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감독 노릇 하기 너무 힘들다.” 프로배구 OK저축은행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세진 감독은 요즘 지인들에게 이런 푸념을 늘어놓을 때가 많다. 팀이 남자부 7개 팀 중 최하위에 처져 있는 게 제일 큰 이유다. 10일 경기에서 팀이 패하면서 김 감독의 속마음도 더욱 까맣게 타들어가게 됐다. OK저축은행은 이날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경기에서 안방 팀 한국전력에 2-3(21-25, 17-25, 25-23, 29-27, 13-15)으로 패했다. OK저축은행은 이날 패배로 4승 18패를 기록했기 때문에 승률 5할로 시즌을 마치려면 남은 14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도로공사를 3-1(25-18, 25-23, 20-25, 25-12)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하며 3위로 올라섰다. 수원=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충남 천안시에 자리잡은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숙소 겸 연습장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311호에는 모니터가 6개 달린 컴퓨터가 있다. 이 방 주인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컴퓨터 주인도 당연히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주문했다. 예전부터 이런 컴퓨터를 꼭 갖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CPU(중앙처리장치)도 10개짜리(데카코어)다. 주문을 마치고 카드로 결제하려니 손이 떨리기는 하더라”며 웃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1000만 원 정도 준 걸로 들었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린 최 감독에게 이 컴퓨터는 ‘배구 덕질’을 완성시키는 도구다. 덕질은 ‘덕후 활동’이라는 뜻이고, 덕후는 누리꾼들이 일본어 오타쿠(オタク·좋아하는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하는 사람)를 소리가 비슷한 오덕후로 바꾼 데서 나온 말이다. 해외 리그 경기가 나오던 모니터가 러시아리그 카잔에서 뛰고 있는 윌프레도 레온(24·쿠바)을 비추자 최 감독은 “요즘에는 이 친구가 세상에서 배구를 제일 잘하는 것 같다”며 프로필부터 각종 기록까지 줄줄이 읊었다. 그 사이 다른 모니터에는 다음 경기에서 맞붙을 팀 분석 동영상과 자체 개발한 전력 분석 프로그램 등도 돌아가고 있었다. 최 감독은 “다음 상대 팀 경기를 분석하다 잘 풀리지 않을 때 눈길만 돌리면 해외 리그 경기 장면이 보인다. 그걸 보면서 우리 팀이라면 저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구사했을지 궁리하다 보면 상대 팀을 꺾을 방법도 떠오르곤 한다. 그런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 밤을 새운 적도 많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렇게 분석이 끝나면 그 결과를 태블릿PC에 넣어 경기장에 들고 가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이 최 감독의 배구 덕질에서 나오는 셈이다. 유망주 후원도 최 감독의 배구 덕질 중 하나다. 최 감독은 “큰돈은 아니더라도 배구 유망주들이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최태웅 배구상’을 만들려고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천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아무래도 유럽 코스는 북미 쪽보다 익숙하지 않아 신경이 많이 쓰인다.” 한국 스켈레톤 기대주 윤성빈(23·한국체대·사진)은 2016∼2017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를 앞두고 독일로 출국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결과도 걱정했던 대로 나왔다. 캐나다에서 열린 1차 대회 때 금메달, 미국에서 열린 2차 대회 때 동메달을 땄던 윤성빈은 6일(현지 시간) 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열린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53초26으로 5위에 그쳤다. 낯선 코스에 당황한 건 윤성빈뿐만이 아니었다. 7일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 출전한 원윤종(32·강원도청)-서영우(26·경기BS연맹) 조도 5위(합계 1분44초99)에 그쳤고, 최근 상승세를 이어 오던 남자 봅슬레이 김동현(30)-전정린(28·이상 강원도청) 조는 12위(1분50초49)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은 모두 이 코스에 익숙한 독일 선수들이 차지했다. 그것도 모두 트랙 최고 기록이었다. 스켈레톤에 나선 크리스토퍼 그로테어(25)는 1차 시기 때 56초20으로 트랙 기록을 깬 뒤 2차 시기에서는 56초10으로 기록을 더 줄였다. 봅슬레이에서도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27)-마르틴 그로트코프(31) 조가 1차 시기에서 54초48로 10년 만에 이 코스 기록을 갈아 치웠다. 거꾸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때 한국 선수들에게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3월 17∼18일 열리는 올 시즌 8차 월드컵을 제외하면 외국 선수들이 올림픽 경기 장소인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에서 연습할 기회가 적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코스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한 뒤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에는 참 철렁한 소식이다. 네덜란드왕립야구소프트볼연맹(KNBSB)은 밴덴헐크(32·소프트뱅크·사진)가 네덜란드 대표로 WBC에 참가한다고 5일 발표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태어난 밴덴헐크는 2013∼2014년 프로야구 삼성에서 뛰면서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어 국내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는 2013년 WBC 때 4강에 오르며 신흥 야구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당시 한국도 희생양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5로 패한 후유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예선 탈락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도 한국 대만 이스라엘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3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밴덴헐크가 이 경기 선발로 나설 확률이 높다. 네덜란드의 올해 전력은 4년 전보다 더 좋다. 디디 흐레호리위스(27·뉴욕 양키스), 산더르 보하르츠(25·보스턴), 안드렐톤 시몬스(28·LA 에인절스), 요나탄 스호프(26·볼티모어) 같은 현역 메이저리거 야수들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투수진은 야수진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밴덴헐크가 합류하면서 단숨에 전력을 끌어올리게 됐다. 김인식 WBC 한국 대표팀 감독도 “네덜란드는 무척 강한 팀”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네덜란드가 야구 강국이 된 건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 퀴라소가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이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야구의 섬’이라고 불릴 만큼 유망주를 많이 배출했다. 이번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 중 시몬스, 스호프가 퀴라소 출신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에게는 참 철렁한 소식이다. 네덜란드왕립야구소프트볼연맹(KNBSB)은 밴덴헐크(32·소프트뱅크)가 네덜란드 대표로 WBC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5일 발표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태어난 밴덴헐크는 2013~2014년 프로야구 삼성에서 뛰면서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어 국내 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는 2013년 WBC 때 4강에 오르며 신흥 야구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당시 한국도 희생양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5로 패한 후유증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예선 탈락했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에도 한국 대만 이스라엘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3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밴덴헐크가 이 경기 선발로 나설 확률이 높다. 네덜란드의 올해 전력은 4년 전보다 더 좋다. 디디 흐레호리위스(27·뉴욕 양키스), 산더르 보하르츠(25·보스턴), 안드렐턴 시몬스(28·LA 에인절스), 요나탄 스호프(26·볼티모어) 같은 현역 메이저리거 야수들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투수진은 야수진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밴덴헐크가 합류하면서 단숨에 전력을 끌어올리게 됐다. 김인식 WBC 한국 대표팀 감독도 "네덜란드는 무척 강한 팀"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네덜란드가 야구 강국이 된 건 카리브해에 있는 섬나라 퀴라소가 네덜란드 왕국의 구성국이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야구의 섬'이라고 불릴 만큼 유망주를 많이 배출했다. 이번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 중 보르하츠, 시몬스, 스호프가 퀴라소 출신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배구는 강한 스파이크를 때리는 쪽이 이기는 게 아니다. 공을 떨어뜨린 쪽이 진다. 이기려면 공을 이어줘야 한다.”(일본 만화 ‘하이큐’에서)○ 웰컴 투 40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코치(리베로)는 해가 바뀌면서 한국 나이로 불혹을 맞았다. 마흔 살은 배구 선수로는 환갑이 지난 나이. 현역 선수 중에서 여 코치보다 나이가 많은 건 한국전력 방신봉(42) 한 명뿐이다. 그래도 ‘이어준다’는 점에서 여 코치보다 확실히 낫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는 대한민국에 없다. 4일 현재 여 코치는 서브 리시브 성공률 65.3%를 기록하고 있다. 상대 서브를 10개 이상 받은 선수 중에서 여 코치보다 리시브 성공률이 높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여 코치는 354개를 받았다. 세트당 디그(상대 득점을 막아내는 수비)도 2.19개로 3위다. 서브 리시브 성공률은 지난 시즌(59.3%)보다 6%포인트 올랐고, 디그도 지난 시즌 6위에서 3계단 올라섰다. 여 코치가 이렇게 회춘한 건 ‘여오현 45세 현역 프로젝트’ 효과 덕이다. 여 코치는 오프시즌 동안 최태웅 감독 지시로 탄수화물을 줄인 특별 식단을 먹고 필라테스 등으로 유연성을 기르는 훈련에 집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여 코치와 신동광(28)이 번갈아 코트에 들어서는 ‘더블 리베로’ 시스템을 가동했다. 여 코치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려는 조치였다. 이번 시즌에는 거의 여 코치 혼자 수비 라인을 지키고 있다. 2일 현대캐피탈이 숙소 겸 연습장으로 쓰는 복합 베이스캠프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만난 여 코치는 “남들이 마흔이 됐다니까 마흔이 됐나 보다 할 뿐 차이를 모르겠다”며 웃은 뒤 “서른다섯이 됐을 때가 더 나이 먹었다는 실감이 났던 것 같다. 그때는 하루하루 몸이 달라지는 걸 느꼈다. 은퇴를 생각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 앞에 일방적으로 지고 싶지 않았다. 내가 길을 열면 리베로 후배들도 오래 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리베로는 순발력과 판단력이 생명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근육량은 많아지고 몸무게는 줄면서 순발력이 좋아졌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레 상황 판단에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면서 “배구에서는 수비 라인이 뒤에서 디그로 1점만 이어줘도 흐름이 바뀐다. 코트 위에서 하루라도 더 이어줄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부전자전 여 코치의 아들 광우(11)도 이어주는 매력에 빠졌다. 올해 남양초교(경기 화성시) 5학년이 되는 광우는 지난해 2학기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포지션은 수비와 공격을 이어주는 세터다. 광우는 “세터는 자기가 빛나기보다 공격수에게 맞춰줘야 한다. 만날 동생 광민이(7)에게 맞춰줬기 때문에 맞춰주는 건 자신 있다”며 “첫 대회 때 오른쪽 공격수로 뛰었는데 우리 학교 세터 윤석민이 공을 너무 때리기 좋게 올려줘 공격을 잘할 수 있었다. 나도 빨리 그렇게 잘 올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광우가 롤 모델로 삼는 건 두 명. 한 명은 배구 만화 하이큐 등장인물 가게야마 도비오다. 가게야마는 만화에서 키 160cm가 겨우 넘는 주인공 히나타 쇼요하고 ‘괴짜 속공’을 만들어내는 천재 세터로 등장한다. 여 코치는 “광우는 요즘 용돈만 생기면 대부분을 VOD(주문형 비디오)로 하이큐를 보는 데 쓴다”고 말했다. 롤 모델 또 한 명은 아빠하고 같은 팀에서 뛰는 세터 노재욱(25)이다. 그래서 등번호도 노재욱의 3번을 선택했다. 광우는 인터뷰 도중 노재욱이 지나가자 엉덩이를 들썩이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광우에게 ‘아버지 등번호인 5번을 선택할 생각은 없었냐’고 묻자 “솔직히 그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원래는 재욱이 삼촌을 잘 몰랐는데 (재작년) 현대캐피탈로 오면서부터 좋아졌다. 재욱이 삼촌은 공을 시원시원하게 연결하는 게 너무 멋지다”고 말했다. 이제는 노재욱 팬이 됐어도 광우가 배구를 하고 싶게 만든 건 역시 아빠였다. 광우는 ‘아빠에 대해 제일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놀아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아버지가 무얼 하고 놀아 줬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배구”라는 답이 돌아왔다. 숙소 생활로 집에 자주 가지 못하던 여 코치는 집에 갈 때마다 아들하고 풍선으로 배구를 하고 놀았다. 여 코치는 “처음에는 배구하는 걸 반대했다. 그 대신 야구나 축구를 해보라고 했는데 무조건 싫다고 하더라. 내 키(175cm)를 보나 광우의 지금 키(145cm)를 보나 별로 키가 클 것 같지 않다고 하니까 ‘그럼 세터 하겠다’고 하더라”며 “사실 나도 학창 시절 키 때문에 종목을 바꾸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결국 배구를 못 버렸다. 애 엄마도 학창 시절 배구를 했다. 그래서인지 광우가 배구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고 좋아해야 열심히 할 것 같아 결국 허락했다”고 말했다. 여 코치에게 “45세 프로젝트를 1년만 더 연장하면 아들하고 같이 코트에 설 수도 있다”고 하자 손사래를 쳤다. 그래도 영 싫지는 않은 듯 네트 아래서 놀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눈가엔 웃음이 번졌다.천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31)는 2014 소치 올림픽 때 미국 대표로 뛸 수도 있었다. 당시 안현수가 남자 쇼트트랙에서 3관왕을 차지하자 미국 언론은 미국이 러시아와 끝까지 안현수 귀화 경쟁을 벌였지만 패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의 금전적인 유혹(financial enticement)이 더 매력적이었다”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러시아는 개최국인 데다 이전까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기 때문에 금 4개를 포함해 메달 19개를 딴 미국보다 안현수가 더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귀화 선수 문제를 프로 스포츠 자유계약선수(FA) 이야기처럼 다루는 기사를 미국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안현수뿐만이 아니다. 동아일보 분석 결과 소치 올림픽 러시아 대표 선수 213명 중 14명(6.6%)은 러시아 출신이 아니었다. 소치 올림픽 전체 출전 선수 2749명 중 최소 120명(4.4%)이 귀화 선수다. 평균보다 러시아가 귀화 선수 비율이 1.5배 높았던 것이다. 2010 밴쿠버 대회 때 개최국 캐나다의 귀화 선수 비율은 8.0%(201명 중 16명)로 소치 때 러시아보다 더 높았다. 2006 토리노 대회 때도 개최국 이탈리아는 아이스하키 선수 11명을 포함해 179명 중 20명(11.2%)이 귀화 선수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은 선수는 국가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개인 혹은 팀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올림픽 초창기에는 혼성국 팀이 메달 17개를 가져가기도 했다. 그러다 1908년 런던 여름올림픽부터 각 나라 체육회(NOC)에 출전 선수 선발권을 주면서 올림픽은 점점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띠게 됐다. 지금도 한 나라 대표로 뛴 뒤 3년이 경과한 선수는 다른 나라로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안현수(31·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2014 소치 올림픽 때 미국 대표로 뛸 수도 있었다. 당시 안현수가 남자 쇼트트랙에서 3관왕을 차지하자 미국 언론은 미국이 러시아와 끝까지 안현수 귀화 경쟁을 벌였지만 패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의 금전적인 유혹(financial enticement)이 더 매력적이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러시아는 개최국인데다 이전까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기 때문에 금 4개를 포함해 메달 19개를 딴 미국보다 안현수가 더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귀화 선수 문제를 프로 스포츠 자유계약선수(FA) 이야기처럼 다루는 기사를 미국에서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안현수뿐만이 아니다. 동아일보 분석 결과 소치 올림픽 러시아 대표 선수 213명 중 14명(6.6%)은 러시아 출신이 아니었다. 소치 올림픽 전체 출전 선수 2749명 중 최소 120명(4.4%)이 귀화 선수다. 평균보다 러시아가 귀화 선수 비율이 1.5배 높았던 것이다. 2010 밴쿠버 대회 때 개최국 캐나다의 귀화 선수 비율은 8.0%(201명 중 16명)로 소치 때 러시아보다 더 높았다. 2006 토리노 대회 때도 개최국 이탈리아는 아이스하키 선수 10명을 포함해 179명 중 20명(11.2%)이 귀화 선수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은 선수는 국가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개인 혹은 팀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올림픽 초창기에는 혼성국 팀이 메달 17개를 가져가기도 했다. 그러다 1908년 각 나라 체육회(NOC)에 출전 선수 선발권을 주면서 올림픽은 점점 국가 대항전 성격을 띠게 됐다. 지금도 한 나라 대표로 뛴 뒤 3년이 경과한 선수는 다른 나라로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외국인 선수에게 편중된 경기를 개선하겠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를 앞두고 남자부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을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을 통한 드래프트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런 목표를 내걸었다. 트라이아웃을 통해 외국인 선수 수준이 내려가면 자연스레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는 ‘몰방(沒放) 배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도였다. 현재까지는 실패에 가깝다.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에 3-0(25-21, 26-24, 27-25) 승리를 거둔 30일 인천 경기까지 외국인 선수는 전체 공격 시도 중 38.0%를 책임졌다. 자유계약제로 선수를 뽑았던 지난 시즌(37.6%)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다. 외국인 선수 수준과 무관하게 올 시즌 반환점을 돌 때까지도 경기 스타일 자체가 바뀌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더 중요하다. 이날 현재 1∼3위인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한국전력을 보면 외국인 선수 이외에도 ‘토종 에이스’라 불릴 만한 선수가 제몫을 다해 주고 있다. 현대캐피탈에서는 문성민(30)이 372점으로 토종 선수 중 득점 1위(전체 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한국전력 전광인(25)이 2위(286점·전체 7위), 대한항공 김학민(33)이 281점(전체 8위)으로 그 다음이다. 공격 성공률에서는 김학민(56.3%)이 전체 1위, 전광인(55.1%)이 2위, 문성민(54.6%)이 4위다. 거꾸로 외국인 선수 타이스에게 전체 공격 중 50.9%를 맡기고 있는 삼성화재는 8승 11패로 처져 있다. 단, 군 복무를 마치고 시즌 중 합류한 삼성화재 박철우(31)가 경기당 평균 18.0점으로 문성민(19.6점)에 이어 국내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는 건 긍정적인 요소다. 6위 KB손해보험은 삼성화재에 이어 두 번째로 외국인 선수 공격 점유율(48.9%)이 높은 팀이고, 7위 OK저축은행은 송명근(23)이 시즌 초반 부상에 시달리면서 133점(21위)밖에 올리지 못해 외국인 선수 공백을 메우는 데 실패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올해 프로배구 트레이드 시장에서 제일 인기 있는 포지션은 세터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각 팀은 V리그(정규리그) 4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만 선수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 28일 시작한 2016∼2017 NH농협 V리그 4라운드 경기는 내년 1월 20일 막을 내린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남자부 팀들은 물밑에서 열심히 트레이드 이해관계를 따져보고 있다. 올해 트레이드 시장에서 세터가 인기를 끄는 건 하위권 팀에 쓸 만한 ‘백업 세터’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6위 KB손해보험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권영민(36)이 인기다. 권영민은 시즌 개막 때만 해도 주전이었지만 신인 황택의(20)가 합류하면서 출장 기회가 줄었다. 게다가 KB손해보험은 세터 자원 자체도 풍부한 편이다. 2012∼2013 시즌 신인왕 출신 양준식(25)이 세 번째 세터로 뛰고 있는 데다 현재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이효동(27)도 내년 2월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 수도권 팀 감독은 “권영민은 지금보다 더 출장 기회를 얻어도 괜찮은 세터다. 권영민이 경기 시간 대부분을 웜업존(선수 대기 구역)에서 보내는 건 배구계 전체를 봐도 손해”라며 “문제는 KB손해보험에 마땅히 부족한 포지션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영민을 데려올 수만 있다면 내년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도 양보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7위) 백업 세터 곽명우(25)를 노리는 팀도 있다. 한 중위권 팀 관계자는 “곽명우는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영입할 수만 있다면 ‘생큐’다. 하지만 OK저축은행도 세터 자원이 넉넉하지 않아 곽명우를 내주기는 쉽지 않다. 계속 카드를 맞춰 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올해 세터가 유독 인기를 끄는 데는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실시로 외국인 선수 기량이 하락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한 감독은 “우리가 저 팀과 외국인 선수를 맞바꾸면 각자 세터와 잘 맞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제도적으로) 트레이드할 수 없으니 세터들의 인기가 더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안방팀 GS칼텍스가 도로공사에 3-0(25-20, 28-26, 25-23) 완승을 거뒀다. 남자부 KB손해보험은 OK저축은행을 3-1(25-17, 25-22, 21-25, 25-22)로 꺾고 6승(13패)째를 올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서병문 대한민국배구협회 회장(72)이 당선 5개월 만에 ‘탄핵’당했다. 배구협회 산하 각 지역협회와 연맹 회장단은 29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서 회장을 포함해 집행부 전원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가결했다. 대의원 23명 중 참석자 16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배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대의원 총회에서 불신임 안건이 가결되면 해당 임원은 즉시 해임된다. 서 회장이 대의원단과 사이가 틀어진 건 10월 이사회에서 김갑제 전 화성시청 감독이 쓰러져 숨진 사건이 발단이 됐다. 당시 김 감독은 서 회장이 인적쇄신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항의한 뒤 건물 로비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이후 서 회장 등 집행부와 대의원단은 장례 절차와 비용 문제 등으로 마찰을 빚었고, 서 회장이 지역협회 행정지원금을 끊고 심판수당을 축소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서 회장은 이날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배구협회는 홍병익 제주배구협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비대위는 60일 이내에 새 회장을 뽑을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제 TV 중계가 없는 프로야구 경기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면서 야구팬들도 준(準)전문가가 됐다. 그런데 팬들에게 ‘올해 최고는 누구였냐’고 묻는 기회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그래서 동아일보에서 3년 연속 물었다. 기록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10개 분야 최고는 누구라고 생각하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야구 커뮤니티 파울볼(www.foulball.co.kr) 사용자 1000명이 답했다. 올해 가장 치열한 승부가 벌어진 곳은 치고 달리기 작전 수행 능력이 제일 좋은 타자 자리였다. 결국 넥센 서건창(27)이 297표를 얻어 5표 차로 한화 정근우(34)를 제치고 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실제 기록으로는 어떨까. 어떤 순간에 치고 달리기 작전이 걸렸는지 기록지만 보고서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단타로 1루 주자가 3루까지 간 비율을 따져 보면 서건창(35.3%)이 정근우(23.5%)에게 앞선다. 서건창만 3연패에 성공한 건 아니다. 한화 김태균(34)은 가장 참을성이 좋은 타자 부문에서, 봉중근(36)은 주자를 가장 잘 묶어두는 투수 부문에서 각각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최고 주루 코치 자리는 인물은 바뀌어도 NC 주루코치가 계속 1위에 올랐다. 올해는 2014년 수상자였던 전준호 코치(47)가 다시 수상자로 뽑혔다. 김평호 코치(52)가 주루 코치로 NC에 합류하면서 전 코치의 내년 보직은 작전 코치로 바뀔 예정이다. 지난해 최고 개그 캐릭터 자리를 김기태 KIA 감독(47)에게 내줬던 NC 박석민(31)은 올해 432표를 얻으면서 162표에 그친 김 감독을 꺾고 1위를 되찾았다. 투수 쪽에서 개그 캐릭터로 떠오르고 있는 두산 유희관(30)을 지지한 팬은 9%에 그쳤다. NC 나성범(27)은 어깨가 제일 좋은 야수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실제 기록으로도 나성범은 외야수 중에서 주자가 다음 베이스로 뛰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이 제일 뛰어났다. 올해 도루 1위(52개) 삼성 박해민(26)도 주루 센스가 제일 뛰어난 주자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자로 뽑혔다. 2년 동안 수상자가 달랐던 몸쪽 공을 가장 잘 던지는 투수 자리는 올해도 주인공이 바뀌었다. 올해는 두산 니퍼트(35)가 324표를 받아 LG 허프(32)를 25표 차로 꺾었다. 이번에도 팬들이 보는 눈은 틀리지 않았다. 상대 타자와의 성적을 따져 보면 오른손 투수인 니퍼트는 왼쪽 타자 몸쪽에, 왼손 투수인 허프는 오른손 타자 몸쪽에 강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삼성화재는 연패(連敗)가 아니라 연패(連(패,백)·운동 경기 등에서 연속으로 우승함)가 익숙한 팀이다. 삼성화재가 2013∼2014시즌까지 7시즌 연속으로 남자부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는 동안 4경기에서 연속으로 패한 건 딱 한 번뿐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15일 안방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한 뒤 25일까지 4연패를 당했다. 팀 순위도 5위에 그치고 있다. 삼성화재가 흔들리는 이유는 뭘까. 삼성화재 배구 스타일을 대표하는 낱말은 몰방(沒放)이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타이스(25·네덜란드)가 삼성화재 전체 공격 시도 중 50.9%를 책임지고 있다. 남자부 7개 구단 중에서 외국인 선수가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팀은 삼성화재뿐이다. 타이스가 문제일까. 타이스는 공격 성공률 54.6%로 외국인 선수 중에서 1위(전체 5위)다. 삼성화재와 맞붙는 팀에서 타이스를 집중 견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한 성적이다. 결국 국내 선수들이 타이스의 뒤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몰방 배구’ 이미지에 가려져 있지만 원래 삼성화재는 공격 패턴이 다양한 팀이었다. 국내 선수들의 공격 참여는 적어도 다양한 공격 스타일로 상대 팀을 뒤흔들었고, 외국인 선수 역시 이런 플레이에 적극 가담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시간차 공격 비율(13.3%)이 10%를 넘어가는 유일한 팀이었다. 속공 비율(17.0%)도 ‘쿠바 몬스터’ 시몬(29)이 버틴 OK저축은행(21.3%)에 이어 2위였다. 속공과 시간차는 흔히 코트 가운데를 공략하는 전술로 통한다. 양쪽 날개에서 ‘큰 공격’을 때릴 수 있게 코트 중앙에 계속 ‘미끼’를 던져뒀던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시간차 비율이 1.6%로 지난 시즌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속공도 14.1%로 내려갔다. 코트 가운데를 공략하는 비중이 지난 시즌 30.3%에서 올해 15.7%로 내려앉은 것이다. 리시브가 흔들려 ‘약속된 플레이’를 하기 힘들었던 것도 아니다. 삼성화재의 올 시즌 현재 리시브 성공률은 50.2%로 지난 시즌(48.6%)보다 높다. 삼성화재 연패 탈출의 실마리는 양쪽 날개가 아니라 코트 가운데에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비운의 4할 타자’ 홍승우(20·사진)가 3수 끝에 서울대 체육교육과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누구에게나 대학 합격 소식은 특별할 수 있지만 홍승우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그가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는 서울대 야구부밖에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승우는 서울고 3학년이던 2014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최다 득점(7점)을 기록하며 모교에 첫 황금사자기를 안겼다. 당시 서울고는 대통령배 대회에서도 우승하며 전국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주로 1번 타자로 경기에 나선 홍승우는 타율 0.429(56타수 24안타)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이듬해 그에게는 소속팀이 없었다. 대학 6곳에 원서를 내 3곳에 붙었지만 2곳에서 ‘입학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그나마 입학한 학교에서는 ‘야구부 활동은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그는 재수를 선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를 찾는 학교가 1곳도 없었다. 야구가 하고 싶었던 홍승우는 올여름 미국으로 건너가서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에 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병역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홍승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80여 일 남기고서야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며 “올해는 서울대에만 지원했는데 운이 좋아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승우가 올해 서울대에만 원서를 넣은 건 “어차피 다른 학교에서는 나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홍승우가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건 그가 수험생으로서 당연한 권리를 요구한 대가다. 시험을 보고 싶은 대학에 원서를 넣을 수 있는 권리가 그것이다. 야구 특기생 입시 과정에서 각 대학은 필요한 선수를 미리 점찍어두는 일이 많다. 그래서 예상하지 못했던 지원자가 생기면 입시에 혼선이 생긴다. 미리 들어오기로 돼 있던 선수가 입학을 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승우는 이러한 ‘사전 담합’이 부당하다고 지적했고, 결국 입시 비리 수사로 이어졌다. 홍승우는 “이제 부담을 덜었으니 경기에 뛰고 싶은 마음뿐이다. 일단은 마음 편히 야구를 하고 싶다는 게 제일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다른 선수들과 현격한 기량 차이를 보여주었던 니콜(30·전 도로공사·사진) 같은 특급 여자 외국인 선수를 다시 프로배구 V리그에서 볼 수 있게 되는 걸까. 25일 배구계에 따르면 한국배구연맹(KOVO)과 프로배구 여자부 6개 구단은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때 국적과 나이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북중미배구연맹(NORCECA) 회원국 6개국(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 미국, 캐나다, 쿠바, 푸에르토리코) 출신 26세 이하 선수만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수 있었다.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14∼2015시즌에는 25세 이하 미국 선수만 트라이아웃 신청서 제출이 가능했다. 배구계가 트라이아웃 참가 신청 조건을 완화하기로 뜻을 모은 건 부상 등으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일이 생겼을 때 활용 가능한 자원이 너무 적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새 외국인 선수도 트라이아웃 참가 신청서를 낸 선수 중에서 골라야 하는데 현재 조건으로는 눈높이에 맞는 선수를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구단에서는 아예 선수 교체에 대비해 2명 선발, 1명 출전을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KOVO 관계자는 “몸값 상한선(15만 달러)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특급 외국인 선수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은퇴를 앞두고 V리그 무대를 찾을 수는 있다. 한 에이전트는 “한국은 임금 체불 문제가 없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리그이기 때문에 금액은 적어도 선수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얼마나 될까. 25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가 펴낸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16 최종 평균 연봉은 396만6020달러(약 47억7900만 원)로 나타났다. 보통 사람들은 입이 쩍 벌어지는 숫자지만 MLBPA는 불만이다. 지난해 평균 383만5498달러(약 46억2000만 원)보다 0.34%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MLBPA는 “올해 연봉 상승률은 연봉이 2.5% 줄었던 2004년 이후 가장 낮다”고 분석했다. 올해 연봉 상승폭이 적은 제일 큰 이유는 부상자 명단(DL)에 이름을 올린 고액 연봉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을 대신해 젊고 몸값이 적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하면서 전체 평균 연봉을 그만큼 줄인 것이다. MLBPA는 “올해 선수가 DL에 이름을 올린 건 총 561차례”라고 밝혔다. 일본 프로야구는 아예 연봉이 줄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7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은 지난해 평균 3811만 엔(약 3억9000만 원)을 받았지만 올해는 3712만 엔(약 3억8000만 원)으로 2.6% 줄었다. 일본은 일본야구기구(NPB)나 구단에서 선수 연봉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 금액은 언론 추정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상승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를 제외하면 프로야구 선수 평균 연봉은 1억2656만 원으로 지난해(1억1247만 원)보다 12.5% 상승했다. 1군 엔트리 수(27명)에 따라 구단별 연봉 상위 27명의 평균 연봉을 계산해도 2억1620만 원으로 역시 지난해(1억9325만 원)보다 11.9% 올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타이스, 서브 리시브부터 해야지.”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은 22일 안방경기 도중 외국인 선수 타이스(25·네덜란드)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다른 구단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남자부 7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에서 타이스와 현대캐피탈 톤(32·캐나다)만 ‘서브 리시브 의무’가 있는 레프트로 뛰기 때문이다. 타이스는 톤과도 다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이스는 삼성화재 전체 공격 중 51.0%를 책임졌다. 톤의 공격 점유율은 24.6%가 전부다. 타이스처럼 공격을 많이 하는 선수가 상대 서브도 계속 받으면 체력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려고 삼성화재는 다른 구단과 서브 순서도 다르게 짠다. 이날 삼성화재 서브는 레프트 타이스-세터 유광우(31)-센터 김규민(26) 순서였다. 상대 팀 한국전력은 반대로 센터 윤봉우(34)-세터 강민웅(31)-레프트 전광인(25) 순으로 서브를 넣었다. 삼성화재처럼 레프트가 세터보다 먼저 서브를 넣는 걸 ‘프런트 오더’라고 하고, 한국전력 같은 방식을 ‘백 오더’라고 한다. 삼성화재에서 프런트 오더를 쓰는 건 ‘토종 라이트’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현재 주전 박철우(31)를 비롯해 국내 선수가 라이트를 맡는 일이 많았다. 그 대신 외국인 선수가 레프트를 맡았다. ‘쿠바 특급’ 레오(26)도 레프트였다. 라이트는 전술상 서브 리시브 의무를 면제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레프트 수비 부담도 줄여야 한다. 이럴 때 프런트 오더를 쓰면 수비 전문 선수 리베로가 코트 중앙에서 수비를 진두지휘할 기회를 늘릴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팀이나 이런 방식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삼성화재 임 감독은 “프런트 오더를 쓰려면 리베로만큼 수비가 좋은 레프트 한 명이 꼭 필요하다. 외국인 레프트가 수비 부담을 더는 만큼 토종 레프트는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삼성화재에는 신진식(41), 석진욱(40)처럼 수비가 좋은 레프트가 있었기에 프런트 오더가 전통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애석하게도 프런트 오더는 이날 삼성화재에 승리를 안겨주지 못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1-3(20-25, 26-24, 18-25, 19-25)으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KGC인삼공사에 3-0(28-26, 25-20, 25-17) 완승을 거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올해 가장 비효율적으로 돈을 쓴 프로야구 구단은 어디일까요? 숫자를 보지 않고도 정답을 아는 분이 적지 않을 겁니다. 네, 정답은 한화입니다. 한화가 올해 1승을 거두는 데 쓴 평균 인건비는 2억7717만 원입니다. 10개 구단 전체 평균(1억7330만 원)보다 1억 원이나 많은 금액입니다. 한화는 4년 연속 인건비를 가장 비효율적으로 쓴 팀이 됐습니다. 한화의 인건비 상승률도 평균 이상입니다. 올해 10개 구단이 1승을 거두는 데 지출한 평균 인건비는 지난해 1억4907만 원에 비해 16.3% 올랐습니다. 그런데 한화 인건비는 지난해(1억9789만 원)보다 40.1%나 올랐습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몸값 총액(약 183억 원)은 지난해(약 135억 원)보다 50억 원 가까이 올랐는데 승수(66승)는 지난해(68승)보다 오히려 줄어서 생긴 일입니다. 내년에는 달라질까요? 한화는 내년 연봉 협상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습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은 선수가 10명 미만인 구단도 적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특이한 상황입니다. 한화 구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한화에는 자유계약선수(FA)를 비롯해 비공식적인 다년 계약 선수도 많아 연봉 협상 대상자는 오히려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화는 내년에도 ‘몸값 거품’을 빼기가 쉽지 않아 또다시 비효율 구단으로 불릴지 모릅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겨울은 비활동기간이 길어져 1월이면 해외로 개인 훈련을 떠나는 선수가 적지 않을 것이다. 연봉 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가 제대로 훈련할 수 있겠나. 계약이 늦어질수록 선수와 팀 모두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일부 한화 선수들은 ‘구단에서 연락 올 때가 됐는데 왜 안 오냐’며 술렁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 규약에 따르면 비활동기간은 1월 31일까지지만 각 구단은 그 동안 1월 15일 전후로 전지훈련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서 내년부터 비활동기간을 철저하게 지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내년에는 전지훈련 출발 시기가 2월 1일 이후로 늦춰지게 됐습니다. 한화 구단에서 이를 두고 ‘연봉 협상을 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생겼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거꾸로 가장 효율적으로 인건비를 쓴 구단은 넥센이었습니다. 넥센은 원래 효율적인 구단이었지만 올해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이 효율을 더 높여줬습니다. 밴헤켄(37)은 공식적으로 넥센에서 연봉을 한 푼도 받지 않고 뛰었으니 이번 조사 때도 0원으로 계산했습니다. 넥센에서 방출된 피어밴드(31) 역시 후반기에 그를 영입한 kt에서 “잔여 연봉을 책임지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넥센 60%, kt 40%로 나눠서 계산했습니다. 나머지 외국인 선수는 관례에 따라 시즌 중반에 팀을 떠나도 연봉을 전액 지급한 걸로 계산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외국인 선수 몸값이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10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 몸값 평균은 약 22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약 34억 원이 됐습니다.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로 보면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 몸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황규인 기자 페이스북 fb.com/bigkini}

“도(道)는 평범하고 밝다.”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21·한국체대)과 인터뷰하는 내내 언제 어디선가 읽은 표현이 계속 떠올랐다. “할 수 있다”라는 평범한 표현은 박상영을 만나면서 전 국민적인 주문(呪文)으로 바뀌었다. 그는 ‘놀다’라는 동사에도 새 뜻을 더했다. 그에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제일 재미있는 놀이”였다. 그가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정말 잘 놀자 학창 시절 윤리 시간에나 들어봤을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는 표현도 인기를 끌었다. 두바이 초청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박상영을 19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먼저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걸 축하한다. (리우 올림픽 시작 전 21위였던 그는 지난달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하며 생애 처음으로 1위가 됐다.) “올림픽 금메달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올림픽은 솔직히 큰 대회에서 1등 한 느낌이 강했다. 랭킹 1위를 하고 났더니 진짜 내 위에 아무도 없다는 느낌이 들어 신기했다. 뭔가 뿌듯한 자부심이 들더라. 운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펜싱은 내가 세계에서 최고로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을 이룬 게 아닌가.” ―그때도 “할 수 있다”라고 되뇌었나. “물론이다. 그 말이 이렇게 유행할 줄 나도 몰랐다. 리우 올림픽 결승전 때 관중석에서 남자 사브르 (이효근) 코치님께서 ‘할 수 있다’고 외치시는 소리가 들려서 따라 했던 거다. 물론 그 전에도 자주 쓰던 말이기는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계속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때는 ‘너 한 번만 그 얘기 더 하면 가만 안 둔다’고 농담으로 협박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할 수 있다’고 외치는 정도가 됐다.” ―금메달을 따고 나서 제일 달라진 건 뭔가. “주변에서 구박이 늘었다는 거? 제가 원래 펜싱 빼고는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운동 말고는 칭찬을 들어본 적도 별로 없다. 예전에는 좀 허술하게 행동해도 주변에서 익숙한 듯 그냥 넘기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쟤는 펜싱은 잘하는데…’로 시작하는 구박을 많이 듣게 됐다.(웃음)” ―그래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유명해지지 않았나. “맞다. 광고도 찍고, 프로야구 시구도 했다. 최근 몇 달은 정말 인생에서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얻은 이름값을 뭔가 좋은 일을 위해 쓰고 싶다고 자주 생각한다. 일단은 펜싱을 널리 알리는 게 목표다. 펜싱을 정말 이만큼 사랑하고 그래서 그만큼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렇게 얻은 것들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펜싱의 제일 큰 매력은 무엇인가. “(승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제일 재미있다. 특히 에페는 더욱 그렇다. 선수들끼리 ‘그날 몸(컨디션) 좋은 선수가 이긴다’는 말을 많이 한다. 올림픽 때는 내가 몸이 정말 좋았다. 사람들이 다들 너무 잘해 주고, 공짜 햄버거 먹으러 가면 눈앞에 우사인 볼트도 있고, 선수촌 생활이 정말 재미있었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랭킹 1위지만) 제가 질 수도 있다는 거다. 그래서 노력을 게을리할 수가 없다.” ―‘즐긴다’는 말을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다. ‘죽을힘을 다해도 될까 말까 한데 즐기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다. “즐기기 위해서는 물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행을 갈 때도 현지에 도착해서 즐기려면 먼저 계획을 철저하게 짜야 한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 연습 자체도 내가 좀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면서 즐겨야 한다. 인생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제 또래 친구들이 많을 거다. 그런데 너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때문에 잘 못할 때가 많다. ‘지금’ ‘여기’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성장하고 결국 ‘할 수 있다’고 믿는다.” 20일 ‘2016 펜싱인의 밤’ 행사에서 최우수 선수상을 받은 박상영의 새로운 ‘놀이터’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다. 이미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 아시아경기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그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내년에 프로야구 롯데 3, 4번 타석에 황재균(29)과 이대호(34)가 나란히 들어서는 걸 볼 수 있을까. 아주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황재균은 미국에서 개인 연습을 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 아직 기회가 모두 사라진 건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의 반응은 차갑다. 한 에이전트는 “황재균이 순수한 뜻으로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지 않은 이상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만 제시받은 걸로 안다”고 전했다. 때마침 황재균은 ‘시상식 시즌’을 맞아 귀국했고 롯데에서 ‘협상 테이블을 차리자’고 제안했다. 황재균은 미국에 머물 때도 롯데 구단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롯데는 이번 주말 황재균과 만나 계약 조건을 논의할 방침이다. kt도 황재균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현재까지는 다소 밀리는 분위기다. kt는 주전 3루수였던 마르테(33)와 재계약하지 않았고, 거포 유망주 문상철(25)도 올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 입대해 3루수가 필요한 상태다. 한 에이전시 관계자는 “김진욱 감독에게 ‘취임 선물’을 안겨야 하는 kt도 어느 정도 무리한 지출을 감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롯데는 황재균 잔류에 사활을 걸었다고 봐도 좋다. 돈 싸움에서 kt가 롯데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이저리그 시애틀과 결별한 이대호도 국내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대호 역시 FA 신분이라 10개 구단과 모두 협상할 수 있지만 첫 번째 선택지는 친정 팀 롯데다. 롯데 사정에 밝은 한 야구인은 “이대호보다 가족들이 더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걸로 들었다”며 “예전에는 이대호가 롯데 구단에 섭섭한 감정을 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 구단과 꾸준히 ‘스킨십’을 주고받으면서 감정의 골은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관건은 역시 몸값이다. 이대호는 올 시즌 시애틀에서 400만 달러(약 47억3400만 원)를 받았다. 국내 최고 연봉은 한화 김태균(34)이 받은 16억 원이다. 이대호는 일본의 여러 구단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