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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8일(현지시간)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미사일’이라고 지칭했다. 발사체에 대한 한미 당국의 조사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 정부 고위당국자가 이를 ‘미사일’이라고 부른 것은 처음이다. 섀너핸 대행은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에서 열린 2020년도 예산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군의 전투태세를 설명하던 중 이를 언급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북한의 발사 당일인 3일 저녁 조지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한이 로켓과 미사일을 쏘고 있다”는 전화 보고를 받았다는 것. 발사 직후의 1차 보고 상황을 설명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후 5일이 지난 시점에 나온 발언임을 감안하면 이후 군 당국의 분석 결과가 반영돼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던포드 합참의장은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한미군의 대비 태세에 문제가 없느냐”고 묻자 ‘미사일’이라는 질문의 표현을 부인하지 않은 채 “주한미군은 당장 오늘밤에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이런 발언으로 볼 때 미 군사당국을 중심으로 미국 행정부 내에서 북한의 발사체가 미사일이라는 확인을 마쳤을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채 북한과의 협상을 지속할 의지를 표시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실무 차원의 분석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고위당국자들은 의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언급하며 경계태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임스 앤더슨 국방부 전략 담당 차관보는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미사일방어 예산 청문회에서 “북한은 발사대 이동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고체 연료 추진형의 중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미사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경계태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테런스 오쇼너시 미군 북부사령관은 ‘현재 미군이 보유한 GMD(지상기반 미사일 요격 시스템)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언제든 성공적으로 요격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섀너핸 대행의 발언에 대해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9일 “발사 당시 합참의장으로부터 보고를 그렇게 받았다는 것이라고 답변한 내용”이라며 “지금 분석결과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발언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도 한미 정보 당국에서 공동으로 정밀 분석 중에 있다”며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정확한 탄종과 제원에 대한 분석은 시기적으로 좀 오래 걸린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백악관이 대북제재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한국의 대북 식량 지원에는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대북 인도적 지원에 앞장선다면 미국은 간섭하지 않을 것(not going to intervene)”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체 발사) 도발을 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 식량 지원을 괜찮다고 여기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북한에 관한 우리의 입장은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캠페인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초점은 비핵화에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한국이 비핵화 협상의 교착을 풀기 위한 카드로 독자적 식량 지원에 나서는 것을 막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이에 동참하거나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라고 언급한 데 이어 백악관 대변인도 이런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의 식량지원은 목표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캠페인은 이어질 것이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유지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영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이날 영국 민간 연구기관인 ‘정책 연구소(Centre for Policy Studies)’ 연설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언급하며 “이 임무는 중요하고, 이를 위해 전 세계가 참여한 압박 캠페인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것은 세계 안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영국 로열네이비호가 북한의 해상 불법환적을 막기 위해 태평양에 배치된 사실을 언급하며 “협력에 감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을 상대로 한 미국의 외교적 압박을 영국이 지지하는 것에 감사한다”며 ‘압박’ 기조에 힘을 실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대리석 바닥 위로 화려한 샹들리에 6개가 번쩍이는 건물 로비. 이달 초 오후 9시가 다 돼가는 시간대에 찾은 미국 워싱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는 짙은 색 슈트 차림의 남성들이 가득했다. 벽 한쪽에 자리 잡은 기다란 칵테일 바가 멀리서 보면 검은 띠를 두른 것처럼 보일 정도로 모두가 검은색 정장 차림이었다. 정장 차림의 여성들은 대형 모피 숄이나 럭셔리한 스카프로 한껏 멋을 냈다. 칵테일 바 외에도 대형 홀처럼 탁 트인 로비 전체를 수십 개의 테이블과 고급 소파로 채워 놓은 트럼프 호텔의 밤은 그야말로 북적이는 사교의 장이었다. 저녁이면 가벼운 셔츠 차림의 사람들이나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워싱턴의 다른 호텔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와인 주문을 받던 이 호텔 직원은 “주변에 정부청사들이 있어서 그런지 정부 관계자가 많이 온다”며 “로비스트나 외교관, 변호사들이 몰려드는 곳”이라고 귀띔했다.○ 로비스트의 고향 윌러드 호텔 워싱턴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위치한 트럼프 호텔은 요즘 로비스트들의 새로운 집합소가 되고 있다. 저녁이 되면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주요 로펌 변호사들은 물론이고 외국에서 출장 온 기업인과 로비스트들이 이 호텔의 로비와 레스토랑을 채운다. 이들의 미팅 상대인 의회 고위 인사와 외교관 등이 자리를 함께하는 것은 물론이다. ‘로비스트’라는 말은 원래 워싱턴 윌러드 호텔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50년 세워진 윌러드 호텔은 백악관에서 5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위치로, 의회 인사 및 당대의 유명 정치인들이 자주 찾던 곳. 이들을 만나려는 이익집단 대표들이 이 호텔 로비에서 모이는 일이 일상화하면서 이들을 로비스트라고 부르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제는 윌러드가 아닌 트럼프 호텔이 그 이름을 다시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위기다.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미국 전역에서 투자, 개발해 놓은 트럼프 호텔 및 관련 시설들은 상당수가 카지노 시설을 갖춘 관광 리조트이다. 그러나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워싱턴 소재 호텔은 다르다. 호텔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 백악관이 있고, 주변에는 상무부, 재무부, 교육부 같은 행정부 건물이 포진해 있다.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거나 정부 관련 행사를 하기에 가깝고 편리한 위치다. 로비스트들이 이곳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단순히 미팅의 편리함이나 동선, 위치 때문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호텔을 사용함으로써 호의를 표시하고, 이를 통해 그에게 존재를 각인시키거나 줄을 대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워싱턴 정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호텔은 주변의 다른 호텔보다 값이 비싼데도 수요가 많다는 것. 5성급 트럼프 호텔은 하루 숙박비가 최소 800달러(약 94만 원)를 넘어선다. 워싱턴의 한 로펌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변호사 A 씨는 “트럼프 호텔이 주변의 다른 호텔보다 값이 비싼 편인데도 그곳을 이용하는 동료 변호사가 많다”며 “이름이 갖는 상징성부터 뭔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느끼는 클라이언트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핵심 정보가 공유되고 중요한 전략들이 논의되면서 이 내용을 파악하려는 외국 정보기관들의 도청, 감청 장치가 호텔 곳곳에 설치돼 있다는 말도 나온다. 미 정치전문 주간지인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최근 트럼프 호텔에 대해 “스파이들이 접선하는 최적의 장소”라면서 “호텔 직원들이 도청, 감청 장치를 걸러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딸-사위 집중 타깃 트럼프 호텔의 인기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커지는 로비의 수요와도 궤를 같이한다. 수시로 쏟아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성 발언과 예측 불가능한 결정, 이로 인한 정책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 내부 상황을 파악하려는 외국 정부 및 기업들의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것. 참모진을 비롯한 행정부 인사들도 수시로 경질 혹은 교체되면서 정보 네트워크가 약해지고 있는 만큼 로비를 통해 내부에 줄을 대려는 외교 안보 정치 경제 인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워싱턴에 위치한 외국 공관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 비해 정책 기류나 내부 분위기를 파악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이야기”라며 “면담 기회가 적고 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도 줄어들었다. 적극적으로 로비를 펼치지 않으면 본국에 보고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대사관을 통한 공식 채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 로비스트 혹은 자문회사들은 1건당 20만∼30만 달러의 자문료를 받고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딸 이방카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집중 타깃이다. 중동의 ‘큰손’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접선 면을 넓히기 위해 쏟아붓는 비용은 특히 엄청나다. 석유 거래와 관련 분야의 개발 프로젝트 에너지 정책 등 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미국의 대(對)중동 외교안보 정책이 중동국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로비도 그만큼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대리하는 로비스트들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3개월 동안 트럼프 호텔의 객실 500개를 통째로 예약했다. 사우디 군 관계자들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의회 인사들과 면담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사우디 측은 당초 버지니아주 북쪽에 위치한 호텔을 예약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호텔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우디 측이 지불한 숙박비는 1인당 768달러. 당시 행사에서 트럼프 호텔에 건넨 비용의 총액은 27만 달러에 달했다. 비즈니스맨으로 거래와 수익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의 기질을 아는 이 국가들의 ‘정치적 투자’는 워싱턴을 넘어선다. 대표적인 타깃이 트럼프 대통령의 본거지인 뉴욕의 트럼프 월드 타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 정부가 임차 계약 혹은 재계약을 하려고 국무부에 승인을 요청한 건수는 13건에 달한다.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 같은 중동국가들 및 태국 슬로바키아 유럽연합(EU) 같은 국가들이 이 명단에 올라있다.○ 현직 대통령의 호텔 운영 수익, 괜찮을까 워싱턴 트럼프 호텔은 원래 우체국으로 쓰이던 건물이었다. 높은 종탑이 있는 이 고풍스러운 건물은 1899년에 완공된 이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우편 업무를 처리하던 곳. 이후 우체국이 문을 닫으면서 관세청 등 다른 정부 건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1970년대 주변에서 정부청사 단지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한때 철거 위기에까지 놓이게 된다. 이런 건물을 트럼프 가문의 지주회사 DJT홀딩스가 60년 계약으로 임차하면서 호텔로 탈바꿈시켰다. 호텔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문을 연 것은 2016년 9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그의 당선은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명의로 된 호텔을 운영하며 수익을 벌어들이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로비와 ‘뇌물’ 논란을 낳았다. 연방정부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는 형식도 비판을 키웠다. 이 때문에 운영 및 세금 문제를 놓고 의회의 공격이 끊이지 않았고, 수시로 언론의 도마에 오르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이 호텔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그 상징성만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 헌법 1조 9항의 ‘소득(Emoluments)’ 조항은 정부 공직에 있는 사람이 의회의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이나 대가를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외국 정부가 미국 내 자산을 사들이거나 임차할 때에는 국무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외국공관법(Foreign Missions Act)의 적용을 받는다. 그동안 이를 엄격하게 적용해온 정부가 최근 트럼프 호텔과 관련해 이 원칙을 허물 소지가 있는 결정을 내린 것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국무부가 7개국 정부가 미 의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뉴욕의 트럼프 월드 타워를 임차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 이를 놓고 미 언론들은 “사실상 외국 정부의 ‘뇌물’ 제공으로 볼 수 있는 사안임에도 국무부가 대통령의 사익(私益)을 위해 이를 승인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호텔 운영을 놓고 메릴랜드주와 워싱턴DC 지방정부의 법무장관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사안은 법정으로까지 옮겨가 있는 상태. 의회는 “미국 국민들은 호텔의 운영 현황을 투명하게 알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의회는 트럼프 월드 타워의 임대와 관련된 자료를 요청했지만 단 한 번도 제출받지 못했다. 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

이란이 8일(현지 시간)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 탈퇴 1년을 맞아 핵개발 재개를 선언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 항공모함 전단 및 전폭기 중동 배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이라크 전격 방문 등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대한 일종의 ‘맞불 카드’다. 이에 맞서 팀 모리슨 미 백악관 특보 겸 대량살상무기(WMD) 선임 국장도 이날 “이란 추가 제재를 기대하라. 아주 빠른 시일 안에(very soon)”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양국의 강대강(强對强) 대치로 중동 전역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핵합의 탈퇴 1년 만에 “핵개발 재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IRIB에 출연해 “핵합의 당사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이란도 이를 지킬 이유가 없다. 미국의 일방적 핵합의 탈퇴와 경제 제재가 이어진 지난 1년간 인내해 왔지만 앞으로는 핵합의에서 정한 농축 우라늄 및 중수(重水)의 보유 한도를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란 INSA통신은 이란 외교부가 핵합의 서명국인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독일에 핵합의 이행 축소 서한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밝힌 ‘불이행’의 핵심은 그간 외부로 반출했던 한도 이상의 농축 우라늄 및 중수를 이란 내에 저장하겠다는 것이다. 핵합의 후 이란은 농도 20%의 고농축우라늄을 3.67%의 저농도로 희석시키고 보유량도 최대 300kg으로 제한했다. 3.67%는 경수로 연료로 쓸 수 있는 농도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중수로의 감속제 및 냉각제로 쓰이는 중수의 생산 한도도 130t으로 제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당장 핵합의를 전면 파기하지 않겠다”면서도 “핵합의 당사국이 60일 안에 핵합의에서 약속했던 원유 수출 및 금융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도 성명을 통해 60일이 지나도 변화가 없으면 플루토늄 원자로 건설을 재개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3년간 핵합의를 준수했지만 지난해 미국의 일방적 탈퇴 후 1년간 합의 준수에 따른 경제적 이득을 거의 얻지 못했다. 특히 온건파 로하니 대통령은 내부 강경파의 압박 및 여론 악화를 의식해 강경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경제 제재를 재개한 후 화폐가치 하락, 생필품 품귀, 물가 상승 등으로 국민들의 생활고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 전격 이라크 방문한 폼페이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면담을 갑자기 취소하고 이란과 국경을 맞댄 이라크를 찾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동행한 기자단에 “고조되는 이란 위협에 대응하고, 미국이 이라크 주권을 보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확신시켜 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도착 직후 아딜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만났다. 이번 방문은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 소수 시아파가 다수 수니파를 지배하는 시리아 등과 이란 중심의 시아파 동맹을 구축하려는 이란의 전략을 사전 차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달 2013년 취임 후 최초로 ‘앙숙’ 이라크를 방문해 관계 강화를 시도했다. CNN은 7일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 군대와 대리인이 이라크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미군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란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 항공모함의 중동 배치도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에 싣고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란의 최대 적국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8일 “이란의 핵무기 획득을 허용하지 않겠다. 우리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는 자들과 싸우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도 “이란이 핵합의를 위배하면 유럽이 제재를 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반면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등은 이란을 옹호하며 미국에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모하마드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도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미국의 압박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정권의 외교정책에 대한 미국 내 비판도 상당하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7일 “이란 핵위기, 북핵 협상 교착, 미중 무역전쟁 재개 우려,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 등 핵심 외교 사안이 동시에 난항에 빠졌다. 대통령이 4개국에 관한 위험을 저글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매닝 미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대통령의 개인기나 정상회담에 치중한 외교의 한계”라며 “대통령은 외교를 부동산 거래와 비슷하게 보지만 외교는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보좌관을 지낸 안보전문가 콜린 칼도 7일 포린폴리시에 “미국의 최대 압박이 이란과의 군사 대치만 심화시켰다”고 꼬집었다.카이로=서동일 dong@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라늄 농축 등 일부 핵개발 활동 재개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7일 보도했다. 지난해 5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한 지 꼭 1년만이다. 이란의 핵개발 재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RNA통신에 따르면 7일 이란 외무부는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2015년 핵합의 체결 5개국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핵합의 불이행 의사를 통보했다. 구체적 내용이 담기지는 않았으나 원심분리기 생산, 한도 이상의 우라늄 농축 등을 재개하는 식이 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추측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에게 별도 서한을 보내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벌인 지난 1년 간 이란은 핵합의를 지키려 노력했다. 다른 당사국이 합의를 준수하지 않아 이란도 이를 일부 철회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대이란 압박 수위를 높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7일 예정됐던 독일 방문을 전격 취소하고 이라크를 방문해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 이란을 겨냥한 항공모함 전단 및 폭격기 부대도 중동에 배치했다. 프랑스도 “이란이 핵합의를 위배하면 유럽이 제재를 재개할 의무가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카이로=서동일특파원 dong@donga.com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통화를 갖고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한 사실을 밝혔다. 한반도가 타격권인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정작 당사국인 한국을 뺀 미일 정상 간 전화 협의가 먼저 이뤄진 것을 놓고 한국 소외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방금 아베 일본 총리와 북한과 무역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며 “아주 좋은 대화였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최근 진행 상황을 논의했으며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 방법에 대한 양국의 의견 일치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정상은 이달 말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일 및 양국 및 역내 무역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부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취재진에 내용을 설명하며 “미국과 완전히 일치해 북한에 대응하기로 했다”는 말을 두 차례 반복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서는 “미일 전문가끼리 협력해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지만 한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연대 의지를 밝히면서도 한국을 제외한 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만 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미국 국무부가 6일(현지 시간) 북한 인권과 관련된 성명을 내고 “지독한(egregious) 침해와 학대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며 깊이 근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진행된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계기로 내놓은 성명이지만, 북한의 발사체 발사 후 나온 데다 이례적으로 강한 톤이어서 주목된다. 국무부는 이날 모건 오태거스 대변인 명의로 낸 ‘북한의 자유를 지지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북한자유주간을 돌아보며 우리는 탈북자와 인권단체가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을 계속 조명하려는 노력을 인정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4월 마지막 주에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등 한미 양국의 대북인권단체 및 탈북자들이 참여해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렸다. 국무부는 “북한에는 10만여 명이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있고 그들의 가족과 아이들도 고통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국무부가 이 시점에 ‘지독한’ ‘끔찍한’ 등 수위가 센 표현을 동원한 비판 성명을 발표한 것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맞서 인권 카드로 북한 정권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북한이 4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놓고 미국 워싱턴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사일이 맞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국장은 6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차 분석 결과 북한 발사체의 실제 비행거리는 220km, 사거리는 450km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한국을 사정권에 둔 매우 위협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발사가 이뤄진 직후 연기가 궤적을 따라 그리는 위성사진을 CNN에 공개하고 “이런 정황들은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한 전문가다. 루이스 국장은 지대지 형태라는 사실만으로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말할 수 없다는 국가정보원 설명에 대해 “미 본토를 겨냥한 소련의 미사일(FF18)도 지대지였다”며 “사거리가 수백 km에 달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설명은 비상식적(crazy)”이라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신형 미사일을 실험해야 할 필요가 있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대외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평택 험프리스 기지에 도달하는 발사체 발사로 미국에 ‘미군을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등의 3가지 목적으로 발사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CNS) 선임연구원과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조슈아 폴랙 수석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도장치의 여부, 발사대의 형태 등 여러 가지 정황을 볼 때 미사일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는 대북제재와 관련해 강경론이 재점화되고 있어 실질적인 입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화당 소속 팻 투미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북한은 선의로 협상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는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특파원}

북한이 3일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을 놓고 미국 워싱턴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사일이 맞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 당국이 ‘발사체’라는 표현을 쓰며 평가를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민간 전문가들은 “한국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라는 냉정한 분석과 함께 더 강도 높은 추가 도발이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까지 내놨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국장은 6일(현지 시간)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1차 분석 결과 북한 발사체의 실제 비행거리는 220km, 사거리 450km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수일 내 공개될 최종 분석에선 400~500km로 나올 것”이라 진단했다. 또 “발사체는 한국을 사정권에 둔 매우 위협적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발사가 이뤄진 직후 연기가 궤적을 따라 그리는 위성사진을 CNN에 공개하고 “이런 정황들은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한 전문가다. 루이스 국장은 지대지 형태라는 사실만으로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말할 수 없다는 국가정보원 설명에 대해 “미 본토를 겨냥한 소련의 미사일(FF18)도 지대지였다”며 “사거리가 수 백 킬로에 달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설명은 비상식적(crazy)”이라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날 본보와 만나 “한 발의 미사일과 여러 발의 로켓탄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신형 미사일을 실험해야 할 필요가 있고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대외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평택 험프리스 기지에 도달하는 발사체 발사로 미국에 ‘미군을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등의 3가지 목적으로 발사를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데이빗 쉬멀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CNS) 선임연구원과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조슈아 폴락 수석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도장치의 여부, 발사대의 형태 등 여러가지 정황을 볼 때 미사일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는 대북제재와 관련해 강경론이 재점화하고 있어 실질적인 입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화당 소속 팻 투미 상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북한은 선의로 협상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는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 맞대응을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5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ABC, CBS 등 3개 방송사와 진행한 연쇄 인터뷰에서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보였다. 북한이 결정적 선을 넘은 것은 아닌 만큼 기존 ‘제재 외교’ 틀 안에서 북한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ICBM은 아니다”며 톤다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발사체에 대해 ‘미사일’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그것들(they)’ ‘단거리(short-range)’ 등으로 표현했다. 그는 “단거리로 여러 발 발사됐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장거리 미사일은 아니란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유예(모라토리엄) 약속을 파기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위협하는 ICBM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그는 ABC방송에서도 “(북한 발사가) 국제적 경계선을 넘은 것은 아니다. 북한 동해에 떨어져 한국 미국 일본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권이 자신들의 외교 성과로 집중 부각해온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강한 희망도 피력했다. 그는 CBS방송에 “외교를 넘어선 어떤 것에 의지하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믿는다”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외교’ ‘협상’ 등의 단어를 반복해 사용하면서 “(대북정책의) ‘다른 경로’로 가기 전에 가능한 모든 외교적 기회를 써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심각한 영양실조 실태를 언급하며 구체적 대북 식량 지원 가능성도 열어 놨다. 실제 지원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대북제재 속에서도 인도적 지원은 가능하다”며 향후 비핵화 협상 추이에 따라 식량 지원을 포함한 경제적 상응 조치가 뒤따를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 지도층의) 돈이 (군사적 목적이 아닌) 자국 주민들을 돌보는 데 사용될 수 있었다. (그렇게 되지 않아) 너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北의 추가 도발 빌미” 지적도… 트럼프, 아베와 통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오히려 북한의 추가 도발 여지를 남겼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ICBM만이 모라토리엄의 대상이자 대북제재의 핵심’이라고 일종의 선을 그어 북한에 저강도 도발을 이어갈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대화가 멈춰진 틈을 타 북한 군부가 그간 점검하지 못했던 재래식 무기 및 미사일 능력을 증강시키려 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날 CNN에 4일 발사 당시를 포착한 위성사진을 제공한 미 싱크탱크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 소장도 현 상황이 2006년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깼을 때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CNN에 “당시에도 북한은 기술적으로 협정을 위반하지 않는 단거리 미사일부터 발사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점차 강한 것으로 가기 위한 고전적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6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 발사체와 관련한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미일 간 긴밀하게 연대해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아베 총리와 북한 문제에 관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나리·한기재 기자}

‘북한이 아직 선을 넘지는 않았으니 일단 협상 노력을 지속해 보겠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5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내놓은 반응은 이렇게 요약된다. 그는 이날 ABC, CBS, 폭스뉴스 3곳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이런 미국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발사가 이뤄지기 전부터 예정돼 있던 인터뷰라는 게 국무부 설명이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 북한 발사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3개 방송사의 인터뷰 질문도 초반부터 북한에 집중됐다. ●“ICBM은 아니다”며 신중 모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발사한 게 정확히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상대적으로 단거리였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 장거리 미사일은 아니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유사한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미사일’이라는 용어는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는 “데이터를 분석 중이며 최종 결론은 국방부에 맡기겠다”면서도 “단거리로 여러 발 발사됐다”며 톤다운 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모라토리엄) 약속을 파기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들여다봐야 한다”면서도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위협하는 ICBM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발사체가 단거리임을 부각시키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성과로 부각해온 북한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런 평가와 함께 북한과의 협상 판을 깨지 않고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그는 “비핵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기회를 써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나의 카운터파트들을 계속 협상에 초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외교 외에 다른 방법에 기대지 않고 비핵화를 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 ‘협상’ 등의 단어를 반복하면서 “평화적인 해결방법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재 상황에서도 인도주의적 지원은 허용된다”며 식량 지원 가능성을 열어놨다. ●대화 판 열어놓는 마지막 기회? 폼페이오 장관은 인터뷰 진행자가 북한에 억류돼 있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자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내가 함께 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이것이 어려운 도전임을 알고 있으며, 북한이 어떤지를 알지만 다른 경로로 가기 전에 (협상) 가능성이 있는지 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역사상 가장 센 제재를 부과한 대통령”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런 제재가 김 위원장에게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북러 정상회담 후 발사를 감행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현재 북한과의 소통에 대해서는 “우리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연락을 해왔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앞으로 상황을 실제 진전시킬 수 있는 왕성한 대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답변을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며 북한과 접촉이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정상 간 소통 시도가 이어지고 있음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협상을 책임지는 국무장관이 도발에 대한 비난보다는 상황 관리에 방점을 찍으면서 공은 다시 북한으로 넘어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런 외교적 시도가 얼마나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점차 높이며 미국을 자극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경로’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소식통은 “호랑이는 웃고 있을 때가 더 무서운 법”이라며 미국의 협상 의지에 대한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경계했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워싱턴에서 한미클럽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연말을 언급했지만 미국의 인내심이 (그 전에) 끝날 것”이라며 “더 많고, 더 강한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제재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단거리로 여러 발 발사됐다”며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비핵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기회를 써 볼 것”이라며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이어나갈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C, CBS방송 및 폭스뉴스 등 3개의 방송사와 연쇄 인터뷰를 갖고 미국 정부의 이런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발사체들이) 그 어느 국제 경계선도 넘지 않은 채 북한의 동쪽 바다에 떨어졌고,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며 “ICBM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발사가 핵·미사일 실험의 중단(모라토리엄)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들여다봐야 한다”면서도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위협하는 ICBM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외교 외에 다른 방법에 기대지 않고 비핵화를 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력을 쓰지 않고 핵무기를 없애고 검증할 수 있는 모든 외교적 기회를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인터뷰 내용 곳곳에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해 ‘선해’(선의로 해석)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ABC ‘디스위크’에 출연해선 “(북한의 발사체는) 상대적으로 단거리용(relatively short range)”이라고 밝혔고, 발사체가 ICBM이 아니라서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고 안심시켰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 전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쏘긴 쐈는데 자기네(북한) 영해 안에서 왔다 갔다 한 일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얘기한 건 미국도 일을 키울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그러나 북한의 추가 도발 여지를 남겼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ICBM만이 모라토리엄(동결)의 대상이며, 대북 제재의 핵심이라고 선을 그은 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을 시험에 들게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을 통해 ”미국이 운운하는 ‘경로 변경’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밝힌 것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북한 군부는 앞으로 대화가 멈춰진 틈을 타서 그동안 점검하지 못했던 재래식 무기나 미사일 능력을 증강시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도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계로 이번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반응을 정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과거 패턴을 재현하는 듯한 추가 도발을 한다면 엄중히 경고해야겠지만, 자칫 호들갑을 떨면 북한이 이를 빌미로 안전보장 프레임으로 확장해서 나올 경우 한미가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대화 재개의 불씨가 살아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ABC와의 인터뷰에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가졌느냐는 질문에 ”대화는 있었다“고 답했다. 또 ”앞으로 몇 주 동안 활발히 대화할 수 있게 돼 대화 진전을 위한 방법에 대해 협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북한으로부터 답변도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이 3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접한 미국의 반응은 신속하고도 신중했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들이 강경한 맞대응을 자제하며 수위를 조절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북한을 달래는 모양새다. 그러나 북한이 향후 도발 강도를 높여갈 경우 ‘화염과 분노’식 대응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면밀 분석 속 절제된 대응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힌 시점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뒤 13시간 만이었다. 그는 “김정은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적 잠재력을 알고 있고,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경제발전 가능성을 다시 거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북-미 합의를 깨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아직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서 북한의 발사와 관련해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발사가 이뤄진 직후인 3일 밤 성명을 내고 “북한의 활동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필요에 따라 감시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말 이외에 다른 평가나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협상의 판을 깨지 않는 선에서 수위 조절을 한 저강도 도발로 보이는 만큼 미국도 북한의 의도 등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절제된 대응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에게서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을 당시에는 화를 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자신을 속인 것처럼 화를 냈다(pissed off)”며 “고위 참모진이 그에게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에는 어떤 트윗도 올리지 말라’고 강하게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다음 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릴 때에는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전날 밤처럼 벌컥 화를 내지는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北, 불만 표출하며 트럼프 압박”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와 언론들은 북한의 발사에 대해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뒤 북한 내부에서 커지는 불만을 표출하며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미국에 협상하자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지만, 북한이 위협 수위를 높여갈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의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 아버지 때 쓰인 낡은 각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로 자찬해온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중단이 깨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음 차례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에 흥미가 없는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 인사들이 있다”며 북한이 이들에게 협상 중단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 국가이익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도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긴장 고조의 위험한 사이클로 되돌아가는 초기 단계에 놓인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일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북한과 협상이 결렬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분명히 경로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북한이 3일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소식을 접한 미국의 반응은 신속하고도 신중했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들이 강경한 맞대응을 자제하며 수위를 조절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북한을 달래는 모양새다. 그러나 북한이 향후 도발 강도를 높여갈 경우 ‘화염과 분노’식 대응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면밀 분석 속 절제된 대응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밝힌 시점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가 이뤄진 뒤 13시간 만이었다. 그는 “김정은은 북한의 대단한 경제적 잠재력을 알고 있고,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할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면서 북한의 경제발전 가능성을 다시 거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북-미 합의를 깨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아직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서 북한의 발사와 관련해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발사가 이뤄진 직후인 3일 밤 성명을 내고 “북한의 활동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필요에 따라 감시활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말 이외에 다른 평가나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협상 판을 깨지 않는 선에서 수위 조절을 한 저강도 도발로 보이는 만큼 미국도 북한의 의도 등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절제된 대응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에게서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을 당시에는 화를 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4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자신을 속인 것처럼 화를 냈다(pissed off)”며 “고위 참모진들이 그에게 ‘문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에는 어떤 트윗도 올리지 말라’고 강하게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다음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릴 때에는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전날 밤처럼 벌컥 화를 내지는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北, 불만 표출하며 트럼프 압박”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와 언론들은 북한의 발사에 대해 “하노이 회담의 결렬 뒤 북한 내부에서 커지는 불만을 표출하며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미국에 협상하자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지만, 북한이 위협 수위를 높여갈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의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 아버지 때 쓰여진 낡은 각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로 자찬해온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중단이 깨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음 차례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에 흥미가 없는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인사들이 있다”며 북한이 이들에게 협상 중단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미 국가이익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도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긴장 고조의 위험한 사이클로 되돌아가는 초기 단계에 놓인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일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CIA)국장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북한과 협상이 결렬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은 분명히 경로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대선후보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미국 상원의원이 “(대북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의 흠을 잡을 수 없는 분야”라며 추켜세워 눈길을 끌었다. 그는 4일 녹화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구상의 위협이며, 우리는 중국과 역내 다른 국가들이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제재 이행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공군이 1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공군 글로벌스트라이크사령부는 이날 오전 2시 42분(한국시간 1일 오후 3시 42분) 미사일이 발사됐으며 6759km를 비행해 마셜제도 목표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성명에서 무기체계의 정확성,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계획한 실험이라고 밝혔지만 북한에 대한 간접적인 경고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국방부는 이날 북-미 대화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인 대비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최우선 해법은 외교이며 북한 비핵화는 최우선 목표”라면서도 “미군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외교 실패에 대비한 준비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올여름까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고 버틸 경우 미국의 대북 정책이 강경 대응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모두가 원하는 것은 ‘굿 딜’(좋은 합의)이며 북-미가 서로 합의된 딜이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범위를 좀 더 넓혀서 포괄적인 안목을 갖고 사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내신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앞서 정부가 제안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합의)이 유효한지와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과 미국 중 어느 쪽이 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대화가 멈춘 가운데 북한의 태도 변화가 먼저 필요함을 시사하면서 미국의 일괄타결 강조 기류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에 대해 “중요한 대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비건 대표는 8∼10일 서울을 찾아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워킹그룹회의 및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또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달 하순 한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을 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일 보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신나리 기자}

미국 사법부가 1일(현지 시간) 2월 스페인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습격을 주도한 반(反)북한단체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의 기소장을 공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등이 보도했다. 재클린 출리안 미 연방판사가 서명한 기소장에는 위협, 상해, 겁박, 강도 등 7개 혐의가 적시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홍 창은 2월 22일 칼과 가짜 총기 등을 소지한 6명의 자유조선 회원과 함께 마드리드 북한대사관에 침입했다. 이들이 컴퓨터, 하드드라이브, 휴대폰 등을 탈취한 뒤 미국으로 도주하기까지 과정도 자세히 기술돼 있다. 당시 홍 창은 마드리드를 떠나 포르투갈 리스본을 거쳐 미국에 입국했다. 2월 27일 뉴욕에서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와 만나 컴퓨터 2대와 휴대폰 등 북한대사관에서 탈취한 물품들을 건넸다. 그는 당시 정황에 대해 FBI 측에 상세히 설명하며 “칼과 총기를 가져갔지만 꺼내지는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검찰은 홍 창이 멕시코 국적의 미 영주권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그의 운전 면허증에 적힌 주소 및 수사당국에 포착된 행보 등으로 볼 때 현재 캘리포니아주 중부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미 연방보안청은 지난달 29일 수배 전단을 발표하고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는 그의 송환을 요청하고 있는 스페인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8일 홍 창과 함께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또 다른 자유조선 회원 크리스토퍼 안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했다. 홍 창의 변호사와 그를 지지하는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스페인이 북한 측 주장만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수사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그를 스페인으로 송환해선 안 된다는 뜻을 드러냈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이들이 무기를 소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는 등 북한 측의 ‘습격’ 주장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또 미국 정부의 공개 수배로 이들의 신변이 위험해졌으며 북한이 이들을 암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앞으로 25년간 인프라(사회간접자본) 분야에 2조 달러(약 2330조 원)를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에 합의했다. 민주당이 뮬러 특검보고서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까지 검토 중인 극도의 대치 상황에서도 핵심 국가이익을 위해서는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90분간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매우 건설적인 만남이었다”며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당초 1조5000억 달러 수준에서 논의되던 투자 규모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보다는 높게 가자”고 조정을 제안하면서 2조 달러로 늘어났다. 펠로시 의장과 슈머 원내대표는 “이번 회동에는 과거 만남들과 달리 선의가 있었다”며 “인프라 (투자) 딜이 크고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양측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카메라 앞에서 격한 설전을 벌였고, 이후에도 공개적인 비난 발언으로 신경전을 지속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이번 회동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적으로도 미국을 더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미 의회전문 매체인 더 힐은 “4개월 동안 분열됐던 정치권이 주요 입법 사안에 대해서는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신호”라고 평가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양측은 도로와 고속도로, 교량, 터널, 철도, 항공 체계 현대화, 광대역 통신 확대 등 인프라 재건에 대해 훌륭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인프라 투자의 구체적인 내용과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3주 뒤에 다시 만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거액의 투자 계획이 결국 세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정치권이 이날 백악관에서는 모처럼 초당적인 협력 장면을 연출했지만 불법이민자 및 국경장벽 문제, 탄핵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는 긴장 관계를 이어갔다. 2020 대선 캠페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민주당 후보들의 공격 수위도 높아지는 추세다. 민주당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뮬러 특검이 아직 풀지 못한 일을 (백악관과 공화당이) 막는다면 유일한 합법적 수단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며 탄핵 필요성을 거론했다. CNN방송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 후 야당 성향의 유권자들에게서 받은 지지율은 11%포인트 뛰어올랐다. 조사에 응한 유권자의 39%는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을 최선의 선택이라고 답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미국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의 전망이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 개최 가능”을 언급했던 과거와 달리 신중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기색이 역력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주관한 ‘뉴스메이커 시리즈’ 대담에 출연해 “3차 정상회담이 올해 여름까지 열릴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모른다. 나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달 5일 CBS방송 인터뷰를 비롯해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3차 회담이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던 것과 사뭇 달랐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양국 정상이 만났을 때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을 분명히 조성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이 미국이 아닌 러시아, 중국과 밀착하면서 미국 측의 실무 협상 요구를 외면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런 식이라면 정상회담 못 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북-미 협상을 책임지는 국무장관의 이런 태도는 미국이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나쁜 딜’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점이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지 않았느냐”며 “짧게는 몇 달, 길게는 연말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협상이 실패하면 경로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는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을 비난했다. 최 제1부상은 30일 “(미국이) 이른바 ‘경로 변경’을 운운했다. 이것은 최대의 압박과 경제 봉쇄로도 우리를 어쩔 수 없게 되자 군사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어이 우리 제도를 무너뜨려 보려는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이라며 “(경로 변경은) 미국만의 특권이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우리(북)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벌였던 지난해에도 일부 핵시설에서 활동은 계속됐으며 일부 시설의 활동은 오히려 늘었다고 지적했다. 코르넬 페루처 IAEA 수석조정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20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준비위원회 성명에서 “지난 10년간 북한이 5MW(메가와트) 원자로와 핵연료 재처리시설을 가동하고, 농축시설을 확장했으며, 경수로를 건설한 징후를 관측했다”고 밝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런 북한을 비핵화하려면 선제공격으로 북핵을 제거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주간지 뉴요커가 전했다. 이 주간지는 대북 강경파인 그가 여전히 군사적 해결을 원하지만 전쟁에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이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기재 기자}

30일 물러난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마지막 공무인 퇴위식에서 ‘레이와(令和) 시대의 평화’를 기원했다. 1989년 1월 일왕으로 취임하며 헤이세이(平成) 시대 키워드로 평화를 꼽은 데 이어 다음 시대에도 평화가 이어지기를 강조한 것이다. 이날 오후 5시 일왕의 거처인 도쿄(東京) 고쿄(皇居)의 궁전 안에 있는 영빈관 마쓰노마(松の間).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포함한 각료, 지방자치단체장 등 300여 명의 내빈이 참석해 있는 가운데 육중한 문이 열렸다. 아키히토 일왕과 미치코(美智子) 왕비가 입장했다. 거울, 검, 굽은 구슬로 왕실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세 가지 보물인 3종 신기(神器)가 일왕 양옆 책상에 놓였다. 국민을 대표해 아베 총리가 먼저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일왕은 왕비와 함께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내일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주셨다. 우리는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아키히토 일왕은 “오늘로 일왕의 직무를 마치게 됐다. 즉위로부터 30년, 지금까지 일왕으로서 역할을 국민의 깊은 신뢰와 경애 속에서 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국민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레이와 시대가 평화롭고 많은 결실을 보기를 왕비와 함께 진심으로 바라고, 우리나라(일본)와 세계인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 의식을 끝으로 아키히토 일왕의 공무는 끝났다. 퇴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조코(上皇) 지위로 도쿄 아카사카(赤坂)의 옛 사저로 거처를 옮긴다. 이사가 마무리될 여름 무렵까지는 고쿄에서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히토 일왕의 재위 중 마지막 공식 발언이지만,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나 헌법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 즉위 후 첫 소감으로 “헌법을 지켜 이에 따라 책임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2015년부터는 전몰자 추도식 등에서 과거사와 관련해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 나루히토(德仁) 왕세자는 1일 0시를 기점으로 제126대 일왕으로 즉위했다. 정부 일각에서 “0시에 맞춰 즉위식을 거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국민 편의를 위해 행사를 1일 오전 10시 30분으로 늦췄다. 이 행사는 마쓰노마에서 열리는 3종 신기 계승식이다. 이 의식에는 나루히토 새 일왕의 작은아버지인 마사히토(正仁)와 동생 후미히토(文仁)만 참석할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왕위 계승 자격을 갖춘 성인 남성 왕족만 참석한다’는 전례에 따른 것인데, 여성 왕족이 배제돼 논란이 일기도 한다. 공영방송 NHK는 30일 하루 종일 헤이세이 특집을 내보냈다. 중간중간 아나운서가 ‘헤이세이의 남은 시간’을 분 단위로 알렸다. 저녁엔 도쿄 중심가 시부야에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새 시대를 여는 카운트다운 행사를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아키히토 일왕이 동서 냉전 말기부터 자신을 포함한 미국 대통령 5명을 일본에 초대한 것에 감사를 표시하고 미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을 대표해 나와 아내(멜라니아 여사)는 아키히토 일왕과 미치코 왕비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헤이세이 시대가 가고 새로운 세대가 즉위를 준비하는 시점에 미국과 일본의 긴밀한 관계가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에 위대한 동맹인 일본과의 파트너십과 협력이라는 전통을 지속해 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6∼28일 일본을 국빈 방문해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해외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나루히토 신임 일왕을 만날 예정이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중국 선양에서 공안 당국에 지난달 27, 28일경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9세 최모 양을 비롯한 탈북민 7명의 생사와 소재지 파악에 한국 외교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인권단체 등은 탈북자들의 북송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 양의 부모는 지난달 29일 외교부를 찾아 면담을 했으나 최 양을 비롯한 탈북자의 소재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재가 파악되면 바로 알려드리겠다”는 답변이 전부였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 정부에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러자 최 양의 부모는 30일에는 주한 미국대사관을 찾아 “북송을 막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2년 전 탈북해 한국에 거주 중인 최 양의 부모가 (나를) 찾아와 딸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면서 “‘공사님! 제 딸 좀 살려주세요’라고 절규하던 그들의 목소리가 밤새 귀에 쟁쟁히 울려와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적었다.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에서도 북송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국제 협약을 위반하는 중국 당국의 강제 북송은 야만적이며 비인도적”이라면서 “이들이 북한에 송환되면 틀림없이 수감돼 고문을 받고 심지어 처형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헤리티지재단의 올리비아 이노스 연구원은 “탈북민 북송에 관여한 중국 관련자들을 모두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