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김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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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제부 기자입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 뉴스레터 '영감 한 스푼'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kimmin@donga.com

취재분야

2026-02-22~2026-03-24
연극25%
미술18%
무용15%
문화 일반15%
문학/출판10%
인사일반8%
음악5%
칼럼3%
역사1%
  • 가수 김완선, 美서 미술전…“팝스타로 소비된 삶 되돌아봐”

    가수 김완선이 미국에서 그림 개인전을 연다. 김완선의 소속사 KWSunflower는 13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뉴욕 텐리문화원에서 김완선의 개인전 ‘아이콘 온 디맨드’(Icon On Demand)가 열린다고 11일 밝혔다.소속사에 따르면 전시 제목은 김완선이 수요(demand)에 의해 움직이던 과거 팝 스타의 삶을 환기하는 의미를 담는다. 전시를 통해 개인적으로 그린 그림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이미지를 생산하는 주체가 됐음을 선언하고 싶다는 뜻도 있다고 소속사는 밝혔다.이번 전시에는 ‘무제 - 빨강’, ‘자화상’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전시에 글을 쓴 비평가 탈리아 브라초풀로스는 “찢긴 가면 사이로 눈물을 흘리는 여성의 눈을 묘사한 작품에서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폭력성과 심리적 상흔이 느껴진다”고 밝혔다.K-댄스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김완선은 1986년 1집 ‘오늘밤’으로 데뷔해 브레이크 댄스와 퍼포먼스로 ‘한국의 마돈나’라 불렸다. 1990년 5집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는 여자 솔로 가수 최초로 100만 장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밖에 ‘나만의 것’, ‘가장 무도회’ 등 히트곡으로 1980~1990년대 초 댄스 음악 시대를 열었다. 1992년 은퇴 후 미국에서 생활하다 2002년 8집 ‘S & Remake’로 복귀해 트랜스 사운드를 선보였다. 이후 콘서트와 싱글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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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적 미니멀리즘, 韓무용수들에 주문”

    “무용수들이 갓 태어난 아기처럼, 과거도 미래도 없는 아주 깨끗한 존재가 되길 원해요. 프로 무용수들에겐 정말로 어려운 일이죠.” 세계 무용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이스라엘 안무가 샤론 에얄(사진)과 가이 베하르의 작품 ‘재키(Jackie)’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리허설을 위해 내한한 에얄은 1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미 수많은 기술을 연마한) 프로 무용수에게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빼라고, 그것도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에 이르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재키’는 2023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초연작으로, 강렬한 몸의 에너지를 앞세운다. 작품에서 무용수들은 몸에 밀착된 살구색 의상을 입고, 집단 의식을 치르는 듯한 테크노 음악에 맞춰 관능적이며 원초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서울시발레단의 남윤승 무용수는 “뇌에서 시작되는 신경과 감각을 일깨워 그것을 춤에 녹아들게 하는 작업”이라며 “단순한 안무의 나열이 아닌, 감각이 살아 움직이는 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김여진 무용수는 “몸을 100% 이상 깨우지 않으면 수행할 수 없는 작품”이라며 “몰랐던 내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고 새롭게 깨우고 있다”고 했다.작품 제목 ‘재키’의 뜻을 묻자 에얄은 “개인적인 의미가 있지만 자세한 설명은 말로 하고 싶지 않다”며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보고 느껴 달라”고 했다. 이 작품은 서울시발레단의 2026시즌 첫 무대. 요한 잉거의 ‘블리스’와 더블 빌(Double Bill·두 작품 동시 공연)로 구성돼 M씨어터에서 선보인다. 14일부터 22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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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키’의 무용수는 갓 태어난 아기… 순수함만 남기라 요구하죠”

    “무용수들이 갓 태어난 아기처럼, 과거도 미래도 없는 아주 깨끗한 존재가 되길 원해요. 프로 무용수들에겐 정말로 어려운 일이죠.”세계 무용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이스라엘 안무가 샤론 에얄과 가이 베하르의 작품 ‘재키(Jackie)’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리허설을 위해 내한한 에얄은 10일 세종문화회관에 열린 간담회에서 “(이미 수많은 기술을 연마한) 프로 무용수에게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빼라고, 그것도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에 이르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재키’는 2023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초연작으로 강렬한 몸의 에너지를 앞세운다. 작품에서 무용수들은 몸에 밀착된 살구색 의상을 입고, 집단 의식을 치르는 듯한 테크노 음악에 맞춰 관능적이며 원초적인 움직임을 보인다.서울시발레단의 남윤승 무용수는 “뇌에서 시작되는 신경과 감각을 일깨워 그것을 춤에 녹아 들게 하는 작업”이라며 “단순한 안무의 나열이 아닌 감각이 살아 움직이는 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김여진 무용수는 “몸을 100% 이상 깨우지 않으면 수행할 수 없는 작품”이라며 “몰랐던 내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고 새롭게 깨우고 있다”고 했다.작품 제목 ‘재키’의 뜻을 묻자 에얄은 “개인적인 의미가 있지만 자세한 설명은 말로 하고 싶지 않다”며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보고 느껴달라”고 했다. 이 작품은 서울시발레단의 2026시즌 첫 무대. 요한 잉거의 ‘블리스’와 더블 빌(Double Bill·두 작품 동시 공연)로 구성돼 M씨어터에서 선보인다. 14일부터 22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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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를 보는 건지, 연극을 보는 건지… 벽 허물고 싶었어요”

    청바지에 모자가 달린 캐주얼한 조끼, 그리고 푹 눌러쓴 야구모자.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배우 박신양을 만났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재벌 2세나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슈트 차림과는 정반대 복장. “똑같은 디자인으로 두 벌씩 갖추고 돌려 입는다”는 ‘작업복’을 입고 설치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날은 그가 “연극적 전시”라 칭한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개막 하루 전이었다. 박 배우는 2023년에도 경기 평택시 mM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그는 배우로 인기를 얻으며 만들어진 미디어 속 이미지를 벗어나서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그림을 그렸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을 하다 허리를 다치고, 갑상샘 이상으로 오래 고생하면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를 극복하게 해준 것이 그림이기도 했다. 특히 “제4의 벽(배우와 관객의 심리적 경계를 가리키는 연극 용어)을 뒤집어 보고 싶다”며 매일 전시장으로 출근해 그림을 그렸다. 관객은 그림을 그리는 그를 2층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의 흰 벽 전체에 ‘유로폼’(콘크리트 거푸집)을 설치해 새로운 분위기를 시도했다. 박 배우는 “서울 전시가 결정되고, 흰 미술관 벽에 그냥 그림을 걸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딱딱함이나 긴장감을 없애고 몰입하는 경험을 만들고 싶어 ‘연극적 연출’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은 박 배우의 작업실을 옮겨 놓은 듯, 그림뿐 아니라 포장된 작품이 쌓인 선반과 쓰다 남은 물감 등이 놓여 있었다. 여기에 화가가 자리를 비운 동안 ‘정령’들이 나타나 움직인다는 콘셉트를 도입해 전시 내내 광대 분장을 한 배우 15명이 돌아다니며 연기를 한다. 박 배우는 “연극을 보는 건지, 전시를 보는 건지 헷갈리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초대전이 아닌 대관 전시. 게다가 한 장에 20kg인 유로폼 1500장을 설치하고 배우들까지 고용해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박 배우는 “우선 와서 보고 싶은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을 저질렀다”며 “최근에 잘 하지 않던 예능이나 유튜브 출연도 하며 직접 열심히 홍보하는 중”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그림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돈 얘기부터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가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떨 땐 뭔가를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떳떳해요. 반면 예술과 철학, 인문학과 관련해선 너무 아까워합니다. 제가 정말 원하는 건 작품을 보러 오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와 경험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바라는 것은 뭘까. 배우 박신양이 아닌 다른 자아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냐고 물었다. “저는 이미 ‘개인’으로는 존재하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그것보다 이전과는 또 다른 ‘캐릭터’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배우 박신양보다 좀 더 숨통이 트이지만, 이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저라는 사람에게 궁금증을 갖고 다시 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해요. 나아가 전시를 보는 관객들이 ‘나도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느낀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돈과 인기, 유명세보다 감정, 예술, 철학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했다. 배우 박신양이 아닌 어떤 모습을 보게 될지는 관객의 몫이다. 그의 독특한 도전은 5월 10일까지 이어진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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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전 여는 박신양 “연극같은 전시…광대가 화실 돌아다니는 설정”

    청바지에 체크무늬 셔츠, 모자 달린 조끼, 그리고 푹 눌러쓴 야구모자.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배우 박신양을 만났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재벌 2세 한기주나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변호사로 친숙한 수트 차림과는 정반대 복장. “똑같은 디자인으로 두 벌씩 갖추고 돌려 입는다”는 ‘작업복’을 입고 전시 설치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날은 그가 “연극적 전시”라 칭한 개인전 ‘박신양의 전시쑈: 제4의 벽’ 개막 하루 전이었다.박 배우는 2023년에도 경기 평택시 mM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그는 배우로 인기를 얻으며 만들어진 미디어 속 이미지를 벗어나서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특히 “제4의 벽(배우와 관객의 심리적 경계를 가리키는 연극 용어)을 뒤집어 보고 싶다”며 매일 전시장으로 출근해 그림을 그렸다. 관객은 그림을 그리는 그를 2층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이번 전시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의 흰 벽 전체에 ‘유로폼’(콘크리트 거푸집)을 설치해 새로운 분위기를 시도했다. 박 배우는 “서울 전시가 결정되고, 흰 미술관 벽에 그냥 그림을 걸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며 “전시라고 하면 느끼는 딱딱함이나 긴장감을 없애고 몰입하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고, ‘연극적 연출’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전시장은 박 배우의 작업실을 옮겨 놓은 듯, 그림뿐 아니라 포장된 작품이 쌓인 선반과 쓰다 남은 물감 등이 놓여 있었다. 여기에 화가가 자리를 비운 동안 ‘정령’들이 나타나 움직인다는 콘셉트를 도입해, 전시 내내 광대 분장을 한 배우 15명이 돌아다니며 연기를 한다. 박 배우는 “연극을 보는 건지, 전시를 보는 건지 헷갈리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이번 전시는 초대전이 아닌 대관 전시. 게다가 한 장에 20kg인 유로폼 1500장을 설치하고 배우들까지 고용해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박 배우는 “우선 와서 보고 싶은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일을 저질렀다”며 “최근에 잘 하지 않던 예능이나 유튜브 출연도 하고,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직접 열심히 홍보하는 중”이라고 웃었다.그러면서 그는 “그림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돈 얘기부터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우리가 그런 사회에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떨 땐 뭔가를 산다는 것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떳떳해요. 반면 예술과 철학, 인문학과 관련해선 너무 아까워합니다. 제가 정말 원하는 건 작품을 보러 오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이야기와 경험입니다.”그렇다면 그가 바라는 건 배우 박신양이 아닌 다른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힘들게 여는 전시도 그런 인식의 전환을 소망하는 시도인가. “저는 이미 ‘개인’으로는 존재하기 어려운 사람입니다. 그것보다 이전과는 또 다른 ‘캐릭터’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배우 박신양보다 좀 더 숨통이 트이지만, 이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저라는 사람에 궁금증을 갖고 다시 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해요. 나아가 전시를 보는 관객들이 ‘나도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느낀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그는 이번 전시에서 돈과 인기, 유명세보다 “감정, 예술, 철학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관객들이 이곳에서 만나는 그는 배우가 아니라 그냥 날 것의 ‘인간 박신양’일지도 모른다. 그의 도전은 5월 10일까지 이어진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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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그의 눈에는 세잔-마티스의 진가가 보였다

    1934년 한 남자가 영국 런던의 로열 프리 병원에서 숨을 거둔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케임브리지대의 슬레이드 미술학교 교수로 활발히 강의하고 글을 썼던 이 남자는 집에서 넘어졌다가 대퇴부 골절을 당해 수술을 받았지만 후유증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죽음에 문학가 버지니아 울프는 “내 삶의 커다란 빛이 꺼졌다”며 그의 전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남자는 ‘후기 인상주의’란 말을 처음으로 만들어낸 비평가, 로저 프라이다. 울프가 프라이를 각별하게 생각했던 배경엔 두 사람이 교류했던 지식인 모임 ‘블룸즈버리그룹’이 있다. 울프와 그의 남편 레너드 울프, 화가 버네사 벨,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문학가 리턴 스트레이치가 주축이었다. 이들은 런던 블룸즈버리 지역에 모여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토론을 즐겼다. 지적으로 교류했던 친구가 세상을 떠난 것. 주변에서 울프에게 프라이의 전기를 써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프라이는 20세기 초 영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 비평가로, 대학에서 미술 강연을 하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도 일했다. 프라이는 특유의 감식안으로 작품의 진위를 감정하고 저서를 집필하며 권위를 얻었지만, 1910년 ‘마네와 후기 인상파’ 전시를 기획하며 혹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2회 후기 인상파 전시를 열고 젊은 예술가들을 이끌며 기획, 강연 등 여러 활동을 지속했다. 울프는 당시 프라이가 지인에게 보낸 편지를 인용하며 그의 내면을 보여준다. 프라이는 “세련된 안내자에서 믿을 수 없이 경박한 미치광이로 전락했다”며 당혹감을 토로했다. 전시에 나온 세잔의 작품을 두고 당대 유력 신문이 유보적인 비평을 한 데 대해 울프는 “시간은 프라이의 편이었고 지금은 누구도 세잔, 마티스를 비판적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현대 여성 독자들이 좋아하는 울프 특유의 섬세한 인물 내면 묘사는 프라이의 성장기를 쓴 책 초반부에 드러난다. 엄격한 퀘이커교도 집안에서 태어난 프라이가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과학을 공부하다가 케임브리지대에 가서 예술과 철학을 논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는 마음의 변화를, 울프는 프라이가 쓴 편지의 행간에서 읽어낸다. 이 책은 울프가 세상을 떠날 무렵 쓴 책 중 하나다. 집필 당시 울프는 일기에 “이 책이 나를 노예처럼 부린다”거나 “무거운 돌을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기분”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전쟁과 우울증의 공포가 옥죄어 오던 상황에서 이 책의 집필이 울프의 중심을 잡아주는 작업이었던 것 같다. 문학 작품과는 달리 실존 인물의 삶을 재구성하는 전기라는 점에서 다소 건조한 문체가 주를 이룬다. 프라이와 개인적 교류가 있었음에도 울프는 ‘프라이의 친구’로 이 책을 썼다기보다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전기 작가’로서 글을 썼다. 두 사람을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가 궁금한 독자라면 행간을 읽어봐야겠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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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사남’ 1000만 돌파… 장항준 “한번도 상상 못해”

    “‘관객으로 들어가서 백성으로 나온다’란 평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사의 빈틈을 온기로 채웠다’라는 말도 감사했습니다.”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57·사진)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고, 기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라며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이런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이날 역대 34번째 1000만 관객 영화가 됐다. 장 감독은 “나약한 이미지였던 단종이 점차 성장해 가는 강단 있는 모습, 한 인간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로는 ‘의의(意義)’를 꼽았다. 의의는 ‘말이나 글의 속뜻’ 등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장 감독은 ‘나의 이익을 버리고 옳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아무리 살기 팍팍하고 계산적으로 산다고 해도 마음속에 각자 지키고자 하는 것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가 지켜야 될 최소한의 도덕적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같은 것들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한국영화로선 25번째 1000만 영화다. 2024년 ‘범죄도시 4’를 끝으로 1000만 관객을 견인한 작품이 없었던 영화계는 2년 만의 호재에 반색하고 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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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감독 이룬 장항준 “영화 보며 도덕의 마지노선 생각했으면”

    “‘관객으로 들어가서 백성으로 나온다’라는 평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사의 빈틈을 온기로 채웠다’라는 말도 감사했습니다.”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57)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고, 기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라며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이런 소감을 밝혔다. 쇼박스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이날 오후 6시반경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장 감독은 “나약한 이미지였던 단종이 점차 성장해 가는 강단 있는 모습, 한 인간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을 준 것 같다”고 했다.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로는 ‘의의(意義)’를 꼽았다. 의의는 ‘말이나 글의 속뜻’ 등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장 감독은 ‘나의 이익을 버리고 옳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아무리 살기 팍팍하고 계산적으로 산다고 해도 마음속에 각자 지키고자 하는 것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가 지켜야 될 최소한의 도덕적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같은 것들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2024년 ‘범죄도시 4’를 끝으로 1000만 관객을 견인한 작품이 없었던 영화계는 2년 만의 호재에 반색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12년 이후 해마다 국산 천만 영화가 나왔지만 지난해는 ‘좀비딸’이 56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친 바 있다.쇼박스 측은 “여전히 극장으로 오고자 하시는 관객들이 계신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영화 산업 구도가 많이 달라진 탓에 흥행에 대해 예단하기 어려웠으나, 따뜻한 시선으로 연출해주신 감독님과 배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분들의 합류 덕에 관객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익숙한 소재와 연휴 효과가 맞물리며 흥행 동력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영화’로 입소문을 타며 설 명절과 3·1절 연휴 영화관람 수요를 고스란히 흡수한 효과가 컸다. 개봉 첫 주말 관객은 약 63만 명이었으나, 설 연휴 초입이던 2주차 주말은 82만여 명, 3주차 주말은 115만여 명, 3·1절 연휴가 낀 4주차 주말은 147만여 명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왕과 사는 남자’는 외화를 제외하면 한국영화로선 25번째 천만 영화다. 국내 박스오피스 역사상 최초로 천만 영화에 등극한 것은 2003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이며, 사극 최초로 천만 영화가 된 것은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다.‘왕과 사는 남자’는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뺏기고 강원 영월로 쫓겨난 어린 왕 단종(박지훈)과 그를 돌보게 된 마을 촌장 엄흥도(유해진)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가 되겠다고 자청한 엄흥도는 눈앞에 나타난 소년 왕의 처연한 처지에 마음이 흔들린다. 두 사람은 신분을 초월한 유대를 쌓아가지만 조정의 칼날이 위협해온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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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 감독, 칸영화제서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

    영화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영화감독 피터 잭슨이 올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는다.칸영화제는 5일(현지 시간) 제79회 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뉴질랜드 출신 잭슨 감독에게 주기로 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시상식은 5월 12일 칸영화제 개막식에서 열린다. 영화제 측은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와 작가주의를 아우르는 작품 세계, 뛰어난 예술적 비전, 기술적 대담함”을 선정 배경으로 꼽았다. 잭슨 감독은 “대담한 영화를 기념해 온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된 것은 제 경력의 가장 큰 영광 중 하나”라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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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사남’ 천만 코앞…장항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어”

    10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상황”이라며 “기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이달 5일까지 977만 명이 관람했으며, 곧 역대 34번째 1000만 관객 영화가 될 전망이다.장 감독은 6일 ‘왕과 사는 남자’를 관객들이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나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던 단종이 점차 성장해 가는 강단 있는 모습과 한 인간으로 살아가려는 모습이 감동을 준 것 같다”고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밝혔다. 이번 작품에 대한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으로 “관객으로 들어가 백성으로 나온다”, “역사의 빈틈을 온기로 채웠다”는 의견을 꼽았다.장 감독은 “우리가 아무리 살기 팍팍하고 계산적으로 산다고 하더라도 마음속에 각자 지키고자 하는 것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나는 무엇일까’ ‘나의 의의(意義)는 무엇인가’, ‘내가 지켜야 될 최소한의 도덕적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같은 것들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외국인 관객이 보고 느꼈으면 하는 바’에 대해서도 장 감독은 ‘의의’를 꼽았다. 그는 “한국이든 외국이든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나의 이익을 버리고 옳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이 사라졌다”며 “과거 사람들이 지키고자 했던 ‘의의’를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장 감독은 “요즘 계속 영화를 보고 있고 차기작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9월 예정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잘 진행하기 위한 준비로도 바쁘게 지낼 것 같다”고 했다.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뺏기고 강원도 영월로 쫓겨난 어린 왕 단종(박지훈)과 그를 돌보게 된 마을 촌장 엄흥도(유해진)의 이야기를 다룬다. 산골 마을의 생계를 위해 유배자를 유치했던 촌장 엄흥도는 눈앞에 나타난 소년 왕의 처연한 처지에 마음이 흔들린다. 감시자와 피감시자라는 기묘한 관계 속에서 두 사람이 신분을 초월한 유대감을 쌓아가는 가운데, 조정의 칼날이 위협해 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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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달군 ‘갓 쓴 발레단’, 마포에 납시오!

    4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의 지하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베리아허스키 한 마리가 돌아다니고 댄서들은 바닥에 앉아 모자를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연습 시간, 눈빛이 달라진 댄서들은 흑립(검은 갓)과 주립(붉은 갓), 정자관, 삿갓 등을 오브제로 각양각색의 움직임을 선보인다. 모자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2024년 초연부터 지난해 전국 투어까지 모두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창작무용 작품 ‘갓’. 뜨거운 연습 현장에서 이 작품을 만든 윤별발레컴퍼니의 예술감독 윤별과 안무가 박소연을 만났다. ‘갓’은 박 안무가가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에 있을 때 시작됐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 나온 갓이 유럽에서 화제인 걸 보고 “발레리나가 갓을 쓰고 춤추는 작품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윤 감독의 기획을 통해 ‘갓’이 탄생했다. 이 작품은 처음엔 정부의 ‘청년도약지원사업’ 창작지원금을 받았지만 충분하지 않아 윤 감독이 사비를 투자했다. 그럼에도 장인들이 만든 갓은 너무 고가여서, 첫 공연 땐 박 안무가의 아버지가 방충망을 겹쳐 만든 갓을 썼다. “그 방충망 갓은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에서 지금도 연습실 입구에 걸어 뒀어요. 지금 이 연습실도 이 갓 덕분에 만든 거나 마찬가지죠, 하하.” 창작발레 ‘갓’은 윤별발레컴퍼니가 창단하고 만든 첫 작품. 시작할 때만 해도 팬데믹으로 공연이 끊겨 풀이 죽은 동료들과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다행히 ‘갓’은 처음부터 소셜미디어에서 퍼지며 금방 인기를 얻었다. 그 비결은 뭘까. 두 사람은 “전통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함과 소셜미디어에 친화적인 ‘킥’이 되는 안무”라고 자평했다. ‘갓’에서 최고 인기 있는 무대는 “섹시 놀부”라는 별명이 붙은 ‘정자관’. 검은 옷을 입은 남성 무용수들이 곰방대를 들고 거만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한다. 곰방대를 바닥에 탁탁 두드리거나 삐딱하게 앉아 연기를 뿜어내는 제스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용수들이 갓의 테두리를 손으로 쓰윽 훑어내는 장면 등 ‘도파민’적 요소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뭣보다 ‘갓’은 정적이고 차분한 한국 무용과 고도의 정확한 동작을 요구하는 발레라는 두 장르가 틀을 깨고 만났다는 게 강점이다. 젊은 무용단의 패기를 바탕으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소재가 만나 시너지를 만들었다. 박 안무가는 “독일에선 전통적인 발레보다 개성 강한 컨템퍼러리 공연이 항상 매진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걸 보면서 ‘우리만의 것’을 하고 싶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지금이 최전성기의 ‘갓’을 감상할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공연 횟수가 늘어나고 비슷한 작품이 많아지면 정형화될 수밖에 없다”며 ‘원조 맛집’은 지금이란 얘기다. 창작 발레 ‘갓’은 올해 6개 도시(화성 대전 부산 서울 하남 전주)에서 투어를 진행한다. 서울 공연은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28, 29일 열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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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분한 한국무용과 딱 부러지는 발레, 갓을 매개로 조화”

    4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의 지하 연습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베리아허스키 한 마리가 돌아다니고 댄서들은 바닥에 앉아 모자를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연습 시간, 눈빛이 달라진 댄서들은 흑립(검은 갓)과 주립(붉은 갓), 정자관, 삿갓 등을 오브제로 각양각색의 움직임을 선보인다.모자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2024년 초연부터 지난해 전국 투어까지 모두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창작무용 작품 ‘갓’. 뜨거운 연습 현장에서 이 작품을 만든 윤별발레컴퍼니의 예술감독 윤별과 안무가 박소연을 만났다.‘갓’은 박 안무가가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에 있을 때 시작됐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 나온 갓이 유럽에서 화제인 걸 보고 “발레리나가 갓을 쓰고 춤추는 작품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윤 감독의 기획을 통해 ‘갓’이 탄생했다.이 작품은 처음엔 정부의 ‘청년도약지원사업’ 창작지원금을 받았지만 충분하지 않아 윤 감독이 사비를 투자했다. 그럼에도 장인들이 만든 갓은 너무 고가여서, 첫 공연 땐 박 안무가의 아버지가 방충망을 겹쳐 만든 갓을 썼다.“그 방충망 갓은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에서 지금도 연습실 입구에 걸어 뒀어요. 지금 이 연습실도 이 갓 덕분에 만든 거나 마찬가지죠, 하하.”창작발레 ‘갓’은 윤별발레컴퍼니가 창단하고 만든 첫 작품. 시작할 때만 해도 팬데믹으로 공연이 끊겨 풀죽은 동료들과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다행히 ‘갓’은 처음부터 소셜 미디어에서 퍼지며 금방 인기를 얻었다. 그 비결은 뭘까. 두 사람은 “전통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함과 소셜 미디어에 친화적인 ‘킥’이 되는 안무”라고 자평했다.‘갓’에서 최고 인기 있는 무대는 “섹시 놀부”라는 별명이 붙은 ‘정자관’. 검은 옷을 입은 남성 무용수들이 곰방대를 들고 거만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한다. 곰방대를 바닥에 탁탁 두드리거나 삐딱하게 앉아 연기를 뿜어내는 제스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용수들이 갓의 테두리를 손으로 쓰윽 훑어내는 장면 등 ‘도파민’적 요소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뭣보다 ‘갓’은 정적이고 차분한 한국 무용과 고도의 정확한 동작을 요구하는 발레라는 두 장르가 틀을 깨고 만났다는 게 강점이다. 젊은 무용단의 패기를 바탕으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소재가 만나 시너지를 만들었다. 박 안무가는 “독일에선 전통적인 발레보다 개성 강한 컨템포러리 공연이 항상 매진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걸 보면서 ‘우리만의 것’을 하고 싶다고 느꼈다”고 말했다.윤 감독은 “지금이 최전성기의 ‘갓’을 감상할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공연 횟수가 늘어나고 비슷한 작품이 많아지면 정형화가 될 수밖에 없다”며 ‘원조 맛집’은 지금이란 얘기다.창작발레 ‘갓’은 올해 6개 도시(화성 대전 부산 서울 하남 전주)에서 투어를 진행한다. 서울 공연은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28, 29일 열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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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보라 속 피어난 타오르는 사랑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7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달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은 러시아 제작사 ‘모스크바 오페레타 시어터’ 작품을 가져온 라이선스 공연. 2018년 한국 초연, 2019년 재연 뒤 세 번째 시즌이다. ‘안나 카레니나’는 1992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뮤지컬로 만든 적이 있다. 이번 작품은 이와 별개로 러시아에서 2016년 초연된 작품이다. 화려한 무대와 볼거리로 유럽에서도 주목 받았다. 알리나 체비크 연출은 “러시아 관객은 신나는 작품보다 고통과 우울 등 인간에 대해 사색하는 작품을 즐긴다”며 “이 때문에 브로드웨이보다 유럽 뮤지컬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체비크 연출의 말처럼 이 공연의 매력은 ‘자유와 행복’을 위해 촛불처럼 자신을 불태우며 달려가는 안나의 폭발적인 감정 분출과 비극적 결말에 있다. 19세기 러시아, 고관대작 카레닌과 결혼했지만 무도회장에서 만난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져 황홀감에 젖는 대가로 커다란 고통을 받는 안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톨스토이의 방대한 원작을 2시간 10분 공연에 담아야 하기에, 극은 다른 여러 서사를 생략하고 안나와 브론스키, 카레닌의 삼각관계에 집중했다. 이런 과정들을 보여주기 위해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의 영상, 조명과 안무가들의 군무 등 여러 시각 효과로 무대를 채웠다. 클라이맥스는 2부 막바지. 안나가 더 이상 자신이 기댈 곳이 없음을 확인하고 고통 속에 ‘아냐 오블론스카야’를 노래하는 장면과 이어서 오페라 가수 아델리나 패티가 부르는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이여’다. 패티가 “후회 없는 사랑/날 쓰러뜨리네/내 사랑 그대여/죽음 같은 사랑”이라고 노래하고, 사교계의 모두가 자신을 따돌리는 가운데 감정의 막다른 길로 치닫는 안나의 슬픈 표정이 극적인 효과를 연출한다. 비극의 문을 여는 패티의 아리아는 ‘안나 카레니나’ 팬들 사이에서 서사의 기폭제이자 ‘이 한 장면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고 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극 중 농촌 생활에서 행복과 깨달음을 얻는 레빈과 키티 커플은 안나·브론스키 커플과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두 커플은 주어진 환경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게 덕목이던 농촌 사회와, ‘더 좋은 자리’ ‘더 멀리 어딘가’를 원하며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 같은 현대인의 삶을 각각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환기였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보고 싶다면 원작 소설을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뮤지컬은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폭발적인 가창을 비롯한 무대 공연으로 전해주는 매력을 지녔다. 안나 역은 옥주현 김소향 이지혜가, 브론스키 역은 윤형렬 문유강 정승원이 출연한다. 카레닌은 이건명 민영기 백승렬이, 패티는 한경미 강혜정이 맡았다. 29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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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무대서 해괴하게 웃는 ‘입이 찢어진 남자’

    프랑스 문학가 빅토르 위고(1802∼1885)는 나폴레옹 3세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이에 저항해 영국령 건지섬으로 망명을 떠난다. 이 시절 소설 ‘웃는 남자’를 집필했는데, 입이 찢어진 채 영원히 미소를 짓게 된 비극적인 인물 ‘그윈플레인’의 삶을 그렸다. 위고는 그윈플레인의 삶을 통해 계급과 폭력을 비판했는데, 이 과정을 역동적으로 담은 국내 창작 뮤지컬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12일 서울 종로구 극장 온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조커’는 위고가 망명 중이던 건지섬으로 옛 극단 동료가 찾아와 서재에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상상의 스토리로 출발한다. 위고가 ‘웃는 남자’를 집필하며 가졌던 생각을 동료와 나누는 과정이 서재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소설 속 서커스 장면이 교차하며 서사가 전개된다. 작품은 자신의 기형적인 미소를 비웃는 귀족들 앞에서 그윈플레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두고 맞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소개한다.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견, 그러나 그것 또한 폭력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시선이 충돌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작품은 작가의 글이 사회에 남기는 흔적과 그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찢어진 미소를 가진 그윈플레인은 타고난 악인이 아니다. 권력과 욕망의 시선 속에서 만들어진 존재임을 작품은 보여준다. 19세기 프랑스풍 현악에서 현대적 재즈 스윙까지 폭넓게 펼쳐지는 ‘위고’, ‘서커스’, ‘다시 쓰는 엔딩’ 등 주요 넘버들은 한 인물의 내면에서 시작한 감정이 혁명의 열기로 번져가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낸다. 극작을 맡은 추정화 연출은 “극중극 구조를 바탕으로 서재의 적막함과 서커스의 격동이 교차하는 무대에서, 위고와 동료들이 한 편의 소설을 써 내려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무대에서 구현한 17세기 서커스 극장을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중심이 될 예정이다. 뮤지컬 ‘조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제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지난해 3월 리딩 쇼케이스를 마치고 1년간의 개발 과정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달 23일 티켓 예매가 시작된 뒤 NOL티켓에서 창작뮤지컬 부문 랭킹 1위를 차지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빅토르 역은 이한밀과 백인태가, 줄리엣 역은 신의정과 효은이 맡았다. 옛 극단 단장 우르수스로는 김주호와 조영근이 출연한다. 29일까지.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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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찢어진 미소’의 시작은…창작 뮤지컬 ‘조커’ 흥행 조짐

    프랑스 문학가 빅토르 위고(1802~1885)는 나폴레옹 3세가 쿠데타를 일으키자 이에 저항해 영국령 건지섬으로 망명을 떠난다. 이 시절 소설 ‘웃는 남자’를 집필했는데, 입이 찢어진 채 영원히 미소를 짓게 된 비극적인 인물 ‘그윈플렌’의 삶을 그렸다. 위고는 그윈플렌의 삶을 통해 계급과 폭력을 비판했는데, 이 과정을 역동적으로 담은 국내 창작 뮤지컬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12일 서울 종로구 극장 온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조커’는 위고가 망명 중이던 건지섬으로 옛 극단 동료가 찾아와 서재에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상상의 스토리로 출발한다. 위고가 ‘웃는 남자’를 집필하며 가졌던 생각을 동료와 나누는 과정이 서재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소설 속 서커스 장면이 교차하며 서사가 전개된다.작품은 자신의 기형적인 미소를 비웃는 귀족들 앞에서 그웬플렌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두고 맞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소개한다.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유혈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견, 그러나 그것 또한 폭력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시선이 충돌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작품은 작가의 글이 사회에 남기는 흔적과 그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찢어진 미소를 가진 그웬플렌은 타고난 악인이 아니다. 권력과 욕망의 시선 속에서 만들어진 존재임을 작품은 보여준다. 19세기 프랑스풍 현악에서 현대적 재즈 스윙까지 폭넓게 펼쳐지는 ‘위고’, ‘서커스’, 다시 쓰는 엔딩’ 등 주요 넘버들은 한 인물의 내면에서 시작한 감정이 혁명의 열기로 번져가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낸다.극작을 맡은 추정화 연출은 “극중극 구조를 바탕으로 서재의 적막함과 서커스의 격동이 교차하는 무대에서, 위고와 동료들이 한 편의 소설을 써 내려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무대에서 구현한 17세기 서커스 극장을 연상시키는 이미지가 중심이 될 예정이다.뮤지컬 ‘조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제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지난해 3월 리딩 쇼케이스를 마치고 1년간의 개발 과정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달 23일 티켓 예매가 시작된 뒤 NOL티켓에서 창작뮤지컬 부문 랭킹 1위를 차지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빅토르 역은 이한밀과 백인태가, 줄리엣 역은 신의정과 효은이 맡았다. 옛 극단 단장 우르수스로는 김주호와 조영근이 출연한다. 29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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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말을 배운다는 건 세계를 느끼는 것

    누군가 웃으며 내는 소리 ‘껄껄’, 입에 무언가를 넣고 씹는 모양 ‘우물우물’, 공중에 떠다니는 모습 ‘둥실둥실’. 이 말들은 모두 어떤 대상의 소리와 몸짓을 흉내 내는 의성의태어다. 이 말들은 오랫동안 언어학에서는 “언어가 되다 만 것” 혹은 유아적인 표현으로 치부되며 주류에서 외면받아 왔다. 그런데 이 변방의 분야에서 언어의 기원과 진화를 고찰해 보려는 움직임이 최근 학계에서 일고 있다고 한다. 일본 인지과학자와 언어학자가 이런 흐름을 정리해 5년 동안 집필한 책이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다. 현지에선 25만 부 판매를 돌파하며 이례적 반향을 일으켰다. 책에서 중심이 되는 개념은 인지 과학에서 중요하게 제기되는 ‘기호 접지(symbol grounding)’다. 쉽게 말해서, 이는 우리가 쓰는 언어(기호)가 신체적 경험에 기반하는가를 뜻한다. 이를테면 과일 멜론의 맛을 ‘달콤하다’라고 표현한다면, 멜론을 먹어본 사람이어야 ‘달콤하다’의 감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단 얘기다. 그렇다면 만약 인공지능(AI)이 “멜론은 달콤하다”고 한다면, AI는 정말로 ‘달콤하다’의 뜻을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것일까. 이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인지과학자 스터밴 하르나드는 이런 상황을 “기호에서 기호로 이어지는 회전목마”라고 설명했다. ‘멜론’이란 기호를 ‘달콤하다’라는 다른 기호로 표현할 뿐 감각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말의 의미를 진정으로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인간이 현실의 경험을 언어와 연결해 설명해야 할 때, 의성의태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물 ‘개’를 뜻하는 단어는 언어마다 다르지만, 개가 짖는 소리를 나타낸 의성어는 엇비슷하다. ‘멍멍’, ‘왕왕’(일본어), ‘바우와우’(영어), ‘와프와프’(프랑스어), ‘하프하프’(체코어)처럼 계통이 다른 언어도 공통된 경향성을 띤다. 이는 의성의태어가 우리의 신체 감각과 경험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언어의 한 속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책은 이처럼 추상적인 ‘기호’와 구체적인 ‘세계’를 잇는 하나의 연결고리로서 의성의태어를 고찰한다. 여기에 더해, 세계에서 가장 젊은 언어로 불리는 ‘니카라과 수어’의 변천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언어가 점차 추상적이고 경제적인 체계로 변화하는 과정도 보여준다. 가설 구축과 추론을 거듭하면서 지구상에서 오직 인간만이 정교한 언어 체계를 갖게 된 과정도 설명한다. 책은 언어를 임의적 기호 체계로 보던 전통적 관점을 넘어선다. 신체적 경험에서 출발해 대담한 가설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지적 장치’라는 주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세계를 감각하지 못한 채 기호를 통계적으로 조합하는 AI는 살아 있는 인간 언어와 결정적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다. 말을 배운다는 건 단순히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세계를 느끼고, 추론을 통해 불완전함 속에서 도약하는 법을 익혀가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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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의 땀과 살과 주름을 그린 화가 황재형 별세

    한국인의 땀과 살과 주름을 그린 ‘광부 화가’ 황재형 씨가 27일 별세했다. 향년 74세.1952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앙대 회화과를 다니던 1981년 미술 그룹 ‘임술년’을 결성하고 활동하던 중, 황지 탄광 매몰 사고로 사망한 광부의 작업복을 그린 ‘황지 330’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1982년 현대인이 놓인 노동의 조건을 몸으로 경험하겠다며 강원 태백 탄광촌으로 이주했다. 2020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작가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1980년대 사회나 현실에 대한 절망감이 너무 깊었다.…서울에서는 밤낮 술만 먹으면 세상 뒤집어지는 이야기를 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다. 4∙19 세대들의 변절도 봤다. 가장 뜨거운 진실은 현장에 있다고 하니 그것을 찾겠다고 직접 호랑이 굴에 갔다.”태백에서 광부가 된 작가는 갱도에 내려가 일하면서 몸으로 겪은 바를 ‘식사’, ‘광부초상’ 등의 그림으로 남겼다. 신경림 시인은 1991년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작가의 개인전에서 “황재형은 목에 힘을 주고 광부들을 지도하겠다고 설치는 화가가 아니라 그들 속에 들어가 삶의 진실을 배워 화폭에 옮겨 놓는 화가”라고 했다.작가는 탄광 외에도 ‘백두대간’, ‘작은 탄천의 노을’, ‘두문동 고갯길’ 등의 작품에서 강원도를 터전으로 삼으며 한국적인 풍경을 담아냈다. 20여 년간 ‘백두대간’을 그렸던 작가는 “해저에서부터 지각 변동을 타고 솟아 나온 카르스트 지형, 이것이야말로 역동적으로 끌어올려지는 용솟음”이라며 “그 생명력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세상은 황 작가가 열악한 탄광 노동의 현실을 고발한 ‘광부 화가’라고 했지만, 생전 작가는 “세상 어디든 희망 없는 곳이 ‘막장’”이라며 “광부는 서울이나 부산에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든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 속에 살고 직장을 다니지만, 일상에 매몰되어 자아나 본성을 잃어버리면 누구나 ‘광부’가 된다는 이야기다. 작가는 “그런 세상 속 광부들에게 이야기와 위로를 건네고 싶다”고 했다.작가는 2016년 ‘제1회 박수근 미술상’을 수상했고, 2021년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 ‘회천’을 열었다. 유족 측은 “황재형 화백은 1984년 첫 개인전 이후 40여 년간 쥘 흙은 있어도 뉠 땅은 없던 사람들, 노동하는 인간의 실존을 화폭에 담았다”라며 “질기디 질긴 고무를 씹는 것과 같았던 작업의 여정이 이제 마침표를 찍었다”라고 밝혔다.유족으로 아내 모진명 씨, 아들 제윤 씨, 딸 정아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3월 1일 오전 7시 40분. 02-3010-2000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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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듣는 연극, 색다른 감동이 보인다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거나 물류창고 상하차 일을 하며 시집 ‘근무일지’로 등단한 이용훈 작가. 그는 시집을 구매하러 찾은 중고 서점에서 우연히 희곡집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읽고 희곡 쓰기를 시작했다. 일용직 노동자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으로 2023년 극작가로도 데뷔한 그는 ‘2025년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에서 ‘모노텔’로 대상을 수상했다. ‘모노텔’을 비롯한 지난해 국립극단 공모 수상작들이 낭독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26일 ‘극동아시아 요리 연구’를 시작으로 27일 ‘옥수수밭 땡볕이지’, 28일 ‘모노텔’의 낭독 공연을 선보인다. 조명과 의상, 음악, 음향을 갖춘 무대에서 배우들이 희곡 속 대사를 낭독하는 공연이다. ‘모노텔’은 낡은 모텔을 배경으로 청소원, 프런트 직원, 중년의 동성 연인, 조선족 부부, 알코올의존증 환자, 침대 밑에 버려진 아기 등 이곳을 거쳐 가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작품이다.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극단적인 고독과 단절된 언어, 사회적 침묵의 지층을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수현과 김신효가 낭독을 한다. 작품은 2027년 정식 공연으로 편성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옥수수밭 땡볕이지’는 2019년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자인 윤미현 작가가 쓰고 연출하는 작품.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일상이 나아지지 않는 소시민의 삶과 그 대물림의 비극을 깊이 파고든다. 윤 작가는 “소시민의 노동과 부조리한 상황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제대로 마주해 보고자 한다”고 공연을 준비하는 소감을 전했다. 김정윤 작가의 ‘극동아시아 요리 연구’는 한 요리 복원 연구가가 실종된 옛 연인이 개발한 콘솔 게임을 손에 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게임과 현실을 넘나들며 미스터리와 내면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기억과 감각에 대해 다룬다. 연출은 지난해 동아연극상 신인 연출상을 받은 김연민이 맡았다. 기억에 관한 이야기인 희곡의 의도에 집중해 2인극의 독특한 감각을 선사할 예정이다. 1957년 시작된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는 ‘딸들, 연애 자유를 구가하다’(1957년), ‘만선’(1964년), ‘가족’(1957년) 등 국립극단의 주요 레퍼토리를 발굴했으며, 연극계에서 신인 극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해 왔다. 2009년 중단됐다가 2024년 부활했다. 대상 1편에 3000만 원, 우수상 2편에 각 1000만 원씩 총 5000만 원을 수여해 미발표 희곡 대상 공모 가운데 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부터는 공모 수상작의 낭독 공연도 진행되고 있다. 2024년 대상 수상작인 김주희 작가의 ‘역행기’는 9월 3∼13일 정식 공연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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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극단, 26~28일 창작희곡 선정작 3편 낭독 공연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거나 물류창고 상하차 일을 하며 시집 ‘근무일지’로 등단한 이용훈 작가. 그는 시집을 구매하러 찾은 중고 서점에서 우연히 희곡집 ‘베르나르 알바의 집’을 읽고 희곡 쓰기를 시작했다. 일용직 노동자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으로 2023년 극작가로도 데뷔한 그는 ‘2025년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에서 ‘모노텔’로 대상을 수상했다.‘모노텔’을 비롯한 지난해 국립극단 공모 수상작들이 낭독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26일 ‘극동아시아 요리 연구’를 시작으로 27일 ‘옥수수밭 땡볕이지’, 28일 ‘모노텔’의 낭독 공연을 선보인다. 조명과 의상, 음악, 음향을 갖춘 무대에서 배우들이 희곡 속 대사를 낭독하는 공연이다.‘모노텔’은 낡은 모텔을 배경으로 청소원, 프론트 직원, 중년의 동성 연인, 조선족 부부, 알코올의존증 환자, 침대 밑에 버려진 아기 등 이곳을 거쳐가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작품이다.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극단적인 고독과 단절된 언어, 사회적 침묵의 지층을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수현과 김신효가 낭독을 한다. 작품은 2027년 정식 공연으로 편성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옥수수밭 땡볕이지’는 2019년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자인 윤미현 작가가 쓰고 연출하는 작품.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일상이 나아지지 않는 소시민의 삶과 그 대물림의 비극을 깊이 파고든다. 윤미현 작가는 “소시민의 노동과 부조리한 상황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제대로 마주해 보고자 한다”고 공연을 준비하는 소감을 전했다.김정윤 작가의 ‘극동아시아 요리 연구’는 한 요리 복원 연구가가 실종된 옛 연인이 개발한 콘솔 게임을 손에 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게임과 현실을 넘나들며 미스터리와 내면을 탐구하는 과정을 통해 기억과 감각에 대해 다룬다. 연출은 지난해 동아연극상 신인 연출상을 받은 김연민이 맡았다. 기억에 관한 이야기인 희곡의 의도에 집중해 2인극의 독특한 감각을 선사할 예정이다.1957년 시작된 국립극단 창작희곡 현상 공모는 ‘딸들, 연애 자유를 구가하다’(1957년), ‘만선’(1964년), ‘가족’(1957년) 등 국립극단의 주요 레퍼토리를 발굴했으며, 연극계에서 신인 극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해 왔다. 2009년 중단됐다가 2024년 부활했다. 대상 1편에 3000만 원, 우수상 2편에 각 1000만 원씩 총 5000만 원을 수여해 미발표 희곡 대상 공모 가운데 상금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부터는 공모 수상작의 낭독 공연도 진행되고 있다. 2024년 대상 수상작인 김주희 작가의 ‘역행기’는 9월 3~13일 정식 공연으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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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수 “첫 코미디 걱정했는데… ‘100억살’ 역할 거친 말투 재미있어”

    “처음 해보는 게 많은 작품이라 고민도 많았는데, 걱정한 만큼 짜릿함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뮤지컬 ‘비틀쥬스’에서 주연(비틀쥬스 역)을 맡은 배우 김준수는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동방신기’ 시아준수로 데뷔했던 그는 뮤지컬 배우로 주로 진중하고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해 왔다. 본격적인 코미디는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조용히 품고 있던 코미디 욕심에 참여했지만, 연습 과정에선 한숨이 나올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우스꽝스러운 표정도 짓고 슬랩스틱 코미디에 여러 가지 무대 장치를 조작하면서 관객과 소통도 해야 해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다른 작품의 세 배 정도 되는 대사량에 ‘이거 어떡해…?’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게다가 팀 버턴 감독의 동명 영화(1988년)가 원작인 ‘비틀쥬스’는 죽음이란 소재를 유머러스하게 풀어 나가는 이야기 구조라, 국내 뮤지컬 관객에게 익숙한 형식은 아니다. 김준수는 “다른 작품은 어떤 대목에서 관객의 반응이 나올지 예측을 잘하는 편이었는데, 이 작품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가늠할 수 없었다”고 했다. 가장 걱정되는 건 대사에 섞인 비속어였다. 비틀쥬스는 100억 살 먹은 기이한 존재로, 말투가 거칠다. 김준수는 “지금까지 무대에서 욕을 해본 적이 없어 관객들이 이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고민은 첫 공연에서 풀렸다. “첫 장면에서 비틀쥬스가 ‘기분 처지게 왜 장송곡을 틀어!’란 대사로 시작하는데요. 이게 자칫하면 썰렁할 수 있는데, 저보다 하루 전 공연을 한 (정)원영이 형이 애드리브로 ‘아, 나 이거 못하겠다. 분위기 이게 뭐야!’ 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빡 나왔어요. ‘아 됐다’ 싶었죠.” 김준수도 애드리브로 대처했다. 그런 대사가 처음 나오기 전, 역에서 빠져나와 “이 작품에 욕이 좀 나옵니다”라고 한 것. 회차를 더해갈수록 “특별한 경험 시켜 드릴게요”, “제가 욕하는 모습 보기 힘든 겁니다” 등 자신감 있는 대사도 나왔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수위를 조절하면서 소통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무대 장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불가항력으로 작동이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처음엔 고장 나면 어쩌나 싶어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이거 왜 안 돼!’ 하거나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면) 박명수 형처럼 ‘조용히 해!’ 호통도 쳐요. 요즘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관객이 아쉬워할 정도예요. 이게 코미디극의 매력 같습니다.” 그렇다고 공연이 마냥 가볍기만 한 건 아니다. 비틀쥬스는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역설적으로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저도 극 중 인물이 엄마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연습실에서 보고 울었거든요. 살아있을 때 이 삶을 소중히 대하고 후회 없이 잘 살자. 숨이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이런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김준수는 “객석에 가족 관객이 많으면 수위를 조절하니, 걱정 말고 보러 와 달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개막한 ‘비틀쥬스’는 다음 달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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