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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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 동북아역사지도집에 한사군 중 3개는 빠져

    동북아역사지도집에서 한(漢) 군현 여러 개가 한반도에 그려진 지도가 빠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동북아역사지도는 사업 막바지인 지난해에 작업 중인 일부 도엽이 공개되면서 일부 재야 사학자에 의해 ‘동북공정 추종’ 논란이 제기됐다. 19일 학계에 따르면 동북아역사지도 편찬 사업단이 지난해 11월 동북아역사재단에 제출한 지도집에는 한 군현인 낙랑 대방 현도군이 한반도 북부에 동시에 그려진 지도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고구려, 부여가 등장하고 한반도에 한 군현 중에는 낙랑군만 있는 2세기 말의 지도로 대체됐다. 위만조선 지도에는 진번과 임둔의 위치가 표시됐다.기원전 108년 한 무제가 위만 조선을 멸망시키고 그 땅에 한 군현을 설치했지만 낙랑군을 제외한 나머지 군은 얼마 안 돼 병합되거나 축출됐다. 동북아재단은 지난해 12월 사업단이 제출한 지도집에 대해 “여러 지도학적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반려했고, 사업단과의 편찬 협약을 파기했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일부 지도에서 한반도 위치가 중앙이 아닌 것, 범례와 고도 표현 및 지명 크기 등이 표준과 다른 것, 지명과 기호가 겹쳐 잘 보이지 않는 것 등이었다. 이후 교육부 조사 뒤 사업단은 지도를 두 달 동안 수정했고, 지난달 29일 동북아재단에 다시 제출했다. 김종근 동북아재단 연구위원은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술대회 ‘역사지도집: 개념과 방법론’에서 “당시 제기됐던 문제 중 지명의 한글 표기와 독도 표시는 수정 제출됐고, 지도 투영법 등의 문제는 지도학자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 편찬 사업단의 일원인 임기환 서울교대 교수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동북아역사지도는 향후 응용이 쉽도록 지리정보시스템(GIS)과 역사 속 지명과 경계의 변화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새로 제출된 지도의 심사는 6월 10일까지 진행된다. 동북아재단은 “지도학적 기준에 부합해 출판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역사학적 내용을 검수한 뒤 출판할 것이고, 아니라면 사업단에 보완을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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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주의자’ 종이책 없으면 전자책이라도…

    17일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창비)가 서점에서 동이 나자 전자책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업체인 리디북스는 “17일 하루에만 ‘채식주의자’가 1400여 부 팔려 전날까지의 누적 판매량(1040권)을 넘어섰고, 18일에는 판매량이 더욱 늘고 있는 추세”라고 18일 밝혔다. 이는 평소 전자책을 읽는 독자뿐만 아니라 17, 18일 서점에서 종이책을 구하지 못한 독자들까지 전자책을 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채식주의자’ 종이책은 교보문고와 인터파크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17일 각각 3000∼7000권이 팔리며 보유 물량이 동이 났다. 창비 측은 “인쇄소 3곳을 통해 일단 10만 부를 새로 찍고 있는데, 19일부터 서점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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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수산 작가 “조선인 나가사키 피폭자 영혼에 바칩니다”

    “경멸과 차별 속에 버려졌던 조선인 나가사키 원폭 피폭자의 영혼에 책을 바칩니다.” 일제강점기 하시마(端島) 섬(별칭 군함도) 강제 징용과 나가사키 피폭 문제를 다룬 소설가 한수산 씨(70·사진)의 장편소설 ‘군함도’가 1, 2권으로 18일 출간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 씨는 “일본의 군함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피폭자의 후유증, 세계 곳곳의 전쟁과 살상 앞에서 오늘의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소설로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씨가 이 문제에 천착한 것은 27년 전인 1989년 일본 도쿄의 고서점에서 ‘원폭과 조선인’이라는 책을 발견했을 때부터다. 비극의 역사를 모르고 있었다는 자책감에 1990년 여름부터 취재를 시작해 강제 징용돼 군함도에서 혹사당하고 원폭 피해를 입은 서정우 씨와 함께 군함도를 답사하기도 했다. 한 씨는 “당시 서 씨는 ‘이 절벽에서 죽으려고 했다’ ‘가장 큰 고통은 린치도 노동도 아닌 배고픔이었다’ 등 참혹했던 시절을 소상히 들려줬다”며 “수년 뒤 헤어지면서 서 씨가 내가 탄 전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 ‘이 참상은 반드시 문학적 기억으로 남기겠다’고 마음속에 말뚝을 박았다”고 말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1993년부터 3년 동안 이 소재로 일간지에 소설을 연재하다가 중단했고, 2003년 200자 원고지 5300장 분량의 장편 ‘까마귀’를 냈지만 역시 성에 차지 않았다. 이번에 출간된 ‘군함도’는 ‘까마귀’를 대폭 개작한 것이다. 국제 정세나 원자폭탄 제조 과정, 전시 일본의 상황 등을 서술한 부분 등 3300장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덜어냈다. 등장인물의 출신과 배경을 새로 설정하고 여성 캐릭터를 주체적으로 바꿨으며 서사를 보강하는 등 1500장을 새로 썼다. 한 씨는 “글을 잘라내는 고통이 컸지만 수면 아래 잠긴 얼음과 같은 ‘시대의 실체’로 독자를 이끌 수 있도록 과감히 쳐냈다”고 말했다. 한 씨는 “일제강점기의 여러 참상과 고난을 직면한 우리 소설, 영화가 몇 편이나 있는가”라며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을 질타하기 전에 우리부터 문화적으로 이를 형상화하고 기억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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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준높은 번역자 확보하려면 한국문화의 매력 널리 알려야

    《한강 씨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은 한국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확인시켰다. 조정래 은희경 이승우 신경숙 정유정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이 해외로 진출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2001년부터 문학을 포함해 인문 아동 분야에서 모두 863종의 책이 30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다고 18일 밝혔다. 하지만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한국 문학이 국경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려면 풀어야 하는 과제를 관련 전문가 10명에게 물었다.》○ 수준 높은 ‘메신저’를 찾아라 이들은 수준 높은 번역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꼽았다. 한 씨의 맨부커상 수상에 데버러 스미스 씨의 정교하고 매혹적인 번역이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능력 있는 번역자를 양성하려면 한국 문화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5명·복수 응답)이 많았다. 소설가 이승우 씨는 “한국인이 외국의 정서와 문화적 감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외국인이 한국 문학을 공부하게 하려면 문화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각종 통계에 따르면 유럽에서 아시아에 대해 공부하는 학생의 경우 선택하는 나라는 중국이 60%, 일본이 30%이고 한국은 소수에 그친다. 주일우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한국 문화를 좋아해 문학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이 수만 명이 되면 그중에서 훌륭한 번역자가 나올 여지가 커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학위를 주는 번역대학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7개의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2년 과정의 번역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해외의 한국학 대학을 지원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다양하면서도 탄탄한 콘텐츠 발굴 훌륭한 번역자가 있어도 탄탄한 콘텐츠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 흥미로운 작품을 탄생시키려면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는 의견(4명)이 적지 않았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독자들은 ‘장미의 이름’ ‘다빈치 코드’ ‘반지의 제왕’처럼 지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을 원하는데 한국에서는 추리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을 열등하게 여겨 재능 있는 작가들이 도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지의 제왕’을 쓴 존 로널드 톨킨은 옥스퍼드대 교수였고,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인 클라이브 스테이플스 루이스는 케임브리지대 교수였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형용사와 부사를 중시하는 작법에서 벗어나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훈련도 요구된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채식주의자’는 폭력과 자유라는 인간 본연의 문제를 거식증과 채식이라는 현대적인 소재로 풀며 인간이 나무로 변한다는 신화적 해석을 담았다”며 “외국인에게 익숙하고도 낯선 이야기를 접하는 경험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단편 중심의 국내 문학을 장편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관건이다. ○ 해외 교류와 독자의 애정이 세계화의 자양분 국내외 작가와 출판사 간의 교류도 확대돼야 한다. 세계 문인과 출판사들과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야 세계 문학의 흐름을 파악하고 국제적 감각을 키울 수 있다는 것. 소설가 김중혁 씨는 “한국에 어떤 작가가 있는지 해외 출판 에이전시나 출판사 등이 알아야 작품도 알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든든한 버팀목은 독자들의 관심이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문학의 세계화는 한국의 정신과 삶의 체계가 세계로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독자들이 문학을 가까이 하는 것이 한국 문학의 세계화에 밑바탕이 된다”고 당부했다. 손효림 aryssong@donga.com·조종엽 기자  }

    •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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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를 열겠다는 분투, 부지런함… 딸에게서 배웁니다”

    《 “그 아이는 해초와 산호수 사이로 형광 같은 빛이 흘러드는 바다 밑처럼 깊은 생각속으로 아득하게 잠겨 있곤 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검은 빛깔로 보일 만큼 짙푸른 하늘 저 멀리로, 수소 빵빵하게 담긴 기구처럼 동동 떠서 저 혼자만이 도달하는 어떤 별밭을 꿈같이 거닐고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소설 ‘내 딸 미선이’ 중) 》  17일 맨부커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은 어릴 적 공상을 좋아했던 것 같다. 이상문학상(1988년) 김동리문학상(2006년) 등을 받은 소설가 한승원 씨(77)가 1980년 지은 ‘내 딸 미선이’ 속 이 대목의 모델은 바로 그의 딸 한강. 한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소설의 다른 부분은 딸과 전혀 관계없지만, 공상을 좋아하는 열두 살 소녀의 순수한 모습을 묘사한 대목은 어린 강이를 관찰해 그 이미지를 가져왔다”고 했다. 1996년 고향인 전남 장흥으로 내려가 바닷가 마을에서 살고 있는 그의 목소리에는 흥분이 배어났다. “아이고 축하 전화 받느라 밥을 못 먹을 정도예요. 아내는 운동하러 나갔다가 소식 듣고 오는 길에 좋아서 춤을 췄다고 하네요.” 그는 딸을 “세계를 열려고 노력하는 작가적인 부지런함과 꾸준한 노력, 분투가 대단하다”라고 평가하며 “딸로부터 배우는 게 많다”고 했다. “그 아이(한강)는 시도 쓰고 소설도 썼어요. 그래서 (소설도) 문체가 굉장히 시적이고 신선한 데다 여성적인 섬세함까지 있어요. 거기다 내 문학세계가 신화적이고 전설적인 세계라면 딸은 현대적인 신화를 창조하고 있어요. 인간의 폭력에 저항해 식물(나무)이 되고자 하는 것은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세계지요. 그 아이의 소설을 읽으면서 ‘보통 소설을 써서는 안 되겠다’고 느껴요. 더 많이 다듬고 공부하게 됐습니다.” 한강은 예전 인터뷰 등에서 아버지 한 씨를 ‘새벽부터 들리던 타자기 소리와 늘 피곤해 보이던 모습’으로 회상했다. 아버지가 본 한강의 모습은 어땠을까. “그 아이는 드러내서 쓰지 않고, 늘 숨어서 썼어요. 밤에 딸이 잠을 안 자고 타자를 치는 소리가 들려오면 안타까웠습니다. 나 혼자서 치렀어야 할 (글쓰기의) 업(業)을 자식들한테 물려준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한 씨는 딸의 등단 전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소설가인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 등단 뒤에도 한 씨는 딸에게 “이 소설 재미있더라” 정도만 말했다고. 오늘날의 한강을 만든 데에는 집안 분위기도 한몫했다. 한강은 “어릴 적 집에 책이 많았고, 나는 시간이 많았다”고 했다. 한강은 책의 제목을 읽으면서 공상에 잠겨 이런저런 얘기를 꾸미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한 씨는 “자식들을 소설가로 만든 건 아이들 어머니”라며 딸의 수상을 아내의 공으로 돌렸다. “우리 세대 작가들이 전부 가난했거든요. 그러니 자식들이 백일장 같은 데 나가 문학적 감성을 발휘하면 어머니들이 보통 칭찬을 하는 대신 ‘너는 제발 법대, 의대를 가라’고 교통정리를 했잖아요. 그런데 아내는 내가 글 쓰는 게 좋았는지, 아이들이 글을 쓰면 그렇게 좋아했어요. 아내와 나는 강이가 영어를 잘하니까 영문과에 가기를 원했는데, (자기가 원했던) 국문학과에 들어갔지요.” 인터뷰 중 한 씨의 마지막 말은 세계적 작가로 주목받게 된 딸이자 후배에 대한 고마움과 흐뭇함이 가득했다. “자식의 가장 큰 효도는 부모를 뛰어넘는 것이죠. 강이가 나를 뛰어넘어 고마워요. 하하.”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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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가 한강은 누구? 부친 오빠 남동생도 소설가… 남편은 평론가

    소설가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의 변두리, 기찻길 옆 셋집에서 태어났다. ‘몽고반점’으로 2005년 이상문학상을 받았을 때 쓴 ‘문학적 자서전’ 등에 따르면 한강을 임신 중이던 어머니는 장티푸스에 걸려 끼니마다 약을 한 움큼씩 먹었고, 한강은 하마터면 세상 빛을 보지 못할 뻔했다. 한강은 이를 두고 “나에게 삶이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 세계는 아슬아슬한 신기루처럼, 혹은 얇은 막처럼, 캄캄한 어둠 속에서 떠오른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었다”고 했다. 작가는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씨(77)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문학적 감수성에 눈을 떴다.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여서 오빠(한동림)가 소설가이고 남동생(한강인)도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해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린다. 그의 남편도 문학평론가인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다. 등단은 시로 먼저 했다. ‘문학과 사회’ 1993년 겨울호에 시를 발표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됐다. 이후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희랍어 시간’ ‘흰’,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냈다. 폭력과 인간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강렬한 문제의식을 아름다운 문장과 긴밀한 서사 구성, 풍부한 상징으로 극한까지 밀어붙인다는 평을 받았다. ‘바람이 분다, 가라’로 동리문학상(2010년), ‘소년이 온다’로 만해문학상(2014년),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황순원문학상(2015년)을 받았다. 남편 홍 씨는 “문장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쓰는, 자기에 대한 엄정함과 문학적 치열성이 경이로운 사람”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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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파 한국사 단체’ 알려진 진단학회, 스펙트럼 훨씬 넓었다

    통상 ‘한국사 중심 학회’ ‘우파 성향 학회’로 여겨진 일제강점기 진단학회의 스펙트럼이 통념보다 훨씬 넓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진단학회는 일제의 관제 사학 기관이었던 조선사편수회와 청구학회에 맞서 1934년 설립됐다. 학회는 7년 동안 학회지 ‘진단학보’를 내면서 일제 어용학자들의 식민사학을 실증 연구를 통해 극복하려 했다. 정병준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51)는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한국사회과학연구단과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가 13일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식민지 관제 역사학과 근대 학문으로서의 한국역사학의 태동―진단학회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정 교수는 논문에서 “진단학회의 핵심 인물인 조윤제는 진단학보가 조선민속학회의 학술지 ‘조선민속’과 조선어문학회의 ‘조선어문’을 통합한 종합학술지라고 1964년 밝혔는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진단학회는 역사학뿐 아니라 여러 분야가 포함된 조선학 종합학술단체였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특히 학회의 인적 구성에 주목해 학회 발기인과 위원, 논문 투고자를 ‘적극회원’으로 분류했다. 적극회원 36명 중 역사학 전공자는 11명, 국문학 6명, 국어학 5명, 민속학 3명 등이었고, 미술사 사회학 불교사 윤리학 종교학 경제학 철학 전공자도 있어 학문적 지향이 다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고학을 전공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도유호와 한흥수가 논문을 여러 차례 냈고, 온건 좌파 성향의 여운형이 학회의 찬조회원이었으며, 광복 뒤 신민족주의(경제 균등 등 좌파적 요소를 흡수한 민족주의) 역사학의 핵심 인물인 손진태 이인영 조윤제가 진단학회의 주요 임원이었다. 진단학회는 광복 뒤 건국준비위원회와 협력해 국사 강좌를 열기도 했다. 정 교수는 “진단학회에서는 일본 관제 학문의 수준에 필적하는 고증학적 연구 방법이 표면적으로 강조됐지만 내면적으로는 마르크스주의 역사학과 광복 뒤 전개될 민족문학, 신민족주의 역사관의 지향까지 포함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분단과 6·25전쟁을 거치며 국어국문학과 민속학을 이끈 학회 회원들이 납북되거나 배제됐고, 역사학계 상당수 회원도 월북하면서 역사학과 실증주의적 기풍이 진단학회를 주도하게 됐다. 조윤제는 1948년 학회에서 축출됐고, 민속학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손진태는 6·25전쟁 때 납북됐다. 학회 발기인 박문규와 논문을 냈던 적극회원 김석형 박시형 신남철 한흥수, 광복 후 학회 상임임원이던 김수경 김영건 도유호 이여성 등 9명이 월북했고, 이 중 김일성종합대 교수가 된 사람이 7명이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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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술∼술 이책]어른 초등학생

    다섯 살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줄 때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지점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와 재미있을 때가 많다. 아마 기자가 어렸을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 작가로 베스트셀러 ‘수짱 시리즈’ 등을 냈던 저자가 추억의 그림책 20권을 다시 읽은 뒤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그림과 에세이로 풀어낸 책이다. 우리에게는 낯선 동화책이 대부분이지만 마음속 어린아이를 찾아가는 저자의 담담한 회고에 공감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1만3000원.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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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탕색 잘못된 궁궐 현판 올해안에 14개 바로잡는다

    바탕색과 테두리 모양, 게시 장소 등이 잘못된 것으로 드러난 궁궐 현판 중 일부가 옛 모습대로 정비된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고증 결과 오류가 발견된 궁궐 현판 24개 중 14개를 올해 정비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현판들은 원래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였지만 보수하면서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씨로 바뀐 경복궁 향원정 현판 등 바탕색이 잘못된 13개와 게시 위치가 잘못된 창덕궁 희우정 현판이다. 지난해 연구 용역조사에서는 옛 사진 속 궁궐 현판과 현재 설치된 현판을 비교한 결과 △바탕색 13건 △글자색 2건 △형태(테두리) 5건 △단청과 장식 9건 △게시 위치 1건 등 총 24개 현판에서 30건의 오류가 발견됐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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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털을 뽑으면 더 많이 난다’는 말, 믿어도 될까?

    다섯 번째 한국인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최근 확인됐다. 이 사람을 포함해 5명 중 4명이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감염됐다. 지카 바이러스는 남미에서 유행하던 것 아니었나? 사실 이 바이러스는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됐고, 이후 동남아에서도 간헐적으로 등장했다. 대규모 감염은 2007년 뉴기니 섬 북쪽 야프 섬, 2013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발생했고, 결국 태평양을 건너 지난해 브라질 등 남미에서 100만 명 넘게 감염시켰다. 이 바이러스는 우리에게도 낯익은 일본뇌염바이러스의 친척이다. 모기가 매개체지만 사람 사이에도 수혈이나 성관계로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책은 이처럼 각종 과학 이슈 36개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최근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중력파 검출 성공,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붉은 고기·가공육 발암물질’ 발표 등이다. 책은 건강·의학, 고생물학·인류학, 심리학·신경과학, 천문학·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등 9개의 파트로 나누어 과학 요리, 개인 영양학 시대의 시작, 다리가 있는 뱀 화석의 발견, 화성탐사의 심리, 맹점(盲點)의 생리, 지구 물의 기원 등에 관한 현대 과학의 최근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대머리’처럼 일상과 관련된 소재도 많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대머리를 촉진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 호르몬은 수염을 나게 만든다. 지난해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 셀에 실린, ‘털을 뽑으면 더 많이 난다’는 속설과 관련된 연구결과도 흥미롭다. 생쥐에서 털을 드문드문 뽑았을 때는 털이 다시 나지 않았지만 많이 뽑으면 털이 원래보다 더 많이 났다. 일정 수준 이상 모낭이 손상되면 복구 시스템이 가동되기 때문이다. 책 뒤에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다루는 부록이 붙어 있다. 게임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고, ‘뷰티풀 마인드’라는 논픽션과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는 수학자 존 내시 등을 소개했다. 꾸준히 교양과학서를 내며 사랑받고 있는 저자의 ‘과학카페’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제목처럼 차 한 잔 마시면서 부담 없이 읽고 나눌 만한 과학 이야기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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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일 투쟁 김학철… 친일 앞장 김종한…

    일제강점기 말기와 격동의 해방공간 등에서 활동한 1916년생 작가들의 탄생 100년을 맞아 그들의 작품세계와 삶을 다룬 문학제가 12일 열렸다. 대산문화재단의 ‘2016년 탄생 100주년 문인 기념문학제’는 ‘해방과 분단, 경계의 재구성’을 주제로 식민지배와 좌우 대립, 6·25전쟁 등 시기에 주로 활동한 설창수 이영도 최금동 최태응 등 8명의 작가를 다뤘다. 이번 문학제는 친일 논란의 중심에 선 김종한이나 월북한 김학철, 재북 작가 안룡만 등 한동안 우리 문학사에서 배제됐던 이들도 주목했다. 김학철(본명 홍성걸·1916∼2001)은 우리 문학사에서 드문 정치 망명 작가다. 1935년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조선민족혁명당에서 활동했다. 조선의용대에 입대해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일제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광복 뒤 서울로 돌아온 그는 ‘인간적인 약점이 있는 조선의용군’을 주인공으로 여러 소설을 썼다. 1946년 좌우 대립이 격해지자 월북했고 이후 남쪽의 문학사에서는 오래도록 잊혔다. 1949년 중국으로 건너갔지만 이후의 삶도 순탄치 않았다. 1952년 옌볜에 정착해 현지 조선족 문학의 선구적 역할을 했지만 1957년 우파로 몰려 숙청됐고, ‘대약진운동’을 비판한 ‘20세기의 신화’ 원고가 발각돼 1967년부터 10년 동안 복역했다. 1980년 복권된 뒤 1988년 항일빨치산 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격정시대’ 등을 냈다. 오창은 문학평론가(중앙대 교수)는 이날 발제문에서 “김학철은 동아시아를 관통하는 국제주의적 감수성을 가지고 민중의 연대, 인간주의와 우애의 윤리를 그리며 전쟁의 참상을 기록했다”고 평했다. 김종한(1916∼1944)은 친일 문예지 ‘국민문학’ 편집을 맡는 등 친일 행적으로 우리 문학사에서 지워졌던 인물이다. 그러나 민요에서 모더니즘에 이르는 다양한 시 세계를 보였고, 민족과 민속에 대한 관심을 계속 표했으며 서정성과 시적 완성도를 지향했다. 시 평론가로 당대 논단을 주도했던 임화의 시를 ‘줄을 끊어 쓴 산문’이라고 비판했고, 백석 시의 빼어남을 설파했다. 임규찬 문학평론가(성공회대 교수)는 발제문에서 “김종한은 최근 친일과 관련된 시편이 주목받지만 1965년 시인 김수영은 그를 ‘안서(김억의 필명)와 모더니즘을 연결시키는 중간역’이라고 평했다”고 밝혔다. 1916년생 작가 중 가장 대중적인 이는 청록파의 박두진(1916∼1998). 임 교수는 “그의 시 세계는 6·25전쟁 뒤 급변해 사회 부조리와 불합리에 대한 분노를 그대로 폭발시켰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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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진우 선생 탄생 126주년 추모식

    고하 송진우(古下 宋鎭禹·1890∼1945) 선생 탄생 126주년 추모식이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서 열렸다. 고하 송진우 선생 기념사업회(이사장 김창식)가 주최하고 국가보훈처와 광복회, 동아일보가 후원한 이날 추모식은 선생의 장손인 송상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을 비롯해 이용훈 전 대법원장(인촌기념회 이사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현병철 전 국가인권위원장, 이기수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 김문환 전 국민대 총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진 전 국회의원, 권오곤 전 국제유고전범재판소 부소장,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나중화 광복회 부회장, 김진우 매헌윤봉길기념사업회장, 윤주 윤봉길연구소 이사장, 윤종오 서울남부보훈지청장 등 각계 인사 2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고하 선생의 출생일은 8일이지만 이날이 주말인 점을 고려해 하루 뒤 추모식이 진행됐다. 김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선생은 절망적이었던 일제 암흑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애국 애족 애민운동을 실천하셨고 위당 정인보 선생은 지조와 경륜, 애국심을 겸비한 고하 선생을 충무공에 비하면서 기렸다”고 말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선생에 대한 약전(略傳·간략한 전기)을 봉독했고,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가 ‘이 땅에서 중도 노선으로 살기의 어려움’이라는 주제로 추모 강연을 했다. 송상현 명예교수는 유족 인사에서 “선생은 광복 뒤 불과 137일 만에 돌아가셨지만 짧은 기간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을 세우셨다”고 말했다. 고하 선생은 일제강점기 중앙학교 교장을 지내며 국내외 각계 지도자와 제휴해 3·1운동을 계획했고 동아일보 3대, 6대, 8대 사장을 지냈다. 광복 뒤 국민대회준비위원장, 한국민주당 수석총무로 활동하다 1945년 12월 극우 청년들에게 암살됐다. 1963년 건국공로훈장이 추서됐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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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술∼술 이책]사라진 왕국의 성

    무언가 대가를 치르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고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중학생 오가키 신은 은행에서 유럽의 고성이 그려진 그림 한 장을 줍는다. 그리고 그림 속의 성 옆에 자신을 그려 넣으면 그림 속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후 같은 학교 학생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소녀 시로타 다마미, 만화 어시스턴트인 파쿠와 함께 이 기이한 세계를 탐험하다가 고성의 탑에 갇힌 소녀를 발견한다. 사람이 그림 속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설정은 낯익지만 자신을 어떻게 그려 넣느냐가 그림 속의 세계에 반영된다는 점이 특이하다. 1만4000원.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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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인생길 동반자가 되어줄 박이문의 선물같은 메시지

    오로라가 펼쳐지는 북극도, 뼈까지 뜨거워지는 사막도, 물빛이 푸른 섬나라도 좋다. 아니, 좋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도 좋다. 뒷일은 생각지 않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무작정, 격렬히 외로워지기 위해, 말이 통하지 않는 곳으로, 돌아올 기약이 있든 없든, 잠적이든 여행이든 뭐든 간에, 일단 떠난다면. 그래도 동반자로 책 두어 권은 필요하리라. 최근 전집이 발간된 우리 시대 인문학의 거장 박이문 포스텍 명예교수의 글에서 경구를 가려 뽑은 이 책은 그런 여행자의 배낭에 들어갈 만하다. 예술과 과학, 동양사상 등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던 박 교수는 ‘사유의 둥지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책에 담긴 글은 둥지에서 튀어나온 나뭇가지들이다. “우리가 병든 것은 우리만의 시간을 소음과 바꾼 까닭이다. …”(혼자만의 시간) “…그는 아직도 혼자다/그는 여기서 딴 곳에 있다.”(바다에는 시인이 산다) 박 교수는 영원히 젊다. 청년들마저 추억을 주억거릴 때 그는 “지나간 경험이 아무리 귀하더라도 내가 정말 돌아가고 싶은 곳은 바로 지금 영원한 현재 이 순간, 이 시간, 이 삶이다”라고 말한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박 교수를 최근 만났다. 그는 책에 실린 글 “이제 아주 나쁜 것도 좋소/추한 것도 아름답소/후회도 소망도 없이/아쉬움도 충만도 없이/그냥 담백하고 맑게 가라앉은 심정으로/모든 것과 조용히 화해한 심정이오”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책을 선물로 주었다. 1권 제목은 ‘이 순간 이 시간 이 삶’, 2권은 ‘저녁은 강을 건너오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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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오신날]동서양 불교학자 한국서 ‘간화선’을 論하다

    동서양 불교학자들이 간화선의 종주국인 한국에 모여 간화선의 이론과 실제를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간화선(看話禪) 국제학술대회’가 6월 23∼30일 동국대(서울 중구 필동로)와 백담사(강원 인제군 북면) 등에서 열린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가 주관하고 안국선원이 후원하는 이 국제학술대회는 2010년 처음 열렸고 올해가 4회째다. ‘간화선, 마음을 밝히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23일 오전 섹션별로 국내외 학자 15명이 관련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23일 오후에는 담선(談禪) 법회가 열려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사들이 조계종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의 실참(實參·화두를 실제로 탐구하는 것) 방법과 지침을 밝히고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특히 24일부터는 안국선원 선원장인 수불 스님 등의 지도 아래 쟁쟁한 해외 불교학자와 외국인 50여 명이 5박 6일간 백담사 선원에서 간화선 수행에 참가할 예정이다. 참여 학자들은 지미 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교수, 수웬밍 중국 베이징사범대 교수 등이다. 29, 30일에는 국내 간화선 수행의 대표 사찰인 경북 문경 봉암사와 충남 예산 수덕사를 방문한다. 수불 스님은 지난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서도 마곡사와 백담사 등에서 세계적 불교학자인 로버트 버스웰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피터 그레고리 스미스대 교수 등 해외 불교 학자 100여 명에게 화두참선을 가르친 바 있다. 당시 간화선 수행을 경험한 학자들은 “한국 불교가 보존해 온 간화선이 한국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을 이해했다”며 “간화선은 동서양의 지성들로 하여금 이분법적 갈등을 넘어 통합적 안목을 여는 기회를 주고 인류의 정신적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때 산사(山寺) 스님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간화선은 이제 재가불자들도 할 수 있는 대중적 수행법이 됐다. 안국선원이 이를 이끌었다. 1989년 개원 이래 1주일씩 진행되는 ‘간화선 집중수행’을 250여 회 열었는데, 최근까지 이 수행에 2만 명 넘게 참여했다. 요즘도 여름과 겨울 각 석 달 동안 안거(安居) 때마다 재가 수행자 2500여 명이 안국선원에서 간화선을 수행하며 ‘마음공부’를 한다. 간화선이 바쁜 현대인들도 수행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 잡은 것. 수행자들 사이에서는 “수행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겼다”는 평이 나온다. 수불 스님은 간화선과 한국 불교의 세계화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지에서 간화선 집중수행을 가르쳤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2014년 프랑스 파리의 기메 동양박물관에서 한국 스님으로는 처음으로 파리 지성인들에게 간화선을 소개하고 수행을 지도했다. 야닉 부르통 파리7대학 한국어과 교수의 통역으로 진행된 간화선 프로그램은 개최 한 달 전에 정원이 다 찰 정도로 프랑스 지성인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수불 스님은 또 최근 수년 간 미국 UCLA 듀크대 스미스대 등의 초청을 받아 현지 학생들과 명상 지도 법사들을 상대로 간화선 특강과 실참을 가르쳤다. 인도의 대기업인 TVS 스리니바산 회장의 초청으로 첸나이 시 인도-한국문화원에서 현지 지식인들을 대상으로 간화선 특강을 열기도 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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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하준 교수 “박근혜 정부 경제성적 낙제는 아니지만 신성장 동력 못 찾아”

    《한국인 최초의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로 40여 개 국가에 저서가 번역된 장하준 교수(53).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해 왔지만 지난해 봄부터 국내 언론에서 그의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가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간간이 올라왔지만 건강이 좋지 않다는 풍문도 들렸다. 4·13총선 전 요청했던 전화 인터뷰가 3일 성사됐다.》 ―근황은…. “건강은 전혀 문제없다.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쓰는 데 3년이 걸렸다. 좀 지쳤다. 한국뿐 아니라 영국 언론 기고도 중단했는데 본의 아니게 은둔하는 것처럼 됐다. 재충전하고 있다.” ―무슨 연구를 하나. “산업구조 다각화를 위한 논문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 석유가 난다면 시추, 플랫폼 건설, 정제 산업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합성섬유를 개발해 패션산업을 육성할 수도 있다. 산업을 보는 시각에 따라 갈 길이 달라진다.” ―유엔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 기업에 활발하게 조언하고 있다. “현실 정책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경제학을 시작했다. 지난달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에 낸 200쪽짜리 보고서가 책으로 나왔다. 최근 농업, 섬유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산업 육성에 대한 보고서인데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취임한 지 3년 넘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분야 성적은…. 먼저 성장 부문. “세계 경제가 워낙 안 좋아서, 숫자로 보이는 것만큼 나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당장의 성장률이 아니라 앞날을 대비하지 못했다는 게 문제다. 한국이 1970, 80년대 다른 나라들을 밀어냈던 것처럼 중국에 밀려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는 산업 정책을 펴면 안 된다는 잘못된 분위기가 생겨 손놓고 있었다.” ―‘창조경제’ 했지 않나. “방향은 맞는데, 구체적인 게 없다. 창조의 대부분은 굴뚝산업이라고 폄하되는 제조업에서 일어난다. 기술혁신은 정부의 기초 연구개발(R&D) 투자와 지원에서 생긴다. 선진국은 정부 R&D 지출이 전체의 30∼70%를 차지하는데 우리는 30%가 안 된다.” ―조선, 해운 산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중후장대 산업 이후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산업 내부의 업그레이드나 신산업 다각화를 안 했다. 예전에는 재벌이 자본과 경영 능력으로 ‘비관련’ 다각화를 했는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산업 창출이 안 되고 있다. 자본시장이 개방되고 소액주주 권한이 강화됐는데,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은 주인 의식이 전혀 없다. 언제라도 팔고 나간다. 금융규제를 통해 단기 주주의 영향력을 약화시켜야 한다. 일례로 주식을 오래 보유할수록 의결권을 더 주는 제도를 만들 수 있다. 기업이 장기 안목을 갖고 투자해 다각화를 하고 신산업에 진출하는 메커니즘을 금융시장에서 만들어야 한다.”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재벌 구조가 강화되지 않겠나. “기업 경영권을 보호해줄 테니 국민 경제를 위해서 뭐든지 내놓으라는 것이다. 외국에 아웃소싱을 하거나 공장을 옮길 때 제대로 검토와 허가를 받도록 한다든지. 잘못된 것을 봐주자는 게 아니라, 장기 투자와 경제 다각화를 위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셋업’이 필요하다.” ―정부가 노동 개혁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단기 근로자 비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이고, 도리어 노동시장이 굉장히 유연해서 문제인 나라다. 지금은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을 정부가 어떻게 도와주고, 그래서 어떻게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선진국을 따라잡느냐가 중요하다.” ―복지 정책은…. “너무 소극적이었다. 복지는 사실 우파 정책이다. 박 대통령은 한국 복지 발전에 초석을 놓을 수 있는 독특한 정치적 위치에 있는 분이었는데, 아까운 기회를 날렸다. 한국은 국민소득 대비 사회복지 지출이 10%가 안 된다. 하루아침에 스웨덴처럼 30%로 올릴 수도 없고, 미국 정도(20%)로 올리는 것도 어렵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 20∼30년을 두고 추진할 장기 프로젝트다.” ―유례없는 인구 절벽으로 부양받을 사람이 더 많아지면 지금 정도의 복지만 유지해도 지출 비율이 저절로 30%로 올라간다는 반론도 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잘 디자인해 사정에 맞게 하면 된다. 우리 자살률이 OECD 1위다. 평균의 3배이고 노인 자살률은 4배다. 복지의 필요성이 명백하다.” ―말씀을 들어도 답답함이 확 가시지 않는다. “도깨비 방망이는 없다. 지금 손놓고 있다가 5, 10년 후 산업이 하나씩 망하면 한국은 갈 데가 없어진다.” :: 장하준 교수 약력 :: 1990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1991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경제학)2003년 세계적 권위의 경제학상인 뮈르달 상 수상2005년 세계적 권위의 경제학상인 레온티예프 상 수상2005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2010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출간2014년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출간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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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문집 200여 권 뒤져 모은 ‘조선의 동시’

    “통째로 남산을/옮기긴 어려워도/깨끗한 돌 하나는/가져가도 되겠지요/초가집 아래다/고이고이 놓아두면/흐르는 물소리/콸콸콸 들리겠죠.” 요즘 서울에 사는 아이가 쓴 동시 같지만 사실 조선 후기 사람인 김수약이 다섯 살 때 지은 시다. 요즘 동시처럼 조선 시대에도 아이들이 쓴 한시 동몽(童蒙)시가 있었다. 정갈한 한시 번역으로 정평이 난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옛사람들의 동시 120여 편을 묶고 해설을 단 ‘내 생애 첫 번째 시’를 최근 냈다.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안 교수는 “13년 전 ‘초등학생인 자식을 위한 책을 써보라’는 권유로 집필에 착수했는데, 문집에 산발적으로 나오는 동시를 모으다 보니 이제야 책을 낸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쓴 시이지만 수준이 놀랍다. “바다가 품어서/깨끗해진 하늘의 해/꽃처럼 뱉어 놓아/일년 내내 붉구나/강 위에 가득해라/고기 잡는 어부들/석양녘 바람결에/돛단배를 멈추었네.” 조선 후기 사람인 곽시징의 딸이 일곱 살 때 지은 이 시는 어부들이 돛배를 멈추고 해를 바라보는 고향 태안 바닷가 마을의 풍경을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이미지로 그려냈다. 동시에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시선과 솔직함이 드러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놀기만 좋아한다고 나무라자 ‘남들이 다들 정승감이래요’라고 읊은 시, 높이 열린 복숭아를 노래한 시 등이 그렇다. 안 교수는 “옛사람들은 잘 썼든 못 썼든 아이들이 시를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는 힘을 키우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봤다”며 “요즘 교육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책에 실린 동시는 운자(韻字)를 맞추지 않았거나 대강만 맞춘 것들이 대부분이다. 안 교수는 “아이들이 형식에 매이지 않고 쓰고 싶은 대로 쓰도록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이라면 초등학생일 열세 살짜리가 소나무 아래서 술을 마시는 흥취를 노래하는 등 옛 풍경을 보여주는 시도 많다. 안 교수는 책을 펴내기 위해 옛 문집 200여 권에서 시를 골랐는데 동시가 문집 초고의 필사본에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안 교수는 “동시를 쓴 본인은 추억이 있어서 문집에 넣었지만 사망 뒤 문집 간행 시에는 자식이나 제자들이 간행할 때 뺐기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남아 있는 동시는 참 귀한 것들”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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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후기, 군대 재원으로 백성 먹여 살렸다

    군비(軍費)가 조선을 먹여 살렸다? 조선 군정(軍政)은 ‘삼정(三政)의 문란’ 등 수탈 측면에서 인식되는 게 보통이지만 조선 후기 군문(軍門·군대)이 국가 재정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신진 역사학자들의 연구 발표가 나왔다. 군대의 재원이 기근 발생 시 백성의 구휼, 국가의 경상비 사업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됐다는 것이다. 한국역사연구회가 지난달 30일 연 연구발표회 ‘조선후기 중앙군문의 역할과 국가재정’에서 조낙영 서울대 박사는 강화도에 비축한 군량의 활용에 주목했다. 발표에 따르면 강화도는 정묘호란 뒤 왕실과 조정이 유사시 피신할 수 있는 보장처(保障處)로 주목받으면서 유수부로 승격됐고 인조의 명에 따라 군량 비축을 시작했다. 현종 대인 1666년에는 그 양이 15만 석에 이르렀다. 17세기 초 조선의 1년 국가예산이 약 10만 석이다. 강화 유수부의 군량은 인조 대부터 기근의 진휼곡(賑恤穀)으로 사용됐다. 경신(1670∼1671년·경술년과 신해년을 합쳐 부름) 대기근이 발생한 현종 대까지 주로 경기도에 풀린 강화도의 진휼곡이 쌀만 10만 석이 넘는다. 숙종 대는 18만 석 넘게 진휼곡으로 전용됐는데, 평안 황해 충청 제주도의 백성까지 구휼했다. 조 박사는 “18세기 들어 청의 재침략 위기감이 해소되고 (강화도 피신론보다) 서울 방어론이 힘을 얻으면서 강화도에 막대한 군량을 비축할 필요가 줄어들었던 것”이라며 “강화 유수부는 군사기구보다 재정기구로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유현재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날 조선 후기 훈련도감, 어영청과 함께 3군문의 하나였던 금위영의 역할에 관해 발표했다. 그는 “19세기 들어 금위영의 운영은 군사적 기능보다 호조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기능이 우선시됐다”고 평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금위영은 군역을 치르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는 군사의 수를 줄여 생긴 재원을 호조로 보냈는데, 연평균 호조 재원의 5∼22%에 달했다. 발표회의 총론을 맡은 송기중 충남대 박사는 “조선 후기 군대 재원의 전용은 군역 부담 완화 정책과 함께 백성의 부담을 줄이는 민본 이념을 실현하면서 국가 재정의 공공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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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뮤지컬]‘김종욱 찾기’부터 ‘보디가드’까지 올해 달굴 주요 뮤지컬 ‘4종 세트’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 등 스테디셀러를 내놨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공동 프로듀싱하기도 한 CJ E&M이 올해도 탄탄한 뮤지컬들을 선보인다.10년 된 스테디셀러 ‘김종욱 찾기’ 인도 여행길에 오른 여주인공은 비행기 안에서 ‘턱 선의 외로운 각도’와 ‘콧날의 날카로운 지성’을 가진 ‘절대 훈남’ 김종욱을 만난다. 인도 사막에서 김종욱과 재회한 여주인공은 강렬한 운명의 이끌림을 느끼고 사랑에 빠지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엇갈리고 만다. 7년 뒤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통해 그를 찾아 나선다. 올해 10주년을 맞는 순수 창작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6월 21일부터 서울 대학로 쁘띠챌씨어터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2006년 이후 3500회 공연되며 6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대학로 창작뮤지컬의 살아있는 신화다. 2013년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중국에 라이선스 수출한 데 이어 올해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공연이 확정돼 글로벌 뮤지컬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화려한 탭댄스 ‘브로드웨이 42번가’ CJ E&M은 화려한 연출로 ‘쇼 뮤지컬의 바이블’이라는 평가를 받는 ‘브로드웨이 42번가’를 6월 23일∼8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 올린다. 이 뮤지컬은 미국 뉴욕 윈터 가든 극장 초연 이래 브로드웨이에서만 5000회 이상 공연됐고, 한국에서는 1996년 공식 초연돼 올해 20주년을 맞는 대표적 스테디셀러다. 이번 공연은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만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브로드웨이에서 안무가로 활동한 레지나 알그렌을 총괄안무 및 연출로 발탁해 일사불란하게 펼쳐지는 탭댄스와 군무에 화려한 테크닉을 추가한다.한국이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부츠’ CJ E&M의 글로벌 프로듀싱 성공작이자 토니상 6관왕, 올리비에상 3관왕을 비롯해 유수의 상을 휩쓴 ‘킹키부츠’는 9월 2∼11월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선보인다. CJ E&M은 2013년 1월 이례적으로 브로드웨이 개막전 제작 단계에서 이 뮤지컬에 투자를 결정해 공동프로듀서(22명)중 6번째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선택은 옳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뮤지컬은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이래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어가며 글로벌 흥행 콘텐츠가 됐다. 영국의 장기 불황 속 성공 실화를 바탕으로 한 따듯한 이야기로 2014년 12월 시작된 한국 공연도 관객 10만 명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강홍석을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스타로 만들기도 했다.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뮤지컬로 ‘보디가드’ 영화 ‘보디가드’에서 휘트니 휴스턴에게 발사된 총알을 대신 맞는 케빈 코스트너의 모습과 ‘I will always love you’를 비롯한 배경음악은 많은 한국 영화 팬들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12월에는 이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2012년 영국 초연작 ‘보디가드’가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 무대에서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다. 휴스턴의 히트곡들이 담긴 이 뮤지컬은 기획에만 6년이 걸렸고 영화 원작의 작가가 어드바이저로 참여했다. 창의력과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2013년 영국 ‘와츠온스테이지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2012년 영국 웨스트엔드를 시작으로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성황리에 공연된 작품이다. 공연은 12월 15일∼2017년 3월 5일.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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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죄와 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준비물

    도스토옙스키 장편소설은 사실 읽는 데 진입장벽이 좀 있다. 고뇌에 빠졌거나 히스테릭한 등장인물의 말은, 공연으로 그대로 옮긴다면 중간에 극장을 나갔다가 밥을 먹고 들어와도 계속될 것처럼 길다. 러시아 이름은 낯설 뿐 아니라 헷갈린다. 한 사람에 대한 다른 호칭이 적어도 4개는 된다. 그럼 축약본을 읽어볼까? ‘죄와 벌’은 ‘가난한 대학생이 강도 살인을 벌인 뒤 뉘우치고 자수한다’는 식이다. 이보다 더 재미가 없을 수 있을까.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은 정독해야 맛이 난다. 한 번도 정독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정독한 사람은 아마 드물 것이다. 인간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 때로 등장인물이 독자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할리우드 영화처럼 친절하지 않다. 등장인물 자신도 자기가 왜 그러는지 모를 때가 잦다. 독서에 적절한 안내자가 필요한 이유다. 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예술 수업’ 등을 내며 고전의 현재적 가치를 전해 온 저자의 이 책은 ‘죄와 벌’에 대한 훌륭한 안내서다. 저자는 19세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살인자, 매춘부, 실직한 주정뱅이, 물질만능주의자, 이념에 휩쓸린 자 등이 빚어내는 이 성화(聖畵)의 장면들에서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성찰해야만 하는 것을 끄집어내 설파한다.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 대접을 해주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삶은 손익계산서인가, 존엄과 자유는 어떻게 지킬 수 있나. 대학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인데, 복잡한 비평 이론은 한 줄도 안 나온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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