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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써 놔야지, 애들 돈이 덜 들어가는 거 아니겠나.” 8일 ‘웰다잉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 통과 소식을 들은 김모 씨(78)는 “자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전의료의향서에 연명의료를 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삶을 스스로 결정하게 한다는 웰다잉법의 취지와 달리 김 씨처럼 경제적으로만 접근하는 어르신이 많다. 10여 년간 죽음준비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해온 유경 씨는 “웰다잉법 통과 이후 이처럼 문의하는 어르신이 부쩍 늘었다”며 “몇몇 어르신은 연명의료를 거부하지 않으면 자식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못된 부모’로 여겨질까 봐 걱정한다”고 전했다. 웰다잉법이 취지에 맞게 효력을 발휘하려면 진정한 의미의 ‘웰다잉’(품위 있고 행복한 죽음)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최철주 웰다잉 칼럼니스트는 “이를 위해선 노년층뿐 아니라 전 세대 대상의 웰다잉 교육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국민 스스로가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결정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죽음준비교육’을 시범사업으로 도입했다. 6주 동안 진행된 이 프로그램 이름은 ‘아름답고 존엄한 나의 삶’. 참가자 156명은 사전의료의향서, 사전장례의향서, 유언장을 직접 써 보면서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고, 바람직한 죽음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참가자 조용연 씨(52)는 “교육 이후 죽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쳤고 삶은 매순간 스스로 선택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며 “그러면서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집에서 가족이 바라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 그렇다면 어떻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죽음일까. 전문가들은 “집에서 가족이 모두 모인 가운데 생을 마감하는, 즉 ‘홈다잉(Home Dying)’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는 “예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 특히 평생 삶의 터전이자 가장 편안한 공간인 안방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여 년 전부터 병원에서 각종 의료기기를 줄줄이 단 채 죽음을 맞이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 됐는데, 이 같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선 가정 호스피스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말기 환자들이 집에 머물지 못했던 이유는 통증 완화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역마다 호스피스 거점 센터를 둬 총괄하도록 하고,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방문 진료를 통해 완화의료를 시행하는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핵가족 시대에 ‘홈다잉’을 할 여건이 안 되는 이들도 많은 만큼 호스피스 완화의료기관 역시 확대돼야 한다. 홍양희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공동대표는 “죽음을 금기시하는 문화 때문에 이 같은 기관이 거주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문제”라며 “집 근처 기관에 머물 수 있다면 죽음을 맞는 사람은 물론이고 가족도 편안하게 임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복하게 죽음을 맞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 가령 호스피스 완화 기관인 강릉 갈바리 의원에서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의식이 혼미해지기 전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이별파티’를 진행한다. 이날 환자와 가족은 울고 또 웃으며 “사랑한다”, “고맙다”, “행복했다”는 말을 주고받는다.○ 심폐소생술 대신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속삭여 황애란 연세대의료원 간호사(아동청소년완화의료 가족상담사)는 “올바른 웰다잉 문화 정착을 위해선 본인의 죽음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것에 대한 준비도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몇 해 전 암으로 죽은 5세 아이와 부모를 회고했다. 당시 아이가 죽음에 임박했을 때 부모는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강한 압박으로 인해 여린 몸이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 대신 죽는 순간까지 아이를 안아주며 “사랑한다”, “늘 널 기억하며 살게”, “이 세상에 조금만 더 있다 널 만나러 갈게”라고 속삭였다. 황 간호사는 “이 같은 이별의식은 부모와 배우자, 자식, 형제자매, 친구 등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잃었을 때도 이뤄져야 한다”며 “그래야 남겨진 사람들도 아픔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지은 smiley@donga.com·임현석 기자}
경기 북부와 강원 일대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13일도 전국적으로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곳곳에 눈 소식도 예보돼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원 철원은 영하 15도, 강원 춘천과 서울은 각각 영하 12도와 영하 9도까지 떨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전국적으로 영하 15도와 영하 1도 사이를 오갈 것으로 보여 추운 출근길이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도 전국이 영하 1도∼영상 6도에 머물겠다. 경기 가평과 강원 철원, 양구 평지 지역, 강릉과 홍천, 평창 산간 지역은 12일 오후 4시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이들 지역을 비롯해 경기 북부와 강원 지역 일부에서 영하 15도 안팎의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벽부터 낮 사이에 충남과 전북, 전남, 제주 산간에 눈(강수확률 60∼70%)이 오는 곳이 있겠고, 오후부터 밤 사이에는 중부지방(강원 영동 제외)과 경북 내륙에서 눈(강수확률 60∼70%)이 오는 곳이 있겠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먼바다와 서해 먼바다, 제주 남쪽 먼바다에서 2∼4m로 높게 일고 그 밖의 해상에서는 0.5∼2.5m로 일겠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수분 유지에 중요 성분인 ‘히알루론산’ 손실 시 피부 건조와 노화 촉진시켜물 자주 마시고 적절한 보습제 사용 고광택 물광주사 시술로 수분 공급 직장인 이예진 씨(37·여)는 화장품을 고를 때마다 성분을 꼼꼼하게 따진다. 20대 시절에는 아무거나 사용해도 문제없던 피부가 언젠가부터 자극적인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면 붉어지거나 따가워지는 등 부쩍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성분을 확인하지 않고 화장품을 고를 경우 못 쓰는 경우가 많아졌고, 피부 건강까지 염려됐다. 이 씨처럼 자신의 피부 타입을 민감성으로 분류해 화장품 선택에 신중해지거나 이를 치료하기 위해 피부과를 찾는 이가 많아졌다. 특히 술자리가 잦고 지속적으로 메이크업을 하면서 스트레스에 자주 노출되는 30대 이상 직장인들은 민감한 피부로 인해 자주 고통을 호소한다. 단순히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윤기가 없어지는 것을 넘어 피부 건강까지도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민감성 피부, 건조한 환경이 주범 민감성 피부는 외부의 자극 물질이나 알레르기 물질, 환경 변화나 인체 내부의 원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 자극반응이나 피부염을 잘 일으키는 피부를 말한다. 특히 건조한 피부 상태는 피부 건강을 위협하고 피부를 민감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더 건조해지는 것도 문제다. 특히 겨울철 한파가 이어지면서 피부의 피지샘과 땀샘의 활동이 위축되고, 이에 피부가 수분을 잃고 거칠어질 수 있으므로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바노바기성형외과 반재용 피부과 원장은 “노화에 의한 피부 변화로 진피 내 수분 유지에 중요한 성분인 히알루론산(HA)의 양이 줄면 피부가 건조하고 예민해지게 되고 여러 가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즉 피부가 건조해지면 피부의 정상적인 기능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손실된 히알루론산을 보충하는 일은 피부 건강을 위한 기초공사로도 비유된다. 반 원장은 “기초공사가 탄탄해야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듯이 수분이 충분해야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시로 수분 보충을 해야 히알루론산은 한 분자당 218개의 물 분자를 끌어들이는 수분 흡수 작용으로 피부 건조를 막고, 상처의 조직을 아물게 하는 세포인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콜라겐 및 탄력섬유의 생성을 증가시킨다.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탄력이 떨어지는 것 역시 히알루론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부에 수분을 보충하는 기초적인 방법은 물을 많이 마시고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하는 것이다. 물을 수시로 마시는 습관을 들여 체내에 수분을 많이 공급하면 피부도 촉촉해진다. 이와 함께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을 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피부 건강과 탄력을 결정짓는 진피층을 촘촘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보습제는 되도록 자극이 적은 성분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비타민C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피부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세안 후에 바로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되도록이면 히알루론산이 함유돼 보습효과가 높은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이 불편하면 물광주사 시술도 고려 이처럼 히알루론산은 수분크림과 같은 화장품, 혹은 영양제를 먹는 것으로 보충할 수 있으나 단순히 건조함을 느끼는 것 이상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라면 피부 진피층 안에 히알루론산을 직접 주입하는 이른바 ‘물광주사’ 시술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미용뿐만 아니라 피부 건강을 위해서도 효과적인 시술로 알려져 있다. 물론 히알루론산이 들어간 수분크림이나 피부마사지도 효과가 있지만, 피부의 수분을 일시적으로 높여줘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이 짧다는 게 단점이다. 반면 물광주사는 피부 속에 직접 수분을 채워주기 때문에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광주사는 199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생체적합성 고분자의 히알루론산 물질을 진피층에 균일하고 일정하게 주사하는 것으로, 수분 공급은 물론이고 피부 장벽을 강화하여 건강한 피부로 거듭나게 도와주는 시술이다. 피부 속부터 기능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전체적인 피부톤이 맑아지고 탄력도 개선되어 잔주름이 없어지는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기존 물광주사보다 히알루론산 함량이 높아 보습력이 더 강화되고 유지기간이 길어진 고광택 물광주사도 인기를 얻고 있다. 고광택 물광주사는 휴온스의 ‘엘라비에 밸런스’ 제품이 대표적이며 ‘더마샤인 밸런스’와 같은 의료장비를 이용하면 통증을 줄이고, 보다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 특히 각질이 두껍게 쌓여 피부색이 어둡거나 뾰루지 등 트러블이 있는 피부에 더 효과적이다. 더마샤인밸런스는 주사침이 9개로, 더 얇고 더 많아진 주사침으로 인해 시술시간을 매우 단축시켰다. 더마샤인과 같은 의료기기는 마취크림을 30분 정도 도포한 뒤 시술받으면 불편함이 거의 없고, 시술 후 약간의 홍반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하루나 이틀 사이에 사라진다. 회복기간이 거의 없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한편 더마샤인 등 의료기기를 이용한 히알루론산 주입은 아큐트라와 같은 고강도 초음파 장비로 리프팅 시술을 병행하면 콜라겐 합성을 촉진시켜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20대 청년일수록 야외 활동보다 자리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하루 평균 수면시간 6시간 48분’ ‘하루 평균 커피 1.7잔 섭취’ 등은 오늘날 한국인의 삶을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2014 국민건강통계’를 통해 한국인의 삶을 들여다봤다.○ ‘앉아서 7시간 반’ 대사증후군 위험 19세 이상 성인 5632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생활습관을 분석한 이번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이 하루 평균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7시간 반(남성 7시간 42분, 여성 7시간 24분)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48분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보면 실제 한국인의 야외 활동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셈이다. 19∼29세 청년의 야외 활동이 더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8시간 42분 앉아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준비와 사회초년생 생활을 거치면서 오히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30대(7시간 36분), 40대(7시간 18분), 50대(7시간 6분), 60대(6시간 42분)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점차 줄어들었다.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자리에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다. 도시 거주자(동 거주자)가 앉아 보내는 시간은 하루 7시간 42분으로 읍면 거주자(6시간 48분)보다 길었다. 앉아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반면 건강을 위한 걷기 활동은 부족했다. 1주일 동안 걷기를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비율을 뜻하는 ‘걷기 실천율’은 41.3% 정도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높은 비만율도 이러한 운동 부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성인 중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m²당 25kg 이상인 비만율은 31.5%로 집계됐다. 성인 3명 중 한 명은 비만인 셈.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걷기 운동을 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는 “하루 평균 5∼7시간 앉아서 시간을 보내면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며 “의자를 벗어나 의식적으로 계단을 걷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커피가 쌀밥 섭취 횟수의 2배 성인 남녀가 가장 많이 섭취하는 식품은 커피로 나타난 점도 흥미롭다. 성인 3417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커피가 주당 섭취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커피를 얼마나 자주 마시느냐는 질문에 평균 11.99회라는 결과가 나왔다. 하루에 1.7잔을 마시는 꼴이다. 남성이 14.3회로 여성의 9.6회보다 많았다. 주식으로 불리는 쌀밥의 일주일 섭취 빈도는 6.52회로 커피에 한참 못 미칠 뿐 아니라, 하루에 한 끼 정도만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쌀밥뿐 아니라 잡곡밥·비빔밥·볶음밥(0.61회), 김밥(0.47회), 카레밥(0.21회) 등을 포함한 전체 밥류는 하루 평균 2.39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인은 라면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1.14회)은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배추김치(주 10.76회)이고, 과일 중에서는 사과(주 1.64회)를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는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은 64.9%로 3명 중 2명꼴이었다. 저녁을 가족과 함께 먹는다고 대답한 비율은 2005년 76.1%에서 2008년 68.6%, 2012년 65.7%로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연명의료 중단을 가능하게 한 ‘웰다잉법’이 2018년 시행된 뒤 폐암 말기 환자가 폐렴에 걸려 호흡곤란에 빠졌다면 연명의료를 멈춰도 될까? 폐암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이라면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라면 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전문가조차도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법이 취지대로 작동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부분을 진단해 봤다. 》 폐암 말기 환자에게 폐렴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2018년 ‘웰다잉법’이 시행되면 의사는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해도 될까? 의식이 또렷했던 폐암 말기 환자가 음식이 목에 걸려 의식이 혼미해졌을 때는 어떨까? 임종기로 간주해 환자 뜻대로 연명의료 없이 세상을 떠나도록 내버려 둬야 할까, 아니면 적극적으로 시술을 해야 할까.○ ‘빨리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법’ 위험 웰다잉법은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을 ‘말기 질환으로 인해 약 2주 안에 숨을 거둘 것으로 보이는 임종기’에만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폐렴이 폐암 합병증으로 생겼다면 연명의료 중단 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폐렴이 원래 앓던 병에 의한 게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문제는 폐렴이 왜 발생했는지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것. 법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상황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2018년 웰다잉법 시행 전까지 다양한 상황별로 의료진의 대응 매뉴얼을 고민하고 축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 연구부장은 “사람의 생명은 매우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이어지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한다”라며 “웰다잉법의 취지를 제대로 알리고, 의료진에게 대응법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 자칫 ‘빨리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법’으로 변질될 위험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연명의료 거부 10만 명 DB화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힌 사람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시민단체, 병원 등을 통해 이미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힌 사람은 10만 명에 이른다. 하지만 사전의료의향서실천본부가 1만 건을 관리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환자 개인이 갖고 있다. 현재 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이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임종기에 접어들어도,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의향서 시스템 구축 비용(약 10억 원)이 올해 예산에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기종 환자단체협의회장은 “18년 동안 존엄사 논란을 겪으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연명의료 거부 서명을 받는 노력을 해왔다. 10만 명의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말했다.○ 충분한 설명과 동의 절차 환자들에게 웰다잉법의 취지와 절차를 충분히 설명하고 연명의료계획서에 동의하는 과정을 내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급박하게 돌아가는 임종기 병실에서 설명 과정이 요식행위로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명의료 중단이 너무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수술 시 환자 동의서를 받는 과정을 후배 의사 또는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있는 게 현실이다 보니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통과된 웰다잉법에는 환자와 보호자가 요구할 경우 연명의료 중단 과정을 의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반대로 보호자의 요청이 없으면 설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병원들이 연명의료계획서나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데 의료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수가(의료행위에 대해 건보공단에서 지급하는 비용)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명의료 관련 건강보험 수가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호스피스제 강화는 필수 국내 웰다잉법은 말기 질환으로 임종을 2주가량 남긴 환자만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네덜란드, 미국 오하이오 주 등이 임종기를 약 6개월로 넓게 보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엄격하게 연명의료 중단의 요건을 갖춘 셈이다. 문제는 웰다잉법이 자칫 임종기만을 위한 법이라는 인식이 커져 ‘좋은 죽음을 실현하기 위한 법’이란 의미가 묻힐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라정란 한국가톨릭호스피스협회장(수녀)은 “웰다잉법은 연명의료 중단 허용과 호스피스 완화의료 강화라는 두 축으로 만들어졌는데, 전자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라며 “호스피스 기반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연명의료 중단만 논의하는 것은 대들보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호스피스가 웰다잉의 근본 취지와 더 맞닿아 있다고 지적한다. 호스피스는 임종기 3개월 전부터 죽음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진행하고, 치료보다는 고통을 경감시키는 완화의료를 진행함으로써 존엄한 죽음을 도와주기 때문이다. 호스피스 활성화를 위해선 1차적으로 현재 말기 암 환자의 약 15%만 수용 가능한 호스피스 병동을 늘려야 한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1000병상 수준인데, 최소 2500병상까지는 늘려야 한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병원이 아닌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홈다잉(Home Dying)’ 확산을 위해 가정 호스피스 확대가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는 호스피스 강화 로드맵을 다지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5개년 계획’을 웰다잉법 후속 조치로 추진할 계획이다.유근형 noel@donga.com·임현석 기자}

《 8일 국회를 통과한 웰다잉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 대한 기대가 높다. 말기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줄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하지만 세밀한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생명 경시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경계론도 적지 않다.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들과 현장의 목소리, 바람직한 해법을 상·중·하 3회에 걸쳐 진단한다. 》 “죽음과 마주하는 순간이 오면 2018년 웰다잉법 시행 전이라도 연명의료를 받지 않고 품위 있게 가고 싶다.” 경기의 한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쳤던 안모 씨(78)는 지난해 7월 방광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항암 치료가 불가능해 서울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산소호흡기, 영양제, 진통제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3개월 남짓. 2년 후인 2018년 웰다잉법 시행은 그에게 너무 먼 이야기다. 안 씨는 “침대에 묶여 영양제에 의지해 죽는 날만을 기다리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라며 “법 시행 이전이지만 연명의료를 거부할 것이다. 영양제도 당장 끊고 싶다”고 말했다.○ 연명의료 중단 요구 급증할 듯 웰다잉법 통과로 안 씨처럼 연명의료를 중단하려는 말기 환자들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법 시행 전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일선 병원들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큰 이유다. 현재도 임종기 환자는 사실상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2009년 김 할머니 사건 당시 연명의료를 중단했던 의료진이 무죄 판결을 받은 뒤부터 관행적으로 연명의료 중단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의사 1명의 판단과 가족의 동의만으로도 임의로 연명의료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은 “2018년 웰다잉법 시행 전까지 연명의료 절차가 병원마다 달라 혼란이 클 것이다”라며 “오히려 법 시행 이전에 연명의료 중단이 과잉돼서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식물인간’ 환자들의 여전한 한숨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대상을 ‘임종을 앞두고 있는 환자’로 한정한 것도 논란거리다. 연명의료를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는 뇌사상태(식물인간)는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아버지가 교통사고 후 뇌사상태에 빠진 김모 씨(35)는 “하루에도 몇 번씩 호흡이 불안하다는 연락을 받아가며 치료비 마련을 위해 일하는 가족 입장에서는 이번 웰다잉법 통과가 아쉽다”라며 “임종 직전 환자뿐 아니라 다른 환자들에 대한 연명의료도 조심스럽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종교계는 식물인간의 연명의료 중단만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뇌사상태는 뇌는 죽어 있지만 신체 기능은 유지되는 상태이기 때문. 확률은 극히 낮지만 다시 의식이 돌아오는 기적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허대석 서울대병원 종양내과센터장은 “지금도 현장에서는 식물인간 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해 달라는 가족의 요구가 가장 거세다. 앞으로 웰다잉법의 적용 대상에 식물인간을 포함시킬지가 첨예한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불효자의 진술 입맞춤 막을 방법 없어 웰다잉법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환자 본인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라는 의사를 물증으로 남기지 않았을 때가 가장 문제다. 웰다잉법에 따르면 가족 중 2명이 “환자가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와 같은 증언을 해야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당초 종교계는 본인이 사전의향서, 일기장, 유언장 등을 통해 실증적 증거를 남겼을 때만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반박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족 2명의 진술을 물증과 비슷한 증거로 인정한 셈이다. 최악의 경우 가족 2명이 위증을 했을 경우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환자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사망에 임박했다는 판단을 ‘해당 분야의 전문의 2명’으로 규정한 것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학병원의 경우 대개 환자 상태는 주치의가 가장 면밀하게 살핀다. 하지만 주치의가 전문의 이상(전임의, 교수)이 아닌 전공의(레지던트)일 가능성도 크다. 이럴 경우 환자를 드문드문 봤던 의사가 회생 불가능 판정을 해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상위 법에 너무 강한 규정을 하면 병원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앞으로 2년 동안 하위 법령으로 논란 지점들을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말기 중증환자에 대해 너무 쉽게 포기하는 분위기가 확산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박 회장은 “웰다잉법은 현재는 임종기 환자로 한정돼 있지만, 전체 중증환자 치료 경향에 큰 영향을 줄 공산이 크다”라며 “환자 가족들이 패배주의로 흐르고, 자칫 ‘늙으면 죽어야 돼’라는 인식이 커질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 판사 “법 마련됐으니 더는 혼란 없어야”… 의사 “연명의료 환자 고통 덜게 돼 다행”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 당시 1심 판사-의사 “늦었지만 다행” 한목소리19년 전 ‘환자의 죽을 권리’ 논란을 촉발했던 서울 ‘보라매병원 사건’의 당사자인 의사 A 씨와 그에게 1심에서 살인죄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했던 권진웅 전 서울지법 남부지원 부장판사(60)는 웰다잉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10일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A 씨는 보라매병원에 파견돼 레지던트로 근무 중이던 1997년 12월 뇌출혈 수술을 받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던 김모 씨를 퇴원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신경외과 전문의 B 씨 등과 함께 기소됐다. 권 전 판사는 A 씨와 B 씨에게 이듬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의사가 환자에게 퇴원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살인죄로 처벌된 것은 처음이었고 거센 논란이 일었다. 2004년 대법원이 A 씨 등의 죄목을 살인방조로 바꾸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한 뒤에도 논쟁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현재 경북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의료진이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할 때 참고할 만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혼란이 컸다”며 “인공호흡기와 혈액 투석 장치를 주렁주렁 달고 무의미하게 생을 이어가야 했던 환자들의 고통도 이제는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권 전 판사는 “환자의 연명의료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충분히 진행돼 진작 실질적인 법령과 제도가 마련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털어놓은 뒤 “법이 마련됐으니 같은 논란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판결 이듬해인 1999년 법복을 벗었다. 권 전 판사의 어머니는 수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연명의료의 대상인 셈이다. 초기에는 자가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를 달았지만 고비를 넘긴 뒤에는 호흡기를 다시 달지 않았다. 권 전 판사는 “수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는 다른 환자들을 본 뒤로는 환자 가족들의 현실적 어려움도 절실히 느껴졌다”며 “어머니는 워낙 고령인 데다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해서 다시 호흡기를 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전 판사와 A 씨 모두 웰다잉법을 반겼지만 법정에서의 아픈 기억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듯했다. A 씨는 “나를 비롯한 의료진은 시대의 희생양이었다. 의료진을 살인범으로 내몬 판결 탓에 억울하고 분노도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권 전 판사는 “당시 환자는 계속 치료를 받으면 회복될 가능성이 많은 상태였기 때문에 의료진이 퇴원시키지 말았어야 했다는 판단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유근형 noel@donga.com·임현석 기자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생의 마지막 길을 스스로 결정할 길이 열렸다.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웰다잉(well-dying)’ 법안이 8일 국회를 통과해 2018년부터 시행된다. 회생 가능성이 없거나 사망이 임박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멈출 수 없어 환자나 가족이 감내해야 했던 고통을 끝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생명의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종교계 등의 지적도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 단계 환자의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이른바 ‘웰다잉(well-dying)’ 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무의미한 연명(延命) 행위를 끝내고 ‘품격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연명의료를 중단한 의사를 살인방조죄로 처벌했던 1997년 12월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18년 만에 합법적 대안이 마련된 셈이다. 의학계와 시민사회의 차분한 환영 분위기 속에 남은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 갈지 주목된다.○ 생의 마지막, 내가 결정한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잇달아 열어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웰다잉법)’을 통과시켰다. 의원 203명이 표결에 참여해 202명 찬성, 1명 기권의 압도적 지지 속에 통과됐다. 웰다잉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해 있고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네 가지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8년부터 시행된다. 말기 및 임종 단계의 환자가 주치의와 함께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연명의료계획서(POLST)를 작성하면 된다. 당장 건강에 문제가 없는 만 19세 이상 성인도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됐을 때 연명의료 중단을 희망한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AD)를 작성해 이를 주치의에게 확인받아 놓으면 된다. 본인의 연명의료계획서가 없어도 가족과 의료진의 판단으로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하다. 환자 가족 전원이 연명의료를 안 받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의사 2명이 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가족이 없는 환자는 의료기관의 내·외부 전문가 5명 이상으로 구성되는 ‘의료기관 윤리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결정하면 연명의료를 끊을 수 있다. 윤리위원회는 종교계, 법조계, 윤리학계, 시민단체 등의 추천을 받은 비(非)의료인 위원을 2명 이상 포함해야 한다. 연명의료를 중단하더라도 환자에게 영양과 수분, 산소 공급은 계속된다. 의사가 중단 대상이 아닌 환자에게 중단 결정을 내렸거나 환자 가족이 거짓 진술을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보건복지부 장관 산하에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이 설치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관리, 연명의료 결정 현황 조사 및 연구 등 업무를 맡게 된다.○ ‘죽음 결정권’ 악용 소지 없애야 오랜 진통 끝에 웰다잉법이 제정됐다는 소식에 의료계 및 환자의 가족들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끝낼 수 있게 됐다”며 조용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현재 연명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3만여 명. 이로 인한 본인 및 가족의 고통도 가중돼 왔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90%가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놓은 노인은 물론이고 젊은이들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대 법의학과 이윤성 교수(대한의학회장)는 “과거에는 불치병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병명조차 알지 못한 채 생의 마지막을 맞이한 경우도 많았다”며 “연명의료의 기준이 제시된 만큼 이제 국민들이 죽음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해 볼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법은 통과됐지만 실제 시행 과정에서 점검해야 할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연명의료 중단에 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생 가능성이나 임종기 여부를 놓고 오판할 가능성도 있다. 생명윤리를 중시하는 종교계의 거부감 역시 강하게 남아 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본인의 결정이 아닌 가족이나 제3자의 대리 동의를 허용한 것은 환자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한의학계의 움직임도 지켜볼 부분이다. 일부 한의학계에서는 연명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담당 의사에 한의사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해 왔다. 이정은 lightee@donga.com·유근형·임현석 기자}
수혈용 혈액 재고가 바닥나고, 장기기증자가 줄어드는 등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이날 현재 혈액 확보량은 O형 1.9일, A형 1.8일, B형 3.3일, AB형 2.3일 등 평균 2.3일 치로, 적정 재고량인 일평균 5일 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은 중환자가 많아 5일 치 정도 혈액을 재고를 미리 비축하지만, 이마저도 4일 치 정도로 줄여야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혈액부족 사태는 메르스 여파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매해 겨울철은 혈액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시기이지만, 이번에는 특히 메르스 사태 때문에 병원을 가는 것을 꺼리던 환자들이 겨울철로 수술을 미루면서 혈액수요가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혈액부족이 심각해지자 보건복지부는 이날 말라리아 유행지역(경기 파주·김포시, 인천 강화·옹진군, 강원 철원 등)에서 3월까지 한시적으로 헌혈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평상시 이들 지역에서 하루 이상 거주한 사람은 헌혈이 제한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들 지역에서 받은 혈액은 말라리아균이 사멸하는 14일 동안 냉장보관 후 철저한 검사를 거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겨울철에는 모기가 거의 없어 말라리아 발병 가능성이 적어 문제가 없다고도 밝혔다. 이들 지역은 특히 군부대가 많이 위치하고 있어서, 군인들의 단체헌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군인은 헌혈 참여도가 높아 혈액부족 사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해 7일까지 직업별 헌혈자수를 보면, 군인이 1만2171명으로 회사원(8243명)과 공무원(950명), 자영업자(886명), 종교인(74명)을 합친 수보다 많았다. 한편 메르스 사태는 장기기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장기 기증 희망자는 2014년 10만8899명에서 지난해 8만8545명으로 18.7%(2만354명)나 감소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대규모 집회나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 야외에서 장기기증운동 캠페인을 벌이지 못한 점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임현석 기자lhs@donga.com}
노인들이 병원과 약국을 많이 찾으면서 전체 진료비에서 노인에게 지급된 건강보험 진료비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1∼9월)를 기준으로,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는 42조8672억 원이었다. 이 중 전 국민의 12%(617만 명)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된 건강보험 진료비는 15조7444억 원으로 전체의 36.7%를 차지했다. 이는 2014년 같은 기간 대비 9.8% 증가한 수치다. 전체 진료비에서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1.6%에서 2012년 33.3%, 2014년 35.5%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1∼3분기 70세 이상의 1인당 진료비는 289만1116원으로, 전체 1인당 진료비(84만9740원)의 3.4배 수준이었다. 지난해 1∼3분기 노인들이 가장 많이 앓은 질병은 고혈압이었다. 특히 정확한 발병원인을 알기 어려운 본태성 고혈압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노인 환자는 231만 명에 달했다. 대표적인 만성 질환인 성인 당뇨병 때문에 외래진료를 받은 노인도 같은 기간 85만 명이나 됐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7월부터 만 65세 이상 노인의 임플란트와 부분틀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행 만 70세 이상에게 적용하는 임플란트와 부분틀니의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낮추는 것. 어금니와 앞니 등 평생 2개의 임플란트와 부분틀니 시술을 받을 때 각각 급여 적용 수가의 50%인 60만 원 정도만 내면 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8일에도 전국적으로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북 등 서해안을 중심으로 눈 또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새벽부터 전북 서해안에서 시작된 눈 또는 비(강수확률 60∼70%)는 충청이남 서쪽 지방과 경남 서부내륙, 제주도로 점차 확대되겠다. 늦은 오후에는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상 적설량은 충남, 전남북, 경남 서부내륙, 제주도 산간이 1∼3cm, 예상 강수량은 충남, 전남북, 경남 서부내륙, 제주도가 5mm 미만이다. 밤부터 9일 새벽 사이에 충청 이남 서해안에는 산발적으로 눈이 날리는 곳도 있겠다. 8일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1∼3도 떨어지겠고, 낮 기온은 1도가량 떨어지면서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2도에서 0도, 낮 최고기온은 0도에서 7도로 예보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말까지 기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최근 자궁근종 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방치하면 심부전이나 불임 등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자궁근종은 주로 자궁 체부에서 많이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 시스템에 따르면 약국 및 한방을 제외한 지난해 자궁근종 진료인원은 29만6792명이었다. 이는 2009년 자궁근종 환자수(23만7000명)와 비교했을 때 6만 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50대 이상 폐경기 이후 여성이 다른 질환으로 산부인과를 찾다가 자궁근종까지 함께 진단받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 연령대 여성이 폐경 이후 호르몬 제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질출혈 증상 등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종양을 발견할 가능성도 높아진 것. 2009년 기준으로 자궁근종 진료인원 중 50대 비중은 23.1%였지만, 2014년 기준으로 해당연령 비중은 25.9%로 늘었다. 지난해 자궁근종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연령대는 40대였다. 지난해 환자 중 40대 비중은 46.9%로 절반에 육박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연령대는 평균 임신연령대인 30대인데, 지난해 환자 비중은 19.3%였다. 자궁근종은 너무 크면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임신을 계획하는 여성이라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비교적 작은 크기에서 종양을 발견하면, 합병증이나 수술을 피할 수 있다. 자궁근종은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생리양이 많아지고 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 임신 경험이 없거나 가족력이 있을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임현석 기자lhs@donga.com}
겨울철은 추운 날씨 때문에 야외활동을 즐기기 어렵고, 감기에 걸리기도 쉬워 건강관리가 어려워진다. 몸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바깥 활동도 하고, 감기약이나 두통약을 먹게 되더라도 몸 상태에 맞춰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7일 감기약의 올바른 사용을 알리는 소책자를 제작,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진통 해열작용을 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많이 복용하면 간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해당성분 복용량은 성인 기준 하루 4000㎎을 넘지 말아야 한다. 감기약을 정해진 용법대로 사용하면 큰 무리가 없지만, 두통약이나 진통제에도 아세트아미노펜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감기약과 함께 먹을 때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먹일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른에 비해 몸이 덜 성숙한 어린이는 약에 대해 몸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성도 크다. 체중과 상태에 따라 정확한 양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설명서에 나타난 나이 제한, 사용량 등의 지시사항을 확인하고, 계량스푼 등으로 양을 조절해야 한다. 어린이가 먹다가 남은 감기약을 친구나 다른 형제에게 먹이는 것도 금물이다. 또 어린이를 잠들게 할 목적으로 감기약을 먹여서도 안 된다. 겨울철 감기 말고도 또 주의해야 할 질환이 햇빛 부족으로 인한 ‘비타민D 결핍증’이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뼈가 변형되거나 성장 장애를 겪을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이 구루병이나 골연화증이다. 비타민D 결핍증은 여성이 특히 주의해야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비타민D 결핍증 환자 대부분은 여성이었다. 여성 환자는 2만3220명으로 남성 환자(8005)명 보다 훨씬 많았다. 낮 시간대 야외 활동이 부족하거나 과도하게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면 비타민D가 부족해질 수 있다. 날씨가 춥다고 웅크릴 것이 아니라 적당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기름이 많은 생선 등 비타민D가 많은 식품이나, 필요하면 영양제를 섭취하는 한편 때때로 가까운 곳을 산책하며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6일자 A24면 ‘뉴스 속 인물-지뢰에 두 다리 잃었지만 다시 일어선 군인정신’ 기사에서 하재헌 하사의 사진이 실려야 할 자리에 제작상의 실수로 김정원 하사의 사진이 게재됐습니다. 하 하사는 퇴원 이후에도 재활 치료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도 전해 왔습니다. 두 분과 독자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서울 동작구의 A대입학원은 지난해 12월 28일 재수선행반을 개강하면서 예년보다 3개 반이 적은 7개 반으로 시작했다. 이곳은 한 반당 40∼50명인 대규모로 매년 등록 경쟁이 치열해 대기자가 끊이지 않던 학원이다. 하지만 올해는 정원을 채우지 못해 개강 이후에도 수강생을 계속 모집하고 있다. 예년과 반대로 대입 학원가가 ‘썰렁한 입학 시즌’을 맞고 있다. 본보가 서울 시내 주요 대입 학원들을 취재한 결과 대부분 “재수선행반에 등록한 학생 수가 지난해의 70% 정도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성학원 관계자는 “최상위권 수험생 위주로 운영되는 강남대성학원만 일찍 등록을 마감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은 지난해보다 20∼30% 적게 채워졌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관계자도 “4일까지 재수선행반을 모집하는데 지난해보다 지원 문의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재수에 나서는 학생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의 변별력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대체로 정시모집에 하향 지원을 했고, 이에 따라 정시모집 추가합격 결과까지 지켜보려는 수험생이 많아지면서 재수 행렬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년(2013∼2015학년도 수능) 동안 ‘물수능’, ‘로또수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쉽게 출제되면서 수능 성적표가 나오기도 전에 수험생이 줄지어 학원에 등록할 정도로 ‘재수 열풍’이 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재수 경향이 수능 난이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갑자기 어려워지면 수험생들이 일단 정시모집에서 하향 지원할 뿐 아니라 추가합격까지도 촉각을 곤두세운다”면서 “특히 ‘수능이 어려워질 테니 다시 봐도 나아질 것이 없다’는 심리로 재수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불수능’ 때문에 최상위권 대학의 정시 경쟁률 하락 현상도 두드러졌다. 변별력이 높아져 고득점자가 줄면서 소신 안정 지원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의 경쟁률은 2015학년도 3.93 대 1에서 2016학년도 3.74 대 1로, 연세대는 5.62 대 1에서 4.8 대 1로, 고려대는 4.64 대 1에서 4.0 대 1로 각각 떨어졌다. 재수 기피 분위기는 ‘오르비’나 ‘수만휘’ 등 수험생이 몰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확인된다. 수능이 쉬운 해에는 수능 당일 저녁부터 재수 관련 문의가 줄을 이었다. ‘언제 재수를 결심했느냐’는 글이 올라오면 ‘국어 영역(수능 1교시) 끝나고 실수한 걸 확인했을 때’라는 답변이 뒤따를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다 끝나고 해가 바뀌도록 재수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다. B대입학원 관계자는 “중소형 학원들은 재수선행반 등록자가 예년의 반 수준으로 떨어져서 수강생 수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라며 “2월 중순에 개강하는 재수종합반은 수강생이 어느 정도 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임현석 lhs@donga.com·최예나 기자}
충남 홍성의 한 고등학교는 이번 겨울방학에 15명의 교사 중 5명만 당직근무를 한다. 학교 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 10명이 방학 중 당직근무를 거부했기 때문. 교사 5명과 교장, 교감이 전교조 소속 교사들 몫의 근무까지 떠안게 됐다. 충남도교육청은 지난해 전교조 세종충남지부와 ‘방학 중 당직근무를 폐지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단체협약을 맺었다. 이 학교 교장은 “도교육청에 교사들이 나오지 않으면 학교 문을 닫아도 되느냐고 물었지만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답답해했다. 29일 서울시교육청이 충남도교육청처럼 전교조 서울지부와 ‘방학 및 재량휴업일에 강제적인 근무조 운영을 폐지’하는 내용의 단협을 체결해 내년 3월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방학 중 근무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방학 중에도 각 학교에서는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스포츠교실, 각종 캠프 등이 운영되고, 도서관을 개방해 학생들이 이용하게 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도 공문이나 민원 처리 등 학교 내 업무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근무 인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박모 씨(45)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외부 업체의 강사가 진행하는 수업이 대부분이어서 교사가 나와 관리하지 않으면 학부모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방학 중에 보통 하루 이틀 정도의 당직 근무를 빠지기 위해 학생들을 방치하는 것은 교사로서의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 여름방학 때도 전북 등 일부지역에서 학생들이 등교했는데 교사가 나오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방학 때도 학생에 대한 교육과 안전 관리는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개별 학교의 상황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단협으로 강제할 것이 아니라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방학 중 근무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민주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하라는 취지”라면서 “교원의 의견을 수렴해 방학 중 근무일, 근무시간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라는 내용을 이행계획에 담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정책은 전교조 교사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유덕영 firedy@donga.com·임현석 기자}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위탁업체를 선정할 때 사실상 가장 낮은 가격으로 응찰한 업체를 선정하도록 해 교육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29일 방과후학교 위탁업체를 선정할 때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도록 한 ‘방과후학교 가이드라인’을 일선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학교는 두 단계에 걸쳐 방과후학교 위탁업체를 선정한다. 공모로 지원을 받은 뒤 1차 제안서 평가(적격심사)를 통과한 업체들 중에서 ‘최저가’인 업체를 선정하도록 한 것. 교육부는 “사전에 적격업체를 심사하는 과정을 거쳐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만큼 가격이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일선 학교와 방과후학교 업체들의 반응은 다르다. 적격심사는 업체들이 대부분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업체 선발의 절대 기준은 낮은 가격이 될 것이고, 결국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불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곳은 방과후학교 위탁사업을 하는 업체들의 모임인 ‘전국방과후학교법인연합’이다. 이 업체들은 당장 선정되는 것이 급한 만큼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낮춰서라도 저가 응찰 경쟁을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방과후수업의 경우 정해진 수업 이외에도 다양한 체험활동이나 부가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이런 활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운영 실적이 좋은 업체는 교재와 온라인학습, 시험지, 체험수업 등을 다양하게 개발해 질 좋은 교육을 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이러한 교육 경쟁보다는 가격 경쟁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최근 몇 년간 방과후학교의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특히 영어나 수학은 동네 보습학원에 뒤처지지 않는 강좌가 생기면서 방과후학교 이용률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면서 “무조건 싼 업체와 계약을 하라고 하면 학부모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이용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의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면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저가 입찰이 적용되면 방과후학교에서 다양한 보조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방과후학교 업체들은 학생들의 하교 지도를 위한 도우미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건비 절감 경쟁이 붙으면 이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 업체들은 영어 수업의 경우 영자신문을 보조 자료로 나눠준다거나,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에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도 단위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중소업체들과 달리 전국 단위로 방과후학교 위탁 사업을 하는 대형 교육업체들이 방과후학교 시장을 독식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교육부는 “1, 2차 경쟁입찰 말고도 협상이나 수의계약을 통해서도 업체를 선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문제다. 협상을 하려면 대학교수 등 전문가급의 평가위원을 위촉해야 하는데 일선 학교에는 버거운 일이다. 수의계약은 계약가가 2000만 원 미만일 때만 가능한데 방과후학교 위탁 계약은 대부분 이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수의계약 대상이 거의 없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내년부터 서울의 모든 중학교에서 1학년 전 과정에 걸쳐 자유학기제가 실시된다. 이에 따라 현재 학기마다 중간, 기말고사로 나눠 치르는 지필고사는 1학기 또는 2학기에 기말고사 한 차례로 축소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1년짜리 ‘서울형 자유학기제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것에 맞춰 서울은 한 학기를 추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의 중학교들은 지필고사 없이 한 학기 동안 진로를 탐색하는 교육부 자유학기제는 ‘집중학기’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나머지 학기는 ‘탐색학기’(1학기에 실시할 경우)나 ‘연계학기’(2학기에 실시할 경우) 같은 서울형 자유학기제로 합쳐 운영하게 된다. 즉 중학교 1학년 과정을 ‘1학기 탐색학기, 2학기 집중학기’ 또는 ‘1학기 집중학기, 2학기 연계학기’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다. 집중학기에는 체험활동 중심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되고, 특히 예술 체육 동아리 활동이 많이 편성된다. 탐색학기 또는 연계학기에는 융합수업, 토론, 프로젝트 학습 등이 교과 및 창의체험학습 시간에 반영된다. 어느 학기를 집중학기로 정할지는 학교별로 교장이 교사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게 된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전국에 전면 적용하는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 2학년 가운데 한 학기만 운영한다. 이와 달리 서울형 자유학기제는 1학년 전 과정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서울 지역 384개 중학교의 경우 교육부의 자유학기제를 2학년 때 운영하는 학교가 없기 때문에 서울형 자유학기제를 1학년 과정에서 모두 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은 1학년 과정에서 자유학기제를 우수하게 운영한 학교 60여 곳을 선발해 2학년 과정의 ‘혁신자유학년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혁신자유학년제 기간에는 학생들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전부 치르지만 동아리 활동 등을 강화해 진로탐색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임현석 기자lhs@donga.com}
“교육청이 예산은 늘어난 것 보다 적게 잡고, 인건비 등 지출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잡았다.”(교육부) “늘어난 지방세는 2017년에 들어오고 인건비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짜야 한다.”(서울시교육청) 누리과정 예산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특히 지방세 증가수입을 서로 다르게 이해하면서 자신들의 주장만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의 내년 추가 세입이 총 516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27일 말했다. 교육부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가장 큰 증가분은 서울시에서 받는 지방세 증가분 3824억 원(예상치)이다. 그 외 학교용지부담금이 149억 원, 순세계 잉여금 1194억 원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청 예산이 늘었는데도 교육감이 정치적인 이유로 누리과정 편성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교육부의 계산이 틀렸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방세 세입이 늘어도 내년 6월 서울시가 최종정산하기 전 까지는 정확한 금액을 단정할 수 없다”며 “게다가 그 돈은 내년이 아니라 2017년에 넘어온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장 내년에 받을 수도 없고, 금액도 장담할 수 없는 지방세 증가분을 근거로 6000억 원이 넘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재정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교육청이 편성한 지출항목에 대해서도 양 쪽의 시각이 엇갈렸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이 편성한 지출항목 중 인건비 626억 원, 시설사업비 532억 원 등 1158억 원이 과다하게 편성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명예퇴직이 늘어 인건비도 줄었는데 교육청이 여전히 이를 지나치게 높게 잡았다”며 “2017년에 지을 학교 건설비를 2016년 예산에 반영한 부분도 과대편성”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교육청은 예측할 수 없는 변동 상황에도 당연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육아휴직 등 인사변동이 생기면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야 한다”며 “그 인건비까지 감안해 예산을 편성한 것을 과대 편성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교 건립비를 1년 앞 당겨 편성한 부분은 “2017년에 지을 학교라도 토지 매입 등이 계획보다 빨리 진행되면 교육청은 내년이라도 즉시 대금을 결제해야 한다”며 “이를 고려해 예산을 짜놓는 것이 관례”라고 반박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쳇바퀴 돌 듯 자기주장만 반복함에 따라 누리과정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할 전망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재정분석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타당한 면이 있다. 시교육청의 지방세 수입은 늘어나는 게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리과정 문제가 눈앞에 닥친 문제임을 감안하면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국 시도교육청은 최근 4, 5년 간 고질적인 재정난으로 이미 일선 초중고교의 학교기본운영비를 삭감하고 교원과 공무원의 출장비, 인건비까지 최대한 줄인 상황이다. 그 여파로 서울지역 초중고교는 입학식이나 졸업식 규모를 줄이기도 했다.이은택 기자nabi@donga.com임현석 기자lhs@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학교 규모(학생수 기준)에 따라 무상급식비를 차등지급한다. 학생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학생 1인당 급식비 지원 단가가 높아지는 것. 반면 학생수가 1000명 이상인 학교는 물가인상에도 급식비 지원이 늘지 않아 반발이 예상된다. 초·중학교 전 학년(사립초등교 제외)에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는 시교육청은 23일 이 같은 내용의 ‘무상급식비 차등지원안’을 발표했다. 소규모 학교에 급식비를 얼마나 더 지원할지는 현재 검토 중이다. 소규모 학교(학생수 기준 200∼300명 이하 수준)의 1인당 급식비를 대규모 학교(학생수 800∼1300명)에 비해 10∼16%를 더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학교 규모를 학생수 기준으로 4, 5구간으로 나눌 방침이다. 올해 서울지역 1인당 무상급식비는 초등학교 3150원, 중학교 4170원으로, 시교육청은 모든 학교에 동일한 단가로 지원했다. 시교육청이 책정된 1인당 급식단가에 맞춰 지원금을 보내면, 학교는 입찰이나 수의계약(2000만 원 이하) 등을 통해 식자재 업체로부터 식재료 등을 구매한다. 시교육청이 급식비 지원방식을 바꾼 것은 학생수에 따라 급식운영 여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학생수가 적을수록 식재료 대량구매가 어려워 지출도 더 크다. 식자재 업체들도 대규모 학교를 두고 판촉행사를 통해 납품 경쟁을 벌인다. 이 때문에 대규모 학교는 식자재 업체로부터 과일 등을 무료로 지원받기도 한다. 대규모 학교가 반찬 가짓수로 5찬을 유지하는 반면, 판촉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규모 학교는 3, 4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는 대체로 무상급식비 차등지원에 대해 공감하는 편이다. 문제는 시교육청이 올해 무상급식비 예산 총액을 약 2865억으로 확정했다는 것. 예산 총액이 정해진 만큼 소규모 학교에 더 급식비를 지원하려면 대규모 학교(학생수 1000명 이상)의 1인당 급식비는 실질적으로 줄어든다. 내년 물가인상분을 반영해 1인당 급식비는 초등학교 40원(3150원→3190원), 중학교는 250원(4170원→4420원)씩 인상하기로 했지만 이러한 인상분을 이들 학교에 반영하기 어렵다. 이렇게 피해를 보는 학교는 150개교(초등학교 124개교. 중학교는 26개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수가 1000명 이상인 서울지역의 한 중학교 행정실장은 “내년 급식지원금 인상을 염두에 두고 급식계획을 짜던 학교 입장에서 당혹스럽다”며 “지원금을 줄이면 그만큼 급식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24일 시교육청에서 학생수 1000명 이상의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을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만 3∼5세 어린이의 무상 교육·보육을 위한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이 필요 금액의 30%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광주 경기 전남 등 4곳에서는 편성됐던 유치원 예산마저 전액 삭감되면서 당장 2주 뒤부터 쓸 누리과정 예산이 전혀 없어 보육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본보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확보 상황을 확인한 결과, 내년 누리과정을 위해 필요한 예산 4조179억 원 중 편성된 예산은 1조1325억 원으로 28.2%에 불과했다. 누리과정 예산 중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확보율은 필요 금액의 16.6%에 불과해 더욱 심각하다.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으로 2조1274억 원이 필요하지만 편성된 예산은 3528억 원에 그쳤다. 당초 어린이집 예산은 17곳 중 14개 시도교육청이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며 편성을 거부했다. 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이 다수인 지역에서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 유치원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방식으로 어린이집 예산 일부를 반영했다. 그마저도 보수 성향 교육감이 있는 울산이 9개월 치인 349억 원을 편성해 사정이 가장 나을 뿐 예산을 확보한 지역도 2∼9개월분을 확보하는 데 그쳐 땜질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 경남은 도교육청 예산에 2개월분이 반영됐지만 도청이 자체 예산으로 1년 치를 편성했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지역에서도 누리과정 예산이 추가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회는 당초 16일이었던 본회의가 연기됐는데 앞서 시의회 교육위원회가 누리과정은 국고로 해결해야 한다며 서울시교육청이 편성한 유치원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서울시의회는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당이어서 교육위가 삭감한 예산안이 본회의에서도 그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유치원 누리과정의 지원 예산 편성을 위해 시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예산 통과가 안 되면 정말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보육대란 눈앞 닥치나” 불안 ▼정부 “시도교육청이 책임” 입장 고수… 교육감協, 21일 국회 긴급회의 제안 누리과정 소요액이 1조559억 원으로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경기지역도 도의회 교육위가 형평성을 이유로 도교육청이 편성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급기야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은 17일 국회 앞에서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데 정부가 지원한 예산은 없고 오히려 지방으로 전가해 지방 교육재정이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충북지역도 도의회가 유치원 예산을 4개월분만 남긴 채 삭감한 상태다. 서울 광주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전북 전남 등 8곳은 당장 2주 뒤 시작되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과 유치원·어린이집 원장들은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보육대란 가능성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의 한 사립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백모 씨(35)는 “당장 다음 달부터 유치원비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소식에 불안하다”며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누리과정 지원이 없으면 아이를 유치원에 계속 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사립 유치원 원장은 “지원이 되지 않으면 상당수 아이들이 떠날 것이고 그러면 유치원 운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시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16일 긴급 차관회의를 열고 “시도교육청이 당연한 의무를 불이행하고 있다”며 예산 편성을 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관련 비용이 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규정돼 있고, 3000억 원을 시설비 명목으로 지원하는 만큼 시도교육청이 예산 전액을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7일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21일 여야 대표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교육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해 긴급 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누리과정 예산 파행은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떠넘긴 중앙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유덕영 firedy@donga.com·임현석·김희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