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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11시 59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군의 마지막 C-17 수송기가 이륙했다. 수송기에 마지막으로 올라탄 사람은 미 육군 82공수사단 사령관인 크리스 도나휴 소장. 이를 통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당초 미군 철군 시점으로 제시했던 31일보다 하루 앞서 철군이 완료됐다.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철군 완료 약 2시간 후 미 국방부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카불 공항에 남겨진 모든 미군 장비를 무력화했다. 아무도 다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 이슬람국가(IS) 등 아프간 내 이슬람 무장단체가 미국의 최신식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고장 냈다는 뜻이다. 미군이 무력화한 장비에는 공항 내 미사일 방어체계 ‘C-RAM’, 장갑차 70대, 험비 27대, 항공기 73대 등이 포함됐다. 국방부는 트위터에 마지막 탑승자인 도나휴 소장을 야간투시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고 ‘카불 작전을 마치고 아프간을 떠나는 마지막 미군’이라고 소개했다.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92년 임관한 도나휴 소장은 아프간 이라크 동유럽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누빈 베테랑 군인이다. 미 국방전문매체 디펜스원은 도나휴 소장이 카불에서 출발하기 직전 대원들에게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모두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탈레반 대원들이 카불 공항 격납고에서 미군이 남기고 간 헬기 등을 확인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일부 헬기에서는 창문과 문이 부서지고, 비행에 필요한 항공전자장비 등이 훼손됐다. 다만 미 참전용사를 위한 비영리단체 베테랑십독오브아메리카는 트위터에 미군이 군견 일부를 카불에 남겨두고 왔다며 구출을 위한 모금을 시작했다. 미 동물보호단체 아메리칸휴메인 또한 “미군이 적에게 고문당하고 죽을 수 있는 군견을 남기고 철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용맹한 군견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작전을 수행했다”고 가세했다. 이들은 탈레반이 조만간 군견을 도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게이트 바로 앞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기획자(planner)와 조력자(facilitator) 각 1명을 27일(현지 시간) 밤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제거했다고 28일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 사용된 MQ-9 리퍼 드론은 아랍에미리트(UAE) 미군기지에서 이륙한 뒤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 주도 잘랄라바드의 외딴 지역까지 날아가 2명이 타고 있던 차량을 타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폭격지 영상을 보면 이번 드론 공습은 주택 한 채에 매우 제한된 손상을 남긴 정밀 타격으로 보인다. 공격이 이뤄진 뒤 영상에는 집 마당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고 그 옆에 릭샤(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는 삼륜차)처럼 생긴 차량 한 대가 까맣게 그을려 있다. 집 벽면에는 파편이 튀어 구멍이 파인 게 보이고 건물 창문은 떨어져 나가 있다. WSJ에 따르면 이번 공습에는 특수 헬파이어 미사일 R9X가 사용됐다. 미사일은 폭발하는 대신 내장된 칼날 6개가 나오면서 타깃을 공격한다. 타깃을 핀포인트하는 공격으로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됐다. WSJ는 군에서는 이 미사일을 ‘닌자 미사일’ 또는 ‘나는(flying) 긴수(Ginsu·1970년대 많이 팔린 미국 식칼 브랜드)’라 부른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은 자동차, 빌딩 등 타깃 위에 꽂히도록 설계돼 인근 건물이나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한다. 미 정부는 2019년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이 미사일의 존재를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 무기로 2017년 1월 시리아에서 알카에다 2인자 아부 카이르 알 마스리, 지난해에는 이라크 공항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사살했다. 리퍼가 ‘하늘의 암살자’, ‘헌터 킬러(Hunter killer)’로 불리는 것도 이처럼 가공할 무기로 적국 수뇌부나 테러조직의 지휘부를 쥐도 새도 모르게 암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 수뇌부를 제거하는 ‘참수 작전’의 핵심 전력인 셈이다. 미국이 90여 대를 운용 중인 리퍼의 작전 수행에는 최첨단 군사기술이 총동원된다. 첩보위성이 수집한 표적의 위치나 이동 정보가 위성을 통해 네바다주 크리치 공군기지 등 미 본토의 지상 드론작전통제실에 전달되면 드론 조종사들이 위성망으로 수천 km나 1만 km 이상 떨어진 리퍼를 원격 조종하게 된다. 드론 조종사들은 리퍼 동체의 앞부분 하단에 장착된 공 모양의 최첨단 감시장비로 표적을 정밀 추적하다 사살 명령이 떨어지면 기체 날개에 탑재된 헬파이어 공대지미사일이나 레이저유도폭탄을 쏴 제거하게 된다. 테러 지휘부 등은 자신이 표적이 됐는지, 어디서 미사일이 날아오는지도 모른 채 기습을 당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에는 ‘경량급 리퍼’로 불리는 그레이이글(MQ-1C) 10여 대가 2019년부터 전북 군산기지에 배치돼 운용 중이다. 덩치와 무장이 리퍼보다 작은 그레이이글은 헬파이어와 바이퍼 스트라이크(GBU-44/B) 정밀유도폭탄을 장착하고 최대 30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한반도 전역을 연속 비행하며 고화질 감시는 물론이고 유사시 아파치 공격헬기와 유무인 합동작전으로 북한 기계화부대 및 공기부양정 제거 임무도 수행한다. 군 소식통은 “리퍼처럼 적 지휘부 제거 작전도 가능해 북한엔 요주의 대상”이라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최소 170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장세력에 대한 미국의 보복이 시작됐다. 미국은 28일(현지 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로 이번 테러를 감행한 IS-K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해 테러 기획자(planner)와 조력자(facilitator) 각 1명을 제거했다. 공습 완료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극악한 공격에 관여된 자들을 끝까지 뒤쫓아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응징을 예고했다. 미국은 다음 날인 29일에도 카불에서 폭탄을 싣고 공항으로 향하던 테러범들의 차량을 드론으로 공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9일 오후 카불 국제공항 인근 민가에는 로켓포가 날아들었다. 이 민가가 IS의 비밀가옥이라는 의혹이 있으나 로켓포 공격이 이날 미군의 추가 공습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아프간 현지 매체 아스바카뉴스는 목격자를 인용해 이 로켓포 공격으로 6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사상자 중에는 여성과 아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현지에서는 여전히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들의 공항 공격 위협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24∼36시간 내에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보고를 지휘관들로부터 받았다”고 했다.바이든 “이것이 끝 아니다” 추가 응징 예고 아프간 확전 양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군이 보복 공습을 마친 뒤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극악한 공격에 관여된 자들을 끝까지 뒤쫓아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응징을 예고했다. 이번 테러에 대한 보복 조치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지침은 백악관에 묻지 말고 ‘그냥 진행하라(just do it)’는 것이었다고 한다. 미군을 희생시킨 테러범들을 최대한 강력하고 신속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가 담긴 조치다. 미국의 보복 공습은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연설에서 IS-K를 향해 “용서하지 않겠다. 잊지 않겠다.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보복을 다짐한 지 만 이틀이 안 돼 이뤄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군은 IS-K와 연관된 주요 대상들은 백악관 승인 없이도 곧바로 타격할 수 있는 전권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부여받았다. 펜타곤 지도부는 이미 이런 권한을 갖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다시 확인하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이번 아프간 사태로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군사적 대응에 나서 단호한 결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저녁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테러범들)이 더 이상 지구상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불 공항 인근에 추가 테러 위협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미국이 추가 보복을 벼르는 상황에서 주요 조직원을 잃은 IS-K가 재보복에 나설 경우 확전의 가능성도 있다.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은 29일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테러) 위협이 있다”며 “카불 공항 인근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은 즉시 공항을 떠나야 한다”는 내용의 경보를 다시 발령했다. 미국의 철군 시한(8월 31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인 등 민간인 탈출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27일 하루 동안 6800명이 탈출하면서 14일 이후 현재까지 11만7000명이 아프간을 빠져나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최소 170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장세력에 대한 미국의 보복이 시작됐다. 미국은 28일(현지 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로 이번 테러를 감행한 IS-K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해 테러 기획자(planner)와 조력자(facilitator) 각 1명을 제거했다. 공습 완료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극악한 공격에 관여된 자들을 끝까지 뒤쫓아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응징을 예고했다. 미국은 다음 날인 29일에도 카불에서 폭탄을 싣고 공항으로 향하던 테러범들의 차량을 공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9일 오후 카불 국제공항 인근 민가에는 로켓포가 날아들었다. 이 민가가 IS의 비밀가옥이라는 의혹이 있으나 로켓포 공격이 이날 미군의 추가 공급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아프간 현지 매체 아스바카뉴스는 목격자를 인용해 이 로켓포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사상자 중에 여성과 아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에서는 여전히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들의 공항 공격 위협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24~36시간 내에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보고를 지휘관들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군이 보복 공급을 마친 뒤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 극악한 공격에 관여된 자들을 끝까지 뒤쫓아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응징을 예고했다. 이번 테러에 대한 보복 조치와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침은 백악관에 묻지 말고 ‘그냥 진행하라(just do it)’는 것이었다고 한다. 미군을 희생시킨 테러범들을 최대한 강력하고 신속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가 담긴 조치다. 미국의 보복 공습은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백악관 연설에서 IS-K를 향해 “용서하지 않겠다. 잊지 않겠다.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보복을 다짐한 지 만 이틀이 안 돼 이뤄졌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군은 IS-K와 연관된 주요 대상들은 백악관 승인 없이도 곧바로 타격할 수 있는 전권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부여받았다. 펜타곤 지도부는 이미 이런 권한을 갖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다시 확인하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이번 아프간 사태로 취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군사적 대응에 나서 단호한 결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저녁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테러범들)이 더 이상 지구상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불 공항 인근에 추가 테러 위협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미국이 추가 보복을 벼르는 상황에서 주요 조직원을 잃은 IS-K가 재보복에 나설 경우 확전의 가능성도 있다. 카불 주재 미국대사관은 29일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테러) 위협이 있다”며 “카불 공항 인근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은 즉시 공항을 떠나야 한다”는 내용의 경보를 다시 발령했다. 특히 사우스(에어포트 서클)게이트, 내무부 신청사, 공항 북서쪽에 있는 판즈시르 주유소 근처 게이트에 테러 위협이 제기됐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미국의 철군 시한(8월 31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인 등 민간인 탈출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27일 하루 동안 6800명이 탈출하면서 14일 이후 현재까지 11만7000명이 아프간을 빠져나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로 현지에 남아 있는 자국민을 데려와야 하는 국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대피 임무를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캐나다, 덴마크, 벨기에, 노르웨이 등 상당수 국가들은 대피 작전을 중단했다. 26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아프간 현지에는 아직 약 1000명의 미국인이 남아 있다. 이들 중 3분의 2가량은 아프간을 떠나기 위한 절차들을 밟고 있고 나머지는 아프간에 남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4일 이후 지금까지 자국민과 현지인 협력자 약 10만100명을 대피시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6일 카불 공항 테러 1시간 뒤 “마지막 순간까지 구조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지만 영국의 구조 작업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27일 “현재까지 공항에 들어와 떠날 준비가 다 된 인원까지만 대피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은 지금까지 1만3146명을 피신시켰다. 캐나다, 덴마크, 벨기에,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은 대피작전을 중단했다. 웨인 에어 캐나다군 합참의장 대행은 “아프간 탈출 작전을 펴온 카불 현지의 캐나다 군용기가 마지막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간에는 캐나다 국적자와 이송 대상 난민 등 수천 명이 남아있는 상태다. 앞서 독일과 네덜란드는 테러가 임박했다는 첩보가 들리자 26일부로 아프간 탈출 수송 작전을 중단했다. 일본은 아프간에 남은 일본인과 현지인 협력자 약 500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수송기 3대와 정부 전용기 1대를 파키스탄으로 보냈지만 이들 대부분이 공항으로 오지 못해 일본인 1명만 대피시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부근에서 26일(현지 시간)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직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Khorasan·호라산)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 BBC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에 따르면 IS-K는 2015년 IS가 호라산 지역으로 확장하며 만든 지역 조직이다. 호라산은 현재 아프간 북부와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 등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IS는 2001년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에서 이라크를 근거로 한 세력이 2014년 독립해서 만든 단체다. 알카에다, IS, 탈레반은 모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로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수니파는 전 세계 이슬람 신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IS-K는 탈레반 지도부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가담하면서 탈레반보다 더욱 폭력적인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고 있다. 이들은 탈레반을 두고 “너무 온건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BBC는 “IS-K는 아프간에서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무장조직”이라고 전했다. 탈레반이 아프간 지역에만 관심 있는 것과 달리 IS-K는 아프간 외의 중앙아시아 국가 등에서도 이슬람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노선 차이도 보이고 있다. IS-K의 목표는 “예루살렘과 미국 백악관 위로 깃발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미국 등 서방 국가와 타협하지 않고 비이슬람권을 상대로 계속해서 ‘성전’(지하드)을 벌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달 중순 알카에다는 탈레반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IS-K는 “미국과의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고 탈레반을 비난했다. 탈레반도 IS-K를 적대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탈레반은 아프간 바그람 미 공군기지 내 감옥에 있던 수백 명의 죄수를 풀어주면서 IS-K의 전 지도부를 포함해 대원 8명은 사형시켰다. 탈레반은 현재 국제사회의 인정을 원하는데 아프간에서 극단적인 테러를 자행하는 IS-K의 존재를 걸림돌로 보고 있다. 탈레반은 이번 테러에 대해 “카불 공항 민간인 폭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악의 무리(Evil Circle)는 엄중히 저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IS-K의 현재 조직원은 1500∼2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3000∼4000명 정도로 분석됐던 규모에 비해선 다소 줄어든 수치다. 미국은 IS를 괴멸 직전까지 몰아넣었지만 완전히 뿌리 뽑진 못했다. CSIS에 따르면 IS-K는 2017년 1월부터 이듬해 말까지 아프간에서 84차례, 파키스탄에서 11차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아프간에선 819명이 사망했다. 이번 테러 배경을 놓고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간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탈레반이 아프간 점령으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자 IS-K가 많은 이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미국 통제 지역을 콕 집어 목표로 삼은 것은 확실한 과시효과, 홍보효과를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IS-K에 가담해 세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알카에다·IS 및 탈레반 제재위원회 모니터링팀은 6월 “(IS-K가) 아프간에서 ‘순수 저항주의 조직’으로 자리매김해 탈레반 내 불만세력과 무장요원들을 규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6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CNN 등 여러 매체들은 미군 13명과 아프간인 최소 90명이 사망했다고 28일 보도했다. 미국 CBS뉴스는 아프간 보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최소 170명이 숨졌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미국의 아프간 철군 시한(8월 31일)을 닷새 남기고 우려했던 테러가 현실화하면서 현지 상황은 극도의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추가 테러 가능성까지 제기돼 아프간 현지에 자국민들이 남아 있는 나라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테러 세력을 향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보복을 다짐했다. 외신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경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게이트 바로 앞과 이 게이트에서 250m가량 떨어진 바론호텔 인근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BBC에 따르면 애비게이트 앞에서는 자살폭탄 조끼를 입은 테러범이 목격됐다. 호텔 주변은 폭탄을 실은 차량을 이용한 테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건의 폭탄 테러 사이에는 총격도 잇따랐다. 이번 테러로 해병대원 10명을 포함한 미군 13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다쳤다. 20년 만에 다시 아프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 측도 이번 테러로 최소 28명의 대원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극도의 혼란으로 피해 상황 파악이 쉽지 않아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이번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의 소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탈레반은 아프간 내 미국인들의 탈출에 협조해왔고 IS와는 2015년부터 충돌을 빚어온 적대관계라고 전했다. 이번 테러가 탈레반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IS도 아랍권 언론인 아마끄 뉴스통신을 통해 미군에 협력한 아프간 조력자들을 노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테러범을 처벌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추가 테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테러리스트들의 다음 타깃은 아프간을 벗어나려는 수백 명의 피란민을 태운 수송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에는 아직 1000명가량의 미국인이 남아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테러를 규탄하며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30일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회의를 소집했다. “테러 현장, 최후의 날 같았다… 회오리속 비닐처럼 사람 날아가”참혹했던 카불공항 테러 순간탈출 대기 수천명 인파 속 폭발음… 사방에 시신 널리고 비명 가득날려간 희생자 배수로에도 쌓여… 폭발 직후 총격 소리에 혼비백산병원 영안실 꽉 차고 밤새 수술26일(현지 시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주변에는 참상이 빚어졌다.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항 주변으로 연일 수천 명이 몰려들고 있던 가운데 이날 오후 6시경 공항 동문과 남문 사이에 있는 애비게이트 근처 인파 속에서 자살테러범의 폭탄이 고막을 찢는 폭음을 내며 터졌다. 잠시 뒤 애비게이트 폭발 현장에서 약 250m 떨어진 바론호텔 근처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강력한 폭발로 사람들이 날아갔고, 거리는 순식간에 비명과 절규로 가득 찼다.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은 “회오리바람 속 비닐봉지처럼 사람들의 몸이 날렸다. 폭탄이 터진 곳에는 남녀노소의 몸이 흩어져 있었다”며 “마치 ‘최후의 날(doomsday)’ 같았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게이트 앞에서 10시간 줄을 섰다는 아프간 남성은 “누군가가 내 발 밑에서 땅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고 폭발이 있던 당시의 위력을 전했다. 밀라드라는 이름의 남성은 “순식간에 사방에는 시신들이 즐비했고 완전히 공황상태가 됐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추가 테러를 우려한 사람들은 폭탄이 터진 반대 방향으로 우르르 뛰었다. 폭발이 있은 직후 총격도 있었지만 누가 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과 외신에 따르면 테러 현장의 참혹함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피가 흐르는 길 위에는 희생자들의 가방과 물병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영상 속 희생자들의 흩어진 주검은 소지품들과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폭발로 날아간 희생자들의 시신은 공항 담과 좁은 길 사이 배수로에도 쌓였다. 아프간 축구 국가대표팀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의 시신이 한 소년의 시신과 함께 물에 잠긴 채 떠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모하마드 샤 씨는 피란하려는 친구와 함께 공항에 갔다가 테러를 목격했다. 샤 씨의 친구는 최근 결혼하려고 프랑스에서 입국했다가 아프간을 떠나려던 참이었다. 공항 게이트 주변에 몰린 인파를 뚫고 가는 친구를 멀리서 보고 있던 중에 폭발음이 들렸다. 샤 씨는 “배수로가 시체로 가득했다”면서 “샌들을 보고서야 친구의 주검을 가려내 부모님께 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살아있는 이들은 가까스로 팔을 움직이며 도움을 요청했다. 사람들은 쓰러진 이의 생사를 확인하며 부상자를 구조하고 폭발로 훼손된 주검을 수레에 실었다. 넋이 나간 듯 멍한 채 지켜보는 이들도 있었다. 곧 도착한 구급차들이 피투성이가 된 부상자를 실어 날랐다. 한 아프간인 생존자는 “땅바닥에 쓰러진 다섯 살 여자아이를 안아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내 품 안에서 죽었다”고 했다. 비정부 의료지원단체 대표인 로셀라 미치오는 알자지라에 “폭발력이 어마어마했다. 사지가 산산조각이 나고 뼈가 부러졌다. 파편에 맞은 부상자와 희생자들이 잇따랐다”고 했다. 카불의 병원 영안실에는 빈자리가 없었고, 수술이 밤새 이어졌다.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이들이 병원으로 몰렸다. 폭탄 테러가 벌어진 애비게이트는 피란하려는 외국인과 아프간인들의 신원 확인 절차가 이뤄지는 공항의 주요 출입구다. 프랑스24는 애비게이트가 “피란민이 모여드는 미팅(meeting) 포인트”라고 했다. 테러 발생 불과 몇 시간 전 위성사진과 동영상은 이 공항 게이트 근처 외벽과 주변 건물 사이의 넓지 않은 길에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바론호텔 역시 미국인과 영국인 등 아프간을 떠나려는 이들이 모여 머물렀던 곳이다. 아프간인들은 “테러가 우려되니 공항 주변을 떠나라”는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뜨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그러지 못했다. 탈레반은 전날 “아프간인은 공항으로 갈 수 없다”고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부근에서 26일(현지 시간)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직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호라산·Khorasan)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 BBC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018년 IS-K를 분석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IS-K는 2015년 IS가 호라산 지역으로 확장하며 만든 지역 조직이다. 호라산은 현재 아프간 북부와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 등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IS는 2001년 9·11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에서 이라크를 근거로 한 세력이 2014년 독립해서 만들어진 단체다. 알카에다, IS, 탈레반은 모두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로 같은 뿌리를 두고 있지만 IS-K는 탈레반 지도부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가담하면서 구성돼 탈레반보다 더욱 폭력적인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고 있다. 이들은 탈레반을 두고 “너무 온건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 지역에만 관심이 있는 것과 달리 IS-K는 아프간 외의 중앙아시아 국가 등에서도 이슬람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노선 차이도 보이고 있다. IS-K의 목표는 “예루살렘과 미국 백악관 위로 깃발을 올리겠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미국 등 서방국가와 타협하지 않고 비이슬람권을 상대로 계속해서 ‘성전’을 벌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달 중순 알카에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IS-K는 “미국과의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고 탈레반을 비난했다. 탈레반도 IS-K를 적대시하고 있다.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IS-K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차단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달 중순 카불을 점령한 후 바그람 공군기지 내 감옥에 있던 수백 명의 죄수들을 풀어주면서도 IS-K의 수장이었던 아부 오마르 코라사니를 포함해 8명의 IS-K 대원들은 사형시켰다. 탈레반은 현재 국제 사회의 인정을 원하는데 자신들보다 더욱 극단적인 테러를 자행하는 IS의 존재를 걸림돌로 보고 있다. 탈레반은 이번 테러에 대해 “카불 공항 민간인 폭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악의 무리(Evil Circle)는 엄중히 저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IS-K의 현재 조직원은 1500~2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6년 3000~4000명 정도로 분석됐던 규모에 비해선 다소 줄어든 수치다. 미국은 2017년 7월 IS의 거점 중 하나인 이라크 모술에 이어 3달 뒤엔 수도인 시리아 락까도 함락하며 IS를 괴멸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하지만 IS 세력이 뿌리 뽑힌 것은 아니었다. 미국 싱크탱크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빌 로지오 선임연구원은 “탈레반은 땅을 장악하지만 IS는 지하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IS-K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테러를 저질러왔다. 지난해 카불에서 시아파 거주 지역의 한 산부인과 병동에 침입해 산모 16명과 임신부 16명을 살해한 사건 등이 이들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IS-K에 도움을 줘 세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알카에다·IS 및 탈레반 제재위원회 모니터링팀은 6월 “(IS-K가) 아프간 내 유리한 ‘순수 저항주의 조직’으로 자리 매김해 탈레반 내 불만세력과 무장요원들을 규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여성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은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가운데 아프간 대입시험에서는 2년 연속 여학생이 수석을 차지해 화제다. 톨로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발표된 올해 아프간 대입시험(칸코르) 결과에서 의대 진학을 꿈꾸는 셀가이 파르잔드가 최고점(352.575점)을 받았다. 지난해 수석을 차지한 샴시아 알리자다는 2018년 수도 카불의 한 입시 학원에서 벌어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여서 큰 주목을 받았다. 칸코르는 객관식 160문제이며 만점은 360점이다. 무지브 마슈알 미 뉴욕타임스(NYT) 동아시아 특파원은 트위터에 “파르잔드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그와 같은 이들이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지 생각하자”며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여성인권 탄압으로 유명한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장악한 가운데 아프간 대입시험에서는 2년 연속 여학생이 수석을 차지해 화제다. 톨로뉴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발표된 올해 대입시험(칸코르) 결과에서 의대 진학을 꿈꾸는 셀가이 파르잔드가 최고점(352.575점)을 받았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샴시아 알리자다는 2018년 수도 카불의 한 입시 학원에서 벌어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에도 살아남은 생존자여서 큰 주목을 받았다. 칸코르는 객관식 160문제이며 만점은 360점이다. 올해 시험에는 약 18만 명이 응시했다. 자비드 아마드 카엠 중국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는 트위터에 이 소식을 공유하며 셀가이란 이름이 ‘숨(breath)’을 뜻한다고 소개했다. 카엠 대사는 “정말 축하한다.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무지브 마셜 미 뉴욕타임스(NYT) 동아시아 특파원도 트위터에 “파르잔드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그와 같은 이들이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이 얼마나 부당한지 생각하자”며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나는 수년간 탈레반에 반대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왔다. 그래서 나를 잡으러 공항 터미널 안으로 들어오면 어쩌나 두려왔다.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온 건 기적이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탈출한 이 나라 유명 가수 아리아나 사예드(36)는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약혼자와 함께 아프간 수도 카불을 빠져나온 소감을 밝혔다. 사예드는 혼돈에 빠진 카불 국제공항에서 한 여성이 자신에게 아이를 데려가 달라고 호소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아이 엄마는 내게 아이를 데려가 달라고 했는데 그러지 못 했다”며 “아이를 엄마와 떼어 놓을 순 없었다”고 했다. 군인들은 그에게 ‘당신 아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는 “내 아이는 아니지만 엄마와 아이를 공항 안으로 좀 들여보내 줄 수 없냐, 아이가 곧 죽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군인들은 거부했다. 15일 사예드는 공항 주변에 있다가는 탈레반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까 두려워 카불의 친척집으로 몸을 피했다. 다음날 그는 탈레반이 민가를 뒤진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이르기까지 검문소 다섯 곳을 거쳐야 했다. 사예드는 그간 아프간에서 터키와 영국을 오가며 살았다. 최근 몇 달간은 의류사업을 하기 위해 카불에 머물고 있었다. 사예드는 14일 탈레반이 수도(카불)로 오고 있다는 전화를 받은 뒤 약혼자와 함께 15일 떠나는 비행기를 예약했지만 공항은 총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었고 비행기는 뜨지 않았다고 했다. 공항에 먼저 도착한 그의 약혼자를 알아본 아프간 현지인들이 공항을 지킨 미군들에게 ”이사람은 아프간에서 정말 유명한 가수의 약혼자다. 들여보내 줘야한다. 탈레반이 보면 죽일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캐나다 시민권자인 약혼자는 공항 안으로 무사히 들어갔다. 영국 시민권자인 사예드 역시 약혼자의 사촌과 함께 공항에 도착해 약혼자와 상봉했다. 사예드는 ”나는 아프간 여성들의 기본권을 요구한다“며 ”아프간에서는 20년간 많은 여성들이 학교도 가고 교육도 받아 선생님도 되고 의사도 되고 많은 성취를 이뤘다. 어떻게 이렇게 모두 끝나버릴 수 있나“라고 했다. 카타르를 거쳐 미국으로 탈출한 사예드는 현재 약혼자와 함께 로스엔젤레스에 머물고 있다. 그는 아프간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관련해 ”정말 절망적이다. 그들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임보미기자 bom@donga.com}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자유와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여성들이 스마트폰 안전 정보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응하고 있다. 탈레반의 폭력과 검문이 이어지자 아프간 스타트업이 개발한 앱을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정부가 무너진 아프간에서 자구책을 찾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앱 ‘에테사브(Ehtesab)’를 사용하는 카불 주민이 늘었다. 현지어로 ‘책임’이라는 뜻의 이 앱은 총격이나 폭발, 도로 봉쇄, 정전 등 각종 안전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지도 위에 표시된 핀을 누르면 “목격자들에 따르면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북문에서 신원 미상의 인물이 총을 쏴 2명이 숨졌다고 한다”는 내용이 표시되는 식이다. 앱 사용자가 올린 소식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정보를 카불에 있는 약 20명의 에테사브 직원들이 확인해 올린다. 사건 발생 지역 인근에 있는 사용자에게는 스마트폰 알람을 보낸다. 주민들이 올린 정보가 모여 탈레반의 위협을 피할 수 있는 방어책이 되는 셈이다. 이 앱을 만든 이는 여성이고, 에테사브 직원 상당수도 여성이다. 에테사브 창업자 사라 와헤디(26·사진)는 여섯 살 때 탈레반을 피해 가족과 캐나다로 떠나 난민으로 살다 21세 때 다시 카불로 돌아왔다.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 당일 외국으로 도망친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실에서도 2년간 일했다. 투자를 받아 회사를 차려 2018년 3월 이 앱을 내놨다. 탈레반이 정부군에 잇달아 승리를 거두던 올해 초여름 탈레반을 피해 다시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피신했다. 와헤디는 2018년 5월 아프간에서 자살 폭탄테러를 목격했다. 거리에는 무장 괴한이 돌아다녔고 도시가 봉쇄됐으며 전기마저 끊겼지만 당국을 통해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경험을 계기로 이 앱을 만들었다고 한다. 와헤디는 기술 관련 미디어 ‘레스트 오브 월드’ 인터뷰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성이 철조망이 쳐진 콘크리트 벽을 넘을 수 있겠는가”라며 “여성은 안전과 피란처를 확보하는 일에서도 장벽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불의 에테사브 직원들은 집에 숨어 몰래 정보를 올리고 있다. 앱은 “○○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도로를 막고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하는 대신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검문소가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면서 탈레반을 자극하지 않으려 하지만 언제 탈레반이 집으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특히 여성 직원들이 탈레반의 탄압을 받을 수 있어 사진 등의 개인정보를 앱과 소셜미디어에서 모두 삭제했다고 했다. 일부 직원은 탈레반의 탄압을 받는 하자라족이다. 와헤디는 자신만 카불을 빠져나왔다는 죄책감에 직원들이 아프간을 탈출하도록 애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은 모두 25세 이하”라며 “전쟁 속에 자라 온 아프간의 청년세대는 낡은 집단의 통치 속에서 다시 자신을 숨길 수밖에 없게 됐고, 탈출할 방법도 없는 이 상황이 감옥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자유와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여성들이 스마트폰 안전 정보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응하고 있다. 탈레반의 폭력과 검문이 이어지자 아프간 스타트업이 개발한 앱을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정부가 무너진 아프간에서 자구책을 찾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앱 ‘에테사브(Ehtesab)’를 사용하는 카불 주민이 늘었다. 현지어로 ‘책임’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의 이 앱은 총격이나 폭발, 도로 봉쇄, 정전 등 각종 안전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지도 위에 표시된 핀을 누르면 “목격자들에 따르면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북문에서 신원 미상의 인물이 총을 쏴 2명이 숨졌다고 한다”는 내용이 표시되는 식이다. 앱 사용자가 올린 소식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정보를 카불에 있는 약 20명의 에테사브 직원들이 확인해 올린다. 사건 발생 지역 인근에 있는 사용자에게는 스마트폰 알람을 보낸다. 주민들이 올린 정보가 모여 탈레반의 위협을 피할 수 있는 방어책이 되는 셈이다. 이 앱을 만든 이는 여성이고, 에테사브 직원 상당수도 여성이다. 에테사브 창업자 사라 와헤디(26)는 여섯 살 때 탈레반을 피해 가족과 캐나다로 떠나 난민으로 살다 21세 때 다시 카불로 돌아왔다. 카불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간 당일 외국으로 도망친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실에서도 2년간 일했다. 투자를 받아 회사를 차려 2018년 3월 이 앱을 내놨다. 탈레반이 정부군에 잇달아 승리를 거두던 올해 초여름 탈레반을 피해 다시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피신했다. 와헤디는 2018년 5월 아프간에서 자살 폭탄테러를 목격했다. 거리에는 무장 괴한이 돌아다녔고 도시가 봉쇄됐으며 전기마저 끊겼지만 당국을 통해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경험을 계기로 이 앱을 만들었다고 한다. 와헤디는 기술 관련 미디어 ‘레스트 오브 월드’ 인터뷰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성이 철조망이 쳐진 콘크리트 벽을 넘을 수 있겠는가”라며 “여성은 안전과 피란처를 확보하는 일에서도 장벽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불의 에테사브 직원들은 집에 숨어 몰래 정보를 올리고 있다. 앱은 “○○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도로를 막고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하는 대신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검문소가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면서 탈레반을 자극하지 않으려 하지만 언제 탈레반이 집으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특히 여성 직원들이 탈레반의 탄압을 받을 수 있어 사진 등의 개인정보를 앱과 소셜미디어에서 모두 삭제했다고 했다. 일부 직원은 탈레반의 탄압을 받는 하자라족이다. 와헤디는 자신만 카불을 빠져나왔다는 죄책감 속에 직원들이 아프간을 탈출하도록 애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은 모두 25세 이하”라며 “전쟁 속에 자라 온 아프간의 청년세대는 낡은 집단의 통치 속에서 다시 자신을 숨길 수밖에 없게 됐고, 탈출할 방법도 없는 이 상황이 감옥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임보미기자 bom@donga.com}

탈레반 점령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 9월부터는 식량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유엔(UN) 기구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구호품의 아프간 현지 배분을 담당하는 세계식량계획(WFP)은 카불 공항의 일반 비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임시로 아프간 인접국 육로를 통해 식량 공급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마저 다음 달이면 고갈될 양이라고 우려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앤드루 패터슨 WFP 아프간 담당 부국장은 23일(현지시간) “현재 우즈베키스탄 등 인접국을 거쳐 식량을 전달받고 있다”며 “12월까지 총 식량 5만4000미터톤이 추가로 필요한데 현재 상태라면 9월이면 식량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리처드 브레넌 WHO 아프간 비상계획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전 세계의 관심이 아프간 탈출에 집중돼있지만 우린 남겨진 사람들을 돕기 위한 물자가 필요하다”며 피란민 수송을 위해 아프간에 오는 빈 비행기들이 아프간에 오기 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WHO 물류창고에 들려 물자를 가져와 줄 것을 촉구했다. WFP은 식품원조가 필요한 아프간 인구를 최대 2000만 명으로 보고 있다. 이미 탈레반 점령 이전부터 아프간은 인구 절반에 가까운 1850만 명이 원조에 의존해왔다. 국제구조위원회(IRC)는 탈레반 점령으로 피란민이 돼 추가 식량 지원이 필요한 인구를 약 55만 명으로 추산했다. 최근 3년간 아프간에 두 차례 큰 가뭄이 든 것도 식량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유니세프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아프간 전역 약 1000만 명의 아이들이 생존을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 약 100만 명은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의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원을 촉구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프간의 5세 이하 아동 중 절반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임보미기자 bom@donga.com}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9일(현지 시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의 철조망 너머로 미군에게 건네졌던 신생아(사진)가 아버지와 상봉했다. 이 아버지를 포함해 많은 아프간 부모들은 자녀만이라도 살리겠다며 카불공항 경비를 서는 외국 군인에게 아기를 던지다시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일 성명을 통해 “아이가 부대 내 의료기관으로 옮겨져 전문가 치료를 받았다. 아버지와도 상봉했고 현재 공항 내에서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아이의 부모가 미 해군에 아이가 아프다며 치료를 요청했다. 아이가 공항 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아버지와 만났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공항 인근의 혼잡한 인파 때문에 부상을 입고 공항 밖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을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9일(현지 시간) 수도 카불 국제공항의 철조망 너머로 미군에게 건네졌던 신생아가 아버지와 상봉했다. 이 아버지를 포함해 많은 아프간 부모들은 자녀만이라도 살리겠다며 카불 공항 경비를 서는 외국 군인에게 아기를 던지다시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해군은 20일 성명을 통해 “아이가 부대 내 의료기관으로 옮겨져 전문가 치료를 받았다. 아버지와도 상봉했고 현재 부자(父子)가 공항 내에서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아이의 부모가 미 해군에게 아이가 아프다며 치료를 요청했다. 아이가 공항 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아버지와 만났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공항 인근의 혼잡한 인파 때문에 부상을 입고 공항 밖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은 이날 미군이 또 다른 아기들을 어르고 먹이는 등 세심하게 돌보고 있는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다만 총 몇 명의 아이를 돌보고 있는 지는 밝히지 않았다.임보미기자 bom@donga.com}

1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이륙하던 미국 공군 C-17 수송기 바퀴에 매달려 있다 공중에서 추락한 사람 중 한 명이 17세 소년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소년과 함께 공항으로 떠났던 16세 동생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형제가 함께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소년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힌 소년의 친척은 18일 미 바이스 월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형제 둘을 동시에 잃었다. 한 명은 시신을 찾았는데 다른 한 명은 병원을 다 뒤지고도 아직 못 찾았다”며 “형제가 사라진 뒤 (형제의) 어머니가 매일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 형제가 ‘아프간인 2만 명이 캐나다나 미국으로 갈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선 무작정 공항으로 향한 것 같다”며 “가족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신분증만 들고 공항으로 떠났다”고 했다. 형제는 8남매 중 첫째와 둘째로 탈레반 집권기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 이제껏 누려온 자유를 잃을까 크게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을 죽이는 탈레반을 두려워해 모두가 도망가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현지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인용해 미 수송기에서 추락한 이들은 형제이며 이들이 카불 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쓰레기를 주워 어머니를 봉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소셜미디어에는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공항으로 몰려와 이륙을 앞둔 비행기 날개와 트랩 등에 위험천만하게 매달리는 모습이 속속 올라왔다. 해당 영상들에는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비행기에 매달려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모습이 담겨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3명이 수송기에 매달려 있다 추락해 숨졌다. 아프간 현지 언론은 카불에 살던 청년의사 피다 모하마드가 비행기에서 추락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다음 날 가족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공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16일 카불 공항을 출발해 17일 카타르 공군기지에 내린 미군 수송기 랜딩기어에서 발견된 시신은 17세의 아프간 청소년 축구대표팀 선수인 것으로 알려졌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이륙하던 미 공군 C-17 수송기 바퀴에 매달려있다 공중에서 추락한 사람 중 한 명이 17세 소년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소년과 함께 공항으로 떠났던 16세 동생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형제가 함께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사망한 소년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힌 소년의 친척은 18일 미 바이스 월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형제 둘을 동시에 잃었다. 한 명은 시신을 찾았는데 다른 한 명은 병원을 다 뒤져도 아직 못 찾았다”며 “형제가 사라진 뒤 (형제의) 어머니가 매일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 형제가 ‘아프간인 2만 명이 캐나다나 미국으로 갈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선 무작정 공항으로 향한 것 같다”며 “가족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신분증만 들고 공항으로 떠났다”고 했다. 형제는 8남매 중 첫째와 둘째로 탈레반 집권기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 이제껏 누려온 자유를 잃을까 크게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을 죽이는 탈레반을 두려워해 모두가 도망가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현지인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인용해 미 수송기에서 추락한 이들은 형제이며 이들이 카불 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쓰레기를 주워 어머니를 봉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소셜미디어에는 탈레반이 장악한 카불을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공항으로 몰려와 이륙을 앞둔 비행기 날개와 트랩 등에 위험천만하게 매달리는 모습이 속속 올라왔다. 해당 영상들에는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비행기에 매달려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모습이 담겨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3명이 수송기에 매달려 있다 추락해 숨졌다. 아프간 현지 언론은 카불에 살던 청년의사 피다 모하마드가 비행기에서 추락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고 이튿날 가족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공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 발견자에게 전화를 받고 아들의 신원을 확인한 아버지는 “나의 첫 아이였다. 아들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해 병원에 취직했다. 결혼한 뒤에는 해외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고 전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2년 전, 탈레반에 납치됐던 나는 그의 도움 덕에 탈출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의 가족을 카불에서 빼내지 못하고 있다.” 데이비드 로드 뉴요커 기자는 17일(현지 시간) 뉴요커 논평에서 자신의 생명을 구한 아프간인의 가족들이 미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카불에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로드는 12년 전 뉴욕타임스 기자 시절 탈레반 지휘관의 인터뷰를 제안받았다가 타히르 루딘 아프간 기자와 탈레반에 납치당했다. 7개월 넘는 포로생활 끝에 로드는 감시관이 자는 사이에 루딘의 도움으로 그와 함께 인근 파키스탄 군기지로 탈출했다. 이 사건 이후 이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결혼 2개월 차에 탈레반에 납치됐던 로드는 미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전쟁 기사를 쓰지 않았다. 루딘은 탈레반의 보복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해 우버 기사, 아마존 배달일을 하며 본국에 남은 대가족을 부양했다. 그는 2017년 미국 시민권을 얻었고 나이가 많은 자녀 다섯 명을 우선 미국으로 데려왔다. 미군의 아프간 철수 계획으로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할 조짐을 보이자 루딘은 올해 3월 본국으로 돌아가 남아있던 아내와 어린 두 자녀(6살, 4살)의 비자를 신청했다. 로드는 미국 시민권자인 루딘의 가족이 쉽게 비자를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카불을 떠나려는 아프간인들의 비자 신청이 쏟아지면서 비자 처리 속도는 늦어졌고 루딘은 남은 가족들의 비자를 받지 못한 채 6월 미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로드는 미국 관료들에게 아프간에 있는 루딘 가족을 미국으로 데려올 방법을 수소문 했지만 비자 우선권은 현지 통역관 등 현지 미군 보조 인력 2만 명에게만 있다는 답을 들었다. 2만 명 중에서도 지금까지 미국으로 안전하게 탈출한 아프간인은 2000여명 뿐이다. 로드는 이날 NPR 라디오에서 “뉴욕커에 기사가 나가고 루딘이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가족들을 군 수송기에 태워주겠다는 메일을 받았다”며 “루딘 가족들이 이 통행증으로 겨우 공항에 갔는데 탈레반이 총을 쏘고 사람들을 때리는 공항에서 10시간 넘게 기다리라는 말만 듣다 집에 돌아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로드는 “미국 외교관들만 구출되고 있고 아프간 사람들은 배제되고 있다”며 자국 외교관의 안전만 신경쓰는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16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여성 인권 시계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하루 만에 20년 전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의 암흑시대로 되돌아갔다. 이날 카불의 여성들은 탈레반에 구타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외출을 삼가며 거리에서 거의 사라졌다. 그 대신 집 안에 숨어, 교육을 받고 공직에 나가며 사업을 벌였던 삶의 기록들을 처형의 공포 속에 몰래 불태웠다. 카불의 한 여대생은 “탈레반은 이제 내 삶을 마음대로 할 것”이라며 “노예가 될 것 같다”고 영국 가디언에 토로했다. 아프간 현지 매체 톨로뉴스는 이날 “카불에서 평소 흔하던 여성들의 모임이 사라졌다”며 “공공에서 여성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희미해졌다”고 전했다. 신체 일부라도 노출된 여성이 등장한 광고는 철거됐다. 총을 든 탈레반 대원들이 검문소를 통제하며 순찰했고 상점과 관공서, 사무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거리에는 음악이 끊겼고 TV에서는 탤런트 선발 프로그램과 해외 연속극, 뉴스 대신 종교 프로그램만 이어졌다. 카불의 여성 정치인은 가택 연금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여성 정치인은 16일 탈레반 조직원들이 집에 들이닥쳐 경호원을 무장해제하고 집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지키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편과 머무는 호텔 방에 들이닥친 탈레반 대원들에게 폭행당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탈레반이 점령지에서 여성들에게 외출 시 몸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르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탈레반이 한 점령지에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대원들과 강제로 결혼시킬 12∼45세 미혼 여성 및 남편을 잃은 여성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탈레반 집권기의 억압과 폭력이 돌아올 것이라는 공포에 떨고 있다. 탈레반은 당시 거리에서 여성이 신체 일부를 노출하면 마구 폭행하거나 채찍질을 했다. 여학생은 중학교부터 다니지 못하게 했다. 1999년 아프간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여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초등학교에도 9000명에 불과했다. 영국 가디언은 15일 아프간 명문 카불대에 재학 중인 한 여대생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 학생은 이날 탈레반이 카불에 진군하자 고교 졸업증명서를 숨겼다. 그는 “24년간 인생에서 이뤘던 모든 것들을 불태워야 했다”며 “몇 년간 따려고 노력했던 학위도 이제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공무원은 탈레반 대원들이 아파트 입구에 모인 것을 보고 문을 잠근 뒤 정부에서 일한 것을 드러내는 자료를 전부 불태웠다. BBC에 따르면 탈레반이 장악하기 전 아프간에서는 여학생 350만 명이 학교를 다녔고 대학생 중 3분의 1이 여성이었다. 여성 22%가 직업이 있었고 공직자의 20%가 여성이었다. 그러나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으로 이 모든 숫자가 다시금 ‘0’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카불의 분위기는 급속히 극도로 보수화되고 있다. 카불의 한 여대생은 “15일 집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여자를 태웠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것을 우려한 택시운전사들이 우리를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길거리의 남자들은 우리의 공포를 비웃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부르카를 다시 써라’ ‘오늘이 길거리에 나갈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며 조롱했다”고 전했다. 이 여대생은 “그들이 탈레반의 편에서 힘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인권운동을 벌였던 이들은 죽음을 예감한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시장인 자리파 가파리 씨(29)는 “탈레반이 찾아와 나를 죽일 테지만, 어디로 가겠나”라고 했다고 영국 아이뉴스가 15일 전했다. 가파리 씨는 2018년 마이단 와르다크주에서 시장이 됐다. 탈레반은 과거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여성 인사들을 살해하겠다고 되풀이해 밝힌 바 있다. 탈레반 대변인은 15일 “여성도 히잡(스카프의 일종)만 쓴다면 교육과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고, 혼자 집 밖에 나가는 것이 허용된다”고 했다. 탈레반은 또 “모두에게 사면령을 선포했으니 신뢰를 갖고 일상을 시작하라”며 “탈레반은 여성이 희생자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샤리아법에 따라 그들은 정부 구성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이 그대로 지켜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탈레반 통제 지역에서 사춘기가 지난 여학생이 학교에 다니도록 허용하는 사례는 극소수였다. 탈레반이 장악한 농촌지역 두 곳에서만 여학생 6000명이 학교에서 쫓겨났다.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던 카불 하미드카르자이 국제공항은 16일 오후 11시경 운영을 재개했다고 미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공항 관제 업무를 미국이 맡고 있으며, 공항에 머무는 사람들의 안전이 유지되는 한 되도록 많은 사람을 아프간에서 데리고 나오겠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