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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한국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알렉세이 보로답킨 러시아 외교차관이 21일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 아태지역담당 차관이자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보로답킨 차관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전문가들의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 조사단의 보고서는 당초 국가 지도부를 위해 내부용으로 작성된 비밀문서이기 때문에 한국이나 북한 어느 쪽에도 전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천안함 사고의 원인을 따질 때가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기”라며 “이를 위해 6자회담 재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보로답킨 차관은 “위기의 책임은 남북 양측에 함께 있다”면서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을 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참여했어야 했으며 천안함 사태 이후 미국과 남한이 한반도 인근에서 군사 활동을 증가한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긴장 완화를 위한 해결책으로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이 공격적 수사를 낮추고 동북아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중단함으로써 사태를 진정시키는 한편 어떤 조건하에서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지를 외교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올해 서울 중구 명동의 상가 임대료가 세계 8위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위에서 3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세계적 종합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C&W)’가 매년 내는 ‘세계 주요 번화가 임대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동의 연간 임대료는 전년 대비 17.8% 오른 m²당 4844유로(약 735만 원)였다. C&W의 조사는 세계 59개국 269개 주요 번화가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미국 뉴욕의 5번가로 작년보다 8.8% 인상된 1만6257유로를 기록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아시아태평양권 쇼핑 상가의 임대료가 강세를 보인 반면 파리 등 유럽 번화가의 명성이 크게 퇴조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홍콩 코즈웨이베이가 9.6% 상승한 1만4620유로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일본 도쿄 긴자거리 임대료는 4.5% 오른 7711유로로 지난해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파리 샹젤리제 거리는 임대료가 1년 사이 9.5% 하락한 6965유로로 순위가 지난해 3위에서 올해 5위로 밀려났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칠레의 매몰 광원들이 당초 예상보다 두 달 가까이 빠른 10월 말 구조될 것으로 전망된다.칠레 정부는 광원 33명이 있는 지하 700m까지 직경 30cm의 구멍을 뚫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구멍을 지름 65∼70cm로 넓히는 작업에 최소 6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라우렌세 골보르네 칠레 광업부 장관은 “굴착작업에 난관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10월 말 광원들을 구조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광원들이 크리스마스 전후에나 구출될 것이라던 예상을 크게 앞당기는 것. 구조팀은 광원들이 있는 곳까지 지름 확대작업이 끝나면 강철캡슐을 내려 보내 광원들을 한 명씩 태워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금까지 광원 구조작업에 들인 비용은 500만 달러. 구조 완료 때까지는 최소한 1000만 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달 상순에 열린다던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가 연기된 것과 관련해 여러 설이 있지만 결국 김정은(사진)의 공개 여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즉 김정은이 아직 20대라 당내 지도급 인사로 추대하기는 이른 데다 내세울 만한 실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실제 북한은 지난해 1월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이후부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을 만한 실력을 갖춘 뛰어난 지도자로 포장해 주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각종 ‘김정은 띄우기’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북한의 열악한 대내외적 형편이 김정은을 위대한 지도자로 만들어낼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김정은의 치적이라고 첫 번째로 요란스럽게 선전한 것은 지난해 4월 평양에서 진행된 ‘축포야회’였다. 불꽃놀이에 필요한 자재를 중국에서 수백만 달러를 들여 구입하는 등 준비를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 민심에 역효과를 냈다. 주민들이 “사람들이 굶주리는데 외화를 탕진해 불꽃놀이나 하다니 정말 철이 없다”며 수군거리기 시작한 것.이어 지난해 4월 말부터 연말까지 150일 전투와 100일 전투를 벌였다. 하지만 이 기간에 간부들은 주민들에게 온갖 가렴주구를 일삼으며 통제를 강화해 원성만 자아냈다. 조작에 능숙한 선전당국조차 성과가 있었음을 입증할 어떠한 경제적 지표도 제시하지 못할 정도로 철저히 실패한 주민총동원이었다.여기에 지난해 12월 단행한 화폐개혁은 최악의 민심이탈을 초래했다. 김영일 총리가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희생양으로 삼아야 할 정도로 큰 실패작이었다. 결국 북한 당국은 150일 전투, 100일 전투, 화폐개혁을 김정은과 연결할 수 없었다. 현 단계에서 주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 살리기 리더십’을 선전할 기회를 모두 날린 것이다.올해 들어서도 기회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김정은이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천안함 공격은 커다란 대외적 고립을 초래했고 북한은 대내외적으로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월드컵 대표팀 훈련장도 여러 번 찾았다고 한다. 44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큰 성과를 내면 이를 업적으로 연결하려 했지만 전국에 생중계한 포르투갈전에서 북한 팀이 0-7로 대패하면서 이것도 무위에 그쳤다. 김정은이 지휘한다고 이미 내부적으로 선전했던 평양시 10만 가구 건설도 철거만 해놓고 건설은 자재와 장비 부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결국 북한이 현 단계에서 김정은의 업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고작 한두 개 공장에서 완성됐다는 컴퓨터수치제어(CNC)화 정도에 불과하다.이는 김정일의 후계승계 때와 여러모로 비교된다. 김정일은 후계자 지명을 받기 전 선전선동부를 맡아 ‘혁명영화’ ‘혁명가극’ 수십 편을 창작했다. 후계자로 지명된 뒤에는 ‘70일 전투’에서 수치상 큰 성과를 이뤄 영웅칭호도 받았으며 주체사상을 만들어 내는가 하면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구호를 내놓는 등 단기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가장 큰 문제는 김정은 띄우기가 앞으로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북한이 대외적 환경을 부드럽게 만들고 개방정책을 실시하는 시늉을 하면 주민 여론이 호의적으로 변할 여지가 어느 정도 있기는 하다. 김정일의 8월 방중은 이를 의식한 행보일 수도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김정은, 9월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중간급 직책 맡을 것”▲2010년 8월31일 동아뉴스스테이션}

미국에 유학 중인 한국인 대학생이 미국 유수 건축설계 공모전에서 대상 후보에 올랐다. 주인공은 카네기멜런대 건축학과 하위준 씨(25·사진). 11일 미국그린빌딩협의회(USGBC)의 홈페이지 공시에 따르면 뉴올리언스 시에 조성될 친환경 주택단지 ‘모델하우스 공모전’에서 하 씨의 작품이 대상 후보작 4점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5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재난을 당한 뉴올리언스 시 재건작업의 일환으로 실시한 이번 공모전은 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 계층을 위한 친환경 주택모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효율, 접근성, 안전, 당신’의 영문 앞 글자를 딴 하 씨의 작품 ‘이지(E.A.S.Y) 하우스’는 자연채광, 친환경 지붕, 휠체어 리프트 등 기능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USGBC는 대상 후보작 4점을 놓고 1년간 실제 모델하우스로 짓는 심사과정을 거쳐 대상작을 뽑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9일은 북한의 국경절에 해당하는 ‘공화국 창건일’이다. 9월 상순에 열릴 것이라고 공지됐던 노동당 대표자회는 8일까지도 열리지 않아 궁금증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는 6월 발표될 때부터 미심쩍은 데가 적지 않았다.○ 왜 9월 상순에 한다고 했나북한 노동당 창건일은 다음 달 10일이다. 노동당 대표자회를 열려면 사실 이때 하는 것이 낫다. 북한에선 노동당 창건일을 공화국 창건일보다 더 중시한다. 더구나 올해 공화국 창건일은 62주년이지만 당 창건일은 65주년이다. 북한은 10, 15처럼 ‘꺾어지는’ 숫자가 들어간 기념일을 특히 더 중시한다. 그런데도 당 대표자회를 공화국 창건일을 계기로 연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북한에 한 달을 더 미룰 여유가 없을 만큼 다급한 사정이 있거나 다음 달 10일에 당 대표자회보다 더 중요한 행사가 계획됐을 수도 있다.○ 김정일은 왜 갑자기 중국에 갔나노동당 대표자회 개최는 6월에 발표됐다. 김정일은 5월에 중국을 방문하고 8월에 또다시 ‘깜짝 방중’을 단행했다. 회의 공지와 개막 직전에 이뤄진 김정일의 방중은 이번 대표자회와 중국 사이에 중요한 연관변수가 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8월 방중이 김정은 후계체제를 중국에 승인받고 경제지원을 약속받기 위한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하지만 북한의 후계자는 지난해 이미 결정됐고 경제난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8월 방중 때에는 후계 인정이나 단순한 경제지원 요청을 뛰어넘는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회의 날짜를 왜 정하지 않았나북한이 불과 석 달 뒤에 열릴 중요 회의를 공지하면서 정확한 날짜를 특정하지 않고 ‘상순’이라고만 밝힌 것도 의아한 대목이다. 전례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장 큰 가능성은 6월에 이미 김정일의 8월 방중을 계획했지만 그때까지는 방중 날짜나 의제, 회담장소 등을 합의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일의 방중이 끝난 뒤에도 대표자회 일정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을 보면 예상외의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10월엔 무슨 행사가 계획되나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북한이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이번 대표자회 목적은 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것이다. 당 창건일엔 선출된 당 최고지도기관이 빅이벤트를 연출할 수 있다. 이는 김정은을 후계자로 추대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노동당 강령이나 규약에 대한 전면 개정일 수도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 개막이 늦어지면서 갖가지 추측과 소문이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7일 “김일성대 학생들이 조직한 단체가 중국에서 만들어온 반정부 전단을 대학과 평양시내 곳곳에 뿌려 비상이 걸렸고 이 때문에 회의 개최가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일부터 김일성대에서 간간이 뿌려졌던 전단지가 4, 5일에는 평양 시내 곳곳에 뿌려졌고 20대 후반의 재학생이 체포됐다고 한다”며 “컬러로 만들어진 전단은 당 대표자회 개최를 비난하는 내용과 함께 김정일의 사생활, 김정은 후계 문제, 이제강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피살 사건 등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정부 차원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입수되지 않았다. 뜬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 단파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는 7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의 건강 문제 때문에 당 대표자회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건강에 기복이 있기 때문에 일단 ‘9월 상순’이라고 일정을 발표한 뒤 좋은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대표자회를 하려면 적어도 하루는 회의장에 앉아 있어야 하므로 건강상태가 좋은 날을 골라 전격적으로 실시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북한의 심각한 수해 때문에 대표들의 평양 도착이 지연되고 있다는 관측과 북한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7일에도 대표자회 개최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정권 수립 62주년 기념일인 9·9절 이후에 회의를 개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이날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혜산에 모였던 양강도 대표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6일 평양으로 출발했으며 늦어도 7일 오후까지는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신석호 기자 kyle@donga.com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경영난을 겪고 있던 미국의 보수신문 ‘워싱턴타임스’가 1달러에 팔릴 예정이다. AP통신은 인수회사가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부채를 모두 승계하는 조건으로 워싱턴타임스가 1달러에 통일교 관련 회사인 ‘뉴스 월드 미디어 디벨럽먼트’에 매각될 것이라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워싱턴타임스의 부채가 얼마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매각은 외형적으로 보면 통일교 교주인 문선명 목사의 3남 현진 씨(42)가 경영하던 신문사의 경영권이 문 목사에게 다시 돌아가는 셈이다. 이를 두고 주변 관계자 사이에서는 통일교 내분의 결과라는 시각이 많다. 문 목사가 7남 형진 씨(32)를 후계로 지정하는 것에 현진 씨가 반기를 들자 통일교 측이 지난해 7월부터 신문사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했다는 것. 워싱턴타임스는 최근 들어 통일교로부터 매년 3500만 달러 정도씩 자금을 지원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타임스는 통일교의 후원이 중단된 뒤 2002년 220여 명에 이르던 기자가 최근 70여 명으로 줄어드는 등 극심한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끝에 경영권을 문 목사 측에 넘기는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타임스는 문 목사가 1982년에 반공 이념 전파를 주목적으로 만든 보수신문으로 통일교 측은 지금까지 약 30년 동안 20억 달러의 자금을 신문사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투먼) 순방을 계기로 중국 동북 3성의 동해진출권 확보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북한이 나진선봉시뿐만 아니라 청진시까지도 이미 10년 전에 경제특구 예정지로 포함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3대 도시인 청진은 나진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다. 인구 약 70만 명의 공업도시인 청진시에는 북한 최대의 제철소인 김책제철연합기업소가 있으며 화학, 조선, 항만도 발달돼 있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000년경 중국의 두만강유역개발계획과 맞물려 나진항뿐만 아니라 수심이 깊은 청진항까지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부적인 청사진도 세웠다고 한다. 계획의 핵심은 청진 시내를 가로지르는 수성천을 경계로 그 이북지역을 나진선봉과 마찬가지로 경제특구로 만든다는 것. 이는 북한이 꽤 오래전부터 중국의 동북 3성 개발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왔음을 보여준다. 또 이를 통해 북한이 창지투 계획에 거는 기대도 간접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2000년은 창지투 계획이 나오지도 않았던 때로 다만 두만강유역개발계획이란 명목으로 2005년까지 150억 위안 정도의 투자가 예상될 때였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비준한 창지투 계획은 2020년까지 최소 3000억 위안(약 53조 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150억 위안 규모의 개발계획에도 이와 연계해 청진까지 문을 열 구상을 했던 북한이 투자금이 최소 20배나 늘어난 창지투 계획에 어떤 기대를 걸지는 짐작이 어렵지 않다. 청진에도 최근 중국 자본이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옌볜하이화(延邊海華)무역공사가 올해 청진항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투먼과 청진을 잇는 철로 개·보수 작업에도 중국 측이 1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북한 철도성과 합의를 마쳤다고 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승인한 고속도로 건설계획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이에 푸틴 총리가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20년째 끈끈한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표면에 드러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정치적 스승인 푸틴 총리의 정책에 반하는 지시를 공개적으로 내린 것을 두고 그가 푸틴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신호가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있다. 인테르팍스통신 등 현지 언론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 총리와 세르게이 나리슈킨 크렘린 행정실장에게 모스크바 북쪽 자연보호림인 ‘험키’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계획을 중단하고 이 문제와 관련한 추가 청문회를 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고속도로에 대해서 푸틴 총리는 7월 말에 “모든 결정이 내려졌고 정부는 어떤 변경도 할 생각이 없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고 이미 상당수 도로 예정지의 채벌작업까지 끝난 상황이다. 극동 하바롭스크 지역 방문 중에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전해들은 푸틴 총리는 27일 “고속도로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발과 환경보전 문제 사이에는 항상 갈등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회적 불만을 터뜨렸다고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전했다. 문제가 된 도로는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고속도로 중 험키 자연보호림을 통과하는 최대 58km 구간이다. 환경단체들은 우회도로를 만들면 자연보호림을 훼손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적극적인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22일에는 모스크바 중심 푸시킨 광장에서 시민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험키 숲 파괴에 반대하는 록 콘서트와 행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환경문제와 함께 정경유착 의혹도 수면에 떠올랐다. 현지 경제전문 일간지 ‘베도모스티’는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한 회사가 푸틴 총리와 오랜 친구인 기업인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반정부 성향의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바’는 이 회사가 고속도로 1차 구간 공사로만 660억 루블(약 2조5000억 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음악 교사 1명을 뽑겠다고 밝히자 237명이 몰렸다. 다른 과목도 비슷했다. 지난해 서울 중등교사 임용시험 평균 경쟁률은 44 대 1이었다. 교원 공급이 너무 많아 생긴 일이다. 결국 교육 당국이 칼을 빼들고 ‘사범대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 노벨경제학상 오스트롬 인터뷰세계 각국이 만들어 내는 각종 규제보다 보통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생활태도를 바꾸는 게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펼치는 석학이 있다. 지난해 여성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사진)다. ‘환경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생활태도 변화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왜 중요한지를 오스트롬 교수에게 들어봤다. ■ 동물 수집하는 ‘애니멀 호더’ 애완동물을 향한 사랑과 집착의 구분은 무엇일까. 한 여성은 33m²(약 10평)도 안 되는 집에 60여 마리의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살았다. 상실감을 달래려고 했다지만, 먹이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했다. 동물 수집 행위에 가까운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가 늘고 있다는데…. ■ 추석 장바구니 물가 점검야채, 과일, 수산물 등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 식생활에 비상이 걸렸다. 무 배추 등 대부분 야채는 지난해 대비 50% 이상 값이 올랐고 오징어는 3배 가까이 뛰었다. 재래시장, 마트 등 현장에 나가 장바구니 물가를 점검해봤다. ■ 푸틴에 반기 든 메드베데프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정치적 스승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적극 밀어붙이던 고속도로 건설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려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 총리의 의중을 한 번도 거스른 적이 없었기에 놀라움은 더욱 크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왜 이례적으로 반기를 든 것일까.}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중남미 출신의 남녀 72명이 멕시코 갱단에 피랍된 뒤 한꺼번에 처형돼 충격을 주고 있다. 외신들은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마약 밀매가 주 소득원이던 멕시코 갱단에 밀입국자 약탈이 새로운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멕시코 해병대는 25일 미국 텍사스 주와 국경을 맞댄 산페르난도 시 인근의 한 목장에서 시신 72구를 발견했다. 희생자들은 남성 58명과 여성 14명으로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브라질 등을 떠나 며칠 전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갱단에 피랍된 사람들이었다.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갱단은 이들에게 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총으로 사살했다고 한다. 멕시코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처형이 끝난 직후였다.BBC 방송은 미국 밀입국자들은 브로커에게 줄 돈과 여행경비로 큰돈을 휴대하는 경우가 많아 갱단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사 돈이 없더라도 인질로 잡혀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도록 협박받기도 한다. 밀입국의 특성상 피해자 규모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체포돼 추방된 밀입국자만 6만4000여 명에 이르러 전체 불법 밀입국자 규모는 수십만 명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매년 2만여 명이 범죄조직의 희생양이 되는 것으로 멕시코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최근 멕시코에서는 대규모 시신 매장지들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엔 51구의 집단 매장지가, 5월에는 64구의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무엇보다 화장실부터 크게 파놓을 것.”매몰 17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존 사실이 확인된 칠레 광원 33명에게 가장 먼저 내려진 지시는 화장실 확보였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6일 보도했다. 광원들의 생존사실이 알려진 지 이날로 닷새째를 맞는 가운데 매몰 광원들을 구출하는 작업은 전 세계 언론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광원들이 있는 지하 688m 지점까지 지름 66cm의 탈출용 통로를 파기 위한 드릴링 작업이 24시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하루 작업량이 한정돼 있어 구출에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광원들을 밀폐된 공간에서 안전하게 머물게 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깨끗한 화장실은 질병 없이 오랫동안 지하에서 버티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또 폐쇄된 환경 속에서 장기간 지내야 하는 광원들이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현재 3명의 광원이 우울증 초기 증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는 자신들에게 쏠린 전 국민의 관심을 의식해 지하에서 애국가를 합창하고 국기를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구조팀은 광원들에게 카드, 비디오게임기, 책 등을 내려 보내주는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매몰 광원들의 상황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체류 우주인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이와 관련된 방대한 연구 데이터들을 갖고 있는 NASA의 역량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NASA도 전문가들을 파견해 심리 분석과 영양식 제공 문제를 도울 예정이다. 광원들에게 전달된 첫 번째 음식은 초콜릿, 비타민, 단백질이 포함된 바닐라맛 수프였다고 한다.광원들의 체중관리도 큰 관심사항. 미국 CNN방송은 “현재 33명 중 9명이 과체중으로 지름 66cm의 탈출통로를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체중자들은 구조작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대략 8kg의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26일 보도했다.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이 잘 동안 다른 그룹은 오락을 해야 한다는 지시도 내려졌다. 한편 CNN은 매몰 광원들이 성모 마리아 및 예수 그리스도 조각상부터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현재 광원들에게는 크리스마스까지 구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된 상황이다. 광원들은 구출에 4개월 정도가 걸릴 것이라는 사실을 전달받고도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지구에서 불과 127광년 거리에 우리 태양계를 닮은 행성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24일 발표됐다. 천문학계는 이번 발견이 외계행성 연구가 시작된 이래 가장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행성계는 독일 뮌헨에 본부를 둔 정부 간 천문연구기관인 유럽남부천문대(ESO)가 칠레에 있는 지름 3.6m 망원경에 부착된 고해상도 전파행성추적(HARPS) 장치를 통해 6년 넘게 탐색한 끝에 발견했다. 천구(天球) 남극 근처의 물뱀자리에서 발견된 새 행성계에선 태양과 같은 역할을 하는 지구 질량의 20배 정도인 모(母)항성 HD 10180을 중심으로 다섯 개의 행성이 돌고 있는 것이 관측됐다. 또 과학자들은 컴퓨터로 계산해 이 행성계에 이미 관측된 다섯 개의 행성 외에도 두 개의 행성이 더 존재하는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우리 태양계(행성 8개)와 비슷한 개수의 행성이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천문관측이 시작된 이래 태양계 밖에서는 약 450개의 외계행성이 관측됐지만 대다수가 독립행성이었다. 모항성 주변을 3개 이상의 행성이 도는 행성계는 지금까지 모두 15개가 발견됐는데 이번에 발견된 행성계가 이 가운데에서 가장 크다. 하지만 새로 발견된 행성계의 행성들 중 생명체가 존재할 만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확인된 5개의 행성들은 해왕성과 비슷한 크기로 지구 질량의 13∼25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표면이 너무 뜨겁다. 존재가 추정되는 두 개의 행성은 각각의 자전주기가 지구시간으로 1.18일과 2200일로 너무 짧거나 길어 관측에 애를 먹고 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중국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가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 대학 순위에서 미국 하버드대가 1위를 차지했다. 상하이자오퉁대는 2003년부터 전 세계 우수 대학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겨왔는데 하버드대는 첫해부터 한 번도 선두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상하이자오퉁대가 홈페이지(www.arwu.org)를 통해 13일 발표한 세계 500대 대학 순위에서 한국 대학은 단 한 곳도 100위권에 포함되지 못했다. 서울대가 101∼150위권에 들었으며 KAIST, 고려대, 연세대가 201∼300위, 한양대, 포스텍(포항공대), 성균관대가 301∼400위, 경희대, 경북대, 부산대가 401∼500위에 드는 등 모두 10개 대학이 500대 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는 지난해의 151∼200위권에서 올해 순위가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 대학들이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스탠퍼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각각 2, 3, 4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 대학 54곳이 100위권 안에 드는 강세를 보였다. 영국에서도 케임브리지대(5위), 옥스퍼드대(10위), 런던대(21위) 등 100위권에 드는 대학이 11개나 나왔다. 세계 100대 대학 중 65개 대학이 미국과 영국에 편중돼 있는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대학들이 100위권에 5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도쿄대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20위에 올랐으며 교토대(24위), 오사카대(75위), 나고야대(79위), 도호쿠대(84위)가 그 뒤를 이었다. 또 일본에선 500위 안에 25개의 대학이 선정됐다. 중국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100위권에 든 대학이 없었다. 양대 명문인 칭화(淸華)대와 베이징(北京)대가 서울대보다도 낮은 151∼200위권에 들었을 뿐이었다. 상하이자오퉁대의 평가기준은 자연과학연구 논문 성과(20%), 21개 분야별 고급연구진 확보율(20%),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성과(20%), 대학 규모 대비 학문 성과(10%), 노벨상이나 필즈상 등 유명 수상자 배출 수, 교수 수상경력 등 6가지. 상하이자오퉁대의 순위 평가는 과학 분야의 실적이 아주 높게 반영되는 게 특징인데 해가 갈수록 더 큰 공신력을 인정받는 추세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팔레스타인 요르단 강 서안의 소도시 예닌에서 5일 특별한 영화제가 사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개막식에 참가한 사마흐 가드반이라는 18세 이스라엘 소녀가 무대에 나섰을 때 살람 파야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를 포함해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한순간 숙연해졌다. 소녀의 심장은 원래 한 팔레스타인 소년의 것이었다. 소년의 이름은 아흐메드. 그는 12세 때인 2005년 장난감 총을 들고 나섰다가 진짜 총으로 오인한 이스라엘 병사에게 사살됐다. 소년의 아버지는 아들의 장기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어린이에게 기증했다. 이번 영화제의 첫 상영작은 ‘예닌의 심장’. 바로 아흐메드와 그의 아버지 이스마일 카티브 씨(46)의 사연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독일의 영화제작자 마르쿠스 페터 감독이 제작한 예닌의 심장은 올해 독일영화상 최우수다큐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에미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지난해 10월 한국에도 건너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첫 상영작이 되기도 했다. 이날 이스라엘 소녀와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영화제가 열린 영화관이었다. 2000년 제2차 팔레스타인 무장봉기(인티파다)가 시작된 뒤 예닌은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사이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변했다. 2002년에만 이 도시에서 54명의 팔레스타인인과 23명의 이스라엘 병사가 사망했다. 이후 수년간 영화관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이 이스라엘에 폭탄테러를 할 조직원들을 파견하는 거점으로 활용됐다. 1957년 문을 연 영화관은 1987년 1차 인티파다 때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23년간 방치됐던 영화관이 다시 살아난 데는 페터 감독의 노력이 컸다. 아흐메드의 사연을 촬영하기 위해 2년 전 현지를 방문했던 페터 감독은 인구 4만 명의 도시에 영화관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극장을 재건립하기로 결심했다. 독일 정부에서 43만 달러를 기증하는 등 모두 100만 달러의 재건축 비용이 모금됐고 3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및 여러 나라 자원자들이 힘을 보탰다. 그 결과 335석의 실내 영화관과 700석의 야외극장, 카페, 도서관, 더빙 스튜디오까지 갖춘 현대적인 극장이 태어났다. 요르단 강 서안의 몇 안 되는 영화관 중 가장 시설도 좋고 규모도 크다. 이날 영화제를 찾은 대다수 젊은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영화를 본 적이 없다. 페터 감독은 영화관 개관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전사들의 거점이던 이 도시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화합을 도모하고 경제가 번창하는 본보기 도시로 변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마음속 분노가 아직은 너무 크다. 현지에 사는 자카리아 주바이디 씨(33)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영화관이 생기고 주민들의 삶이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도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유대인에게 아무 감정도 없고 상황에 따라 내 심장도 떼 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계속 우리를 점령한다면 반대로 심장을 빼앗아올 것이다”고 덧붙였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4일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 선언이 커다란 공감을 얻자 세계적인 부호들의 기부운동 동참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의 억만장자가 403명(지난해 말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억만장자 10명 중 한 명이 절반 이상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셈이다.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가 주도한 이번 기부 운동은 지난해 5월 뉴욕에서 열린 ‘억만장자 14인 모임’에서 시작됐다. 당시 모였던 참석자들은 기부에 대한 의논을 하던 끝에 다른 억만장자들을 상대로도 기부 운동을 벌일 것을 약속했다. 버핏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한 억만장자들 중 70∼80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재산기부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고 이 중 40명에게서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로이터통신은 재산 기부를 약속한 40명의 재산을 절반만 합해도 최소 1500억 달러(약 175조 원)가 넘는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의 2010년 예산이 292조800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실로 막대한 액수다.버핏 회장은 성명을 통해 “기부 운동은 이제 시작이지만 벌써 대단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기부의사를 밝힌 억만장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 록펠러 가문의 후예 데이비드 록펠러 등 한국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도 많다. 테드 터너 CNN 창업자는 이미 15억 달러의 재산을 기부한 데 이어 남은 재산 18억 달러를 나누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엘리 브로드 선아메리카 창업자 부부는 서약서를 통해 “많은 재산을 가지는 축복을 받은 사람들은 이를 사회나 국가, 세계에 돌려줄 수 있으며 누구는 이를 기회, 다른 누구는 이를 책임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이를 특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들의 재산기부 약속은 법적 구속력은 물론 감시기구도 없다. 하지만 이들은 ‘기부서약’ 운동의 공식홈페이지 ‘더 기빙 플레지(www.thegivingpledge.org)’에 각각의 서약서를 공개함으로써 후손들도 약속을 준수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다.버핏 회장과 게이츠 창업자 등은 재산기부 운동을 미국 내로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다음 달에는 중국 억만장자들과, 내년 3월에는 인도 억만장자들과 만찬을 갖고 재산기부를 권유할 예정이다. 한편 중화권 최고 부자인 홍콩의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도 5일 “앞으로 10년간 내 재단을 통해 최근 30년간 낸 것보다 더 많은 액수를 기부할 것”이라며 이번 릴레이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파키스탄 서북부에서 80년 만의 최대 홍수 피해가 발생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AP통신은 수백만 이재민을 대상으로 미국과 탈레반이 민심을 얻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도 미국이 이재민 구호 작전을 어떻게 펴는가에 따라 미국에 대한 호감을 높이고 탈레반의 영향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아니면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3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수백 mm의 폭우가 쏟아져 6만여 채의 가옥이 파괴되고 1400여 명의 사망자와 2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특히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파키스탄 정부군이 지난해부터 탈레반 무장 세력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스와트 계곡이다. 이 지역에서만 1만4000채의 가옥이 파괴됐고 여러 마을이 사라졌다. 지역 주민인 파잘 마울라 씨는 “3년간의 탈레반 통치도, 그리고 1년 넘게 지속된 정부군과의 치열한 전투도 지난 3일간의 홍수에 비길 바 못 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재난을 당한 주민들은 마실 물과 식량을 구하지 못해 정부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분노한 이재민들이 대거 탈레반 세력으로 돌변할 수 있다. 이를 기회로 탈레반이 민심을 얻기 위해 병원을 세워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이재민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정부 측도 해당 지역에서 작전 중이던 병력 3만 명을 구호활동에 투입했지만 다리와 도로들이 모두 파괴돼 도움이 못 미치는 곳들이 많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4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과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 때 미국이 신속한 구호활동을 벌여 이슬람 민심이 매우 호의적으로 변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재난이 왔을 때 적극 지원하면 수십억 달러의 원조를 주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도 많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미국에 호감을 갖고 있는 주민은 17%에 불과했다. 이를 의식해 미군도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이던 헬기 부대를 파견해 구호활동을 벌이고 이슬람 율법에 맞게 만든 구호식품을 전달하고 있다. 미국 정부도 1000만 달러의 긴급 지원을 발표했다. 하지만 유럽이 4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데 비하면 아직 성의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런 가운데 피해 지역에서 이틀 동안 잠시 멈췄던 비가 3일부터 다시 시작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와르사크 댐에 붕괴 경고가 내려져 인근에 있는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의 주도 페샤와르 시에서는 주민들의 대규모 탈출 러시가 시작됐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한국 스포츠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춘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 ‘한국 스포츠의 탁월함(South Korea: Focused on Excellence)’이 미국 전역의 지상파 방송을 통해 8, 9월 미국인들과 만난다.비운의 마라토너 손기정부터 시작해 피겨 여왕 김연아로 마무리되는 이 감동 스토리에는 세계 축구스타 박지성과 이청용, 골프의 박세리 양용은 신지애, 빙상의 이승훈, 야구의 박찬호 추신수 김현수 등 정상급 선수 10여 명이 등장한다. 한국 스포츠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미 전역에 방송되는 것은 처음이다.프로그램을 제작한 제이 잘버트 감독은 “뉴저지 주 크기만 한 한국에서 축구 야구 골프 스케이팅 등 각 분야에서 스포츠 천재들이 나오는 이유가 궁금했다”고 말했다.다큐멘터리의 기획과 제작을 담당한 사람은 뉴욕에서 스포츠마케팅 회사 ISEA를 운영하는 교포 앤드루 조(조현준) 씨. 조 씨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계가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둔 선수들을 한국 홍보에 쓰지 않으면 너무 손해라는 생각에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4월에 서울시와 후원 계약을 맺고 스포츠 다큐 부문 에미상 수상자들인 작가 마이클 셴저, 촬영감독 빌 에번스 등 최고의 라인업으로 짜인 잘버트 감독 팀을 선정해 프로그램 촬영에 착수했다.이 다큐는 8, 9월 두 달간 미 전역의 120개 이상 도시에서 ABC CBS NBC 폭스 등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된다. 미국 1억1000만 TV 시청가구의 90%가 가시청권에 들어 있으며 11월부터는 6000만 시청가구를 확보하고 있는 폭스스포츠네트워크(FSN)에서 재방송한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일본의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하기 위해 3일 일본을 방문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원폭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하는 것은 원폭 투하 65년 만에 처음이다. 반 총장은 5일 나가사키에 들러 원폭자료관을 견학하고 6일에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제65회 원폭사망자 위령 평화기념식’에 참석한다. 그동안 미국 등 서구 국가들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원자폭탄의 사용이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끝내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음”을 강조하며 희생자 위령제에 대표를 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히로시마 시는 올해 위령제에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 영국, 프랑스 정부 대표들을 초청했고, 반 총장은 가장 먼저 참석의사를 밝혔다. 또 미국 등 다른 나라도 정부 대표를 보내기로 함에 따라 올해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제는 핵무기 투하국과 피해국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역사적 화해를 실현하고 핵 없는 세계를 함께 촉구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런 역사적 자리가 마련되기까지 반 총장의 노력이 적지 않았다. 반 총장의 방일에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반 총장을 선출할 당시 일본이 마지막까지 반대표를 던졌다는 비화가 2007년에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자서전을 통해 공개됐다. 이런 일본에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처음으로 원폭 위령제 참석이라는 선물을 줌으로써 일본 외교당국에도 화해의 손을 내민 셈이 됐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저녁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무상과 만찬 겸 회담을 갖고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또 오카다 외상은 9월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일본 주도로 핵군축 비확산 회담을 개최할 뜻을 전달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