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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1조8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경기 성남시 판교 지역에 4차 산업 플랫폼 기반 복합시설 개발사업에 투자한다고 11일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판교역 일대에 첨단 도시복합센터를 건설 중인 알파돔시티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이달 중 체결할 예정이다. 도시복합센터는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포함해 약 36만 m²에 이르는 규모다. 완공 후에는 40개 기업에 1만3000여 명이 근무하는 초대형 4차 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스포츠와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시설도 조성돼 판교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기대했다. 미래에셋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등 4차 산업 기업이 밀집한 판교에 혁신 기업이 공존하는 ‘혁신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알파돔시티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판교 테크노밸리 총 매출은 약 77조500억 원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금융이 투자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일몰 기한을 약 3주 앞둔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의 판매 잔액은 3조8068억 원, 계좌 수는 약 87만7000개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만 8546억 원의 자금이 몰릴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11일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별로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며 3가지 펀드를 추천했다. 펀드 선택에서 우선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양질의 기업을 찾는 것이다. 최근에는 기업의 잉여 현금 흐름에 주목하는 추세다. 이런 기준에 따라 종목을 담은 것이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다. 이 상품은 기업 이익의 질, 성장 가능성 등을 따져 전 세계 60∼9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하락 장에서도 수익률을 잘 방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중국본토A주펀드’는 상하이 A주와 선전 A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지 대형 운용사인 하비스트와 보세라를 통해 위탁 운용한다. 저평가됐지만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한다. ‘피델리티아시아펀드’는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한다. 각 나라의 산업 특징에 따라 25∼35개 종목을 담아 압축적으로 운용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가상화폐의 정확한 의미는 ‘암호화폐(Crypto Currency)’에 가깝다. 어려운 수학공식처럼 암호화된 데이터를 풀어내는 ‘채굴’ 작업을 통해 발행된다는 특징 때문이다. 가상화폐는 각 나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실물 화폐와 달리 실체가 없다. 암호화된 상태로 개인 대 개인(P2P) 거래 형태로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거래된다. 주식처럼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사고팔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2100만 비트코인으로 채굴량이 제한돼 있다. 무한대로 찍어낼 수 있는 일반 화폐와 달리 공급이 제한돼 있다는 특성이 비트코인의 희소성을 높인다는 분석도 있다. 소수점 이하 8자리까지 작은 단위로 매매할 수 있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리플 등 1200개 이상의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기술의 근간은 블록체인이다. 거래 정보를 암호화한 ‘블록’을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분산 저장시키는 디지털 장부를 가리킨다. 비트코인의 경우 10분마다 새로운 거래 정보를 담은 블록이 계속 연결된다. 이 암호는 해킹이나 위조, 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정 개인이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나 은행처럼 중앙에서 모든 거래를 관리할 필요가 없어 거래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진다는 이점도 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가 사회 문제로 비화하면서 정부 부처들이 대대적인 규제 및 단속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미 올 9월 가상화폐를 통해 투자금을 모집하는 행위(ICO)를 전면 금지하는 등의 ‘1차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그 후에도 가상화폐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투기 수요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이 같은 병리 현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고강도 대책을 준비하게 됐다.○ 관망에서 고강도 규제로 급선회 처음부터 정부는 가상화폐를 제도권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인허가 등 각종 규제안을 마련하는 데도 소극적이었다. 가상화폐가 거래되던 초기만 해도 투자자가 그리 많지 않았고 이들 간의 자발적인 거래를 막을 명분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기류는 지난달 말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청년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고 있고 범죄에도 이용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뒤였다. 가상화폐 관련 주무 부처인 법무부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영업을 전면 중단시키고 거래를 아예 금지하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이다. 다만 거래를 금지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체계가 없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불법 유사수신행위로 보고 단속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사수신행위는 불특정 다수에게 특정 수익률을 약정하고 자금을 끌어모으는 행위를 말하지만, 폭넓게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1인당 투자 금액이나 투자 자격을 제한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하지만 제도 마련이 쉽지 않다.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이나 가이드라인 등의 규제를 적용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외 사례도 두루 검토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는 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내년부터 금지할 예정이다. 가상화폐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적용할 자율규제안을 통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면 블록체인 등 기술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어설픈 움직임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발을 빼자 오히려 거래소가 남발하면서 사기 범죄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상태에서 뒤늦게 고강도 규제를 내놓으면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제도권 금융시장 진입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가상화폐가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거래된다. 11일 오전 8시(한국 시간)부터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의 선물(先物)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들어오는 만큼 투자를 주저하던 이들도 시장에 몰려들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반면 비트코인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져서 가격 변동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움직임과 시장의 투기 수요에 따라 앞으로도 가상화폐 가격이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시장에서도 가상화폐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를 열겠다고 발표한 SCI평가정보는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치자 일시적으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 지분을 가진 비덴트와 거래소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디지털옵틱은 이달 들어 주가가 각각 25.97%, 20.28% 올랐다.김성모 mo@donga.com·강유현·박성민 기자}
《 블록체인 기술이 경제, 금융의 신세계를 이루기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닐 수 있다. 기술은 번영을 창조하지 않는다. 번영을 창조하는 주체는 사람이다.―블록체인 혁명(돈 탭스콧, 알렉스 탭스콧·을유문화사·2017년) 》 새로운 기술을 마주할 때 인간은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갖는다. ‘알파고’의 등장 때도 그랬다. 인공지능(AI)의 묘수에 감탄하면서도 인간계 최고수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감출 수 없었다. 산업 응급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요긴하게 활용되는 드론이 테러, 몰래카메라와 같은 범죄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간담이 서늘해진다.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어떨까. 일단은 기대가 앞선다. 누군가는 “데이터 주권을 찾는 과정”이라고도 했다. 블록체인은 은행처럼 하나의 중앙 서버가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주체가 거래 장부 사본을 공유하는 ‘분산 장부’ 방식으로 작동한다. 개인정보나 거래 명세 등을 일종의 블랙박스에 담아 관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저자는 블록체인을 낡은 금융 시스템을 포함해 기존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꿀 ‘제2의 산업혁명’에 비유한다. 정부나 은행 등 거래의 중간 관리자가 필요 없는 세상이 오면 우버와 같은 최신 비즈니스 모델도 구식이 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0년 내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블록체인에 저장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모든 기술에는 양면성이 있다. 기술은 그 자체로 ‘선악’을 평가할 순 없지만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치와 영향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화폐가 돈세탁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가상화폐 광풍이 불어 닥친 한국에선 밤낮없이 그래프만 들여다보고 있는 ‘비트코인 좀비’가 급증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정부의 규제 강화에는 반대한다. 정보의 분권화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건전한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블록체인과 관련된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경제적·정치적 이익이 막대하다면 강력한 이익집단이 블록체인을 장악하려 들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국민연금이 KB금융 주주총회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했다는 뉴스를 본 순간 머리칼이 주뼛 섰습니다.” “국민연금이 국민 돈이지 정부 돈입니까. 왜 정부 마음대로 의결권을 행사하나요.” 국민연금공단이 정부 방침에 따라 주주권 행사 조짐을 보이면서 재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기업들은 주주권 행사라는 원칙은 인정하지만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과정에서 정부 입김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특히 현 정부가 진보진영과 노동계 여론을 등에 업고 전방위로 대기업을 압박하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정권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언제라도 기업을 흔들 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성과 평가업체 CEO스코어와 함께 매출 기준 상위 30대 기업을 분석해 보니 국민연금은 평균 8.89%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며 삼성을 벼랑 끝으로 몰았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삼성물산 지분은 7.12%에 불과했다. 국민연금이 마음만 먹으면 기업의 경영권이나 지분을 둘러싼 쟁탈전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거나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미치면서 특정 기업을 쥐고 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정부가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하면서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다. 지난해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소기업중앙회, 코스닥협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과 함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해서는 공개적인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도입을 주문했다. 전경련은 “2014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일본 상장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기업이 투입한 자본에 대한 수익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변화가 없다”며 무용론을 주장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의 이익률이 늘고 실업률이 줄어드는 등 제도의 효과를 봤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국민연금의 특성상 정부 입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1심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아직 대법원 확정판결 전이지만 국민연금이 정권 입김에 얼마나 취약한지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제도팀장은 “국민연금이 연금가입자의 수익성 증대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다른 의도를 가지고 주주권을 행사하려는 순간 ‘사실상 국유화’ 논란 등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재벌개혁을 목적으로 제도를 도입하려는 분위기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지속 가능한 재벌개혁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정부의 환상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아니고 정의의 수호자도 아니다”라며 “연금 가입자의 충실한 자산 관리인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공공부문이 관리하는 자산을 동원해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역량에 의문을 갖는 시선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기금운용본부의 연간 주식 의결권 행사는 약 3000건에 이른다. 하지만 이를 심도 있게 검토할 수 있는 조직은 사실상 운용전략실 산하 책임투자팀 소속 7명에 불과하다. 대개 주주총회 2주 전쯤 나오는 안건을 촉박한 시간 안에 분석해야 한다. 사안이 중대한 경우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외부 기관에 자문을 하지만 예산이 부족해 대다수 안건은 내부에서 분석할 수밖에 없다. 외부 자문을 거치는 것도 완전한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KB금융의 노동이사 선임 건과 관련해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민연금에는 찬성을 권고한 반면 다른 기관 투자가들에게는 주주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노조의 이익에 치우칠 수 있다며 반대를 권고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의견을 낸 것은 주주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국민연금의 내부 의결권 행사 지침을 기계적으로 따랐기 때문이라는 게 기업지배구조원 측의 설명이다. 반면 글로벌 자문사인 ISS는 주주이익 침해 우려를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으나 국민연금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GPIF)처럼 아예 외부 위탁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은 국내 주식투자를 모두 외부에 맡기고, 펀드 내 주식에 대한 의결권도 자산운용사가 행사한다. GPIF는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등 관리만 맡는다. 여기엔 “직접 투자를 하는 운용사들이 기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철학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대기업 계열인 자산운용사들이 기업친화적인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지만 반대로 국민연금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자산운용사들이 완전히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견해도 적지 않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의결권 행사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위원회의 의결권 행사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택 nabi@donga.com·박성민 기자}

“제가 살아온 과정과 현 정부를 끌고 가는 분들이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연임이 유력시되던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의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금융투자업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황 회장은 ‘검투사’라는 별명답게 업계의 이익을 잘 대변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황 회장이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자본시장 균형발전 30대 과제 등 산적한 현안들이 추진력을 잃고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황 회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시장주의자이지만 현 정부는 정부 역할을 강조하며 강한 정부, 큰 정부로 가려고 한다”며 “내가 시대적 분위기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불출마 배경을 밝혔다. 그는 “(정부에) 정책 건의를 해도 잘 통하지 않더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불출마 결심은 종합금융투자사의 기업 신용공여 한도를 현행 100%에서 200%로 확대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이의 제기에 국회 법안 통과가 지연되는 것을 보며 회의감을 많이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외교 용어로 척결이나 사형 대상은 아니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라는 말이 지금의 나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 정부와의 갈등을 내비쳤다. 업계도 황 회장의 퇴진을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 등 당국과 은행권 등에 맞서 목소리를 높일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황 회장이 해외 투자은행(IB)과의 격차 해소, 모험자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 온 중점 과제들도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한 대형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회장 투표권이 있는 회원사의 80% 이상은 황 회장을 지지했다”며 “차기 회장으로 누가 오든 업계 목소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 회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불출마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기업 그룹에 속한 회원사 출신이 후원이나 도움을 받아 회장에 선임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이미 몇 주 전부터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해도 증권사들은 ‘양치기 소년’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이맘때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올해 박스권(1,800∼2,200)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스피는 2,500 선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벌였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34% 오른 2,510.12에 장을 마쳤다. 연말이 되자 증권사들은 또다시 내년 지수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내년에는 코스피가 고점을 높여 3,000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에는 증권사들의 예측이 적중할지 주목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내년 2,800∼3,1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모든 증권사가 코스피 상단을 올해보다 높여 잡았다. 특히 많은 증권사들이 내년 코스피가 3,000 고지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코스피가 최고 3,100까지 오를 수 있다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내년 하반기(7∼12월) 국내외 변수에 따라 시장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지, 올해 증시를 끌어올렸던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지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이 빨라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지수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 시장을 둘러싼 변수를 예단하기 어려운 데다 매번 예측이 어긋나 증권사들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1년이나 앞서 코스피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내년 코스피가 2,900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5일 ‘2018년 한국 거시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국내 기업의 순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피 수익률은 원화 기준으로 14%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우려와 달리 반도체 시장 전망도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리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등 설비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내년 한국 수출 증가의 75%가량을 반도체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신민기 minki@donga.com·박성민 기자}
당뇨 환자들이 담배를 끊으면 10년 내 사망 확률을 34%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보험개발원이 개최한 ‘당뇨합병증 예측모형’ 설명회에서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초 당뇨 진단 후 금연한 환자의 10년 내 사망률은 3.9%로 계속 담배를 피운 환자의 사망률 5.9%보다 34% 낮다”고 밝혔다. 이는 22년 동안 담배를 피워 온 58세 성인 남성이 공복 혈당 130㎎/㎗을 유지했을 경우다. 연구진은 2003~2013년 당뇨 진단을 받은 환자 중 11만3984명의 검진 기록을 활용해 당뇨합병증과 사망률 예측 모형을 만들었다. 흡연은 당뇨 환자의 건강을 크게 악화시키는 주범이었다. 진단 첫 해 금연에 성공하면 향후 10년 동안 심근경색 발병률은 23% 낮아졌다. 같은 기간 누적 의료비는 450만 원 줄었다. 공복혈당 관리도 중요하다. 공복혈당을 150㎎/㎗에서 120㎎/㎗로 유지하면 사망률은 31% 낮아지고, 급성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률도 각각 9%씩 감소했다. 당뇨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고위험 질환이다. 조영민 서울대 의대 교수는 “40세에 당뇨가 있다면 평균 수명이 남자 6.3년, 여자는 6.8년 단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당뇨 환자들의 26.7%, 20.5%는 10년 안에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당뇨 발병 가능성을 58% 줄일 수 있다”며 식이요법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험개발원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건강관리를 잘 한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건강관리(헬스케어) 업종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했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 분식회계 같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제한하기로 했다. 향후 이런 회사들의 주식을 사들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보유 주식을 처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기업에 국민 지갑에서 나온 공적기금을 투자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국민연금이 가습기 살균제 기업이나 분식회계 등으로 지탄을 받은 기업에 투자한 것을 두고 많은 비판이 있다”며 ‘사회적 책임 투자 전문위원회’ 설치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회적 책임 투자 전문위원회는 이런 ‘문제 기업’을 선별해 투자 제한 등의 의견을 기금운용위원회에 제안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됐다. 현재 국민연금 위탁 자산의 10% 수준인 사회책임 투자를 5년 뒤엔 30%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올 7월 기준 6조2000억 원 규모인 사회책임 투자액이 향후 20조 원으로 늘어난다.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때도 사회책임 투자 계획이나 실적을 평가한다. 장기적으로 사회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실적이 좋고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사회책임 투자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됐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체 운용 자산의 절반가량이 이런 형태로 운용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화력발전에서 매출 30% 이상을 벌어들이는 기업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온실가스, 미세먼지 등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민연금은 또 내년 하반기(7∼12월)에 기관투자가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진다.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은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공개하고 사외이사를 직접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장관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적용 대상은 제한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자칫 개별 기업에 무리하게 ‘나쁜 기업’이라는 딱지를 붙여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의견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부 입김을 차단하지 못하면 자칫 기업 길들이기로 악용될 수 있다. 국민연금이 투자 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역량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코스피는 30일 뉴욕 증시의 기술주 하락 여파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북핵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한 달여 만에 2,500 선 아래로 내려갔다. 특히 정보기술(IT) 종목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6.53포인트(1.45%) 내린 2,476.3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50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10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6000억 원 가까이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각각 3.42%, 6.80% 떨어졌다. 코스피 약세를 이끈 건 미국 증시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뉴욕 나스닥 지수는 1.27% 하락했고, 기술주는 2.6% 내렸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시장에선 “예상됐던 기준금리 인상이나 거의 일상화된 북핵 리스크보다 뉴욕 증시의 갑작스러운 기술주 하락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 많았다. 금융투자업계는 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을 경기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소수의견을 내놓은 것을 보면 내년에도 완만한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이날 환율은 전날 대비 11.4원 상승한 1088.2원에 장을 마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의 원화 강세는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에 환율 하락 압력은 당분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이 많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기준금리가 오르면 증시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올 들어 계속된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으로 원화 강세가 더욱 가속화될 경우 국내 수출업체들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7.6원 하락한 1076.8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5년 4월 30일 1072.4원 이후 2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북핵 리스크가 다시 불거져 환율이 오를 것(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최근 강세 추세를 막지는 못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리가 낮은 선진국에서 자금이 한국으로 몰린다. 이러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높아지게 돼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한은 기준금리는 2016년 6월 1.25%로 내린 후 1년 6개월 동안 유지돼 왔다.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 6년 5개월 만의 인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오르면 실제로 원화 강세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인상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2005년 10월 1046.2원에서 2007년 10월 914.5원으로 낮아졌다. 2010년 7월 1204.9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2011년 7월 1058.5원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금융계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2%가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를 돌파할 것이 유력한 데다 소비심리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을 만큼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금리 인상을 유력하게 보는 근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지명자는 28일(현지 시간) 청문회에서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근거들이 모이고 있다”며 연내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단행돼도 향후 추가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최근 코스닥 지수가 10년 만에 장중 800 선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공모주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상장한 공모주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새내기주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17개를 포함해 모두 60개다. 이 중 스팩을 제외한 43종목은 24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평균 66.7% 올랐다. 올 한 해 코스닥이 25.5% 오른 것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24일 상장 당일 공모가 3만5000원의 갑절로 오른 7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조 원에 육박해 코스닥 시장 14위에 올랐다. 최근 방영 작품들의 연타석 흥행과 코스닥 제약·바이오주 투자 열기가 엔터주 등 다른 종목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공모주 청약 경쟁도 치열하다. 교통 솔루션 기업 에스트래픽은 1128.1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청약 신청 금액의 절반을 내는 청약증거금만 2조4030억 원이 몰렸다. 추석 이후 상장한 상신전자, 영화테크, 비디아이 등도 청약경쟁률 1000 대 1을 넘었다. 새내기 주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두드러지는 업종은 바이오 분야다.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개발로 주목받은 티슈진은 공모가 대비 123.7%(이하 24일 기준) 상승해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9월 상장한 항체신약 개발사 앱클론의 종가는 8만5200원으로 공모가의 약 8배로 올랐다. 올해 상장기업 중 상승률 1위다. IPO 시장 열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에는 시가총액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진에어가 청약을 마감한다. 공모 예정가는 2만6800∼3만1800원으로 총 공모 규모는 3000억 원을 웃돈다. 다음 달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디바이스이엔지와 클린룸 제어 시스템을 생산하는 시스웍이 청약에 들어간다. 일각에서는 공모주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관 투자가들은 관심을 두지 않지만 개인 투자자들만 지나치게 몰리는 과열 흐름이 감지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모주 성적은 편차가 크다. 올해 코스닥 상장 기업 43곳 중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 이상으로 크게 오른 기업은 10곳이었지만, 14곳(32.6%)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여전히 공모가가 과다 책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공모가 범위를 정하기 위해 동종업계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비교하는데 최근 실적이나 부채비율 등 경영 여건이 경쟁 기업보다 뒤지는데도 더 높은 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피해를 보는 개인투자자들이 속출하는 이유다. 일반 투자자들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미래가치와 기대 실적을 정확히 판단하기 힘들다. 상장 시점에 기업 실적이나 가치가 고점을 찍은 것은 아닌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주는 같은 업종 기업들보다 변동률이 2배 이상 높다고 봐야 한다”며 “공모주는 리스크가 큰 만큼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주식 시장 상승장에 올라타기엔 ‘막차’가 아닐까 두렵고, 부동산은 정부 규제 강화로 섣불리 투자가 망설여진다. 이에 안정적이면서도 장기투자에 적합한 투자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연금저축계좌를 통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허용하면서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가 주목받고 있다.》미래에셋대우는 업계 최초로 연금저축계좌를 통한 ETF 매매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인버스·레버리지 ETF를 제외한 국내 상장된 모든 종목에 투자가 가능하다. 기존 일반계좌에서 ETF를 매매하던 고객이 연금저축계좌를 이용할 경우 연간 납입액 400만 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ETF는 실시간으로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수수료가 저렴해 저금리 시대의 장기 투자 수단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상품 구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일반 펀드보다 낮은 수수료에 자산을 다양하게 배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연금저축계좌는 금융기관 간 자유롭게 이전이 가능하며, 온라인에서도 이전 신청을 할 수 있다. 수익률에 대한 기대도 높다. ETF는 지수를 안정적으로 추종하도록 설정돼 있고, 주식과 동일하게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펀드로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지수 상승세로 수익률이 높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코덱스200 ETF’는 최근 5년간 연평균 5.9% 상승해 연평균 3% 수준에 그친 정기예금 수익률을 앞질렀다. 금융투자업계는 EFT 거래 허용으로 고객 수와 수탁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저금리 기조와 국내외 증시 호조로 인해 펀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연금저축계좌 ETF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한 안정적 자산운용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금저축계좌 이전 고객과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금액에 따라 최대 5만 원 까지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12월 31일까지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10월 말 기준 개인연금 계좌 15만264개, 적립금 2조6699억 원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10대 그룹 상장사의 올해 3분기(7~9월)까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갑절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주가도 크게 올라, 실적 전망을 고려해 종목을 고른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2조45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31조9660억 원보다 95.4% 늘었다. 이는 지난해 총 영업이익(약 45조 원)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연말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약 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까지 이들 기업의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한 592조5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체 영업이익의 52.2%를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해 이익 편중 현상은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이 171.1% 증가한 27조504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SK그룹(13조4580억 원), LG그룹(6조2150억 원), 현대차그룹(5조4580억 원)이 뒤를 이었다,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주가도 크게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한 코스피 상장사 217곳은 주가가 평균 22.3%(22일 기준) 올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731개사 중 작년 동기 실적과 비교가 가능한 630개사를 대상으로 실적과 주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같은 기간 630개 종목은 평균 7.09% 올랐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요즘 분위기대로라면 내년 3월 주주총회 때는 국민연금공단이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될 것입니다.” 국내 유력 금융지주회사의 한 임원은 최근 사내 비공식 임원회의에서 조심스레 이 같은 말을 꺼냈다.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노동이사) 선임 안건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것을 보고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행보가 본격 시작됐다’고 본 것이다. 이 임원은 “아무리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연금이 여론을 등에 업고 주주총회장에서 안건을 내면 현재로선 막을 방법이 없다”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회사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기업 의사 결정의 핵심인 인사권 행사에도 국민연금의 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을 운영하는 서울고속도로㈜ 신임 대표이사 후보에 강태구 씨(53)를 추천했다. 국민연금은 이 회사 지분 86%를 가진 대주주다.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 기업에 대한 인사권 행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인사는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인 수많은 국내 상장·비상장 회사 경영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약속하면서 주요 주주로서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제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금 독립성이 제도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지분 권한을 행사할 경우 국민연금이 기업경영 간섭과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KB금융 노동이사 찬성 사례가 대표적이다. 주주 대부분과 국민연금의 공식 자문역인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등이 “주주 이익에 반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지만 국민연금은 듣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주 이익이 아닌 정권 코드에 맞는 주주권 행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기범 명지대 교수는 “현재 국민연금 지배구조에서는 정부가 정치 또는 정책적 필요성에 따라 기금을 운용할 수 있다. 여전히 정치 논리가 국민연금 지배구조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국민 노후 보장이라는 본래 목적을 잃고 정부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쌈짓돈으로 쓰여 기금의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 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있는 것이다. 대기업 개혁 등 정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이유로 국민 노후 호주머니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신민기 minki@donga.com·박성민 기자}

국민 노후를 책임질 최후의 보루인 국민연금공단이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기업 경영개입 도구, 공약 이행을 위한 쌈짓돈으로 남용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독립성이 담보돼야만 안정적 운용으로 ‘국민 노후 보장’이라는 연금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가 재벌 개혁 등의 정책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국민연금을 동원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한국 경제의 체질만 허약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기업에 막강한 지배력 행사 가능 국민연금은 국내 기업에 막강한 지배력을 휘두를 수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124조3000억 원(올해 8월 말 기준)에 달하고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은 275곳(10월 말 기준)이다. 삼성전자와 포스코, 네이버 등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경영과 관련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 인사권 행사도 가능한 구조다.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는 문제를 삼기 어렵다. 문제는 기업에 막강한 힘을 가할 수 있는 국민연금이 정치 외압을 이겨내기에는 터무니없이 허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공단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이 임명하도록 해 사실상 청와대가 인사권을 행사한다. 기획재정부의 경영평가도 받는다. 이달 취임한 김성주 신임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으로 현 정부 출범 초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자문단장을 지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공공기관 특성상 주주권 행사에 정부 영향력이 어떤 식으로든 가해질 수 있다. 가입자 이익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적 의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는 늘 외압의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특검은 청와대가 복지부를 통해 국민연금을 압박해 합병을 성사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합병의 목적과 절차가 합법적이라는 민사 판결과 그렇지 않다는 형사 판결로 엇갈린 판단을 내렸다.○ 정부 쌈짓돈으로 전락 국민연금 기금이 정부 정책 추진의 재원으로 활용되는 것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일정 수준의 수익률만 달성하면 되는 게 아니냐는 반박도 있지만 국민연금 기금이 ‘정부 쌈짓돈’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연금을 활용해 공공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공약으로 내건 게 대표 사례다. 정부가 보육시설 확충, 임대주택 건설, 요양분야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국공채를 발행하면 이를 국민연금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기금을 예산처럼 쓰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의지에 발맞춰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공공투자가 국민연금기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1차 결과는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된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국민연금 기금에서 매년 10조 원씩 10년간 100조 원을 들여 공공장기임대주택과 보육시설에 투자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 토론회 등에 가보면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자기 지역구에 국민연금 기금으로 어린이집을 짓거나 고속도로를 깔겠다는 공약을 한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도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의 필요 재원 일부를 국민연금에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가 반발에 부딪혀 공약 자체를 축소하기도 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국공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공공투자를 할 경우 회계상으로도 정부 부채로 잡힌다. 결국 나랏빚이 늘어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해외 연기금은 정부와 독립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쓴다. 기금 운용과 관리조직을 분리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모범적인 연기금으로 꼽히는 캐나다 공적연금(CPP)은 1990년대 기금 고갈 위기에 직면했던 적이 있다. 정부의 잦은 간섭이 원인으로 꼽혔다. 캐나다 정부는 과감히 메스를 댔다. 1998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를 설립하고 금융·경영 전문가를 모아 경영진을 꾸렸다. 기금 운용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제한도 없앴다. 유럽 2위 규모 연기금인 네덜란드 공적연금(ABP)도 비슷하다. 2008년에 자회사로 자산운용공사(APG)를 설립해 기금 운용 독립성을 보장한다. 2014년부터는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탁자위원회에 연금 수급자 대표가 참여하도록 했다. 박유경 APG 아시아지배구조 담당이사는 “의사결정 구조가 외부 목소리로부터 완전히 보호되기 때문에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운용 기금 대부분을 위탁운용하는 일본 공적연금(GPIF)은 의결권도 외부 자산운용사가 직접 행사한다. 의결권을 정부가 직접 행사할 경우 필연적으로 외풍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연금투자위는 매년 책임투자보고서에서 의결권 행사 내용을 공개한다. 의결권 행사 기준은 기업의 장기성과를 높이고 투자 손실 위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신민기 minki@donga.com·박성민 기자}
코스닥 지수가 10년 만에 장중 800 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1월 월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사상 최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24일 코스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조4165억 원으로 집계됐다. 1996년 7월 코스닥 시장 개설 후 역대 최대 규모다. 벤처기업 열풍으로 거래 규모가 가장 컸던 2000년 2월(4조5761억 원)보다 40.2%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매월 2조∼3조 원대를 유지하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급등했다. 코스닥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달 개인투자자 전체 거래대금은 99조5800억 원으로 지난달(52조7145억 원)의 갑절 가까이로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기관투자가 등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바이오 버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실적에 비해 고평가된 종목이 많아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버블처럼 향후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코스닥이 무서운 기세로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코스닥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21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0.52% 오른 789.3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코스닥은 연일 고점을 높이고 있다. 코스닥은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10일 이후 이달 21일까지 20.59%가 상승했다. 최근 코스닥이 급등한 것은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의 투자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 기관 자금이 수혈되면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 중 2.1%에 불과한 코스닥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13조 원이 코스닥에 유입되는 효과가 생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코스닥 중심 자본시장 혁신 방안을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은 그동안 코스닥 시장 성장의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꼽혀 왔다. 국민연금은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 602조7000억 원 가운데 국내 주식에 20.6%를 투자하는데 이 중 코스닥 비중은 2.1%로 2조6000억 원이다. 전체 자산 가운데는 0.4%에 불과한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이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코스피에 비해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데다 성장에도 한계가 있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의 마이너리그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에 국민연금 같은 대형 자금이 투입되면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기금이 매매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민우 사학연금 주식운용팀장은 “수조 원 규모의 연기금의 경우 시가총액이나 유통 주식이 적은 소형 종목에 투자하는 데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코스닥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렸더라도 이익 실현을 위해 주식을 매도할 때 이를 받아줄 수 있는 투자자들도 많지 않다. 코스닥 종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도 한계로 꼽힌다. 현재 국민연금은 대부분 위탁을 통해 코스닥 투자를 하고 있는데, 1257개 코스닥 종목을 직접 분석해 투자 결정을 내리기엔 역부족이다. 셀트리온 등 대장주를 제외하면 코스닥 종목에 대한 투자 리포트도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코스닥 시장의 시총 상위 종목에만 투자하기에는 모험자본 시장으로서의 코스닥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정부 취지에 어긋난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쌈짓돈처럼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는 절실하지만, 무분별한 돈 쏟아붓기 식으로는 버블 붕괴에 따른 시장 충격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보다는 시장의 인프라와 제도를 개선하고, 코스닥 기업이 견실한 실적을 내며 시장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권에 따라 연기금이 움직이게 되면 시장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며 “국민연금 기금을 통한 인위적인 부양은 시장에 불필요한 기대를 만들 수 있고, 기금의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도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신민기 minki@donga.com·박성민 기자}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 지진 피해 보상을 강화한 지진특화 보험상품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보험회사들과 지진 보험상품의 보험료와 보험금을 확정해 내년부터 소비자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현재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 보상은 화재보험 지진특약 가입자 등으로 한정돼 있고 보상 범위가 좁아 가입자가 미미한 수준이다. 이창욱 금융감독원 보험감리실장은 “화재보험의 지진특약은 보험료가 연 5000원, 보상금은 최대 1억 원에 불과해 지진 피해를 보상하긴 역부족”이라며 “보상 범위와 한도를 확대하면 사실상 지진 전용 보험과 같은 효과가 생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지진 보험상품을 썩 내켜 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진은 일반 재해보다 발생 빈도가 낮아 손해율(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은 낮지만 자칫 대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보상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지진 피해 통계가 부족해 위험률(사고를 당할 확률) 산출도 어렵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보험개발원의 참조 요율을 기준으로 상품을 만들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는 화재보험 지진특약의 3, 4배로 예상한다”며 “지역별 지진 발생 위험도를 고려해 요율을 차등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최근 지진이 잦았던 경북지역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더 비싼 보험료를 낼 수도 있다. 가입자가 얼마나 늘지도 미지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진 피해 관련 보험의 총 가입 금액은 2987조 원이며 이 중 98%(2917조 원)는 기업이 주로 가입하는 재산종합보험이다. 국내 주택의 가구별 지진특약 가입률은 3.2%로 일본의 30.5%에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정책보험 상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진보험회사(CEA)를 직접 운영한다. 각 지역의 지진 위험 정도, 주택의 건축 연도나 층수 등에 따라 보험료율을 달리한다. 일본도 일본지진재보험회사를 설립해 민간보험사의 리스크를 분담한다. 보험금은 일반 화재보험의 30∼50% 수준으로 건물은 5000만 엔(약 4억8500만 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