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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주차장에서 스마트키 버튼을 눌렀다. 링컨 ‘MKC’ 양 옆으로 하얀 스포트라이트가 비치더니 가운데 링컨 엠블럼이 나타났다. “나 여기 있어”라고 속삭이듯. 매끄러운 차체에 날개를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 멋있었다. 링컨의 최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답게 차체가 낮아 치마를 입고도 쉽게 탈 수 있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버튼식 기어. 센터페시아 좌측에 세로로 주차(P) 후진(R) 등 기어버튼이 달려 있었다. 평소엔 괜찮았지만 주차하려고 기어를 계속 바꿔야 할 때는 불편했다. 달려봤다. ‘이게 바로 가솔린의 맛이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안정적이어서 장시간 운전해도 편안했다. 노멀모드에서도 시속 140km까지 시원하게 뻗어나갔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니 가속력이 폭발적으로 배가됐다. 핸들링도 민첩했고 코너링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시속 70∼80km에서 급정거했는데 제동거리도 꽤 짧은 듯했다. 사이드미러 위쪽엔 별도 렌즈가 달려 사각지대에 접근하는 차량을 보여줬다. 경보등을 장착한 다른 차량과 달리 아날로그식 접근이 신선했다. MKC는 운전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차다. 충돌 경보 민감도를 하이, 노멀, 로 중 설정할 수 있었다. 다른 차들은 통상 고속주행 중일 때만 경보가 울리는데 MKC는 시속 30km 수준에서도 앞차가 멈추면 경보가 울렸다. 차선 이탈 경보 장치도 단순 경보 기능과 핸들까지 움직여주는 기능 중 선택할 수 있었다. 무드등의 색깔도 선택 가능했다. 운전석에 타고 내릴 때 의자와 스티어링휠이 움직이게 할지 말지도 선택할 수 있었다. 운전모드를 바꾸는 과정은 번거로웠다. 왼쪽 핸들에 있는 화살표를 누른 뒤 세팅→비히클→드라이브 컨트롤→핸들링 인 D(또는 S 또는 퍼포먼스 인 S)→컴포트, 노멀, 스포트(또는 노멀, 스포트) 중 선택 등 6단계를 거쳐야했다. 음성 명령으로 라디오 주파수를 바꾸고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은 편리했다. 그러나 영어만 되고 콩글리시는 못 알아들었다. “래이디오”라고 하면 알아듣고 “라디오”라고 하면 ‘오디오’로 인식했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9.0km로 낮은 편. 2.0L 에코부스트 4기통 터보차저 엔진,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으며 4륜구동이다. 패들시프트도 있다. 최대 출력은 243마력, 최대 토크는 37.3kg·m, 가격은 4960만∼5300만 원이다. yhkang@donga.com}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이 17일 KBS와 다시 인터뷰를 갖고 이번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서’를 10여 차례 다시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또 회사 측이 사건을 최초로 보고한 e메일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박 사무장은 인터뷰에서 8일 국토교통부에서 첫 조사를 받은 뒤 한 대한항공 임원이 불러 “국토부에서 ‘승무원들이 작성해 제출한 사실관계 확인서가 국토부의 시간대별 항공 동선이나 내부 상황 관련 자료와 맞지 않으니 다시 써 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말해 10여 차례 다시 썼다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국토부가) 회사에 (확인서를) 작성해 가져오라고 얘기했고 나는 회사 관계자들 앞에서 확인서를 작성했다”며 “과연 내 의지대로 작성할 수 있었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나와 그 당시에 있던 관계자들은 (뉴욕 공항에 내린 후) 최초 보고 e메일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자택에 남겼다는 사과 쪽지도 공개했다. 수첩을 찢은 쪽지에는 ‘직접 만나 사과드리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갑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써 있었다.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이) 조금이라도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쪽지를 받고) 더 참담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글로비스는 현대·기아자동차 해외 공장에 수출한 자동차부품 누적 규모가 지난달 말 1000만 상자를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2004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NF쏘나타’ 부품을 처음 공급한 이후 10년 만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2조7000억 원, 자동차 생산량으로는 800만 대 규모다. 현대글로비스는 어느 정도 조립한 부품을 가로 119cm, 세로 113cm, 높이 110cm 상자에 넣어 미국 중국 등 8개국의 현대·기아차 10개 공장에 수출했다. 1000만 상자를 한 줄로 세우면 그 길이가 1만3350km에 이른다.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미국 뉴욕까지 도달하는 길이다. 부품은 ‘쏘나타’ ‘아반떼’ ‘쏘렌토’ 등 27개 차종에 쓰였다. 1000만 상자 달성을 기념해 현대글로비스는 16일 충남 아산 컨벤션홀에서 ‘상생협력 워크숍’을 열었다.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이 우수 협력사에 감사패와 격려금을 전달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18일은 정유 석유화학 업계에는 ‘운명의 날’이다. 기획재정부에서 열리는 차관회의에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관세를 최대 2% 부과하는 안이 상정될 계획이다. 이 안이 의결돼 23일로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정유회사들은 내년부터 3000억 원 안팎의 관세를 내야 한다. 이미 국제유가 급락으로 정유 4사의 정유부문 적자가 1조 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17일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국내산 나프타에 최대 2%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정유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원유를 정제해 얻은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린다. 나프타를 정제하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이 나오고 이를 다시 정제하면 플라스틱이나 섬유의 원료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96년부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왔다. 특정 원유를 나프타 제조용으로 썼다고 증명하면 원유를 수입할 때 낸 관세 3%를 환급해 줬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환급액은 3300억 원(1억3800만 배럴)이다. 정부는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이 할당관세를 폐지하거나 1∼2% 수준으로 축소하려 하고 있다. 문제는 나프타에 관세가 부과되면 국산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오르게 되고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 중동 미국 등은 국제 시장에 값싼 화학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서 자급률이 90%를 넘어선 석유화학 제품은 2010년 2개에서 내년 9개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유국인 중동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유 정제설비를 대거 증설하고 있다. 중동산 에틸렌 생산원가는 국내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중동의 에틸렌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0년 8%에서 지난해 19%까지 올랐다. 미국도 셰일가스 붐에 힘입어 저유가의 덕을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회사들은 국내에서 생산한 나프타의 15∼20%를 해외에 수출하고 석유화학 회사들은 제품의 55%를 수출하는 상황에서 국산 나프타에 관세가 붙으면 업계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플라스틱과 섬유 등 내수 제품의 가격도 오른다. 한국자원경제학회는 나프타 할당관세가 폐지되면 전 산업의 물가가 평균 0.028% 오르고, 특히 화학제품 물가는 0.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석유화학 회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나프타 수입 물량을 늘리게 되면 별도 저장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비산유국 중 유일하게 원유에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0.1∼0.2%), 호주(0.4%), 멕시코(10%) 등 4곳뿐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자원 빈국은 오히려 원재료에 관세 철폐를 하고 산유국들은 자국 산업 보호 차원에서 관세를 매기는 상황인데 정부는 세수를 확보하겠다며 관세를 더 부과하는 ‘역주행’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삼성전자 직원 10만 명 중 여성은 2만7000명, 이 중 40%가 기혼 여성, 약 3400명이 임신부다. 여직원이 많다 보니 ‘모성 보호’는 회사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에 삼성전자는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임신부에게 색깔이 다른 사원증을 별도로 제공한다. 주차장엔 전용 구역을 마련하고 통근버스에 배려석을 운영한다. 인사제도도 바꿨다. 상사가 임신부에게 하위 고과를 부여하면 인사팀에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LG전자는 육아휴직자에게 인사평가에서 평균 등급(B)을 부여한다. 여직원들이 경력관리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육아휴직을 꺼리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13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여성 인재 활용법을 공유하는 토론회가 16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한상의와 여성가족부 주최로 열렸다. 6월 정부와 기업·단체 100곳이 구성한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 성과를 점검하는 취지다. 풀무원은 ‘임산부 단축 근로 자동시행제도’를 운영 중이다. 임신 12주차 이전, 36주차 이후엔 2시간씩 단축근무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상사의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제도가 도입된 후엔 인사팀에 임신 몇 주차인지 알리기만 하면 상사 승인 없이도 단축 근로제를 활용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과 근무 제로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사팀은 컴퓨터 로그오프 시간을 기준으로 2주마다 초과 근무 현황을 최고경영자(CEO)에게 보고한다. 초과 근무를 불필요하게 많이 한 조직은 팀장의 인센티브가 삭감된다. 박현섭 SK이노베이션 팀장은 “여성들에게 아이와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가정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려는 취지”라고 소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연내 57개 계열사 중 20곳에서 판매 서비스 상담 연구개발 등의 직군에서 시간 선택제 일자리로 경력 단절 여성 650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그룹은 10개 계열사에서 경력 단절 여성을 채용하는 ‘리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회사 적응을 돕는 버디 제도, 전일제 직원들과의 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케어 프로그램’ 등을 병행한다. 여직원을 배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로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연주 한국IBM 상무는 “여성이 임원으로 진출한 사례가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내부 전문가를 양성하기보다는 외부에서 급히 수혈해 오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IBM은 임원 후보 교육 프로그램에서 여성을 1명 이상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국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제가 활력을 갖기 위해선 여성의 경제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며 “여성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관습이 아닌 합리성에 기반한 인사평가 시스템을 만들고, 여성에게도 인사와 평가의 권한을 온전히 부여해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성규 기자}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도레이케미칼 회장(사진)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도레이첨단소재와 도레이케미칼의 시너지가 본격화되는 내년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10%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월 도레이첨단소재가 웅진케미칼(현 도레이케미칼)을 인수한 뒤 도레이케미칼의 매출을 2020년 2조 원(지난해 1조329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년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회장은 “내년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0원 이하(16일 약 920원)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품의 50∼60%를 수출하는 도레이첨단소재, 도레이케미칼에는 불리한 경영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가격경쟁력, 품질, 남들이 없는 제품, 이 세 가지 원칙을 지킨다면 제조업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들이 없는 제품’의 예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를 꼽았다. 이 회장은 “도레이첨단소재가 7월 착공한 PPS 군산공장은 내년 말에 완공할 계획”이라며 “원료부터 PPS 수지, 컴파운드까지 일관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공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중국이 우리의 시장이 됐다”며 “중국은 한국보다 시장이 크지만 아직 PPS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팀의 리더로서 구성원들에게 일을 효과적으로 잘 배분함으로써 맡은 일을 잘 수행했던 사례가 있습니까?” 국내 기업 경영관리직군에 응시한 구직자는 면접장에서 이런 내용의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질문은 대한상공회의소와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만든 ‘핵심 직무역량 평가 모델’에 나온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대한상의의 평가 모델은 지난해 30개, 올해 180개 기업에 보급됐다. 현대모비스 현대해상화재보험 대우건설 에쓰오일 에어부산 한국도로공사 남동발전 LX대한지적공사 등이 받아갔다. 스펙 위주의 채용을 타파하고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면접장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구직자들이 새겨야 할 원칙은 ‘거짓말 금지’다. 평가 모델에 따르면 면접관들은 “당시 상황을 이야기해 달라” “지원자가 맡았던 역할은?” “구성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결과는 어땠나” 등 질문을 던져 대답이 진실인지 끈질기게 검증한다. 답변에 대해선 증거를 제대로 제시했는지 5점 척도로 평가한다. 토론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소통 능력이다. 샘플로 나온 토론 문제는 “1인 가구를 위한 카드상품을 개발하라”고 한 뒤 국가별 1인 가구 비중, 1인 가구 증가 요인, 1인 가구의 소비 지출액 등을 제시했다. 방창률 대한상의 기업인재평가사업팀장은 “토론 면접에서는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정확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제한된 시간 내에 객관식 문제를 푸는 역량 테스트(인적성 검사) 문제 샘플은 50%가 지문을 읽고 푸는 언어능력 문제로 채워졌다. 사무라이 자본주의, 카스트로 자본주의, 카우보이 자본주의, 사회주의적 자본주의 등 각종 자본주의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은 뒤 “글에서 다룬 것이 아닌 것을 고르시오”라고 하는 식이다. 대한상의는 구직자에게 보편적으로 중요한 역량 13가지로 △조직 이해 △문제 해결 △도전정신 △팀워크 △소통 △글로벌 마인드 △목표의식 △대인관계 형성 △윤리의식 △성실성 △수리능력 △정보기술 활용 △자기개발을 꼽았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강력한 오너십을 기반으로 성장가도를 달려온 한국의 기업 생태계에선 언제든 ‘오너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자수성가한 창업가가 아니라 비교적 순탄하게 자라온 오너 2, 3세에 대해 대중은 도덕적으로 더욱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오너를 중심으로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른 신속하고 신중한 대처가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의 부정 입학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영훈국제중이 성적을 조작해 이 부회장 아들을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에 합격시켰다는 것이다. 사건이 불거지자 이 부회장은 아들을 학교에서 자퇴시키고 “아들의 학교 문제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당시 고위 임원이 이 부회장의 직접 사과와 아들의 자퇴를 권유했고 이 부회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초 현대캐피탈에선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노르웨이에 출장 갔던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은 즉시 귀국해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비난의 대상이 아닌 피해 기업으로 인식됐다. 올해 2월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내 체육관 붕괴 사고가 났을 때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사고 직후 곧바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튿날에는 “엎드려 사죄한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오후엔 희생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조형진 AT커니코리아 파트너는 “기업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오너는 기업이 ‘자기 회사’가 아니라 ‘우리 회사’라는 점과 구체적인 의사결정에 대해 본인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장 환경에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뿐입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1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기아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세계 경제의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유가 하락에 따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 (내년) 자동차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임탁욱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 등 임원과 해외법인장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지역별 실적과 현안을 공유하고 이듬해 생산·판매 전략을 논의하는 해외법인장 회의는 정 회장 주재로 매년 상·하반기 한 번씩 열린다. 정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800만 대는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정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발표한 786만 대를 넘어 800만 대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은 “성과에 취하거나 불안한 세계경제 전망에 위축되지 말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754만8549대를 팔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11월 국내 103만3016대, 해외 621만2596대 등 총 724만561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692만 대)보다 판매량이 약 4.8% 늘었다. 국내에선 수입차 공세 속에 판매량이 2.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해외에선 중국, 브라질, 인도, 미국을 중심으로 5.1% 늘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올해 세계 승용차 판매량이 지난해(8099만 대)보다 3.5% 증가한 8383만 대, 내년은 올해보다 3.9% 늘어난 8710만 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 회장은 내년 화두로 ‘친환경차’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내년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친환경차들을 선보이는 중요한 해”라며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KARI는 내년 친환경차 시장 규모를 올해(196만 대)보다 22.2% 증가한 240만 대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신차를 대거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내년 상반기(1∼6월)엔 현대차 ‘투싼ix’와 기아차 ‘K5’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 하반기(7∼12월)엔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스포티지R’ 풀체인지 모델이 나온다. 친환경차 라인업도 보강한다. 16일 ‘LF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서막으로 내년 상반기 현대·기아차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쏘나타 PHEV’를 국내와 미국에 선보인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고객 여러분의 질타에 깊이 반성하며 기름값 현실화에 힘쓰겠습니다.” ‘전국 최고가(最高價) 주유소’로 유명한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의 일명 ‘국회 앞 주유소’ 에쓰오일세일석유㈜경일주유소가 최근 이런 문구를 써넣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문구처럼 가격도 내렸다. 11월 16일 L당 2198원이던 휘발유 가격은 12월 2일부터 1648원이다. 16일 만에 550원(25.0%) 내렸다. 경유 가격도 같은 기간 L당 1998원에서 1468원으로 350원(26.5%)내렸다. 오피넷에 고시된 13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 1667.95원, 경유 평균 가격 1476.03원보다 싸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주유소인 구로구 GS칼텍스남부주유소와 관악구 GS칼텍스서울주유소 휘발유 가격(L당 2298원)에 비하면 650원 싸다. 이 주유소는 2012년 SK미래㈜경일주유소 시절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L당 2000원으로 올랐을 때 2400원 이상을 받았다. 그 대신 적립한 포인트에 따라 ‘시바스리갈’ 12년산, 와인, 전기면도기, 쌀 등 비싼 사은품을 줬다. 주유소 손님들은 대부분 근처 금융사 법인고객 또는 매달 유류비 110만 원을 지원받는 국회의원실 등 고정 거래처였기 때문에 값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운전사들은 사은품을 받을 수 있어 좋아했다. 에쓰오일은 2012년 9월 경일주유소를 인수한 뒤 올해 4월 세일석유에 임대하기 전까지 직영으로 운영했다. 여전히 L당 2000원이 넘는 가격을 받으며 최고가 주유소 중 하나로 손꼽혔다. 경일주유소가 기름값을 내린 것은 국제유가 하락 때문이다. 기름값이 내리자 다른 주유소와의 휘발유 값 차이가 많게는 L당 500원 이상 벌어졌다. 거래처에서 “국제유가가 내렸는데도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이 나왔고 그나마 있던 개인 손님들도 떨어져 나갔다. 9월 경일주유소는 사은품과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에 값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값을 내리기 전엔 고객들에게 물티슈, 곽티슈, 모닝커피 등 사은품과 무료 세차와 실내청소, 워셔액 보충 등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제 사은품은 없어졌고 세차도 유료다. 장길용 경일주유소 소장은 “값을 내린 뒤 손님이 30% 이상 늘었지만 매출이 줄어 지난달부터 거의 적자 상태”라며 “그러나 국제유가가 오르지 않는 한 이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10일까지 내걸었던 현수막은 강풍으로 끈이 끊어져 떼어놓은 상태다. 장 소장은 “‘고객 여러분이 많이 주유하시면 기름값은 더욱 내려갑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하나 더 준비해놨다”며 “조만간 둘 중 하나를 다시 매달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일주유소가 가격을 내리자 주변 주유소도 값을 내렸다. 14일 약 10m 거리의 SK여명주유소는 경일주유소보다 휘발유와 경유가 L당 20원씩 싸다. 약 100m 떨어진 현대오일뱅크여의도주유소는 휘발유가 L당 1643원, 경유가 1464원이다. 현대오일뱅크여의도주유소 직원은 “일주일 전 이틀에 걸쳐 400원 정도 값을 내렸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계속 하락 중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60.51달러로 전날보다 1.06달러 내리며 배럴당 60달러 선에 진입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쌍용자동차의 최대 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스웨덴 자동차회사 사브를 인수한다. 12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사브의 최대주주인 내셔널일렉트릭비히클스웨덴(NEVS)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지분이나 인수 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NEVS는 중국 내셔널모던에너지홀딩스와 일본 선 인베스트먼트가 합작해 세운 회사다.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보유한 NEVS는 사브의 자동차 기술을 결합해 중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자금난으로 8월 파산했다. 사브는 1937년 항공기 제작사로 출발해 1947년 자동차시장에 진출했다. 1990년 제너럴모터스(GM), 2010년 네덜란드 자동차회사 스파이커, 2012년 NEVS로 주인이 바뀌었다. 국내에선 2009년부터 수입이 중단됐다. 마힌드라는 내년 2월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현재 사브 상표권까지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마힌드라는 사브를 통해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사브 네트워크를 활용한 북미 진출도 가능하게 됐다. 쌍용차의 북미 진출에도 도움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힌드라는 2010년 전기차 회사인 레바 일렉트릭과 쌍용차, 올해 푸조 모터사이클 등 자동차회사들을 인수했다. 2012년엔 영국의 고급차 회사 애스턴 마틴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앞서 마힌드라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세계적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브랜드가 필요하지만 직접 육성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인수합병(M&A)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인도와 중국 자동차업체는 이미 자동차업계의 큰손이다. 인도 타타자동차는 2008년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했다. 한때 식민지였던 인도의 기업이 영국의 명차를 인수한 것이다. 2004년엔 국내 대우자동차 상용차부문을 인수했다. 중국 지리(吉利)자동차는 2010년 미국 포드로부터 볼보자동차를 인수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중국에서 ‘자국차’라는 인식 덕에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둥펑(東風)자동차는 올해 2월 푸조와 시트로엥을 생산하는 프랑스 PSA의 지분 14%를 인수해 프랑스 정부와 동일한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중국 자동차부품회사 완샹(万向)그룹은 2월 미국 전기차 회사 피스커를 인수했다. 문영롱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M&A를 통해 후발주자였던 중국과 인도 자동차회사들의 기술경쟁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이들은 예전처럼 자국 시장과 신흥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선진국 자동차 시장에 적극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국은 추격 국가에서 선두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과거 정부가 도시화를 이끄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개방을 통해 자유와 경쟁이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다만, 욕심만큼 빠르지 않을 뿐이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집중할 것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성장과 부(富)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느냐’입니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는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인 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협력 강화 방안과 저성장 기조 속 성장 방안이 논의됐다.○ 박용만 회장, “효율적 성장에 집중해야” 이날 행사는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아세안의 새로운 도약, 혁신과 역동성’을 주제로 공동 주최했다. 이번이 2회째로 2009년 제주에서 열린 이후 5년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등 각국 정상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송치호 LG상사 대표,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 호앙꾸옥부엉 베트남전력공사 회장 등 경제인들이 참석했다.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이 터지면서 당초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던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불참했다. 박 회장은 “아세안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매년 5∼7%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 간 상호 투자액이 2012년 17억 달러(약 1조8700억 원)에서 1년 만에 40억 달러로 증가했다”며 “한국은 아세안의 5대 투자국이고 아세안은 한국의 2대 교역 파트너”라며 화답했다.○ 폴 로머 교수 “시장 진입규제 없애야” ‘세계 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1의 연사로 나선 로머 교수는 성장이론의 대가로 꼽힌다. 그는 개발도상국의 바람직한 성장 방식으로 거주 비용을 낮춰주는 도시화와 제조업 고용 확대를 들며 한국이 ‘롤 모델’이라고 제시했다. 로머 교수는 “한국이 도시화를 지나 선두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선 산업의 진입 규제를 철폐하고 혁신을 통해 지식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1980년대 신규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독점 기업이던 AT&T를 분사시키면서 퀄컴, 애플이 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농업에서 제조업, 서비스업, 지식산업 등 부가가치가 커지는 산업 형태로 발전해 갈수록 정부가 아닌 시장 주도의 경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답했다.○ “벤처기업과 대기업의 공정경쟁 기반 필요” ‘한국 혁신기업으로부터의 교훈’이라는 주제로 열린 2세션의 연사로 나선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한국은 1994년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시작으로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인터넷 이용률이 45%에서 80%로 증가했다”며 “벤처기업 붐이 겹쳐 네이버, 카카오톡 등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에어아시아는 2001년 비행기 2대로 시작해 지난해 기준 150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게 됐고 탑승객 기준 아시아에서 5번째로 큰 항공사로 성장했다”며 “활주로 요원을 정보기술(IT) 팀장으로, 콜센터 직원을 파일럿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직원의 잠재력을 발굴해 ‘열린 인사제도’를 운영한 것이 가장 큰 비결이었다”고 전했다.부산=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내년 하반기(7∼12월) 베트남에 이마트 1호점을 엽니다. 베트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인접국인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에도 진출하겠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은 1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미 이들 지역에서 시장 조사를 마쳤다”며 “이번에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공사 진척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내년 2월 베트남으로 출장을 갈 계획이다. 베트남에 이미 롯데가 진출해 있는 데 대해선 “선의의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마트가 베트남에 진출하면 중국에 이어 두 번째 해외 직접 진출이다. 정 부회장은 “예전엔 해외 사업을 쉽게 생각했지만 중국 사업이 어려워지는 것을 보고 정신 차렸다”며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1997년 상하이(上海)에 1호점을 내면서 중국에 진출해 한때 점포를 27개까지 늘렸으나 글로벌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현지화 실패로 현재 점포가 15개로 줄었다. 지난해까지 중국 사업에서 누적된 적자만 530억 원에 이른다. 그는 “글로벌 업체인 카르푸, 테스코, 월마트 등도 실패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매물로 나온 홈플러스에 대해선 “이마트와 상권이 겹치는 점포가 많아서 인수하기 어렵고 롯데마트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조심스러울 것 같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전했다. 그는 “사모펀드(PEF)가 산다고 해도 점포를 (몇 개씩 묶어) 쪼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부회장은 일각에서 농협유통이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농협유통이 산다면 가장 좋은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과 3세 승계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본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 말 현재 삼성전자 주식 29만3500주(0.19%)를 보유하고 있다.부산=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9일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선임된 정철길 SK C&C 사장(사진)의 미얀마 석유개발 ‘실패’ 스토리가 새삼 화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정유사업에서 난 손실의 절반 이상을 석유개발 분야의 이익으로 메우는 상황이다. 내년 정 사장이 취임하면 석유 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79년 유공에 입사한 정 사장은 1986년 ‘탐사·생산(E&P)’ 사업부로 발령 났다. 1984년 유공이 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매장량이 10억 배럴에 이르는 유전을 발견하며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해외 유전 개발에 성공한 뒤였다. 1989년 유공이 미얀마에서 석유탐사·개발권을 획득한 이듬해 당시 과장이던 정 사장을 포함한 직원 15∼20명이 미얀마로 갔다. 5600만 달러(약 616억 원)가 투입된 개발 사업은 실패로 끝났고 1993년 모든 직원이 철수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원유트레이딩기획팀장으로 특진했다. 실패의 값어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정 사장은 고 최종현 회장에 대한 임직원들의 기억을 모은 회고록 ‘최종현, 그가 있어 행복했다’에서 “(최 회장은) 석유 개발과 관련해서는 ‘실패’라는 단어조차 꺼내지 못하게 했다. 오히려 도전에 나선 팀원들을 격려했다”고 썼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간 최초의 민간 경제협력기구인 ‘한-아세안 기업인 협의체’가 10일 출범했다. 한국과 아세안의 공식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맞아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10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부산에서 한-아세안 기업인 협의체 창립총회를 열고 ‘한-아세안 경제인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 협의체는 국가별로 3명씩 11개국 33명으로 구성됐다. 사무국은 한국은 대한상의가, 아세안은 의장국 경제단체가 맡기로 했다. 매년 1회 한-아세안 정상회의나 대외경제장관회의와 연계해 회의를 개최한다. 공동선언문에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극대화 방안 모색 및 상호진출 협력 △양 지역 인프라 확충에 기여 △중소·중견기업 육성 및 국제화 지원 △시너지 분야 발굴 △대정부 건의 활동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내년 1월부터 생산되는 총중량 3.5t 이상 경유 상용차에 유럽의 강화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6’가 적용되는 가운데 현재 운행 중인 화물차의 55%가 출고한 지 10년 이상 된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6가 시행되면 화물차 신차 가격이 1000만∼1500만 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세 화물차주들이 비용 부담을 우려해 신차 구입을 꺼리면 정부가 기대하는 대기환경 개선 효과가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등록된 총중량 3.5t 이상 경유 화물차 48만508대(수입차 포함) 중 55.4%에 해당하는 26만6456대가 출고된 지 10년이 지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로3’가 2004년 9월 도입된 점을 감안하면 10년 이상 된 화물차의 대부분은 유로3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유로3는 질소산화물(NOx)은 kWh당 5.0g, 미세먼지(PM)는 kWh당 0.13g까지 배출할 수 있다. 유로6에 비해 배출량 기준이 각각 NOx는 12.5배, PM은 13배 많다. 화물차 가운데 노후 차량이 많은 이유는 차령(車齡)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1978년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출고한 지 13년이 지난 화물차는 폐차하도록 했지만 1998년 화물차주의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차령 제한이 폐지됐다. 이에 비해 버스는 차령을 11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유로6 도입에 따른 환경 개선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려면 화물차주들이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신차로 갈아타야 한다. 하지만 유로6 기준에 맞추려면 화물차에 선택적 촉매환원 저감장치(SCR), 디젤분진필터(DPF) 등 후처리 부품을 장착해야 해 차 가격이 최소 1000만 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요소수 구입과 컨버터 교체 등 유지비용도 100만 원가량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차주들은 “제도를 2년 유예한 뒤 이후부터는 가격 상승분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노후 차량을 계속 몰거나 신차 대신 중고차를 구입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유로3 이하 화물차에 대해 DPF 장착 비용(170만∼700만 원)의 90∼95%를 지원해 주고 있다. 또 유로3 이하 화물차를 폐차할 때 잔존가치의 80%를 보상해 주던 것을 내년부터 90% 보상해 준다. 그러나 총중량 3.5t 이상 화물차의 경우 배기량 6000cc 이하 차량은 보상금 상한선이 400만 원, 6000cc 초과는 700만 원이다 보니 유로6로 인한 비용 증가분에 비해 보상금이 적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편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10일 대전 KTX역사 회의실에서 현대자동차, 타타대우 등 제작사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전국 개별화물차운송사업연합회 등 화물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유로6 도입과 관련한 설명회를 연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금 와서 제도를 유예하긴 어렵지만 진솔하게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내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배기량 2000cc 초과 차량에 대한 개별소비세가 6%에서 5%로 1%포인트 내린다. 이에 따라 자동차 가격도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 이상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에쿠스 5.0 프레스티지’ 가격은 현재 1억1126만 원에서 내년 1억992만 원으로 134만 원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랜저 2.4 모던’은 3024만 원에서 2988만 원으로 36만 원, 제네시스 ‘3.8 프레스티지’는 6130만 원에서 6056만 원으로 74만 원 각각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싼타페 ‘2.2 프리미엄’은 3065만 원에서 3028만 원으로 37만 원 내릴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자동차의 ‘K7 2.4 프레스티지’ 가격은 현재보다 36만 원 내린 2924만 원, ‘쏘렌토 2.2 프레스티지’는 37만 원 내린 3030만 원, ‘모하비 3.0 KV’는 53만 원 내린 4324만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그대로 자동차 가격에 적용했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연식 변경 등 모델 변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가격 인하분은 연말에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해 내년부터 ‘SM7’(2292만∼3819만 원)의 가격을 평균 32만 원 내릴 계획이다. 쌍용자동차는 내년부터 ‘체어맨 W CW600 럭셔리’ 모델을 5631만 원에서 67만 원 내린 5564만 원에, ‘체어맨 CW600 프레스티지’ 모델을 6335만 원에서 76만 원 내린 6259만 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CW700’ 모델은 트림별로 74만 원에서 111만 원, ‘V8 5000’ 모델은 112만 원에서 136만 원 인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가격은 공장도 가격(세전)에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가 붙어 결정된다. 교육세는 개별소비세의 30%, 부가가치세는 공장도 가격과 개별소비세, 교육세를 모두 더한 값의 10%다. 즉 개별소비세 인하율보다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하 폭이 더 큰 셈이다. 일부 업체는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미리 차량 가격에 반영했다. 한국GM은 2000cc 이상인 ‘캡티바’ ‘알페온’ ‘말리부’ ‘카마로’ 등 4개 모델에 대해 차량 가격의 1%에 해당하는 31만∼46만 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말리부 2.4 LTZ’는 31만4400원이 할인된 3112만5600원, ‘알페온 2.4 EL240 디럭스’는 32만8500원 내린 3252만1500원, ‘캡티바 2.2 디젤 4WD 프리미엄’은 34만3600원 내린 3401만6400원, ‘카마로’는 46만7000원 인하된 4623만3000원이다. 한국GM 측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한 달 빨리 적용했다”며 “내년에는 이와 비슷한 만큼 차량 가격이 인하돼 차량 가격이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닛산은 이달부터 ‘인피니티 Q50 2.2d’ 2015년형 모델의 가격을 40만 원,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는 50만 원 인하했다. 현대차는 최근 선보인 ‘그랜저 하이브리드’ 2015년형 모델에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해 기존 모델보다 10만 원 낮은 3450만 원에 내놨다.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수입차업체들 대부분은 “내년 1월 1일부터 연식 변경이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등을 거치지 않은 기존 모델에 대해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라며 “아직 가격 인하분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2000cc 이하 차량은 내년에도 지금과 동일한 개별소비세 5%가 적용된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국내 판매량이 11개월 만에 30만 대를 돌파했다. 사상 최대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 등 국내 5개 자동차회사는 1∼11월 총 30만475대의 SUV를 판매했다. 역대 연간 최대 판매 기록인 2002년 29만7594대를 넘어섰다. 캠핑과 아웃도어 활동이 인기를 끌면서 험로 주행에 적당한 SUV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다. SUV 연간 판매량은 2002년 최고치인 29만7594대를 기록한 후 2008년 16만8520대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2009년 ‘투싼ix’ 등 소형 SUV가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회복세를 탔다. 지난해 판매량은 29만722대였다. 업체별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현대차가 가장 많은 12만3261대의 SUV를 판매했다. 기아차(8만6379대), 쌍용자동차(5만388대), 르노삼성자동차(2만2997대), 한국GM(1만7450대)이 뒤를 이었다. 차종별로는 ‘싼타페’(7만297대), ‘스포티지R’(4만4229대), ‘투싼ix’(3만8768대) 등의 순이었다. 이에 수입차 업체들도 메르세데스벤츠 ‘GLA’, 링컨 ‘MKC’, BMW ‘X3’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 SUV 신차를 경쟁적으로 선보이며 시장에 진입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국내 5개사의 SUV 판매량이 33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12월은 자동차 업계의 판촉행사가 쏟아지는 달이다. 자동차 회사들이 연간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쏟아내는 데다 연식변경 모델과 신차를 내놓기에 앞서 곧 ‘구형’이 될 모델을 싸게 내놓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경쟁사들에 밀리지 않기 위해 색다른 판촉으로 맞불을 놓기도 한다. 신차만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이번 기회에 업체별 판촉 행사를 꼼꼼하게 비교해 보자. 현대자동차는 ‘YF쏘나타 하이브리드’를 250만 원 깎아주거나 100만 원 현금 할인에 할부금리 1.4%를 적용하는 판촉 행사를 연다. 이달 중 ‘LF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기에 앞서 재고를 팔기 위해 인하 폭을 크게 잡았다. 기아자동차는 12월 한 달 동안 ‘K3’(쿱 제외)와 ‘K5’ 가솔린, ‘K7’ 가솔린 모델을 구매하면 취득세 7%를 회사에서 대신 내준다. 내년 K5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이기에 앞서 할인 행사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GM은 12월 ‘말리부’ ‘올란도’ ‘캡티바’ ‘스파크’ 등 차종에 대해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말리부를 예로 들어보자. 우선 가솔린 모델은 90만 원, 디젤 모델은 70만 원을 깎아준다. 여기에 2014년형 모델을 사면 100만 원이 추가 할인된다. 2015년형 모델은 8월 생산분은 50만 원, 9월 생산분은 30만 원, 10월 생산분은 20만 원을 깎아준다. 만약 본인이 쉐보레 차량을 두 번째로 구입하는 것이면 20만 원, 세 번째 구입이면 30만 원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또 본인이 소지하고 있는 차량 등록증이 3년 이상 됐으면 30만 원을 추가로 할인받는다. 쌍용자동차는 이달 중 ‘체어맨 W(CW600, CW700)’와 ‘렉스턴 W’, ‘코란도 투리스모’를 출고하는 고객에게 눈길 주행에 편리한 4륜구동 시스템을 무상으로 장착해 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3’ ‘SM5’ ‘SM7’ ‘QM5’를 구매해 19일까지 출고하는 고객에게 20만 원을 할인해 준다. SM5 가솔린 모델을 현금으로 구매하면 70만 원, SM5 디젤 모델을 현금으로 구매하면 30만 원을 깎아준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차 가격을 깎았다. 연말까지 ‘올 뉴 체로키 론지튜드 2.4 AWD’를 660만 원 할인한 4330만 원, ‘올 뉴 체로키론지튜드 2.0 AWD’를 460만 원 할인한 4830만 원에 판매한다. ‘300C’는 3.0 디젤 모델은 1150만 원 할인한 4990만 원, 3.6 가솔린 모델은 1120만 원 내린 4480만 원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2월 한 달간 ‘티구안’ ‘파사트’ ‘CC’ 등 3종에 대해 0.99∼3.05%의 리스 금리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CC 2.0 TDI’(4850만 원)를 사는 경우 보증금 30%(1455만 원)를 낸 뒤 36개월간 월납금을 내는 리스 상품을 선택하면 0.99%의 금리가 적용돼 매달 96만9521원을 납부하면 된다. 한국닛산은 닛산파이낸셜서비스를 통해 ‘알티마 2.5’를 구매하면 12개월 무이자 할부(선수금 별도) 혜택을 주고 현금으로 구매하면 80만 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제공한다. 지엠코리아는 캐딜락 ‘올 뉴 CTS’ 구매 고객에게 36개월 또는 48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선수금 별도)을 제공한다. 보증 서비스 기간은 기존 3년 또는 6만 km에서 최대 5년 또는 10만 km로 늘렸다. 혼다코리아는 ‘오딧세이’를 구매하면 100만 원 할인 또는 3.9% 할부금리를 적용(선수금 50%)해 준다. ‘파일럿’ 구매 고객에게는 100만 원을 할인해 준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중형차 시장에서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중형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쏘나타’는 11월 미국에서 1만8515대, 기아차 ‘옵티마(한국명 ‘K5’)’는 1만2707대가 팔렸다. 두 차종을 합친 판매량은 3만1222대로 10월보다 13.9% 증가했다. 반면 도요타 ‘캠리’는 지난달 판매량이 2만8846대로 10월보다 13.0% 줄었다.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중형차 시장은 그동안 캠리와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등이 상위권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쏘나타의 신차 효과가 본격화되고 기아차가 옵티마 재고 할인에 나서면서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미국 중형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18.8%로 10월보다 3.4%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도요타는 16.6%로 2.2%포인트 낮아졌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