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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통령론’을 내세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4일 셋째 자녀부터는 소득에 상관없이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을 약속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성 공약 발표에서 민영주택의 다자녀 특별공급 물량도 현행 5%에서 10%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다자녀 가정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또 저소득층 가정의 12개월 미만 영아에게 분유와 기저귀를 제공하고, 노산(老産)에 따른 고위험 임신부에게는 별도의 진료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지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2040세대 여성과 ‘직장맘’을 겨냥해 ‘2017년까지 여성 인재 10만 명 양성’ 구상도 내놓았다. 여성 장관과 정부 위원회의 여성위원 비율을 대폭 확대하고, 공공기관에 ‘여성 관리자(중앙정부 4급 및 지방정부 5급 이상과 고위공무원단) 목표제’를 도입해 평가지표에 반영하겠다는 것. 또 정당의 공천심사위원회 여성위원 비율을 40% 이상 의무화하고, 여교장 및 여교수 채용 쿼터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여성 정부 관리직 및 여성 국회의원 30% 달성’ 등의 제안도 있었지만 박 후보가 실현 가능성을 따지며 “수치는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해 최종안에서 빠졌다. 박 후보가 이날 국가브랜드위원장을 지낸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을 중앙선대위 의장으로 추가 선임한 것도 여성 인재 양성 구상과 무관치 않다. 박 후보는 20일엔 2004년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시사회에 참석한다. 14일 충북 지역을 찾은 박 후보는 이날부터 차량을 에쿠스 리무진에서 9인승 카니발로 바꿨다. 전국 유세 투어를 앞두고 ‘이동 사무실’로 쓰겠다는 뜻이다. 한편 새누리당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자신의 ‘정치쇄신실천협의기구’ 제안과 관련해 “이번 주 실무회담을 개최하되 야권에 시간, 장소, 형식 모든 것을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에 정치쇄신 입법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구상이다. 박 후보는 안 위원장과 긴밀히 의견을 나누고 있고, 조만간 관련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창조경제’, ‘강소기업 일자리경제’, ‘사회통합적 일자리경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고용 없는 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 저마다 내놓은 일자리 해법이다. 세 후보 모두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일자리를 꼽았다. 하지만 동아일보에 밝힌 접근법에선 일자리 구상에 대한 각각의 네이밍(이름 붙이기)처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성장동력과 관련해 박 후보는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 문 후보는 중소기업, 안 후보는 국가 역량 결집에서 찾으면서 정책의 방점이 달라졌다.① 전통 제조업 업그레이드 세 후보는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육성해야 할 산업에는 진단이 일치했다.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지식 기반 서비스업을 키우고, 전통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 박 후보는 “사양 기업은 있지만 사양 산업은 없다”며 굴뚝산업과 농어업에도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후보는 “신성장동력으로 한국형 강소기업 4000개를 임기 내에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의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투자 확대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는 방법에선 시각차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채찍’보다 ‘당근’에 무게를 뒀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에 사회보험료 감면과 고용증대세액공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 혜택이 가도록 조세제도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U턴 기업’에 지원을 늘리는 등 서비스 부문의 규제 완화도 공약했다. 문 후보는 ‘경제3불(不)’ 해소를 강조했다. 거래 불공정, 시장 불균형, 제도 불합리를 없애는 게 강소기업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토대라는 설명이다. 50조 원에 이르는 정부 조달사업의 우선권을 일자리 창출 기업에 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안 후보는 ‘윈윈 전략’을 강조했다. 대기업이 서비스 부문을 아웃소싱하면 법인세 감면, 세액공제 등으로 지원하겠다는 것. 또 서비스업에 대해 제조업과 동일한 수준의 세제·금융 혜택을 약속했다.②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 정부가 직접 나서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만드는 데 가장 공격적인 방안을 내놓은 쪽은 문 후보였다. 민생 치안을 위해 경찰, 소방관 등 공무원 6만 명을 늘리고 보육, 교육, 의료, 노후, 돌봄 등 사회공공서비스 일자리 40만 개를 임기 내에 새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재원에 대해선 “부자감세 철회와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등 조세정의를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사회복지서비스를 대폭 확충해 복지와 고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점에선 문 후보와 인식이 같다. 다만 안 후보는 사회서비스 산업이 커지도록 지원해 이 분야의 민간 일자리가 함께 늘어나야 한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또 이 분야에선 질 좋은 일자리뿐만 아니라 노인, 주부 등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도 많이 생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박 후보는 정부의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에는 부정적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 그 대신 정부 프로젝트에서 인건비 비중을 높여 연구개발(R&D) 인력이 많이 채용되도록 하고, 민관 협력 프로젝트를 늘려 제3영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가 생기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기상, 교통 등 공공정보를 개방해 신산업 창출을 유도하겠다는 게 한 예다.③ “비정규직 줄이겠다” 한목소리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격차,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격차 등은 구직자와 구인자의 ‘미스매치(불일치)’를 불러오는 주요 요인이다. 박 후보는 2015년까지 공공 부문의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또 기업 내 정규직-비정규직 비율을 공개하는 ‘고용형태 공시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사회적 시선을 활용해 대기업 등 선도기업들이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해선 정규직을 채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는 임기 내에 공공 부문의 비정규직 가운데 상시 업무의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체 근로자의 60%에 달하는 비정규직 비중을 임기 중에 30% 이하로 줄이겠다고도 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 ‘전국민고용평등법’ 제정 등을 통해 차별을 시정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안 후보는 공공 부문에선 2년 이상 계속되는 업무일 경우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부문에선 ‘비정규직 고용공시제’를 도입하고, 그 결과를 정부사업 입찰평가에 반영해 정규직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업통합 일자리 혁신기금’을 조성해 영세사업체의 근무환경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④ ‘잡 셰어링’과 사회적 합의 도출 세 후보 모두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새 일자리 만들기만으론 역부족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노사정이 합의한 바 있는 ‘2020년까지 연 근로시간 1800시간대 진입’과 함께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방안 등을 내놓았다. 문 후보는 “주 40시간, 연장노동 12시간의 법정노동시간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70만 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근로시간 규정의 예외가 인정되는 업종·직종 축소 등을 내걸었다. 세 후보는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합의기구 설치도 제시했다. 국민적 역량 결집을 강조한 안 후보는 비정규직과 영세사업자 등 취약계층 대표까지 포함한 노사정위원회 확대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와 별개로 대통령 주재 ‘국민합의기구’ 설치도 공약했다. 문 후보는 “노사정은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 대표가 참가한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고, 박 후보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 기업·근로자 간 고통분담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집권 시 매년 25만∼3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밋빛 공약’ 대신 현실적인 목표를 택한 것. 박·문 후보가 구체적으로 일자리 목표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수치보다 내실 있는 계획이 중요하다”라며 목표치를 밝히지 않았다. 이는 동아일보가 주요 대선후보들에게 일자리 정책과 목표에 대해 질문한 뒤 13일 답변서를 받은 결과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모니터그룹과 공동 개발한 일자리창출 경쟁력 지수의 분석틀에 맞춰 질문 문항을 만들고 이를 각 후보 측에 보내 답변을 받았다. 이를 2회에 걸쳐 보도한다. 박 후보는 “상상력,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임기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한국이 작년에 63.9%였다. 전문가들은 임기 5년간 매년 30만 개씩 총 15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면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 문 후보는 공공부문 등에서 일자리를 먼저 창출해 이를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일자리를 통한 성장’을 내세웠다. 목표는 ‘2020년까지 OECD 기준 고용률 70% 달성’이다. 임기 중 125만∼15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 문 후보 측은 2020년까지 매년 일자리 25만 개를 만들면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 안 후보는 “경제 주체들이 각자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고 정부가 정책 수단을 일자리 창출형으로 전환할 경우 국가의 역량을 결집한 사회통합적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라고만 밝혔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단시간 근로자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박·문 후보의 목표는 어느 정도 노력하면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며 “다만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정치적으로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지역적으로 중원(충청-전북)의 표심을 공략하라.”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최근 메시지와 행보를 통해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다. 경제위기를 극복할 리더십과 확고한 안보관을 강조하며 보수 성향의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12일부터 대선후보 등록까지 앞으로 2주 동안 진행할 지역 투어의 첫 방문지로는 호남을 택해 1박 행보를 했다. ○ ‘경제 활성화’와 ‘안보 리더십’ 강조박 후보는 지난달 31일 경제민주화와 경제 활성화의 ‘투트랙(two-track)’을 선언한 뒤 공개석상에서 경제성장을 화두로 올리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재벌 개혁에 초점을 맞춘 ‘김종인표 경제민주화 공약 초안’도 일단 제동을 걸어놓은 상태다. 박 후보는 지난달부터 내년 경제상황이 올해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약화된 것은 아니라지만 경제 활성화나 성장동력 마련에 자연히 무게가 실리게 된 셈. 특히 구조조정 자제나 투자 등 대기업에 협력을 요청해야 할 부분도 늘었다. 박 후보에게 경기부양책을 제안한 국민행복추진위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은 라디오에서 “우리 경제가 금년, 내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땔감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땔감이 없으면 아예 불을 못 때니까 땔감을 마련하면서 (아랫목에서 윗목으로 온기가 퍼지도록) 구들장도 고치자는 것, 두 개가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드라이브를 걸어온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공약은 원래 후보 스스로가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며 “(박 후보와의) 결별이 그리 간단하겠나”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외교·안보 분야에선 정책이나 안정적인 이미지 모두 야권 후보에 비해 자신 있다고 판단해 관련 일정도 적극 이어가고 있다. 당 안팎의 행사에선 “북방한계선(NLL)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세력에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강공을 퍼붓고 있다. 전통적 지지층뿐만 아니라 안보관에선 보수적인 성향의 젊은층까지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날 ‘동북아 안보 심포지엄’ 축사에선 “안보 리더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하기에는 우리의 안보 여건이 너무 냉혹하다”며 야권 후보들을 겨냥했다. 이어 “위기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효과적인 위기관리 능력. 국가를 지키는 결단력,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비전 등이 안보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호남-충남 벨트 공략 ‘1박 2일’ 박 후보는 전국투어 첫날인 이날 전북 익산시과 광주를 찾아 호남 민심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는 광주역 앞 연설에서 “어느 정부도 성공하지 못한 동서화합과 국민대통합을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면서 “능력 있는 호남 인재가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도록 정부 말단부터 고위직까지 대탕평 인사를 펼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충장로 젊음의 거리를 찾은 뒤 전남 담양군의 한 리조트에서 1박하고 13일 오전에 세종시와 충청지역으로 이동한다. 박 후보가 지방에서 1박을 한 것은 7개월 만에 처음이다.한편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박 후보를 사랑하는 분들은 악수할 때 왼손을 꼭 좀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박 후보가 손 통증 때문에 한 할머니의 악수 요청에 양손을 뒤로 뺀 사진이 인터넷상에 ‘악수 거절’이라고 퍼진 데 따른 것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11시 동시에 발표한 종합 공약은 ‘총론은 비슷, 각론은 이견’으로 정리된다. 정치개혁과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가 차기 정부의 핵심 의제라는 두 후보의 인식은 유사하다. 하지만 각론에서 차이가 적지 않아 정책연대를 위한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두 후보 모두 재원 마련 및 증세 방안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공약의 실현 가능성 면에서는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원래 안 후보가 10일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란 얘기가 나오자 문 후보 측도 질세라 11일 발표하겠다고 했고, 최근 안 후보 측이 다시 11일로 발표 날짜를 조정했다. 발표 시점을 오전 11시로 정하는 과정에서도 양측은 신경전을 벌였다.○ ‘보편적 복지’ 공감, 文 정책 더 많은 비용 필요 문·안 후보 모두 ‘보편적 복지’ 확대에 공감했지만 문 후보의 복지정책에 재정 지출 요소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 후보는 절대 빈곤층에 해당하는 하위 5% 소득 계층의 건강보험료를 면제해 국민건강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반면 문 후보는 연간 환자 본인 부담 100만 원 상한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강조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의료·복지 분야 최종 공약을 손질하는 중이다. 문 후보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이용 아동 수 기준 40%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안 후보는 30%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두 후보 모두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를 내걸었고, 문 후보는 6세 의무교육화를 추가했다. 2017년까지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9만 원→18만 원)은 두 후보 모두 공약했다. 박 후보도 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를 주장한다. 종합부동산세에 부정적인 안 후보는 재산세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고가의 비(非)거주용 토지에 대한 보유 과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가, 빌딩에 딸린 토지(공시지가 기준 80억 원 이상)의 보유세 부담을 높여 과세 불공평을 시정하겠다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에 대해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문 후보는 주거복지 정책으로 △세입자에게 1회에 한해 계약갱신 청구권 부여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도입 △빈곤층에 임차료 일부를 지원하는 주택바우처제 등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전세 빚에 허덕이는 렌트푸어를 위한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교육 정책의 경우 대학입시 전형을 4가지로 간소화하자는 문·안 후보의 구상은 유사하다. 박 후보도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 위주로 간소화할 것을 제안했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문 후보는 일몰 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예체능 이외 사교육 금지를 담은 아동교육복지기본법 제정을 주장했다. 안 후보는 ‘공교육 지원법’을 제정해 공교육을 정상화하자는 입장이다. 문 후보가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 폐지’를 주장한 반면 안 후보는 이들을 존속시키되 학생 우선 선발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 노동·일자리·경제개혁 경제정책에선 경제민주화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둔 문 후보와 달리 안 후보는 이와 함께 서비스산업 육성, 기업가정신 고취 등 성장의 화두 역시 강조했다.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신규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규제 강화, 금산분리 강화, 재벌총수의 불법 행위 민·형사상 제재 강화, 편법 상속·증여 규제, 일감 몰아주기 제재 등은 공통점이다. 다만 안 후보 측은 기존 순환출자 금지에 대해 “재벌의 시정 노력을 평가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재도입하자는 입장인 반면 안 후보는 대통령 직속 재벌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에 대한 계열분리명령제 도입을 공약한 것도 차이점이다. 문 후보 측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두 후보의) 차이는 5% 미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 해소에는 부정적이다. 안 후보는 청년일자리를 위해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5년간 한시적으로 ‘청년고용특별조치’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5년간 대기업과 공기업은 일정 비율로 청년을 채용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를 확대해 비정규직과 영세사업자 대표도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문 후보는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고 정규직과의 차별 없애기 △정리해고 요건 강화 △정년 연장 등 근로자 처우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또 노동시간 단축, 대기업과 공기업의 청년의무고용제 등 안 후보의 공약과 일치하는 방안도 상당 부분 포함됐다.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의 보호를 위해 중소상공부를 설치하고 대형 유통업체 입점허가제, 이익공유제 등도 시행하기로 약속했다. 박 후보는 △상생 공존하는 경제생태계 창출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설치 △과학기술 기반 창조경제로 새 일자리 창출 등을 제안했다.○ 사법개혁 한목소리 문 후보는 국가청렴위원회 부활, 대통령 형제·자매까지 재산 공개, 공익신고자 보호제 강화 등 부패 대책을 약속했다. 안 후보는 공공인프라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은 원칙적으로 민영화하지 않고 인천국제공항, KTX, 한국항공우주의 민영화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법개혁에선 정치적 중요 사건에 대한 기소배심제 도입, 사회지도층 비리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확대 등을 약속했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보고한 경제민주화의 핵심 정책 초안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11일 중앙선대위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김 위원장과 갈등을 빚은 대기업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수많은 인터뷰에서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 기존 순환출자는 그대로 둔다’는 일관된 의견을 밝혔다”며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데 들어가는 몇조 원의 비용을 경제위기 시대에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는 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회의에 앞서 김 위원장을 1시간가량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기존 순환출자의 경우 의결권 제한 필요성을 설명했으나 박 후보는 기존 순환출자는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언론 통화에서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전권을 가진 후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며, 자기 안대로 하는 것이다. 나한테 동의 받을 게 없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한 지분조정명령제, 금산분리 강화를 위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등 강도 높은 대기업 규제책을 담고 있는 ‘대규모기업집단법’(가칭) 제정과 재벌 총수 및 경영자의 경제범죄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등에서도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박 후보가 ‘경제위기론’을 들어 경기활성화를 좀 더 중시하는 쪽으로 경제 공약 기조를 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민주화를 강력히 추진해온 김 위원장은 거취 문제에 대해 “내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언급을 삼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 대선후보 3인 가계부채 대책 비교 100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가계부채 문제가 경기 침체 해법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유력 대선후보들이 앞다퉈 관련 공약을 쏟아 내고 있다. 하지만 수십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해 개인 빚을 갚아 주는 것이어서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고, 금융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3대 원칙, 7개 정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핵심은 18조 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줄여 주고 신용회복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기금은 △신용회복기금(8700억 원)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3000억 원) △한국자산관리공사 차입금(7000억 원) 등 1조8700여억 원을 기반으로 채권을 발행해 마련하기로 했다. 박 후보는 기금이 마련되면 우선 금융회사와 민간 자산관리회사(AMC)가 보유한 연체채권을 매입해 금융채무불이행자들이 채무를 장기 분할해 상환할 수 있도록 하고, 채무 감면율을 높여 주기로 했다. 채무불이행 서민들의 신용회복이 목표다. 또 1인당 1000만 원 한도 내에서 금리 20% 이상 대출을 10%대의 저금리 장기상환 은행대출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6개월 정도 한시적으로 운영해 초단기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을 이용하는 서민의 고금리 부담을 줄여 주기로 했다. 이 밖에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를 넘거나 DTI가 40∼60%인 채무자(연체징후자)에 대해 선별적으로 상환기간을 연장하거나 금리를 낮춰 주고 △연체된 대출을 일괄 매입해 취업 후 채무를 상환하도록 추심을 일정 기간 중단하는 등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부담을 줄여 주는 한편 △신용불량 위기의 다중채무자가 지원을 신청하면 채권기관의 빚 독촉이나 법적 조치를 즉시 중단하는 프리 워크아웃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박 후보 측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채무불이행자 신용회복 지원자(322만 명)나 대학생 학자금 부담 경감자(114만 명) 등 658만 명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문재인 후보의 가계부채 공약은 이자제한법,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등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이른바 ‘피에타 3법’으로 요약된다. 이자제한법을 개정해 이자율 상한(연리 기준)을 현재의 30%(대부업은 39%)에서 25%로 낮추고 대부업법에도 예외 없이 적용하는 내용이 뼈대다. 또 금융회사가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감안해 대출하도록 공정대출법을 만드는 것도 포함돼 있다. 안철수 후보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의 키워드는 ‘패자 부활’이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2조 원 규모의 ‘진심 새 출발 펀드’를 조성해 부양가족이 있는 파산 가구주에게 300만 원 한도로 임대 보증금을 지원하고, 모든 파산자에게 3개월간의 재활 훈련비를 제공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신용불량자의 금융거래제한 기간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패자 부활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정부 예산안 심사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計數)조정소위의 구성을 놓고 ‘종북 논란’ 의원의 포함 여부가 쟁점이다. 계수조정소위는 정부 예산안에 대해 세부 사업별로 증액·감액 여부를 심사해 확정하는 권한을 가진 ‘힘센’ 소위원회다. 여야는 12일로 예정된 계수조정소위 개최를 앞두고 11∼14명 규모의 소위 내 자당 몫 위원을 늘리기 위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여기에 통합진보당 의원을 포함시킬지 여부로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국회법 규정은 없지만, 그동안 소위에는 예결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비교섭단체에 1, 2석이 배정돼 왔다. 현재 비교섭단체 소속 예결위원은 통진당 김선동 이상규, 선진통일당 성완종 의원 등 3명이다. 김, 이 의원은 종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새누리당은 이들의 계수조정소위 진입을 막기 위해 비교섭단체 몫을 선진당에 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종북 논란에 휩싸였던 의원들이 민감한 정부 사업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국가기밀과 안보 정보 등이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위 위원은 경찰, 기무사, 보안부대 등의 예산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관련 기관이 어떤 활동을 하려는지 다 알 수 있다”며 “또 모든 정부 부처 사업에 대해 자료를 요구할 수 있어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여야 세력 분포의 변화를 내세우고 있다. 19대 국회 개원 당시 예결위는 여야 의석수를 고려해 25명씩 동수로 구성했다. 하지만 무소속 김한표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 선진당과의 합당 결정 등으로 현재 여야 분포가 각각 27명, 23명으로 달라진 만큼 계수조정소위에도 여당 몫을 더 인정해 줘야 한다는 논리다. 민주통합당은 계수조정소위의 비교섭단체 몫을 선진당에 배정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새누리당으로 예약된 사람에게 비교섭단체 몫을 배정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종북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것은 부담스러워한다. 이에 예결위 일각에서는 아예 비교섭단체 몫을 없애자는 의견도 나온다. 여야는 이번 주말 접촉해 결론을 낼 계획이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는 9일 ‘국군부대의 아랍에미리트(UAE) 파견 연장 동의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국회 본회의 통과도 확실시돼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는 내년 말까지 추가로 주둔하게 됐다.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당초 처리에 부정적이었으나 이날 7명 모두 찬성했다.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이미 부대가 파견돼 있는 만큼 ‘자위권 외 다른 목적의 전투에 투입돼서는 안 된다’는 등의 부대의견을 내는 선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방위는 ‘국군부대의 아프가니스탄 파견 연장과 소말리아 해역 파견 연장 동의안’도 함께 통과시켰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8일 외교정책을 발표함으로써 빅3 대선후보의 외교·통일·안보 구상이 본격적인 검증대에 올랐다. 안 후보는 남북한 정상 간 핫라인과 ‘남북분쟁해결위원회’(가칭)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대북·외교 정책 발표(6일) 당시보다 통일 의지를 한층 강조했다.○ 朴 “진취적으로 통일 만들어가야” 박 후보는 이날 영어로 읽은 ‘전환기의 세계와 한국: 평화와 협력의 뉴프런티어’라는 제목의 연설문을 통해 “통일을 먼 훗날의 일로 미뤄서는 안 된다”라면서 “분단을 관리하는 데 만족하지 말고, 진취적으로 통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통일의 3원칙도 밝혔다. △국민의 합의와 지지를 토대로 통일을 실현하고 △남북한 주민 모두가 행복한 통일을 이루며 △아시아의 협력과 공동발전,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통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 추진한 대북 정책이 남남갈등을 불러온 데다 통일 준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만남을 위한 만남이 아니라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 위해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와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한 대화를 해야 신뢰가 싹트고 진정한 화해협력도 가능해진다”라며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에 대한 질문에 “북한은 도발도 많이 하고 약속도 어기고 해서 일방적인 신뢰는 안 된다”라며 “일련의 검증을 통해 신뢰를 쌓아 가고 그런 과정에서 교류협력이 더 커지고, 평화조약 얘기도 할 수 있다”라고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또 “지금 단계에선 평화조약 종이 한 장보다 그런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일 간 외교 갈등을 빚고 있는 독도에 대해선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고유 영토로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80대 중반을 넘었다. 역사와의 화해라는 것은 한없이 기다릴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박 후보의 대북정책 공약에 대해 “이명박 역도의 대북정책보다 더 위험천만한 불씨를 배태하고 있는 전면대결공약, 전쟁공약”이라고 비난했다.○ 安 “남-북-미-중 4자포럼 시작” 안 후보는 이날 “9·19공동성명 합의대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할 남북·미국·중국의 4자포럼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6자회담 참가국 중 일본과 러시아를 빼고 4자포럼 대상국을 정전협정 당사국으로 한정하자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차기 정부 임기 내에 모든 1세대 이산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상봉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관계, 북핵 문제, 평화체제의 선순환적 해결 △남북 화해협력 진전에 따른 통일 기반 구축 △북방경제 블루오션 개척을 ‘평화와 공동 번영의 한반도’를 이루기 위한 3대 목표로 제시했다. 안 후보가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 지향적 평화체제 구축, 북핵 해결을 상호 연계하지 않고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힌 부분이 눈에 띈다. 북핵 폐기 뒤 평화체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차별화한 것. 안 후보가 펴낸 ‘안철수의 생각’에서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북한이 핵에 의존할 명분을 제거할 수 있다”며 ‘선(先) 평화체제 후(後) 북핵 해결’ 논지를 펼쳤다가 북한 주장과 비슷하다고 비판받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안 캠프 통일포럼의 이봉조 전 통일부 차관은 “정상 간 핫라인 설치를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최우선 과제로 협상하겠다”며 “남북분쟁해결위원회는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과 갈등을 해결하는 기구로, 남북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대신할 수 있는 인물과 관련 부처가 나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차관은 “서해 평화 정착을 위해 남측 서북도서방위사령부와 북측 서남전선사령부 간의 군사 직통전화를 개설하고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는 전제 아래 공동어로구역을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남북장관급회담을 대화의 기본 틀로 정례화하고 이를 축으로 정상회담과 총리급회담 개최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그동안 △한반도 평화구상 추진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 가동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실현 등을 주장해왔으나 종합적인 외교안보 구상은 다음 주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누구를 위한 단일화냐.”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7일 대선후보 등록일 이전에 후보 단일화를 합의한 야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아직도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깜깜이 선거’에 대한 문제 제기와 단일화라는 정치이벤트가 국민의 민생고를 해결해줄 수 없다는 두 가지 메시지가 비판의 핵심이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여대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라의 방향과 운명까지 바뀔 수 있는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아직도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나라가 앞으로 어떤 방향과 정책을 갖고 갈지 국민들이 알 기회도 판단할 기회도 검증할 기회도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것은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앞서 열린 국책자문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는 “내년에 세계사에 유례없는 초대형 글로벌 경제위기, 이른바 ‘퍼펙트 스톰’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한반도 정세와 영토분쟁까지 외교안보 상황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긴장 상태”라며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민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전날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선거일 4개월 전까지 확정하도록 법으로 정하겠다”는 정치쇄신안을 발표하며 공격을 예고했었다. 박 후보 진영은 후보단일화를 ‘정치 쇼이자 이벤트’라고 비판하는 한편 경제위기와 국제적 격변기를 맞아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마이웨이’ 행보로 맞대응할 계획이다. 안형환 대변인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국에서 정치적 변화가 일고 있다. 동북아에 거대한 격랑이 불고 있다. 이처럼 격변기에 대한민국호를 이끌 지도자가 누가 되는지는 미래 대한민국의 운명을 크게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 측은 5일 외교안보, 6일 정치쇄신 공약 발표를 한 데 이어 후보 등록 이전까지 가계부채, 일자리, 여성, 보육, 교육, 경제민주화, 경제성장 등 각종 정책시리즈를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박 후보가 그동안 제시한 공약의 재원인 27조 원을 어떻게 마련하고 어떻게 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재원 마련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야권과 차별화할 계획이다. 물밑에서는 단일화의 대항 카드로 호남 출신 40, 50대의 젊은 총리 후보감을 러닝메이트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지역 공약이나 논란이 될 만한 파격적인 공약과 개헌 카드 등도 검토하고 있다.○ 여성, 청년과 소통 행보 ‘여성 대통령론’을 앞세운 박 후보는 이날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를 찾아 ‘박근혜-김성주 걸투(Girl Two) 콘서트’를 열었다. 20대 여대생들의 질문에 즉석으로 답하는 토크 콘서트 형식. 박 후보는 무대에 KBS 개그콘서트의 ‘정여사’ 코너에 나오는 강아지 봉제인형 ‘브라우니’를 끌고 등장했다. “브라우니가 저를 닮아서 과묵해요”라고 농담도 건넸다. 손가락 접기 게임에선 “두 명 이상의 남자와 데이트 안 해본 사람 접으라”는 주문에 다섯 손가락 중 마지막 남은 새끼손가락을 반쯤 접었다가 다시 폈다. 박 후보는 여성 지도자의 덕목을 묻자 “여성이든 남성이든 지도자는 국가관이 확실해야 한다. 이런 게 흐리멍덩하면 포퓰리즘으로 빠진다”며 야권 후보를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누구로 단일화되는 게 좋으냐는 질문에는 “‘박 후보가 도대체 누구를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답변을 피해갔다.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대선후보 3명이 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 수산인 대회’에서 해양수산 관련 총괄 부처 설치를 약속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우리 수산업을 확 바꾸기 위해 수산업과 해양업을 전담할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해양수산부를 부활하고 남북 공동어로를 통해 새로운 어장을 확보하는 등 수산인들이 자긍심을 되찾고 바다를 가꾸며 살 수 있는 강력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수산인들을 보호하고 수산업의 미래를 위해서 수산과 해양 분야에서 관련 정책을 종합·융합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6일 “정치 쇄신의 목표는 정치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복원하고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공약인 정치 쇄신안 발표에 앞서 “정치가 실망스럽다 해도 정치를 없앨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기성 정당정치 때리기’를 하는 데 대해 ‘정치 복원’이라는 정공법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안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정치 쇄신’을 말한 데 대해서도 “쇄신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누구를 위한 쇄신, 무엇을 위한 쇄신이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朴 “정치 복원”, 文 “기득권 포기”, 安 “새 정치” 박 후보는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4개월 전까지, 국회의원 후보는 선거일 2개월 전까지 확정할 것을 법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당이 공직 후보 선출을 늦게 하는 바람에 국민의 검증 권리가 침해됐다는 설명이다. 선거를 40여 일 앞두고도 야권 후보 단일화 변수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된 현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그는 정당 개혁의 핵심은 공천 개혁이라면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해 정당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회의원 후보 선출에는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다. 여야가 동시에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선출하도록 법제화하겠다는 것.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서도 “밀실 공천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공천 비리에 대해 박 후보는 “공천 관련 금품을 제공하거나 받은 사람 모두에게 책임을 묻고 수수한 금품의 30배 이상을 과태료로 물게 하며 공무담임권 제한 기간을 20년으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4월 총선 직후 불거진 공천 금품수수 의혹 사건으로 인한 새누리당의 오명을 씻겠다는 의지다. 반면 문 후보의 정치 쇄신안은 ‘기득권 포기’를 키워드로 하고 있다. 지역 구도 극복을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은 200석으로 대폭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은 100석으로 늘리는 구상이 대표적이다. 정당 개혁의 일환으로 △지역주의가 해소될 때까지 기초단체장·의원의 정당 공천 폐지 △국민이 비례대표를 포함한 공직 후보 공천권 행사 등을 공약했다. 안 후보는 기성 정치와 차별화된 ‘새로운 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3대 정치 쇄신 방안으로 ‘협력의 정치’, ‘직접민주주의 강화’, ‘특권 포기’를 제안했다. 특히 3대 특권 포기 방안으로 ‘국회의원 수 및 정당 국고보조금 축소, 중앙당 폐지’를 내놓았다. 그는 “의원 수는 법률에 200석 이상으로 돼 있다”면서 정치권이 먼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했다.○ 朴 “깨끗한 정부”, 文 “정치검찰 청산”, 安 “국민 중심” 박 후보는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의 부패 고리를 끊기 위해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국회가 감찰관을 추천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조사권도 부여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수사하는 방안으로 상설특별검사제 도입도 공약했다. 상설특검은 검찰의 제대로 된 수사를 채찍질할 방안이기도 하다는 설명이다. 문 후보의 사법개혁은 ‘정치검찰 청산’에 방점이 찍혀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의 직접 수사 기능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내놓았다. 또 대선후보 때부터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까지 재산을 공개해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의 부정부패를 막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한 발 더 나아가 대검 중수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를 공약했다. 박 후보는 이 밖에 민주적 국정 운영 방안으로 △기회균등위원회 설치로 탕평인사 실현 △매년 정기국회에서 대통령 연설 정례화를, 국회 개혁 방안으로 △국회 윤리위원회와 선거구획정위의 100% 외부 인사 구성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내걸었다. 당초 정치쇄신특위는 박 후보에게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중앙당 권한 대폭 축소 방안 등도 제안했다. 하지만 박 후보의 검토와 당내 의견 수렴을 거치며 최종 발표에선 빠졌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정치 현실을 고려할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판단”이라며 “사실 공천권이 없으면 중앙당이 별 힘이 없어진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5일 밝힌 ‘신뢰 외교와 새로운 한반도’는 대북·외교정책의 종합판이다. 박 후보는 “우리의 대북정책도 유화 아니면 강경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진화해야 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이나 이명박 정부의 상호주의가 아닌 ‘제3의 길’을 모색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후보 측은 “비핵화나 남북 간 신뢰의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대북 지원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각종 대북 지원안에 미국 중국 러시아 국제기구 등을 끌어들여 안보리스크를 줄이고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핵안보정상회의 기념 국제학술회의 때부터 밝혀온 ‘6·15 및 10·4 선언을 존중하겠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아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 이후 보수층의 반발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3단계 민족공동체통일방안 계승 박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기초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발전하겠다”며 통일정책으로 ‘평화정착→경제공동체 건설→정치통합’의 3단계 통일방안을 제시했다. 1994년 김영삼 정부가 발표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 완성’의 3단계 통일방안과 맥이 닿는다. 박 후보 측은 역대 정부의 통일방안 중 여야 협의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단계별로 그에 맞는 지원 계획을 선보였다. 1단계 평화정착 단계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개성공단 국제화, 지하자원 공동개발 추진을 제안했다. 개성공단에 있는 경제협력협의사무소의 역할을 확대하고 사실상 상주대표부 역할을 하는 남북교류협력사무소를 서울과 평양에 각각 설치하겠다고 밝힌 것도 눈에 띈다. 2단계 경제공동체 건설 단계에는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북한의 전력 교통 통신 등 인프라 확충과 나진·선봉 등 북한 경제특구 진출 등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수반되는 공약들이다. 박 후보 측은 “비핵화라는 전제하에 한국만이 아닌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와 함께 지원한다는 점에서 10·4선언에서 약속한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필요하면 국회 동의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북핵과 안보는 강력한 대처 의지 표명 박 후보는 안보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포함한 포괄적 방위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별도의 국방 공약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박 후보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같은 상황에서 부처 간에 입장 차가 노출됐고 한일정보보호협정 같은 외교안보 정책에서 혼선이 있었다”며 “청와대 내에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가칭 국가안보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노무현 정부 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처럼 상시 조직과 회의체가 결합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후보 측은 설명했다. 난제인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 후보는 기존 6자회담과 유엔,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협력 외에 ‘한미중 간의 3자 전략대화’를 새롭게 제시했다. ○ 10년 꿈꿔온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박 후보는 유럽 통합의 모태가 된 ‘헬싱키 프로세스’를 본떠 동북아시아 협력을 위한 ‘서울 프로세스’를 제안했다. 박 후보는 “동아시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발전을 위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영토 갈등에 대해서는 “우리의 주권이 침해되는 상황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10년 전부터 구상해온 남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상도 밝혔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때부터 밝혀온 숙원 사업이다. 윤병세 외교통일추진단장은 “유럽 러시아 중앙아시아가 모두 철도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남북 간 문제만 푼다면 꿈이 아닌 국가 대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文 “NLL 단호하게 지킬 것” 한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홍재철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NLL을 법적으로 영토선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단호하게 지킬 것”이라며 “국기나 애국가를 부정하는 세력과 정치적 연대를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대기업 총수나 경영자의 배임·횡령 등에 대해선 국민참여재판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경제민주화 공약 최종안을 마련해 5일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여기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이나 회계부정 등 중요 경제범죄는 피고인의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재판을 받도록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법’을 개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기업 총수 비리에 대한 형량을 더 강화함으로써 집행유예나 이후 사면을 제한하는 방안과도 연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강화하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9%에서 4%로 낮추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 현재 은행과 저축은행에 시행하는 주기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금융·보험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보험사의 대주주를 결정할 때 산업자본인지, 최근 금융 관련법을 위반한 적이 있는지 등을 철저히 따진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금융·비금융 계열사 간 차단벽도 엄격히 했다. 그룹 내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를 의무화해 은행 보험 카드사 등 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는 있지만 비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금융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게 한다는 것.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한도도 현재 15%에서 5%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의 감시를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으면 검찰이 인지 수사를 하지 못하는 독점 고발 제도)을 폐지하기로 했다. 또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해 자회사 지배주주나 경영자의 사익 편취로 손해가 난 경우 상장 모회사의 소액주주가 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대규모기업집단법’ 제정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 전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 도입 △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와 산별노조 교섭권 인정 등이 포함됐다. 박 후보는 이 방안을 검토해 공약 채택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나 내부에선 “인위적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변경하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이 4일 지상파 TV 토론과 대담이 잇달아 무산된 원인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문, 안 후보 측이 박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합동공세를 펼치자 박 후보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정치공세”라며 맞섰다. 문, 안 후보 측은 “KBS가 13∼15일 사흘 동안 매일 후보 한 명씩 참석하는 순차토론회를 기획했지만 박 후보의 불참 통보 탓에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 측은 브리핑에서 “문 후보는 양자 토론, 3자 토론, 개별 초청 토론 등 어떤 형식에도 구애 받지 않고 당당하게 검증을 받겠다”면서 “세 후보 중 한 분이 여러 가지 형식과 납득할 수 없는 조건을 걸어 이를 무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TV 토론 무산이 박 후보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MBC와 SBS도 세 후보 초청 토론이나 대담을 준비했다가 박 후보 측의 불참을 이유로 유보했다고 문 후보 측은 전했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3자 토론도 아닌 자신의 입장과 국정 방향을 밝히는 순차토론까지 거부하는 박 후보는 과연 국정을 이끌어갈 자질이 있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이정현 공보단장은 “KBS 자체 사정에 의해 연기된 것이지 (박 후보가) 취소한 것이 아니다”며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문, 안 후보가 단일화를 하려 하니 토론 순서에서 확정되지 않은 후보들의 의견을 먼저 듣고, 다음에 우리가 하는 의견을 (KBS 측에) 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설명과는 달리 새누리당은 대선 본선까지 완주할 ‘최종 대표선수’가 결정되지 않은 문, 안 후보와 박 후보의 위상이 같지 않다는 이유로 야권후보 단일화 이전에는 순차토론에도 부정적이다. 당초 추첨을 통해 13∼15일 중 세 후보의 출연 일자를 정할 계획이었던 KBS 선거방송기획단은 “2일까지 후보 측에 토론 승낙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보내왔으나 박 후보는 보내지 않았다”며 “박 후보 측이 15일이나 이후의 스케줄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KBS는 한 명의 후보라도 참여하지 않으면 토론회를 진행할 수 없다는 태도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송금한 기자 email@donga.com }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3년도 예산안을 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사이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여야는 각자 대선후보의 공약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박근혜표 예산’과 ‘문재인표 예산’ 사이의 간극이 커 협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복지 분야 증액 요구에 정부가 ‘복지사업은 한번 시작하면 없애기 힘들다’며 버티는 것도 예산안 협의의 난관이다. ‘솔로몬의 해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여야가 합의한 기한(11월 22일) 내 국회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야 모두 “공약사업 예산에 반영해야”, 항목은 제각각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342조5000억 원)에 대해 여야는 모두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예산을 얼마나 늘려야 할지에 대한 의견은 사뭇 다르다. 최근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발표한 10대 중점 증액사업 중 일치하는 항목은 △0∼2세 보육수당 전 계층 지원 △0∼5세 양육수당 전 계층 지원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 및 대출이자 인하 정도다. 새누리당은 그 밖에도 △중소기업 취업을 전제로 장학금을 주는 희망사다리 장학금 도입 △사병월급 인상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경로당 난방비 및 양곡비 지원 등을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사업은 4·11총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직접 밝힌 공약으로, 대선 공약의 바탕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협의를 거쳐 관련 예산을 1조6000억 원가량 늘릴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예산을 5조 원 늘리는 것을 포함해 △친환경 무상급식 국고 지원 △기초노령연금 인상 △남북평화·공존 관련 사업 확대 등을 중점 증액 대상으로 꼽고 있다. 대부분 문 후보의 공약과 일치한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사업을 모두 반영할 경우 필요한 예산은 12조 원에 이른다. 민주당은 기존 예산에서 시급하지 않거나 효과가 적은 사업을 9조 원가량 삭감하고, 부자감세를 철회해 나머지 3조 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야 모두 증액 사업이 대선후보의 공약이기 때문에 양보도 쉽지 않다. 특히 예산안 통과의 키를 쥔 여당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박 후보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증액 사업을 통과시켜야 하는 처지다.○ 정부와의 줄다리기도 관건 여야 합의도 중요하지만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헌법 57조에 따르면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예산을 증액할 수 없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복지제도의 무분별한 확대는 곤란하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 첫날 “복지 예산은 한 번 반영하면 항구적으로 반영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부자감세를 철회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상위 1%가 소득세의 46%를 내고 있는데 이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중한 것”이라며 “넓은 세원, 낮은 세율 기조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대선 일정을 감안해 이번 주에 부처별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고, 다음 주 예산안조정소위원회(계수조정소위) 심사를 거친 뒤 22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킨다는 일정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대선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4일 “내년부터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1월 30일까지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7일 전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07년 대선 때에도 예산안 통과가 선거 이후로 미뤄진 전례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예산안 법정처리기한(12월 2일)을 넘기는 것에 대한 비판을 각오해야 한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이번 예산안의 경우 정부의 세입 규모 추정에도 문제가 있고, 여야 간 쟁점도 많아 지뢰가 곳곳에 있다”면서도 “지금까지 비교적 잘 진행된 만큼 가급적 22일에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삼선동 장수마을을 방문해 주거복지 정책인 ‘편한 집, 편한 나라’ 공약 발표를 마친 뒤 마을 어르신을 만나 얘기를 듣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사상 최악의 대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2012년 한국 대선은 미국 대선과 비교하면 더욱 초라할 수밖에 없다. 향후 5년간 세계 11위 경제대국인 ‘대한민국호’의 운영 계획과 청사진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기는커녕 단일화 이슈와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매몰돼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의 ABC조차 무시되고 있는 수준이다. 지금 같은 ‘묻지 마 투표’ ‘깜깜이 선거’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전 세계에 보편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G2(미국과 중국)의 권력 교체로 인한 동북아시아 정세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마저 나온다. 한국 대선을 미국 대선과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비교 분석해 봤다.》韓, 표 따라가다보니 복지-교육 서로 닮은꼴美, 의보-법인세율 등 명확한 선택기준 제시한국 대선후보들의 주요 공약은 서로 엇비슷해 유권자들에게 차별화되는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오히려 현혹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후보들의 얼굴을 가린 채 공약만 보면 누구 정책인지조차 알기 어려운 수준이다. 복지와 관련해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후보 모두 △0∼5세 무상보육 △고교 의무교육 △반값 등록금을 제시했다. 세 후보가 내걸고 있는 △대입전형 단순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확대 △정년 60세 의무화 등도 내용엔 거의 차이가 없다. 당초 복지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보수와 진보가 구분되지 않는 ‘이슈 수렴’ 현상으로 유권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다른 핵심 과제도 닮은꼴이다. 박 후보는 지난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 중 △공정성을 높이는 경제민주화 △한국형 복지체계의 구축 △창조경제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러나 이는 문, 안 후보와 별 다를 게 없다. 문 후보는 우선 과제로 △일자리 혁명으로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세상 △사람이 먼저인 따뜻한 복지국가 △경제민주화로 함께 잘사는 세상, 안 후보는 △성장의 열매가 국민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도록 경제민주화 실현 △국민의 일할 권리 보장 등을 꼽았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해법은 닮았다. 세 후보 모두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게 대표적이다. 반면 미국 대선 후보들은 주요 분야별로 차별화되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 정책의 경우 오바마는 보험 미가입자 5000만 명의 보험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롬니는 이를 ‘오바마 케어’(오바마+메디케어의 합성어)로 규정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조세 정책과 관련해 오바마는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부유층에 최소 30%의 세율을 적용하고 법인세 상한선도 35%에서 28%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에 롬니는 연소득 20만 달러 미만이면 자본이득세를 감면하고 법인세 상한선은 25%로 낮추겠다며 맞서고 있다.韓, 재원자료 제출 요청에 “나중에 발표할 것”美, GDP의 22.5% vs 20%… 예산 밝히고 설득주요 정책의 실현을 위한 재정 마련 계획을 놓고도 한미 대선 후보들은 다른 견해와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앙선관위가 예비후보 6명의 10대 공약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는데 주요 공약에 대한 재원조달 방안은 제대로 적시되어 있지 않았다. 재원 소요가 가장 큰 복지 공약과 관련해 박 후보는 “포괄적인 공약이므로 추후 세부적인 공약들을 발표하고 재원소요 추계, 재원조달 계획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문 후보는 “재정개혁, 복지개혁, 조세개혁 등 3대 개혁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고 추상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안 후보도 “불요불급한 예산 절감 및 우선순위 조정” “조세감면 축소 및 실효세율 인상” 등 교과서 수준의 원론적 방법론만 제시하고 있다. 이와 달리 미국 대선 후보들은 예산 규모를 놓고 정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재정적자 감축과 관련해 오바마는 국내총생산(GDP)의 22.5%를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겠다며 ‘큰 정부론’을 제시하는 반면 롬니는 GDP의 20%를 정부 예산으로 감당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창출하겠다는 일자리 규모도 다르다. 오바마는 교육, 연구개발 등을 통해 100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제시한 반면 롬니는 에너지 자립, 중소기업 육성 등을 통해 오바마보다 200만 개 많은 1200만 개를 창출할 수 있다며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韓, 대선 15일전 1차-3일전에야 3차 토론美, 15일전까지 3차례 TV토론 모두 마쳐차별화된 정책 승부가 사라진 공간엔 어김없이 네거티브 공방이 똬리를 틀었다.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이슈(박근혜),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문재인), 논문 표절 등 개인 검증 이슈(안철수) 등이 주된 메뉴다. 급기야는 박 후보의 여성 대통령론과 관련해 여야 간에 ‘생물학적 여성’ 발언 공방까지 벌어지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정책 대결의 중요한 장(場)인 TV 토론에 대해서는 대선 47일을 앞둔 2일까지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합의를 못하고 있다. 빅3 후보의 출마가 모두 확정된 9월 19일 이후 세 후보가 한 자리에서 정책과 비전을 놓고 공방하는 3자 TV토론은 물론이고 개별 후보가 패널과 질의 응답하는 토론회도 지금껏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실제로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은 1, 2개월 전 세 후보 측에 토론회 참석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어느 진영도 공식적인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세 차례의 공식 토론회도 마지막 일정이 불과 대선 3일 전에 잡혀 있어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판단의 기회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반면 이미 3차례에 걸쳐 진행된 미국 대선후보 간 TV토론은 분야별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져 유권자들의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2일 방송된 마지막 3차 토론은 미국에서 592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봐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메이저리그 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810만 명)보다 7배 이상 많았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책을 수없이 발표하는데도 정책 기사는 묻히고 제가 중학교 때 입었던 비키니 사진기사가 1등이 되고, 댓글도 수천 개가 달리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지난달 31일 이번 대선에서 정책 이슈가 관심을 못 받는 데 대한 아쉬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그렇지만 공약 경쟁 실종을 언론이나 유권자 탓만 할 일은 아니다. 선거가 불과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박 후보를 비롯해 어느 후보도 누구나 한결같이 말하는 공통의 어젠다 이외에 자신의 정책 철학을 선명하게 드러낼 경쟁 어젠다를 던지지 못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선 선거 정국을 뒤흔든 대형 공약들이 있었다. 격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책 이슈는 선거를 이끄는 하나의 힘이었다. 16대 대선에선 2002년 9월 당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선후보가 ‘균형발전’의 상징으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내놓았다. 네거티브 이슈에 휩싸여 어젠다를 주도하지 못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패배했다.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 정책 대결이 관심을 끌었다. 그해 3월 이 후보는 경제공약인 ‘747 비전’을, 박 후보가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바로 세우는) 공약’을 발표했다. 대선 내내 뜨거운 논쟁을 불러온 이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이 나온 것은 한 해 전인 2006년 10월이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후보들이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만 합창하는 역대 최악의 게으른 선거”라며 “이러니 ‘빅3’의 팽팽한 지지율 씨름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대선에 큰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미국 대선을 210여 일 앞둔 4월 10일. 공화당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경선 중도 포기를 선언하면서 대선 구도는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간 양자 대결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로써 미국은 본격 대선 레이스에 들어갔다. 한국 대선을 210여 일 앞둔 5월 중순. 4월 총선을 치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대선후보가 아니라 지도부를 교체하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 한창이었다. 새누리당에선 박심(朴心·박근혜 후보 마음)을 업은 황우여 대표가 선출됐고, 민주당에선 모발심(모바일투표) 논란 끝에 이해찬 대표가 신승을 거뒀다. #미국 대선을 47일 앞둔 9월 말. 각각 출정식을 겸한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 선출된 오바마, 롬니 후보는 계속되는 유세 일정 와중에도 선거의 승부를 가를 세 차례의 TV토론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한국 대선을 47일 앞둔 11월 2일.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토론회 외에 언론사 주최 토론회 참석 여부와 방식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불과 40여 일의 간격을 두고 실시되는 미국과 한국의 대통령선거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선거’가 되고 있다. 1년 넘게 피어오른 ‘안철수 안개’가 겨우 걷히면서 이에 따른 야권 후보 단일화 게임이 계속되고, 박근혜 후보의 잇단 과거사 해명 논란 등이 대선판을 뒤덮으면서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정책은커녕 최소한의 판단 기준도 없이 날짜만 세는 형국이다. 이렇다 보니 3일로 대선이 46일 앞으로 왔지만 한국의 ‘빅3’ 후보 중 누구도 분야별로 종합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롬니 후보가 이미 대선 60일 전을 전후해 경제, 외교, 복지, 재정, 교육 등 분야별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를 설득했던 미국 상황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공약의 완성도 차이도 크다. 오바마, 롬니 후보는 주요 분야에서 차별화되는 공약을 내세워 정책 목록만 봐도 후보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각 후보가 눈치 경쟁하듯 상대의 행보를 보며 재정 마련 대책은 빠진 채 급조해 낸 ‘애드리브 공약’이 판을 치고 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의 대선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각 후보는 지금이라도 정치공학적 행태를 중단하고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된 판단 기준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사회통합을 위한 하나로 정책포럼’에 참석해 포럼 측에서 전달받은 정책제안서를 본 뒤 다시 보자기에 싸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