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국내 원전에 설치된 일부 원전 수소제거설비 성능 미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9일 2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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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2024.05.09 /뉴스1
제194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2024.05.09 /뉴스1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원전) 사고 이후 비슷한 사태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수소제거설비(PAR)’가 한국 원전에서 성능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9월 오전 회의를 열고 국내 원전에 설치된 일부 PAR의 성능이 구매 규격에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 내리고 교체를 요구했다.

PAR은 원자로 건물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을 때 백금을 이용해 수소 농도를 낮춰주는 안전 장비다. 사고 상황에서 이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수소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PAR 장비가 있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번 원안위 조사는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에 국내 PAR 제작사인 세라컴이 생산한 PAR 수소 제거율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구매규격에 미달이라는 공익 신고에서 시작됐다. 국내 원전에는 KNT와 세라컴 두 회사가 제작한 PAR가 설치돼 있다. KNT의 경우 2022년 11월 성능검증을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세라컴의 PAR에 대해 중대 사고 발생시 수소 농도가 8%까지 오를 때를 가정해 초당 수소제거율이 얼마인지를 실험했다. 그 결과 평균 초당 0.320g으로, 한수원 구매규격인 0.5g에 못미쳤다. 앞서 지난해 3월 원안위가 발표한 중간결과에 따르면 수소 농도가 4%일 때 역시 초당 수소 제거율은 0.131~0.137g으로 역시 구매규격(0.2g)에 못미쳤다.

다만 원안위는 “수소 농도가 8% 이상인 조건에서 수소 제거 성능 실험을 하는데 백금이 떨어지며 불꽃이 튀었고, 그로 인한 화재 위험이 있다”는 공익신고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험 결과 불꽃(불티)이 직접접촉에 의한 화재 및 기기손상 가능성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원안위는 “원전 격납건물 안에는 가연성 물질(탈 수 있는 물질)이 없어 화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원안위는 세라컴 PAR가 설치된 원전 14기(한울 1·2호기, 고리 3·4호기, 한빛 1~6호기, 한울 3~6호기)에 대한 성능 복구를 요구했다. 사실상 교체를 요구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우선 PAR를 추가 설치하고, 순차적으로 PAR를 신규 교체할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원안위#원전 수소제거설비#par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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