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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팡리. 영불해협이 보이는 이 마을 해변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평화롭게 서핑을 즐기는 청년들이 보였다. 인구 300명가량의 이 작은 마을은 최근 프랑스에서 갑자기 유명해졌다. 이곳에 2035년까지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해변 쪽으로 가보니 1990년 건립된 기존 원자력발전 시설들이 보였다. 영불해협 바닷물을 냉각수로 쓰는 1330MW급 경수로 2기가 설치돼 있다. 여기에 추가로 차세대 경수로 2기가 세워진다고 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2028년부터 신규 원자로 6기 건설을 시작해 2035년에 새 원전을 가동시키겠다. ‘원전 르네상스’를 시작하기에 최적의 시기”라고 선언했다. 기존 원자로 폐쇄 계획을 중단하고 원자로 8기를 더 건설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4월 대통령선거가 2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마크롱의 발표는 사실상 재선용 핵심 공약에 가까웠다. 현지 언론도 “전 세계가 에너지 대란을 겪는 중에 나온 마크롱의 승부수”라고 평가했다. 지역 주민들은 어떤 생각인지 궁금했다. 기자가 만난 팡리 주민 10여 명은 이구동성으로 “마크롱이 대선을 의식해 정책을 뒤집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7명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에리크 씨는 “원전 위험성은 잘 알지만 전기를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원전이 필요한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2017년 대선에서 탈(脫)원전을 내세워 당선됐다. 프랑스 전체 전력의 75%를 담당하는 원전 비중을 50%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이었다. 이를 위해 운영 중인 원자로 14기를 점진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5년 전 약속을 180도 뒤집은 것이다. 대권 경쟁자들은 일제히 마크롱을 비판했다. 장뤼크 멜랑숑을 비롯한 좌파 후보들은 늘어날 핵폐기물과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고, 원전 확대에 찬성하는 에리크 제무르 같은 극우 후보들은 ‘뒷북’ 정책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럼에도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국민과의 약속을 거스르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브의 설문조사 결과 ‘풍력 태양열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전은 폐기해야 한다’고 답한 프랑스인은 37%였다. 반면 ‘친환경에너지와 원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응답은 53%에 달했다. 프랑스뿐만 아니다. 지난해 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그해 초보다 최대 400% 폭등했다. 국제유가도 7년 만에 80달러를 넘어서면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었다. 유럽연합(EU)이 이달 2일 원전 투자를 친환경 경제활동으로 분류하는 그린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킨 배경이다. 다음 달 9일 대선을 앞둔 한국에서도 후보들은 서로 다른 에너지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탈원전이냐, 원전 회귀냐. 친환경에너지 확대냐, 기존 에너지 체계와의 혼합이냐. 각각 장단점이 명확해 어느 것이 정답인지 단언하기 쉽지 않다. 누가 당선돼 어떤 에너지 정책이 시행될지 모른다. 다만 대통령이 되는 누군가는 국가의 리더라면 때로는 ‘약속을 뒤집었다’는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오류를 인정하고,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김윤종 파리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새벽(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침공을 기습적으로 감행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것을 포함해 동남북 3개 면의 주요도시들와 국경지대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 북부와 남부에서 탱크 등 지상군이 밀려들었다. 흑해 연안 남부에서는 상륙작전이 시작됐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침공 직전인 이날 새벽 5시경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한 뒤 연설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에 외국이 간섭하면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정상들은 “현대판 히틀러인 푸틴이 유럽에 다시 세계대전 위험성을 가져왔다”고 경고했다. 사태 전개에 따라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과 러시아군이 직접 충돌하는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 것.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이 21일 독립을 승인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물론 수도 키예프, 북동부에 있는 제2도시 하리코프, 흑해 연안 남부 최대항구 도시 오데사, 남동부 베르단스크·마리우풀, 서부도시 리비프 등 우크라이나 동남북부 주요 거점도시 10곳 이상에서 미사일 공격 등이 동시에 발생했다. 러시아 지상군도 동남북 방향의 국경 일대 우크라이나 경비부대를 무너뜨리며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했다. 수도 키예프에는 이날 새벽 대통령궁 인근에 중거리미사일 폭격이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에 배치됐던 러시아와 벨라루스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키예프 방면으로 진격에 나섰다. 북부 국경은 수도 키예프에서 불과 90km 거리다. 남부 흑해와 크림반도 국경 방면에서도 포격과 함께 러시아 지상군의 침공이 이뤄졌다. 계엄령을 선포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침공 1시간 이내에 우크라군 40명 이상, 민간인 10명 이상 희생됐다고 말표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전투기 6대와 헬기 1대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긴급 성명에서 “국제사회가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 죽음과 파괴의 책임을 러시아에게 물을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전면 제재를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논의 뒤 나왔다. 유럽연합(EU)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푸틴이 다시 유럽에 전쟁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무력 침공을 억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1980년대 소련은 약해졌고 붕괴됐다. 잠시 자신감을 잃었을 때 세상 힘의 균형이 깨졌다. 이전 조약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오전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 개시를 발표하는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옛 소련 붕괴로 잃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복원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집권 22년간 내내 옛 소련 부활을 강조한 그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이후 탈냉전으로 굳어진 세계 질서에 정면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러시아군이 친(親)러시아 반군이 일부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넘어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역을 침공하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과 러시아가 무력 충돌할 확률도 커졌다. 외교정책 총괄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지금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암울한 시기”라며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우려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현대판 히틀러”라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와 중국은 세계 각국이 70여 년간 만들어온 체제와 정반대되는, 완전히 반(反)자유주의적 질서를 추구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 주요 도시 10여 곳 동시다발 공격푸틴 대통령은 이날 “돈바스 지역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 승인과 ‘평화유지군’ 파병을 지시한 데 이어 러시아군 직접 개입을 명령한 것이다. 그 직후 러시아군은 돈바스는 물론 북부와 동부, 남부 등 3면에서 우크라이나를 에워싸듯 수도 키에프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 대한 전면적 침공을 개시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이날 “오전 5시경 러시아군이 포병, 중화기, 소형무기 등으로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의 우크라이나 국경부대와 순찰대, 검문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국 CNN방송도 이날 오전 7시경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진입하는 러시아 지상군 군용 차량과 전차들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 수도 키예프까지 최단 거리는 약 90km로 차로 2시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외신은 우크라이나 동·남·북부 10여 곳에서 러시아군 미사일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무기로 우크라이나 군사 기반시설과 방공체계, 군사공항 등을 타격해 우크라이나 항공기 등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주요 도심도 공격받았다. 수도 키예프 대통령궁 인근에 중거리미사일이 떨어져 굉음과 함께 큰 화염이 일었다. 인근 보리스필 국제공항도 포격 당했다. 키예프 등 주요 도시 상공에선 러시아군 전투기도 목격됐다. 남부 크림반도 국경에서도 포격이 벌어지고 전차 등 중화기가 국경을 넘었다고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밝혔다. 또 남부 흑해 최대항구 오데사에 러시아군 수륙양용함이 상륙했다고 밝혔다. 올렉시이 아레스토포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현지 언론에 “러시아 침공 1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군인 40명, 민간인 10명 넘게 숨졌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전투기 6대와 헬리콥터 1대를 격추했다”(뉴욕타임스)는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벨라루스 접경 도시 체르니이브 및 러시아와의 동부 국경선 맨위쪽에 자리한 카리키브를 노리고 들어오는 러시아 장갑차량의 선두부대를 일단 격퇴했다고 했다. 이미 교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앞서 DPR, LNR은 “노보로시야(신러시아연방) 탈환을 위한 ‘플랜Z’가 시작된다”며 러시아군사작전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는 부대 휘장 없이 하얀색 페인트로 ‘Z’ 마크를 표시한 러시아군 탱크와 군용 차량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미 정부도 키예프와 하르키프, 오데사 등이 공격 표적이라는 첩보를 공개했다.● 푸틴 “국제 규범은 서방만을 위한 것”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을 넘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옛 소련 영향력 회복을 위한 패권 추구 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서방에서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돈바스에서의 비극적인 사건들은 러시아 안전을 보장하는 문제로 돌아가게 한다”며 “서방은 해마다 러시아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련이 붕괴된 뒤 세계 재분배가 시작됐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채택된 국제법 규범은 그들(서방)만을 위한 유리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군사작전’이 사실상 서방과의 정면 대결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할 경우 미군 및 나토군과의 군사적 충돌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움직임에 외국이 간섭할 경우 즉각 보복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도 확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새벽(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침공을 감행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포함해 북부 동부 남부 3면의 주요 도시들에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 공격을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세계가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전면 제재를 예고했다. 사태 전개에 따라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과 러시아군이 직접 충돌하는 3차 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이 21일 독립을 승인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물론 수도 키예프, 북동부에 있는 제2도시 하리코프, 남부 최대항구 오데사, 남동부 베르단스크 등 우크라이나 동남북부 주요 거점도시 7곳 이상에서 미사일 공격 등이 동시에 발생했다. 수도 키예프에는 이날 새벽 대통령궁 인근에 중거리미사일 폭격이 이뤄진 직후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접경지에 배치됐던 러시아와 벨라루스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키예프 방면으로 진격에 나섰다. 북부 국경은 수도 키예프에서 불과 90km 거리다. 남부 흑해 방면에서도 포격과 함께 상륙함을 통한 러시아 지상군의 침공이 이뤄졌다. 전방위 공격 직전인 이날 새벽 5시 경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며 친러시아 세력의 거점인 돈바스 지역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무기로 우크라이나의 방공체계, 군공항 등 군사 기반시설을 공격해 파괴 중”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기만적이고 냉소적인 침략을 시작했다”며 계엄령을 선포하며 대국민 연설을 통해 결사항전을 촉구했다. 서방은 즉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급 성명을 통해 “푸틴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전쟁을 선택했다”며 “국제사회가 죽음과 파괴의 책임을 러시아에게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사안을 논의하고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제재를 시행하기로 했다. 추가 제재에는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대한 수출통제와 러시아 주요 은행에 대한 추가 금융제재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도 각각 성명을 통해 “정당한 이유가 없는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을 즉각 멈추라”며 강력 대응을 약속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파병 결정을 한 다음 날인 22일(현지 시간) “당장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으로 군대를 보내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진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자신의 의중과 진실 여부를 알 수 없게 해 상대를 압박하는 푸틴 특유의 ‘회색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원의 파병 승인 후 언론에 “지금 당장 러시아 군대가 돈바스로 간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23일에는 군인의 날 연설에서 “외교적 해결 모색에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러시아의 이익과 국민 안전은 무조건적인 것”이라며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았다. 나토와 유럽연합(EU)이 러시아군 진입을 이미 확인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런 메시지를 내는 것은 서방에 혼란을 주려는 푸틴 특유의 ‘회색 전술’이자 군사작전에 심리전, 가짜 뉴스, 정치 공작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술’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NYT는 “푸틴은 대규모 공격과 한 국가를 조각조각 해체하는 방식, 비단뱀처럼 쥐어짜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며 “큰 비용과 군사력이 필요한 전면전보다 단계별로 우크라이나 내부를 파괴하고, 전차를 동원하지 않고도 서방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15일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 러시아 일부 부대를 철수했다고 했지만 실제론 병력을 증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푸틴이 전면전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 승인 및 파병 결정 직후 러시아 주가지수인 MOEX지수는 10.5%,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3.4% 급락했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레바다센터가 지난해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러시아 통합’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은 25%에 그쳤다. CNN은 푸틴은 “능숙한 기회주의자이자 실용주의자로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제 푸틴이 다음에 할 일에 모든 시선이 쏠린다”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22일(현지 시간)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 침공 가능성 예측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여부까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그에 대해 아마추어 정부가 위기관리에 철저히 실패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번 정권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정권 교체 때마다 친서방, 친러시아 사이를 오가며 안정적인 외교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모든 변화와 상황에 대비해 준비 상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당장 총동원령은 필요 없다”고 했다. 이날 대통령 대국민 연설에 대해 우크라이나인들은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등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해 국방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란 확실한 정보가 없다”고 말해 왔다. 나토 가입 필요성을 강조하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나토 가입은 그저 꿈일지 모른다”고 했다. 최근 키예프 국제사회학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만이 젤렌스키에게 지지를 표명했다. 차기 대선에서 그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뉴욕타임스는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과거 동료와 일가친척들로 내각을 채우는 측근 정치 탓에 위기를 타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예속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는 러시아 제국 복원이자 패권 추구다.” 22일(현지 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파병 승인에 대해 “러시아의 위선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신속하고 혹독한 제재의 첫 조각”이라며 러시아 국책은행 2곳과 푸틴 대통령 측근 등에 대한 제재를 발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차 제재”라고 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제재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오늘 제재는 우리가 러시아에 가할 고통의 날카로운 끝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지난 100년의 역사를 왜곡하고 비틀어 다시 쓰려 한다”고도 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전쟁’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미국이 주도해 온 세계 질서를 변경하려는 시도를 막겠다고 나선 것이어서 미-러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푸틴의 ‘돼지저금통’부터 막은 美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제재가 푸틴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를 국제 금융시장에서 차단시켜 정부 돈줄부터 틀어막겠다는 것. 미 재무부가 제재 리스트에 올린 러시아 대외경제은행(VEB)과 프롬스뱌지은행(PSB)은 에너지 수출과 국방자금 조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VEB는 500억 달러(약 60조 원) 규모 자산을 보유한 크렘린궁의 영광스러운 돼지저금통(piggy bank)”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크렘린과 부패의 이익을 나눠 가진 이들은 고통도 함께 나누게 될 것”이라며 표트르 프랏코프 PSB 최고경영자(CEO), 블라디미르 키리옌코 VK그룹 CEO 등 푸틴 대통령 측근 5명도 제재했다. 이들은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도우면서 주요 정책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23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인터넷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인터넷조사에이전시(IRA)를 제재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러시아 국채 관련 거래도 금지했다.○ “우크라이나는 새로운 베를린 장벽”미국의 대응은 러시아에 대한 직접 제재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며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두던 전날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침공’ 정의를 바꾼 데 대해 “복합적인 이유”라며 “이는 미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러 충돌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결로 정의한 것. 미중 갈등에 이어 러시아까지 미국에 도전할 경우 세계 질서 격변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동서 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됐다”고 평가했다.○ 러 “유럽, 가스 3배 비싸게 살 것” 조롱다만 첫 제재의 효과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그동안 경고해 오던 푸틴 대통령 등에 대한 제재나 반도체 등 첨단산업 수출 통제, 주요 대형 은행의 국제 금융시장 전면 퇴출 등에 비하면 효과가 약하다는 것. 이날 크렘린궁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재 연설을 하는 동안 푸틴 대통령은 다른 회의 중이어서 연설 중계를 보지 않았다고 밝힐 만큼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독일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 중단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유럽은 곧 가스 1000m³를 2000유로(약 270만 원)에 사야 하는 ‘멋진 신세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끊으면 유럽 에너지 가격이 지금보다 3배로 뛸 것이라는 얘기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대비해 2015년 3683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을 최근 6350억 달러까지 늘리는 등 내수 위주의 ‘경제 요새화’ 전략을 취해 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에 파병 결정을 한 다음날인 22일(현지 시간) “당장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으로 군대를 보내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진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자신의 의중과 진실 여부를 알 수 없게 해 상대를 압박하는 푸틴 특유의 ‘회색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원의 파병 승인 후 언론에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반군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맺은 위협 상황 시 군사협력 규정에 따라 군사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러시아 군대가 돈바스로 간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나토와 유럽연합(EU) 러시아군 진입을 이미 확인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런 메시지를 내는 것은 서방에 혼란을 주려는 푸틴 특유의 ‘회색전술’이자 군사작전에 심리전, 가짜 뉴스, 정치 공작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술’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평가다. NYT는 “푸틴은 대규모 공격과 한 국가를 조각조각 해체하는 방식, 비단뱀처럼 쥐어짜는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며 “큰 비용과 군사력이 필요한 전면전보다 단계별로 우크라이나 내부를 파괴하고, 전차를 동원하지 않고도 서방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15일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 러시아 일부 부대를 철수했다고 했지만 실제론 병력을 증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푸틴이 전면전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의 DPR, LPR 독립 승인 및 파병 결정 직후 러시아 주가지수인 MOEX지수는 10.5%, 러시아 루블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3.4% 급락했다.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레바다센터가 지난해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러시아 통합’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은 25%에 그쳤다. CNN은 푸틴은 “능숙한 기회주의자이자 실용주의자로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제 푸틴이 다음에 할 일에 모든 시선이 쏠린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군대 진입을 명령하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포함한 서방 주요국 또한 일제히 러시아 제재로 맞섰다. 그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제재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독일은 러시아와의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잠정 중단하는 강경 제재에 나섰다. 영국 또한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3인을 제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직후 “러시아 주요 은행과 미 금융사 간 거래를 금지하는 금융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승인한 돈바스 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대해 신규 투자, 수출입, 금융거래 중단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미 일각에서 러시아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제재한 것이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대규모 경제 제재를 시작할 뜻을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또한 22일 노르트스트림2 사업의 인증 절차를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독일로 천연가스를 수출해 상당한 돈을 벌어들이는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푸틴의 후원자로 유명한 에너지 재벌 겐나디 팀첸코 등 측근 3명과 ‘푸틴의 지갑’이라 불리는 ‘뱅크 로시야’ 등 러시아 은행 5곳을 제재했다. 유럽연합(EU) 또한 러시아 주요 인사 27명을 제재할 것이라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일본 역시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대러시아 수출 규제, 러시아 금융기관 제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단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1일 “서방은 모든 문제를 ‘러시아 탓’으로 돌리는 데 익숙해졌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 파병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이 코앞에 다가온 일촉즉발 상황에 들어섰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지역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독립을 승인한 직후 러시아군 투입을 공식화했다. 국제사회는 두 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주제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각각 “러시아군이 돈바스에 진입했다”고 확인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군 투입 지시 뒤 돈바스 내에서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탱크와 장갑차 등 군사장비 행렬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고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에 착수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 침해를 이유로 러시아를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고 “강력한 제재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와 별도로 DPR, LPR에 대한 투자·무역·금융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돈바스 내 러시아군 진입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 대규모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푸틴 대통령은 국방장관에게 “LPR, DPR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명령했다. 15일 푸틴 대통령이 돌연 “돈바스에서 집단학살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 뒤 러시아 국영 매체들이 잇따라 돈바스 지역 포격과 이로 인한 민간인 사망, 테러, 폭발 등 일방적인 보도를 내놓더니 기습적으로 파병을 발표한 것. 특히 푸틴 대통령은 대국민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진정한 국가의 전통이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고 주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회의에서 “그(푸틴 대통령)는 평화유지군이라고 불렀지만 이는 허튼소리”라며 “우리는 그들이 정말로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존은 존중돼야 한다”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적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러시아 규탄과 제재 동참을 밝히지는 않았다. 푸틴 “軍투입” 바이든 “제재” 긴박“휘장 없는 군인-탱크 이동 포착… 크림 병합 선봉 ‘리틀그린맨’ 추정”푸틴 “돈바스에 러 군사기지 건설”… 우크라 통제지역도 반군 영토 승인美, 우크라 대통령 대피방안 논의… WP “백악관, 침공 규정 여부 혼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러시아군의 진입을 명령하면서 사실상 전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군이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탱크와 장갑차, 곡사포 등이 돈바스에서 목격됐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당시 계급, 소속부대, 휘장이 없는 녹색 군복을 입고 공격의 선봉에 섰던 특수부대 ‘리틀그린맨’이 목격됐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통제하는 돈바스 지역까지 친러 반군의 영토로 승인해 충돌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몇 시간 또는 며칠 내에 러시아의 추가 행동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2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시작됐다”며 “(핵전쟁 직전까지 간) 1962년 미국, 소련 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만큼 심각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미-러 간 21세기 신냉전의 최전선이 된 것이다. 러 “우크라 통제지역도 반군 영토”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1일 오후 돈바스 내 도네츠크 인근에서 러시아군 소속으로 보이는 무장한 장갑차와 무기들이 약 1시간 반 동안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조등을 켠 군용차량들이 곡사포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도 등장했다. 국경 인근 도로에서는 미사일로 추정되는 화물을 천으로 덮은 채 이동하는 군용차량 행렬이 목격됐다. 소속 부대를 나타내는 휘장 등 표시가 없는 5대의 탱크와 러시아 군용차량이 외곽에서 도네츠크 쪽으로 이동하는 것도 목격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러시아 지역에서 군용차량과 휘장 없는 군복을 입은 러시아 군인이 보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 휘장 없는 탱크의 정체가 리틀그린맨일 가능성이 높은 것.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 때도 이들을 투입해 크림반도를 순식간에 장악했다. 당시 이들이 자국 군인임을 부인했지만 나중에 들통이 났다. 돈바스 장악 과정에서 러시아군 사망을 조작해 이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전체를 침공하려는 계획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우호협정을 맺으면서 러시아 군사기지를 이들 지역에 건설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시켰다. 크림반도에 러시아군을 대거 배치해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압박했듯 돈바스를 발판으로 추가 압박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美, 우크라 대통령 대피 계획 수립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가 계획하고 있는 군사 작전의 규모, 범위, 강도가 매우 잔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기존의 재래식 전쟁이 아니라 생화학전 같은 더 잔혹한 전쟁에 나설 정보를 갖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수도 키예프에서 폴란드 국경지대인 서부 리비우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 NBC방송은 전했다. 미 국무부는 키예프에서 리비우로 이미 이동한 우크라이나 주재 미대사관 직원들을 폴란드로 추가 대피시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직접 파병에 수차례 선을 그은 터라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화하고, 동유럽에 대한 미군 증파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24일로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회담 또한 예정대로 진행할 뜻을 밝혔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군 투입 발표 직후 “러시아군이 지난 8년 동안에도 돈바스에 있었다”며 러시아군의 진입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규정할지 혼선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진입을 명령하기 직전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존재 자체를 대놓고 부정했다. ‘꼭두각시’ ‘식민지’ 등의 용어로 우크라이나를 비하했고 “러시아의 옛 영토”라며 군대 진입을 정당화했다.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강제로 뺏겼으며 미국이 반(反)러시아 정책을 펴고 있어 안보 차원에서 서방과 맞서고 있다고도 했다. 소련 붕괴 후 쇠락해진 러시아의 위상을 되돌리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넘보는 그의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푸틴 “우크라, 국가 아냐”푸틴 대통령은 1시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국가의 전통을 가진 적이 없고 오늘날에도 외부로부터 통제를 받고 있다”며 깎아내렸다. 이어 “현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의해, 정확히는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우크라이나의 정통성과 합법성을 깡그리 무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하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으며 설사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다 해도 상황이 달라질 게 없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반러 정책을 수행하고 있으며 나토 또한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 또한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며 군대 투입의 명분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토가 지금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경제제재로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지만 두렵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관계없이 또 다른 제재의 구실을 발견해서 조작할 것”이라고 했다.서방 “냉전 꿈꾸는 푸틴, 광기의 연설”푸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소련 붕괴를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밝혀 왔다. 소련 시절 정보요원으로 일했던 자신이 한때 택시 운전사로 전락했다는 과거까지 공개하며 위대한 러시아의 부활을 주창했다. 서구 언론은 이날 연설 또한 이런 인식하에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소련 붕괴 후 30년간 미국과 유럽에 쌓인 불만 목록을 모두 선보였다며 “동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을 냉전시대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뒤뜰’ 정도로 폄훼하는 그의 인식이 노골적으로 투영됐다는 것이다. 메리 서로티 미 존스홉킨스대 역사 교수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과 맞먹는 초강대국으로 복귀하길 원한다”고 평했다. CNN은 ‘광기(madness)’의 연설이라며 “우크라이나를 독립국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방 정치인은 푸틴 대통령이 유럽 국경을 다시 그리려는 시도를 어디까지 밀어붙일지 고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련 붕괴 당시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였던 로더릭 브레이스웨이트는 WSJ에 “푸틴 대통령이 집권 말기의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유사하다”며 그가 당시 정치적 감각을 상실한 대처 전 총리처럼 ‘멈춰야 할 시점’을 놓쳤다고 혹평했다. 2008년 조지아 침공,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때와 달리 국제사회의 반발이 워낙 심해 푸틴 대통령의 의도가 실현되지 못할 것이란 의미다. 숀 워커 가디언 기자 또한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내 친러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 회의를 마치 ‘넷플릭스 드라마’처럼 연출했다고 꼬집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군대 진입을 명령하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포함한 서방 주요국 또한 일제히 러시아 제재로 맞섰다. 그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제재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독일은 러시아와의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잠정 중단하는 강경 제재에 나섰다. 영국 또한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3인을 제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직후 “러시아 주요 은행과 미 금융사간 거래를 금지하는 금융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승인한 돈바스 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대해 신규 투자, 수출입, 금융거래 중단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미 일각에서 러시아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제재한 것이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대규모 경제 제재를 시작할 뜻을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또한 22일 노르트스트림2 사업의 인증 절차를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독일로 천연가스를 수출해 상당한 돈을 벌어들이는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푸틴의 후원자로 유명한 에너지 재벌 게나디 팀첸코 등 측근 3명과 러시아 은행 5곳을 제재했다. 유럽연합(EU) 또한 러시아 주요 인사 27명을 제재할 것이라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일본 역시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대러시아 수출 규제, 러시아 금융기관 제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단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1일 “서방은 모든 문제를 ‘러시아 탓’으로 돌리는 데 익숙해졌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러시아군의 진입을 명령하면서 사실상 전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군이 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탱크와 장갑차, 곡사포 등이 돈바스에서 목격됐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 당시 계급·소속부대·휘장이 없는 녹색 군복을 입고 공격의 선봉에 섰던 특수부대 ‘리틀그린맨’이 목격됐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수시간 또는 며칠 내에 러시아의 추가 행동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2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시작됐다”며 “(핵전쟁 직전까지 간) 1962년 미-소련 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만큼 심각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미-러 간 신냉전의 최전선이 된 것이다. ● 돈바스서 러 군인·무기 행렬 목격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1일 오후 돈바스 내 도네츠크 인근에서 러시아군 소속으로 보이는 무장한 장갑차와 무기들이 약 1시간 반 동안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조등을 켠 군용차량들이 곡사포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도 등장했다. 국경 인근 도로에서는 미사일로 추정되는 화물을 천으로 덮은 채 이동하는 군용 차량 행렬이 목격됐다. 도네츠크 외곽에서 소속 부대를 나타내는 휘장 등이 표시되지 않은 5대의 탱크와 러시아 군용차량들이 도네츠크 쪽으로 이동하는 행렬도 목격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러시아 지역에서 군용 차량과 휘장 없는 군복을 입은 러시아 군인이 보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 휘장 없는 탱크의 정체가 리틀그린맨일 가능성이 높은 것. 러시아는 크림반도 합병 때도 이들을 투입해 크림반도를 순식간에 장악했다. 당시 이들이 자국 군인임을 부인했지만 나중에 들통이 났다. 돈바스 장악 과정에서 러시아군 사망을 조작해 이를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전체를 침공하려는 계획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DPR, LPR과 우호협정을 맺으면서 러시아 군사기지를 이들 지역에 건설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시켰다. 크림반도에 러시아군을 대거 배치해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압박했듯 돈바스를 발판으로 추가 압박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역시 돈바스가 있는 동부 전선으로 헬기와 군용 차량 등을 다수 이동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누구에게 그 무엇도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美, 젤렌스키 대피 계획 수립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가 계획하고 있는 군사 작전의 규모, 범위, 강도가 매우 잔혹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기존의 재래식 전쟁이 아니라 생화학전 같은 더 잔혹한 전쟁에 나설 정보를 갖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수도 키예프에서 폴란드 국경지대인 서부 리비우로 대피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 NBC 방송은 전했다. 미 국무부는 키예프에서 리비우로 이미 이동한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을 폴란드로 추가 대피시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직접 파병에 수차례 선을 그은 터라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을 강화하고, 동유럽에 대한 미군 증파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24일로 예정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회담 또한 예정대로 진행할 뜻을 밝혔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군 투입 발표 직후 “러시아군이 지난 8년 동안에도 돈바스에 있었다”며 러시아군의 진입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규정할지 혼선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 파병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이 코앞으로 다가온 일촉즉발 상황에 들어섰다. 푸틴 대통령은 해당 지역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독립을 승인한 직후 러시아군 투입을 공식화했다. 국제사회는 두 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고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경제 제재에 착수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대사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 침해를 이유로 러시아를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돈바스 내 러시아군 진입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 대규모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리스 영국 총리도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국방장관에게 “LPR, DPR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명령했다. 15일 푸틴 대통령이 돌연 “돈바스에서 집단학살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 뒤 러시아 국영매체들이 잇따라 돈바스 지역 포격과 이로 인한 민간인 사망, 테러, 폭발 등 일방적인 보도를 내놓더니 기습적으로 파병을 발표한 것. 특히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TV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역사의 핵심적인 부분이자 동부는 러시아의 옛 영토”라며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군 투입 지시 뒤 돈바스 내에서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탱크와 장갑차 곡사포 등 군사장비 행렬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방송 RTVI도 러시아군 호송대가 도네츠크 시내 거리에서 이동 중인 모습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NSC 회의 뒤 독일 프랑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쇄 통화를 하고 러시아 제재와 별도로 DNR, LPR에 대한 투자·무역·금융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의 제재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도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회의에서 “그(푸틴 대통령)는 평화유지군이라고 불렀지만 이는 허튼소리”라며 “우리는 그들이 정말로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존은 존중돼야 한다”며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러시아 규탄을 밝히지는 않았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진입을 공식적으로 명령했다. 이 지역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21일 승인한 직후 내린 조치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군 진입이 시작되면 러시아와 서방 사이 큰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DPR, LPR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 파병 규모 △우크라이나 국경 통과 시기 △구체적 임무와 활동 등은 밝히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군 진입 명령에 앞서 TV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역사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고대 러시아 영토”라며 “러시아 국민들이 나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의 러시아군 진입 명령으로 이번주 내로 추진되던 미러 정상회담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20일 ‘러시아가 침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이뤄져야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외교적 합의를 위한 미러 회담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1일 DPR과 LPR의 독립을 공식 승인했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후 LPR과 DPR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령은 대통령령으로, 러시아 정부와 두 공화국 간 상호협력과 각종 지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독립 승인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고 덧붙였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70)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세력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러시아가 이들 공화국을 하나의 독립된 정부로 지지한 후 이를 명분삼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공화국의 독립을 반대하는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서방과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푸틴, 돈바스 내 친러 공화국 독립 승인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후 LPR과 DPR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령은 대통령령으로, 러시아 정부와 두 공화국 간 상호협력과 각종 지원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독립 승인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법령 서명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모두 발언에서 “DPR과 LPR 독립 승인 요청 검토를 토대로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 분쟁에 대해 대응 및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민스크 협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동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다음 행보를 결정해야 한다”고 이날 내로 독립 승인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나아가 “두 공화국의 독립승인은 유럽 나아가 국제 안보와 밀접히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안보회의 부의장도 이날 “돈바스에는 약 80만 명의 러시아 국적자가 산다”며 “돈바스 내 두 공화국 상황을 볼 때 독립을 승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 의장도 이날 푸틴에게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 또한 15일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할 것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표결로 통과시킨 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두 공화국 수장들도 21일 푸틴 대통령에게 공화국들의 독립 승인을 요청했다. 레오니트 파세치니크 LPR 수장, 데니스 푸쉴린 DPR 수장은 러시아 국영 TV 등을 통해 “우리의 주권과 독립을 승인해줄 것을 푸틴에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 유럽연합(EU) “제재 나설 것”, 프랑스, 안보회의 소집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날 즉시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유럽연합(EU)도 “돈바스 내 두 공화국의 독립 승인을 반대한다”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승인에 따라 러시아를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분명히 국제법 위반이며 우크라이나 주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돈바스 지역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후 현재까지 친러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4년 당시 돈바스 도네츠크, 루간스크 지역 내 친러 분리주의자들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되자 ‘우리도 독립하겠다’며 두 공화국 건립을 선포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두 공화국의 친러 반군 간 교전을 계속되면서 독일과 프랑스의 중재로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평화 협정인 ‘민스크 평화 협정’을 체결했다. 그럼에도 교전이 지속돼 8년 간 약 1만5000여명이 사망했다. 그간 국제사회 뿐 만 아니라 러시아도 두 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다.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돈바스 지역에서는 17일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연일 격화 중이다. 두 공화국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격으로 민간인들이 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이 21일 공식적으로 두 공화국의 분리 독립을 인정하면서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에 새로운 뇌관이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이 지역의 독립을 명분삼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하려는 작전을 시행할 수 있는 탓이다. 러시아가 독립을 승인하면서 이들 공화국 내 친러 반군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 있게 됐다. 군대를 파견할 명분도 생긴다, 일간 르몽드는 “이날 푸틴의 선언으로 러시아와 서방 간 외교적 해결보다 무력 충돌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5일 러시아 하원의 결의안 채택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루 뒤인 16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돈바스를 방문해 독립 반대를 표명했다. 미국은 역시 돈바스 내 두 공화국 독립은 우크라이나 헌법,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대해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이 2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 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백악관은 “정상회담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면서도 회담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러시아의 침공이 이뤄지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궁은 21일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혀 온도차를 보였다. 엘리제궁은 20일 성명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에게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양측이 원칙적으로 수락했다”고 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1시간 45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15분간 통화했다. 이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탱크가 실제로 굴러가기 전까지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다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4일 유럽에서 만나 양국 정상회담의 준비 작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언제라도 미-러 정상 간 회담이나 통화가 성사될 수 있다면서도 “회담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라브로프, 블링컨 장관 수준에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는 점만 합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의 원인은 친러 반군과 정부군이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정부군이 도발했기 때문”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돈바스 도발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 역시 나토에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라는 사실상의 (협상) 전제조건을 내건 셈”이라고 프랑스 르몽드는 진단했다. 미 CNN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회담 성사를 위한 노력이 미-러 양측의 “마지막(last minute) 외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 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미국이 ‘러시아가 침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해 실제 회담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은 20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에게 미-러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양측이 원칙적으로 수락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을 때만 회담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고도 전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1시간 45분, 바이든 대통령과 15분 씩 통화했다. 이어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CNN에 출연해 “탱크가 실제로 굴러가기 전까지 푸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다면 모든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유럽에서 만나 양국 정상 회담의 준비 작업을 논의하기로 했다.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궁도 이날 “푸틴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 방안의 필요성에 동의했다”며 회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의 원인은 친러 반군과 정부군이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에서 정부군이 도발했기 때문”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돈바스 도발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 역시 나토에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라는 사실상의 (협상) 전제 조건을 내건 셈이라고 프랑스 르몽드는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및 나토의 동진(東進) 금지라는 러시아의 기존 요구도 미국과 서방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회담 성사에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러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모든 증거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의도가 분명함을 시사한다”며 이번 회담 성사를 위한 노력이 양측의 “마지막(last-minute) 외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반군 세력인 자칭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이 20일(현지 시간) “정부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등 돈바스 교전이 격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 임계점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 하원의장이 19일 “(돈바스) 시민들의 생명에 위협이 있다면 이들을 보호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언급한 입장”이라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민간인 사망 주장이 나온 것. 러시아 정부는 즉각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를 침공을 정당화할 이유로 내세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공교롭게도 타스통신은 러시아 하원 부의장이 “우크라이나군이 48시간 안에 돈바스를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격 시작일을 21일로 지목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태세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핵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훈련을 참관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등에서 미사일을 즉각 발사 가능한 태세로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돈바스 긴장 고조를 이유로 20일 끝나기로 예정됐던 러시아군과의 연합 훈련이 계속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경 북부에 3만여 러시아군이 철수하지 않고 계속 주둔한다는 얘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모든 징후가 러시아의 전면 공격(full fledged attack)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 돈바스 이미 전쟁터, 외신도 공격친러 반군은 18일 “돈바스 내 루간스크에서 정부군 공작원에 의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송유관과 주유소 등이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반군은 정부군의 공격이 임박했다며 예비역 총동원령을 내리고 “여성과 어린이 등 70만 명을 대피시킬 계획이다. 러시아로 철수하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19일 루간스크에서 일어난 대규모 폭발 등에 대해 “반군 용병들이 러시아 특수부대와 협력해 도발을 감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러시아 자작극의 또 다른 증거”라고 했다. 19일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이 뉴욕타임스 등 서방 취재진과 동행해 도네츠크를 방문했을 때 취재진 차량 주변에 여러 발의 박격포탄이 떨어져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날 하루에만 포격 등 2000여 건의 돈바스 휴전협정 위반 행위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돈바스 지역에서 난민이 밀려들 것에 대비해 로스토프 지역 국경 15곳을 개방했다며 “돈바스 주민 약 4만 명이 러시아 남부로 대피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스타니슬라프 자스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필요하면 돈바스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10km 떨어진 러시아 영토에는 하얀색 페인트로 ‘Z’ 마크를 표시한 러시아 전차와 장갑차 등이 속속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태스크포스(TF) 표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 민간 위성사진 업체가 촬영한 사진에서는 크림반도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의 지대공 미사일이 발사 가능 상태로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수평을 유지하는 미사일 발사대가 하늘로 세워져 있다는 것이다.○ 英 총리 “러, 1945년 이후 최대 전쟁 계획”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9, 20일 주말에도 델라웨어주 사저가 아니라 백악관에 머물며 현 사태에 대한 실시간 보고를 받았다. 미군은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등을 우크라이나 상공에 띄워 러시아 침공 대비에 나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일 BBC에 출연해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 유럽에서 가장 큰 전쟁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증거가 침공 임박을 가리키고 있다”고 했다. 전쟁 위험이 고조되면서 독일과 프랑스는 19일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는 국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나토 역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재 직원을 모두 철수시켰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이 임박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막바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이달 7일 모스크바를 직접 찾아 푸틴 대통령과 만났고 5일 뒤 통화했다. 20일 통화까지 포함해 2주 만에 3번이나 푸틴 대통령과 대화했다. 프랑스 대통령실 엘리제궁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발생한 교전을 언급하며 “위험이 커지고 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을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마크롱 대통령이 또다시 모스크바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23일로 예정된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장관 회담도 주목된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의 제안을 수용해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기로 했다. 외교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블링컨 장관은 19일 “그것(침공)이 일어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한 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에게 만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서방은 푸틴 대통령이 침공을 결정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뮌헨안보회의에 미 행정부 대표로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전례 없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금융 기관과 핵심 산업을 겨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러시아의 침공은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가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을 향해 “경제가 붕괴하고 영토 일부가 점령된 뒤 당신들의 제재는 필요 없다”며 “동맹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다리지 말고 당장 러시아를 제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