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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이시오(소년의 집) 복지관 출신 축구선수 변수호(13·대신중 1학년)는 요즘 정말 행복하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주위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 계속 꿈을 찰 수 있기 때문이다. 변수호는 지난해 말 열린 홍명보장학재단 주최 ‘셰어 더 드림’ 자선 축구경기 때 초등학생으로 출전해 화제를 모았던 선수. 축구 유망주로 홍명보장학재단의 장학금을 줄곧 받아온 변수호는 요즘엔 매달 내야 하는 회비와 합숙비 등을 전폭 지원해주는 이상열 대신중 감독(39)의 지도 아래 차세대 골잡이로 성장하고 있다. 이 감독은 조재진(감바 오사카)과 정조국(FC 서울)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골잡이를 키운 지도자. 브라질에서 7년간 축구 유학하며 배운 노하우로 모교 후배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의 축구선수도 7명 영입해 지원하고 있다. 알로이시오초교 3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변수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큰 키와 축구 실력으로 이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당시 165cm로 키가 컸음에도 중심이 낮아 안정됐고 스피드가 뛰어나 골잡이로서 3박자를 다 갖췄다는 게 이 감독의 평가. 이 감독은 알로이시오 원장에게 “내 자식처럼 키우겠다”며 지난해 서울 독립문초교로 전학시켜 올해 대신중에 입학시켰다. 변수호는 1년 새 10cm가 더 자라 183cm로 성장했고 1학년임에도 2, 3학년 형들 틈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이 감독은 “수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실하게 잘 자라 황선홍(포항 스틸러스 감독)을 뛰어넘는 골잡이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말했다. 변수호는 “감독님이 잘 돌봐주고 지도해 맘 놓고 축구할 수 있다”며 웃었다. 변수호는 12월 12일 홍명보장학재단의 지원으로 스페인 발렌시아로 1개월간 축구 견학을 간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부가 열악한 여자축구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9일 2013년까지 185억 원을 지원해 초·중·고·대학에 여자축구 45개 팀 창단을 유도하는 여자축구 활성화 지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무관심 속에서도 20세 이하 여자축구 월드컵 3위, 17세 이하 여자축구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여자축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기존 여자축구 팀 운영비 지원으로 연간 20억 원씩 총 60억 원을 지급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여자축구팀을 창단해 3년간 총 90억 원을 투자한다. 또 3년간 45개 팀 창단 지원금으로 34억 원을 책정했다. 매년 팀을 창단하는 5개 초등학교와 5개 중학교에 3000만 원씩 3년 지원, 3개 고등학교에 40000만 원씩 3년 지원, 2개 대학에 2년간 2억 원을 지원해 현재 학교 팀을 57개에서 102개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실업팀으로는 국민체육진흥공단뿐 아니라 스포츠토토도 조만간 팀을 창단한다. 정부는 또 9월 17세 이하 여자축구 월드컵에서 우승한 대표팀 포상금으로 1억1085만 원을 책정했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저변 확대를 위해 매년 10억 원씩 여자축구에 지원하기로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마라톤 금맥 살린 지영준 27일 광저우 아시아경기 남자 마라톤에서 한국에 8년 만에 금메달을 안겨준 지영준(29·코오롱)은 마음의 안정을 찾고 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가족을 꼽았다. 지영준은 이날 2시간11분11초로 기타오카 유키히로(2시간12분46초·일본)와 지난 대회 챔피언 무바라크 하산 샤미(2시간12분53초·카타르)를 제치고 우승한 뒤 “처자식이 생기면서 어깨가 무거워졌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 가족이 있어 금메달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4개월 된 아들 윤호 군을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마라톤 대부’ 고 정봉수 감독의 마지막 작품인 지영준은 200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43초로 2위를 차지한 한국 마라톤의 차세대 주자였다. 이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54초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17위(2시간16분44초),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7위(2시간19분35초)로 부진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방황 끝에 경찰청에 입대한 지영준은 2009년 4월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30초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부활했다. 하지만 지영준은 지난해 11월 군 복무를 마친 뒤 소속팀 코오롱으로 복귀하지 않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계약에 따라 3년을 더 코오롱에서 뛰어야 하지만 코칭스태프와의 갈등으로 복귀를 거부하고 혼자 훈련했다. 이때 경찰청 시절부터 지도를 받았던 상지여고 정만화 감독이 도움을 줬다. 2시간8분30초도 정 감독의 지도 덕분이었다. 상지여고 코치였던 아내 이미해 씨(28)와는 지난해 결혼했다. 올 초 소속팀과 갈등을 해결한 지영준은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기술위원장과 정 감독 밑에서 칼을 갈았고 1990년 베이징부터 2002년 부산까지 4연패를 했다가 4년 전 끊어진 마라톤 금메달의 맥을 살리며 한국 마라톤의 구세주로 떠올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유럽파 3인방이 나란히 골 소식을 전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은 28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블랙번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23분 웨인 루니의 패스를 골로 연결했다.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박지성의 리그 3호 골(1도움)이자 시즌 5호 골(4도움). 전반 23분 골 지역 중앙을 파고든 박지성은 아크서클 근처에 있던 루니의 리턴 패스를 받아 만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골 그물을 흔들었다. 맨유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전반 2분, 27분, 후반 2분, 17분, 25분 등 5골 행진에 박지성과 루이스 나니의 골을 보태 7-1 대승을 거두고 10승 1무 4패(승점 31)를 기록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기성용(셀틱)은 인버네스 칼레도니안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38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잡아냈다. 시즌 2호골. 셀틱은 기성용의 골에 이어 후반 20분 패디 매코트가 추가 골을 뽑았지만 후반 25분 인버네스의 리치 포란에게 추격 골을 내준 뒤 후반 38분 그랜트 먼로에게 동점 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AS 모나코로 복귀한 박주영은 프랑스 프로축구 OGC 니스와 안방경기에서 후반 31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시즌 5호 골. 하지만 모나코는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 에리크 물룽기에게 동점 골을 내주며 1-1로 비겨 2승 9무 4패(승점 15)로 17위에 머물렀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2022년 월드컵 유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부회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FIFA가 실시한 개최지 현장 조사와 유치신청서 평가에서 한국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국민의 성원이 조금만 더 뒷받침된다면 2022년 월드컵을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임시 집행위원회에 다녀온 정 부회장은 “제프 블라터 FIFA 회장도 한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면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FIFA의 최근 평가 결과가 잘 나온 데 이어 동북아 평화론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는 얘기다. 정 부회장은 “2022년 유치를 희망한 한국과 일본, 카타르, 호주, 미국 중 한국의 명분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FIFA 평가에서 2022년 유치 희망국 중 한국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고 카타르의 점수가 가장 나빴다. 호주는 최근 금품 요구로 자격정지를 받은 오세아니아 집행위원 레이날드 테마리(타히티)와 연관돼 있어 불리한 형국이다. 정 부회장은 아시아 연대론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4개국과 미국이 대결하는 형국이라 표가 분산되면 쉽지 않다. 하지만 아시아가 협력하면 월드컵 개최권을 아시아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반수가 나올 때까지 최하 득표국을 탈락시키며 투표가 계속되기 때문에 일단 아시아 개최라는 큰 그림을 그려 놓고 탈락한 아시아 후보국들의 표를 모아 한국 쪽으로 향하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한국이 최종 투표까지 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정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의 참석차 비행기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AFC 회의 뒤 곧바로 유럽으로 넘어가 다음 달 2일 취리히에서 열리는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 관련한 유치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야구가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복귀했다.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27·고양시청)은 역도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급)에서 아시아경기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야구대표팀은 19일 아오티 야구장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아경기 결승전에서 대만을 9-3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은 1998년 방콕과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8년 만에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장미란은 역도 여자 75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0kg, 용상 181kg을 들어 합계 311kg으로 중국의 멍쑤핑과 같은 중량을 기록했으나 체중이 가벼워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2년 부산 대회부터 세 번째 출전인 장미란의 아시아경기 첫 금메달. 장미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5년, 2006년, 2007년, 2009년 세계선수권 4연패(올림픽 해에는 열리지 않음)에 이어 3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했다. 한국 여자 펜싱의 간판 남현희(성남시청)는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천진옌(중국)을 15-3으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땄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여자 플뢰레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 남현희는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 신예 구본길(동의대)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만(중국)을 15-13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고교생으로 태권도 최연소 국가대표인 이대훈(한성고)은 남자 63kg급 결승에서 나차뿐통(태국)을 10-9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노은실(경희대)은 여자 62kg급 결승에서 라헤레 아세마니(이란)를 14-2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축구는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연장 접전 끝에 3-1로 물리치고 4강에 올라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4년 만에 금메달을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태권도 판정 논란이 뜨겁다. 17일 끝난 광저우 아시아경기 태권도 여자 49kg급 1회전에서 대만의 양수쥔이 베트남의 부티하우에게 9-0으로 앞서다 경기 종료 12초를 남겨두고 실격된 게 발단. 심판진은 양수쥔의 뒤꿈치에 적절치 못한 센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몰수패를 선언했다. 양수쥔 측은 경기에 앞서 두 차례나 치러진 장비 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상태라 전혀 문제가 없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만 시민은 물론이고 정치권까지 분노하며 들고 일어섰다. 대만 언론은 양수쥔이 경기 종료 직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실격패했다고 18일 일제히 전했다. 대만 마잉주 총통은 “대만인들은 이번 실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엄정한 입장을 표명하고 대회 주최 측에 사고 원인을 상세히 조사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만 행정원 우둔이 행정원장 등 각료들도 앞다퉈 판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세계태권도연맹(WTF)이 나섰다. 양진석 WTF 사무총장은 “규정상 뒤꿈치에는 센서를 붙이면 안 된다. 양수쥔은 이를 위반했다. 장비 검사 때는 센서가 없었는데 경기 땐 있었다. 이는 경기 중간 의도적으로 속임수를 쓰려고 붙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다른 대만 선수들은 모두 정상적인 장비를 썼으나 유독 양수쥔만 문제가 있는 장비를 썼다”고 강조했다. 대회 조직위 자오레이 태권도 기술대표도 신화통신을 통해 “양수쥔 선수의 탈락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하루에 두 명의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은 17일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아경기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8초70의 한국 신기록(종전 48초94)으로 1위를 차지하며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3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박태환은 남자 수영선수로는 아시아경기 사상 처음으로 개인 종목 연속 3관왕의 신기원을 열어 대회 최우수선수(MVP) 2연패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다구치 노부다카, 혼다 다다시, 기타지마 고스케(이상 일본) 등 2연속 3관왕은 3명이 있었지만 모두 400m 혼계영이 포함됐었다. 박태환은 또 아시아경기 수영 최다 금메달 국내 기록(종전 최윤희 5개)도 경신했다.‘4차원 얼짱 소녀’ 정다래(19·전남수영연맹)는 여자 평영 200m 결선에서 2분25초02로 정상에 올랐다. 정다래는 1998년 방콕 대회 조희연(접영 200m)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딴 여자 선수가 됐다.한국은 1970년 방콕 대회 때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최윤희 지상준 방승훈 조희연 김민석 박태환 등이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한 대회에서 하루에 두 명이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은 ‘한국 수영의 날’로 기록될 만했다. 한국은 이날 수영과 사격(이상 2개), 체조, 승마, 정구(이상 1개)에서 금메달 행진을 계속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여러분은 브라질 출신 명수비수 마이콩(인터 밀란)을 알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마이콩의 코를 납작하게 해준 웨일스 출신 가레스 베일(토트넘)에 대해선 잘 모를 것이다. 여러분이 무심코 넘겼을 수 있지만 베일은 지난달 21일 인터 밀란의 홈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A조 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팀은 3-4로 졌지만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3일에는 베일이 홈에서 마이콩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쳐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토트넘은 조 1위가 됐다. 토트넘의 네덜란드 출신 라파얼 판데르파르트는 “요즘 모든 선수가 베일을 두려워한다. 세계 최고의 오른쪽 수비수 마이콩에게 베일이 완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잉글랜드 팬들조차 베일은 혜성처럼 갑자기 나타난 선수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베일은 잉글랜드 리그에서 16세부터 활약한 21세의 선수다. 사실 베일은 마이콩과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마이콩은 수비와 공격을 빠르게 오가는 인정받은 베테랑이다. 그의 속공은 빠르고 확신에 차 있으며 기발하다. 그의 수비는 좀처럼 상대를 놓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대를 압박해 공격으로 전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베일은 마이콩과 비슷한 플레이를 한다. 베일은 사실상 넘버3 왼쪽 수비수였다. 그런데 토트넘은 2007년 1000만 파운드(약 179억 원)를 사우샘프턴에 주고 그를 데려왔다. 베일은 그때 18세였고 상대를 위협하는 프리킥으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파워 넘치고 변화무쌍한 프리킥으로 골을 많이 터뜨렸다. 그는 ‘왼발의 데이비드 베컴’으로 불렸다. 토트넘은 183cm의 장신 수비수인 베일을 포기할 뻔했다. 그가 뛴 23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리 레드냅 감독은 새로운 실험을 했다. 베일을 수비라인 바로 앞쪽에 투입했다. 윙백이면서 사실상 날개 역할을 하는 마이콩과 비슷한 임무였다. 그러자 달라졌다. 베일은 뒤쪽 깊은 곳에서부터 볼을 드리블해 앞으로 나갔다. ‘3개의 폐를 가졌다’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강철 에너지를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베일은 두세 명의 선수를 쉽게 제쳤다. 3일 경기 때 인터 밀란의 수비수 왈테르 사무엘과 하비에르 사네티가 마이콩과 함께 베일을 상대했지만 버거워 보였다. 베일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라이언 긱스(맨유) 등에 비유됐다. 하지만 실제로 베일은 화려하고 환상적인 능력을 타고난 이들과는 다르다. 굳이 비유하자면 1970년대 브라질 전설의 오른쪽 날개 자이르지뉴를 닮았다. 건장한 신체에서 나오는 파워, 단지 빠른 것에 그치지 않고 자유자재로 드리블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 게다가 한 치의 오차 없는 크로스 능력. 3일 인터 밀란과의 2차전이 끝난 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나 맨유, 맨체스터 시티로 비싼 값에 팔릴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그렇다면 그의 연봉은 세 배로 뛸 것이다. 토트넘으로선 베일을 계속 데리고 있기 버겁게 됐다. 하지만 토트넘은 주급 3000파운드(약 540만 원)를 두 배로 올려주겠다고 하는 등 베일을 잡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돈은 더 들어가지만 투자에 대한 효과를 제대로 봤으니 토트넘으로선 성공한 선수 영입이었다.잉글랜드 칼럼니스트 랍 휴스ROBHU800@aol.com}

해가 져 어두컴컴한 10일 오후 6시 서울대 대운동장. 빨간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 운동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모였다. 라이트로 불을 밝힌 운동장에서 축구화로 갈아 신고 몸을 푼 뒤 “하나 둘” 구령에 맞춰 뛰었다. 이어 1 대 1, 2 대 1 패스, 슈팅 연습을 했고 4 대 4 미니 게임도 했다. 하지만 어딘가 어설퍼보였다. 헛발질도 자주 나왔고 몸싸움하다 얼굴을 맞아 눈물을 쏟기도 하는 초짜들이었다. 그래도 훈련 내내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9월 9일 창단한 서울대 여자축구클럽(SNUW FC)의 훈련 모습이다. 이들은 13일과 14일 경기 가평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주최 쏘나타 여자 대학클럽축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8일부터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팀원 12명 중 부상자와 대학원 수업에 들어간 학생을 빼고 이날은 8명이 훈련했다. 평소 주 1회 하는데 이번엔 대회 출전을 앞두고 매일 1시간 30분씩 하고 있다. 위덕대에서 선수생활을 한 안나영 씨(체육교육과 석사과정)와 초등학교 때 잠깐 축구를 했던 이지현 씨(체육교육과 3학년)가 주축이 돼 SNUW FC를 만들었다. 교내 인터넷을 통해 모집했는데 한국이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3위와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체육교육과 출신이 많지만 박예주(경제학과 4학년), 조은비(의류식품영양학과군 1학년), 이명아(생명과학부 4학년), 마가람 씨(정치학과 3학년) 등 타과에서도 4명이 가입했다. 모든 운영비는 회비로 충당한다. 박 씨는 “평소 공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하는데 여자들이 함께 축구할 기회가 없었다. 그 기회가 와 잡았다”고 말했다. 이명아 씨는 “평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을 좋아했는데 여자팀이 생긴다고 해 달려왔다”고 했고 조 씨는 “보는 걸 넘어 직접 하고 싶었다”고 했다. 해보니 어땠을까. 이명아 씨는 “보는 것과 달랐다. 몸이 잘 안 움직인다”고 했고 박 씨는 “TV에서 보던 것을 직접 해보니 재미있다. 조금씩 실력도 늘어 성취감도 있다”고 말했다. 조 씨는 “평소 경기를 볼 때 공격만 신경 썼는데 이젠 수비 전술도 보인다”며 웃었다. 드리블과 패스 등 모든 게 서툴지만 이들은 “함께 공을 차며 땀을 흘리는 게 어떤 의미인지 이제 알겠다. 전술 얘기를 하며 밤을 보내는 합숙도 너무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주장 이지현 씨는 “서울대 여학생들도 축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여자 축구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011년 프로축구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는 대학 감독들이 드래프트제 폐지 시위를 벌였다. 전날 이곳에서 합숙까지 하며 회의를 한 이들은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이들은 “드래프트제는 선수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몸값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하는 잘못된 제도”라고 주장했다. 드래프트제는 과도한 금전 거래 등 신인 선수 쟁탈에 따른 폐단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지명권 제도.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는 자유계약제를 실시하지만 한국은 선수 몸값의 지나친 상승으로 프로 구단의 경영이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드래프트제를 실시하고 있다. 반면 대학 지도자들의 지나친 금품 요구도 드래프트제를 실시한 하나의 원인이다. 한 프로 구단 단장은 “사실 선수의 처지에서는 드래프트제가 독약이다. 하지만 대학 지도자들이 선수를 볼모로 과도한 돈을 요구하는 사례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유명 선수 하나로 뒷돈은 물론 축구장과 인조잔디 건설까지 바라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 지도자들은 “고등학교에서 선수를 데려오려면 돈이 필요한데 학교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대학은 스카우트비는 불법이라며 팀 운영비 외에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실 때문에 번번이 대학 지도자들이 금품 비리로 걸려들고 있다. 자유계약제가 실시되려면 대학이 먼저 변해야 한다. 프로에서 선수를 키우고 유망주들은 고교만 졸업하면 프로에 입단하는 추세니 대학은 다른 활로를 찾아야 한다. 고교 때까지 빛을 보지 못한 선수를 제대로 육성하는 것도 좋지만 지도자나 심판, 축구 행정가 등으로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 지금같이 선수를 키워 프로에 보낼 생각만 한다면 자유계약제를 실시할 경우 뒷돈과 이면 계약 등 폐해가 다시 나타난다. 대학도 지도자들이 성적에 얽매이기보다는 선수를 지도자나 행정가 등 다른 형태의 축구인으로 성장시킬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뒷돈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양종구 기자yjongk@donga.com}

“세계 유일의 분단 지역인 한반도에서 월드컵이 열리면 남과 북은 물론 세계 평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8일 방한한 블라터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FIFA는 세계 축구 발전과 사회 발전을 이뤘고 갈등을 넘어 화해와 평화에 큰 기여를 했다”며 체육훈장 최고 영예인 청룡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블라터 회장과 본관 충무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한 뒤 정몽준 FIFA 부회장 배석하에 만찬을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은 그동안 FIFA가 보여준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에 감사를 표하며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날이다. 한국이 얼마나 월드컵을 원하는지, 얼마나 잘 준비됐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은 “FIFA를 대신해 청룡장 수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보여준 성공적인 대회 운영과 열기를 봤기 때문에 한국이 2022년 월드컵 개최 준비가 잘돼 있음을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시간(오후 5시 40분쯤)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한국과 북한이 남자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아주 좋은 징조이다. 한국의 월드컵 유치는 남과 북을 연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은 “월드컵 개최지 선정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나는 회장으로서 공평하게 일을 처리해야만 한다”고 말해 12월 2일 개최지 선정을 위한 FIFA 집행위원회 표결에서 중립성을 잃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현지(22·LIG)가 7일 제주 해비치CC(파72)에서 열린 대신증권-토마토M 한-유럽 여자 골프 마스터스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하며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7언더파는 프로 데뷔 후 자신의 최저타이며 우승 상금은 6만6000달러(약 7300만 원).}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가슴을 쓸어 내렸다. 광저우 아시아경기를 위해 와일드카드로 선발한 골잡이 박주영(25·AS 모나코)이 우여곡절 끝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합류가 어려웠던 박주영은 적극적으로 구단을 설득해 ‘OK’ 사인을 받아냈다. 24년 만에 아시아경기 금메달에 도전하는 홍 감독은 성인대표팀에서도 킬러로 활약하는 박주영의 존재 유무가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기성용(21·셀틱)에 이어 박주영의 불참 소식은 선수들의 사기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었지만 박주영이 오게 돼 한시름 놓게 된 것이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 합류하고자 하는 의지가 컸던 것 같다. 그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며 반색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일 오후 5시 중국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북한과의 C조 첫 경기를 시작으로 금메달 사냥을 시작한다. 이 경기는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이자 첫 남북 대결이라 승패가 전체 선수단 사기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남아공 월드컵 대표 출신이 10명이나 포함돼 사실상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각국 대표팀 가운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우리 팀은 선수 한 명에 의해 좌우되는 팀이 아니다. 모두 다 베스트 11이라며 팀플레이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공격에 지동원(19·전남), 미드필더에 구자철(21·제주), 수비에 김영권(20·도쿄) 등을 내세울 예정이다. 박주영은 이날 오후에나 광저우에 도착할 예정이라 북한 경기에는 뛸 수 없고 10일 요르단과의 2차전에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조동섭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미드필더 김영준(27)과 박남철(25), 수비수 이광천(25) 등이 베스트 11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세계 랭킹 30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가 6일 중국 상하이 서산인터내셔널GC(파72·7143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해 세계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WGC에서 이탈리아 선수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1위 탈환을 노렸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6위(7언더파 281타)에 올랐다. ‘영건’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은 마지막 날 1타를 잃고 공동 16위(5언더파 283타)로 처졌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방세법 개정 움직임에 체육계가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지방세법 개정안은 경륜 경정 경마 등에 부가하는 레저세 10%를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으로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레저 세율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김 의원 측은 지자체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입법안을 발의해 조만간 행전안전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스포츠토토를 관할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KSPO)을 비롯한 체육단체들은 체육재정 기반 붕괴를 우려하며 법안 상정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KSPO에 따르면 올해 6826억 원 내외의 국가 체육재정 중 체육진흥기금이 5300억 원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했고 이 중 74%인 3900억 원을 스포츠토토 수익금으로 조성했다. 법이 통과되면 스포츠토토 매출(내년 예상 1조9570억 원)의 16%(레저세 10%, 지방교육세 4%, 농어촌특별세 2%)인 3131억 원이 더 나가고 결국 체육진흥기금(토토 수익금의 80%)은 2500억 원이 감소하게 된다. 체육단체들은 “체육 진흥을 위해 만들어 놓고 왜 다른 목적으로 써야 하느냐”며 법안 반대에 나섰다. 반면 김 의원 측은 “지자체 재정자립도 확보와 복지 향상 등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보면 선진국형으로 바뀌는 것이다”고 주장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는 지난해부터 초중고교 주말리그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학도 U리그를 만들어 2008년과 2009년 시범리그를 거쳐 올해부터 리그제를 하고 있다. 농구는 대학만 올해부터 리그제를 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방학을 이용해 토너먼트 대회도 하지만 정부 시책에 따라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주말리그제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지금까지 두 종목이 리그제를 통해 얻은 득과 실은 무엇일까.》○ 공부해야 한다는 인식 자리 잡아 지도자 대부분은 공부와 운동을 함께하는 취지의 주말리그제 실시에 공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초중고교 축구 리그를 실시한 뒤 한국갤럽에 의뢰해 선수(250명), 학부모(248명), 지도자(125명)를 설문조사해 지도자의 82.4%, 학부모의 81.9%가 대체로 만족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운동 기계가 아닌 학생의 본분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대부분이 공감하고 따르고 있다. 이젠 ‘축구만 잘해선 안 된다’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주 1회 경기가 있기 때문에 잘못된 것을 보완해 다음 경기를 치를 수 있고 굳이 부상을 무릅쓰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아도 되는 등 성적에만 급급하지 않는 프로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현장 지도자들의 목소리다.▼훈련 줄어 기량향상 미흡▼○ 아직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서울의 한 고교축구 지도자는 “수업을 다 들어가다 보니 하루 훈련 시간이 과거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고교생이면 프로와 대표선수를 꿈꾸는 나이인데 기량 향상이 잘 안된다. 이러다 공부도 운동도 다 놓칠 수 있다. 지금 1, 2학년은 정책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초중학교를 먼저 하고 고교를 나중에 하는 등 시간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다른 지도자도 “수준별 수업이 아니라 공부만 한 학생과 똑같은 교실에서 수업받다 보니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생 정도 되면 어차피 축구선수가 꿈인데 그에 필요한 과목을 현실에 맞게 따로 공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농구의 경우 주말에 한 경기만 치르는데 오히려 평일 훈련시간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겼다. 평일에는 훈련, 주말에는 경기를 하니 1주일 내내 시달려 휴식할 시간이 없는 게 문제다. 이렇다 보니 오전 수업만 들어가고 오후는 아예 빠지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 대학 선수라면 프로 선수로 성장할 때 필요한 과목이나 운동을 그만뒀을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자격증 공부 등 전문적인 공부를 시키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중심을 잡지 못해 다리가 후들거려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굵은 가을비에 바람까지 거셌지만 끝내 결승선을 통과했다. 24일 열린 베이징 국제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 4.2km에 출전해 44분 만에 완주한 뇌병변 1급 장애 고준형 씨(29)에게 마라톤은 자신을 극복하는 도구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장이다. 선천적인 장애를 타고난 고 씨는 운동을 통해 새 삶을 찾았다.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국토대장정을 다녀온 뒤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 내성적인 성격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세상을 향한 새로운 도전도 시작했다. 6년 전 대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장애인단체에서 일을 하던 그는 올해 대구사이버대 재활복지학과에 편입했다. 자신과 같이 장애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이번 베이징 마라톤은 첫 마라톤 도전이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회장 이상철)가 에쓰오일과 함께 베이징에서 ‘감동의 마라톤’을 벌인다는 소식을 들은 뒤 신청했고 공식 기록이 없어 9km를 1시간 45분에 달리는 테스트를 받고서야 비행기에 올랐다. 출발 전부터 쏟아진 비로 잘 정비되지 않은 도로는 물웅덩이로 가득했고 4만여 참가자들이 운집해 비장애인들도 달리기 힘겨운 레이스였다. 고 씨는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이 더 크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마라톤을 하면 정신이 맑아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항상 좋은 면을 보고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애인재활협회는 이날 양팔이 없는 지체장애인 김황태 씨와 시각장애인 이철성 씨 등 13명의 장애인과 함께 빗속의 감동 질주를 벌여 관심을 끌었다.베이징=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최근 끝난 제53회 한국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양용은이 노승열에게 10타를 뒤진 상태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한 것에 대해 스포츠심리학자들은 과정목표(Process Goal)에 집중한 선수가 결과목표(Outcome Goal)에 집착한 선수를 제압한 현상으로 분석한다. 우승을 눈앞에 둔 노승열이 지나치게 최종 결과를 의식하며 지키려고 하다 샷이 흔들리며 무너진 반면 사실상 우승을 포기한 양용은은 한 타 한 타에 집중해 스코어를 줄여 경기의 양상을 바꿨다는 것이다.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도 이런 심리적 현상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홍 감독은 18일 ‘아시아경기 금메달=병역 면제’라는 공식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면서도 1986년 서울대회 때 금메달을 딴 뒤 지금까지 노 골드인 게 병역 면제가 당근이라기보다는 독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골프의 예에서와 같이 그동안 한국 축구가 과정보다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금메달 생각은 버리고 매 경기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보통 스포츠에서 결과에 5%, 과정에 95%의 비중을 두고 경기에 집중해야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면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동기 부여는 될 수 있지만 최종 결과를 잘 내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특히 개인 종목이 아닌 단체 종목인 경우에는 과정에 집중하느냐 결과에 집착하느냐에 따라 플레이의 양상이 확연히 달라진다. 홍 감독이 염려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11명이 하는 축구에서 병역 면제라는 당근에 집착해 한두 명이라도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그 경기는 물론 대회 자체를 완전히 망칠 수 있다. 홍 감독은 당초 심리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 했으나 시기적으로 촉박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소통과 신뢰를 강조했다. 아시아경기라는 단일 대회를 위해 여러 팀에서 차출됐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서로 소통해 믿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계산에서다. 24년 만의 아시아경기 축구 금메달. 홍 감독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신라 천년고도 경주가 초가을 마라톤 축제에 휩싸였다. 17일 경주시민운동장을 출발해 시내를 돌아오는 동아일보 2010 경주국제마라톤대회(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 출발 때 기온은 섭씨 18.2도, 바람은 서남풍 2.5m로 다소 더운 날씨였지만 세계의 건각들은 열띤 레이스로 경주 시민들의 갈채에 보답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실버라벨 대회로 처음 열린 이날 레이스에서 에티오피아의 데제느 이르다웨(32)는 32km 지점부터 선두에 나서며 2시간9분13초를 기록해 압델라 팔리(34·모로코)를 11초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8분30초로 아쉽게 2위를 했던 이르다웨의 집념은 무서웠다. 30km까지 팔리 등 7명의 경쟁자와 함께 달리다 스퍼트를 시작해 2위를 30m 차로 제쳤고 끝까지 선두를 유지했다. 이르다웨는 “지난해 3월 2위를 해 아쉬웠는데 이번에 우승해 기쁘다. 한국과 나는 잘 맞는 것 같다. 서울코스보다 다소 어려웠다. 하지만 즐겁게 달렸다”고 말했다. 이르다웨는 우승상금 5만 달러와 2시간9분대 타임 보너스 1만 달러를 챙겼다. 국내 남자부에서는 이명승(31·삼성전자)이 초반부터 독주를 벌여 2시간16분19초로 2시간21분49초를 기록한 이명기(27·상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국제 4위)를 했다. 국내 여자부에서는 정윤희(27·대구은행)가 2시간32분9초를 기록해 2시간48분37초의 김선정(32·한국수자원공사)을 16분여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국내 남녀부 우승 상금은 각 1000만 원. 1만여 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는 초가을 천년 고도를 달리며 마라톤의 묘미를 만끽했다. 풀코스에 2500여 명, 하프코스에 2400여 명, 10km에 2300여 명, 그리고 5km 건강달리기에 2600여 명이 참가해 남녀노소가 즐겁게 경주시내를 질주했다. 마스터스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심재덕 씨(41)가 2분35분48초로 정상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는 지난해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20, 30대 여자부 우수선수인 정순연 씨(36)가 2시간55분44초로 우승했다.경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