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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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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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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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쉬움 크지만,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서요”

    한국 쇼트트랙 불운의 날이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가장 믿었던 주력 종목이었던 여자 1000m에서 한국의 에이스 선수들끼리 충돌해 넘어지면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 종목에서 한국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1994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처음이다.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 1000m에는 간판스타 최민정(20·성남시청)과 심석희(21·한국체대)가 함께 결선에 진출했다.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결선에서는 최민정과 심석희 외에 킴 부탱(캐나다),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대결을 벌였다. 준결선 기록 순에 따라 부탱이 가장 유리한 인코스 쪽에서 출발했고 최민정과 심석희는 5명의 선수 중 가장 바깥쪽인 아웃코스 4번과 5번 스타트라인에서 출발했다. 충돌은 9바퀴를 도는 경기 중 마지막 바퀴를 돌던 중 일어났다. 심석희가 3위, 최민정이 4위를 달리고 있었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동시에 치고 나가려다 두 선수가 얽히며 함께 넘어졌다. 우승 후보였던 두 선수가 처지면서 스휠팅이 1분29초778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는 부탱(1분29초956), 3위는 폰타나(1분30초656)가 차지했다. 두 선수의 막판 스퍼트 작전과 시점이 겹치면서 일어난 충돌이었다. 어차피 마지막 바퀴였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었다. 쉽게 인코스를 파고들지 못하던 상황에서 최민정과 심석희가 각각 속도를 내며 아웃코스로 빠져나오려는 순간 안쪽에서 나오려던 심석희와, 심석희를 추월해 치고 나가려던 최민정이 서로 부딪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심석희가 앞선 폰타나를 추월하려다 부딪혀 밀렸고 그 과정에서 최민정과 부딪쳤다. 폰타나와 충돌한 부분을 임피딩 반칙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레이스의 마지막 스퍼트 구간이 겹치면서 충돌이 일어났고 그러면서 넘어졌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작전 부재라는 지적이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정수 KBS 해설위원은 “작전의 부재라는 평가는 좀 아닌 것 같다. 쇼트트랙은 개인 종목이다. 더구나 올림픽이고, 결선은 선수 개개인의 전략이 있는 거고, 100% 자기 전략대로 한다. 특히 1000m는 변칙이 많은 경기다. 아쉽기는 한데 (미리 짜인 작전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최민정과 심석희는 이전 경기부터 집중 견제 대상이었고 어렵게 결선에 진출하면서 가장 좋은 인코스 출발지점을 차지하지 못했다. 더구나 결선에 올라온 폰타나 등은 매우 노련한 선수들이고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경기 후반까지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고 노련한 폰타나의 견제를 뚫지 못한 것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한편 김도겸(25)-곽윤기(29)-임효준(22)-서이라(26)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 결선에서 4개 팀 가운데 최하위(6분42초118)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에이스 임효준의 실수가 뼈아팠다. 23바퀴를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온 임효준은 서이라에게 바통 터치를 하기 직전 코너 부근에서 미끄러지면서 강하게 펜스에 부딪히고 말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곽윤기가 터치를 한 뒤 곧바로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미 앞을 향해 달리던 중이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곽윤기는 임효준에게 달려와 터치를 하고 추격을 시작했지만 이미 한 바퀴 가까이 벌어진 간격을 좁히긴 역부족이었다. 임효준은 이전 경기에서 어깨를 다친 듯 보였지만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본인 의사에 따라 출전했다. 황대헌은 팔 상태가 좋지 않아 출전하지 못했다. 헝가리가 1위, 중국이 2위, 캐나다가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은 부상 방지를 위해 다른 선수들에게 길을 내주고 천천히 골인했다. 4위가 확정된 뒤 임효준은 고개를 숙인 채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러나 관중석에서는 이들을 격려하는 박수가 이어졌다. 금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선수들은 쇼트트랙에서 금 3, 은 1, 동메달 2개를 추가하며 쇼트트랙 최강국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박은서 기자}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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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훈과 아이들’ 은빛 질주… 이승훈-김민석-정재원 팀추월 2위

    “저는 팀추월이 좋아요. 세 명이 함께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잖아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승훈(30)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2014 소치 올림픽 때 후배 주형준-김철민과 함께 팀추월 은메달을 딴 후엔 “기쁨이 세 배”라며 활짝 웃었다. 이승훈이 한국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또 한 번 세 배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승훈, 김민석(19)-정재원(17)이 호흡을 맞춘 한국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남자 팀추월 결승전에서 3분38초5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노르웨이(3분37초32)에 1.20차로 뒤진 남자 대표팀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날 은메달로 이승훈은 3대회 연속이자 자신의 4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겨울 올림픽 최다 메달이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5000m 은메달과 1만 m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4년 소치 대회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13일 남자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민석은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획득했다. 막내 정재원 역시 첫 출전에서 역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남자 대표팀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이승훈의 막판 역주에 힘입어 3분38초82의 기록으로 뉴질랜드(3분39초54)를 따돌렸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같은 날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OAR)’에 11-2로 완승한 데 이어 덴마크마저 9-3으로 제압하며 예선을 1위(8승 1패)로 마감했다. 한국은 23일 오후 8시 5분 일본과 4강 대결을 벌인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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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협화음 女팀추월’ 최종전은 함께 달렸다

    “….” “….” “….”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은 아무 말 없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굳은 얼굴의 노선영(29·부산콜핑)이 지나간 뒤 김보름(25·강원도청)과 박지우(20·한국체대)가 뒤를 따랐다.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세 선수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팀추월 7, 8위 결정전에서 3분7초30으로 골인했다. 맞대결을 펼친 폴란드(3분3초11)에 4초19 차로 뒤지며 최하위인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9일 준준결선에서 노선영이 김보름, 박지우보다 한참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빚어진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이날 대표팀은 전체 6바퀴 가운데 나란히 2바퀴씩을 선두에 나서 레이스를 이끄는 작전을 썼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는 노선영을 가운데에 넣었다. 선수들이 서로를 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정상적인 레이스였다면 에이스 김보름이 3바퀴를 이끌고 나머지 두 선수가 1바퀴 반 정도씩을 선두로 나섰을 터였다. 성적보다 모양새에 치중하다 보니 기록은 준준결선(3분3초76) 때보다 나빴다. 노선영과 김보름, 박지우, 박승희(26·예비 멤버) 등은 오후 5시 반경 경기장에 나와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전체적으로 냉랭한 분위기였지만 간간이 노선영과 김보름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노선영과 박지우는 대화를 하면서 미소를 주고받기도 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는 이들과 함께하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애썼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노선영은 언론을 통해 “19일 경기에서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내가 제일 뒤에서 타는 경기 방식은 한 번도 연습하지 않았다. 전날까지도 두 번째로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전날 백철기 감독이 “선영이가 먼저 ‘내가 중간에 있는 것보다 뒤에서 따라가는 게 기록 향상에 더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고 말한 것을 다시 한 번 반박한 것이다. 스타트 라인에 설 때부터 분위기가 묘했다. 김보름과 박지우의 이름이 호명됐을 때는 박수 소리와 함께 일부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반면 노선영 이름이 불릴 때는 더 큰 박수와 함성이 나왔다. 빙상 관계자는 “대회 후 명확한 진실을 밝힐 것이다. 한국 빙상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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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돌린 동료들… 女팀추월 산산조각 난 팀워크

    “많이 반성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 따돌리기’ 논란을 일으킨 김보름은 기자회견 내내 고개를 숙였다.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한국 여자 팀추월대표팀의 김보름(25)과 백철기 감독(55)은 2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논란은 19일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벌어졌다. 김보름-박지우(20)-노선영(29)으로 구성된 한국은 3분03초76으로 골인하며 8개 팀 중 7위에 그쳤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노선영보다 한참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다. 보통의 경우에는 처지는 선수를 뒤에서 밀며 함께 보조를 맞춘다. 팀추월은 마지막 세 번째 주자의 기록으로 성적을 매기기 때문에 뒤처지는 선수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김보름과 박지우는 체력이 떨어진 동료를 버려두다시피 한 채 레이스를 이어갔다. 경기 후에는 김보름의 발언이 노선영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이 비쳐 문제가 됐다. 동료애를 버린 듯한 모습 때문에 비난이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이 하루 만에 30만 건을 넘어섰다. 김보름은 “출전한 선수 3명이 3위를 목표로 했다. 그러려면 1차로 4강에 진출했어야 했다. 제 임무는 6바퀴 중 3바퀴를 앞에서 책임지는 것이었다. 랩타임(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29초대로 끊는 게 제 역할이었다. 여기에만 신경 쓰다 뒤처진 (노)선영 언니를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경기 전날 세 선수의 컨디션이 좋아 목표를 4강으로 높여 잡았다. 선영이가 먼저 ‘내가 중간에 있는 것보다 뒤에서 따라가는 게 기록 향상에 더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선영이가 뒤처졌다는 사실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관중의 함성 등으로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노선영에 대한 사과의 말은 없었다. 팬들은 “관중 함성 때문에 듣지 못했다면 다른 팀 선수들은 어떻게 감독 말을 듣느냐”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동료들의 페이스를 보면서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 함께한 선수의 상태를 보지 못했다는 해명에 납득하기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이날 기자회견에 불참한 노선영은 곧바로 언론을 통해 백 감독의 말을 반박했다. 노선영은 “내가 맨 뒤로 가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전날까지 제가 2번(가운데)에 들어가는 거였는데 경기 당일 워밍업 시간에 ‘어떻게 하기로 했느냐’고 물어보셔서 ‘저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점 화기애애하게 훈련했다”는 백 감독의 말에도 “훈련하는 장소도 달랐고, 만날 기회도 별로 없었다.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 대화를 별로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 감독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거짓말을 하겠느냐. 나만 들은 게 아니다”고 노선영의 말을 재반박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노선영의 대표팀 합류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불거졌다. 노선영은 올림픽 개막을 10여 일 앞두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다가 암으로 숨진 동생 몫까지 하기 위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려던 노선영은 큰 충격을 받았다. 국가대표까지 반납하려 한 노선영은 러시아 선수가 도핑으로 탈락하면서 다시 올림픽 대표로 합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쳐 연맹을 비난했다. 노선영은 “특정 선수들이 따로 훈련한다. 팀추월 훈련을 한 번도 함께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김보름은 당시 노선영이 폭로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이 때문에 노선영이 대표팀에 복귀한 뒤 한동안 어색한 관계가 지속됐다. 평소 노선영과 김보름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말도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체대와 다른 대학 출신의 파벌싸움 결과라는 주장이 있지만 노선영과 김보름 등은 모두 한국체대 출신이다. 이번 사태는 연맹의 행정 착오에서 비롯됐으며 올림픽을 앞둔 선수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진위를 떠나 한국 대표팀의 팀워크는 큰 타격을 받았다. 노선영이 21일 열리는 팀추월 7, 8위 순위결정전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머지 두 선수는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심리적인 충격을 받은 김보름이 24일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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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 0.01초… 차민규, 빙속 男500m 은메달

    “사고 한번 치고 싶다”던 차민규(25·동두천시청)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형 전광판에는 OR(Olympic Record·올림픽 기록)란 글자가 떠올랐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남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케이시 피츠랜돌프(미국)가 세운 기록과 16년 만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4조 8명의 선수밖에 남지 않아 금메달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이 0.01초 빠른 34초41을 기록하면서 메달 색깔이 금색에서 은색으로 바뀌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으나 무명에 가까웠던 차민규는 대표팀 내에서는 일찌감치 ‘비밀병기’로 통했다. 무엇보다 타고난 천재성이 한몫을 했다. 스타트가 다소 약하지만 코너링과 주행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인 차민규는 단숨에 향후 대한민국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어갈 재목으로 떠올랐다. 한국 선수로 겨울올림픽 남자 500m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6년 이강석(토리노 올림픽 동메달), 2010년 모태범(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3번째다. 차민규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기록이 너무 잘 나와 내심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0.01초 차로 진 게 아쉽다”며 “하지만 원래 메달권에 드는 게 목표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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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지선호 “20일 핀란드 이기면 된다”

    19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훈련에 참가한 오현호(대명·사진)가 미소를 짓자 앞니 3개가 빠진 입안이 훤히 드러났다. 빠진 앞니는 ‘전사들의 스포츠’인 아이스하키에서는 ‘훈장’으로 통한다. 영광의 상처는 하루 전 세계 랭킹 1위 캐나다와의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스틱에 맞아 생겼다. 오현호는 “원래 하키 선수에게 자주 있는 일이다. 사실 어제 빠진 세 개 중 두 개는 원래 가짜였다”며 “다행히 올림픽에서, 그것도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부러져서 개인적으로는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록 0-4(0-1, 0-1, 0-2)로 지긴 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몸놀림에서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세계 최강 캐나다를 상대로 여러 차례 결정적인 슛을 날리며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2피리어드에서는 유효 슈팅에서 8-13을 기록하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체코(1-2 패), 스위스(0-8 패)에 이어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당해 참가한 12개국 가운데 최하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8강 진출 기회가 남아 있다. 한국은 20일 오후 9시 10분 핀란드(세계랭킹 4위)를 상대로 패자부활전 성격의 8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C조에서 2승 1패를 거둔 핀란드는 전체 5위로 4위까지에만 주어지는 8강 직행 티켓을 놓쳤다. 한국은 핀란드와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은 1-4로 졌지만 김기성(안양 한라)이 선제골을 넣으며 한때 리드를 하기도 했다. 백지선 감독(캐나다명 짐 팩)은 “핀란드를 다시 만나게 돼 흥분된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핀란드 2부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안진휘(상무)도 “핀란드는 캐나다에 비해 더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는 팀”이라며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기에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체코 출신의 패트릭 마르티넥 본보 해설위원(안양 한라 감독)은 “핀란드가 강팀이긴 하지만 스포츠에서 기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찬스가 왔을 때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 핀란드가 한국을 얕볼 때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20일 낮 12시 10분 관동 하키센터에서 스웨덴과 7, 8위 결정전을 갖는다. 단일팀의 올림픽 마지막 경기다.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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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이헌재]평창 올림픽이 ‘진짜’ 성공하려면

    우려는 기대로, 불안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반환점을 돈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바라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의 시선이 그렇다. 9일 개막한 평창 올림픽이 순항하고 있다. 텅 빈 관중석이 걱정됐던 경기장엔 사람들이 넘친다. 17일 현재 입장권 판매가 100만 장이 넘었다. 마스코트 수호랑을 활용한 ‘평창 굿즈’(평창 올림픽 라이선스 제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경기장 시설과 숙박 등에 대한 각국 선수단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불규칙한 수송, 몇몇 인사들의 ‘갑질 논란’ 등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전 세계 수만 명이 한자리에 모인 올림픽에서 지금처럼 큰 잡음 없이 굴러가기도 쉬운 건 아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돼 평창 올림픽을 즐기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그동안 몰랐던 겨울올림픽의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설 연휴 모여 앉은 가족들 사이에서도 평창 올림픽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IOC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은 하늘이 돕는 나라인 것 같다”는 말이 돌고 있다 한다. 실제로 첫 단추인 개회식은 하늘의 도움 덕에 무사히 치러졌다. 개회식의 가장 큰 걱정은 평창의 혹한이었다. 지붕 없는 스타디움에 모인 3만5000명의 관중이 꼼짝없이 추위에 노출될 뻔했다. 그런데 개회식 전날까지 그렇게 추웠던 날씨가 거짓말처럼 온화해졌다. 성공적인 개회식 후 평창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25일 폐회식까지 돌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평창 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진짜 그럴까. 평창 올림픽은 아직 IOC가 내준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레거시(Legacy·유산), 즉 시설물들의 사후 활용 계획이다. IOC는 대회 직전까지 수차례에 걸쳐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관련 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조직위는 물론이고 강원도와 정부 역시 별다른 대책이 없다. IOC의 입장에서 절대 묵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미 많은 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화이트 엘리펀트’(돈만 많이 들고 쓸모없는 시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6년 여름올림픽을 개최했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2014년 겨울올림픽을 열었던 러시아 소치가 대표적이다. 올림픽을 열겠다는 나라는 점점 줄고 있다. IOC가 분산 개최와 기존 시설 재활용 등을 통해 개최국의 비용 부담을 줄여 주려는 내용의 ‘어젠다 2020’을 발표한 배경이다. 사정이 더 급한 건 우리나라다. 12개 경기장 가운데 무려 4곳(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정선 알파인경기장,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이 활용 방안이 없다. 짓는 데 수천억 원을 썼는데 유지하는 데에도 연간 수백억 원의 혈세를 부어야 할 판이다. 등산은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려오는 것이란 말이 있다. 평창 올림픽은 지금 정상을 향해 가고 있다. 정상에 선 기쁨은 클지 몰라도 내려올 게 걱정이다. 무사히 내려와 집으로 돌아가야만 진짜 성공한 대회가 될 수 있다. 하늘의 도움보다는 사람의 지혜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 201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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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8위전’ 단일팀 “경기 더 남았으면…”

    “남은 경기가 더 있었으면….” 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감독은 18일 스위스와의 ‘리턴매치’에서 석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별 리그 3전 전패로 예선 탈락이 확정된 단일팀은 18일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린 5∼8위 순위 결정전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0-2(0-1, 0-1, 0-0)로 졌다. 비록 지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10일 조별리그 예선 1차전과 천양지차였다. 당시 단일팀은 첫 올림픽 무대 첫 상대팀 스위스에 0-8로 대패했다. 단일팀은 이후 스웨덴과 일본에도 각각 0-8, 1-4로 졌다. 김은향, 김향미, 진옥 등 3명의 북한 선수가 포함된 단일팀은 모처럼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유효 슈팅은 19개로 첫 대결 때(8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골리 신소정도 든든히 골문을 지켰다. 신소정은 이날 스위스의 유효 슈팅 53개 중 51개를 막아내는 경이적인 선방쇼를 선보였다. 머리 감독은 “이제야 라인별로 호흡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일본전에도 괜찮았지만 오늘 경기는 더 좋았다”고 말했다. 단일팀은 20일 낮 12시 10분 스웨덴과의 7, 8위 순위 결정전으로 대회를 마무리한다. 일본이 18일 스웨덴을 연장 승부 끝에 2-1로 꺾으면서 일본과의 재대결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한편 이날엔 이전과 달리 북한 응원단이 자리하지 않았다. 예선 3경기 모두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던 북한 응원단은 북한 강성일과 최명광이 출전하는 알파인스키 경기장을 찾았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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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마워, 울지마… 이상화 빙속 500m 銀 따고 펑펑

    혼신의 힘으로 역주를 마친 ‘빙속 여제’ 이상화(29)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아쉬움과 후련함, 가족과 팬들에 대한 고마움, 그간의 고생에 대한 기억 등이 합쳐진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한번 터진 눈물샘은 연습 트랙을 한 바퀴 도는 내내 멈추지 않았다. 이상화가 평창 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메달은 36초94를 기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2)에게 돌아갔다. 2010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2014 소치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자 역대 3번째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31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5조 아웃코스에서 일본의 고 아리사(37초67)와 함께 출발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20으로 끊으면서 순조롭게 질주했다. 자신의 시즌 베스트 기록(10초26)을 넘어선 기록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코너를 돌 때 잠시 삐끗하면서 나머지 400m를 27초13에 주파한 게 아쉬웠다. 일본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던 고다이라는 갑자기 멈춰 서 이상화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이상화도 고다이라를 감싸 안았다. 30대의 고다이라는 4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이상화가 금메달을 목에 걸 때 5위였다. 고다이라는 한국어로 “잘했어”라고 한 뒤 “아직도 당신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상화는 “이렇게 입때까지 해내는 당신이 대단하다”고 화답했다. 이상화는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나온 것 같다. 그것만 아니었다면…”이라면서도 “하지만 내겐 값진 은메달이다. 이것으로 저는 최선을 다했으니 국민들이 많이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이헌재 기자}

    •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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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세 美 조종사, 올림픽 열리면 ‘한국팀 손발’

    올림픽이 열리는 짝수 해에는 어김없이 나타나 한국 선수단의 손발이 되어주는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있다. 패트릭 해셋 씨(60·미국)는 이번에도 한국팀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부터 한국 선수단만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한국팀을 위해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나선 것만 7번째다.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조종사인 그는 범죄자 등을 수송하는 비행기를 조종한다. 그는 “내가 태우는 손님들은 주로 수갑을 차고 있다. 어떤 손님들은 발에 체인을 감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부터 14회 연속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있다. 주한미군 조종사였던 그는 1985년부터 3년간 서울 용산과 경기 평택 등에서 근무했다. 해셋 씨는 “한국에 살 때 한국 사람들이 내게 베풀어준 호의를 잊을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2004년부터 한국 선수단을 돕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6주간 휴가를 내고 이달 초 평창 올림픽에 합류했다. 그는 ‘만능 해결사’다. 수도꼭지 수리에서부터 통역 서비스까지 한국 선수가 필요로 하는 모든 일에 나선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한국 숙소에 수도관이 터져 온 방에 물난리가 난 일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모든 게 세밀하고 정갈하게 잘 정리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중 어디를 더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 없이 ‘한국’이라고 답했다. 그는 “오랫동안 함께하다 보니 친분을 쌓은 한국 선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선수들은 TV나 신문에서 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강릉 관동하키센터 인포메이션센터에 가면 카이 리케르 씨(31·독일)를 만날 수 있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외국인들에게로 길 안내를 하거나 유실물 관련 민원을 해결한다. 리케르 씨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자원봉사를 했다. 평창은 그가 자원봉사를 하러 온 첫 번째 겨울올림픽이다. 그는 태어난 지 12시간 만에 뇌의 산소 결핍으로 다리를 온전히 쓰지 못하게 된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201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럽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농담 삼아 올림픽에도 한번 참여해 보라고 말했어요. 진짜로 2년 뒤 런던에 갔죠. 올림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라 다양한 사람들과 일할 수 있어 더 매력적입니다.” 평창 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외국인은 66개국 1026명에 이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평창 올림픽을 떠받치고 있는 자원봉사자 1만5008명 중 6.8%다. 이들은 한국인 자원봉사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한국까지 오는 경비는 모두 자기 부담이다. 숙식을 제공받고 유니폼 등을 받는 게 전부다. 주로 자국 선수단 지원이나 미디어 지원, 관중 안내, 통역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미국, 일본, 캐나다, 러시아 등 우리에게 익숙한 나라뿐 아니라 몰도바, 알제리, 안도라 등에서도 왔다. 안도라에서 온 파우푸로이 트릴로 씨(25)는 “겨울올림픽 자원봉사가 꿈이었다. 꿈을 이룬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박은서 기자}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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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킴 부탱도 손으로 막았는데…전문가들도 두 손 든 ‘최민정 실격’ 논란

    “우리 같은 전문가도 반칙 여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 ‘쇼트트랙 레전드’인 전이경 본보 해설위원도 13일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에서 벌어진 최민정(20)의 실격에 대해 고개를 갸웃했다. 최민정은 이날 열린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와 접전 끝에 2위로 골인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심판진은 최민정에게 실격 판정을 내렸다. 심판진이 한국 대표팀에 통보한 실격 이유는 최민정이 킴 부탱(캐나다)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무릎을 건드려서 임피딩(Impeding) 반칙을 했다는 것. 3위를 달리던 최민정이 2위 킴 부탱을 추월하는 과정에서의 신체 접촉을 문제 삼았다. 쇼트트랙은 애매한 규정으로 인해 거의 매 대회 논란이 벌어지는 종목이다. 상대 선수의 추월을 방해하기 위해 고의로 밀거나 가로막는 반칙을 뜻하는 임피딩 규정이 대표적이다. 논란을 의식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2017~2018시즌 내내 임피딩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추월할 때 손을 쓰면 엄격하게 페널티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을 각국 선수단에 전달했다. 전 위원은 “올림픽이 워낙 큰 경기이기도 하지만 최근 월드컵 시즌과 비교해도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됐다는 느낌이 든다”며 “하지만 여전히 상황에 따라 규정이 다르게 적용되니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의 판정은 1명의 주심, 2명의 부심, 그리고 1명의 비디오 심판 등 4명이 합의해 내린다. 판정의 정확성을 위해 8대의 비디오를 경기장 곳곳에 설치해 놨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은 주심이 갖고 있다. 비디오 화면상 최민정이 추월 도중 손으로 킴 부탱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그런데 그 직전 킴 부탱이 먼저 손으로 최민정의 앞을 막는 장면이 나온다. 심판진은 왜 킴 부탱에게는 페널티를 주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 한 쇼트트랙 관계자는 “킴 부탱의 방해는 순위 변동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최민정의 경우에는 그 동작으로 인해 순위가 바뀌었다. 심판진이 그 부분을 문제 삼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쇼트트랙은 한국이 워낙 독주하다 보니 견제하는 나라들이 많다. 최민정의 실격 판정도 그런 분위기가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기자uni@donga.com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8-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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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연휴 이승훈-윤성빈 ‘빅이벤트’ 현장티켓 있어요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온 것 같아요. 너무 멋있어요.” 11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만난 김미연 씨(40·서울 잠실동)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큰 기대 없이 찾은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이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경기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km+15km 스카이애슬론. 한국 관중에겐 생소한 종목이었지만 7500석의 좌석(입석 3000석 포함)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김 씨는 “처음 보는 종목이었지만 함께 응원하니 절로 신이 났다. 외국 사람이 많아 유럽에 온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9일 개막한 평창 올림픽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열기는 티켓 판매에서 나타나고 있다.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된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동안 17만6530명이 경기를 관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공동으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기준 누적 티켓 판매량은 90만1400장이다. 조직위가 당초 목표치로 정한 106만9000장의 84.33%에 해당한다. 해외 판매분은 19.5%(20만9000장)다. 성백유 조직위 대변인은 “혹한과 강풍에도 불구하고 2014 소치 올림픽 때보다 관중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15∼18일)도 흥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쇼트트랙이나 피겨스케이팅 같은 인기 종목은 물론이고 컬링 등도 이미 표 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여전히 틈새가 있다. 조직위는 설 연휴 기간 티켓 구매가 가능한 ‘빅 이벤트’로 15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와 16일 남자 스켈레톤 등을 꼽았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 m에서는 한국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과 11일 남자 5000m에서 올림픽 3연패를 차지한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가 맞대결을 벌인다. 남자 스켈레톤에서는 윤성빈이 한국 썰매 사상 최초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온라인 표가 매진된 종목은 오전 7시 반에 문을 여는 강릉 올림픽파크 매표소에서 현장 구매를 할 수 있다. 종목에 따라 5∼20%가 현장 판매분이다. 평창 ‘문화올림픽’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12일 강원도에 따르면 주요 공연이 큰 인기를 끌면서 개막 이후 현재까지 누적 관람객이 약 10만 명으로 집계됐다. 10일에 이어 17, 24일 강릉원주대 운동장에서 열리는 세 차례의 ‘케이팝 월드 페스타’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 / 평창=이인모·김성모 기자}

    •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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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색 체육복 北응원단… 한반도기 들고 한국선수 응원

    10일 강릉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예선 1차전에 모습을 나타낸 북한 응원단은 신명나는 응원으로 관중의 흥을 돋웠다. 북한 응원단 200여 명은 한곳에 자리 잡지 못하고 30여 명씩 7곳으로 나눠 앉았다. 표가 매진된 탓에 한꺼번에 앉을 좌석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빨간색 체육복 상하의를 맞춰 입은 북한 응원단은 경기 중에 “힘내라 힘내라”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 “조국, 통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매스게임을 연상시키듯 물결무늬를 만들기도 하고, 파도타기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은 이에 앞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에서도 응원을 펼쳤다. 10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은 본부석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일부 관중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안녕하십니까”라고 답했다. 남자 1500m에서 북한 최은성이 등장하자 인공기를 꺼냈다. 임효준 황대헌 등 한국 선수들의 경기 때는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이들이 ‘반갑습니다’ ‘고향의 봄’ ‘아리랑’ 등 익숙한 노래를 부를 때는 관중도 함께 따라 불렀다. 가족과 함께 수원에서 온 김영수 씨(50)는 “가까이서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고 뭉클하다. 자주 교류하며 같이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승우 씨(47)는 “‘우리 민족끼리’처럼 정치적인 구호는 듣기 불편했다. 장내 음악 등을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응원하는 것도 좋아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관동 하키센터는 수치상 ‘매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다. 6000석의 좌석은 모두 팔렸지만 실제 입장객은 3606명밖에 되지 않았다. 앞서 열린 일본-스웨덴전(3762명)보다 적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우려했던 ‘노 쇼(No Show)’가 발생한 것이다. 각 지자체와 기업들이 단체 구매를 했지만 티켓을 받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경기가 오후 11시 20분에야 끝나는 등 늦은 경기 시간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암표상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단일팀 구성을 마뜩지 않아 하는 사람들이 경기를 외면한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단일팀은 스위스에 0-8로 졌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이인모·정윤철 기자}

    •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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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기 들고 11년만에 공동입장… 바흐 “강력한 평화 메시지”

    아리랑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한국 원윤종(33·남자 봅슬레이)과 북한 황충금(23·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맞잡은 ‘한반도기’가 나타나자 관중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남남북녀(南男北女)’ 기수를 따라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행진을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3만5000여 명의 관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남북 선수들이 ‘코리아’란 이름으로 공동 입장하기 전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흐뭇한 얼굴로 손을 흔들며 이들을 환영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손을 흔들었다. 9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에서 이뤄진 남북 공동 입장은 ‘눈과 얼음의 축제’ 겨울올림픽에 평화의 의미를 더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남북한 선수들의 국제 스포츠 대회 공동 입장은 2007년 창춘 겨울아시아경기 이후 11년 만이자 역대 10번째다. 1988년 서울 여름올림픽에 이어 3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린 평창 올림픽은 이로써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남북한 선수들은 92개 참가국 가운데 마지막인 91번째로 입장했다. 이번 대회 출전국은 92개국이지만 남북한이 하나가 돼 입장하면서 91번째가 됐다. 이날 공동 입장에는 우리나라 선수단 147명(선수, 임원 포함), 북한 선수단 50여 명 등 약 200명이 참가했다. “안녕하세요, 평창”이라는 한국말로 개회식 연설의 말문을 연 바흐 위원장은 “통합의 힘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는 오늘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 공동 입장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한국말로 “자원봉사자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전해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그는 또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여름올림픽에서 처음 출전한 난민팀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 평창에서 남북한 선수들은 전 세계에 또 한번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에 이어 연단에 선 문 대통령은 “제23회 동계올림픽 대회인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회를 선언합니다”라고 17일간의 겨울 스포츠 축제의 개막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기자단에 보낸 인사말에서 “1988년 서울 올림픽은 냉전의 벽을 허물고 동서 화합의 장을 열었다. 30년이 흐른 지금,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마음을 담아 평창 올림픽의 막이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회식을 찾은 북한 응원단은 “통일 조국” 등을 외치며 연신 한반도기를 흔들면서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공동 입장 시 흘러나온 아리랑을 따라 부르기도 했다. 경기 부천에서 개회식을 찾은 장은진 씨(21)는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입장할 때 뭉클하면서도 감격스러웠다.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발전해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라 머리 감독(캐나다)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35명은 이날 개회식에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단일팀의 한국 박종아와 북한 정수현은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평창=이헌재 uni@donga.com·최지선 기자}

    • 2018-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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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회식 참석, 오후 5시까지 오세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9일에는 일반 차량의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 진입이 전면 통제되므로 관람객들은 조직위가 마련한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행사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자가용 이용자는 대관령 환승 주차장(약 4800대)에 주차한 뒤 ‘세리머니 TS1’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셔틀버스로 5분이 걸린다. 진부 환승 주차장(약 600대)을 이용할 경우에는 ‘세리머니 TS3’를 타면 된다. 고속철도(KTX) 진부역 이용 승객들은 셔틀버스 ‘세리머니 TS2’를 이용하면 된다. 소요 시간은 약 20분이다. 횡계터미널에 내린 시외버스 이용 관람객은 도보로 1km 정도 가면 행사장에 닿을 수 있다. 셔틀버스는 따로 없다. 교통 흐름이 원활하면 서울 광화문에서 대관령 주차장까지 자가용으로 2시간 반이 걸린다. KTX는 서울역에서 진부역까지 1시간 20분이 소요된다. 개회식은 오후 8시 시작되며 식전 행사는 오후 7시에 막을 올린다. 행사장은 4시 반부터 입장할 수 있다. 보안 검색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5시까지는 대관령 또는 진부 환승주차장에 도착하는 게 좋다. 강릉에서는 빙상, 평창과 정선에서는 설상 경기가 열린다. 올림픽 기간에는 모든 경기장 주변에 일반 차량 출입이 통제된다. 빙상 경기를 보려면 KTX 강릉역이나 강릉버스터미널(고속·시외버스)에 내려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자가용을 몰고 오는 관중은 북강릉 주차장이나 서강릉 주차장 등 환승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평창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수송·교통 정보는 스마트폰 ‘Go평창’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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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가고 싶은데 KTX표가 없네요” 외국손님들 발동동

    핀란드인 얀네 씨(40) 일행 10명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관전을 위해 11일 한국 땅을 밟을 예정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18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리는 핀란드와 라이벌 스웨덴의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꼭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이 하나 있다. 18일 경기 후 서울로 돌아올 고속철도(KTX) 표를 구하지 못한 것이다. 핀란드-스웨덴전은 이날 오후 9시 10분에 시작해 11시 반경 끝난다. 이들의 귀국 항공기 편은 19일 오전이다. 경기가 끝난 뒤 서둘러 이동해야 하지만 필요한 시간대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KTX는 모든 기차가 매진이다. 설 연휴까지 겹쳐 표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한국에 사는 지인으로부터 “단체로 택시를 이용해 강릉에서 서울까지 오라”는 조언을 들은 이들은 한국행 취소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강릉에서 서울까지 택시비는 대략 30만 원이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 재일본대한체육회 등 재일교포들은 9일 오후 8시 열리는 개회식에 당초 약 1000명이 참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KTX 티켓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그 규모가 500명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개회식을 본 뒤 당일 오후 11시 전후 서울로 떠나는 열차를 타야 하는데 KTX 표 구입이 쉽지 않았다. 그나마 일본이 예약 문화가 정착된 덕분에 한 달 전에 미리 표를 사둔 동포들 위주로 개회식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을 ‘직관’(직접 관람)하려는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교통편은 KTX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릉 정동진역까지 무궁화 열차도 있지만 KTX보다 두 배 이상인 5시간 30분이 걸리는 데다 하루 6편밖에 없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명절이 시작되는 15일부터 이미 예매가 몰려 일부 시간대에는 벌써 표가 없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KTX보다 느리고 영어 서비스도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이용하기에 더 어렵다고 느낀다. 코레일은 올림픽을 맞아 2월 1일부터 3월 25일까지 평창, 강릉, 정선 등을 여행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평창 코레일 패스’를 판매했다. 성인 기준 5일권은 16만8000원, 7일권은 19만5000원이다. 평창 코레일 패스는 지금까지 5000여 장이 팔렸다. 하지만 패스를 구매하고도 좌석을 구하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6일 오후 4시 현재 외국인들이 올린 900건 가까운 글 대부분이 “표 구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내용이다. ‘강릉에 발이 묶인 사람’이란 아이디를 쓴 한 외국인은 “증편을 해 달라. 우리는 비싼 패스를 샀지만 정작 티켓을 구할 수 없다”고 썼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 “한국에 서비스라는 게 있긴 한 건가”라는 글을 올렸다. 코레일은 “증편이 된다면 e메일로 공지하겠다”, “좌석 상태를 확인하다가 취소 표가 발생하면 예약하라” 등의 답변을 올렸다가 무성의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외에서 예약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24시간 응답 서비스가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많았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2월 한 달 동안 서울∼강릉 KTX 하루 운행 편수를 평소 18∼26대에서 51대로 늘렸다. 열차별 좌석 수의 10%에 해당하는 입석 티켓을 역 창구를 통해 별도 판매하고 있다. 하루 승객 총 2만3000명 이상을 운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경기 종료 시간대에 맞춘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피크타임 열차표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대회 기간 17일 동안 이 노선의 예매율은 5일 현재 약 60%다. 설 연휴 기간인 14∼18일 닷새 동안 예매율은 81%에 달한다. 정부는 대회 기간 KTX 임시열차를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부선 호남선 등 다른 노선의 예비 열차를 서울∼강릉 노선에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인 코레일 패스 소지자에게 좌석이 우선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설 연휴에는 모든 노선의 열차가 최대치로 편성돼 임시 투입도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열차 증편이 가장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못지않게 예약 문제를 손쉽게 설명해줄 수 있도록 KTX 예약 관련 안내 서비스를 확대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 / 평창=최지선 / 천호성 기자}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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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인 12색 평창 이야기]IOC 위원들 입맛 사로잡은 ‘강릉 커피’

    《 평창 겨울올림픽에는 12명의 동아일보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발로 뛰며 보고 들은 평창 올림픽의 뒷이야기를 독자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5일부터 7일까지 강릉과 평창에서 총회를 열고 있습니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긴 회의에 빠져서는 안 되는 아이템이 하나 있죠. 바로 커피입니다. 평창 올림픽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은 한국의 대표 커피 도시입니다. 600개 가까운 커피 전문점이 성업 중입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섰던 횟집들은 속속 커피 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습니다. 안목항 주변에 커피거리와 명주동 ‘커피골목’에는 수십 개의 커피 가게가 특화된 맛과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지요. 그 가운데 IOC 총회장에 입성한 커피는 강릉 커피의 원조 격인 테라로사 커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 5일 IOC 총회 개회식에서 테라로사 커피는 IOC 위원들의 혀와 코를 사로잡았습니다. 전국에 13개 매장을 운영하는 테라로사에는 약 150명의 바리스타가 있는데요. 이날 행사에서는 실력으로 엄선한 바리스타 8명이 커피를 내렸습니다. 6, 7일 총회 본회의는 평창 켄싱턴 플로라 호텔에서 열리고 있는데, 이 행사를 맡은 영국계 업체도 테라로사에서 커피 원두 300kg을 구매했습니다. 총회 기간 내내 강릉 커피가 귀빈들의 혀와 코를 자극하는 셈이지요. 김용덕 테라로사 대표는 “좋은 커피는 명품처럼 확실한 차이가 있다. 맛으로만 따지면 우리 커피는 전 세계 0.01%에 들어간다는 자부심이 있다. 전 세계 귀하신 분들에게 강릉 커피, 한국 커피의 맛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올림픽 기간(9∼25일)에 강릉의 커피 향은 더욱 진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목항 커피거리를 중심으로 ‘강릉 세계겨울커피축제’가 열립니다. 30여 곳의 커피 전문점은 커피 산지로 유명한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식으로 내부를 꾸미고 커피를 볶는 방법 등 체험 행사도 열 계획입니다. 송성진 강릉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은 “커피 맛은 물 좋고 풍광이 좋은 곳에서 나오는 법이다. 강릉이 바로 그곳이다. 평창 올림픽은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강릉의 커피 맛을 선보일 좋은 기회”라고 했습니다. 올림픽 관전차 강릉을 찾는 분들은 커피 한잔하고 가는 게 어떨까요.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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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안검색 밀려 1시간 덜덜… 관람객 항의에 “그냥 들어가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드레스 리허설(모의 개회식)이 열린 3일 강원 평창의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개회식 개시 시간인 오후 8시. 온도계는 영하 1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초속 4m의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1도까지 떨어졌다. 추운 날씨도 개회식을 미리 경험하려는 참석자들의 열정까진 막을 수 없었다. 개최 도시 주민과 자원봉사자 및 출연진 가족 등으로 구성된 2만여 명의 관중이 빼곡하게 자리를 채웠다. 가장 우려했던 한파로 인한 안전사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참석자들이 각자 만반의 준비를 해왔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도 다양한 방한 대책을 세웠다. 이날 드레스 리허설에 참가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하 15도. 견딜 만했다. 9일 (평창 올림픽) 개회식은 오늘보다 덜 춥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직위는 바람이 드나드는 관람석 상단과 하단에 약 500m 길이의 방풍막을 설치했다. 이날도 행사장 밖에는 각국 국기들이 팽팽히 펼쳐질 만큼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상대적으로 관중석 안은 잔잔한 편이었다. 하지만 견딜 만했을 뿐이지 춥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특히 발이 시리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방한 부츠를 신고도 한 시간가량 지나자 상당한 고통이 느껴져 왔다. 무릎도 시렸다. 개회식 당일에는 발과 무릎 보온에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40대 참가자는 “마치 극기 훈련을 한 것 같다. 발 핫팩과 무릎 담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은하 씨(20)는 “춥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다. 제대로 준비를 못 했다”며 빨갛게 언 손을 연신 호호 불었다.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행사가 끝까지 전 자리를 뜨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직위는 이날 6종(판초 우의, 무릎 담요, 핫팩 방석, 손 핫팩, 발 핫팩, 방한모자)의 개인 방한용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조직위는 정식 개회식 때 이 용품들을 지급할 계획이다. 셔틀버스 등을 이용한 수송은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KTX 진부역과 대관령 및 횡계 환승 주차장에서는 셔틀버스가 쉼 없이 관중들을 실어 날랐다. 행사장 진입로가 2차로라 때때로 막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원활한 흐름이었다. KTX 진부역에서 행사장까지는 20∼30분이 걸렸다. 행사가 끝난 후 관중들이 돌아갈 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강희업 조직위 수송교통국장은 “오후 10시 10분 행사가 끝난 뒤 11시경에 셔틀버스가 마지막 관중들을 태웠다. 개회식 당일에는 선수단과 취재진 등 4만3000여 명이 모이는 만큼 600여 대의 셔틀버스를 동원해 최고의 수송 서비스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안 검색에 따른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 개회식 시작 1시간 정도를 앞두고 관중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게이트마다 500m가 넘는 긴 줄이 이어졌다. 보안 검색대 수가 많지 않은 데다 검색까지 철저히 이뤄지면서 1시간 넘게 강추위에 벌벌 떠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관중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개회식 시간이 다가오자 조직위는 모든 게이트의 보안 검색을 포기했다. 조직위는 검색을 하지 않고 모든 게이트를 열었고 한꺼번에 수천 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진입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러나 보안 검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일시에 들여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보안 검색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안 검색대를 대폭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검색대 주변에 몸을 녹일 수 있는 보온 시설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4세 딸, 아내와 함께 개회식을 관람한 한 조직위 직원은 “정식 개회식 때는 입장객이 몰리지 않는 시간에 일찌감치 들어오는 게 좋을 것 같다. 실내에 마련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즐기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검색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반입금지 물품을 미리 숙지한 뒤 가져오지 않아야 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드레스 리허설 때 발생한 미비점들을 정식 개회식 때까지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평창=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 20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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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상황 대처 어려운 ‘선수촌 병원’

    평창 겨울올림픽 선수촌 내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폴리클리닉’의 시스템과 시설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릉선수촌 클리닉 관계자들은 클리닉 내 동선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밀접하게 움직여야 할 신경외과 및 정형외과가 응급실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겨울올림픽 특성상 외상을 입는 선수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클리닉 내 응급실과 신경외과의 동선 사이에 대기 시간이 비교적 긴 치과 등 다른 과는 물론이고 외래환자 대기 공간까지 포진했다. 클리닉 개소 전 현장에 투입될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동선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구조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올림픽이 가까워지고 방문자가 많아지면 의료진이 응급환자를 보러 갈 때 일반 환자 사이를 뚫고 가야 하는 아주 비효율적인 구조”라고 말했다. 클리닉 내에 구축된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이 의료진이 기존에 사용하던 시스템과 달라 엇박자가 날 수도 있다. 의료진이 갖고 온 의약품 중 일부는 시스템상에 아예 등록되지 않았다. 의사가 전자시스템으로 ‘약품 A’를 처방할 때 시스템상에 약품 A가 등록되지 않아 비슷한 성분의 ‘약품 B’를 입력한 뒤 약제과에 설명하면 약제과에서 약품 A를 조제하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처방과 다른 약을 환자가 복용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에 일부 의사는 사고를 막기 위해 손으로 직접 처방전을 작성하고 있다고 한다. 시설도 부실하다. 선수촌은 대회가 끝난 뒤 분양될 아파트 단지이기 때문에 식당과 우체국 등 편의시설 대부분이 올림픽 기간 중 가건물로 세워졌다. 환자들을 맞는 클리닉도 단지 중앙에 세워진 가건물로, 내부 공간도 대부분 가연성 자재로 이뤄졌다. 건물 보온도 잘 안 돼 개소 초반 내부 근무자들은 겨울점퍼를 입고 근무하는 등 추위와의 전쟁을 벌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이 조사를 나와 “‘서머 텐트(여름철용 텐트)’ 같다”는 지적을 한 뒤 열풍기 등이 보완됐다. 하지만 클리닉 지하에 있는 물리치료실 난방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환자들의 체온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보온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클리닉 관계자는 “겨울올림픽인데 병원시설을 가건물로 만든 건 문제가 있다. 강추위가 오거나 폭설이 내릴 경우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분초를 다투는 의료진의 숙소를 지나치게 먼 곳에 배정한 것도 비효율적이란 지적이 많이 나온다. 조직위는 강릉선수촌 내 의료진에게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속초의 한 콘도를 숙소로 제공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상주하는 의료진이 숙소를 오가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위급 상황 시 빠른 대처도 불가능하다. 의료진을 파견한 서울대 측은 자체 비용을 들여 클리닉과 10분 거리에 있는 숙소를 구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하다 보니 공정이 늦어져 완벽하게 서비스를 준비 못 한 부분이 있다. 미흡한 부분은 최대한 고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OC에 따르면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참가 선수 2780명 중 391명(14%)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폴리클리닉을 찾았다. 같은 기간 질병으로 이곳을 찾은 선수도 249명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당시도 참가 선수의 약 11%가 부상을 당했다.강릉=김배중 wanted@donga.com·평창=이헌재 기자}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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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가선수 100명 중 64명은 유럽

    겨울올림픽은 유럽과 북미의 잔치라는 말이 있다.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역시 예외가 아니다. 1일 현재 평창 올림픽 인포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평창 대회에는 전 세계 92개국의 2924명의 엔트리가 등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유럽 선수들은 1884명을 차지한다. 전체 선수의 64.4%다. 두 번째로 많은 선수를 보내는 대륙은 북중남아메리카로 506명이다. 미국(242명)과 캐나다(226명)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유럽과 북미 두 대륙 선수단을 합치면 2352명으로 전체의 80%가 넘는다. 아시아에서는 개최국인 한국이 144명으로 가장 많다. 일본과 중국이 각각 124명과 81명으로 뒤를 잇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은 북한 선수단도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인 22명을 파견한다. 눈을 구경하기 힘든 아프리카는 모든 나라를 통틀어도 12명밖에 되지 않는다. 15개 세부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선수가 출전하는 종목은 아이스하키다. 14개 나라밖에 출전하지 않지만 엔트리(남자 25명, 여자 23명)가 많기 때문이다.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한국과 단일팀을 구성한 북한도 12명의 선수를 보낸다. 반대로 컬링은 가장 적은 50명의 선수만 출전한다. 노르딕 복합이 55명으로 그 다음으로 적다. 가장 많은 국가가 출전하는 종목은 알파인스키로 92개 참가국 가운데 81개국이 선수를 보낸다. 국제스키연맹(FIS)이 기준기록을 통과할 경우 모든 나라에 최소 남녀 1장씩의 쿼터를 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전권을 딸 가능성이 높다. 한편 세네갈과 타지키스탄, 파라과이 등 3개 나라는 선수 없이 임원만 평창 올림픽 엔트리에 등록되어 있다. 선수가 없기 때문에 참가국으로 볼 수 없어 92개 참가국 명단에서는 빠지게 된다. 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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