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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중대형 선박을 만드는 조선사 중 최초로 5000번째 선박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1974년 첫 선박을 인도한 뒤 51년 만이다. 일본, 유럽 등에 밀린 후발주자에서 시작해 세계 1위로 올라선 한국 조선업의 발전을 상징하는 일이란 평가가 나온다. HD현대는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이 지난달 필리핀 해군에 초계함 ‘디에고 실랑함’을 인도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5000번째 선박 인도를 달성했다고 19일 밝혔다. 어선 등 비주류 소형선을 주로 만드는 네덜란드의 다멘조선그룹이 10년 전 인도 5000척을 넘긴 바 있지만, 중대형선 위주의 조선사가 이 같은 기록을 낸 건 처음이다.선박 한 척의 길이를 250m로 일괄 적용해 5000척을 일렬로 세우면 총 길이가 1250km에 달한다. 서울에서 일본 도쿄까지의 직선거리(약 1150km)보다 길다. 계열사별로는 HD현대중공업이 2631척, 중형선 전문인 HD현대미포가 1570척, 대형 상선 전문인 HD현대삼호가 799척의 선박을 고객에게 인도했다.HD현대의 5000척 인도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성과가 아니라 ‘K조선’ 전체의 역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1972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울산 미포만에 조선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첫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는 한국 조선업이 세계 점유율 1%에도 못 미치던 시절이었다. 정 명예회장이 건설 자금 확보를 위해 영국의 은행 관계자에게 500원짜리 지폐 속 거북선을 보여주며 설득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유명하다. 2년 뒤인 1974년 HD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 완공과 함께 첫 번째 선박인 26만 t급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를 그리스 선주에게 인도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3년 선박 건조량(222만6000t) 기준 세계 1위에 올라선 뒤 2012년엔 세계 최초로 누적 건조 선박 1억 GT(총 톤수)를 넘겼다. HD현대가 그동안 선박을 납품한 국가는 총 68개국, 선주사는 700여 개에 달한다. 최근 HD현대의 대표 제품군은 수익성이 높은 선종이다. HD현대미포의 주력 제품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영하 163도 극저온에서 액화가스를 운송하는 용도의 선박으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한국 조선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70%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수출 효자’ 선종이기도 하다. 1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HD현대중공업의 주력 제품이다. 전 세계 물동량의 대부분을 운반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높다. HD현대는 5000번째 선박 인도를 축하하는 의미로 조선 계열사 임직원은 물론이고 협력사 직원들에게도 30만 원권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9일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선박 5000척 인도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자부심인 동시에 세계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도전의 역사”라며 “다음 5000척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이 사내 포럼에서 “현장과 연구소가 모두 참여하는 원팀형 초격차 대형 과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18일 경북 포항시 포항공대에서 열린 ‘2025 포스코그룹 테크포럼’에서 “(원팀형 과제 추진을 통해) 기술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혁신 기술로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37회째를 맞아 이틀간 열리는 포스코그룹 테크포럼은 그룹 핵심 사업의 주요 기술 개발 성과를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개회식에는 장 회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 기술 분야 임직원 등 1300여 명이 참석했다. 장 회장은 “기술 혁신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며 “전 직원의 인공지능(AI) 활용 역량을 강화해 모든 현장에서 AI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이뤄내자”고 당부했다. 이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자원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도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내 상인 ‘포스코 기술대상’ 시상식도 열렸다. 최고 상인 ‘올해의 혁신상’은 포항제철소 제강부와 포스코퓨처엠 양극재연구센터에 돌아갔다. 이들 모두 공정의 생산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13일 오후(현지 시간) 곳곳에서 불꽃이 튀기는 중국 정저우(郑州) 비야디(BYD) 공장의 한 용접 라인. 갈퀴 모양의 로봇 팔 1000여 대가 스탬핑 라인으로부터 갓 넘어온 트렁크 커버 등 각종 차체 조각을 용접하고 있었다. 사람 키 2∼3배의 이 로봇 팔 총 2400여 대가 밤낮없이 용접 작업의 98%를 대신하는 덕분에 사람은 검수 등의 단계에만 개입한다. 서울 여의도 크기의 약 4배(10.67km2)에 달하는 이 공장에서는 무인화 위주의 초 단위 공정으로 시간당 50대의 전기차를 말 그대로 ‘찍어내고’ 있었다. 이 같은 공정 규모와 속도를 앞세워 비야디를 중심으로 한 중국 전기차는 자동차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점유율 10%를 목전에 두는 등 한국 자동차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 연구원만 12만 명에 대부분 부품 자급자족 규모 못지 않게 정저우 공장이 자랑하는 것은 원가를 절감하는 ‘자급자족’ 밸류체인이다. 정저우 공장은 완성차, 차량 부품, 배터리 등 크게 3가지 생산 구역으로 나뉜다. 배터리 공장에서 만들어진 차량용 배터리가 바로 완성차 조립 라인으로 배달되는 식이다. BYD는 타이어, 유리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 생산해 잇따르는 글로벌 공급망 변수에도 거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의 수출 통제 여파로 최근에도 일본, 독일 자동차 업체의 생산 중단이 현실화됐지만 중국은 이 같은 리스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뜻이다. 더 위협적인 건 연구개발(R&D) 공세다. 자체 연구소만 11개인 BYD는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 중 가장 많은 12만 명의 연구원을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R&D 투자 비용만 약 5조83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신기술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5분 충전만으로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플래시 충전’ 기술이다. 실제로 13일(현지 시간) BYD 정저우 서킷 앞 주차장에서 씨라이언8에 이 충전이 시연되자 최대 1000kW 속도로 1분 만에 24%가 채워졌다.이런 수직계열화, 투자로 이뤄낸 ‘압도적 가성비’로 BYD는 2022년부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라선 뒤 자동차 종주국인 유럽에서마저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 신차 시장에서 BYD를 필두로 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늘어난 5.1%로, 벤츠(5.2%)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MG 등 중국 자본이 인수한 서구권 업체들의 점유율까지 합치면 9%에 달한다. ● 무한경쟁 中 전기차, 소비자 대응도 기민 중국 전기차 업계는 업체 수가 129개나 되는 무한경쟁 구도 때문에 소비자 대응 속도도 기민하다. 한국과 중국 업계를 모두 겪은 몇 안 되는 현지 교민 종사자들은 이 차이를 체감하고 있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 있다가 3년 전 중국 선전으로 넘어와 전기차 전장 부품 업체에서 일하는 40대 윤모 씨(가명)는 “중국은 소비자들 불만이 있으면 6개월 안에도 차량 인테리어 디자인을 바꿔 다시 내놓을 정도”라고 말했다. 윤 씨는 “업체 규모에 관계없이 신차 하나하나에 생존이 직결돼 사활을 거는 절박함만은 한국이 절대 따라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데이비드 딩 BYD코리아 대표도 고객센터를 통해 들어온 한국 소비자 의견을 매주 직접 보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中전기차 3~4곳 추가 진출땐 韓시장 격변”中전기차의 위협국내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익숙한 BYD와 지리자동차, 체리자동차 등도 ‘129개 무한경쟁 구도’의 일부에 불과하다. 실제로 11∼14일(현지 시간) 중국 현지에서는 전부 알아보긴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자국 브랜드 전기차가 도로 위를 내달리고 있었다. 현대차·기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시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2030년엔 중국 전기차 업체 129개 중 15개가량만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될 정도로 살인적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실력을 키운 중국 전기차 업계의 ‘한국 침공’도 시작됐다. 올해 한국 전기차 시장에는 BYD가 가성비를 앞세워 중국 업체들 중 가장 먼저 안착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3대 중 1대가 중국산(5만1535대)이었다. 전년 동기(2만4977대)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중국 전기차 업체가 BYD뿐인 만큼 이는 거의 BYD만의 실적이다. 중국 업체가 서너 곳만 한국 시장에 더 들어오더라도 국내 전기차 업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게 양국 업계를 경험한 현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BYD는 현지에서도 가성비 이미지라 고급 모델을 원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은 끌지 못한 편”이라며 “상위 포지셔닝의 지커, 샤오펑 등이 진출하면 업계가 더 많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업계가 중국 업체들의 진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정저우·선전=최원영 기자 o0@donga.com}
미국 연료전지 기업 아모지(Amogy)사가 개발한 암모니아 파워팩을 삼성중공업이 국내에서 위탁 생산한다. 이는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해 전력 생산에 활용하는 무탄소 친환경 동력원이다. 10일 삼성중공업은 미국 아모지사와 ‘암모니아 파워팩 국내 제조·생산에 대한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최소 3년간 아모지 제품에 대한 국내 독점 위탁생산 권한을 갖는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운 부문 탄소 중립 추진에 따라 조선사들은 이같이 무탄소 친환경 선박 구현에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말까지 거제 조선소 내에 실증 설비를 증설하고 내년부터 위탁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호기 삼성중공업 친환경연구센터장은 “아모지와 장기적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어떤 무기든 사람이 타고 있으면 표적이 됩니다. 방산업계가 무인화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10일 경기 성남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판교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만난 최경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무인복합센터 기반기술팀장은 최근 방산업계가 인공지능(AI)과 무인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의 무인지상차량(UGV) 활약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궤도형 무인차량 ‘테미스-K’를 공개하는 등 2028년까지 무인차 6종류를 개발할 계획이다.● 군인이 사라지는 전장, AI가 온다한국이 AI 기반의 무인 무기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국군 인원은 작전계획 수행의 ‘마지노선’인 50만 명보다 5만 명 적은 45만 명이었다. 사단급 이상 부대는 59곳에서 42곳으로 줄었다. 다음 달에도 육군 제28보병사단이 해체된다. 2040년이 되면 국군 병력이 최소 27만 명, 많아도 35만 명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AI와 무인 무기는 줄어드는 병력을 대신할 수 있는 ‘미래의 군인’이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등의 실전 능력이 입증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군인들이 무인 무기에 의해 희생되는 ‘전장의 민낯’이 확산되면서 병력 감소 우려가 적은 국가들까지 AI 기반 무인화 무기 체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한국은 방산기업들의 R&D에 가속도가 붙으며 AI 및 무인화 기술의 자립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력은 2024년 기준 지상 무인 세계 5위, 공중 무인 8위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한국 무기가 2020년대 들어 동유럽과 동남아, 중동 등에 수출되면서 생긴 ‘록인 효과’(한 번 구입한 무기 시스템을 계속 도입하려는 경향)가 AI와 로봇 분야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AI 기반 무인화 나선 K방산 실제 국군의 다양한 영역에서 AI와 로봇이 도입되고 있다. 지난해 일부 부대에 시범 도입된 현대로템의 작전용 다족보행 로봇개에는 AI가 탑재돼 있다.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거나 인간의 수신호를 알아보고 포복·전진하는 등 ‘협동’ 기능을 갖췄다. 현재는 정찰 등에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향후 공격이나 부상병 수색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사람이 조종하던 드론은 스스로 적군을 구별하는 수준이다. 한화가 개발 중인 ‘천무 3.0’은 K방산의 대표 수출품인 천무에 자폭 드론을 결합한 AI 기반 미사일이다. 드론이 80km 정도 거리를 미사일에 실려 날아가 분리된 후 스스로 적군을 식별해 타격한다. 이 회사는 자주포 K9의 차세대 모델인 ‘K9A3’를 완전 무인화할 예정이다. 공군 현대화의 핵심도 무인화에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무인기가 시속 200km로 자율비행을 하고 위협 회피와 전투 결정까지 하는 AI 파일럿 기술 ‘카일럿’을 개발 중이다. 대한항공도 스텔스 저피탐 무인편대기(LOWUS)를 개발하고 있다. 김호성 국립창원대 첨단방위공학과정 교수는 “현재 재래식 무기 중심인 방산 수출 구조를 AI 등 첨단 무기 중심으로 재편하고 반도체, 엔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이뤄야 ‘방위산업 4대 강국’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성남=최원영 기자 o0@donga.com}

로봇이 군 장병들을 대신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된 지뢰를 탐지하고 제거한다. 전투 중 부대에서 낙오한 부상병을 찾는 것도 정찰병 대신 ‘로봇 개’의 몫이다. 모두 한국군이 이미 도입했거나 곧 이뤄질 현실이다. 먼 미래의 일로 여겨지던 인공지능(AI)과 무인화(無人化)의 실전 도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에서 2700억 원 규모의 ‘폭발물 탐지 제거 로봇’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르면 올해 말 일선 군부대에 배치되고 2027년 전력화가 완료된다. 현대로템도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함께 개발한 군사용 AI 로봇개 ‘방산용 다족보행로봇’을 육군 일부 부대에 이미 시험 배치했다. 이 로봇은 시속 4km 속도로 이동하며 2시간가량 정찰, 수색이 가능하다. 이 같은 방산시장 환경 변화는 ‘K방산’에 적지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와 무인화로 대표되는 첨단 방산에서 한국의 기술력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한국 주요 방산업체들은 올 상반기(1∼6월) 기준 수주 잔액이 1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세계 10대 방산국가 지위를 굳혔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534억 달러(약 77조7200억 원)였던 전 세계 디지털 전장(戰場) 시장 규모는 2032년 2095억 달러(약 304조9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앞으로 목표는 방위산업 4대 강국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2025 서울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축사에서 “방위산업 4대 강국 달성이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며 “2030년까지 국방 및 항공우주 연구개발(R&D)에 예상을 뛰어넘는 예산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방산기업들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AI와 무인화 등 차세대 핵심 방산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어떤 무기든 사람이 타고 있으면 표적이 됩니다. 최근 방산업계가 무인화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10일 경기 성남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판교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만난 최경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무인복합센터 기반기술팀장은 최근 방산업계의 R&D 역량이 총동원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무인화 무기 체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무인지상차량(UGV)이 어떤 작전에서 어떻게 활약했는지, 정비와 충전·급유 환경은 어땠는지 등을 분석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최근 궤도형 무인차량 ‘테미스-K’를 공개했다. 2028년까지 6종류의 무인차를 개발해 ‘군인 없는 전장(戰場)’을 현실에 구현할 계획이다.● 군인이 사라지는 전장, AI가 온다한국이 AI 기반의 무인 무기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 7월 국군 규모는 작전계획 수행의 ‘마지노선’인 50만 명보다 5만 명 적은 45만 명이었다. 사단급 이상 부대는 59곳에서 42곳으로 줄었다. 다음달에도 육군 제28보병사단이 해체된다. 2040년이 되면 국군 병력이 최소 27만, 많아도 35만 명 수준까지 쪼그라든다.AI와 무인 무기는 줄어드는 병력을 대신해 적군과 싸울 ‘미래의 군인’이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드론 등 무인 무기의 실전 경쟁력이 입증됐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인 무기에 의해 군인이 희생되는 ‘전장의 민낯’이 그대로 확산되면서 병력 감소 우려가 없는 국가들까지 속속 AI 기반의 무인화 무기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이 올 9월 전승절 열병식 때 AI 기반 4족 보행 로봇개를 분열에 참여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AI 기반 무인화 나선 K방산국군도 AI 무인화 무기 체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작년부터 일부 부대에 시범 도입된 현대로템의 작전용 다족보행 로봇개에는 AI가 탑재돼 있다. 목적지를 설정하면 스스로 판단해 경로를 찾아간다. 인간의 수신호를 알아보고 포복하거나 전진하는 등 ‘협동’ 기능도 갖췄다. 현재는 정찰 등에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성능 개량을 통해 부상병 수색이나 공격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사람이 조종하던 드론은 이제 스스로 적군을 구별한다. 한화가 2028년 목표로 개발 중인 ‘천무 3.0’은 K방산의 대표 수출품인 천무 미사일에 자폭 드론을 결합한 AI 기반 미사일이다. 드론이 80km 가량 미사일에 실려 날아가 분리된 뒤 스스로 적군을 식별해 타격한다. 이 회사는 자주포 K9의 차세대 모델인 ‘K9A3’를 완전 무인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공군 현대화의 핵심 역시 무인화에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무인기가 시속 200km로 자율비행을 하며 위협을 회피하는 AI 파일럿 기술 ‘카일럿’을 개발 중이다. 자율비행은 물론 전투 결정까지 한다. 대한항공도 스텔스 저피탐 무인편대기(LOWUS)를 개발하고 있다. 무장 장착구에 미사일, 폭탄 등 무기를 넣어 전투용으로 쓰거나 또 다른 소형 무인기를 싣고 목적지에 떨굴 수 있다. 올 연말 초도 비행을 앞두고 있다.방산업계에서는 이 같은 AI 무인화 무기 개발을 K방산의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호성 국립창원대 첨단방위공학과정 교수는 “재래식 무기 중심인 방산수출 구조를 AI 등 첨단무기 중심으로 재편하고 반도체, 엔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이뤄야 ‘방위산업 4대 강국’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성남=최원영 기자 o0@donga.com}

20, 30대의 70%가량이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전국 20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같은 ‘2025 국민연금 현안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20대는 69.2%, 30대는 74.7%가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서도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7%로 신뢰한다는 쪽(44.3%)보다 많았다. 50대 이상에서만 신뢰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또 현재 소득 대비 연금 보험료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69.7%를 차지했다.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연금개혁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3.4%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올 4월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보험료율은 매년 0.5%포인트씩 13%까지 올라갈 예정이다.정부에 바라는 국민연금 제도 개선의 최우선 원칙으로는 응답자의 30.7%가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꼽았다. ‘세대 간공정성 확보’(27.6%)가 그 뒤를 이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무조건적인 소득 대체율 인상보다 ‘낸 만큼 돌려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병상에 있는 환아들을 대상으로 교육 봉사를 해온 대학생 동아리가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우정선행상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4일 코오롱그룹은 이날 서울 강서구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제25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대상에는 병상에 있는 어린이들의 학습을 지원해온 대학생 연합 교육봉사 동아리 ‘키즈유나이티드’가 선정됐다. 2004년 설립된 이 동아리엔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 70∼80명이 속해 있다. 이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 세브란스어린이병원 등 5개 병원에 입원 중인 환아들에게 과학·영어·역사 등 교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회원들이 대학원 진학 후에도 수년간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등 20년 넘게 명맥이 이어져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폴란드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대규모 무기 수출을 성사시킨 ‘K방산’ 대표 기업들의 3분기(7∼9월) 실적이 지난해 대비 크게 상승했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뛰어든 조선업계 역시 호실적을 내면서 방산, 조선이 반도체와 함께 한국 경제에 불경기 속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발 낭보도 잇따라 방산과 조선의 실적 호조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 ‘진격의 K방산’… 합산 영업익 1조 원 넘어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 6조4865억 원, 영업이익 856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47%, 영업이익은 79% 상승한 수치다. 회사 측은 “K9 자주포가 지속적으로 폴란드로 수출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화생방 정찰 차량과 차륜형 대공포 등의 판매량이 늘면서 지상 방산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30% 늘어나는 등 좋은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미국과 공동 개발 중인 기어드 터포팬(GTF) 항공 엔진의 리스크 및 수익 공유 프로그램(RSP) 계약에 따른 충당 비용이 들어오면서 적자가 계속됐던 항공우주 부문 실적도 흑자로 돌아섰다.현대로템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액은 1조6196억 원, 영업이익은 2777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48%, 102%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폴란드에 수출한 K2 전차의 2차 계약 수주 잔액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된 결과다.이 두 회사만 합쳐도 한국 방산업계의 3분기 영업이익이 이미 1조 원을 넘는다. 특히 두 회사는 3분기 현재 30조 원 안팎의 수주 잔액(일부 현재까지 실적에 미반영)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실적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산업계에서는 올해 방산기업들의 합산 영업이익이 4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6일 각각 실적을 발표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LIG넥스원 등도 700억∼8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PEC으로 ‘대박’ 난 조선조선업계 실적도 대폭 상승세를 보였다. 3일 실적을 발표한 HD현대의 그룹 전체 매출액은 18조2243억 원으로 작년 대비 10%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7024억 원으로 295% 증가했다. 1조538억 원(전년 대비 165%)의 영업이익을 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이 전체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했던 한화오션 역시 영업이익이 2898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1032% 뛰어올랐다.특히 조선업계는 이번 APEC 정상회의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APEC을 계기로 K방산의 중남미 잠수함 시장 최초 진출을 본격화하게 됐다. 이 회사는 1일 울산 본사에서 페루 국영 시마(SIMA) 조선소와 페루 해군 잠수함 공동 개발 및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페루 해군이 추진하는 노후 함정 교체 사업의 일환으로 HD현대중공업의 잠수함 모델 HDS-1500을 기반으로 하는 1500t급 중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이 목표다. 첨단 잠수함 건조 기술력을 보유한 한화오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핵잠수함 건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차의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기차(EV) 세제 혜택 만료 여파로 13개월만에 뒷걸음질쳤다. 다만 하이브리드차(HEV)의 선전으로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3일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의 미국 내 합산 판매량이 14만6137대로 전년 동월 대비 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중 현대차는 같은 기간 2% 줄어든 7만7135대를 팔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판매량 감소세를 보였다. 기아는 0.1% 늘어난 6만9002대를 팔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에 따라 EV 구매 세액공제 혜택이 올 9월 말 종료되면서 전기차 판매 실적은 예상대로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EV 판매량은 총 3834대로 전년 동월 대비 61.6% 꺾였다. 일례로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아이오닉5 판매량은 63.5% 감소한 1642대에 그쳤다.대신 HEV 중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면서 EV 판매 부진을 상쇄했다. HEV 판매량은 3만1102대로 같은 기간 43.5% 급증했다. 그 덕에 HEV, EV가 포함된 친환경차 판매량도 총 3만4938대로 10.3% 늘었다. 이 기간 현대차의 HEV(1만7773대)는 36.9%, 기아(1만3329대)는 53.2% 더 많이 팔렸다. 판매량이 87.2% 늘어난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6846대)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HD현대가 미국 조선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독일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지멘스와 손잡는다. 한미 조선업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것이다. HD현대는 지난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가 열린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지멘스와 ‘미국 조선산업의 현대화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미국 조선소의 설계 품질 향상, 공정 리스크 최소화, 비용 절감 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HD현대의 선박 건조 노하우와 지멘스의 디지털 트윈 기술로 생산 공정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장 환경을 3차원 가상 공간에 재현해 생산 과정을 최적화,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블록 조립·탑재 공정의 자동화도 추진해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계획이다. 미국의 조선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한다. 지멘스가 보유한 미국 전역의 30여 개 교육시설이 거점으로 쓰인다. HD현대는 이곳에 조선 전문 교육 인력을 파견해 실무형 교육을 할 예정이다. 또 HD현대가 맺어놓은 미국 주요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바탕으로 두 회사가 엔지니어링, 디지털 설계, 공정 자동화 등에 특화한 교육 과정도 개발할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마스가 프로젝트의 관건은 디지털·자동화를 통한 효율성 향상”이라며 “이번 협약이 미국 조선업 경쟁력 강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올해 국내에서 팔린 국산 친환경차가 9월까지 40만 대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친환경차가 역대 가장 많이 팔린 해가 될 전망이다. 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현대자동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가 9월까지 내수 시장에 판매한 친환경차는 41만783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늘어난 수준이다. 친환경차에는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이 모두 포함됐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3분기 만에 친환경차 판매 대수 40만 대를 넘긴 건 올해가 처음이다. 연말엔 누적 50만 대 달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엔 한 해 동안의 판매량이 45만7321대였다. 특히 EV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해소가 두드러졌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EV 판매량은 10만33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뛰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EV 판매량 9만2428대를 이미 넘은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잇따라 다양한 EV 신차 모델을 출시하고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는 점도 판매 증가의 이유로 꼽힌다. HEV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5% 많은 30만9529대가 팔렸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전례 없는 철강업계의 불황 속에서 포스코그룹은 연구개발(R&D) 역량 기반의 기술 혁신으로 생산 자동화 수준을 높여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른바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더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포스코그룹은 인공지능(AI)·정보기술(IT)·자동화 기술을 융합해 비정형 제품(크기가 정해지지 않은 제품)을 크레인으로 나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어 이를 제철소 현장에 적용하고 나섰다. 포스코DX에 따르면 이 크레인 자동화 기술로 한 번에 최대 8t에 달하는 선재 코일 제품을 운송할 수 있다. 선재 코일은 철강재를 가늘게 뽑아 나선 형태로 감은 비정형 제품이다. 크기, 포장 형태가 제각각이라 형상 인식이 까다롭고 크레인 이송 시 흔들림이 심해 자동화 운송이 어려운 영역으로 꼽혀왔다. 포스코DX는 포스코와 손잡고 영상 인식 AI와 위치 제어, 라이다 기반 센싱 기술을 결합해 이 문제를 풀었다. 시스템 지시에 따라 크레인이 라이다로 코일 위치를 탐지한 뒤 AI 영상 인식이 코일 중심과 내·외경, 폭을 분석해 후크 자동 투입 지점을 계산했다. 이 크레인 자동화 기술엔 로프 길이에 맞춰 흔들림 정도를 예측해 자동 제어하는 ‘안티스웨이’ 기술도 적용됐다. 현장 검증 결과 자동화 기술은 ±20㎜ 이내 정밀도와 99.5% 탐지율을 기록해 성능을 입증했다고 포스코DX는 설명했다. 포스코DX는 후판 등 다른 비정형 제품으로 자동화 기술의 적용 범위를 넓히려고 현장 검증을 추진 중이다. 선재 창고 내에서 인명·차량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라이다 센서를 단 안전관리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는 라이다 센서를 제품 야드의 주요 통행 구간에 부착해 사람과 차량을 인식하고 충돌 위험이 생기면 크레인 운행을 자동 제어하는 기술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향후 AI를 활용한 DX 기술 고도화로 제조, 물류 현장의 난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도 생산 공정에 접목해 미래 혁신을 이끌어나가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대한항공은 여객 사업, 항공기 제작은 물론 우주발사체·인공위성 연구개발(R&D)까지 적극 뛰어들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출범을 앞두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산업 종합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항공기 완제기 및 부품 개발부터 위성체 및 발사체 개발, 무인항공기 개발 및 항공기 개조 및 성능 개량 등에 이르기까지 항공우주 분야 전방위에 이르는 제작 사업을 하고 있어서다. 이같이 폭넓은 포트폴리오는 부산 강서구의 테크센터를 중심축으로 한 대한항공의 개발 역량에서 비롯된다.특히 우주 수송 분야는 대한항공이 점찍은 분야다. 민간기업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에 발맞추겠다는 취지다. 현재 대한항공은 공중발사체, 지상발사체, 궤도 수송선, 달 착륙선 등 다양한 우주 수송 플랫폼에 활용 가능한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주발사체의 핵심 구성품인 3t급 메탄 액체로켓엔진을 개발 중이다. 실제로 앞서 올 4월 금속 3D 프린팅 방식을 활용해 제작한 3t급 메탄 액체로켓엔진 연소기의 연소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인공위성 개발 사업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앞서 2023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위성 1호기 구조계 개발사업 협력을 시작했다. KPS는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무리로 한반도 인근에 특화된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한국형 GPS’다. KPS가 구축되면 현재는 수십 m에 달하는 GPS 오차를 ㎝ 단위까지 줄일 수 있다.대한항공의 항공우주 부문 사업은 매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2022년 기준 4910억 원, 2023년 5407억 원에 이어 지난해 5930억 원으로 상승 중이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영업이익 49억 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촉진할 첨단 기술 개발과 혁신으로 미래 항공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건설기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건설기계 무인화, 자율화에 앞장서고 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연구 전문 조직을 만드는 등 기술 혁신을 향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앞서 2023년 1월 스마트 굴착기, 인공지능(AI) 융복합 기술 개발 등을 담당하는 인력이 모인 기술원을 설립했다. 이들 인력은 성남 분당구의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상용화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기술원은 굴착기 등 주요 장비를 대상으로 AI 기반 인식·판단 기술, 자동 작업 알고리즘 등을 개발해 이미 실증을 마친 상태다. 일부 기술은 상용화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개발한 무인·자율화 기반 관제 기술은 업계의 과제인 숙련 인력 부족의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올 3월에는 글로벌 시멘트 업체 홀심의 석회석 채석장에서 이 기술을 실증한 바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높은 생산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게차에 무인화 기술을 접목하는 것도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대표 사업 분야다. 2019년 국내 최초로 무인지게차를 상용화한 이후 글로벌 고객사들에 이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3.5t급 무인지게차로 윙바디 트럭의 상하차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이 같은 R&D는 건설 현장의 안전,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완전 무인 건설 현장을 구현해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한국 치킨집에서 한국과 미국 대표 기업들의 인공지능(AI) ‘깐부 동맹’이 결성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치킨 가게에서 만나 3자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같은 날 인근에서 열린 엔비디아 행사장까지 총 3시간가량 이어졌다.● 파격적인 기업 총수들의 회동이날 회동은 파격 그 자체였다. 황 CEO가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약 8300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의 총수 3명이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을 찾아 수백 명의 시민들 앞에서 공개 치맥을 즐겼다.황 CEO는 이날 입국 뒤 오후 7시 20분경 정 회장과 함께 치킨집에 들어섰다. 특유의 검은 가죽점퍼와 반팔 검은티 차림이었다. 이 회장은 5분가량 늦게 도착해 황 CEO와 포옹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 역시 편한 흰색 티셔츠를 입었다.이번 회동은 황 CEO가 한국의 치맥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해 진행됐다. 황 CEO는 프라이드치킨, 골뱅이무침, 치즈스틱 등을 안주로 시켜 이 회장, 정 회장과 나눠 먹었다. 이들은 맥주를 마시다 옆 테이블에 있던 소주와 맥주를 섞는 장치인 ‘소맥 타워’로 만든 소맥을 여러 잔 마시기도 했다. 세 사람은 팔을 교차해 술을 마시는 ‘러브샷’도 했다.황 CEO가 “오늘 저녁을 쏘겠다(Dinner is Free)”라고 외치자 정 회장이 “2차는 제가 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실제 계산은 이 회장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해당 매장의 전체 테이블 식사비는 약 250만 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밤 3시간 이어진 깐부 동맹 이날 회동에서 글로벌 기업 총수들의 소탈한 모습이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황 CEO는 식사 도중 시민들에게 김밥, 바나나우유와 치킨 등을 나눠 주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그사이 이 회장이 “치맥 먹는 거 한 십 년 만인 것 같다”고 말하자 정 회장은 “난 자주 먹는다”고 답했다. 황 CEO는 이 회장과 정 회장에게 700만 원 상당인 일본 하쿠슈25년 위스키와 자사 ‘DGX 스파크’ AI 슈퍼컴퓨터 등을 선물했다. 선물에는 “우리의 파트너십과 세계의 미래를 위해!(TO OUR PARTNERSHIP AND FUTURE OF THE WORLD!)”라고 적은 뒤 사인했다.매장 상호명인 ‘깐부’가 친한 친구를 뜻한다는 점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유명해진 점에서 이번 장소를 결정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황 CEO는 “나는 친구들과 치맥을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깐부는 완벽한 장소”라고 말했다. 황 CEO는 치킨 매장에서 “너무 좋고 행복하다(So good. So Happy)”라고 몇 차례 말했다. 이 회장 역시 치킨 매장을 떠나며 “살아보니까 행복이라는 게 별것 없어요. 좋은 사람들끼리 맛있는 것 먹고 한잔하는 그런 게 행복”이라고 했다. 오후 8시 40분까지 1시간 20분가량 이어진 이들의 한밤 치맥 회동은 인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엔비디아 주최로 열리던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로 이어졌다.황 CEO는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시민들과 만나 “AI가 모든 산업을 바꿀 것이며,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산업이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미래와 AI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인 2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최고치인 207.04달러에 거래를 마쳐 역사상 처음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410조 원)를 돌파해 세계 3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제규모(국내총생산·GDP)를 뛰어넘었다. 총수 3명은 코엑스 페스티벌 무대에도 함께 올랐다. 황 CEO는 마치 록스타처럼 이 회장과 정 회장을 소개했다. 소개받은 이 회장은 ‘이재용’을 외치는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그런데 아이폰이 왜 이리 많냐”고 농담하기도 했다. 황 CEO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편지도 소개했다. 그는 “1996년 제 인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 내용은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앱을 만들고, 나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며 “그게 한국에 온 첫 계기”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제 아버지가 보낸 편지”라고 답했다. 이들은 무대 앞에 모인 관객들에게 엔비디아 선물 티셔츠까지 함께 나눠 준 뒤인 오후 10시경이 되어서야 헤어졌다.● 엔비디아-한국 기업 ‘AI 동맹’ 체결 전망이번 회동은 31일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대규모 AI 반도체 계약을 앞두고 추진한 자리였다. 황 CEO는 같은 날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특별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경주 현장에서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대규모 AI 반도체 협력에 대한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재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 및 삼성전자, SK, 현대차, 네이버 등과 거대 ‘AI 동맹’을 맺고 최신 GPU 블랙웰 등 AI칩 수십만 개 이상의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0조 원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31일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여러 가지를 준비하는 만큼 내일 좋은 소식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공유할 것”이라고 취재진들에게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며 자동차 업계가 한숨 돌리게 됐지만 최대 수출 시장 미국에서 그간 경쟁국들보다 10%포인트 높은 관세율을 감수해온 여파는 작지 않았다. 현대자동차는 3분기(7∼9월) 사상 최대 매출을 내고도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급감했다. 현대차는 30일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액이 46조7214억 원, 영업이익은 2조5373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42조9283억 원) 대비 8.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2%(1조436억 원)나 줄어들었다. 관세 인상 전 미국에 미리 수출해놨던 재고 물량도 동이 나 25% 관세의 영향을 3분기 내내 직접적으로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4∼6월)의 경우 재고 물량을 활용했고, 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5.8% 감소하는 데 그쳤었다. 매출액 자체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등의 영향으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미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4% 많은 25만7446대를 판매했다. 4분기(10∼12월) 이후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율 적용 시점은 다음 달 1일이 유력하며, 늦어도 연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15% 최종 타결로 기존 대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투자시장에서는 현대차의 내년 영업이익이 2조2000억∼2조40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 예정인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수익성이 높은 모델인 점도 호재로 꼽힌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

한국 치킨집에서 한국과 미국 대표 기업들의 인공지능(AI) ‘깐부 동맹’이 결성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치킨 가게에서 만나 3자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은 같은 날 인근에서 열린 엔비디아 행사장까지 총 3시간 가량 이어졌다.● 파격적인 기업 총수들의 회동이날 회동은 파격 그 자체였다. 황 CEO가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약 8300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의 총수 3명이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을 찾아 수백 명의 시민들 앞에서 공개 치맥을 즐겼다.황 CEO는 이날 입국 뒤 오후 7시 20분경 정 회장과 함께 치킨집에 들어섰다. 특유의 검은 가죽점퍼와 반팔 검은티 차림이었다. 이 회장은 5분가량 늦게 도착해 황 CEO와 포옹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 역시 편한 흰색 티셔츠를 입었다.이번 회동은 황 CEO가 한국의 치맥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해 진행됐다. 황 CEO는 프라이드 치킨, 골뱅이 무침, 치즈스틱 등을 안주로 시켜 이 회장, 정 회장과 나눠 먹었다. 이들은 맥주를 마시다, 옆 테이블에 있던 소주와 맥주를 섞는 장치인 ‘소맥 타워’로 만든 소맥을 여러 잔 마시기도 했다. 세 사람은 팔을 교차해 술을 마시는 ‘러브샷’도 했다.황 CEO가 “오늘 저녁을 쏘겠다(Dinner is Free)”라고 외치자 정 회장이 “2차는 제가 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다만 실제 계산은 이 회장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해당 매장의 전체 테이블 식사비는 약 250만 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밤 3시간 이어진 깐부 동맹 이날 회동에서 글로벌 기업 총수들의 소탈한 모습이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황 CEO는 식사 도중 시민들에게 김밥, 바나나 우유와 치킨 등을 나눠 주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그 사이 이 회장이 “치맥 먹는 거 한 십년 만인 것 같다”고 말하자 정 회장은 “난 자주 먹는다”고 답했다. 황 CEO는 이 회장과 정 회장에게 700만 원 상당인 일본 하쿠슈25년 위스키와 자사 ‘DGX 스파크’ AI 슈퍼컴퓨터 등을 선물했다. 선물에는 “우리의 파트너십과 세계의 미래를 위해!(TO OUR PARTNERSHIP AND FUTURE OF THE WORLD!)”라고 적은 뒤 사인했다.매장 상호명인 ‘깐부’가 친한 친구를 뜻한다는 점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유명해진 점에서 이번 장소를 결정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황 CEO는 “나는 친구들과 치맥을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깐부는 완벽한 장소”라고 말했다. 황 CEO는 치킨 매장에서 “너무 좋고 행복하다(So good. So Happy)”라고 몇 차례 말했다. 이 회장 역시 치킨 매장을 떠나며 “살아보니까 행복이라는 게 별것 없어요. 좋은 사람들끼리 맛있는 것 먹고 한잔하는 그런 게 행복”이라고 했다. 오후 8시40분까지 약 1시간 20분 가량 이어진 이들의 한밤 치맥 회동은 인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엔비디아 주최로 열리던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로 이어졌다.황 CEO는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시민들과 만나 “AI가 모든 산업을 바꿀 것이며,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산업이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미래와 AI의 미래는 매우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인 29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최고치인 207.04달러에 거래를 마쳐 역사상 처음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410조 원)를 돌파해 세계 3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제규모(국내총생산·GDP)를 뛰어넘었다. 황 CEO는 “처음 시가총액 5조 달러에 도달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총수 3명은 코엑스 페스티벌 무대에도 나란히 함께 올랐다. 황 CEO는 마치 록스타처럼 이 회장과 정 회장을 소개했다. 소개받은 이 회장은 ‘이재용’을 외치는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그런데 아이폰이 왜 이리 많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 미래에 엔비디아 칩이 자동차, 로봇에 들어가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무대 앞에 모인 관객들에게 엔비디아 선물 티셔츠까지 함께 나눠 준 뒤인 오후 10시경이 되어서야 헤어졌다.● 엔비디아-한국 기업 ‘AI 동맹’ 체결 전망이번 회동은 31일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대규모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약을 앞두고 추진한 자리였다. 황 CEO는 같은 날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특별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경주 현장에서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대규모 AI 반도체 협력에 대한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재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 및 삼성전자, SK, 현대차, 네이버 등과 거대 ‘AI 동맹’을 맺고 최신 GPU 블랙웰 등 AI칩 수십만 개 이상의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0조 원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31일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여러 가지를 준비하는 만큼 내일 좋은 소식과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공유할 것”이라고 취재진들에게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캐딜락이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스컬레이드의 순수 전기 모델인 ‘에스컬레이드 IQ’를 다음 달 국내에 출시한다. 1998년 출시 후 전 세계에 100만 대 이상 팔린 에스컬레이드는 캐딜락의 간판 모델이다. 전동화를 거친 에스컬레이드 IQ는 충전 효율이 높다. 우선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 중 가장 긴 1회 충전당 주행가능거리를 자랑한다. 205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으로 739km를 달릴 수 있다. 800V의 초급속 충전 시스템 덕에 10분 충전만으로도 최대 188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최대 출력은 750마력에 달한다. 캐딜락 관계자는 “성능, 효율, 정숙성을 모두 갖춘 럭셔리 전기 SUV”라고 설명했다. 에스컬레이드 IQ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슈퍼크루즈’가 국내 최초로 적용된다. 슈퍼크루즈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한 상태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교통 흐름을 감지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역할도 한다. 슈퍼크루즈는 국내 주요 고속도로 및 간선도로에서 쓸 수 있다. 에스컬레이드 IQ는 크기가 남다르다. 차체 길이가 5000mm를 넘어 대형 SUV보다도 한 단계 큰 ‘풀 사이즈 SUV’에 해당된다. 차체 길이는 5697mm, 좌우 폭은 2389mm에 달한다. 이 같은 풀 사이즈 전기 SUV가 국내에 판매되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거대한 차체에도 방향 조절은 정교하게 이뤄진다는 게 캐딜락의 설명이다. 뒷바퀴 방향 조절 기능이 들어 있는 ‘어라이벌 모드(Arrival Mode)’ 덕이다. 뒷바퀴가 앞바퀴와 동일한 각도로 회전하도록 해 차량이 대각선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 그 덕에 도심의 좁은 공간에서도 수월하게 주차가 가능하다. 캐딜락은 올해 한국 시장에 에스컬레이드 IQ를 제한된 물량만 판매할 예정이다. 풀 사이즈 전기 SUV에 대한 국내 수요를 가늠하기 어려워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가는 미정이지만 미국 출시 가격을 고려하면 1억8000만∼2억 원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