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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9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의 제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기존의 관세 유예 조치를 3개월 더 연장할 거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전했다. 이번에는 ‘유예 기간 연장’에 치중하고 올 10월 말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진정한 관세 해법을 ‘톱다운’식으로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은 올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1차 무역협상을 벌여 상대방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115%포인트씩 내리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의 제2차 협상에서는 미국은 대(對)중국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중국은 희토류 수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SCMP는 이번 회담에서 두 나라가 앞선 두 차례 협상에서 다뤄지지 않은 의제들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상품 및 서비스 시장 개방,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 철폐 등을 중국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또한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 추가 해제를 원하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대중국 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중국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근 몇 달간 중국에 대한 강경 조치를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또한 28일 CNBC, MSNBC 등에 출연해 “두 나라가 모두 양국 정상회담에 관심이 있고 꾸준히 대화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3차 협상에서 통상 합의를 위한 ‘극적 돌파구(Big Breakthrough)’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과 중국이 28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되는 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상대국에 대한 상호 관세 인하 조치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양측 소식통에 따르면 미중은 이번 협상에서 8월 12일 종료되는 상호 관세 인하 조치를 3개월 연장하고, 이 기간 동안 비관세적 조치를 포함해 양국 무역 갈등을 격화시키는 다른 조치를 하지 않기로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올해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협상에서 향후 90일 동안 상호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3차 협상에서는 관세를 포함한 양국 간의 통상 전쟁과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신 그동안 협상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미중 무역 마찰의 핵심 의제들에 대한 양측의 입장을 개진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미국은 우선 중국의 시장 개방을 촉구할 것을 가능성이 높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제조업을 되살려고 하고 있고, 많이 생산할수록 이를 판매할 새로운 대규모 시장이 필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시장을 개방하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러시아·이란산 석유 수입으로 이들 국가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반면 중국은 펜타닐 관련 관세를 철회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중국이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산 수입품에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자국 내 펜타닐 유통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정작 미국이 펜타닐과 관련해 어느 수준의 조치를 취해야하는 지 등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이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자리라는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상회담 전까지 양측이 최대한 무역 갈등을 자제하고,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이라는 것. 로이터통신은 “스톡홀름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위한 초석을 놓는 기회”라고 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26일 상하이에서 개막한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미국의 기술 독점을 비판하며 ‘세계 AI 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개막식 연설에서 “현재 AI 핵심 자원과 역량은 소수의 몇 개 국가와 소수의 몇 개 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각 국가, 기업, 집단은 인공지능(AI)을 평등하게 발전시키고 이용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AI 반도체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AI 관련 기술 통제 움직임을 보이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 대신 리 총리는 ‘세계 AI 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중국은 AI 플러스 전략을 통해 기술 수준과 시장 규모가 끊임없이 향상되고 있다”며 “우리는 발전 경험과 기술을 세계 각국,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돕는 데 쓸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막식에 이어 열린 고위급 포럼에는 ‘AI의 아버지’로 불리며 관련 연구로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와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힌턴 교수는 “인간이 AI에서 벗어나는 건 이제 선택지에 없다”며 “AI가 인류를 소멸시키지 않도록 AI를 적절히 훈련시킬 방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7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는 구글, 테슬라, 화웨이, 바이두 등 미국과 중국의 대표 테크기업들이 참여했다.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테크기업들은 약 7만 ㎡의 전시장에서 3000여 종의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수십 종의 대형언어모델(LLM)과 AI 단말기, 휴머노이드로봇 60여 종이 전시됐다. 화웨이는 이날 대규모 AI 처리 장치인 ‘성텅 384 슈퍼팟(Atlas 900 A3 superPoD)’ 실물을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장치는 화웨이의 고사양 AI 칩인 ‘어센드 910 C’ 384개를 사용해 엔비디아의 기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즈푸AI, 미니맥스, 문샷AI 등 최근 주목받는 중국 AI 스타트업들도 참여해 기술력을 선보였다. 다만, 올해 초 ‘저비용 고사양’ 모델로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딥시크는 참여하지 않았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대만에서 26일 실시된 제1야당 국민당 소속 입법위원(국회의원) 24명에 대한 주민소환(파면) 투표가 모두 부결됐다.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야당 의원 파면으로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라이칭더(賴淸德·사진) 대만 총통의 정치 리더십과 정책 운영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중 성향인 국민당의 정치적 입지에 탄력이 붙어 향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도 영향을 줄 거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 대한 두려움만으로 대만을 이끌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초유의 ‘집단 파면’ 시도 불발27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국민당 소속 국회의원이 있는 24개 선거구의 파면 투표 결과 모두 부결이 확정됐다. 이날 함께 진행된 무소속 신주시장에 대한 파면 투표 역시 부결됐다. 대만에서는 과거에도 파면 투표가 있었지만, 2명 이상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동시 파면이 추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의 공직인원선거파면법상 재임 중인 선출직 공직자가 파면되려면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고, 해당 선거구 유권자의 25%가 찬성해야 한다. 이날 모든 선거구에서 반대표가 더 많았다. 선거구별로 40∼60%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찬성표가 유권자의 25%를 넘은 지역은 7곳에 불과했다.지난해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라이 총통이 집권했지만,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민진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가장 많은 의석수(52석)를 차지한 국민당이 민중당(8석)과 연합해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고, 입법원의 정부 감시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여야 대립이 극심해졌다. 이에 민진당은 파면 투표를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려고 했다. 민진당 지지 세력들이 국민당이 대만의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민진당의 지원 아래 파면 투표를 추진했던 것이다. 이들은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등 국민당 인사들이 중국 본토를 방문하며 대만 통일을 주장하는 중국에 동조하고, 국방 예산 삭감과 양안 경제 협력 강화로 대만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지난달 24일 “반복적인 투표를 통해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파면 투표를 독려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날 국민당은 “대만인들은 싸움이 아니라 일하는 데 집중하는 세력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라이 총통에게 “진심으로 대만인들에게 사과하고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라이 총통은 26일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모두가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대만을 지키는 국가 방향이 더욱 확립됐다”고 말했다.● 中 “민진당 위선 드러난 결과” 이번 투표 결과로 라이 총통은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레브 나흐만 국립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을 중국 공산당의 대리인으로 몰아가는 전략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며 “현재 대만이 얼마나 양극화됐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파면 투표를 무리하게 강행한 민진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대만인들은 민진당이 정당한 방식이 아닌 정치적 보복 수단으로 민주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만 롄허보 등 현지 매체들은 대만 정부가 반중 정서를 키우는 데 주력하기보다 치솟는 물가 등 민생 경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사무실은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민진당의 정치적 조작이 대만 주민들의 의지에 완전히 어긋나고,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향후 국민당이 국방예산 삭감 등으로 라이 총통의 정책을 계속 가로막을 경우 중국을 겨냥한 무기 구입을 압박하는 미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최근 중국 견제 차원에서 대만의 군사력 강화와 자국산 무기 판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대만에서 26일 실시된 제1야당 국민당 소속 입법위원(국회의원) 24명에 대한 주민소환(파면) 투표가 모두 부결됐다.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야당 의원 파면으로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려던 시도가 무산된 것이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의 정치 리더십과 정책운영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중 성향인 국민당의 정치적 입지에 탄력이 붙어 향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도 영향을 줄 거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 대한 두려움만으로 대만을 이끌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초유의 ‘집단 파면’ 시도 불발27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국민당 소속 국회의원이 있는 24개 선거구의 파면 투표 결과 모두 부결이 확정됐다. 이날 함께 진행된 무소속 신주시장에 대한 파면 투표 역시 부결됐다. 대만에서는 과거에도 파면 투표가 있었지만, 2명 이상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동시 파면이 추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대만의 공직인원선거파면법상 재임 중인 선출직 공직자가 파면되려면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고, 해당 선거구 유권자의 25%가 찬성해야 한다. 이날 모든 선거구에서 반대표가 더 많았다. 선거구별로 40~60%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찬성표가 유권자의 25%를 넘은 지역은 7곳에 불과했다.지난해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중 성향의 라이 총통이 집권했지만,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민진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가장 많은 의석수(52석)를 차지한 국민당이 민중당(8석)과 연합해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고, 입법원의 정부 감시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여야 대립이 극심해졌다. 이에 민진당은 파면 투표를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려고 했다. 민진당 지지 세력들이 국민당이 대만의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민진당의 지원아래 파면 투표를 추진했던 것이다. 이들은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등 국민당 인사들이 중국 본토 방문하며 대만 통일을 주장하는 중국에 동조하고, 국방 예산 삭감과 양안 경제 협력 강화로 대만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강조했다. 라이 총통은 지난달 24일 “반복적인 투표를 통해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며 파면 투표를 독려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라이 총통은 26일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모두가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대만을 지키는 국가 방향이 더욱 확립됐다”고 말했다.● 中 “민진당 위선 드러난 결과”이번 투표 결과로 라이 총통은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레브 나흐만 국립타이완대 정치학과 교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을 중국 공산당의 대리인으로 몰아가는 전략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며 “현재 대만이 얼마나 양극화됐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지지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반중·친중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정치적 목적을 위해 파면 투표를 무리하게 강행한 민진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대만인들은 민진당이 정당한 방식이 아닌 정치적 보복 수단으로 민주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만 롄허보 등 현지 매체들은 대만 정부가 반중 정서를 키우는 데 주력하기보다 치솟는 물가 등 민생경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7일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사무실은 이번 투표 결과에 대해 “민진당의 정치적 조작이 대만 주민들의 의지에 완전히 어긋나고,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일각에선, 향후 국민당이 국방예산 삭감 등으로 라이 총통의 정책을 계속 가로막을 경우 중국을 겨냥한 무기 구입을 압박하는 미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최근 중국 견제 차원에서 대만의 군사력 강화와 자국산 무기 판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과 중국이 28, 29일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제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갖는다. 앞서 올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1차 협상, 한 달 후 영국 런던에서의 2차 협상에 이어 세 번째로 양국 고위 관계자들이 얼굴을 맞대는 것이다. 양국이 제네바에서 합의한 ‘90일간 상호관세 115%포인트 인하’의 기간이 다음 달 12일로 종료되는 가운데 이를 연장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방중 시점 또한 “머지않은 미래”라고 강조했다. 중국 또한 같은 날 미국 대형 화학회사 듀폰에 대한 반(反)독점 조사를 중단한다고 밝히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다만 미국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것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 의제가 3차 협상에서 논의된다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선트, 관세 인하 기간 연장 기대감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사진)은 22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다음 주 월요일과 화요일(28, 29일) 중국 측 대화 상대와 스톡홀름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23일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가 27일부터 30일까지 스웨덴을 방문해 미국과 경제무역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베선트 장관은 인터뷰에서 관세 인하 기간 연장에 기대감을 드러내며 “‘연장될 것으로 보이는 것’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제네바에서 미국은 중국에 부과했던 145%의 관세를 30%로 낮췄고, 중국 또한 미국에 부과한 125%의 관세를 10%로 낮췄다. 다음 달 12일로 만료되는 이 관세 인하를 반드시 연장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셈이다. 또한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양국) 무역이 어느 정도 안정됐고 더 많은 (통상 협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또한 같은 날 웹사이트에 “듀폰차이나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듀폰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분야에서 중국 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올 4월 4일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듀폰의 독점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 기업 시놉시스와 또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 앤시스의 인수합병(M&A) 또한 조건부로 승인했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러시아·이란산 석유 수입으로 이들 국가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뜻을 내비쳤다. 중국은 즉각 러시아산 석유 수입이 3차 무역 협상의 의제가 되는 것을 경계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3일 “미국이 무역 협상을 지정학적 도구로 사용한다면 새로 구축된 양국의 무역협상 메커니즘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中 방문할 수도”… 習·푸틴과 3자 회동?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취재진에게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나를 초대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중국과 매우 잘 지내고 있고 시 주석과도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9월 3일 수도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80년 열병식에 각국 지도자를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참석을 확정했는데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의 3자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 등이 밝혔다. 그러나 EU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중국이 돕는 것을 비판하고 있고, 중국 또한 EU가 자국과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밀착한다는 이유로 갈등을 빚고 있어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편이다.양측 갈등 여파로 이미 EU 대표단의 방중 일정 또한 기존 이틀에서 하루로 축소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당초 24일 시 주석과 리창(李强) 총리 등을 만나고 25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24일 일정만 소화한 후 귀국하기로 했다.양측 갈등은 18일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EU는 이날 러시아산 원유 상한가 인하 등 제18차 대(對)러시아 제재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관련 제재 명단에 러시아를 도운 혐의가 있는 중국 은행 두 곳도 포함시켰다. 중국 상무부는 21일 “날조된 혐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한다. 국제법상 근거가 없는 일방적인 제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양측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는 것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연설에서도 “중국이 희토류 분야의 주도권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이 외에도 EU는 중국이 자국산 전기차, 철강 등을 헐값 수출한다는 것에, EU는 중국이 EU산 브랜디 등에 반(反)덤핑 관세 등을 부과한 것을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 이런 사안들에 대한 이견이 커 24일 정상회담에서도 양측이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기 보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차원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한편 21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23일 튀르키예에서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곧 양측에 휴전을 강하게 촉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일정부분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러시아를 향해 “50일 내 우크라이나와 휴전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의 교역국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무인기(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단행했지만 결국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뇌성마비에 걸린 중국 고교생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전했다.중국 우한경제기술개발구 외국어고 2학년인 쉬치밍(徐祺銘) 군은 6명으로 구성된 중국 대표팀에 소속돼 10일(현지 시간)부터 호주 선샤인코스트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다. 쉬 군은 태어날 당시 저산소증으로 인해 장애를 갖게 돼 몸을 가누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번 대회 개막식에서 그가 몸을 비틀거리며 중국 국기를 들고 입장해 관객들의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고 SCMP는 보도했다.그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지난해 총점 35점으로 전체 참가자 중 5위를 차지했지만, 팀 전체 점수가 미국에 밀려 2위에 올랐다. 올해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수학 올림피아드에서는 대수, 조합, 기하, 정수에 걸쳐 여섯 문제가 출제된다. 하루 4시간 30분씩 이틀에 걸쳐 문제를 풀어야 해 체력이 좋은 학생들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쉬 군은 대회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고, 비장애인 학생들과 같은 조건에서 문제를 풀었다.그는 뛰어난 수학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중국 베이징대 수학영재반에 선발됐다. 쉬 군을 지도한 담임 선생님은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를 풀 때 그의 집중력과 인내심은 실로 대단하다”며 “수학분야에서 반드시 큰 성과를 거둘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 10월 말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 전 중국을 방문하거나, 회의 기간 중 시 주석과 별도로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대통령실은 미국, 중국을 포함한 20개 회원국에 초청장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회의 참석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약 6년 만이다. 앞서 시 주석은 2017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11월 베이징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방중과 차별화하기 위해 이번에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 등 다른 도시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을 벌이면서도 정상회담을 모색해 왔다. 지난달 초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방중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을 미국으로 초대했다. 11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첫 대면 회담 뒤 “양국 모두 정상회담에 강한 열망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중국이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를 완화키로 한 데 이어 미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인 H20의 중국 판매를 승인하는 등 양국의 무역전쟁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를 두고, 두 나라 모두 정상회담을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관세나 펜타닐 규제 등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핵심 사안에 대한 돌파구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음 달 초 남미 순방을 떠나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 등이 회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SCMP는 진단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은행인 웰스파고의 임원이 최근 중국을 방문했다가 출국이 금지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웰스파고 측은 이번 사건 뒤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잠정 중단했다.WSJ에 따르면 중국계 무역금융 담당 임원인 마오첸웨는 지난달 말 브라질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한 뒤 최근 중국에 입국했다 출국 금지 상황에 처했다. 마오가 어떤 이유로 중국에 갔는지, 왜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매출을 받을 권리인 매출채권을 은행에 매각하는 ‘팩토링’ 분야 전문가다. 지난달 팩토링 및 금융 기업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인 FCI의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웰스파고는 중국 톈진과 상하이에 상업 팩토링 자회사를 두고 있고, 마오는 종종 중국 출장을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웰스파고 측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직원이 가능한 한 빨리 미국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관련 채널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중국에서는 민사 분쟁이나 범죄 등의 이유로 외국인들에게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경우가 있다. 또 반체제 인사를 압박하거나 외국 기업이나 정부 등과의 분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출국 금지 조치가 이뤄지기도 한다고 WSJ는 전했다. 출국 금지 조치는 수개월 또는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미국 컨설팅업체 크롤의 임원인 마이클 챈은 2023년 7월 중국을 방문했다가 출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당시 챈 씨는 구금되지는 않았지만, 수년 전에 담당했던 업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챈 씨는 올해 5월에도 여전히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중국 법원은 일본 제약사인 아스텔라스 소속 직원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교도통신이 16일 보도했다. 그는 아스텔라스의 중국 법인 간부로 20여년 간 중국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3년 3월 일본으로 귀국하기 직전 간첩 혐의로 체포됐고, 지난해 8월 기소됐다. 이에 대해 가나스키 겐지 주중 일본대사는 “극히 유감이며 조기 석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유죄 판결이 향후 중국과 일본 간의 인적교류나 투자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망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 정부로부터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판매를 허가받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사진)가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에 트레이드마크인 검은 가죽 재킷 대신 중국 전통 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대만계 미국인인 그는 이날 중국어로도 연설하며 중국의 AI와 정보기술(IT) 발전 현황을 거듭 추켜세웠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청나라 시대 복식을 현대식으로 변형해 목둘레를 감싼 검은색 ‘당복(唐裝)’을 입고 등장했다. ‘차이나 재킷’으로도 불리는 이 옷의 소매 안감에는 중국식 전통 무늬도 그려져 있었다. 그는 이날 개막식 축사를 영어로 했지만 앞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 등 내외빈을 향한 인사말을 중국어로 했다. 자신의 모국어가 중국어라고도 강조했다. 황 CEO는 “중국의 공급망은 기적이며 딥시크, 알리바바 등 중국 AI 모델 또한 ‘월드클래스’”라고 호평했다. 중국의 오픈소스 AI가 모든 국가와 산업이 AI 혁명에 동참할 기회를 줬다고도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며 중국 수출이 금지됐던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 ‘H20’의 판매 재개와 관련해서는 “중국에 더 고급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맞춰 만든 저사양 AI용 반도체다. 이것보다 고사양 반도체 또한 수출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황 CEO는 1963년 대만 남부 타이난에서 태어났다. 9세 때 미국으로 이주한 대만계 미국인이다. 그는 “엔디비아는 계속 (중국에서) 운영할 것”이라며 “(중국) 친구들과 손잡고 AI 시대에 함께 번영과 미래를 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중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에 대한 판매를 승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던 올 4월 미국이 대중(對中) 압박 카드로 H20 수출 규제를 결정한 지 3개월 만에 판매 금지가 풀린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완화 여건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담은 조치란 분석이 제기된다. 또 대중 규제가 오히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의 ‘기술 자립’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H20 판매를 승인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중 무역 합의 감안해 H20 판매 승인한 듯황 CEO는 이날 베이징에서 런훙빈(任鴻斌)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과 면담한 뒤 취재진에 “미국 정부가 H20 칩을 중국 고객에게 인도하도록 허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황 CEO는 16일 개막하는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 참석차 전날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날 엔비디아도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정부에 H20 판매 재개 허가를 신청했고, 곧 제품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H20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사양을 낮춰 만든 AI 칩이다. 성능은 최고 사양의 AI 칩으로 관련 기업들이 가장 많이 쓰는 H100의 20∼30% 수준이다. 올 초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H20을 이용해 미국의 챗GPT에 필적하는 AI 모델을 만들어 내자 수출 규제 필요성이 대두됐다. 여기에 미중이 상대국에 각각 10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며 통상 갈등이 격화되자 미국은 올 4월 엔비디아의 H20과 AMD의 MI308 등을 대중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미국의 이번 판매 승인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2차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감안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중국은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를 완화하고, 미국은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제한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달 초 미국 기업의 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의 중국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또 중국은 미국 반도체 소프트웨어 기업인 시놉시스와 앤시스의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칩과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권은 중국의 최우선 협상 과제였다”며 “H20의 중국 판매 승인 결정은 미국이 중국에 신뢰를 보여 주려는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韓 기업 등 AI 반도체 공급망에 긍정적 황 CEO는 중국을 방문하기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H20 수출 규제 해제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엔비디아의 기술을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어야 미국 기업이 AI 분야에서 중국보다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고 WSJ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로 중국 테크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술 자립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H20 중국 판매 재개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규제로 올 2∼4월 55억 달러(약 7조5911억 원)의 손실을 입은 엔비디아에도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AI 반도체 공급망과 AI 역량을 구축 중인 중국 테크기업에도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H20에는 삼성전자 등이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20에 들어가는 HBM3(4세대)의 주요 공급 업체”라며 “올 3분기(7∼9월)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H20 중국 판매는 재개했지만 14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달부터 드론과 드론 부품, 반도체 및 태양광 패널의 소재로 쓰이는 폴리실리콘의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향후 드론과 폴리실리콘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가 이뤄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中, 관세 전쟁 속에서도 2분기 경제성장률 5.2%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2분기 5.2%, 상반기 기준 5.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관세 전쟁 속에서도 1분기 경제성장률 5.4%에 이어 2분기에도 5%대를 유지한 것. 다만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산 수출품의 우회 수출 경로인 동남아 국가들을 겨냥해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고, 중국 내부적으로도 경기 침체 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엔비디아 ‘H20’최고급 인공지능(AI) 칩 ‘H100’ 대비 성능이 20∼30% 수준인 저사양 제품. 미국이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자 규제를 피하기 위해 떨어지는 성능으로 개발했다. 딥시크 등 중국 AI 스타트업들이 널리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은 4월 H20도 대중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북-러는 모든 전략적 문제에 대해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이 관심을 둔 문제에 대해서만 남북 관계 회복을 지원할 거라고 했다. 이와 함께 쿠르스크 이외 지역으로의 북한군 배치와 관련해 “북한 지도자의 제안에 응하고 있다”고 말해 추가 파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정은 “우크라 사태 러 조치 무조건 지지”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김 위원장은 북한 강원도 원산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 “조로(북-러) 두 나라는 동맹관계 수준에 부합되게 모든 전략적 문제들에 대해 견해를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에 있어 러시아 지도부가 취하는 모든 조치들을 무조건 지지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러시아 외교부는 김 위원장과 라브로프 외교장관의 접견 소식을 전하면서 두 사람이 밝게 웃으며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함께 공개된 영상엔 김 위원장이 라브로프 장관을 ‘친근한 벗’이라고 부르며 포옹하는 모습도 담겼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따뜻한 인사를 보냈고, 아주 가까운 미래에 김 위원장과 직접 접촉을 이어가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이 전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을 모스크바로 초대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논의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날 김 위원장과 라브로프 장관의 면담은 원산에 있는 김 위원장의 요트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원산에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조성하는 등 관광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과 맞물려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브로프 “한미일 삼각동맹 동북아 안정에 기여 안 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남북 관계 회복을 도울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평양과 서울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틀 내에서만, 그리고 북한이 관심을 둔 문제에 대해서만 행동할 것”이라며 “북한은 우리의 동맹”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삼각동맹의 발전이 동북아시아 전체 안정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과의 군사 협력도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군의 쿠르스크 전투 참여는 북-러 관계가 ‘불패의 전투적 형제애’에 기반한다는 걸 입증했다”고 했다. 이어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이 다른 지역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 지도자의 제안에 응하고 있다. (북한의) 진심 어린 연대 행동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북한군의 추가 파병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26일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이르면 7, 8월에 공병 6000명을 러시아에 추가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한편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국방성 정책실장 명의의 담화에서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에 대해 “지역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적 결탁은 마땅히 주시되고 억제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앞서 11일 한미일은 제주 남쪽 공해상에서 공중훈련을 실시하면서, 미군의 대표적인 전략폭격기인 B-52H를 올 들어 처음 한반도에 전개했다.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를 개최한 데 대해선 “우리(북한)를 비롯한 지역 국가들을 겨냥한 3자 군사합력을 보다 가속화하려는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학영 국회 부의장이 중국의 국회의장 격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나 중국이 최근 서해에 설치한 해상 구조물에 대해 “전향적 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이 부의장은 10일 여야 의원들과 함께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찾아 중국 공식 서열 3위인 자오 위원장 등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의 서해 구조물에 대해 국내적 관심과 우려가 크고, 앞으로도 계속 주요 사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중국은 한중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일방적으로 해상 구조물들을 설치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중국은 ‘심해 어업 양식 시설’이라며 2018년과 지난해 각각 선란 1호와 2호를 만들었고 2022년에는 관리 시설이라는 명목으로 석유 시추 설비 형태 구조물을 설치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서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영유권 주장 근거를 만들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 나왔었다.이 부의장은 이번 방중에 대해 “올해 10월 경주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 고위급 교류 모멘텀 지속이라는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통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시 주석이 방한할 수 있도록 자오 위원장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 부의장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 정부가 국제 사회에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리고 새 정부의 국정 철학 및 대외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주요국에 대통령 특사 파견을 추진 중”이라고도 덧붙였다.자오 위원장은 “이 부의장이 오랜 기간 중한 우호 사업의 발전에 힘써온 것을 중국은 높이 평가한다”며 “중국과 한국은 뗄 수 없는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라고 화답했다.그러면서 “시진핑 주석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신속하게 통화했고,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도록 추동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양국 정상의 전략적 인도 아래 교류 강화와 상호신뢰 증진, 협력 심화를 하고 양자 관계의 끊임없는 전진·발전을 추동할 의향이 있다”고 부연했다.한국 대표단의 방중은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한국 국회와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006년 양국 의회 정기 교류 체제를 만들고 번갈아 가며 서로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한 바 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대만군의 최대 실전 훈련인 ‘한광(漢光) 41호 훈련’이 9일 시작됐다. 18일까지 열흘간 실시되는 올해 훈련에는 최근 미국에서 인도된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가 첫선을 보일 예정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도 지원한 하이마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적잖은 위력을 발휘했다. 이 같은 대만의 고강도 훈련에 중국은 “허장성세”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만 중앙통신(CNA) 등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약 2만2000명의 예비군이 동원돼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훈련 기간 또한 기존 5일에서 배로 늘었고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실제 무력 충돌이나 전쟁까지 번지지 않는 저강도 도발)에 대비한 훈련도 실시된다. 구리슝(顧立雄)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우리가 자유롭고 민주적인 삶을 방어할 자신감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중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광 훈련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침공을 가정해 대만군의 격퇴 능력과 방어력을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특히 올해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하이마스의 227mm 다연장로켓 1발은 축구장 1개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가졌다. 1문에 6개의 발사관을 가진 것을 감안하면 약 40km 떨어진 축구장 6개 면적을 한꺼번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것.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장빈(蔣斌)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8일 “(대만 집권) 민진당의 허장성세”라고 비난했다. 하루 뒤 중국 상무부는 대만 국영 항공기 제작회사 한샹(漢翔·AIDC) 등 대만 기업 8곳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도 내렸다. 중국의 대만 담당 부서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만의 독립 분열 세력이 반복적으로 독립을 꾀하는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권력 이상설’ ‘실각설’ ‘건강 이상설’ 등이 제기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 8일 산시(山西)성 양취안(陽泉), 타이위안(太原)을 공개 시찰하는 모습이 중국 관영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시 주석은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을 추진해야 한다”며 부패 척결 의지를 강조했다. 산시성은 10대 시절 시 주석이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 현장으로 보냄)’했던 곳이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 후 내내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6,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불참했고, 이 과정에서 권력 이상설도 더욱 확산됐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 10월 말 자국 기업인들과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자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연락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에 동행할지 여부를 타진 중이다. 방중 시기는 올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이후가 유력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올 5월 중동 순방 때도 미국 기업인들을 대동해 거액의 투자 유치를 성과로 내세웠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보잉사의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 엔비디아의 젠슨 황 등의 기업인들이 당시 동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 때도 기업들의 투자계약을 발표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과 펜타닐 규제도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앞서 지난 달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재집권 후 첫 통화를 한 뒤 “시 주석이 영부인과 나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다. 나도 답례로 그를 (미국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일(현지 시간) EU와의 회담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패배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왕 부장은 이날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와의 회담에서 “러시아가 패배할 경우 미국이 전적으로 중국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여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국에 유리하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중국 외교부는 지금까지 ‘중국은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밝혀왔다. 따라서 이번 왕 부장의 솔직한 발언은 회담에 참여한 EU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왕 부장은 중국이 러시아를 재정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지원했는지에 대해서는 “만약 (중국이) 그랬다면 전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을 것”이라고 부인했다.왕 부장은 4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에서 칼라스 대표에게 역사 수업과 같은 훈계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칼라스 대표는 에스토이나 전 총리로 19777년 생으로 1953년 생인 왕 부장과는 24살 차이다. 왕 부장의 이번 발언은 EU가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풀이된다.한편, 왕 부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3일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과 만났다. 바데풀 외무장관은 회담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희토류 제한 조치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로서 중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이중용도 품목을 규제하는 건 주권 행사 차원이자 국제적 의무”라며 “희토류는 과거에도 중·EU 간 문제가 된 적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 기업의 경우 수통제 규정을 준수하면서 절차를 이행하면 정상적인 수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대만의 연례 최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을 앞두고 중국이 대만 해협에서의 군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일 대만 국방부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의 상륙함이 지난달 27일 대만 북부 지룽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111km 떨어진 해역까지 진입했다. 지룽시는 주요 해군기지들이 위치해 대만 방어의 요충지로 꼽히는 항구 도시다. 중국은 지난해 한광훈련 전에도 동부 화롄시 인근에 상륙함 2척을 보냈지만, 대만 북부의 주요 전략 지역에 가까이 접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추쥔룽(邱俊榮) 대만 해군 참모총장은 “우리의 핵심 기반 시설을 위협할 수 있는 범위까지 접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대만의 한광훈련은 9일부터 18일까지 10일 동안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통상 4박 5일간 진행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간이 2배로 늘었고, 참여 예비군 수도 2만2000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올해에는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전쟁보다 낮은 수준의 정치·군사 도발)에 대비한 훈련도 포함됐다. 중국군은 2일부터 3일 오전 6시까지 총 41대의 중국군 항공기와 9척의 중국군 함정을 출격시켰고, 이 가운데 항공기 30대가 대만 해협 중앙선을 넘어왔다고 대만군은 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자신의 90세 생일을 맞아 환생을 기반으로 한 후계자 선출 제도를 이어가겠다고 2일 밝혔다. 그러면서 후계자 선출권을 중국 정부가 아닌 자신이 설립한 재단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대거 거주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더불어 티베트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 계승은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는 달라이 라마 주재로 고위급 종교 회의가 열렸다. 달라이 라마는 성명을 통해 “달라이 라마 제도는 계속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자신이 90세가 될 무렵 환생을 통한 후계 제도를 유지할지 여부를 재평가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를 지속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 후계자 선출은 달라이 라마 제도 유지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가덴 포드랑 재단’이 맡도록 했다. 달라이 라마는 “(재단은) 전통에 따라 환생자 수색과 인정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 문제에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강조했다. 티베트 불교에선 영적 스승이자 최고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의 영혼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현재 14대 달라이 라마 역시 두 살 때 환생자로 지명돼 1940년 즉위했다. 후계자를 찾는 절차는 달라이 라마가 세상을 떠난 직후 시작된다. 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 통치에 맞서 티베트 주민들이 일으킨 대규모 봉기를 주도했다가 실패한 뒤 인도로 망명했다. 이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우고, 중국에 맞서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평소 자신의 후계자가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할 것이며, 중국 정부가 지명한 후계자는 거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중국은 지금의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가 아닌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여긴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환생을 통한 전승 방식을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반드시 중국 내에서 (후계자를) 수색해야 하며,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995년 중국은 달라이 라마에 이어 두 번째 서열인 판첸 라마를 일방적으로 선정한 뒤, 달라이 라마가 판첸 라마로 승인한 소년은 감금한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티베트의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자신의 90세 생일을 맞아 환생을 기반으로 한 후계자 선출 제도를 이어가겠다고 2일 밝혔다. 그러면서 후계자 선출권을 중국 정부가 아닌 자신이 설립한 재단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슬림(이슬람 신자)이 대거 거주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더불어 티베트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 계승은 정부 승인을 받아야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는 달라이 라마 주재로 고위급 종교 회의가 열렸다. 달라이 라마는 성명을 통해 “달라이 라마 제도는 계속될 것임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자신이 90살이 될 무렵 환생을 통한 후계 제도를 유지할지 여부를 재평가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를 지속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 후계자 선출은 달라이 라마 제도 유지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가덴 포드랑 재단’이 맡도록 했다. 달라이 라마는 “(재단은) 전통에 따라 환생자 수색과 인정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며 “이 문제에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강조했다.티베트 불교에선 영적 스승이자 최고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의 영혼이 어린 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현재 14대 달라이 라마 역시 두 살 때 환생자로 지명돼 1940년 즉위했다. 후계자를 찾는 절차는 달라이 라마가 세상을 떠난 직후 시작된다.달라이 라마는 1959년 중국 통치에 맞서 티베트 주민들이 일으킨 대규모 봉기를 주도했다가 실패한 뒤 인도로 망명했다. 이후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우고, 중국에 맞서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평소 자신의 후계자가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할 것이며, 중국 정부가 지명한 후계자는 거부해야한다는 견해를 밝혀왔다.중국은 지금의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가 아닌 ‘위험한 분리주의자’로 여긴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환생을 통한 전승 방식을 법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반드시 중국 내에서 (후계자를) 수색해야 하며,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앞서 1995년 중국은 달라이 라마에 이어 두번째 서열인 판첸 라마를 일방적으로 선정한 뒤, 달라이 라마가 판첸 라마로 승인한 소년은 감금한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