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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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미경 기자입니다.

mickey@donga.com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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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인의 갱, 부채 협상 방아쇠 당겼다

    미국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19일 상원 민주당과 공화당 핵심 의원들이 3조7000억 달러의 적자감축 계획을 내놓으면서 정부부채 상한 증액 협상의 공은 하원 공화당 강경파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민주 공화 양당의 적자감축 추진 6인 그룹인 이른바 ‘갱 오브 식스’가 발표한 그랜드바겐안은 향후 10년간 지출 삭감과 세수 증대를 통해 3조7000억 달러의 적자를 줄인다는 내용으로 상원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이 주장하는 사회보장 지출 삭감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증세를 적절하게 섞은 비교적 합리적인 제안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상원 감축안이 발표되자 주가가 크게 오르고 달러화 가치가 반등하는 등 미국 금융시장도 기대감을 표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추구해온 접근법과 광범위하게 유사한 방안”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감축안을 가지고 20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 등과 함께 백악관에서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상하원의 법안 처리 절차를 감안할 때 22일까지는 협상이 타결돼야 하는데 그때까지 갱 오브 식스의 적자감축안이 법안 형태로 만들어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하원 공화당 강경파는 상원 합의안에 대해 일단은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원 공화당 강경파를 이끄는 캔터 원내대표는 “상원 합의안은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제안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하원 공화당 강경파가 누그러진 입장을 보이는 것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화당에 책임이 돌아갈 것이라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강경파 내부에서도 민주당이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관련 예산을 줄이기로 양보한 상황에서 공화당도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원 합의안은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는 세금 인상을 포함하고 있어 합의점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 공화당의 강경 기류를 주도하는 의원 20여 명은 세금 인상의 핵심이 부유층에 대한 증세라는 이유로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세금 인상 반대를 내걸고 당선된 티파티계 초선 의원으로 방만한 지출을 줄여 정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이념파이다. 하원은 19일 지출을 줄이고 정부가 세입 이상 지출할 수 없도록 하는 ‘지출 감축, 상한, 균형예산(cut cap balance)’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4, 반대 190으로 가결했다. 이 법안에 세금 인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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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 美추모벽 건립에 한국도 참여를”

    “한국전쟁이 끝난 지 58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참전 미군들의 사망 소식이 들립니다. 이들이 살아 있을 때 한국전쟁기념공원에 ‘추모의 벽’을 헌사하고 싶습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100km가량 떨어진 메릴랜드 주 교외 뉴윈저라는 한적한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윌리엄 웨버 씨(85)는 18일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자마자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숙원사업”이라며 자신이 직접 만든 ‘추모의 벽’ 조감도를 보여줬다. 한국전쟁참전용사기념재단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한국에서 60세는 환갑으로 재탄생을 뜻하지 않느냐”며 “종전 60주년을 맞는 2013년 7월 27일에 추모의 벽을 완공해 생존 참전용사들에게 헌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미 하원의 랠프 홀 의원(공화·텍사스) 등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5명이 발의한 한국전쟁기념공원 추모의 벽 건립 법안은 웨버 회장이 7년 동안 끈질기게 추진한 산물이다. 인터뷰 약속을 위해 집에 전화를 거니 ‘공수부대(Airborne)’라는 음성메시지부터 먼저 흘러나왔다. 메릴랜드 교외 집 앞에는 ‘독수리의 집(Eagle’s House)-웨버의 집(Weber’s House)’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1950년 육군 187공수낙하산부대 대위로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한국 땅에 발을 디딘 그는 1951년 1월 중공군의 반격 당시 전략적 요충지인 강원 원주를 사수하는 전투에서 북한군이 던진 수류탄에 오른쪽 팔과 오른쪽 무릎 아래를 잃었다. 하지만 85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게 활기찼다. 그는 한 손으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직접 기사를 작성하면서 ‘계간 공수부대’ 잡지를 펴내는 편집장도 맡고 있다. ―추모의 벽 건립 법안이 하원에서 발의됐는데…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제 발의된 단계다.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 전후에 통과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부채상한 문제를 놓고 여야가 맞서고 있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 메모리얼은 이제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통과되기 전까지는 모든 게 조심스럽다.” ―기념공원(메모리얼)이 이미 있는데 왜 별도로 추모의 벽을 만드나. “많은 미국인이 한국전쟁에 대해 잘 모른다. 제2차 세계대전 메모리얼과 베트남전 메모리얼과 달리 한국전 메모리얼에는 전사자의 이름이 없다. 사람들이 ‘경치가 좋다’라고만 여길 뿐 한국전쟁의 의미를 알 수가 없다. 미군이 한국전에서 얼마나 죽었는지, 실종자와 포로는 얼마였는지 제대로 알려야 한다. 카투사와 유엔군도 마찬가지다.” ―왜 이제야 전사자 이름을 새기나. “1986년 10월 미 의회가 한국전 메모리얼 건립을 승인하고 1995년 7월 정전 42주년 기념일에 한국전 메모리얼을 완공했다. 당시 추모의 벽에 전사자 이름을 새기려고 했지만 국립메모리얼위원회와 미술위원회에서 반대했다. 바로 옆 베트남전 메모리얼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리가 사망한 용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사자 이름을 새기기 위해 7년 동안 고군분투했다. 한국전에서 미군 전사자가 3만3000명이나 되고 한국군은 15만 명이 전사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미군 소속 한국군 카투사 전사자까지 포함시키기로 했는데…. “카투사는 미군 소속이다. 이들이 전투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많은 미군이 희생됐을지 알 수 없다. 카투사의 공로를 인정하자는 취지다. 카투사협회에서도 한국전에서 카투사가 얼마나 죽었는지 모른다. 한국전에서 사망한 카투사가 8000명이나 된다. 젊은 한국인들이 미군 소속으로 함께 싸우다 죽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 한국전쟁은 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나.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얼마나 많은 미군이 한국에 갔으며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모른다. 2차대전 메모리얼은 자세히 관람해도 한국전 메모리얼은 그냥 스쳐 지나간다. 지금 있는 한국전 메모리얼만으론 한국전쟁의 의미를 잘 알 수 없다.” ―랠프 홀 의원 등 5명이 법안을 발의했다. “2차대전 참전용사인 랠프 홀 의원을 의회에서 직접 만나 법안을 설명하고 부탁했다. 한국전 참전용사와 2차대전 참전용사 출신 의원과 공동 발의하겠다고 약속해서 법안이 위원회에 올려지고 정식 발의된 것이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샘 존슨과 찰스 랭걸 의원이 적극 나섰다.” ―법안이 통과되면 어떤 절차를 밟나. “추모비건립위원회에서 어떤 디자인을 원하는지 물어올 것이다. 조감도는 이미 마련해놨다. 미술위원회와 공원관리국이 심의하고 같이 일하게 될 것이다. 자금도 모아야 한다.” ―돈은 얼마나 들고 어떻게 조달하나. “700만∼8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연방정부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법안에서 기부로 자금을 모은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아예 관심도 없고 일부 젊은 세대는 한국전 참전을 ‘(미국의) 실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1200만 달러가 들어간 한국전 메모리얼을 만들 때 삼성과 현대, 기아차 등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이번에도 기업들이 적극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한국전쟁은 공산주의 퇴락의 시작이었지만 미국에서도 참전용사들이 잊혀지고 있다. 반면 한국인들은 미군의 희생을 잘 기억해주고 있다”며 한국민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한국전쟁에서 본 동족 살육의 장면이 너무 잔인해 지금도 기억하기 싫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 그는 “젊은 세대들이 비참했던 한국전쟁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 추모의 벽은 꼭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뉴윈저(메릴랜드 주)=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 201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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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난 美 젊은층 ‘분노의 그라피티’… 공공건물 낙서 몸살

    공공장소에 하는 낙서인 그라피티가 최근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의 대도시는 물론 뉴멕시코 주 베르날리오 카운티 등 중소도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8일 미국 도시들이 급증하는 그라피티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올해 로스앤젤레스 시가 지운 그라피티의 총면적이 330만 ㎡에 이른다고 전했다. 도시 갱단의 영역 표시로 출발한 그라피티가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실업 증가로 인한 젊은 층의 불만 표시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리건 주 유진 시의 벽면에 한 젊은이가 ‘SHOP’이라는 글자로 그라피티를 만들고 있다(위쪽 사진). 같은 지역의 다른 벽에는 색감이 풍부한 예술적인 낙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동아일보 DB}

    • 201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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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 ‘백악관 입성’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그림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으로 백악관에 걸렸다. 그림은 미국 유명 화가이자 삽화가 노먼 록웰의 작품 ‘우리가 함께 안고 살아가는 문제(The Problem We All Live With)’로 7일부터 대통령집무실 오벌오피스 입구 벽에 전시됐다. 1960년 루이지애나에 살던 6세 흑인 소녀 루비 브리지스가 백인들만 다니던 초등학교에 보안관들의 호위를 받으며 등교하는 역사적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미국에서는 1954년 ‘브라운 판결’로 인종분리 교육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내려졌지만 흑백통합 교육이 실제로 처음 이뤄진 것은 6년 후 브리지스가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백인 학교에 등교하면서부터다. 1964년 미국 잡지 ‘룩(Look)’의 삽화를 담당했던 백인 화가 록웰은 ‘흑인은 그림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당시 편집 방침에 맞서 이 그림을 그려 표지에 올렸다. 그림은 그동안 노먼 록웰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가 이번에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으로 10월 말까지 백악관에 전시된다. 브리지스의 역사적인 흑백통합 등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림의 전시를 요청한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지금은 중년여성이 된 브리지스 씨를 백악관에 초청해 그림을 함께 감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종차별에 맞선 브리지스의 용기는 내가 오늘날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유산이 됐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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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은 지금]中 난리쳐도… 오바마 또 달라이라마 만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카라차크’라는 대중 불교 의식을 열기 위해 5일부터 워싱턴을 방문 중이었다. 둘의 만남은 달라이 라마의 워싱턴 방문 마지막 날인 16일 오전 44분간 이뤄졌다. 지난해 2월 18일 만난 이후 17개월 만이었다. 백악관은 15일 오후에야 회동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의 반발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 정례브리핑 등을 통해 “외국 정부나 정치인들이 달라이 라마의 ‘분리주의 작태’를 거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 정부에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말 것을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회동 후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티베트와 티베트인 고유의 종교, 문화, 언어 전통의 유지에 강한 지지를 보냈으며 중국의 티베트인 인권보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의식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대변인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은 미중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중국과 티베트 간의 미해결 이견 해소를 위한 직접적인 대화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회동 장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오피스가 아닌 사적인 공간인 관저의 맵룸이었다. 백악관은 언론에 회동 모습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회동 뒤 두 사람의 회동 장면이 담긴 사진만 공개했다. 중국은 예상대로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馬朝旭) 대변인은 이날 즉각 외교부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이번 만남이 양국 관계를 훼손했다고 성토했다. 마 대변인은 “중국 내정에 대한 엄중한 간섭으로 중국인의 감정을 해치고 중-미 관계를 손상시켰다.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렬한 분개와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추이톈카이(崔天凱) 부부장도 주베이징 미국대사관의 로버트 왕 대사대리를 외교부로 불러 엄중 항의했다. 장예쑤이(張業遂) 주미 중국대사도 미국 측에 엄중 항의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중국 정부의 반발은 지난해 2월 회동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에도 마 대변인은 ‘엄중’ ‘강렬한 불만’ ‘결연한 반대’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난 성명을 낸 바 있으며 주중 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렀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 10월엔 워싱턴을 방문했던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았다. 방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중국 인권상황을 도외시했다는 국제적인 비난이 뒤따랐다. 지난해 2월 회동 때는 회동을 마친 달라이 라마가 눈이 채 녹지도 않은 추운 날씨에 백악관 옆문 쓰레기 더미가 쌓인 길을 걸어 나가는 것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인권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미국 언론은 이번 회동에 대해 “조심스러웠지만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폴리티코는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면서도 지난 두 번의 달라이 라마 워싱턴 방문 때 소홀했던 대접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그동안 한국 방문 의사도 수차례 밝혔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한국 정부가 비자를 발급하지 않아 무산됐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면서 티베트의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도 잊지 않은 이번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적 행보는 적지 않은 것을 시사해준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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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셸 리 前 교육감의 유산’ 美 워싱턴시 개혁 계속… 무능교사 206명 해고

    미국 수도 워싱턴 시가 15일 업무수행 실적이 부진한 ‘무능교사’ 206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 “이번에 해고된 교사 수는 워싱턴 전체 교사 4100명의 약 5%에 이른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사임한 미셸 리 전 워싱턴 교육감(사진)이 추진했던 학업능력 향상 정책의 ‘유산(legacy)’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해고 조치는 리 전 교육감이 현직으로 재직하던 지난해부터 시행했던 교사 업무수행 프로그램(IMPACT) 평가 결과에 따른 것이다. 통보를 받은 206명의 교사 중 65명은 최하 수준인 ‘효과적이지 못함’ 평가를 받았고, 141명은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최소한 효과적’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75명이 해고됐던 것에 비하면 올해 해고 교사 수는 거의 3배 규모다. IMPACT는 교사들을 △매우 효과적 △효과적 △최소한 효과적 △효과적이지 못함 등 4등급으로 분류한다. ‘매우 효과적’으로 분류된 교사에게는 성과급 보너스를 주는 반면에 ‘효과적이지 못함’으로 분류된 교사와 2년 연속 ‘최소한 효과적’으로 분류된 교사는 해고 조치를 받는다. 올해 ‘매우 효과적’ 등급을 받은 교사 663명에게는 1인당 최대 2만5000달러의 성과급이 지급된다. 카야 헨더슨 워싱턴 교육감은 “IMPACT는 모든 학생이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자 능력이 뛰어난 교사에게는 보상을 하고, 무능한 교사는 퇴출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IMPACT 프로그램은 교사들의 수업 내용을 5회에 걸쳐 30분씩 참관하고 개별 교사에 대한 9개 기준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얼마나 수업 내용을 분명히 전달하고, 다양한 기술을 동원해 수업을 진행하며, 시간을 잘 관리하는지 등이 포함된다. 반론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교사 노조와 많은 교사들 사이에서 IMPACT의 평가 방식과 관련해 학생들이 테스트에서 목표 점수를 받는지를 기초로 해서 교사를 평가하며 또 각 학교와 교실의 상이한 수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평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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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어머니의 건강보험 둘러싼 진실공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08년 대선 유세와 건강보험 개혁 추진 과정에서 자주 언급한 자신의 어머니가 겪은 경험담이 뒤늦게 언론의 사실 검증에 걸려 진실게임의 도마에 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보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어머니가 1995년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몇 달 동안 보험회사가 치료비를 보상해주지 않아 고통받았다는 일화를 자주 소개했다. 타운홀 미팅 등에서 “어머니가 병원 침대에서 ‘치료비를 커버해줄 수 없다’는 건강보험 회사에서 보내온 편지를 읽으며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며 건보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대통령에게 많은 국민이 공감했고, 모순투성이 건보 제도에 공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의회와 치열한 공방 끝에 기존 병력에 관계없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건보개혁법 통과에 성공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작가 재니 스콧 씨가 올 5월 출간한 책 ‘비범한 여성: 오바마 어머니의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오바마 대통령 어머니 치료비의 대부분을 보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콧 씨의 책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어머니가 기존 병력 때문에 건강보험 적용을 거부당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사실 건강보험을 온전하게 적용받았으며 거부된 것은 질병으로 일하지 못하게 됐을 때 급여를 보상해주는 신체장애보험(disability insurance)이었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초부터 백악관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해왔으나 백악관은 계속 침묵을 지키다가 13일 처음으로 공개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닉 파파스 백악관 대변인은 스콧 씨의 주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지 분명한 언급을 피한 채 “대통령이 말한 전반적인 요지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파파스 대변인은 “설사 작가의 주장이 맞는다고 해도 대통령이 당시 상황을 왜곡한 것은 아니다”며 “대통령의 어머니는 건강보험이 완전하게 커버하지 못한 의료비용을 해결하느라 신체장애보험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이 건보개혁법 통과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어머니 이야기를 했을 때는 신체장애보험 문제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백인 여성이며 인류학자였던 오바마 대통령의 어머니는 인도네시아에서 여성 관련 연구활동을 하다가 1995년 1월 하와이로 돌아와 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11월 사망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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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은 적 찾아내고, 공격루트 파악하라”… 美, 스마트폰에 참전 명령

    스마트폰이 전투현장에 투입된 미군들의 핵심 장비로 보급된다. 피터 치아렐리 미 육군 중장은 12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올해 안에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실전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최근 6주에 걸쳐 병사 4000명을 대상으로 뉴멕시코 화이트샌즈 기지와 텍사스 포트블리스 기지에서 스마트폰 실전 도입을 위한 사전 모의 테스트를 완료했다.CNN방송은 스마트폰이 도입되는 분야로 크게 텍스트 메시징, 지도탐색, 사진 전송, 리포트 작성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즉, 교전 상황에서 발생하는 긴급정보를 텍스트와 비디오 형태로 작전본부와 교신하고 적군과 아군의 위치를 식별하는 데 필요한 지도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작성하는 데 쓰인다. 스마트폰을 통한 정보 송·수신은 군사용으로 할당된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한다. 미군은 군사용 스마트폰을 별도로 개발하지 않고 이미 시중에서 판매되는 상업용 스마트폰인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윈도폰 등을 사용할 계획이다. 상업용 스마트폰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개발에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는 만큼 군사용 앱스토어를 만드는 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미 국방부는 이미 지난해 64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군사용 앱스토어 구축에 착수해 200여 개의 군수용 앱과 20∼30개의 전술용 앱을 개발했다. 전술용 앱으로 개발된 ‘전술항법’ 앱의 경우 치열한 교전 상황에서 적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없을 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 위치를 촬영하고 컴퍼스로 방향을 측정해 정보를 올리면 앱이 위성으로 적의 위치를 찾아내 지도로 그려준다. 미군은 통합용 운영체계를 개발해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 서로 다른 운영체계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기를 모두 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미군은 육군에 스마트폰을 도입한 후 공군과 해군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상업용 스마트폰을 군사용으로 활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보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소리 수정체 등을 활용한 생체인식 기능을 보강하고 휴대용 기지국을 구축해 주파수 방해를 줄여 나갈 방침이다. 군인들이 교전 상황에서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 장갑도 제작해 보급하기로 했다. 치아렐리 중장은 “이미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군인들이므로 실전에 스마트폰을 도입하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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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통한 패네타… 기대반 걱정반

    리언 패네타 신임 미국 국방장관(73·사진)이 전임 로버트 게이츠 장관과는 180도 다른 발언 스타일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신중하고 사려 깊은 게이츠 전 장관과는 달리 솔직하고 화통한 발언으로 폐쇄적인 국방부 문화에 일대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호평도 듣지만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설화(舌禍)를 부를 수도 있어 보좌관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패네타 장관의 가벼운 입은 최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방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9일 바그다드에서 장병들에게 28분간 연설하는 동안 ‘제기랄(damn, hell)’ 등의 비속어를 16번이나 사용했다. 예를 들어 “이 빌어먹을 나라는 자원이 더럽게도 많아(This damned country has a hell of a lot of resources)”라고 말했다. 해외 방문 시 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게이츠 전 장관과는 달리 기자들을 찾아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미군 병사들과 얘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아프가니스탄에 많이 침투했고 이라크에도 수많은 거점을 두고 있으며 예멘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카불 미군기지에서 “2014년에는 7만 명의 미군이 아프간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2014년까지 아프간 철군을 완료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좌관들은 “2012년을 2014년이라고 잘못 말한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CIA 국장으로 2년 반 재직하는 동안 극도로 말을 아꼈던 패네타 장관이 국방부 수장으로 가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말하기 좋아하는 본래의 스타일을 회복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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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 퇴치 전도사’ 미셸, 딱 걸렸네

    ‘아동비만 퇴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미국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 고칼로리 음식을 포식하는 모습이 목격돼 논란이 분분하다. 아동비만 방지 캠페인을 벌이면서 사석에서는 ‘비만의 주범’인 햄버거를 먹는 것이 위선적인 행동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가 하면 가끔은 고칼로리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오히려 균형 잡힌 식단을 실천하는 데 좋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 미셸 여사가 워싱턴의 셰이크섁이라는 새로 생긴 음식점에 들러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밀크셰이크, 다이어트콜라를 주문해 먹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셸 여사가 먹은 음식은 모두 1556Cal로 하루 필요한 칼로리를 이 한 끼 식사에서 모두 섭취했다는 것. 보도가 나가자 보수 성향 인터넷 사이트와 블로그에서는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셸 여사는 지난해 5월부터 학교 식단을 샐러드와 과일 위주로 바꾸고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신선한 채소 파는 상점을 확대해 어린이 비만을 퇴치해야 한다는 ‘레츠 무브(Let’s move)’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미셸 여사가 이날 주문해 먹은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밀크셰이크는 비만의 치명적 3대 조합이라고 불릴 정도로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이어서 비만방지 캠페인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게 비판론자들의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미셸 여사가 공개 석상에서 햄버거를 주문해 먹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여사는) 여러 지역을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햄버거를 즐겨 먹었으며 샐러드를 주문한 적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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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음의 도시서 실버타운으로 ‘뉴욕 개조’

    미국 뉴욕 이스트할렘 지역에 사는 제니 로드리게즈 씨(69·여)는 장을 보는 게 불편했다.히스패닉계 저소득층 인구가 많이 모여 사는 이곳엔 널찍한 슈퍼마켓이 없기 때문. 카트를 밀고 동네 작은 가게로 장을 보러 가야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스쿨버스를 이용해 편하게 대형 슈퍼마켓에 갈 수 있게 됐다. 이 지역 스쿨버스는 학생을 실어 나르지 않는 시간에 노인들이 자주 찾는 슈퍼마켓, 병원, 공원 등을 오가는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이스트할렘이 뉴욕 시 지정 ‘노인 친화 구역(age-friendly district)’이 되면서부터 찾아오기 시작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년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도시를 노인 친화적으로 리모델링하는 움직임이 미국 곳곳에서 일고 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젊은 직장인 위주로 마련된 도시 인프라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고쳐 나가고 있는 것. 미국에서는 2050년이 되면 인구 5명 중 1명은 60세 이상 노인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85세 이상의 노인은 지난 10년 동안 30% 이상 늘어났다. 과거 노년층이 교외로 생활 터전을 옮겨갔던 것과는 달리 베이비붐 세대는 나이가 들어도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도시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실버 쓰나미’가 앞으로 10∼20년간 미국의 도시 환경을 바꿔 놓을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노인친화 환경 구축에 가장 열성인 도시로는 뉴욕,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포틀랜드 등이 꼽히고 있다. 뉴욕 시에서는 이스트할렘, 어퍼 웨스트사이드, 베드퍼드스투베산트 등 세 곳이 노인친화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노인 밀집 동네의 신호등은 보행자 녹색불이 다른 곳보다 10초 정도 더 오래 켜져 있다. 이 구역 버스정류장 2700여 곳은 모두 노인용 의자를 구비해두고 있다. 택시들은 노인과 장애인들이 편히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차체가 큰 자동차로 바꿔 가고 있다. 노인친화 서비스는 처음에는 공공시설 위주로 시작했지만 상점들도 동참하고 있다. 노인을 위한 서비스를 갖추는 것이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노인친화 상점’이라고 창문에 크게 써 붙인 가게들은 노인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가게 앞에 간이의자를 마련해두고 있다. 또 상점들은 노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큰 글씨로 된 가격표와 안내문을 붙여둔다. 애틀랜타 시 주택당국은 노인 주거용 아파트에 완만한 경사로를 만들고 경사로 입구에 버스 정류장을 설치하고 있다. 또 노인들이 자주 찾는 도서관을 노인센터나 노인용 아파트, 버스 정류장 근처에 만들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공원에서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구역을 따로 만들어 노인들이 편하게 공원을 산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노인 아파트에 완만한 경사로를 확보하고 복도를 넓게 만들도록 했다. 노화 전문가인 앤드루 샬락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는 “도시환경 개선의 핵심은 노인들을 고립감으로부터 탈출시키는 것”이라며 “경제가 더 좋아지면 도시 인프라를 노인친화적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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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티 포드 여사 별세… 솔직함으로 美사로잡은 영부인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베티 포드 여사(사진)가 8일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아이젠하워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뉴욕타임스는 “베티 여사는 1974년 8월부터 1977년 1월까지 3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영부인이었지만 특유의 솔직함으로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부인 중 한 명이었다”고 보도했다. 1918년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후 1942년 첫 남편과 결혼했다가 5년 후 이혼했으며 곧바로 당시 해군 중위였던 포드 전 대통령과 교제를 시작해 1948년 결혼했다. 1974년 9월 영부인이 된 지 한 달 만에 유방암 진단 사실을 공개하고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았으며 남녀 동등 헌법 개정안(ERA)과 여성 낙태권을 지지하는 등 민감한 이슈에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베티 여사는 백악관을 떠난 후 1978년 알코올의존증과 약물중독 사실을 공개하고 전문 치료시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그는 1982년 자신의 치료 경험을 살려 캘리포니아 주 랜초미라지에 알코올의존증·약물중독 재활치료 기관인 ‘베티포드센터’를 세웠으며 이곳에서는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많은 유명인과 일반인이 치료를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인 낸시 여사는 “베티 여사는 유방암에 대해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 베티포드센터에서 훌륭한 업적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회고했다. 베티 여사의 장례식은 노년생활을 보낸 캘리포니아 주 팜데저트와 젊은 시절을 보낸 미시간 주 그랜드래피즈에서 12일과 14일 두 번에 걸쳐 열리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부인 로절린 여사와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부인 린 여사가 조사(弔詞)를 읽을 예정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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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티맘이 무죄라니”… 성난 美 ‘케일리 法’ 만든다

    미국에서 두 살 된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케이시 앤서니 씨가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아이의 실종이나 사망을 빨리 신고하지 않은 부모를 중죄로 처벌하는 법안이 여러 주에서 추진되고 있다.현재 앤서니 씨의 딸 케일리(사진)의 이름을 딴 ‘케일리 법(Caylee Law)’을 추진하는 주는 최소 16개에 달한다. 주마다 법안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부모나 법적 후견인이 아이의 실종이나 사망 후 일정 기간에 신고하지 않으면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앤서니 씨의 재판이 열렸던 플로리다 주에서 발의된 법안은 부모나 아이를 돌보는 사람이 12세 미만 아동의 실종을 48시간 이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중죄로 처벌하도록 했다. 또 아이가 숨졌을 때는 2시간 안에 신고하도록 했다. 켄터키 주에서는 12세 미만 아동이 실종됐을 때 12시간 이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1∼5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조지아, 캔자스, 루이지애나, 뉴저지, 뉴욕,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펜실베이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웨스트버지니아 등도 비슷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인터넷에서는 아이의 실종을 빨리 신고하지 않는 부모를 연방법으로 처벌하자는 온라인 청원 운동(change.org)이 한 오클라호마 여성의 주도로 시작돼 현재 70만 명이 서명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앤서니 씨는 2008년 6월 딸이 실종됐는데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파티와 쇼핑을 즐겼으며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앤서니 씨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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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3월 디도스공격 매우 정교… 유모차 경주에 슈퍼카 내보낸 셈”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국부 공격(Surgical Strike)’이 아닌 ‘대형 망치(Sledgehammer)’로 때려대는 전방위 폭격이었다.”북한이 올해 3월 한국 주요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을 벌인 것은 한국 정부의 대응능력을 정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미국 정보보안업체 맥아피의 드미트리 알페로비치 위협분석 담당 부사장(사진)은 7일 말했다. 그는 “북한은 향후 전쟁 발발 시 한국 주요 정부기관의 보안망을 무력화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미리 알아보기 위해 ‘사이버 전쟁 연습(Cyber War Drill)’을 벌인 것”이라고 밝혔다.5일 공개된 맥아피 보고서 ‘열흘간의 비(Ten Days of Rain)’의 총괄 책임자인 알페로비치 부사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3월 디도스 공격은 매우 ‘특이한(peculiar)’ 공격이었다”며 “이 같은 공격을 감행할 만한 주체는 북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맥아피는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에 본사를 둔 인텔의 정보보안 자회사로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2009년 7월과 올해 3월 발생한 디도스 공격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다음은 일문일답.―이번 디도스 공격이 특이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원래 디도스 공격은 악성코드를 유포시켜 특정 사이트의 정보 흐름을 늦추거나 막는 비교적 쉬운 형태의 사이버 공격이다. 그런데 이번 디도스 공격에 사용된 소프트웨어는 매우 정교하게 설계돼 있다. 유모차 경주대회에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를 가지고 출전한 것이나 마찬가지다.”―왜 이번 디도스 공격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보는가. “이번 공격이 매우 고난도 기술로 전산망을 교란시키는 단순 작업만 수행했다는 것은 다른 목적, 즉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적 동기를 가지고 공격을 감행할 만한 주체는 북한밖에 없다. 북한의 목적은 한국이 얼마나 빨리 보안망의 문제를 발견하고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이번 디도스 공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교했나.“공격이 탐지돼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층의 암호체계를 사용했다. 디도스 공격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현상이다.”―2009년 7월과 올 3월 디도스 공격을 비교한다면….“두 공격에 동원된 악성코드를 분석해보면 일치하는 측면이 많다. 동일 주체의 소행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한국의 디도스 공격 조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2009년 디도스 공격 때 백악관, 국무부 등 미국 웹사이트가 다수 포함돼 있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안철수연구소 등과 조사를 벌였다. 이번에도 한국 정부로부터 조사 요청을 받고 4, 5주 동안 10∼12명의 연구원을 투입해 조사했다.” ―보고서 제목 ‘열흘간의 비’는 무슨 의미인가.“3월 4일부터 열흘간 디도스 공격 기간에 악성코드 트래픽이 홍수를 이뤘다가 흔적도 없이 소멸된 것을 뜻한다. 또 열흘간의 공격이 앞으로 더 큰 북한 사이버 공격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이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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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P, 칸 박사 진술서-北노동당 비서 편지 공개

    북한이 1998년 파키스탄으로부터 핵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파키스탄 군부 고위 수뇌부에 현금 350만 달러(약 37억 원)와 다이아몬드 루비 등 보석을 뇌물로 건넸다고 파키스탄 ‘핵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사진)가 폭로했다. 7일 워싱턴포스트(WP)는 1998년 전병호 당시 북한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현 정치국 위원 겸 내각 정치국 국장)가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 사본을 단독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편지가 진본일 경우 북한의 핵개발 배경과 관련한 지루한 논쟁을 종결시킬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한국 일부 야권 및 진보진영에서는 북한이 1994년 제네바 합의로 중단한 핵개발을 재개한 것은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적대정책에 맞서기 위해서라며 ‘핵위기의 미국책임론’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칸 박사의 폭로는 제네바합의에 따른 대북지원을 진행 중이던 1990년대 중후반에 북한이 이미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구체적으로 추진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UEP를 수입하려 했다는 것은 칸 박사가 과거 자서전 등을 통해 주장한 바 있으나, 북한 측이 작성한 구체적 문건으로 증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P는 1998년 편지 이외에도 2004년 칸 박사가 가택 연금 상태에서 파키스탄 정부 조사에 대비해 작성한 11쪽짜리 진술서도 공개했다. 이 진술서와 편지는 워싱턴 극동정책연구소 사이먼 헨더슨 연구원이 칸 박사에게서 받아 놓은 것이다. 전 비서는 1998년 7월 15일 보낸 편지에서 “파키스탄 주재 북한대사관의 강태윤 참사로부터 ‘북한은 제항기르 카라마트 파키스탄 당시 참모총장에게 300만 달러를 전달했으며 50만 달러와 다이아몬드 및 루비 3세트가 줄피카르 칸 당시 중장에게 전달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칸 박사에게 돈 전달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어 “비행기로 파키스탄에 미사일 부품을 보낼 예정이니 그 비행기 편에 핵 기술 자료들과 부품들을 실어올 수 있도록 파키스탄 주재 북한 대사관 관리에게 전해 달라”고 덧붙였다. 편지 마지막 부분에는 ‘북한노동당 비서 전병호’라는 사인이 찍혀 있다. 이 편지 작성 직전인 1998년 5월 파키스탄은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은 그해 8월 대포동 1호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편 2004년 작성된 진술서에서 칸 박사는 “전 비서는 1990년대 파루크 레가리 파키스탄 대통령을 만나고 주요 핵 실험실을 방문했으며 수십 명의 북한 기술자들이 파키스탄에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칸 박사는 또 “강 참사가 우선 50만 달러가 든 가방을 나에게 줘 내가 직접 카라마트 참모총장에게 배달했다”며 “강 참사는 핵 농축기술을 제공할 경우 추가로 250만 달러를 주겠다며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WP는 진술서와 편지의 진위가 100%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의심했던 정황과 일치해 상당한 신빙성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 전 비서의 친필 서명은 진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전형적으로 편지지 위쪽에 인쇄문구가 없는 북한 서한의 형식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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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20대 파티맘’ 무죄평결

    미국을 떠들썩하게 한 두 살짜리 딸 살해혐의 재판에서 무죄 평결이 내려졌다. 미 플로리다 주 올랜도 순회재판소는 딸을 살해한 혐의로 아동학대와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된 케이시 앤서니 씨(25)에 대해 배심원단이 무죄 평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앤서니 씨는 수사당국에 위증을 한 혐의에 대해서만 최대 징역 1년형을 받을 수 있는 유죄 평결을 받았지만 이미 2008년 9월부터 현재까지 복역해 왔기 때문에 곧바로 자유의 몸이 됐다. 재판 내내 무표정한 모습이던 앤서니 씨는 무죄 평결 낭독 순간 눈물을 흘렸다. 재판에서 검찰은 앤서니 씨가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 딸을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단은 딸이 집 수영장에서 사고로 익사했다고 맞섰다. 법률 전문가들은 검찰이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시체가 너무 부패해 사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한 것도 검찰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무죄 평결에 대해 인터넷 트위터 등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딸이 실종됐는데 신고도 하지 않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겨온) 앤서니 씨는 재판에서는 무죄 평결을 받았지만 ‘여론’이라는 또 다른 법정에서는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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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군 우울증 자살 막아라”… 전쟁 스트레스와의 전쟁

    ‘마음이 강한 군인으로 거듭나라.’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군인이 급증하면서 미군 당국이 심리치유 프로젝트인 ‘포괄적 군인 건강(CSF·Comprehensive Soldier Fitness)’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CSF 프로그램은 미 육군 110만 명을 대상으로 1억25000만 달러가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신체건강만을 우선시했던 미군의 훈련 시스템에 중대한 방향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4일 보도했다. CSF 프로그램은 연이은 전장 배치로 전투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군인들이 정신적으로 재무장할 수 있도록 심리훈련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단계로 군인들은 직무, 인간관계, 전반적인 삶 만족도에 대한 온라인 자기평가 테스트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2단계는 본격적인 심리치유 훈련으로 군인들은 소규모 그룹을 구성해 ‘마스터 강화 트레이너(MRT)’라고 불리는 훈련교관과 함께 정신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라운드 테이블 세션을 갖는다. 전장에서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과 가정불화 등의 고민을 털어놓고 MRT로부터 부정적 사고를 몰아내는 위기관리 테크닉을 배운다. 예를 들어 교육내용 중에는 영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관객을 감동시킨 휴대전화 세일즈맨 폴 포츠의 사례를 비디오를 분석하며 성급한 결정의 위험성을 토론하는 시간도 포함돼 있다. CSF는 2008년 조지 W 케이시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펜실베이니아 의대 긍정심리학센터에 군인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우울증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심리치유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긍정심리학센터는 이를 군대 상황에 맞도록 조정해 CSF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군 당국이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 것은 군인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증가로 인한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 통계에 따르면 현역 군인의 자살은 2008년 138명에서 2009년 162명으로 늘었다. 배우자와 자녀 학대는 2004년 923건에서 2009년 1625건, 알코올의존증 및 약물중독은 1999년 1만5000건에서 2009년 2만2500건으로 증가했다. 군인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프로그램 감독을 맡은 론다 코넘 준장은 “지금까지 군이 사후대처 방식으로 군인들의 정신적 문제를 해결해왔다면 이제는 선대응 방식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학교 환경에서 개발된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군 상황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군인들이 오히려 상황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하지 못해 자신과 동료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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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은 지금]‘20대 파티 맘’ 앤서니 재판에 美 들썩

    지난 2년 9개월 동안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앤서니 재판’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치닫고 있다. 두 살짜리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케이시 앤서니(25·사진) 재판은 3일 최종논고와 변론이 끝나 배심원단 손으로 넘겨졌다. 앤서니는 2008년 10월 두 살 된 딸 케일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일급 살인, 위증,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형이 확정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O J 심슨 아내 살해 사건, 윌리엄 케네디 스미스 강간 사건 등 유명인이 피고석에 서는 재판에 워낙 관심이 많은 미국인들이지만 이번 사건은 평범한 20대 여성이 피고로 등장하는 사건임에도 미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3년 가까이 진행된 재판은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생중계되다시피 방송됐고 이날 최종논고와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취재진과 방청객들로 일대 장사진을 이뤘다. 이유는 앤서니의 딸 살해 동기 때문이다. 검찰 주장대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겼던 22세의 젊은 엄마가 자신의 삶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딸을 살해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모성과 가족의 가치를 부정하는 충격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앤서니의 딸 케일리는 2008년 6월 실종됐다. 앤서니는 19세 때 싱글맘으로 케일리를 낳았으며 사건 당시에는 나이트클럽을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앤서니는 딸이 실종됐는데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 실종된 지 한 달이 지난 뒤 앤서니 모친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곧바로 앤서니에게 혐의를 둔 검찰은 그를 일급살인죄로 기소했다. 케일리는 실종 6개월 만인 12월 집 근처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검찰은 이날 최종논고에서 “엄마가 원하는 삶과 짊어져야 하는 삶 중에서 한 가지는 희생해야 했는데 앤서니는 자식을 희생시키는 것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3년여 재판 내내 무표정한 모습으로 일관했던 앤서니는 이날 검찰이 자신과 딸이 함께 노는 비디오를 방송하자 잠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미 언론은 검찰이 앤서니가 양육에는 관심이 없는 ‘파티 걸’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결정적인 살해동기와 확실한 법의학적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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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한류 실핏줄’ 흐른다]연예 한류, 문화-역사 등 ‘知的 한류’로 진화

    멕시코의 한류를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히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멕시코인의 지적, 창의적 욕구를 자극하는 ‘학문 한류’ ‘탐구 한류’로 심층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멕시코시티 콜맥스대 대학원은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올 가을학기부터 한국학을 단독 연구과정으로 개설했다. 대학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역연구특화 대학인 이 대학은 지금까지는 아시아학 프로그램 내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학생을 매년 1명 정도 두었지만 올해부터는 단독 과정으로 만들었다. 이미 전공 학생이 4명 입학했다. 학비와 한국 유학비용 등은 학교가 부담한다. 후안 펠리페 로페스 한국학 과장은 “아시아학 연구의 중심이 일본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삼성 LG 제품이 널리 보급되면서 단기간 내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식민통치와 전쟁을 극복한 한국에 대한 동질감이 멕시코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서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멕시코 중부 태평양 연안 나야리트 주 나야리트자치대는 학생 2만8000명 규모의 주립대로 한국학 연구에서는 독보적이다. 지난해 9월에는 남미와 한국, 미국의 한국학 연구자들을 초청해 ‘멕시코에서 바라본 한국에 대한 패러다임’이라는 국제 학술세미나도 열었다. 또 학부 과정에서 한국학을 개설해 내년 가을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학자들의 모임도 만들어졌다. 멕시코 한국학 학자 31명은 2009년 멕시코 중부 콜리마대에서 ‘멕시코 한국학 아카데미’를 결성해 다른 중남미 국가의 한국학 학자들과 학문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알프레도 로메로 멕시코자치국립대 정치사회학과 교수는 “처음에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전적으로 받은 나라인데 따로 연구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던 학자들도 한국의 문화적 견고함을 알게 되면서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남미에서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세계화 물결에 직면한 이 지역 국가들에 훌륭한 발전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정부는 한류 드라마와 가요를 넘어 한국을 좀 더 심층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멕시코시티=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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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특허권, 먼저 출원해야 딴다

    미국 하원은 미국 특허제도의 오랜 원칙이던 ‘선(先)발명주의’를 폐기하고 ‘선출원주의’를 채택한 특허법 개정안을 지난달 23일 통과시킨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선발명주의(first-to-invent system)’는 특허 출원 여부에 상관없이 가장 먼저 특허 아이디어를 발명한 사람에게 특허권을 주는 제도로 미국은 개인 발명가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1790년 특허상표청(PTO) 설립 이후 이 제도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발명 시점에 관계없이 가장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특허권을 주는 ‘선출원주의(first-inventor-to-file system)’를 채택하고 있어 미국 특허제도가 세계 조류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IBM, 구글, 애플 등 정보기술(IT) 대기업은 선발명주의가 최초 발명가가 누구인가를 놓고 분쟁이 벌어질 소지가 높고 분쟁 해결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며 선출원주의를 오랫동안 요구해왔다. 반면 소규모 발명가와 대학 연구소 등은 선출원주의가 신속한 특허출원 능력을 갖춘 대기업에만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반대해왔다. 이번 하원 통과에 앞서 상원도 이미 유사법안을 올 3월 처리한 바 있어 상하 양원은 조만간 각각의 법안을 조정하는 입법 절차를 거쳐 연내에 통합법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선출원주의’를 공식화할 경우 미국에서 특허등록을 받은 한국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특허권자가 “실제론 내가 더 먼저 발명했다”고 뒤늦게 주장하고 나서는 미국 발명가나 기업에 특허권을 빼앗길 위험이 없어지게 된다. 또 ‘선출원주의’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맞물려 미국 내 한국 기업의 특허출원이 늘어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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