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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46·SK텔레콤)는 1타 차 2위이던 18번홀(파5)에서 꼭 버디를 해야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두 번 버디를 낚았던 이 홀에서 핀까지 113야드를 남기고 세 번째 샷을 한 직후 허공을 쳐다보더니 “허허” 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린에 떨어진 공이 홀에서 8m 떨어진 지점에 멈춰 섰기 때문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최경주는 “9번 아이언 거리인데 맞바람에 연못을 넘겨야 해서 8번 아이언을 짧게 잡았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대했던 우승의 꿈은 강풍과 함께 날아갔지만 최경주는 모처럼 대회 기간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부활의 불씨를 밝혔다. 최경주는 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게 1타 뒤져 4년 8개월 만에 맛보려던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날 악천후로 경기를 마치지 못한 최경주는 이날 11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해 보기 1개로 1타를 잃었다. 지난해 대입 수험생 아들 뒷바라지와 프레지던츠컵 준비 등으로 톱10에 한 번도 들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던 그는 2014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공동 2위) 이후 19개월 만에 10위 이내의 성적을 거뒀다. 준우승 상금은 70만2000달러(약 8억4000만 원)로 지난해 19개 대회에서 받은 44만 달러를 넘겼다. 최경주는 “초속 15m가 넘는 강풍이 불어 오늘 이븐파 정도를 예상했는데 실수가 아쉽다. 드라이버가 210야드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심했다. 올해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두세 달 강도 높게 훈련해 퍼팅과 볼 컨트롤이 살아났는데 이번 준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올 시즌 성적에 따라 내년 시즌 PGA투어 잔류 여부가 결정된다. 최경주의 세계 랭킹은 지난주 334위에서 137위까지 뛰어올랐다. 전날 경기가 중단되기 전에 거센 비바람이 부는 악조건에도 3언더파 69타로 4라운드를 마친 스네데커는 이날 연장전에 대비하며 연습을 하다 통산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한편 이날 대회 주최 측은 강풍 피해에 따른 안전상의 우려로 ‘무관중 경기’를 치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16 리우데자네이루(리우) 올림픽이 지카 바이러스 충격으로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은 이미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브라질의 재정위기와 환경오염이라는 2중고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지카 바이러스라는 직격탄까지 맞아 올림픽 개최 여부마저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몰리게 됐다. 1896년 그리스에서 시작된 근대 올림픽이 취소된 경우는 1916, 1940, 1944년 세 번으로 모두 세계대전이 이유였다. 특히 지카 바이러스로 재정위기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반등이 예상됐던 브라질 헤알화의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반면 올림픽 기반 시설 건설비용은 계획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개막에 맞춰 경기장을 완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더 커지고 있다. 환경오염도 여전히 걸림돌이다. 조정, 요트 등 수상경기가 열릴 구아나바라 만은 리우데자네이루 지역의 생활하수로 인한 수질오염이 심각하다. 지난해 5월 브라질 환경부 장관이 직접 물에 뛰어 들어 수영을 하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8월 이곳에서 열린 테스트 이벤트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이 고열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 신세를 졌다. 선수단은 당시 “물에 부유물이 많고 악취가 난다”고 주장했다. 112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골프는 지카 바이러스 불안으로 인한 선수들의 불참 선언을 걱정할 형편에 놓였다. 골프 코스에 조성돼 있는 2개의 인공호수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 숲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호수는 4개 홀에 접해 있어 선수와 갤러리들이 모기에 노출될 수 있다. 가임기의 여자 선수들은 출전 자체를 두려워할 가능성이 높다. 타이 보타우 국제골프연맹 부회장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바이러스의 위험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IOC, 세계보건기구(WHO)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노력하고 있다. 모기 퇴치제의 공급과 연못에 대한 방역작업도 실시된다”고 말했다.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는 “(바이러스와 관련된) 브라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림픽 출전이 올해 최고 목표인데 안전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토바스 바흐 IOC 위원장은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지만 올림픽은 별다른 문제없이 좋은 환경에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참가국들은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 올림픽위원회는 임신했거나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여자 선수와 스태프는 브라질 전지훈련과 올림픽 참가를 자제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브라질 정부도 마찬가지다. 자케스 바기네르 수석장관은 “지카 바이러스는 특히 임신부들에게 심각하다. 그 위험을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올림픽 때 방문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가임기의 선수, 관계자, 관광객이 찾지 않는다면 대회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이고 ‘올림픽 특수’도 있을 수 없다. 대한체육회는 “전지훈련을 가는 종목 단체들에게 주의를 주고 있지만 선수단 구성이 7월에야 확정되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으로 대응을 할 단계는 아니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최경주(46·SK텔레콤)는 1타차 2위였던 18번 홀(파5)에서 꼭 버디를 해야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홀에서 핀까지 113야드를 남기고 세 번째 샷을 한 직후 허공을 쳐다보더니 “허허”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린에 떨어진 공이 홀에서 8m 떨어진 지점에 멈춰 섰기 때문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최경주는 “9번 아이언을 잡아야 하는 거리인데 맞바람이 분 데다 연못을 넘겨야 했기에 8번 아이언을 짧게 잡았는데 결과가 그렇게 나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대했던 우승의 꿈은 강풍과 함께 날아갔지만 최경주는 모처럼 대회 기간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부활의 희망을 밝혔다. 최경주는 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7569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에 1타 뒤져 4년 8개월 만에 맛보려던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전날 악천후로 경기를 마치지 못한 최경주는 이날 11번 홀부터 경기를 시작해 보기 1개로 1타를 잃었다. 지난해 톱10에 한번도 들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던 그는 2014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공동 2위) 이후 19개월 만에 10위 이내의 성적을 거뒀다. 준우승 상금은 70만2000 달러(약 8억4000만 원)로 지난해 19개 대회에서 받은 44만 달러를 넘겼다. 최경주는 “초속 15m가 넘는 강풍이 불어 오늘 이븐파 정도를 예상했는데 실수가 아쉽다. 드라이버가 210야드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심했다. 올해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어 지난 두 세 달 강도 높게 훈련했는데 이번 준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올 시즌 성적에 따라 내년 시즌 PGA투어 잔류 여부가 결정된다. 최경주의 세계 랭킹은 지난주 334위에서 137위까지 뛰어올랐다. 전날 경기가 중단되기 전에 거센 비바람이 부는 악조건에도 3언더파 69타로 4라운드를 마친 스데데커는 이날 연장전에 대비하며 연습을 하다 통산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한편 이날 대회 주최 측은 강풍 피해에 따른 안전상의 우려로 ‘무 관중 경기’를 치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효주(21·롯데)는 평소 “잠이 보약”이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어디에든 등만 대면 눈이 감기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사석에서 만난 그는 “불면증이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큰 꿈을 품고 떠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은 데 대한 고민이 컸기 때문이다. 국내 무대를 평정했던 김효주는 지난해 LPGA투어에서 상반기 1승을 거둔 뒤 8월 이후 10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 톱10에 드는 부진에 허덕였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의 영광도 김세영에게 넘겨줬다. 그랬던 김효주가 모처럼 발을 쭉 뻗고 푹 잘 수 있게 됐다. 김효주는 1일 바하마 파라다이스 섬의 오션클럽GC(파73)에서 열린 LPGA투어 2016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1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타를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챔피언 김세영,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2타 차로 제쳤다. 지난해 3월 파운더스컵 이후 통산 3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 21만 달러를 차지했다. 10위였던 세계 랭킹을 7위까지 끌어올리며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가능성도 높였다. 김효주는 “첫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상반기에 3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새해 초에 태국 치앙라이에서 스승인 한연희 감독과 함께 3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한 감독은 “효주가 거리 욕심을 내면서 스윙이 흐트러졌었다. 태국에서 체력 보강과 함께 스윙 리듬을 되찾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루이스는 이날 5타를 줄이며 우승을 노렸지만 다시 한번 한국 선수의 벽에 막혀 눈물을 흘렸다. 2014년 아칸소챔피언십 우승 이후 루이스는 이번 대회까지 40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9차례 했을 뿐 승수 추가에는 실패했다. 루이스가 준우승한 대회 중 7개 대회의 챔피언은 한국(계) 선수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효주(21·롯데)는 평소 “잠이 보약”이라는 얘기를 자주 한다. 어디에든 등만 대면 눈이 감기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지난 연말 사석에서 만난 그는 “불면증이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큰 꿈을 품고 떠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은데 대한 고민이 컸기 때문이다. 국내 무대를 평정했던 김효주는 지난해 LPGA투어에서 상반기 1승을 거둔 뒤 8월 이후 10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 톱10에 드는 부진에 허덕였다. 평생 한번 뿐인 신인상의 영광도 김세영에게 넘겨줬다. 그랬던 김효주가 모처럼 발을 쭉 뻗고 푹 잘 수 있게 됐다. 김효주는 1일 바하마 파라다이스 섬의 오션클럽GC(파73)에서 열린 LPGA투어 2016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1타차 공동 3위로 출발한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7타를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챔피언 김세영,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2타차로 제쳤다. 지난해 3월 파운더스컵 이후 통산 3승째를 거두며 우승 상금은 21만 달러가 됐다. 10위였던 세계 랭킹을 7위까지 끌어올리며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가능성도 높였다. 김효주는 “첫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상반기에 3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낚은 김효주는 후반 들어 3개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3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16번 홀(파4)에서 3온 2퍼트로 보기를 해 1타차로 추격당했지만 17번 홀(파3)에서 4번 아이언으로 한 티샷을 2.5m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추가해 다시 2타차로 달아났다. 김효주는 새해 초에 태국 치앙라이에서 스승인 한연희 감독과 함께 3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한 감독은 “효주가 거리 욕심을 내면서 스윙이 흐트러졌었다. 태국에서 체력 보강과 함께 스윙 리듬을 되찾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매일 오전 6시30분 스트레칭으로 하루 훈련을 시작했다. 오전 18홀 라운드를 마친 뒤 오후에는 샷과 쇼트 게임 연습을 했고, 저녁마다 5km를 달렸다. 김도훈, 박상현 등 남자 프로들과의 라운드로 실전 감각을 높였다는 김효주는 “훈련에 집중할수록 몸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LPGA투어에서 역대 최다인 15승을 합작한 한국인 선수들의 상승세는 김효주의 우승으로 올 시즌에도 이어지게 됐다. 반면 루이스는 이날 5타를 줄이며 우승을 노렸지만 다시 한번 한국 선수의 벽에 막혀 눈물을 흘렸다. 2014년 아칸소챔피언십 우승 이후 루이스는 이번 대회까지 40개 대회에서 준우승만 9차례 했을 뿐 승수 추가에는 실패했다. 루이스가 준우승한 대회 중 7개 대회의 챔피언은 한국(계) 선수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남반구 코트의 지배자는 역시 ‘테니스 제왕’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였다.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는 3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앤디 머리(영국)를 2시간 53분 만에 3-0(6-1, 7-5, 7-6)으로 완파했다.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만 6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조코비치 이전에 로이 에머슨(호주)은 1961년부터 1967년까지 6차례 우승했다. 오픈시대(프로 선수들의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에는 조코비치가 유일하게 호주오픈 6회 우승을 달성했다. 2008년 자신의 첫 메이저 타이틀을 호주에서 신고한 조코비치는 최근 6년간 5번이나 호주오픈 챔피언에 오르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우승 상금은 340만 호주달러(약 29억 원). 통산 메이저 11승째를 거둔 조코비치는 준우승만 3번 했던 5월 프랑스오픈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이날 조코비치는 안정된 스트로크와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자신보다 24개 많은 65개의 실책을 쏟아낸 머리를 무너뜨렸다. 반면 아내의 출산을 앞둔 머리는 호주오픈에서 준우승만 5번 하는 불운에 빠진 뒤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이 대회 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만 4차례 패한 머리는 시상식에서 울먹였다. 전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는 세계 6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와의 경기에서 1-2(4-6, 6-3, 4-6)로 패하는 이변에 휘말렸다. 윌리엄스는 이번에 우승하면 슈테피 그라프가 갖고 있던 오픈시대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22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무대 결승에 오른 케르버를 맞아 서브 난조와 실책으로 자멸했다. 이변의 주인공이 된 왼손잡이 케르버의 우상은 그라프. 케르버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그라프의 집에 초대돼 한 수 지도를 받기도 했다. 케르버는 “그라프의 기록을 지키게 도운 것 같다”며 웃었다. 케르버는 1999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그라프 이후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된 독일 선수가 됐다. 남자 복식에서는 머리(영국)의 친형인 제이미 머리가 브라질의 브루누 소아레스와 짝을 이뤄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안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바닷가를 끼고 있는 8번홀(파4) 티 박스에 올라선 장하나(24)는 3번 우드로 티샷을 했다. 그린 앞 약 2m에 떨어진 공은 2∼3번 튕긴 뒤 그린 위를 9m 굴러가더니 컵으로 사라졌다. “들어갔어. 대박”이라며 환호한 장하나는 펄쩍펄쩍 뛰었다. 잠시 후 자신의 공을 꺼내기 위해 그린에 올라간 장하나는 큰절까지 하며 자축했다. 1950년 출범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사상 최초의 파4 홀인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장하나는 31일 바하마 파라다이스 섬의 오션클럽GC(파73)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 3라운드에서 새로운 LPGA투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LPGA투어에 데뷔한 장하나가 대기록을 세운 8번홀은 원래 310야드인데 이날은 218야드로 짧게 세팅됐다. 장하나는 “그린 에지까지 208야드로 봤다. 맞바람을 감안해 225야드로 계산해 풀 스윙을 했다. 맞는 느낌이 좋았는데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며 기뻐했다. 통산 6번째 홀인원을 잡아낸 장하나가 기준 타수보다 3개를 적게 치는 앨버트로스(더블 이글)를 낚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장타자로 유명한 장하나는 “좋은 기운을 받아 우승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홀인원 확률은 1만2000분의 1이며 앨버트로스 확률은 200만분의 1로 알려졌다. 파4 홀 홀인원 확률은 585만분의 1로 추산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딱 한 번 작성됐을 뿐이다. 2001년 피닉스오픈에서 앤드루 머기가 332야드짜리 17번홀(파4)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기록된 적이 없다. 대한골프협회가 집계한 지난 3년간 국내 회원사 골프장에서 나온 6518건의 홀인원은 모두 파3 홀에서 탄생했다. 이날 5언더파 68타를 적어낸 장하나는 중간 합계 7언더파 212타로 전날 공동 39위에서 공동 13위까지 뛰어올랐다. 지난해 챔피언 김세영은 김효주와 중간 합계 11언더파로 1타 차 공동 3위에 올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천재 소녀’ 리디아 고(19)가 소원 한 가지를 이뤘다. 자동차를 갖게 된 것이다. 리디아 고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 첫 차다. 2016 렉서스 RC F 스포츠 쿠페를 갖게 돼 너무 흥분된다. 새 스폰서 렉서스에 대단히 감사드린다’라는 글과 함께 차에 기대어 두 팔을 벌리고 선 사진을 올렸다. 리디아 고는 최근 거주지인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운전면허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리디아 고의 에이전트인 IMG는 “리디아가 아직은 필기시험에만 합격해 임시 면허증을 받았다. 그래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제한적으로 차를 몰 수 있다. 앞으로 실기시험을 남겨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오너드라이버가 된 리디아 고의 ‘애마’의 가격은 6만3000달러(약 7600만 원). 아직은 초보 운전자인 리디아 고도 언젠가 핸들이 익숙해지면 스피드를 즐길지 모를 일이다. 필드의 스타들은 질주 본능을 충족시켜 줄 슈퍼카들을 지녔다. ‘골프 여제’ 박인비(28)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급 스포츠카인 페라리의 후원을 받았다. 박인비는 국내에 머물 때는 4억6000만 원 상당의 페라리 FF 차량을 제공받아 타고 다녔다. 미국 유학 시절인 15세 때 처음 면허를 딴 박인비는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면 가슴이 뻥 뚫린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골프 황제를 꿈꾸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벤틀리,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를 여러 대 갖고 있다. 스피드광으로 유명한 매킬로이는 4억 원대의 스포츠카인 람보르기니의 ‘가야르도’를 아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의 최고 시속은 325km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을 의미하는 제로백은 3.7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골프 대표팀의 감독을 맡게 된 박세리는 전성기 시절 벤츠 애호가로 불렸다. 대당 1억 원이 넘는 쿠페 스타일인 CLK 500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ML500, ML550 3대를 동시에 갖고 있기도 했다. 골프 선수들은 SUV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리기 편해서다. 일본 닛산과 계약한 신지애는 국내에서는 레인지로버를 탄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김세영과 올해 데뷔하는 전인지는 둘 다 면허는 있지만 아직 차가 없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떠오르는 ‘테니스 제왕’ 노바크 조코비치(29·세르비아)가 ‘코트의 황제’ 로저 페더러(35·스위스)를 꺾고 결승에 먼저 올랐다. 이제 조코비치는 1승만 추가하면 호주오픈 통산 최다 우승 타이인 6번째 타이틀을 안게 된다.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3위 페더러를 2시간 19분 만에 3-1(6-1, 6-2, 3-6, 6-3)로 눌렀다.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조코비치는 31일 결승에서 앤디 머리(2위)-밀로시 라오니치(캐나다)의 준결승 승자와 맞붙는다.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1967년 로이 에머슨이 세운 최다 우승 기록(6회)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 대회 전까지 페더러와 22승 22패로 맞섰던 조코비치는 이날 끈질긴 수비를 앞세워 자신보다 31개나 많은 51개의 실책을 쏟아낸 페더러를 무너뜨렸다.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해 우승자인 세계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준결승에서 세계 4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를 2-0(6-0, 6-4)으로 완파했다. 윌리엄스는 30일 세계 6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와 결승을 치른다.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 1회전부터 4강전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주니어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의 유망주 정윤성(양명고)은 에스토니아의 케네스 라이스마(에스토니아)를 2-0(6-3, 6-4)으로 꺾었다.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2회 연속 4강에 진출한 정윤성은 호주의 올리버 앤더슨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야구 두산의 최고참 홍성흔(39)이 분위기 메이커라는 얘기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시즌 때 그의 주변에는 늘 취재진과 방송 관계자들이 모인다. 뛰어난 실력에 걸출한 입담까지 갖춘 스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7일 두산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홍성흔은 말을 아꼈다. 지난 시즌 두산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홍성흔은 부진에 허덕였다. 2014년 타율 0.315, 20홈런, 82타점으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타율 0.262에 7홈런, 46타점에 그쳤다. 타율은 신인이던 1999년(타율 0.258) 이후 가장 낮았다. 2군으로 밀려나면서 정규시즌 144경기 가운데 93경기에 출전하는 바람에 100경기 이상 출전 기록도 7년 연속에서 멈췄다. 어느새 40줄을 바라보는 홍성흔은 2016시즌을 마치면 구단과의 계약도 끝난다. 따라서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은퇴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홍성흔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덥고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수건으로 머리까지 감싼 채 묵묵히 방망이를 휘두르고 주루, 수비 훈련 등으로 구슬땀을 쏟았다. 무뎌진 타격 감각을 되찾는 게 이번 캠프에서의 최대 과제다. 떨어진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후에는 2∼3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에도 매달리고 있다. 홍성흔은 “큰 스윙보다는 간결하게 상황에 맞춰 정확하게 공을 맞히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나이도 있으니 체력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라고 말했다. 경험이 풍부한 홍성흔이 지명타자로 부활하면 김현수의 공백 메우기에 고심 중인 두산의 라인업 구성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홍성흔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다만 한 가지 올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고 홍성흔이 무게만 잡는 건 아니다. 그는 자칫 오랜 객지 생활로 지치기 쉬운 후배들에게 “기(氣)가 바닥에 다 떨어진 거 아니냐. 빗자루로 다시 쓸어 담자”는 등의 재치 있는 말로 훈련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식사 때나 휴식 시간에 조카뻘 되는 후배들에게 장난을 치며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홍성흔에 대해 “고참도 실력이 있어야 한다. 다만 훈련할 때 배려는 한다. 성흔이에게 후배들의 성장을 돕는 멘토 역할을 맡겼는데 잘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감독’으로 칭송받던 김인식 감독은 평소 “팀을 잘 끌고 가려면 더그아웃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진 고참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홍성흔의 변신이 어떤 결과를 얻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시드니=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체육학회(회장 남상남 한양대 교수)는 29일 강원 횡성군 웰리힐리파크에서 ‘동계스포츠 활성화와 평창 겨울올림픽의 국민적 붐 조성’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국민생활체육회와 공동으로 올해 처음 여는 체육학회 세미나에서는 임충훈 서울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김도균 경희대 교수와 김태동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원이 발제를 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여자 테니스에서 메이저대회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은 슈테피 그라프가 갖고 있는 21회다. 이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그라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는 1승만 남았다. 세계 랭킹 1위 윌리엄스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4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를 2-0(6-0, 6-4)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윌리엄스는 30일 세계 6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와의 결승에서 승리하면 통산 22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한다. 지난해 챔피언이기도 한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 1회전부터 4강전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윌리엄스에 맞설 케르버는 조안타 콘타(47위·영국)를 2-0(7-5, 6-2)으로 이기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올랐다. 주니어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의 유망주 정윤성(양명고)은 에스토니아의 케네스 라이스마(에스토니아)를 2-0(6-3, 6-4)으로 꺾었다.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2회 연속 4강에 진출한 정윤성은 호주의 올리버 앤더슨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정윤성은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주니어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윤성을 지도하고 있는 탁정모 코치는 “비 때문에 경기 시작이 2시간이나 늦춰져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다. 상대가 왼손잡이고 서브 각도가 많이 나는 스타일이라 까다로웠는데 리턴이 잘되면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야구 두산의 최고참 홍성흔(39)이 분위기 메이커라는 얘기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시즌 때 그의 주변에는 늘 취재진과 방송 관계자들이 모인다. 뛰어난 실력에 걸출한 입담까지 갖춘 스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7일 두산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호주 시드니에서 만난 홍성흔은 말을 아꼈다. 지난 시즌 두산은 14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홍성흔은 부진에 허덕였다. 2014년 타율 0.315, 20홈런, 82타점으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타율 0.262에 7홈런, 46타점에 그쳤다. 타율은 신인이었던 1999년(타율 0.258) 이후 가장 낮았다. 2군으로 밀려나면서 정규시즌 144경기 가운데 93경기에 출전하는 바람에 100경기 이상 출전 기록도 7년 연속에서 멈췄다. 어느새 40줄을 바라보는 홍성흔은 2016시즌을 마치면 구단과의 계약도 끝난다. 따라서 올 시즌이 끝난 뒤에는 은퇴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홍성흔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덥고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수건으로 머리까지 감싼 채 묵묵히 방망이를 휘두르고 주루, 수비 훈련 등으로 비지땀을 쏟았다. 무뎌진 타격 감각을 되찾는 게 이번 캠프에서의 최대 과제다. 떨어진 근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후에는 2~3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에도 매달리고 있다. 홍성흔은 “큰 스윙 보다는 간결하게 상황에 맞춰 정확하게 공을 맞추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나이도 있으니 체력 강화도 중요한 과제다”고 말했다. 경험이 풍부한 홍성흔이 지명타자로 부활하면 김현수의 공백 메우기에 고심 중인 두산의 라인업 구성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홍성흔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다만 한 가지 올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고 홍성흔이 무게만 잡는 건 아니다. 그는 자칫 오랜 객지 생활로 지치기 쉬운 후배들에게 “기(氣)가 바닥에 다 떨어진 거 아니냐. 빗자루로 다시 쓸어 담자”는 등의 재치 있는 말로 훈련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식사 때나 휴식 시간에 조카뻘 되는 후배들에게 장난을 치며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홍성흔에 대해 “고참도 실력이 있어야 한다. 다만 훈련할 때 배려는 한다. 성흔이에게 후배들의 성장을 돕는 멘토 역할을 맡겼는데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감독’으로 칭송받았던 김인식 감독은 평소 “팀을 잘 끌고 가려면 더그아웃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진 고참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홍성흔의 변신이 어떤 결과를 얻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시드니=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여름을 맞은 호주 시드니의 기온은 요즘 섭씨 30도를 오르내린다. 하지만 그는 땡볕에서 4시간 넘게 타격, 수비, 주루 훈련을 반복한다. 온몸은 땀범벅이 됐어도 그의 표정만큼은 밝았다. 15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열렸던 블랙타운 파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야구 두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민병헌이다. 26일 만난 그는 “올해도 지난 시즌처럼 내 자신에게 100점 만점을 주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연이어 우승의 기쁨을 맛본 민병헌에게 2016시즌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무대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 진출하면서 두산은 중심 타선에 공백이 생겼다. 민병헌은 그 자리를 메울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민병헌은 “타순 배치는 감독님이 결정하실 부분”이라면서도 “지난해 1번 타자로 출전하면서 3번 타자도 해봤는데 3번 타자는 공격 기회를 자주 얻기 때문에 전체적인 공격의 흐름이 끓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내심 클린업 트리오를 향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번(정수빈), 2번(허경민)은 그대로 가고 4번은 28일 합류하는 외국인 타자(닉 에반스), 3번은 병헌이의 기용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병헌이는 고민이 많아 타석마다 일희일비하기도 하는데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4번 타자에게는 아무래도 상대 투수의 유인구와 변화구가 많아지므로 3번 타자의 발이 빠른 건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의중을 파악한 듯 민병헌은 “앞으론 뛰는 야구에 신경 쓰겠다. 도루 수를 늘리고 악송구가 났을 때 한 베이스라도 더 가려고 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즌 후반부 체력이 떨어져 고생했다. 올해에는 144경기 가운데 140경기 이상 뛸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15경기를 빠진 민병헌은 전반기 0.321이던 타율을 후반기에 0.283까지 까먹었다. 1번 타자로는 타율 0.330(294타수 97안타) 9홈런 45타점이었지만 3번 타자로는 타율 0.266(184타자수 49안타) 3홈런 27타점으로 주춤거렸다. “훈련 말고 다른 비법은 없다”는 민병헌은 오전 오후 훈련에 이어 매일 밤 숙소 호텔 옆 공터에서 300개가 넘는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쉬는 날 쉬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연습을 하지 않는 시간에도 늘 야구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더라”며 “민병헌의 훈련량이 팀 내에서 가장 많다”고 말했다. 어느덧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이 된 민병헌은 “후배들에게 밀리면 안 되기 때문에 훈련 나가기 전에 방에서 미리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장에서 동료들보다 먼저 몸을 풀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일과를 마치면 몸은 녹초가 되지만 아내, 두 딸(2세, 3세)과 나누는 화상통화에 힘든 줄 모른다는 그는 “올해는 팀 타선에서는 물론 가장으로서도 중심을 지키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드니=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현(20)은 지난해 말 호주로 출국하면서 가방에 책 한 권을 넣었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란 제목의 수필집이었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 랭킹 51위에 올라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출전해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정현은 25일 호주 멜버른에서 “이번에 많은 것을 느꼈다. 내가 성장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입이 아니라 앞으로 코트에서 몸으로 드러내야 할 부분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단식 1회전에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당당히 맞서며 자신의 잠재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국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관심도 받았다. 다른 외국 선수들의 요청으로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도 출전할 만큼 달라진 위상도 확인했다. 정현은 “조코비치는 실책과 무리한 샷이 거의 없었다.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경기 내내 빈틈이 없고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을 보여 역시 세계 1위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호주에서 3주 동안 머물며 경기 감각을 완전히 되찾아 기분이 좋다. 서브에 대한 보완은 계속 해야 한다. 스피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질과 각도를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현은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누군가 나한테 몸속에 구렁이가 10마리 들어 있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면 듣기 좋다. 경기 도중 내 전술을 잘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 톱 선수들 대부분이 그렇게 한다”며 웃었다. 지난해 말 신병교육대 훈련에 4주 동안 참가하느라 생긴 공백에도 연초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정현은 좀 쉬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아직 여유를 가질 때가 아니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계속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6일 귀국 직전까지 호주오픈 주니어 단식과 복식에 출전 중인 2년 후배 정윤성(양명고)과 공을 치며 컨디션 유지에 공을 들였다. 29일 불가리아 소피아로 떠나 유럽 지역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에 4주 연속 나서게 되는 정현의 올해 최대 목표는 8월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다. 올림픽에 자력으로 나서려면 6월 6일 발표되는 랭킹에서 세계 56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하지만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어 실제 올림픽 출전 커트라인은 70위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은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코트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 랭킹 관리를 위해 대회 출전 스케줄도 꼼꼼하게 조절하겠다. 5월에는 국내에서 열리는 챌린저 대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멜버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현(20)이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혼합복식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혼합복식 1회전에 정싸이싸이(중국)와 짝을 이뤄 출전해 풀 세트 접전 끝에 브루노 수아레스(브라질)-엘레나 베스니나(러시아) 조에 1-2(3-6, 7-6, 7-10)로 패했다.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 단식에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맞붙은 뒤 남자복식에 이어 한국인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단일 메이저대회 3개 종목에 모두 나서는 진기록을 세웠던 정현은 모든 출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26일 귀국하는 정현은 다음달에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4주 연속 투어 대회에 참가한다. 정현은 “혼합복식은 초등학교 때 이후 처음이라 경기 초반 어색했다. 게임이 흐를수록 감각을 되찾았는데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남자 단식에서는 조코비치가 8강전에서 세계 7위 니시코리 게이(일본)와 맞붙게 됐다. 여자단식 세계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는 세계 4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와 8강전을 치른다.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유망주 정윤성(양명고)은 호주의 알렉세이 포빌린을 2-0(6-3, 6-2)으로 꺾고 2회전에 올랐다. 정윤성은 “첫 경기인 데다 상대가 홈 코트 이점을 지닌 호주 선수여서 부담스러웠다. 최근 몸이 안 좋았는데 내 플레이에 집중해 이겨 스스로 대견하다. 강약을 조절했던 게 잘 들어맞았다”고 말했다.멜버른=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10년 전 일이다. 여덟 살 소년은 여름방학 때 경남 함양의 외갓집에 놀러갔다 그곳에서 8톤 트럭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2년 가까이 입원했던 그는 두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테니스 라켓을 통해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 휠체어 테니스의 희망으로 불리는 임호원(18·수원 삼일공고)이다. 임호원은 스포츠토토 휠체어 팀과 함께 호주오픈이 열리는 호주 멜버른에서 20일 가까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멜버른오픈 휠체어 대회에도 출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임호원은 “세계 상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많은 공부를 했다. 기본기와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서브와 리시브 보완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은 임호원은 현재 세계 휠체어 테니스 랭킹 34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다. 랭킹 50위 이내 선수 중 최연소다. 2013년 아시아장애청소년대회에서 한국 휠체어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낸 그는 지난해 3월 고교생 최초로 성인 대표팀에 뽑혔다. 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의 지원 속에 실력을 키우고 있는 임호원은 올 하반기 스포츠토토 팀에 입단할 계획이다. 주득환 스포츠토토 팀 코치는 “호원이는 휠체어 스피드가 빠르고 승부욕도 강하다. 무엇보다 영리해 상대 플레이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도 장점이다”고 칭찬했다. 임호원은 한국 테니스 에이스인 정현의 고교 2년 후배다. 정현의 아버지인 정석진 감독은 임호원이 다니는 수원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이다. 임호원은 “정현 형이 호주오픈에서 세계 1위 조코비치와 경기하는 걸 보고 감동받았다. 나도 형처럼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호원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현은 “나 역시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 호원이가 공치는 모습을 몇 번 봤는데 내가 배울 점도 많았다”고 칭찬했다. 5월 말 발표되는 세계 휠체어 테니스 랭킹에서 34위 이내에 들어야 패럴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임호원은 “상반기에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해 세계 랭킹을 20위 이내로 끌어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멜버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이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의혹 파문으로 얼룩지고 있다. 대회 개막일인 18일 영국 BBC방송이 “세계 랭킹 50위 이내의 테니스 선수 16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했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20일에는 이탈리아 ‘투토스포르트’지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2007년 고의로 패했다”고 전했다.○ 검은 거래의 진실은 올 호주오픈에서 역대 최다 타이인 통산 6번째 타이틀을 노리는 세계 1위 조코비치는 기자회견 때마다 경기 내용보다는 승부조작 관련 질문에 대해 해명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정현과의 1회전이 끝난 뒤 “2007년에 져주면 2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던 그는 20일 2회전 종료 뒤 ‘투토스포르트’지가 제기한 고의 패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2007년 파리 마스터스에서 당시 세계 3위였던 조코비치는 1회전에서 세계 39위였던 파브리스 상토로에게 0-2로 완패한 뒤 사랑니를 빼느라 컨디션이 나빴던 탓이라고 밝혔다. 유럽 언론의 승부조작 관련 보도에 대해 호주 언론들은 대회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호주테니스협회가 지난해 영국 스포츠 베팅 업체 윌리엄 힐과 500만 호주달러(약 42억 원)의 조건으로 후원 계약을 한 것도 이번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윌리엄 힐은 올해 처음으로 대회 기간 모바일 기기를 통한 실시간 베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회 본부 측은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이 불법도박과 승부조작의 여지를 없앤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상업주의와 사행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호주오픈을 참관하고 있는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은 “한국 선수들도 승부조작과 관련된 제안을 받고 거절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형택은 “10년 전쯤 호주오픈에 출전했을 때 브로커가 1회전에서 져주면 5만 달러(약 6000만 원)를 주겠다며 접근했지만 거부했다”고 말했다. 2006년 호주오픈에서 세계 49위였던 이형택은 세계 75위인 플로리안 마이어(독일)와 맞붙었다. 하지만 이형택은 “당시 상대를 정확하게 기억하진 못한다”고 했다. 2007년 전후는 세계 테니스계가 승부조작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던 시기다. 이형택을 지도한 뒤 현재 정현을 맡고 있는 윤용일 코치는 “영국 투어 대회에 나갔을 때 고의로 패하면 2만5000달러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고 뿌리친 적이 있다. 대회 때 플레이어 라운지에서 나도는 특정 선수의 컨디션, 부상 정도 등의 정보를 알려주면 사례를 하겠다는 제안을 듣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테니스 대회에도 불법 스포츠 도박이 성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왜 테니스인가 테니스는 일대일로 대결하는 개인 종목이라 승부조작이 축구, 야구 등 단체 스포츠보다 단순하며 스코어 조작이나 고의 기권 등도 쉽게 이뤄질 수 있다. 한 테니스 선수는 “마음만 먹으면 아무도 눈치 못 채게 볼을 아웃시키거나 서브에서 더블폴트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스포츠 베팅 전문가는 “역배당(랭킹이 낮은 선수가 높은 선수에게 이기는 경우)은 주위의 의심을 살 수 있다. 브로커가 두 명을 동시에 매수해 이길 선수가 확실하게 이기도록 한 뒤 거액을 베팅해 배당률은 적더라도 고액의 수익을 올리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프랑스오픈 2주 동안 전 세계의 스포츠 베팅 금액은 10억 유로(약 1조3000억 원)이며 전체 테니스 시즌의 스포츠 베팅 규모는 2000억 유로(약 264조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또 이 중 85%를 불법 베팅 금액으로 추산했다.멜버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0)은 지난주 호주오픈 AD카드 신청을 하면서 낯선 경험을 했다. 대회 주최 측으로부터 현금 2500호주달러(약 200만 원)를 받은 것이다. 지난해 같은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윔블던과 US오픈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 호주오픈은 올해부터 본선은 물론이고 예선까지 AD카드를 발급받는 모든 선수에게 여비 명목의 일정 금액과 함께 라켓 스트링(줄) 5회 무료 교환 쿠폰, 호주에서 유명한 어그부츠 등 푸짐한 선물을 주고 있다. 이번 대회 남녀 단식 예선과 본선 출전 선수만 해도 464명에 이른다. 복식까지 합하면 여비 총액은 10억 원이 넘는다. 올해 호주오픈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10% 증액된 4400만 호주달러(약 367억 원)이며 남녀 단식 우승자는 340만 호주달러(약 28억 원)를 받는다. 이런 ‘돈 잔치’가 가능한 이유는 호주오픈이 여느 기업 못지않은 수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호주오픈을 통해 역대 최다인 2억 호주달러(약 1665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흑자도 100억 원을 넘겼다”고 말했다. 호주오픈은 메인 스폰서인 기아자동차를 포함해 30개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다. 연간 중계권 계약 수입은 300억 원이 넘는다. 호주오픈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70만 관중을 돌파하며 입장권 수입에서도 쾌재를 불렀다. 한여름에 열리는 호주오픈은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가장 많은 3개 경기장에 개폐식 천장을 설치해 폭염과 악천후에도 최상의 관전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오픈이 남반구 최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정현, 와일드카드로 혼복도 출전 한편 정현은 2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남자복식 1회전에 라두 알보트(몰도바)와 같은 조로 출전해 스페인의 파블로 안두하르-파블로 카레뇨 부스타 조에 1-2(6-3, 3-6, 4-6)로 역전패했다. 정현은 혼합복식에도 생애 처음 출전하게 됐다. 한국인 남자 선수가 단일 메이저대회 3개 종목에 잇따라 출전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윤용일 코치는 “어깨 부상을 입은 우디(중국)를 대신해 정싸이싸이(중국)와 짝을 이뤄 와일드카드로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정현 조는 5번 시드 옐레나 베스니나(러시아)-브루누 소아리스(브라질) 조와 맞붙는다.멜버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0)은 지난주 호주오픈 AD카드 신청을 하면서 낯선 경험을 했다. 대회 주최 측으로부터 현금 2500호주달러(약 200만 원)를 받은 것이다. 지난해 같은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윔블던과 US오픈 때는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 호주오픈은 올해부터 본선은 물론이고 예선까지 AD카드를 발급받는 모든 선수에게 여비 명목의 일정 금액과 함께 라켓 스트링(줄) 5회 무료 교환 쿠폰, 호주에서 유명한 어그부츠 등 푸짐한 선물을 주고 있다. 이번 대회 남녀 단식 예선과 본선 출전 선수 만해도 464명에 이른다. 복식까지 합하면 여비 총액은 10억 원이 넘는다. 올해 호주오픈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10% 증액된 4400만 호주달러(약 367억 원)이며 남녀 단식 우승자는 340만 호주달러(약 28억 원)를 받는다. 이런 ‘돈 잔치’가 가능한 이유는 호주오픈이 여느 기업 못지않은 수익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호주오픈을 통해 역대 최다인 2억 호주달러(약 1665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흑자도 100억 원을 넘겼다”고 말했다. 호주오픈은 메인 스폰서인 기아자동차를 포함해 30개 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다. 연간 중계권 계약 수입은 300억 원이 넘는다. 호주오픈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70만 관중을 돌파하며 입장권 수입에서도 쾌재를 불렀다. 한여름에 열리는 호주오픈은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가장 많은 3개 경기장에 개폐식 천장을 설치해 폭염과 악천후에도 최상의 관전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오픈이 남반구 최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편 정현은 2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남자복식 1회전에 라두 알보트(몰도바)와 같은 조로 출전해 스페인의 파블로 안두하르-파블로 카레뇨 부스타 조에 1-2(6-3, 3-6, 4-6)로 역전패했다. 정현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하게 됐다. 한국인 선수가 단일 메이저대회 3개 종목에 잇따라 출전하는 것도 처음이다. 윤용일 코치는 “어깨 부상을 입은 우디(중국)를 대신해 정싸이싸이(중국)와 짝을 이뤄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정현 조는 5번 시드 엘레나 베스니나(러시아)-브루노 소아레스(브라질) 조와 맞붙는다.멜버른=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