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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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연극49%
미술14%
인사일반11%
문학/출판11%
문화 일반5%
미국/북미3%
사고3%
칼럼3%
기타1%
  • 뇌사판정 받은 아들의 심장… 난 기증할 수 있을까?

    프랑스 북부 해변의 어느 일요일 오전 5시 50분. 알람이 울리고 19세 청년 시몽은 서핑을 하러 바다로 향한다. 파도에 온몸을 맡겼던 청년은 약 4시간 뒤 뇌사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다. 심장이 아직 뛰고 있는 상태로…. 1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이 19세 청년의 심장을 둘러싼 이야기다. 청년의 심장은 가족에게는 여전히 살아 있는 생명력이며, 연인에게는 가슴 뛰는 설렘을 담은 마음. 하지만 의사에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장기이며, 고장 난 심장을 안고 살아가는 이에겐 애타게 기다려 온 희망이다. 부모는 사랑하는 아들의 살아 있는 장기를 꺼내 다른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걸까. 장기를 기증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사람의 심정은? 또 누군가의 죽음으로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사람의 마음은? 심장 이식을 둘러싼 사람들의 각기 다른 입장과 속내를 1인극으로 담은 작품이다. 20일 무대에 오른 배우 김신록은 소설가가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써 내려가듯 건조한 톤으로 감정을 설명하고 연기했다. 19세 청년의 죽음이란 무거운 주제를 중계하듯 풀어내는 게 처음엔 당황스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파로 흐르지 않도록 조절하는 장치임을 깨닫게 된다.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건 여러 사람의 다른 입장이 만들어 내는 긴장감이다. 아들의 죽음을 알지 못하는 남편 션에게 마리안이 소식을 전하거나,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인 토마가 션과 마리안을 설득하는 상황 등에서 배우는 끊임없이 대사로 설명을 이어감과 동시에 눈물과 냉정을 오고 가는 고난도의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마일리스 드 케랑갈이 쓴 원작 소설의 문학적 대사가 특별한 무대 장치 없이도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은 2019년 10회 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당시 전석이 매진되며 관객이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 공연이 끝나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여운을 남긴다. ‘살아 있다’는 그 자체의 뜨거움을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3월 8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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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멈춘 심장이 다시 뛸 때…그 박동 소리서 느껴지는 갈등과 희망

    프랑스 북부 해변의 어느 일요일 오전 5시 50분. 알람이 울리고 19세 청년 시몽은 서핑을 하러 바다로 향한다. 파도에 온몸을 맡겼던 청년은 약 4시간 뒤 뇌사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다. 심장이 아직 뛰고 있는 상태로….13일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이 19세 청년의 심장을 둘러싼 이야기다. 청년의 심장은 가족에게는 여전히 살아 있는 생명력이며, 연인에게는 가슴 뛰는 설렘을 담은 마음. 하지만 의사에겐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장기이며, 고장 난 심장을 안고 살아가는 이에겐 애타게 기다려 온 희망이다.부모는 사랑하는 아들의 살아 있는 장기를 꺼내 다른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걸까. 장기를 기증하도록 설득해야 하는 사람의 심정은? 또 누군가의 죽음으로 새로운 삶을 얻게 된 사람의 마음은?심장 이식을 둘러싼 사람들의 각기 다른 입장과 속내를 1인극으로 담은 작품이다. 20일 무대에 오른 배우 김신록은 소설가가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써 내려가듯 건조한 톤으로 감정을 설명하고 연기했다. 19세 청년의 죽음이란 무거운 주제를 중계하듯 풀어내는 게 처음엔 당황스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파로 흐르지 않도록 조절하는 장치임을 깨닫게 된다.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건 여러 사람의 다른 입장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다. 아들의 죽음을 알지 못하는 남편 션에게 마리안이 소식을 전하거나,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인 토마가 션과 마리안을 설득하는 상황 등에서 배우는 끊임없이 대사로 설명을 이어감과 동시에 눈물과 냉정을 오고 가는 고난도의 연기를 선보인다. 여기에 마일리스 드 케랑갈이 쓴 원작 소설의 문학적 대사가 특별한 무대 장치 없이도 관객을 사로잡는다.이 작품은 2019년 10회 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당시 전석이 매진되며 관객이 티켓을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 공연이 끝나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여운을 남긴다. ‘살아 있다’는 그 자체의 뜨거움을 느끼게 만드는 작품이다. 3월 8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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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무용단 ‘일무’, 美베시어워드 최우수안무가상

    서울시무용단(단장 윤혜정)의 ‘일무(One Dance·사진)’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댄스 & 퍼포먼스 어워드’, 이른바 ‘베시 어워드(The Bessies)’에서 최우수 안무가·창작자(Outstanding Choreographer/Creator) 상을 받았다. 한국 국공립 예술단체가 베시 어워드에서 수상한 건 처음이다. 베시 어워드 선정위원회는 “일무는 시각적으로 매혹적이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한국 전통 의례 무용”이라며 “정중동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줌과 동시에 폭발적이고 역동적인 춤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 2022년 초연했으며, 2023년 뉴욕 링컨센터 공연 때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정혜진 안무가는 “일무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버텨온 사람들의 정신을 담았다”며 “서로를 믿어온 신뢰, 그리고 많은 이가 함께 노력한 시간의 결과라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성훈 안무가도 “정구호 연출의 비전과 신뢰가 없었다면 이 순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몸과 시간, 신념을 춤으로 만들어준 무용수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1983년 설립된 베시 어워드는 뉴욕 예술가와 프로듀서, 비평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가 해마다 뉴욕에서 공연된 작품 가운데 혁신적인 성취를 이룬 예술가와 작품을 선정해 수여한다. 미 유명 안무가인 베시 쇤베르크(1906∼1997)를 기리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축해온 레퍼토리 전략이 한국을 넘어 세계 예술 담론의 중심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기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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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친 남성 된 문근영, 스릴러 권유리, 1인 4역 안소희… 30대 여성 스타들, 연극판 속으로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문근영, 1인 4역에 도전하는 안소희, 심리 스릴러 연극에 출연하는 권유리…. 영화배우나 아이돌 출신으로 친숙한 30대 여성 스타들이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로 공연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공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들의 연극, 뮤지컬 출연은 이제 낯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이미지를 벗어난 과감한 시도는 배우와 공연계 모두에 신선한 활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친 남성 연기하는 문근영가장 눈에 띄는 건 2017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9년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문 배우다. 3월 10일 개막하는 연극 ‘오펀스’에서 문 배우는 거친 남성 캐릭터를 연기한다.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가 쓴 ‘오펀스’는 198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초연한 뒤 영국 런던과 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선 2017년 초연했다. 미 필라델피아 북부를 배경으로 고아 형제와 갱스터가 함께 살아가며 가족이 되는 이야기다. 문 배우는 고아 형제 가운데 동생 필립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형 트릿 역을 맡았다. 트릿은 겉으로는 폭력적이지만 내면은 여린 인물. 감정을 섬세하게 해석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게 중요한 캐릭터. 문 배우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 등에서 남장 여성을 연기한 적은 있으나, 실제 남성 캐릭터는 처음이다. 배우 권유리는 여성 배우 두 명이 극을 이끌어가는 심리 스릴러 연극 ‘말벌(THE WASP)’에 출연한다. 권 배우에겐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 출연한 뒤 6년 만의 연극 무대다. 이 작품은 영국 극작가 모건 로이드 맬컴의 대표작으로 2015년 런던 햄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런던 웨스트엔드, 미 시카고, 호주 멜버른과 지난해 뉴욕에서 관객을 만났다. 2024년에는 동명 영화로도 개봉했다. 작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년간 서로 떨어져 살아온 두 여인, 헤더와 카알라의 재회에서 시작한다. 평범한 고교 동창의 만남 같던 이들의 시간은 거액을 대가로 자신의 남편을 살해해 달라는 헤더의 충격적인 제안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져든다. 극이 진행될수록 학교 폭력과 트라우마, 계급 갈등 등과 같은 무거운 주제들이 버무려지며 인간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3월 8일 개막 예정으로, 이항나가 연출을 맡았다. 권 배우는 거친 삶의 풍파 속에서 날이 선 생존 본능을 보여주는 카알라 역을 맡았다.● 1인 4역 도전하는 안소희그룹 원더걸스 출신으로 영화 ‘부산행’ ‘대치동 스캔들’ 등에 출연했던 배우 안소희는 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에서 1인 4역을 연기한다. 서로 다른 시대 여자 2명의 이야기를 4편의 에피소드로 담은 옴니버스 작품이다. 지난달 16일에 막이 올라 다음 달 22일까지 이어진다. 배우 서예지도 연극 ‘사의 찬미’에서 조선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 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30일 개막하는 ‘사의 찬미’는 1920년대 소프라노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김건표 연극평론가(대경대 연기예술과 교수)는 “스타 캐스팅은 관객 확산에 중요한 홍보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작품성, 대중성에 스타 캐스팅까지 더해진 작품이 늘어날 경우 무대예술 전반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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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구 모나리자의 화려한 외출[김민의 영감 한 스푼]

    연초가 되면 주요 미술관들은 예정 전시를 발표하기에 바쁩니다. 올해에도 라파엘로(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세잔(스위스 바이엘러재단 미술관), 마티스(프랑스 파리 그랑팔레), 프리다 칼로(영국 테이트모던) 등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관객을 기다리는 가운데, 아시아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소식은 의외의 곳에서 들려왔습니다. 바로 일본의 미술관에서 여름에 예정된 한 전시입니다. 심지어 도쿄도 아닌 오사카에 있는 나카노시마 미술관에서 열리며, 단 한 달만 이어질 예정입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국내에서도 오사카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단 얘기까지 들립니다. 그 이유는 “북구의 모나리자”, 얀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오기 때문입니다.베일에 싸인 미인도‘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페르메이르가 33세인 1665년경에 그린 인물화입니다. 어두운 배경 앞에 선 여성이 고개를 돌려 관객을 바라보고 있고, 푸른 빛의 터번을 쓰고 있으며 커다란 진주 귀걸이를 걸고 있죠. 높이 45cm, 폭 39cm의 작은 그림으로, 내용은 단순하지만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그림 속 여성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우선 이 그림을 그린 페르메이르 역시 알려진 바가 많지 않죠. 그가 그렸다고 확실하게 확인된 작품도 36점에 불과합니다. 살아 있을 때엔 지역에서 유명한 화가 정도였고, 사후에는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19세기 프랑스 평론가 테오필 토레뷔르거가 발굴하고 작품을 연구하며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그러다가 1995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갤러리에서 페르메이르 회고전이 열립니다. 이때 미 관객들에게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후 1999년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이 작품을 보고 상상력을 발휘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썼습니다. 2003년 배우 콜린 퍼스와 스칼릿 조핸슨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까지 만들어지며 이 그림은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게 됐죠. 그림이 큰 주목을 받으면서 여러 연구도 이뤄졌습니다. 원래는 배경에 녹색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거나, 그림의 안료로 천연 광물인 라피스 라줄리로 만든 고급 물감인 ‘울트라마린’이 쓰였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습니다. 정설은 아니지만 그림 속 여성이 초상화를 의뢰한 후원자의 딸일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됐죠.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실재의 인물이 아니라 상상 속의 인물을 그려낸 ‘트로니’라는 의견이 더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조핸슨만큼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뚜렷하게 각인시킨 것은 없을 겁니다. 뽀얗고 커다란 귀걸이를 달고, 울트라 마린색의 천을 두른 채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응시하는 장면 말입니다. 작품에 대해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보니, 마음대로 소설도 쓰고 영화도 만들도록 상상의 나래를 열어 주는 다양한 이야기의 원천이 돼 준 셈입니다.14년 만에 일본 방문 이 그림은 인물이 누구이고 왜 그렸는지 등 작품에 관한 사실과 정보가 아니라, 분위기와 이미지가 엄청난 파급력을 자아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덕에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한 번쯤 들어본 사람도 많죠. ‘내가 아는 그 작품’이 가까운 곳에 온다고 하니 ‘실제로 보러 가볼까’ 하는 마음이 들게도 합니다. 이렇게 ‘아는 작품’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14년 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미국·일본 순회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소장돼 있고, 미술관 대표작이다 보니 외부로 반출된 적이 거의 없습니다. 2023년 암스테르담 레이크스 미술관에서 페르메이르 회고전이 열릴 때 잠시 떠난 적이 있지만, 그건 네덜란드 국경 안에서의 이동이었죠. 14년 만에 다시 아시아를 찾는데, 또 일본인 이유는 지난 전시가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과 미국을 돌며 전시했는데, 도쿄도립미술관과 고베시립미술관에 이어 미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뉴욕으로 2년간 투어를 다녔습니다. 이때 전체 관람객이 220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도쿄와 고베에서만 약 120만 명이 방문했죠.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은 당시 문을 닫고 전면 확장 및 리모델링에 나섰습니다. 대표 작품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미일 순회전에 보낸 덕에, 전시 수익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네덜란드 밖에서 전시가 가능했던 것도 미술관이 일부 전시관을 닫고 리모델링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전시 기간이 8∼9월로 다소 짧습니다. 즉 일본인의 유별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대한 사랑이 어쩌면 이런 이례적인 전시가 가능하게 만든 건 아닐까요. 실제로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측은 “매년 수천 명의 일본인이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네덜란드를 찾는다”며 “이번이 일본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작품 외에도 렘브란트를 비롯한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 회화도 전시될 예정이나, 자세한 구성은 2월 말 발표 예정입니다.※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은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발송됩니다. QR코드를 통해 구독 신청을 하시면 e메일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김민 문화부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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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가 된 문근영, 4명의 인생 안소희…女스타들의 과감한 시도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문근영, 1인 4역에 도전하는 안소희, 심리 스릴러 연극에 출연하는 권유리….영화배우나 아이돌 출신으로 친숙한 30대 여성 스타들이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캐릭터로 공연 무대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공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들의 연극, 뮤지컬 출연은 이제 낯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이미지를 벗어난 과감한 시도는 배우와 공연계 모두에 신선한 활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친 남성 연기하는 문근영가장 눈에 띄는 건 2017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9년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문 배우다. 3월 10일 개막하는 연극 ‘오펀스’에서 문 배우는 거친 남성 캐릭터를 연기한다. 미국 극작가 라일 케슬러가 쓴 ‘오펀스’는 198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초연한 뒤 영국 런던과 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선 2017년 초연했다. 미 필라델피아 북부를 배경으로 고아 형제와 갱스터가 함께 살아가며 가족이 되는 이야기다.문 배우는 고아 형제 가운데 동생 필립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형 트릿 역을 맡았다. 트릿은 겉으로는 폭력적이지만 내면은 여린 인물. 감정을 섬세하게 해석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하는 게 중요한 캐릭터. 문 배우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 등에서 남장 여성을 연기한 적은 있으나, 실제 남성 캐릭터는 처음이다. 배우 권유리는 여성 배우 두 명이 극을 이끌어가는 심리 스릴러 연극 ‘말벌(THE WASP)’에 출연한다. 권 배우에겐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 출연한 뒤 6년 만의 연극 무대다. 이 작품은 영 극작가 모건 로이드 맬컴의 대표작으로 2015년 런던 햄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런던 웨스트엔드, 미 시카고, 호주 멜버른과 지난해 미 뉴욕에서 관객을 만났다. 2024년에는 동명 영화로도 개봉했다.작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년간 서로 떨어져 살아온 두 여인, 헤더와 카알라의 재회에서 시작한다. 평범한 고교 동창의 만남 같던 이들의 시간은 거액을 대가로 자신의 남편을 살해해 달라는 헤더의 충격적인 제안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소용돌이로 빠져든다. 극이 진행될수록 학교 폭력과 트라우마, 계급 갈등 등과 같은 무거운 주제들이 버무려지며 인간의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3월 8일 개막 예정으로, 이항나가 연출을 맡았다. 권 배우는 거친 삶의 풍파 속에서 날이 선 생존 본능을 보여주는 카알라 역을 맡았다.● 1인 4역 도전하는 안소희그룹 원더걸스 출신으로 영화 ‘부산행’ ‘대치동 스캔들’ 등에 출연했던 배우 안소희는 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에서 1인 4역을 연기한다. 서로 다른 시대 여자 2명의 이야기를 4편의 에피소드로 담은 옴니버스 작품이다. 지난달 16일에 막이 올라 다음 달 22일까지 이어진다. 배우 서예지도 연극 ‘사의 찬미’에서 조선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 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30일 개막하는 ‘사의 찬미’는 1920년대 소프라노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다. 김건표 연극평론가(대경대 연기예술과 교수)는 “스타 캐스팅은 관객 확산에 중요한 홍보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작품성, 대중성에 스타 캐스팅까지 더해진 작품이 늘어날 경우 무대예술 전반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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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무용단 ‘일무’, 뉴욕 베시 어워드 최우수 안무가상 수상 쾌거

    서울시무용단(단장 윤혜정)의 ‘일무(One Dance)’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댄스 & 퍼포먼스 어워드’, 이른바 베시 어워드(The Bessies)에서 최우수 안무가·창작자(Outstanding Choreographer/Creator)’ 상을 받았다. 한국 국공립 예술단체가 베시 어워드에서 수상한 건 처음이다.베시 어워드 선정위원회는 “일무는 시각적으로 매혹적이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한국 전통 의례 무용”이라며 “정중동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줌과 동시에 폭발적이고 역동적인 춤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 2022년 초연했으며, 2023년 뉴욕 링컨센터 공연 때 전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정혜진 안무가는 “일무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한 마음으로 버텨온 사람들의 정신을 담았다”며 “서로를 믿어온 신뢰, 그리고 많은 이가 함께 노력한 시간의 결과라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성훈 안무가도 “정구호 연출의 비전과 신뢰가 없었다면 이 순간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몸과 시간, 신념을 춤으로 만들어준 무용수들에게 감사한다”고 했다. 1983년 설립된 베시 어워드는 뉴욕 예술가와 프로듀서, 비평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가 해마다 뉴욕에서 공연된 작품 가운데 혁신적인 성취를 이룬 예술가와 작품을 선정해 수여한다. 미 유명 안무가인 베시 쇤베르크(1906~1997)를 기리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구축해 온 레퍼토리 전략이 한국을 넘어 세계 예술 담론의 중심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기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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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묻고 싶은 말…“왜 나였나요”

    범죄를 해결하려는 새로운 사법적 시도 중 하나로 ‘회복적 사법’이란 게 있다. 회복적 사법이란 범죄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고 관계와 공동체를 치유하자는 접근법. 사건과 관련한 사람들, 피해자와 가해자는 물론이고 양쪽의 가족, 때로는 지역 주민까지 모여 대화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은 이 과정은 대화를 통해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성범죄에선 회복적 사법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마주하는 것 자체가 큰 장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이며 성폭력 가해자 임상 전문가인 저자 사이토 아키요시 씨는 회복적 사법을 시도해 보고 싶었다. 오랫동안 재범 방지를 위한 치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 회복 저해 요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의 앞에 “가해자와 대화하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 책의 두 번째 저자인 니노미야 사오리 씨다. 니노미야 씨는 1995년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장기간 통원 치료와 상담을 받았다.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성범죄 피해자 지원 전화 활동 및 의존증 회복 커뮤니티 미술 치료 강사 일을 하고 있는 그는 20년이 지났음에도 ‘왜 나였을까’ ‘나여야만 했던 걸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끊임없이 맴돌았다. 책은 그가 2017년 7월부터 진행한 (자신과 관련 없는) 성폭력 가해자들과의 회복적 대화 프로그램을 기록했다. 한 달에 한 번, 참가자들은 같은 장소에 모여 니노미야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편지를 쓰면 답장하며 편지를 교환했다. 사이토 씨는 ‘하루에 1분이라도 피해자를 생각해 달라’는 말을 듣고 변화하는 가해자들의 표정을 관찰한다. 어떤 사람은 의식이나 행동이 바뀌려는 낌새가 보이지만, 니노미야 씨가 힘겹게 꺼낸 말이 공허하게 스쳐 가는 경우도 보인다. 많은 가해자는 “나야말로 피해자”라고 하거나, 니노미야 씨가 말을 마치면 일순간 무표정이 되는 이른바 ‘달걀귀신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사이토 씨는 ‘자기 대화’로 인지 왜곡을 스스로 검증하고 깨부수는 훈련을 시키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건 가해자들의 한없이 취약한 인간성이다. 자기의 잘못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채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기형적으로 키웠고, 타인을 해치는 식으로 자기를 추켜세우려는 경향이다. 이들의 낮은 자존감과 편협한 자존심으로 폭력적인 인정 욕구를 강요하던 인격을 바꾸는 게 ‘교정이 아닌 갱생’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었다.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는 말이 있듯, 피해자와 가해자의 대화가 모든 걸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니노미야 씨에게 삶을 긍정하는 태도를 익히고 자긍심을 되돌리겠다고 편지를 보내는 소수의 가해자도 있었다. 취약한 인간성에 희망이 있다면 아주 낮은 가능성이라도 결국 사람을 바꾸고 생각을 바로 세우는 것은 언어로 세운 구조, 대화였다. 책은 그러한 힘겨운 시도를 담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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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성황후’ 이어 ‘몽유도원’… 구상 단계부터 해외시장 겨냥

    백제왕 ‘여경’(개로왕)은 꿈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잊지 못해 그를 찾아 나선다. 어렵사리 여인 ‘아랑’을 찾아냈으나, 그는 충신인 ‘도미’의 부인. 하지만 개로왕은 자기의 욕망을 못 이겨 아랑을 자기 여인으로 만들려 하고, 결국 비극이 빚어진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설화 ‘도미전’를 모티브로 한 최인호의 소설 ‘몽유도원도’의 이야기다. 이 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몽유도원’이 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1995년 초연했던 ‘명성황후’를 제작한 에이콤이 개발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다. ‘몽유도원’의 윤호진 연출은 7일 간담회에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통할 보편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역사나 전통 설화에 익숙지 않은 해외 관객이더라도 공연의 서사에 공감할 수 있도록 공들였다고 한다. 일단 무대와 조명, 영상 등 시각적 요소는 동양적인 색채를 강조한다. ‘여백의 미’를 살려 수묵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다. 수묵 영상디자이너인 탁영환이 무대 디자인을 맡았으며, 수묵 애니메이션을 통해 무대를 한 폭의 산수화처럼 여겨지도록 만든다. 또 비주얼 디렉팅을 뮤지컬 ‘웃는 남자’ ‘데스노트’ 등에 참여했던 이모셔널씨어터가 맡아, 현실과 꿈의 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음악은 동양과 서양의 ‘조화’에 중점을 뒀다. 뮤지컬 ‘영웅’의 음악을 담당했던 오상준 작곡가와 김문정 음악감독이 국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를 접목한 곡들을 선보인다. ‘명성황후’ ‘영웅’ 의 일부 시즌 연출에 참여했던 극작가 안재승이 집필한 대본도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욕망이나 사랑, 허무 등의 인간적 감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글로벌 관객들이 익숙한 디즈니 뮤지컬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 개로왕 ‘여경’ 역에는 ‘레미제라블’ ‘지킬 앤 하이드’ 등에 출연한 배우 민우혁과 성악가이자 뮤지컬 배우인 김주택이, 아랑 역에는 하윤주 유리아가 캐스팅됐다. 하윤주는 국가무형문화재 가곡(歌曲) 이수자로, 뮤지컬 도전은 처음. 유리아는 뮤지컬 ‘레드북’ ‘리지’에서 보여준 힘 있는 가창력으로 강인한 ‘아랑’을 그려낸다. 윤홍선 에이콤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우리의 신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국 고유의 서정성과 수묵화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국경을 넘어 보편적인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몽유도원’은 22일까지 국립극장에서 관객을 만난 뒤 4월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브로드웨이 진출은 2028년이 목표.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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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폭의 산수화가 무대로…“우리 설화의 서정성, 해외서도 통할 것”

    백제왕 ‘여경’(개로왕)은 꿈속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잊지 못해 그를 찾아 나선다. 어렵사리 여인 ‘아랑’을 찾아냈으나, 그는 충신인 ‘도미’의 부인. 하지만 개로왕은 자기의 욕망을 못 이겨 아랑을 자기 여인으로 만들려 하고, 결국 비극이 빚어진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설화 ‘도미전’를 모티프로 한 최인호의 소설 ‘몽유도원도’의 이야기다.이 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몽유도원’이 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1995년 초연했던 ‘명성황후’를 제작한 에이콤이 개발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다. ‘몽유도원’의 윤호진 연출은 7일 간담회에서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통할 보편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역사나 전통 설화에 익숙지 않은 해외 관객이더라도 공연의 서사에 공감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고 한다.일단 무대와 조명, 영상 등 시각적 요소는 동양적인 색채를 강조한다. ‘여백의 미’를 살려 수묵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다. 수묵 영상디자이너인 탁영환이 무대 디자인을 맡았으며, 수묵 애니메이션을 통해 무대를 한 폭의 산수화처럼 여겨지도록 만든다. 또 비주얼 디렉팅을 뮤지컬 ‘웃는 남자’ ‘데스노트’ 등에 참여했던 이모셔널씨어터가 맡아, 현실과 꿈의 세계를 오가는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음악은 동양과 서양의 ‘조화’에 중점을 뒀다. 뮤지컬 ‘영웅’의 음악을 담당했던 오상준 작곡가와 김문정 음악감독이 국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를 접목한 곡들을 선보인다. ‘명성황후’ ‘영웅’ 의 일부 시즌 연출에 참여했던 극작가 안재승이 집필한 대본도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욕망이나 사랑, 허무 등의 인간적 감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동시에, 글로벌 관객들이 익숙한 디즈니 뮤지컬을 많이 참고했다”고 한다.개로왕 ‘여경’ 역에는 ‘레미제라블’ ‘지킬 앤 하이드’ 등에 출연한 배우 민우혁과 성악가이자 뮤지컬 배우인 김주택이, 아랑 역에는 하윤주 유리아가 캐스팅됐다. 하윤주는 국가무형문화재 가곡(歌曲) 이수자로, 뮤지컬 도전은 처음. 유리아는 뮤지컬 ‘레드북’ ‘리지’에서 보여준 힘 있는 가창력으로 강인한 ‘아랑’을 그려낸다.윤홍선 에이콤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우리의 신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한국 고유의 서정성과 수묵화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국경을 넘어 보편적인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몽유도원’은 22일까지 국립극장에서 관객을 만난 뒤 4월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브로드웨이 진출은 2028년이 목표.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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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화책 찢고 나온 암사자의 모험과 성장

    이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한 가족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가 3일 서울 노원예술문화회관에서 개막했다. 한 살 된 암사자 와니니의 모험과 성장 이야기를 그린 원작은 2015년 처음 출간된 뒤 누적 판매 100만 부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10권으로 마무리될 예정인 동화는 연약한 와니니가 사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쫓겨났다가 떠돌이 사자 아산테와 잠보를 만나며 자신을 찾아다니는 내용을 담았다. 뮤지컬은 ‘푸른 사자 와니니’를 좋아하는 어린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동물 인형이 등장하고, 등장인물이 동물 의상을 입고 춤을 춘다. 600여 석의 중규모 공연장인 무대는 3층 구조로 설계됐다. 지도자 마디바가 가장 높은 층을 지키며, 추방된 와니니는 1층 공간에서 생존을 배운다. 2층은 동물들이 서로 교차하는 공간이다. 진영섭 연출은 “뮤지컬 ‘라이언 킹’이 수사자의 권력 계승을 중심에 둔다면, ‘푸른 사자 와니니’는 암사자가 무리에서 자라나는 성장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어 이번 작품을 맡은 작곡가 김혜성은 “우리에게 틀린 삶은 없고 단지 본인의 계절이 오지 않았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나의 계절이 오면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비롯해 국내 최대 규모, 최다 장르 공연예술 신작 축제인 ‘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창작산실)’이 막을 올린다. ‘18회 창작산실’은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 등 6개 장르 34편 신작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8편이 1차 라인업으로 먼저 공개됐다. 주요 작품 가운데 ‘제임스 바이런 딘’(9일∼3월 1일)은 배우 제임스 딘의 사망 직전 5분을 모티프로 한 창작 뮤지컬. 딘은 죽음 직전, 사신 ‘바이런’과 함께 삶이 후회되는 순간을 돌아보는 로드트립을 떠난다. ‘풀’(Pool·10∼18일)은 기억 제거 기술이 보편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일인칭 게임 형식으로 전개되는 연극이다. 사람들의 고독과 감정의 시간을, 가상현실 속 ‘데이터 오류’ 추적을 통해 따라가는 1인칭 게임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밖에도 800년 설화를 바탕으로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상력을 펼친 전통예술극 ‘쌍향수’(16, 17일)와 1960년 대구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 ‘2.28’(16, 17일) 등이 있다. 이 작품들은 서울 종로구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등 대학로 일대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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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 7년만에 종결…대법, 유족 손 들어줬다

    만화 ‘검정고무신’을 두고 고 이우영 작가 유족과 출판사 사이에 벌어졌던 저작권 분쟁이 7년 만에 유족 측의 승리로 마무리됐다.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대책위)는 “검정고무신 저작권 분쟁에 관해 형설출판사 측이 제기한 상고를 대법원이 8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형설출판사의 캐릭터 업체인 형설앤 측과 대표 장모 씨가 제기한 상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이에 따라 “검정고무신 사업권 계약은 효력이 없으며, 형설앤은 검정고무신 각 캐릭터를 표시한 창작물 등을 생산·판매·반포해선 안 된다”고 결정한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대책위는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을 넘어, 창작자의 권리 보호 부재와 불공정 계약 구조의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적 사례”라고 밝혔다. 김동훈 대책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특정 작품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창작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구조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사법적 판단은 종결됐지만 유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과 산업 전반의 인식 개선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고 이우영 작가는 1992년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리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60년대 가족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선풍적 인기를 끌며 2006년까지 14년 동안 연재됐다. 시사만화를 제외하면 최장기 연재 기록을 세웠고, 45권짜리 단행본으로도 출간됐다.그러나 2019년부터 저작권 및 수익 분배 문제로 작가 측과 출판사의 소송이 이어졌다. 이 작가는 2007년 형설앤 측과 ‘작품과 관련한 일체의 사업권과 계약권을 출판사 측에 양도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 작가는 이후 검정고무신 캐릭터가 나오는 만화책을 그렸다.출판사 측은 2019년 이 작가가 계약을 어기고 작품 활동을 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이 작가도 이듬해 이에 맞서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작가는 2020년 “불공정 계약에 지쳤다”며 창작 포기 선언을 했고, 양측의 갈등이 심해지고 재판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2023년 3월 사망했다. 조사에 착수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출판사가 고인에게 주지 않은 수익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고,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 작가를 ‘기영이’와 ‘기철이’ 등 검정고무신 캐릭터의 단독 저작자로 인정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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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스트셀러 동화 무대 위로…가족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 개막

    이현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한 가족 뮤지컬 ‘푸른 사자 와니니’가 3일 서울 노원예술문화회관에서 개막했다. 한 살 된 암사자 와니니의 모험과 성장 이야기를 그린 원작은 2015년 처음 출간되고 누적 판매 100만 부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10권으로 마무리될 예정인 동화는 연약한 와니니가 사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쫓겨났다가 떠돌이 사자 아산테와 잠보를 만나며 자신을 찾아다니는 내용을 그린다.이러한 ‘푸른 사자 와니니’를 좋아하는 어린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동물 인형이 등장하거나, 등장인물이 동물 의상을 입고 안무를 통해 마치 ‘라이언킹’ 뮤지컬처럼 완성도를 높였다. 또 무대 구조물에 영상을 투사해서 배경이 달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프로젝션 매핑을 활용한다. 이 기술을 통해 극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애니메이션을 곁들여 어린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또 600여 석의 중규모 공연장인 무대는 3층 구조로 설계됐다. 지도자 마디바가 가장 높은 층을 지키며, 추방된 와니니는 1층 공간에서 생존을 배운다. 2층은 동물들이 서로 교차하는 공간이다. 진영섭 연출은 “뮤지컬 ‘라이언 킹’이 수사자의 권력 계승을 중심에 둔다면, ‘푸른 사자 와니니’는 암사자가 무리에서 자라나는 성장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이어 이 작품을 맡은 작곡가 김혜성은 “우리에게 틀린 삶은 없고 단지 본인의 계절이 오지 않았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나의 계절이 오면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 작품을 비롯해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창작산실) 2026년 시즌이 연극 뮤지컬 무용 등 6개 장르에서 총 34개 작품을 대학로 일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뇌과학과 가상현실을 접목하고 공상과학(SF)적 상상력을 드러낸 ‘풀(Pool)’ 같은 연극이 있고, 뮤지컬에는 제임스 딘 이야기를 다룬 ‘제임스 바이런 딘’이 있다. 판소리 ‘적벽가’를 모티프 삼아 포스트록 그룹 잠비나이와 협업으로 만든 작품 ‘적벽’도 관객을 만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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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같이 하자는 제안, 처음엔 몰래카메라인 줄… 마음 바뀔라, 덥석 물었죠”

    “저를 대본 작가로 섭외하다니, 처음엔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죠. 진짜인지 여러 번 묻고는 마음 바꾸시기 전에 덥석 물었습니다.” 최근 부캐 ‘쥐롤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이창호(38·사진)가 뮤지컬 ‘비틀쥬스’의 각색 작가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창호는 유튜브 콘텐츠 ‘뮤지컬스타’에서 뮤지컬 킹키부츠의 캐릭터 롤라를 패러디하며 ‘쥐롤라’란 애칭을 얻었다. 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뮤지컬을 따라 했을 뿐인데, 제작 참여 제안까지 받아 깜짝 놀랐다”고 했다.‘비틀쥬스’는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팀 버턴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100억 살 먹은 기이한 존재인 비틀쥬스는 인간 사회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않는다.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내뱉는, 직설적이고 고약한 말들이 웃음을 자아내는 게 포인트. 하지만 이런 유머 코드에 미국 문화가 깊이 깔려 있다는 점이 국내 연출진의 고민거리였다. 제작진이 이창호를 섭외한 건 이런 대본을 한국 정서에 맞게 수정하려는 의도였다. 이날 함께 만난 심설인 협력연출도 “유튜브에서 이창호를 보고 뮤지컬 캐릭터 분석 능력이 탁월하다고 느꼈다”며 “기본적으로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높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 있어 시너지가 날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창호는 뮤지컬 대본 작업에 대해 “어두운 밤 카페에 앉아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며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밤에는 대본을 들여다보며 고민하고, 다음 날엔 코미디 레이블 ‘메타 코미디’ 스태프들과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를 뮤지컬 제작진에게 가져가 논의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자신의 경험을 살려 캐릭터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심 연출은 “오리지널 제작진이 한국에 왔을 때, 짧은 시간 동안 이창호가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몸으로 보여줬다”며 웃었다. 이창호가 느낀, 코미디와 뮤지컬의 차이는 뭘까. 코미디는 많은 맥락과 이야기를 설계하고 ‘빌드업’해 나가는 과정이라면,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춤과 노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짧은 템포로 웃음을 터뜨려야 했다. 그는 “그런 빠른 템포를 따라가기 위해 제가 하던 코미디에선 잘 쓰지 않던 ‘밈’도 레퍼런스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처음 참여한 작품인 만큼 애정도 크다. 이창호는 “첫 공연 날 제작진이 손을 꼭 잡고 관객 반응을 지켜본 게 떠오른다”고 했다.“관객 반응이 너무 궁금해 온라인 댓글도 확인하고, 인터미션 시간에 마스크 끼고 관객 사이에 몰래 앉아있기도 했어요. ‘비틀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재밌어질 겁니다. 보기 힘들어지기 전에 ‘저점매수’ 하시길 추천합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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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대본작가? 몰카인줄”…개그맨 이창호, 뮤지컬 ‘비틀쥬스’ 참여 화제

    “저를 대본 작가로 섭외하다니, 처음엔 몰래 카메라인 줄 알았죠. 진짜인지 여러 번 묻고는 마음 바꾸시기 전에 덥석 물었습니다.”최근 부캐 ‘쥐롤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이창호(38)가 뮤지컬 ‘비틀쥬스’의 각색 작가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창호는 유튜브 콘텐츠 ‘뮤지컬스타’에서 뮤지컬 킹키부츠의 캐릭터 롤라를 패러디하며 ‘쥐롤라’란 애칭을 얻었다. 8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뮤지컬을 따라 했을 뿐인데, 제작 참여 제안까지 받아 깜짝 놀랐다”고 했다.‘비틀쥬스’는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팀 버튼의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100억 살 먹은 기이한 존재인 비틀쥬스는 인간 사회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지 않는다.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내뱉는, 직설적이고 고약한 말들이 웃음을 자아내는 게 포인트. 하지만 이런 유머 코드에 미국 문화가 깊이 깔려있다는 점이 국내 연출진의 고민거리였다. 제작진이 이창호를 섭외한 건 이런 대본을 한국 정서에 맞게 수정하려는 의도였다.이날 함께 만난 심설인 협력연출도 “유튜브에서 이창호를 보고 뮤지컬 캐릭터 분석 능력이 탁월하다고 느꼈다”며 “기본적으로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높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 있어 시너지가 날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이창호는 뮤지컬 대본 작업에 대해 “어두운 밤 카페에 앉아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며 고민하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다”고 했다. 밤에는 킹키부츠 대본을 들여다보며 고민하고, 다음 날엔 코미디 레이블 ‘메타 코미디’ 스태프들과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를 뮤지컬 제작진에게 가져가 논의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자신의 경험을 살려 캐릭터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심 연출은 “오리지널 제작진이 한국에 왔을 때, 짧은 시간 동안 이창호가 정말 많은 아이디어를 몸으로 보여줬다”고 웃었다.이창호가 느낀, 코미디와 뮤지컬의 차이는 뭘까. 코미디는 많은 맥락과 이야기를 설계하고 ‘빌드업’해나가는 과정이라면, 뮤지컬은 무대 위에서 춤과 노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짧은 템포로 웃음을 터뜨려야 했다. 그는 “그런 빠른 템포를 따라가기 위해 제가 하던 코미디에선 잘 쓰지 않던 ‘밈’도 레퍼런스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처음 참여한 작품인 만큼 애정도 크다. 이창호는 “첫 공연 날 제작진이 손을 꼭 잡고 관객 반응을 지켜본 게 떠오른다”고 했다.“관객 반응이 너무 궁금해 온라인 댓글도 확인하고, 인터미션 시간에 마스크 끼고 관객 사이에 몰래 앉아있기도 했어요. ‘비틀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재밌어질 겁니다. 보기 힘들어지기 전에 ‘저점매수’ 하시길 추천합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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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브리 애니 24편에 나온 ‘요리 레시피’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 하울이 아침을 요리하는 장면은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덜컹거리는 성안, 프라이팬 위 베이컨이 지글거리고 하울은 말없이 계란을 툭 넣는다. 레시피도 질서도 없이 손목만 툭툭 움직이지만 정확히 익어가는 음식들. 그 옆에서 소피는 조용히 불을 살피고 타지 않게 돕는다. 이 즉흥적 요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하울의 자유로운 성격과 함께 소피의 존재로 인해 혼란스러운 성이 안정적인 ‘집’으로 바뀌었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며 관객이 유일하게 체험하지 못한 감각은 바로 음식의 맛, 미각일 것이다. 좋아하는 장면을 온전히 즐기고 싶은 팬들은 이 요리를 ‘하울 정식’이라 이름 붙여서 따라 했다. 지금도 구글에서 검색하면 34만2000개 결과가 나온다. 이 책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부터 최근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까지 스튜디오 지브리의 장편 애니메이션 24편에 등장하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4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인 저자는 영상으로 영화와 애니메이션 속 음식을 재현해 왔는데, 이 책에서 지브리 영화에 등장한 음식을 따뜻한 일러스트를 곁들여 실제 레시피와 함께 소개한다.‘이웃집 토토로’에서 시골 할머니가 마을에 새로 이사 온 가족에게 주는 일본 전통 떡 오하기(おはぎ), ‘마녀 배달부 키키’가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려 비바람을 뚫고 배달을 갔다가 앓아누워 먹게 된 우유죽, ‘모노노케 히메’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던 지코보가 간단한 식재료로 만든 미소 죽까지 다양한 음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책은 음식이 등장하는 장면에 담긴 이야기와 요리를 만드는 법, 저자가 직접 맛을 보고 느낀 감상 등을 다채롭게 정리했다. 이를테면 지코보가 만든 미소 죽은 “한국 된장에 비해 낮은 염도인 미소를 넣어 순하고 목 넘김이 편안해 허한 마음을 가볍게 달랠 수 있었던 좋은 음식이 아니었나 싶다” 등의 해석을 곁들인다. 지브리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시각과 청각에 이어 미각으로도 그 감동을 경험해 볼 수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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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미제라블’ 연출가, ‘센과 치히로…’를 공연 무대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을 만나 제가 어떻게 무대를 구상하는지 설명했어요. 즉시 ‘그렇게 해도 좋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가 공연화를 허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깜짝 놀랐죠. 그리고 바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어떡하지?’” 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처음으로 상연되는 무대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연출한 존 케어드가 이날 본공연에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미야자키 감독과 처음 조우했던 일화를 들려줬다. 캐나다 출신인 케어드 연출은 번안을 함께 했던 부인 이마이 마오코 씨가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려고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여주면서 이 작품을 접했다고 한다. 이후 미야자키 감독을 직접 찾아가 허락을 받았다. 케어드 연출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오리지널 연출가. 연극과 오페라를 넘나들며 40년 이상 무대 예술을 이끈 베테랑이다. 그는 미야자키 감독이 만든 환상적이고 마법 같은 순간, 다양한 스케일과 캐릭터를 무대에서 구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을 예감했다. 팬데믹 기간에 작품을 개발하고, 일본 영국 미국 등에 있는 스태프들과 화상 회의를 하며 협업했다.“컴퓨터에 의존해 어렵게 공동 작업을 하니 어린 소녀인 치히로가 용을 타고 움직이는 장면을 만드는 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질 정도였죠.” 그 결과 무대극은 화려한 영상 효과 대신 정교한 무대 장치와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 세심한 배우 동선 디자인 등 어쿠스틱한 장치로 원작의 판타지를 구현한다. 일본 전통 가면극인 ‘노(能)’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앵글을 보여주는 무대 회전 장치, 치히로가 퍼펫(인형)의 등에 올라타 하늘을 나는 장면, 신들이 목욕을 하러 몰려드는 웅장한 온천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다. 케어드 연출은 “보편적으로 무대극은 배우의 대사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스토리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은 다르다”라며 “이미지로 상상의 세계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감독의 스타일을 무대에서 생생히 펼쳐 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공동 번안가 이마이 씨와 치히로를 연기한 배우 가미시라이시 모네, 가와에이 리나, 유바바·제니바 역의 나쓰키 마리도 참석했다. 이 중 나쓰키 배우는 애니메이션 원작에서도 유바바·제니바 목소리를 연기했는데,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 나쓰키 배우는 “애니메이션 제작 단계에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미야자키 감독을 만났고, 그가 제 목소리를 듣고 유바바와 제니바를 쌍둥이로 만들었다”며 “20년이 지나 무대에서도 연기를 하게 됐는데 같은 대사라도 몸으로도 표현한다는 건 전혀 달랐다”고 했다. 무대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22년 3월 일본 도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후 오사카와 후쿠오카, 삿포로, 나고야에서 전국 순회공연을 했다. 2024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려 약 30만 명이 관람했으며, 지난해 중국 상하이 순회공연에서도 티켓 8만 장이 모두 팔렸다. 한국 공연도 1차 예매 오픈과 동시에 3만여 석이 매진됐다. 3월 22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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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자키 감독, 공연화 흔쾌히 허락”…무대 위로 날아온 ‘센과 치히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을 만나 제가 어떻게 무대를 구상하는지 설명했어요. 즉시 ‘그렇게 해도 좋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가 공연화를 허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깜짝 놀랐죠. 그리고 바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어떡하지?’”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처음으로 상연되는 무대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연출한 존 케어드가 이날 본공연에 앞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미야자키 감독과 처음 조우했던 일화를 들려줬다. 캐나다 출신인 케어드 연출은 번안을 함께 했던 부인 이마이 마오코 씨가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치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여주면서 이 작품을 접했다고 한다. 이후 미야자키 감독을 직접 찾아가 허락을 받았다.케어드 연출은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오리지널 연출가. 연극과 오페라를 넘나들며 40년 이상 무대 예술을 이끈 베테랑이다. 그는 미야자키 감독이 만든 환상적이고 마법 같은 순간, 다양한 스케일과 캐릭터를 무대에서 구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을 예감했다. 팬데믹 기간에 작품을 개발하고, 일본 영국 미국 등에 있는 스태프들과 화상 회의를 하며 협업했다.“컴퓨터에 의존해 어렵게 공동 작업을 하니 어린 소녀인 치히로가 용을 타고 움직이는 장면을 만드는 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질 정도였죠.”그 결과 무대극은 화려한 영상 효과 대신 정교한 무대 장치와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 세심한 배우 동선 디자인 등 어쿠스틱한 장치로 원작의 판타지를 구현한다. 일본 전통 가면극인 ‘노(能)’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앵글을 보여주는 무대 회전 장치, 치히로가 퍼펫(인형)의 등에 올라타 하늘을 나는 장면, 신들이 목욕을 하러 몰려드는 웅장한 온천 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했다.케어드 연출은 “보편적으로 무대극은 배우의 대사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스토리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은 다르다”며 “이미지로 상상의 세계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감독의 스타일을 무대에서 생생히 펼쳐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이날 간담회에 공동 번안가 이마이 씨와 치히로를 연기한 배우 카미시라이시 모네, 카와에이 리나, 유바바∙제니바 역의 나츠키 마리도 참석했다. 이중 나츠키 배우는 애니메이션 원작에서도 유바바∙제니바 목소리를 연기했는데,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오르게 됐다.나츠키 배우는 “애니메이션 제작 단계에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미야자키 감독을 만났고, 그가 제 목소리를 듣고 유바바와 제니바를 쌍둥이로 만들었다”며 “20년이 지나 무대에서도 연기를 하게 됐는데 같은 대사라도 몸으로도 표현한다는 건 전혀 달랐다”고 했다.무대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22년 3월 일본 도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후 오사카와 후쿠오카, 삿포로, 나고야에서 전국 순회공연을 했다. 2024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려 약 30만 명이 관람했으며, 지난해 중국 상하이 순회공연에서도 티켓 8만장이 모두 팔렸다. 한국 공연도 1차 예매 오픈과 동시에 3만여 석이 매진됐다. 3월 22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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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형-정동환이 ‘선생님’, 송승환-오만석이 ‘노먼’역 맡아

    “227번째 리어왕인데, 첫 대사도 기억이 안 나는군.” 1942년 공습이 이어지는 영국의 한 지방 극장. 수십 년간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이끌어 온 노배우 ‘선생님’은 무대를 앞두고 혼란에 빠진다. 공연이 임박했는데 대사도 제대로 기억 못 하고 무대에 오를 힘마저 없다. 그런 그를 곁에서 수십 년간 보필해 온 드레서 ‘노먼’은 주변의 만류에도 공연을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는데…. 원작이 처음 공연됐던 영국에서 “연극에 바치는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러브레터”라는 찬사를 받았던 연극 ‘더 드레서’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했다. 2020년 국내 초연 당시 배우 송승환(68)이 ‘선생님’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됐던 작품. 올해 무대는 이 역할을 배우 박근형과 정동환이 맡았다. 송승환과 오만석은 선생님을 모시는 ‘노먼’을 연기한다. 극은 무대에 오를 능력을 잃어가면서 까칠하고 폭력적 언행을 일삼는 ‘폭군’에 가까운 선생님과 그에게 하인처럼 부림을 당하면서도 스스로를 소모하며 무대에 세우려 노력하는 노먼을 중심으로 한 연극 스태프들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때문에 극 초반은 무대가 대기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다가, ‘리어왕’이 시작되면 천장에서 커튼이 내려오는데 관객이 보이는 쪽은 무대 뒤편이 된다. 이 덕분에 관객들은 연극이 공연되는 도중에 무대 뒤에서 고군분투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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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드레서’ 송승환 “‘선생님’ 역할서 ‘노먼’으로…전생에 머슴이었던듯 편안”

    “227번째 리어왕인데, 첫 대사도 기억이 안 나는군.”1942년 전쟁으로 공습이 이어지는 영국의 한 지방 극장. 수십 년간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이끌어 온 노배우 ‘선생님’은 무대를 앞두고 혼란에 빠진다. 공연이 임박했는데 대사도 제대로 기억 못하고 무대에 오를 힘마저 없어진다. 그런 그를 곁에서 수십 년간 보필해 온 드레서 ‘노먼’은 주변의 만류에도 공연을 포기 않으려 애쓰는데….원작이 처음 공연된 영국 연극계에서 ‘연극에 바치는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러브레터’라고 불린다는 극 ‘더 드레서’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했다. 2020년 국내 초연한 이 연극은 배우 송승환(68)이 ‘선생님’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한 극이다. 이번엔 이 역할을 박근형, 정동환이 맡고 송승환은 선생님을 모시는 ‘노먼’ 역을 맡았다.송승환은 개막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이 네 번째인데 뭔가 새로워야 한다는 고민 끝에 ‘노먼’을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노먼이라면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박근형 정동환 선배님이 떠올랐고 두 분이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이 프로덕션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송승환은 “선생님 역을 할 때는 막 소리를 지르고 그랬는데, 선생님을 모시는 노먼 역을 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며 “제가 전생에 머슴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박근형, 정동환, 송승환의 연기 경력만 합쳐도 187년에 이르는 극인 만큼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를 감상하기 좋은 작품이다. “권위적이고 대범한 캐릭터인 선생님과 섬세하고 조용히 움직이는 ‘을 중의 을’ 노먼의 대조되는 성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장유정 연출은 설명했다. 무대 뒤 백스테이지와 분장실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 리어왕 무대로 변형되는 과정을 통해 갈등과 노력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3월 1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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