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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환경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또 장기적으로는 석탄 화력발전에 기반을 둔 우리 전력 공급과 소비 체계를 바꾸자고 제안합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단연 주목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52)는 “현재 전국에 있는 53개 석탄 화력발전소 가운데 26개가 저희 충남에 있고, 그래서 미세먼지를 비롯한 주민들의 피해나 고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선 6기 전반기를 점검하는 동아일보-채널A 공동 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에서 안 지사는 미세먼지와 3농 혁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대선 등 지역 및 국정 현안에 대한 소신을 열정적으로 피력했다. ―충남의 미세먼지가 심각한데….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리 상공의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는 충남이 심각하지만, 더불어 수도권 등 전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아주 큰 위험요소로 지목받았다. 우리가 현재와 같이 석탄 화력발전소에 기초를 둔 이 값싼 소비 체계를 지속한다면, 기후변화를 맞고 있는 지구 환경을 지키는 국제사회의 의무를 다할 수가 없고 국민의 건강도 지킬 수 없다. 서해안을 오염시키면서 생산된 전기의 60%가 수도권으로 가고 이 과정에서 송전탑 문제도 야기되고 있다. 발전소에서 멀수록 송배전 비용을 감안해 전기요금을 더 내는 선진국의 전기요금 거리병산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요금 거리병산제는 환경오염 등 불이익이 따르는 발전소 인근 가정에는 깎아주고 발전소에서 멀리 떨어진 가정에는 비싸게 받는 제도로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게 안 지사의 입장이다. ―3농(농어촌·농어업·농어민) 혁신은 대표 정책인데 성과 논란이 있다. “2010년 초임 때 3농 혁신, 행정혁신, 자치분권 등 3가지 도정 목표를 세웠다. 3농 혁신은 6년 정도 하다 보니 성과가 뭐냐고 걱정하고 비판하시는 분들이 있다. 거꾸로 그분들께 ‘농어업 정책 하지 말자는 거 아니죠?’라고 묻고 ‘더 고쳐서 잘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대통령도 시정연설에서 농업 얘기를 안 한다. 그래서 3농 혁신으로 농업을 응원하자는 것이다. 당장 성과가 없더라도 의미 있는 일은 해야 한다. 농업은 공장처럼 24시간 돌려 갑자기 생산성을 높일 수 없다.” ―충남도의 연안 하구 생태복원사업, 박근혜 대통령도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 “충남에만 371개의 하굿둑이 있다. 농업시대에 여러 가지 이유로 둑을 막아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안쪽 물은 썩어 정화비용이 들고, 바깥쪽에서는 육지의 영양분이 막히면서 고기가 사라져 치어 방류와 인공어초 조성에 돈을 쓴다. 20세기 개발전략은 이처럼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둑을 개방하기 위해 2013년 전수조사를 했고 지난해 2곳을 우선 선정해 정부에 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사드 문제는 어떻게 보나. “이 문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주장이 어떨지 훤히 보이지 않나. 그렇다면 나의 입장도 분명하다. 다만 이 뻔한 주장들을 가지고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어떻게 지켜낼지가 중요하다. 대통령이 의회 및 정당 지도자들과 숙의해 결정해 달라고 거듭 요청 드린다.” ―세종시로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이전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찬성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같은 주장도 지지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행정수도를 이전하자고 했을 때 그냥 했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불펜투수로 몸을 풀고 있다거나 문재인 대표의 보완재가 아니라는 말을 했다. “문재인, 박원순 두 선배님이 나보다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고 계시니 먼저 응원하자는 거다. 그러나 나 또한 대한민국의 정치 지도자로서 포부와 비전을 갖고 있으니 그것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 일어선다는 건가. “내년 가보겠다. 입학 공고가 나야 원서를 쓸 것 아닌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당의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충청 대망론’을 걸고…. “잘되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로서 국민과 자신의 인생을 위해 어떤 도전 과제를 갖고 풀지 그분의 선택이다. 다만 영남이 뭉치고 호남이 뭉치니 충청도 뭉치자라는 충청 대망론은 따르지 않으려 한다. 김종필, 이회창 총재 등 충청도 선배 정치인들의 좌절과 비애의 역사를 잘 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충남 논산 출신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를 졸업했다. 1989년 정치권에 들어섰고 1994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정치인 노무현을 만났다. 2001년 대선후보 경선캠프 사무국장, 2002년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정무팀장을 맡아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뒤 2014년 연임에 성공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는 19일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침경제 골든타임’에서도 방송됩니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분쟁이 될 만한 지식재산을 저가로 매입해 특허 침해 소송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는 ‘특허괴물’로부터 특허 침해 경고장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특허청 심사관인 오성환 변호사(39·사진)는 “성급하게 항의 전화부터 하면 특허괴물의 우선적인 표적이 되기 쉽다. 특허괴물은 무차별적으로 경고장을 뿌리고 반응하는 상대부터 공략하는 전략을 쓰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기술 침해가 사실인지, 소송 의도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 변호사가 이처럼 특허 지식이나 소송 여력이 부족한 개인 발명가나 벤처 및 중소기업 등을 위한 ‘실무에서 바로 쓰는 특허분쟁 지침서’를 최근 펴냈다. 로펌에 근무하면서 특허 분쟁을 맡았고 특허청에서 특허 심사 및 특허법 개정 업무를 담당하며 다양한 사례를 접한 결과물이다.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특허 분쟁은 대기업만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간단한 특허 분쟁은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책을 꾸몄다”며 “항의의 소지 등을 우려해 국내 사례를 제시하는 것을 꺼리는 다른 실무지침서와는 달리 국내 사례를 많이 담아 활용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발명가들은 똑똑하지만 특허를 너무 모르고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설령 나중에 소송을 맡긴다 하더라도 자신이 제대로 알아야 효율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역에서 정부세종청사를 45분에 갈 수 있는 간선급행버스(BRT) 체계가 20일 개통된다. 대전시와 세종시는 대전역에서 세종시청과 정부세종청사를 거쳐 오송역에 이르는 BRT를 이날 개통한다고 17일 밝혔다. 중앙버스차로를 이용해 대전역에서 세종시청까지는 36분, 정부세종청사까지는 45분이 걸린다. 기존의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20∼30분 빠르다. 일반버스 정류장은 평균 400∼500m마다 있지만 BRT 정류장은 2.2km마다 있다. 고급형 좌석버스 10대가 15∼17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지역 내 이동은 1700원, 대전∼세종과 세종∼오송은 2000원, 대전∼오송은 2300원을 받는다. BRT 노선으로 주차공간이 줄어 불편을 호소했던 대전 대덕구 오정동 공구상가의 민원은 인도를 활용한 일정 시간 정차 등으로 해소됐다. 개통 행사와 시승식은 19일 대전역 동광장에서 열린다. 한필중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시승식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은 개통식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며 “BRT가 대중교통중심 도시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와 충남도의회가 연이어 정부에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국내 화력발전소의 배출 허용 기준을 강화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안 지사는 “2003년 제정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수도권 화력발전소만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충남을 비롯한 수도권 이외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는 느슨한 환경 기준 때문에 최대 5배나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며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석탄발전소 설치지역을 예외 없이 대기보존 특별지역 또는 환경규제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의 석탄화력발전량은 연간 10만843GWh로 전국 석탄화력발전량의 50%를 차지한다. 전국 석탄발전소 53기 중 26기가 충남에 있고, 연간 11만 t이 넘는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지사는 화력발전소 배출 허용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모든 석탄화력발전소의 오염 저감 장치를 수도권에 있는 영흥화력발전소 수준으로 강화해야 하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폐기하거나 수명을 30년으로 단축하는 등의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안 지사는 “모든 석탄화력발전소에 미세먼지 저감 시설을 설치하고 30년 이상 된 발전소를 폐지하면서 LNG(액화천연가스) 연료로 대체하면 오염물질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도의회는 12일 임시회에서 홍재표 의원이 대표 발의한 ‘화력발전 미세먼지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홍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높고 화력발전소가 집중된 충남지역은 대기 오염이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런 상황임에도 태안화력 9, 10호기 등 6기가 건설 중이고 추가로 3기가 증설될 전망”이라며 “이는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살인면허 발급과 같다”고 주장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재산분할 소송을 벌이고 있던 남성을 청부 살해한 뒤 암매장해 징역 20년 이상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일당이 이 범행을 하기 4개월 전에 퇴원환자를 납치해 돈을 빼앗고 살해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충남 천안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전(前)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김모(48), 한모 씨(38)가 2014년 1월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40대 알코올의존증 환자를 납치해 6200만 원을 빼앗고 살해한 뒤 충남 홍성군 한 임야에 암매장한 사실을 밝혀냈다고 14일 밝혔다. 김 씨 등은 시신을 암매장한 뒤 피해자 명의로 300만 원을 대출받고 ‘대포폰’(차명 휴대전화)까지 개통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강도살인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체유기 등 혐의로 이들을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피해자 주소 등 개인정보를 건네준 정신병원 원무부장과 사설 환자이송차량 운전기사 등 범행을 도운 2명을 강도방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4월 이들과 함께 복역하던 한 재소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제보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항공사진 등을 분석해 암매장 장소를 찾아 시신을 발굴해 DNA 감정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김 씨 등은 범행 4개월 후인 2014년 5월 여성 A 씨(64)로부터 5000만 원을 줄 테니 재산분할 소송 중이던 전 남편 B 씨(71)를 살해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B 씨를 살해해 경기 양주의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이 드러나 복역 중이었다.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지난달 20일 미국 뉴욕에서 KOTRA가 주최한 벤처경연 대회인 ‘코리안 스타트업 서밋 뉴욕 2016’에서 한국 기업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계연구원(기계연) 플라스마연구실의 변성현 선임연구원이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 ‘스페클립스’는 20개 국내외 참가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계연의 기술이 벤처 및 중소기업들의 해외시장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는 다양한 사례 가운데 하나다. ○ 기계연 지원 기업 해외시장 경쟁력 변 연구원은 자신이 연구해온 해저탐사선의 광물탐사용 레이저 기술을 활용해 피부조직의 병리적 상태를 확인하는 실시간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레이저 기술을 바이오 분야에 응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스페클립스는 지난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의 드림벤처스타에 선정돼 센터 운영 주체인 SK에서 미국 현지 법인 설립 지원을 받은 데 이어 이번 벤처대회 우승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10만 달러의 광고비와 16만 달러 상당의 클라우드 서버 사용권을 받아 미국 시장 진출의 꿈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 2009년 창업 이후 기계연의 패밀리 기업이 돼 지속적으로 기술을 지원받아 온 ‘진영HNS’는 유럽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럽시장을 공략할 제품은 지난해 기술상용화를 위한 기계연의 ‘ACE사업’ 지원을 받아 개발한 레이저 채혈기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확인하는 채혈기의 바늘을 레이저로 대체해 보다 위생적이고 안전성 높은 제품을 탄생시켰다. 진영HNS는 4월 유럽공동체마크(CE) 인증을 획득해 유럽시장에 한발 더 다가섰다. 또 4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미얀마에 27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태국과 이란에 550만 달러어치의 수출 계약이 예정돼 있을 정도로 해외시장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시장 움직이는 기술’ 성공 사례 줄이어 대전의 중소기업인 ‘비비씨㈜’ 역시 기계연 도움으로 칫솔용 미세모 자동화 생산라인을 정비하면서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기계연 관계자는 “비비씨는 생산라인 정비로 생산성이 1000% 이상 껑충 뛰었고 시장점유율이 국내 90%, 세계 15%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4월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칫솔 관련 전시회인 ‘인터브러시 2016’에서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비비씨의 성과는 기계연과 대전시, 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관련 기관들이 함께 추진한 ‘시장중심 기술사업화 생태계 구축 시범사업’의 하나로 이뤄졌다. 기계연의 기술은 이 밖에도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플라스마 버너 기술을 발표하자 해외 바이어와 국내 기업의 수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BMW코리아 한국 R&D센터의 기술 스카우트인 율리안 클라우스가 연구원을 방문해 이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볼보 등 해외의 유명 자동차 회사들에 디젤 차량용 예열버너를 공급하는 동환기업은 기술 이전 절차를 밟기로 했다.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장은 “벤처 및 중소기업들이 기계연의 기술을 활용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원과 기업의 협력 관계가 이런 창조경제 모델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비행기를 탔을 때 이륙과 착륙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한다. 하지만 운항 도중에도 가끔은 난기류를 만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 적지 않다. 항공기를 안전하게 출발시켜 목적지까지 도착하도록 만드는 일은 과연 어떤 학문이 담당할까. 다름 아닌 ‘항공전자공학(Avionics)’의 역할이다. 항공전자공학은 좁게는 항공기가 정확하고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자 시스템을 말하고, 넓게는 방어전자(Defense Electronics)를 포함해 비행에 관련된 전기와 전자, 통신, 컴퓨터 등을 아우르는 융복합 공학을 지칭한다. 전체 항공기를 구성하고 있는 영역에서 항공전자공학이 차지하고 있는 범위는 3분의 1 정도지만, 최첨단 항공기일수록 그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항공전자공학은 관제사와 조종사가 대화할 수 있는 항공통신시스템, 항공기 위치를 파악하는 항공감시시스템, 그리고 항공기를 이루고 있는 각종 첨단 계기시스템 등으로 연구 분야가 나뉘어 진다. 무인항공기(드론·drone)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기초를 제공할 것이라는 데에는 과학기술계나 산업계의 이견이 없다. 2016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콘퍼런스’에 참석한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의 류더(劉德) 부회장은 미래 전략사업으로 드론을 꼽고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조달청이 연간 55조 원 규모의 공공 구매력을 활용해 앞으로 드론이나 클라우드 같은 미래 성장산업 제품을 선제적으로 구매하겠다고 최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드론 역시 항공전자공학에서 다룬다. 기존의 무인항공기 연구는 기체와 구조 분야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항공전자공학의 분야인 위성을 통한 통신(communication)과 항행(navigation), 감시(surveillance), 항공교통관리(air traffic management)로 연구영역이 확대됐다. 항공전자공학은 다른 산업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출신인 안동만 석좌교수는 “항공전자공학은 선도 기술 분야로서 향후 지속적인 발전과 폭 넓은 응용분야를 확대 생산할 수 있는 학문 분야”라며 “이에 따라 이 분야의 종사자들에게 재교육의 기회를 부여하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전자공학과는 한서대의 대표적인 특성화 학과로서 학교 소유의 비행장이 있는 태안캠퍼스에 있다. 2003년 항공전자시뮬레이션학과로 출발해 2010년 항공전자공학과로 개명한 뒤 항공전자 전문 인력을 양성해 오고 있다. 2007년 항공기계학과와 더불어 국토교통부 지정 항공정비사 전문 교육기관인 항공기술교육원을 개원해 항공정비사 인력도 양성하고 있다. 2014년에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CK-I)에 선정돼 메디치(Medici)형 항공인력 양성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고 올해 실시한 특성화 중간평가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학과의 교육 목표는 세 가지다. 첫째, 다양한 항공분야 연계 교육을 바탕으로 한 실무적인 항법, 통신, 감시시스템 등 최첨단 항공전자 분야의 전문지식 배양. 둘째,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자동제어, 계측제어, 센서 제어 등 제어분야의 전문지식 및 실무능력 배양. 셋째, 컴퓨터 기술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응용 소프트웨어, 정보처리 등의 고급기술 습득을 통한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항공우주사업의 전문기술 인력 양성. 학과의 커리큘럼은 항공정비사와 항공전자의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적합하도록 짜여있다. 학과는 전기전자, 항공전자장비, 항공전자 관련 실습실에서 실무 교육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세스나 172 항공기를 이용한 실습수업을 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운용 중인 보잉 737 기종을 도입해 실무 기술도 배우고 있다. 항공정비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2학년 때 항공정비사 전문 인력 양성 기관인 항공기술교육원에 입교해 관련 과목을 이수한다. 이 학과에서는 전자계열 학과 가운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정비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항공전자 분야를 전공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항공전자 및 자동화 시스템(마이크로프로세서 및 임베디드 시스템) 과목들을 집중적으로 이수해 관련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항공전자 트랙에서는 무인항공기를 제작한다. 항공전자학과 수업은 이론 위주에서 벗어나 직접 항공기를 제작해 보고 비행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임베디드 시스템, 랩뷰(labview) 등 실습 과목을 배우는 공학설계 수업에서 무인항공기를 제작한다. 실무능력 배양에 중점을 둔 교육 덕분에 항공전자학과 학생들은 국내 유수의 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이 학과 출신 학생들은 2006년~2007년 로봇항공기대회 초급대회에서 2위, 2013년~2014 국제 신비차 대회에서 특별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이브와 ICT 멘토링’ 여성 공학도를 위한 지원사업에서 ‘멀티콥터를 활용한 산불예방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 서울에어가 항공전자공학과 학생들이 주로 취업하는 회사들이다. 취업희망자의 80% 이상이 국내의 대소형 항공사와 연구소에 취업한다. 항공사에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항공정비사 면장을 따야하는데 이는 학교 안에 있는 항공기술교육원에서 딸 수 있다. 학생들은 항공 관련 연구소인 항공우주연구원과 철도기술연구원, 시험인증업체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뿐만 아니라 정비업체, 방위산업체(유콘, 퍼스텍 등) 등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과는 학생들에게 최소한 한 개 이상의 시스템 설계 및 분석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자격증 취득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학과장인 홍승범 교수는 “관련 업계에서는 문제해결 기반 학습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교수들이 자신들이 수행하는 국책과제에 학생들을 참여시키거나 업체의 프로젝트를 학생들이 직접 수행하도록 주선 한다”며 “이런 기업 맞춤형 교육을 통해 산업체에서 꼭 필요한 인재를 양성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항공분야의 추세는 융복합이다. 학과는 항공학부내 항공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융복합 교육을 확대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항공전자공학과 학생들은 항공기계공학 및 항공소프트웨어학을 부전공 혹은 복수전공할 수 있다. 이런 융합교육의 결과로 항공전자공학과 출신들은 에어부산 및 티웨이에서 운항관리사로도 근무한다. 또 학과는 대학원을 확대 개편해 연구중심 대학의 기틀을 다져나가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학부생들은 교수 연구실의 연구생으로 활동하거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의 항공전자기술을 배워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 보다 심화된 전공 공부를 수행할 수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 전공을 심화한 학생들은 산업체 연구소와 국가 기관(교통안전공단, 항공우주연구원, 철도연구원 등), 항공 분야 공기업(공항공사 등)에 취업하고 있다. 홍승범 교수는 “항공 분야에 대한 특성화된 교육 노하우와 아시아 최고의 항공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론과 실습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서울의 유수한 대학의 전자공학과 학생들과 겨뤄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항공전자공학과는 ‘다’군에 속해 있으며 정원은 35명이다. 2017학년도는 수시에서 24명, 정시에서 11명을 선발한다. 2016학년도 수시합격자 성적은 인문계고교출신자전형 평균 2등급, 일반전형 평균 3등급이었으며, 정시 평균(백분위)은 84.8이었다. 정시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중 백분위 성적이 높은 두 과목과 탐구영역에서 사회, 과학. 혹은 직업과목 중 백분위 성적이 높은 1개 과목만을 반영한다. 그리고 일반전형에서 과학탐구영역 반영 시 백분율이 취득점수의 8% 가중치를 적용한다. 2015년도 항공전자공학과의 장학금은 총액이 777,223,960원이고 지급 인원이 152명으로 1인당 평균 장학금 지급액이 약 500 만원(2015학년도 교내, 교외, 그리고 특성화 장학금 포함)이다.서산=지명훈 기자(mhjee@donga.com)}
초등학생들이 ‘목 매 죽은 사람이 있다’고 112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이를 소홀히 취급해 죽은 사람의 시신을 이틀 가량 방치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다른 어른의 신고를 받고서야 출동해 시신을 발견했다.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4일 오후 5시 40분경 초등학교 저학년 3, 4명이 휴대전화로 112 상황실에 “목 매 죽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신고했다. 전화를 받은 112상황실 A 경위가 위치를 묻자 학생들은 6개월 전에 폐업한 논산시 논산읍의 한 마트의 이름을 댔다. 당시 전화를 받은 A경위가 “경찰관을 출동시키겠다”고 하자 초등학생들이 “잘못 본 거 같기도 하고요. 확인하고 다시 전화 드릴게요”라고 전화를 끊어 통화가 잠시 중단됐다. 초등학생들은 8분 뒤 같은 휴대전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 새롭게 전화를 받은 B경위가 장소를 다시 묻자 그 마트의 위치를 재확인 해줬다. 위치를 재확인 해주기 전에 수화기 너머에서 “니가 얘기해”, “나는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얘기해?”, “경찰아저씨가…” 등 서로 통화를 미루는 듯한 아이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B 경위는 결국 출동 지시를 하거나 해당 경찰서에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B 경위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린 ‘경찰아저씨가…’라는 말을 이미 현장에 경찰관이 출동해 있다는 말로 오해해 ‘경찰관이 나갔으면 걱정 말고 집에 가라’고 통화를 끝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로부터 44시간가량이 지난 6일 오후 2시 경에서야 “목 매 죽은 사람이 있다”는 30대 은행원의 신고를 받고서야 출동해 초등학생들이 처음 지목했던 그 마트에서 목매 숨진 30대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변사자 주변에 신변을 비관하는 메모가 발견됐고 별다른 외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초등학생들의 목격이 강력 범죄의 현장이었다면 경찰이 범죄를 미리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기회를 놓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찰의 초동대응 미숙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 아이들은 우왕좌왕했다 하더라도 오히려 표현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예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7일 장마전선이 물러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8, 9일 개장하는 동해안, 서해안 해수욕장들이 여름 손님맞이 채비에 들어갔다. 해수욕장이 있는 시군은 각종 편의 및 안전시설을 확충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로 차별화를 꾀했다. 강원 강릉 동해 속초 삼척 양양 5개 시군 66개 해수욕장은 8일 일제히 문을 연다. 고성 26개 해수욕장만 일주일 늦은 15일 개장한다. 서해안에서는 충남 태안과 당진의 30개 해수욕장이 9일 일제히 개장한다. 강릉시는 이날 오후 4시 경포해수욕장 중앙광장에서 개장식을 열고 다음 달 21일까지 20개 해수욕장 운영에 들어간다. 경포 특설무대에서는 다음 달 2∼11일 ‘썸머페스티벌’이, 13, 14일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에어쇼가 이어진다. 썸머페스티벌에서는 날짜별로 인기 가수 무대와 힙합데이, 모델 비키니코리아 선발대회, 섹시비치 페스티벌, 벨리댄스, 국악 공연 등이 이어진다. 동해 망상해수욕장에서는 다음 달 4∼6일 ‘대한민국 직장인밴드 동해콘서트’가 열리고 이 기간 동안 해바라기, 추가열, 건아들 등 가수들의 무대도 준비돼 있다. 동해시는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피서를 즐기는 모습과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인증 사진을 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관광이벤트를 진행한다. 선우대용 동해시 안전도시국장은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편의시설을 정비하는 등 손님맞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동해에서 추억과 낭만을 느끼는 편안한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양군 21개 해수욕장도 8일 일제히 운영에 들어간다. 낙산해수욕장에서는 30일부터 사흘 동안 ‘낙산비치 페스티벌’이 열려 힙합크레이지쇼, 열대야 DJ 페스티벌,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 방송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이 밖에 잔교해수욕장에서 38평화마을 여름해수욕장축제, 정암해수욕장에서 조개잡이 축제 등이 열린다. 속초시는 속초해수욕장에 온수 샤워가 가능한 국민여가캠핑장과 화장실, 쓰레기 집하장 등을 확충했고 자매도시와 장애인, 외국인 전용 쉼터도 조성했다. 삼척시는 25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이사부사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피서객과 시민을 위한 야간 영화 상영을 추진한다. 15일 개장하는 고성군은 송지호 봉수대 백도 등 6곳을 ‘모기 없는 해수욕장’으로 운영한다. 데이지 마리골드 바질 등 모기가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10여 종의 식물을 활용해 모기를 퇴치할 계획이다. 충남 서해안 해수욕장들도 마무리 개장 준비에 한창이다. 만리포와 꽃지 등 태안의 28개 해수욕장과 왜목마을, 난지도 등 당진의 2개 해수욕장 측은 장마가 막바지에 이르자 개장과 더불어 관광객이 쇄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보령의 대천해수욕장이 지난달 18일 개장한 것을 시작으로 서천의 무창포(6월 25일), 춘장대(7월 2일) 해수욕장이 문을 열고 손님을 받고 있다. 충남도는 올해 도내 33개 해수욕장에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 1750만 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낙춘 도 해양정책과장은 “지난해까지 세월호 등의 영향으로 바다 피서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올해는 다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레저체험교실 등 많은 이벤트를 준비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내 해수욕장의 가장 큰 이벤트는 15∼24일 열리는 세계인들의 축제 ‘보령머드축제’다. 춘장대해수욕장은 23∼24일 여름문화예술축제를, 태안 몽산포해수욕장은 모래조각경연대회를, 왜목마을해수욕장은 왜목바다축제를 준비했다.이인모 imlee@donga.com·지명훈 기자 }

“견제와 감시라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의정활동 역량 강화에 힘쓰겠습니다.” 충남도의회 제10대 후반기 의장에 선출된 새누리당 윤석우 의원(65·공주1·사진)은 4일 “앞으로 210만 도민과 소통하는 ‘공감 의정’, 발로 뛰며 찾아가는 ‘실천 의정’, 슬기로운 지혜로 변화를 선도하는 ‘창조 의정’을 실천하겠다”며 ‘3대 의정 슬로건’을 내놨다. 윤 의장은 공주 출신 4선 의원으로 10대 의회 전반기에는 충청권상생발전특별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공주·부여·익산 백제역사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을 지내면서 지난해 7월 4일 유산이 마침내 등재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세계유산 등재 이후 관광객이 40%가량 늘었다”며 “이런 위대한 유산임에도 현행 집행부가 백제문화제 등 관련 문화유산의 성가를 높이는 데 소홀해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 의장은 “후반기 의정에서는 3농 혁신 등 충남도가 많은 예산과 정책역량을 쏟아 온 사업들이 과연 얼마나 성과를 내고 있는지 면밀히 따져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의회가 도민의 대의기관인 만큼 의원들의 의정질의는 물론이고 5분 발언 등에 대해서도 집행부가 책임감을 갖고 답변하고 대책을 내놓도록 주문하겠다”며 “정파를 떠나 의원 모두가 화합과 단결을 통해 의정 발전에 기여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도의회는 부의장으로 새누리당 신재원(73·보령1), 조치연 의원(69·계룡) 등 2명을 선출했다. 또 운영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김종문(천안4), 행정자치위원장은 김동욱(천안2), 문화복지위원장은 정정희(비례), 농업경제환경위원장은 강용일(부여2),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장은 맹정호(서산1), 교육위원장은 장기승 의원(아산3)을 선출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백제의 왕도인 충남 부여 공주의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1년 만에 관람객이 4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문화 관광의 가치를 높여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세계유산 등재 1년, 관람객 40% 증가 충남도는 부여 공주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1주년(7월 4일)을 맞아 관람객 추이를 집계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두 지역의 세계유산을 찾은 관람객은 모두 172만67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124만6821명보다 38.5%(47만9900명) 증가한 수치다. 사비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는 75만8031명에서 97만6516명으로, 웅진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는 48만8790명에서 75만205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웅진 백제 시대 왕성인 공주의 공산성을 찾은 관람객은 모두 38만2133명으로 등재 전 18만6945명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공산성의 수문병 교대식은 인기를 모으는 상설 행사 가운데 하나다. 공주 송산리 고분군, 부여 정림사지와 능산리 고분군(나성) 등도 각각 2만7600명∼9만8500명가량 관람객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 관계자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름값에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자체, “문화관광 가치 높이자” 부여군은 8∼17일 정림사지와 제14회 부여서동연꽃축제장인 궁남지에서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사랑의 세계유산 엽서 보내기, 100여 점의 관련 사진 전시회를 개최한다.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백제금동대향로 등 백제의 유물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행사도 연다. 이 체험 행사에서는 백제 문양 장신구와 백제 유물 오카리나도 만들어 볼 수 있고 물레도 돌려 볼 수 있다. 8일 기념식에서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초청 세계유산 인문학 콘서트가 열린다. 공주시는 새롭고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백제문화제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9월 24일∼10월 2일 ‘백제, 세계를 품다’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제62회 백제문화제에서 공산성과 금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웅진판타지아 공연’과 테마별 주제를 담은 전시관인 ‘백제 주제관’ 등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시덕 공주시장은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이번 백제문화제의 콘텐츠를 많이 바꿀 생각”이라며 “더욱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명품 축제를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5일에는 공주와 부여, 그리고 같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인 익산의 주민들이 서로 이웃 지역 백제역사유적을 교차해 둘러보는 현장 답사가 진행된다. 11월 28일에는 익산 미륵사지석탑에서 출토된 사리장엄 등 한자리에서 보기 힘든 백제 유물 200여 점을 전시하는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 특별전’이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려 내년 1월 말까지 계속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영화 ‘곡성(哭聲)’에서 공포의 진원지 중 한 곳은 바로 낯선 외지인(일본 배우 구니무라 준)이 머물던 폐가다. 전남 곡성군 석곡면 연반리 여운(如雲)마을에 있다. 지난달 26일 차량으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5분 정도 올라가자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여운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속에선 섬뜩한 느낌이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여느 시골집같이 살가운 풍경이다. 흙벽 벌집에서는 토종벌 수백 마리가 이름 모를 들꽃과 폐가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갔다. 이날 폐가에는 40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다. 영화 곡성을 보고 진짜 ‘곡성(谷城)’을 만나러 온 사람들이다. 양해석 이장(66)은 “영화의 공포를 체험하려고 온 관광객들이 곡성에 와서는 오히려 마을이 주는 포근한 분위기를 느끼고 간다”고 말했다. 곡성은 흔히 말하는 인기 휴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 개봉한 영화 덕분에 곡성의 인기도 상한가를 치고 있다. 도자기로 유명한 경기 여주시에 20개가 넘는 박물관이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콘셉트도 다양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3대(代)가 즐길 수 있다. 경북 안동에는 올해 국내 최대 ‘한옥’이 선을 보였다. 바로 경북도 신청사다. 지상 7층의 거대한 한옥 청사는 그 자체로 관광 명소다. 이제 무작정 남들 따라가는 휴가는 그만. 그 대신 가족이 모여 여름휴가 주제를 정하면 어떨까. 숨어 있던 곡성이, 새로운 매력의 여주가 보일 것이다. ● 올해의 발견 ‘곡성’ 영화에 나오는 폐가 찾아보는 재미… 기차마을에도 인파전남 곡성군의 여운마을은 정유재란 때 피신한 백성들이 조성한 보금자리다. 마을은 1960년대까지 50가구 정도가 살았지만 산중 생활에 불편함을 느낀 주민들이 도시로 이주해 한때 2가구만 남았다. 영화 ‘곡성’ 속 폐가는 여운마을의 340m² 크기의 터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뒷자락은 선비가 도포자락을 깔고 앉은 형세의 국사봉(해발 682m)이다. 해발 420m에 자리한 여운마을은 남향이라 안개나 서리가 잘 끼지 않는다. 더구나 물과 흙까지 맑고 깨끗해 작물이 잘 자란다. 현재 여운마을에는 귀촌한 전직 군인과 교사, 자영업자 등 8가구가 있다. 곡성은 전체 면적 547.46km² 중 73%가 산이다. 또 곳곳이 원시림처럼 울창하다. 깊은 골짜기를 따라 섬진강 36km, 대황(보성)강 18km가 흘러 더위를 식히기에 제격이다. 곡성군 마을의 60% 이상은 범죄가 없는 마을이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외지인이 낚시 미끼를 끼우는 강변은 곡성군 곡성읍 동산리 마을회관 뒤편 섬진강 낚시터다. 영화에서는 막연한 불안을 암시한 곳이지만 실제로는 강태공들이 바위에서 한가로이 낚싯대를 드리우는 풍경이 서정적인 곳이다. 영화 개봉 이후인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 곡성의 대표적 관광지인 섬진강기차마을을 찾은 사람은 12만5682명. 지난해 같은 기간 5만445명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으스스한 스릴러 영화가 곡성에 대박을 선물한 것이다. 유근기 군수(54)는 “영화 곡성(哭聲)을 보고 남은 섬뜩함은 곡성(谷城)이 주는 따뜻함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평했다. ● 박물관 세상 ‘여주’ 장난감-전화-생활사… 다양한 박물관에 배우는 재미 ‘쏠쏠’경기 여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도자기다. 예부터 생활도자기의 산실이다. 그러나 여주시를 가면 20여 개에 이르는 각양각색의 박물관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4월 개장한 쎈토이박물관은 디즈니 만화영화 캐릭터 등 1950점을 전시하고 있다. 캐릭터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아메리카 헐크 등 영화상 슈퍼히어로들은 물론이고 추억의 영화와 만화 주인공들이다. 일본의 곰 모양 인형 베어브릭과 영화 몬스터 대학교의 설리, 미니언즈 등 다양한 피규어들이 인기를 끈다. 터미네이터 의상 등 영화에 등장한 실물도 전시돼 있다. 또 몇천 원대 저가부터 1000만 원대 고가의 피규어 캐릭터 상품들도 살 수 있다. 쎈토이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규모나 전시 캐릭터 수에서 최대 규모”라고 했다. 여주시 연양동 금은모래유원지에 문을 연 폰박물관은 세계의 전화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유물 3300여 점 가운데 1876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발명한 세계 최초의 전화기, IBM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이 있어 눈길을 끈다. 여주시 강천면에 위치한 여성생활사박물관은 유일한 여성 생활용품 전문 박물관이다. 다도교실과 전통염색 전시실을 운영하고 고전의상·장신구, 아동의상, 주방용품, 일반 유물도 전시하고 있다. 천연염색 특별전시회와 염색체험학교를 운영한다. ● 한옥 여행지 ‘안동’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종가 아침식사는 별미 문화 여행의 백미는 고택에서 머무는 하룻밤이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농암종택의 홈페이지에는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움 그리고 고결한 선비의 인품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라는 소감이 적혀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유학자 농암 이현보(1467∼1555)의 종택(宗宅)이다. 절벽 아래로 흐르는 낙동강과 겹겹이 둘러싼 산자락에 자리 잡은 고택은 한 폭의 동양화 같다. 고택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종가의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 고등어구이와 호박, 버섯볶음 등 정갈한 반찬들이 전통의 맛을 느끼게 한다. 주변 풍광을 만끽하는 자연생태 탐방과 차(茶)예절, 탁본, 전통혼례 체험도 할 수 있다. 안동의 고택 체험은 갈수록 인기다. 고택의 도시로 불리는 안동은 전국에 있는 고택 650여 채 가운데 150여 채(23.1%)가 보존돼 있다. 지난해 안동 고택을 찾은 관광객 7만1214명 가운데 3819명(5.3%)이 외국인이었다. 안동의 고택은 오래전 원형을 유지하고 있고 산수(山水)와 어우러져 선현들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반응이 뜨겁다. 22일 구담정사, 8월 19일 양소당, 9월 9일 경당고택에서는 음악회가 열린다. 클래식과 재즈, 국화차 체험을 여는 고택도 있다. 국내 최초의 고택 리조트 ‘구름에’도 생겼다. 고풍스러운 건축미와 현대적인 편리함을 갖춘 숙박 서비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임중한 안동시 체육관광과장은 “선조들의 정신과 지혜를 느낄 수 있어 휴가철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 삼합 피서지 ‘하동’ 지리산-섬진강-섬… 세가지 여행의 즐거움 한꺼번에 해결대한민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경남 하동은 삼합(三合) 피서지로 피서객의 오감(五感)을 만족시킨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참살이의 고장 하동만큼 더위를 피하기 좋은 곳도 없다”고 했다. 홍어삼합에서 인용한 삼합 피서지는 산, 강, 바다 삼박자를 갖췄다는 의미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 청정 1급수를 자랑하는 섬진강,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대도(大島)가 그것이다. 오감은 색깔, 느낌, 맛, 향기, 이야기를 말한다. 윤 군수는 “바다에서 해수욕과 갯벌체험을 하다 섬진강 모래를 밟으며 쌍계사 계곡으로 올라가도 되고 반대로 지리산에서 강을 따라 바다로 내려가도 좋다”고 말했다. 지리산 자락엔 형제봉과 불일폭포, 쌍계사와 계곡, 칠불사, 야생차 시배지(始培地)와 다원, 청학동, 삼성궁, 화개장터 등이 반겨준다. 녹음이 더위를 쫓아낸다. 섬진강에는 남도대교, 하동포구와 평사리 공원, 백사청송(白沙靑松)으로 유명한 하동송림(천연기념물 445호), 하동공원, 백련리 도요지가 유명하다. 시원한 강바람이 일품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걸음을 옮기면 금남면 대도마을이 나온다. 대도마을에서는 낚시와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신노량항에서 대도아일랜드호가 노량항을 건너 하루 6차례 운항한다. 하동군은 당일과 1박 2일, 2박 3일 등 다양한 코스를 추천하고 있다. 이들 코스에 섬진강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추가하면 금상첨화다. 먹을거리로는 재첩국 등 재첩 요리, 참게탕과 참게가리장, 은어회가 유명하다.● 레포츠 고장 ‘인제’ 내린천 급류 따라 2시간 ‘스릴’… 63m 번지점프는 ‘아찔’강원 인제군의 내린천 래프팅은 급류에서 맛보는 짜릿한 스릴과 수려한 주변 경관으로 인기를 끈다. 내린천 래프팅은 거리에 따라 4개 코스로 이뤄지지만 수량이 부족할 경우 20km의 장거리 코스는 운항이 어렵다. 원대교∼밤골 7km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다. 2시간 정도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더위도 말끔히 잊는다. 인제읍 합강리에 위치한 번지점프장은 점프대가 63m로 국내 최고 높이다. 발목 또는 허리에 줄을 묶고 뛰어내리면 심장이 쪼그라드는 스릴을 느낀다. 번지점프대 옆에는 동그란 기구를 새총처럼 쏘아 올리는 슬링샷이란 놀이기구가 있다. 2초 만에 45m 높이에 오르는 짜릿한 속도감을 맛볼 수 있다. 인제읍 남북리 나르샤파크에는 줄 없이 뛰어내리는 번지점프 스캐드다이빙이 있다. 곤돌라를 타고 50m 높이까지 올라간 뒤 그물망으로 자유낙하를 하며 스릴을 만끽한다. 인제읍 내린천 수변공원에는 줄을 타고 하늘을 가르는 집트랙이 있고 남면에서는 사륜오토바이와 수륙양용 자동차 아르고를 탈 수 있다. 또 북면 용대 삼거리에는 98m 높이의 매바위를 전문 산악인처럼 등반할 수 있는 시설 아이언웨이가 있다. 기린면에 조성된 모터스포츠 테마파크 인제스피디움에서는 3.908km 서킷에서 레이싱을 즐길 수 있다.● 동굴의 고향 ‘단양’ 한여름에도 평균기온 15도… “들어가면 나오기 싫어요”천연동굴은 태양에 데워진 지표면과 달리 평균 온도가 15도를 유지하는 이색 피서지다. 천연동굴에 들어서면 서늘함이 등골에 흐르던 땀을 단번에 식혀 준다. 대표적인 동굴 피서지는 충북 단양이다. 단양은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물과 시간이 빚어낸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석회암 동굴이 180여 개나 있다. 인기가 높은 곳은 맏형 격인 고수동굴(천연기념물 제256호)이다. 이 자연동굴은 길이 1700m로 산속에서 스며든 빗물과 공기가 맞닿아 만든 고드름 모양의 종유석 등이 있어 탐방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리아상이나 독수리 등을 닮은 바위도 볼거리다. 다만 관람객 편의를 위한 보수공사가 7월 끝날 예정이어서 정확한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 고수동굴이 남성적인 반면 470m 길이의 천동동굴(지방기념물 제19호)은 여성미를 보여준다. 4억5000만 년 전에 생성된 이 동굴은 스며드는 지하수의 양이 적어 종유석 등이 정교한 모양이다. 맑은 지하수가 고인 동굴 연못에는 포도송이가 영글어 가는 듯한 포도구상체를 볼 수 있다. 단양군 영춘면 온달관광지에 있는 온달동굴(천연기념물 제261호)은 석회암층 담백색 종유석 등이 발달해 웅장하고 진입로가 수평이다. 총길이 800m로 1∼3층으로 구분돼 있다. 강원 정선군의 화암동굴은 금광산과 석회석 자연동굴이 어우러진 국내 최초의 테마형 동굴이다. 화암동굴은 여름철 무더위를 한순간에 날려버릴 야간 공포체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쥐, 시체, 공동묘지 등의 소품이 설치된다. 올해는 23일부터 8월 21일까지 운영된다.● 서해 다도해 ‘보령’ 원산도 외연도 등 90여 개 섬… 해산물 등 먹거리도 풍부미지의 섬을 가는 것은 변치 않는 여름휴가의 재미다. 충남 보령시는 서해의 다도해로 불리는 섬 관광의 메카다. 유·무인도 90여 개가 해안선을 따라 끊어질 듯 이어질 듯 펼쳐져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아련함을 부른다. 이 가운데 15개 유인도는 관광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관광지는 보령의 섬 가운데 가장 큰 원산도다. 민박과 펜션 등 숙박시설이 갖춰진 데다 해수욕장은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고 고운 모래가 장관이어서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제격이다. 원산도는 해안선을 따라 1.3km²에 걸쳐 푸른 송림이 펼쳐져 있다. 대천항에서 불과 30분 거리이며 하루 6회가량의 배편이 운항한다. 외연도는 하얀 해무가 덮고 있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섬이다. 대천항에서 쾌속선으로도 1시간 반 걸릴 정도로 멀다. 바람이 잔잔한 새벽에는 중국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있다. 천연기념물 제136호인 상록수림에는 동백, 후박 등 아름드리 활엽수들이 자란다. 삽시도는 해안을 따라 기암괴석과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싸여 보령의 보물섬이라고 불린다. 황금곰솔 등을 볼 수 있는 삼림욕길과 진너머해수욕장이 장관이다. 배낚시와 갯바위낚시로 우럭과 노래미 등의 손맛을 느낄 수 있어 강태공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는다. 이 밖에 회갈색의 기기묘묘한 바위로 유명한 여우 모양의 호도, 기암괴석과 백사청송의 장고도, 울창한 송림과 몽돌해변의 효자도 등이 있다. ● 낙동강 비경 ‘사하’ 배 타고 철새 도래지 둘러보는 ‘에코문화탐방’ 코스 인기부산 사하구는 낙동강 일원에서 에코문화탐방을 운영하고 있다. 탐방객들은 배를 타고 낙동강 하구 일대의 비경을 엿볼 수 있다. 탐방객들은 갈대숲과 텃새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낙동강 하구 탐방은 사하에코문화탐방 코스 중 하나다. 이곳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의 명성처럼 뛰어난 생태 보고로 알려졌지만 그동안 접근이 어려워 시민들의 아쉬움이 컸다. 사하구는 낙동강 하구 일대의 명소를 알리기 위해 이 코스를 개발했다. 낙동강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명소는 을숙도에코센터, 다대포 생태탐방로, 아미산전망대, 감천문화마을이다. 을숙도에코센터는 철새에 관한 정보 제공과 낙동강 하구의 아름다움, 생태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관이다. 부산 다대포에 위치한 아미산전망대는 낙동강 하구를 내려다보기 좋은 곳에 자리했다.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삼각주를 중심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 등 조망이 탁월하다. 사하구는 7, 8월 무더위 때문에 감천문화마을 대신 다대포 낙조 분수대로 코스를 변경했다. 23일과 8월 20일 행사가 예정돼 있다. 참가비는 중학생 이상 1만7000원, 초등학생 이하 1만5000원이다. 안효기 사하구 문화담당 주무관은 “지난해 2차례 시범사업으로 운영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는 월 1회로 탐방 횟수를 늘렸다”고 말했다. 곡성=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여주=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하동=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인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단양=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보령=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대전의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급식이 급식의 질과 위생 등에서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며 영양사와 조리사의 전원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여러 번의 개선 건의를 했지만 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담당 공무원의 처벌도 요구했다. 이 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급식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이 학교 5, 6학년 2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밥과 국, 반찬에서 머리카락, 휴지, 플라스틱 조각 등이 나왔다는 응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영양교사 입회하에 시료를 보내 검사한 결과 세균도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는 것. 배식을 했던 학부모들이 찍었다면서 비대위가 제시한 급식 사진을 보면 반찬이 김치와 호박 각 한 조각이 전부이고 국은 거의 국물만 있을 정도로 부실한 경우도 있었다. 학부모들이 이 사진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자 “잔반인 줄 알았다”, “그 학교 교장 교감은 집에서 자식이나 손자에게 그렇게 먹이냐” 등 교육당국을 비아냥거리는 글들이 쇄도했다. 한 학부모는 “이런 급식 부실이 오래 계속됐고 지난해 4월 학부모 민원으로 현장점검을 나온 서부교육청의 담당 공무원이 ‘아이들이 식중독이 안 걸린 게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로 문제점을 시인했다”며 “하지만 그 다음에 아무런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시 교육청에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일부 조리원이 학생들에게 비인격적인 막말과 욕설을 상습적으로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에서는 내달 1일자로 병휴직을 낸 영양교사와 조리원들 사이에 오랫동안 갈등이 심각했지만 교육당국이 문제를 방치하면서 급식이 부실해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비대위는 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는 한편 29일에는 설동호 시 교육감을 면담하고 해결을 촉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계속됐는데도 시 교육청 측은 이달 중순에서야 직접 조사를 나왔다”며 “교육감이 아래에 미루지 않고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 교육청은 서부교육지원청이 자체적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인사 조치를 하거나 급식개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교육감 비서실은 교육감 면담을 요청하러온 학부모들을 저지하기 위해 비서실 문을 잠가버려 비난을 샀다. 비서실은 2월에도 교육감 면담 요구를 하러온 급식업자들을 막기 위해 같은 행동을 했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오염된 환경의 영향을 받는 환경성 알레르기 질환은 근본적인 치료도 중요하지만 노출을 막아 예방하거나 악화를 막는 노력이 중요하다. 순천향대 연구팀이 환경성 알레르기 질환자 보호를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를 주도한다. 순천향대는 환경보건학과 김성렬 교수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과제를 받아 2020년 말까지 관련 연구를 수행한다고 27일 밝혔다. 김 교수는 “유해 환경에 민감한 알레르기성 질환자 등을 모니터링하고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환경보건과 임상, 공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융복합 연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연구와 차별된다”고 말했다. 융복합 연구는 환경보건과 예방의학을 담당하는 순천향대 위해성평가융합연구센터가 주도하고 임상을 위해 한양대병원(서울), 인하대병원,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부천병원, 서울병원의 호흡기내과 및 소아청소년내과 등이 참여한다. 정보기술(IT) 및 환경유해물질 측정을 위해 공학 전문가들도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김 교수는 “우선적으로 화력발전소가 많은 충남 지역에서 발전소와 도시 운송 수단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와 탄소 성분에 대한 노출을 줄일 수 있도록 상시적인 모니터링 감시체계를 구축할 생각”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이런 상시 감시 체계와 예방 시스템의 미래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행정중심복합도시에 한국적 문화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형태의 한류(韓流) 건축물이 처음으로 들어선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한류건축 설계공모 결과 세종시 다정동 행복도시 2-1생활권의 복합주민공동시설(복합커뮤니티센터), 3생활권의 광역복지지원센터의 당선작을 선정(사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한국적 문화요소에 초점을 맞췄다. 전통한옥의 사랑채와 안채, 별채, 회랑(전통건축물의 지붕이 있는 긴 복도), 건물 외부와 내부를 완충해주는 툇마루, 마당, 정자 등 전통양식이 현대적 건축물에 재해석돼 적용됐다. 건축물은 기능상으로는 이용자의 성별, 연령, 이용목적, 이용시간, 이용유형 등을 고려하고 노약자와 장애인 등 누구나 이용이 편리한 ‘유니버설디자인’이 도입됐다. 복합커뮤니티센터 당선작인 ‘다정원(多情園)’에는 전통 건축물의 처마와 지붕선이 적극적으로 적용됐다. 광역복지지원센터 당선작인 ‘달빛마루’는 한국적 건축요소인 회랑, 툇마루, 담장, 정자 등 한류 주제를 다양하게 반영했다. 한창섭 공공건축추진단장은 “이번에 당선된 작품을 세부 설계과정에서 잘 다듬고 완성도를 더욱 높여 한류건축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 그 우수성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에는 ‘안무자가 직접 공연하는’ 춤꾼들의 모임이 있다. 1996년 출범 이후 전국의 무용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이 원칙을 고수하는 ‘대전춤작가협회’다. 김연의 회장은 “그래야 작가의 창작정신을 더 잘 구현해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조용필은 ‘조용필 작사·작곡’의 노래를 부를 때 더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독특한 소신을 갖고 있는 춤꾼들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23일 기념공연을 갖는다.○ 자기 안무 직접 추어 작가정신 구현 지역 무용계는 1961년 충남무용협회의 출범으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1985년 대전시립무용단이 창단되고 1990년대 대덕대와 충남대 대전대 중부대 등에 무용학과가 생기고 대전예술고가 문을 열어 중흥기를 맞는다. 대덕대 교수를 지내기도 했던 이정애 씨 등이 1996년 대전춤작가협회를 창립했다. 이 시기 배출되기 시작한 한국무용과 발레, 현대무용 분야 전문 무용인들의 창작 의욕을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초대 회장을 지낸 그는 지금까지도 창립 정신을 솔선하고 있다. 지난해 6월 3일 상반기 공연이 열린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공연 ‘샤목샤목’의 무대에서 춤사위를 펼친 이는 심사석에나 있을 법한 60대 중반의 이 씨였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인 양찬희 씨와 호흡을 맞춰가며 각자 마련한 안무를 선보였다. 공연이 끝나고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던 순간을 떠올린 김 회장은 “외국에서는 거장들이 음악을 고르고 거기에 맞춰 춤을 만들고 직접 공연하는 모습이 일상화돼 있다. 음악과 의상, 무대 미술을 직접 선택하고 춤으로 구현하기 때문에 창작 의도를 보다 충분히 표현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외 없이 창작품만 무대에 올리는 분위기는 지역의 춤 예술 수준을 끌어 올렸다. 창립 2년 뒤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씩 열린 정기공연을 통해 창작 열기를 달궜다. 손관중, 한상근, 류석훈, 이윤경, 정현수, 김용철, 남수정, 임학선, 윤덕경, 김란 씨 등 내로라하는 춤꾼들이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대전젊은춤작가전’으로 불리는 하반기 공연은 신예들의 창작 영감을 자극하는 무대다.○ 지역 무용계에 창작 분위기 확산 23일 오후 7시 반 대전예술의전당 알상블홀에서 열리는 공연에서는 김지영의 ‘하늘웃음’, 김옥련의 ‘사랑…’, 임수정의 ‘달그림자Ⅱ’, 안향신의 ‘비 : 채(비움과 채움)’ 등 기량 높은 작가들의 작품 4편이 무대에 오른다. 창무회 상임안무가인 김지영 씨는 한국무용의 창작 춤 시대를 연 스승 김매자 선생의 맥을 잇고 있다. 목원대 외래교수인 임수정 씨는 가장 주목을 받는 대전지역 차세대 아티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의 전통 춤꾼인 김 회장은 자신의 전공 경험을 살려 지난해부터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우리 춤 향연’이라는 전통 춤 기획공연을 추가해 전체 공연 횟수를 연간 세 차례로 늘린 것. 살풀이춤의 명인인 김숙자류 춤의 전통을 이어가는 그는 우리 춤 보급에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한국무용 가운데에서도 창작품이 아닌 기존 전통춤의 공연은 생생한 국악과 함께 우리 춤의 다채롭고 풍요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 협회가 지난 20년 동안 춤꾼들의 예술 열정과 시민들의 애정에 힘입어 원숙미를 더해가고 지역예술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한다”며 “앞으로도 현대와 전통, 창작과 고전, 신예와 명인이 조화를 이루는 춤의 세계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홍산면에는 아직까지도 보부상의 두령인 영위(領位)의 맥을 이어오고 있고 보부상들의 애환이 담긴 유품과 노래들이 전해져 보부상에 대한 민중사학으로서의 학문적 연구가치도 충분하다.’ 얼마 전 작고한 동아일보 정상희 지역 담당 기자가 1989년 4월 18일자 동아일보 13면(전국면)에 크게 소개한 ‘천년 이어온 부여 보부상’ 기사의 일부다. 정 전 기자는 당시 81세로 홍산을 포함한 8개 읍의 보부상을 거느린 저산팔읍상무사의 마지막 영위 김재련 옹을 인터뷰했다. 한때 전국 최대의 보부상단이었으나 1969년 5월 1일 마지막 공문제(총회)를 마친 뒤 점차 사라져 가던 저산팔읍상무사를 아쉬워한 기사였다. 37년 만에 처음으로 이 지역 주민들로 이뤄진 홍산보부상보존연구회가 17, 18일 홍산 동헌과 장터 일원에서 ‘보부상 꿈을 꾸다’를 주제로 공문제를 재현하는 행사를 갖는다. ○ 전국 최고 상단 ‘부여 보부상’ 아세요? ‘장돌뱅이’ 또는 ‘등짐봇짐장수’라고 불리는 보부상(褓負商)은 조선시대와 광복 후까지도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서민경제의 핵심 역할을 해왔고 충남 서남부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세명대 이창식 교수는 저서 ‘한국의 보부상’에서 “충남에 전승하는 보부상 노래 구절의 ‘태조대왕 등극 후에 우리 생명 건져냈고’로 미뤄 보부상은 원시시대부터 있었으나 이성계의 개국에 공헌하면서 본격 조직을 허용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했다. 일제는 보부상이 생존을 위해 협력을 해온 경우도 있었지만 막대한 조직을 바탕으로 상권을 장악해 나가는 것을 우려해 마침내 조직을 말살했다. 충남에는 저산팔읍상무사(홍산, 임천, 부여, 정산, 한산, 서천, 남포, 비인)와 원홍주육군상무사(홍주, 청양, 어천, 보령, 광천, 대흥), 예덕상무사(예산, 덕산, 당진) 등이 있었다. 이 가운데 모시를 기반으로 한 저산팔읍상무사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오래 존속됐다. 앞서의 기사에는 저산팔읍 가운데 하나인 홍산지역 보부상의 규모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 나온다. ‘홍산면 상천리 야트막한 야산등성이에 3기의 무연고 보부상 분묘가 있다.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만발하는 4월 24일이 되면 이 무덤에 부여 일원에서 2000여 명의 보부상 후예들이 찾아와 경건하게 제사를 지내 장관을 이룬다. 구한말 등짐을 지고 가다 거리에서 얼어 죽은 김상기 등 3명의 보부상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제사다.’○30년 만의 화려한 홍산상무사 재현 마지막 영위 김 옹은 1964년 저산팔읍상무사를 법인화한 데 이어 그 이듬해 보부상의 재중흥을 도모해 서천 길산시장에서 대규모 공문제를 개최했다. 하지만 불과 4년 후 마지막 공문제를 지내야 할 만큼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 이후 공문제는 민속 재현행사로만 남았는데 그마저 신차영감행차놀이 같은 일부 행사만 선보였다. 이번에 열리는 공문제는 보부상 행렬과 임원선출, 공문제례, 비나리, 줄타기, 신차영감행차놀이 등 모든 행사를 재현한다. 공문제는 보부상의 가장 큰 행사일 뿐 아니라 투표로 임원을 선출하고 정기총회를 열어 안건을 결정하는 민주적인 운영방식 때문에 더욱 주목을 모은다. 충남문화재단은 16일 ‘보부상 전통문화 학술세미나’를 충남개발공사에서 연다. 이정구 홍산보부상보존연구회장은 “저산팔읍상무사의 공문제는 보부상 총회 가운데 처음으로 지방문화재로 지정됐고 이 상무사의 보부상 유품은 국립부여박물관에 민속자료 30호로 보관돼 있을 정도로 유서 깊다”며 “이 소중한 민속 문화를 더욱 연구하고 발전시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공문제에 가면 보부상들이 전국의 장터를 누비며 흥얼거렸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계화 계화 계화자 좋소/태조대왕등극후에 우리생명 건져냈소/영위대감 반수영감 우리가 살면 몇백년을 사나요/죽음으로 보은 충성합시다.’ 축제 문의 041-830-6511(홍산면사무소)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서해안에는 석탄화력발전소가 당진에서 서천까지 이어져 있다. 1984년 보령과 서천화력이 가동된 데 이어 1995년 태안과 당진화력이 들어섰다. 꾸준한 증설 끝에 현재 4곳에는 국내 화력발전소 53기의 약 절반인 26기(전체 발전량의 47.2%)가 밀집해 있다. 화력발전소 관계자는 “화력발전에 대규모의 냉각수가 필요한 데다 원료인 유연탄은 수입하기 때문에 뱃길에 가까워야 하고 전력 수요가 많은 수도권 송전 비용을 감안할 때 서해안은 좋은 입지 조건”이라고 말했다. 환경의식이 높지 않았던 시절 이들 화력발전소는 지역발전 기대감으로 오히려 일부 주민들의 환영 속에 세워졌지만 환경 오염원으로 낙인찍혀 점차 애물단지로 변했다. 5일 발표된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 조사에 따르면 충남 화력발전소 밀집지역 상공의 2차 미세먼지가 서울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이 떠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내 4곳의 화력발전소는 대부분 석탄이 발전 원료다. 보령과 당진, 태안, 서천 등 4개 시군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으로 인한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 피해 대책 마련과 추가 건설 철회를 요청하기로 했다. 앞서 7일 충남도는 화력발전소가 있는 지역에 대한 특별대책지역 지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번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그동안의 꾸준한 경고음 때문이다. 충남도와 단국대가 보령과 태안화력발전소 인근 주민 150명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벌여 3월 발표한 결과 발전소 인근 주민의 혈중 카드뮴 평균 농도가 타 지역에 비해 1.8배 높았다. 이에 따라 도는 9월부터 2020년까지 ‘화력발전소 기후환경 조사평가’를 진행해 화력발전소 주변 지역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한 과학적 실증자료를 확보하기로 했다.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송전 문제로 불화를 빚는다.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불허했다가 1심에서 한전에 패소한 당진시는 지난달 20일 대전고법에 항고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변환소 건축을 승인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시민 건강과 재산 보호의 의무도 있다. 이미 지역에는 송전탑 526개와 189km에 달하는 송전선로가 설치돼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화력발전소 피해 복구와 예방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인천시와 더불어 2011년 화력발전세를 도입해 지난해 두 번째로 317억 원(kW당 0.3원)을 부과했다. 서남 해안에서 만들어져 주로 수도권으로 가는 전기의 요금차등제도 추진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서해안을 오염시키면서 생산된 전기의 60%가 수도권으로 가고 이 과정에서 송전탑 문제도 발생한다. 미국처럼 거리병산제 등으로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전기요금에 차등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인천시 및 부산시와 9, 10월경 국회에서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공청회를 열고 중앙정부에 관련법 제정을 건의하기로 했다. 당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한 일본기업 모임인 서울재팬클럽 회원을 초청해 건의사항을 듣고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 일본 기업인들은 한국에서 기업 하기 힘든 지식재산 분야의 문제점으로 현행 특허무효 제도를 꼽았다. 이들은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특허권 방어를 하는 데 진을 빼야만 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국내 특허무효 분쟁은 특허청 특허심판원의 특허심판(1심), 특허법원의 2심, 대법원의 최종심으로 이뤄진다. 무효 청구인들이 융·복합과 첨단을 특징으로 하는 기술적 사안에 대해 기술전문기관인 특허심판원의 판단을 거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심판원 단계에서 증거를 충실히 제출하지 않았다가 2심에서 증거들을 쏟아내 분쟁을 길게 끌고 간다.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특허권을 방어하다 문을 닫는다. 일각에서는 일부 대기업 등이 이런 제도적 문제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고 본다. 최동규 특허청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제도 개선에 나섰다. ―현행 특허무효 제도에 어떤 문제점이 있나. “특허무효 청구인 가운데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며 심판원 단계에서 내지 않았던 증거 자료를 특허법원에 제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심판원에서 결론이 날 분쟁이 장기화될 뿐 아니라 심판원 판단이 특허법원에서 절반 가까이(2015년 기준 43.4%) 뒤집혀 분쟁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심판원 단계에 모든 증거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일본은 심판원 판단의 2심 번복 비율이 22.7%(2013년)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최종심까지 다툼의 청구 범위 정정을 허용한 시스템 때문에 막바지에 이른 무효 사건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부작용 사례가 실제로 심각한가. “한 정보기술(IT)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심판원 단계에서 무효 증거를 1개만 제시했다가 2심에서 증거 11개를 추가하는 바람에 오랜 소송 끝에 패배했다. 반도체검사 전문업체인 다른 한 중소기업은 미국 대기업의 특허 침해에 맞서 대법원까지 소송을 진행해 무효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대 미국 대기업이 특허무효 청구 범위를 수차례 정정하면서 소송이 6년간 이어져 결국 경영권을 매각당했다.” ―법원 단계에서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거나 다툼의 청구 범위를 변경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 문제란 말인데, 이를 막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지 않나. “우리 헌법상 규정이나 법원의 역할로 볼 때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면 심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무효 청구인들은 소송을 장기화할 목적으로 2심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14년 조사에서 2심에 새로운 증거로 제출된 자료의 95%가 특허공보 등에 이미 공개돼 특허심판 단계에서 충분히 제출할 수 있었던 자료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분쟁이 3심 제도를 마련한 취지처럼 신중한 판단을 받아야 하지 않나. “2심과 최종심의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특허분쟁의 특수성을 좀 고려해 줬으면 하는 거다. 특허는 보호 기간이 20년이기 때문에 6∼7개월 걸리는 특허심판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최종심까지 2∼6년을 소요하고 나면 설령 승소를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관할 집중 재판으로 판결이 빨라지긴 했지만 승소하고도 손해배상 소송을 더 거쳐야 한다.” ―소위 특허 선진국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미국 일본 중국 등은 심판원 단계에서 모든 무효 증거를 제출토록 하고 특허심판 단계에서 기술적 전문적 판단을 받게 하고 법원은 심판원의 판단을 반영해 판결한다. 미국은 2012년 이런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 소송 비용을 10분의 1로, 분쟁 기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우리와 법체계가 비슷한 일본은 1976년 최고재판소 판결 이후 심판원에 모든 증거를 제출토록 제한하고 있고 중국도 마찬가지다. 내년에 출범할 유럽 통합특허법원도 모든 증거를 1심에서 제출토록 설계 중이다. 우리도 세계 5대 특허선진국인 만큼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확대하고 국내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국제적 기준으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바꿔 나갈 계획인가. “원칙적으로는 심판원 단계에서 모든 증거를 제출하고 정정 청구도 여기서만 가능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소송의 증거를 심리하는 것은 사법부의 고유권한이므로 심판원 단계에서만 증거를 다룰 순 없다. 다만 법원이 권한을 활용해 2심에 제출된 증거가 과연 심판원 단계에서 낼 수 없었던 자료인지 명확히 해명하도록 의무화하고 그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우면 증거에서 배제하는 조치만 내려도 큰 효과가 있다. 이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5월 말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소송 제도 개선을 수반하는 문제인 만큼 사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 기업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10월 말 국회에 개선 법률안을 상정하는 것이 목표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직장인과 학생들은 바쁜 일정으로 주중 치아 치료의 기회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정작 시간을 낼 수 있는 일요일과 공휴일에 치과는 대부분 문을 닫는다. 대전의 선치과병원이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중부권에서 처음으로 상시 전문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365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12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 병원은 이날부터 수요일(오후 6시까지)을 제외한 평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진료한다. 설과 추석 등을 포함한 연중무휴 시스템이다. 그동안에는 평일에는 오후 6시까지, 토요일에는 오후 4시까지 진료하고, 휴일에는 진료를 하지 않았다. 새롭게 진료를 보는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평일 진료 인력의 30∼40%를 투입해 임플란트와 교정, 심미보철, 턱관절, 치주, 소아치과 등 8개 모든 진료 과목에 걸쳐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구강외과 등 일부 진료 과목만 운영하는 응급치료 개념과는 다르다. 이규은 선병원 경영원장은 “365 진료 시스템으로 전체적으로 진료 시간을 많이 확보해 환자를 분산시킴으로써 그동안 진료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던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중무휴 진료 시스템으로 구강 관련 사고에 대한 더욱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졌다. 선치과병원은 그동안에도 대전선병원 및 유성선병원과 연계한 구강외과 24시간 응급진료 시스템을 갖춰 지역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긴급 상황에 대처해 왔다. 선경훈 치과병원장은 “다른 치과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이 야간과 휴일에 응급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협업 진료를 강화해 지역 병원들을 후방 지원하는 역할도 해나갈 것”이라며 “365 시스템은 수익성보다 시민 편의를 먼저 고려해 도입했다”고 강조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