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구독 104

추천

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6-01-08~2026-02-07
문화 일반72%
인사일반19%
문학/출판7%
국제문화2%
  • 케데헌, 넷플릭스 영화 ‘역대 최다 시청 1위’에…드라마 합쳐도 3위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영화 1위를 차지했다.넷플릭스 공식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27일 기준 케데헌 누적 시청 수는 2억3600만 회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넷플릭스 영화 역대 1위였던 2021년작 ‘레드 노티스’(2억3090만 회)를 500만 회 이상 넘어선 수치다. 이는 6월 20일 처음 공개된 뒤 2개월여 만에 이뤄낸 기록이다.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넷플릭스 드라마나 예능 등 전체 콘텐츠를 통들어도 역대 누적 시청 수 3위에 해당한다. 현재 전체 1위는 ‘오징어 게임’ 시즌1(2억6520만 회)이며, 2위는 ‘웬즈데이’ 시즌1(2억5210만 회)다.케데헌의 해당 부문 순위는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를 공개한 뒤 91일 간의 누적 시청 수로 최종 순위를 매긴다. 케데헌은 집계 기간이 3주가량 더 남은 만큼 전체 콘텐츠 역대 1, 2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인기도 갈수록 뜨겁다. 영국 BBC는 “작품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와 보이그룹 ‘사자보이즈’는 성적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의 K팝 아이돌에 등극했다”고 평했다. 실제로 이달 초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에 올랐던 수록곡 ‘골든(Golden)’은 지난주 2위로 내려섰으나 이번 주 다시 1위를 탈환했다.케데헌 OST는 이번 주 싱글차트에서 ‘골든’을 비롯해 ‘유어 아이돌(Your Idol·4위)’과 ‘소다 팝(Soda Pop·5위)’,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10위)’ 4곡이 함께 톱10위에 들기도 했다. 빌보드는 “한 작품의 OST 4곡이 톱10에 동시 진입한 건 최초”라고 전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7
    • 좋아요
    • 코멘트
  • “에로영화도 했고, 스타도 됐지만 진짜 연기하고 싶은 절박함 짠해”

    “2025년을 살아가는 여자로서, 배우로서 반가운 작품이었어요. ‘우리가 드디어 이런 이야기를 무해하게, 웃으며 볼 수 있구나!’ 했죠.”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이하늬(42)는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무척이나 컸다. 24일 둘째를 출산한 그는 겨우 닷새 전인 19일 자청해서 화상 인터뷰에 나섰다. 실질적으로 이 배우가 ‘끌고 가는’ 작품이란 평을 받긴 해도, 얼마나 책임감이 강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드라마 ‘애마’는 1980년대 성애영화 ‘애마부인’의 그 애마가 맞다. 당시 영화 제작 뒤편에서 벌어진 여성 착취를 고발하는 톱스타 ‘정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신주애’(방효린)의 삶이 극의 뼈대를 이룬다. 특히 희란은 노출 연기 거부 선언부터 영화계의 성상납 폭로까지 주요 사건마다 중심에 선다. 이 배우는 그런 화려하면서도 강단 있는 희란과 찰떡궁합. 이해영 감독조차 “이하늬가 거절하면 엎어야겠단 생각으로 대본을 썼다”고 말했을 정도다. “희란은 톱스타라 ‘이미 가진 자’였어요. 그래서 원래는 지키기 위해 침묵했죠. 하지만 더 이상 입을 닫지 않겠다고, 투쟁을 선언하고 바뀌어가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전 희란이 참 장해요. 시대마다 이런 인물들이 있어서 지금의 우리가 있다고 믿거든요. 희란이란 캐릭터를 참 많이 ‘애정’했어요.”(이 배우)그는 희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특히나 끌렸던 건 ‘애마부인’ 출연이 싫었던 희란이 다른 영화를 준비하는 감독(김종수)을 찾아가 출연시켜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이었다. 이 배우는 “저도 항상 ‘이 작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맘으로 연기한다”며 “그런 면에서 에로영화도 했고 스타도 된 희란이 ‘진짜 연기’를 하고싶어 하는 절박함이 너무나 이해되고 짠했다”고 했다.작품에서 하이라이트 가운데 하나는 희란이 한 시상식에서 영화계 비리를 폭로하는 장면이다. 이는 이 배우도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단단하고 우아하면서도, 메시지를 진심 어리게 전하는 모습으로 보이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런 노력 덕에 ‘애마’는 억압받던 시대의 여성 배우들을 대변하는 이야기로 거듭난다.“어떤 식의 폭력은 계속되면 굳은살이 박힌 것처럼 돼요. ‘아파요’라 표현하는 것조차 하찮은 게 될 때가 있죠. 저도 신인 때 비슷한 일을 겪기도 해서, 애마가 더 반가웠어요. 그렇다고 이게 과거의 문제만도 아니에요. ‘애마’는 1980년대가 배경이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입니다.”이 배우는 엄마가 된 뒤에 연기든 세상이든 고민이 깊어졌다고 한다. 그는 “이전 세대가 일궈놓은 덕에 제가 있는 것처럼, 우리 세대가 당면한 문제들에 침묵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든다”며 “작품을 보신 분들에게도 ‘오늘을 살며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박찬욱의 ‘어쩔수가없다’, 베니스영화제 품을까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 ‘어쩔수가없다’가 경쟁 부문에 초청된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2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는 유독 한국 영화 팬들의 관심이 높다. 2012년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뒤로, 한국 영화는 이 영화제에 13년 동안 경쟁 부문에 초대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본선 무대에 오른 우리나라 작품의 수상 가능성이 국내외에서 조심스레 거론되는 만큼, ‘어쩔수가없다’와 맞붙을 경쟁작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21개. 이 가운데 세 작품은 황금사자상 수상 경험이 있는 감독들이 연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2023년 ‘가여운 것들’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다. 에마 스톤 주연의 공상과학(SF) 코미디 영화로,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년)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당시 투자 배급사였던 CJ ENM이 부고니아 기획과 제작에도 참여했다. 2017년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도 강력한 경쟁작이다. 이 작품은 올해 베니스 영화제의 주제인 ‘괴물’에 잘 부합한다는 관측이 많다. 앞서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말 그대로 그냥 괴물부터 무솔리니 같은 역사적 괴물까지 포괄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성스러운 도로’(2013년)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던 잔프랑코 로시 감독의 ‘구름 아래에서’도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이번 영화제에서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넷플릭스의 약진이다. 넷플릭스는 ‘프랑켄슈타인’과 함께 미국 정치 스릴러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 조지 클루니 주연의 코미디 ‘제이 켈리’ 등 3편을 본선에 올렸다. 미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칸과 넷플릭스가 극장 상영 규칙을 두고 충돌한 반면, 베니스는 오히려 넷플릭스를 수용해 영화제의 매력이 더 커졌다”고 평했다. 영화계에선 넷플릭스의 영화제 진출에 대해 “단순한 양적 확대가 아닌, 전략적 포트폴리오”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SF와 정치 스릴러, 코미디라는 서로 다른 장르의 작품들로 다양한 취향의 심사위원단을 공략해, 여러 부문의 수상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는 2018년에 영화 ‘로마’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전례도 있다.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의 ‘힌드 라잡의 목소리’, 네메시 라슬로 감독의 ‘오펀’ 등도 해외에선 유력 후보로 꼽힌다. ‘힌드 라잡의 목소리’는 지난해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목숨을 잃은 다섯 살 팔레스타인 소녀의 실화를 다뤘다. ‘오펀’은 1956년 헝가리 혁명 직후가 배경인 작품. 네메시 감독은 전작 ‘사울의 아들’처럼 역사적 트라우마를 잘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폐막식과 함께 개최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좀비딸’ 500만 관객 돌파… 올해 개봉 영화 최초

    영화 ‘좀비딸’이 올해 개봉한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누적 관객 500만 명을 돌파했다. 2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좀비딸’은 개봉 26일 만인 24일 오후 7시 기준 누적 관객 수 500만168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 날부터 흥행 1위를 지키고 있는 ‘좀비딸’은 올해 최장 기간 연속(23일) 박스오피스 1위 기록도 세웠다.올해 국내 개봉작 가운데 500만 관객을 넘어선 건 ‘좀비딸’이 처음이다. 상반기 흥행 1∼3위였던 ‘야당’(337만 명)과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336만 명), ‘미키17’(301만 명)은 모두 400만 명을 넘지 못했다. 한국 영화가 누적 관객수 500만 명을 넘은 것도 지난해 7월 ‘베테랑2’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필감성 감독과 배우 조정석 이정은 조여정 윤경호 최유리는 이날 500만 돌파를 맞아 친필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필 감독은 “모든 게 기적 같다. 영화의 진정한 완성은 관객이라 믿는다”며 “좀비딸을 완성시켜준 관객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5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시력 잃어도 시선은 따뜻했다… 두 신경과학자의 우정

    2004년 12월 29일, “색스 박사님께”로 시작하는 수전의 편지가 발송됐다. 수전은 발송 직전까지 망설였다. 자신의 시각 장애 극복기를, 부풀린 과장이나 망상으로 치부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색스 박사는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한 통의 편지로 이들의 특별한 인연은 시작됐다. 책은 미국 신경과학자인 수전 배리와 책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등을 쓴 신경의학자 올리버 색스가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서간집이다. 이들은 10년간 15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학문적 동료이자 인간적인 친구로 발전했다. 그리고 편지는 2015년 8월 30일 올리버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8월 초까지 이어졌다. 수전은 마흔여덟 살이 될 때까지 ‘입체맹’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두 눈의 초점을 한 곳에 맞춘 뒤, 양쪽 눈에 입력된 정보를 뇌에서 통합해 단일한 3차원 이미지를 본다. 그러나 수전은 3차원 공간감을 느끼지 못하고, 물체의 깊이나 거리를 정확히 인식하기 어려웠다. 그는 성인이 된 뒤 2년간의 시력 훈련을 받은 끝에 ‘입체시’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수전 자신조차도 믿기 힘든 일이었다. 수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입체시는 유아기의 특정 시기가 지나면 결코 발달할 수 없었다. 반세기간의 연구를 뒤집는 경험에, 수전은 “이 새로운 세상은 혼자 조용히 즐기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닷새 뒤 올리버의 답변이 도착하기 전까진 말이다. “기왕 교수님께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제 의견을 물으셨으니, 직접 찾아뵈면 어떨까 합니다. (…) 교수님의 경험과 생각을 나눠주고 새로운 영역의 문을 열어주어서,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편지를 읽고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던 올리버는 2006년 6월 수전의 사례를 글로 써서 미국 잡지 뉴요커에 발표했다. 이로 인해 수전은 입체맹들에게 333통의 이메일을 받는 등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이에 힘입어 책 ‘3차원의 기적’(2010년)을 집필해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전이 주목을 받던 시기에, 올리버는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이하고 있었다. 올리버가 직접 수전을 찾아왔던 2005년 겨울, 그는 안구 흑색종을 진단받고 시력을 잃기 시작했다. ‘입체시’도 점점 사라졌다. 한 사람이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에 눈뜨는 동안, 다른 한 사람은 익숙하던 자신의 세계를 상실해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편지는 이어졌다. 두 사람은 편지를 통해 가족 이야기는 물론이고 각자의 출간과 연구 등 삶을 공유했다. 바뀐 점은 하나였다. 2010년 이후 올리버는 타자기를 쓸 수 없게 되자 손으로 편지를 썼다. 이후 올리버의 안암은 간으로 전이됐고, 2015년 7월 9일 여든두 살을 맞은 올리버의 생일 파티에서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만났다. 그리고 한 달 뒤인 2015년 8월 9일 “친애하는 수전에게”로 시작하는 올리버의 마지막 편지가 발송됐다.“이 편지가 마지막 작별 인사는 아니지만, 그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듯합니다. 제가 이번 달을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간 교수님과 나눈 깊고 고무적인 우정은 지난 10년간 제 삶에 추가로 주어진 뜻밖의 멋진 선물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을 가득 담아, 올리버.”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직도 세계가 한국 문화 잘 몰라…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

    “캐나다로 이민 갔을 때 초등학교 한 선생님이 제 출신지를 묻기에 ‘한국’이라고 답했는데 지도에서 찾아내질 못했어요.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고 설명해도요. 사람들이 보는 우리나라가 이렇구나 충격을 받았고, 그때부터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픈 마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 2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내한 기자간담회를 가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매기 강 감독은 자신을 “강민지”라는 한국 이름으로 먼저 소개했다. “마음 깊이 한국인이라 느끼고, 어딜 가나 한국인이라고 소개한다”는 그는 “가끔 캐나다인인 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며 웃어 보였다. 올해 6월 공개된 케데헌은 악령에 맞서는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사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으로, 넷플릭스 역대 영화 중 두 번째로 많은 시청 수를 기록했다.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한 이 영화는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사며 ‘K컬처 신드롬’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이 작품을 진두지휘한 강 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한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애니메이션 ‘슈렉’ ‘장화 신은 고양이’ ‘쿵푸팬더’ 등에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참여했던 그는 첫 장편 연출작으로 케데헌을 만들었다. “해외에서 만든 한국 콘텐츠 중 틀린 것들이 많아 바로잡고 싶었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강 감독이 제작 과정 중 가장 중점을 둔 것도 ‘한국 문화를 숨김 없이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저승사자, 도깨비 등을 떠올리다가 ‘데몬 헌터’를 생각해냈고, 후에 ‘케이팝’을 덧붙였다. 강 감독은 “저는 굿이 최초의 콘서트라고 생각했다”며 “무당 문화가 한국만의 문화이기에 선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대중목욕탕 등 한국 문화를 철저히 고증했는데, 팀 내 한국인들과 팀워크를 발휘해 하나하나 시정했다.케데헌은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만으로도 여러 신기록을 세웠다. ‘골든(Golden)’ ‘소다 팝(Soda Pop)’ ‘유어 아이돌(Your Idol)’ 등 8곡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이름을 올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중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기록을 세운 ‘골든’은 가장 만들기 어려운 곡이었다고 한다. 강 감독은 “케데헌 주제가 ‘음악의 힘’인 만큼 고음인 노래를 들을 때 설레고 감정이 격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데모를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최종본을 들을 땐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최근 케데헌의 성공을 보면서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는 뼈아픈 성찰이 나온다. 같은 날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국내 OTT·FAST 산업의 AI 혁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우리가 못 만들어) 뼈아프다”고 했고,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역시 “우리 역량으로도 ‘케데헌’ 같은 작품을 만들어 생태계에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강 감독은 한국 콘텐츠가 가진 잠재력에 대해 “남들을 의식하는 순간 콘텐츠의 진정성은 모두 사라진다”며 “앞으로 한국 문화가 더 글로벌하게 뻗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있는 그대로, 자신감 있게 한국적 감성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속작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강 감독은 “많은 팬들이 기다리는 걸 안다. 아직 오피셜한 건 아니지만 아이디어는 있다”며 “판소리 등 한국의 다양한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언론들은 케데헌을 아카데미 수상 유력 후보로 점치고 있다. 강 감독은 “그 누구도 수상을 이유로 창작하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인정받을 수 있다면 큰 의미일 것 같다. 대단한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5-08-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케데헌’ 메기 강 “무당 굿은 최초의 콘서트…2편 만들면 판소리도 담고파”

    “캐나다로 이민 갔을 때 초등학교 한 선생님이 제 출신지를 묻기에 ‘한국’이라고 답했는데 지도에서 찾아내질 못했어요.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고 설명해도요. 사람들이 보는 우리나라가 이렇구나 충격을 받았고, 그때부터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픈 마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2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내한 기자간담회를 가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메기 강 감독은 자신을 “강민지”라는 한국 이름으로 먼저 소개했다. “마음 깊이 한국인이라 느끼고, 어딜 가나 한국인이라고 소개한다”는 그는 “가끔 캐나다인인 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며 웃어 보였다.올해 6월 공개된 케데헌은 악령에 맞서는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으로, 넷플릭스 역대 영화 중 두 번째로 많은 시청 수를 기록했다.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한 이 영화는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인들의 공감을 사며 ‘K컬처 신드롬’을 또 한 번 입증했다.이 작품을 진두지휘한 강 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한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애니메이션 ‘슈렉’ ‘장화 신은 고양이’ ‘쿵푸팬더’ 등에 참여했던 그는 첫 장편 연출작으로 케데헌을 만들었다. “해외에서 만든 한국 콘텐츠 중 틀린 것들이 많아 바로잡고 싶었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강 감독이 제작 과정 중 가장 중점을 둔 것도 ‘한국 문화를 숨김 없이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저승사자, 도깨비 등을 떠올리다가 ‘데몬 헌터’를 생각해냈고, 후에 ‘케이팝’을 덧붙였다. 강 감독은 “저는 굿이 최초의 콘서트라고 생각했다”며 “무당 문화가 한국만의 문화이기에 선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대중목욕탕 등 한국 문화를 철저히 고증했는데, 팀 내 한국인들과 팀워크를 발휘해 하나하나 시정했다.케데헌은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만으로도 여러 신기록을 세웠다. ‘골든(Golden)’ ‘소다 팝(Soda Pop)’ ‘유어 아이돌(Your Idol)’ 등 8곡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이름을 올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중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기록을 세운 ‘골든’은 가장 만들기 어려운 곡이었다고 한다. 강 감독은 “케데헌 주제가 ‘음악의 힘’인 만큼 고음인 노래를 들을 때 설레고 감정이 격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데모를 듣는 순간 눈물이 났다. 최종본을 들을 땐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최근 케데헌의 성공을 보면서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는 뼈아픈 성찰이 나온다. 같은 날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국내 OTT·FAST 산업의 AI 혁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최주희 티빙 대표는 “뼈아프다”고 했고,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역시 “우리 역량으로도 ‘케데헌’ 같은 작품을 만들어 생태계에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야한다”고 했다.강 감독은 한국 콘텐츠가 가진 잠재력에 대해 “남들을 의식하는 순간 콘텐츠의 진정성은 모두 사라진다”며 “앞으로 한국 문화가 더 글로벌하게 뻗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있는 그대로, 자신감 있게 한국적 감성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후속작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강 감독은 “많은 팬들이 기다리는 걸 안다. 아직 오피셜한 건 아니지만 아이디어는 있다”며 “판소리 등 한국의 다양한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최근 미국 언론들은 케데헌을 아카데미 수상 유력 후보로 점치고 있다. 강 감독은 “그 누구도 수상을 이유로 창작하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인정받을 수 있다면 큰 의미일 것 같다. 대단한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 2025-08-22
    • 좋아요
    • 코멘트
  • 美-캐나다 극장 ‘케데헌’ 열기… ‘떼창 이벤트’ 1000회 매진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사진)가 해외에서 여는 극장 상영 이벤트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20일(현지 시간) “미국과 캐나다에서 1700개 극장이 케데헌 상영을 확정했다”며 “전날 기준 극장 상영 1000회 분량의 티켓이 매진됐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앞서 15일 ‘케데헌 싱얼롱(sing-along·따라 부르기)’ 특별 행사를 공지했다. 이에 따라 23, 24일 북미 지역과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케데헌 상영회가 개최된다. 케데헌 이벤트는 미 극장가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현지 영화관들은 스트리밍 업체들과 갈등이 심해 넷플릭스 작품 대부분을 보이콧해 왔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리걸시네마스 등 주요 영화관 업체들이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벤트가 얼마나 수익을 거둘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업계에선 “사전 티켓 판매율 등을 고려할 때 북미에서만 최대 1000만 달러(약 14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내다봤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극장까지 달군 ‘케데헌’…북미 ‘떼창 이벤트’ 1000회 매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해외 극장 상영 행사도 연일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영화전문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20일(현지 시간)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1700개 극장이 케데헌 상영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또 전날 기준 1000회 상영분의 티켓이 매진된 상태라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앞서 15일 “특별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따라보르기(싱어롱) 이벤트가 당신과 가까운 극장으로 찾아온다”며 극장 상영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23, 24일 북미를 비롯해 영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케데헌 싱어롱 특별 상영회가 열린다. 그동안 미 극장가는 스트리밍 업체들과 작품 상영 기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넷플릭스 작품은 대부분 보이콧해왔는데, 이번 케데헌을 계기로 경쟁적인 상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행사에는 북미 주요 극장 업체인 리갈 시네마스와 시네마크 시어터스 등이 참여한다.케데헌은 할리우드 영화사인 소니픽처스에서 한국계 미국인인 매기 강이 연출을 맡아 케이팝과 한국 문화를 주요 소재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이는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 애니메이션으로 등극했으며, 영화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가운데 8곡이 최근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이름을 올리는 등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1
    • 좋아요
    • 코멘트
  • ‘효자’ 김만중, 밤새 구운몽 써내려간 이유는…

    불도를 수행하던 성진이 팔선녀를 만나 세속의 부귀영화를 누리다 허망함을 깨닫는다는 하룻밤 꿈 이야기. 교과서 등을 통해 친숙한 고전소설 ‘구운몽’이다. 올해로 이 작품의 목판본이 세상에 나온 지 꼭 300년이 된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일 “구운몽 30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시 ‘꿈으로 지은 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내년 서울 은평구에 설립 예정인 한국문학관은 아직 공사 중이어서, 전시는 종로구 탑골미술관에서 열린다.이번 전시의 주요 출품작은 김만중(1637∼1692)의 ‘구운몽’ 목판본이다. 구운몽은 김만중이 1687년 집필한 뒤 40년 가까이 필사본으로만 전해졌다. 1725년에 처음으로 목판 제작돼 대량 유통됐다. 장순강 학예사는 “한국 소설이 인쇄로 시장에 나온 최초의 사례”라며 “소설이 상품화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목판본 외에도 다양한 옛 판본을 소개한다. 특히 주목받는 유물은 구운몽의 집필 배경을 살펴볼 수 있는 ‘나계유고’(시대 미상)다. 김만중의 정적이었던 조사석(1632∼1693)의 미완 문집 초고인데, 조사석이 숙종에게 올렸던 상소문이 수록돼 있다.“…강변을 떠나서 성 밖으로 이사해, 세상과 인연을 끊고, 서로 경쟁할 뜻 없이, 말이든 소든 부르라는 대로 맡겨 두었는데, 소문이 점점 커지고 소문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제 ‘김만중’의 말까지 이 지경에 이르러 막혔던 것이 터졌으니 어찌 홀로 즐겁겠습니까?” 김만중은 1687년 ‘조사석이 후궁 장씨와 결탁해 출세했다’는 소문을 숙종에게 전했다. 이로 인해 숙종의 노여움을 산 김만중은 유배됐고, 효심이 지극했던 그가 어머니의 근심을 덜어드리기 위해 하룻밤 만에 쓴 소설이 바로 ‘구운몽’이라고 전해진다. ‘나계유고’는 한국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내 유일본으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구운몽처럼 ‘꿈’을 소재로 한 다른 한국문학도 소개된다. 신라 승려 조신의 일장춘몽을 다룬 삼국유사의 ‘조신설화’와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 이광수(1892∼1950)의 소설 ‘꿈’, 김만중의 구운몽을 패러디했던 최인훈(1936∼2018)의 소설 ‘구운몽’까지 만날 수 있다. 내달 19일 종로구 탑골영화관에선 이광수의 ‘꿈’이 원작인 신상옥 감독의 영화 ‘꿈’(1955년)도 상영된다. 장 학예사는 “한국문학에서 꿈은 상처받은 주변을 위한 위로로, 스스로의 과오를 해명하는 죄의식의 공간으로, 현실을 비추는 은유로 활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달 20일까지.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년 벼르다 영화로 만든 박찬욱표 ‘웃긴 비극’

    “실직자나 해고자 문제를 다룬다고 해서 어둡고 심각하기만 한 영화는 아닙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어떤 슬픈 이야기라도 막상 들여다보면 우스운 구석들이 있죠.” 내달 개봉하는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62)은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차기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출연 배우인 이병헌과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도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박 감독님 작품이라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출연 배경을 밝혔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해고된 직장인 만수(이병헌)가 재취업을 준비하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은 이달 27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가 해당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되는 건 2012년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3년 만이다. 박 감독으로서는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두 번째다. 그는 “한국 영화가 베니스영화제에 오랜만에 간다는 점은 의미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은 박 감독이 개인적으로 ‘가장 만들고 싶었던 영화’였다고 한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쓴 소설 ‘액스(THE AX)’가 원작이다. 박 감독은 “영화화하고 싶다고 생각한 지 20년이 되어 간다”면서 “결국 성사되는 날이 왔다”며 기뻐했다. “대개 미스터리 장르라는 게 범인이 밝혀지면 모든 게 해소돼 버리기 때문에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음미하기 쉽지 않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보통 사람이 내몰리는 과정을 묘사하는데, 몇 번 곱씹어 봐도 재밌었고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원작을 영화화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대목은 다름 아닌 ‘유머’였다. 박 감독은 “원작을 읽을 때 씁쓸한 비극에 새로운 종류의 유머를 넣을 만한 가능성이 보였다”고 했다. 실제 이 배우가 박 감독의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 했던 말도 “웃겨도 돼요?”였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박 감독님이 만든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웃음 포인트가 너무 많았다”며 “슬프면서도 웃긴, 여러 감정을 한꺼번에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목에도 비화가 있다. 소설의 원제는 직역하면 ‘도끼’다. 직장에서 해고될 때 ‘도끼질당했다’고 하는 영어식 표현에서 비롯된 제목. 박 감독은 앞서 책 추천사에서 “영화로 만들면 한국 개봉명을 ‘모가지’로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모가지가 날아갔다’는 한국식 표현을 차용했다. 결국 최종 제목은 바뀌었지만, 이는 극중 만수의 대사로 표현된다. 제목을 띄어쓰기하지 않은 이유는 발음상 리듬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국 화법상 ‘어쩔 수가 없다’를 한번에 발음하는 경우가 많아, 관객이 감탄사처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단어처럼 붙여 썼다. 박 감독은 영화 제목에 대해 “나쁘게 보면 비겁한 정서가 담겨 있지만, 인물에게 연민을 느끼면 또 ‘그래, 너도 어쩔 수가 없었겠구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고된 직장인의 웃픈 전쟁…영화 ‘어쩔수가없다’로 돌아온 박찬욱

    “실직자, 해고자 문제를 다룬다고 해서 어둡고 심각하기만 한 영화는 아닙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어떤 슬픈 이야기라도 들여다보면 우스운 구석들이 있죠.”내달 개봉하는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62)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주연 배우인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도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박찬욱 감독님 작품이라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합류 배경을 밝혔다.‘어쩔수가없다’는 해고된 직장인 만수(이병헌)가 재취업을 준비하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은 이달 27일 개막하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는 2012년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한국 영화로는 13년 만의 진출이다. 박 감독으로서는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박 감독은 “한국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에 오래간만에 간다는 것이 의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 영화는 박 감독에게 ‘가장 만들고 싶은 영화’였다고 한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쓴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 대해 박 감독은 “영화화하고 싶다고 생각한 지 20년이 되어간다”며 “결국 성사되는 날이 왔다”고 기뻐했다.“대개 미스터리 장르라는 게 범인이 밝혀지면 모든 것이 해소되어버리기 때문에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음미하기 쉽지 않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범죄를 저지르려는 사람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보통의 사람이 내몰리는 과정을 묘사하는데, 몇 번 곱씹어봐도 재밌었고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원작을 영화화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다름 아닌 ‘유머’였다. 박 감독은 “원작을 읽을 때 씁쓸한 비극에 새로운 종류의 유머를 넣을 만한 가능성이 보였다”며 “내가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면 더 슬프고도 웃긴 유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실제로 이병헌이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 뱉은 말도 ‘웃겨도 돼요?’였다고 한다. 이 배우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박 감독님이 만든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웃음 포인트가 너무 많았다”며 “슬프면서도 웃긴, 여러 감정을 한꺼번에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제목에도 비화가 있다. 원제는 직역하면 ‘도끼’다. 직장에서 해고될 때 ‘도끼질 당했다’고 하는 영어 표현에서 비롯된 제목이다. 앞서 박 감독은 책 추천사에서 “영화로 만들고 한국 개봉명을 ‘모가지’로 하면 어떨까 생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가지 날아갔다’는 한국식 표현을 차용한 것이다. 개봉명은 바뀌었지만 이는 극중 만수의 대사로 표현됐다.박 감독은 제목에 대해 “나쁘게 보면 비겁한 정서가 담겨있지만, 인물에게 연민을 느끼면 또 ‘그래. 너도 어쩔 수가 없었겠구나’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19
    • 좋아요
    • 코멘트
  • 쉴새없이 쏟아지는 불륜 드라마… 中 쇼츠, 유튜브 접수하다

    20세기 초반, 어느 열차 안. 온몸이 피로 얼룩진 부잣집 도련님이 갑자기 한 객실 안으로 뛰어든다. 심지어 적들의 수색을 피하기 위해 객실방에 있던 여주인공과 갑자기 낯 뜨거운 ‘애정 행각’(?)을 벌이려 하는데…. 설명만 들어도 개연성이라곤 없어 보이는 이 작품은 요즘 유튜브 등에서 쉴 새 없이 뜨고 있는 ‘중국 숏폼 드라마’다. 최근 30대 직장인 A 씨도 우연히 광고를 통해 1분 30초짜리 이 영상을 접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후 내용이 궁금했던 그는 결국 광고에 소개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A 씨는 “뭐에 홀린 듯 82회짜리 숏폼 드라마 시즌1을 하루 만에 다 봤다”며 “내용이 어설프긴 한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숏폼 드라마, 70%가 중국산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중국 숏폼 드라마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벤처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약 13조 원. 그런데 이 중 9조 원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질 낮은 콘텐츠의 물량 공세로 인해 시청자들의 피로를 야기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현재 숏폼 드라마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건 중국계 플랫폼 ‘릴쇼트’와 ‘드라마박스’. 이들이 만든 숏폼이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으는 건 다름 아닌 자극성 때문이다. 회당 2분 내외인 짧은 분량 안에서 유료 구독을 이끌어야 하다 보니 불륜, 복수, 재벌 등 한눈에 스토리라인이 파악되는 소재가 주로 활용된다.보통 숏폼 드라마는 시즌별 50∼100회로 구성된다. 초반 5회 정도는 ‘미끼 상품’으로 무료로 보여준 뒤 유료 결제를 유도한다. 회당 300∼500원으로, 드라마 한 편당 2만 원 내외꼴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해 위클리리포트를 통해 “2027년에는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이 1000억 위안(약 19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작자 입장에서 숏폼 드라마는 남는 장사다. 제작비 대비 수익이 좋기 때문이다. 릴쇼트의 조이 자 대표는 지난해 11월 미국 타임지 인터뷰에서 “숏폼 드라마 평균 제작비는 30만 달러(약 4억1000만 원) 미만”이라며 “기존 콘텐츠 제작사는 더 많은 트래픽을 얻으려 유명인에게 의존하지만, 우리는 유명인을 고용하지 않고 스토리에 돈을 쓴다”고 말했다.● “저질 콘텐츠 양산 자제해야” 이런 마구잡이식 콘텐츠의 남발은 드라마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시청자의 이목을 끌려고 극단적인 설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쓴다. 당연히 개연성은 떨어지고 시청자의 피로도를 높인다. 한 국내 방송계 관계자는 “웹툰 시장처럼 숏폼 시장도 인기작을 따라 유사한 서사와 캐릭터가 양산되고 있다”며 “엇비슷한 설정과 내용으로 표절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방송 감독기관인 국가광전총국은 지난해 ‘숏폼 드라마 관리 지침’을 발표하고 “제작사들이 현실과 동떨어지고 논리에도 맞지 않는 설정을 경쟁적으로 차용하고 있다”며 “권력층이나 재벌과의 결혼을 숭배하는 기조를 부추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숏폼의 인기는 일시적일 뿐, 국내에선 주류로 성장하기 힘들 거란 분석도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드라마는 깊은 서사와 작품성을 강점으로 삼아온 만큼, 숏폼의 확산이 기존 드라마 산업을 잠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불륜-복수-재벌’ 中 숏폼 드라마, 유튜브 ‘대공습’

    20세기 초반, 어느 열차 안. 온몸이 피로 얼룩진 부잣집 도련님이 갑자기 한 객실 안으로 뛰어든다. 심지어 적들의 수색을 피하기 위해 객실방에 있던 여주인공과 갑자기 낯 뜨거운 ‘애정 행각’(?)을 벌이려 하는데….설명만 들어도 개연성이라곤 없어 보이는 이 작품은 요즘 유튜브 등에서 쉴 새 없이 뜨고 있는 ‘중국 숏폼 드라마’다. 최근 30대 직장인 A 씨도 우연히 광고를 통해 1분 30초짜리 이 영상을 접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후 내용이 궁금했던 그는 결국 광고에 소개된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A 씨는 “뭐에 홀린 듯 82회짜리 숏폼 드라마 시즌1을 하루 만에 다 봤다”며 “내용이 어설프긴 한데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숏폼 드라마, 70%가 중국산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중국 숏폼 드라마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벤처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약 13조 원. 그런데 이 중 9조 원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질 낮은 콘텐츠의 물량 공세로 인해 시청자들의 피로를 야기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현재 숏폼 드라마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건 중국계 플랫폼 ‘릴쇼트’와 ‘드라마박스’. 이들이 만든 숏폼이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으는 건 다름 아닌 자극성 때문이다. 회당 2분 내외인 짧은 분량 안에서 유료 구독을 이끌어야 하다 보니 불륜, 복수, 재벌 등 한눈에 스토리라인이 파악되는 소재가 주로 활용된다.보통 숏폼 드라마는 시즌별 50~100회로 구성된다. 초반 5회 정도는 ‘미끼 상품’으로 무료로 보여준 뒤 유료 결제를 유도한다. 회당 300~500원으로, 드라마 한 편당 2만 원 내외꼴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지난해 위클리리포트를 통해 “2027년에는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이 1000억 위안(약 19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제작자 입장에서 숏폼 드라마는 남는 장사다. 제작비 대비 수익이 좋기 때문이다. 릴쇼트의 조이 자 대표는 지난해 11월 미국 타임지 인터뷰에서 “숏폼 드라마 평균 제작비는 30만 달러(약 4억1000만 원) 미만”이라며 “기존 콘텐츠 제작사는 더 많은 트래픽을 얻으려 유명인에게 의존하지만, 우리는 유명인을 고용하지 않고 스토리에 돈을 쓴다”고 말했다.● “저질 콘텐츠 양산 자제해야”이런 마구잡이식 콘텐츠의 남발은 드라마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시청자의 이목을 끌려고 극단적인 설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쓴다. 당연히 개연성은 떨어지고 시청자의 피로도를 높인다. 한 국내 방송계 관계자는 “웹툰 시장처럼 숏폼 시장도 인기작을 따라 유사한 서사와 캐릭터가 양산되고 있다”며 “엇비슷한 설정과 내용으로 표절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중국 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방송 감독기관인 국가광전총국은 지난해 ‘숏폼 드라마 관리 지침’을 발표하고 “제작사들이 현실과 동떨어지고 논리에도 맞지 않는 설정을 경쟁적으로 차용하고 있다”며 “권력층이나 재벌과의 결혼을 숭배하는 기조를 부추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중국 숏폼의 인기는 일시적일 뿐, 국내에선 주류로 성장하기 힘들 거란 분석도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드라마는 깊은 서사와 작품성을 강점으로 삼아온 만큼, 숏폼의 확산이 기존 드라마 산업을 잠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18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한국 경찰의 필리핀 버전 ‘수사반장’

    필리핀 한인타운에 있는 한 부동산. 한 남성이 총을 연발하고 사라진다. 총격 피해자는 민회장. ‘코리안데스크(외국에서 일어나는 한인 사건 전담 경찰)’ 오승훈 경감(손석구)이 수사에 나서며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다. 2022, 2023년 디즈니플러스 등에서 방영돼 인기를 모은 드라마 ‘카지노’의 한 장면이다. 드라마의 핵심 줄기인 이 사건은 2015년 9월 실제로 필리핀에서 벌어졌던 청부살인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제작진은 극 중 오 경감처럼 실제 코리안데스크로 일했던 이 책의 저자에게 자문했다. 필리핀 최악의 무법지대로 꼽히는 앙헬레스에 최초로 파견됐던 저자가 2015∼2017년 그곳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가 파견 뒤 처음 현지 경찰과 협력해 잡은 이는 한국에서 강간을 저지르고 앙헬레스로 도피한 적색수배자였다. 진짜 문제는 체포한 이후였다. 수배자로부터 “너는 내가 꼭 지옥에 보낼 거다”라는 문자가 날아왔다. 필리핀 비쿠탄수용소에선 수형자가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던 탓이다. 이처럼 이 책에선 한국과는 사뭇 다른 필리핀의 법체계도 엿볼 수 있다. 일례로 필리핀엔 ‘에이전트’라는 제도가 있다. 경찰 활동을 보조하는 일반인들인데, 사건 발생 시 경찰이 보유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다. 또 검거 작전 중에는 눈과 입이 뚫린 검은색 복면을 쓴다. 얼굴을 기억한 범죄자들에 의해 보복당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범죄들도 있다. 한 교민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당신을 죽이란 청부살인 의뢰를 받았다”는 문자를 받았다. “돈을 많이 주면 그 의뢰를 실행하지 않겠다”는 제안도 붙어 있었다. 점심을 먹다가도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앙헬레스에서는 청부살인 시도를 위장한 피싱 범죄 탓에 잠들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저자는 고군분투했다. 살인, 납치, 불법 도박 등을 ‘성실하게’ 자행하는 악인들을 마주하며 저자는 매일 밤 ‘무사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문체는 다소 거칠지만 “범죄자들이 사라지고 싶을 때 사라지게 둬서는 안 된다”는 의지만큼은 잘 전해진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광복 80주년 맞아 재개봉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달 13일 재개봉한다.2017년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 이야기를 다루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영화다. 영화는 20년 동안 민원 8000여 건을 제기해 온 옥분(나문희)이 1년차 ‘원칙주의자’ 공무원 민재(이제훈)를 만나 영어를 배우면서 시작된다. 곧 할머니가 영어를 배우려는 이유가 드러나고,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위안부’ 역사를 증언하는 장면까지 이어진다.올해 영화를 재개봉 한 데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더 다양한 연령대에 알리고 싶었던 제작사와 배급사의 의지가 있다. 제작사인 ‘영화사 시선’의 강지연 대표는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첫 개봉 당시 1020 세대들이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교과서에 제대로 나오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역사를 알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2017년도 개봉 당시에 살아계신 할머니가 36명이셨어요. 지금은 6명이죠. 아픈 현대사이자 잊지 않아야 할 사실입니다. 어린 친구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광복 8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가 있길 바랍니다.”(강 대표)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75 대의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7)와 고 김군자 할머니(1926~2017)의 증언을 계기로 2007년 미국 하원이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 모티브가 됐다.영화는 처절하고 근엄한 톤은 아니다. 이 문제를 소재로 한 다른 작품들이 보통 일본 군인들의 폭력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반면, ‘아이 캔 스피크’는 그렇지 않다. 역사의 무거움을 ‘휴먼 코미디’라는 장르의 문법에 녹여 부드럽게 풀어낸다. 제작 및 배급사 측은 “슬프고 힘든 역사지만 결국 우리가 이기는, 통쾌한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08
    • 좋아요
    • 코멘트
  • 낮엔 천사, 밤엔 악녀 “제모습 같아 끌렸죠”

    낮에는 유순한 빵집 직원, 밤에는 광기 어린 악마.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배우 임윤아(35)가 13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주인공 ‘선지’로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낮의 선지가 파스텔톤이라면, 밤의 선지는 비비드(vivid·강렬한) 원색”이라며 “두 면모 모두 제게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선지에게 끌렸다”고 했다.‘악마가 이사왔다’는 밤만 되면 악마에 씌는 선지와 그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주된 감상 포인트는 광녀(狂女)에 가까운 ‘밤 선지’의 변화무쌍한 감정 연기다. 임 배우는 그중에도 섬뜩한 느낌마저 주는 웃음소리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웃음의 톤을 만들고 났더니 그때부터 밤 선지의 감정선에 기준점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이번 영화는 임 배우가 ‘엑시트’(2019년)를 함께했던 이상근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 ‘엑시트’에서 함께 주연을 맡았던 조정석 배우가 출연한 영화 ‘좀비딸’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누적 관객 수 237만 명(7일 기준)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정석 오빠는 영화관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힘을 가진 배우예요. 앞서서 흥행을 이끌어주시고 있으니까, 그 에너지를 저도 잘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영화에서) 이렇게까지 에너지가 큰 캐릭터를 자유롭게 표현해본 건 처음이라,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합니다.”임 배우는 로맨틱 장르에 잘 맞을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하지만, 영화 ‘공조’(2017년)부터 나름 자기만의 코미디 연기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왔다. 덕분에 배우로서 별 시행착오가 없었던 듯하지만 나름 고민도 있다. 그는 “공교롭게도 출연한 작품들의 결이 다소 비슷했다”며 “앞으론 임윤아 하면 떠올리기 힘든 다른 분위기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성숙하고, 성장하잖아요. 그 과정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저 혼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덜컥 보여드리면 낯설어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차차 저에게 기대하시는 폭도 넓어지길 바라요.”지난해는 임 배우가 소속된 소녀시대가 집회 현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는 일도 있었다. 탄핵 촉구 집회에서 소녀시대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가 지속적으로 울려퍼졌다. 임 배우는 “오래된 노래를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따라 부르시니 신기했다”며 “음악이 주는 에너지가 굉장히 크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했다.“최근에 데뷔 18주년을 맞아 멤버들과 따로 모임을 가졌어요. 20주년엔 뭐라도 기념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어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인 2역 도전한 임윤아 “‘낮’과 ‘밤’처럼 다른 캐릭터라 끌렸다”

    낮에는 유순한 빵집 직원, 밤에는 광기 어린 악마.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배우 임윤아(35)가 13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주인공 ‘선지’로 1인 2역 연기에 도전했다.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낮의 선지가 파스텔톤이라면, 밤의 선지는 비비드(vivid·강렬한) 원색”이라며 “두 면모 모두 제게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선지에게 끌렸다”고 했다.‘악마가 이사왔다’는 밤만 되면 악마에 씌는 선지와 그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주된 감상 포인트는 광녀(狂女)에 가까운 ‘밤 선지’의 변화무쌍한 감정 연기다. 임 배우는 그중에도 섬뜩한 느낌마저 주는 웃음소리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웃음의 톤을 만들고 났더니 그때부터 밤 선지의 감정선에 기준점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이번 영화는 임 배우가 ‘엑시트’(2019년)를 함께 했던 이상근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 ‘엑시트’에서 함께 주연을 맡았던 조정석 배우가 출연한 영화 ‘좀비딸’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 237만 명(7일 기준)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정석 오빠는 영화관에 많은 분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힘을 가진 배우예요. 앞서서 흥행을 이끌어주시고 있으니까, 그 에너지를 저도 잘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가 (영화에서) 이렇게까지 에너지가 큰 캐릭터를 자유롭게 표현해본 건 처음이라,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합니다.”임 배우는 로맨틱 장르에 잘 맞을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하지만, 영화 ‘공조’(2017년)부터 나름 자기만의 코미디 연기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왔다. 덕분에 배우로서 별 시행착오가 없었던 듯하지만 나름 고민도 있다. 그는 “공교롭게도 출연한 작품들의 결이 다소 비슷했다”며 “앞으론 임윤아하면 떠올리기 힘든 다른 분위기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성숙하고, 성장하잖아요. 그 과정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저 혼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덜컥 보여드리면 낯설어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차차 저에게 기대하시는 폭도 넓어지길 바라요.”지난해는 임 배우가 소속된 소녀시대가 집회 현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는 일도 있었다. 탄핵 촉구 집회에서 소녀시대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가 지속적으로 울려퍼졌다. 임 배우는 “오래된 노래를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따라부르시니 신기했다”며 “음악이 주는 에너지가 굉장히 크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했다. “최근에 데뷔 18주년을 맞아 멤버들과 따로 모임을 가졌어요. 20주년엔 뭐라도 기념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어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07
    • 좋아요
    • 코멘트
  • 日열도 강타한 ‘귀칼’ ‘국보’… 한국팬들은 ‘영화 관광’도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를 찾은 이모 씨(24)는 관광이 목적이 아니었다. 지난달 18일 현지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보기 위해서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시리즈 ‘귀멸의 칼날’의 열렬한 팬인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스포일러 당하고 싶지 않았다”며 “국내 개봉을 기다리기 힘들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말했다. 일본영화는 국내에서 2023년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 이후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 드물었다. 하지만 하반기 개봉을 앞둔 두 작품이 한국에서도 각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2일 개봉이 확정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재일교포 3세인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국보(国宝·하반기 개봉 예정)’가 주인공들이다. 두 편 모두 현재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1, 2위를 굳건히 지키며 현지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영화 관광’까지 이끈 귀멸의 칼날‘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2020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국내에서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5위(관객 수 215만여 명)를 기록한 이후 나온 작품. 이번 무한성편 역시 6일 기준 사전 예매율 30.4%로,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한성편이 특히 주목받고 있는 건 2019년부터 TV 시리즈와 영화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귀멸의 칼날’의 본격적인 최종장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번 무한성편은 시리즈의 결말로 향하는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로, 악당 혈귀(血鬼)의 본거지인 무한성에서 귀살대와 최정예 혈귀들이 벌이는 최종 결전을 그렸다. 국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예상되는 만큼 여러 수입사가 판권을 따내기 위해 입찰 경쟁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선 이미 새로운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개봉과 동시에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무한성편은 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일본 영화 사상 가장 이른 시점인 개봉 8일 만에 흥행 수입 100억 엔(약 938억 원)을 넘기기도 했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이 작품은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라며 “일본 극장들은 그 흐름에 열광하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칸 초청’ 재일교포 감독의 국보영화 ‘국보(国宝)’는 이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보니 국내 영화 팬들도 진작부터 관심이 적지 않았다. 이 감독은 데뷔작 ‘青(청) chong’(1999년) 등을 통해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풀어냈고 ‘69’(2004년), ‘훌라걸스’(2006년) 등으로 꾸준히 주목받아왔다. 영화는 야쿠자의 세계에서 태어났지만 가부키 배우 집에서 자라게 되면서 예술에 삶을 바친 기쿠오(요시자와 료)의 삶을 그렸다. 특히 일본 전통극의 디테일을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6월 6일 개봉 뒤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였으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개봉한 뒤에도 2위를 지키고 있다. 이 감독은 올해 5월 칸 영화제 감독 주간 부문에 초청됐을 당시 “전통문화라는 소재로 오락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담아냈다”고 했다. 당초 국내 영화계에선 이 작품이 일본 전통문화를 깊게 다루다 보니 ‘왜색(倭色)’이 짙어 수입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작품성이 높은 점수를 받으며 하반기 국내 개봉이 확정됐다. 수입사인 미디어캐슬 강상욱 대표는 “연기와 연출, 전개 등 여러 측면에서 인상적인 영화”라고 소개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툴지만 최선 다하는 모습에 공감해 주신듯”

    “모두에게 서툴렀던 과거가 있잖아요. 그래서 출연진의 어색한 모습에 더 공감해 주신 것 같아요.” 3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넷플릭스 연애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의 조욱형 김노은 원승재 PD는 “모두가 한때는 모태솔로였다”며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모태솔로지만…’은 인생 첫 연애에 도전하는 20, 30대 ‘모태솔로’ 12명의 9일간의 합숙 과정을 담은 10부작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8일 첫 공개 후 입소문이 났고, 넷플릭스 ‘글로벌 톱10’(비영어 TV 부문)에도 2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서투름’이다. 출연자들은 롤러장 데이트에서도 각자의 레이스에 집중하고, ‘남녀칠세부동석’을 따르는 것처럼 동성끼리 모여 논다. 이성 간의 대화는 뚝뚝 끊긴다. 오후 10시면 전원 취침. 예상과는 딴판으로 진행되는 전개에, 제작진은 수차례 현장 회의를 진행하며 급히 새 코너를 만들었다고 한다. 원 PD는 “설렘을 그리고 싶었는데, 의도대로 된 것들이 거의 없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날것의 모습들에 시청자는 움직였다. 이성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상대에게 상처 주는 출연진의 모습에 답답해하다가도 ‘나도 그랬지’ 하며 어느새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저도 연애하면서 어리석은 짓을 많이 했는데요. 그 장면들을 재생해 보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모두가 장타를 칠 순 없잖아요. 적시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출연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어요. 그 모습 자체가 사랑스러웠습니다.”(조 PD) ‘모솔’의 연애인 만큼 일단 불이 붙으면 관계가 급진전한다는 것도 이 쇼의 묘미다. 첫 연애에 결혼을 언급하는 패기(?)를 보이기도 한다. “출연진 모두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감정의 밀도가 높았어요. 그렇다 보니 표현이 급하게 나올 때도 있었죠. 하지만 첫 연애는 모두 그렇지 않나요? 오히려 더 공감이 갔어요. 멋지고 예쁜 모습을 보여주기란 쉬워요. 서툰 자신을 대중 앞에 드러내는 게 더 큰 용기라고 생각합니다.”(김 PD) 연예인 패널의 역할도 컸다. 서인국, 강한나, 이은지, 카더가든은 위트 있는 반응과 가감 없는 조언으로 재미를 더했다. 이들이 진심 어린 직언을 할 수 있었던 건 6주간 모솔 출연진과 직접 소통하며 애정을 쌓았기 때문이다. 원 PD는 “출연자들의 관계를 잘 관찰하는 등 통찰력이 정말 좋은 패널들이었다”고 했다. 기분 좋은 후일담도 있다. 시청자들의 응원을 가장 많이 받은 출연자 노재윤 씨가 최근 첫 연애를 시작한 것이다. 김 PD는 “재윤 씨가 약 2주 전 연상의 여인과 교제를 시작했다”며 “‘연애를 하기 위해선 남자가 돼야 하고, 사람이 돼야 한다’며 용기 있게 출연했던 그가 좋은 소식을 전해 와 기쁘다”고 말했다. ‘시즌2’ 제작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에 지원자가 몰리면 이 프로그램만의 순수성이 흐려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김 PD는 “진정성이 이끌어 온 프로그램인 만큼, 시즌2가 제작될 경우에도 외모나 스펙보다 진실된 참가자를 위주로 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5-08-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