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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너머에 있던 로컬라이저 안테나 ‘둔덕’이 지목됐다. 29일 사고 비행기는 빠른 속도로 미끄러지다 둔덕과 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둔덕은 흙으로 단단하게 쌓은 구조물에 콘크리트까지 더해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지침은 ‘(활주로)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반 논란이 예상된다.● 콘크리트 둔덕, 참사 결정적 역할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공항은 지난해 로컬라이저 안테나 교체 공사를 했다. 로컬라이저는 여객기를 향해 전파를 쏴서 고도, 위치 파악을 돕는 역할을 한다. 무안공항의 경우 활주로 끝에서 264m 떨어진 지점에 2m 높이의 둔덕을 쌓고 그 위에 안테나를 설치했다. 이 둔덕은 흙으로 덮여 있지만 내부는 콘크리트다. 해당 둔덕 때문에 탑승자 181명 중 179명 사망이라는 최악의 항공 사고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속 200km로 돌진하는 항공기가 둔덕과 충돌하며 폭발했기 때문이다. 김인규 항공대 비행교육원장은 “활주로 너머의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사고나 폭발이 덜했을 수 있다”며 “비행기가 계속 밀고 나가 지금보다는 온전한 상태로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콘크리트 둔덕 위에 로컬라이저를 설치한 것이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부의 항공 장애물 관리 세부 지침 제6장 제23조 3항은 “공항 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실중량과 높이를 최소로 유지하고, 항공기에 대한 위험이 최소가 되는 장소에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와 같은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같은 지침 제25조는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공항 장비와 설치물로 규정하고 있다.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항공기 충돌 시 부서지기가 쉽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수-포항에도 비슷한 구조물 문제는 이 같은 둔덕이 다른 공항에도 있다는 점이다. 취재팀이 인천국제공항과 지방 14개 공항을 살펴본 결과 포항경주공항에도 무안공항 같은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다. 사천공항에는 높이 50cm, 재질 미상의 구조물이 있었다. 광주공항에는 높이 약 70cm 콘크리트 구조물이 있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청주공항, 여수공항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방위각 시설이 설치돼 있다. 구조물과 둔덕의 높이에 따라 이번 사고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면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반면 인천국제공항, 제주공항은 둔덕 없이 철제 구조물로 로컬라이저 안테나가 설치돼 있었다. 불시착한 비행기가 밀고 나갈 수 있는 구조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만일 항공기가 충돌하더라도 철제 구조물이 쉽게 부서져 기체 파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공항의 경우 로컬라이저 고정을 위해 콘크리트를 사용했지만 지표면과 거의 같은 높이로 설치해 장애물로 보이지 않았다. 무안공항의 경우 국제 규정에서 요구하는 ‘프랜지블(Frangible·부서지기 쉬운)’ 설계 원칙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발간한 비행장 설계 매뉴얼 중에는 ‘프랜지빌리티(Frangibility·부서지기 쉬움) 원칙’이라는 꼭지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활주로 종단에서 직선거리로 300m 이내에 있는 구조물을 모두 쉽게 부러지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버런(Over Run·초과 질주)’ 같은 불상사가 발생했을 때 항공기와 승객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전문가들 “거기에 있을 이유 없다” 무안공항의 둔덕은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영국 항공전문매체 플라이트 인터내셔널 매거진의 데이비드 리어마운트 편집자는 30일(현지 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무안공항 둔덕 설치는 범죄 행위에 가깝다”며 “비행기가 벽(둔덕)에 부딪치지 않았다면 탑승객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리어마운트는 영국 공군에서 조종사이자 비행 강사로 복무했고 영국 왕립 항공학회에서 최우수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그는 “활주로에서 200m 떨어진 곳에 단단한 물체가 있다는 건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항공 사고 조사 전문가 데이비드 수시도 CNN 인터뷰에서 “이런 종류의 장애물이나 장벽이 활주로 근처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30일 오전 10시, 오후 3시 진행된 브리핑에서는 무안공항 둔덕이 규정 위반인지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 검토 중이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다 이날 오후 10시경에야 참고자료를 내고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내에 위치한 경우에만 적용된다”며 “무안공항 둔덕은 종단안전구역 외에 설치돼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안전지역 길이도 FAA-ICAO 권고보다 40m 짧아 일각에서는 활주로 종단에서부터 장애물(둔덕) 사이 확보된 안전지역의 길이가 너무 짧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안공항은 이 거리가 264m에 불과했다. 해외에서는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할 상황을 대비해 이 안전지역을 되도록 넓게 만들어 놔야 한다는 권고 규정이 있다. ICAO는 활주로 종단(끝) 이후 안전지역 길이를 300m 이상으로 만들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이보다 긴 305m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ICAO나 FAA가 권고한 규격대로 지어진 미국 등 외국 공항들은 비행기가 미끄러져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여유 거리를 무안공항보다 40m 더 길게 제공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내 공항의 안전지역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로컬라이저 안테나비행기에 전파를 발사해 비행기 고도,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 비행기가 안전하게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해외에서는 불시착 등 사고를 대비해 안테나 지지대를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지만 무안국제공항에는 지지대가 흙과 콘크리트로 설치됐고, 참사 당시 항공기와 충돌해 폭발의 원인이 됐다.무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무안=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김포에서 제주로 가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등 이착륙 장치) 이상으로 회항했다. 전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를 일으킨 제주항공 여객기와 같은 기종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잇단 크고 작은 사고가 ‘항공 포비아(공포증)’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 제주항공 같은 기종 또 회항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 문제로 회항해 7시 25분 김포공항으로 되돌아왔다. 해당 기종은 보잉의 B737-800 기종으로, 무안공항에서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과 동일한 기종이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오전 6시 57분쯤 랜딩기어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 즉시 해당 비행기 기장은 지상에 있는 통제센터와 교신했다. 이후 ‘정상’ 작동 신호가 떴지만 기장 판단하에 운행하지 않고 회항했다”고 설명했다. 랜딩기어는 비행기 바퀴 등 기체가 지상에서 주행하거나 이착륙하는 데 필요한 장치다. 항공기가 착륙할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도 한다. 미국 보잉사는 위급한 상황에서는 랜딩기어가 하나라도 작동하면 착륙을 시도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해당 항공편은 항공기를 교체하고 1시간 뒤 다시 제주로 출발했다. 교체한 항공기 역시 B737-800 기종이었다. 당초 승객 161명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지만 21명은 불안감을 이유로 탑승을 포기했다. 연이틀 동일한 기종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승객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 회사엔 29일 0시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총 6만8000건의 항공권 취소가 접수됐다. 여행 관련 카페에선 “B737-800을 타도 되냐” “B737-800을 운영하지 않는 항공사는 어디냐” 등의 게시물이 쏟아졌다. B737-800은 1960년대부터 생산된 B737 계열의 한 종류로 1997년 첫 상업운항을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5000대 이상 팔린 기종으로 국내에서만 101대가 운영되고 있다. 많이 팔린 기종인 만큼 사건 사고도 많았다. 출시 이후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사고만 10건이 넘는다.● 작년 항공사고 30%가 랜딩기어 문제 최근 랜딩기어 문제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B737-800 기종에 전반적인 결함이 있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비행 중 랜딩기어 이상이 생기는 건 특정 기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있었던 항공사고의 53%가 착륙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전 세계 항공사고 30건 중 9건이 랜딩기어 문제로 빚어졌다. 해외에서는 29일(현지 시간) 캐나다 PAL항공사의 해빌랜드 DHC-8-402 항공기가 착륙 도중 랜딩기어 문제로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났다.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와 TUI의 B737-800 여객기가 각각 10월과 8월에 랜딩기어가 제대로 접히지 않아 회항했다. 국내에서도 올해 8월 티웨이항공의 에어버스 A330-300 기종이 이륙 후 랜딩기어가 들어가지 않아 회항했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의 뉴욕행 A380 여객기가 랜딩기어 문제로 되돌아왔다. 최연철 한서대 항공인재개발원장은 “제주항공 사고는 기종 자체의 결함 문제가 아니다. 랜딩기어 이상은 모든 기종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라며 “참사 직후라서 과도한 우려를 하는 건 이해가 되지만 항공기가 매우 신뢰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라는 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제주항공 7C2216편의 무안국제공항 추락 사고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서 비롯된 것이란 추측이 나오지만 원인을 특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항공기 조종사들과 전문가들은 “동체착륙 이유 등 규명해야 할 사안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비행 중 엔진 및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종종 있지만 동체착륙을 시도한 사례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국토교통부는 29일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조사원 8명 등을 현장에 급파했다. 국토부는 외부 환경 요인이나 기체 결함 등 사고 원인과 함께 조종사나 공항 측의 규정 위반 여부까지 ‘투 트랙’으로 조사에 나선다.● ‘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국토부와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버드 스트라이크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한다. 예를 들어 시속 370km로 상승하는 항공기에 900g의 청둥오리 한 마리가 충돌할 때 항공기가 받는 순간 충격은 4.8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 화재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공항공사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간 국내 공항에서는 조류 충돌이 623건 발생했다.의문은 비상 착륙이 참사로 이어진 과정이다. 사고 동영상을 본 조종사들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7C2216편은 무안공항 01방향 활주로로 접근을 하다가 엔진 계통에 문제가 발생해 ‘고어라운드(go-around·복행)’를 했다. 일반적인 경우 복행을 한 이후 항공기 상태를 점검한 뒤 원래 착륙을 시도했던 01방향 활주로로 다시 착륙을 시도한다. 그런데 7C2216편은 복행과 동시에 곧장 방향을 180도 틀어서 19방향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했다. 기름을 버리지 않아 폭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지만, 해당 기종은 공중 방류 기능이 없다.● 랜딩기어 등 기체 결함 가능성도전문가들은 설사 엔진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착륙 때 사용하는 바퀴인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본다. 항공기는 착륙할 때 동체 뒤편에 있는 2개의 랜딩기어와 조종석 아래에 있는 노즈기어가 모두 펼쳐져야 한다. 그런데 7C2216편은 모든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채 착륙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도 “동영상으로는 (랜딩기어가) 안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랜딩기어 등을 펼치는 데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엔진 이상과 랜딩기어 작동 여부는 통상 연관성이 적다”며 “랜딩기어가 펴지지 않은 이유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사고 기종인 B737-800 항공기는 랜딩기어가 자동으로 펼쳐지지 않으면 수동으로 펼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기장이 수동 작동 지시를 내리면 부기장이 수동 레버를 돌려서 랜딩기어 등을 펼친다. 일각에선 기내로 연기(스모크)가 들어오면서 수동 전환을 하지 못한 채 급히 동체착륙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항공사 기장은 “기내로 스모크가 들어오면 이유 불문하고 배(동체)로 착륙해야 한다”고 말했다.랜딩기어가 펴지지 않은 것을 놓고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정률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육안으로 불꽃이 튀는 게 보이는데 버드 스트라이크가 아니라 이물질이 유입되거나 기체 자체 결함일 수도 있다”고 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 밝히는 데 최소 1년 전망 이번 참사의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우선 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과 기체 결함 여부, 동체 착륙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장 등 승무원이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도 조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잔해에서 확보할 수 있는 증거를 최대한 수집해야 한다”면서 “기장이 안전 지침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비롯해 정비 이력이나 교육훈련일지 등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여객기는 기장 한모 씨(45)가 조종대를 잡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씨는 60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한 기장은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했다.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으며 현재까지 총 비행시간은 6823시간이다. 기장으로서 비행시간은 2500여 시간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소속 13∼14년 차 경력 기장들의 총 비행시간이 7000시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한 기장도 큰 문제 없이 비행을 지속해 왔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 기장은 동료들 사이에서도 비행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항공기 ‘HL8088’은 기령(기체 사용 연수) 15년으로 방콕으로 출발하고 운항하는 도중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장은 29일 오전 8시 57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받았고, 2분 후 ‘메이데이’(긴급구조신호)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착륙하지 못해 재상승하며 복행(Go-Around)하던 여객기는 2분 후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했고, 오전 9시 3분 활주로 외벽과 충돌해 폭발했다. 부기장은 총 1650시간 비행 경험이 있으며, 지난해 2월부터 부기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부기장 임명 이후 3500시간 이상, 근속 3∼4년 정도가 지나면 기장 승급 기회를 얻게 된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제주항공이 2024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2년 연속 통합 A 등급을 획득하며 ESG 경영 선도 항공사로서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았다. 제주항공은 10월 25일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4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환경 부문 A+, 사회 부문 A+, 지배구조 부문 B+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통합 등급 A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는 지난해 A 등급 대비 한 단계 상승한 A+ 등급을 획득했다. 제주항공은 환경경영 전략 및 체계 고도화와 친환경 투자 확대를 통해 환경 부문 위험 최소화에 집중해 왔다. 항공기의 탄소배출량과 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지속가능한 비행’을 위해 정량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운영 효율성 개선에 집중했다. 항공기의 운항 데이터베이스를 종합해서 계절별로 가장 효율적인 항로를 찾았다. 또한 최적의 연료 탑재량 분석을 통해 운항 효율을 높였고 노선별 수하물 무게 예측 모델을 개발하는 등 데이터 기반 운항 전략 체계를 구축했다. 또 현재 운항 중인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15∼20% 높은 차세대 항공기(B737-8)의 비중을 2026년 약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밖에 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CFD)의 권고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 및 감독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재무적 영향을 분석하고 또 전략을 수립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제주항공은 사회 부문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A+ 등급을 획득했다. 설립 이후 꾸준히 나눔 경영에 힘써온 제주항공은 ‘소비자 중심 경영’과 ‘협력사 상생 경영’ 활동에 집중해 왔다. 소비자 권익을 위해 소비자중심경영 TF를 발족하고 △고객 불만 관리 체계 고도화 △임직원 서비스 품질 교육 강화 △협력사 상생 경영을 통한 고객 만족 극대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고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제도인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업의 ESG는 더 이상 세계적 추세가 아닌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 전제”라며 “진정성 있는 ESG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화솔루션은 장애인 스포츠 발전을 위해 한화큐셀 부문에서 장애인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큐셀 장애인스포츠단은 2019년 창단해 올해로 6년째 명맥을 잇고 있는 다 종목 장애인 선수단이다. 스포츠단은 꾸준한 훈련과 뛰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수년째 전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장애인 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스포츠단 선수들은 제44회 전국체전에서 총 3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총 6개 종목에 35명이 출전해 금메달 7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8개 등 총 3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역도에서는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0개, 동메달 5개를 기록했다. 조정 단체경기에서는 창단 최초로 금메달을 나왔다. 이 밖에도 축구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땄다. 수영에서는 은메달 2개를, 사격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육상에서도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특히 역도 부문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도 부문 100㎏급에 출전한 황상훈 선수가 데드리프트와 스쿼트, 파워리프트(데드리프트와 스쿼트 합산 기록경기) 종목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 신기록을 모두 경신하며 금메달 3개를 거머쥐었다. 황 선수는 데드리프트 213㎏, 스쿼트 201㎏, 합계(파워리프트) 414㎏을 기록하며 2년 연속 3관왕에 올랐다. 한화큐셀 장애인스포츠단은 2023년에 열린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총 39개의 메달(금메달 12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9개)을 획득했다. 특히 국제 대회에서도 우수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화큐셀 조정 선수단은 2023년 6월 프랑스 비시에서 열린 국제 발달장애인 스포츠대회 ‘버투스 글로벌 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한편 한화큐셀은 선수들의 집중적인 훈련과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월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또한 선수복 제작과 종목별 훈련용품 및 의약품 지급, 훈련장 대관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매년 참여하는 전국체전에서의 뛰어난 성과를 축하하고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포상식도 진행하고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대한항공이 연말을 맞아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소외계층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다. 대한항공 사내봉사단 ‘사랑나눔회’는 7일 경남 김해시에 있는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우리들의 집’에서 김장 나눔 행사를 펼쳤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총 7명의 직원은 직접 재료 손질부터 양념 버무리기까지 총 700포기의 김치를 담갔다. 이날 담근 김치는 시설 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됐다.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 봉사단 ‘다솜나눔’도 같은 날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홀트일산요양원에서 장애인 대상 송년회를 개최했다. 평소 시설에서 맛보기 어려운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공연과 댄스파티 등을 진행했다. 낙후한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해외 봉사도 진행했다. 대한항공 사내 봉사단체 ‘연합신우회’는 11일부터 16일까지 스리랑카 체디쿨람에서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과 해당 지역 초등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 봉사를 실시했다. 체디쿨람은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약 230㎞ 떨어진 단수가 잦은 마을이다. 연합신우회는 마을의 물 부족 해소를 위해 공동 우물 파기 지원 등 식수시설 시공에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 사내 합창단 ‘칼맨싱어즈’도 지역사회를 위한 자선공연에 나섰다. 16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등촌1종합사회복지관 경로당에서 합창 공연을 펼쳤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재 24개 사내 봉사단이 국내외 아동복지시설, 장애인시설, 요양원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봉사와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각 봉사단은 회사의 지원 아래 지역 사회와 지구촌 곳곳에서 활발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버려지는 페트(PET)병을 재활용해 제작한 ‘업사이클링 안전 가방덮개’ 500개를 서울 강서소방서에 기부했다. 이번에 기부한 안전 가방덮개는 책가방에 씌우는 방수 재질의 덮개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차량 제한속도 30㎞를 의미하는 숫자인 ‘30’을 강조해 운전자들의 안전속도 준수를 유도하도록 제작됐다. 향후 강서소방서 주관 소방교육에 참여하는 유치원생 및 초등생들에게 전달돼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용품으로 활용된다. 대한항공은 사내 캠페인을 통해 PET병을 모은 뒤 재활용 과정을 거쳐서 안전 가방덮개를 제작했다.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가방덮개에 액세서리 키링을 부착하고 박스에 담아 포장하는 일도 직접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사로서 다양한 봉사활동은 물론 재활용 물품 제작과 기부를 통해 ESG 경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여객기는 기장 한모 씨(45)가 조종대를 잡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 씨는 60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2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한 기장은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했다.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으며 현재까지 총 비행시간은 6823시간 이다. 기장으로서 비행시간은 2500여 시간이다.저비용항공사(LCC) 소속 13~14년차 경력 기장들의 총 비행 시간이 약 7000시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한 기장도 큰 문제 없이 비행을 지속해왔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 기장은 동료들 사이에서도 비행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항공기 ‘HL8088’은 기령(기체 사용 연수) 15년으로 방콕으로 출발하고 운항하는 도중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한 기장은 29일 오전 8시 57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받았고, 2분 후 ‘메이데이’(긴급구조신호)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착륙하지 못해 재상승하며 복행(Go-Around)하던 여객기는 2분 후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했고, 오전 9시 3분 활주로 외벽과 충돌해 폭발했다. 부기장은 총 1650시간 비행 경험이 있으며, 지난해 2월부터 부기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부기장 임명 이후 3500시간 이상, 근속 3~4년 정도가 지나면 기장 승급 기회를 얻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활주로 길이가 2800m로 짧아 외벽과 충돌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전에도 유사한 크기의 항공기가 계속 운행해왔다. 활주로 길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18일 오후 11시 30분 제주국제공항. 이날의 마지막 비행이 끝나자 제주공항 한편에 있는 토목부 차고 문이 열렸다. “견인식 제설차 출동하십시오”라는 통제실 무전과 함께 길이 15m의 견인식 제설차가 활주로로 이동했다. 제주공항 제설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토목부는 폭설 대비 제설 작업 훈련을 이날 11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1시까지 진행했다. 제주도는 눈이 많이 내려 비행기 이륙이 불가능해지면 이용객들이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토목부는 이런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설 장비를 활용해 눈과의 사투를 벌인다. 제설 핵심 장비 중 하나인 견인식 제설차에는 총 3개의 제설 도구가 달려 있다. 운전석 앞에는 눈을 밀어내는 너비 8m의 삽이 있다. 차량 중간에는 눈을 쓸어내는 약 5m 길이의 솔이 달려 있으며, 차량 뒤편에 달린 송풍기는 강한 바람으로 눈을 날려보낸다. 제주공항은 견인식 제설차 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훈련에서는 액상 제설제 살포차가 눈에 띄었다. 액상 제설제 살포차에는 액체 제설제 약 1만 L를 담을 수 있는 통이 있다. 차량 양쪽에 달린 날개가 펼쳐지면 날개에 달린 액체 분출구를 통해 액상 제설제가 분사된다. 펼쳐진 날개의 너비는 24m로 넓은 범위의 눈을 빠르게 치울 수 있다. 이 차량은 한국 공항 가운데는 제주공항에 1대, 인천공항에 6대뿐이다. 이 밖에도 제주공항에는 눈더미를 빨아들여서 50m 밖으로 날리는 고속 송풍기와 견인식 제설차의 소형 모델인 일체식 제설차 등 10대의 제설 장비가 있다. 김희만 제주공항 토목부 차장은 “눈이 0.1cm 정도만 와도 제설 작업을 실시한다”며 “활주로에 눈이 쌓여 있다고 했을 때 제설작업은 30분 안에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변종국 기자 bjk@donga.com}
18일 오후 11시 30분 제주국제공항. 이날의 마지막 비행을 끝낸 항공기 시동이 꺼지며 공항에 적막이 맴돌기도 잠시, 제주공항 한편에 있는 토목팀 차고의 문이 열렸다. 황빛 경보등을 켠 제설차들이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견인식 제설차 출동하십시오”라는 통제실 무전과 함께 길이 15m의 견인식 제설차가 활주로로 이동했다. 제주공항 토목팀은 제주공항 폭설 대비 제설 작업 훈련을 이날 11시 30분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진행했다. 제주도는 눈이 많이 내려 비행기 이륙이 불가능해지면, 그대로 고립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제주공항의 제설 작업을 책임지는 토목팀은 이런 고립을 막기 위해 제설 장비를 활용해 눈과의 사투를 벌인다. 제설 장비는 활주로와 유도로, 고속탈출유도로, 계류장 등 공항의 주요 도로에 쌓인 눈과 얼음 등을 치우는 장비다. 핵심 장비 중 하나인 견인식 제설차에는 총 3개의 제설 장비가 달려 있다. 운전석 앞에는 눈을 밀어내는 너비 8m의 삽이 있다. 차량 중간에는 눈을 쓸어내는 약 5m 길이의 솔이 달려 있고, 차량 뒤편엔 송풍기가 달려 있어서 강한 바람으로 눈을 날려 보낸다. 3가지 기능을 모두 켠 채 공항 내 도로를 돌며 눈을 치우는 것이다. 제주공항은 견인식 제설차 4대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액상 제설제 살포차가 눈에 띄었다. 액상 제설제 살포차에는 액체 형태의 제설제 약 1만 L를 담을 수 있는 통이 있다. 차량 양쪽에 달린 날개가 펼쳐지면, 날개에 달린 액체 분출구를 통해 액상 제설제가 분사된다. 펼쳐진 날개의 너비는 24m로 넓은 범위의 눈을 빠르게 치울 수 있다. 보관과 이동이 어려운 고체 형태 제설제를 사용할 때보다, 제설 효율이 20% 더 높아졌다는 게 한국공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제주공항에는 눈더미를 빨아들여서 50m 밖으로 날리는 고속 송풍기와 견인식 제설차의 소형 모델인 일체식 제설차 등 10대의 제설 장비가 있다. 또한 제주공항은 장기적인 폭설 등에 대비해 최대 4일간 사용할 수 있는 제설제(약 347t)를 비축하고 있다.제설 장비들은 활주로에 눈이 2.5㎝ 정도 쌓이면 출동한다. 그러나 대게는 활주로에 그려진 선들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제설 작업을 시작한다. 공항 내 도로의 중요성을 고려해 활주로와 유도로, 고속탈출유도로, 계류장 순서로 진행된다. 김희만 제주공항 토목부 차장은 “눈이 0.1cm 정도만 와도 활주로 안전을 위해서 제설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며 “활주로에 눈이 쌓여 있다고 했을 때, 제설작업은 30분 안에 모두 끝내야 한다. 제설 장비를 효율적으로 배치해서 빠르게 작업을 끝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제설작업은 눈이 그칠 때까지 계속된다. 김 차장은 “눈이 그치면 곧바로 비행이 가능해야 하기에, 밤새 눈이 내리면 졸음을 참아가면서 계속 제설 작업을 해야 한다”며 “폭설에 따른 결항과 이용객 고립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에도 제설 장비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024년은 한국 항공업계가 여객 및 노선 수, 공항 크기 등에서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한 해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급감했던 여객과 노선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20년 시작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도 마무리됐다.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유럽 및 미국 노선을 취항했고, LCC들은 신기종을 도입하며 신규 노선으로 진출했다.인천국제공항은 11월 말 제2터미널 확장 공사를 마무리했다. 제2터미널이 기존의 2배 규모로 커지면서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1억 명 이상의 승객을 처리할 수 있는 공항으로 거듭났다. 두바이 공항과 홍콩 첵랍콕 공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이런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쉬움 역시 많이 남는 한 해였다. 11월 27일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은 최악의 공항 마비 사태를 겪었다. 폭설 때문이다. 하지만 당일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상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할 수 없다. 이미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해외 주요 공항의 경우 폭설이 예상되면 항공 당국과 항공사 등이 협조해 운항의 20∼30% 정도를 미리 결항시킨다. 결항은 피해가 큰 선택지지만 최소한 많은 승객이 공항이나 기내에서 대기하는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항공 당국은 11월 27일 당일에야 항공기 결항을 요청했고, 항공사와 승객의 혼란이 커졌다. 항공기는 눈이 많이 오면 ‘디 아이싱(De-Icing)’을 해야 한다. 특수 용액을 강한 압력으로 항공기에 분사해 기체에 쌓인 눈과 얼음 등을 제거하는 제방빙 작업이다. 이날 인천과 김포에선 디 아이싱 장비마저 부족했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60대 이상의 제방빙 장비가 필요한데, 현재 30여 대만 갖추고 있다. 심지어 특수 용액이 부족해 제대로 작업을 못 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시간당 항공기 70대 이상을 처리하는 인천국제공항이, 그날은 디 아이싱의 한계로 시간당 15대 정도만 처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폭설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다. 최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북새통을 이뤘다. 보안 검색을 받기 위해 100m 이상 줄 서는 일이 벌어졌다. 공항 확장 공사가 끝났음에도 몰려드는 여객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보안 검색 인력 부족을 혼란의 원인으로 꼽는다. 공항 확장에 맞춰 신규 보안 장비를 도입했고, 최근엔 해외 출국자에 대해 신발을 벗고 보안 검색 엑스레이를 통과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기존보다 인력이 더 필요했다. 인천국제공항 자회사 노조 등은 공항 확장 이후 1100여 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36명만 늘리기로 했다. 그 236명마저 아직 다 충원하지 못했다. 사실 충원 자체가 쉽지 않다. 보안 검색 요원들은 입사하고 수년 동안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낮은 처우에 비해 업무 강도는 높다. 보안 사고가 터지면 법적인 책임도 고스란히 진다. 이직과 퇴사가 늘고, 남아 있는 근무자들에게 업무가 더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력 부족과 처우 개선 요구 목소리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도 속 시원히 해결되지 못했다. 공항 규모가 커지고, 항공사의 비행기 보유 대수가 늘었다고 해서 ‘질적으로 우수해졌다고’ 말하진 않는다. 얼마나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핵심이다. 2025년엔 ‘내실을 갖춘 한 해’였다고 호평하길 기원해 본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19일 후학 양성을 위해 모교인 한국외국어대학교에 발전기금 2억 원을 기부했다. 권 회장의 사재로 낸 2억 원의 발전기금은 향후 교육환경 개선과 장학금 지급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1억5000만 원은 최신 교육 장비 도입 및 노후시설 개선에, 나머지 5000만 원은 학생 4명의 생활 지원 장학금으로 쓰인다. 한국외대는 대학 본부 1층에 마련된 ‘명예의 전당’에 권 회장의 모습이 새겨진 동판을 제작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미래 세대에 되돌려주는 것은 인생 선배로서의 당연한 책무”라고 소감을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로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중국산 저가 공세에 국내 철강, 석유화학 등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부가 관세를 비롯한 무역 구제 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국내 산업 보호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추가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한중 관계 악화뿐만 아니라 중국의 보복관세 등으로 득보다 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전기차에 상계관세 부과 시사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8일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두고 관세 관련 검토가 이뤄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상계관세를 부과할 근거 조항이 관세법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 보조금 수사에서 수십 퍼센트에 해당하는 상계관세를 부과했다”며 “국내 산업 이해 관계자 등이 보조금 조사 신청을 해온다면 보조금 협정과 관세법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의 장려·보조금 지원을 받은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국내 기업이 신청하면 일단 보조금 지원을 받았는지부터 조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올해 상계관세 보조금 조사를 위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국내 기업이 신청을 하면 산업부 무역위원회에서 매뉴얼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정부가 관세 등을 활용해서라도 국내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금까지 한국은 무역 상대국의 산업 정책을 문제 삼아 상계관세를 부과한 전례가 없다.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내년 1월 국내 승용차 시장에 공식 진출하기 위해 정부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차가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세계 시장을 장악해 나가자 이미 각국은 관세를 부과해 이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올 9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올렸고, EU도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값싼 중국산 맞서 국내 산업 보호 의지내수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이 자동차뿐만 아니라 과잉 생산된 제품들을 저가로 해외에 적극 수출하면서 세계 각국의 무역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산 저가 철강의 유입을 막기 위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올 6월 중국산 아연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 정부는 19일 산업 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중국산 석유 수지에 최고 7.55%의 잠정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앞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중국산 석유수지의 덤핑 수입으로 국내 산업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신청했다. 중국 등에서 밀려드는 저가 제품에 따른 경영 악화와 철강 시장 잠식 등을 막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날 무역위에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 대상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열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를 건 것이다. 무역위는 이날 반덤핑 조사 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신청인 자격과 덤핑 관련 증거에 대한 검토를 거쳐 2개월 안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산보다 가격이 최대 30%가량 낮은 중국과 일본산 철강재들이 유입되면서, 철강사들의 실적 악화가 심해지고 있다. 나아가 국내 철강 시장 자체가 교란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기업 상당수는 중국 경쟁 기업을 상대로 한 반덤핑 관세 신청 등 무역 구제 조치 신청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자칫 중국 당국의 대응 조치를 유발할 수 있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이 상계관세를 부과하면 중국도 보복관세에 나설 가능성이 커 득보다는 실이 크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산 저가 제품을 들여와 비교우위가 있는 다른 제품의 생산에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관세로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62·사진)이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대한항공에 부회장이 선임되는 것은 6년 만이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1월 예정인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신임 대한항공 부회장에는 우 사장이 내정됐고,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도 부회장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우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에서 뉴욕여객지점장,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을 거쳐 2019년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항공업계 전문성을 인정받아 부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한다는 목적에서 2018년 석태수 부회장을 선임했지만 2019년 석 부회장의 퇴임 이후 부회장 자리는 공석이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조직이 커진 만큼, 회장을 보좌할 부회장 자리를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거대 항공사로서 조직의 효율적 관리뿐만 아니라 기업 전문성을 더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HMM이 내년 2월부터 대서양과 인도, 유럽 구간에 컨테이너 서비스를 신규 개설한다고 17일 밝혔다. 신규 서비스는 대서양을 횡단해 유럽과 미주지역을 잇는 TA1(Transatlantic 1)과 인도와 북유럽을 연결하는 INX(India North Europe Express) 컨테이너 노선이다. 대서양 항로로 불리는 TA1은 HMM이 2018년 이후 서비스를 종료했던 노선으로, 7년 만에 재진출하는 항로다. 그동안 대서양 항로는 물량이 많지 않고 해운 시황도 좋지 않아서, 한국 선사들이 진출을 꺼렸다. 그러나 최근들어 해운 시황이 좋아지고,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늘어나면서 서비스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HMM이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 등 주요 항로에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게 되는 만큼, 한국 물류 네트워크가 더 촘촘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TA1 서비스는 내년 2월부터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46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이 투입되며, 한 척의 배가 왕복하는 데 약 70일이 소요된다. 또 최근 급성장하는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와 북유럽을 잇는 INX 서비스도 신규 개설한다. 내년 2월부터 파키스탄 카라치항에서 처음 출항하며, 6000TEU급 컨테이너선 11척이 투입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HD현대1%나눔재단이 17일 제2회 HD현대아너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HD현대아너상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시민 영웅을 발굴하는 걸 목표로, HD현대1%나눔재단이 지난해 제정한 상이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대상과 최우수상 단체, 최우수상 개인, 1%나눔상 등 4개 부문 수상자에게 총 3억 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됐다. 대상은 2005년 설립 이래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지원해 온 ‘푸르메재단’이 차지했다. 최우수상 단체 부문은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을 해온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가 선정됐다. 최우수상 개인 부문에는 작은 구둣방에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소외된 이웃을 위해 물품을 수선해 나누는 등 다양한 봉사를 해온 김병록 씨가 선정됐다. 김 씨는 HD현대 임직원의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하는 1%나눔상도 함께 수상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에 부회장이 선임되는 것은 6년 만이다.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1월 예정인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신임 대한항공 부회장으로는 우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도 부회장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은 전문경영인체제를 강화한다는 목적에서 2018년 부회장 자리를 만들었다. 당시 한진칼 대표이사로 있던 석태수 사장이 대한항공 부회장에 임명 됐다. 그러나 2019년 11월 석 부회장이 대한항공 부회장에서 물러난 뒤, 대한항공 부회장 자리는 공석이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조직이 커진 만큼, 회장을 보좌할 부회장 자리를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안팎에서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거대 항공사로 거듭난 만큼, 조직 관리 효율성 차원에서 부회장 자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대한항공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부회장 자리를 만들어 기업 전문성을 더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내년 1월 중순 이후 부회장 및 신임 대표이사, 주요 경영진 등을 선임할 예정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이클 쿨터 전 레오나르도 DRS 글로벌 법인 사장(50·사진)을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16일 밝혔다. 쿨터 내정자는 한화그룹의 글로벌 방산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그는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정부와 기업에서 경험을 쌓아 온 방산 전문가로 꼽힌다. 2001∼2010년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수석 부차관보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또 2013년부터는 글로벌 방산 기업 레오나르도 DRS에서 글로벌 법인 사장 겸 사업개발 부문 수석부사장을 지냈다. 쿨터 내정자는 “글로벌 방산 업계에서 쌓아 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자유 세계를 수호한다는 한화 방산의 비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계기로 한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회장은 16일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 5개사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6개사 임직원에게 보낸 담화문을 통해 “양사는 이제 한진그룹이라는 지붕 아래 진정한 가족이 됐다”며 “결국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는 가족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1억3157만여 주(지분 63.9%) 인수를 완료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공식 편입시켰다. 조 회장이 양사 결합 이후 공식 메시지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회장은 글로벌 최고 항공사가 되기 위해 모든 직원이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안전이 항공사의 근간이라는 것은 불변의 가치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통합의 존재 이유는 없다”며 “양사가 잘해 왔던 것을 한층 더 잘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밝혔다. 글로벌 대형 항공사로 재탄생한 만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항공사가 되자는 점도 강조했다. 조 회장은 “통합의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른 이들의 장점도, 때론 호된 질책도 겸허히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하다”면서도 “여러분의 전문성과 노하우, 최고 수준의 능력을 믿기에 걱정하지 않는다.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행보 하나하나에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 항공사를 바꿔낸 개척자로 아로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글로벌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이클 쿨터 전 레오나르도 DRS 글로벌 법인 사장(50)을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16일 밝혔다.쿨터 내정자는 한화그룹의 글로벌 방산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그는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정부와 기업에서 경험을 쌓아온 방산 전문가로 꼽힌다. 2001~2010년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수석 부차관보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또 2013년부터는 글로벌 방산 기업 레오나르도 DRS에서 글로벌 법인 사장 겸 사업개발 부문 수석부사장을 역임해 왔다. 쿨터 내정자는 “글로벌 방산 업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자유 세계를 수호한다는 한화 방산의 비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