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2016년 12월 20대 여성 A 씨는 충북 청주시의 한 학원을 찾았다. 주로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치는 보습학원이다. 강사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한 A 씨는 이날 면접을 볼 예정이었다. 면접이 시작되자 학원장 B 씨(29)가 음료수를 건넸다. B 씨는 개인 과외교습을 통해 지역에서 꽤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원장이 건넨 음료수를 거절하지 못하고 마신 A 씨는 얼마 뒤 정신을 잃었다. 몇 시간 후 정신을 차린 A 씨가 있는 곳은 모텔방이었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본 여성이 무려 12명이었다. 피해자는 2015년 12월부터 약 1년간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온 20, 30대 여성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려던 여대생도 있었다. B 씨는 불면증을 이유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수면제를 음료수에 넣어 이들에게 마시게 했다. 이들이 정신을 잃으면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재판에 넘겨진 B 씨는 “여성들과 합의한 성관계였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인정하지 않았다. 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현우)는 강간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B 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신상정보 공개를 명령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연말연시에 잇따라 흰 꿩이 찾아오는 걸 보니 올 한 해는 좋은 일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에서 한우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국범 씨(59)가 3일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새해 첫날 식당 옆 한우농장 앞 논에 흰 꿩(사진)이 나타났다. 흰 꿩은 예로부터 길조(吉鳥)로 여겨진다. 김 씨는 바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김 씨는 “어릴 때 마을 어르신들이 흰 꿩이 나타나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는데, 올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흰 꿩은 유전적 돌연변이인 알비노(albino·피부 모발 눈 등에 색소가 생기지 않는 일종의 백화 현상) 개체로 알려졌다.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연구진흥과장(조류학 박사)은 “알비노는 약 100만분의 1의 확률로 나타난다. 자연계에서는 확률적으로 굉장히 낮아 매우 희귀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제비와 까치, 고라니 등에서 나타난 적이 있다. (확률적으로 낮다 보니) 이런 알비노 개체가 나타나면 행운의 상징으로 좋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정부가 재정 지원하는 ‘2018 문화관광축제’ 41개를 발표한 결과 중부권에서는 대전 1, 충남 5, 충북 2, 강원 4개 등 모두 12개가 선정됐다. 또 대전 국제와인페어와 유성온천축제, 충남 공주 석장리구석기축제, 강원의 태백눈꽃축제·평창송어축제· 횡성한우축제, 세종축제와 충북 단양온달문화축제는 올해 처음 신설된 ‘문화관광육성축제’로 선정돼 홍보와 컨설팅 지원을 받게 됐다. (표 참조)○ 산천어축제 5년 연속 대표축제 화천산천어축제는 5년 연속 최고등급인 ‘대표축제’로 선정돼 3억2000만 원을 지원 받게 됐다. 11년 연속 ‘관광객 100만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산천어축제는 국내 겨울축제의 새로운 발전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6∼28일까지 열리는 올 축제에는 2만7000개의 산천어등이 화천 선등거리를 밝히고 중국 하얼빈 빙등예술제 얼음조각 전문가 30여 명이 한 달여간 제작한 얼음 봅슬레이가 선보인다. 화천군은 축제 기간 180t의 산천어를 호수에 풀고 군내에서 숙박하면 무료낚시 기회를 제공한다. 평창 효석문화제도 올해 최우수축제로 승격됐다. 지난해 유망축제에서 탈락했던 충남 서천 한산모시문화제는 1년 만에 ‘유망축제’로 복귀해 8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유망축제 복귀를 계기로 1500년 역사를 지닌 한산모시를 세계적인 한류 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품바축제도 유망축제로 뽑혔다. 하지만 강원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은 우수축제에서 한 등급 낮은 유망축제로 하향돼 예산지원도 줄게 됐다. 강릉 커피축제도 유망축제에서 탈락했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면 등급에 따라 대표축제는 3억2000만 원, 최우수축제 2억 원, 우수축제 1억1000만 원, 유망축제는 8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가능성 있는 축제를 ‘육성축제’로 선정 문체부의 올해 축제 육성 정책 중 하나는 가능성 있는 축제를 ‘육성축제’로 선정해 홍보와 컨설팅을 지원하고 현장평가도 실시해 유망축제로의 진입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 중부권에서 선정된 육성축제는 지역별로 △대전(국제와인페어, 유성온천축제) △충남(공주석장리구석기축제, 홍성역사인물축제) △세종(세종축제) △충북(단양온달문화축제) △강원(정선아리랑제, 태백산눈축제, 평창송어축제, 횡성한우축제, 강릉커피축제) 등이다. 대전 국제와인페어의 경우 세계 3대 와인 품평회로 평가받으면서 와인의 유통거점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공주 구석기축제는 구석기인 먹거리 및 야영 체험 등 독특한 콘텐츠로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대전 계족산 맨발축제 등 경쟁력 있는 민간 주도 축제의 경우 정부 지원대상 심사에서 아예 제외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앞으로 문화관광축제를 선정할 때에는 평가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기보다는 축제를 통한 주변 매출액, 외지방문객수, 재정자립도, 인근 관광지 연계 및 지역경제 파급효과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객관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기진 doyoce@donga.com·이인모·장기우 기자}
올해부터 대전지역 모든 중학생에게, 세종지역에서는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학생 전원에게 무상급식이 시행된다. 강원도도 고교 전 학년까지 확대된다. 충남에서는 고교 신입생 입학금이 면제된다. 올해부터 대전 충남북 세종 강원지역에서 달라지는 것들을 정리했다.▽대전=초등학교와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이 중학교 전 학년까지 확대된다. 9월부터는 2인 가구 이상, 소득수준 90% 이하 가정에 아동수당(만 0∼5세)이 월 10만 원씩 지급된다. 저임금 근로자 생활임금이 현행 시급 7630원에서 9036원으로 인상되고 대전시와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민간위탁기관 근로자까지 확대된다. 저소득 근로청년의 생활자산 형성을 위해 본인과 대전시가 1 대 1 매칭으로 저축하는 ‘청년희망통장’이 개설된다. 월 15만 원씩 3년을 저축하면 시가 540만 원을 지원해 총 1100만 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7월부터는 천변도시고속화도로에 하이패스가 도입된다.▽충남=모든 고등학교의 신입생 입학금이 면제된다. 중학생 대상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 실시되고, 중·고등학교의 수행평가 비율이 높아진다. 맞벌이 가정 등을 위한 ‘시간제 아이 돌봄 서비스’ 시간이 연간 480시간에서 600시간으로 확대된다. 또 4월 1일∼5월 31일 서산과 태안 가로림만과 태안 근소만에서는 산란기에 있는 낙지 포획이 금지된다. 청양군은 학생당 연간 200만 원의 급식비를 지원함으로써 전국에서 처음으로 완전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아산시 실내수영장 이용료는 16% 인상되는 반면 자녀 3명 이상의 다자녀가정과 다문화가정에 대해선 70% 할인해준다.▽세종=초중고교와 특수학교 학생 전원에 대한 무상급식이 시행된다. 88개 학교 학생 4만9178명이 혜택을 받게 된 것. 학부모들은 월 8만 원가량의 부담을 덜게 됐다. 낚시꾼이 몰리는 고복저수지에서의 낚시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그동안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맡았던 옥외광고물 허가·신고 사무는 세종시로 이관된다. ▽충북=미혼 근로자가 중소기업에 5년 이상 일하면서 매달 일정액을 모으면 결혼할 때 최고 4200만 원을 지원하는 ‘행복결혼 공제사업’을 시행한다. 소방공무원이 각종 재난현장에서 물적 손실을 입힌 경우 지자체가 이를 보상하는 ‘재난현장 활동 물적 손실’ 제도도 도입된다. 지방도로에서 차량에 치여 숨진 야생동물이나 가축을 신고하면 1만 원의 포상금을 주고, 귀농 후 12개월이 지난 가구에는 200만∼400만 원의 귀농 정착자금을 지원한다.▽강원=무상급식이 고교 전 학년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72개 고교 3만9900여 명이 추가로 무상급식 혜택을 받게 됐다. 강원도형 일자리 안심공제 대상이 지난해 250명에서 올해 2500명으로 확대된다. 이 공제는 근로자와 기업이 각각 15만 원, 도와 시군이 20만 원씩 월 50만 원을 5년간 적립해 만기 또는 실직 시 지급하는 방식이다. 태백 삼척 영월 정선 등 폐광지역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한 학자금이 지난해보다 100만 원 상향돼 신입생은 400만 원, 재학생은 300만 원을 받는다. 또 홍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등 5개 지역 고위험 임신부의 안전한 출산을 위해 집중 치료비와 택시비 등이 지원된다. 이기진 doyoce@donga.com·이인모 장기우 기자}
○…청주대(총장 정성봉)는 ‘제1회 청주학 UCC 공모전’을 개최하기로 하고 31일까지 작품을 접수한다. 청주의 역사성과 정신적 문화유산의 교육과 홍보를 위해 열리는 이 공모전 참가 자격은 충북도내 소재 초중고교, 대학교 재학생 및 일반인이다. 충북 및 청주의 역사, 인물, 미래 등이 주제이며 교육적 측면의 다양한 내용이면 가능하다. 형식은 순수창작 동영상으로 사진슬라이드, 다큐멘터리, 광고, 캠페인, 단편영화, 단편드라마, 콩트,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등의 스마트폰 영상, 카메라영상 제작 동영상(3분 이내)으로 제출하면 된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30만∼15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043-229-8768, 9 ○…KAIST는 2017년 올해의 KAIST인으로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37)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박 교수는 홀로그래피 측정과 제어 기술을 개발했고 새로운 응용 분야를 정립해 KAIST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처 포토닉스에 3차원 디스플레이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세포 광조작을,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탄저균 진단과 관련한 연구 성과를 각각 실어 뉴스위크와 포브스 등 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녹조가 수질환경 오염원 가운데 하나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이를 활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녹조 공예품’을 만들었습니다.” 대청호변에서도 한참을 들어가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소전리 벌랏마을에서 닥나무로 한지(韓紙)와 이를 이용한 문화상품을 만드는 이종국 작가(55).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녹조를 생활 공예품으로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흔히 녹조 하면 악취를 내는 수질오염의 주범으로만 여기고 있지만 이 작가에게는 생활 공예품의 ‘쓸 만한’ 원재료이다. 그는 여름이면 대청호를 뒤덮은 녹조를 지켜보다 점성이 강한 녹조를 잘 다루면 공예품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는 해마다 녹조 발생이 심해 당국이 이를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작가는 “한지를 만드는 일이 닥나무를 재배해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치는데, 녹조는 한지보다 점성이 강해 공예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로 한 이 작가는 여름 내내 대청호에 낀 녹조를 걷어 올려 직접 만든 틀에 집어넣고 두드려 모양을 잡았다. 이런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모양이 제대로 잡히면 옻칠을 해 상품성이 있는 그릇이나 접시로 완성시켰다. 이렇게 만든 생활 공예품은 웬만한 플라스틱 그릇 못지않게 단단해 떨어뜨려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 옻칠을 한 덕에 항균력도 있고,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작품성도 갖췄다. 이 작가의 녹조 생활 공예품은 지난해 11월 15일 충북콘텐츠코리아랩의 ‘빛나는 충북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제1호 아이디어’로 선정됐다. 충북콘텐츠코리아랩은 충북의 문화원형과 자원 등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상시 모집하고 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녹조로 그릇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상품화가 충분히 가능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충북콘텐츠코리아랩 측은 녹조를 이용한 생활 공예품 만들기와 함께 농사철 비료와 겨울철 난로 연료로도 녹조를 쓸 수 있다는 이 작가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용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방침이다. 이 작가는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기술력을 향상시키면 녹조를 훌륭한 자원으로 활용해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고유 젓가락인 분디나무(산초나무) 젓가락 만들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야생에서 채취한 분디나무를 다듬고 찌고 말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구현했다. 고려가요에 등장하는 등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젓가락을 고증과 실험을 통해 재탄생시킨 것. 이 젓가락은 가볍고 단단한 데다 촉감도 부드러워 사용하기 편안하다. 항균 기능까지 있어 국내외에서 상품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갖고 다니던 수레는 폐지가 조금만 쌓여도 인도를 올라갈 때 턱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어요. ‘희망 손수레’는 튼튼하면서도 가벼워 조작이 편해요. 마음에 쏙 드네요.”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사는 송모 씨(77·여)는 성탄절을 나흘 앞둔 21일 상당구의 한 고물수집상에서 ‘희망 손수레’라 이름 붙은 폐지 수집용 손수레(카트)를 선물받았다. 카트는 ‘ㄴ’자 형태로 손잡이 아래에 빈병을 담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고, 박스 같은 큰 폐지를 담아도 떨어지지 않을 크기의 바닥판에 바퀴 4개가 달렸다. 바닥판 앞면과 옆면에는 폐지더미를 묶는 끈을 거는 고리들이 달렸다. 폐지 줍는 노인들을 위해 안성맞춤으로 제작됐다. 송 씨에게 카트를 선물한 사람들은 ‘희망얼굴’ 회원들이다. 이 회원들은 지선호 충북도교육청 중등장학관(56)이 2년간 그린 캐리커처의 주인공이다. 지 장학관은 청주 가경중 교감이던 2005년 자유학기제를 준비하면서 독학으로 캐리커처를 익혔다. B5용지 크기 화선지에 붓펜으로 밑그림하고 동양화 물감으로 색을 입힌 뒤 희망을 담은 문구를 캘리그래피 방식으로 적어 한 장의 캐리커처를 완성한다. 지금까지 학생은 물론이고 교직원, 주민 등 약 1000명의 얼굴을 그렸다. 올 7월에는 작품을 모아 전시회 ‘희망얼굴 노적성해(露積成海)’를 열었다. 전시회 당시 서로의 얼굴을 처음 본 캐리커처 모델 일부가 친목을 다지기 위해 만든 모임이 희망얼굴이다. 회장은 음성분석 전문가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59)가 맡았다. 모임을 만든 뒤 회원들은 주위에 도움이 되는 일을 조금씩 했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가출 청소년 쉼터에 빔 프로젝터를 기증했고, 올여름 청주 폭우 피해 때는 수해복구 활동과 수재민 위로 방문 등을 했다. 그리고 추위 속에도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돕기로 한 것이다. 카트는 반도체 설비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김일복 회원(52)의 재능기부 작품이다. 조 회장은 “어르신의 의견을 들어가며 손수레 업그레이드를 계속해 나가겠다. 충북은 물론이고 전국의 폐지 줍는 노인에게 희망 손수레를 보급하는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칠흑 같은 어둠 속 유일한 희망은 비상구였다. 그러나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2층 여성 사우나에는 비상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나뿐인 비상구는 2m가 넘는 거대한 수납장에 가려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었다. 그마저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다며 늘 잠겨 있었다. 그렇게 ‘생명로(生命路)’가 막힌 탓에 누군가의 어머니와 누이, 딸 20명은 연기 속에서 고통스럽게 숨졌다.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발생 당시 2층 여성 사우나의 비상구가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결정적 이유다. 22일 소방당국과 본보 취재에 따르면 화재 당시 화염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음에도 2층 내부는 대부분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길이 타고 올라간 사우나 쪽 유리창은 깨졌다. 하지만 탈의실과 휴게실 등 사우나 외부는 바닥과 가구에 그을음만 있었다. 사우나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복층 구조의 황토방(수면실) 입구에는 그을음조차 없었다. 황토방 옆이 바로 비상구다. 이곳을 통하면 비상계단으로 불과 8초면 1층으로 탈출할 수 있다. 하지만 11명의 시신은 중앙 계단으로 향하는 사우나 정문 근처에 몰려 있었다. 나머지 9명은 탈의실 주변에 쓰러져 있었다. 비상구의 위치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비상구 앞에는 목욕용품을 보관하는 대형 수납장이 서 있었다. 멀리서뿐만 아니라 근처에서도 비상구 위치를 알기 어렵다. 정전과 연기 속에서 비상구를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상구 앞 수납장 2개 사이 공간은 약 50cm에 불과했다. 어른 한 명이 몸을 비틀어야 지날 수 있었다. 그나마 비상구는 늘 안에서 잠겨 있었다. 외부에서 누군가 들어올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사우나 관계자는 “평소 사장이 ‘2층 비상구를 잠그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반면 남탕이 있는 3층에서는 한 명의 희생자도 없었다. 2층과 같은 위치에 있는 비상구를 통해 대부분 탈출했다. 사우나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63)는 “남탕 비상구를 항상 열어 놓았다. 그래서 불이 났을 때 남탕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비상구로 나와 걸어서 계단을 내려왔다”고 말했다.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은 또 있다. 초기 진압에 필수적인 스프링클러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센터 건물주 이모 씨(53)는 “지난달 소방점검 때 스프링클러 동파를 발견해 수리했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서 추가로 점검하려고 밸브를 잠가뒀다”고 말했다. 건물 주변 2차로 도로에 늘어선 주정차 차량은 소방차 진입을 지연시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제천=김동혁 hack@donga.com·장기우·윤솔 기자}

충북 제천시의 스포츠센터 8층 건물에서 불이 나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당한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필로티(1층에 벽 대신 기둥으로 건물을 띄우는 방식) 구조 건물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2~3층 대중목욕탕과 4~7층 헬스클럽, 8층의 레스토랑으로 번졌다. 2층에서 20명, 6~7층에서 9명이 질식사했다. 2008년 40명이 숨진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화재 사고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스포츠센터 건물 화재는 21일 오후 3시 50분경 주차장에서 시작됐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 발생 직전 주차장에서 인부들이 용접 등의 작업을 했다고 한다. 발화 상황을 목격한 상점 주인은 “1층 천장에서 작게 시작한 불이 5분도 안 돼 확 번지면서 건물 외벽을 타고 활활 타올랐다”고 말했다. 이 건물 외벽은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dryvit)’ 공법으로 시공됐다. 건물 외벽에 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을 바른 뒤 시멘트 모르타르 등을 발라 마무리하는 공법이다. 2015년 1월 화재로 5명이 숨진 경기 의정부시의 아파트도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이었다. 불이 번지자 건물 안 20여 명은 옥상과 건물 난간으로 대피해 구조를 요청했다. 일부는 옥상에서 건물 앞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 3명은 8층 레스토랑 베란다 난간으로 대피했다가 외벽 청소업체가 동원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사다리 차량은 건물 앞에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지체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다리 차량 진입에 필요한 8m의 공간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사다리가 고장나 수리하는데 시간을 허비했다. 사망자는 여성 21명, 남성 6명이다. 2명은 미상이다. 20명은 2층 여성목욕탕과 계단, 다른 사망자 9명은 6~7층 헬스클럽과 계단에서 발견됐다. 화재가 평일 오후에 발생해 목욕탕에 여성들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목욕탕이 통유리로 외부와 차단돼 화재 연기가 잘 배출되지 않은 것을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여탕 비상구는 목욕 바구니를 놓는 철제 선반으로 가려져 있었다고 한다. 목욕탕 흡연실로 대피했던 사람들은 가족과 지인 등에게 전화를 걸어 “살려 달라”고 호소했지만 끝내 연기를 마시고 쓰러져 숨졌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 / 제천=장기우 기자}

충북 청주 ‘고인쇄박물관’이 개관 25년 만에 전시실을 부분 개편했다. 21일 청주시에 따르면 8월부터 시작한 고인쇄박물관 전시실 부분 구조변경 공사가 최근 마무리됐다. 6억9700만 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박물관 내부를 체험형 관람 동선으로 재구성하고, 직지 홀로그램 제작과 디지털 콘텐츠 체험 공간 마련 등을 한 것이 특징이다. 제1전시관은 직지를 주제로 △청주와 직지 △직지의 탄생과 여정 △영원히 빛날 직지 등 7개 존으로 재구성했다. 입구 전면에는 전통기법으로 복원한 직지 금속활자인판을 배치했다. 또 직지 소개 영상과 고려 금속활자인쇄술, 직지 소개 등의 코너도 마련했다. 흥덕사 존에는 청동금구(禁口) 등 흥덕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국립청주박물관에서 빌려 내년 1월 21일까지 전시한다. 이와 함께 △직지가 프랑스로 건너간 과정 △흥덕사지 발굴 모습 △직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등도 볼 수 있다. 원형 콘크리트였던 박물관 지붕은 동판(銅版)으로 바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이 인쇄된 곳이라는 문화적 상징성을 높였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가 인쇄된 흥덕사지가 입증되고 그 터를 정비하면서 1992년 3월 17일 개관했다. 흥덕사는 고려 우왕 3년인 1377년 금속활자를 직접 주조해 직지를 인쇄한 곳. 1985년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택지개발사업 도중 ‘서원부흥덕사(西原府興德寺)’라고 새겨진 금구(禁口)가 발견되면서 절 터의 위치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개관 이후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직지의 가치와 한국의 옛 인쇄문화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1년 직지를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오르도록 했다. 이를 기념한 ‘직지상(賞)’을 2004년 만들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록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고 있다. 각종 국내외 기획전시, 학술회의,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독일의 구텐베르크박물관 등 세계 각국의 인쇄박물관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인쇄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고인쇄박물관은 29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무료인쇄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머그컵에 직접 그린 그림을 넣어 인쇄하는 ‘전사인쇄’, 곡선까지 인쇄하는 ‘휴대폰케이스 인쇄’, 내 이름을 넣어 인쇄하는 ‘납활자 인쇄’ 등을 체험할 수 있다. 043-201-4266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8층짜리 건물이 화염과 연기에 휩싸이는 데는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목욕탕과 헬스클럽에 있던 사람들은 옷가지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콜록거리며 뛰쳐나왔다. 일부는 8층 베란다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기댄 채 “살려 달라”고 외쳤다. 미처 여기까지도 못 간 사람은 창문에 매달렸다가 1층 에어매트 위로 몸을 던졌다. 아비규환이었다. 화재는 21일 오후 3시 50분경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1층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불은 삽시간에 천장과 주차 차량에 옮겨 붙었고 1층 출입구까지 화염에 휩싸였다. 당시 현장에서는 전기공사가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약 3분 뒤 불꽃을 본 행인이 119에 신고했다. 오후 4시경 소방대가 처음 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화염은 건물 한쪽 벽을 타고 올라가면서 8층까지 번진 상태였다. 불이 난 건물은 목욕탕과 헬스클럽 음식점 등이 있는 복합시설이다. 2∼3층이 목욕탕, 4∼7층이 헬스클럽이다. 화재 당시 모두 정상 영업 중이었고, 수십 명이 있었다. 다행히 불이 난 직후 목욕탕과 헬스클럽에 비상벨이 울렸다. 이를 듣고 3층 남탕에 있던 4, 5명과 헬스클럽에 있던 10여 명이 비상구를 통해 대피했다. 미처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손님들이 줄지어 빠져 나왔다. 3층 남탕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손님 10여 명을 비상구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같은 3층에 있던 김모 씨(76)는 “승강기를 탔고 2층 여탕에서 3명이 타고 겨우 1층으로 내려와 살았다”고 말했다. 잠시 후 건물 전체가 정전이 되면서 창문이 없는 목욕탕은 암흑으로 변했다. 복도 역시 시커먼 연기로 가득 차 탈출이 불가피했다. 4층 헬스장에 있던 백모 씨는 비상구 탈출을 포기했다. 그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고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채 목숨을 건졌다. 건물 8층 베란다 난간으로 피했던 남성 3명은 필사의 구조 요청 끝에 민간 사다리차를 타고 가까스로 탈출했다. 탈출구를 찾지 못한 한 남성은 지상의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뒤 “아내가 2층 목욕탕에 갇혀 있다. 빨리 구해 달라”며 울부짖었다. 하지만 빠져나온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았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2층 여탕이었다. 이곳에서만 20명이 숨졌다. 피해자 대부분은 흡연실에 모여 피해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구뿐 아니라 비상구까지 찾기 어려워지자 한곳에 모여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화재 직후 여탕에 있던 사람들은 “수건으로 입을 막고 물을 적시면 괜찮다” “목욕탕에는 물이 많으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특히 한 여성은 오후 4시 직후까지 가족에게 “지금 못 나가는 상황”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안 돼 연락이 끊겼다. 유독가스가 삽시간에 목욕탕 전체를 뒤덮은 것으로 보인다. 한 생존자는 “만약 흡연실로 가지 말고 그냥 밖으로 나왔으면 살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숨진 분들이 화재가 난 걸 알고 옥상이나 비상구 등으로 탈출하다 대부분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건물 내 화재로 정전이 되거나 짙은 연기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대피로를 찾지 못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제천=장기우 straw825@donga.com·김배중 기자}

충북 제천 의림지(義林池) 알몸마라톤대회가 내년 1월 14일 열린다. 제천마라톤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천시육상연맹과 금수산마라톤클럽이 공동 주관하는 이 대회는 해마다 전국에서 1000명 넘게 참가하는 겨울철 이색 마라톤대회이다. 5km(의림지 쉼터∼의림대로 교차로∼의림지 쉼터)와 10.4km(의림지 쉼터∼의림대로 교차로∼제천우체국∼신월교차로∼북부순환로∼의림대로 교차로∼의림지 쉼터)로 나눠 열리며 남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복장은 참가자 모두 하의는 반바지나 타이츠를 입어야 한다. 상의는 남자는 탈의해야 하고, 여자는 탱크톱이나 스포츠브래지어, 민소매 등을 입으면 된다. 입상자에게는 상품권과 상패가 주어지며, 완주자에게는 메달과 기념품을 준다. 화려한 보디페인팅을 한 참가자에게는 포토제닉상을 수여한다. 참가 신청은 31일까지다. 대회의 주무대인 의림지는 김제 벽골제(碧骨堤), 밀양 수산제(守山堤), 상주 공검지(恭儉池) 등과 함께 현재까지 남아 있는 국내 최고(最古) 수리(水利)시설. 정확한 조성 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벼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삼한시대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충청의 별칭이 ‘호서(湖西)’인데 이 말은 바로 의림지의 서쪽에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수심은 8∼13m, 호반 둘레는 약 2km에 이른다. 호수 주변에는 목조 산책길과 수경분수, 인공폭포, 공연시설이 조성돼 볼거리를 더하고 있다. 1976년 충북도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됐다가 2006년 명승 20호로 승격됐다. 043-643-6677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전국 유일의 묘목산업특구 충북 옥천에서 생산된 최고 품질의 과일 묘목이 해외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17일 옥천군에 따르면 이원면 충북농원협동조합(대표 강병연)이 생산한 묘목이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공화국에 수출됐다. 7일 1차분으로 사과와 배, 포도 등 10종의 과일 묘목 3만 그루가 인천항에서 배에 실려 중국으로 옮겨진 뒤 기차를 통해 타지키스탄공화국으로 이동 중이다. 또 14일에는 살구와 복숭아, 아로니아 등 9종의 묘목 2만3100그루가 컨테이너에 선적돼 1차분과 같이 바다와 기찻길을 통해 내달 4일경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날 옥천에서 열린 묘목 수출 기념식에는 유수프 샤리프조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 김영만 옥천군수, 강병연 충북농원 대표, 주민 등이 참석해 옥천 묘목의 첫 수출을 축하했다. 수출된 묘목들은 타지키스탄 132만 m² 면적의 땅에 심어져 3년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열매를 맺게 된다. 현지 기후를 고려해 추위와 병충해에 잘 견디고 열매를 많이 맺는 품종이 주로 선정됐다. 수확한 과일은 군부대 장병들에게 보급되거나 일반적인 유통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또 주스로 만들어 현지 유통과 해외 수출이 이뤄질 예정이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타지키스탄은 온화한 대륙성 기후여서 한국과 기후조건이 비슷하다. 여기서 가져가는 과일나무들이 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옥천의 묘목이 국내를 떠난 것은 총 6만1880그루를 북한에 무상 지원한 2001년과 2005년 이후 세 번째다. 이번 묘목 수출은 에모말리 라흐모노프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부인과 딸이 11월 여행 차 방한했다가 한국산 사과와 포도 등을 먹어본 일이 계기가 됐다. 이번 묘목 수출은 타지키스탄의 국책사업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키스탄 묘목 수입의 총 책임기관인 국영기업 아사둘로 관계자는 “평소 한국을 드나들면서 과일 묘목에 관심이 많아 옥천에서 열리는 묘목축제도 눈여겨 봐 왔다. 묘목 생산이 쉽지 않은 추운 겨울이지만 하우스와 저장고 시설이 완벽한 옥천 묘목에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옥천 묘목은 1939년 이원면에서 처음 묘목을 생산해 1942년에는 연간 50만 그루까지 생산량을 끌어 올렸다. 지역의 80%가 사질양토(沙質壤土)로 돼 있어 묘목 생산의 최적지로 꼽힌다. 2005년 묘목산업특구로 지정됐다. 80여 년 전통의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전국 유통량의 70%,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며 전국 유일의 묘목특구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173농가가 239여 ha에서 연간 1122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하고 있다. 김 군수는 “이번 수출은 새로운 농가소득 창출은 물론 묘목 수출에 첫 장을 연 뜻 깊은 사례로 평가된다. 지역과 묘목 재배농가에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청주시가 운영하는 야외 스케이트장과 썰매장이 23일 문을 연다. 청주시 사직동 청주야구장 뒤 주차장에 스케이트장 1380m², 썰매장 450m², 휴게실 등 편의시설 200m²를 만들어 5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스케이트나 얼음썰매가 없는 경우 입장료를 포함해 2시간에 2000원, 안전바 2시간 2000원이다. 스케이트나 얼음썰매가 있으면 입장료 1000원만 내면 된다. 이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내년 2월 18일까지 운영한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대전 유성구가 대전충남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충북 옥천군은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약속했다. 14일 유성구에 따르면 구는 2015년 12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아동친화도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부터 △아동전담조직 신설 △아동친화도시 구정 참여단 운영 △아동실태조사 실시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 구성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 제정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왔다. 또 올해는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6개 분야 40개 사업을 선정해 4개년 추진계획 및 영향진단 로드맵을 수립했다. 유아숲 체험원도 조성했다. 특히 유성구는 대전 최초로 아동의 독립적 참여기구인 어린이·청소년 의회 구성과 아동권리 구제를 위한 아동권리 옹호관 구성 등 아동의 참여권 증진과 보호를 위한 소통 창구를 개설했다. 유성구는 13일 유성청소년수련관에서 허태정 구청장과 서대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아동, 아동기관 관계자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선포식을 개최했다. 허 청장은 “앞으로도 아동친화적인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전국 최고의 행복지수를 자랑하는 아동친화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옥천군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옥천군은 앞으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아동친화도시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관련 조례 제정과 전담조직 구성 등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군은 2019년 조성을 목표로 올 7월 기본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10월에는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에 47번째로 가입했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지역사회가 앞장서 아동학대, 폭력, 방임 등 유해 환경으로부터 아동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며 “아동이 편안하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옥천군의 아동(18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 인구는 7200여 명으로 군 전체 인구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기진 doyoce@donga.com·장기우 기자}

국내 대표 곶감 생산지인 충북 영동에서 15∼17일 곶감축제가 열린다. 영동천 하상주차장과 영동 특산물거리에서 열리며 지역 18개 농가가 내놓는 명품 곶감을 만날 수 있다. 와인과 호두를 비롯한 지역 농·특산물도 싼값에 살 수 있다. 곶감 빨리 먹기, 곶감 탑 쌓기, 곶감 따기, 곶감 깎기같이 곶감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과 이색 경연이 열린다. 영동곶감의 우수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리게 되는 ‘내일로 홍보단’ 발대식도 열린다. 난계국악단 축하공연과 전영록 박남정 한혜진 등 인기가수 축하 콘서트도 마련됐다. 영동곶감은 일교차가 큰 산간지역에서 말려 당도가 높고 쫄깃하다. 전국 감 유통량의 7%(충북의 70%)가 생산되는 영동은 경북 상주, 경남 산청과 함께 손꼽히는 곶감 생산지다. 올해 2000여 농가에서 65만 접(1접은 100개)의 감을 깎아서 말렸다. 박세복 영동군수는 “올해는 최적의 기후로 유난히 맛과 품질이 좋은 곶감이 만들어졌다. 영동을 찾아 행복한 겨울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043-745-8918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증평군이 추진 중인 복합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인 ‘에듀팜 특구’가 14일 첫 삽을 뜬다. 증평군과 한국농어촌공사가 사업을 구상한 지 12년 만이다. 이 사업은 2022년까지 증평군 도안면 연촌리 원남저수지 일원 303m²의 터에 스키장, 대중골프장, 루지장, 농촌테마파크, 승마장, 복합 연수시설, 곤충체험관 등(조감도 참조)을 만드는 것이다. 또 양떼 목장과 콘도, 펜션, 힐링휴양촌, 야영장, 공연장 등도 들어선다. 사업비 1594억 원은 증평군과 한국농어촌공사, ㈜블랙스톤에듀팜리조트가 부담한다. 에듀팜 특구조성사업은 2005년 7월 증평군과 한국농어촌공사가 도농 교류 촉진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나오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09년 ‘에듀팜 특구’로 지정됐다. 그러나 2012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차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평가(B/C)가 0.54점에 그쳐 무산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투자를 막기 위해 B/C가 1을 크게 밑돌면 사업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후 증평군은 사업성이 높은 복합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으로 계획을 대폭 변경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제42차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를 열어 에듀팜 특구의 개발계획 변경을 승인했다. 증평군은 에듀팜 특구가 완공되면 연간 66만 명이 이곳을 찾아 3855억 원 이상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단양군이 운영 중인 ‘찾아가는 농특산물 장터’가 농가 소득 증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단양군에 따르면 올해 직거래장터와 상설판매장을 39차례 열어 14억4338만 원어치의 농특산물을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총 판매수익 7억2000만 원의 2배가 넘는다. 2015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 장터는 단양지역 농민과 공무원들이 조선시대 보부상처럼 각종 농특산물을 차에 싣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열고 있다. 장터에서는 마늘과 사과, 오미자, 마늘환, 아로니아착즙, 산야초 등 단양에서 생산되고 가공된 다양한 농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설 명절을 앞둔 1월 18∼24일 서울 aT센터와 송파구청, 경기 수원시 장안구청 등지에서 올해 첫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2월부터 매달 2차례 서울 관문사를 시작으로 청주 명장사, 대전 광수사, 서울 성룡사, 대구 대성사, 춘천 삼운사 등 천태종 사찰 10곳을 다니며 장터를 열었다. 장터에는 개인 농가를 비롯해 50여 곳의 농산물유통업체가 참여했다. 천태종 사찰 장터는 올해 8752만 원의 판매실적을 거둬 처음 열린 2015년 773만 원, 지난해 6424만 원보다 크게 늘었다. 조계종 단양 황정산 대흥사에서도 올해 처음 장터가 열려 2250만 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자치단체와 의료기관 등 단양군과 자매결연을 한 기관, 단체에서도 총 17회 직거래장터를 열어 1억2370만 원 판매액을 기록했다. 단양의 대표 축제인 소백산철쭉제와 온달문화축제 등이 열리는 행사장에서도 ‘소통 장터’를 열어 12억1246만 원의 실적을 거뒀다. 단양군은 서울국제와인주류박람회와 영월 단종문화제, 구리 유채꽃축제, 부산 대한민국대표특산물 직거래 박람회 등 전국 행사장을 다니며 농산물 판로 확대를 위한 홍보전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올해 CJ제일제당, ㈜돋음, ㈜경인농산, 광명동굴 등과 농산물 유통판로 확대 등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류한우 단양군수는 “실질적인 농가소득 향상을 목표로 예년보다 장터 개최 횟수를 크게 늘려 잡아 운영했다. 단순한 농특산물 홍보에 그치지 않고 유통마케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청주시가 ‘노랑차의 안전한 승하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노랑차 서비스는 올 상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 주관 ‘2017년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착한상상 프로젝트’의 공모과제로 선정된 것이다. 어린이집 통학차량의 안전의무를 강화한 개정된 도로교통법(일명 ‘세림이법’)이 마련됐지만 여전히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의한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등 실질적인 교통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추진됐다. 주요 기능으로는 비콘(근거리무선통신장치), 동작감지 센서 등을 활용한 어린이 승하차 정보, 차량 실시간 위치정보, 전후방 감지센서, 운행종료 후 차량 내 잔류 인원에 대한 경고 알림 등이다. 학부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녀의 승하차 정보와 차량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운전자와 교사는 차량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위험상황을 인지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청주시는 이달부터 지역 내 어린이집 4곳을(장애전담 어린이집)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뒤 미비점을 보완하고 기능을 개선해 적용 어린이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은 “노랑차 서비스를 통해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의한 안타까운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앞으로도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시민 생활안전 시스템 개발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지역인재를 육성한다는 정부 취지가 우리에겐 역차별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취업률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정부가 지방에 이전한 공공기관장에게 해당 광역자치단체 대학졸업생을 일정 비율 의무채용토록 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혁신도시법) 시행령이 일부 지역에서는 ‘채용 저해법’으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109개 이전 공공기관, 지역대학생 30% 채용 정부는 전국 13개 광역자치단체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해당 지역 대학생의 채용을 18%에서 연차적으로 30%까지 의무 채용토록 하는 혁신도시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연도별로는 내년 18%, 2019년 21%, 2020년 24%, 2021년 27%, 2022년에는 30%로 한 달간 입법예고가 끝나는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19개를 비롯해 모두 40여 개 공공기관이 이전할 예정인 세종특별자치시 고려대 및 홍익대 세종캠퍼스 등은 크게 환호하고 있다. 이들 두 대학의 2018년 기준 입학예정인원은 각각 1500명 안팎으로 202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40개 공공기관이 지역소재 대학생을 30%까지 의무 채용할 경우 취업률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109개 공공기관이 이전한 강원 원주, 충북 진천, 경남 진주 등 대전과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전국 13개 광역자치단체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정성봉 청주대 총장은 “지역 우수 인재가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옮기지 않고 지역에서 일하며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에 지역 대학생들이 많이 취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대전은 혜택 전무, 충남은 ‘찔끔’ 하지만 대전은 정부대전청사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다는 이유로 애초부터 혁신도시 지정이나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따라서 혁신도시법 시행령에 의한 지역 소재 대학생들의 의무 채용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된 것. 대전에 본사를 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조폐공사,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등은 ‘공공기관운영법’에 의해 혁신도시법에 저촉받지 않아 지역 대학생 채용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도 마찬가지. 이에 따라 매년 3만 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대전지역 19개 대학은 정부의 ‘지역인재 채용’이라는 정책 취지에 철저하게 소외된 셈이다. 충남대 1학년 박진미 씨(21·여)는 “타 지역에 이전한 공공기관이 해당 지역 대학생 채용비율을 30%로 적용할 경우 대전지역 대학생은 오히려 피해를 보게 된다”고 걱정했다. 대전시도 이런 심각성을 인식하고 기획재정부 등 정부기관과 국회 등을 연일 찾아다니며 대책 마련을 건의하고 있다. 한선희 대전시 과학경제국장은 “대전지역 공공기관도 혁신도시법에 준해 30% 채용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연구개발특별법과 공공기관운영법에 신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우선 대전의 한국수자원공사 등 4개 공공기관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이를 도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유성갑)도 최근 이재관 대전시장 권한대행,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춘희 세종시장에게 “대전에는 이전 공공기관이 전무하고 충남에는 2개 기관에 불과하다. 해당 법의 시행범위를 대전 충남 세종을 묶어 권역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대전지역 19개 대학 기획처장은 5일 충남대에서 회의를 갖고 이 내용을 대전지역대학 총장협의회 때 주요 안건으로 정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이기진 doyoce@donga.com·장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