비리 그런 것이지 당에서 헌금을 받은 건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공천 뒷돈 파문이 자칫 ‘차떼기당’ ‘돈봉투당’이라는 과거 이미지를 되살리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박 의원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비례대표나 지역구 의원 공천에도 많은 문제제기가 있다. 당시 전권을 쥐고 공천위원을 임명한 분으로서 사과 한마디 안 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의원은 “아직 검찰 수사에 대한 결론도 안 났는데 모든 의원이 비리에 연루된 것처럼 말을 만들어 공중파에서 한다는 게 당원으로서 금도를 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2주가량 이어지면서 새누리당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15일 “대선을 4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수사가 잘돼도 타격이고, 수사가 잘 안 돼 야당이 특별검사제를 하자고 나서도 대선 정국을 예측할 수 없게 된다”며 “‘공천특검’을 생각만 해도 머리에 쥐가 난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은 검찰이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 이어 현영희 의원만 추가 구속해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본다. 박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내세웠던 ‘공천개혁’에 흠집이 나기 때문이다. 수사가 공천위원인 현기환 전 의원 또는 그 이상을 타고 올라갈 경우 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현 전 의원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민주통합당은 곧바로 특검 도입을 요구할 게 뻔하다. 이렇게 되면 공천 비리 의혹을 ‘지병’처럼 안고 대선을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디도스 사건’에서 최구식 전 의원이 경찰-검찰-특검 수사를 거쳐 최종 무혐의로 확정될 때까지 6개월 이상 걸렸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이 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강도 높은 정치개혁 방안을 내놓으며 선제적인 위기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육영수 여사 38주기 추도식에서도 유족 대표 인사말을 통해 “국민의 삶을 챙기고 나라를 바꾸는 데 중심이 돼야 할 정치가 오히려 국민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보다 제도화해서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치로 바뀔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도식에는 박 의원의 동생 지만 씨와 김종인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 등 캠프 인사, 친박계 전·현직 의원, 박 의원 지지자 등 1만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추도식 직후 폭우가 쏟아졌지만 박 의원은 헌화와 분향을 하는 지지자들과 한 시간가량 더 인사를 나눴다. 지만 씨의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는 불참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인 정세균 의원이 15일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의 딸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새누리당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다카키 마사오는 일제강점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식 이름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8·15 광복 이전까지 관동군에 배속돼 일본군 중위로 근무했다. 야당 정치인이 박근혜 의원을 비판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일본 이름까지 거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정 의원은 이날 광복 67주년을 맞아 전남 해남군 황산면 옥매산 정상에서 열린 일제 쇠말뚝 제거 행사에 참석해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후보가 돼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경선캠프 관계자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온 사람이 자기 역량으로 주목받을 생각은 하지 않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게 좋게 비치진 않을 것”이라며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해남=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김현철 “직접 언급한 것 아닌데 출산설 말한걸로 돼 당혹” ▼최근 한 월간지 인터뷰에서 ‘박근혜 의원 출산설’을 제기한 것으로 보도됐던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경위야 어찌 되었든 박 후보께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 전 부소장은 이달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그는 이어 “문제가 된 잡지 기사만 해도 저로서는 무척 당혹스럽고 억울하다”며 “정식 인터뷰도 아니고 박 후보의 사생활 얘기를 직접 언급한 것도 아닌데 졸지에 박 후보의 사생활을 폭로한 사람처럼 매도되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또 “박 후보나 저는 전직 대통령의 자식이란 공통점이 있다. 자라온 성장과정은 물론 다르지만, 제가 느끼는 전직 대통령 가족으로서의 동병상련은 공감하고 싶다”고 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바야흐로 ‘알파걸의 세상’이 됐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진출에 대한 생각도 빠르게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정치 지도자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6.5%로 나타났다. 5년 전 조사에서는 ‘남성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58.2%)이 ‘그렇지 않다’는 사람(41.8%)보다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역전된 것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낫다’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58.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5년 전의 50.3%보다 8.4%포인트 높아졌다.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여성의 진출이 급격히 늘어도 여성 리더십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이 급격히 개방적으로 변해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조사대상 13개국 가운데 정치 지도자나 기업 CEO로서 여성의 역량에 대한 기대는 각각 9위, 8위로 아직은 하위권 수준이었다.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거나 직업을 갖는 데 대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육이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중요하다’는 항목에 77.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여자가 독립적이려면 직업을 가져야 한다’에도 52.6%가 찬성했다. ‘여자가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벌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라는 통념에 대해선 반대(34%)가 찬성(17.2%)보다 많았다. ‘엄마가 일을 하면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항목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54.5%)과 ‘그렇다’는 응답(45.1%)이 비등했다. 곽진영 건국대 교수는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데 대한 물리적, 심리적 장벽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들의 환경의식도 매우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더라도 환경보호가 우선’이라는 응답자는 49.1%인 반면 ‘환경이 어느 정도 약화되더라도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이 우선’이라는 응답자는 38.8%였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 38주기 추도식이 15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다. 매년 열리는 추도식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어 올해 추도식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크다. 무엇보다 박 의원 경선 캠프가 준비 중인 박 의원의 유족대표 인사 내용이 관심이다. 유족대표 인사말은 박 의원이 직접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말에는 육 여사에 대한 추억과 육 여사가 퍼스트레이디 시절 보여준 국민 화합과 포용의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의 해이니 만큼 박 의원이 박정희 정권 시절 과거사에 대한 진일보된 발언을 내놓거나 본인의 정책 구상을 밝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박 의원은 추도사에서 "어머니(육 여사)는 힘들고 어려운 분들을 도와주실 때 자립과 자활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며 본인의 복지정책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박 의원 캠프 측은 5·16 군사정변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호불호가 분명히 나뉘는 박정희 전 대통령보다 상대적으로 이념이나 정파에 무관하게 국민의 호감을 받는 육 여사를 부각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도 가장 좋아하는 영부인으로 육 여사를 꼽은 적이 있다. 캠프는 홈페이지를 통해 추도사를 낭독할 시민을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 40여 명의 신청자 중 노년층 1명과 중장년층 1명이 선정됐으며 이들은 본인들이 직접 쓴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다. 이번 추도식에는 지난해(2000명)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의원 지지모임인 '박사모'는 박사모 회원만 5000명 이상 참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 귀국한 박 의원의 올케이자 동생인 박지만 씨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추도식에 참여할지도 관심이다. 서 변호사가 언론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공식 행사인 추도식에는 참여하지 않고 집안 행사에만 참여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동정민기자 ditto@donga.com홍수영기자 gaea@donga.com}
세계 가치관 조사(World Values Survey)는 80여 개국에서 같은 문항을 사용해 1980년부터 약 5년 주기로 이뤄지고 있다. 로널드 잉글하트 미국 미시간대 교수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어수영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이남영 세종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가 공동 주관했으며 분석에는 곽진영 건국대 교수도 참여했다. 이번 분석은 2010∼2012년 조사 결과가 집계된 34개 국가를 대상으로 했으며, 각국에서 800∼3000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한국인에 대한 조사는 화정평화재단 후원으로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맡았다. 조사원들이 2010년 2월 27일∼3월 8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개별면접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3%이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한국인들은 의회·정당 중심의 민주주의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노인의 사회적 위상에 대한 인식이 세계 최하위권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0∼2012년 ‘세계 가치관 조사(World Values Survey)’에서 나타난 결과이다. 이 조사는 5년 단위로 실시되며, 한국인에 대한 조사는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에 의뢰해 이뤄졌다. 국가별 정서와 특성을 고려해 설문조사를 했기 때문에 조사 대상국 수는 각 문항에 따라 12∼34개국, 응답자 수는 1만6962∼5만3718명으로 차이가 난다. 먼저 ‘의회와 정당이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에 대한 선호도를 물은 결과 한국인은 ‘좋다’는 응답이 77.4%로 나타나 조사 대상 33개국 중 가장 낮았다. 전 세계적으로 ‘좋다’는 응답의 평균은 89.2%였고 가장 높은 덴마크는 99.3%에 달했다. ‘의회(국회)를 불신한다’고 응답한 한국인의 비율은 73.4%였다. 반면 ‘의회와 선거에 개의치 않는 강한 지도자가 나라를 이끈다’는 문항에 한국인이 찬성한 비율은 48.6%로 33개국 중 10번째로 높았다. 다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항목에서 한국인은 88.6%가 ‘중요하다’고 답해 전 세계 평균(83.3%)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수영 이화여대 명예교수(정치학)는 13일 “한국인들은 민주주의 정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핵심인 의회와 정당에 대한 불신 때문에 의회·정당 중심의 민주주의 정치에 높은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사회는 노인 공경을 중요한 덕목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에서 노인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이 존경받지 못한다’는 항목에 한국인의 81.1%가 ‘그렇다’고 답해 조사 대상 13개국 중 가장 높았다. ‘다른 사람들이 70대 이상 노인들을 존경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라는 문항에 47.0%만 ‘그렇다’고 답해 13개국 중 12위였다. 아울러 세계인들의 평균 이념 성향을 10점 척도(낮을수록 좌파적)로 조사한 결과 평균 5.52점으로 나타나 5년 전(5.76점)과 비교할 때 약간 ‘좌클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5년 전 평균 5.78점에서 이번에는 5.34점으로, 중도보수에서도 약간 좌클릭했다. 이남영 세종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소장)는 “유럽의 금융위기와 세계적 불황, 아랍권의 정치경제적 혼란 등으로 인한 저소득층의 생활 고충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노인에 대한 존경을 사회적 덕목으로 여기며 자부해 온 한국 사회지만 이번 세계 가치관 조사 결과 노인들은 현실적으로 제대로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요즘 노인들이 크게 존경받지 못한다’는 항목에 81.1%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13개국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노인에 대한 존경심이 약할 것이라는 통념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 비교하면 더 놀랍다. 미국인들은 노인들이 존경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66.8%가 동의했다.70대 이상 노인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서도 한국인은 67.9%가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40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83.6%가 ‘높다’고 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조사에 응한 13개국과 비교할 때 70대 이상의 사회적 지위는 평균치(58.5%)보다 낮고, 40대의 경우 평균치(78.4%)보다 높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 사회에서 노인은 존경받지 못하는 대상이 됐을까. 이는 조사 결과 한국인들이 노인을 유능하지 못한 존재로 인식하는 것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기업에서 노인보다 젊은 사람을 고용할 때 일의 성과가 더 높아진다고 보는 사람은 66.1%로, 한국이 조사 대상 13개국 중 가장 높았다. 연륜과 경륜이 젊음과 패기에 밀린 것이다. 미국인은 11.5%, 일본인은 17.4%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비교할 때 놀라운 결과다. 평균치(32.5%)와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또 70대 이상 노인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유능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18.1%에 불과했다.노인이 무능하다는 인식은 노인 부양에 대한 부담으로도 점차 이어지는 모양새다.노인들이 정부에서 제 몫보다 더 적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76.8%로 조사됐다. 상당수 한국인은 정부가 노인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있지 못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조사 대상 13개국의 평균치(82.1%)보다는 낮은 수치였다. 2006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59.1%로 나타났다.다행히 아직 ‘노인은 사회적 짐’이라는 항목에 10명 중 1명(10.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 대상 13개국 가운데 공동 6위 수준이다. 다만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에도 6.1%만이 노인을 사회적 짐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인들의 인식이 너무 급격하게 바뀌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의외의 결과는 50대 이상 응답자에서 노인을 사회적인 짐이라고 생각하는 비율(15.8%)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특히 50대의 경우 그 비율이 26.8%로 가장 높았다. 반면 20대는 7.6%, 30∼40대는 8.3%만이 노인을 사회적인 짐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노인에 대한 사회적 부양 체계가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전통적으로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까지 진 ‘끼인 세대’ 50대의 고충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세계 가치관 조사는 노인을 섬기고 존경하는 한국인의 전통적 가치가 사회의 고령화로 급격히 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광복과 전쟁, 그리고 근대화를 거치며 사회 발전을 이끌어온 노인 세대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장과 성과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더는 유능한 존재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점차 존경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이다.곽진영 건국대 교수 정치외교학}
새누리당이 대기업집단(그룹) 금융계열사에 대한 대주주 심사를 강화하고 해당 금융사들의 다른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도 추가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현행 금산분리(산업자본의 금융회사 지분 보유한도) 규정을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이나 카드, 증권으로 확장해 대기업의 금융계열사 지분 한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12일 새누리당과 재계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대기업 금융계열사 소유 규제 방안을 논의해 향후 법안 발의에 반영할 계획이다. 보험과 카드 등 현재 대기업이 보유한 금융계열사들은 설립이나 인수 시점에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금융당국이 이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불법행위가 적발된 대주주는 그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게 실천모임의 주장이다. 또 대기업 금융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한도도 현재 15%에서 더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은 현재 사실상 ‘은산(銀産·은행과 산업자본) 분리’의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민주통합당 안보다 훨씬 강경한 것이다. 민주당은 은행업에서 산업자본이 9% 넘게 지분을 보유할 수 없는 이른바 ‘9%룰’을 4%로 낮추자는 주장만 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현행 ‘9%룰’처럼 산업자본의 보험 카드 증권업 지분 보유한도를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대기업집단이 금융계열사 초과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그룹 내의 금융 및 비금융 회사가 사실상 계열분리가 되고 순환출자의 고리도 단번에 풀리는 등 재계에 막대한 파장을 줄 수 있다. 금산분리 관련 법안을 주도하고 있는 실천모임의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면 금산분리에 제2금융권도 포함시키자는 의견들이 있다”며 “이에 대한 냉정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