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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 공장 폭발사고와 경남 영양군과 안동시 산불, 경기 광명시 아파트 화재 등 올해 크고 작은 화재와 폭발 사고가 많았다.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불에 데어 피부에 큰 손상을 입는 환자들이 다수 발생한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은 국내 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지정 화상전문병원으로 지정을 받았으며 화재, 폭발사고로 고통을 받는 중증 화상환자의 희망이 되고 있다. 한강성심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고압산소치료센터와 로봇재활센터를 설치해 급성기 치료를 넘어 환자의 일상 복귀를 돕는 전인적 치료 시스템을 완성했다.● 체계적 전문화상치료 협진시스템 구축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는 매년 2700건 이상의 화상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2019~2024년 외래환자 12만2000명, 입원환자 17만7000명을 진료하는 등 규모에서도 국내 최고다. 화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은 존재하지만 대부분 외과, 성형외과 중심으로 치료해 통합적인 진료가 가능한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화상센터는 △화상외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목 의료진이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화상 통합치료를 하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특히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해 화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책임진다. 허준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장은 “심한 화상은 피부 손상을 넘어 전신에 걸친 복합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중증 질환”이라며 “국내 유일의 화상 통합치료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유증 최소화’ 돕는 국내 최대 고압산소치료센터화상 환자에게 후유증이 크게 남은면 사회복귀가 쉽지 않다. 후유증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은 화상 부위가 잘 낫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이때 사용되는 치료가 고압산소치료다. 마스크를 통해 100% 산소를 2∼4기압의 고압 환경에 흡인하는 것. 이를 통해 염증을 줄이고 조직 회복과 혈관 생성을 촉진시킨다. 2023년 7월 문을 연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고압산소치료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인 36인용 챔버 시스템을 갖췄다. 급성기 화상치료는 물론 당뇨병성 족부궤양, 난치성 골수염 등 고난도 질환 치료까지 영역을 넓혀 개소 2년여 만에 치료 1만건을 돌파했다.또 화상환자의 회복과 조속한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해 로봇재활 치료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압 전기화상으로 힘줄, 신경 등 심부조직까지 손상된 환자들은 화상흉터로 인한 관절 구축과 비후성반흔(피부가 딱딱하고 두꺼워지는 증상)으로 보행 등 일상적 활동에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보행보조로봇 등을 활용한 체계적인 재활치료로 환자의 근력 및 하지기능 회복을 돕고 있다. 이같은 환자중심 의료서비스는 대외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한강성심병원은 제4차 전국환자경험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며 치료과정에서 환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허 원장은 “화상 진료는 수익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지만 화상전문 대학병원으로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반세기 동안 쌓아온 화상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건강과 행복을 되찾아주는 최고의 화상전문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 없이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의료기관평가인증원 한마디한림대 한강성심병원은 1971년 설립 이래 생명존중과 환자중심 가치를 추구하는 화상 전문병원이자 종합병원으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의료기관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총 88개 기준, 484개 조사항목을 모두 충족해 의료 질과 환자안전 전반에 걸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 직원이 자긍심과 적극적인 태도로 진료에 임하고 환자는 병원 환경과 서비스 질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친 수술과 재활치료가 필요한 화상 질환의 특성상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일은 쉽지 않지만 환자 경험평가에서 전국 평균점수를 크게 웃도는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이는 2018년부터 시작된 전 직원 및 환자와 보호자 대상 ‘SPEAK UP’, 화상 중환자실의 환자 인권을 위한 ‘존중 캠페인’,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의료진과 소통하는 ‘Safety Rounding’ 등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만든 안전하고 소통이 원활한 조직문화를 만든 결과로 판단된다.화상 질환은 높은 진료 난이도와 낮은 수익성으로 많은 의료기관이 기피한다. 인프라 투자와 전문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라고 말하는 직원의 담담한 한마디가 앞으로 더욱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한강성심병원을 기대하게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구홍모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사업총괄본부장}

“요로상피암 1차 치료제로 나온 첫 신약요법(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약값이 1000만 원에 달한다. 하루빨리 급여화해 달라.” 최근 청원24 홈페이지에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약 병용요법의 급여화를 촉구하는 환자 글이다. 방광암, 요관암, 신우암 등을 일컫는 요로상피세포암은 고령층에서 86%를 차지하는 노인성 암이다. 10년 전에 비해 급증하는 암으로 2024년 현재 5만4582명이 진료를 받고 있다. 환자들이 이렇게 청원을 올리는 이유는 기존 치료제에 비해 신약 치료 효과가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기존 치료제인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군과 비교했을 때 전체 생존 기간 중앙값에서 2배 이상으로 개선됐고(15.9개월→33.8개월) 사망 위험도 49% 줄었다. 신약 병용요법은 오랜 기간 ‘신약 불모지’로 불려 온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에서 30∼40년 만에 등장한 혁신적인 치료법이다. 전이성 요로상피암 1차 치료의 새 패러다임을 연 치료 옵션인 만큼 해외 암 치료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도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을 글로벌 표준요법으로 최우선 권고하고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은 2024년 7월,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허가돼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다. 혁신적인 새 치료법의 등장에 그간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하고 있던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에게도 고무적인 생존 기간 연장의 길이 열리는 듯했다. 국내 도입의 주목받을 만큼 빠른 속도에도 환자들의 생존권은 또다시 ‘보험급여’라는 제도적 벽 앞에 가로막혔다. 허가 이후 1년이 지난 지금(2025년 9월 말 기준)까지 보험급여 심사의 첫 단계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암)질환 심의위원회 심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캐나다 6개국에서는 파드셉 1차 병용요법에 대해 이미 보험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그중 가장 최근에 보험급여가 승인된 영국의 경우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와 함께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과 가족, 간병인들이 겪는 정신적, 경제적 부담 등을 고려함으로써 유연한 경제성 평가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국내 요로상피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이 지난 20년간 단 1%도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치료제”라며 “현재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최우선으로 권고하는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은 국내에서는 여전히 급여 적용이 안 돼 환자들에게 적극 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13년 위험분담제도를 시작으로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건강보험 등재 제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다양한 중증 질환에서 혁신 신약이 등장하고 있는 흐름을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에서 시행 중인 ‘제4차 암 관리종합계획(2021∼2025)’에서는 위·대장·간·폐·유방·자궁경부 등 6대 암 위주의 진단 및 치료 대응 과제만 제시돼 있다. 계획서 내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 암 환자 관련 과제가 포함돼 있긴 하나 요로상피암 등 구체적인 노인성 암종의 보장성 강화에 대한 개선 과제나 관리 지표는 찾아볼 수 없어 향후 정부에서 더욱 실질적인 관리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올해 3월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과 대한암학회가 공동 주최한 ‘암 환자의 병용요법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도 병용요법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급여 등재 제도가 더욱 유연하게 적용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당시 제도적 개선을 통해 환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혁신 신약 병용의 대표 사례로 파드셉 1차 병용요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어떤 암에 걸렸느냐에 따라 지원의 범위와 시기가 달라지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신약 간 병용요법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 제도가 더욱 유연하게 적용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약 간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전 세계 항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혁신의 흐름이 환자들에게 신속히 닿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벽을 완화하고 정책 추진의 속도를 높여야 할 때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운동도 해 보고, 약도 먹어 봤는데 왜 체중은 그대로일까?’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이들 주사제의 경우 체중감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속해서 투여해야 한다. 약값이 만만치 않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체중감량 목표를 달성한 뒤엔 치료 중단율도 높다. 반면 위를 절제해 위의 크기를 줄이는 비만대사수술은 지속해서 내 몸이 스스로 체중을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준다. 몸의 대사를 개선해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환도 줄일 수 있어 고도비만 환자에겐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비만대사수술은 어떤 수술인지, 누구에게 필요한지 비만수술 전문가 한상문 서울의료원 외과 과장을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비만대사수술은 어떤 것이고, 효과는.“비만대사수술(비만수술)은 음식이 들어갈 수 있는 위의 용량을 줄인다. 살이 과도하게 찌면 온갖 질환이 함께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히 살을 빼는 것뿐만 아니라 몸의 호르몬을 좋게 변화시켜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 실제 당뇨병이 있는 비만 환자의 경우 복용하는 약제를 줄이거나 끊는 경우가 많았다.”―비만대사수술의 종류는.“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위소매절제술이다. 쉽게 말하면 늘어나 있는 위를 바나나 모양처럼 작게 만들어서 음식이 들어가는 양을 줄인다. 전 세계 비만 수술 중 약 60%, 국내에서는 약 90% 이상이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한다. 또 하나는 위 우회술로 위를 작게 분리해 소장과 바로 연결하는 수술이다. 이를 통해 위에 음식을 적게 가게 하고 흡수도 덜 되게 만들어서 체중을 줄여준다. 위 우회술이 위절제술보다 조금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환자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체중 관점에서 보면 두 수술이 비슷한 수준이지만 당뇨병 치료에는 절제술보다 우회술이 훨씬 더 효과가 좋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과 관련된 동반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절제술을 많이 하는 추세다.”―비만대사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대부분 복강경 수술로 진행한다. 흉터가 서너 군데 정도 생기지만 1, 2㎝ 수준으로 작은 편이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 위소매절제술의 경우 수술 시간이 약 40분에서 1시간 정도, 위 우회술은 1시간에서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퇴원까지 3, 4일 정도 걸린다. 수술 뒤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나면 일상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비만대사수술 뒤 체중감량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절제술이나 우회술 모두 위를 작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체중감량 효과는 바로 나타난다. 수술하고 나서 다음 날부터 식욕이 확 줄어 체중은 1년에서 1년 6개월간 지속해서 빠진다. 처음 체중의 30% 이상 감량 효과를 보인다. 이후부터는 체중을 유지하는 단계로 접어든다. 비만대사수술은 최소 5∼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체중을 관리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다.”―비만대사수술도 요요 현상이 발생하나.“그렇다. 비만대사수술 후에도 요요현상이 발생한다. 요요 현상 발생률은 위소매절제술의 경우 약 10∼15%, 위 우회술의 경우 5∼10%다. 주사제나 먹는 약보다는 훨씬 적다. 요요 현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요요 현상은 음식의 양보다는 질 때문인 경우가 많다. 즉 음식을 적게 먹더라도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경우가 대표적이다.”―비만대사수술 뒤 소화 기능 문제는 없나.“비만대사수술 후 위 크기가 줄면서 먹는 양이 줄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위도 약간 늘어난다. 수술 후 초반에는 체중과 함께 수분도 빠져나가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체력적인 한계를 줄여주고 건강한 감량을 위해 충분한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 미네랄과 비타민 섭취도 권장된다. 수술 뒤 1, 2년 정도 지나면 소화 기능에 큰 문제는 없다. 위 소매절제술은 위 내시경검사도 가능하다. 다만 위 우회술의 경우 위내시경이 쉽지 않아 수술 전 위 상태와 가족력 등을 확인한다.”―비만대사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2019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체질량 지수(BMI)가 35㎏/m2 넘거나, 체질량지수가 30㎏/m2 이상이면서 비만과 관련된 질환이 있는 경우에 보험이 적용된다. 비만과 관련된 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혈관계 질환,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천식, 체중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 등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출산율이 13개월 연속 증가세다. 반가운 변화지만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단순한 출산 장려를 넘어 초기 양육 환경의 질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 매일유업이 육아 정보 포털 ‘매일아이’ 부모 회원 2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가장 큰 고민은 불규칙한 수면(62%)과 수유 문제(52.3%)였다. 특히 응답자 63.2%는 “밤중에 2, 3회 이상 수유 때문에 잠에서 깬다”고 답했고, 27.5%는 “4, 5회 깬다”고 응답해 수유 텀(간격)이 부모와 아기 모두에게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유업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반영해 생후 100일까지 먹는 신생아 전용 산양 분유 ‘앱솔루트 산양100’을 선보였다. 수유 텀 안정화를 통해 아기 발달을 돕고 초보 부모의 양육 부담을 줄이는 제품이다. 이 제품을 개발한 매일유업 MIC 뉴트리션연구소 양지연 리더(이하 팀장)와 이진 연구원을 만나 첫 100일 영양과 연구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매일유업 MIC 뉴트리션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양 팀장=“매일유업 MIC 뉴트리션연구소는 영유아부터 임산·수유부, 환자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친 영양을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조제분유, 이유식, 유아 간식, 특수 환자식 등 다양한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 지금까지 2만 건 이상의 모유 샘플과 27만 건이 넘는 아기 변 상담 데이터를 축적했다. 국내외 대학·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최신 영양 트렌드도 제품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조제분유 연구에도 트렌드가 있나. 이 연구원=“분유 연구도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과거에는 두뇌·시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유지 성분 강화가 강조됐다. 최근엔 모유 속 올리고당 성분을 구현해 면역과 장 건강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연구 및 조제 기술 발달로 모유 올리고당을 실제로 생산해 적용할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한 변화다.”―첫 100일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연구원=“생후 100일은 장, 면역계, 신경계가 급속히 발달하는 시기다. 외부 자극과 영양 섭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단순한 영아기 성장뿐 아니라 성인기 건강까지 좌우할 수 있다. 생애주기 영양에 있어서도 임신기부터 이유식 시기를 포함한 ‘생애 초기 1000일’ 영양이 강조되는데 산양100은 그중에서도 생후 100일 건강한 성장의 첫 시작이 되는 골든타임 시기에 집중한 분유다.” ―수유 텀은 왜 중요한가. 양 팀장=“신생아기는 아직 위의 용적이 적고 소화기관이 미성숙해 수유 간격이 불규칙하다. 수유 텀이 안정되면 아기는 적절한 포만감을 유지하며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이어갈 수 있다. 동시에 수면 리듬이 잡혀 부모의 양육 부담도 줄어든다. 앱솔루트 산양100은 아기가 소화하기 쉽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프리바이오틱스·유산균·모유 올리고당 등 장과 면역을 고려한 성분을 더했다.”―산양 단백질은 어떤 특성이 있나. 이 연구원=“일반 분유와 산양 분유의 가장 큰 차이는 단백질이다. 분유 단백질은 크게 카제인과 유청 단백질로 나누는데 산양 단백질은 모유와 유사하게 소화가 잘되는 베타 카제인의 함량이 높고 소화가 느린 카제인의 함량이 낮아 일반 분유보다 위장 부담이 적고 소화가 빠르다. 지방 또한 소화가 빠른 중쇄지방산 비율이 높다.”―그간 진행한 모유·아기 변 연구가 제품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이 연구원=“모유 분석을 통해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과 루테인 같은 기능성 성분을 확인했고 아기 변 상담 데이터를 통해 아기의 건강 상태를 간접적으로 살필 수 있었다. 이 데이터는 산양100 설계에도 직접 반영됐다.”―매일유업은 특수 분유 생산도 이어오고 있다. 양 팀장=“1999년부터 26년째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특수 분유 8종 12개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해 왔다. 특정 아미노산을 대사하지 못하는 환아들을 위해 해당 성분을 제외한 맞춤형 분유를 소량씩 제조·공급하며 지속해 온 사회적 책임 활동이다. 원료 관리부터 분유 생산, 출고까지 모든 과정이 엄격한 관리 체계로 진행되며 분유 연구자로서도 보람을 가지고 임하는 일이다.”―출산율 반등이 연구자들에게 주는 의미는…. 양 팀장=“출산율 반등은 반가운 변화지만 연구자들에게는 책임감을 일깨운다. 더 많은 아기에게 모유와 가까운 영양을 제공하고 부모들의 현실적인 고민에 응답하는 것이 과제다. 연구소는 앞으로도 부모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제품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기여하고자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2020년 약 382만4113명에서 2024년 444만1328명으로 5년 새 약 16% 증가했다. 특히 50대 이후 환자가 증가했다. 계단 통증, 부종, 보행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호소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향후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23일 동아일보는 서울 강남구 신사스퀘어 거암아트홀에서 ‘무릎 질환부터 인공관절 로봇수술까지’를 주제로 건강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김종민 교수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송시영 교수가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예방부터 최신 치료·수술 트렌드를 소개했다. 이어 본보 기자가 진행한 건강 토크 콘서트와 현장 질의응답, 경품 추첨까지 이어지며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퇴행성 관절염, 조기 관리가 핵심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덮고 있는 연골이 점차 닳아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결국 뼈끼리 맞닿으면서 통증과 변형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무릎은 체중의 3∼5배 하중을 견디기 때문에 연골이 일부만 손상돼도 계단 통증, 부종, 뻣뻣함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진행 단계가 심해지면 밤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관절에 물이 차거나 다리가 O자 모양으로 휘어 보행이 힘들어지는 등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된다. 김종민 교수는 “무릎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며 초기에는 약물·물리치료와 체중·근력 관리로 질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악화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 내 주사, 줄기세포 치료 등 신의료기술을 활용하거나 연골이 대부분 손상된 4기 단계에 이르면 관절내시경 치료나 관절 치환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김 교수는 “무릎 통증이 반복되거나 악화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단계별로 적절한 치료법을 적용해 증상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활 습관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조기에 진단받고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 통증 완화와 일상생활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인공관절 수술… 4기 단계서 고려, 시기 놓치면 회복 더뎌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져 연골이 거의 닳아 뼈끼리 맞닿는 4기 단계에 이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관절의 일부만 교체하는 부분 치환술 또는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전 치환술을 선택한다. 송시영 교수는 “무릎 관절염은 조기 발견 시 비수술적 치료로 관리할 수 있지만 말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며 “수술 시기를 놓치면 관절 변형이 심해지고 회복도 더뎌진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손상 부위만 정밀하게 절삭해 인대와 주변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맞춤형 수술이 확산하고 있다. 송 교수는 “특히 부분 치환술은 인대가 살아 있는 환자에게 적용하면 관절 안정성을 유지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두 교수는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나이보다는 통증 정도, 손상 범위, 생활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수술은 환자가 다시 걷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 속도와 만족도를 높인다”고 했다.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로봇으로 정밀성과 회복 속도 높인다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단순히 닳은 관절을 교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수술로 발전하고 있다. 수술 전 3D CT로 실제 환자의 뼈 모양을 구현하여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해 절삭 범위와 각도를 계획하고 수술 중 로봇 보조 시스템이 계획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제어해 불필요한 뼈 절삭을 줄인다. 이를 통해 관절 정렬을 균형 있게 맞추고 수술의 일관성을 높인다. 무릎 정렬은 수술 성공의 핵심이다. 정렬이 1, 2도만 어긋나도 통증과 인공관절 조기 마모, 재수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로봇은 정렬을 수치로 확인하고 미세 조정해 집도의의 계획과 실제 수술 간 오차를 최소화한다. 송 교수는 “정확한 정렬을 구현해야만 수술 후 회복 속도와 장기 결과가 좋아진다”며 환자 맞춤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밀한 계획과 최소 절삭이 이뤄지면 수술 직후 통증과 출혈이 줄어 조기 보행 및 재활이 가능하다. 송 교수는 “로봇 수술 환자들은 일반 환자보다 평균 1, 2일 빠르게 재활을 시작하고 입원 기간도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 맞춤으로 더욱 정교해지고 회복 속도와 장기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기자는 머리를 감은 뒤 거울을 보는 순간 크게 놀랐다. 평소 머리카락이 잘 빠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정수리에 텅 빈 공간이 보였다. 이번에는 너무 뚜렷했다. 탈모가 얼마나 진행됐을지 솔직히 걱정됐다. 그래서 의학적으로 정확한 판단을 받기 위해 황성주 명지병원 모발센터장을 만났다. 2024년 9월 문을 연 명지병원 모발센터는 수도권 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모발이식, 약물치료, 두피질환, 두피문신 등 탈모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치료 시스템을 갖춘 곳이다.● 매일 100가닥 이상 발견하면 탈모 의심 탈모 정도를 알기 위한 모발 검사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진행됐다. 먼저 문진을 통해 생활 습관, 스트레스 수준, 가족력 등 탈모와 관련된 요인을 파악했다. 이후 두피 확대경(트리코스코프)을 이용해 모발의 밀도와 굵기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검사 결과 기자의 모발 굵기는 일반적으로 정상 범주인 80∼100μm(마이크로미터)보다 얇았다. 가장 굵은 모발도 77μm에 불과했고, 가장 얇은 머리카락은 54μm로 나타났다. 황 센터장은 “대부분 20, 30대부터 서서히 탈모가 진행되지만 피부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40, 50대에 진행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각하고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며 “모발 굵기가 얇아져 현재 정상 대비 50, 60% 수준으로 이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모는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매일 아침 베개 위에 빠진 머리카락이 100가닥 이상 나오면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이마 라인이 점차 뒤로 물러나거나 정수리에 머리 빠진 부위가 드러나고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탈모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이식한 모발은 다시 빠지지 않고 유지 탈모 치료법은 다양하다. 크게 약물요법과 모발이식, 두피문신(SMP)으로 나뉜다. 황 센터장은 기자에게 남성형 탈모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관리 단계’로 보고 하루 두 번 머리 감기, 올바른 샴푸 선택 등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 치료를 권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억제하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혈류를 개선하는 미녹시딜이 있다. 효과는 먹는 약이 가장 좋다. 탈모가 많이 진행돼 약물만으로 효과가 미미하다면 후두부(뒤통수) 부위 모발을 앞머리나 정수리에 옮겨 심는 모발이식을 한다. 모발이식은 절개식(FUT)과 비절개식(FUE)으로 나뉜다. 절개식은 후두부에서 모낭이 포함된 피부를 띠 모양으로 절제한 뒤 모낭을 분리해 이식한다. 대량 모발이식에 유리하다. 반면 비절개식은 후두부에서 개별 모낭을 하나씩 채취해 옮기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이 빨라 일상에 신속히 복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절개식이 비절개식에 비해 이식된 머리카락의 생착률이 5∼10% 높다. 황 센터장은 이식한 모발의 탈모 우려에 대해 “후두부 모발은 탈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안정된 모낭이라 생착에 성공하면 탈모가 발생하지 않고 유지된다”며 “다만 시술 후 몇 주 내에 일시적으로 빠지는 ‘휴지기 탈락’이 있을 수 있으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이후 다시 자란다”고 말했다.● 새치 반복해서 뽑으면 모낭 손상 탈모를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생활 습관 관리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두피 상태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며 규칙적인 수면과 균형 잡힌 식단이 필요하다. 특히 피지 분비가 많은 경우에는 지성용 샴푸를, 건조한 두피에는 보습 기능이 있는 샴푸를 사용하는 게 좋다. 탈모 예방과 치료에 관한 잘못된 상식과 민간요법은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흔히 ‘머리를 자주 감거나 모자를 쓰면 탈모가 심해진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론 머리를 감는 게 분비된 피지의 축적을 막아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모자도 통풍만 신경 써서 착용한다면 오히려 자외선에서 모발과 두피를 보호할 수 있다. 흰머리를 감추기 위해 새치를 반복해서 뽑으면 모낭이 손상돼 그 자리에 모발이 자라지 않을 수 있다. ‘탈모는 한 세대 건너 유전된다’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 등의 속설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 탈모약 복용이 정력을 떨어뜨린다는 말도 있다. 황 센터장은 “환자 100명 중 2, 3명 정도에게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정력이 약화됐다면 비아그라 같은 약제의 도움을 받으면서 탈모약을 복용해도 된다. 약 복용을 중단하면 정력 부작용도 함께 사라진다. 미리 염려해서 탈모약을 먹지 않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년에선 노화와 함께 탈모가 가속화되기 쉬운 만큼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맞춤형 치료,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한다면 모발 건강을 지키고 삶의 활력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기자는 머리를 감은 뒤 거울을 보는 순간 크게 놀랐다. 평소 머리카락이 잘 빠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정수리에 텅 빈 공간이 보였다. 이번에는 너무 뚜렷했다. 탈모는 얼마나 진행됐을지 솔직히 걱정됐다. 그래서 의학적으로 정확한 판단을 받기 위해 황성주 명지병원 모발센터장을 만났다. 2024년 9월 문을 연 명지병원 모발센터는 수도권 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모발이식, 약물치료, 두피질환, 두피문신 등 탈모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치료시스템을 갖춘 곳이다.● 매일 100가닥 이상 발견하면 탈모 의심탈모 정도를 알기 위한 모발 검사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진행됐다. 먼저 문진을 통해 생활습관, 스트레스 수준, 가족력 등 탈모와 관련된 요인을 파악했다. 이후 두피 확대경(트리코스코프)을 이용해 모발의 밀도와 굵기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검사 결과 기자의 모발 굵기는 일반적으로 정상 범주인 80~100μm(마이크로미터)보다 얇았다. 가장 굵은 모발도 77μm에 불과했고, 가장 얇은 머리 카락은 54μm로 나타났다.황 센터장은 “대부분 20, 30대부터 서서히 탈모가 진행되지만 피부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40, 50대에 진행속도가 빨라지면서 자각하고 방문하는 사례 많다”며 “이 기자도 모발 굵기가 얇아져 현재 정상 대비 50, 60% 수준으로 이제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탈모는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머리를 감거나 빗을 때, 매일 아침 베개 위에 빠진 머리카락이 100가닥 이상 나오면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이마 라인이 점차 뒤로 물러나거나 정수리에 머리 빠진 부위가 드러나고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탈모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이식한 모발은 다시 빠지지 않고 유지탈모 치료법은 다양하다. 크게 약물요법과 모발이식, 두피문신(SMP)으로 나뉜다. 황 센터장은 기자에게 남성형 탈모 진행을 막을 수 있는 ‘관리 단계’로 보고 하루 두 번 머리 감기, 올바른 샴푸선택 등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 치료를 권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억제하는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와 혈류를 개선하는 미녹시딜이 있다. 효과는 먹는 약물이 가장 효과적이다.탈모가 많이 진행돼 약물만으로 효과가 미미하다면 후두부(뒤통수) 부위 모발을 앞머리나 정수리에 옮겨 심는 모발이식을 한다. 모발이식은 절개식(FUT)과 비절개식(FUE)으로 나뉘는데, 절개식은 후두부에서 모낭이 포함된 피부를 띠 모양으로 절제한 뒤 모낭을 분리해 이식한다. 대량 모발이식에 유리하다. 반면 비절개식은 후두부에서 개별 모낭을 하나씩 채취해 옮기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이 빨라 일상에 신속히 복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절개식이 비절개식에 비해 이식 된 머리카락의 생착율이 5~10% 높다.황 센터장은 이식한 모발의 탈모 우려에 대해 “후두부 모발은 탈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안정된 모낭이라 생착에 성공하면 탈모가 발생하지 않고 유지된다”며 “다만 시술 후 몇 주 내 일시적으로 빠지는 ‘휴지기 탈락’이 있을 수 있으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이후 다시 자란다”고 말했다.● 새치 반복해서 뽑으면 모낭 손상탈모는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지만 생활습관 관리로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두피 상태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며 규칙적인 수면과 균형 잡힌 식단이 필요하다. 특히 피지 분비가 많은 경우에는 지성용 샴푸를, 건조한 두피에는 보습 기능이 있는 샴푸를 사용하는 게 좋다.탈모 예방과 치료에 관한 잘못된 상식과 민간요법은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흔히 ‘머리를 자주 감거나 모자를 쓰면 탈모가 심해진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는 머리를 감는 게 피지 분비의 축적을 막아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모자도 통풍만 신경 써서 착용한다면 오히려 자외선에서 모발과 두피를 보호할 수 있다. 흰머리를 감추기 위해 새치를 반복해서 뽑으면 모낭이 손상돼 그 자리에 모발이 자라지 않을 수 있고 ‘탈모가 한세대 건너 유전된다’거나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는 속설도 의학적으로는 근거가 없다. 탈모약 복용이 정력을 떨어뜨린다는 말도 있다. 황 센터장은 “환자 100명 중 2, 3명 정도에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라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정력이 약화됐다면 비아그라 같은 약제의 도움을 받으면서 탈모약을 복용해도 된다. 약 복용을 중단하면 정력 부작용도 함께 사라진다. 미리 염려해서 탈모약을 먹지 않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년에선 노화와 함께 탈모가 가속화되기 쉬운 만큼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 진단을 받고 맞춤형 치료,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한다면 모발 건강을 지키고 삶의 활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임신 중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고 발언하면서 국내에서도 타이레놀 복용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모든 해열진통제에서 1순위로 처방되며 일반인들도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특히 통증이나 발열 증상을 보이는 임신부에게 의사들이 안심하고 처방해 왔다. ‘애드빌’로 알려진 이부프로펜 계열이나 나프록센 계열의 진통제는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이유로 권장되지 않는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 주사를 맞은 뒤 발열 증상이 생긴 접종자들에게 대한의사협회 등 공신력 있는 단체에서도 1순위 처방으로 타이레놀을 권하기도 했다.출생아 자폐 연관설에 의학계 “근거 부족”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대해 국내 의사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의사들은 “음모론 같다”며 덤덤한 반응이었다. 근거 없이 말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 의사는 “타이레놀은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사람보다 일정 기간 복용 또는 필요시 투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러한 논란 때문에 일반인들이 혼란을 겪어 부작용이 많은 진통소염제를 선택할 수 있겠다며 걱정하기도 했다. 알레르기내과 환자 중 소염진통제로 인해 두드러기를 일으키는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은 타이레놀과 같은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는 미국의학협회 학술지(JAMA)에 2019년 등재된 논문에서 ‘출생아의 아세트아미노펜 농도와 자폐증이 연관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이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 JAMA에 등재된 논문에는 ‘스웨덴 아동 250만 명 대상 조사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여부와 자폐증의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진 바 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 논문은 산모들 중 타이레놀을 복용한 군, 복용하지 않은 군, 복용 원인에 대한 보정, 그리고 타이레놀 말고 다른 진통제를 복용한 군 등을 비교해서 추적 조사한 것”이라며 “거의 모든 상황을 다 고려한 연구에서 (복용군과 미복용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이미 논란이 마무리된 내용”이라고 말했다.일반인 혼란… 의학이 정치쟁점 되어선 안 돼 대한약사회도 25일 성명서를 통해 “임신부의 발열이나 감염 자체가 태아의 신경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 또는 약사의 지도하에 적정 용량으로 사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현재까지 다른 해열진통제와 비교했을 때 안전성이 가장 확립된 약물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폐증의 증가는 한 가지 원인으로만 설명되는 것이 아니다. 진단 기준에 아스퍼거증후군, 비정형적 발달장애 등이 자폐증에 통합되면서 자폐증 범주가 확장됐고, 사회적 인식이 향상되면서 이른 시기 선별 진단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오히려 국내외 정신분석 전문가들 중 일부는 의학적으로 맞지 않는 주장을 음모론처럼 펼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나르시시즘(자기애)적 자아를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의학적 쟁점을 정치적 논란으로 만들어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어 걱정이 앞선다. 코로나19 시기 의료가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가면서 방역 논란, 백신 부작용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키운 것을 상기하길 바란다. 그럴수록 정치적 위치에서 자유로운 의학한림원, 의사협회, 약사회 등 공신력과 신뢰도 높은 학계나 전문가 집단이 나서서 정확한 지적을 해주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이제 군대도 스마트폰 청정 지역이 아니에요. 오히려 군인 월급으로 인터넷 도박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가 22일 서울 강동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커뮤니티에서 열린 주민건강강좌에서 던진 말은 부모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세계보건기구(WHO) 행위중독대응 자문위원이자 국내 중독 전문가인 이 교수는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무료 건강 강좌를 시작했다. 젊은 연령대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가운데 ‘군대에 가면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모 기대와 달리 군대마저도 청정지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우울증 환자만 정신과를 찾는 것이 아니라 많은 중독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더욱 심각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0.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많은 부모들이 자녀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강압적으로 통제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교수는 강압적 통제 대신 ‘함께 규칙 만들기’를 강조했다.이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의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도 자녀 의견을 존중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건강한 양육 방식이 자녀 성장에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사용 지도 시 부모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대신, 자녀와 함께 스마트폰의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대화하며 규칙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 아이 자기 조절 능력과 비판적인 생각을 키우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사회 전반의 변화도 필요하다. 정부가 부모를 위한 디지털 부모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부모들이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소쿠리 캠페인’처럼 오후 11시 이후 온 가족이 스마트폰을 바구니에 넣는 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도서관이나 공원에 ‘스마트폰 프리존(Free Zone)’을 확대해 청소년들이 디지털 기기 없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최근 국회를 통과한 ‘학교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문제 해결의 시작에 불과하다. 사단법인 중독포럼은 이 법에 대해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넘어 청소년 건강까지 고려한 전 사회적 지원책이 마련되길 촉구한다”는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단순한 금지에서 나아가, 학생들이 스스로 사용 습관을 점검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디지털 자율성 교육을 정규 교과에 편성할 것을 제안했다. 또 쉬는 시간 스마트폰 대신 보드게임이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쉼’ 공간을 만들고, 자기 조절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캠페인으로 긍정적인 또래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모든 노력이 개인과 가정에만 전가되어선 안 된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콘텐츠 플랫폼 기업 역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끊임없는 알림 등은 모두 사용자 관심을 끌어 돈을 버는 관심 끌기 산업 전략이며 이는 청소년 과의존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청소년 과의존을 유발하는 기능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청소년 보호 기술 설계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기기를 처음 켤 때 보호 기능이 기본 설정되는 ‘청소년 보호 모드’를 탑재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보기술(IT) 기업 매출의 일부를 ‘디지털 건강 기금’으로 조성해 청소년 과의존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회와 가정이 파괴되는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양심이자 의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방광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질환이 ‘요로상피세포암’이다. 이 암은 방광, 요관, 신우 등 소변이 지나가는 길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서 발생한다. 진행성 또는 전이성으로 악화하면 5년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질 만큼 예후가 좋지 않아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요로상피세포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이어오고 있는 윤문화 환우와 주치의인 경기 수원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김현호 교수를 함께 만났다.―요로상피세포암은 어떤 질환인가. 김현호 교수=“소변은 콩팥에서 만들어져 신우라는 깔때기를 거쳐 요관과 방광을 통해 배출되는데 요로상피세포암은 이 경로에 생기는 암이다. 통로를 덮고 있는 내벽이 요로상피세포인데 이곳에서 암이 발생해 요로상피세포암이라 부른다. 위치에 따라 방광암, 요관암, 신우암 등으로 불리지만 세포학적으로는 모두 요로상피세포암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주요한 위험 인자는 흡연이다.” ―어떤 증상으로 진단을 받았나. 윤문화 환우=“소변에 피가 섞여 나와 동네 비뇨기과를 찾았다. 검사에서도 혈뇨가 진하게 나왔고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와 수술을 받으면서 요관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성빈센트병원으로 옮겨 김현호 교수님을 주치의로 만나 검사 과정에서 폐에 전이 소견까지 발견됐다. 이후 교수님 권유로 아벨루맙(바벤시오) 유지요법 치료를 시작하게 됐다.” ―요로상피세포암은 어떻게 치료하나. 김 교수=“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의 1차 치료는 오랫동안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유일한 표준이었다. 초기 반응률이 비교적 높았지만 독성이 강해 치료를 오래 지속하기 어려웠다. 결국 일정 기간 이후에는 치료를 중단하고 경과를 관찰할 수밖에 없었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 재발에 대한 불안을 안고 지내야 했다. 이러한 치료 공백을 채운 것이 바로 면역항암제이다. 최근에는 항암화학요법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하거나 항암치료 이후 곧바로 이어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유지요법’ 전략이 자리 잡았다. 방광암 치료제로 다양한 면역치료제와 표적치료제가 많이 나오면서 치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1차 유지요법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면역항암제는 아벨루맙이 유일하다. 아벨루맙은 항암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에게 즉시 이어서 사용할 수 있어 생존 기간을 의미 있게 연장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치료 공백 없이 안심하고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치료를 이어오면서 최근에 어떤 변화나 일상에서 차이를 체감했는가. 윤 환우=“아벨루맙 유지요법을 시작하고 나서는 피로감이 거의 없다. 맞고 난 뒤에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었고 낚시를 갈 정도로 편안했다. 치료 중 검사에서 폐에 있던 병변이 줄어든 것도 확인됐다.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을 때는 정말 기뻤다. 아침마다 살아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환자 치료 경험을 보면서 최근 도입된 유지요법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김 교수=“아벨루맙 유지요법은 단순히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가 생활을 유지하며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는 면에서 가치가 있다. 장기 치료가 가능하면서도 부작용이 비교적 적어 삶의 질을 지켜줄 수 있다. 치료의 목표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른 환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윤 환우=“암 진단을 받으면 두려움이 크지만 치료를 통해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저 역시 바벤시오 덕분에 다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같은 질환을 겪는 환자들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켜나가시길 바란다. 힘든 순간도 분명 있겠지만 결국 잘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주변의 가족과 의료진을 믿고 함께 걸어간다면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차례를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번호표 받은 순서대로 대기해 주세요.” 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남서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양기율시립병원. 50여 명의 현지 주민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대전시한의사회가 한의사, 간호사, 한의대생 등 의료진 30여 명으로 의료봉사단(DACOMSTA)을 구성해 이곳에서 의료봉사를 펼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첫날 치료를 잘하는 한의사들이 한국에서 왔다는 소문이 인근에 퍼지면서 아침부터 환자들이 몰렸다. 첫날 의료봉사에 환자 400여 명이 찾았고, 둘째 날엔 입소문에 환자 6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의료봉사단 김용진 단장은 “드라마 ‘대장금’이 여전히 우즈베키스탄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국 한의사들이 이곳을 찾아 의술을 펼치는 것에 대해 기대감이 매우 컸다”며 “연이틀 침을 맞으러 오신 분도 있어 ‘K-메디’를 알리는 계기가 돼 뿌듯했다”고 말했다.이틀간 우즈벡 주민 1000여 명 의료봉사단 찾아 인구 21만 명 규모 양기율시에 있는 시립병원은 1일 외래 환자 수 800여 명에 달하는 큰 병원으로 의사 15명이 환자들을 보고 있다. 최근 병원 리모델링을 끝낸 뒤 재개관 직전에 의료봉사팀에게 장소를 제공했다. 이번 봉사에서는 치료 전후 증상이 극적으로 호전된 환자가 많았다. 1년 동안 어깨 통증으로 팔을 올리지 못했던 건축가 아이라 씨(51)에게 윤제필 필한방병원 원장이 환자 어깨관절에 침을 놓았다. 시술 뒤 침을 놓은 부위를 움직여 치료 자극을 강하게 주는 동작침법을 시행하자 아이라 씨는 팔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지현우 한의사가 뇌중풍(뇌졸중)을 앓아 지팡이를 짚고 찾아온 50대 우즈베키스탄 여성 한 명의 경추 부위에 약침 치료를 해 여성이 지팡이 없이 걷자 주변 사람들이 놀라기도 했다. 대전광역시한의사회 이원구 회장은 “근골격계질환, 뇌졸중 등 적지 않은 환자가 와서 놀랐다”며 “우즈베키스탄 양기율시 문화가 한국과 잘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의료봉사를 펼칠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말했다.조폐공사 ESG로 성사된 해외의료봉사 이번 의료봉사는 한국조폐공사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실천 사업의 일부로 성사됐다. 우즈베키스탄 양기율시에는 한국조폐공사 자회사 GKD가 있다. GKD는 지폐 원료를 생산하는 최대 규모의 공장이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300여 명으로 직원 가족까지 합치면 1000명이 넘는 주민이 한국조폐공사 GKD와 인연을 맺은 셈이다. 양기율시는 경공업 도시로 유리, 섬유, 식품 산업이 발달돼 있으나 의료 인프라가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 이응규 한국조폐공사 ICT 기획처장은 “의료 취약지에서 의료복지를 실천하는 것이 글로벌 ESG의 취지에 맞다고 판단했다”며 “대전시한의사회와 함께 의료봉사를 추진하면서 현장 의료봉사와 건강 지원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GKD 직원 발로자 씨(51)는 “평소 허리 통증이 심했는데 한의사들이 찾아오는 이런 의료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치료를 받게 해줘 고맙고 GKD가 글로벌 ESG 사업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타슈켄트 의대에서 한의학 교류도 대전시한의사회는 6일 타슈켄트 의대에서 우즈베키스탄 현지 의료진 50여 명을 대상으로 ‘2025 미래 통합의료를 선도하는 한의학’을 주제로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의료봉사로 온 6명의 한의사가 △한국 전통의학이란 무엇인가(이기성 한의사) △추나요법(염선규 한의사) △도침요법(김윤중 한의사) △초음파를 이용한 중재적 약침술(김세종 한의사) △신경기능 개선을 위한 턱관절 중심 구조한의학(허준영 한의사) △뇌파를 활용한 한의학 임상사례(윤제필 한의사)를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통 한의학에 첨단 의학을 접목한 강의가 이어지자 이곳 의료진이 세미나 내내 집중해 적극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잠시드 압둘라예비치 미르라히모프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 과학임상센터장은 “한국의 최신 한의학의 트렌드를 각 분야별로 상세히 알려줘 한의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우즈베키스탄 의사와 치과 의사, 전통의학 의사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타슈켄트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여러 도시에서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으로 파견돼 우즈베키스탄 전통의학을 지원하는 코이카 글로벌협력의사 송영일 한의학 박사는 “앞으로도 대전시한의사회가 자주 방문해 우즈베키스탄 의료진을 대상으로 선진 한의학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양기율=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엔셀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과 신약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2일 찾은 경기 하남시 하남테크노밸리 이엔셀 공장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생산용 음압 전용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 기준(GMP) 시설로 임상 등급의 세포·유전자치료제(CAR-T, CAR-NK), 엑소좀 치료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은 외부인이 내부 공정을 모두 볼 수 있도록 투명 유리로 돼 있었다. 안쪽 무균실에서 전문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세포 유전자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엔셀 장종욱 대표를 만나 이곳에서 중점적으로 하는 사업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이엔셀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고객사가 개발하고 있는 세포 치료제나 유전자 치료제를 대신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이엔셀만의 노하우를 통해 개발부터 생산까지 고객사가 원하는 의약품의 전체 주기를 완성하는 사업이다. 이엔셀은 세포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미래 먹거리에 해당하는 3세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는 다품종소량생산을 통한 고부가가치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선제적으로 CDMO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세포 유전자치료 신약개발과 동시에 CDMO 사업을 한다고 들었다.“그렇다. 세포와 바이러스 동시 생산이 가능한 글로벌 수준의 GMP 시설을 통해 원스톱 서비스와 함께 차별화된 생산 및 품질 관리 시스템으로 고객사에 의약품을 제공하고 있다. CDMO와 신약 개발 양쪽을 하는 사업 모델을 가진 회사는 우리가 처음이다. 신약 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엔셀은 ‘CDMO’와 ‘신약 개발’ 투트랙으로 가고 있다. 그 결과 CDMO 사업 부문에서 이엔셀은 현재까지 18개 고객사로부터 34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누적 수주 금액은 약 430억 원 규모다. 이엔셀은 노바티스, 얀센을 비롯한 글로벌 유명 제약사들과 수주 계약을 늘려가고 있다.”―샤르코마리투스병과 뒤셴 근육위축증 등 희귀질환 신약(EN001) 치료제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맞다. 이들 환자 대상으로 자체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 투여로 안전성을 확인했다. 특히 6명의 샤르코마리투스병 환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능을 확인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일부 유전자의 운동·감각신경에 변이가 생겨 손발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근력이 점차 떨어지면서 균형이 무너지는 희귀질환이다. 발병 빈도가 높은 희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 임상 1상이 끝났고 임상 2상을 신청한 상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엔 임상 2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희귀질환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병원과 긴밀히 협업 중이다.”―최근 이엔셀이 수주한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AAV) 플랫폼의 의미는….“유전자 치료는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것인데 특히 아데노 바이러스가 많이 활용된다. 7월에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약 57억 원 규모 맞춤형 AAV 유전자치료제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임상 생산 플랫폼 구축 계약을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체결했다. 이엔셀 수주 계약 중 단일 규모 최대 금액이다. 이번 매출은 위탁 개발생산을 수주해 올리는 순수 매출로 민간과 공공이 손잡고 국내에서 상업용 AAV 유전자치료제를 생산해 국산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첫 발판이 될 것이다. 향후 이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AAV 수입 치료제 사용에 따른 보험 재정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앞으로 어떤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은가.“이엔셀은 CDMO 사업으로 이익을 내고 이를 다시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지금은 직원 약 110명 정도로 작은 벤처기업이지만 직원 역량은 글로벌 수준이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할 계획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율제병원과 ‘의사요한’ 서울한세병원, ‘중증외상센터’ 한국대병원의 촬영지는 모두 같다. 바로 2019년 개원한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이다. 이대서울병원은 개원 이후 혈관질환 치료에 집중 투자해왔고 2023년 부속시설로 이대뇌혈관병원과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을 차례로 열었다. 지난해에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집중 진료하는 이대엄마아기병원을 설치했다.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기준 병실을 3인실로 설계했고 모든 중환자실은 1인실로 운영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은 의료 시설과 의료진 역량이 상급종합병원 수준인 대표적인 2차 의료기관이다. 2차 의료기관은 상대적으로 진료비가 저렴하고 진료 대기 시간이 짧으며 접근성도 좋다.● 국내 대동맥질환 환자 3명 중 1명 치료2023년 6월 문을 연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은 짧은 기간 국내 대동맥질환 환자 3분의 1 이상(연 1200건 이상)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성장했다. 병원은 대동맥 및 혈관질환에 대한 응급수술 및 시술팀을 365일 24시간 준비했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들어온 외국인 대동맥혈관 환자까지 수용했다.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대동맥 환자를 수용하게 되면 의료진과 행정 직원 휴대전화로 관련 내용이 전달되고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수술 준비를 마친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바로 수술장으로 이동하는 ‘EXPRESS(Ewha, Xtraordinary PREcision, Safe AORTIC Surgery) 시스템’을 구축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모든 조치를 마련한 것이다. 의료진 노력은 의료 기록으로 증명된다. 올해 7월 전 세계 최단 기간에 ‘대동맥 수술 2000례’를 달성했다. 올해 4월 ‘일체형 흉부대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한 뒤 4개월 만에 역시 세계 최단 기간에 50례를 달성했다. 대동맥 응급환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대학병원에서는 많지 않은 시술과 수술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수술실’ 2개를 마련했다.● 분만 실적 수도권 주요 병원 평균 2배이대엄마아기병원은 고위험 산모 및 고위험 신생아에게 집중한다. 전치태반 등 출혈 가능성이 높은 산모들이 병원을 찾는 사례가 급증해 출혈 산모를 위한 프로세스와 다른 병원에서 이동한 출혈 산모를 위한 ‘패스트 트랙 시스템(FAST track system)’을 마련했다. 고위험 태아와 신생아 치료와 관련해서 상급종합병원 못지않은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이 지난해 5월 23일 진료를 시작한 뒤 월평균 약 160명이 태어나고 있다. 이대엄마아기병원은 2019년 이대서울병원 모아센터로 출발했는데, 이 기간까지 더하면 2025년 5월까지 누적 분만 5000건을 달성했다. 수도권 주요 병원의 평균 2배 정도에 해당되는 수치다. 최근 엄마아기병동은 기존 20병상에서 26병상으로, 신생아중환자실은 21병상에서 24병상으로 확장했다. 주웅 이대서울병원장은 “개원할 때부터 전공의 없이 교수가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출발했다”며 “이미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4차 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3차 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설, 의료진 등을 더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이번 영상은 댓글 이벤트가 있으니 꼭 신청 하세요국내에서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질환 중 하나는 치주염이다. 치주염은 구강 내 유해균이 증식해 생기는 세균막이 주원인이다. 염증을 유발하는 구강 유해균은 단순히 구강 건강만 해치는 게 아니라 치매와 암, 당뇨, 심혈관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 구강 관리는 잇몸병 등 각종 구강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이다. 구강질환 원인 세균 수를 줄이고 구강조직을 강화하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사과나무치과병원을 찾아 직접 구강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 30초 가글하면 구강 유해균 검사 마무리 가장 먼저 구강 유해균 검사를 했다. 복잡한 검사는 아니다. 입안에 검사를 위한 가글액을 머금고 30초 정도 가글한 뒤 채취통에 뱉으면 된다. 가글한 채취물은 바로 분석 장비를 통해 입속 세균의 유전자를 추출하고 유해균을 검출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기를 통해 분석하면 된다. 보통 검사 시간은 2시간 정도 걸린다. 자택에서도 검사할 수 있는데, 검사 키트가 배송되면 간편히 검체를 채취하고 다시 택배로 보내면 된다. 검사 결과를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 검사를 진행한 양승조 닥스메디 소장은 “해당 검사는 구강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유해균 7종의 유전자를 분석해 정량화하는 방식이다. 실제 세균의 양을 수치로 나타내 건강인 대비 얼마나 많은 양의 세균이 존재하는지 그래프로 보여준다”며 “검출된 유해균 종류에 따라 전신질환과의 연관성, 구강질환 위험도 등을 평가하고 맞춤형 구강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50대 기자, 구강 나이 70대… 유해균 점수 높아 검사 결과 기자의 구강 종합위험도는 50점으로 ‘주의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위험한 상태는 아니지만 구강 관리가 소홀하면 언제든지 위험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치주염이나 구취 위험도는 각각 66점과 61점으로 유해균의 정량적 수치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치주염과 관련성이 높은 유해균인 진지발리스와 덴티콜라, 포시시아는 양호 수준 대비 각각 50배, 61배, 4.5배로 세균량 수치가 상당히 높았다. 장기적으로 치조골 손상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런 유해균은 구강뿐만 아니라 치매, 심혈관계 질환, 류머티즘성 질환 등 전신질환도 일으킨다. 구취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큰 진지발리스와 뉴클레아툼 세균량 수치도 양호 수준 대비 높았다. 다행히 충치(치아우식)와 관련된 뮤탄스균은 양호 수준 대비 낮게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구강질환뿐만 아니라 전신질환과 연관성이 높은 유해균의 수치가 높아 치아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취침 전-식후 등 하루 5번 이상 양치질 의료진은 다음과 같은 구강 관리 처방을 내렸다. 무엇보다 건강보험 혜택이 있는 스케일링을 받아 치석과 세균막 등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칫솔질은 보통 하루 3번 정도로 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하루 5번으로 늘리라는 권고를 받았다.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입안은 가장 좋은 세균 배양기이기 때문에 조금만 관리를 하지 않아도 쉽게 세균이 자란다”며 “치아와 잇몸 사이에 있는 치주낭(치주포켓)에 구강 유해균이 많이 살고 구취, 출혈의 원인이라 이곳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자는 △양치질은 취침 직전과 기상 직후, 식후 등 하루 5번 이상 △치아가 마모되지 않게 부드러운 칫솔 사용 △합성계면활성제 성분보다 자연 유래 천연계면활성제 성분의 치약 사용 △치실과 구강 세정기(워터픽)를 사용해 치아와 잇몸 사이 관리 △구강 유산균 섭취를 통해 구강 내 유해균 억제 등의 처방을 받았다. 이제 실천의 문제다. 김 이사장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구강 위생 습관과 정기 검사를 꾸준히 실천한다면 치주염이나 구취는 물론이고 전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에서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질환 중 하나는 바로 ‘치주염’이다. 치주염은 구강 내 유해균이 증식해 생기는 세균막이 주 원인이다. 염증을 유발하는 구강 유해균은 단순히 구강 건강만 해치는 게 아니라 치매와 암, 당뇨, 심혈관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 구강관리는 치주질환 등 각종 구강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입니다. 구강질환 원인 세균 수를 줄이고 구강조직을 강화하며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기자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사과나무치과병원을 찾아 직접 구강 건강 상태를 점검했다. 가장 먼저 해본 게 구강 유해균 검사였다.● 30초 가글하면 구강 유해균 검사 마무리구강 유해균 검사는 생각보다 복잡한 검사는 아니다. 입안에 검사를 위한 가글액을 머금고 30초 정도 가글한 뒤 채취통에 뱉으면 된다. 가글한 채취물은 바로 분석장비를 통해 입속 세균의 DNA를 추출하고 유해균을 검출할 수 있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기를 통해 분석하면 된다. 보통 검사 시간은 2시간 정도 걸린다. 자택에서도 검사할 수 있는데, 검사 키트가 배송되면 간편히 검체를 채취하고 다시 택배로 보내면 된다. 검사 결과를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1주일 정도다. 검사를 진행한 양승조 닥스메디 소장은 “해당 검사는 구강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유해균 7종의 유전자를 분석해 정량화하는 방식이다. 실제 세균의 양을 수치로 나타내 건강인 대비 얼마나 많은 양의 세균이 존재하는지 그래프로 보여준다”며 “검출된 유해균 종류에 따라 전신질환과의 연관성, 구강질환 위험도 등을 평가하고 맞춤형 구강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50대 기자, 구강나이 70대…유해균 점수 높아기자는 검사 결과 구강 종합위험도가 50점으로 ‘주의 수준’이엇다. 전반적으로 위험한 상태는 아니지만 구강 관리가 소홀하면 언제든지 위험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치주염이나 구취 위험도는 각각 66점과 61점으로 유해균의 정량적 수치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치주염과 관련성이 높은 유해균인 진지발리스와 덴티콜라, 포시시아는 양호수준 대비 각각 50배, 61배, 4.5배로 세균량 수치가 상당히 높았다. 장기적으로 치조골 손상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런 유해균은 구강 뿐만 아니라 치매, 심혈관계질환, 류마티스 질환 등 전신질환도 일으킨다.또 구취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큰 진지발리스와 뉴클레아툼 세균량 수치도 양호수준 대비 높았다. 다행히 충치(치아우식)와 관련된 뮤탄스균은 양호수준 대비 낮게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구강질환 뿐만 아니라 전신질환과 연관성이 높은 유해균의 수치가 높아 치아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취침 전-식후 등 하루 5번 이상 양치질의료진은 다음과 같은 구강관리 처방을 내렸다. 무엇보다 건강보험 혜택이 있는 스케일링을 받아 치석과 바이오필름 등을 제거 하는 것이었다. 칫솔질은 보통 하루 3번 정도로 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지만 하루 5번으로 늘리라는 권고를 받았다.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입안은 가장 좋은 세균 배양기이기 때문에 조금만 관리를 하지 않아도 쉽게 세균이 자란다”며 “치아와 잇몸 사이에 위치한 치주낭(치주포켓)에 구강 유해균이 많이 살고 구취, 출혈의 원인이라 이곳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기자는 △양치질은 취침 직전과 기상 직후, 식후 등 하루 5번 이상 △치아가 마모되지 않게 부드러운 칫솔 사용 △합성계면활성제 성분보다 자연 유래 천연계면활성제 성분의 치약 사용 △치실과 구강세정기(워터픽)를 사용해 치아와 잇몸 사이 관리 △구강 유산균 섭취를 통해 구강내 유해균 억제 등의 처방을 받았다. 이제 실천의 문제다. 김 이사장은 “병원에서 처방을 받은 구강 위생 습관과 정기 검사를 꾸준히 실천한다면 치주염이나 구취는 물론 전신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골절됐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치료는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깁스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불편하며 씻지도 못하고 무겁고 부피도 커서 일상생활에서 제약이 많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부목의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디자인과 기능을 개선한 제품이 개발됐다. 바로 의료기기 개발 기업 엑스퍼트코리아의 ‘엑스 스프린트’다. 노종학 엑스퍼트코리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엑스퍼트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골절 환자의 치료 기간 불편함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번에 개발한 엑스 스프린트는 기존 ‘고정’ 중심의 부목 개념에서 벗어나 패션 아이템처럼 디자인적 요소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의료기기에도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엑스 스프린트를 자세히 소개해달라.“엑스 스프린트는 골절 환자가 치료 기간 착용하는 맞춤형 부목이다. 보통 환자는 2∼6주 이상 깁스나 부목을 하는데 기존 제품은 답답하고 씻을 수도 없어 불편했다. 하지만 엑스 스프린트는 환부를 3D 스캐닝해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한다. 지금까지 3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자인했고 현재 시제품은 3D 프린터로 만들었다. 향후 사출 성형 방식을 적용해 저가형 모델부터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 가능한 모델까지 선보일 예정이다.”―캐스트(깁스) 제품도 개발했다.“캐스트는 환부를 장시간 절대 움직이지 않고 고정해야 하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자체 개발한 체결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해당 디자인은 글로벌 특허로 등록돼 있다. 3D 스캐닝을 통해 100% 환자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부의 부기가 빠지면 캐스트 안에서 헐거워질 수 있다. 이때 엑스 스프린트의 벨크로 조절 기능을 활용하면 밀착 고정할 수 있다.”―기존 부목과 비교했을 때 차별점은 무엇인가.“가장 큰 차이는 디자인이다. 지금까지 스프린트 제조사들은 환부를 고정하는 기본 기능과 대량생산에 쉬운 디자인을 택했다. 하지만 엑스 스프린트는 기능적으로 고정력이 강화됐을 뿐 아니라 외관 역시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3D 포획 디자인을 활용해 환부를 감싸는 구조라 기존 제품에 비해 밀착 고정력이 우수하다.”―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부목 깁스 관련 업체인 글로벌 기업 엑스켈릿 제품의 영업과 마케팅을 지원하며 장단점을 파악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법 차이로 상용화가 어려웠다. 그래서 직접 창업해 공동 개발을 제안했고 지금의 엑스 스프린트가 탄생했다. 우상엽 한남대 교수와 함께 3D 스캐닝 관련 특허를 등록했고 이후 서울바이오허브 지원을 받으며 인허가 상담, 세미나, 연구개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작은 기업이지만 이 과정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투자 유치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점이 큰 도움이 됐다.”―앞으로 출시 일정과 향후 계획은….“3년간 연구개발을 마쳤고 올해 말 양산 준비가 완료된다. 2026년 중반 의료기기 인허가를 마치고 내년 7월부터는 환자분들이 실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국 병원에서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이 외에도 풋드롭(신경 이상으로 발끝을 들지 못하는 증상) 환자를 위한 보행 보조기기와 무릎이 앞으로 꺾이는 ‘백니’ 환자를 위한 맞춤형 보조기를 개발하고 있다. 모두 3D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환자별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제품이다. 환자의 치료 편의성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의료기기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싶다.”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주요 10대 암 중 환자와 진료비가 최근 5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한 암은 전립선암(전립샘암)이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쉽지 않다. 전립선암 중에 4기에 해당하는 전이성 전립선암을 이번 따뜻한 환자 이야기 주제로 다룬다. 전이성 전립선암 환우인 김기정 씨와 국립암센터 비뇨기암센터장을 맡고 있는 정재영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전립선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정재영 교수=“남성 암 중에서 전립선암이 폐암에 이어 발생률 2위다. 매년 2만7000여 명의 전립선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독 줄어들지 않고 지속해서 증가하는 대표적인 암 두 가지가 전립선암과 폐암이다. 특히 전립선암은 증가세가 가파르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로 고지방식과 같은 식단도 주요한 원인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전립선암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가족력도 무시하지 못한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가계도에서 전립선암이 좀 더 발생한다.” ―환자는 어떻게 진단받았나.김기정 환우=“증상은 1시간에 한 번 정도로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이었다. 지인이 전립선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병원에 가 보라고 했다. 조직검사를 한 결과를 의사가 보더니 얼굴이 어두워졌다. 심각했다. 몸 곳곳에 전이가 된 상황이다. 수술이 불가능했다. 처음에 방사선 치료를 했고 20일 정도 지나니 상당히 호전돼 하루 2, 3㎞ 정도 걸어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 갑자기 안 좋아지면서 새로운 치료를 받았다. 진단은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mHSPC)이었다.”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 어떤 암인가. 정 교수=“전이성 전립선암은 전립선에서 암세포가 벗어나 림프샘, 뼈, 간, 폐 등 멀리 떨어져 있는 장기에 전이가 된 상태를 말한다. 환자는 진단 당시에 전립선 주변에 있는 림프샘뿐 아니라 척추뼈, 갈비뼈, 팔다리뼈에 모두 전이됐다. 다른 암과 다르게 남성에서는 전립선암, 여성에서는 유방암이 호르몬 때문에 성장한다. 유방암의 경우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안드로겐이라고 하는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호르몬을 차단하면 심지어 전이된 4기 전립선암이라 하더라도 치료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는 전립선암 단계라고 해서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이라고 한다. 전이됐기 때문에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이라고 한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의 치료법은…. 정 교수=“3제 병용요법을 실시한다. 최근 15년 이내에 개발된 전립선암 약으로 다로루타마이드, 아팔루타마이드, 엔잘루타마이드,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 등이 있다. 현재 허가된 3제 병용요법은 전통적으로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는 남성호르몬 차단 요법, 도세탁셀이라고 하는 항암 화학 요법에 다로루타마이드 한 가지를 더 추가한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 이 세 가지 치료를 병용하는 3제 병용요법이 남성호르몬 차단 요법 단일 치료 혹은 남성호르몬 차단 요법과 도세탁셀을 병용하는 2제 병용요법보다 치료 결과가 훨씬 더 우수했다.” ―치료법이 쉽지 않다. 정 교수=“3제 병용요법은 국내에서도 허가된 상황인데 아쉬운 점은 마지막으로 쓰는 경구 항암제가 아직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법이 있으나 약값이 비싸서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약값 인하 등 제약사, 정부의 관심과 노력으로 환자를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 약가 부담 때문에 환자에게 선뜻 권할 수가 없다. 최근 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폭이 조금 넓어져 약값 85%를 지원해 주고 있다. 15%는 본인 부담인 셈이다. 국내 암 환자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약은 본인 부담 비율이 5%이기 때문에 15%도 환자에게는 여전히 부담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 정 교수=“조기 진단되면 생존율이 거의 100%다. 그런데 아쉽게도 전립선암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불편한 게 없어도 가정의학과, 내과, 비뇨의학과 등에서 전립선 수치(PSA)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과거 전립선암에 걸렸다면 50세가 됐을 때는 반드시 전립선암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가족력이 있다면 위험도가 5∼8배로 높아진다.” 김 환우=“조기 발견하기 쉽지 않다. 좋은 치료제가 나온 만큼 최선을 다해 치료를 받아보겠다. 예방 차원에서 꼭 필요한 건강검진은 미리 받아보기를 권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주요 10대 암 중 환자와 진료비가 최근 5년간 가장 빠르게 증가한 암은 전립선암(전립샘암)이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 쉽지 않다. 전립선암 중에 4기에 해당하는 전이성 전립선암을 이번 따뜻한 환자 이야기 주제로 다룬다. 전이성 전립선암 환우인 김기정 씨와 국립암센터 비뇨기암센터장을 맡고 있는 정재영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국내 전립선암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남성 암 중에서 전립선암이 폐암에 이어 발생률 2위다. 매년 2만 7000여 명의 전립선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유독 줄어들지 않고 지속해서 증가하는 대표적인 암 두 가지가 전립선암과 폐암이다. 특히 전립선암은 증가세가 가파르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식생활 습관의 서구화로 고지방식과 같은 식단도 주요한 원인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전립선암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가족력도 무시하지 못한다.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가계도에서 전립선암이 좀 더 발생한다.”(정재영 교수)―환자는 어떻게 진단받았나.“증상은 1시간에 한 번 정도로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이었다. 지인이 전립선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조직검사를 한 결과를 의사가 보더니 얼굴이 어두워졌다. 심각했다. 몸 곳곳에 전이가 된 상황이다. 수술이 불가능했다. 처음에 방사선 치료를 했고 20일 정도 지나니 상당히 호전돼 하루 2, 3km 정도 걸어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 갑자기 안 좋아지면서 새로운 치료를 받았다. 진단은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mHSPC)이었다.”(김기정 환우)―‘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은 어떤 암인가. “전이성 전립선암은 전립선에서 암세포가 벗어나 림프샘, 뼈, 간, 폐 등 멀리 떨어져 있는 장기에 전이가 된 상태를 말한다. 환자는 진단 당시에 전립선 주변에 있는 림프샘뿐 아니라 척추뼈, 갈비뼈, 팔다리뼈에 모두 전이됐다. 다른 암과 다르게 남성에서는 전립선암, 여성에서는 유방암이 호르몬 때문에 성장한다. 유방암의 경우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안드로겐이라고 하는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호르몬을 차단하면 심지어 전이된 4기 전립선암이라 하더라도 치료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는 전립선암 단계라고 해서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이라고 한다. 전이됐기 때문에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이라고 한다.”(정재영 교수)―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의 치료법은.“3제 병용요법을 실시한다. 최근 15년 이내에 개발된 전립선암 약으로 다로루타마이드, 아팔루타마이드, 엔잘루타마이드,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 등이 있다. 현재 허가된 3제 병용요법은 전통적으로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남성 호르몬 차단 요법, 도세탁셀이라고 하는 항암 화학 요법에 다로루타마이드 한 가지를 더 추가한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 이 세 가지 치료를 병용하는 3제 병용요법이 남성 호르몬 차단 요법 단일 치료 혹은 남성 호르몬 차단 요법과 도세탁셀을 병용하는 2제 병용요법보다 치료 결과가 훨씬 더 우수했다.”(정재영 교수)―치료법이 쉽지 않다. “3제 병용요법은 국내에서도 허가된 상황인데 아쉬운 점은 마지막으로 쓰는 경구 항암제가 아직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법이 있으나 약값이 비싸서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약값 인하 등 제약사, 정부의 관심과 노력으로 어 환자를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 약가 부담 때문에 환자에게 선뜻 권할 수가 없다. 최근 환자 지원 프로그램의 폭이 조금 넓어져 약값 85%를 지원해 주고 있다. 15%는 본인 부담인 셈이다. 국내 암 환자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약은 본인 부담 비율이 5%이기 때문에 15%도 환자에게는 여전히 부담이다.”(정재영 교수)―가파르게 증가하는 전립선암을 예방하려면.“조기 진단되면 생존율이 거의 100%다. 그런데 아쉽게도 전립선암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불편한 게 없어도 가정의학과, 내과, 비뇨의학과 등에서 전립선 수치(PSA)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과거 전립선암에 걸렸다면 50세가 됐을 때는 반드시 전립선암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가족력이 있다면 위험도가 5~8배로 높아진다.”(정재영 교수)“조기 발견하기 쉽지 않다. 좋은 치료제가 나온 만큼 최선을 다해 치료를 받아보겠다. 예방 차원에서 꼭 필요한 건강검진은 미리 받아보기를 권한다.”(김기정 환우)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어떻게 30년 동안 국내에 치료제가 안 들어올 수 있나. 정부는 신약의 경제성 평가, 형평성 문제 등의 이야기만 한다. 희귀질환 약이라 그 기준에 맞출 수 없다. 그러는 동안 환자들은 죽어 나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폐동맥고혈압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가천대 의대 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대한폐고혈압학회장)는 1인 시위를 해서라도 점점 심해지고 있는 코리아 패싱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 코리아 패싱은 낮은 국내 의약품 가격을 이유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신약 출시를 꺼리거나 이미 출시한 의약품마저 공급을 중단하는 현상을 말한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 언급된 코리아 패싱 약은 다국적 제약사 GSK의 ‘에포프로스테놀’이다. 토론회에서 제약사와 약의 실명까지 밝혀가면서 이를 외면하는 제약사와 보건당국에 작심한듯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수는 폐동맥고혈압 치료에 효과적인 약이 30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만 배제되다 보니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들도 많다고 했다. 정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진단받은 처음부터 효과적인 약을 확실하게 사용해 초반에 잘 조절해야 되는 질환이다. 그런데 이미 나빠진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약을 투여해도 그땐 늦는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바로 치료제를 도입해 사용하면서 폐동맥고혈압 질환 5년 생존율이 95%나 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효과 좋은 약이 여전히 공급되지 않으면서 5년 생존율이 71% 정도로 많이 뒤처진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유독 희귀질환 신약과 관련해서 안타까운 상황이 많다. 이미 들어온 약을 사용하는 것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작용을 줄여 생존율을 높인 혁신 약도 바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희귀질환이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이다. 이 질환은 시신경이나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염증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한 번만 재발해도 실명, 마비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현재 90%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리툭시맙 등 혁신적인 신약이 국내에 도입됐음에도 의료보험 시스템상 바로 사용하지 못하고 기존 약에 먼저 의존해야 된다. 기존 약제는 재발 확률이 높다. 환자는 실명이나 마비 등 재발을 겪은 후에야 재발이 덜 되는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이런 약은 또 있다. 암 억제 유전자 이상으로 뇌 척수 신장 췌장 망막 등에 종양이 생기는 폰히펠린다우 증후군도 그렇다. 이 질환에 걸리면 우리 몸 곳곳에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번 암을 제거해야 한다. 그런데 유전자 치료제 신약인 웰리렉을 복용하면 곳곳에 생기는 암을 미리 막을 수 있다. 이 약도 국내에 들어와 있지만 약값이 비싸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약값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약이 됐다. 이 때문에 희귀질환으로는 드물게 웰리렉의 보험급여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에서 무려 5만 명의 동의를 받아냈다.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는 신규 환자는 국내에 5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재정에 큰 타격도 없어 보이는 데도 여전히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선 깜깜무소식이다. 폐동맥고혈압,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 폰히펠린다우 증후군 등 대부분 희귀질환들은 환자 수가 적고 치료제가 고가인 경우가 많아 기존 신약 등재 평가 기준으로는 적절한 접근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러한 신약들이 국내에 제때 도입돼 한국 환자들이 초기부터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하고 환자 중심적인 검토 체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희귀하다고 포기하지 않고 난치라고 외면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보장 강화를 약속하지 않았던가. 보건당국자는 희귀질환을 진료하면서 답답한 현실에 눈물을 흘리는 의사와 치료비 때문에 절망에 빠진 환자의 현장 목소리를 꼭 챙겨주길 바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국내 병의원은 동네 의원에 해당하는 1차 의료기관과 종합병원, 전문병원에 해당하는 2차 의료기관, 20개 이상 진료과목을 개설하고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전공의 수련병원 역할까지 맡고 있는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으로 나뉜다. 하지만 의료 시설과 의료진 역량이 상급종합병원 수준인 2차 의료기관도 많다. 2차 의료기관은 상대적으로 진료비가 저렴하고 진료 대기 시간이 짧으며 접근성도 좋다. 본보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과 함께 우수 2차 의료기관을 찾아 소개한다.》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당초 20개 이상의 진료과목이 개설된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정부가 환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수도권 병상 증설을 제한하고 병원 자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 현재는 2차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9년 5월 개원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은 805병상 규모다. 개원 초창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응급실뿐만 아니라 전 병동이 폐쇄되기도 했다. 현재 중증 및 응급 치료에 집중하고 장기이식, 혈액, 폐암 등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며 3차 병원 못지않은 2차 병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故 김수환 추기경 유지 이어 장기이식병원 설치2021년 3월 은평성모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장기이식병원이 문을 열었다. 병원명은 각막 기증으로 사랑과 나눔을 세상에 전하고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잇는다는 의미로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으로 지었다. 김 추기경 기념관은 전국 성모병원 중 유일하게 설치됐다. 장기이식병원은 2차 병원에서는 드물게 올해 8월까지 신장이식 137례, 간이식 90례, 심장이식 20례 등 장기이식 393례를 진행했다. 최근 국내 최초로 뇌사 기증자 신장을 로봇수술로 이식하고 생체 신장 로봇이식까지 성공했다. 2차 병원이라 치료비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식 전후 환자 관리를 위한 다학제 진료팀은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사회사업팀, 약제팀, 영양팀, 이식코디네이터 등이 참여해 전인적 케어를 제공한다. 또 수혜자와 공여자 모두를 위한 통합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장기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한 위령미사, 뇌사 장기기증자 ‘기억의 벽’ 조성 등 생명 나눔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사회적 실천도 이어가고 있다.● 조혈모세포이식 건수 2년 연속 전국 6위2020년 가동된 혈액병원은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과 함께 가톨릭 의료 네트워크를 구성하며 급성골수성백혈병,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다발골수종, 림프종, 만성 백혈병 등 중증 혈액질환 치료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6월 조혈모세포이식 500례를 달성하며 2년 연속 조혈모세포이식 전국 6위를 기록했다. 은평성모병원은 3차 병원에서 보통 한두 달가량 소요되는 외래 진료 대기 시간이 평균 2주 정도로 짧은 편이다. 진료를 마친 뒤 2, 3일 이내에 입원이 가능하다. 반면 입원 기간에 여유가 많아 3차 병원보다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은평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자가 이식은 물론이고 비혈연, 반일치, 제대혈 이식 등 고난도 이식으로 분류되는 동종이식에서도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다. 동종이식 268건을 진행했으며 65세 이상 이식 96건, 70세 이상도 15건 이상 진행하며 연령과 난이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폐암 수술 연간 500건 이상 진행 은평성모병원 암센터는 3차 병원보다 편안하고 더욱 빨리 지원하는 코디네이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0개의 다학제 협진팀은 ‘보다 빠른 암 치료’를 위한 ‘일주일 서비스(One week service)’를 마련했다. 전담 코디네이터, 빠른 진료 예약 및 검사, 다학제 간 치료 계획 협의 등으로 암 환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최적의 치료 결과를 도출한다. 연간 500건 이상 폐암 수술이 진행되는 등 전국 최고 수준이다. 단일공 흉강경 수술을 통해 통증과 합병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전국 곳곳에서 찾아오는 환자가 절반 이상이다. 배시현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장은 “진료의뢰서가 없어도 2차 병원에서는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진료 대기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다”며 “3차 병원과 비교할 때 진료비도 적은 편이라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난도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