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

김선미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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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선미 기자입니다.

kimsunmi@donga.com

취재분야

2026-04-15~2026-05-15
문화 일반58%
경제일반17%
여행13%
생활/가정3%
미술3%
패션3%
칼럼3%
  • 투미, 새로운 ‘알파 컬렉션’ 캠페인 공개

    투미(TUMI)가 기존의 ‘알파(Alpha) 컬렉션’을 정제된 실루엣과 새로운 비전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이번 컬렉션은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 랜도 노리스와 아시아·태평양 홍보대사 웨이 다 쉰이 각기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알파 컬렉션을 조명하는 두 가지 캠페인으로 전개된다.투미의 글로벌 캠페인은 영화적 서사를 구현했다. 클래식 액션 영화의 미장센을 재해석한 이번 연출은 정확성과 집중력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했다. 동시에 공개된 아시아·태평양 캠페인은 현대적 건축미가 돋보이는 공간을 배경으로 절제된 움직임을 담아냈다. 투미의 새로운 알파 컬렉션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제품 전반에 반영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소재인 FXT™ 발리스틱 나일론을 중심으로 군더더기 없는 수납 구조, 소음 없는 자석 잠금장치, 사용자의 동선을 고려한 직관적 설계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주요 제품으로는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투미 브리프 팩’을 비롯해 수납 효율을 극대화한 ‘더블 익스팬션 더플’, 넉넉한 용량을 갖춘 ‘듀얼 액세스 익스팬더블 4휠 캐리온’ 등이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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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신라호텔에서 만나는 ‘신라베어 테마룸’

    제주신라호텔이 신라호텔을 대표하는 마스코트 ‘신라베어’를 활용한 키즈 객실 ‘신라베어 테마룸’을 선보인다.신라베어 테마룸은 호텔 내 단 2개 객실만 운영되는 한정 객실로, 가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정원 전망 스위트 객실에 조성됐다. 객실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키즈 텐트를 설치하고, 소·중·대형 신라베어 인형과 신라베어 자수 쿠션, 신라베어 자수 키즈 욕실가운 등 신라베어 테마 소품을 비치해 아이 눈높이에 맞춘 공간으로 완성했다.객실 내에 신라베어 콘셉트를 자연스럽게 녹여 아이에게는 놀이 공간, 부모에게는 편안한 휴식과 사진 촬영 요소를 동시에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신라베어 테마룸은 ‘스위트 아이러브 포 키드(Sweet I Love For Kid)’ 패키지 예약 시 이용할 수 있다. 이 패키지는 어린이 동반 가족 고객을 위해 마련된 상품으로, 부모와 아이가 ‘따로 또 같이’ 꽉찬 2박을 보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 패키지는 5월 말까지 이용할 수 있다.△아이와 레저 전문가가 3시간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하프데이 키즈 캠프’ △캠핑장에서 키즈 쿠킹 타임과 야식을 즐길 수 있는 ‘캠핑 모먼츠’ △제주신라호텔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해녀 신라베어’ 선물 △공항과 호텔 간 픽업&샌딩 서비스 △익스프레스 체크인 서비스 △웰컴 트리트(하우스 와인, 쿠키, 초콜릿) 등 스위트 객실의 혜택도 포함된다.제주신라호텔 관계자는 “신라베어는 어린이 고객에게 친근한 호텔 마스코트로,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즐거운 기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테마룸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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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소멸의 시학’ 展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5월3일까지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 전시를 연다. 자신의 분해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작품을 ‘삭는 미술’이란 이름으로 묶어 소개한다. 인류세(인류 활동이 지구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초래한 총체적 위기 앞에 작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며 그 역사적, 미학적, 사회적 의미를 탐색한다.전시장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 흙이다. 미술관 측이 공개 모집한 시민 경작자들이 갈퀴를 들고 흙을 갈고 있다. 그런데 그냥 흙이 아니다. 미국 작가 아사드 라자는 서울에서 구한 폐기물을 뒤섞어 ‘네오 소일(Neosoil)’이라는 비옥한 토양을 만들었다(작품명 ‘흡수’). 서울대 토양생지화학연구실의 실험과 자문을 통해 생성된 이 흙을 관람객은 원하면 조금씩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공동체의 경험이 새겨진 아카이브이자 토대인 흙을 재생시키고 나누며, 작품은 삭는 미술에 내재하는 공동성의 계기를 보여준다. 피어오르는 연기의 춤을 감상하자고 제안하는 여다함의 ‘향연’, 썩어가는 과일에서 비롯된 에너지로 빛을 밝히고 연주를 이어가는 유코 모리의 ‘분해’ 등 작품들은 모두 끊임없이 변화함으로써 나타난다는 점에서 수행적 특징을 갖는다. 천, 항아리, 마른 꽃, 발효액, 곤충과 곰팡이가 함께 만드는 댄 리의 작품은 미술관을 살아있는 생태계로 바꾼다. 건물 중정인 전시마당에는 풀을 뭉쳐 만든 고사리의 ‘초사람’과 흙을 다져 만든 김주리의 ‘물산’이 펼쳐진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을 나며 작품은 어떻게 서서히 형태를 잃어갈지. 작품이 사그라진 자리에는 어떤 새싹이 움틀지.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동시대 환경 인식을 반영한 미술작품의 변화에 주목하고, 그 변화에 부응하는 급진적인 미술관의 모델을 상상하려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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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김선미의 시크릿가든]

    롯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롯데뮤지엄이 3월 15일까지 타샤 튜더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기획전 ‘스틸, 타샤 튜더: 행복의 아이콘, 타샤 튜더의 삶’을 연다. 미국을 대표하는 동화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타샤 튜더(1915~2008)를 조명하는 전시다. 자연과 계절의 흐름에 귀 기울이며 살아간 그녀의 작품 세계와 삶은 오늘날 현대인에게 필요한 느린 삶의 가치를 되새기는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타샤는 스물세 살에 첫 그림책 ‘호박 달빛’으로 데뷔한 이후 ‘마더 구스’와 ‘1은 하나’로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 중 하나인 ‘칼데콧 상’을 받았다. 이후 ‘타샤의 특별한 날’ 등 100여 권의 저서와 삽화를 남기며 미국의 국민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50대 무렵부터 손수 가꾼 30만 평에 이르는 정원과 집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자연, 가족, 수공예, 정원 등 주요 키워드를 기반으로 구성한 총 12개 섹션을 통해 타샤의 예술세계와 삶을 연결한다. 전시장 초입에 설치된 거대한 시계 조형물은 관람객이 타샤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도록 안내하는 상징적 장치다. 이후 만나게 되는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동화 작가’ 섹션에서는 이번에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30여 권의 초판본과 그녀의 데뷔작 ‘호박 달빛’ 55주년 특별판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자료와 원화들을 볼 수 있다.이어지는 섹션들은 타샤의 예술적 원천이었던 자연을 다룬다. 그녀의 삶의 중심이자 철학을 담은 매개였던 방대한 식물 스케치, 반려견 ‘코기’와 동물들을 그린 원화로 자연과 생명에 대한 애정과 유대감을 전한다.전시의 중반부는 타샤의 느린 삶의 미학을 일상의 풍경으로 재현한다. ‘식탁 위의 따뜻한 온기’, ‘가족과 함께한 느린 하루’, ‘스스로 만들어가는 기쁨’ 섹션은 타샤가 손수 일구어낸 의식주 문화를 다룬다. 그녀의 요리법과 일상을 담은 저서 ‘타샤의 식탁’ 속 소박한 식탁과 작업실을 재현하고, 가족과 함께한 일상이 담긴 삽화와 크리스마스 카드도 전시한다. 노동이 곧 놀이이자 기쁨이었던 타샤의 삶은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자급자족적 삶과 소박한 행복의 가치를 떠올리게 한다.  하이라이트는 ‘정원, 타샤의 세계’ 섹션이다. 코티지 가드닝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그녀의 정원을 모티프로 꽃과 향기, 계절의 변화를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한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에서 상영 중인 영화 ‘타샤 튜더’를 감상하면 타샤의 삶을 보다 심도깊게 이해할 수 있다. 2018년 개봉했던 영화가 이번 전시와 연계돼 재개봉했다. 전시장 내에서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무료 상영 중이다. 가드닝, 티 클래스, 어린이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타샤 튜더 재단은 “이번 전시는 타샤 튜더의 예술세계를 더욱 생동감 있고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그녀의 창작 과정의 근간을 이룬 문화적 가치와 삶의 철학을 함께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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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짐에 대하여…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소멸의 시학’ 展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5월3일까지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 전시를 연다. 자신의 분해를 공공연히 드러내는 작품을 ‘삭는 미술’이란 이름으로 묶어 소개한다. 인류세(인류 활동이 지구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초래한 총체적 위기 앞에 작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피며 그 역사적, 미학적, 사회적 의미를 탐색한다.전시장에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 흙이다. 미술관 측이 공개 모집한 시민 경작자들이 갈퀴를 들고 흙을 갈고 있다. 그런데 그냥 흙이 아니다. 미국 작가 아사드 라자는 서울에서 구한 폐기물을 뒤섞어 ‘네오 소일(Neosoil)’이라는 비옥한 토양을 만들었다(작품명 ‘흡수’). 서울대 토양생지화학연구실의 실험과 자문을 통해 생성된 이 흙을 관람객은 원하면 조금씩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공동체의 경험이 새겨진 아카이브이자 토대인 흙을 재생시키고 나누며, 작품은 삭는 미술에 내재하는 공동성의 계기를 보여준다.피어오르는 연기의 춤을 감상하자고 제안하는 여다함의 ‘향연’, 썩어가는 과일에서 비롯된 에너지로 빛을 밝히고 연주를 이어가는 유코 모리의 ‘분해’ 등 작품들은 모두 끊임없이 변화함으로써 나타난다는 점에서 수행적 특징을 갖는다.천, 항아리, 마른 꽃, 발효액, 곤충과 곰팡이가 함께 만드는 댄 리의 작품은 미술관을 살아있는 생태계로 바꾼다. 건물 중정인 전시마당에는 풀을 뭉쳐 만든 고사리의 ‘초사람’과 흙을 다져 만든 김주리의 ‘물산’이 펼쳐진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을 나며 작품은 어떻게 서서히 형태를 잃어갈지. 작품이 사그라진 자리에는 어떤 새싹이 움틀지.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동시대 환경 인식을 반영한 미술작품의 변화에 주목하고, 그 변화에 부응하는 급진적인 미술관의 모델을 상상하려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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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올 패션쇼에 왜 시클라멘이 등장했을까 [김선미의 시크릿가든]

    지난달 26일 프랑스 파리 7구 로댕 미술관은 거대한 꽃의 무대로 변해 있었다. 천장의 이끼 캐노피에 거꾸로 매달린 연보라색 실크 꽃들이 산들산들 흔들렸다. 안토니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겨울’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디올의 ‘2026년 봄·여름 오뜨 꾸뛰르(최고급 맞춤복)’ 쇼가 시작됐다.꽃의 향연이었다. 왼쪽 어깨 위에 난초 장식을 드라마틱하게 얹은 드레스는 조형적 실루엣이 돋보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시클라멘이었다. 깔끔하게 머리를 뒤로 넘겨 묶은 모델들의 양쪽 귀에는 어른 주먹 두 개 만한 크기의 시클라멘 장식이 달려 있었다. 화분 식물로 흔히 보아온 시클라멘이 이토록 우아할 수 있다니.이번 쇼의 시작은 한 다발의 시클라멘이었다. 디올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쇼를 며칠 앞두고 접시 위에 놓인 시클라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제 첫 오뜨 꾸뛰르 쇼를 존 갈리아노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는 검은 실크 리본으로 묶은 시클라멘과 테스코에서 산 케이크를 제게 가져다주었죠. 지금껏 받아본 꽃 중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쇼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북아일랜드 출신의 앤더슨은 어릴 적부터 디올의 전설적 디자이너 갈리아노를 동경하며 패션의 꿈을 키웠다. 런던 패션 칼리지를 졸업하고 자신의 브랜드 ‘JW 앤더슨’을 세운 그는 2013년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침체됐던 브랜드를 지적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지난해 디올 수장에 오른 뒤, 첫 오뜨 꾸뛰르 쇼의 중심에 시클라멘을 내세웠다. 디올은 정원에서 태어난 브랜드다. 창립자 크리스찬 디올은 프랑스 노르망디 그랑빌의 바닷가 정원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평생의 미학적 원천으로 삼았다. 1947년 발표한 기념비적인 ‘뉴 룩(New Look)’은 잘록한 허리, 풍성하게 퍼지는 스커트를 통해 꽃봉오리가 만개하는 순간을 옷으로 구현했다. 디올은 창립 초기부터 꽃을 브랜드의 서사 장치로 활용해왔다. 특히 중요한 꽃은 은방울꽃이다. 크리스찬 디올은 은방울꽃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며 컬렉션마다 은밀히 수놓았다. 장미도 중요한 모티프였다. 겹겹의 꽃잎 구조는 드레스의 볼륨으로 이어져 특유의 풍성한 실루엣을 만들었다. 이브 생로랑, 마르크 보앙, 지안프랑코 페레, 갈리아노에 이르기까지 디올의 디자이너들은 각각의 시대 언어로 꽃을 재해석해왔다. 이번 쇼에도 시클라멘뿐 아니라 은방울꽃과 장미 등 디올의 계보를 잇는 꽃들이 ‘창조적 연속성’으로 표현됐다. 디올은 이번 쇼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자연을 모방하며 항상 무언가를 배웁니다. 자연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진화하고 적응하고 인내하는 하나의 유기적인 체계입니다. 오뜨 꾸뛰르 역시 그렇습니다. 전통적 장인정신과 실험적 시도가 복잡하게 얽힌 아이디어의 실험실이자, 오랜 세월을 견뎌낸 기법들이 살아있는 지식으로 승화되는 공간입니다.” 자연에서 오뜨 꾸뛰르의 갈 길을 찾고 있다는 선언이었다.그렇다면 왜 시클라멘이었을까. 공식적인 해석은 없었기에 조심스레 이유를 헤아려본다. 시클라멘은 겨울에 핀다. 땅속에 단단한 덩이줄기를 품고 힘을 비축한 뒤 조용히 존재를 드러낸다. 꽃잎은 고개를 숙인 듯한 하트 모양이다. 디자이너가 교체되고 스타일이 달라져도 장인정신과 아카이브는 땅속에서 이어진다는 것, 겸손하게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더하겠다는 의지 아니었을까.갈리아노가 후임 앤더슨에게 건넨 시클라멘은 브랜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연출하고 확장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로댕 미술관을 채운 꽃은 살아있는 자연이 아니라 장인의 손을 거쳐 실크로 구현된 자연이었다. 디올에게 꽃은 자연의 상징이자 브랜드 자산이다. 아름다움과 전략은 무대 위에 나란히 선다. 디올은 쇼가 끝난 후에도 로댕 미술관에서 일주일간 전시를 이어가며 어린이들을 위한 강연과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뜨 꾸뛰르를 폐쇄적 특권의 영역에만 두지 않고 다음 세대의 문화적 유산으로 이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얼마 전 시클라멘 화분을 새로 집에 들였다. 평범하다고 여겼던 시클라멘이 유독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자연에서 오지만 의미를 입히는 건 사람이다. 꽃은 그 자리에 있지만, 해석은 늘 우리 몫이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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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산수에 두루미가 점 찍고 선 긋네[김선미의 시크릿가든]

    기다란 목을 꼿꼿이 편 두루미가 가느다란 다리를 사뿐히 들어 올려 하얀 눈밭을 걷고 있었다. 두루미가 왜 예로부터 학(鶴)으로 불렸는지 단박에 알겠다. ‘뚜르륵, 뚜르륵.’ 두루미가 내는 의외로 우렁찬 소리가, 정신을 깨우는 영하 10도의 겨울 공기 속으로 퍼졌다. 두루미를 바라보는 일은 명상에 가깝다. 마음을 비우려 애쓰지 않아도 평온해진다. 먹이를 찾는 두루미의 걸음은 느릿하면서도 리듬이 있고 순백의 깃털에서는 기품 있는 윤기가 흐른다. 이곳은 국내 최대 두루미 도래지인 강원도 철원이다.● ‘비밀의 호수’와 점·선·면 철원이 탐조(探鳥) 여행 명소가 되기 시작한 건 2012년 휴전선에서 불과 6km 떨어진 동송읍 양지리가 민간인통제선(민통선)에서 해제되면서다. 6·25전쟁 이후 폐쇄됐다가 1970년대에 마을이 들어선 양지리에는 철원평야에 물을 대기 위해 1976년 ‘비밀의 호수’가 조성됐다. 토교저수지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먹이가 풍부하던 이곳에 겨울 철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 가운데에는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두루미도 있었다. 일부는 ‘식량난’을 피해 북에서 내려와 ‘탈북 두루미’로 불리기도 한다.철원은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제203호)의 국내 최대 월동지다. 두루미 1500마리와 재두루미 1만 마리 등 약 1만2000마리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두루미가 순백의 깃털과 붉은 정수리로 시선을 붙든다면 재두루미는 회색 몸통과 목 뒤의 흰 띠로 한결 차분한 인상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전 세계 두루미는 3800마리. 그중 1500마리가 겨울에 철원을 찾는다. 이른 아침 토교저수지에 도착하니 예닐곱 명의 탐조객이 이미 찾아와 삼각대를 설치해 두고 있었다. 눈과 얼음, 물과 하늘의 경계가 흐릿해진 드넓은 저수지에서 잠을 잔 두루미들이 막 깨어나 ‘먹이 터’로 날아가려던 참이었다. 저 너머 재두루미 수백 마리가 회색 점처럼 모여 있었다. 누구도 서두르지 않고 고요하게 새를 바라보는 모습은 일종의 수행이었다. 인간과 새가 어우러진 한 폭의 단색화였다. 철원군은 1999년 양지리를 ‘철새 마을’로 지정한 데 이어 2016년에는 폐교를 리모델링해 ‘DMZ 두루미 평화타운’을 조성했다. 이곳을 총괄 계획한 조경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두루미라는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가 공간을 살렸다”고 했다. 비무장지대와 접한 농촌 마을을 정비한 이 평화·생태 관광지는 겨울철이 되면 두루미를 보러 오는 탐조객들로 활기를 띤다. 해설사와 차를 타고 검문초소에 신분증을 제시한 뒤 민통선 이북 지역을 둘러보았다. 인간은 38선을 그었지만, 두루미들은 분단의 시간이 멈춘 듯한 들판 위를 날아오르며 하늘에 선(線)을 그었다. 두루미 발자국이 눈밭 위에 찍는 점과 새의 커다란 날갯짓이 하늘에 긋는 선이 모여 청아한 겨울 산수를 이뤘다. ● 인내하며 바라보는 법 민통선을 빠져나와 동송읍 이길리의 한 탐조대를 방문했다. 양지리 토교저수지에서 잠을 잔 두루미들은 해가 떠오르면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이동하는데, 이길리야말로 새들의 먹이가 풍부하다. 농민들이 두루미 먹으라고 물과 볏짚을 남겨두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두루미를 촬영 중인 외국인 부부를 우연히 만났다. 기다란 망원렌즈로 찍는 그들의 사진은 누가 봐도 전문가 수준이었다. 다가가 인사를 나누었다. 미국 연방정부에서 일했던 미국인 브라이언 해리스 씨와 1980년대 미국으로 이주해 병원 임상병리사로 일했던 교포 주미 해리스 씨였다. 은퇴한 남편이 먼저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아내도 따라 입문해 부부가 국제사진공모전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주미 씨가 말했다. “은퇴 후 삶의 공허함을 느끼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중증 질환을 겪었습니다. 현대 의학과 전통 치료를 가리지 않고 시도해도 소용이 없었죠.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자연을 찾아다니다가 남편의 오래된 카메라와 렌즈로 새 사진을 찍어 보면서 그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적절한 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원하는 사진을 항상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통해 삶을 받아들이는 법도 배웠고요. 새 사진을 찍으면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습니다.”이 부부는 당초 일본 홋카이도로 두루미 사진 촬영 여행을 준비했다가 철원에 두루미가 많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계획을 변경했다. 매서운 추위에도 종일 기다리며 관찰한 끝에 두루미들이 서로를 향해 구애하며 춤을 추고 부리를 맞대는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해리스 부부는 말했다. “한국에서 이렇게 멋진 두루미 사진을 찍을 수 있어 기뻐요.” 오랜 기다림 후 얻은 사진은 인간과 두루미가 서로를 비추며 응답하는 조응(照應)의 순간이었다. 인류학자 팀 잉골드는 조응을 우리가 잃어버린 감각이라고 말한다. 존재들이 서로 얽혀 살아 움직이는 세계에서 응답은 책임이 되고, 호기심은 보살핌이 된다. 철원을 찾는 귀한 두루미를 바라보면서, 생명체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고 보살필 책무를 생각했다.● 알아차림, 어우러져 살아감 발아래로 투명한 강물이 흘렀다. 겨울철에만 열리는 ‘한탄강 물윗길’이다. 눈 덮인 강변과 검은 현무암 절벽 아래 있으니 진경산수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강을 따라 걸으니 고석정(孤石停)의 바위 절벽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루미 날갯짓이 찰나의 선이라면, 이 강과 절벽은 수만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면(面)이다. 철원에는 끊어진 선의 흔적도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북으로 향하던 금강산전기철도 터와 옛 김화역 자리다. 한때는 사람과 물자가 오가던 인간의 선은 멈췄지만, 두루미는 그 위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가로질러 날아간다. 김화읍 생창리 용양보의 물길도 걸어 보았다. 얇게 언 강물 위로 마른 낙엽이 내려앉아 있었다. 겨울의 정적 때문이었을까. 독일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초크의 산문집 ‘얼음 속을 걷다’가 떠올랐다. 그는 병든 지인을 살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혹한의 겨울을 걸었다. 눈길 위에 남은 발자국은 기도의 선이었다. 걷는다는 건, 세계와 관계 맺는 결심이다. 겨울의 철원에서 배운 것은 기다림의 자세였다. 알아차리되 서두르지 않는 일, 주의를 기울이고 어우러져 살아가는 일. 두루미는 하늘과 땅뿐 아니라 마음에도 깊은 선을 남겼다.글·사진 철원=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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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김선미]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않기엔 인생은 짧다

    최근 상영 중인 ‘타샤 튜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본 뒤, 그동안 타샤 튜더(1915∼2008)란 인물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던 타샤는 시골에 집을 짓고, 고풍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정원을 가꾸고, 동화 삽화를 그렸던 그야말로 ‘그림 같은 집’을 꾸몄던 미국 할머니였다. 알고 보니 타샤의 삶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미국 보스턴의 저명한 가문 출신 아버지와 독립심 강한 화가 어머니는 타샤가 아홉 살 때 헤어졌다. 타샤 역시 결혼 7년 만에 갈라서 어린 네 자녀를 홀로 길렀다. 그녀는 저서 ‘타샤의 정원’에 썼다. “먹고살지 않으면 안 되니까 그림 그리는 일을 하지요. 만약 그럴 필요가 없다면 기쁜 마음으로 종일 정원에서 화초를 돌보며 아름답게 핀 꽃을 즐길지도 모르죠.”내일의 성취보다 오늘의 식탁 타샤는 93세에 세상을 뜨기까지 100여 권의 그림책을 펴냈다. 부엌 한구석 작은 테이블에서 아이들 밥을 지으며 그 많은 책을 지었다. 타샤는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어린이 책 중 하나인 ‘비밀의 정원’의 삽화도 그렸는데 이 책으로 큰돈을 벌지는 못했다. 당장 살아갈 형편이 궁해 인세 대신 적은 삽화료만 받았다. 그런데도 늘 작은 순간들에서 행복을 찾았다. “행복이란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영화에서 타샤는 말했다. “즐기지 않기엔 인생은 너무 짧아요.” 그녀의 딸 베서니 튜더가 펴낸 책 ‘나의 엄마, 타샤 튜더’에도 이 대목이 나온다. “엄마는 평생 인생과 세월의 무게를 버거워하지 않았습니다. 엄마에게도 아픔과 고통이 있었겠지요. 하지만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거나 이미 일어나버린 과거의 일을 후회하는 건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가르쳐주셨지요. ‘즐겁게 살아가렴. 우울해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아. 밖으로 나가서 꽃향기를 맡아보렴.’” 서울의 한 미술관에서는 ‘스틸(Still), 타샤 튜더’ 전시도 열리고 있다. 전시 연계로 영화가 재개봉한 것이다. 타샤의 그림 190여 점 속에는 특별한 사건도, 극적인 성공도 없다. 그저 계절의 흐름에 따라 가족이 함께 식탁을 차리고, 정원을 돌보고, 크리스마스 썰매를 타고, 벽난로 앞에 마주 앉아 나눈 평범한 일상이 있다. 흔히 떠올리는 이상적 가족의 표본과는 거리가 있어도 따스한 온기가 배어 있다. 가족은 타샤의 영감의 원천이었다. 그녀는 네 자녀와 반려견 ‘코기’의 모습을 담아 그림을 그렸고 자녀들은 ‘소신 있게 삶을 선택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어머니의 삶을 존경했다.가족, 삶을 지탱하는 비밀의 정원 요즘 우리는 거의 모든 세대가 고립돼 있다. 이런저런 성취의 목표에 내몰려 가족과 얼굴을 맞대는 시간이 짧다. 함께 있어도 디지털 화면을 본다. 그러면서 늘 ‘나중’을 말한다. 일이 끝나면, 형편이 나아지면 그땐 행복할 거라고. 타샤의 정원과 식탁은 우리가 잃어버린 행복의 감각을 소환한다. 그녀가 삽화를 그린 ‘비밀의 정원’ 속 아이들은 정원을 함께 가꾸며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었다. 우리에게도 각자의 고립을 깨고 나올 일상의 정원이 필요하다. 1인 가족 등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졌지만 설 명절이면 우리는 늘 그래 왔듯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데 모인다. 하지만 밥상 위에는 성공을 잣대로 한 질문과 세대 간 갈등이 종종 오른다. 타샤의 식탁은 달랐다. 가족을 평가하거나 비교하지 않았고, 살아온 날들을 증명하느라 애쓰지 않았다. 이번 명절, 불필요한 호기심은 내려놓고 서로의 마음을 그저 주의 깊게 들어주면 좋겠다. 정원이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듯 가족도 그렇다. 정성과 시간을 들여 가꿀 때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가족이 이제 세상에 없거나, 있어도 만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지나간 시간은 후회해도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오늘의 식탁을 내일로 미뤄둘 수 없다.김선미 콘텐츠기획본부 기자·부장급 kimsunmi@donga.com}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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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서울 성수동은 정원 마을이 된다 [김선미의 시크릿가든]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5월 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서울숲을 중심으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총 71만 ㎡ 터에서 열린다. ‘Seoul, Green Culture 천만의 정원’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역대 최대 규모이자 최장 기간 행사다. 관객 수도 역대 최다인 1500만 명을 목표로 한다.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 확장이다. 서울숲을 메인 공간으로 삼는 동시에 트렌드 집결지로 떠오른 성수동 일대로 범위를 넓혔다. 한 장소에 국한된 기존 박람회와는 차별되는 시도다. 서울숲에는 K컬처 콘텐츠를 접목한 예술 정원을 조성하고,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성수역∼건대입구역을 잇는 선형 정원을 통해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고가철도 아래와 어두운 가로 경관을 개선해 도시 문화와 정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서울시는 이번 박람회에 정원 150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정원은 50곳을 목표로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SM엔터테인먼트, 무신사, 클리오, 영풍문고를 비롯한 K컬처를 대표하는 기업이 참여를 확정했다. 박람회 기간 서울숲에서는 서울숲 재즈페스티벌과 K뷰티 체험 행사뿐 아니라 성수동 기반 로컬 문화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서울 한복판 대표적 시민 공원인 서울숲에서 대규모 정원박람회가 열리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원이 대거 들어서면 일상적인 공원 이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박람회를 서울숲 노후 시설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되, 행사 이후에도 정원이 지속적으로 관리, 운영될 수 있는 돌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정원박람회는 도시 문화와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서울 문화자원이 글로벌 도시경쟁력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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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름다움의 실천”[김선미의 시크릿가든]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새해를 맞아 ‘아모레퍼시픽의 조경’이라는 책을 펴냈다. 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 신사옥 개관을 기념해 2018년 ‘아모레퍼시픽의 건축’을 펴낸 지 6년 만이다. 서울 본사 사옥뿐 아니라 종로구 북촌 매장, 경기 용인 연구단지와 오산 원료식물원, 제주 차밭과 복합문화공간 등 아모레퍼시픽이 구축해 온 공간의 조경 문화를 집대성했다.아모레퍼시픽은 이 책의 집필을 배정한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에게 의뢰했다. 배 교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이 회사 조경을 맡아온 국내 대표 조경가 정영선 조경설계 서안 대표 등을 인터뷰하고 비평적 시선을 투영해 공간들을 소개했다.● “위로와 희망의 공간을 만드는 게 조경”서 회장은 “좋은 공간이 도시와 사람을 바꾼다”는 신념을 여러 조경 프로젝트를 통해 실천해 왔다. 첫 시도는 1992년 지은 용인 기술연구원 캠퍼스를 재편하는 일이었다. 2010년대 초반, 3년여 걸린 이 작업을 통해 그는 “공간의 완성은 조경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후 창덕궁 후원과 전남 완도군 보길도 세연정 등을 다니며 조경에 대한 관점을 형성했다.그는 말했다. “나는 의도적인 형태가 중심이 되는 공간보다는 나무가 많고 사람들이 앉아서 휴식하며 기쁨을 찾고 아이와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좋아한다.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생각해 보고, 상처 입은 마음이 위로를 받고, 그러다 또 희망이 생기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게 조경이라고 생각한다.”그는 “아무리 다녀 봐도 마음에 드는 정원이 없었는데 2000년대 초반 정영선 선생 작품에서만큼은 조경다운 조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가 비전과 콘셉트 같은 큰 틀을 제시하면 정 조경가가 땅의 원형을 회복하면서 공간을 만들어 왔다.서 회장은 말했다. “누군가 우리나라 정원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네 가지 조건으로 답하고 싶다. 한국에서 잘 자라는 식물, 한국인 심성에 맞는 공간과 형태, 손이 너무 많이 가지 않는 재료와 요소, 보는 사람이 편안한 경관이다.”● 더불어 사는 조경의 사회적 기능책에는 아모레퍼시픽 조경에 대한 다양한 일화가 소개돼 있다. 서 회장 부친인 서성환 선대회장(1924~2003)은 돌밭을 개간해 제주를 대표하는 서광다원을 조성했다. 그가 생의 마지막 무렵, 파인애플 경작 역사를 전하는 미국 하와이 돌(Dole)사 파인애플 박물관을 방문해 구상한 녹차 박물관이 2001년 서광다원 안에 연 ‘오설록 티뮤지엄’이다. 정 조경가는 이곳에 제주 곶자왈 풍경을 구현했다.조경의 사회적 기능도 엿볼 수 있다. 용산 본사 사옥은 공개공지(公開空地)와 가로 공원이 만나는 곳에 백합나무 100여 그루를 심어 보행자와 지역민이 편안히 쉴 수 있는 녹지를 제공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뷰티파크가 있는 오산에서 오산천 생태환경 개선 작업을 펼쳐 왔다. 책에는 이 회사 각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도 상세하게 소개했다.한국조경학회 회장인 배정한 교수는 “‘아모레퍼시픽의 조경’은 기업이 조경이라는 문화적 실천을 해온 기록”이라며 “조경이 지향해야 할 미학적 태도와 사회적 책임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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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가 가꾼 ‘바다 정원’에서 새해를 만나다[김선미의 시크릿가든]

    “겨울에는 경북 동해안 ‘바다 정원’에 와 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무렵 만난 경상북도 분들이 바다 정원 얘기를 꺼냈다. 지난해 4월 경주 포항 영덕 울진 일원의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에서부터 포항 호미곶까지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1박 2일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바다에서 생각하는 지질의 시간 금강산도 식후경. 경주역에서 차를 타고 경주 건천읍 ‘모량칼국수’에 가서 칼국수를 먹었다. 푹 우려낸 구수한 육수가 속을 따뜻하게 데웠다. 직접 삶은 우리 콩으로 새벽에 만든다는 촌두부도 담백했다. 한 시간쯤 달리자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국사와 보문단지, 황리단길로 유명한 천년고도 경주에는 바다도 있다. 전망대 바로 앞에 꽃잎처럼 펼쳐진 부채꼴 주상절리가 있었다.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섭씨 1000도 이상의 용암이 식으며 형성된 주상절리는 식는 속도와 방향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달라진다. 천연기념물 제536호인 양남 주상절리군은 부채꼴뿐 아니라 위로 솟은 형과 기울어진 형, 누운 형 등 신비로운 형태가 여럿 있다. 2700만 년 전 신생대 제3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지질의 시간 앞에서 숙연해졌다. 전망대 앞 파도소리길(총연장 1.7km)에는 겨울바람에도 보라색 해국이 맑고 꿋꿋하게 피었다. 푸른 바다에서는 짭쪼름한 냄새가 났다. 이 일대에서는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 서식지가 되는 육지 쪽 수중 바위를 ‘짬’이라고 부른다. 짬을 바라보며 멍을 때려 보았다. 뺨 위로 스치는 겨울 바다의 기운이 부드러웠다. 북쪽으로 15분을 달렸더니 이견대(利見臺)가 나왔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다에 묻히길 원했던 신라 문무왕의 염원을 담은 문무왕릉(대왕암)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정자다. 이견대 바로 뒤에는 문무대왕 해양역사관이 지어져 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신라의 해양문화유산을 전시, 교육할 이곳이 바다 여행의 새로운 역사를 열면 좋겠다.● 등대와 항구를 따라서 10분을 더 달리니 감포였다. 감포는 경북의 일상을 품는 항구다. 지난해 경주에 왔을 때 감포 ‘남해식당’에서 가자미구이와 조림을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다. 이번엔 1961년부터 4대에 걸쳐 50년 넘게 국내산 생멸치로 멸치액젓을 생산하는 ‘김명수 젓갈’에 들렀다. ‘갈치 뻑뻑이 액젓’으로 유명한 김명수 젓갈의 김헌목 대표는 지역사회 기부에 앞장서 지난해 경북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감포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람 냄새다.근처 해송 군락지에는 송대말등대가 있었다.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송대말·松臺末)이라는 뜻도 예쁜데,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형상화한 한옥 형태는 더 예뻤다. 2022년 새롭게 정비된 이 등대는 경주 바다와 감포항, 등대 이야기를 미디어아트 기반의 체험 전시로 선보이고 있었다. 바다 쪽으로 몸을 낮춘 듯 단아하게 선 등대를 보면서 생각했다. 등대는 바다뿐 아니라 육지인의 마음도 비추는 것 같다고. 다시 30분쯤 북상하니 포항 구룡포였다. 구룡포 해수욕장 갈매기들이 화사한 겨울 햇살을 받아 평화로워 보였다. 저기 아장아장 걷는 어린 갈매기는 엄마로부터 은빛 날개짓을 배우는 걸까. 갈매기는 이별 노래에 자주 등장하지만 실은 의리가 넘치는 새라고 한다. 동료가 다치면 달아나지 않고 곁을 지켜 죽음을 뛰어넘는 우정과 사랑을 보여준다. 백사장 모래가 하도 곱기에 구부려 앉아 손가락으로 커다란 하트를 그려 보았다. 이내 파도가 와서 지울지라도 구룡포에 마음을 남겨 두고 싶었다. 저녁에는 과메기 문화관과 용왕당, 일본인 가옥 거리를 둘러보고 커다란 홍게를 먹었다. 다음 날 동트기 전 숙소를 나서면서 마을 어르신들이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보았다. 해풍에 말린 오징어는 반건조 특유의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이 겨울철 별미로 꼽힌다. ● 호미곶이 준 새해 희망한반도 동쪽 땅끝 호미곶에서 해돋이를 기다렸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조용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하늘이 연한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할 때 호미곶의 상징인 ‘상생의 손’ 조형물 위에 갈매기가 내려앉았다. 그곳이 삶의 터전인 듯 서두르는 기색 없는 몸짓이었다. 붉은 해가 수평선 위로 아기 얼굴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고 누군가는 상생의 손이 해를 구슬처럼 잡은 것처럼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었다. 동행자가 말했다. “두 팔 벌려 새해의 기운을 받아 봅시다.” 두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니 정말로 해의 우렁찬 기운이 온몸을 적시는 기분이었다.호미곶에 해녀들이 나타났다. 고무 작업복을 입고 테왁(물질할 때 부력을 얻는 도구)을 든 해녀들이 일을 나서는 길이었다. 경북 어촌계장 147명 중 유일한 해녀 출신인 성정희 경북해녀협회장이 함께 나와 물었다. “해녀들이 물질하는 곳에 같이 가 보시겠어요?” 60, 70대 해녀들이 오리발을 끼고 바다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26년 전 제주 해녀를 취재했던 때를 떠올렸다. 해녀가 향후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던 때였다. 지금은 아니다. 2016년 제주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해녀들의 자긍심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말똥성게처럼 값비싼 해산물을 채취해 손주들의 해외 어학연수비를 대주는걸 자랑스러워 할 정도로 경제적 주체로서 당당하게 살아간다. 해녀들에게 바다는 삶의 터전이자 근심, 걱정을 내려놓는 ‘바다 정원’이다. 어촌 마을에는 소라 껍데기로 꾸민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다. 호미곶면 구만리에는 작은 문학관이 있었다. 수필문학가 고 한흑구(1909∼1979)의 문학과 삶을 기리는 ‘흑구 문학관’이다. 그가 1955년 동아일보에 처음 발표한 수필 ‘보리’는 1960∼1970년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며 사랑받았다. 나무, 산, 새 등을 맑게 쓴 그의 글에 이끌려 서울로 돌아와 범우문고 수필집 ‘보리’를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닌다. 이 책에는 수필 ‘동해산문(東海散文)’도 있다. ‘나는 늘 바다를 바라본다. 무한한 창공과 맞대어 있는 저 수평선 너머로 언제나 나의 사색은 물결처럼 쉬임없이 흘러 넘쳐간다. 광막한 바다여! 너의 크고, 넓고, 또한 황량한 것이 나는 좋다.’ 경주역으로 가는 길에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1코스를 둘러봤다. 해병대 상륙 훈련장으로 사용되는 백사장을 걷다가 시인 이육사 조형물을 만났다. 시인은 휴양차 포항에 머물던 1936년 청림동 청포도 농장을 바라보며 ‘청포도’ 시를 구상했다고 한다. 인근 ‘촌놈물회’의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이 여행을 청량하게 마무리해 줬다. 지질의 거대한 시간 위에 삶과 문학이 겹겹이 포개졌다. 감포에서 구룡포를 지나 호미곶에 이르는 바다는 크고 넓고 따뜻했다. 살다가 힘들면 상생의 손 끝에 걸리던 뜨거운 해의 기운과 미역 바위의 평화를 떠올리겠다.글·사진 경주·포항=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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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가 가꾼 ‘바다 정원’에서 새해를 만나다[김선미의 시크릿가든]

    “겨울에는 경북 동해안 ‘바다 정원’에 와 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무렵 만난 경상북도 분들이 바다 정원 얘기를 꺼냈다. 지난해 4월 경주 포항 영덕 울진 일원의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걸 두고 하는 말이었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에서부터 포항 호미곶까지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는 1박 2일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바다에서 생각하는 지질의 시간금강산도 식후경. 경주역에서 차를 타고 경주 건천읍 ‘모량칼국수’에 가서 칼국수를 먹었다. 푹 우려낸 구수한 육수가 속을 따뜻하게 데웠다. 직접 삶은 우리 콩으로 새벽에 만든다는 촌두부도 담백했다.한 시간쯤 달리자 양남 주상절리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국사와 보문단지, 황리단길로 유명한 천년고도 경주에는 바다도 있다. 전망대 바로 앞에 꽃잎처럼 펼쳐진 부채꼴 주상절리가 있었다.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섭씨 1000도 이상의 용암이 식으며 형성된 주상절리는 식는 속도와 방향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달라진다. 천연기념물 제536호인 양남 주상절리군은 부채꼴뿐 아니라 위로 솟은 형과 기울어진 형, 누운 형 등 신비로운 형태가 여럿 있다. 2700만 년 전 신생대 제3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지질의 시간 앞에서 숙연해졌다.전망대 앞 파도소리길(총연장 1.7km)에는 겨울바람에도 보라색 해국이 맑고 꿋꿋하게 피었다. 푸른 바다에서는 짭쪼름한 냄새가 났다. 이 일대에서는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 서식지가 되는 육지 쪽 수중 바위를 ‘짬’이라고 부른다. 짬을 바라보며 멍을 때려 보았다. 뺨 위로 스치는 겨울 바다의 기운이 부드러웠다.북쪽으로 15분을 달렸더니 이견대(利見臺)가 나왔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다에 묻히길 원했던 신라 문무왕의 염원을 담은 문무왕릉(대왕암)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정자다. 이견대 바로 뒤에는 문무대왕 해양역사관이 지어져 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다. 신라의 해양문화유산을 전시, 교육할 이곳이 바다 여행의 새로운 역사를 열면 좋겠다.● 등대와 항구를 따라서10분을 더 달리니 감포였다. 감포는 경북의 일상을 품는 항구다. 지난해 경주에 왔을 때 감포 ‘남해식당’에서 가자미구이와 조림을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났다. 이번엔 1961년부터 4대에 걸쳐 50년 넘게 국내산 생멸치로 멸치액젓을 생산하는 ‘김명수 젓갈’에 들렀다. ‘갈치 뻑뻑이 앳젓’으로 유명한 김명수 젓갈의 김헌목 대표는 지역사회 기부에 앞장서 지난해 경북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감포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람 냄새다.근처 해송 군락지에는 송대말등대가 있었다.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송대말·松臺末)이라는 뜻도 예쁜데,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형상화한 한옥 형태는 더 예뻤다. 2022년 새롭게 정비된 이 등대는 경주 바다와 감포항, 등대 이야기를 미디어아트 기반의 체험 전시로 선보이고 있었다. 바다 쪽으로 몸을 낮춘 듯 단아하게 선 등대를 보면서 생각했다. 등대는 바다뿐 아니라 육지인의 마음도 비추는 것 같다고.다시 30분쯤 북상하니 포항 구룡포였다. 구룡포 해수욕장 갈매기들이 화사한 겨울 햇살을 받아 평화로워 보였다. 저기 아장아장 걷는 어린 갈매기는 엄마로부터 은빛 날개짓을 배우는 걸까. 갈매기는 이별 노래에 자주 등장하지만 실은 의리가 넘치는 새라고 한다. 동료가 다치면 달아나지 않고 곁을 지켜 죽음을 뛰어넘는 우정과 사랑을 보여준다. 백사장 모래가 하도 곱기에 구부려 앉아 손가락으로 커다란 하트를 그려 보았다. 이내 파도가 와서 지울지라도 구룡포에 마음을 남겨 두고 싶었다.저녁에는 과메기 문화관과 용왕당, 일본인 가옥 거리를 둘러보고 커다란 홍게를 먹었다. 다음 날 동트기 전 숙소를 나서면서 마을 어르신들이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보았다. 해풍에 말린 오징어는 반건조 특유의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이 겨울철 별미로 꼽힌다.● 호미곶이 준 새해 희망한반도 동쪽 땅끝 호미곶에서 해돋이를 기다렸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조용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바다를 바라보았다. 하늘이 연한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할 때 호미곶의 상징인 ‘상생의 손’ 조형물 위에 갈매기가 내려앉았다. 그곳이 삶의 터전인 듯 서두르는 기색 없는 몸짓이었다.붉은 해가 수평선 위로 아기 얼굴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고 누군가는 상생의 손이 해를 구슬처럼 잡은 것처럼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었다. 동행자가 말했다. “두 팔 벌려 새해의 기운을 받아 봅시다.” 두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니 정말로 해의 우렁찬 기운이 온몸을 적시는 기분이었다.호미곶에 해녀들이 나타났다. 고무 작업복을 입고 테왁(물질할 때 부력을 얻는 도구)을 든 해녀들이 일을 나서는 길이었다. 경북 어촌계장 147명 중 유일한 해녀 출신인 성정희 경북해녀협회장이 함께 나와 물었다. “해녀들이 물질하는 곳에 같이 가 보시겠어요?” 60, 70대 해녀들이 오리발을 끼고 바다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26년 전 제주 해녀를 취재했던 때를 떠올렸다. 해녀가 향후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던 때였다. 지금은 아니다. 2016년 제주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후 해녀들의 자긍심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말똥성게처럼 값비싼 해산물을 채취해 손주들의 해외 어학연수비를 대주는 걸 자랑스러워할 정도로 경제적 주체로서 당당하게 살아간다. 해녀들에게 바다는 삶의 터전이자 근심, 걱정을 내려놓는 ‘바다 정원’이다. 어촌 마을에는 소라 껍데기로 꾸민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다.호미곶면 구만리에는 작은 문학관이 있었다. 수필문학가 고 한흑구(1909~1979)의 문학과 삶을 기리는 ‘흑구 문학관’이다. 그가 1955년 동아일보에 처음 발표한 수필 ‘보리’는 1960~1970년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며 사랑받았다. 나무, 산, 새 등을 맑게 쓴 그의 글에 이끌려 서울로 돌아와 범우문고 수필집 ‘보리’를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닌다. 이 책에는 수필 ‘동해산문(東海散文)’도 있다. ‘나는 늘 바다를 바라본다. 무한한 창공과 맞대어 있는 저 수평선 너머로 언제나 나의 사색은 물결처럼 쉬임없이 흘러 넘쳐간다. 광막한 바다여! 너의 크고, 넓고, 또한 황량한 것이 나는 좋다.’경주역으로 가는 길에는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1코스를 둘러봤다. 해병대 상륙 훈련장으로 사용되는 백사장을 걷다가 시인 이육사 조형물을 만났다. 시인은 휴양차 포항에 머물던 1936년 청림동 청포도 농장을 바라보며 ‘청포도’ 시를 구상했다고 한다. 인근 ‘촌놈물회’의 시원한 물회 한 그릇이 여행을 청량하게 마무리해 줬다.지질의 거대한 시간 위에 삶과 문학이 겹겹이 포개졌다. 감포에서 구룡포를 지나 호미곶에 이르는 바다는 크고 넓고 따뜻했다. 살다가 힘들면 상생의 손 끝에 걸리던 뜨거운 해의 기운과 미역 바위의 평화를 떠올리겠다.경주·포항=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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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벽을 허물고 숲을 들인 ‘자연과 럭셔리의 공생’

    첫인상은 ‘초록초록’이었다. 싱가포르 북부 만다이 야생보호구역의 심장부에 두 달 전 문을 연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이하 만다이 리조트) 얘기다. 입구 양옆을 수호신처럼 높다랗게 지키는 레인트리와 인디언비치트리를 통과해 로비에 들어서면 초록색 넝굴 식물이 곳곳에 커튼처럼 드리워져 있다. 열대 과일을 띄운 웰컴 드링크를 마시니 온몸이 초록으로 물드는 느낌이다.반얀트리 브랜드로 유명한 반얀그룹이 1994년 창업 이래 세계에서 100번째, 싱가포르에는 처음 지은 호텔이 바로 만다이 리조트다. 싱가포르 출신인 창업주 부부는 자국에 어떤 호텔을 지을지 부지 선정부터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싱가포르의 야생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만다이에 그들의 비전을 담았다.싱가포르 정부와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원하는 만다이에는 버드 파라다이스, 싱가포르 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리버 원더스, 레인포레스트 와일드 아시아까지 5개의 자연 테마파크가 있다. 리조트에서 걸어서 10분 이내로 모두 도달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주토피아’다. 지난해 개장한 자연 산책로 ‘만다이 보드워크’도 이어진다. 조명을 낮춘 밤의 리조트에서는 연못가 개구리들의 우렁찬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리조트는 24채의 단독 트리하우스와 338개 객실을 갖춘 5층 규모의 일반 숙박동으로 구성돼 있다. 1박에 약 1000달러인 트리하우스와 1박에 약 300달러인 숙박동을 함께 지은 건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씨앗 껍질을 모티브로 지어진 트리하우스는 전용 테라스가 있어 열대우림, 정원, 저수지의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객실 내부에는 토착 동물들의 석판화가 걸려 있어 싱가포르 생물다양성을 느낄 수 있다.숙박동은 ‘바이오필릭’(biophilic·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철학에 따라 열대우림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싱가포르 ‘와우 건축사무소(WOW Architects)’는 벽 없이 기둥만으로 건물을 땅에서 띄워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했고 빗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벽면에는 야생의 나무 흔적을 드러냈고 로비에는 재활용 목재로 제작된 가구들을 두었다. 각 객실에는 에너지 사용량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 정수기와 휴대용 물통도 비치돼 있어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할 일이 없다.리조트 옥상에는 정원이 있어 각종 채소가 재배된다. 저수지를 바라보는 레스토랑 ‘포리지’는 여기에서 수확한 식재료로 파인다이닝 요리를 내놓는다. ‘자연이 이끄는(Guided by nature)’이라는 이름의 코스는 메뉴마다 와인이 페어링됐다. 가다랑어와 피스타치오 카나페에는 프랑스 프로방스 로제 와인, 된장에 재운 은대구 요리에는 뉴질랜드 말보로 피노누아, 배와 블랙베리 디저트에는 포르투갈 그라함스 화이트 포트 블렌드 넘버5가 나왔다. 저녁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동안 각각의 음식 맛이 꽃잎처럼 섬세하게 피어났다.리조트 안에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로컬 감성이 어우러진 ‘반얀트리 스파’가 있다. 세 개의 트리트먼트룸 외관은 천산갑의 보호용 케라틴 비늘에서 영감을 받았다. 비늘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듯 이용객에게도 안락함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스파에서 열린 30분짜리 ‘입욕제 만들기’ 체험에 참석해봤다. 천연 아로마오일과 소금, 커피 가루 등을 섞어 나만의 취향대로 입욕제를 만드는 시간에서 정신적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다.만다이 리조트에서 ‘럭셔리’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았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특별한 가치이며 진귀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반얀그룹의 행보가 증명하고 있다. 이제부터가 진짜 도전일 것이다. 럭셔리는 자연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싱가포르=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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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겨울의 포근한 추억을 호텔에서∼[NOW HOTEL]

    그랜드 하얏트 서울 <윈터 온 아이스>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매년 겨울 서울의 대표적인 계절 명소다. 탁 트인 남산의 풍경과 반짝이는 도심의 야경을 바라보며 펼쳐지는 아이스링크는 가족과 연인, 친구 모두가 잊지 못할 겨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올해는 헤이딜러와의 협업을 통해 스케이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존까지 마련해 더욱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객실 숙박과 아이스링크 이용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윈터 온 아이스(Winter on Ice)’ 패키지는 조식과 텀블러, 프랑스 스파 브랜드 ‘피토메르’와 협업한 페이셜 마스크 등이 포함된다.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올 댓 웰니스>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사우나·골프·테니스 중 원하는 레저를 선택해 나만의 웰니스 하루를 완성할 수 있는 ‘올 댓 웰니스(All That Wellness)’ 패키지를 선보였다. 객실은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딜럭스부터 주니어 스위트까지 선택 가능해 여유로운 투숙 환경을 제공한다. 사우나 옵션 선택 시 웰니스 사우나 이용이 포함되며 골프 옵션은 VIP 타석 60분 이용과 숏게임 콤플렉스 이용권 2매, 오렌지 베이글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테니스 옵션은 테네즈 파크 2시간 이용이 포함되며, 체크인 당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반얀트리 서울 <윈터 글로우>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윈터 글로우(Winter Glow)’ 객실 패키지를 제안한다. 남산을 배경으로 한 오아시스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팅을 즐기며 굳어 있던 몸을 부드럽게 깨우고, 객실에서는 따뜻한 릴랙세이션풀에서 휴식을 취하며 뷰티 브랜드 ‘히디프’의 스킨케어 아이템으로 피부에 온기와 생기를 더할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키즈 포 올 시즌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키즈 포 올 시즌스(Kids For All Seasons)’ 패키지를 선보인다. 객실 1박과 객실 내 키즈 글램핑 텐트 셋업, 15만 원 상당의 호텔 크레딧, ‘키즈 포 올 시즌스’ 라운지 이용권, 최대 2명의 어린이를 위한 전문 강사 진행 키즈 클래스 이용권 등의 혜택을 포함한다. 키즈 클래스는 놀이 영어 수업 또는 영어 쿠킹 수업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주말 및 공휴일 한정으로 운영된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모먼츠 투 스트림>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국내 OTT 채널 ‘티빙’과 함께 겨울 시즌을 위한 객실 패키지 ‘모먼츠 투 스트림(Moments to Stream)’을 선보인다. 티빙 스탠다드 1개월 이용권과 함께 시몬스 최상위 매트리스 컬렉션을 적용한 ‘임브레이스 유어 드림 베드’에서의 객실 휴식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객실에서 콘텐츠 감상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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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백화점, 병오년 새해 맞이 아트 콘텐츠 풍성

    롯데백화점이 다양한 아트 콘텐츠로 병오년(丙午年) 새해의 포문을 열었다.2026년 첫 비주얼 테마인 ‘2026 MOVE!’를 공개하고 롯데백화점을 신년의 힘찬 기운으로 물들인 것. 병오년을 상징하는 말이 지닌 역동적인 활력을 담아 새해 말처럼 힘차게 달려 나갈 롯데백화점의 진취적인 모습을 표현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인 마우로 부비코가 참여한 ‘2026 MOVE!’ 는 말이 앞으로 나아가는 생동감을 기하학적인 형태와 강렬한 색감으로 연출했다. 롯데백화점은 새해부터 전 점포의 외벽, 출입문, 디스플레이 등에 이 비주얼을 적용해 방문 고객들에게 새해의 활기찬 시작을 전하고 있다.잠실점과 본점에서는 새해를 맞아 한국을 대표하는 ‘K-미술’ 전시를 열고, 다채로운 볼거리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잠실점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는 29일부터 3월 7일까지 ‘한국근대미술: 붓으로 빚어낸 서정’ 전시를 진행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대가로 꼽히는 이대원 화백을 비롯해 윤중식, 권옥연, 변시지 등 한국 대표 구상회화 작가들의 1970∼1990년대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본점 에비뉴엘 1∼4층에서는 17일부터 3월 15일까지 새해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민화, 복을 담다’ 전시를 선보인다. 현대 민화로 주목받고 있는 안성민, 문선영 작가가 참여해 전통 민화의 상징물을 동시대의 감각으로 표현한 ‘K-민화’를 공개한다. 관람 후 ‘롯데갤러리’ 소셜미디어 계정을 구독하는 고객에게는 두 작가의 대표작이 그려진 엽서를 무료 증정한다.박지영 롯데백화점 디자인부문장은 “2026년에는 활기찬 에너지와 도약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연간 키워드를 ‘무브(MOVE)’로 선정했다”며 “병오년 적토마의 에너지를 담은 비주얼과 전시에 고객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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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셰익스피어의 숨결부터 울프의 단호함까지…

    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1928년 케임브리지대 강연을 바탕으로 페미니즘의 고전인 ‘자기만의 방’을 완성했다. 케임브리지는 재강연을 부탁했지만 그녀는 거절하는 편지를 썼다. 국왕이 수여한 명예훈장도 거절하며 스스로 주류 사회의 바깥에 머무는 걸 선택했다. 단아한 느낌의 사진과 단호한 친필 편지에서 거장의 내면의 비밀을 마주하는 느낌이다.부산에 간다면 꼭 들러봐야 할 전시가 있다. 이를 보기 위해 부산에 가도 좋겠다. 부산박물관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과 함께 18일까지 여는 ‘거장의 비밀: 셰익스피어부터 500년의 문학과 예술’이다.전시는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78명의 초상화와 친필 원고, 희귀본 137점을 선보인다. 전 세계에 단 230여 권만 남아 있는 셰익스피어의 첫 희곡 전집 ‘퍼스트 폴리오’도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1623년 발간된 ‘퍼스트 폴리오’는 ‘맥베스’와 ‘십이야’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작들을 수록하고 있다.누구나 알고 있는 거장부터 당대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훗날 진가를 인정받은 작가들까지 두루 아우르며 그들의 문학적 영광 뒤에 숨은 인간적 이야기를 전한다. J.K. 롤링의 메모가 담긴 ‘해리포터’ 초판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초판본, 브론테 자매의 가명 시집 등 걸작들이 대거 전시됐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작가는 수없이 쓰고 고친다. 거장들의 초상화와 자필 원고들을 보고 있으면 때로는 울컥하고 때로는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제인 오스틴이 필사한 악보들은 사랑스럽다.주한영국대사관 주도로 주한영국문화원·영국관광청이 협력한 이번 전시는 영국 정부의 글로벌 캠페인 ‘GREAT’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대사관 측은 이번 전시가 한국과 영국 간 문화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전시는 다섯 개의 주제를 따라 진행된다. 1부 ‘작가를 찾아서’는 T.S. 엘리엇 등 거장들의 삶과 문학을 초상화와 함께 조명한다. 2부 ‘위대한 여정’은 작가들이 성공하기까지 시련과 영광을 보여준다. 3부 ‘억압과 검열, 그리고 저항’은 제임스 조이스 등 시대적 편견을 넘어선 이들의 저항을 소개한다. 4부 ‘명성’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퍼스트 폴리오’와 J.K. 롤링의 해리포터 초판본 등이 공개된다. 5부 ‘글의 힘’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처럼 변화를 이끌어온 문학의 힘을 보여준다.개인적으로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초상화가 기억에 남는다.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화가 피터 에드워즈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화가는 이시구로의 글쓰기 특성처럼 물감을 겹겹이 쌓아 풍부한 질감을 화폭에 담았다.부산=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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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지니아 울프와 제인 오스틴의 비밀을 따라가는 문학 여행

    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1928년 케임브리지대 강연을 바탕으로 페미니즘의 고전인 ‘자기만의 방’을 완성했다. 케임브리지는 재강연을 부탁했지만 그녀는 거절하는 편지를 썼다. 국왕이 수여한 명예훈장도 거절하며 스스로 주류 사회의 바깥에 머무는 걸 선택했다. 단아한 느낌의 사진과 단호한 친필 편지에서 거장의 내면의 비밀을 마주하는 느낌이다.부산에 간다면 꼭 들러봐야 할 전시가 있다. 이를 보기 위해 부산에 가도 좋겠다. 부산박물관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과 함께 18일까지 여는 ‘거장의 비밀: 셰익스피어부터 500년의 문학과 예술’이다.전시는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78명의 초상화와 친필 원고, 희귀본 137점을 선보인다. 전 세계에 단 230여 권만 남아 있는 셰익스피어의 첫 희곡 전집 ‘퍼스트 폴리오’도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1623년 발간된 ‘퍼스트 폴리오’는 ‘맥베스’와 ‘십이야’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작들을 수록하고 있다.누구나 알고 있는 거장부터 당대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훗날 진가를 인정받은 작가들까지 두루 아우르며 그들의 문학적 영광 뒤에 숨은 인간적 이야기를 전한다. J.K. 롤링의 메모가 담긴 ‘해리포터’ 초판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초판본, 브론테 자매의 가명 시집 등 걸작들이 대거 전시됐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작가는 수없이 쓰고 고친다. 거장들의 초상화와 자필 원고들을 보고 있으면 때로는 울컥하고 때로는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제인 오스틴이 필사한 악보들은 사랑스럽다. 주한영국대사관 주도로 주한영국문화원·영국관광청이 협력한 이번 전시는 영국 정부의 글로벌 캠페인 ‘GREAT’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대사관 측은 이번 전시가 한국과 영국 간 문화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전시는 다섯 개의 주제를 따라 진행된다. 1부 ‘작가를 찾아서’는 T.S. 엘리엇 등 거장들의 삶과 문학을 초상화와 함께 조명한다. 2부 ‘위대한 여정’은 작가들이 성공하기까지 시련과 영광을 보여준다. 3부 ‘억압과 검열, 그리고 저항’은 제임스 조이스 등 시대적 편견을 넘어선 이들의 저항을 소개한다. 4부 ‘명성’에서는 셰익스피어의 ‘퍼스트 폴리오’와 J.K. 롤링의 해리포터 초판본 등이 공개된다. 5부 ‘글의 힘’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처럼 변화를 이끌어온 문학의 힘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초상화가 기억에 남는다.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화가 피터 에드워즈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화가는 이시구로의 글쓰기 특성처럼 물감을 겹겹이 쌓아 풍부한 질감을 화폭에 담았다.부산=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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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의 주토피아 실험… ‘자연 속 도시’ 만다이[김선미의 시크릿가든]

    오전 7시 반, 싱가포르 북부 만다이 보드워크. 입장권이 필요 없는 이 자연 산책로에 들어서자 열대의 새소리가 가득 퍼졌다. 치르르, 끼리릭. 고요한 저수지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3.3km 길이의 나무 데크는 야생동물의 이동 경로와 서식처를 방해하지 않도록 숲의 허리춤에 떠 있었다. 이 초록길의 주인은 야생동물이었다.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시민들을 만나도 피하지 않았다. 인간은 이들 삶의 터전을 스쳐 가는 무해한 방문객일 뿐이었다. 길에는 안내문이 있었다. ‘야생 원숭이는 싱가포르 주민입니다.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합시다.’ 운이 좋으면 멸종 위기인 노란머리직박구리 노랫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 싱가포르의 ‘자연 속 도시’1960년대부터 ‘정원 도시’를 표방한 싱가포르가 2021년 새롭게 내세운 국가 비전은 ‘자연 속 도시(City in Nature)’다. 단순히 공원과 정원을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생태계로 편입시키겠다는 선언이다. 사람들이 일하고 여행하는 삶의 방식 속에 자연을 엮어 넣겠다는 것이다. 만다이는 이 전략의 핵심 공간이다. 1973년 싱가포르동물원이 들어선 이래 2010년대 야생동물·자연유산 정비구역으로 재정비됐다. 서부 주롱 지역에 있던 세계 최대 규모 새 공원도 만다이로 옮겨와 2023년 ‘버드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올해엔 반얀그룹의 100번째 호텔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이하 만다이 리조트)도 들어섰다.만다이는 싱가포르 정부와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싱가포르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버드 파라다이스, 야생동물병원과 만다이 리조트까지 하나의 계획 아래 통합된 국가 전략형 생태관광 단지다. 지난달 말 만다이 리조트 그랜드 오프닝 축제에 싱가포르 대통령이 참석하고 축제 수익 전액을 ‘대통령 챌린지’라는 이름의 사회 공헌 캠페인에 기부한 것은 만다이 개발이 단순한 관광 사업이 아니라 도시 복지이자 공적 책무라는 점을 상징한다. 자연에 접근할 권리를 도시가 보장하고 자연을 시민 삶의 공공재로 다루겠다는 싱가포르식 선택이다.● 문턱을 낮춘 ‘포용적 럭셔리’만다이 리조트도 자연 속 도시 전략의 하나다. 리조트 건물 1층은 벽 없이 기둥만으로 땅에서 띄워 야생동물 이동을 방해하지 않고, 새들을 부르기 위해 싱가포르 토착 수종을 심어 숲을 복원했다. 입구 양옆에 들어선 레인트리와 인디언비치트리도 그 자리에 있던 오래된 나무를 베지 않고 보존한 것이다. 포탄나무 열매 모양 놀이터 정글짐, 씨앗 껍질을 형상화한 트리하우스, 빗줄기처럼 건물을 덮는 초록 덩굴식물 같은 디자인 요소도 인상적이었지만, 객실마다 정수기를 두어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을 없앤 게 더 눈길을 끌었다. 이 리조트는 지난달 그랜드 오프닝을 하면서 각국 기자들을 초청해 ‘창립자와의 대화 세션’과 ‘도시와 자연’ 패널 대담을 열었다. 싱가포르 출신의 반얀그룹 공동 창립자들은 왜 이제야 싱가포르에 처음으로 호텔을 열었을까. 1994년 반얀그룹을 공동 창립한 호권핑 회장과 아내 클레어 창 수석 부사장은 말했다. “마리나베이나 오차드로드처럼 그저 좋은 위치가 아니라, ‘진정한 상징적 장소’를 오래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만다이는 여행객들이 도심 한가운데에서 야생을 접하며 환경과 공동체를 더 나은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장소입니다. 여행 수익이 멸종위기종 복원과 사회공원으로 환원되는 재생적 관광(regenerative tourism)이지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숲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 목소리에 정부와 기업은 재생과 공존이라는 정교한 설계로 답해야 했다. 호 회장은 ‘포용’을 강조했다. “본래 반얀트리 스타일이라면 1박에 약 1000달러인 트리하우스만 지었겠지만, 1박에 약 300달러인 숙박동 객실도 함께 지었습니다. 동남아시아 기준으로는 저렴하지 않지만, 싱가포르에서는 특별히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에르메스처럼 희소성을 내세우는 브랜드도 있지만 조금 비싸도 많은 이가 찾는 애플 같은 포용적 브랜드도 있죠.” 하룻밤 300달러는 여전히 재력을 갖춘 이들을 위한 포용이지만, 럭셔리의 배타성을 걷어내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힌 건 사실이다. 숙박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찾아와 주변 자연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조경은 이런 포용을 가능하게 했다. 조경가를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시켜 서식처를 복원하고, 기후 위기 회복력을 높이는 공공 기술로 조경을 활용했다.● 다른 종(種)이 함께하는 세상 싱가포르동물원에 들어서면 두 번 놀란다. 첫째, 철창이 있는 한국 동물원과 달리 도랑못을 비롯한 지형을 이용해 동물을 감금하지 않는다. 둘째, 사람이 있든 말든 개의치 않는 동물의 태도다.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인데도 사람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긴 시내 금융가 한복판을 야생 닭이 활보해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게 싱가포르의 일상이다. 청 웬 하우 만다이 와일드라이프 그룹 부대표(최고생명과학책임자)는 “사람들이 동물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함부로 먹이를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싱가포르에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은 동물의 야생성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행동을 철저히 계산한 결과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동물원 야생동물 헬스케어 연구센터에서는 도시에서 부상당한 채 구조된 동물을 치료해 야생으로 돌려보낸다. 날개 깃털 일부가 불에 탄 독수리는 자연사한 다른 새들 깃털을 이식받아 새로운 날개로 10km 넘게 비행했다. 3D 프린터로 만든 보철기 등은 동물이 야생으로 돌아가는 걸 돕는다. 유리창 너머 의료진 모습에서 위기에 처한 동물을 최전선에서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도시는 자연 속에 존재할 수 있는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처럼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가. 일부 환경단체는 만다이 개발에서 서식지 교란, 조류 충돌 가능성, 야생동물 이동 경로 단절을 문제 삼아 왔다. 만다이는 이런 비판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답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깜깜한 밤 만다이 리조트 연못에서 들었던 개구리들의 우렁찬 합창 소리, 버드 파라다이스에서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수많은 새집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만다이는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라는 오만을 버리고, 우리가 파괴한 생태계에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묵직하게 질문한다. 우리는 정원박람회나 일회성 축제에 정성을 들이는 만큼 생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가. ‘보기 좋은 초록’을 늘리는 데 급급해 인간 개입이 낳을 부작용에는 눈 감고 있지는 않은가. 만다이는 ‘더 많이 만드는 자연’이 아니라 ‘우리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자연’을 보여준다.싱가포르=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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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의 주토피아 실험… ‘자연 속 도시’ 만다이[김선미의 시크릿가든]

    오전 7시 반, 싱가포르 북부 만다이 보드워크. 입장권이 필요 없는 이 자연 산책로에 들어서자 열대의 새소리가 가득 퍼졌다. 치르르, 끼리릭. 고요한 저수지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이 3.3km 나무 데크는 야생동물의 이동 경로와 서식처를 방해하지 않도록 숲의 허리춤에 떠 있었다. 이 초록길의 주인은 야생동물이었다.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시민들을 만나도 피하지 않았다. 인간은 이들 삶의 터전을 스쳐 가는 무해한 방문객일 뿐이었다. 길에는 안내문이 있었다. ‘야생 원숭이는 싱가포르 주민입니다.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합시다.’ 운이 좋으면 멸종 위기인 노란머리직박구리 노랫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의 ‘자연 속 도시’1960년대부터 ‘정원 도시’를 표방한 싱가포르가 2021년 새롭게 내세운 국가 비전은 ‘자연 속 도시(City in Nature)’다. 단순히 공원과 정원을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생태계로 편입시키겠다는 선언이다. 사람들이 일하고 여행하는 삶의 방식 속에 자연을 엮어 넣겠다는 것이다. 만다이는 이 전략의 핵심 공간이다. 1973년 싱가포르동물원이 들어선 이래 2010년대 야생동물·자연유산 정비구역으로 재정비됐다. 서부 주롱 지역에 있던 세계 최대 규모 새 공원도 만다이로 옮겨와 2023년 ‘버드 파라다이스’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올해엔 반얀그룹의 100번째 호텔 만다이 레인포레스트 리조트 바이 반얀트리(이하 만다이 리조트)도 들어섰다.만다이는 싱가포르 정부와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원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싱가포르동물원, 나이트 사파리, 버드 파라다이스, 야생동물병원과 만다이 리조트까지 하나의 계획 아래 통합된 국가 전략형 생태관광 단지다. 지난달 말 만다이 리조트 그랜드 오프닝 축제에 싱가포르 대통령이 참석하고 축제 수익 전액을 ‘대통령 챌린지’라는 이름의 사회 공헌 캠페인에 기부한 것은 만다이 개발이 단순한 관광 사업이 아니라 도시 복지이자 공적 책무라는 점을 상징한다. 자연에 접근할 권리를 도시가 보장하고 자연을 시민 삶의 공공재로 다루겠다는 싱가포르식 선택이다.● 문턱을 낮춘 ‘포용적 럭셔리’만다이 리조트도 자연 속 도시 전략의 하나다. 리조트 건물 1층은 벽 없이 기둥만으로 땅에서 띄워 야생동물 이동을 방해하지 않고, 새들을 부르기 위해 싱가포르 토착 수종을 심어 숲을 복원했다. 입구 양옆에 들어선 레인트리와 인디언비치트리도 그 자리에 있던 오래된 나무를 베지 않고 보존한 것이다. 포탄나무 열매 모양 놀이터 정글짐, 씨앗 껍질을 형상화한 트리하우스, 빗줄기처럼 건물을 덮는 초록 덩굴식물 같은 디자인 요소도 인상적이었지만, 객실마다 정수기를 두어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을 없앤 게 더 눈길을 끌었다.이 리조트는 지난달 그랜드 오프닝을 하면서 각국 기자들을 초청해 ‘창립자와의 대화 세션’과 ‘도시와 자연’ 패널 대담을 열었다. 싱가포르 출신의 반얀그룹 공동 창립자들은 왜 이제야 싱가포르에 처음으로 호텔을 열었을까. 1994년 반얀그룹을 공동 창립한 호권핑 회장과 아내 클레어 창 수석 부사장은 말했다. “마리나베이나 오차드로드처럼 그저 좋은 위치가 아니라, ‘진정한 상징적 장소’를 오래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만다이는 여행객들이 도심 한가운데에서 야생을 접하며 환경과 공동체를 더 나은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장소입니다. 여행 수익이 멸종위기종 복원과 사회공원으로 환원되는 재생적 관광(regenerative tourism)이지요.”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숲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 목소리에 정부와 기업은 재생과 공존이라는 정교한 설계로 답해야 했다. 호 회장은 ‘포용’을 강조했다. “본래 반얀트리 스타일이라면 1박에 약 1000달러인 트리하우스만 지었겠지만, 1박에 약 300달러인 숙박동 객실도 함께 지었습니다. 동남아시아 기준으로는 저렴하지 않지만, 싱가포르에서는 특별히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세상에는 에르메스처럼 희소성을 내세우는 브랜드도 있지만 조금 비싸도 많은 이가 찾는 애플 같은 포용적 브랜드도 있죠.”하룻밤 300달러는 여전히 재력을 갖춘 이들을 위한 포용이지만, 럭셔리의 배타성을 걷어내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힌 건 사실이다. 숙박객이 아니어도 누구나 찾아와 주변 자연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조경은 이런 포용을 가능하게 했다. 조경가를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시켜 서식처를 복원하고, 기후 위기 회복력을 높이는 공공 기술로 조경을 활용했다.● 다른 종(種)이 함께하는 세상싱가포르동물원에 들어서면 두 번 놀란다. 첫째, 철창이 있는 한국 동물원과 달리 도랑못을 비롯한 지형을 이용해 동물을 감금하지 않는다. 둘째, 사람이 있든 말든 개의치 않는 동물의 태도다. 손만 뻗으면 닿는 거리인데도 사람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하긴 시내 금융가 한복판을 야생 닭이 활보해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게 싱가포르의 일상이다. 청 웬 하우 만다이 와일드라이프 그룹 부대표(최고생명과학책임자)는 “사람들이 동물에게 해를 가하지 않고 함부로 먹이를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싱가포르에서 인간과 동물의 공존은 동물의 야생성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행동을 철저히 계산한 결과이기도 하다.싱가포르동물원 야생동물 헬스케어 연구센터에서는 도시에서 부상당한 채 구조된 동물을 치료해 야생으로 돌려보낸다. 날개 깃털 일부가 불에 탄 독수리는 자연사한 다른 새들 깃털을 이식받아 새로운 날개로 10km 넘게 비행했다. 3D 프린터로 만든 보철기 등은 동물이 야생으로 돌아가는 걸 돕는다. 유리창 너머 의료진 모습에서 위기에 처한 동물을 최전선에서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도시는 자연 속에 존재할 수 있는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처럼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가. 일부 환경단체는 만다이 개발에서 서식지 교란, 조류 충돌 가능성, 야생동물 이동 경로 단절을 문제 삼아 왔다. 만다이는 이런 비판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답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깜깜한 밤 만다이 리조트 연못에서 들었던 개구리들의 우렁찬 합창 소리, 버드 파라다이스에서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수많은 새집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만다이는 인간이 자연의 주인이라는 오만을 버리고, 우리가 파괴한 생태계에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묵직하게 질문한다. 우리는 정원박람회나 일회성 축제에 정성을 들이는 만큼 생태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가. ‘보기 좋은 초록’을 늘리는 데 급급해 인간 개입이 낳을 부작용에는 눈 감고 있지는 않은가. 만다이는 ‘더 많이 만드는 자연’이 아니라 ‘우리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자연’을 보여준다.싱가포르=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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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폴키즈, 2026년 신학기 책가방 출시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 빈폴키즈가 클래식한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취향과 경량성을 고려한 2026년 신학기 책가방을 선보였다.빈폴키즈는 클래식한 멋을 담은 책가방 구성을 강화하면서 빈폴을 상징하는 ‘B’ 로고를 활용한 ‘모노그램 책가방’ 시리즈를 새롭게 내놓았다. 컬러풀하고 은은하게 빛나는 오로라 색상과 단정하고 깔끔한 디자인 등을 다채롭게 준비했다. 자전거 로고와 고유 패턴인 헤릿 체크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도 제안했다.화려함을 좋아하는 취향에 맞춘 책가방도 출시했다. 트위드와 애나멜 소재, 리본과 구슬 장식, 오로라와 하트 퀼팅 패턴 등을 활용해 화사하고 반짝이는 디자인을 선보였다.이번에 출시한 ‘곰돌이 책가방’은 375g으로 매우 가벼운 게 특징이다. 곰돌이 캐릭터와 시그니처 체크를 적용해 귀여우면서도 클래식한 감성을 표현했다. 또 브랜드명과 자전거 로고로 심플하게 디자인한 ‘레터링 백팩’도 390g으로 제작해 가벼운 책가방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했다.정아롱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키즈 팀장은 “빈폴의 브랜드 정체성과 아이들의 성별 취향, 경량성을 두루 고려해 내년 책가방 라인업을 다채롭게 준비했다”면서, “아이들을 위한 연말·새해 선물로 새학기의 설렘을 담은 책가방을 추천한다”고 말했다.빈폴키즈는 연말을 맞아 홀리데이 무드의 신상품도 공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레드, 그린이 섞인 체크 패턴이 적용된 셔츠, 트위드 원피스와 퍼 가방 세트, 반짝이는 샤 원피스 등을 선보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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