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3370만 명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쿠팡 주주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불출석하는 등 17일 열린 ‘맹탕 청문회’를 지켜본 소비자들의 ‘탈쿠팡’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사태 이후 김범석 의장이 사과 없이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차 청문회 개최를 예고하는 등 칼을 빼 들었다. 정부도 쿠팡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했다.● 국내외서 쿠팡 주주 집단소송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내 위더피플 법률사무소와 DSJ 법률그룹 등 미국 현지 로펌들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주가 하락에 대해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쿠팡 주주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이번 소송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식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쿠팡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11월 27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으로 28.16달러였던 주가는 이달 17일(현지 시간) 22.72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2주 사이 20%가량 하락했다.이번 소송에선 쿠팡의 허위 공시 및 부실 기재와 중대한 누락으로 인한 공표 의무 위반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더피플 법률사무소는 쿠팡이 11월 16일 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한 이후 4영업일 이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를 공시하지 않았고, 2월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사이버보안 위협이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해당이 없다’고 답하는 등 핵심 정보를 허위 또는 부실 기재했다고 주장했다.이영기 위더피플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쿠팡이 사이버보안·개인정보 보호 체계와 관련해 허위 또는 부실한 정보를 공시했다”며 “이는 미국 증권거래법상 허위·기망 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다.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려는 피해자들의 단체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피해자 24만 명은 1인당 10만 원씩 쿠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측은 “향후 1인당 30만 원까지 청구액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총 배상청구액이 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차 청문회 추진…‘탈쿠팡’ 확산도여야 의원들과 정부는 쿠팡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추가 조치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개의 국회 상임위원회가 쿠팡에서 일어난 문제를 총망라해 다루는 ‘연석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정무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공동으로 청문회를 여는 방식이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쿠팡의 심야 배송, 노동자 산업재해, 퇴직금 미지급 등 여러 문제를 총망라해 청문회를 함으로써 쿠팡의 근본 문제를 파헤치겠다”고 말했다.정부는 쿠팡 정보 유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범부처 TF는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을 팀장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관계 기관의 국장급으로 구성된다.청문회 이후 소비자들의 ‘탈쿠팡’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7일 ‘쿠팡 탈퇴 소비자행동 발대식’을 열고 전국 900여 개 지부·지회를 중심으로 쿠팡 탈퇴 소비자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이날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서울 마포구 택배노조 대회의실에서 ‘쿠팡의 산재 은폐 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김범석 의장 처벌을 촉구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수학 답안도 사람처럼 채점해주고 첨삭까지 해주는 인공지능(AI) 선생님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김태환 인공지능대학원 교수와 고성안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손글씨로 쓴 복잡한 수학 답안을 채점해주는 AI 모델 ‘베미’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주관식 수학 문제 답안은 필체와 답안 배치가 제각각이고 수식, 그래프, 도형 등이 섞여 있는 비정형 데이터라 AI가 정확하게 인식해 채점하기가 어려웠다. 반면 ‘베미’는 마치 사람이 문제 풀이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처럼 수식의 위치와 문맥을 정확히 읽어낸다. 연구진이 베미로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부터 미적분까지 다양한 난도의 수학 문제 풀이를 채점해 본 결과 오픈AI의 ‘GPT-4o’, 구글의 ‘제미나이 2 플래시’와 비슷한 정확도를 보였다. 베미의 성능 뒤에는 연구팀이 개발한 ‘수식 인식 시각 프롬프트(EVPM)’ 기술이 있다. EVPM은 베미가 복잡하게 나열된 수식들에 가상의 박스를 쳐서 풀이 순서를 놓치지 않게 하는 학습법이다. 연구진은 학교나 학원 등 교육기관에서 베미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 소스로 만들었다. 김 교수는 “손글씨 수학 채점은 에듀테크 AI의 난제 중 하나”라며 “베미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만약 자동차 불량률이 50%이라면 그 회사가 살아 남겠습니까. 그런데 신약 개발 분야로 오니 환자 반응률이 50%면 너무 대단한 약인 거예요. 물론 너무 다른 분야지만 ‘약이라고 왜 안되나’ 싶더라고요. 초개인화 맞춤형 의약품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10일 서울 금천구 로킷헬스케어 사무실에서 만난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는 바이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로킷헬스케어는 당뇨가 오래 지속돼 말초신경에 손상이 발생할 경우 몸에서 가장 말단 부분인 발 부위에 괴사가 일어나는 ‘당뇨병성말초신경병증(이하 당뇨발)’ 재생치료플랫폼을 개발한 회사다. 환자마다 서로 다른 괴사 부위에 꼭 맞는 재생 패치를 3D바이오프린팅으로 제작한다. 1980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해 20여 년을 ‘대우맨’으로 살았던 그에게 바이오 업계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하지만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측근으로 일하는 동안 몸에 익힌 ‘도전 정신’으로 2007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휘하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이끌었다. 유 대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글로벌 공급계약을 진행하며 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많이 배웠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의 로킷헬스케어를 창업하게 됐다”고 했다.현재 북미, 중동, 유럽 지역 등의 46개국에 당뇨발 재생치료플랫폼을 수출한 로킷헬스케어는 올해 5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내년이 로킷헬스케어 사업 확장의 ‘원년’이라는 그에게 로킷헬스케어의 사업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당뇨발 재생치료플랫폼이 초개인화 맞춤형 의약품인가?그렇다. 우리가 개발한 패치에 대해 설명을 먼저 해야할 것 같다. 환자마다 서로 다른 괴사 부위에 꼭 맞는 재생 패치를 3D바이오프린팅을 통해 제작한다. 패치의 재료는 줄기세포를 자극해 망가진 조직을 재생시킬 수 있는 여러 신호 물질(단백질)로, 환자의 지방에서 추출한다. 환자의 자가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걷지 못할 정도로 당뇨발이 심각한 경우에는 환자의 조직 일부를 떼어내 괴사 부위를 채우는 재건술이 시행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조직과 발 조직의 혈관이 제대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우리가 개발한 플랫폼은 발 안쪽에서부터 재생을 시켜준다는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현재 46개국에서 약 7000명의 환자들이 우리 패치를 사용했고, 그중 약 90%는 재생이 됐다. 수술실에서 바로 패치를 제작할 수 있나?의료진이 괴사된 환자의 발 부위를 카메라로 찍으면 인공지능(AI)이 이를 분석해 99% 정확도로 부위의 면적, 부피 등을 계산한다. 그럼 3D 바이오프린터로 이에 맞는 양의 잉크가 투입돼 패치가 만들어진다. 이 모든 과정이 수십 분 내에 가능하다. 조직 재생을 하는 패치라면 다른 조직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 같다.현재 연골, 신장, 심장 등까지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골은 곧 한국, 미국, 남미, 이집트 등 17개국에서 다국적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로킷헬스케어는 15일 공식적으로 연골 재생에 대한 다국적 임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연골도 당뇨발과 유사하게 자가 세포 기반의 바이오잉크를 활용해 3D 바이오프린팅으로 환자의 연골에 딱 맞는 맞춤형 패치를 만들어 이식하는 방식이다. 내년 상반기(1~6월)에는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신장 재생 패치는 올해 연말부터 한국 서울아산병원에서 3명의 환자에게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장의 경우 임상이 성공하게 되면 의학적으로 큰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신장은 한 번 망가지면 되살리기가 어려운 대표적인 조직이다. 신장의 기능이 절반 정도로 떨어지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해야 한다. 우리는 재생 패치를 신장에 붙여 신장의 기능을 되살리는 것이 목표다. 쥐, 돼지 등 동물 실험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고, 한국 임상 시험 결과를 보고 ‘신의료기술 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심장은 아직 연구 단계다. 미국 하버드대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이가 들수록 심장 근육이 얇어지게 되고, 이는 많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심장 근육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패치를 붙여보려고 한다. 내년 상반기에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을 시작해 하반기(7~12월)에 결과를 받아보려고 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항공청이 2030년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발사체 ‘스타십’을 활용해 화성 탐사에 필요한 기술 실증을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우주청은 2045년까지 자체 개발한 기술로 화성 탐사에 나서는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국제 협력을 통해 탐사에 필요한 기술 실증을 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우주청은 이날 서울 종로구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화성탐사 전략을 공개했다. 화성 탐사 로드맵의 주요 일정은 2030년 화성탐사 탑재체 실증, 2035년 화성궤도선 발사, 2045년 화성착륙선(화성탐사선) 발사다.가장 가까운 시일에 예정된 탑재체 실증 사업은 화성탐사 기지 구축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검증하는 사업이다. 건설용 블록 소결 기술 등 화성의 자원을 활용한 기술을 실증할 예정이다. 우주청은 2030년 10월부터 2031년 4월 사이 스타십에 약 500kg의 탑재체를 실어 보내기 위해 스페이스X 측과 논의하고 있다. 강경인 우주청 우주과학탐사부문장은 “한국 발사체를 이용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탑재 중량도 제한적이라 스타십 같은 해외 발사체를 활용해 탑재체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독자적인 화성 탐사를 위한 기술 개발도 진행한다. 우주청은 지난달 4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를 개량해 화성 탐사에 활용할 계획이다. 누리호가 달, 화성 등에 위성을 보내기 위해서는 ‘킥스테이지’로 불리는 궤도수송선이 필요하다. 발사체가 위성을 지구 저궤도까지 투입하면, 이를 달이나 화성까지 이동시켜 주는 일종의 ‘마을 버스’다. 우주청은 킥스테이지를 개발한 뒤 누리호에 적용해 2033년 화성궤도선을 실증하겠다는 계획이다. 화성궤도선은 화성 궤도를 돌며 화성의 표면을 관측하고 화성착륙선 및 로버의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한다. 강 부문장은 “현재 누리호의 엔진 성능은 지구 저궤도 기준 약 3.3t의 탑재물을 실을 수 있는 수준”이라며 “여기에 킥스테이지를 결합하면 화성 궤도까지 약 40∼50kg의 탑재체를 보낼 수 있다”고 했다. 2035년에는 누리호보다 2.4배가량 추력이 큰 차세대 발사체에 킥스테이지를 결합해 화성궤도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2045년에는 화성착륙선을 발사한다. 강 부문장은 “화성은 태양계의 형성과 생명체의 진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행성”이라며 “미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이 뛰어들고 있는 탐사 영역으로, 한국도 우주 주권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던 투명 망토를 현실화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 로봇, 드론 등에 도입돼 레이더나 센서 등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무기’ 등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16일 김형수 기계공학과 교수와 박상후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레이더로 감지되지 않는 ‘투명 망토’를 만들어 주는 액체금속 복합 잉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스몰’ 10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레이더는 표적에 전파를 쏘고 반사돼 되돌아오는 전파를 수신해 표적의 위치를 파악한다. 다시 말해 레이더망을 피하려면 반사되는 전파가 수신기에 닿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개발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전파를 흡수해 레이더의 ‘눈’에 띄지 않게 한다. 과거에도 레이더의 눈을 피하는 스텔스 물질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기존에 사용되던 액체금속은 공기와 만나 쉽게 산화해 성능을 잃어버린다는 한계가 있었다. 물방울 위에 기름막이 쌓이는 것처럼 액체금속 입자에 금세 산화막이 생겨 입자와 입자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고 녹슬어 버렸던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마르는 과정에서 액체금속 입자들이 스스로 연결되며 ‘그물망’ 같은 구조를 형성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 덕분에 1년 이상 녹슬지 않고 성능이 유지되는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또 이 구조는 최대 12배까지 늘려도 전기가 끊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고무처럼 말랑하면서도 금속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제작 과정도 간단하다. 이번에 개발된 잉크는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붓으로 칠한 뒤 말리기만 하면 된다. 해당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레이더 스텔스 기술을 필요로 하는 각종 무기 체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기기 등 전자기기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가령 여러 번 접히는 스마트폰의 접히는 부분에 적용하면 신축성이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복잡한 장비 없이 프린팅 공정만으로도 전자기파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했다”며 “향후 다양한 미래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던 투명 망토를 현실화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 로봇, 드론 등에 도입돼 레이더나 센서 등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무기’ 등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16일 김형수 기계공학과 교수와 박상후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레이더로 감지되지 않는 ‘투명 망토’를 만들어 주는 액체금속 복합 잉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스몰’ 10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레이더는 표적에 전파를 쏘고 반사돼 되돌아오는 전파를 수신해 표적의 위치를 파악한다. 다시 말해 레이더망을 피하려면 반사되는 전파가 수신기에 닿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개발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전파를 흡수해 레이더의 ‘눈’에 띄지 않게 한다. 과거에도 레이더의 눈을 피하는 스텔스 물질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기존에 사용되던 액체금속은 공기와 만나 쉽게 산화해버려 성능을 잃어버린다는 한계가 있었다. 물방울 위에 기름막이 쌓이는 것처럼 액체금속 입자에 금세 산화막이 생겨 입자와 입자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고 녹슬어버렸던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마르는 과정에서 액체금속 입자들이 스스로 연결되며 ‘그물망’ 같은 구조를 형성한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 덕분에 1년 이상 녹슬지 않고 성능이 유지되는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또 이 구조는 최대 12배까지 늘려도 전기가 끊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고무처럼 말랑하면서도 금속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제작 과정도 간단하다. 이번에 개발된 잉크는 프린터로 인쇄하거나 붓으로 칠한 뒤 말리기만 하면 된다. 해당 액체금속 복합 잉크는 레이더 스텔스 기술을 필요로 하는 각종 무기 체계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기기 등 전자 기기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가령 여러 번 접히는 스마트폰의 접히는 부분에 적용하면 신축성이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복잡한 장비 없이 프린팅 공정만으로도 전자기파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했다”며 “향후 다양한 미래 기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인공지능(AI) 거품 절대 안 옵니다. AI를 오랫동안 연구하며 몇 번의 업앤다운(등락)이 있었지만, (이는) 막대한 투자에 대한 효용성 문제 때문입니다. 내년부터는 (AI 투자에 대한) 성과들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5일 세종정부청사 인근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AI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관 취임 전 LG AI연구원장으로 국내 대표 AI ‘엑사원’의 개발을 이끌었던 배 부총리는 “(효용성을 따지느라 AI 투자에) 주저주저했기 때문에 빨리 치고나갈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며 “지금의 투자는 반드시 성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내년도 AI 예산을 9조9000억 원으로 책정하며 전년 대비 약 3배로 증액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AI 예산이다. 배 부총리는 “내년 6월에 이뤄지는 ‘독자AI파운데이션 모델’ 2차 평가에서는 글로벌 10위권에 들어가는 AI 모델이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 부총리는 “과학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을 만들고, 독자AI파운데이션 모델과 결합해 과학 분야에서도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정부는 다음 세대의 AI 기술에 대비하기 위해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범용 AI(AGI),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 AI(ASI)의 핵심 기술개발에도 나선다. 배 부총리는 “과학 분야에 AI를 융합하는 연구소(가칭 국가과학AI연구소)와 (AGI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AGI 연구소 등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AGI 연구소의 경우 개발 목표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가 매우 중요하다.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분을 찾기 위해 해외 인재들과도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최근 연달아 발생한 해킹 사고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보보호 예산을 17% 가량 증액한 상황에서 민간 기업 역시 투자를 늘려달라는 취지에서 ‘징벌적 과징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KT, 쿠팡 해킹 사고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 중이다. 한편 이날 열린 국가AI전략위원회(AI전략위)는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98개의 과제를 담은 ‘대한민국 AI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는 대규모·강소형 데이터센터 확충 및 선제적인 보안점검 체계 도입, 피지컬AI 핵심기술 및 데이터 확보, AI 인재 양성을 위한 AI 필수 교육체계 구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을 위해 미국, 중국과 전략적인 협력을 추진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인프라와 기초 연구가 탄탄한 미국과는 공동 연구 및 공급망 위주의 협력을, 로봇 분야를 선점한 중국과는 피지컬AI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세계 10위권의 독자 AI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AI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내년 1월에는 ‘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개발을 완료하고 상반기(1∼6월) 내 오픈소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내년 세계 10위 안에 드는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실패 가능성은 높지만 성공하면 파급효과가 큰 국가적 난제에 도전하는 ‘K문샷’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배 부총리는 “휴머노이드, 차세대 반도체, 희토류, 저가 청정에너지 등 분야에서 도전 목표를 설정하고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들 분야에서 2030년까지 기술 수준을 미국 대비 85%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도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해 앞으로 매년 발사하기로 했다. 이날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029년부터 2032년 사이 발사체 발사 계획이 비어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 이 자리에서 (매년 발사)하는 것으로 확정하자”고 언급했다. 또 2032년으로 예정된 달 착륙선의 원활한 통신을 위한 달 궤도선 발사는 2029년 시도하기로 했다. 달 주위를 도는 달 궤도선은 2022년 발사된 ‘다누리’ 이후 두 번째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구글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오픈AI가 11일(현지 시간)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GPT-5.2’를 공개했다. 오픈AI는 일부 기능에서 GPT-5.2가 구글의 ‘제미나이 3 프로’를 능가했다고 밝히며 구글과의 ‘AI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오픈AI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새 모델은 정보 검색, 글쓰기, 번역 성능이 더 빠르고 정확해졌다. 특히 추론과 코딩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PT-5.2는 이전 버전의 ‘즉답(Instant)’ ‘사고(Thinking)’에 더해 ‘프로(Pro)’ 모드를 추가했다. 즉답은 일상적인 업무, 사고는 전문가용 작업, 프로는 프로그래밍과 같이 복잡하고 오랜 작업이 필요한 어려운 과제에 적합한 모드다. 오픈AI는 GPT-5.2가 전문 산업 현장 44개 직종의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GDPval’ 평가에서 74.1%(프로 모드)를 기록해 인간 전문가와 유사한 수준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능력을 평가하는 ‘SWE 벤치마크’에서 80%를 기록하며 제미나이 3 프로(76.2%)를 능가했다고 강조했다. GPT-5.2의 발표는 이전 버전(GPT-5.1)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당초 오픈AI는 이달 말에 GPT-5.2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구글의 ‘제미나이 3 프로’에 대한 전문가와 소비자의 호평이 이어지자 계획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제미나이 3’의 성능이 챗GPT를 추월하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사내에 ‘코드 레드’를 선포하고 생성형 AI 기술 개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픈AI의 발 빠른 대처에도 구글의 가파른 성장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구글의 이미지 생성 편집 AI ‘나노 바나나’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오픈AI의 이미지 편집 기능은 이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오픈AI는 최근 포토샵을 만든 어도비와 손잡고 구글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이날 디즈니는 오픈AI에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를 투자하고 챗GPT와 오픈AI 영상 생성 플랫폼 ‘소라’ 이용자들이 자사 유명 캐릭터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챗GPT나 소라에서 디즈니, 마블, 픽사 스튜디오 작품 등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AI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는 AI 모델 개발사에 대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역대 최대 규모 지분 투자로 평가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구글코리아가 윤구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윤 사장은 내년 1월 5일부로 구글코리아의 광고 세일즈를 총괄하는 공식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윤 사장은 애플,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선두 기업에서 20년 이상 재직한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다. 구글코리아는 “윤 사장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이 구글코리아의 향후 성장 동력을 가속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윤 사장은 미국 노터데임대에서 재무학을 전공했으며, 아이오와대에서 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을 위해 미국, 중국과 전략적인 협력을 추진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인프라와 기초 연구가 탄탄한 미국과는 공동 연구 및 공급망 위주의 협력을, 로봇 분야를 선점한 중국과는 피지컬AI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세계 10위권의 독자 AI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AI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내년 1월에는 ‘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개발을 완료하고 상반기(1~6월) 내 오픈소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내년 세계 10위 안에 드는 독자 AI 모델을 확보하겠다”고 했다.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실패 가능성은 높지만 성공하면 파급효과가 큰 국가적 난제에 도전하는 ‘K-문샷’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배 부총리는 “휴머노이드, 차세대 반도체, 희토류, 저가 청정에너지 등 분야에서 도전 목표를 설정하고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들 분야에서 2030년까지 기술 수준을 미국 대비 85%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도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해 앞으로 매년 발사하기로 했다. 이날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2029년부터 2032년 사이 발사체 발사 계획이 비어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지금 이 자리에서 (매년 발사)하는 것으로 확정하자”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기업에) 투자 준비를 하라고 전하라“며 ”아마 그때쯤이면 훨씬 더 기술 발전이 돼 (발사를 원하는) 수요도 훨씬 많이 늘어있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에 등산을 하면 받는 장학금이 새롭게 생겼다. KAIST는 12일 권준하 신익산화물터미널 회장이 ‘미산 등산장학금’ 조성을 목적으로 5억 원 규모의 원금 보존형 유언대용신탁 펀드를 기부했다고 밝혔다.이번 기부는 KAIST 최초의 ‘원금 보존형 펀드 기반 장학기금’으로 연간 약 1억 원의 수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자산을 신탁사에 맡기면 사후 지정한 수익자에게 자동 이전되는 방식으로, 이번 기부는 원금은 건드리지 않고 수익만으로 운영되는 장학기금이다.미산 등산장학금은 성적이나 소득 기준 없이 등산만으로 선발되는 이색 장학금이다. 과학연구대학이라는 KAIST 특성상 학업이나 연구 강도가 높은 학생들이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권 회장이 제안했다. KAIST 지정 등산 인증 앱을 통해 코스를 완주하면 장학금이 지급된다. 연간 7회 등산 시 70만 원, 4~6회 등산 시 30만 원을 지원하며 매년 약 15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권 회장은 30년 이상 장기 투자로 안정적 자산을 일궈온 투자·경영 전문가로, 장학금 명칭 ‘미산(彌山)’은 권 회장 선친의 호(號)에서 따왔다.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장학금은 학생들의 학업 성장을 돕고 건강을 지켜주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구글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오픈AI가 11일(현지 시각)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 ‘GPT-5.2’를 공개했다. 오픈AI는 일부 기능에서 GPT-5.2가 구글의 ‘제미나이3 프로’를 능가했다고 밝히며 구글과의 ‘AI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오픈AI에 따르면 이번에 발표된 새 모델은 정보 검색, 글쓰기, 번역 성능이 더 빠르고 정확해졌다. 특히 추론과 코딩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PT-5.2는 이전 버전의 ‘즉답(Instant)’ ‘사고(Thinking)’에 더해 ‘프로(Pro)’ 모드를 추가했다. 즉답은 일상적인 업무, 사고는 전문가용 작업, 프로는 프로그래밍과 같이 복잡하고 오랜 작업이 필요한 어려운 과제에 적합한 모드다.오픈AI는 GPT-5.2가 전문 산업 현장 44개 직종의 업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GDPval’ 평가에서 74.1%(프로 모드)를 기록해 인간 전문가와 유사한 수준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능력을 평가하는 ‘SWE 벤치마크’에서 80%를 기록하며 제미나이 3 프로(76.2%)를 능가했다고 강조했다.GPT-5.2의 발표는 이전 버전(GPT-5.1)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이뤄졌다. 당초 오픈AI는 이달 말에 GPT-5.2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구글의 ‘제미나이3 프로’에 대한 전문가와 소비자의 호평이 이어지자 계획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픈AI의 발 빠른 대처에도 구글의 가파른 성장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이날 디즈니는 오픈AI에 10억 달러(약 1조4700억 원)를 투자하고 챗GPT와 오픈AI 영상 생성 플랫폼 ‘소라’ 이용자들이 자사 유명 캐릭터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가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단과대학을 신설한다. AI 대학 신설과 함께 학생 정원 300명을 신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KAIST를 시작으로 2027년에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다른 과학기술원에도 AI 단과대학을 신설해 AI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AIST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AI 단과대학을 신설해 내년부터 학생 모집을 시작하기로 했다. KAIST는 AI 대학 산하에 AI학부(AI컴퓨팅학과, AI시스템학과)와 AX학과, AI미래학과를 신설한다. AI컴퓨팅학과는 AI 이론, 알고리즘, 수학 등의 교육을 통해 최신 AI 모델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인재를 양성한다. AI시스템학과는 고연산·저전력 AI 반도체 개발 등을 위한 AI 하드웨어 전문가를 육성한다. AX학과는 △데이터·콘텐츠AI △물리·제조AI △바이오·소재AI △AI지속가능성 등 4개 특화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AI 융합인재를 기르는 것이 목표다. AI미래학과는 AI 기술의 사회적 영향과 윤리, AI 정책 등과 관련된 미래 전략가를 육성한다. KAIST는 AI 대학 신설을 통해 학부 100명, 석사 150명, 박사 50명 등 학생 정원 300명을 신규 확대한다. 학부 과정은 내년 봄학기부터 개시돼 내년에 2학년이 되는 학생부터 AI 대학 4개 학과를 주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KAIST는 1학년은 전공을 정하지 않는 무학과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2학년부터 전공 선택이 가능하다. 대학원 과정은 내년도 가을 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정부는 2027년도에는 KAIST를 포함한 4대 과학기술원에 모두 AI 대학을 신설해 지역 전략사업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만들 방침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가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단과대학을 신설한다. AI 대학 신설과 함께 학생 정원 300명을 신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KAIST를 시작으로 2027년에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다른 과학기술원에도 AI 단과대학을 신설해 AI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AIST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AI 단과대학을 신설해 내년부터 학생 모집을 시작하기로 했다. KAIST는 AI 대학 산하에 AI학부(AI컴퓨팅학과, AI시스템학과)와 AX학과, AI미래학과를 신설한다. AI컴퓨팅학과는 AI 이론, 알고리즘, 수학 등의 교육을 통해 최신 AI 모델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인재를 양성한다. AI시스템학과는 고연산·저전력 AI 반도체 개발 등을 위한 AI 하드웨어 전문가를 육성한다. AX학과는 △데이터·콘텐츠AI △물리·제조AI △바이오·소재AI △AI지속가능성 등 4개 특화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AI 융합인재를 기르는 것이 목표다. AI미래학과는 AI 기술의 사회적 영향과 윤리, AI 정책 등과 관련된 미래 전략가를 육성한다.KAIST는 AI 대학 신설을 통해 학부 100명, 석사 150명, 박사 50명 등 학생 정원 300명을 신규 확대한다. 학부 과정은 내년 봄학기부터 개시돼 내년에 2학년이 되는 학생부터 AI 대학 4개 학과를 주전공으로 선택할 수 있다. KAIST는 1학년은 전공을 정하지 않는 무학과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2학년부터 전공 선택이 가능하다. 대학원 과정은 내년도 가을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정부는 2027년도에는 KAIST를 포함한 4대 과학기술원에 모두 AI 대학을 신설해 지역 전략사업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만들 방침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갈수록 ‘인공지능 네이티브 기업(AI native company)’의 수가 늘어날 겁니다. 기존 기업들이 긴장해야 하는 시점이죠.”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 사무실에서 만난 주히 매클렐런드 IBM컨설팅 아태지역(APAC) 사장은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 등장 이후 빠르게 바뀌는 기업 환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AI 네이티브 기업이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처럼 창업할 때부터 AI 기술에 기반해 탄생한 기업이다. 그는 “AI 네이티브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기업으로 단시간에 창업하고 매출을 일으킨다”며 “기존 기업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IBM컨설팅은 기업들이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지원한다. 현재 고객의 약 90%가 대기업이지만 규모가 작은 AI 태생 기업들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고객사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항공이다. 매클렐런드 사장이 “자랑스러운 사례”라고 꼽은 리야드 항공은 창업 준비 2년 만인 지난해 10월 첫 취항에 나섰다. 승무원 등 인력 운용부터 항공기 배치, 고객 서비스 등 모든 과정에 AI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IBM컨설팅은 AI 기반의 작업 과정(워크플로)을 구축하는 등의 역할을 맡았다. 매클렐런드 사장은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품질이 굉장히 높아질 수 있다. 공항 주변의 교통 상황을 AI로 분석해 고객이 늦을 가능성을 예측하고 패스트트랙을 미리 마련하는 등의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며 “IBM컨설팅은 이런 가능성을 제시하고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AI 태생 기업이 등장하면서 기존 레거시 기업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IBM컨설팅에 따르면 AI에 투자되는 전 세계 예산의 64%가 기업의 AI 전환(AX)에 집중되고 있다. 매클렐런드 사장은 “대기업은 규모가 큰 만큼 AI로 업무 과정을 최적화하면 더 큰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도 기존에는 많은 비용과 의사결정이 필요했지만 AI가 도입되면서 훨씬 수월해졌다”고 했다. 사업 확장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IBM은 매클렐런드 사장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증명한 기업이기도 하다. 매클렐런드 사장은 “올해 114년이 된 IBM의 업무 프로세스는 400가지가 넘는다”며 “이 중 70개를 선별해 우선적으로 AI 기반의 워크플로를 도입해 완전히 개편했다”고 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 35억 달러(약 5조130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됐고, 올해 45억 달러(약 6조6000억 원)가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혁신과 스케일을 모두 갖춘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AI를 도입한다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을 최적화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기 때문에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가 이를 방해할 수 있다”며 “기술 도입과 더불어 조직 문화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갈수록 ‘인공지능(AI) 네이티브 기업’의 수는 늘어날 겁니다. 기존 레거시(legacy) 기업들이 긴장을 해야 하는 시점이죠.”지난 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IBM 사무실에서 만난 주히 매클렐런드(Juhi McClelland) 아태지역(APAC) 사장은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등장 이후 빠르게 변하고 있는 기업 환경에 대해 설명했다. AI 태생 기업이란 날 때부터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처럼 AI 기술에 기반해 탄생한 기업이다.그는 “AI 태생 기업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기업으로, 기술적 부채 없이 AI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단시간에 창업하고 매출을 일으킨다”며 “기존 기업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IBM컨설팅은 어떤 곳인가IBM컨설팅은 기업들이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지원하는 ‘기술 집중형’ 컨설팅 기업이다. IBM과 같은 기술 기업 기반의 컨설팅 조직으로는 유일하다. 현재 IBM 사업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들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적인 솔루션을 주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이 가장 많이 활용되지만 클라우드, 양자(퀀텀)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제안하기도 한다. 현재는 고객의 약 90%가 대기업이지만 규모가 작은 AI 태생 기업들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도 두산, LG유플러스 등 여러 고객사들이 있다. AI 네이티브 기업을 맡았던 사례를 소개해달라지난해 10월 첫 취항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항공이 있다. 자랑스러운 사례 중 하나다. 리야드항공은 창업을 준비한 지 2년 만에 첫 취항을 했다. 모든 과정에 AI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 책정부터 운항 일정, 승무원 인력 운용, 고객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 AI를 활용했다.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는 품질이 굉장히 높아질 수 있다. 공항 주변의 교통 상황들을 AI로 분석해 고객이 늦을 가능성, 이 경우 패스트트랙을 마련한다든지 하는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다. IBM컨설팅은 2년간 리야드항공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이런 가능성과 기술적 솔루션을 제공했다. 기존 레거시(legacy) 기업들이 뒤처질 수도 있을 것 같다기존 기업들은 스케일(규모)이 크지 않나. 생각보다 스케일은 중요한 요소다. 규모가 큰 만큼 AI를 도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커지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사업 확장도 용이하다. 기존에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에 많은 비용과 의사결정이 필요했지만 AI가 도입되면서 훨씬 수월해졌다. 그만큼 사업 확장 가능성도 커지는 것이다.하지만 시점이 중요하다. 현재 AI에 투입되는 전 세계 예산의 64%가 기업의 AI 전환(AX)에 집중되고 있다. 그만큼 많은 기업들이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AI 도입의 개념증명(POC)에서 벗어나 실제 매출 신장에 기여하는 것을 보여야 한다.AI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최근 ‘AI 거품론’의 핵심 원인 아닌가AI 거품론이 대두된 배경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AI는 앞으로 잠재적인 영향력이 훨씬 더 크다. 인터넷이 등장한 지 얼마나 됐지? 수십 년은 됐지만 지금 모든 은행 업무가 디지털화 되지 않았다. 아직도 디지털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AI도 마찬가지도 오랜 기간 끊임없이 수익을 창출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발생할 거다. IBM은 AI 도입에 성공한 기업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되나IBM이 올해 114년이 됐다. 그간 정의된 IBM의 업무 프로세스만 400가지가 넘는다. 이중 70개를 선별해 우선적으로 AI 기반의 워크플로우(작업 과정)를 도입해 완전히 개편했다. 그 결가 지난 2년간 35억 달러(약 5조130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됐고, 올해는 45억 달러(약 6조6000억 원)가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한국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혁신과 스케일을 모두 갖춘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한국이 혁신적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한국 고객사들을 만나보면 경영진 대다수가 과거의 것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를 도입한다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을 최적화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고 볼 수 있다. 위계질서를 중요시 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가 이를 방해할 수 있다. 때문에 컨설팅을 할 때 기술도입과 함께 조직 문화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올해 과학계 화제의 인물 10인을 선정해 8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네이처는 기초 과학, 공중보건, 의학,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계 인물을 선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규모의 경제로 나아가던 인공지능(AI) 시장에 ‘가성비’의 가능성을 증명한 중국 딥시크의 량원펑 최고경영자(CEO)다. 네이처는 그를 ‘기술 혁신가’라고 표현하며 “딥시크는 여러 면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의학 분야에서는 최연소 인물이 선정됐다.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를 소변으로 배출하지 못하는 희귀 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기 KJ 멀둔이다. 아직 두 돌이 채 되지 않은 KJ 멀둔은 생후 6개월에 유전자를 교정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질병을 치료했고,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은 최초의 사람으로 기록됐다. 또 다른 인물인 세라 타브리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는 유전질환인 헌틴턴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기초 과학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남반구 탐사 관측 망원경인 칠레의 베라 루빈 천문대의 망원경 개발을 이끈 토니 타이슨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 교수, 유인 심해잠수정으로 북서 태평양의 해구를 탐사해 최대 9553m의 심해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한 멍란 두 중국과학원(CAS) 심해과학공정연구소 연구원이 선정됐다. 이팻 메르블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 교수는 세포 내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기관인 프로테아좀이 면역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자국의 연구 진실성 문제를 밝혀 과학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친 아찰 아그라왈 인도 라이푸르 인도연구관찰(IRW) 창업자도 선정됐다.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브라질의 모기 매개 감염병을 줄이는 데 기여한 루시아누 모레이라 오스왈두 크루스 재단 농업 연구자, 세계 최초의 팬데믹 대비 조약을 성사시킨 프레셔스 마초소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보건부 장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부당한 백신 정책에 맞서다 해임된 수전 모나레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 국장이 선정됐다. 네이처는 “한 해 동안 일어난 중요한 과학적 동향과 발견을 선정하고 그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셀트리온이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에 나선다.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 SC 제형 전환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제형화 기술 내재화를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에 SC 전환 기술을 적용한다고 8일 밝혔다. SC 제형은 피부 아래 바로 주사를 놓을 수 있는 주사제다. 반면 정맥주사(IV) 제형은 정맥에 직접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로 1시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셀트리온의 SC 제형화 기술은 피부를 구성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히알루로니다제라는 효소 기반 기술이다. 피부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주사액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 과정을 거쳐 피하주사를 놓는 게 가능해진다. 앞서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에 SC 제형을 적용한 ‘램시마 SC’를 개발해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중이다. 이번에 개발된 SC 제형화 기술은 히알루로니다제를 이용해 기존 기술보다 고용량의 의약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올 2월부터 이 기술을 적용한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SC’의 허가용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다. 최근 환자 투여를 모두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1∼6월) 국내외 규제기관에 허쥬마 SC 제형 추가 허가를 제출할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기존 정맥주사에서 약 90분이 소요되던 투여 시간을 SC 제형으로 변경 시 5분 내로 완료할 수 있다. 회사는 현재 개발했거나 개발 예정인 제품들에도 SC 제형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리지널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의 특성상 자칫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SC 제형 전환 기술을 통해 차별화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이에 더해 외부 고객사 대상 제형 변경 위탁생산(CMO)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허쥬마 SC 개발이 마무리되면 제품 경쟁력 향상은 물론 외부 고객사 대상 SC 제형 전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질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근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면역력 저하로 인한 여러 감염병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겨울철 감염병 하면 보통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 대상포진이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뇌 질환,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며 예방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상포진 생백신, 심혈관 질환 위험 26% 줄여연동건 경희대 의대 디지털헬스학교실 교수(사진)는 최근 경희대 서울캠퍼스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대상포진 백신이 체내 염증 반응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가설이 최근 2, 3년간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며 “심혈관계 질환부터 뇌 질환까지 광범위한 질병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진 염증 반응을 줄여 원래 목적인 대상포진 바이러스뿐 아니라 다른 질환에도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연 교수는 올 8월 대상포진 생백신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에 발표했다. 생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 혹은 세균의 독성을 거의 제거한 백신으로, 병원체를 완전히 죽인 사백신과 구분된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대상포진 생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유일하다.연 교수는 2012∼2021년 50세 이상 한국인 167만8000여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포진 생백신을 맞은 군은 맞지 않은 군보다 심근경색, 심부전 등 주요 심혈관계 질환(MACE)의 발병 위험이 26% 줄었다. 이 효과는 백신 접종 후 2, 3년간이 가장 높았으며 8년까지 예방 효과가 지속됐다. 연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 전반에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은 특이한 결과”라며 “대상포진 생백신의 부수적인 예방 효과 범위가 넓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어린 시절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진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활동을 시작하면서 발병한다. 특히 신경절에 머무르기 때문에 극심한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고, 심각한 경우 안면 마비, 뇌염에 이르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상포진 백신 무료 접종 확대 필요” 연 교수는 올 9월 대상포진 생백신이 만성 호흡기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알러지’에 발표했다. 50세 이상 한국인 250여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생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발병 위험이 30%, 천식 32%, 간질성 폐질환(ILD)이 22% 줄었다. 특히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중증도율은 최대 41%까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해외에서는 대상포진 생백신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올해 4월 대상포진 생백신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71∼88세 28만여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백신을 접종한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20%가량 낮았다. 대상포진 생백신이 고령층에서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연달아 나오면서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대상포진 백신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대상포진 백신은 NIP에 포함되지 않아 각 지자체에서 예산을 마련해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시민에게만 무료 접종을 제공하고 있다. 연 교수는 “지자체 무료 접종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NIP를 통해 대상포진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고령화 시대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