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채은

전채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39

추천

안녕하세요. 전채은 기자입니다.

chan2@donga.com

취재분야

2025-11-13~2025-12-13
사회일반58%
환경27%
교통3%
인사일반3%
문화 일반3%
산업3%
교육3%
  • 기온 상승에 ‘러브버그’ 급증… “2070년 한반도 전역 확산” 전망

    《기온 상승이 부른 ‘러브버그’ 확산최근 4, 5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가 크게 늘어 시민 불편이 크다. 학계에서는 기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겨울철 기온과 수온 상승 등이 곤충 번식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2015년 6월 28일 인천 부평구 산곡동. 등에 붉은색을 띤 파리들이 무리를 지어 비행했다. 몸의 길이는 약 6mm 정도로 다리가 몸에 비해 긴 편이었다. 특이하게 크기 차이를 보이는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니기도 했다. 짝짓기 하는 모습을 연상시켜 ‘러브버그(Love Bug)’라고 불리는 벌레다. 이날 인천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3도 이상 높은 26.3도였다.‘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는 10년 전 당시만 해도 생소했다. 이듬해인 2016년과 2017년에는 국내에서 크게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7월 4일 인천 미추홀구 수봉산에서 다시 목격됐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인천 남동구, 서울 종로·용산·마포·은평구와 경기 고양시로 확산했고 2022년에는 경기 부천시와 광명시에도 번졌다. 2023년에는 동남부 일부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발견됐고 경기 시흥·과천·구리·의정부시 등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서울 송파·강동구, 경기 남양주·하남·성남·파주시에서 새롭게 관찰됐다. 최근 들어 여름이 본격화되는 6월 말, 7월 초가 되면 등장해 수도권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과거에 없던 생물체의 등장에 환경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혹시라도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게 아닌가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 ● 기온-습도 높아지면 ‘러브버그’ 번식 증가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4, 5월과 9, 10월에 발생하는 외래종이다. 중국을 오가는 선박이 주로 정박하는 인천항 등을 통해 처음 유입돼 수도권으로 확산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 실제 국내에서 발견된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발견된 개체와 유전적으로 닮았다. 러브버그는 국내에서 겨울 유충 상태로 있다가 6월경 번데기로 진화하고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성충으로 자란다. 약 1년 정도 유충 상태에 있고 번데기로 2주, 성충으로 3∼7일 정도 산다. 짝짓기를 마친 뒤에는 암컷이 보통 400여 개의 알을 낳는다. 국내에서 개체수가 많이 늘어난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5년간 서울 6월 평균기온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22.8도였던 서울의 6월 평균기온은 2022년 23.3도, 2023년 23.4도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24.6도까지 올랐다. 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 ‘서울시 유행성 도시 해충 대응을 위한 통합관리 방안’에 따르면 현재 추세로 기온 상승이 지속될 경우 2070년 한반도 전역으로 러브버그 확산이 예측된다. 환경부 등이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발생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9296건으로 늘었다. 인천의 경우 2022년 6, 7월 25건 수준이었다가 지난달에만 1512건이 접수됐다. 부평구와 계양구에 접수된 민원은 지난달 각각 579건과 548건으로 가장 많았다. 고양·부천·광명시를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발견되는 경기도에는 지난달까지 민원이 3745건 접수됐다. 2022년에는 5건에 불과했다. 러브버그 천적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참새 까치 비둘기 거미 등 일부 조류와 곤충이 포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는 “해외에서 새로운 종이 유입되면 기존 생태계 내 생물이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천적이 없을 땐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태계에서 조절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러브버그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출현하는 이유는 따뜻한 기온과 빛을 좋아하는 습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열대 기후에서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중위도 온대성 기후대인 한반도가 사실상 러브버그가 생존할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라는 것이다. 다만 기후변화, 열섬 현상, 도심 조명 등이 러브버그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낙엽과 풀잎 더미에서 자라는 러브버그 유충이 번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이동성이 높다”며 “차량, 지하철 등 이동 수단을 통해 수도권에 확산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동양하루살이-대벌레 급증최근 들어 기후변화로 각종 벌레가 넓은 지역에서 한꺼번에 많이 발생하는 ‘대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2000년대에는 ‘중국 매미’라 불렸던 꽃매미가 급증했고 최근 몇 년간은 동양하루살이가 대규모로 출현했다. 현재 산지에는 나무줄기나 잎과 비슷하게 생긴 대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곤충 대발생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꽃매미 등 한반도에 적응한 외래종은 알이나 번데기로 겨울을 난 뒤 5월경 부화한다. 한반도에서 겨울 평균기온이 오르는 만큼 외래종 생존에도 유리하다. 국립생물자원관 보고서 ‘대발생 생물 발생 원인 및 관리 방안 연구’에 따르면 동양하루살이는 수온 상승, 수변 지역 신도시 개발, 도심 광원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개체수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온 상승 덕에 물속 유충이 성충으로 진화해 날아오르는 우화율이 높아졌고, 도심 조명이 화려한 수도권에는 곤충 대발생 빈도와 규모가 더 커졌다. 동양하루살이 대규모 피해가 접수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한강과 탄천에는 유충이 거의 서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도심 광원이 동양하루살이 피해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한강 바지선에 광원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동양하루살이를 다른 곳으로 유인해 방제하고 있다. 대벌레는 겨울철 기온 상승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난해 고도 400m 초과에서는 대벌레 알의 부화가 진행되지 않았으나 고도 300m 이하에서는 평균 21.6% 부화했다. 연구진은 “겨울철 월동 기온 상승이 부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현상이 다년간 이어지면 대벌레 대발생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벌레는 곤충에만 감염되는 곰팡이인 녹강균에 약하다. 국립생물자원관 보고서 ‘환경문제 생물종 연구’에 따르면 녹강균에 감염된 대벌레는 사망률이 크게 높았다. 여름철 강수량이 늘어 상대습도가 90%를 웃돌면 대벌레의 녹강균 감염과 치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장마 기간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리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강수량이 줄었고 녹강균 감염 가능성이 줄어 대벌레가 크게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익충도 많으면 스트레스… 친환경 방제 교육을” 러브버그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독성이 없고 유충은 토양 내 유기물 분해를, 성충은 화분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체가 너무 많다 보니 혐오감을 불러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해충 인식 및 경험’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86%가 “이로운 곤충도 대량 발생해 손해를 끼치면 해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94%는 러브버그 등을 접할 때 “해충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정부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질병 매개체인 모기 등 위생해충에 대해 조치할 수 있지만, 해충 자체에 대한 방제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지 않기 때문에 위생해충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친환경 방역에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김위상 의원은 “현행법에 대발생 곤충에 대한 미비 사항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대발생 곤충을 효율적으로 방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날개가 젖으면 다시 날지 못하는 러브버그의 특성을 활용해 물을 강하게 뿌리는 방법으로 방제 작업을 했다. 광원을 이용해 러브버그를 유인하는 포충기 설치 등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청룡산에 백색광 발광다이오드(LED) 등과 자외선 LED 등을 설치한 뒤 러브버그 포획 결과를 비교하자 1시간 동안 백색등에서 13개, 자외선등에서 63개가 잡혔다. 자외선 LED가 성충을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살충제를 쓰면 목표하는 생물 이외에 다른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황소개구리와 같이 생태계에 두면 자연적으로 개체수 조절이 되는 사례가 있다. 화학적 방역보다는 물리적 방제를 우선 해야 한다”고 했다. 주거 지역에서 러브버그가 발견됐을 때 처리하는 방법을 홍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학과 교수는 “신경독성을 이용해 곤충을 죽이는 살충제는 어린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하는 등 결국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며 “가정에서도 물을 뿌리거나 방제 끈끈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사체에서 악취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화분 등에 파묻는 게 좋다”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표면 매끄러워 못 달라붙게… ‘러브버그 시즌’ 앞두고 車에 왁스칠

    “플로리다대에서 모기 천적을 만들기 위해 유전자 변형 실험을 하다가 탄생한 곤충이 러브버그다.” 플로리다주 등 미국 남동부 지역은 1960, 70년대 러브버그 대발생으로 이미 몸살을 앓았다. 현재 국내 혼란이 심각한 것처럼 당시 미국에서는 플로리다대를 둘러싸고 이런 음모론이 퍼졌다. 그만큼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이후 개체수가 감소하며 피해 규모가 줄었지만, 최근까지도 ‘차량에 왁스 칠하기’ ‘물과 세제를 섞어 미리 뿌려두기’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한 ‘팁’이 공유되고 있다. 노먼 레플라 플로리다대 곤충학과 교수는 지난달 플로리다주 지역 매체를 통해 “러브버그는 식물을 먹는 곤충이고 이빨도 없어서 모기를 잡아먹을 수 없다”며 “아직도 이 음모론을 믿는 이들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학명은 ‘플레시아 롱기포르셉스(Plecia longiforceps)’다. 미국 러브버그인 우단털파리(플레시아 네아르크티카·Plecia nearctica)와 비슷하지만 미국 개체는 성충이 4, 5월과 9, 10월 등 연 2회 발생한다는 점이 다르다. 미국은 멕시코에서 러브버그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집 안이나 주거지역에 나타나는 러브버그에 대응하기 위한 방제법이 공유되기도 한다. 미 해충박멸 업체 ‘PMP’는 “러브버그 시즌이 오기 전 차량 외부에 왁스 칠을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왁스층은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러브버그가 달라붙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따뜻한 물과 설거지 세제를 일대일 비율로 섞어 러브버그가 자주 나타나는 곳에 미리 뿌려두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차량 운전자를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운전 중 앞 유리에 자꾸 달라붙는다”는 목격담이 속출했다. 미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졌는데, 미 학계는 러브버그가 연소 배기가스에 이끌리는 특성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정에서 잔디깎이 기계를 돌릴 때도 러브버그가 유인되는 현상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레플라 교수는 “습지 등 자연에서 발생하는 유기물 분해 가스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폭스뉴스는 “배기가스가 러브버그를 유인하기 때문에 도로에서 많이 발견될 수 있다”며 “차량에 러브버그 사체가 달라붙었다면 24시간 내에 떼어내야 러브버그 사체의 산성 성분으로 차량이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연구자들도 러브버그를 익충으로 분류하고 있다. 물지 않고 질병을 옮기지도 않으며 유기물 분해와 수분 매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자들은 러브버그 생태를 흥미롭게 관찰하기도 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지역 매체 아일랜드패킷은 “러브버그의 긴 교미 기간은 생물학자들에게 진화적 측면의 질문을 던졌다”며 “학계에서는 암컷이 다른 수컷과 교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컷이 암컷에게 바짝 붙어 다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 열대야 12일만에 ‘일단 멈춤’… 낮엔 36도 계속 폭주

    서울이 12일 만에 열대야에서 벗어나는 등 더위 기세가 한층 누그러진 모양새다. 동해안을 중심으로는 반짝 가을 날씨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당분간 낮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라며 “서쪽 지역과 내륙을 중심으로는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는 등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가 이어진다. 온열질환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10일 밤∼11일 아침 서울은 최저기온 24.6도로 지난달 28일 이후 12일 만에 열대야를 벗어났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경북 포항, 울산 등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는 폭염특보가 해제된 곳이 있다. 한반도에는 현재 동풍이 불어 들어오면서 태백산맥 동쪽 지역에서 비교적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울산과 강원 속초 등은 최고기온이 28도 수준에 그쳤다. 반면 서쪽 지역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여전히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푄 현상’(바람이 산맥을 오르내리며 고온 건조해지는 현상) 영향으로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서울 11일 낮 기온은 다시 35도 내외까지 올랐고, 광주와 전남 곡성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는 36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인천 등에서는 10일 밤에도 열대야가 계속됐다. 제주도는 지난달 30일 이후 11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한반도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으로 형성된 ‘이중 열돔’에 갇혀 있다. 13일 기압계가 변동되며 ‘이중 열돔’이 깨지지만, 더위 기세가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와해된 두 고기압 사이로 남쪽에서 열대 수증기가 북상할 전망”이라며 “서풍을 타고도 뜨거운 수증기가 공급된다. 다음 주도 폭염특보 수준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2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5도, 낮 최고기온은 26∼36도로 예보됐다. 이날 늦은 오후부터 저녁 사이 전남북서부에는 곳에 따라 5∼10mm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도심 조명-온난화가 키운 외래 곤충들…“러브버그가 끝이 아니다”

    2015년 6월 28일 인천 부평구 산곡동. 등에 붉은색을 띤 파리들이 무리를 지어 비행했다. 몸의 길이는 약 6mm 정도로 다리가 몸에 비해 긴 편이었다. 특이하게 크기 차이를 보이는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니기도 했다. 짝짓기 하는 모습을 연상시켜 ‘러브버그(Love Bug)’라고 불리는 벌레다. 이날 인천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3도 이상 높은 26.3도였다.‘러브버그’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는 10년 전 당시만 해도 생소했다. 이듬해인 2016년과 2017년에는 국내에서 크게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7월 4일 인천 미추홀구 수봉산에서 다시 목격됐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인천 남동구, 서울 종로·용산·마포·은평구와 경기 고양시로 확산했고 2022년에는 경기 부천시와 광명시에도 번졌다.2023년에는 동남부 일부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발견됐고 경기 시흥·과천·구리·의정부시 등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서울 송파·강동구, 경기 남양주·하남·성남·파주시에서 새롭게 관찰됐다. 최근 들어 여름이 본격화되는 6월 말, 7월 초가 되면 등장해 수도권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과거에 없던 생물체의 등장에 환경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혹시라도 인간에 해를 끼치는 게 아닌가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 기온-습도 높아지면 ‘러브버그’ 번식 증가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4, 5월과 9, 10월에 발생하는 외래종이다. 중국을 오가는 선박이 주로 정박하는 인천항 등을 통해 처음 유입돼 수도권으로 확산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실제 국내에서 발견된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발견된 개체와 유전적으로 닮았다. 러브버그는 국내에서 겨울 유충 상태로 있다가 6월경 번데기로 진화하고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성충으로 자란다. 약 1년 정도 유충 상태에 있고 번데기로 2주, 성충으로 3~7일 정도 산다. 짝짓기를 마친 뒤에는 암컷이 보통 400여 개의 알을 낳는다.국내에서 개체수가 많이 늘어난 것은 기후 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5년간 서울 6월 평균기온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22.8도였던 서울의 6월 평균기온은 2022년 23.3도, 2023년 23.4도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24.6도까지 올랐다. 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 ‘서울시 유행성 도시 해충 대응을 위한 통합관리 방안’에 따르면 현재 추세로 기온 상승이 지속될 경우 2070년 한반도 전역으로 러브버그 확산이 예측된다.환경부 등이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발생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418건에서 지난해 9296건으로 늘었다. 인천의 경우 2022년 6, 7월 25건 수준이었다가 지난달에만 1512건이 접수됐다. 부평구와 계양구에 접수된 민원은 지난달 각각 579건과 548건으로 가장 많았다. 고양·부천·광명시를 중심으로 러브버그가 발견되는 경기도에는 지난달까지 민원이 3745건 접수됐다. 2022년에는 5건에 불과했다.러브버그 천적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참새 까치 비둘기 거미 등 일부 조류와 곤충이 포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는 “해외에서 새로운 종이 유입되면 기존 생태계 내 생물이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천적이 없을 땐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태계에서 조절되기도 한다”고 말했다.러브버그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출현하는 이유는 따뜻한 기온과 빛을 좋아하는 습성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열대 기후에서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중위도 온대성 기후대인 한반도가 사실상 러브버그가 생존할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라는 것이다. 다만 기후변화, 열섬 현상, 도심 조명 등이 러브버그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낙엽과 풀잎 더미에서 자라는 러브버그 유충이 번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이동성이 높다”며 “차량, 지하철 등 이동 수단을 통해 수도권에 확산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동양하루살이-대벌레 급증최근 들어 기후변화로 각종 벌레가 넓은 지역에서 한꺼번에 많이 발생하는 ‘대발생’이 잦아지고 있다. 2000년대에는 ‘중국 매미’라 불렸던 꽃매미가 급증했고 최근 몇 년간은 동양하루살이가 대규모로 출현했다. 현재 산지에는 나무줄기나 잎과 비슷하게 생긴 대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곤충 대발생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꽃매미 등 한반도에 적응한 외래종은 알이나 번데기로 겨울을 난 뒤 5월경 부화한다. 한반도에서 겨울 평균기온이 오르는 만큼 외래종 생존에도 유리하다. 국립생물자원관 보고서 ‘대발생 생물 발생 원인 및 관리 방안 연구’에 따르면 동양하루살이는 수온 상승, 수변 지역 신도시 개발, 도심 광원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개체수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수온 상승 덕에 물속 유충이 성충으로 진화해 날아오르는 우화율이 높아졌고, 도심 조명이 화려한 수도권에는 곤충 대발생 빈도와 규모가 더 커졌다. 동양하루살이 대규모 피해가 접수된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한강과 탄천에는 유충이 거의 서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도심 광원이 동양하루살이 피해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한강 바지선에 광원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동양하루살이를 다른 곳으로 유인해 방제하고 있다.대벌레는 겨울철 기온 상승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난해 고도 400m 초과에서는 대벌레 알의 부화가 진행되지 않았으나 고도 300m 이하에서는 평균 21.6% 부화했다. 연구진은 “겨울철 월동 기온 상승이 부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현상이 다년간 이어지면 대벌레 대발생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대벌레는 곤충에만 감염되는 곰팡이인 녹강균에 약하다. 국립생물자원관 보고서 ‘환경문제 생물종 연구’에 따르면 녹강균에 감염된 대벌레는 사망률이 크게 높았다. 여름철 강수량이 늘어 상대습도가 90%를 웃돌면 대벌레의 녹강균 감염과 치사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장마 기간 상대적으로 비가 적게 내리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강수량이 줄었고 녹강균 감염 가능성이 줄어 대벌레가 크게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익충도 많으면 스트레스…친환경 방제 교육을”러브버그는 익충으로 분류된다. 독성이 없고 유충은 토양 내 유기물 분해를, 성충은 화분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체가 너무 많다 보니 혐오감을 불러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해충 인식 및 경험’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86%가 “이로운 곤충도 대량 발생해 손해를 끼치면 해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94%는 러브버그 등을 접할 때 “해충과 유사하거나 그 이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정부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질병 매개체인 모기 등 위생해충에 대해 조치할 수 있지만, 해충 자체에 대한 방제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지 않기 때문에 위생해충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은 친환경 방역에 나서야 하는 실정이다. 김위상 의원은 “현행법에 대발생 곤충에 대한 미비 사항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러브버그,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등 대발생 곤충을 효율적으로 방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서울시는 날개가 젖으면 다시 날지 못하는 러브버그의 특성을 활용해 물을 강하게 뿌리는 방법으로 방제 작업을 했다. 광원을 이용해 러브버그를 유인하는 포충기 설치 등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청룡산에 백색광 발광다이오드(LED) 등과 자외선 LED 등을 설치한 뒤 러브버그 포획 결과를 비교하자 1시간 동안 백색등에서 13개, 자외선등에서 63개가 잡혔다. 자외선 LED가 성충을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살충제를 쓰면 목표하는 생물 이외에 다른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황소개구리와 같이 생태계에 두면 자연적으로 개체수 조절이 되는 사례가 있다. 화학적 방역보다는 물리적 방제를 우선 해야 한다”고 했다.주거 지역에서 러브버그가 발견됐을 때 처리하는 방법을 홍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학과 교수는 “신경독성을 이용해 곤충을 죽이는 살충제는 어린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하는 등 결국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며 “가정에서도 물을 뿌리거나 방제 끈끈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사체에서 악취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화분 등에 파묻는 게 좋다”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11
    • 좋아요
    • 코멘트
  • 서울 12일만에 열대야 벗어났지만…최고 36도 ‘땡볕 더위’ 계속

    동해안을 중심으로 폭염특보가 해제되는 등 이번 주 내내 이어졌던 더위의 기세가 한층 누그러진 모양새다. 서울은 12일 만에 열대야를 벗어났다.10일 밤~11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24.6도를 기록하면서 지난달 28일 이후 12일 만에 열대야를 벗어났다. 다만 인천 등에서는 열대야가 이어졌고 제주도는 지난달 30일 이후 11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당분간 서쪽 지역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최고 36도를 오르내리는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낮 최고기온은 25∼36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36도, 광주 35도, 인천과 대전이 34도까지 오른다. 현재 한반도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에 이중으로 덮여 있어 땡볕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인 13일 기압계가 변동되며 ‘이중 열돔’이 깨지지만, 더위의 기세가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당분간 아침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고, 낮 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12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5도, 낮 최고기온은 26~36도로 예보됐다. 이날 늦은 오후부터 저녁 사이 전남북서부에는 곳에 따라 5~10mm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11
    • 좋아요
    • 코멘트
  • ‘마른장마’에 독해진 폭염… 내주 ‘이중 열돔’ 깨져도 푹푹 찐다

    ‘마른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공식 관측용어는 아니지만 기상청은 강수일수와 강수량 등을 분석해 장마철 평년 강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 ‘마른장마’라고 판단한다. 올해 전국 강수량은 평년 80% 수준에 그쳤다. 장마 기간 초반에만 반짝 비가 내린 뒤 줄곧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장마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달 1∼10일 전국 폭염일수는 이미 7월 전체 평균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 한반도를 덮은 ‘이중 열돔’이 깨지며 중부지방 등에 비 예보가 있지만 불볕더위의 기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유례 없는 폭염에 예산 35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강수량 평년 80% 그쳐기록적인 폭염의 원인 중 하나는 장마 기간인데도 비가 내리지 않는, 이른바 ‘마른장마’다. 기상청은 제주와 남부지방은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지만, 중부지방은 장마 종료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으로 한반도 북서쪽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지 않고 있지만, 장마전선이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커 아직 공식적으로 장마 종료 선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쪽 찬 공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태여서 중부지방의 장마 종료를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전국에 내린 비의 양은 454.2mm다. 이는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544.4mm)의 83.4%다. 제주 및 남부지방에선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른 확장으로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일찍 시작해 짧게 지나갔다. 제주는 지난달 12일 시작해 같은 달 26일에, 남부지방은 지난달 19일 시작해 이달 1일 장마가 종료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이 체계화된 1973년 이후 현재까지 7월의 평균 폭염일수는 4.1일이다. 그런데 올해 7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7월이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은 10일 기준 4.9일을 기록했다. 역대급 폭염이 닥쳤던 지난해에도 7월 폭염일수는 4.3일에 그쳤다. 2023년에는 4.1일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폭염으로 본다.폭염이 이어지며 9일 100명이 넘는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일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11명이다.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1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357명이다.● ‘이중 열돔’ 깨져도 폭염 계속11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5도, 낮 최고기온은 25∼36도로 예보됐다. 이날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제주도에는 5∼20mm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기상청에 따르면 13일쯤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던 기압계에 변화가 생기며 고기압이 와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풍 형태로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한반도 상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중첩해 푹푹 찌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주 이 두 고기압이 와해하면 그 틈으로 북쪽에서는 찬 공기가, 남쪽에서는 따뜻한 공기가 불어 들어온다. 두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생기는 장마전선으로 중부지방과 강원 영서지방에는 16, 17일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6일 이전까지는 일부 지역에 소낙성 강수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남쪽에서는 열대요란(태풍의 씨앗)이 발달할 수도 있다.산업통상자원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가 ‘8월 둘째 주 평일’ 오후 5∼6시께 최고 97.8GW(기가와트) 범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8월 20일(97.1GW)의 역대 가장 높은 최대 수요 기록을 웃돈다. 산업부는 전력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시기에 맞춰 지난해보다 1.2GW 증가한 106.6GW의 공급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7-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마른 장마에 강수량 평년 80% 수준…내주 ‘이중열돔’ 깨져도 폭염 계속

    ‘마른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공식 관측용어는 아니지만 기상청은 강수일수와 강수량 등을 분석해 장마철 평년 강수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 ‘마른장마’라고 판단한다. 올해 전국 강수량은 평년 80% 수준에 그쳤다. 장마 기간 초반에만 반짝 비가 내린 뒤 줄곧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장마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이달 1~10일 전국 폭염일수는 이미 7월 전체 평균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주 한반도를 덮은 ‘이중 열돔’이 깨지며 중부 지방 등에 비 예보가 있지만 불볕더위의 기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유례없는 폭염에 예산 35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강수량 평년 80% 그쳐기록적인 폭염 원인 중 하나는 장마 기간인데도 비가 내리지 않는, 이른바 ‘마른장마’다. 기상청은 제주와 남부지방은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지만, 중부지방은 장마 종료를 선언하지 않고 있다.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으로 한반도 북서쪽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지 않고 있지만, 장마전선이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커 아직 공식적으로 장마 종료 선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쪽 찬 공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태여서 중부지방의 장마 종료를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다.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전국에 내린 비의 양은 454.2mm다. 이는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544.4mm)의 83.4%다. 제주 및 남부지방에선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른 확장으로 올해 장마는 평년보다 일찍 시작해 짧게 지나갔다. 제주는 지난달 12일 시작해 같은 달 26일에, 남부지방은 지난달 19일 시작해 이달 1일 장마가 종료됐다.기상청에 따르면 기상관측이 체계화된 1973년 이후 현재까지 7월의 평균 폭염일수는 4.1일이다. 그런데 올해 7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7월이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은 10일 기준 4.9일을 기록했다. 역대급 폭염이 닥쳤던 지난해에도 7월 폭염일수는 4.3일에 그쳤다. 2023년에는 4.1일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폭염으로 본다.폭염이 이어지며 9일 100명이 넘는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일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11명이다.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1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357명이다.● ‘이중 열돔’ 깨져도 폭염 계속11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5도, 낮 최고기온은 25~36도로 예보됐다. 이날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제주도에는 5~20mm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기상청에 따르면 13일쯤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던 기압계에 변화가 생기며 고기압이 와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풍 형태로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한반도 상공에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중첩해 푹푹 찌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주 이 두 고기압이 와해하면 그 틈으로 북쪽에서는 찬 공기가, 남쪽에서는 따뜻한 공기가 불어 들어온다.두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생기는 장마전선으로 중부지방과 강원 영서지방에는 16, 17일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창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6일 이전까지는 일부 지역에 소낙성 강수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남쪽에서는 열대 요란(태풍의 씨앗)이 발달할 수도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10일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117년 만의 가장 심한 무더위라는 얘기도 있던데 기후변화 때문이라 하더라도 그 대응에는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며 “취약계층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가능한 대책을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각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들이 보유한 무더위 쉼터가 제대로 관리되는지도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산업통상자원부는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가 ‘8월 둘째 주 평일’ 오후 5~6시께 최고 97.8GW 범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8월 20일(97.1GW)의 역대 가장 높은 최대 수요 기록을 웃돈다. 산업부는 전력 수요가 정점에 달하는 시기에 맞춰 지난해보다 1.2GW 증가한 106.6GW의 공급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 2025-07-10
    • 좋아요
    • 코멘트
  • 7월 폭염일수 벌써 평균 초과…오늘도 전국 대부분 폭염특보

    7월이 열흘 가량 지났지만 이른 더위로 전국 폭염 일수는 이미 7월 한달 평균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기상청에 따르면 기상 관측이 체계화 된 1973년 이후 현재까지 7월의 평균 폭염 일수는 4.1일이다. 10일 현재 7월의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4.9일이다. 역대급 폭염이 닥쳤던 지난해 7월 폭염은 4.3일, 2023년에는 4.1일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폭염으로 본다.이달 1~10일 하루 최고기온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이 기간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79곳에서 올해 역대 하루 최고기온 1위 기록이 나왔다. 강릉(6일 38.7도), 정선(7일 38.3도), 서울(8일 37.8도), 광주(9일 36.7도) 등 곳곳에서 새 기록이 경신됐다.서울은 지난달 29일 이후 11일째, 청주는 지난달 28일 이후 12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10일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서쪽 지역과 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래 매우 무덥겠고, 서쪽 지역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11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5도, 낮 최고기온은 25~36도로 예보됐다. 이날 오후부터 12일 오전까지 제주도에는 5~20mm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10
    • 좋아요
    • 코멘트
  • 파주 40도-서울 37.8도… 온열질환 사망 작년 3배

    8일 경기 광명과 파주에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7월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겼다. 서울 낮 최고기온은 37.8도까지 오르며 7월 상순(1∼10일)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을 시작한 지 1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 오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70mm가 넘는 비가 내려 폭염과 폭우를 오가는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4분 파주 자동기상관측장비(AWS)로 40.1도가 기록됐다. 광명 AWS에선 40.2도를 찍었다. 다만 두 수치는 전국 97개 기후관측 지점에서 공식 측정된 기록이 아니라 기상청 극값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한반도에서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온은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의 41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9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8명)의 약 2배다. 8일까지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9명으로 지난해(3명)의 3배다.수도권에선 이날 오후 갑자기 호우특보가 발효되고 많은 비가 내려 도로 등 곳곳이 잠겼다. 서울 양천구에는 오후 7시경 시간당 68mm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서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등 일부가 통제되고 지하철 1호선 노량진∼대방 구간 등에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폭염속 공사장 첫출근 20대 외국인, ‘체온 40도’ 앉은 채 숨졌다가장 더운 7월 상순, 온열질환 속출논일 90대, 충남 첫 열사병 사망부평 유격훈련 군인 6명 열탈진정부, 폭염때 휴식 의무화 재추진8일 경기 광명시와 파주시 등지에서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기온 극값이 속출하며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월 상순부터 무더위가 거세지면서 야외에서 일하던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예상보다 이르게 찾아온 폭염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낮 기온 40도… 사람 잡는 ‘살인 더위’7일 오후 5시 58분경 경북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아파트 공사장 지하 1층에서 하청업체 소속의 23세 베트남 국적 일용직 노동자가 앉은 자세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발견 당시 체온은 40.2도에 이르렀다. 이날 구미의 최고기온은 38.3도로, 7월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온 환경에 의한 온열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현장의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폭염 안전 대책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충남에서도 첫 열사병 사망자가 나왔다. 이날 오후 1시 26분경 공주시에서 논일을 하던 9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앞서 4일에는 경북 의성군에서 밭일을 하던 90대 여성이, 지난달 29일에는 봉화군에서 텃밭을 가꾸던 80대 남성이 사망했다. 봉화에서 숨진 남성의 체온은 39.9도로 측정됐다. 모두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이 사인으로 추정된다.● 117년 만에 가장 더운 7월 초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는 977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배경은 이례적으로 빨리 찾아온 폭염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장마전선이 예년보다 일찍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를 빠르게 뒤덮었고, 7월 상순부터 전국이 본격적인 ‘찜통더위’에 갇히게 됐다는 것이다.실제 8일 서울의 낮 기온은 37.8도로, 1907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7월 상순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곳곳에서도 역대 기록이 깨졌다. 전북 정읍시는 37.7도까지 올라 1988년 이후 최고치를, 충남 서산시는 36.5도로 2019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천(35.6도), 대전(36.3도), 광주(35.9도), 부산(34.6도) 등도 모두 7월 상순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35곳에서 7월 상순 하루 최고기온이 경신된 것으로 나타났다.폭염에 농작물 피해도 확산 중이다. 전남 영암군 금정면에서는 감이 햇볕에 그을려 빨리 익는 ‘일소 현상’이 확인됐다. 한 농민은 “6월에 이런 피해가 나는 건 살면서 처음 본다”고 말했다.● 한낮 활동 피하고 물, 모자 필수행정안전부는 8일 오병권 자연재난실장 주재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폭염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977명 중 290명이 건설·물류·조선업 등 실내외 작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공공 발주사업 현장을 중심으로 폭염 안전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폭염 시 의무 휴식시간 보장을 위한 제도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전문가들은 폭염이 노약자뿐 아니라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실제 7일 인천 부평구의 한 군부대 유격훈련장에서는 20대 군인 6명이 열탈진 증세로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질병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특보 발효 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활동을 삼가고, 30분마다 10분 이상 그늘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원한 복장과 모자 착용, 수분 섭취도 필수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구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응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구미=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공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진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영암=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 2025-07-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체온 40도’ 공사장 첫출근 외국인, 앉은채 숨졌다

    8일 경기 광명과 파주 등지에서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는 등 전국 곳곳에서 기온 극값이 속출하며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7월 상순부터 무더위가 거세지면서 야외에서 일하던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예상보다 이르게 찾아온 폭염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 한낮기온 40도…사람 잡는 ‘살인 더위’7일 오후 5시 58분경 경북 구미시 산동읍의 한 아파트 공사장 지하 1층에서 하청업체 소속 23세 베트남 국적 일용직 노동자가 앉은 자세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발견 당시 체온은 40.2도에 이르렀다. 이날 구미의 최고기온은 38.3도로, 7월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고온 환경에 의한 온열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현장의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폭염 안전 대책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에서도 첫 열사병 사망자가 나왔다. 이날 오후 1시 26분경 공주시에서 논일을 하던 9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앞서 4일에는 경북 의성에서 밭일을 하던 90대 여성이, 지난달 29일에는 봉화에서 텃밭을 가꾸던 80대 남성이 사망했다. 봉화에서 숨진 남성의 체온은 39.9도로 측정됐다. 모두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이 사인으로 추정된다.● 117년만에 가장 더운 7월 초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1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는 977명, 이 중 사망자는 7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배경은 이례적으로 빨리 찾아온 폭염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장마전선이 예년보다 일찍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를 빠르게 뒤덮었고, 7월 상순부터 전국이 본격적인 ‘찜통더위’에 갇히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8일 서울의 낮 기온은 37.8도로, 1907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7월 상순 기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곳곳에서도 역대 기록이 깨졌다. 전북 정읍은 37.7도까지 올라 1988년 이후 최고치를, 충남 서산은 36.5도로 2019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천(35.6도), 대전(36.3도), 광주(35.9도), 부산(34.6도) 등도 모두 7월 상순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35곳에서 7월 상순 하루 최고기온이 경신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에 농작물 피해도 확산 중이다. 전남 영암군 금정면에서는 감이 햇볕에 그을려 빨리 익는 ‘일소 현상’이 확인됐다. 한 농민은 “6월에 이런 피해가 나는 건 살면서 처음 본다”고 말했다.● 한낮 활동 피하고 물, 모자 필수행정안전부는 8일 오병권 자연재난실장 주재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폭염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977명 중 290명이 건설·물류·조선업 등 실내외 작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공공 발주사업 현장을 중심으로 폭염 안전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폭염 시 의무 휴식시간 보장을 위한 제도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전문가들은 폭염이 노약자뿐 아니라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실제 7일 인천 부평구의 한 군부대 유격훈련장에서는 20대 군인 6명이 열탈진 증세로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질병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특보 발효 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야외 활동을 삼가고, 30분마다 10분 이상 그늘에서 휴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원한 복장과 모자 착용, 수분 섭취도 필수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구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응급 조치를 취해야 한다.구미=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공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진안=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영암=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8
    • 좋아요
    • 코멘트
  • ‘체감 35도’ 전국 대부분 폭염경보…오후부터 수도권 소나기

    서울에서 9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는 등 전국에 폭염이 닥친 가운데 한반도 동쪽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 경보가 내렸다. 수도권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는 40mm 내외의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동해상에서 동풍이 불어오며 8일 태백산맥 동쪽은 더위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강원 강릉은 밤 최저 기온 24.9도를 나타내며 8일만에 열대야에서 벗어났다. 반면 서울은 밤에도 최저기온이 26.9도에 머물며 9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7일 밤~8일 아침 충북 청주 27.7도, 광주 26.7도, 강원 원주 26.6도 등 전국 27곳에서 열대야가 관측됐다.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 35도 내외로 매우 무덥겠다”고 밝혔다. 동풍의 영향으로 동쪽 지역은 기온이 낮아져 폭염특보가 완화되거나 해제될 가능성이 있지만 인천·경기서부 지역은 폭염특보가 강화될 수 있다. 8일 오후부터 밤 사이 수도권과 강원내륙, 충청권, 전라권, 경북북부내륙, 경남서부내륙에 5~40mm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인천과 경기남부는 최대 60mm까지 내릴 가능성이 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8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종량제 30년, 쓰레기차 3200만대분 줄여

    1995년 세계 최초로 전국적으로 시행된 쓰레기 종량제 이후 약 30년 동안 생활폐기물 약 1억6000만 t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t 트럭 3200만 대분이다. 쓰레기를 줄여 얻은 경제적 가치는 45조458억 원으로 추산된다. 과거 “쓰레기 버리는 데 왜 돈을 내야 하느냐”는 불만 속 시행된 친환경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리 배출된 재활용 폐기물 2억 t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폐기물협회 보고서 ‘쓰레기 종량제 30년 성과 평가 및 개선방안 마련 연구’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했다. 일반 쓰레기는 유상 봉투를 구매해 버리게 하고 재활용품은 무료로 배출할 수 있게 한 쓰레기 종량제는 1995년 당시 매립·소각되는 쓰레기양을 줄이고 재활용 폐기물 분리 배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일부 지역에 쓰레기 종량제를 운영한 사례가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일시에 도입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었다. 보고서는 종량제 시행 한 해 전인 1994년 생활폐기물 발생량인 2100만 t을 기준으로 1995∼2023년 감축량을 계산했다. 매년 1994년 당시 만큼 생활폐기물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종량제 시행 후 연도별 실제 발생량과의 차이를 계산한 결과 29년간 약 1억6000만 t의 생활폐기물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분리 배출한 재활용 폐기물의 양은 약 2억 t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분리 배출한 재활용품과 음식물류 폐기물(음식물 쓰레기)의 발생량을 합한 값이다. 매년 재활용된 폐기물의 양을 1994년 종량제 시행 전과 비교했을 때는 2023년까지 총 1억4000만 t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량 줄이면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해야”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줄면 수집, 운반 등 쓰레기 처리 비용이 감소한다. 또 재활용 증가에 따른 경제적 가치를 나타내는 ‘재생 가치’가 증가한다. 보고서는 “이들 경제적 효과를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총 45조458억 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한국이 쓰레기 종량제를 전국적으로 도입하자 독일 등 종량제를 먼저 시범 운영하고 있던 국가에서는 “여론의 저항이 심한데 어떻게 전국에 한꺼번에 도입했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국내에서도 제도 시행 직전인 1994년 말 쓰레기 무단 투기가 증가하는 등 반발이 있었지만 1991년 778kg 수준이었던 1인당 생활쓰레기 배출량은 1995년 387kg까지 줄었다. 다만 줄어든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정체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생활폐기물은 1998년 약 1400만 t으로 1994년 대비 34.3% 줄어들어 배출량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은 약 1700만 t으로 1994년 대비 21.3% 감축에 그쳤다. 김준범 프랑스 트루아공대 환경정보기술학과 교수는 “현행 쓰레기 종량제는 중량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며 “쓰레기 무게를 고려하면서 개별 폐기물 감축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한국형 쓰레기 종량제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쓰레기 종량제는 현대 환경 정책이 참고해야 할 모범 사례”라며 “정부는 100년을 내다보고 과학적으로 환경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0년새 확 늘어난 열대야, 年평균 6.8일→11일… 시기도 빨라져

    7일 서울 전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975년 이후 10년과 최근 10년을 비교한 결과 평균 열대야 일수가 40년 새 2.4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로 현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10년 단위로 나뉘는 첫 시점인 1975년 이후부터 계산한 결과다. 온실가스 증가로 밤 기온이 높아진 데다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된 탓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29일 이후 8일째 열대야가 관측됐고, 기록적인 불볕더위였던 지난해보다도 폭염 경보 시기가 18일 앞당겨졌다. 폭염 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한다.● 갈수록 빨라져 ‘7월 초 열대야’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5∼2024년) 전국 연평균 열대야 일수는 11일로 나타났다. 1975∼1984년 연평균 열대야 일수가 4.6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열대야 일수가 2.4배로 늘어났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너무 더워서 잠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악의 더위였던 지난해에는 24.5일, 2018년에는 16.6일 동안 열대야가 나타났다. 반면 1985∼1994년 평균 열대야 일수는 4.5일로 모든 기간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 2005∼2014년 평균은 6.8일이었다. 첫 열대야 시점도 빨라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18일 강원 강릉에서 첫 열대야가 발생했고, 지난달 19일에는 대전 대구 광주 등 12개 지역에서 역대 가장 이른 열대야가 나타났다. 밤사이 최저온도가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시기도 빨라졌다. 올해 강릉은 이달 1, 2일에 이어 6일 밤까지 3번째 초열대야가 나타났다. 지난해 강릉에 7월 28일 첫 초열대야가 나타나 기상청 관측 사상 첫 7월 초열대야로 기록된 지 1년 만에 시기가 한 달 가까이 앞당겨졌다. 열대야 일수가 지난 10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구 온난화가 심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구가 방출한 에너지를 온실가스가 밤에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기 때문”이라며 “특히 야간 온도가 빨리 올라가는 것이 온난화의 주요 증거”라고 말했다.● 열대야-폭염 연관성 높아, 장마는 오락가락 열대야는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하는 폭염과도 연관성이 높다. 여름철 폭염은 주로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발생하는데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도 발생한다.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52년간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의 상관계수(1.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음)는 0.84로 높은 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5∼1984년 평균 8.7일이었던 전국 폭염 일수는 2015∼2024년 16.4일로 1.9배로 늘었다. 9.3일(1985∼1994년), 9.0일(1995∼2004년), 10.3일(2005∼2014년) 등 10일 안팎이던 폭염 일수가 지난 10년 동안에는 보름 이상으로 급증했다. 폭염 일수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18년으로 31일이었고, 지난해에는 30.1일이었다. 이달 3일 남부지방과 제주의 장마가 종료돼 이들 지역에 역대 두 번째 짧은 장마가 나타나면서 ‘기후변화로 여름철 마른장마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장마 일수나 강수량이 감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5∼1984년 서울 지역 장마 평균 일수는 31.9일, 평균 합계 강수량은 366mm였다. 2015∼2024년의 장마 평균 일수(31.5일) 및 평균 합계 강수량(448.3mm)과 비교하면 장마 일수는 비슷하고 강수량은 늘었다. 다만 장마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1973∼1998년 26년간 장마철 최저 강수량은 71.9mm(1973년), 최고 강수량은 876.9mm(1990년)로 805mm 차이가 났다. 1999∼2024년 26년간 최저 강수량(63.2mm·1999년)과 최고 강수량(1068.4mm·2006년)의 차이는 1005.2mm였다. 이명인 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폭염이 마른장마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장마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돈 내고 쓰레기 버리라고?” 반발속 시행된 ‘종량제’ 30년, 경제가치 보니…

    1995년 세계 최초로 전국 시행된 쓰레기 종량제 이후 약 30년 동안 생활폐기물 약 1억6000만 t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를 줄여 얻은 경제적 가치는 45조458억 원으로 추산된다. 과거 “쓰레기 버리는 데 왜 돈을 내야 하느냐”는 불만 속 시행된 친환경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리배출 된 재활용 폐기물 2억 t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폐기물협회 보고서 ‘쓰레기 종량제 30년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마련 연구’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했다. 일반 쓰레기는 유상 봉투를 구매해 버리게 하고 재활용품은 무료로 배출할 수 있게 한 쓰레기 종량제는 1995년 당시 매립·소각되는 쓰레기 양을 줄이고 재활용 폐기물 분리배출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일부 지역에 쓰레기 종량제를 운영한 사례가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일시에 도입한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었다.보고서는 종량제 시행 한 해 전인 1994년 생활 폐기물 발생량인 2100만 t을 기준으로 1995~2023년 감축량을 계산했다. 매년 1994년만큼 생활폐기물이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종량제 시행 후 연도별 실제 발생량과의 차이를 계산한 결과 29년 간 약 1억6000만 t의 생활폐기물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분리배출한 재활용 폐기물의 양은 약 2억t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분리배출한 재활용품과 음식물류폐기물(음식물 쓰레기)의 발생량을 합한 값이다. 매년 재활용된 폐기물양을 1994년 종량제 시행 전과 비교했을 때는 2023년까지 총 1억4000만t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 “중량 줄이면 인센티브 제공도 검토해야”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줄면 수집, 운반 등 쓰레기 처리비용이 감소한다. 또 재활용 증가에 따른 경제적 가치를 나타내는 ‘재생가치’가 증가한다. 보고서는 “이들 경제적 효과를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총 45조458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한국이 쓰레기 종량제를 전국적으로 도입하자 독일 등 종량제를 먼저 시범운영하고 있던 국가에서는 “여론의 저항이 심한데 어떻게 전국에 한꺼번에 도입했느냐”는 반응이 나왔다.당시 국내에서도 제도 시행 직전인 1994년 말 쓰레기 무단투기가 증가하는 등 반발이 있었지만 1991년 778kg 수준이었던 1인당 생활 쓰레기 배출량은 1995년 387kg까지 줄었다. 다만 줄어든 생활폐기물 배출량이 정체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생활폐기물은 1998년 약 1400만t으로 1994년 대비 34.3% 줄어들어 배출량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은 약 1700만t으로 1994년 대비 21.3% 감축에 그쳤다.김준범 프랑스 트루아공대 환경정보기술학과 교수는 “현행 쓰레기 종량제는 중량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며 “쓰레기 무게를 고려하면서 개별 폐기물 감축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한국형 쓰레기 종량제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의원은 “쓰레기 종량제는 현대 환경정책이 참고해야 할 모범 사례”라며 “정부는 100년을 내다보고 과학적으로 환경정책을 입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7
    • 좋아요
    • 코멘트
  • 年 5일 안팎이던 열대야, 최근 10년새 ‘평균 11일’로 급증

    7일 서울 전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1975년 이후 10년과 최근 10년을 비교한 결과 평균 열대야 일수가 40년 새 2.4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단위로 현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10년 단위로 나뉘는 첫 시점인 1975년 이후부터 계산한 결과다.온실가스 증가로 밤 기온이 높아진데다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된 탓으로 풀이된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29일 이후 8일째 열대야가 관측됐고, 기록적인 불볕더위였던 지난해보다도 폭염 경보 시기가 18일 앞당겨졌다. 폭염 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한다.● 갈수록 빨라져 ‘7월 초 열대야’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5~2024년) 전국 연평균 열대야 일수는 11일로 나타났다. 1975~1984년 연평균 열대야 일수가 4.6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열대야 일수가 2.4배로 늘어났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너무 더워서 잠들기 어렵다는 것이다.최악의 더위였던 지난해에는 24.5일, 2018년에는 16.6일 동안 열대야가 나타났다. 반면 1985~1994년 평균 열대야 일수는 4.5일로 모든 기간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 2005~2014년 평균은 6.8일이었다.첫 열대야 시점도 빨라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18일 강원 강릉에서 첫 열대야가 발생했고, 지난달 19일에는 대전 대구 광주 등 12개 지역에서 역대 가장 이른 열대야가 나타났다.밤사이 최저온도가 30도를 넘는 초열대야 시기도 빨라졌다. 올해 강원 강릉은 이달 1, 2일에 이어 6일 밤까지 3번째 초열대야가 나타났다. 지난해 강릉에 7월 28일 첫 초열대야가 나타나 기상청 관측 사상 첫 7월 초열대야로 기록된 지 1년 만에 시기가 한 달 가까이 앞당겨졌다.열대야 일수가 지난 10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구 온난화가 심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구가 방출한 에너지를 온실가스가 밤에 다시 지구로 돌려보내기 때문”이라며 “특히 야간 온도가 빨리 올라가는 것이 온난화의 주요 증거”라고 말했다.● 열대야-폭염 연관성 높아, 장마는 오락가락열대야는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을 뜻하는 폭염과도 연관성이 높다. 여름철 폭염은 주로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발생하는데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도 발생한다.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52년간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의 상관계수(1.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높음)는 0.84로 높은 편이다.기상청에 따르면 1975~1984년 평균 8.7일이었던 전국 폭염 일수는 2015~2024년 16.4일로 1.9배 늘었다. 9.3일(1985~1994년), 9.0일(1995~2004년), 10.3일(2005~2014년) 등 10일 안팎이던 폭염 일수가 지난 10년 동안에는 보름 이상으로 급증했다. 폭염 일수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18년으로 31일이었고, 지난해에는 30.1일이었다.이달 3일 남부지방과 제주 장마가 종료돼 이들 지역에 역대 두 번째 짧은 장마가 나타나면서 ‘기후변화로 여름철 마른장마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장마 일수나 강수량이 감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5~1984년 서울 지역 장마 평균 일수는 31.9일, 평균 합계 강수량은 366㎜였다. 2015~2024년의 장마 평균 일수(31.5일) 및 평균 합계 강수량(448.3㎜)과 비교하면 장마 일수는 비슷하고 강수량은 늘었다.다만 장마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 1973~1998년 25년간 장마철 최저 강수량은 71.9mm(1973년), 최고 강수량은 876.9mm(1990년)로 805㎜ 차이가 났다. 1999~2023년까지 25년간 최저 강수량(63.2mm·1974년)과 최고 강수량(1068.4mm·2006년)의 차이는 1005.2mm였다.이명인 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폭염이 마른장마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지만 장마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7
    • 좋아요
    • 코멘트
  • 러브버그와의 전쟁, 광원 포집기까지 동원… “치워도 끝 안보여”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네요. 오전부터 작업했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 4일 인천 계양산 정상 전망대. 이른바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날아다녔다. 바닥에 사체가 쌓여 악취가 코를 찔렀다. 나무 난간과 망원경에도 러브버그가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최근 계양산 일대에서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하며 악취 등으로 주민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 이날 환경부와 소속 기관 직원 37명을 비롯해 계양구 방제인력과 직원 10명은 6시간 동안 난간에 붙은 러브버그를 떼어내 자루에 담거나 포충망을 휘저으며 러브버그를 잡았다.● 끈끈이에만 수만 마리… 광원 포집기 동원 환경부는 이날 계양구와 함께 송풍기, 포충망, 살수 장비 등을 활용한 방제작업을 진행했다. 러브버그 사체는 물을 뿌리고 진공 흡입기를 활용해 청소했지만 금세 다시 쌓였다. 난간에 부착한 방제용 ‘끈끈이’에는 이미 수만 마리나 붙어 있었다. 서너 시간 정도 포획한 러브버그는 사람이 계속 들고 서 있기 버거울 정도로 무거웠다. 러브버그가 빛에 유인된다는 습성에 착안해 개발된 ‘광원 포집기’까지 동원됐다. 환경부는 2일 계양산에 ‘광원 포집기’ 4기를 설치한 데 이어 4일 3기를 추가 설치했다. 주민 민원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1512건으로 2023년(115건)의 13배를 넘겼다. 계양구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비해 현재 개체 수는 약 9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 불편이 사라질 때까지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에만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820건 접수됐다. 서울도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달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4695건이었다. 지난해 전체 민원(9296건)의 절반을 이미 넘겼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올해 곤충 대발생 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기후변화 영향으로 생태계 불확실성이 심해지는 추세”라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7월 중순 대부분 개체 사라질 듯” 러브버그는 중국 남부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외래종이다. 2015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뒤 2022년을 기점으로 매년 6, 7월 수도권에서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전역으로 서식 반경을 넓혔고 올해 경기에서도 대거 출몰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유충은 토양 내 유기물 분해를, 성충은 화분 매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익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개체 수가 너무 많아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염려가 있어 적극적인 방역에 한계가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 물에 약한 러브버그 특성을 활용해 자치구 차원에서 살수 위주로 친환경 방제를 해왔다. 나뭇잎에 붙어서 쉬는 러브버그를 젖은 채로 땅으로 떨어뜨려 죽게 하는 방법이다. 실시간 발생 감시와 광원 포집기, 향기 유인제 운영 등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사업도 진행 중이다. 길현종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장은 “러브버그는 토양 정화에 도움이 되는 익충이지만,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강해 약제를 쓰면 다른 곤충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친환경 방식으로 방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은 4일 예측 모델로 분석한 결과 러브버그가 향후 7∼10일 안에 대부분 자연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원은 “러브버그 성충은 6월 중순 발생해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에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가 일주일가량 알을 낳고 죽는다”며 “다만 해마다 서식지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여 내년에는 수도권 이외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브버그 외에도 동양하루살이, 미국선녀벌레, 깔따구 등은 7월 이후에도 대량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대응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 2025-07-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 5일째 열대야…주말 중부지방 비온뒤 더 찔 듯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오르는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은 5일째 열대야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며 이들 지역의 체감온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밤~3일 아침 최저기온 25.7도를 기록한 서울을 비롯해 강원 강릉 29.3도, 경북 울진 28.2도, 경북 포항 27.4도, 충북 청주 25.3도 등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이어졌다. 포항과 청주에는 6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5일 경기북동부와 강원내륙·산지에는 전날부터 내린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이날까지 각각 5~20mm의 비가 예상된다. 6일에도 인천·경기북부와 강원북부내륙·산지에 5mm 내외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5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8도, 낮 최고기온은 29~36도로 예보됐다. 강원 강릉과 대구, 울산 등이 36도까지 오르고 경남 진주, 경북 구미 포항은 35도 수준이 예상된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1도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4
    • 좋아요
    • 코멘트
  • 남부-제주 장마끝… 강릉, 이틀째 초열대야

    북태평양 고기압이 정체전선(장마전선)을 북서쪽으로 밀어내면서 남부지방은 12일 만에, 제주는 15일 만에 장마가 끝났다. 남부지방과 제주 모두 역대 두 번째로 장마가 짧았다. 강원 강릉은 이틀째 밤 최저기온이 30도가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며 역대 가장 무더운 7월의 밤을 기록했다. 4일 강릉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고 다음 주까지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폭염 특보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제주서 역대 첫 6월 장마 종료기상청은 3일 “제주는 지난달 26일, 남부 지방은 이달 1일 장마가 끝났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장마가 6월에 끝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가장 빠른 장마 종료일은 1973년과 1994년의 7월 1일이다. 1973년 장마는 6월 25일 시작돼 7일 만에 종료됐고 역대 가장 짧았다. 남부 지방은 같은 해 6월 25∼30일 6일간 장마가 이어져 최단 기록을 세웠다. 두 지역에서 장마가 일찍 종료된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찬 공기가 만나는 경계에 형성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되며 장마전선을 밀어냈고 장마가 종료됐다. 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은 강한 상승 기류의 특성을 보이며 평년보다 힘이 강했다. 필리핀 해상에서 발달한 열대 요란(태풍 씨앗) 영향으로 북쪽으로 확장하는 속도도 빨랐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 2일 수증기 영상을 보면 서쪽에서 발생한 대규모 대류운들이 발달하고 하강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반도가 고기압권 아래에 놓이며 맑고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부지방은 북한을 지나는 장마전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아직 장마가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상청은 “북쪽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남하하면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쳐 4일과 6일 밤부터 7일까지 중부지방에 비가 올 수 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권 내 약한 장마전선 영향이라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릉서 역대 ‘가장 더운 7월의 밤’ 강릉에선 이틀째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2일 밤 강릉의 기온은 30.4도를 웃돌며 1911년 이 지역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무더운 7월의 밤을 기록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30도가 넘으면 초열대야라고 표현한다. 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경북 울진 37.8도, 경남 밀양 37.1도, 대구 36.8도 등 경상권에서 낮 최고기온이 37도 안팎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곳곳에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전망된다. 경기 일부와 강원 동해안, 충청, 남부지방, 제주 동부는 35도 안팎까지 올라 매우 무더울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1∼28도, 낮 최고기온은 30∼36도로 예보됐다. 강릉과 대구, 울산 등이 36도까지 오르고 경북 구미와 포항 35도, 경북 울진과 경남 창원 등이 34도로 덥겠다. 서울은 31도까지 오른다. 이날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5∼20mm의 비가 예보됐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주-남부 장마 끝났다…‘초열대야’ 강릉 37도 가마솥 더위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북서쪽으로 밀어내면서 남부지방은 12일 만에, 제주는 15일 만에 장마가 끝났다. 남부지방과 제주 모두 역대 두 번째로 장마가 짧았다.강원 강릉은 이틀째 밤 최저기온이 30도가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며 역대 가장 무더운 7월의 밤을 기록했다. 4일 강릉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고 다음 주까지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폭염 특보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제주서 역대 첫 6월 장마 종료기상청은 3일 “제주는 지난달 26일, 남부 지방은 이달 1일 장마가 끝났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장마가 6월에 끝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 가장 빠른 장마 종료일은 1973년과 1994년의 7월 1일이다. 1973년 장마는 6월 25일 시작돼 7일 만에 종료됐고 역대 가장 짧았다. 남부 지방은 같은 해 6월 25~30일 6일간 장마가 이어져 최단 기록을 세웠다.두 지역에서 장마가 일찍 종료된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찬 공기가 만나는 경계에 형성된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되며 장마전선을 밀어냈고 장마가 종료됐다.올해 북태평양 고기압은 강한 상승기류의 특성을 보이며 평년보다 힘이 강했다. 필리핀 해상에서 발달한 열대 요란(태풍 씨앗) 영향으로 북쪽으로 확장하는 속도도 빨랐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 2일 수증기 영상을 보면 서쪽에서 발생한 대규모 대류운들이 발달하고 하강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반도가 고기압권 아래에 놓이며 맑고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중부지방은 북한을 지나는 장마전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아직 장마가 종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상청은 “북쪽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남하하면서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쳐 4일과 6일 밤부터 7일까지 중부지방에 비가 올 수 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권 내 약한 정체전선 영향이라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릉서 역대 ‘가장 더운 7월의 밤’강릉에선 이틀째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2일 밤 강릉의 기온은 30.4도를 웃돌며 1911년 이 지역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뒤 가장 무더운 7월의 밤을 기록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30도가 넘으면 초열대야라고 표현한다.3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경북 울진 37.8도, 경남 밀양 37.1도, 대구 36.8도 등 경상권에서 낮 최고기온이 37도 안팎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곳곳에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전망된다. 경기 일부와 강원 동해안, 충청, 남부지방, 제주 동부는 35도 안팎까지 올라 매우 무더울 것”이라고 밝혔다.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1~28도, 낮 최고기온은 30~36도로 예보됐다. 강릉과 대구, 울산 등이 36도까지 오르고 경북 구미와 포항 35도, 경북 울진과 경남 창원 등이 34도로 덥겠다. 서울은 31도까지 오른다. 이날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강수량 5~20mm의 비가 예보됐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3
    • 좋아요
    • 코멘트
  • 강릉 한밤에도 30도 ‘초열대야’…내일 낮 최고 36도 폭염

    장마의 소강상태가 길어지며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이 사흘째 열대야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밤 최저기온이 30도를 넘기는 초열대야가 발생했다. 1일 밤~2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26.8도로 사흘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다. 역시 사흘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강원 강릉은 30.3도 아래로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올해 첫 ‘초열대야’가 발생했다. 7월 초 기준으로 1911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다. 7월 전체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 31일 30.4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다. 경북 포항 28.2도, 대구 26.9도 등 전국 곳곳이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2일 경기동부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밖의 대부분 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기상청은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내륙과 동해안을 중심으로는 곳곳에 열대야가 나타나겠다.3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3~28도, 낮 최고기온은 28~36도로 예보됐다. 대구가 낮 기온 36도로 가장 높겠고 울산과 경북 구미 포항 35도, 전북 전주 34도, 광주 33도, 서울 32도 등을 나타낼 것으로 예보됐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02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