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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빚어진 팀워크 논란과 관련해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김홍수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은 6일 청와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방송인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팀추월 종목에 출전한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적폐 청산을 요구한 국민청원에 답했다. 김 비서관은 여자 팀추월 사태 외에도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 노선영 선수 출전 문제, 국가대표 훈련단 나이 제한 논란 등 올림픽 전후 벌어진 각종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이 걱정하신 부분을 포함해 국가대표 선발과 관리 문제도 점검되도록 함께 살피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메달 수와 종합 순위가 가장 중요했으나 이제 국민은 과정이 얼마나 공정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체육 단체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 운영을 개선할 수 있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청원은 지난달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뒤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공식 답변에 필요한 ‘한 달 내 20만 명 동의’ 기준을 충족했고 6일 현재 참여 인원이 61만2625명에 이르렀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조만간 ‘스포츠공정인권위원회’를 만들어 스포츠 비리 문제에 대한 정책 대안을 만들 계획이다. 김 비서관은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반대서한을 보낸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에 대해 평창올림픽조직위원에서 파면해 달라는 청원과 관련해 “단일팀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다. 서한 발송이 조직위의 해임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청와대로서는 알 수 없다”며 “조직위 위원의 선임과 해임은 조직위 권한”이라고 답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이헌재 기자}

지난달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은 세련된 디자인에 다양한 의미를 담아 호평을 받았다.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패럴림픽 메달은 어떨까. 패럴림픽 메달도 올림픽 메달처럼 개최 도시 평창의 자연과 한글을 모티브로 한국의 미를 표현했다. 메달 측면에 ‘평창동계올림픽이공일팔’의 한글 자음인 ‘ㅍㅇㅊㅇㄷㅇㄱㅇㄹㄹㅁㅍㄱㅇㄱㅇㅇㄹㅍㄹ’을 입체적으로 새겨 넣은 것도 똑같다. 그렇지만 패럴림픽 메달에는 올림픽 메달에선 볼 수 없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시각장애인을 배려해 점자를 사용한 것이다. 패럴림픽 규정에 따라 앞면에는 평창 패럴림픽 대회명인 ‘2018평창(PyeongChang2018)’을 점자로 새겨 넣었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상징인 오륜마크 대신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엠블럼인 아지토스(Agitos)가 들어가 있다. 3개의 곡선을 겹쳐 만든 아지토스는 라틴어로 ‘나는 움직인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장애를 극복하고 패럴럼픽에 나선 선수들의 열정과 투지를 상징한다. 앞면에는 평창의 산과 구름, 나무, 바람을 패턴화해 촉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평창의 자연을 사선으로 표현한 올림픽 메달과 달리 패럴림픽 메달은 ‘평등’을 강조하기 위해 수평선으로 패턴을 구성했다. 뒷면에는 평창 패럴림픽 엠블럼과 아지토스, 그리고 세부 종목명을 표기했다. 평창 패럴림픽에는 6개 종목, 80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하지만 가이드 러너 및 예비용으로 총 155세트의 메달을 제작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5년 재미교포 미셸 위(위성미·29)가 16세의 나이로 프로에 데뷔했을 때만 해도 많은 전문가가 ‘여자 타이거 우즈’의 탄생을 기대했다. 10세 때 역대 최연소로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대회에 출전한 그는 14세 때 역시 최연소로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실력은 물론이고 상품성까지 갖춘 그가 여자 골프계의 큰 별이 되리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현실은 달랐다. 빼어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장타를 휘둘렀지만 번번이 퍼팅에 발목이 잡혔다. 퍼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벨리 퍼터(배꼽에 닿을 정도로 샤프트가 긴 퍼터)를 사용하기도 했고, ‘ㄱ자’ 퍼팅 자세를 시도하기도 했다. 프로 입문 후 지난해까지 13년 동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4차례 우승했지만 특급 선수라고 하기엔 부족했다. 2014년 2승을 거두며 세계 랭킹 6위로 그해를 마감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그랬던 미셸 위가 4일 싱가포르 센토사CC 탄종 코스(파72·6718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신들린 듯한 퍼팅을 선보이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미셸 위는 선두 넬리 코르다(미국)에게 5타나 뒤져 있었다. 하지만 전반 9개 홀에서 3타를 줄이며 선두 다툼에 합류했다. 2번홀(파4)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고, 4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홀 1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8번홀(파5)에서도 4m 거리의 버디 퍼팅을 넣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18번홀(파4)에서 나온 극적인 버디 퍼팅이었다. 미셸 위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했다. 홀까지는 14m 가량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페어웨이에서 친 퍼팅이 오르막에 이어 내리막을 타고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갔다.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지 미셸 위는 여러 차례 주먹을 흔들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2014년 US여자오픈 이후 3년 9개월 만에 우승컵을 가져다 준 버디 퍼팅이었다. 이날 7언더파 65타를 친 미셸 위는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개인 통산 5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4000만 원).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같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가 5번홀에서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하며 무너졌던 미셸 위는 1년 만에 악몽을 떨쳐냈다. 미셸 위는 우승 트로피를 건네받은 뒤 “아직도 무슨 일이 있어났는지 실감이 안 된다.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7번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신지은은 18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코르다, 대니엘 강(미국),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과 함께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올해 LPGA투어에 데뷔한 고진영은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민영(26·한화큐셀·사진)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2018시즌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정상에 올랐다. 이민영은 4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적어낸 이민영은 JLPGA투어 3승째를 수확했다. 이민영의 우승을 도운 건 뜻밖에도 전날 내린 폭우였다. 2일 2라운드를 마친 뒤 심한 감기 몸살 증세를 보인 이민영은 기권을 고민했다. 하지만 3일로 예정됐던 3라운드가 폭우로 연기되는 바람에 하루를 쉰 뒤 이날 최종 라운드에 나설 수 있었다. 대회가 축소되면서 총상금은 1억2000만 엔에서 9000만 엔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이민영도 당초 예정됐던 2160만 엔보다 적은 1620만 엔(약 1억7000만 원)을 우승 상금으로 받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통산 4승을 거둔 그는 2015년 3월 신장암 수술을 받고 필드에 복귀했다. 지난해부터 일본 무대에서 뛰며 2승을 거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종합 1위에 오른 국가는 노르웨이다. 금메달 14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1개 등 모두 39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통해 노르웨이 못지않은 기쁨을 누린 나라가 있다. 국가 주도 도핑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던 러시아다. AP 등 외신들은 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에 내렸던 도핑 관련 징계가 평창 올림픽을 끝으로 모두 해제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2020 도쿄 여름올림픽에는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 IOC는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은 허용하되 국기와 국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징계를 내렸다. 선수들은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OAR·Olympic Athlete from Russia)’의 일원으로 국기 대신 오륜기를 사용해야 했다. 국가 대신에는 올림픽 찬가가 연주됐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평창 올림픽을 통해 공식적으로 ‘면죄부’를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조사대로라면 러시아가 저지른 도핑은 영원히 큰 오점으로 남을 만하다. ‘매클래런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러시아는 정부 주도하에 광범위한 도핑을 저질렀다. 연루된 선수만 1000여 명이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도 여러 명이 2014 소치 올림픽에서 딴 메달을 박탈당했다. 평창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서도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컬링 믹스 더블)와 나데즈다 세르게예바(여자 봅슬레이) 등 2명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 평창 올림픽에서 러시아(OAR)는 금메달 2개, 은메달 6개, 동메달 9개 등 모두 17개의 메달에 그쳤다. 그나마 겨울올림픽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알리나 자기토바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최고 흥행 카드인 남자 아이스하키에서 독일을 4-3으로 꺾고 우승해 겨울스포츠 강국의 체면을 세웠다. IOC의 징계 해제는 9∼18일 열리는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러시아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만 평창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잘 치고, 잘 뛰고, 팀 타격도 할 줄 아는 데다, 연습까지 열심히 한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한 외국인 타자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큰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년간 KBO리그 한화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하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에 입단한 윌린 로사리오(29·사진)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었던 로사리오는 2016년 국내 무대에서 33홈런에 이어 지난해엔 37개의 홈런을 쳤다. 2년간 평균 타율이 0.330일 정도로 정교함도 갖췄다. 지난해에는 도루도 10개나 기록했다. 로사리오의 상승세는 일본에서도 계속됐다. 오죽하면 일본 스포츠닛폰이 28일 “로사리오는 약점이 보이지 않는 타자”라고 극찬까지 했을까. 성적을 보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1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시작 후 치른 6경기(자체 평가전 포함)에서 로사리오는 12타수 8안타(3홈런), 10타점, 2도루로 펄펄 날았다. 요미우리 전력분석원은 “지난해 센트럴리그 최우수 중간 투수인 구와하라 겐타로의 슬라이더에 배트를 멈추며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곧이어 상대 배터리의 빈틈을 노려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가네모토 도모아키 한신 감독과 일본 프로야구 최다 안타(3085개) 기록을 갖고 있는 전설적인 타자 장훈 씨까지 로사리오에 대한 칭찬 릴레이에 합류했다. 가네모토 감독은 28일 스프링캠프를 마무리 지으면서 로사리오를 캠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그는 “로사리오는 앞선 타석에서 타구를 당기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후에는 밀어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장훈 씨 역시 “타격 기술로만 볼 때 로사리오는 역대 구단 최고 외국인 선수였던 랜디 바스급이다”라고 말했다. 1983년부터 6년간 한신에서 뛰었던 바스는 1985년 54홈런을 기록하며 팀을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전설적인 외국인 선수다. 로사리오는 한국에서의 경험이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로사리오는 일본 진출을 앞두고 “미국에서 뛸 때는 상대 투수의 구속만 의식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뛰는 동안 투수들의 볼 배합을 연구하고 선구안을 키웠다. 출루율이 좋아지면서 다른 부분들도 동시에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축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제부터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각국 선수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경기장 시설물들의 사후 활용이다. 9∼25일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역대 최다인 6종목에서 역대 최다 메달(17개)을 수확한 것은 훌륭한 시설물 덕분이었다. 하지만 사후 활용 대책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자칫하면 연간 수십억∼수백억 원의 혈세가 들어갈 판이다. 정부와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각 경기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간 수십억 원대 적자 현실화 평창 올림픽 경기장 12곳 가운데 관리 주체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4곳이다. 그중 하나인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당초 계획대로 복원할 예정이다. 며칠간 경기를 치르기 위해 2064억 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다시 복원하는 데도 1000억 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시설을 그냥 둔다면 연간 약 37억 원의 유지비가 필요하다. 관리 주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과 강릉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등 3곳은 국가대표 훈련 시설 등으로 활용한다는 큰 그림만 나와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유지비가 문제다. 강원도가 한국산업전략연구원에 의뢰한 용역에 따르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유지하는 데만 연간 22억5400만 원이 필요하다. 강릉 하키센터와 올림픽슬라이딩센터는 각각 연간 21억4300만 원과 9억 원이 든다. 시설의 실소유주인 강원도는 국비를 늘려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경기장 시설 건립 당시 정부와 강원도는 각각 75%, 25%씩 비용을 분담했다. 강원도는 유지비에서도 이 같은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와 반대로 국비 25%, 지방비 75%를 주장하다 최근 50 대 50 수준까지는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와 강릉 컬링센터 관리 주체인 강릉시도 나섰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26일 “국도비를 일정 규모 이상 지원해주면 강릉시가 직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세냐 지방세냐의 차이가 있을 뿐 시설물 유지를 위해 국민들의 세금이 쓰인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 돈 떠넘기기만 있고 실제 활용 방안은 없다 평창 올림픽 시설물들의 사후 활용 방안이 겉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설물은 넘치는 반면 이를 실제로 사용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이나 강릉 아이스아레나, 강릉 하키센터 등은 모두 다목적 스포츠 레저 시설 또는 문화 공연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경기장 성격은 대동소이한데 사용 목적은 한결같다. 2017년 말 현재 강릉시 인구는 21만3952명이다. 강릉 시민들이 아무리 많이 이용한다 해도 시설물들을 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희범 평창조직위 위원장은 “2022년 겨울 올림픽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데 이때 평창과 강릉의 좋은 시설이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역시 “2021년 겨울 아시아경기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회성 행사는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나 캐나다 캘거리 등의 올림픽 시설은 일 년 내내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흑자를 보는 시설도 있고, 적자라고 해도 지자체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한 빙상 관계자는 “3년 전 분산 개최 얘기가 나왔을 때 몇몇 시설을 수도권이나 강원도 내 다른 도시에 유치했다면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에는 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평창 올림픽이 적자가 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이희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은 25일 대회 폐회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평창올림픽의 전체 비용은 약 14조2000억 원에 이르지만 고속철도(KTX)와 경기장 등 건설비용을 제외한 실질적인 대회 운영 경비는 2조7900억 원 정도다. 기업후원금과 입장수입 등 총 수입구조는 약 2조8000억 원이다. 대회 운영비용으로만 보면 적자는 아닐 것으로 추산된다. 당초 조직위는 최순실 사태에 휘말려 기업 후원에도 찬바람이 돌아 지난해 3월 수립된 제4차 재정계획에서는 3000억 원 적자가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직위에 따르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후원 기여금은 목표액 9400억 원 대비 118.3%인 1조1123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공식 파트너(11개), 공식 후원사(13개), 공식 공급사(25개), 공식 서포터(33개) 등을 통해 후원 참여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기부 참여가 이뤄졌다.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가세도 큰 힘이 됐다. 한국전력,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34개 기관에서 1335억 원을 후원했다. 평창 올림픽 후원금과 기부액 규모는 올림픽을 개최한 2010년 밴쿠버(8250억 원), 2006년 토리노(4780억 원)를 넘겼으며 2014년 소치 올림픽(1조164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올림픽 사업 가운데 국가에서 보조금 지원이 가능한 사업 등에 대한 예산 확보를 추진해 패럴림픽 운영비, 겨울올림픽 국민체험 지원 등으로 821억 원을 추가 확보했다. 입장권 판매율도 토리노 대회(81%), 소치 대회(90%)를 능가하는 역대급이었다. 입장권은 목표 대비 100.9%를 판매해 평창 겨울올림픽 관람객 수는 138만 명을 넘어섰다. 입장권 수입은 1537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국내 판매량은 86만6000장에 티켓 판매 수입은 1083억 원이었으며 해외 판매분은 21만2000장에 490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평창 조직위에 배분하는 지원금은 약 4475억 원으로 추산된다. 수호랑 마스코트 인형 등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기념품 판매액도 300억 원을 넘었다. 조직위는 기념주화 38만3000개, 기념지폐 230만 장, 기념우표 360만 장도 발행했다. 이와 함께 개·폐회식 예산을 2010년 베이징 올림픽의 10분의 1 수준인 600억 원까지 줄였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1715억 원)보다 적은 예산에도 평창 겨울올림픽은 첨단 정보기술(IT)이 접목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찬사를 들었다. 북한 선수단 출전으로 주요 목표였던 ‘평화 올림픽’을 달성한 데 따른 비용 문제도 원만히 해결했다. 정부는 북한 대표단 숙식 지원 등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28억6000만 원을 집행했다. 조직위는 또 IOC로부터 4457억 원 기금 지원을 이끌어냈다. 최종 수익 결산은 6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대회 운영비용만으로 보면 흑자 기조라는 게 조직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KTX, 고속도로 등 11조4000억 원에 이르는 사회간접자본 건설비용과 사후 시설유지 비용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장기적으로 강원도 개발에 따른 경제 유발 효과로 이를 채워나가야 한다. 강원연구원은 올림픽 기간 관광객이 지출한 금액을 4200억 원으로 추정했다. 한양대 최준서 교수(스포츠산업 전공)는 “평창 올림픽을 통해 컬링, 썰매, 설상 종목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도 큰 수확이다. 올림픽 경기장을 생활 스포츠와 연계하거나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활용한다면 사후 시설 문제 해결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평창 겨울올림픽으로 파생된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청와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평창 올림픽으로 늘어난 국내 소비는 1조4000억 원(한국은행 추산)에 이른다. 이는 내국인 소비 증가액(3000억 원)과 외국인 소비 증가액(2000억 원)에 정부가 투입한 올림픽 예산(9000억 원)까지 합한 수치다. 청와대 측은 “평창 올림픽 개최에 따라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포인트가량 올랐으며 연간으로는 성장률이 0.05%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2011년 이후로 보면 경제효과는 더 커진다. 정부는 강릉행 KTX 건설 등 평창 올림픽 인프라 투자에 11조4000억 원을 투입했다. 소비 증가액까지 감안하면 총 13조7000억 원의 지출이 발생해 건설 관광 등에서 14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평창 올림픽 간접 효과가 32조2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따는 메달 1개의 가치를 1760억∼2630억 원으로 추산했다. 국민통합 및 사기진작 효과, 국가브랜드 홍보 및 국격 상승효과 등을 더한 것이다. 한국이 평창 올림픽에서 딴 메달 17개(금 5, 은 8, 동 4)의 효과는 최소 2조9920억 원에서 많게는 4조4710억 원에 이른다.김종석 kjs0123@donga.com·이헌재·박재명 기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났지만 팬들은 한눈에 심석희(21·한국체대)를 알아봤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이 쏟아졌다. 그는 친절했다. 전혀 싫은 기색 없이 함께 사진을 찍고 정성 들여 사인을 해줬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 하루 전인 24일 강릉선수촌 앞 카페에서 만난 심석희는 밝게 웃었다. 아픔을 딛고 씩씩하게 일어선 모습이었다. 혹독했던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온 것 같았다.》 ―표정이 좋아 보인다. “올림픽이 잘 마무리돼 너무 홀가분하다. 지금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 어제는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힙합 공연을 보러 갔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오후까지 늦잠을 잤다. 이렇게 늦게까지 잔 게 얼마 만인지….” ―3000m 계주(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개인전 기록은 아쉬울 것 같다(심석희는 주 종목인 1500m에서 미끄러지면서 예선 탈락했다). “올림픽에서의 성적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성적을 떠나 열심히 준비하고 경기했던 것에 만족한다. 힘들었지만 잘 버텨 온 스스로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 ―단체전 우승 후 바통터치 세리머니가 화제였다. 심석희 선수의 아이디어였다던데…. “많은 분들이 단체전 우승을 쉽게 생각하시지만 힘든 부분이 많았다. 선수층이 두꺼운 우리나라는 멤버가 거의 매년 바뀐다. 그럴 때마다 새로 손발을 맞춰야 한다. (이)유빈, (김)예진 같은 어린 선수들이 마음고생이 심했다. 특히 예선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진 유빈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아랑 언니, (최)민정이도 노력을 많이 했다. 모두의 노력으로 한 팀이 돼 딴 메달인 것 같다. 세리머니도 그런 의미를 담았다.” ―대회 전 벌어진 폭행 사건이 큰 충격이었다(심석희는 대회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복귀했다. 그 코치는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다). “가족들이 큰 힘이 됐다. 아빠(심교광 씨)는 ‘내게 올림픽보다 석희 네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이 너무 감사했고, 위로가 됐다. 오빠(심명석 씨)는 내게 ‘잘 못 챙겨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오빠는 너무 고마운 사람이다. 작년 생일 때 ‘All glory for you’란 글귀가 새겨진 오륜기 팔찌를 선물해줬다. 너무 아까워서 착용하지 않고 방에 걸어두고 있다.” ―2014 소치 올림픽이 끝난 후부터 힘들어했다고 들었다. “소치 올림픽 때 금, 은, 동메달을 한 개씩 땄다. 돌이켜 보면 너무 대단한 건데 스스로에겐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더 힘들게 했다. 그런데 ‘나태해졌다’ ‘쟤는 거기까지다’ 등등 다르게 보는 주변의 시선이 있었다.” ―고 노진규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한국체대 선배이자 대표팀 선배였던 노진규는 2016년 골육종으로 사망했다). “진규 오빠는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 많이 배우려 했었다. 운동할 때 진규 오빠도, 저도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다. 주위에서 ‘땀쟁이’ ‘열심남매’로 불렀다. 힘들고 외로울 때 의지가 되는 사람이었다. 평창을 앞두고 오빠가 하늘나라로 간 것도 내겐 큰 충격이었다.” ―성적을 떠나 심석희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올림픽 내내 묵묵히 저라는 선수를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정말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제가 받은 사랑을 앞으로 돌려드리면서 살고 싶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할지 여부는 천천히 쉬면서 생각해 볼 것이다. 다만 어떤 일은 하든, 어느 자리에 있든 많이 베풀면서 살고 싶다.”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선수촌과 경기장 시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평창 올림픽에 크게 만족한다.” 25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구닐라 린드베리 IOC 조정위원장도 “모든 사람이 평창 올림픽은 역대 겨울올림픽을 통틀어 가장 잘 조직되고 운영된 대회라고 말한다. 한국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만하다”고 말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이 국내외의 호평 속에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9일 개막한 평창 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해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9개월 전만 해도 평창 올림픽은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거라는 비관적인 사람들이 있었다”는 바흐 위원장의 말처럼 평창 올림픽은 우려와 걱정 속에 출발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대회 운영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IO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은 북한 선수 46명이 극적으로 참가하면서 2007년 창춘 아시아경기 이후 11년 만의 남북 공동 입장이 성사됐다. 여자 아이스하키에서는 올림픽 사상 처음 단일팀이 구성됐다. 9일 개회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해 스포츠를 통한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동시에 ‘평화 올림픽’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들었다. 바흐 위원장은 “단일팀과 공동 입장은 스포츠를 넘어서는 강력한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했다”고 강조했다. 평창 올림픽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입장권은 판매 목표치(106만8000장) 대비 100.9%가 팔렸다. 유료 누적 관중은 평창 올림픽 플라자와 강릉 올림픽파크 방문객을 포함해 138만여 명이나 된다. 기록 면에서도 세계 신기록 3개와 올림픽 신기록 25개가 양산되는 등 풍성한 기록이 쏟아졌다. 한국 선수단은 겨울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썰매(스켈레톤 윤성빈 금메달, 봅슬레이 남자 4인승 은메달)와 설상(스노보드 이상호 은메달), 컬링(여자 은메달)에서 메달을 따는 등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선전했다. 모두 17개로 역대 겨울올림픽 최다 메달(종전 2010 밴쿠버 14개)을 딴 한국 선수단은 종합 7위(메달 개수 기준 공동 6위)에 올랐다. 목표로 삼았던 8-4-8(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선수들의 노력과 꾸준한 투자로 메달 종목의 다변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의 불협화음과 대회 초반 벌어졌던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논란, 수송 대책 미비, 노로바이러스 발생 등은 흠으로 지적됐다. 이제 남은 것은 경기장 시설의 사후 활용 방안이다. 12개 경기장 가운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올림픽슬라이딩센터, 정선 알파인경기장 등 네 곳의 사후 활용 방안이 정해지지 않았다. 개발 이전 상태로 복원할 가능성이 높은 정선 알파인경기장을 제외한 3개 시설은 올림픽 이후 국가대표 훈련시설 등으로 존치될 가능성이 높다. 평창=이헌재 uni@donga.com·최지선 기자}

양 주먹을 불끈 쥐며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30)은 트랙 한 바퀴를 돈 뒤 함께 레이스를 펼친 대표팀 막내 정재원(17·동북고)을 껴안았다. 정재원과 함께 태극기를 거머쥔 채 그는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정재원은 물론 자신을 이 자리로 이끌어준 모두를 위한 감사 인사였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간판스타 이승훈이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레이스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를 뽐내며 7분43초97로 정상에 올랐다. 본인 스스로 가장 값진 메달로 꼽을 정도로 의미가 큰 메달이었다. 겨울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의 초대 챔피언이 됐고,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최다 메달 기록도 5개로 늘렸다. 2010년 밴쿠버 대회(1만 m)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선수단에 다섯 번째 금빛 선물을 했다.○ 금빛 질주 도운 특급 조력자, 정재원 지금의 이승훈을 만든 건 자신의 땀, 눈물만이 아니었다. 주변의 도움도 컸다. 이날 결선에서는 정재원(17)의 도움이 빛났다. 팀추월(은메달)에서도 이승훈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이날 이승훈의 특급 조력자 역할을 했다. 전체 16바퀴 중 5바퀴째부터 중간그룹 선두로 나선 정재원은 선두그룹과 거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레이스를 펼쳤다. 통상 그룹 선두에 서면 바람 저항을 많이 받음에도 불구하고 14번째 바퀴까지 그 역할을 자처했다. 그 덕분에 이승훈은 선두그룹과 격차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체력을 비축해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바퀴에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경기 뒤 정재원은 “월드컵 경기를 봐도 (앞으로) 치고 나가는 선수는 있어도 그 간격을 좁히는 선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그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들어갔다. 승훈이 형이 앞으로 치고 나가는 걸 보고 내 역할은 끝났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레이스 막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결승선을 가장 늦게 통과한 정재원은 세 번째 스프린트 구간에서 얻은 1점으로 최종 8위를 했다. 이승훈은 고마움의 표시로 정재원이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자전거를 사줄 계획이다. 평소 정재원을 비롯해 많은 후배가 닮고 싶은 선배로 꼽는 이승훈은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역대 가장 많은 메달(7개)을 따는 데도 선봉 역할을 했다. 그는 “후배들이 너무 잘해줘서 대견스럽다. 단거리, 중거리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는 게 너무 좋다”면서도 “아직 5000m, 1만 m 종목 후배들은 더 분발해야 한다. 나를 뛰어넘는 후배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자극제가 된 후배, 임효준 숨은 조력자도 있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2)도 이승훈의 레이스에 큰 도움이 됐다. 사연은 이렇다.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이승훈도 2016년 말 한때 고비를 겪었다. 더 이상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게 문제였다. 스스로 생각해도 나태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 그의 도전의식을 강하게 자극한 선수가 바로 한국체대 후배 임효준이었다. 전명규 교수(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의 지도로 한체대 쇼트트랙 훈련장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임효준의 스케이팅 실력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전성기 시절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은 임효준은 코너워크는 물론 장거리 훈련에서도 이승훈에게 크게 뒤지지 않았다. 장거리에서만은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였기에 충격이 컸다. 후배의 실력에 자극을 받은 이승훈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매진했다. 이듬해 8바늘을 꿰매는 다리 부상 속에서도 삿포로 아시아경기 4관왕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부담 아닌 책임감 키워준 결혼 생활 아내 두솔비 씨(27)와의 결혼도 그에게 날개가 됐다. 통상 큰 대회를 앞둔 선수들이 그렇듯, 이승훈도 결혼 시기를 두고 한때 고민했다. 자칫 성적이 떨어졌다간 결혼 생활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 나올까봐 걱정됐다. 그러나 확신이 있었던 이승훈은 지난해 6월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생활을 통해 “책임감을 갖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신혼여행까지 미뤄가며 훈련에 매진한 그는 약속대로 아내에게 은메달에 이어 금메달까지 선물하게 됐다. 이승훈은 “오랜 시간 묵묵히 지원해줘서 국민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모두 아내 덕분이다. 사랑한다. 우리 이제 여행 가자”고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승훈에겐 영영 잊지 못할 달콤한 우승 소감이었다. 강릉=강홍구 windup@donga.com·이헌재 기자}

선수들의 얼굴엔 웃음과 여유가 넘쳤다. 메달을 딴 선수들은 목에 메달을 걸고 행진했다. 메달을 못 딴 선수들도 밝은 얼굴이긴 마찬가지였다. 축제에서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선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올림픽의 마지막 무대를 즐겼다. 17일간 눈물과 감동의 스토리로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25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9일 개막한 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참여해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땀을 흘렸다. 한국 선수단은 빙상, 설상, 썰매, 컬링 등에서 고르게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금 5, 은 8, 동메달 4개)을 수확하며 종합 순위 7위(메달 개수 기준 공동 6위)에 올랐다. 노르웨이가 금 14, 은 14, 동메달 11개로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개회식에서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 입장했던 한국과 북한 선수들은 이날은 따로 입장한 뒤 한데 어울렸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당시 국가 주도의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징계를 받은 러시아는 이번 대회에도 도핑 사실이 적발돼 이날 국기 없이 행진했다. ‘더 넥스트 웨이브(미래의 물결)’를 주제로 열린 폐회식은 선수단과 자원봉사자, 관람객 등이 하나가 돼 평창의 마지막 밤을 뜨겁게 달궜다. 개회식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드론쇼는 고별 무대까지 환하게 밝혔다. 반짝이는 조명을 단 300대 드론이 밤하늘에 수호랑 모양을 연출하자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적이면서도 미래적인 색채의 공연과 음악이 폐회식 두 시간을 장식했다. 케이팝(K-pop)과 전자댄스뮤직(EDM)이 흐를 때는 선수와 자원봉사자 등이 몸을 흔들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평창 겨울패럴림픽은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2022년 겨울올림픽은 2008년 여름올림픽을 개최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2020년에는 도쿄 여름올림픽이 개최된다.평창=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그는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하위권인 30위로 골인했다. 절치부심했다. 힘을 키우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그는 대표팀 내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가장 많이 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17 삿포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도중 미끄러지면서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대표팀 동료이자 단거리 라이벌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그 대회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런 차민규를 바라보며 묵묵히 힘을 키워 온 결실의 무대는 평창 겨울올림픽이었다. 긴 인고의 시간을 견뎌 낸 김태윤(24·서울시청)이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태윤은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8초22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기 최고기록 1분8초8에 육박하는 호성적이었다. 15조 아웃코스에서 뛴 김태윤은 초반 200m 구간을 16초39의 빠른 기록으로 통과했다. 이후 400m를 24초97로 주파한 뒤 마지막 400m에도 26초86을 기록하며 단숨에 중간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후 네덜란드의 강자 키엘트 나위스(1분7초95)와 이번 대회 500m 금메달리스트인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1분7초99)에게 뒤지면서 값진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조의 경기까지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보던 김태윤은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함성을 내지르며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차민규의 존재는 이번 대회에서도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19일 남자 500m에 출전했던 차민규는 0.01초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이날도 부상을 당한 모태범을 대신해 갑작스럽게 경기에 나섰다. 이번 시즌 들어 처음 1000m에 출전했지만 1분9초27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12위에 올랐다. 팀추월 은메달리스트 정재원(17)의 형인 정재웅(19·이상 동북고)은 1분9초43으로 13위에 자리했다. 13일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19·성남시청)까지 한국 남자 선수들은 이번 대회 단거리 종목에서 한국 선수단에 연일 깜짝 메달을 선물했다. 김태윤은 “아직 꿈만 같다. 관중 응원 덕분에 몸이 가벼워진 것 같다. 아시아경기에 못 나간 게 한이 돼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된 거 같다. 어떻게 탔는지 잘 모르겠지만 앞만 보고 달렸다”고 말했다. 스케이팅 선수인 사촌 형을 따라 스케이트와 인연을 맺은 김태윤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스케이트 선수가 됐다. 쇼트트랙은 타지 않고 스피드스케이팅 외길을 걸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었다. 몸무게가 81kg이었던 때 둥글둥글한 얼굴로 ‘호빵맨’으로 불렸던 그는 평창 올림픽을 대비해 몸무게를 76kg까지 줄였다. 그는 “강릉 오벌의 얼음이 무른 편이다. 몸무게가 무거우면 얼음이 잘 깨진다. 힘을 더 쓸 수 있게 강도가 높은 스케이트 날로 바꾼 것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2014년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그는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최하위권인 30위로 골인했다. 절치부심했다. 힘을 키우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그는 대표팀 내에서 가장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16년 말 열린 2017삿포로 아시아경기 대표선발전 레이스 도중 미끄러지면서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다. 대표팀 동료이자 단거리 라이벌 차민규(25·동두천시청)는 그 대회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런 차민규를 바라보며 묵묵히 힘을 키워 온 결실의 무대는 평창 겨울올림픽이었다. 긴 인고의 시간을 견뎌 낸 김태윤(24·서울시청)이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태윤은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분8초22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자기 최고기록 1분8초8에 육박하는 호성적이었다. 15조 아웃코스에서 뛴 김태윤은 초반 200m 구간을 16초39의 빠른 기록으로 통과했다. 이후 400m를 24초97로 주파한 뒤 마지막 400m에도 26초86을 기록하며 단숨에 중간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후 네덜란드의 강자 키엘트 누이스(1분07초95)와 이번 대회 500m 금메달리스트인 노르웨이의 하바드 로렌췐(1분07초99)에 뒤지면서 값진 동메달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조의 경기까지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보던 김태윤은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함성을 내지르며 기쁨을 표현했다. 차민규의 존재는 이번 대회에서도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19일 남자 500m에 출전했던 차민규는 0.01초 차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이날도 부상을 당한 모태범을 대신에 갑작스럽게 경기에 나섰다. 이번 시즌 한 번도 1000m에 출전한 적이 없는 차민규는 1분9초27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12위에 올랐다. 김태윤은 “아직 꿈만 같다. 관중들 응원 덕분에 몸이 가벼워 진 것 같다. 아시아경기에 못 나간 게 한이 돼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된 거 같다. 어떻게 탔는지 잘 모르겠지만 앞만 보고 달려갔다”고 말했다. 스케이팅 선수인 사촌 형을 따라 스케이트장에 인연을 맺은 김태윤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스케이팅 선수가 됐다. 쇼트트랙은 타지 않고 스피드스케이팅 외길을 걸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었다. 80kg대 몸무게 시절 둥글둥글한 얼굴로 ‘호빵맨’으로 불렸던 그는 각고의 노력으로 체중을 75kg까지 줄이면서 기량이 급격히 좋아졌다.강릉=이헌재 기자uni@donga.com강릉=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임효준(22)과 막내 황대헌(19)이 동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대를 모았던 여자 쇼트트랙 ‘쌍두마차’ 최민정(20)과 심석희(21)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선에서 황대헌과 임효준은 각각 39초854와 39초919로 골인하며 은메달과 동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은 세계기록(39초584)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우다징(중국)이 차지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취약 종목인 남자 500m에서 한국 선수들이 나란히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건 사상 처음이다.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은 두 번째 메달을 추가했다.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던 최민정과 심석희는 유력한 금메달 종목으로 꼽힌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 마지막 바퀴에서 서로 충돌하면서 노메달에 머물렀다. 3관왕을 노린 최민정은 4위로 마쳤다. 실격당한 심석희는 개인전에선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한국이 올림픽 이 종목에서 입상하지 못한 건 사상 처음이다. 금메달은 네덜란드의 쉬자너 스휠팅에게 돌아갔다. 남자 5000m 계주 결선에서도 한국은 임효준이 코너를 돌다가 넘어져 4위에 머물렀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개회식의 감동을 다시 한번.’ 9일 개막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이 17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5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22일 “폐회식은 기존의 틀을 깨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도전정신을 의미하는 ‘더 넥스트 웨이브(미래의 물결)’를 주제로 선수단과 자원봉사자, 관람객 등이 하나가 돼 평창의 마지막 밤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폐회식은 총 4개의 문화공연으로 구성된다. 조직위는 “조화와 융합을 통한 공존은 물론이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한국적인 색채와 혁신적인 현대 아트의 결합, 케이팝(K-pop) 공연 등을 통해 현대적이고 미래적으로 표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폐회식에서는 한류스타 씨엘과 엑소가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2022년 겨울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의 차기 개최도시 공연도 8분 동안 열린다.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 개회식 공연으로 호평받았던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자로 나선다. 개회식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드론쇼가 다시 한번 펼쳐지고, 선수단 입장과 자원봉사자들의 수고를 격려하는 공식 행사도 진행된다. 22일 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핀란드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엠마 테르호(37)와 미국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출신 키컨 랜들(36)도 소개된다. 마지막으로 전자댄스뮤직(EDM) DJ가 진행하는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출연진과 선수단이 하나 되는 무대가 펼쳐진다. 조직위는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폐회식에서도 모든 관람객에게 6종의 방한용품(판초 우의, 무릎담요, 방석, 손 핫팩, 발 핫팩, 모자)을 지급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폐회식 당일 최저기온이 영하 3도 내외로 예보돼 큰 추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야외에서 장시간 노출되는 만큼 개인 방한 대책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폐회식 입장권은 온라인()이나 당일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22일 현재 4600여 장의 티켓이 남아 있다. 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쇼트트랙 불운의 날이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가장 믿었던 주력 종목이었던 여자 1000m에서 한국의 에이스 선수들끼리 충돌해 넘어지면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 종목에서 한국이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1994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처음이다.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 1000m에는 간판스타 최민정(20·성남시청)과 심석희(21·한국체대)가 함께 결선에 진출했다. 2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결선에서는 최민정과 심석희 외에 킴 부탱(캐나다),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대결을 벌였다. 준결선 기록 순에 따라 부탱이 가장 유리한 인코스 쪽에서 출발했고 최민정과 심석희는 5명의 선수 중 가장 바깥쪽인 아웃코스 4번과 5번 스타트라인에서 출발했다. 충돌은 9바퀴를 도는 경기 중 마지막 바퀴를 돌던 중 일어났다. 심석희가 3위, 최민정이 4위를 달리고 있었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동시에 치고 나가려다 두 선수가 얽히며 함께 넘어졌다. 우승 후보였던 두 선수가 처지면서 스휠팅이 1분29초778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는 부탱(1분29초956), 3위는 폰타나(1분30초656)가 차지했다. 두 선수의 막판 스퍼트 작전과 시점이 겹치면서 일어난 충돌이었다. 어차피 마지막 바퀴였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이었다. 쉽게 인코스를 파고들지 못하던 상황에서 최민정과 심석희가 각각 속도를 내며 아웃코스로 빠져나오려는 순간 안쪽에서 나오려던 심석희와, 심석희를 추월해 치고 나가려던 최민정이 서로 부딪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심석희가 앞선 폰타나를 추월하려다 부딪혀 밀렸고 그 과정에서 최민정과 부딪쳤다. 폰타나와 충돌한 부분을 임피딩 반칙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레이스의 마지막 스퍼트 구간이 겹치면서 충돌이 일어났고 그러면서 넘어졌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작전 부재라는 지적이 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정수 KBS 해설위원은 “작전의 부재라는 평가는 좀 아닌 것 같다. 쇼트트랙은 개인 종목이다. 더구나 올림픽이고, 결선은 선수 개개인의 전략이 있는 거고, 100% 자기 전략대로 한다. 특히 1000m는 변칙이 많은 경기다. 아쉽기는 한데 (미리 짜인 작전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최민정과 심석희는 이전 경기부터 집중 견제 대상이었고 어렵게 결선에 진출하면서 가장 좋은 인코스 출발지점을 차지하지 못했다. 더구나 결선에 올라온 폰타나 등은 매우 노련한 선수들이고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경기 후반까지 순간 스피드가 뛰어나고 노련한 폰타나의 견제를 뚫지 못한 것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한편 김도겸(25)-곽윤기(29)-임효준(22)-서이라(26)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 결선에서 4개 팀 가운데 최하위(6분42초118)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에이스 임효준의 실수가 뼈아팠다. 23바퀴를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온 임효준은 서이라에게 바통 터치를 하기 직전 코너 부근에서 미끄러지면서 강하게 펜스에 부딪히고 말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곽윤기가 터치를 한 뒤 곧바로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미 앞을 향해 달리던 중이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곽윤기는 임효준에게 달려와 터치를 하고 추격을 시작했지만 이미 한 바퀴 가까이 벌어진 간격을 좁히긴 역부족이었다. 임효준은 이전 경기에서 어깨를 다친 듯 보였지만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본인 의사에 따라 출전했다. 황대헌은 팔 상태가 좋지 않아 출전하지 못했다. 헝가리가 1위, 중국이 2위, 캐나다가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은 부상 방지를 위해 다른 선수들에게 길을 내주고 천천히 골인했다. 4위가 확정된 뒤 임효준은 고개를 숙인 채 스스로를 자책했다. 그러나 관중석에서는 이들을 격려하는 박수가 이어졌다. 금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선수들은 쇼트트랙에서 금 3, 은 1, 동메달 2개를 추가하며 쇼트트랙 최강국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박은서 기자}

“저는 팀추월이 좋아요. 세 명이 함께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잖아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승훈(30)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2014 소치 올림픽 때 후배 주형준-김철민과 함께 팀추월 은메달을 딴 후엔 “기쁨이 세 배”라며 활짝 웃었다. 이승훈이 한국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서 또 한 번 세 배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승훈, 김민석(19)-정재원(17)이 호흡을 맞춘 한국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남자 팀추월 결승전에서 3분38초5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노르웨이(3분37초32)에 1.20차로 뒤진 남자 대표팀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날 은메달로 이승훈은 3대회 연속이자 자신의 4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겨울 올림픽 최다 메달이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5000m 은메달과 1만 m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4년 소치 대회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13일 남자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민석은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획득했다. 막내 정재원 역시 첫 출전에서 역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남자 대표팀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이승훈의 막판 역주에 힘입어 3분38초82의 기록으로 뉴질랜드(3분39초54)를 따돌렸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같은 날 ‘러시아에서 온 올림픽 선수(OAR)’에 11-2로 완승한 데 이어 덴마크마저 9-3으로 제압하며 예선을 1위(8승 1패)로 마감했다. 한국은 23일 오후 8시 5분 일본과 4강 대결을 벌인다.강릉=이헌재 uni@donga.com·강홍구 기자}
“….” “….” “….”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은 아무 말 없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굳은 얼굴의 노선영(29·부산콜핑)이 지나간 뒤 김보름(25·강원도청)과 박지우(20·한국체대)가 뒤를 따랐다.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세 선수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팀추월 7, 8위 결정전에서 3분7초30으로 골인했다. 맞대결을 펼친 폴란드(3분3초11)에 4초19 차로 뒤지며 최하위인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19일 준준결선에서 노선영이 김보름, 박지우보다 한참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빚어진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이날 대표팀은 전체 6바퀴 가운데 나란히 2바퀴씩을 선두에 나서 레이스를 이끄는 작전을 썼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는 노선영을 가운데에 넣었다. 선수들이 서로를 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정상적인 레이스였다면 에이스 김보름이 3바퀴를 이끌고 나머지 두 선수가 1바퀴 반 정도씩을 선두로 나섰을 터였다. 성적보다 모양새에 치중하다 보니 기록은 준준결선(3분3초76) 때보다 나빴다. 노선영과 김보름, 박지우, 박승희(26·예비 멤버) 등은 오후 5시 반경 경기장에 나와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전체적으로 냉랭한 분위기였지만 간간이 노선영과 김보름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노선영과 박지우는 대화를 하면서 미소를 주고받기도 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는 이들과 함께하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애썼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노선영은 언론을 통해 “19일 경기에서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내가 제일 뒤에서 타는 경기 방식은 한 번도 연습하지 않았다. 전날까지도 두 번째로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전날 백철기 감독이 “선영이가 먼저 ‘내가 중간에 있는 것보다 뒤에서 따라가는 게 기록 향상에 더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고 말한 것을 다시 한 번 반박한 것이다. 스타트 라인에 설 때부터 분위기가 묘했다. 김보름과 박지우의 이름이 호명됐을 때는 박수 소리와 함께 일부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반면 노선영 이름이 불릴 때는 더 큰 박수와 함성이 나왔다. 빙상 관계자는 “대회 후 명확한 진실을 밝힐 것이다. 한국 빙상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많이 반성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노선영 따돌리기’ 논란을 일으킨 김보름은 기자회견 내내 고개를 숙였다.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한국 여자 팀추월대표팀의 김보름(25)과 백철기 감독(55)은 2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논란은 19일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벌어졌다. 김보름-박지우(20)-노선영(29)으로 구성된 한국은 3분03초76으로 골인하며 8개 팀 중 7위에 그쳤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노선영보다 한참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다. 보통의 경우에는 처지는 선수를 뒤에서 밀며 함께 보조를 맞춘다. 팀추월은 마지막 세 번째 주자의 기록으로 성적을 매기기 때문에 뒤처지는 선수를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김보름과 박지우는 체력이 떨어진 동료를 버려두다시피 한 채 레이스를 이어갔다. 경기 후에는 김보름의 발언이 노선영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이 비쳐 문제가 됐다. 동료애를 버린 듯한 모습 때문에 비난이 쏟아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이 하루 만에 30만 건을 넘어섰다. 김보름은 “출전한 선수 3명이 3위를 목표로 했다. 그러려면 1차로 4강에 진출했어야 했다. 제 임무는 6바퀴 중 3바퀴를 앞에서 책임지는 것이었다. 랩타임(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29초대로 끊는 게 제 역할이었다. 여기에만 신경 쓰다 뒤처진 (노)선영 언니를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경기 전날 세 선수의 컨디션이 좋아 목표를 4강으로 높여 잡았다. 선영이가 먼저 ‘내가 중간에 있는 것보다 뒤에서 따라가는 게 기록 향상에 더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선영이가 뒤처졌다는 사실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관중의 함성 등으로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노선영에 대한 사과의 말은 없었다. 팬들은 “관중 함성 때문에 듣지 못했다면 다른 팀 선수들은 어떻게 감독 말을 듣느냐”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동료들의 페이스를 보면서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할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 함께한 선수의 상태를 보지 못했다는 해명에 납득하기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이날 기자회견에 불참한 노선영은 곧바로 언론을 통해 백 감독의 말을 반박했다. 노선영은 “내가 맨 뒤로 가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전날까지 제가 2번(가운데)에 들어가는 거였는데 경기 당일 워밍업 시간에 ‘어떻게 하기로 했느냐’고 물어보셔서 ‘저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점 화기애애하게 훈련했다”는 백 감독의 말에도 “훈련하는 장소도 달랐고, 만날 기회도 별로 없었다.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 대화를 별로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 감독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거짓말을 하겠느냐. 나만 들은 게 아니다”고 노선영의 말을 재반박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노선영의 대표팀 합류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불거졌다. 노선영은 올림픽 개막을 10여 일 앞두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다가 암으로 숨진 동생 몫까지 하기 위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려던 노선영은 큰 충격을 받았다. 국가대표까지 반납하려 한 노선영은 러시아 선수가 도핑으로 탈락하면서 다시 올림픽 대표로 합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북받쳐 연맹을 비난했다. 노선영은 “특정 선수들이 따로 훈련한다. 팀추월 훈련을 한 번도 함께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김보름은 당시 노선영이 폭로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이 때문에 노선영이 대표팀에 복귀한 뒤 한동안 어색한 관계가 지속됐다. 평소 노선영과 김보름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말도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체대와 다른 대학 출신의 파벌싸움 결과라는 주장이 있지만 노선영과 김보름 등은 모두 한국체대 출신이다. 이번 사태는 연맹의 행정 착오에서 비롯됐으며 올림픽을 앞둔 선수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진위를 떠나 한국 대표팀의 팀워크는 큰 타격을 받았다. 노선영이 21일 열리는 팀추월 7, 8위 순위결정전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머지 두 선수는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심리적인 충격을 받은 김보름이 24일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강릉=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