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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3일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후 4시경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범죄의 중대성,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추 전 원내대표는 계엄 해제 선포안 의결 당시 의원총회 장소를 네 차례 바꿔가며 의도적으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 추 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오후 11시 3분)→중앙당사(오후 11시 9분)→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오후 11시 33분)→중앙당사(4일 0시 3분)로 변경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후 홍철호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통화했고,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하기도 했다.특검팀은 지난달 30일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해 23시간가량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추 전 원내대표는 당시 내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만약 대통령과 공모해 표결을 방해하려 했다면 계속 당사에서 머물지 왜 의총 장소를 바꾸고 국회로 이동했겠나”라고 항변했다.추 전 원내대표는 현역 의원이라 회기 중인 현재는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다는 불체포특권을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가능하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대통령실이 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단하도록 하는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3일 “헌법상 재판중지 입법이 필요하지 않다”며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넣지 않아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재판과 관련해 ‘국정안정법’이란 이름으로 입법 추진을 공식화하자 제동을 건 것이다.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헌법 84조에 따라 현직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이 중지된다는 것이 다수 헌법학자의 견해“라며 ”헌법재판소도 같은 취지로 해석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이어 “헌법상 당연히 중단되는 것이니 입법이 필요하지 않고, 만약 법원이 헌법에 위반해서 종전에 중단선언을 뒤집어 재개하면 그때 위헌심판 제기와 더불어 입법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그는 “그래서 당에 사법개혁안 처리대상에서 재판중지법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부연했다.아울러 “대통령실과 대통령의 생각은 같다”며 “재판중지법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더 이상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해석해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도 같은 날 앞선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재판중지법을 처리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는지 묻는 말에 “해당 법안은 불필요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재판중지법 관련) 입장에 대해 바뀐 바 없다”고 답했다.앞서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정청래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간담회를 통해 국정안정법의 추진에 관해 추진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르면 이달 본회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박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관세협상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과, 그리고 대국민보고대회 등에 집중할 때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대통령실과도 조율을 거친 사안”이라고 했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에 “여야 협의를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게 민주당인데 그런 민주당의 발표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든 정 대표든 책임 있는 사람이 이 대통령 재임 기간에 재판중지법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이 대통령이 당선 전 기소돼 진행 중이던 5개 재판은 현재 모두 멈춘 상태다. 각 재판부는 이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1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1심 △검사 사칭 위증교사 사건 2심의 재판기일을 연기한 후 잡지 않고 있다. 현행 헌법 84조는 현직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규정하고 있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에 법무법인 지평의 고문변호사인 김지형 전 대법관을 임명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밝혔다.강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전 대법관은 법원 내 손꼽히는 노동법 권위자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데 힘써온 분”이라고 소개했다.이어 “고 김용균 사망사건 관련 특별조사위원장과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 관련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사회적 현안에서 진실을 규명하고 사회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일과 일터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공정한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평가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지식재산처 처장에 김용선 한국지식재산보호원장을,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에 류현철 일환경건강센터 이사장을 각각 임명했다.강 대변인은 김 원장에 대해 “특허청 차장과 산업재산정책국장, 대변인 등 특허청의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친 관료 출신으로서 지식재산 관련 정책에 정통한 전문가로 손꼽힌다”며 “세계지식재산권기구 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국제경험도 풍부해 지식재산권 분쟁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이어 “연구개발(R&D)과 사업화, 재투자 등 지식재산의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K콘텐츠와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지식재산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류 이사장을 두고는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서 산업재해와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 해결에 적극 앞장섰던 산재 예방 전문가”라고 밝혔다.그러면서 “한국 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과 일환경건강센터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현장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이 차관급으로 승격된 이후 첫 인사인 만큼 산업 재해 사망 사고를 반드시 근절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실천할 적임자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측이 유족 측과 공식 합의했다.23일 유족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더보상은 “회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지속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유족과 회사는 오해를 해소하고 상호 화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더보상에 따르면 회사와 유족 모두 초기 협의 과정에서 대리인을 통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상호 간 오해가 깊어졌음을 확인했다.회사는 유족이 요청한 산업재해보상보험 청구 절차 관련 증거 자료를 지난 7월 이미 제출했으며, 청구 과정에서 지문인식기 등을 이용한 근태기록 은폐나 조작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아울러 승진에 따른 급여 인상과 지점 간 이동으로 인해 단기 근로계약이 체결된 배경을 유족에게 충분히 설명했다. 유족 역시 가산임금·휴게시간 등 근로 여건 전반에 대한 오해를 해소했다.유족 측은 “회사는 본 사망 사고와 관련해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확인되는 부분에 대해선 그 책임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회사는 근무환경과 안전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이어 “고인의 부모님은 더 이상 아들의 죽음이 회자되길 원치 않기 때문에 회사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에 응한 점을 십분 헤아려주시길 바란다”고 했다.앞서 7월 16일 런베뮤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6세 청년이 직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 측은 청년이 사망 직전 일주일 동안 80시간 근무하는 등 과로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런베뮤 본사와 인천점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이번 근로감독에서는 사망한 직원뿐 아니라 다른 직원에 대한 추가 피해, 휴가·휴일 사용,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한미 합동참모본부의장이 3일 만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과 관련해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다.합참은 이날 진영승 합참의장과 존 대니얼 케인 미국 합참의장이 서울 용산구 합참본부에서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를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케인 의장의 방한은 지난 7월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MCM은 한미 합참의장이 군사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978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회의체다.이날 양국 의장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운용능력 구비를 위해 공동으로 합의한 조건에 따라 진행한 연간평가에서 많은 부분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공감했다. 또한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상호 확인했다.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의 3단계 검증을 거쳐 이뤄진다. 현재는 2단계 FOC 평가를 진행 중이다.이날 한미 합참의장은 72년간 이어져 온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미와 역할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해 한미 양국의 강력한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과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공감했다.양측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상황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와 전 세계 군사력 경쟁 심화로 인해 복합적이고 불안정한 상태에 있음을 확인했다.그러면서 최근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군사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한미동맹은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해당 위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미 합참의장은 억제력이 한반도를 넘어서 안보, 자유 그리고 번영을 위한 역내 억제력에 기여한다고 공감했다. 이와 함께 인태 지역의 자유와 개방성을 유지하고, 잠재적 위협세력에 대한 억제와 상호이익 보장을 위해 동맹 및 파트너국과 협력할 것을 재확인했다.양측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지침에 따라 핵·재래식 통합(CNI) 개념을 지속 발전시키고, 북핵 위협에 대한 동맹의 억제력 제고를 위해 한미 CNI 활동을 더욱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동맹 현대화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양측은 급변하는 안보환경과 다양한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동맹의 능력과 상호운용성,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끝으로 양국 합참의장은 한미상호방위조약 하에 어느 때보다 강력한 연합방위체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했고, 이에 대한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3일 첫 재판에 출석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오전 11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의원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권 의원은 남색 정장 차림에 흰 셔츠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왼쪽 가슴에는 ‘2961’이라는 수용번호가 적힌 명찰을 착용한 모습이다. 재판부가 법정 촬영을 허가하면서 피고인석에 앉은 권 의원의 모습이 언론사 사진을 통해 공개됐다.권 의원은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과정에서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국회의원입니다”라고 답했다.5선 중진인 그는 국회 체포동의안 절차를 거쳐 지난 9월 16일 구속된 뒤 지난달 2일 재판에 넘겨졌다. 특별검사제도 도입 이래 불체포특권을 가진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됐다.권 의원은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지시를 받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현안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역대급 성과를 내며 막을 내렸다”고 평가하며 “당 차원에서 가칭 ‘APEC 및 관세협상 성과 후속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APEC 성과가 국민께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APEC 성과에 대해 “확실히 민심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 주말 시장에서 만난 분들이 엄지척하며 ‘APEC이 A급’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이어 “APEC 주간 동안 A급 성과는 줄줄이 이어지고 K컬처 주역들은 세계를 향해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모여 ‘치맥 회동’을 했고 주가는 오르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잔치, 축제였고 이재명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한판 승부였다”고 말했다.그는 구체적으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특히 엔비디아로부터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 장을 공급받게 된 건 놀랍고 기적 같은 일이다. 대통령 공약이던 5만 장 확보를 훌쩍 넘어선 숫자”라고 설명했다.한중 관계를 두고는 “양 정상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대통령 방중을 요청했다. 이제 고위급 소통 채널도 재가동될 것”이라며 “한중 문화 교류, 경제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다.정 대표는 “APEC에서 정부가 이룬 합의를 구체적 결과로 실현해 내야 한다”며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대미 투자 관련 특별법을 준비하고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아울러 국민의힘을 향해 “예상치 못한 성과에 많이 놀랐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 대통령이 관세 협상을 가장 잘한 리더라고 추켜세웠다”며 “딴지 걸기 그만두고 애국의 대열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APEC 정상회의 성과를 입법과 예산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외교로 열린 길은 국회 입법과 예산으로 완성될 때 실질적 성과가 된다”고 했다.이어 “전략 산업인 인공지능(AI), 반도체, 연구·개발(R&D)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협업을 약속한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반드시 지키고 키워야 한다. 지금은 움츠릴 때가 아니라 미래를 키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APEC 관련 특위에 대해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팩트시트(Fact Sheet·설명자료)가 완성되면 정부가 할 일과 국회 협력이 필요한 일 등 리스트가 정해지지 않겠느냐. 그중 국회가 협력해야 할 리스트에 대해 당정 간 의견 교환이 이뤄지고 특위에 지원 활동이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원내 물밑 협상과 접촉을 통해 무정쟁 주간 기조를 유지하면서 서로 협력하자는 뜻을 지속적으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대한 적법성을 두고 이번 주 연방대법원이 심리를 시작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관세가 없다면 우리의 국가안보도 없다. 또한 전 세계가 우리를 비웃을 것”이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저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른 나라들은 수년간 우리를 상대로 관세를 이용해 왔고 우리를 착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수년간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에 이용당했다”며 “이젠 그렇지 않다. 관세는 우리에게 엄청난 국가 안보를 가져다줬다”고 강조했다.이어 “다른 나라들은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해 왔다. 그런데 우리가 그들에게 똑같이 대응할 수 없다면 재앙이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전 세계적인 재앙으로 번질 뻔했지만, 제가 관세를 통해 빠르고 쉽게 해결했다”고 자평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건 완전히 국가안보의 문제다. 경제적 건전성도 국가안보의 일부”라며 “관세가 없으면 우리 국가는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했다.그러면서 “보시다시피 우리는 지금 부유해졌다. 주식시장은 금요일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 임기 중에만 48번째 최고치”라며 “그건 관세와 좋은 무역 협정 덕분”이라고 강조했다.미 연방대법원은 오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적법한지 다투는 구두변론을 시작한다.1심과 2심에서는 ‘관세 무효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지난 5월 1심 격인 미 국제통상법원(CIT)은 “관세 결정의 권한은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있다”고 했다. 이후 지난 9월 2심 격인 미 연방순회항소법원은 “IEEPA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과하지만 관세, 과세 권한 등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대법원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온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기조인 관세 정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포함해 이미 관세 협상을 체결한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도 재조정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이유로 각국에 부과한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의 품목별 관세는 IEEPA와 무관해 계속 유지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역사상 중요한 판결 중 하나”라며 “만약 우리가 관세를 자유롭게, 공개적으로, 그리고 모든 형태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국가 안보 측면에서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당초 오는 5일 재판에 직접 출석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아마 가지 않을 것”이라고 번복했다. 이어 “왜냐하면 이 문제를 제 개인적인 이슈로 보이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건 나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나라에 관한 문제”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저는 마이애미로 가서 대규모 청중 앞에서 연설할 예정”이라며 “솔직히 말해 정말 가고 싶지만, 이 중대한 판결의 의미를 흐리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레전드’로 불리는 켄 그리피 주니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욱일기 문양이 들어간 복장을 착용한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리피 주니어는 해당 사진을 삭제했다.3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주말 누리꾼들이 제보해 줬다”며 “확인해 보니 그리피 주니어가 욱일기 문양 머리띠를 착용하고 티셔츠까지 입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버젓이 올렸다”고 밝혔다.서 교수는 즉각 그리피 주니어에게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욱일기는 과거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을 침략할 때 전면에 내세운 깃발로,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를 상징한다”고 항의했다.이어 “이번 게시글은 당신을 좋아하는 많은 아시아 팬에게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행위이니 빨리 게시글을 내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그리피 주니어는 1990년대 MLB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슈퍼스타이자 시애틀 매리너스의 최초 영구 결번 선수다. 통산 630홈런을 터뜨린 거포로, ML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서 교수는 “세계적인 스타들의 욱일기 사용에 대한 비난과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욱일기의 역사적 배경을 정확히 알려줘서 다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과거 세계적인 팝스타 아델, 마룬파이브 등이 항의받고 욱일기 사용을 시정했던 것처럼 향후에도 이런 좋은 사례들을 꾸준히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여야의 평가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향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으나, 국민의힘은 한한령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회복과 문화교류가 활발해지면 중국 관광객들도 한국으로 몰려들 것”이라며 “한국의 관광, 숙박, 화장품, 미용도 활기를 더 띨 것이다. 한한령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정 대표는 한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이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두고 “내란 이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놀라운 회복력에 더해 국격과 국익을 함께 드높인 역대급 성공”이라고 평가했다.그는 또 다른 게시물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정선거가 없다’고 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중문화 교류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정 대표는 이날 전남 순천 아랫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상인들을 향해 “미국과 중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센 나라들인데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서 관세협정을 잘했고, 전날 시 주석과 만나서 이제 한국하고 중국하고 잘 지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이익이 엄청나게 크다. 국익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치러진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모두발언을 통해 ‘호혜적 협력 관계’와 ‘전략적 협력 동반자’를 강조했다”며 “단순한 관계 회복을 넘어 양 국가가 함께 협력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인천·경기·강원 예산정책협의회’에서 “한한령으로 인한 한국 게임·콘텐츠 중국 내 유통 문제, 무비자 입국 후 불법 체류로 남는 중국인 관리 문제 등 우리 경제·사회와 직결된 현안들이 하나도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다”며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 문제와 한한령 해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원론적인 입장에 그쳤을 뿐 본질적인 해결은 없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처럼 실속 없는 결과의 배경엔 이 대통령의 외교적 실언이 자리하고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 승인을 요청하며 ‘중국의 잠수함을 파악하고 탐지해야 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 말했다.이어 “대통령실은 뒤늦게 특정 국가의 잠수함을 지칭한 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했던 상황이 됐다”며 “그 결과 이번 회담의 협의 수준이 대폭 축소됐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그러면서 “결국 한중 정상회담은 성과 없이 소리만 요란했던 빈 수레 외교로 끝났다”고 비판했다.송 원내대표는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선물 받은 ‘샤오미 휴대전화’에 대해 ‘통신 보안이 잘 되느냐’고 물었던 것을 두고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외교에서 공동성명은 양국 정상의 입장과 신뢰를 공식적으로 담보하는 ‘국가 간 계약서’”라며 “경제·문화·범죄대응 등 협력 양해각서(MOU) 6건과 통화스와프 연장 1건이 체결됐다지만 정작 정상 간 합의의 증표인 공동성명은 없었다”고 했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2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합의하고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4건을 체결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웡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전 세계 성장과 번영을 지탱해 온 국제 질서가 흔들리고 기후 변화, 초국가범죄와 같은 글로벌 도전과제 앞에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저와 총리님은 이러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앞으로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초해 변화하는 경제와 안보 환경에 대처하는 한편, 첨단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이어 안보 분야 협력에 대해 “방산기술 공동연구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싱가포르 방산 물자 다변화 과정에서 한국이 적극 협력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렸다”며 “온라인 스캠 같은 초국가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선진 디지털·금융 인프라를 갖춘 양국이 정책적 협력과 법 집행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양국은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과 한-싱가포르 FTA를 통해 역내 교역 및 투자 활성화에도 노력하기로 했다고 이 대통령은 밝혔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제주도산 쇠고기·돼지고기 싱가포르 수출에 최초로 합의했다.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검역은 엄격하기로 유명하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수한 우리 농식품의 세계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양 정상은 이날 △디지털 협력에 관한 MOU △문화·체육 협력에 관한 MOU △녹색·디지털 해운항로 구축 협력에 관한 MOU △인사행정·협력에 관한 MOU 등 4건의 문건을 교환했다.이 대통령은 “이번에 체결한 ‘디지털 협력 MOU’를 기반으로 양국은 AI 등 첨단기술 공동연구 및 기업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양국의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이 더욱 가속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어 “‘녹색·디지털 해운 항로 구축 협력 MOU’에 기초해 물류·해운 강국인 양국이 친환경·디지털 해운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문화·체육 분야에 대해선 “글로벌 금융·투자 허브인 싱가포르가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과 K-콘텐츠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양국이 혁신 산업에서 동반 성장을 이뤄 가길 희망한다”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계기로 문화예술, 관광, 교육,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상호교류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아울러 “총리님께서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전폭 지지해 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이 대통령은 앞서 웡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번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게 된 점은 정말로 뜻깊은 일”이라며 “저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왜 진작에 수립하지 않았는지 의아했다”고 밝힌 바 있다.이어 “각각 동북아와 동남아에서 첨단산업과 혁신을 주도하는 양국이 함께 만나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이에 웡 총리가 “말씀하신 것처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서의 격상이 왜 이제야 이뤄졌는지 저도 의문스럽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웃음을 터뜨렸다.정상회담 이후 진행되는 공식 오찬에서는 양 정상이 다양한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웡 총리가 싱가포르의 명물인 호커센터의 풍부한 해산물 음식을 좋아하는 점에 착안해 오찬에서는 신선한 우리 해산물과 제철 식재료가 포함된 요리로 한식의 매력을 소개하고 따뜻한 환대의 의미를 전달할 계획이다.오찬 메뉴는 비빔밥 재료를 모두 갈아 만들어 그 자체로 ‘비빔밥’ 맛이 나는 한국 소스인 연된장마요 등 이색 한 입 거리로 시작한다. 이어 고추 소스가 더해진 담백한 해산물 숙회, 고소한 콩비지와 명란젓 소스를 곁들인 제주산 갈치구이 등이 제공된다.오찬 건배 음료는 싱가포르가 금 거래와 금융네트워크로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허브임을 고려해 전남 나주배로 만든 금빛 무알콜 칵테일 골든배(Golden Bae)를 준비했다.후식으로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달콤한 카야잼을 곁들인 곶감 케이크가 나온다. 케이크 위에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변함없는 우정과 우호 증진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양국의 국기 요소를 장식해 선보일 예정이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1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러시아에 파병된 ‘폭풍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2일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조선인민군 제11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인민군 11군단은 이른바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로, 지난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주축이 되는 부대다.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의 구상과 결심을 지상의 군령으로 받아들이고 오직 완벽한 집행으로만 화답해 온 부대 장병들의 높은 정신세계와 대중적 영웅주의, 무비의 전투 정신은 오늘 우리 군대의 본보기적인 귀감”이라며 “전군을 이 부대처럼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군으로, 영웅군대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 당의 의지이고 염원”이라고 밝혔다.이후 김 위원장은 특수작전 역량을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방침과 중요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김 위원장은 “무력의 중추적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군사조직 기구적 대책을 취할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 문제를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검토하게 된다고 예고했다.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투원들의 훈련 모습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저열하고 비열한 적수들로부터 국가의 주권과 발전권을 철저히 사수하고 인민의 운명과 미래를 믿음직하게 지켜야 할 중대한 사명결행에 만반으로 준비된 우리 무력의 완벽한 임전태세에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보도했다.한국과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이재명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날 회담했다. 북한은 전날 공개한 박명호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통해 한중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 의제에 협의한 데 대해 “비핵화는 개꿈”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당시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깔렸던 것으로 풀이된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한 주간 숨 가쁘게 달려온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이 1일 마무리됐다. 당초 숙소 및 교통 등 인프라 부족 문제가 제기되는 등 준비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빗자루를 들고 길거리를 쓸며 손님맞이에 나섰던 경주 시민들을 시작으로 한미·한일·한중 정상회담 등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 슈퍼위크’를 지나기까지 APEC 정상회의 기간 여러 장면이 화제가 됐다.● 시내 곳곳 대청소 나선 시민들경주시는 1월부터 매월 넷째 수요일을 ‘APEC 클린데이’로 정했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집 앞 골목부터 버스터미널, 주요 관광지 등을 청소해 왔다. 황리단길 상인들도 동참해 화장실 100곳을 깨끗이 청소한 뒤 무료 개방했다.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앞둔 9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 국민 대청소 운동’ 동참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오늘부터 10월 1일까지 10일간은 ‘대한민국 새단장 주간’이다. 추석 명절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새로운 대한민국, 깨끗한 국토에서 가족과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마련된 전 국민 대청소 운동”이라며 “많은 분께서 (대청소 운동에) 동참해 주신다면 깨끗한 대한민국 땅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관 받은 트럼프 “너무 아름다워”이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신라 금관 모형을 선물했다. 이는 문화재 복제 전문가인 김진배 삼선방 대표가 제작한 도금 제품이다. 선물을 건네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름답다” “정말 특별하다”고 감탄하며 “지금 당장 착용하고 싶을 정도”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미국 매체 CNN은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적 취향과 금 사랑(gold obsession)을 적극 활용했다”고 평가했다.미국 주요 정치 토크쇼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는 금관 선물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내용이 등장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라 금관 합성 영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신라 금관은 하나의 ‘밈(Meme)’이 됐다.● 한미 정상회담서 ‘핵잠’ 언급한 李대통령이 대통령은 29일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핵추진 잠수함(핵잠)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인 30일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 견제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한국의 핵잠 도입에 적극 찬성하면서 한국이 세계에서 7번째로 핵잠 보유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핵잠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 “대담하다”고 평가했다.● 황리단길서 포착…K-뷰티에 빠진 백악관 대변인‘트럼프의 입’으로 불리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황리단길에 등장했다. 1997년생인 레빗 대변인은 마고 마틴 커뮤니케이션 담당 특별보좌관과 함께 29일 한 젤라또 가게에서 주문을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같은 날 레빗 대변인은 올리브영에서 직접 구매한 한국 화장품을 ‘South Korea skincare finds’(한국 스킨케어 제품 발견)이라는 문구와 함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며 K-뷰티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카이치, 태극기에 고개 숙여 예의 표해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30일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된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내 회담장에서 이 대통령과 웃으며 악수를 나눈 뒤 태극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처음 만나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데, 거기에 대해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AI 깐부’ 회동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0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 치킨’에서 만나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가졌다. 한국과 미국 대표 기업들의 AI ‘깐부 동맹’이 결성된 자리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약 8300조 원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의 총수 3명이 모여 화제가 됐다. 엔비디아는 이튿날인 31일 APEC CEO 서밋이 열린 경주시에서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 클라우드에 엔비디아의 ‘블랙웰’ 등 최첨단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총 26만 장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맛있었다” 시진핑 한마디에 ‘황남빵’ 인기외교부의 심사를 거쳐 APEC 정상회의 공식 디저트로 선정된 황남빵도 화제가 됐다. 국빈 자격으로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이 대통령을 만나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갓 만든 황남빵을 한식 보자기에 포장해 ‘경주의 맛을 즐기시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밝혔다. 1일 경주시 황오동 황남빵 매장 안에는 빵을 구매하러 온 손님들로 붐볐다.● 지드래곤 등장에 APEC 정상들도 ‘찰칵’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31일 진행된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APEC 공식 홍보대사인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등장해 공연했다. 지드래곤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연상시키는 갓 모양의 모자를 쓰고 무대에 올랐다. 각국 정상과 참석자들이 지드래곤의 공연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시진핑 샤오미 선물에 李 “통신보안 잘 되나”…習 박장대소1일 한중 정상회담이 끝난 후 시 주석은 이 대통령에게 샤오미 스마트폰을 선물했다. 중국 측 수행원이 “지난해 만든 것이다. 디스플레이는 한국 제품”이라고 소개하자, 이 대통령은 “통신 보안은 잘 되느냐”고 농담했다. 이에 시 주석은 크게 웃으며 “혹시 뒷문(백도어)이 있는지 한 번 보시라”고 받아쳤다. 이 대통령도 시 주석의 말에 박장대소했다.● APEC 정상들이 두른 ‘옥색 목도리’…담긴 의미는각국 정상은 1일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며 옥색 목도리를 두르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목도리는 전통 한복 목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소품으로,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로 짠 전통 직물 ‘갑사’(甲紗)를 원단으로 사용했다. 옥색은 우리 가곡 ‘그네’의 가사 세모시 옥색치마로 등장하는 친근한 색이며 전통적으로 회복과 성장, 평화를 의미하는 고귀한 색으로 쓰였다. 이 대통령은 이 목도리를 한지로 제작된 상자에 담아 각국 정상들에게 선물했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자선 골프 대회에서 시타하는 모습이 화제다. 올해 93세인 이 총장은 나이가 무색하게 꼿꼿한 허리로 매끄러운 스윙 실력을 뽐냈다.최근 가천대 길병원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길병원TV’에는 지난달 19일 이 총장이 경기 안산 더헤븐CC에서 열린 ‘제2회 가천심장병어린이돕기 자선 골프 대회’에서 시타하는 영상이 올라왔다.이 총장은 짙은 분홍색 상의와 흰색 바지, 검은색 선캡 차림으로 등장했다. 그는 사회자의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 스윙한 뒤 완벽한 피니쉬 자세를 보여줬다.이 총장의 스윙에 행사 참석자들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에 누가 이 영상을 올렸길래 날짜 조작한 건 줄 알고 찾으러 왔다. 그런데 진짜였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영상인 줄 알았다”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너무 멋지다” “굽지 않은 어깨와 공을 쳐 내는 협응능력이 대단하다” “유전자 분석이 필요하다” “머리숱이 정말 풍성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1932년생인 이 총장은 실제보다 젊어 보이는 동안 외모로 매번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총장이 ‘국내 최고 동안’으로 유명해진 것은 2023년 가천대 축제를 통해서다. 당시 이 총장은 가수 싸이의 공연을 앞두고 직접 무대에 올라 “우리는 가천 스타일”이라며 말춤을 선보였다. 이에 학생들도 “이길여”를 연호하며 크게 호응했고, 해당 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배우 조병규가 학교폭력 의혹 제기자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부장판사 이상원)는 조병규와 전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가 학폭 의혹 제기자인 A 씨를 상대로 낸 4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병규 측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라고 결정했다.앞서 조병규 측은 “A 씨가 허위 글을 적시함으로써 명예를 훼손했다”며 “광고, 드라마, 영화, 예능 출연 취소 등으로 총 40억여 원의 손해를 입었다. 여기에 위자료 2억 원을 합한 금액을 A 씨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재판부는 “조병규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 씨가 허위 사실을 게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가 조병규 측 지인과 6개월간 주고받은 대화 중 허위 사실임을 인정한 내용도 없었다”고 밝혔다.이어 ‘A 씨가 게시글을 삭제한 것이 허위임을 인정한 것’이라는 조병규 측 주장에 대해선 “A 씨 가 고소 및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두려움으로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조병규 측이 제출한 지인 20여 명의 학폭 부인 진술서 역시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들은 모두 조병규가 국내에서 관계를 맺은 사람”이라며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사건의 사실관계를 이들을 통해 확인하긴 어렵다”고 봤다.A 씨는 2021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뉴질랜드 유학 시절 조병규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게시한 바 있다.조병규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심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8년 넘게 이어진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이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당 의원이 밝혔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공식적으로 포함된 내용은 아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찬 자리에서 한국 가수들의 베이징 공연에 호응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공식 외교 석상에서의 원론적 덕담 수준”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한중 정상회담 만찬 현장 사진을 올렸다. 그는 “만찬장에서 나온 깜짝 소식 하나”라며 “이재명 대통령, 시 주석,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이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시 주석이 북경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호응해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지시했다”고 밝혔다.이어 “한한령 해제를 넘어 본격적인 K문화 진출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아닐까 기대한다”고 주장했다.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본토에서 한류 스타들의 콘서트와 방송 출연을 막았다. 이후 양국의 문화 교류는 사실상 멈췄다가 지난해 초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미국 국적인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지난해 1월 산시성 등에서 공연했으며, 한국 국적 3인조 래퍼 그룹 ‘호미들’은 지난 4월 우한시에서 공연했다. K팝 보이그룹 ‘이펙스’는 같은 달 푸저우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겸 창의성 총괄책임자(CCO)인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은 2일 인스타그램에 “시 주석을 만나 뵙고 말씀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올렸다. 그는 “경청해 주시고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중문화를 통해 양국 국민이 더욱 가까워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기원한다”고 했다.대중문화교류위는 일각에서 박 위원장과 시 주석의 만남을 ‘한한령 해제 신호’로 보는 데 대해 “성급한 판단”이라고 선을 그었다.대중문화교류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시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는 공식 외교 행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건넨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었다”며 “이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했다.앞서 대통령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1일 한중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한한령 해제와 관련해 “문화를 교류하고 협력하자는 공감대가 있다”면서도 “법적인 한계가 있어서 완벽하게 조율은 안 됐다. 실무적 노력을 통해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아내와 사별하고 자식을 위해 헌신해 온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한 사람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3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문주환 씨(60)는 지난 8월 29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장을 기부해 1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의 환자에게 기능적 장애 회복의 희망을 선물했다.문 씨는 같은 달 9일 친구와 대화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그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생전 아들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신청한 문 씨는 늘 지갑에 등록 카드를 지니고 다녔다. 그는 생명을 살리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자주 말했다고 한다.이에 문 씨의 가족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떠나길 원했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인천에서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난 문 씨는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은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는 마음씨가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젊어서는 공장에서 일했고 이후 노래방을 운영하다가 최근 한국교통장애인협회 김포시지회에서 장애인주차구역 단속과 교통 장애인을 돕는 일을 했다.그는 9년 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아들을 홀로 키우면서 따뜻하고 자애로운 아버지이자 둘도 없는 친구가 돼주겠다고 약속했다. 따로 취미생활을 즐기지 않을 만큼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씨의 돌봄 덕에 컴퓨터공학자를 꿈꾸던 아들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문 씨의 아들 문동휘 씨는 아버지를 향해 “갑작스럽게 떠나서 너무 보고 싶다. 하늘나라에서 건강하고 재미있게 잘 지내고 계셔라”며 “다시 볼 순간을 기다리겠다.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내년 하반기 미국 증권 당국에 상장 신청서 제출을 고려하고 있으며, 2027년 상장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로이터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오픈AI가 1조 달러(약 1400조 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IPO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IPO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 시가총액(29일 기준 594조9236억 원)의 약 2.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새러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일부 관계자들에게 상장 목표 시기를 2027년으로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오픈AI는 예비 논의 과정에서 상장을 통해 적어도 600억 달러(약 85조 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업 성장과 시장 상황에 따라 자금 규모와 시기는 변경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오픈AI 대변인은 “우리는 상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장 시기를 결정할 수 없었다”며 “모든 사람이 범용인공지능(AGI)의 혜택을 누리도록 하자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오픈AI는 2015년 ‘안전한 AI’를 목표로 내건 비영리 단체로 출발했다. 이후 AI 모델 개발·훈련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지자 수익 상한 조건(캡드 프로핏·Capped-profit)으로 자회사(오픈AI 글로벌) 체제를 도입했다.지난해에는 비영리 조직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영리법인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AI 대부’로 꼽히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영리전환 중단 요구에 올해 오픈AI는 회사 구조를 영리와 공익 모두를 추구할 수 있는 공익법인(PBC· 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이후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합의를 거쳐 기존 자회사를 PBC로 개편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PBC 전환으로 오픈AI는 공익성과 영리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비영리 재단은 영리 부문을 계속 통제한다.협약에 따라 MS는 ‘오픈AI 그룹 PBC’ 지분 27%(약 1350억 달러 상당)를 보유하게 됐다. 또한 오픈AI 모델 및 제품에 대한 지식재산권(IP)도 2032년까지 보유하게 됐다. 여기에는 AGI 기준에 도달한 모델도 포함된다.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오픈AI는 자금 조달과 인재 유치가 한층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 가능성도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신설되는 PBC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을 예정이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국정감사 기간 국회에서 딸의 결혼식을 치르고 피감기관 관계자로부터 거액의 축의금을 받았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어물쩍한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지금 당장 (과방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하며 최 위원장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31일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최 위원장이 딸의 ‘권력형 결혼식’ 논란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지만, 국민을 우롱하는 형식적 사과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 와서 ‘내 잘못’ 이라는 말 한마디로 모든 의혹을 덮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을 우습게 아는 오만방자한 착각”이라고 비판했다.이어 “최 위원장 건은 더 이상 단순한 도덕 논란이 아니다. 이미 명백한 범죄 의혹으로 비화하고 있다”며 “최 위원장은 자녀 혼사를 명목으로 총 8인으로부터 모두 8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공직자의 권한과 지위를 사적 금품 수수의 통로로 전락시킨 전무후무한 권력형 결혼 비리”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이젠 여론의 추이를 살필 때가 아니라 법의 심판대 앞에 겸허히 서야 할 때임을 자각해야 한다”며 “딸마저 여의도 정치판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으면서까지 지키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냐. 국민 앞에 즉각 사퇴를 선언하는 것이 마지막 남은 공인의 양심”이라고 강조했다.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자녀 혼사를 명목으로 성명불상의 대기업 관계자 4인 및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 3인, 기업대표 1인 등 총 8인에게 각 100만 원씩 800만 원 상당의 축의금을 받은 최 위원장에 대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권익위에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날 국민의힘은 최 위원장을 뇌물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앞서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이 국감 기간인 이달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달 26일에는 최 위원장이 국회 본회의 중 축의금 명단과 액수가 적힌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 위원장의 딸이 지난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혼인 상태’라고 표기했다는 사실도 최근에 드러났다.최 위원장은 과방위 국감 마지막 날이었던 전날 신상 발언을 통해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며 “이런 논란의 씨가 없도록 좀 더 관리하지 못한 점이 매우 후회되고 아쉽다. 제 잘못”이라고 말했다.다만 “딸이 결혼식을 두 번 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딸은 지난해 8월 혼인신고하고 올해 9월이나 10월 결혼식을 하려고 준비했는데, 9월에 예약이 안 돼서 할 수 없이 10월에 겨우 날을 잡았다”고 해명했다.이어 “사랑재 예약 과정 특권 행사 지적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딸은 제 아이디로 절차에 따라 신청 절차를 밟아 대기하고 클릭해 사랑재에 기예약자 취소가 생겨 신청 경쟁을 거쳐 확정받았다”고 설명했다.그는 과방위 유관기관에 청첩장을 보내고 화환을 요청했다는 지적을 두고도 “의도적으로 (청첩장에) 카드 결제 기능을 넣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카드 결제로 입금된 축의금은 한 푼도 없었다”며 “딸의 고교 친구들이 부조를 받다 보니 피감기관과 보수 종편 (관계자를) 알 길이 없어 그냥 받게 됐고 나중에 제가 확인한 뒤 다 돌려줬다”고 했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동생인 앤드루 왕자가 30일(현지 시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관성으로 왕자 작위를 박탈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통신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이날 찰스 3세가 앤드루 왕자의 왕자 칭호를 박탈하고 윈저성 부지에 있는 거주지에서 강제 퇴거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버킹엄궁은 “(앤드루 왕자는 앞으로) 프린스 앤드루라는 칭호, 요크 공작이라는 직함, 가터 훈장 기사를 의미하는 이름 뒤의 ‘KG’를 쓰지 못한다”며 “‘전하’ 등 왕실 고유의 경칭도 모두 비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이어 “앤드루 왕자는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라는 이름의 민간인으로 불리게 된다”며 “지금 살고 있는 윈저궁 소유의 로열 롯지에서도 퇴거해 민간 거주 시설로 옮겨야 한다. 잉글랜드 동부에 있는 개인 거처로 이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그러면서 “앤드루 왕자는 자신에 대한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그 사실과 무관하게 징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폐하(찰스 3세)는 모든 형태의 학대 피해자와 생존자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했다”고 전했다.앤드루 왕자는 엡스타인과의 관계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월가 투자자 출신 억만장자다.앞서 엡스타인 성범죄 피해자인 고 버지니아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의 소개를 받아 미성년자였던 자신을 수차례 성폭행했으며, 엡스타인의 옛 연인 길레인 맥스웰 또한 자신에게 왕자와 성관계를 하라고 강요했다고 폭로했다.앤드루 왕자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2022년 주프레가 청구한 손해배상 민사소송에서 수백만 달러를 지불했다.지난 4월 사망한 주프레는 사후 출간된 회고록에서도 17세였을 때를 포함해 앤드루 왕자와 세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외신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이번 왕실의 결정에 순순히 따르기로 했다. 그는 결혼식 때 받은 별도의 인버네스 백작, 킬리리 남작의 호칭과 관련 재산 등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