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영

유재영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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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정치, 사건, 검찰, 법원 담당 취재를 해오다 2014년부터 스포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도 영웅과 야인의 시대를 취재하겠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스포츠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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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교육48%
경제일반23%
문화 일반10%
음악7%
문학/출판3%
기업3%
사회일반3%
농구3%
  • AI 분야 특화 교육 과정 추가해 경쟁력 강화

    영진전문대(총장 최재영) 컴퓨터정보계열이 국내외 IT(정보통신) 분야에서 탁월한 취업 성과를 거두며 ‘취업 명문 학과’로서 위상을 확고히 굳히고 있다. 취업률은 2025년 교육부 공시 발표 자료 기준으로 81.9%다. 비수도권 모든 컴퓨터 학과(4년제·전문대 포함) 중에서 압도적인 1위다. 특히 해외 취업 부문이 돋보인다. 지난 17년간 총 625명이 해외에 취업했다. 일본의 글로벌 대기업 소프트뱅크, NTT, 라쿠텐 등에도 161명이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 실무 중심의 차별화된 교육과정 컴퓨터정보계열은 실무 맞춤형 교육을 위해 1학년에는 기초과정을 이수한다. 2학년부터는 적성과 진로에 따라 3개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해 심화 교육을 받는다. AI소프트웨어과(3년제)는 AI(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2025년부터 RISE사업의 ‘D5 연관산업 현장친화형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참여해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분야의 맞춤형 교육 과정을 운영 중이다. AI게임메타버스과(3년제)는 유니티 게임 엔진을 활용한 2D·3D 게임 개발과 메타버스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한다.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사관 육성사업’에 선정돼 장학금, 특강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AI글로벌(일본) IT과(3년제)는 일본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해외 취업 특화 과정이다. 입학 후 일본어 기초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2학년에는 일본어·IT 심화교육, 방학 중에는 ‘일본 현지 학기제 연수’를 통해 어학능력을 극대화한다. 3학년에는 면접 일본어, 취업 컨설팅을 통해 일본 현지 기업 채용 면접회를 3주간 진행한다. 일본 클라우드·IT 인프라 전문기업 ISFNET과의 협약으로 104명이 취업했다. - 다양한 국고지원사업… 학과 경쟁력 강화 다양한 국고 사업은 컴퓨터정보계열 학생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되고 있다. 혁신융합대학사업(2021∼2026)에는 전국 전문대 중 유일하게 AI 분야에 선정됐다. 연간 11∼12억 원 규모 국비가 지원된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술사관 육성사업(2023∼2027)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약 16억 원을 지원 받아 반도체 특화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에 쓰고 있다. 해외취업지원사업(2009∼현재)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일본)IT과 중심의 특강, 면접 연수 등 일본 취업에 특화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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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년 만의 꿈이 현실로… 엄홍길휴먼재단, 네팔에 16차 휴먼스쿨 종합 교육 타운 건립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 16좌를 완등한 엄홍길 산악대장(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이 ‘인생 16좌’로 삼을 만한 사업을 통해 히말라야에 고마움을 돌려주겠다는 꿈을 이뤘다. 엄홍길휴먼재단(이사장 이재후)은 2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딸께셜 지역에 건립된 제16차 딸께셜 휴먼스쿨 타운-다목적 실내체육관 준공식을 가졌다. 2008년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해 네팔 오지에 학교를 지어온 엄 대장에게 16이라는 숫자, 16번째 학교는 의미가 크다. 그래서 16차 학교는 네팔에서도 전례가 없던 종합 교육 타운으로 세우려고 계획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는 물론이고 마을회관, 도서관, 컴퓨터실 등이 들어서는 일. 심혈을 기울여 몇 년간 조성을 했고, 현재 학생 1300여 명이 다니고 있다. 학생들이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목적 실내체육관 건립이 남은 숙제였다. 그동안 재원 여건 등이 갖춰지지 않아 미뤄지다가 이번에 희귀질환·암 환자 플랫폼인 ‘레어노트’와 임신·육아 플랫폼 ‘마미톡’을 운영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먼스케이프(대표 장민후)의 공동 창업자 및 초기 임직원들의 후원으로 준공할 수 있게 됐다. 준공식에는 박태영 주네팔 한국대사도 참석해 “휴먼재단이 네팔과 한국의 관계를 더욱 깊이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엄 대장은 “16차 휴먼스쿨 종합 타운의 준공은 내가 살면서 가장 ‘심상사성(心想事成·마음으로 간절히 원하면 일이 이뤄진다)’ 되기를 희망했던 것이었다. 간절히 바라고 생각하면 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었다”며 “이곳에서 노력으로 꿈을 현실로 만드는 진정한 네팔의 영웅들이 나왔으면 한다. 엄홍길 ‘인생 16좌’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감격해했다.엄 대장은 16차 휴먼스쿨의 마무리가 지체되는 와중에도 더 많은 학교를 네팔 오지 지역에 지었다. 팡보체, 타르푸, 룸비니, 비레탄티, 다딩, 산티푸르, 따또바니, 골리, 마칼루, 순디, 네팔건지, 푸룸부, 고르카, 둘리켈, 심파니, 딸께셜, 성카라풀, 테라툼 등에 20개의 휴먼스쿨을 세웠다. 현재 2곳의 휴먼스쿨이 추가로 건립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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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년 지기 최성수·이치현…지난 추억보다 지금의 웃음이 소중한 기쁜 우리 우정[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제가 고등학교 때 형을 참 좋아했어요. 흠모했죠. 어떻게 세상에 저렇게 기타를 잘 치고 노래를 잘 할 수 있을까, 푹 빠졌죠.”“야, 같은 가수끼리 팬이 어디 있냐.”“제가 1978년에 데뷔했는데 그 시절 형이, 아 정정할게요. 1983년(그대는 모르시더이다)에 제가 데뷔를 했는데….”“1978년(해변가요제 인기상)에는 내가 데뷔했어. 얘가 참 뻔뻔하네.” “형, 가만 있어봐. 형이 첫 앨범을 냈을 때 제가 고등학교를 다녔었거든요. 서울 천호동에 살았어요. 새벽에 학교가려고 버스를 타고 나서 형 노래가 나오면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동생아. 지금 내 노래 들어보니까 ‘말짱 황’이지? ‘내가 왜 좋아했을까, 저 형을?’, 이런 생각하고 있을거야. 하하.”1980년대 가요사에 획을 그었던 가수 이치현과 최성수가 만나자마자 하는 대화다. 거침없다. 4살 터울로 이치현이 형이다. 형은 늘 동생 약을 올리고, 동생은 형의 도발에 약간 당황하다 평정심을 찾고 다 받아친다. 오묘하게 선을 지킨다. 재밌다. 대화가 끊기지 않는다. 보통 교감은 아니다. 형은 동생을 놀리고, 띄워주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자신의 존재감을 동생 밑에 깐다. 배려다. 동생도 형의 ‘잽’ 에 ‘스트레이트’로 맞불을 놓다가 형 대접을 제대로 한다. 수위 조절이 AI급이다. 죽이 잘 맞는다. 만담 콤비의 대명사인 장소팔-고춘자, 배삼룡-구봉서 선생님 저리가라다. 매일 이런다. 두 사람은 절친하다. 예상 외다. 뭔가 안 맞을 것 같은데 희한하게 오래 잘 섞여 산다. 최성수. 국민 싱어송 라이터다. 귀공자 외모에 감미로운 노래는 폭신한 푸딩 같다. 국민 가요 ‘동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잔잔하게 적셔놓고 ‘풀잎사랑’으로 완전히 녹게 했다. ‘남남’, ‘기쁜 우리 사랑’, ‘잊지 말아요’ 등 들으면 저절로 따라부르게 되는 히트곡은 셀 수 없다. 그리고 이치현. 멋들어진 앞머리 웨이브가 가미된 맥가이버 헤어스타일의 ‘끝판왕’이었다. 웬만한 사람 어울리길 거부하는 잠자리 선글라스는 이 사람만을 위해 제작된 듯 했다. 그 맵시는 홍콩 느와르 영화에 등장할 법 했다. 이 스타일로 기타를 치면서 담담하게 ‘사랑의 슬픔’ , ‘집시여인’, ‘당신만이’를 부르니 공전의 히트가 덤으로 오지 않을 수 없었다. 별 힘을 안 들이는데 귀를 파고 드는 묘한 호소력이 있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카타르시스에 빠지게 한다. 그런데 뭔가 가까이하기엔 먼 ‘당신’의 이미지가 있다. 이런 두 사람이? 그래서, 궁금해서 10일 만났다. 단 몇 분만에 알았다. 왜 둘이 지금도 동화(同和)되고 있는지. # 다름이 주는 시너지사람마다 살면서 해매는 경우는 반드시 온다. 살면서 별의별 송사를 겪게 되고, 가정사의 아픔, 생활의 문제, 중견 가수로서 음악적 고뇌도 있을 테다. 삶의 방향 감각을 죄다 흔드는 것들이다. 웬만한 정신력으로는 평정이 잘 안 된다. 혼자 잡긴 무리다. 그런데 옆에서 흔들리는 나를 잡아줄 사람이 있다면. “힘든 일을 겪을 때면 형은 늘 저의 하소연을 받아줬어요. 유일해요.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부담을 느끼고 멀어졌거든요. 힘들다는 얘기를 하면 나중에 저의 약점으로 부메랑이 돼서 돌아와요. 막 기뻐서, 좋다고 얘기를 하면 또 시기와 질투로 변해서 와요. 그런데 이 형은 40년 넘게 있는 그대로의 ‘최성수의 하소연’을 신나게 받아줘요. 나이가 들수록 인맥이 정리가 된다고 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딱 한 사람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이치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최성수’가 친구인 게 좋다. 지금. 현 시대, 세상 사람들이 마음 속에 꾹꾹 누르고 있는 감성을 읽고 어떻게든 노래로 소통하고 이해하고, 또 그렇게 실제 삶을 살아가려는 동생이 대단하다. 인간 관계의 깊이, 삶의 무게, 동행과 배려의 철학을 너무 잘 안다. “대중들이 가장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노래, 또 포근한 위로와도 같은 ‘인간 최성수’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려 하잖아요.”“형, 음악이 인생의 전부라서 그래요.”“나는 성수처럼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성수와 계속 접점을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최성수 역시 ‘날 것의 이치현’ 이 좋다. 가식이 없다. 포장하지 않는, 직설적인 면이 오히려 자신에게 편안함을 준다고 했다. 최성수에게 자주 하는 농담이 있다. ‘니가 부르는 노래는 전부 느끼해.’ 놀리는 것 같지만 세상 사람들의 감성을 잘 어루만지는 최성수의 정체성, 음악의 매력을 인정하는 찬사다. 애정을 담은 이치현의 반어적 표현은 최성수의 음악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을 정말 싫어해요. 먹고 살기 위해, 입에 풀칠하기 위해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노래 만들고 부르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히트곡도 나왔죠. 형이 없었다면 제 음악에 대한 순수성과 자존심이 많이 흔들렸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돈벌이, 거래가 아닌 삶의 표현으로 제 노래를 지켜낼 수 있었던 거죠.”# 아무렇게 않게 이어지는 대화는 우정을 지키는 멜로디매일 생사를 확인하는 사이다. 최성수는 ‘이치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70대에 접어든 이치현의 생사(?)를 일어나자마자 확인해야 마음이 편하다. “어제 밤은 잘 넘겼는지 아침에 일어나면 형한테 전화를 해요. 그걸 보고 있는 아내가 ‘둘이 사귀냐’고 물어봐요. 하하. 형은 ‘어디가 아프다, 속이 아프네’ 뭐 이래요. 참 손이 많이 가요. 하하.”“성수야. 너 3, 4년만 더 살아봐. 이 형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가를 니가 느껴봐야 해. 그런데 나보다 젊은 니가 나한테 꼭 감기약이고, 소화제, 진통제 같은 것 얻어 가잖아.”내심 이치현은 건강 걱정이 된다. 겉모습은 정말 1980년대 활동했을 때와 거의 흡사하다. 방부제를 MSG처럼 심하게 뿌린 것 같다. 누가 70살로 볼까 싶다. 굉장히 노력한다. 밤 9시 이후로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걸 아는 최성수도 따라가려 한다. -골프 드라이버 거리에서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심하게 느낀다고 하는데. “하, 안 나와요. 180m 치기 힘들어요.”“형, 얼마나 골프를 더 하시려고요.”“아이고, 동생이 즐겁게 마음에 상처를 주네. 성수야, 세상 떠나는 건 순서가 없다. 하하. 니가 알다시피 내가 특별히 건강 관리하는 건 없잖아. 그런데 나이가 드니 저절로 입맛이 없어지네. 하루 두 끼 먹어. 27일이 내 생일인데 사위가 호텔 뷔페를 예약한다고 해서 혼을 냈지. 그냥 간단하게 밥만 먹자고. 담배도 끊긴 해야 하는데, 술을 안 하니 기댈 데가 없네.”“형, 나도 술은 안 하잖아. 형 관리하는 것 보고 나도 요즘 6kg을 뺐어요.”이 상황에서 만담이 또 안 터질 수가 없다. “성수야, 나는 ‘보컬’이잖아. 너하고 다르지. 보컬들은 담배를 다 피워요. 아, 예전에 성수 정도의 얘들은 접근을 못했는데 말이죠. 어떤 가수였나고요? 변두리 가수죠. 뭐.”“하하, 형, 나 그래도 명동의 스타였어요. 명동 쉘부르(1970~80년대 포크 문화의 산실이자 가수의 등용문이었던 생음악 다방) 무대 중앙에서…”“명동? 나도 쉘부르에서 노래를 했는데, 이종환 선생님(쉘부르 운영했던 명 DJ)이 ‘너무 잘한다’고 하시면서 일당 1000원을 주겠다고 하시는 거야. 그래서 안 한다고 한 사람이야, 내가. 대신 남산의 고급 레스트랑에서 일당 4000원 받으면서 노래한 사람이라고.” “나도 셀부르에서 그 일당 1000원 받고 노래했는데.”“그러니까 너하고 나는 4배 차이 나는 가수라고요. 하하.”한바탕 동생을 장난삼아 깎아내렸지만 내심 동생을 존경한다. 숨만 쉬어도 눈물이 나게 하는, 감정에 젖게 하는 최성수의 면모가 부럽다. 최성수의 노래에 사람들은 ‘내 얘기를 어떻게 알았지?’라고 한다. 그런 공감 능력이 이치현을 늘 파고 들었다. “성수는 지금 세상의 흐름을 정말 잘 ‘캐치’하고 모두가 무릎을 칠만한 언어로 표현을 해요. 저는 아직 옛날 사랑 노래에 머물러 있거든요. 물론 그 시대의 감정이 좋긴 하지만, 노래만 쓰면 항상 과거의 ‘로맨틱’, ‘수채화풍’으로 가요.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옛날의 ‘사랑놀이’가 아니라 지금 세상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생각, 누구나 들으면 ‘아 맞아.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던 거야’라고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쓰고 노래하고 싶어요. 이 사람은 어떤 이유로 괴로워하고, 저 사람은 왜 담담한지를 일기처럼 쓰고 싶은데 아직 어려워요. 성수는 노래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최성수’로의 삶은 미약하지만 음악으로 대중들께 위로를 드리는 거라고 봐요. 노래를 만들면 늘 먼저 형한테 들려줍니다. 형이 기타 연주도 해주면서 살펴줘요. 제가 찾아낸 사람들의 인생 감성, 결국 그 안에 세상 사람들과 공감하는 최성수의 감정도 있을텐데, 그것들을 더 다채로운 울림으로 펼쳐주는 것 같아요. 형은 저에게 ‘프리즘’ 같은 존재에요.”● 곁에 있는 사람과 나누는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이치현이 말한대로 최성수는 우리가 알고도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계속 찾는다. 21일은 ‘세계 치매 극복의 날’이다. 이번엔 치매의 주변을 살폈다. 사람을 못 알아보고 기억을 자꾸 잃어가는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는 1초, 1분, 하루를 세상에 알려주고 싶었다. 그는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열연했던 배우 김혜자가 한 시상식에 나와 했던 수상 소감에 감동을 받았다. 김혜자는 20대에서 갑자기 늙어 알츠하이머에 걸린 70대 ‘김혜자’를 연기했다. 수상 소감은 극중 마지막 대사 나레이션이었다. 김혜자와 작가 등 드라마 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도움을 받아 그대로 곡으로 만들었다. 희미한 기억으로 어제가 후회되더라도, 또 내일이 불안하더라도 오늘을 잘 사는 게 중요했다. 그 감정으로 한 곡 더 만들었다. ‘만약에 엄마가 나를 모른다고 하면’은 최성수가 장모를 생각해 만든 곡이다. “장모님이 지금 요양원에 계셔요. 더 몸이 힘들어지시기 전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을 하고 싶었어요. ‘동행’ 다음으로 의미 있는 곡으로 부르고 싶어요.” 세계 치매 극복의 날에 두 음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결국 우정도 현재 진행형이 중요하다. 좋은 건 좋은 거고, 고마운 건 고맙고, 서운한 건 서운한 거다. 가까운 사람일 수록 그런 감정들을 말하고 살아야 한다. 시간 지나면 할 수 없다. 최성수 〈기쁜 우리 사랑은〉 다음 기회라고 말하지 말아요.기다리면은 기회는 오지 않아…..소중하다고 느끼는 사랑은기다리면은 달아날 것 같아우연히 길을 걷다가 친구를 만난 것처럼기쁘게 사랑한다 말하세요우정도 사랑 같다는 최성수다. 그런 면에서 이치현 형은 완벽한 친구다. 내일이 아닌 다음이 아닌, 지금 뭐든지 말하는 사람이다. 최선을 다해 내가 ‘최성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상대에게 느끼게 해준다. 최성수가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말도 다음 기회로 넘기지 않는다. 물론 컨셉트는 직격이다. “성수야, 그러니까 너 나한테 자꾸 상처주지 마라. 내가 확 죽어버리면 너 어떻게 하려고 그래?”“그런다고 형이 죽지는 않을 것 같아. 하하.”“너 알잖아. 나 유리잔 같은 사람이야. 깨져.”“상처주는 얘기 더 해야겠는데, 그래야 강해지지.”“날 안 깨지는 잔처럼 만들어서 뭐하게. 하하. 정말 요즘 내 주변에 70대들이 많이 떠났어. 너를 안 만나고 있을 때나 무대에서 내려올 때쯤이면 가끔 기분이 묘해.” “그럼 죽었다 살아난 것처럼 사세요, 하하.”정말 아무리 봐도 ‘기쁜 우리 우정’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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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임수술이 서울 아파트 청약 1순위 조건이었다고?[브레인 아카데미 플러스]

    《궁금하다 생각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하지만 알아두면 분명 유익한 것들이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일 수도 있고 최신 트렌드일 수도 있죠. 동아일보는 과학, 인문, 예술,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오∼ 이런 게 있었어?’라고 무릎을 칠 만한 이야기들을 매 주말 연재합니다. 이번주는 마지막 도시편입니다.》한국 도시를 얘기하려면 서울을 빼놓을 수 없다. 수도이자 933만 명이 사는 유일한 특별시다. 외국인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도시다. 우리 국민에겐 기회의 도시다. 누구에겐 재경(在京), 상경(上京)이 인생 목표다. 전국의 좋다는 생산품 가운데 특급만 서울로 와서 다 팔린다. 사회기반시설이나 교육 환경도 월등하다. 서울은 어떻게 끊임없이 발전하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게 됐을까.● 최초의 ‘강남’?… 원래는 OO스타일! 서울 변천사에서 강남을 빼놓을 수 없다. 강남(江南)은 한강 남쪽이다. 한강 이남이 서울이 된 것은 불과 90여 년 전이다. 조선 시대 서울인 한양은 북쪽 숙정문, 남쪽 숭례문, 동쪽 흥인지문, 서쪽 돈의문 등 4대문 안쪽만 일컬었다. 현재 종로구와 중구 정도다. 1930년대 서울 인구가 40만 명에 접어들자 지금의 마포구 서대문구 성동구 동대문구 용산구 성북구 일부가 경성부(서울)로 편입됐다. 그래도 감당이 안 되자 한강 이남까지 넓어졌다. 최초의 강남은 영등포다. 1936년 영등포는 경기 시흥군 영등포읍이었다. 당초 여의도와 노량진 등이 편입될 예정이었으나 영등포로 방향을 틀었다. 영등포에는 경인선과 경부선 철도가 지나가는 역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물적 교류가 활발했다. 자연스럽게 자급자족형 산업지역이 형성됐다. 읍 차원의 도시 발전 계획까지 있었다고 한다.요즘도 서울 강남 지역 상점 등 간판에서 ‘영동’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강 다리 가운데 영동대교도 있고 영동중고교도 있다. 이 영동은 ‘영등포 동쪽’을 뜻한다. 1960년대 들어 농촌에서 서울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서울은 더 넓어져야 했다. 1962년 서울특별시·도·군·구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경기 광주군 언주면, 중대면, 구천면 일부가 서울로 편입된다. 이 지역이 영동지구이자 최초의 강남이다. 현재 강남구 압구정동은 언주면 압구정리였다. 배나무 과수원이 많았다. 도곡동은 언주면 양재리로 도라지가 특산물이었다. 언주면 포이리는 현재 개포동이다. 여기서 난 과일과 채소는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시장에서 유통됐다. 영동지구는 이후 서울 부도심 개발 대상에 포함되면서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현재 전국에서 부동산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다. 1969년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신사동을 잇는 한남대교(제3한강교)가 완공되고, 한남대교 남단 도로가 경부고속도로 기점이 되면서 ‘강남 르네상스 시대’에 탄력이 붙게 된다. ● ‘트로트 대모’ 김연자가 잠실을 노래했다? 영동지구에 속했지만 현재 강남구처럼 대표 부도심이 되리라고 기대하지 않던 곳이 송파구다. 올해 7월 기준 송파구 인구는 약 65만 명으로 전국 특별시 및 6개 광역시의 69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송파구 잠실(蠶室)동은 실을 얻기 위해 누에를 기르던 곳이다. 조선 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잠실은 뽕나무를 심어 뽕잎을 먹는 누에를 키웠다. 서울 동쪽이라고 해서 동(東)잠실로 불렸다. 현재 서대문구 연희동에 서(西)잠실이, 서초구 잠원동에 신(新)잠실이 있었다. 잠실에 가장 먼저 주공아파트(1∼5단지)가 지어졌지만, 1981년 서울이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기까지 발전했다고 말하기는 애매했다. 이 지역 주민들의 생활필수품 가운데는 장화가 빠지지 않았다. 비만 오면 땅이 질척댔기 때문이다. 지역 유물과 유적도 방치됐다. 1980년대 후반까지도 송파구 석촌동 289-3번지 놀이터에 있던 ‘삼전도비(三田渡碑)’를 학생들이 밟고 올라탔다. 사적 101호인 삼전도비는 조선시대 인조가 병자호란 때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했던 자리에 세운 굴욕의 유물이다. 1963년 사적으로 등록됐지만, 2010년 3월에야 고증을 통해 원래 자리인 잠실동 47번로 옮겨졌다.19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잠실야구장과 서울올림픽주경기장, 잠실체육관 등이 속속 개장했다. 1985년에는 복합쇼핑몰과 테마파크, 호텔 등으로 이뤄진 롯데월드가 석촌호수 옆에 들어설 준비를 시작했다. 그 밑으로는 1980년 10월 개통한 지하철 2호선 잠실역이 있었다. 잠실야구장은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통해 ‘스포츠 메카’가 됐다. 한국 야구 최고 명장면이 나왔다. 숙적 일본과의 대결에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에 이어 TV 중계방송을 하던 김용 캐스터의 ‘쳤습니다. 좌측. 홈런이냐’라는 함성과 함께 한대화의 3점 역전 홈런이 터졌다. 첫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이 잠실벌에서 이뤄졌다. 이날 완투승을 한 고려대 2학년 투수 선동열은 국보급 투수가 됐다. 1985년 가수 김연자는 ‘잠실야구장’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사람들은 ‘잠실’을 흥얼거렸다. 1986년 아시아경기에 이어 서울올림픽 개·폐막식과 주요 경기가 열리면서 잠실은 세계로 알려졌다. 1980년대 보성고 배명고 정신여고 창덕여고 같은 강북의 이름 있는 고교가 송파구 잠실동과 삼전동, 방이동으로 와서 ‘강남 8학군’의 한 축을 형성했다. 순식간에 호재들이 쏠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안내원이 있었다? 서울의 변화를 얘기하면서 아파트가 빠질 수 없다. 수십 년간 재산 가치가 계속 커지면서 입주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전 세계 어디를 봐도 드문 현상이다. 아파트는 197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에 들어섰다. 처음에는 마당도 없고 계단도 올라야 하며, 층간 소음도 있어 여러 모로 불편하다는 인식이 컸다. 초반에는 미분양이 많았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그랬다. 특별한 공간이 있는 아파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장독을 두는 곳이 있는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1971년 정부 주도로 건설된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에는 장독대 전용 공간이 추가됐다. 당시 가정집에선 김치와 간장 고추장 된장을 직접 담가 항아리에 보관했기에 장독대가 필수였다. 그런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프리미엄 아파트의 시초다. 한강을 바라보는 12층 건물 24개 동의 1584세대가 사는 대단지였다. 당시 흔하지 않던 현대식 욕조, 양변기, 싱크대가 갖춰졌고 중앙 난방 시스템이었다. 무엇보다 아파트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각 동마다 2대씩 들어왔다. 엘리베이터를 처음 타 보는 입주민이 많아서 초기에는 안내원 98명이 24시간, 3교대로 안내했다. 수요가 폭발했다. 여의도에는 시범아파트에 이어 은하, 삼익, 목화 아파트가 지어졌는데 분양하자마자 완판됐다. ‘아파트 신화’의 시작이다. 아파트 입주 경쟁이 치열해지자 정부는 1977년 주택청약제도를 도입했다. 아파트를 사고 싶어도 돈이 없는 서민을 배려한 제도였다. 청약통장을 가진 무주택자에게 아파트 분양 우선권을 줬다. ‘열심히 살면 내 집 하나 가질 수 있다’ 는 희망이 생겼다. 무주택자 청약 통장을 매매하는 부작용이 생겼다. 정부는 아파트 청약에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1970년대 말 아파트 청약 조건 1, 2순위가 되기 위한 조건 중에는 ‘영구 불임 시술을 한 자’가 들어갔다. 인구가 급증하다 보니 산아 제한을 청약 조건에 넣어 버렸다. 실제로 좋은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불임 시술을 받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1976년 한 해 8만 명 정도였던 영구 불임 시술자는 청약제도 시행 이후인 1977년 8월, 14만 명까지 늘었다. 이 제도는 20년간 유지됐다. 아이러니하게도 2000년대 중반에는 저출산이 문제가 되면서 다자녀 가구 특별 공급 제도가 생겼다. 오랜 기간 무주택이었고 부양가족이 많을 수록 청약 점수를 높게 받는 방향으로 제도는 바뀌었다. ● 단골 ‘침수 동네’가 핫플레이스로 낙후된 지역의 재탄생도 서울만의 경쟁력이다. 마포구 망원동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6·25전쟁 피난민과 도심 개발에 밀려난 서민들이 모인 속칭 ‘뚝방촌’이었다. 하수도 개발이 덜 돼 비만 많이 오면 둑방을 넘어온 물과 각종 쓰레기에 마을이 잠겼다. 1984년 9월 서울 집중호우 때는 유수지 제방이 무너져 홍수가 나서 5000여 가구 이상이 침수됐다. 주민들은 서울시와 국가를 상대로 한 기나긴 손해배상소송 끝에 이겼다. 이후 마을이 새롭게 변신했다. 현재 망원동 일대는 상습 침수 구역이라는 수식어를 지우고 젊은이와 외국 관광객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망원동 주택 사이사이 자리 잡은 카페와 식당이 상권을 형성한 ‘망리단길’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과거와 현재 풍경이 교묘하게 섞여 있다. 레트로(복고) 감성을 현대적으로 가공해 즐기는 새로운 복고, ‘뉴트로’ 열풍의 도화선이 됐다. 주변 전통시장과 한강으로 이어지는 거리마저 함께 들떴다. 비슷하게 재생된 용산구 경리단길과 해방촌, 이태원 우사단길, 광진구 성수동, 송파구 송리단길 등과 함께 서울의 힙한 거리가 됐다. 언제나 변신 중인 서울의 도시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말 발표된 ‘세계 도시 종합경쟁력지수(GPCI)’에서 6위에 올랐다. 서울 앞에는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도시국가 싱가포르뿐이었다.QR코드를 스캔하면 4일 채널A에서 방송된 브레인 아카데미 ‘법률편’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편’은 11일 오후 10시 방송됩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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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률·가장 존경받는 전문대학 1위… 영진전문대 2026학년도 수시모집

    영진전문대(총장 최재영)는 디지털 신기술에 대응한 교육과정 혁신과 현장 맞춤형 주문식 교육을 바탕으로 전문대 교육의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했다.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한 ‘2025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에서 전문대학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취업률 역시 전국 톱 클래스다. 79.2%(2024년 정보공시)로 3000명 이상의 대규모 졸업자를 배출한 대학교 중 전국 1위다. 최근 6년간 삼성그룹 240명, LG그룹 380명, SK그룹 325명, 한화그룹 91명, 포스코그룹 67명, 현대그룹 73명 등 총 2168명이 국내 주요 대기업에 입사했다. 취업 명문으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해외 취업 부문에서도 전국 2년제·4년제 대학 전체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다.● 신산업 분야 등 일괄 교육체계 완성일괄 교육체계로 ‘뿌리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분야 인재 양성을 선도하고 있다. 대구시와 협력해 대구인적자원개발위원회, 대구테크노파크(TP), 대구기계부품연구원,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2년 교육부의 ‘마이스터대 시범운영 사업’에 선정돼 고숙련 전문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또 교육부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에서 인공지능(AI)·지능형로봇 분야에도 동시 선정됐다.국제 교류 협력 프로그램 운영 성과도 눈에 띈다. 2025학년도 현재 31개국 출신 85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2025학년도부터는 외국인 유학생의 ‘졸업 후 취업을 연계’하는 IT·기계·전자·전기·경영·관광 분야 ‘국제주문식협약반’을 신설해 실질적인 취업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최재영 총장은 “‘글로벌 리더’ 대학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전문대 교육의 품격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 2336명 선발영진전문대는 2026학년도에 공학계열 12개, 인문사회 5개, 자연과학 6개, 예체능 7개 등 총 30개 학과에서 245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중 수시모집에선 2336명(95.3%)을 선발한다. 산업계와 사회 현장의 수요를 반영해 AI컴퓨터 보안 계열과 스포츠경영과를 신설한다.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의 일과 학습 병행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취업처와 온라인 수업을 제공한다. 평생학습자 전형은 만학도와 직장인을 위해 주간·주말·야간 전일제, 대면·비대면 병행, 주중 저녁반, 계절학기 등 학과별 맞춤형 수업 방식을 운영한다. 이지훈 입학지원처장은 “신입생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교육 기회를 넓히기 위해 모든 신입생에게 다양한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원 내 최초 합격자에게 입학 학기 등록금 50% 감면, 추가 합격자에게 100만원을 감면한다. 정원 외 최초 합격자 90만원, 정원 외 추가합격자 50만원 감면 혜택을 마련했다.수시 1차 모집은 9월 8일부터 30일까지며, 영진전문대 입학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원서 접수가 가능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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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언어로 운동 경험 표현하고, 자신의 몸을 통해 과학을 익히며, 수학 개념으로 경기 전략을 짠다

    ● 학업 고민하는 학생 선수 맞춤 교과 융합 수업 캠프 개최“공부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생각했는데, 고정관념이 바뀐 것 같아요.” 서울 고척중 레슬링 학생 선수 이기범 군은 14일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 군은 엘리트 체육 선수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한다. 아무래도 교과 공부는 모자라다고 느낀다. 진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이 군과 같은 학생 선수들은 훈련도 하고 대회도 참가해야 한다. 일반 학생에 비해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학교든 주변에서든 운동선수도 공부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늘 부담감이 있다. 학생 선수 맞춤 교과 수업을 받고 평가받을 수 있는 여건은 안 된다. 출석 일수를 채우고 최저학력제 기준도 맞춰야 한다. 중학생 선수는 35일 내에서 대회나 훈련 참가가 허용된다. 이를 넘으면 e-school 시스템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출석을 인정받아야 한다. 전체 학생 평균 성적의 40% 미만 성적을 받아도 안 된다. 압박이 꽤 크다. 이날 학교에서 ‘학생 선수 미래 핵심 역량 성장 캠프’ 이틀째가 열렸다. 고척중 레슬링 학생 선수 15명이 참가한 캠프에서 이 군은 스포츠와 연관된 국어 수학 과학 사회 등 수업을 받으며 ‘공부할 줄 아는 나’를 봤다고 했다.사단법인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가 주관하고 대한레슬링협회가 지원한 이번 캠프는 훈련과 대회 출전에 따른 교과 학습 결손, 학업적 자존감 저하 그리고 진로 선택의 폭 제한이라는 학생 선수의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 관계자는 “학생 선수들이 운동 선수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학업에 대한 긍정적 동기를 얻으면서 넓고 다양한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힘을 얻게 하자는 취지로 실시했다”고 말했다. ● 레슬링으로 수학 개념 이해, 내 몸 데이터로 과학 배워 캠프는 체육 교사와 타 과목 교사가 협업하는 스포츠 기반 교과 융합 수업으로 진행됐다.국어 융합 수업에서는 학생 선수들이 스포츠 규칙을 읽고 재구성해 봤다. 운동 선수라도 자기 종목 규칙을 제대로 읽어 본 경우는 드물다. 국어 교사가 규칙의 의미를 상세히 설명했다. 특정 스포츠 스타 선수를 가정해 그를 인터뷰하는 기사도 써 봤다. 국가대표나 프로 선수도 인터뷰를 어려워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현재 기량 수준, 경기 상황별 대응, 팀 분위기 등을 조리있게 기자들에게 말한다는 게 쉽지 않다. 인터뷰 기사를 쓰면서 ‘나’를 어떻게 홍보해야하는지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또 시와 소설을 읽고 중요한 단어, 눈에 들어온 단어, 마음에 드는 단어 등을 골라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써 보고 줄거리도 요약해 봤다. 시와 소설에 나온 문학 언어로 레슬링을 표현해 보기도 했다. 레슬링 경기 영상을 보면서 스스로 해설위원이 됐다고 가정하고 2분 분량의 해설문을 쓰기도 했다.사회 주제 토론 수업에선 자신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관찰하고 친구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모아 자기 인식을 해 봤다. 이를 통해 자신의 레슬링 기술, 훈련 과제, 성공 인식, 도전 태도, 피드백 수용, 태도 변화 같은 마인드셋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체크리스트를 토대로 성장 마인드 실천 계획을 세우고, 친구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도 적어 봤다. 이렇게 찾은 자신의 보완점을 바탕으로 STAR(Specific 구체적, Time 시기별, Area 영역별, Reflect 성찰) 원칙의 30일 계획을 구체적으로 짜 봤다. 세계적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고교 시절 만들어 실천한 ‘만다라트’ 기법 계획표를 참고해 ‘나의 목표 달성표’를 작성했다. 오타니는 특급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1개의 핵심 목표와 8개 세부 목표, 64개 실천 과제를 세워 행동으로 옮겼다. 오타니는 쓰레기 줍기, 청소하기 등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과제에 넣었다.학생 선수들은 국가별로 경쟁력이 강한 스포츠 종목을 비교해 보고, 역대 올림픽 개최지를 퀴즈로 풀었다. 공정한 경기 문화에 대한 토론도 했다. 수학 융합 수업에선 스포츠에 담긴 수, 비율, 속도, 도형, 좌표의 원리를 배웠다. 100m 육상 선수들의 속도를 계산하고, 경기장 설계를 보면서 도형을 이해했다. 자신의 경기 전적으로 승률도 구해 봤다.과학 융합 수업 시간에는 심박수 실험, 근육 작용 체험, 던지기 등을 하면서 운동과 에너지, 인체 구조를 알아봤다. 운동하면서 자주 접한 인바디 기기의 작동 원리와 장점을 파악하고, 그 결과지에 나오는 주요 항목의 의미도 배웠다. 골격근량, 체지방량, BIA(인체에 흐르는 전류의 저항을 측정해 체성분을 분석하는 것) 기술 등 모르고 지나친 개념을 자신의 인바디 측정 결과를 통해 익혔다. 이 개념들을 활용해 자신의 체중 조절 시뮬레이션 보고서도 만들었다.과학과 체육 교사는 공동으로 학생 선수들이 익힌 개념을 다시 확인하는 문제도 흥미롭게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두 사람이 몸무게는 같은데 몸매는 차이가 나는 이유를 물으면서 근육과 지방의 밀도, 부피, 색, 기능, 대사 영향 등을 알게 했다. 과학을 담당한 전해지 교사(오주중)는 “운동선수의 무기인 몸을 해석하는 과학으로 접근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통합 미션 수업에 학생선수들은 레슬링을 홍보하는 다큐 영상을 만들고, 자신의 꿈과 길을 찾는 ‘오리엔티어링’경기도 해 봤다.● “내가 공부 관련 질문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아”… ‘학업은 세상을 보는 프리즘’이번 캠프에 대한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9.2점이 나올 정도로 학생 선수들의 반응이 좋았다. 이들은 설문조사에서 ‘학습 동기 부여 및 목표 설정 부분에서 가장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 관리 능력이 향상’됐고 ‘수업이나 공부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공부 스트레스 관리 면에서 도움이 됐다’는 의견도 많았다. 15명 중 11명은 ‘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다음 캠프에도 참여하고 싶거나 친구에게 권유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전원이 ‘그렇다’고 답했다. ‘캠프에 바라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친구끼리 서로 이해하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더 알려 달라’는 의견이 나왔다. 캠프에 참가한 김규리 학생은 “나에겐 새로운 시작이었다. 캠프 수업에서 배운 대로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고 싶다. 마음가짐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송휘문, 손예준 학생도 “공부를 해야 운동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만족해 했다. 나혜윤 학생도 “앞으로 공부를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내가 공부에 대해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인 줄 처음 알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캠프 실시 이전에 한 설문조사에서 학생 선수들은 ‘공부가 중요한 건 알지만 본인이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은 상당히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5점 만점에 1.9점이었다. 대다수는 진로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운동선수 이후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는 캠프를 통해 학생 선수들의 학업과 진로에 대한 인식을 파악할 수 있었고 학습 동기 지속성 등에서 변화 가능성을 봤다고 평가했다. 한국체육진로교육협회 관계자는 “학생 선수들은 공부를 선수 생활 이후의 보험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 인식은 운동과 학업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증거”라며 “스포츠 기반 교과 융합 수업을 통해 교과 개념을 익히고 이를 자신의 몸과 삶에 적용해 보면서 학업이 ‘인생 플랜 B’가 아니라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삶을 확장하는 프리즘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정훈 구룡중 교장(대한체육회 학교체육위원회 위원장)은 “학생 선수와 일반 학생을 구분하지 않는 공평성과 선수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는 공정성의 관점에서 학생 선수의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는 접근을 해야 한다”며 “최저학력제 대안으로 ‘기본 학력 보장제’(가칭) 도입의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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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 썰고 찢으며 살아”… 학연-지연없는 손창환, 농구판서 버틸 수 있는 이유 [유재영 기자의 보너스 원샷]

    “제가 1999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됐을 때 제 이름이 정확하게 나온 신문 기사가 거의 없었어요. ‘손찬환’ 아니면 ‘손창완’….”프로농구 소노 지휘봉을 잡은 손창환 감독 얘기다. 스스로 생각해도 농구로 크게 될 운명이 아니었다.선수 시절 조명을 받지도 못했고 은퇴도 빨랐다. 학연, 지연에 의지하거나 도와 달라고 빌붙어 볼 커리어도 없다. 2003년 은퇴하고 성실성과 노력으로 농구계에서 버텼다.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농구계를 떠나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다 전력 분석의 세계를 알았다. 마음 잡고 ‘존버(끈질기게 버티다는 뜻의 신조어)’했다. 몸 담은 팀이 공중분해 돼 막노동도 했다. 그리고 감독이 됐다.그는 여전히 말을 아끼는 데 익숙하다. 앞에 나서는 것보다 뒤에 있어야 편하다.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어떻게 감독으로까지 인정받을 수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농구를 보일지 말이다. 그가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조금씩 알기 시작하면서 걱정보다는 기대가 많다.● 농구 몰라 은퇴… 건물 발파 유학가려다 전력 분석하며 농구에 눈뜨다선수로 뛸 때는 힘들었다. 늦게 농구를 시작한 게 맘에 걸렸다. 대구 계성중 3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농구를 시작했다. 농구하는 또래들보다 시작이 한참 늦었다. 기본기가 안 돼 있고 기술도 모자란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훈련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계성고와 건국대 시절 주전이었다. 포워드와 센터 자리를 힘으로 지키고 버티는 재주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연세대가 대구실내체육관에서 계성고하고 자선 경기 같은 걸 했는데 제가 인생 최다 득점을 해 버렸죠. 그때는 연세대 갈 줄 알았어요. 하하.”손 감독은 건국대 95학번이다. 쌍둥이 형제 조상현 LG감독과 조동현 전 현대모비스 감독, 황성인 전 단국대 코치가 연세대 95학번이다. 강혁 가스공사 감독과 김성철 전 DB코치는 경희대 95학번 에이스였다. ‘육각 슈터’ 조우현도 중앙대 95학번. 고려대에는 주희정 현 고려대 감독이 95학번으로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99년 KBL(한국농구연맹)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안양 SBS(KGC 전신)에 지명됐다. 프로에서는 4시즌만 뛰고 유니폼을 벗었다. 마지막 2002~2003시즌에는 단 1경기에 출전했다. 마음 한 켠 깊게 박힌 농구에 대한 결핍을 이겨 내지 못했다. “은퇴하기 전에 휴가도 전부 반납하고 훈련을 엄청 했어요. 그런데 혼자 열심히 뛰고 해 봐야 의미가 없더라고요. 팀 시스템을 모르고 무작정 몸을 내던지니 한계가 온 거죠. 헛짓했어요. 죽도록 농구 해 봤자 잘하는 선배들한테는 안 되는구나.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계약 기간은 1년 남았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농구 말고 다른 일을 하기로 했다. ―그때 농구계를 떠났더라면 지금의 손창환은 없었다. “건설업을 하던 큰 자형이 유학 가서 영어 공부하면서 다이너마이트 같은 폭발물로 건물 부수는 기술을 배워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국내에서 그 분야 전문가가 필요할 테니 미국에서 제대로 배워 오라고요. 6개월까지는 생활비를 대 준다고 했어요. ‘그래, 한번 해 보자.’ 유학 준비를 하는데 팀의 이상범, 지금 하나은행 감독님이 말리는 거예요. ‘너, 워드프로세서, 엑셀 할 줄이나 아냐’고 대뜸 물으셨던 기억이 나요. 다른 일을 하려면 그것부터 먼저 배우라고 하셨어요.”틀린 말도 아니었다. 농구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준비도 없이 타국에 가기도 민망했다. 그래서 눌러 앉았다. 구단 홍보팀 직원이 됐다. 기자들을 만나고 영업도 했다.“딱 내 체질이었어요.”손 감독이 말하는 인생 변곡점이 이 시점이다. 농구 코트 밖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돈이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 보게 됐다. 어려웠던 농구도 코트 밖에서는 보였다. 뛰고 또 뛰어도 몰랐던 농구. 그런데 공부하면 알 것 같았다. 자신을 괴롭혔던 농구 결핍 증세는 결국 노력이 부족해서였다. 공부가 모자랐다고 자책했다.“뭐든 닥치는 대로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어요. 홍보팀 일이 재밌으니 제가 영업을 잘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대기업 본부장님하고 미팅을 하는데, 그분이 묻는 질문에 대답을 못했어요. 너무 부끄러운 거예요. ‘죄송합니다. 제가 공부해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일주일만 시간을 주십시요.’ 그분께서 웃으시더니 그 다음 주에 보자고 하시더군요. 그날로 그 대기업이 하는 사업에 대한 갖가지 정보와 이슈들을 달달 외웠죠. 잊어버릴 만하면 또 보고, 또 외우고 했어요. 그때 느꼈죠. ‘실력 없이 사람을 속이면 안 되겠구나.’ 농구할 때 농구도 모르면서 ‘손창환’을 속였던 거예요.”2005년, 그에게 전력 분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 집 없어도 ‘자료 적금’은 든든한 나코치 직까지 겸해 전력 분석만 20년 했다. 전력 분석을 시작할 때는 비디오테이프로 경기를 녹화하던 시절. 온갖 방식으로 변환하고 나눔 편집을 해야 감독이 분석 영상을 볼 수 있었다. SBS 본사에 파견까지 가서 4개월 동안 복잡한 편집 기술을 배웠다. 하다 보니 프로농구 1호 전력분석원이었다. 별의별 전략과 전술을 수없이 잘라 보고 뒤집어 봤다.“농구 40분 경기를, 24초 공격 제한 시간을, 예를 들면 소고기를 안창살 등심 갈비 등으로 해체하는 것처럼 찢어 놔요. 그 묘미가 쏠쏠합니다. 비슷한 부분끼리 항목을 나눠 모아 놓고 분석해서 감독님께 전달합니다. 답을 찾아 놓고 해석도 합니다. 그런데 감독님에게 드리지는 않아요. 그건 월권이라고 봐요. 그래도 스스로는 해 봐요. 그렇게 쌓인 세월이 20년입니다.”그의 전력 분석에서 중요한 건 비우고 새로 채워 넣는 거다. 써 본 건 과감하게 정리한다.“제가 만들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자료는 공개해 버려요. 저한테는 유통기한이 지난 자료 거든요. 밖에 풀기 직전에 ‘업그레이드 버전’들을 만들어요. 남들보다 1~2년 빨리 트렌드를 찾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어서죠. 그게 제 유일한 자부심이에요.”감독직을 수락한 것도 적금 부어 찾아 쓰고 또 채우듯 쌓은 분석이 안겨 준 아이디어 때문이다. 아직 ‘똑똑한 집 한 채’ 없지만.“감독 제안 받고 떠오르는 그림이 있었어요. 그게 생각 안 났으면 감독 안 했을 겁니다.”이번 시즌 소노 전술의 핵심 포인트라는 얘기다. ● 샘플 없는 ‘7 대 3’ 오펜스 설계… 이정현-이재도-켐바오 공존 셈법“‘7대3 오펜스’였어요. 10번 공격 중 7번은 얼리 오펜스(상대 수비 대형이 갖춰지기 전에 빠른 패스와 움직임으로 진행하는 공격), 3번은 세트 오펜스(공격과 수비가 5대5인 상황에서 정해진 약속과 패턴으로 진행하는 공격)를 한다는 거죠.”자세한 건 기밀이다. 7대3 오펜스는 선수들의 공존, 선택과 집중의 일관성, 특정 선수와 상황에서의 폭발력을 기대한다. 소노는 이정현, 이재도, 그리고 아시아쿼터인 필리핀 국가대표 케빈 켐바오의 삼각편대가 주축이다. 팀도 살리고 이 셋도 살리면서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는 선택이다.“생각의 여유를 주지 않으려고 해요. 7은 누가 됐든지 빠른 공격을 하자는 거예요. 그러면 삼각편대 각자의 공격 기록은 지난 시즌보다 줄어들 수 있어요. 그들로선 혼란스러울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일곱 번은 팀 공격으로 인정하고 도와라, 희생해 달라는 거예요. 대신 세 번은 너희 셋이 세트 오펜스로 활용해 보라는 겁니다. 3의 세트 오펜스는 미국 앨라배마대학 방식에서 힌트를 얻어 다양하게 응용해 봤어요.”손 감독이 만들어 놓은 ‘집’에서 핵심 선수 셋도 공존할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 공격 10번 중 7번을 얼리 오펜스로 소화하려면 그들의 에너지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이정현 이재도 켐바오는 세트 오펜스에서도 공격 효율을 높여야 한다. 무거운 숙제를 받아든 셈이다. “쉼 없이 이름값 하라는 겁니다. 이정현, 이재도, 켐바오에겐 새 옵션과 커리어가 붙을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셋이 답을 잘 찾겠죠.” 걱정이 없진 않다. 손 감독이 팀에 이식하려는 패턴, 작전, 전술은 샘플이 없다. 선수들이 참고할 만한 전례가 없다. 그런데 손 감독은 전력분석원이 아니다. 해석과 답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매일 훈련에 앞서 손 감독은 선수들과 ‘비주얼 미팅’을 한다. 딱 5분이다. 연습할 부분의 영상을 5분 보여 주고 훈련에 들어간다. 전에 없던 루틴이다. “제가 추구하려는 농구가 팬들에겐 재미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모든 선수를 전부 활용하니까요. 스타가 안 나올 수도 있어요. 선수 한 명에게 ‘몰빵’해서 유명하게 만들더라도 팀이 잘 된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팀 우선입니다. 팀이 잘 되면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주목받게 될 거예요.”그런 차원에서 선수들이 뛰는 1분을 시즌 전에도, 시즌에 들어가서도 유심히 보겠다는 손 감독이다.“전력 분석하면서 1분이 소중했어요. 늘 60초가 모자란다는 기분으로 살았어요. 1분을 절실하게 뛰는 선수들이 있어요. 제가 만들어 놓은 집에는 1분을 절실하게 뛰는 선수들이 입주하는 게 맞아요. 완전히 지는 경기에서도 1분에 모든 걸 쏟아붓는 선수가 팀에 필요해요. 40분 내내 서커스나 묘기를 보여 줄 건 아니니까요.”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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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룡-정수라 “‘네가 있음에’ 저속노화, 우정은 고속재생”[유재영의 전국깐부자랑]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의 은어(속어)죠. 제아무리 모두 갖춘 인생이라도 건전하게 교감하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때문에’ 보다 ‘덕분에’ 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자고들 한다. ‘덕분에’ 삶은 옆에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을 지향한다. 1980년대 스타 가수 김범룡과 정수라는 ‘덕분에’ 삶을 공유하는 사이다. 각자 사는 재미를 말할 때 ‘내 옆에 네가 있음에’를 꼭 붙이는 관계다.두 가수는 최정상 인기를 누리며 한국 가요계를 움직인 스타다. 그러나 실패와 아픔의 시간도 길었다. 파란만장, 우여곡절은 이들 인생을 표현하는 수식어다. 유명세 때문에 일반인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수없이 겪었다. 악성 루머로 안 좋은 이미지가 덧씌워지기까지. 이상한 사람들도 무척 꼬였다. 둘 다 삶의 그로기 상태까지 가 봤다.그 같은 일들을 겪고도 한강 다리에서 안 뛰어 내린 게 신기하다. 가까스로 멘탈을 부여잡고 살았다. 노래와 가족의 힘으로 겨우 버티고 있을 때 운 좋게 둘이 만났다. 대단한 것을 주고받지는 않았다. 서로 힘든 사정 알아주고, ‘나를 보는 것 같다’며 이해해 준 게 전부다. ● 서로의 상처에 ‘연고’ 발라 준 우리1983년이다. 역대급 국민 가요 ‘아! 대한민국’을 불렀다. 정수라. 이 노래로 KBS 가요대상, MBC 10대 가수 가요제 여자 신인가수상을 받았다. 20세에 스타덤에 가볍게 올랐다.1985년이다. 가요계에 태풍이 몰아쳤다. 김범룡의 데뷔곡이 ‘바람 바람 바람’이었다. ‘그대’는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이라며 울부짖다 ‘날 울려 놓고 가는 바람’이라며 체념한 듯 읊조렸는데 통했다. 듣는 사람들 귀에 꽂혔다. 그해 KBS 가요대상 남자 신인 가수상을 거머쥐었다. 이 때 여자 가수상 수상자가 정수라다.둘은 방송국에서 스타 가수로 묶여 다녔다. 당시는 매니저가 스케줄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게다가 남녀다. 행여 스캔들이라도 나면 끝장인 시대. 이성 가수끼리의 만남은 완전히 차단될 때다. 그래서 이렇게 친해질 줄 몰랐다.정수라는 “범룡 오빠에 대한 기억은 귀여웠다는 거 밖에 없다”고 했다. 김범룡은 “수라는 (전)영록이 형이랑 잘 맞았어. 둘이 듀엣으로 노래하면 호흡이 무척 잘 맞았던 기억이 선하다”고 했다.김범룡과 정수라는 4살 터울. 둘은 내는 신곡마다 사랑을 받았고, 연말 가요 시상식에 단골손님으로 초대됐다. 그렇게 1980년대가 흘러갔다.그러다 둘은 동병상련으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서로의 파란만장한 인생에 공감해 줄 수 있어서였다.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에도 능했던 김범룡은 1990년대 초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듀오 ‘녹색지대’와 진시몬을 발굴했다. 대박이 났다. 음반 투자를 계속 밀어붙였다. IMF 외환위기 사태가 왔다. 대기업도 망하던 시기다. 정신 차려 보니 빚더미에 앉았다. 자존심 버리고 불러만 주면 노래하고 다녔다. 잃은 걸 만회했다. 보증을 잘못 선 게 문제가 생겼고, 새로 벌인 사업도 어그러졌다. 집이나 계좌 압류 정도는 인생 기본 사양이었다.일찍 아버지를 여읜 정수라는 방송과 행사를 뛰며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 어머니를 모시면서 장애가 있던 언니까지 한집에서 돌봤다. 가족은 고단한 연예계 생활의 버팀목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웠다. 가장의 짐이 무거웠다. 자신만의 공간이 없었다. 스스로에게 뭔가 보상해 줄 여유가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성 루머에 십수년 시달렸다. 어디서부터 해명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났다. 숨을 수 밖에 없었다. 소문은 더 커졌다. 시간 지나 마음의 굳은 살도 생기고 면역도 생겨 조금 살만해지니 다시 힘든 일이 엄습했다. 사람을 잘못 만났다. 그 사람 책임까지 떠안아야 했다. 한두 푼이 아니었다.―만신창이가 된 처지에서 둘이 만났을 때 기분이 묘했을 것 같다. “아무한테도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을 때였죠. 하나님이 ‘인생 제대로 살아 보라’면서 큰 고통을 주셨을 거라고 믿으며 겨우 넘길 때에요. 술이나 한잔하고 싶어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수라를 보니 내 안에 감췄던 얘기가 술술 나오더라고요. 수라도 자기 처지를 속시원하게 털어놨죠. 마음을 열고 자주 만나다 보니 수라를 동료 가수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하기 시작했어요. 수라의 힘든 세월을 듣고 느낀 게 있어요. ‘지금 숨쉬고 있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김범룡)“김범룡 오빠는 오랫동안 저에게 ‘빽구두’ 멋지게 신고 다닌 귀여운 오빠였어요. 나중에 한참 어려울 때 만나 보니 몰랐던 오빠의 진솔한 면이 하나둘씩 보이는 거예요. 이렇게 소탈하고 털털할 줄 몰랐어요. 죽을 것처럼 힘든 상황에서도 웃더라고요. 말도 없을 줄 알았는데 완전 달변이었어요. 옳은 말만 해서 놀랐죠. 희망이 안 보이는데도 어떻게든 노래하고 살겠다며 일에 무섭게 열중하는 모습도 봤고요. ‘이 사람 참 대단하구나’하면서 가까워졌죠.”(정수라)힘든 나에게 산소호흡기가 돼 준다는 것. 쉽지 않다. 남 걱정할 때가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제 얼굴에 침 뱉는 것 같아 ‘어렵다’는 얘기를 주변에 전혀 하지 않았죠. 가족들도 몰라요. 참 외로워지고 어느 순간 트라우마가 생기더라고. 모두가 ‘김범룡은 이상한 사람이야’라며 손가락질할 것 같았어요. 엄청난 공황에 빠져 있을 때 유일하게 나를 이해해 준 사람이 수라였어요. 수라에게서 제 모습이 보였어요. 거울이에요. ‘나랑 참 비슷하게 생겼구나’ ‘나처럼 살았구나’ 했어요. ‘그럼 (나도) 외롭지 않네.’ 이러면서 제가 살아났어요.”(김범룡)● ‘불행 끝! 행복 시작’ 함께 외친 우리꽤 오래 주거니 받거니 조건반사적으로 서로에게 힘이 됐던 둘은 동시에 한자리에서 ‘해방’을 외쳤다고 한다. ‘불행 끝, 행복 시작!’2018년이다. 정수라는 “범룡 오빠를 다시 보고 가까워져서 좋았지만 솔직히 그때까지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데뷔 35주년 되는 해였어요. 비즈니스도 하고 디너쇼도 할 때죠. 한번은 노래를 끝내고 무대에서 내려오는데 끈질기게 나를 힘들 게 하던 아픔들이 전부 해소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오빠를 보자마자 ‘이제 끝났어’라고 소리쳤어요. 오빠도 ‘너도 그래? 나도 끝났어’라며 자기 일마냥 좋아해 줬던 기억이 나요.”(정수라)“수라 다음으로 노래를 부르고 나왔는데 네가 신났더라고.”(김범룡)“오빠도 뭔가 해결이 됐던 거였어요. 그때 오빠가 뭐라고 했는 줄 알아요? ‘우리 이제 (돈) 벌 일만 남았어’라고요. 하하.”(정수라)이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벌자”는 ‘도원결의’는 무색해졌다. 그래도 쫓기는 마음은 안 들었다. 둘 인생의 변곡점이었다.살짝 또 힘든 일이 있긴 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김범룡이라 그 정도는 대수롭지 않았다. 정수라에게는 절대 사고 치지 말라는 잔소리를 투하했다고. 정수라가 보면 볼수록 대단한 오빠다.“오빠 말을 주로 듣는 편인데, 힘든 일이 있어도 대수롭지 않게 대처하는 능력과 여유, 긍정적 마인드가 정말 대단해요. 이래서 관계가 이어지나 봐요. 만나면 만날수록 김범룡 본연의 모습이 계속 나와요. 보다 보면 편해져요. 저도 모르게 ‘오빠, 사랑합니다’라고도 하고, ‘오빠, 왜 이렇게 아저씨가 됐어’라고 핀잔줄 때도 있죠. 오빠 아하고도 친해졌고. 이제는 진짜 김범룡 친여동생이라 할 수 있죠.”(정수라)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오빠가 마냥 좋다. 김범룡의 어른스러운 느슨함이 정수라 삶을 풍성함으로 채우는 느낌이다. ‘습관성 철듦’의 지혜가 정수라에게 안정감을 준다. ● 나이드는 것에 관해… 걱정 접으면 편안해질 우리 중년의 나이. 지나보니 고생할 만큼 했다. 둘이 서로를 붙들며 세상에 내동댕이 안 쳐지고 자신과 가족만큼은 지킬 수 있었다. 이겨 내니 여유가 생겼다. 쉼 없이 달려온 자신에게 잠시 쉬어도 괜찮냐고 묻어볼 때쯤 됐다고 본다.“이제 스스로를 위한 보상이 있어야 할 때 같아, 수라야. 사업에 크게 성공하고, 대궐 같은 집에 살고, 이런 건 의미 없잖니? 빚을 다 갚고 나니 주머니에 5만 원짜리 한 장만 있어도 천국에 사는 것 같더라. 그러니 세상이 감사해. 이런 나를 위해 쉬어도 보고, 건강도 돌아보고, 나에 대해 신뢰도 가져 보고, 이렇게 해 보자는 거야. 정말 나를 위한 보상인 듯 해. 수라 너도, 네 자신한테 보상을 좀 해 봐.”(김범룡)“오빠, 얼마 전까지는 초록색 1만 원짜리 1장도 기쁘다더니, 좀 올랐다. 하하.” 정수라도 공감한다. 노래도 즐거워야, 건강해야 한다. 데뷔하고 20년 동안.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인기 가수라고 치켜세워 주고, 나는 스타인데 불편했다. 마음이.“가수 생활 20년이 행복하지 않았어요. 내 어깨에 올려진 무게가 너무 컸어요. 어떤 생각까지 했나면…. 내가 쉬는 날이 죽는 날일 거라고요. 가족이 들으면 가슴 아프겠죠. 어릴 때는 형편이 어렵더라도 내가 벌어 가족끼리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곳도 가면 행복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 삶 속에 ‘내’가 없는 거예요. 좋아하는 노래였지만 나는 일만 하고, 벌어서 가족을 부양해야 했는데, 나 혼자만의 공간은 없고…. 엄마로선 딸이 남편 같았을 테니, 제가 불만을 얘기할 수도 없었고요.”(정수라)한참 인기 있을 때는 마음 놓고 여행을 간 기억도 없다. “오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어디 간 김에 뭐라도 하고 놀자’에요. 놀 땐 놀기만 해야죠.”(정수라)“맞아. 나도 ‘간 김에 뭐합시다’라고 누가 말하면 싫어. 나도 여유를 나 스스로에게 돌려준 게 얼마 안 돼. 지금부터 20년이 더 지난다고 생각해 봐. 내 나이 86세다. 건강하게 너를 만나면서 나를 위해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잖아. 앞으로 20년, 행복해야지. 그래서 ‘얼른 정수라에게 보상해 줘’라고 얘기하는 거야.”(김범룡)“오빠, 그래도 아직은 일을 하고 있으니 보상은 더 안정이 되면 해 봅시다. 오빠가 있어서 잠깐 힐링도 하고 재충전도 하잖아요. 이런 게 인생의 작은 보상이죠, 뭐.”(정수라)지금에 만족하고 온갖 걱정 덜어내고 열심한 산 나에게 보상도 해 주겠다 마음 먹으니, 가족도 새로 보이고 내가 불러야할 노래, 팬들이 보고 싶고 좋아할 내 모습이 다시 보인다. 김범룡 정수라 조합 아니면 이런 호사도 없다.“팬들에게 여유로워진 제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에 대한 기대가 커요. 예전에는 공연을 하면 ‘삑사리(음 이탈)’ 나는 거 어림도 없었죠. 그런데 지금은 김범룡도 실수할 수 있는 거죠. ‘음 이탈 안 나면 CD 튼 것하고 다를 바 없잖아요?’라고 팬들에게 어필할 수도 있는 거고요. 오래 전 제 노래를 좋아했던 분들은 이런 면을 김범룡의 또 다른 매력으로 봐 주실 것 같아요. ‘이 또한 즐기리’에요.”(김범수)그럼 정수라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애착이 더 커졌다. “혼자 괴로움을 삭이면서 엄마나 동생, 오빠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던 내 모습을 보며 힘들어하고 미안해했을 가족들 마음을 알게 됐어요. 지금 생각하면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혼자가 아냐’라고 믿었겠죠. 그래서 가수를 포기하지 않았겠죠.”● 김범룡이 해 줄 정수라 인생 보상은?정수라는 김범룡이 자신에게 제대로 ‘정수라 인생 보상’을 해 줬으면 한다. ‘정수라 민생 회복 지원금’ 말고 노래를 원한다.“오빠, 나한테 곡 하나 써 줘서 보상해 줘. 몇 년째 소식이 없어요.”(정수라)이왕 보상해 준다면 ‘아! 대한민국’을 넘어서는 곡이었으면 한다.정수라는 “제발 부탁인데, 내 목소리도 좋고 에너지 넘친다고 하지만 말고, 내 인생 끝나기 전에 정수라 히트곡 하나 만들어 주면 안 될까. 김범룡 히트곡 리스트에 정수라 이름도 올라가고, 오래 사랑받는 정수라 노래 최정점에 김범룡이 만들어 준 노래도 올라갔으면 해”라며 강하게 전방 압박을 한다.곡을 줄 마음이 왜 없을까. 정수라는 김범룡이 ‘찐엄마’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고 한다. 동생 잘 되라고 잔소리가 많다는데, 노래 하나 못 줄까. 구상은 하고 있다. 김범룡은 가수 스타일과 노래가 절묘하게 어울리도록 만드는 프로듀싱의 귀신 아닌가. 주고 싶은 노래 기준이 있다.“수라 노래 중에선 ‘난 너에게’가 가장 좋더라. 딱 정수라 스타일이지.”(김범룡)〈난 너에게〉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별보다 예쁘고 꽃보다 더 고운 나의 친구야이 세상 다 주어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친구야네 곁에 있으면 사랑은 내 것네 곁에 있으면 세상도 내 것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기준은 내가 알고 있는 정수라를 전부 담고 있어야 한다. 같이 있자니, 함께 가는 길이 좋다. 친하다고 너무 기대지는 않을 거다.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래서 보는 여유가 있다. 지내 보니 인간관계의 정석 같다. 나답고 너다운 걸 지켜 주며 사는 것이 정답인 듯 싶다. “수라야, 우리 ‘소년가장’ ‘소녀가장’으로 살아왔잖아. 남은 세월도 가장의 마음으로 기쁘게 살자. 그래야 각자에게 보상하고 싶은 마음도 계속 생기지 않을까 싶어.”(김범룡)“맞아요. 그 마인드 때문에 강해질 수 있었잖아요. 우린 여전히 각자 가족의 중심이잖아요. 오빠나 나나 영원한 소년가장 소녀가장이 잘 어울려.”(정수라)“계속 가장으로 산다. 뭐, 둘이 어디 나가면 무서울 게 없을 것 같아.”(김범룡)영원히 친구하자는 결의는 자주 들었는데 ‘영원한 가장’ 되자는 합의는 처음 본다. 인생 뭐 없다. 오~ 영원한 가장, 오~ 행복한 마음, 오~ 즐거운 인생, 예!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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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음파 AI로 암 진단 한계 넘는다… “판독 오류 크게 줄 것”

    유방암은 대개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그동안은 영상 판독을 의사의 지식과 경험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수많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암을 가려내야 하는 작업이다. 의사 개인의 능력, 컨디션 등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최근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 검사에 특화된 인공지능(AI)이 개발돼 일부 대형 병원에서 활용하고 있다. 의대 교수, 전문의들의 판독 소견을 학습한 AI ‘딥러닝’(심층 학습과 데이터 세분화 추론)으로 암 징후를 추적한다. 의사 혼자 영상 판독을 했을 때보다 진단율이 높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5%에서 15% 가까이 진단율을 추가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영상의학과 전문의인 이광희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교수는 “AI의 장점을 의사의 경험, 지식과 함께 활용해서 진단의 시너지를 얻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AI로 분석된 정보를 통해 일반인, 환자들에게 더 세밀하게 증상을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를 만나 AI를 통한 유방암 진단이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들었다.●실시간 초음파 진단 AI 국내 개발 이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방암 발병률이 매년 10∼20%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35세 미만에서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 경우를 가리키는 ‘영 브레스트 캔서(Young Breast Cancer)’라는 용어가 따로 생겼을 정도”라고 했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을 하면 수술, 시술 등으로 잘 치료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진단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유방암 진단은 영상 검사에 많이 의존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유방암 진단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치밀 유방이 많아서다. 유방 조직 비율 중 유선 조직이 지방 조직보다 많은 경우다. 우리나라 여성의 60∼70%가 치밀 유방이다. 이 교수는 “초음파에서 유선 조직과 유방암의 음영이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유방에 지방 조직이 많은 경우는 유방암 발견이 쉬운 반면에 치밀 유방처럼 유선 조직이 많은 경우는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간혹 작은 것들을 영상 진단에서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선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 검사를 병행해 왔는데, 최근에는 둘의 효용성을 높여주는 AI가 개발돼 임상에서 활용하게 됐다.“유방 촬영술 AI는 3년 전부터 도입됐습니다. 그런데 의심 부위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초음파 검진 AI 개발에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AI가 타임랙(일정 시간 지연이 발생하는 현상)에 자주 걸렸기 때문이죠. 그런데 국내에서 실시간으로 10분이든, 1시간이든 모두 따라갈 수 있는 AI가 지난해 개발돼 올해 출시됐습니다. 조기 진단이 안 되는 작은 암 징후들을 찾는 진단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습니다.” 삼성창원병원은 의료 영상과 AI 분야 전문가가 창업한 ㈜빔웍스에서 개발한 유방 초음파 실시간 AI 솔루션 ‘캐디-비(CADAI-B)’를 6월부터 쓰고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800명에 대한 캐디-비의 유방암 검출 민감도를 시험한 결과 95% 수치가 나왔다.●암 악성도-진행 확률까지 분석해 의사 도와일반적으로 초음파에서 전문가가 발견 가능한 유방암의 최소 크기는 3∼4mm다. 초음파 AI 분석 영상에서 암 의심 부위는 다양한 색깔로 나타난다. 악성도가 0∼10%이면 청색, 10∼30%이면 초록색, 40∼60%이면 노란색, 70% 이상이면 빨간색을 띤다. 실시간으로 초음파 영상을 AI가 전송받아 분석해 위화감 없는 시각 정보를 제공한다. 중간 지점인 노란색이 나오면 다양한 각도에서 돌려보면서 집중적으로 확인을 한다. 초음파 AI 분석 영상에선 의심 부위가 암으로 진행할 확률도 제시한다. 이 교수가 샘플 의심 부위를 보니 암 진행 확률이 19%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보통 5% 이상이면 조직 검사를 한다. AI가 확률 지표까지 제시해 주기 때문에 의사가 최종 소견을 내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 촬영술 AI는 국내에 2022년 도입돼 많은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유방암 소견인 석회화, 구조 왜곡, 위험군 혹을 AI가 1차적으로 감별해 낸다. 그리고 악성도를 예측한다. 이 교수는 “북유럽 일부 국가의 경우, 유방 촬영술을 통해 반드시 의사 2명이 판독을 하고 서명하는 것을 법제화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AI가 개발되면서 이들 국가도 판독에서 의사 1명과 AI의 분석 결과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AI가 보조 의사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창원병원에선 도입 초기라 AI 진단 비용은 안 받고 있다. 앞으로 AI 진단 비용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될지는 아직 모른다. 일단 지금은 검사 전에 권유를 하고 있다. 저변 확대 차원에서 병원이 투자하는 단계다. 이 교수는 “2D, 3D 엑스레이를 찍고 유방 초음파를 보고, 여기에 AI 진단까지 거치는 시스템이 잘 정착되면 판독 오류는 없어질 것이다. 점차 유방암에 관해선 세계 최정상 진단국으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엇보다 유방암 위험 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AI 진단을 정확하게 알았으면 하는 것이 이 교수의 바람이다. 이 교수는 “의사의 말만 믿는 객체가 아닌 인식의 주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 역시 AI가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고 저항감을 가질 수 있고, 경험이 적은 의사들은 막연하게 믿을 수 있다. 진화하는 AI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절한 임상적 활용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창원=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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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기술 패권 전쟁 중… “강한 IP 확보하는 통합 플랫폼 필요하다”

    미국과 중국은 기술, 특허 등의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세계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대학의 연간 기술료 수익만 4조8100억 원가량이다. IP는 부가적 자산이 아니라 핵심 수익 모델인 것이다. 중국도 엄청난 투자로 IP 자산 축적에 집중하고 있다.이처럼 세계 주요 국가 사이에 IP 확보와 사업화, 소송과 방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정부 정책을 중심으로 IP 주권을 튼튼히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대학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r, 기술 사업화 전문가)와 변리사, 연구원 등이 우리나라 IP 주권을 지킬 정책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연구재단이 주도하는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브릿지) 사업단 협의회 회장 심경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교육부 기술지주회사 설립 자문위원장을 역임하며 기술 사업화 방안 수립에 힘을 실어 온 김상식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기술 이전과 IP 정책을 연구하는 류태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선임연구위원, 표준 특허기술 사업화로 우리나라 기술료 수입 1위를 기록한 세종대 산학협력단 홍서경 기술이전센터장(변리사), IP 전(全)주기 사업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이인구 ㈜그래비스 변리사(전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지식재산실용화센터 부센터장)이 참석해 IP 정책 청사진을 제시했다.심경수 교수 “강한 IP 창출하는 통합 플랫폼 NTX 만들자”심 교수는 국내 대학의 기술 IP 수익화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이를 보호할 장벽을 구축하기 위해 ‘대학 혁신형 IP 기술 사업화 지원 사업(NTX, National Technology eXchange)’을 제안했다. 국내 대학은 대학의 기술 사업화 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한 브릿지 사업의 도움으로 매년 1000억 원 이상의 기술료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5∼6년간 1200∼1300억 원대에 묶여 있다. 국내 기술 사업화 전략을 세계 흐름에 맞게 고도화해 더 많은 수익을 내려면 IP 창출, 해외 이전, 소송전 같은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표준 IP 수익화 프로세스’를 위해 NTX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NTX는 대학과 연구 기관이 IP 수익화 프로세스 아래 강력한 전략 산업 IP를 만들도록 이끈다. IP 유동화와 사업화를 이끌 전략과 이를 활성화할 투자 프로그램과 플랫폼 구축도 NTX의 몫이다. NTX를 활용해 IP 기술료 규모를 지금의 10배인 연 1조 원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심 교수는 이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튼튼한 IP 보호 장벽을 세워 국내 신산업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해외 대형 NPE(특허관리기업)가 한국을 포함해 세계 유수 대학 IP를 싼 값에 사들여 AI로 분석한 후 우회 특허를 확보해 대규모 특허 소송전을 벌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것을 막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해도 소송 장벽에 가로막혀 IP 수익화 프로세스가 지연되거나 막힐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IP 수익화 교류의 장 형성해 지역 혁신 거점 축으로 발전시켜야NTX는 지역 대학 IP 수익화는 물론 지역 기업과 산업계의 성장도 돕는다.기술 경영 규모(기술료와 특허료 및 기술 사업화 재투자 금액 합계)가 200억 원 이상인 수도권 대학이 중앙 NTX를 맡아 IP 수익화 프로세스 전반을 운영한다. 기술 경영 규모 100억 원 전후의 지역 대학은 일반 NTX를 맡아 중앙 NTX와 공동 사업을 전개하고 지역 기업과 산업계에 알맞은 IP를 이식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기술이 전국 단위로 전파된다.심 교수는 중앙 NTX 1개 대학, 일반 NTX 20개 대학을 구상하고 있다. 지방대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지방 소멸 위기에도 대응할 수 있는 사업이다.한국연구재단이 만든 AI 온라인 IP 관리 플랫폼 ‘NRF-TCC’도 NTX의 주요 구성 요소다.NRF-TCC는 국내 IP를 클라우드로 모아 관리하고 AI로 분석해 가치를 산정함으로써 사업화 가능성을 계산한다. 지역 기업과 산업계 수요에 알맞은 IP를 골라 이식해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해외 NPE 특허 소송에도 대비한다.현재 국내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200개 이상 기업의 대표들이 NRF-TCC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심 교수는 NRF-TCC가 계산한 사업을 고도화하며 대학간 IP 교류의 장을 만들어 역량을 강화해 기술 패권 경쟁 시대 IP 주권을 지킬 무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김상식 교수는 국내 대학이 세계 기술과 IP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적극 대응해 연구 역량을 세계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2000년대 BK21 사업으로 대학이 연구 중심 대학 흐름을 탔고, 브릿지 사업으로 기술 실용화에 눈을 떠 몇몇 대학은 글로벌 연구 중심 대학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브릿지 사업을 통해 기술 이전료 연평균 수입이 사업 기간 전보다 120% 증가했고, 기술 이전 건수도600% 늘었다”며 “세계 기술 환경이 바뀌는 시점에서 새로운 연구 및 기술 중심 대학을 배출하는 데 NTX가 큰 효용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NTX가 연구자에게 세계 기술 및 IP 시장을 분석해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류태규 선임연구위원은 “좋은 기술이 아닌 좋은 IP를 확보해야 NTX 목적 중 하나인 IP 주권 강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 선임연구위원은 “NTX가 좋은 IP를 만들도록 연구개발 체계와 TLO 역량을 강화하고, 민간과 연결해 성과를 내는 시스템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R&D를 통해 개발된 우수한 기술이 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로 뒷받침해 줘야 한다”면서 “NTX 운영은 지속적인 정책 화두가 돼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홍서경 센터장은 “NTX가 기술과 네트워크, 민간 전문 인력을 공유하는 공동 작업 체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러면 대학이 다양한 첨단 기술을 원활히 다루며 표준 특허를 확보해 해외 출원과 시장 선점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홍 센터장은 특허가 시장과 짝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해외 특허를 많이 출원해 속지주의 IP 경쟁에 대응하고 장기 관점에서 다양한 IP 수익화 방안도 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인구 변리사는 홍 센터장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대학이 현실적으로 시장 흐름에 맞는 특허를 낼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기업 IP 전문가가 NTX에 큰 힘을 실어 줘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학 IP 개발과 사업화는 연구 및 제출 시간이 정해진 논문 위주로 이뤄지기에 시장 유행에 다소 뒤쳐지지만 기업은 시장 유행을 면밀히 조사해 IP를 사업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변리사는 “대학과 기업의 장점을 융합해 시장 트렌드를 따르고 더 나아가 선도하는 좋은 IP를 만드는 데 NTX가 힘을 실어야 한다”며 “NTX가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기술 IP와 가치를 인정받는 전략적 IP 사업화를 동시에 이뤄내는 통합적 구조 조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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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혁신융합대학사업단, AI+X 마이크로디그리로 전공 한계를 넘다

    성균관대 인공지능 혁신융합대학사업단(이하 ‘사업단’)은 2021년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전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사업단은 융합형 인재 양성과 교육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사업단은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단과 협력하여 학생 누구나 최신 AI(인공지능) 기술을 익히고 전공과 융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SW·AI 기초교육을 담당하는 DS(Data Science) 교육과정과 AI+X(인문학, 경영, 콘텐츠 등 비 이공계 분야와 융합한) 마이크로디그리 교육과정의 연계는 대표적인 혁신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DS 교육과정은 모든 학생이 필수로 이수하는 SW·AI 기초교육으로, 전공과 관계없이 프로그래밍과 AI 기초 개념을 탄탄히 다질 수 있게 설계됐다. AI+X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은 교육, 콘텐츠, 경제, 예술, 언어 등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접목해 융합형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기업 멘토링이 포함된 산학협력프로젝트 교과목을 함께 운영해 이공계뿐 아니라 비 이공계 학생들도 실무 중심의 SW·AI 역량을 쌓을 수 있다. 학생들은 산업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실제 문제를 해결하며 의미 있는 경험과 경력을 축적했고, 이는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인공지능협회, SK텔레콤, 이테크시스템, 웅진씽크빅 등 다양한 유수 산업체들과 긴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현장 수요에 맞춘 실무 중심의 AI 융합 인재 양성을 가능하게 했다. 기업 현장의 요구 역량을 반영해 교육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개편했고, 산학협력프로젝트 내 멘토링 시스템을 활성화함으로써 이론과 실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교육 구조를 구축했다. 김재현(전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부총장) 사업단장은 “비이공계 학생들도 AI 역량을 갖춘 융합형 실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산업 현장과 밀접하게 연계한 실질적 경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교육 혁신의 본질이자 산업 수요를 충족하는 미래 인재 양성의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업단은 AI 분야 전문가 초청 특강, 전국 고교 및 교육청과 연계한 AI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다양한 형태의 AI 경진대회를 활발하게 운영해 비교과 학습 기회도 대폭 확장했다.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4년에 걸쳐 총 19개의 강의실을 첨단 강의실 및 실습실, PBL 강의실 등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성균관대를 포함한 인공지능 혁신융합대학사업단 7개 대학은 지난 4년여간 AI 교육콘텐츠 표준화, AI 융합인재 양성,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교과목 및 비교과 프로그램 운영 등 대한민국 AI 교육 혁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특히 사업단은 비이공계 학생들의 SW·AI 역량을 갖춘 융합형 실무인재 양성에 집중해 2025년 서울시 RISE 사업 ‘AI 클러스터’ 과제 선정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인문사회과학 중심의 서울캠퍼스임에도 불구하고, AI+X 마이크로디그리를 비롯한 AI 교육과 인프라 혁신이 인정받은 결과다. 미래 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AI 전문 인력, 융합형 실무 인재를 키우는 AI+X 혁신 교육의 산실로서 사업단은 앞으로도 도전과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 AI 고등교육의 미래를 밝게 만들어 갈 것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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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에 빠진 소년들, 백두대간 걸으며 새 삶을 찾다

    소년보호재판(소년법) 6호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 30일간 백두대간 440㎞를 걸었다.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미곤 대장(대한산악연맹 부회장, 한국산악교류협회 이사장)과 살레시오 청소년센터 소속 신부, 대학 산악부 출신 산악인들이 5월 11일 지리산에서 시작해 6월 9일 강원도 함백산까지 이들과 동행했다.프랑스에서 시작된 트레킹을 통한 청소년 교화 방식을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한 것으로 올해가 2년째다.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든 전자기기 없이 산길을 걸으면서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에서는 1700㎞를 걸은 청소년들 재범률이 기존 85%에서 25%로 낮아졌다.청소년들은 첫날 백무동에서 천왕봉을 거쳐 세석대피소까지 12.6㎞를 걸었고, 둘째 날 세석에서 노고단을 거쳐 성삼재까지 23.1㎞를 걸었다. 28일 차 도래기재에서 태백산 화방재까지 25㎞가 가장 긴 거리였다. 하루에 평균 15km를 걸었다. 30일간 산악인과 교수, 대학원생, 작가 같은 여러 분야 자원봉사자들이 멘토로 함께했다. 청소년들은 텐트에서 야영을 하거나 산장과 대피소에서 숙박을 했다. 트레킹 중에는 불을 쓰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먹었다. 일정 가운데 5차례 휴식일이 있어 고강도 산행에 지친 청소년들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원래 8명이 참가했지만 1명은 무릎을 다쳐 중도에서 포기했다. 한 참가자는 야영을 하다 일행을 벗어나 서울까지 갔다가 12시간 만에 스스로 돌아오기도 했다. 또 컨디션 난조를 핑계로 병원을 오가다 돌아왔다. 돌아온 이 청소년에게는 ‘걷기’ 미션이 주어졌다. 아스팔트 25㎞ 걷기부터 시작해 험한 산행까지 해냈다. 김 대장은 “자발적으로 돌아와서 끝까지 걸은 것을 보며 아이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고 말했다.지난해 백두대간을 걸은 청소년 8명 중 다시 범죄를 저지른 참가자는 1명에 불과했다. 김 대장은 “산에서는 꾸밈없는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며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걸으며 아이들이 자신감과 성취감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올해 참가한 19세 청소년은 “그저 숲 산책하고 노는 프로그램인 줄 알고 자원했는데 생각보다 고되고 힘들어서 ‘잘못 왔구나’ 싶었지만 멋있는 경치를 보고 힘든 것도 잊게 됐다”고 말했다. 16세 소년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뒤로 쳐졌는데 신부님이 산길을 되돌아와 약을 가져다 주셨을 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제는 나쁜 일 하지 않고 열심히 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살레시오 청소년센터 관계자는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 존재임을 발견할 기회”라고 말했다.올해 백두대간을 걸은 7명은 학업에 복귀하거나 사회 생활을 하고 있다. ● ‘한국 청소년 오지 탐사대 발대식’ 성료대한산악연맹은 25일 서울 강서구 DYPNF 컨퍼런스홀에서 ‘2025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 발대식을 열었다. 발대식에는 탐사대원과 대장을 비롯한 산악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대한산악연맹 주최, DYPNF 후원, 코오롱스포츠 협찬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는 7차례 국내 훈련을 마친 후 약 20일간 몽골(노마드팀)과 티베트(쿵따리샤바라팀) 탐사에 나선다. 노마드팀은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쿵따리샤바라팀은 26일부터 8월 13일까지 탐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대한산악연맹은 2001년부터 청소년 탐사대원을 선발해 전 세계 산악 오지와 미지의 등반지를 탐사하는 오지탐사대를 파견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불굴의 도전 정신과 개척 정신, 진취적인 기상을 심어 주고, 각국 청소년들과의 문화 교류를 통해 국제 우호 증진과 글로벌 리더십 함양을 도모한다.조좌진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거칠고 낯선 환경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를 터득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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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기반 혁신교육 선도, 세계가 주목하는 재능대

    재능대(총장 이남식)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AI(인공지능) 특성화 전략과 스마트 교육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전문대학 교육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현장 실무 중심의 교육과 디지털 융합 전공 강화, 그리고 글로벌 역량 배양에 적극 나서며 수도권 내 전문대학 중 선두권으로 부상했다. 최근 재능대는 ‘2025 세계혁신대학 랭킹(WURI, World University Rankings for Innovation)’에서 국내 전문대학 중 4위, 수도권 전문대학 중 2위에 올라 국제적인 교육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번 평가에서는 ‘산업체 협력 기반의 바이오센서 개발’ 성과와 ‘생성형 AI 특화 교육’ 등에서 산학 협력 및 교육 혁신 역량이 두드러지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산업체 요구에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과 실무 중심의 혁신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온 점이 주효했다. 또한 실용성과 창의성을 융합한 교육 방식이 WURI의 핵심 평가 지표와도 정확히 맞아 떨어지면서 국내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 캠퍼스와 창의 융합 공간 마련으로 실무 역량 키워재능대는 AI, 빅데이터, 스마트물류, 드론, 바이오, 게임산업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전공 교육 과정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더불어 학생 주도형 자기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스마트 캠퍼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ooking Studio, Window/Mac LAB, CMF Library, Foundation Design Studio, Photo Studio 등 창의 융합 학습 공간이 마련되어 학생들의 창의적 실무 역량을 키우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공간들은 단순한 실습실을 넘어 학생들의 아이디어 실현을 위한 창작 스튜디오이자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문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재능대는 지역 산업체와 긴밀히 협력하여 맞춤형 취업 연계형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진로 지도부터 취업 지원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담 조직인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중심으로 청년층 진로설계, 직무역량 강화, 채용 연계까지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해 학생들의 취업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현장 경험과 국제 교류로 진로의 폭 넓혀글로벌 교육 협력 및 해외 취업 연계 강화를 위해 국제교류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학생들에게 글로벌 현장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하와이, 호주 등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 학과 전공 실무와 연계한 직무 중심형 단기 연수를 통해 글로벌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 밖에도 일본 뷰티전문학교와의 상호 교류, 항공·물류·간호 분야의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폭넓은 국제 진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인천 송도에 진출해 있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인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등과의 협력을 통해 교직원·학생·연구원 간 인적 교류는 물론 학위과정에서의 공동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국제 공동사업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2026학년도부터 새롭게 신설되는 글로벌태권도학과는 재능대의 국제화 전략의 방향을 보여준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고, 해외 취업 및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학생들에게도 체계적인 어학 교육과 글로벌 마인드 함양 교육을 제공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할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다수의 해외 대학 및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이남식 재능대 총장은 “지역과 세계가 함께 주목하는 혁신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앞으로도 교육과 산학 협력, 글로벌 역량 강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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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책 하나 더 줄이겠다고 턴오버까지 깨알 전수조사한 일본농구협회… 급한 건 우리 아니던가? [유재영 기자의 보너스 원샷]

    별 걸 다 분석한다. 놀랍다. 집요하다. 목표를 설계하고 실천하는 데는 도사인 것 같다. 꾸준하다. 중간에 흐지부지하지 않는다. 나날이 경쟁력이 좋아지는 일본 농구와 일본농구협회(JBA)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일본 여자 농구는 두말할 것 없고, 우리가 ‘교과서 농구’만 한다고 평가절하했던 남자 농구도 도쿄올림픽과 2023 FIBA(국제농구연맹) 월드컵, 2024 파리올림픽을 거치면서 훌쩍 성장했다. 일본 야구나 축구의 저력을 보는 것 같다. 2019 FIBA 월드컵 당시 FIBA 세계 남자 농구 순위 42위이던 일본은 21위까지 올라갔다. 현재 53위인 한국을 멀찌감치 추월했다.지난달 28일 JBA가 내놓은 ‘2024 일본 농구 대표팀 기술보고서(테크니컬 노트)’를 보고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술 분석 조직(테크니컬 소위원회 7명과 제작팀 4명, 전담 기술 직원 2명)을 가동시킨 것도 놀라운데 공식 기록에도 없는 부분을 지표화한 것이 더 기가 차다.보고서는 2023 월드컵과 파리올림픽에서 잘 된 부분과 안 된 점을 확인하고, 세계 강호와 스타들 플레이를 현미경 들여다보듯 파악해 일본 남자 농구가 추구해야할 세밀한 전술 방향과 틀을 작정하고 다시 제시했다. 톰 호바스 현 감독의 혁신 방향과 맞물려 있는 방향과 틀은 미국이나 유럽 강호에 신체 조건과 기술에서 밀리더라도 경기를 이기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틈새 능력을 더 구체화했다. 나중에 어떤 감독이 대표팀을 맡더라도 공유하지 않을 수 없다. 자산 가치 높은 교재다. 대표팀에 들어가길 원하는 유망주부터 대표팀 터줏대감도 안 볼 수 없는 지침서 같다. 우리 선수들 입장에서 생각하니 부럽다. ● 69개 턴오버 ‘현미경 분석’기술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남자 농구는 2023 월드컵 이후 3가지 목표 향상에 매달렸다. 속공 횟수를 늘리고 실책(턴오버)를 줄이며 수비 리바운드를 더 많이 따내는 경기 운영 능력 향상에 집중했다. 호바스 감독 친구이자 NBA 선수 출신 분석가로 일본 농구 대표팀 고문을 맡고 있는 딘 올리버가 분석해 제안한 것이다.그 결과 턴오버를 확실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2023 월드컵 5경기에서 일본은 턴오버 69개를 저질렀다. 경기당 평균 13.8개로 32개팀 중 18위였다. 세계 강팀과 비교해 공격 기회를 2~3회 날렸다고 분석했다. 테크니컬 소위원회에서는 실책 69개 패턴을 일일이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플레이에서 실책이 많았는지 분석한 결과 드리블 돌파하면서 패스할 때, 페인트존에서 바운드가 아닌 다른 형태의 패스를 할 때, 픽 앤 롤 상황에서 공을 가진 가드가 스크린을 걸고 롤을 하는 선수에게 짧은 패스를 할 때 등 3가지 상황에서 실수가 가장 많았다. 팀에게 이 정보는 피드백이 됐다. 파리올림픽 조별리그 3경기에서 일본 대표팀 실책은 경기당 평균 10.7개였다. 월드컵과 비교해 3개가량 줄었다. 본선 참가 12개국 중 가장 적었다. 90대94로 분패한 프랑스 전에서도 연장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실책은 10개에 불과했다. ● 페인트존으로 한두 걸음 가지 않아 놓친 리바운드를 찾다 5명 전원이 참여하는 속공도 일본 남자 농구 대표팀에 확실하게 녹아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3 월드컵에서 일본의 전체 공격 대비 속공 점유율은 20%였다. 32개국 중 미국 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속공이 많았다. 속공으로 경기당 평균 21.6점을 얻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속공 비율이 16.8%로 떨어지긴 했으나 미국 남수단 호주에 이어 많이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상대 득점 이후 바로 속공한 횟수가 월드컵 때는 경기당 1.6회였는데 파리올림픽에서 4.4회로 늘었다.속공 상황에서 3점 슛을 경기당 평균 3.3개 던졌는데 성공률이 45.5%나 됐다. 전체 3점 슛 시도도 경기당 37.3개로 올림픽 참가 팀 중 가장 많았다. 성공률도 39.3%(14.7개 성공)로 미국 브라질에 이어 3번째로 좋았다. 득점 확률이 높은 페인트존 득점은 기대에 못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남자 농구 대표팀 공격은 최근 5명 전원이 넓게 움직이면서 기회가 나면 3점 슛을 많이 던지는 경향이 있다. 3점 슛 성공률이 좋아지면서 상대 빅맨을 외곽으로 잘 끌어낸다. 이 틈을 활용해 페인트존 돌파 성공률도 높여 3점 슛과 페인트존 2점 슛을 동시에 살려 보길 기대했는데 파리올림픽에서는 시너지가 잘 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2020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은 페인트존에서 경기당 30.3점을 올렸다. 월드컵에서도 페인트존 득점이 경기당 29.6점이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16.3점으로 줄었다. 참가 팀 중 최하위였다. 대신 페인트존 바깥 2점 슛 시도가 월드컵보다 늘었다. 3점 슛 성공률이 좋긴 했지만 골밑 돌파는 조별 리그에서 만난 독일, 프랑스 빅맨들 피지컬과 높이 압박을 넘지 못했다고 봤다. 테크니컬 소위원회에서는 조별리그 3경기 페인트존 터치 횟수까지 파악했다. 2023 월드컵에서는 경기당 91.6회 시도해 45.2회 페인트존을 밟았다. 파리올림픽에서는 88. 6회 시도해 41회 터치해 줄었다.수비 리바운드는 만족할 수 없지만 개선이 이뤄지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은 상대가 놓친 슛을 리바운드하는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70%를 평가 기준으로 본다. 파리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 리바운드 점유율을 68.6%로 분석했다. 12개팀 중 9위였다. 2023 월드컵에선 64.6%였다. 테크니컬 소위원회는 2023 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 가드들이 수비 상황에서 페인트존으로 한두 발 더 들어가 위치를 잡고 있었으면 림에서 3.5~4m 지점으로 튕긴 긴 리바운드를 몇 개 잡을 수 있었다고 파악했다. 이 때문에 경기에서 4.3점을 더 실점한 것으로 계산했다. 당연히 파리올림픽에선 가드들이 수비 리바운드 때 페인트존 그 지점로 더 깊이 들어가 길게 튀는 리바운드를 잡는 훈련을 반복해 일정 부분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경기 중심 변수로 작용하는 턴오버를 줄이고 리바운드 점유율을 높이며, 2점 슛 효율을 높이는 세부 경기 운영 능력 보완을 숙제로 남겼다. ● 커리-르브론의 유령 스크린 플레이까지 분석알맹이가 알찬 부록 정보도 있다. 앞으로 계속 대결할 상대 스타급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도 습관까지 치밀하게 분석했다. 프랑스의 신장 223cm ‘괴물’ 빅터 웸반야바(샌안토니오)는 포스트업이나 1대1을 할 때 주로 오른쪽으로 진행해 오른손으로 슛을 올려 놓는다는 루틴을 파악했다. 실제 파리올림픽 프랑스 전에서 웸반야마 수비를 전담했던 일본 대표팀 조쉬 호킨슨은 웸반야마를 왼쪽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면서 페인트존 바깥에서 점프 슛을 던지게 했다. 이른바 센터를 슈터로 만들어 버리는 이 전략은 효과가 있었다.패스 능력까지 발군인 월드클래스 센터 세르비아 니콜라 요키치(덴버)의 경우에는 자유투 라인 꼭짓점과 좌우 연장 선상에서 스크리너 역할을 하면서 주도하는 지퍼 세트 플레이(Zipper Set Play)를 분석했다. 지퍼를 잠그듯 움직이는 패턴 공격이다. 자유투 라인 연장선 구역은 팔꿈치 지역(엘보우 에리어)이라고 불려 지퍼 엘보우 패턴으로도 통한다. 세계 최강 미국팀도 분석했다. 파리올림픽 결승 프랑스 전에서 미국 벤치가 4쿼터 막판 슈터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를 살리기 위해, 신장 203cm지만 발이 느린 프랑스 파워포워드 게르송 야부셀레(뉴욕)를 의도적으로 커리에게 1대1로 붙인 상황을 집중 분석했다. 르브론 제임스(LA)가 야부셀레를 앞에 두고 드리블할 때 커리가 스크린을 해 주는 척하다가 순간 야부셀레를 자신의 마크맨으로 유인해서 1대1로 3점 슛을 꽂았다. 커리가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을 때는 반대로 르브론이 야부셀레를 끌고 살짝 스크린하는 척하고 빠지면서 다시 커리와 야부셀레의 1대1 상황을 만들었고, 커리의 3점포가 터졌다. 이른바 페이크 스크린, 고스트 스크린이라고 불리는 ‘유령 스크린’으로 수비수를 바꾸는 ‘스위치’ 상황을 만드는 패턴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2027년 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인 농구 월드컵과 2028 LA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하겠다는 포석인 이 기술보고서가 다시 한 번 부럽다. 이 보고서를 ‘에너지’와 ‘동기 부여’의 필수조건으로 여기고 있다는 언급은 대한농구협회 홈페이지에서 경기 기록지 하나 찾기 힘든 우리 사정과 너무 대비된다.안준호 감독의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젊고 대표팀 합류를 절실하게 원한 선수들을 이끌고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상황이라 이런 JBA의 실천이 더 아프게 와닿는다. 지난 일본과의 2차례 평가전에서 일본 벤치에 코치는 물론 스포츠 퍼포먼스 코치, 트레이너과 전력 분석 기술 스태프, 지원 코디네이터들이 대거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랐을 우리 선수들이 JBA 기술보고서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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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헌유족회, 우원식 국회의장과 11일 오찬 간담회

    대한민국 제헌국회의원 유족회(회장 윤인구)는 11일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제77주년 제헌절을 앞두고, 대한민국 국호를 정하고 헌법을 제정한 제헌 의원들을 기리며 그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우 의장이 주최하는 자리다.윤인구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계류 중인 ‘제헌절 공휴일 재지정 법안’의 조속한 처리와 현재 금요일에만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제헌회관의 상시 개방을 우 의장에게 청원할 예정이다. 또 제헌유족회는 이날 제헌 헌법 전문을 적은 넥타이를 특별 제작해 우 의장에게 선물한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제헌유족회는 창립기념일인 12월 14일에 맞춰 제헌 의원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에피소드를 담은 책 ‘제헌의원을 추억하다’(가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은 제헌 의원들의 생전 모습을 기억하는 세대의 마지막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올해 제헌절 경축식은 17일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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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립 68년… 수익보다 생명을 먼저 생각한다

    의료법인 영암의료재단의 고령영생병원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70년 가까이 지역 주민의 보건과 의료를 책임지면서 지역 문화와 스포츠 활동 지원사업까지 펼치고 있다. 경북 고령군 지역 최초의 의료법인인 고령영생병원은 1957년 고 유일성 박사가 설립했다. 초대 영암의료재단 이사장인 그는 평생을 지역 주민 건강을 지키는 데 힘썼다. 장애인과 소외계층, 산간 벽지 주민을 위한 무료 진료와 수술, 의료 봉사 등을 했다. 이 같은 봉사정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응급실도 15년간 적자지만 지역민을 위해 쉼 없이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2009년부터는 요양원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령문화원 설립, 대가야 문화권 개발, 각종 기념 사업과 문화 유산 보존 사업 등도 주도하고 있다. 진료의 우수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인증 폐렴 적정성 평가에서 최근 2년 연속 1등급을 받았다. 유 박사의 아들인 유찬우 재단 이사장과 손자인 유준석 재단 상임이사가 중심이 되어 이끌고 있는 고령영생병원은 인구 3만 명에 불과한 고령군 내에서 내과, 외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의료원과 서울대병원 교수 출신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보강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재단은 지역민의 건강을 위해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농구 저변 확대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유 이사는 “소멸 위기 지역의 병원들이 사라지고 있는데, 우리만큼은 지역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끝까지 남고 싶다. 우리의 노력이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는 작은 밀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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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경케미칼, 현장-연구소 함께 뛰는 ‘유기적 R&D’로 성장동력 키운다

    애경케미칼이 미래 비즈니스 환경에 대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개발(R&D) 강화에 나섰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하고, 내부 연구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신규 아이템을 발굴,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애경케미칼의 미래를 이끌 양 축으로 꼽히는 아라미드 핵심 소재인 TPC와 하드카본 음극 소재 개발 또한 R&D 조직의 끊임없는 아이템 개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애경케미칼은 현장과 함께하는 ‘유기적인 R&D 체계’를 추구한다. 유기적인 형태의 R&D는 궁극적으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고, 고객 중심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애경케미칼은 영업 현장에서 연구개발 아이디어를 얻고, 생산 현장과 연구소 간 협업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 나가며 기술 구현 가능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TPC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공장에 소규모 플랜트를 짓고 연구원들이 직접 생산하면서 현장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생산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다. 하드카본 음극 소재 개발 시에도 연구원들이 연구실과 전주 공장을 수시로 오가며 생산 공정을 조율하는 등 연구개발이 상업화로 이어지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높은 전문성 역시 애경케미칼 R&D 경쟁력의 한 축이다. 특히 연구소 내 프로젝트 그룹인 ‘아이디어 익스플로러(IDEA Explorer)’는 새로운 연구개발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원들은 주제 선정, 크루 모집, 활동, 발표 등 모든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 회사는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활동을 지원한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아이템 기술 교류회 역시 △미래 기술 학습 및 정보 공유의 장 △팀 간 협업 연결고리 △연구개발 시너지 창출의 매개로 작용하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현재 디지털 기반 시스템을 통해 모든 연구개발 활동의 기획부터 성과 분석까지 전 주기 통합 관리하고 있다. 추후 ‘생성형 AI 연구 툴’ 도입을 검토하는 등 연구개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예정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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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웃고 나누다 보면 어느덧 ‘We are ONE!’… “부산대 캠퍼스가 곧 글로벌 소통 무대”

    부산대는 글로벌 리더십과 다문화 감수성, 상호 존중과 이해의 역량을 갖춘 우수한 인재 양성을 위해 교내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다양한 국제교류 행사와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과 국내 학생, 교직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우리는 하나 페스티벌’과 ‘국제 푸드 앤 컬처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하나 페스티벌(We are ONE Festival)’ 행사는 부산대에 재학 중인 약 80여 개국 외국인 유학생들이 민속춤과 노래 등 자국 문화를 서로 공유하고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무대로 펼쳐진다.2009년부터 송년의 밤 행사로 시작됐다. 외국인 유학생 모두가 부산대 가족이라는 소속감과 자부심을 갖고 만족스러운 유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행사다. 국내 학생들과 교직원과도 한마음이 되는 시간이다.지난해 행사에는 인근 지역주민들까지 무려 630여 명이 참석해 다양한 공연을 함께 즐겼다.‘국제 푸드 앤 컬처 페스티벌’은 매년 봄에 개최되는데, 부산대 경제통상대학 국제학부가 주관한다. 역시 외국인 유학생과 국내 재학생, 교직원 및 지역 주민 등이 함께 참여한다.올해 행사에서는 프랑스·몽골·페루·파라과이·중국·베트남·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러시아·라오스 등 15개국 유학생들이 각국 대표단으로 참가해 국가별 전통 문화를 소개하고, 직접 준비한 자국의 고유 음식을 나눠 즐기는 체험을 했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지역 사회와의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부산대 국제처 정봉구 국제협력실장은 “부산대 캠퍼스에서는 매년 국적, 언어, 문화가 다른 유학생들과 내국인 학생들이 함께 웃고 소통하며 하나 되는 이색 축제가 열린다. 다문화 감수성과 글로벌 상호 이해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기대할 수 있다”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문화를 존중하며, 글로벌 화합과 우정으로 미래를 함께 그리는 따뜻함이 부산대가 지향하는 열린 캠퍼스, 함께하는 세계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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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에서 세계로, 글로벌 명문대 꿈을 품고 길을 열다’

    1946년 5월에 설립된 국내 국립대학의 맏형격인 부산대(총장 최재원)가 2026년 개교 80주년을 앞두고 글로벌 무대를 향한 도전과 노력을 본격화하면서 세계 중심 대학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대는 지난 5월 APRU(환태평양대학협회)와 공동으로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교육장관회의 공식 연계 행사인 ‘APEC 대학리더스포럼(AULF)’을 주관하면서 글로벌 대학 협력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이달 초에는 미국 하버드대·MIT 등 명문대학 학생과 구글, Meta, MS 같은 글로벌 기업 출신의 연구자 등을 대거 초정해 ‘국제화 비전 선포식’과 ‘아카데믹 포럼’ 등 국제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드높인 성과였다. ● 국내 대학 6번째로 APRU 가입, 글로벌 대학들과 협력 강화지난 달 12일과 13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APEC 대학리더스포럼’ 에는 부산대 최재원 총장, 교육부 박성민 기획조정실장과 APRU 토마스 슈나이더 사무총장 등을 비롯해 필리핀대, 미국 오리건대, 미시간대, 시드니대, 말라야대, 카이스트 등의 총장단과 교수진, 그리고 구글, MS, 엘스비어, 화웨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글로벌 기업의 리더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APRU는 1997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의 세계적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들이 경제·과학·문화 분야의 교육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한 글로벌 협의체다. 2025년 현재 62개 회원 대학들이 국제적 아젠다의 학술적 논의, 국제 공동 연구, 학생 교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부산대는 2021년 국내 대학으로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스텍에 이어 6번째로 APRU에 가입했다. 이후 글로벌 회원 대학들과 연구, 협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수준의 교육 환경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 활용 교육 혁신 중심으로 지역의 지속가능발전 협력 방안 논의 이번 포럼 행사의 주제는 ‘아시아-태평양 문제를 다루기 위한 고등교육에서의 AI 활용(Leveraging AI in Higher Education to Address Asia-Pacific Challenges)’이었다. 이 주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글로벌 대학들의 AI(인공지능) 기반 교육 모델과 지역이 직면한 기후변화, 보건, 에너지 등 여러 분야 현안에 대해 국제적 협력과 대응 전략을 함께 모색했다. 기조 연설에 이어 5개의 패널 세션으로 진행이 됐는데, 참석자들은 디지털 격차 해소, 포용적 교육 환경 조성, AI 인재 양성, 윤리적 AI 활용 등의 현안 분야별 협력 방안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발표하고 정책을 공유했다. 기조 연설에 나선 인도 와드워니 인공지능연구소 아난단 박사는 현장 중심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보건, 전염병, 농업 등 분야에서 개발도상국들의 AI가 어떻게 실질적 사회 문제를 해결해 왔는지를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패널 세션은 ▲AI를 활용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문제 해결 ▲지식 접근성 확대 ▲AI 시대의 대학 ▲AI 도입에 따른 윤리적 고려 사항 ▲AI가 미래 일자리 및 고등 교육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했다. AI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과 사회적 격차 해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눴다.● 글로벌 대학들과 공동 연구 프로젝트 추진, AI 기반 협력 플랫폼 확대 부산대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APRU 회원 대학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기후 변화, 자원 보존,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APEC 역내 대학 및 연구 기관과도 스마트 농·수산업, 헬스 케어, 지속가능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 기반 국제 협력 플랫폼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 총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AI는 더 이상 연구실 안의 이론이 아니다. 우리의 교육 뿐만 아니라 사고, 생활, 사회 시스템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 동시에 윤리와 책임이라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이 자리에 모인 글로벌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각과 통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고등 교육에 풍성한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 총장은 “부산대는 인재들이 지식, 기술만이 아니라 윤리적 사고와 공동체적 가치, 그리고 글로벌 시민 의식을 함께 쌓도록 하겠다. 그러면서 글로벌 AI 인재 양성과 APEC 대학 간 공동연구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마스 슈나이더 APRU 사무총장은 “이번 AULF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해 준 부산대와 최 총장의 리더십에 감사한다”면서 “APEC 대학리더스포럼은 통찰력을 공유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APEC 의제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부와 이번 포럼 행사를 주관한 부산대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전날 ‘필드 트립’에 이어 이날 포럼 이후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갈라디너 등 기념 행사를 통해 상호 교류를 이어갔다. 부산대가 주관한 이번 제주 포럼을 계기로 향후 APRU 회원대학들은 협력을 더 강화하자고 다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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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 창업도 실용학풍으로 창업 지원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한양대(총장 이기정)는 실용 학풍을 바탕으로 기술사업화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창업 지원 모델 정착에 본격 나서면서, 대학 전반을 아우르는 창업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기술 기반 창업 생태계 조성 한양대는 지난 4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추진하는 ‘2025년 실험실 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사업의 주관대학으로 최종 선정됐다. 대학 내 실험실이 보유한 우수한 연구 성과를 기술 기반 창업으로 연결하고, 창업 친화적 대학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 목표다. 한양대는 매년 20개 내외의 예비 창업 실험실을 선발해 시장 검증과 비즈니스 모델 도출 등 사전 기획 단계부터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중 10개 이상의 실험실은 ‘혁신 창업 실험실’로 육성해 실질적인 창업 성과로 연결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선정된 실험실에는 R&BD(연구개발성과 사업화) 자금 지원을 비롯해 투자 역량 강화, 오픈이노베이션, 글로벌 전시회 참가 등 창업 전 과정에 걸친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종합적으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참여 연구팀이 연구 성과 기반의 고부가가치 창업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한양대는 기술 기반 창업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다. 올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최대 기술 전시회 ‘비바테크놀로지 2025(VIVA Technology 2025)’에 국내 유망 스타트업 6개 사를 파견해 바이어 및 투자자들과의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참가 기업은 창업중심대학 사업 수혜 기업 중 글로벌 확장성을 갖춘 팀으로, IR 피칭, 현장 실증(PoC)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 학생 창업자 육성을 위한 성장 지원 강화 학생 창업자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년 우수 학생 창업팀을 선발해 해외 창업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챌린저 인 실리콘밸리’와 독일 베를린공대(TU Berlin)의 스타트업과 연계한 ‘글로벌 창업 인턴십’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챌린저 인 실리콘밸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7월에도 운영될 예정이다. 참가 학생들은 애플, 인텔, Marvell, 엔비디아 등의 글로벌 IT 선도 기업은 물론, Plug and Play, 500 Global, 스탠퍼드대 d.School 등을 방문해 실리콘밸리의 혁신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게 된다. 또한 현지 전문가들과의 멘토링을 통해 창업 아이디어의 시장성을 검증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를 얻는다. ‘글로벌 스타트업 인턴십 in 베를린’은 하계 방학 동안 약 2개월간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학생들은 TU Berlin에서 보육 중인 스타트업에서 실무 중심 인턴십을 수행한다. 학생들은 창업 실전 역량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감각과 경쟁력까지 강화할 수 있다. 일정 성과를 거둔 학생 창업팀은 ‘HYU 유니콘클럽’에 편입돼 한양대가 보유한 창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받는다. 현재 32개 팀이 활동 중인 유니콘 클럽은 기업의 사업화 수요에 대응해 M&A, IPO 지원 등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양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정기적인 교류와 협업을 진행해 실질적인 스케일업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는 한양대가 창업을 실제 ‘기업 성장의 출발점’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올해는 창업대학원을 신설해 학부생·대학원생뿐 아니라 교내외 창업가를 대상으로 훈련, 보육,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CEO 사관학교’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류창완 창업지원단장은 “한양대가 보유한 기술력과 창업지원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창업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험실 기술사업화부터 글로벌 비즈니스까지 창업 전 주기를 아우르는 지원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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