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원

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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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산업1부에서 과학계 및 바이오 업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jwchoi@donga.com

취재분야

2024-04-20~2024-05-20
산업37%
기업15%
경제일반15%
우주/천체9%
인사일반6%
국제일반6%
컴퓨터3%
미국/북미3%
중국3%
과학일반3%
  • 인종차별에 꿈 접은지 60년…美흑인 90세에 최고령 우주비행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미국 우주 개발 업체 블루오리진이 2년 만에 우주 관광 사업을 재개했다.블루오리진은 19일 오전 9시 45분(현지시간·한국시간 20일 0시 45분) 미국 텍사스주 반 혼 지역에 있는 발사 단지에서 탑승객 6명을 태운 우주 관광용 발사체 ‘뉴 셰퍼드’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탑승객들은 우주선을 타고 고도 105.7km까지 올라갔다가 약 10분 만에 지구에 착륙했다. 탑승객 중 가장 고령인 90세의 에드워드 드와이트는 착륙 후 두 팔을 번쩍 들며 “오랜만이다”라며 “황홀한 경험이었다. 모두가 이 경험을 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60년대 우주 비행사 훈련 프로그램을 받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비행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당시 흑인에 대한 차별적 문화로 인해 최종적으로 선발되지는 못했다. 드와이트 외에도 벤처 투자자 메이슨 엔젤, 프랑스 수제 맥주 양조장 대표인 실바인 시론(Sylvain Chiron) 등이 탑승했다.탑승객들은 약 3~4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고도 105km 상공에서 우주에서 지구의 모습을 바라본 뒤 다시 지구로 돌아왔다. 탑승객이 탄 캡슐이 착륙하는 과정에서 캡슐에 장착된 낙하산 3개 중 1개가 작동하지 않았지만 블루오리진은 “안전하게 착륙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임무는 블루오리진의 7번째 유인 비행으로, 마지막 유인 우주 비행은 2022년 8월이었다. 당시 발사 한 달 뒤 진행된 무인 비행이 엔진 노즐의 결함으로 실패하면서, 회사는 발사를 전면 중단했다.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12월 무인 비행을 다시 시작했으며, 이번 발사로 유인 비행까지 재개하게 됐다. 블루오리진의 우주 비행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주 관광에서 블루오리진의 경쟁사인 버진 갤럭틱은 4명의 탑승객을 실을 수 있는 ‘VSS 유니티’ 발사체를 운영 중이다. 우주선 탑승 비용으로 1인당 45만 달러(약 6억 원)을 책정하고 있다. 버진 갤럭틱은 다음달 8일 우주 관광을 위한 발사를 준비 중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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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서울 정상회의 21일 개막… ‘AI 안전 연구소’ 설립 논의

    한국에서 안전하고 공정한 인공지능(AI) 활용을 논의하기 위한 ‘AI 서울 정상회의’가 열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부터 이틀간 ‘AI 서울 정상회의’와 ‘AI 글로벌 포럼’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AI 서울 정상회의에는 영국, 미국, 일본 등 10여 개국의 정상들이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처음 개최된 ‘AI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과 영국이 공동 개최하며 ‘정상 세션’과 ‘장관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정상 세션은 21일 오후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화상 방식으로 개최된다. 주요국 정상, 국제기구 수장, 빅테크 대표들이 참석한다. 지난 회의에서는 AI의 안전성에 집중해 논의했지만, 정부는 논의 범위를 넓혀 AI 거버넌스의 3대 목표로 안전·혁신·포용을 국제사회에 제시할 계획이다. 장관 세션은 22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대면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19개국 이상의 정부, 산업계, 학계 주요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AI 안전 연구소’ 설립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열리는 AI 글로벌 포럼은 고위급 라운드 테이블과 전문가 세션으로 구성되며, 전문가 세션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 포럼에는 한국계 인사인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너태샤 크램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AI 책임자(CAIO), 이상호 카카오 CAIO, 하정우 네이버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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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서 최대 82% 생분해”… KAIST, 친환경 포장재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바다에서 최대 82%까지 생분해되는 포장재를 개발했다. KAIST는 17일 명재욱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양한슬 생명과학과 교수, 서종철 연세대 패키징및물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지속 가능한 해양 생분해성 종이 코팅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종이 포장재는 친환경 포장재이지만 물에 약하고 잘 찢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폴리에틸렌 같은 코팅재가 사용되지만 이런 코팅재는 분해가 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비닐알코올에 붕산을 이용해 필름을 제작했다. 이를 종이에 코팅해 분해가 잘되면서도 물과 산소를 차단할 수 있는 고강도 패키징 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코팅 종이의 생분해성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분해되기 어려운 환경인 해양환경에 코팅 종이를 노출시켰다. 111일간 코팅 종이를 관찰한 결과 59∼82%까지 생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쥐 생체 반응 실험을 통해 코팅 종이의 안전성도 확인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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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관리 최신 트렌드 배우고 체험도”… 혈당관리 앱-테이핑 치료 부스 긴줄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최신 건강 관리 트렌드를 체험하러 왔습니다.”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카카오헬스케어 부스를 찾은 대학생 허지아 씨(23)는 “스포츠학을 전공하는데 학교 과제를 위해 방문했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눈으로 확인하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2024 서울헬스쇼’ 마지막 날인 이날도 인기 체험 부스에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방문자들에게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활용한 혈당 측정 체험을 제공했다. 스마트폰에 파스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부착한 혈당 측정 센서와 연동하면 실시간으로 혈당이 측정되는 방식이다. AI는 혈당 등 건강 정보를 분석해 생활 습관과 약 복용 등에 대한 조언을 해 준다. 이 업체 관계자는 “3일 동안 수천 명이 부스를 찾아 혈당 관리 서비스를 체험했다”며 “최근 젊은 당뇨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층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품을 주는 부스에도 시민들이 몰렸다. 유한양행은 부스를 찾은 시민들에게 룰렛 이벤트를 통해 숙취해소제 ‘내일N’과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 뿌리는 파스 ‘에어파스’ 등을 제공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시민들은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프리미엄 유산균 ‘덴마크 프리미엄 프로바이오틱스’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며 “덴마크 유산균 전문 기업 크리스찬한센의 특허 균주를 국내 최초로 배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건강 상담 부스에는 중장년층이 많이 방문했다. 2, 3주 전부터 왼손이 아팠다는 강성희 씨(66)는 이날 행사장에서 무료 뜸 상담을 받았다. 강 씨는 “아픈 부위에 피가 몰려 있다고 한다”며 “상담을 통해 뜸보다 침이 효과적이라는 얘길 들었다. 이제 한의원에 가볼 생각”이라고 했다. 고도일병원 부스에선 혈압·혈당 측정과 인바디 체크를 무료로 제공했다. 또 물리치료사가 긴장한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테이핑 치료를 해줘 외국인 관광객 등도 많이 찾았다. 카자흐스탄에서 왔다는 존 맥기 씨(47)는 “부스에 시민들이 많이 몰려 있어 호기심을 갖고 찾게 됐다”며 “평소 목과 어깨가 불편했는데 마침 테이핑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건강 관련 정보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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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포스텍에 ‘원자력 안전 인재’ 대학원 과정 만든다

    최근 인공지능(AI) 구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생산 방식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가 급부상하면서 원자력 안전 분야 전문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 정부가 원자력 안전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KAIST, 포스텍(포항공대)에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등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 39곳이 협력할 계획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1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원자력 안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MOU) 체결 및 다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39개 기관이 서명했다. 원안위는 기존에 대학 학사 과정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원자력 안전 관련 강의 개설과 현장 실습 등의 교육과정을 대학원까지 확대해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올해는 KAIST와 포스텍 등 2개 대학이 선정됐다. 선정된 대학원은 총 5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1년 차에는 과정 기획 및 인프라 구축에 2억 원, 2년 차부터는 과정을 운영하는 데 매년 최대 4억 원까지 지원받게 된다. 신설되는 원자력 안전 교육 과정에서 정부가 강조하는 것은 ‘융합’과 ‘현장’이다. 통합적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해 원자로 설계, 장비 개발, 원전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융합인재를 키울 계획이다. 이에 따라 KAIST는 원자력·방사선, 정책학, 심리학 등을 융합한 ‘마이크로 그래듀에이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포스텍 역시 미래 기술과 인문사회 분야를 원자력에 적용한 ‘CNEMAS(Center for Nuclear Energy and MegA Science Technology)’를 개설할 예정이다. 두 대학은 내년부터 해당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물산, 한국수력원자력 등 기업 12곳은 현장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대학원생 인턴십 및 현장실습 추진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유국희 원안위 위원장(사진)은 “원자력 안전은 현장의 언어다. 현장 없이 책상에만 앉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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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조 비만치료제 시장 잡아라”… 글로벌 제약사들 선점경쟁

    올해 70조 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선두 제약사는 심혈관 및 간 질환으로까지 비만치료제의 적용 대상 질병을 넓혀 시장을 키우려 하고 있고, 후발 주자들은 부작용을 줄인 비만치료제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최근 음주로 인해 간이 손상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에 나섰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게재된 임상시험 계획에 따르면 20일 첫 환자 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보노디스크는 일론 머스크가 다이어트에 활용했다고 알려지며 유명해진 위고비와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기업이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함께 비만치료제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선두 그룹은 비만과 연관된 다른 질병으로 치료제의 범위를 확대해 가며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11월 위고비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18% 낮춰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3월 비만치료제로서는 처음으로 위고비를 심혈관 질환 예방 치료제로 허가했다. 최근 시작한 노보노디스크의 간 손상 환자 임상시험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는 위고비에 ‘카그릴린타이드’라는 약물을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그릴린타이드는 굶거나 음주를 했을 때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FGF21(섬유아세포 성장인자 21)’이 많이 나오도록 하는 약물이다. 앞서 FGF21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고 간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기초 연구들이 나오면서 제약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금주, 식단,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 이외에는 적당한 치료법이 없다. 만약 노보노디스크가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경우 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내년 6월까지 임상 2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늦게 비만치료제를 출시한 일라이릴리도 다른 질환에 대한 효용을 검증하고 있다. 회사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27년 10월 완료할 예정이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양강 구도의 시장에 출사표를 낸 후발 주자들은 비만약의 부작용을 줄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만치료제에 뛰어든 기업들이 정말 많지만 두 기업보다 앞서 나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얼마나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현재 임상에 진입한 비만치료제는 232개다. 미국의 리제네론은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으로 꼽히고 있는 ‘요요’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근육 감소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항체의약품(트레보그루맙, 가레토스맙)과 위고비를 병용 투여하는 임상을 준비 중이다. 근육을 유지시켜 줄어든 체중을 오래 지속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의 아드바크 세러퓨틱스는 GLP-1 치료제에 소화 호르몬인 콜레키스토키닌(CCK)을 결합해 비만치료제의 고질적인 문제인 메스꺼움을 줄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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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낮은 약값에… 글로벌 제약사들, ‘韓 패싱’ 中-日부터 신약 출시

    “혹시 일본에 레켐비(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맞으러 가시는 분 계신가요? 투약 가능한 병원 공유 부탁드립니다.” 최근 국내 알츠하이머 환우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한 커뮤니티에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투약을 위한 ‘원정 치료’에 대해 문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국내 치료가 요원하니 이미 약이 출시된 일본에서 투약하겠다는 것이다. 인지 기능 저하를 27%가량 개선해 ‘기적의 치매약’으로 불리는 레켐비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 심사 중이다. 올해 하반기(7∼12월)면 허가가 날 전망이지만, 정부와 제약사 간 약가(약값) 협상이 난항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韓 제치고 中·日부터 신약 출시 한국에 신약이 도입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6개월, 통상 4년이다. 미국제약협회(PhRMA)에 따르면 출시된 뒤 한국에 1년 안에 진입하는 신약은 단 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34곳 중 28위다. 1년 내 신약 도입률이 32%인 일본에 비하면 국내 환자들의 선택지는 매우 좁다. 한국에 신약이 늦게 도입되는 이유로는 낮은 약값과 복잡한 허가 절차가 꼽힌다. 특히 낮은 약값은 신약 개발사들이 국내에 신약 출시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과 일본에 먼저 신약을 출시하고 한국 출시를 뒤로 미루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먼저 신약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 다른 나라들이 이를 근거로 약값을 더 낮추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한국보다 약값을 높게 책정하는 나라들에서 먼저 신약 가격을 책정하면 다른 나라에도 높은 가격으로 신약을 팔 수 있게 된다. 레켐비 역시 미국, 일본에 이어 올해 1월 중국에서 먼저 승인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중국과의 약값 협상이 이뤄지는 올해 9월 이후 한국 출시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싼값에 약을 들여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건 결국 환자”라고 주장했다.●건보 재정 신약에 더 투입돼야 업계에서는 정부가 건강보험(건보) 재정을 신약에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혁 중앙대 약대 교수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국내 급여 신약 227개에 사용된 건보 재정 지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의약품 지출 중 단 8.5%만이 신약에 사용되고 있었다. 희귀질환·중증질환 중심의 최근 신약 개발 트렌드를 고려하면 신약에 투입되는 재정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제약협회가 발표한 국가별 항암 신약 도입률을 보면 미국은 94%, 독일 71%인 반면 한국은 40%에 그쳤다. 희귀질환 역시 한국은 33%로 미국(93%), 독일(72%) 등에 비해 매우 적게 도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건보 재정의 상당 부분이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이나 경증 질환에 쓰이고 있다”며 “신약의 혁신성을 인정하고 제네릭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건보 재정의 운영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정부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약값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신약의 경제성 평가에 혁신성에 대한 평가 요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중규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제네릭은 경쟁을 통해 더 낮은 가격에 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신약은 혁신성을 인정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개선안은 올해 7, 8월에 발표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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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안위 “국내 원전에 설치된 일부 원전 수소제거설비 성능 미달”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원전) 사고 이후 비슷한 사태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수소제거설비(PAR)’가 한국 원전에서 성능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9월 오전 회의를 열고 국내 원전에 설치된 일부 PAR의 성능이 구매 규격에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 내리고 교체를 요구했다.PAR은 원자로 건물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백금을 이용해 수소 농도를 낮춰주는 안전 장비다. 사고 상황에서 이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수소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PAR 장비가 있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번 원안위 조사는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에 국내 PAR 제작사인 세라컴이 생산한 PAR 수소 제거율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구매규격에 미달이라는 공익 신고에서 시작됐다. 국내 원전에는 KNT와 세라컴 두 회사가 제작한 PAR가 설치돼 있다. KNT의 경우 2022년 11월 성능검증을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세라컴의 PAR에 대해 중대 사고 발생시 수소 농도가 8%까지 오를 때를 가정해 초당 수소제거율이 얼마인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평균 초당 0.320g으로, 한수원 구매규격인 0.5g에 못미쳤다. 앞서 지난해 3월 원안위가 발표한 중간결과에 따르면 수소 농도가 4%일 때 역시 초당 수소 제거율은 0.131~0.137g으로 역시 구매규격(0.2g)에 못미쳤다. 다만 원안위는 “수소 농도가 8% 이상인 조건에서 수소 제거 성능 실험을 하는데 백금이 떨어지며 불꽃이 튀었고, 그로 인한 화재 위험이 있다”는 공익신고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험 결과 불꽃(불티)이 직접접촉에 의한 화재 및 기기손상 가능성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원안위는 “원전 격납건물 안에는 가연성 물질(탈 수 있는 물질)이 없어 화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원안위는 세라컴 PAR가 설치된 원전 14기(한울 1·2호기, 고리 3·4호기, 한빛 1~6호기, 한울 3~6호기)에 대한 성능 복구를 요구했다. 사실상 교체를 요구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우선 PAR를 추가 설치하고, 순차적으로 PAR를 신규 교체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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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연구진, 양자컴퓨터 개발 앞당길 초저전력 레이저 기술 개발

    한국인 연구진이 양자컴퓨터의 개발을 크게 앞당길 수 있는 초소형·초저전력 레이저 기술을 개발했다. 7일 남동욱 싱가포르 난양공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기존 방식보다 1000만 배 적은 전력을 사용해 빛을 파장을 조절하는 ‘파장가변 레이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4월 29일자에 실렸다.파장가변 레이저는 넓은 범위에 걸쳐 파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레이저로, 빛을 이용한 광양자컴퓨터 개발, 광통신 등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파장을 바꾸기 위해서는 물질의 특성을 바꿔야 한다. 기존의 파장가변 레이저는 주변에 열을 가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지만,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크기가 커 응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나노전자기계시스템(NEMS)의 ‘공진’ 현상을 이용해 적은 전력으로도 큰 힘을 가해 파장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공진 현상은 물질이 가진 고유한 진동수와 외부의 진동수가 같아지면 진폭, 즉 힘이 커지는 현상이다. 특정 높이의 소리를 내면 와인잔이 깨지거나, 작은 바람에 의해 건물이나 다리가 크게 흔들이는 현상이 모두 공진에 의한 것이다.연구진은 공진 현상을 이용해 기존에 비해 1000만 분의 1 수준의 적은 전력으로 나노전자기계시스템이 레이저에 가할 수 있는 힘을 키웠고, 결과적으로 레이저의 파장을 바꿀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초전력, 초소형이라는 점에서 응용 범위가 매우 넓다. 빛을 이용하는 광양자컴퓨터의 경우 여러 개의 레이저가 모두 같은 파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파장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파장가변 레이저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적은 전력으로 여러 파장가변 레이저의 가동이 가능하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집적도도 높일 수 있다.논문의 제 1저자인 주효준 난양공대 박사과정생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광양자컴퓨터 및 양자 광통신을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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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간 유인 우주왕복선 ‘스타라이너’, 안전 문제로 발사 연기

    6일 오전 10시 34분(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 예정이었던 보잉의 유인 우주왕복선 ‘스타라이너’가 안전 문제로 발사를 연기했다. 발사를 약 1시간 정도 앞두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발사가 연기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NASA에 따르면 스타라이너를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될 예정이었던 ‘아틀라스 V’ 발사체의 상단부(켄타우로스 스테이지)에서 산소를 방출하는 밸브가 오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틀라스 V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런치얼라이언스(ULA)가 제작한 발사체다. 이에 따라 NASA는 발사 연기를 결정했으며, 스타라이너에 탑승할 예정이었던 부치 윌모어, 수니 윌리엄스 NASA 우주비행사는 발사 준비를 종료하고 숙소로 돌아갈 예정이라 밝혔다.재발사 일정은 산소 밸브 점검 후 결정된다. 산소 밸브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 12일에 발사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만약 간단한 정비로 고칠 수 있는 경우라면 7일 오후 10시 11분(한국시간 8일 오전 11시 11분) 혹은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11일 오전 10시)에 발사할 전망이다.스타라이너는 앞서 여러 차례 발사를 연기하거나 실패한 바 있다. 2019년 첫 무인 시험 비행을 시도했지만 우주선이 올바른 궤적에 도달하지 못해 ISS 도킹에 실패했다. 이어 2021년에는 로켓 발사대에 밸브가 막히는 등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가 연기돼 2022년에서야 무인 비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첫 유인 비행에 도전했지만, 우주선이 지구 대기권으로 다시 돌아올 때 속도를 늦추는 낙하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며 다시 연기된 바 있다. 수 차례 이어진 발사 실패로 스타라이너 프로그램의 예산이 14억 달러(1조9000억 원) 가량 초과되기도 했다. 만약 스타라이너가 이번 비행에 성공했다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에 이어 민간 기업이 개발한 두 번째 우주왕복선이 될 예정이었다.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비행사를 실어줄 우주왕복선 개발을 위해 2014년 스페이스X와 보잉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딜런 라이스 ULA 엔지니어는 “현재 보이는 데이터가 이전과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유인 비행이기 때문에) 어떤 위험도 감수할 의향이 없다”고 언급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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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총 “지원받은 학술지, 의무 기탁”… 학계 반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올해부터 과총의 발간 지원을 받은 국내 학술지는 모두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체 공개해야 한다고 의무화하자 과학기술계가 반발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총은 지난달 국내 학술지 지원사업의 결과물을 과총의 학술연구성과 온라인 플랫폼 ‘사이언스센트럴’에 의무적으로 기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과학기술인 민간 단체인 과총은 매년 국내 학회들을 대상으로 학술지 발간 비용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는 227곳에 총 19억8700만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 곳당 875만 원가량 지원금을 받는 셈이다. 학회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국내 학술지를 사이언스센트럴에 기탁하려면 문서 서식을 전환해야 하는데, 논문 한 건당 6만∼10만 원이 든다. 한 해 100편의 논문만 발행해도 최소 6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이다. 또 과총 플랫폼은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어 저작권 문제도 있다는 주장이다. 민간 학술지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과학계 관계자는 “정부가 만든 플랫폼을 키우기 위해 강압적으로 국내 학술지를 기탁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과총 측은 “서적으로 발행하던 학술지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인용 지수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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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태계서 고립된 中… 美보다 5 10년 뒤처져”

    미국의 중국 제재로 인해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고립된 중국의 경쟁력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3일(현지 시간) 미국이 중국에 고품질 반도체 판매를 금지하면서 중국의 AI 기술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AI 반도체 ‘어센드910B’를 개발하기도 했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엔비디아의 H100 모델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아메드 바나파 미국 새너제이주립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적어도 5∼10년은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화웨이의 어센드910B는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를 통해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한 AI 반도체다. 대만 TSMC의 4·5nm 공정을 활용해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했을 때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공정의 단위가 작을수록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는 반도체의 성능과 직결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5년까지 2nm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의 차이는 한순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한동안은 AI 개발에 고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해 초당 300조 개 이상의 연산처리 능력을 가진 반도체의 중국 판매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이용하거나, 게임용 GPU를 이용해 AI를 개발해야만 했다. 암시장을 통해 고사양 엔비디아 GPU를 수급하기도 했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AI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어 그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칩은 미국보다 몇 년은 뒤처져 있다. 수출 통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 공격적으로 (중국에) 대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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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치료제, 이젠 요요현상 차단에 초점

    최근 비만치료제 개발 트렌드가 ‘양’에서 ‘질’로 변하고 있다. 체중을 감량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중을 유지하는 기능까지 더하겠다는 것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근육량 유지 효과가 있는 항체를 함께 병용하는 임상 2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을 통해 체중 감량뿐 아니라 근육 유지량, 치료제 중단 후 체중 유지가 되는지까지 검토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는 환자 체중의 15∼20%를 감량해 주는 것으로 나타나,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치료제를 중단하면 다시 10% 이상 체중이 늘어나는 ‘요요 현상’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리제네론이 개발한 2개의 항체(트레보그루맙, 가레토스맙)는 당초 노화로 인해 근육이 감소되는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개발돼 오던 것이다. 즉, 근육의 손실을 막는 역할을 하는 항체다. 일라이릴리 역시 젭바운드와 지난해 인수한 근감소증 치료제 ‘비마그루맙’의 병용 치료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주 있었던 실적 발표에서 대니얼 스코브론스키 일라이릴리 연구소장은 “비마그루맙의 근육 유지 효과가 기존의 비만치료제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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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AI 생태계서 고립…美보다 5~10년 뒤쳐져”

    미국의 중국 제재로 인해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고립된 중국의 경쟁력이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국제학술지 네이처는 3일(현지 시간) 미국이 중국에 고품질 반도체 판매를 금지하면서 중국의 AI 기술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화웨이가 자체적으로 AI 반도체 ‘어센드910B’를 개발하기도 했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엔비디아의 H100 모델에 비해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아메드 바나파 미국 새너제이주립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적어도 5~10년은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화웨이의 어센드910B는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를 통해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한 AI 반도체다. 대만 TSMC의 4·5nm 공정을 활용해 생산하는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했을 때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공정의 단위가 작을수록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는 반도체의 성능과 직결된다.삼성전자의 경우 2025년까지 2nm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하드웨어의 차이는 한순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한동안은 AI 개발에 고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해 초당 300조 개 이상의 연산처리 능력을 가진 반도체의 중국 판매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저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이용하거나, 게임용 GPU를 이용해 AI를 개발해야만 했다. 암시장을 통해 고사양 엔비디아 GPU를 수급하기도 했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AI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어 그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다.미국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칩은 미국보다 몇 년은 뒤처져 있다. 수출 통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 공격적으로 (중국에) 대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AI 인재나 인프라 면에서 좋은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2등 자리를 쉽게 빼앗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서인 한양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이 전략적으로 범용 AI보다 한 분야에 특화된 AI에 집중한다면 세계적인 AI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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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흘리는 음식은 끝”… 실험실에서 키우는 ‘배양육’으로 대체

    《실험실서 키운 ‘배양육’의 맛은‘도축장에서 소를 잡는 게 아니라 실험실에서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만들어 낸다.’ 낯설게 들리지만, 이는 곧 다가올 미래다. 동물 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대량으로 고기를 만들어내는 ‘배양육’ 세계를 들여다봤다. “피 흘리는 음식은 이제 영원히 구시대의 것이 됐습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 ‘지배종’ 속 생명공학기업 BF의 최고경영자(CEO) 윤자유는 회사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 속 BF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고기, 다시 말해 도축이 필요 없는 ‘배양육’의 시대를 열어 세계적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 BF, ‘Blood Free’의 앞 글자를 딴 회사명과도 일맥상통한 윤자유의 대사는 결국 축산이라는 1차 산업이 붕괴하고 실험실에서 만든 배양육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BF와 윤자유는 미래의 먹거리 위기를 해결했다는 영광을 품에 안았지만, 축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에게 위협을 받게 된다. 드라마가 머지않은 2025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지배종에 등장하는 기술과 생명공학기업, 축산업의 대립 양상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그것과 매우 닮아 있다. 2024년 현 시점의 배양육 산업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을까.》● 2030년 3조 원 시장 형성… 유명인도 투자 나서 배양육이란 동물에게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실에서 대량 배양해 만드는 대체육 중 하나다.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도시화로 육류 소비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배양육은 이 수요를 감당할 대안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 인구는 약 100억 명까지 증가하고, 세계 육류 소비량은 2021년 3억3000만 t에서 4억5000만 t까지 36%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현재의 축산업 방식으로는 늘어나는 육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배양육은 이점이 많은 고기다. 국제학술지 ‘환경과학 및 기술’에 따르면 배양육이 상용화될 시 기존 축산업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은 96%가 감소되고, 토지 사용량은 1%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에너지와 물 사용량 역시 각각 45%, 96% 감소한다. 드라마 속 윤자유도 BF의 배양육 제품을 소개하며 이 점을 매우 강조한다. 이런 시장성을 고려해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배양육 시장 규모가 2030년 27억8810만 달러(약 3조8671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기를 먹지 않는 비건(vegan) 인구가 늘어나고,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나 유대교에서도 최근 배양육을 할랄(이슬람교가 먹고 쓸 수 있는 제품) 음식으로 인정하면서 관련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잭 웰치 전 GE 회장 등 유명 자산가들은 이미 여러 배양육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개발 수월한 닭 배양육부터 상용화 시작 빌 게이츠가 투자한 잇저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배양육을 허가받은 기업이다. 2020년에는 싱가포르 식품청(SFA), 지난해에는 미 농무부(USDA)의 허가를 연달아 받았다. 최근에는 배양육 개발 기업으로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잇저스트는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대체 계란 ‘저스트 에그’를 개발한 기업으로 더 유명하다. 현재 미국 대체 계란 시장의 99%를 점유하고 있는 잇저스트는 우리나라에서도 SPC삼립을 통해 대체 계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잇저스트는 이런 노하우를 활용해 식물성 단백질에 닭의 섬유아세포(줄기세포의 일종)를 혼합한 닭 배양육 ‘굿 미트’를 개발했다. 싱가포르에서는 ‘허버스 비스트로’라는 식당에서 굿 미트를 활용한 샐러드 음식을 판매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 허가 이후 사업을 더 확장하기 위해 현재는 판매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잇저스트와 함께 USDA의 허가를 받은 업사이드푸드 역시 닭 배양육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연간 최대 23t의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고, 향후 더 큰 규모로 늘려 가겠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선두에 있는 두 기업이 소나 돼지가 아닌 닭 배양육을 선택한 것은 우연히 아니다.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없애고,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닭 요리가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적색육(赤色肉)은 마블링이나 자연스러운 붉은색과 같이 고려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구현하기가 더 어렵다. 반면 백색육(白色肉)인 닭은 비교적 맛이나 모양을 고기처럼 구현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또 배양육을 대량 생산하는 데에는 오랜 기간 끊임없이 분열할 수 있는 세포주가 필요하다. 이런 세포주는 동물의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 세포를 걸러내 얻어낼 수도 있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얻을 수도 있다. 닭은 유정란에서 여러 개의 세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소나 돼지에 비해 세포주 확보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현실에선 ‘다짐육’ ‘얇은 스테이크’ 가능성 높아 그렇다면 지배종에서 BF가 선보인 ‘한우 스테이크’ 배양육은 언제쯤 맛볼 수 있을까. 지금도 소고기와 돼지고기 배양육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근시일 내에 먹을 수 있는 배양육은 두툼한 스테이크 형태가 아니라, 잘게 다진 형태의 ‘다짐육’ 혹은 얇은 스테이크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먹는 스테이크(덩어리육)는 근육뿐 아니라 지방, 힘줄, 피, 세포를 둘러싼 다양한 물질들이 합쳐져 있다. 이 모든 요소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적절하게 배양이 돼야 스테이크 배양육이 탄생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BF가 다른 여러 배양육 기업을 제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스테이크와 똑같은 모양과 맛을 흉내 낸 배양육을 개발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다짐육은 줄기세포에서 근육, 지방, 결합조직을 따로 분화시켜 세포 덩어리로 만든 뒤 적당히 뭉쳐주면 고기와 비슷한 맛과 모양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다짐육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국내의 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먹는 스테이크처럼 두꺼운 배양육을 만들려면 세포들이 층을 이뤄 차곡차곡 배양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포가 자라는 데 필요한 지지체, 작은 공간에 세포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엔지니어링 기술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싱가포르·미국 ‘환영’ vs 이탈리아 ‘법적 금지’ ‘지속 가능한 지구’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며 많은 정부가 배양육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배양육을 둘러싼 여러 논란 때문에 쉽사리 허가를 내주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배양육의 ‘종자’ 역할을 하는 줄기세포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지만 무엇보다 1차 산업인 축산업과의 관계 때문이다. 싱가포르가 가장 먼저 배양육 승인에 나선 데에는 지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전체 700㎢ 규모의 작은 섬나라인 싱가포르는 전체 면적의 약 1%만을 농지로 사용하고 있다. 농업과 축산업이 발달할 수 없는 조건이다. 식량의 90%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오는 만큼 싱가포르에 ‘식량 안보’는 매우 중요한 국가적 문제로, 배양육은 이를 해결해줄 중요한 대안이다. 특히 2030년까지 필요한 식량의 30%를 자급자족한다는 싱가포르 정부의 ‘30 by 30’ 목표는 배양육에 날개를 달았다. 반면 축산업이 발달한 이탈리아의 경우 배양육을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해 11월 동물에서 유래한 세포 배양 조직으로 만들어진 배양육의 생산, 수출, 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세포배양육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부 의원들은 “반과학적”이라고 비난하며, 투표 당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큰 표 차이로 법안은 통과됐다. 이탈리아에서 배양육을 생산하거나 수출·수입하면 6만 유로(약 888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간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한국에서는 최근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월 세포 배양 기술을 통해 얻은 원료를 식품 원료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 개정고시를 발표했다. 배양육이 식품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티센바이오팜, 다나그린, 씨위드, 셀미트, 스페이스에프 등 여러 스타트업이 다양한 배양육을 개발 중이다. CJ, 롯데, 대상 등 대기업에서도 배양육 기업에 투자하거나 업무협약을 통해 기술 및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개정고시 외에 배양육에 대한 허가 트랙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 많이 뛰어든 만큼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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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굶주린 인류 살아남기 위해선 다른 선택지 없어”

    “배양육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데 있어 지금은 ‘세기의 기회(opportunity of the century)’입니다. 지구를 파괴하지 않고 (미래에) 굶주린 인류가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푸드테크 전문 투자 기업인 ID캐피털의 이사벨 드시트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의 배양육 스타트업 투자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부터 벤처 투자 시장이 냉각되며 배양육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한풀 꺾였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배양육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금은 2021년 18억2000만 달러(약 2조5200억 원), 2022년 상반기(1∼6월) 10억1000만 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하반기(7∼12월)부터 투자가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드시트르 CEO는 현 상황에 대해 “너도나도 다 투자를 할 때보다 지금이 오히려 투자의 적기라고 본다”며 “일부 투자자들은 배양육 기술이 아주 먼 미래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빠른 미래에 배양육 기술이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2014년 설립된 ID캐피털은 배양육을 포함한 대체 단백질, 스마트 농업 기술 등 다양한 푸드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2016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한데 모여 개발 중인 기술을 소개하는 IR 피칭 대회인 ‘퓨처 푸드 아시아(FFA·Future Food Asia)’를 론칭하기도 했다. 피칭 대회에서 우승한 기업에는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에는 국내 배양육 개발 기업인 심플플래닛이 결선에 진출하게 됐다. 드시트르 CEO는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한국의 푸드테크 기업가들과 만나며 빠른 생태계 발전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배양육 가치 사슬에서 핵심적인 나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달 1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올해 FFA에서는 ‘영양 및 포용’이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전통적인 농업, 축산업과의 ‘공생’이다. 드시트르 CEO는 “배양육에 대한 축산업의 반발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일부는 배양육이 축산업을 위협한다고 믿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전통적인 축산업과 배양육 산업이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고기의 성분이나 특성을 잘 아는 기존 축산업자 혹은 가공업자들이 배양육의 성분을 조성하고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드시트르 CEO는 “혁신은 언제나 갈등으로 가득 차 있다. 배양육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 과학적 진전이 이뤄진다면 많은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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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뉴스코프에 年83억 AI용 콘텐츠료 지급”

    구글이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세계 최대 미디어 그룹인 미국의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에 콘텐츠 이용료를 내기로 했다. 그 액수는 연간 80억 원이 넘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구글은 뉴스코프와 콘텐츠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뉴스코프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발행하는 다우존스,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의 더 타임스, 호주 유로 방송의 모회사다. 구글은 자사의 AI 모델을 강화하기 위해 WSJ 등 뉴스 콘텐츠를 이용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구글은 매년 최대 600만 달러(약 83억 원)를 뉴스코프에 지불한다.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 기업들은 뉴스 매체의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지난달 29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콘텐츠 이용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오픈AI가 언론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것은 미국 AP통신, 독일 악셀 스프링거, 프랑스 르몽드, 스페인 프리사 미디어에 이어 다섯 번째다. 오픈AI 측은 “이번 계약을 통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을 위한 세계적인 수준의 실시간 저널리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픈AI는 미국의 8개 신문 매체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헤지펀드 올던 글로벌 캐피털이 소유하고 있는 뉴욕 데일리 뉴스, 시카고 트리뷴, 올랜도 센티넬 등 8개 일간지는 지난달 30일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고소했다. 올던 글로벌 캐피털 측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정보를 수집하고 뉴스를 보도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소비했다. 오픈AI와 MS가 자체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의 작업물을 훔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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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 없는 제약사 1분기 ‘고전’… 해외판로 넓힌 바이오社 ‘껑충’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제약사들은 주춤한 반면 바이오 기업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대규모 기술 수출로 매출 및 영업이익이 크게 뛰어 올해는 상대적으로 성장 폭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국내 제약 업계의 ‘큰형님’인 유한양행과 종근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30일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유한양행의 매출은 4446억 원, 영업이익은 6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4%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7%나 감소했다. 일부 관계사 매출 부진과 지난해 대비 기술 수출 수익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월 하순부터 시작된 의료 파업으로 수액, 항생제 등 수술에 필요한 의약품들의 매출이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6일 실적 발표를 한 종근당 역시 1분기 매출은 3535억 원, 영업이익은 3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1%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HK이노엔과의 ‘케이캡(위식도 역류질환 신약)’ 공동 판매가 종료되며 매출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유전질환인 샤르코 마리투스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을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13억 달러(약 1조80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영향으로 종근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4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8% 늘어났다. 대웅제약은 올해 매출 3358억 원, 영업이익 2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1.2% 증가했다. 대웅제약 역시 지난해 1분기에만 수출 2건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과 대웅제약 등 지난해 대규모 기술 수출을 한 기업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 폭이 둔화됐다고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가 주춤하는 사이 바이오 기업은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꾸준히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6695억 원, 영업이익 232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공장 전체 가동을 시작하며 해외 수주 계약이 늘었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 시밀러 판매 활로를 넓히고 있다. 그 결과 매출이 연결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31% 증가한 9496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 실적 발표 전인 셀트리온 역시 증권가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기준 1분기 매출은 72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는 장기화되고 있는 의료 파업이 제약사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한국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원내 기준 1분기까지 의약품 사용 금액은 이전 분기 대비 20%, 약 1490억 원이 줄었다. 제약사 관계자들도 “전공의를 만나야 하는 영업직군 직원들이 할 일이 없어진 상태”라면서 “의료 파업이 장기화되면 영업이익은 더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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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제약사, 美-中사이 셈법 복잡… 국내 업체들은 기회 보며 틈새 노려

    올해 초 미국이 내놓은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미중 힘겨루기에 끼인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거나 중국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등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을 관망하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이 최근 미국 최대 바이오 무역 협회인 ‘바이오(BIO·Biotechnology Innovation Organization)’ 탈퇴를 결정했다. 미국의 생물보안법에 대해 말을 아끼던 BIO가 3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다케다제약은 특별한 설명 없이 “BIO 회원 자격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다케다제약이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미국 국민의 유전자 정보 및 지식재산권(IP)을 막기 위해 마련한 법안이다. 이 법안에는 중국의 바이오 기업 4곳(우시앱텍, 베이징게놈연구소, MGI, 컴플리트 제노믹스)과의 거래를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생물보안법에 적시된 중국의 우시앱텍을 포함해 글로벌 제약사 UCB, 화이자, 다케다까지 총 4개 회사가 BIO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BIO를 탈퇴하는 것이 미국 정부에 등을 돌리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중국 시장을 의식한 결정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케다제약은 최근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아시아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화이자는 중국에 출시한 제품만 80개가 넘는다. 반면 중국과의 ‘손절’을 선택한 기업도 있다. 노바티스의 해리 커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3일(현지 시간) 1분기(1∼3월) 실적 발표 자리에서 “노바티스는 잠재적인 미국 규정(생물보안법)에 완전히 일치하도록 중국 기업과의 계약 관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도를 택했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에 납품하는 의약품을 각각 따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셈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노바티스와 같이 중국과 계약을 다시 검토하는 기업이 늘어날 경우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맡던 생산 물량을 국내 기업이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노바티스와 약 5000억 원 규모의 CDMO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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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 R&D 평가서 ‘상피제’ 축소, 전문성 높인다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평가하는 평가위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 등에 대한 ‘상피제(相避制)’ 축소를 결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23일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연구개발 과제평가 표준지침’ 개정안을 심의·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그간 평가위원 상피제로 인해 R&D 과제 연구 책임자와 동일 기관에 소속된 평가위원의 참여가 제한됐다. 예를 들어 연구 책임자가 서울대 교수인 경우 지금까지는 서울대 교수 모두가 평가에서 제외됐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마련된 제도지만, R&D 과제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상피제로 인해 평가에 참여해야 할 전문가들이 배제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따라 평가위원의 참여 제한 범위를 연구책임자가 소속된 동일 기관에서 동일 부서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상피제 축소는 연내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 개정 이후 시행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평가위원의 전문성, 공정성 등을 평가해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평가위원 마일리지’ 제도도 추진 중이다. 누적 마일리지가 높은 우수 평가위원에게는 R&D 과제 기획 시 우선 추천권 등을 제공해 우수평가위원의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평가 기준 등 세부 요소들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인 단계다. 연내 세부 내용을 확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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