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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에서 발생한 산불이었지만 철저한 준비 덕분에 피해는 최소화했다.” 11일 오전 9시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박맹우 시장은 9일 울산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이같이 평가했다. 세찬 바람이 부는 휴일 밤에 산불이 발생했지만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초기 대응 성공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야간 산불에 대한 대응태세를 체계적으로 갖출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많은 과제도 남겼다. 향산리 야산에서 산불이 일어난 것은 9일 오후 8시 37분. 당시 울산지역은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불었다. 날이 어두워 소방 헬기는 뜰 수 없는 상황. 산불을 진화하고 피해를 막는 데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초기 대응과 판단이 대체로 정확했다. 이날 오후 울주군 청량면의 화재에 출동했던 울주군 직원 300여 명이 뒷불 정리를 하다가 향산리 산불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투입돼 소방대원들과 함께 진화에 나섰다. 오후 10시 10분 울산시는 공무원 비상소집령을 내려 현장으로 집결시켰다. 오후 10시 12분에는 울산시소방본부가 비상 최고단계인 ‘광역 3호’를 발령하고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울산지방경찰청은 경찰관을 투입해 산불 인접지역 집을 일일이 찾아가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독려했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왕복 4∼6차로인 경부고속도로와 국도 24호선을 넘나들며 빠르게 번져나갔다. 피해도 확산됐다. 비슷한 시각, 언양읍사무소에 종합상황실이 마련됐다. 박맹우 울산시장과 군, 경찰, 소방본부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즉석 대책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서 야간 산불 진화에는 어려움이 크다고 판단하고 일단 인명과 재산 피해를 예방하는 데 주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택가 주변에는 산불 저지선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10일 날이 밝자 공무원과 주민 등 총 4500명이 투입돼 산불 진화에 나섰다. 소방 헬기 31대와 소방차 37대 등이 동원됐다. 산불은 발생 19시간 만인 10일 오후 3시 반 완전 진화됐다. 최종 집계 결과 산림 50ha와 가옥 23채, 가축 562마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피 과정에서 주민 2명이 연기를 마셨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경북 포항에서는 낮 시간대인 9일 오후 3시 35분 발생한 산불로 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 가옥 58채가 불탔다. 포항의 산불은 피해면적이 울산의 10%에 불과하고 낮에 발생했지만 인명과 가옥 피해는 훨씬 많았다. 울산의 산불은 그러나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을 경우 피해 주민들 보상 대책이 막막하다. 울주군 관계자는 “정부에서 특별교부세 5억 원이 지원될 예정이지만, 이는 산림 복구비로 지정된 예산”이라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보상을 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만약 방화로 밝혀지면 방화범에게 민사소송을 통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아직 방화라는 단서는 없다. 설령 그렇더라도 현실적인 보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산불 등 재난 발생시 민-관-군-경 등 유관기관 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6일 점심시간. 식사를 위해 사무실을 나선 울산시 공무원들이 손수건으로 코를 틀어막았다. 시와 각 구청에는 이날 오전 9시경부터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전날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염소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이 ‘냄새’에 민감한 탓이었다. 악취는 울산 전역에서 감지됐다. 울산시는 이날 오전 11시 50분경 삼성정밀화학(남구 여천동)에 담당 공무원을 보냈다. 암모니아와 비슷한 냄새가 나는 ‘아민’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악취방지설비(RTO) 보수를 위해 전력을 차단했다. 그래서 ‘범인’으로 지목받을 만한 상황이었다. 시는 1차 조사에서 현장만 둘러보고 나왔다. 시민들의 문의 전화 폭주로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시는 낮 12시 50분경 다시 회사에 들어가 시료를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악취 발생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한 지 3시간이 지나 현장 점검에 나섰고, 시료 채취는 다시 1시간 뒤에 이뤄졌다. 시는 정전에 따른 불완전 연소로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삼성정밀화학은 “보건환경연구원의 시료 분석 결과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울산은 유독 화학물(불산 염산 황산 질산 등)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이다. 울산의 499개 기업체가 연간 사용하는 유독 화학물은 3445만2000t으로 전국의 33.6%다. 이들 화학물을 취급하는 울산석유화학공단은 1970년대 이전에 주로 조성됐다. 시설 노후화 등에 따른 폭발과 화재, 가스 누출사고가 한 달 평균 3, 4건씩 발생하고 있다. 김국래 전 울산시소방본부장은 “반복되는 작은 사고는 큰 사고를 예고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노후화된 울산석유화학공단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 6일 악취 발생 사고 때처럼 행정당국의 늑장 대응은 달라지지 않았다.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울산시는 유독 화학물 사고에 대처하기 위한 ‘화학물질안전센터’ 설치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울산석유화학공단 안전대책 마련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 안전에 무게를 둔다는 차원에서 ‘행정안전부’도 ‘안전행정부’로 이름을 바꾼 이 정부가 ‘낡은 화약고’와 다름없는 울산의 안전대책은 어떻게 세울지 지켜볼 일이다.정재락 사회부 기자 raks@donga.com}

“시범 실시 과정이 있었기 때문인지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근무형태가 주야 2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제로 바뀐 지 3일이 지난 6일 오후 3시 반경 1조 근무를 마치고 울산공장 명촌 정문을 통해 퇴근한 근로자들의 반응이다. 주변 상가도 상권 변화를 예견했기 때문에 별다른 동요는 없었다. 현대차가 창사 46년 만에 노사 합의로 실시한 근무형태 변경이 빠르게 정착되는 분위기다.○ “퇴근 후 여가 즐겨요” 이날 오후 엑센트 등을 생산하는 1공장에 근무하는 김모 씨(45) 등 3명은 승용차에 함께 타고 근처 명촌동의 스크린골프장으로 향했다. 김 씨는 “주야 2교대 근무 때는 퇴근하면 대부분 동료와 함께 식당에서 술을 곁들여 허기를 채웠다”며 “이젠 1조 근무가 대낮에 끝나기 때문에 술을 마시기보다는 스크린골프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현대차 직원들을 겨냥해 당구장과 탁구장 등 레저시설도 들어서고 있다. 스크린골프장 등 여가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이 일대 준주거지역 땅값은 3.3m²당 1000만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0% 정도 올랐다.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 울산에서 ‘나 홀로 강세’를 보이는 곳이다. 4일부터 본격 실시된 현대차의 주간 연속 2교대제의 근무시간은 1조가 오전 6시 50분부터 오후 3시 반까지, 2조가 오후 3시 반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반까지. 이 때문에 대낮에 퇴근하는 1조 근로자들은 대부분 식당이나 술집보다는 여가시설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가 주간 연속 2교대제 시범 실시(1월 7∼18일)를 마친 뒤 생산직 근로자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퇴근 후 시간 활용 계획에 대해 90% 이상이 ‘다양한 여가생활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울산의 등산과 낚시 골프 등 레저업계는 현대차의 근무형태 변경이 매출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닫는 식당 늘어 이날 낮 12시 반경 명촌동의 한 돼지국밥집. 테이블 30여 개 가운데 손님이 앉아 있는 곳은 두 개에 불과했다. 바로 옆 중국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식당 종업원은 “현대차가 주야 2교대 근무할 때는 점심시간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며 “근무 형태가 바뀐 뒤로는 현대차 직원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일대 식당은 근무형태 변경 전에 비해 매출이 절반가량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52)는 “현대차가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시범 실시한 직후인 1월 하순부터 점포를 매물로 내놓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한 식당이 많다”고 말했다. 식당이 타격을 받게 된 원인은 회사 측이 근로자들에게 하루 3끼를 모두 제공하기 때문. 노사 합의에 따라 회사 측은 종전보다 1시간 10분 빨리 근무하는 1조 근로자들에게 아침과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또 2조 근로자들에게는 저녁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점심 식사 시간이 종전에는 1시간(낮 12시∼오후 1시)이었지만, 지금은 40분(오전 10시 50분∼11시 반)으로 줄어 ‘외식’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주말특근 임금 협의 계속 현대차의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대해 노사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회사 측은 “밤샘근무가 사라지고 근로시간이 단축됨으로써 근로자들은 여가생활과 건강증진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노사는 주말 특별근무(특근)에 따른 임금 할증률 지급 방식에 대한 협의는 계속하고 있다. 울산대 정책대학원 이달희 교수는 “현대·기아자동차 노사가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성과 임금 손실 없이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5일 오전 울산 중구 다운동 울산 테크노파크. ‘울산의 미래를 이끄는 기술 혁신의 거점 기관’이라는 간판이 없으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이곳은 울산의 기존 3대 주력 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산업을 고도화하고 전기자동차와 원전산업 등 울산의 미래 산업을 창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공간이다. 6일은 설립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기술사업화 앞장 테크노파크 본관 기술혁신 A동 2층에 입주해 있는 SG에네시스. 한국형 풍력발전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회사다. 한국형 풍력발전기는 기존 3개의 날개가 바람의 힘으로 돌아가며 전기를 생산하는 ‘선풍기형’과는 달리 수직형이다. 선풍기형은 날개가 노출돼 안전성과 소음이 문제가 됐고 날개도 80∼100m로 크다. 바람의 속도가 초속 6∼23m가 돼야 발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직형은 날개 역할을 하는 블레이드가 완전히 노출되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고 소음이 거의 없다. 크기도 현재의 가로등 높이와 비슷한 8m다. 또 지하철이 운행할 때 일어나는 초속 2.5m 이상의 바람만 있으면 발전이 가능하다. 건설비도 선풍기형(20MW 전력 생산)에 비해 수직형은 4분의 1 수준이다. 러시아 기술진과 한국형 풍력발전기 개발이 끝나는 올해 울산에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본격 생산에 앞서 울산 간절곶과 제주 우도, 독도 등에 풍력발전기를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테크노파크에는 SG에네시스 이외에도 20여 개의 예비 창업사가 입주해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울산테크노파크의 박사급 전문가 60여 명이 이들 회사의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새로운 기술을 이전해 주고 있다.○ 10년 생산 효과 1조7000억 원 울산테크노파크가 설립된 것은 2003년 3월 6일. 정밀화학소재 기술연구소 등이 입주해 있는 다운지구와 자동차 부품 기술연구소 등이 입주해 있는 매곡지구(북구 매곡동) 등 두 곳에 나뉘어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고분자·나노융합소재 가공기술센터’도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울산시가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원전 기자재,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기술연구소의 안전시험전문센터에는 현대와 기아자동차 등 국내외 자동차 회사에서도 자동차 충돌 시험을 맡길 정도로 신뢰가 높다. 이곳에서는 또 254대, 592억 원 규모의 첨단장비도 갖추고 있다. 울산 남구 두왕동 테크노산업단지 11만8800m²(약 3만6000평)에는 1041억 원을 들여 2016년까지 울산산학복합융합지구도 조성된다. 울산테크노파크는 자동차 성능 실험과 예비 창업사 및 기존 회사에 사무실과 장비를 임대해 지난해 40억 원의 흑자를 냈다. 전국 18개 테크노파크 가운데 흑자 규모가 가장 크다. 울산테크노파크는 10년간 총 1712개 기업을 지원했다. 이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는 1조7000억 원, 고용 유발 효과는 8만1000여 명. 신동식 원장은 “울산의 3대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고 미래 지식기반 산업을 창출해 울산이 대한민국 성장을 이끌어 가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고원준 씨(70·사진) 가족들이 고 씨의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 전 회장은 지난달 25일 자택에서 쓰러지면서 목 부위를 크게 다쳐 의식을 잃고 울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들은 “입원 이후 8일이 지났으나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고 씨가 쓰러지기 며칠 전부터 뇌경색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측은 “고 씨가 건강을 회복할 확률이 아주 낮다”는 소견을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가족들은 지난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평소 고 씨의 뜻을 알고 있었기 때문. 병원 측은 뇌사판정위원회에서 뇌사 판정이 내려지면 장기 이식수술이 필요한 사람을 선정한 뒤 장기를 적출할 예정이다. 고 씨는 1981년 민정당 공천으로 울산에서 국회의원(제11대)에 당선됐다. 이어 국영기업체인 ㈜한주 사장을 거쳐 12∼14대(1997년 3월∼2004년 8월) 울산상의 회장을 맡았다. 2004년 8월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병보석-해외도피-자수-재구속을 거쳐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병 치료를 위해 구속집행이 정지돼 집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던 중 쓰러졌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인문학강좌, 토요문화학교, 문화유적탐방, 배달강좌….’ 봄과 함께 지역주민에게 문화예술 역량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들이다. 부산 동구가 진행하는 인문학강좌가 인기를 얻고 있다. ‘달빛, 인문학을 말하다’는 강좌를 앞두고 문의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 첫 강좌는 지난달 22일 오후 6시 반 자성대 영가대 앞에서 열렸다. 영가대에서 진남대까지 달빛행진에 이어 달빛연주, 인문학강연, 조선통신사역사관 자유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22일에는 동구 관내 김민부 전망대, 다음 달 26일 구봉산 봉수대, 5월 24일 유치환의 우체통에서 강좌가 열린다. 해운대구 세계시민사회센터가 부산대 인문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여는 ‘동서양의 인문학 산책’도 이색적인 행사다. 10월까지 매월 넷째 주 월요일 오후 3시부터 90분간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부산대 김용규 교수가 22일 자연 예찬 고전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강의한다. 다음 달 22일에는 백년어서원 김수우 대표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5월 27일에는 부산대 김준호 교수가 원효의 ‘금강삼매경론’을 강의한다. 세계시민사회센터는 다음 달 10일부터 10월 1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세계시민대학도 운영한다. 강좌는 자신 높여가기, 지역 바라보기, 국가 다시보기, 세계 도전하기 등 4개 주제다. 주말에는 역사유적지가 많은 동래지역을 추천한다. 이달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전문해설사와 함께하는 정기순례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수안역에서 출발하는 제1코스는 동래읍성 임진왜란역사관∼장관청∼송공단∼동래부동헌∼박차정의사 생가 등을 2시간 동안 답사한다. 제2코스는 충렬사∼군관청∼동장대∼인생문∼복천동고분군∼내주축성비∼동래읍성역사관을 둘러본다. 지역민들 위한 평생학습 우수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남구는 남부교육청과 부경대, 감만복지관, 남구문화원과 함께 6대 분야 프로그램을 마련해 23일부터 10월 말까지 매주 요일별로 운영한다. 클래식과 함께하는 티타임, 꿈꾸는 달팽이 마을, 우리 멋에 홀리다-우리나라 민화 체험 및 제작, 희망인문학교 등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다. 강사가 직접 찾아가는 강좌도 있다. 남구와 사상구가 마련한 ‘러닝콜’과 ‘딩동 배달강좌’가 그것. 주민 5명 이상이 희망하면 강사가 자택이나 경로당, 아파트 주민센터를 방문해 인문·교양, 문화·예술, 어학, 취업 관련 강의를 해준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토요일 학교 밖에서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도 마련된다. 3월부터 11월까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주관하며 숲속 미술관, 뮤지컬여행, 책과 함께 연극에 빠지다, 우리가 만드는 에코 스토리 등 총 19개 프로그램이 열린다. 울산문화아카데미는 26일 오후 7시 반 울산병원 본관 지하 1층 혜명심홀에서 제1기 개강식을 연다. 개강 강의는 삼국유사. 강좌는 12월까지 매주 화요일 전통사찰과 신라왕릉, 암각화, 일본 역사 등 13회에 걸쳐 진행된다. 반구대암각화와 처용암, 간월사지, 양동마을 등 문화재 현장답사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조용휘·정재락 기자 silent@donga.com}

2월 26일 오후 4시 울산 남구 신정동 종하체육관. 울산지방경찰청(청장 황성찬)이 주최한 ‘교차로 꼬리 물기 근절’ 선포식이 열렸다. 상습 교통정체를 빚고 있는 교차로에서의 차량 꼬리 물기를 없애 교통모범도시 울산을 만들기 위한 행사다. 박맹우 울산시장, 서동욱 울산시의회 의장, 김복만 울산시교육감 등 울산의 주요 기관장과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꼬리 물기 NO 정지선 OK’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청사거리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황 청장은 “세계적인 경제수준을 자랑하는 산업수도 울산에 걸맞은 선진교통문화를 조성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꼬리 물기 근절’ 선포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일보의 ‘시동 꺼! 반칙운전’ 시리즈 덕분에 운전자들의 교통질서 의식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교차로 꼬리 물기가 차량 소통에 지장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많은 운전자가 경찰 단속에 협조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지방경찰청이 교차로 꼬리 물기 단속을 실시한 것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전국 경찰 가운데 처음이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정홍원 국무총리가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울산지청장으로 근무하면서 울산의 환경 개선에 많이 기여한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도 총리 후보 지명 배경을 설명하면서 “정 후보자는 울산이 중공업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검찰 행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환경 개선에 많은 노력을 했다”고 했다. 정 총리가 울산의 환경 개선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환경보호 단체인 울산환경보호협의회가 있다. 정 총리는 부산지검 울산지청장으로 부임한 직후인 1996년 1월 검찰 산하에 환경보호협의회를 만들었다.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 발간된 검찰동우지(35호)에서 정 총리는 “울산지청장으로서 울산에 봉사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울산은 노사분규와 공해가 고질적인 문제였다. 당시 노사분규는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기에 내 임기 동안 환경문제 하나만 해결해 보자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해 척결을 위한 연구 홍보 단속 등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기구로 환경보호협의회를 창설했다”고 덧붙였다. 이 협의회는 울산에 본사가 있는 대원그룹 박도문 회장(70·사진)이 초대 회장을 맡아 지난해 12월 물러날 때까지 17년 동안 회장을 맡았다. 박 회장은 “울산석유화학공단 등에서 날아오는 악취 때문에 여름에 사무실(북구 양정동) 창문도 열지 못할 정도였다. 공해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기업인이 나서야겠다는 생각에서 협의회장직을 맡았다”고 말했다. 현재 회장은 이수원 전 울산보건환경연구원장(68)이다. 정 총리는 울산지청장으로 근무할 때 공해 배출업체 단속이 엄한 것으로 유명했다. 울산공장 책임자(전무 또는 상무)만 사법처리하던 관행을 끊고 서울 본사의 사장까지 책임을 물었다. ‘생태환경도시 울산’의 초석도 이런 분위기에서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의 강력한 단속과 울산시의 환경투자 유도, 협의회의 환경감시 노력으로 울산지역 기업체는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6조 원을 공해방지 시설비로 투자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수질이 5급이어서 농업용으로도 사용하지 못했던 태화강 물은 현재 1, 2급수로 개선됐다. 협의회는 2008년 2월 경남 양산시과 경북 경주시로 확대하는 한편 검찰 등과 협력 체제를 강화했다. 전문가들이 참여해 환경전문가 양성과정도 마련했다. 모범택시운전자회와 해병전우회, 수중잠수협의회 등 민간단체 회원 500여 명이 현재 환경감시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 총리는 검찰동우지에서 “환경보호협의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는 대원그룹 박 회장이 사재를 털어 협의회를 운영한 숨은 공도 컸다”고 밝혔다. 환경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12월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박 회장은 “남다른 애정으로 울산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정 총리가 이제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4월부터 고래바다여행선이 동해에 뜬다. 울산 남구는 최근 구의회에서 ‘크루즈 고래바다여행선 도입안’에 대한 승인을 받은 데 이어 곧 고래관광을 위한 크루즈선 ‘미르호’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구는 다음 달 예산 70억 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미르호는 길이 42.38m, 너비 10m, 무게 550t이며 승선 인원은 394명이다. 뷔페식당, 카페, 공연장, 노래방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남구는 2009년 7월 취항해 지난해까지 사용한 기존 고래바다여행선은 폐기할 계획이다. 이 배는 어족자원 조사선을 고친 것으로 낮은 파도에도 많이 흔들려 관광객의 불편이 컸다. 특히 승선정원이 107명밖에 되지 않아 300명이 넘는 수학여행단 등 단체 관광이 어려웠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명문가 후손-국회의원-울산상의 회장-구속-해외도피-자수 및 재구속, 그리고 중태….’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고원준 씨(70·사진)의 파란만장한 인생유전이다. 지병으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그는 25일 오전 8시 20분경 자택에서 쓰러지면서 목을 크게 다쳐 울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울산 중구 북정동이 고향인 고 씨 집안은 명문가다. 고 씨의 할아버지 고기업 씨(1972년 9월 작고)는 1955년 2대 울산읍장을 지냈다. 양조장과 영화관, 상가 등을 운영하며 울산 최고 부자로 통했다. 초대∼3대(1964년 7월∼1972년 9월) 울산상의 회장도 지냈다. 그의 아버지 고태진 씨(2003년 2월 작고)는 조흥은행장과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지냈다. 할아버지가 사업, 아버지가 금융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면 고 씨는 정계와 경제계를 넘나들었다. 34세 때인 1977년 경남청년회의소(JC) 회장과 한국JC 부회장을 맡았다. 38세 때는 민정당 공천으로 울산에서 국회의원(제11대)에 당선됐다. 이어 국영기업체인 ㈜한주 사장을 거쳐 12∼14대(1997년 3월∼2004년 8월) 울산상의 회장을 맡았다. 할아버지에 이어 상의회장을 맡은 것.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울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엔 ‘내리막길’이었다. 2004년 8월에는 울산상의와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한주의 공금 7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병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산 속에서 죽으려고 한다’는 편지를 재판부에 보내고는 2004년 12월 잠적했다. 수사기관은 편지 발신지인 치악산 일대를 수색했지만 허탕이었다. 당시 그가 일본으로 도주한 사실은 훗날 알려졌다. 그는 2010년 4월 검찰에 자수의사를 밝히고 입국해 재구속됐다.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 확정된 그의 형량은 징역 6년 및 추징금 10억 원. 그는 지병인 심장병 재발로 구속집행이 정지돼 집(울산 남구 신정동)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울산 시민들은 “공금 횡령 등은 비난받을 일이지만 지역에 기여한 부분도 많다”며 “건강을 회복하고 처벌을 받은 뒤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는 제94주년 3·1절 행사가 부산 울산 경남에서 다양하게 마련된다. 3월 1일 오전 10시 부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는 생존애국지사 등 1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3·1절 기념식이 열린다. 예년 행사와 달리 애국지사 7명의 사진과 주요 공적을 담은 팸플릿을 배포하고 태극기 배지도 달아준다. 독립선언서 원문과 독음, 현대어 해설까지 담아 광복회시지부장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다. 같은 시간 동래구 동래고와 동래구청 일대에서는 시민 학생 등 6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동래3·1독립만세운동이 재현된다. 만세 행렬은 박차정 의사 생가, 수안인정시장을 거쳐 동래구청으로 이어진다. 동래시장 앞 간이무대에서는 단막극과 상황극 등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이날 낮 12시 용두산공원에서는 시민의 종 타종식과 함께 초중고교생 2500명이 참여한 가운데 태극기 그리기, 태극기 퍼포먼스, 태극기 패션 뽐내기 행사도 열린다. 오전 9시 금정구 구서동 금정문화회관 옆 태극기 소공원에서는 가로 12m, 세로 8m의 대형 태극기 게양식이, 기장읍 대라리 기장항일운동기념탑 앞 광장에서는 독립운동 추모제가 열린다. 3월 11일 금정구 동래여고(옛 일신여고)에서는 3·11 만세운동 기념식이, 30일 북구 구포시장에서는 구포장터 독립만세운동이 재현된다. 1월부터 태극기 교체 캠페인을 진행하는 부산지방보훈청은 다음 달 4일까지 ‘삼일절’ 삼행시나 태극기 게양 인증샷을 부산보훈청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리면 50명을 추첨해 건강음료세트를 증정한다. 울산과 경남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울산시는 3월 1일 오전 10시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독립유공자 유족, 시민, 군인 등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연다. 기념식 후에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사상 최초 남북 단일팀의 도전 실화를 다룬 영화 ‘코리아’를 상영한다. 이날 오전 8시 문수 국제양궁장에서는 3·1절 기념 울산마라톤 대회를, 11시 반 MBC 컨벤션에서는 독립유공자 유족 위문행사를 각각 연다. 같은 날 울주군 삼남면 작천정과 상북면사무소 일대에서도 기념행사가 열린다. 경남도는 3월 1일 오전 10시 도청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개최한다. 진주에서는 18일 진주문화사랑모임 주관으로 ‘기생 걸인 독립단’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열린다. 21일엔 사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기미년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가 펼쳐진다. 중요무형문화재 25호인 영산쇠머리대기 발표회는 1일 오후 2시 10분 창녕 영산무형문화재 놀이마당에 마련된다. S&T그룹은 1일 제승당이 있는 경남 통영시 한산도 일원에서 ‘소설가 김훈과 함께 떠나는 충무공 역사기행’을 진행한다.조용휘·정재락·강정훈 기자 silent@donga.com}

‘고래 구청장’. 김두겸 울산 남구청장(56·사진)의 별명이다. 남구에는 우리나라 포경(捕鯨·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항이 있다. 고래 관련 사업에 대한 그의 열정도 남다르다. 집무실에는 대형 고래사진도 붙여 두었다. 고래가 재도약을 위해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모습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미국 알래스카 부근 바다에서 촬영한 것. 돌고래 목각인형 두 점도 전시돼 있다. 사진과 인형은 구청장에 처음 취임한 2006년 7월 이후 계속 곁에 두었다. 김 구청장이 ‘고래 박사’가 됐다. 최근 울산대에서 ‘우리나라 고래산업의 현황과 과제’라는 논문으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은 것. 이 논문은 국내외 150여 편의 서적과 논문을 참고하고 민선 자치단체장의 시각을 접목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고래 산업의 발전 방안과 정책을 다양하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구청장은 고래관리법(가칭) 제정을 주장했다. 고래의 분류와 보호, 활용 등 관련 규정들이 환경부 등 3개 부처로 흩어져 있어 이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어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고래를 과학적으로 조사해 국제포경위원회(IWC)에 보고할 것을 제안했다. 과학포경을 허용받기 위한 사전 조치다. 현재 일부에서 진행되는 불법 포경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그물에 걸려 죽는 고래(혼획)를 어민 소유로 인정하기 때문에 ‘바다의 로또’로 불리며 불법 포경이 급증해 혼획 고래는 국가에 귀속시켜야 한다는 것. 고래의 음식문화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일본, 페루와 스리랑카 덴마크는 물론이고 미국 캐나다 러시아 원주민들도 각각 연간 1000∼1만 마리의 돌고래류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도 고래 식(食) 문화가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법상 아무런 규제가 없는 돌고래 포획조차 이용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고래연구소 조사 결과에서도 돌고래류는 명태 오징어 등을 먹이로 해 인간과 먹이 경쟁을 벌이며 해양생태계도 교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고객과의 접점인 현장 상황을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부산 울산 경남이 계획하는 사업에 대해 필요한 사항은 한국관광공사(KTO)가 적극 협력하겠습니다. 지자체에서 KTO를 적극 활용하기 바랍니다.”(김기헌 KTO 해외마케팅 실장) 2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산유스호스텔 아르피나 8층 클로버룸. 2013 부울경 방문의 해를 맞아 KTO와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관광 담당자 및 6개 관련 기관 관계자 40여 명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워크숍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엔화 가치 하락과 독도 문제에 따른 한일 외교 경색 등으로 일본 관광객이 줄어드는 문제를 걱정했다. 중국 및 중동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부울경 3개 시도는 공동사업과 자체사업을 병행해 외국인 관광객 400여만 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행사와 이벤트를 개최하고 인센티브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친다. 공동사업으로는 경부선, 경전선, 동해남부선과 연계해 3개 시도를 잇는 광역 관광테마열차(BUGs-Train)를 50회 정도 운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는 중국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에 공동홍보관을 만들어 해외마케팅에도 나선다. 부산시는 올해 부산관광공사 창립 기념사업으로 25일부터 한 달간 특별 할인이벤트를 한다.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은 이 기간에 김포∼김해 항공권을 주중 최대 30%, 주말 25∼30%(공항세, 유류할증료 제외) 할인 판매한다.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으로 부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에 대해서는 유스호스텔 아르피나 숙박료를 50% 할인(월∼목)해 준다. 또 부산시티투어버스 무료 탑승권 제공, 김해공항 국내선 주차장 48시간 무료 이용 등의 혜택도 준다. 울산시는 생태문화, 산업수도 등 지역특화 관광 상품을 브랜드화해 나갈 예정이다. 대한민국 한복페스티벌, 울산 관광 전국사진전, 해외 관광업 최고경영자(CEO) 친선교류 등도 계획하고 있다. 경남도는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9월 6일∼10월 20일), 대장경세계문화축전(9월 27일∼11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 대표축제에 3년 연속 선정된 진주남강유등축제, 통영한산대첩축제 등을 적극 홍보한다. 최근에는 대장경축전조직위원회(위원장 홍준표 경남지사)가 올해 첫 이사회를 열고 하창환 합천군수, 해인사 주지 선해 스님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 성공 개최를 위한 공동주최기관 협약식도 가졌다.조용휘·정재락·강정훈 기자 silent@donga.com}
울산지역에서 출토된 유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다른 지역 박물관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6월 문을 연 울산박물관이 ‘국가 귀속 문화재 보관·관리기관’이어서 유물을 보관할 수 있지만 울산 출토 유물은 정확한 현황 파악조차 안 된 상태다. 25일 울산시에 따르면 1961년부터 2009년 12월까지 울산지역 110곳에서 출토된 유물은 7만여 점. 울산박물관은 문화재 보관·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울산 출토 유물을 보관 중인 기관들과 환수 협의를 벌였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울주 대곡댐 유적 등 32곳에서 출토된 1만1438점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울산 황성동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발굴된 골촉 박힌 고래뼈와 울산 창평동 유적에서 발굴된 청동거울 등 2781점을 추가로 인수했다. 울산박물관은 올해 1만9000여 점을 더 인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작업이 끝나더라도 약 4만 점은 다른 지역 박물관에 남는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울산의 뿌리를 밝히는 데 소중한 유물이라는 지적이 있다. 울산 출토 유물에 대한 관리는 허술한 편이다. 울산박물관 측은 울산지역에서 나온 유물이 7만여 점이라고만 밝힐 뿐 어느 박물관에 몇 점이 보관돼 있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10년 1월부터 지금까지 3년여 동안 울산에서 출토된 유물은 대체적인 현황조차 없다. 발굴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유물을 발굴한 지 2년 내에 보고서를 내도록 문화재 관련법에 규정돼 있다”며 “최근 3년여 동안의 출토 유물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울산 출토 유물 환수 노력과 함께 유물 현황도 곧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남구 여천 오거리는 ‘울산의 심장’으로 불릴 만하다. 석유화학공단에서 생산된 산업 원자재가 이곳을 거쳐 전국으로 뻗어나간 덕분이다. 하지만 꼬리 물기를 비롯한 반칙운전이 하루 종일 지속돼 운전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착한운전문화의 발목을 잡으면서 ‘교통 아킬레스건’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함께 따라붙은 이유다. 이랬던 여천 오거리에서 반칙운전은 사라지고 운전자의 미소를 다시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경찰이 강력히 단속하고 반칙운전을 개선하려는 운전자들의 의지가 모이자 불과 2개월 만에 생긴 변화다.21일 오전 7시 10분 여천 오거리. 태화강역과 만수삼거리, 산업로, 야음동, 여천2교 등 5개 간선도로가 만나는 곳이다. 이날 출근시간이 끝나는 오전 8시까지 기자가 지켜봤지만 교차로 안에서 차량이 뒤엉키는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교차로 정체가 예상되면 녹색 신호라도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게 경찰이 차단하기 때문이다. 울산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최세종 경장(35)은 “처음에는 녹색 신호에 교차로 진입을 막는다고 욕을 하는 등 운전자의 반발이 심했다”며 “이제는 꼬리 물기가 서로 손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잘 따른다”고 말했다. 반칙운전의 시동이 꺼지는 셈이다.여천 오거리는 SK와 태광산업 등이 자리 잡은 석유화학공단의 물품 수송 차량 때문에 만성 정체를 빚는 곳이다. ‘꼬리 물기’ 단속을 하기 전에는 신호가 바뀌어도 먼저 진입한 차량 때문에 꼼짝하지 못하는 상황이 매일 연출됐다. 경찰 단속 직전인 지난해 11월 이곳의 출근시간대 평균 통행속도는 시속 14.1km. 하지만 단속 2개월이 지난 올 2월에는 시속 25.5km로 무려 11.4km나 빨라졌다.황성찬 울산지방경찰청장은 “물류 수송이 원활해져 기업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단속을 실시했다”며 “동아일보의 ‘시동 꺼! 반칙운전’ 시리즈에 공감한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도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26일에는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박맹우 울산시장 등 울산의 주요 기관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차로 꼬리 물기 근절’ 선포식을 개최한다. 경찰은 각 기업체와 꼬리 물기 근절 양해각서(MOU)를 다음 달 체결하는 등 반칙운전을 없애기 위한 범시민운동을 전개한다. 다음 달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4월부터는 꼬리 물기 운전자에게 범칙금 4만 원을 부과할 예정이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24일은 정월대보름. 우리 선조들은 이날 한데 모여 풍년을 기원하며 동제를 지냈다. 부럼을 깨물고 나물 곁들인 오곡밥을 먹으며 귀밝이술도 마셨다. 줄다리기와 쥐불놀이 등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준비하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소개한다.○ 부산 해운대구는 이날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서 제31회 해운대 달맞이온천천축제를 연다.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는 민속경연대회, 먹거리 장터, 민속체험장, 길놀이, 달집태우기, 월령기원제, 강강술래가 펼쳐진다. 구청 앞 온천비 앞에서는 오후 2시 10분부터 신라 말 진성여왕 때 나라의 평안을 기원했던 태평성대무가 재연된다. 달이 뜨는 시각인 오후 4시 50분에는 축제 하이라이트 달집태우기가 시작된다. 이날 송정해수욕장에서는 제15회 송정 정월대보름 미역축제가 열린다. 올해 개장 100주년을 맞는 서구 송도해수욕장에는 이날 역대 최고인 높이 30m, 지름 25m 크기의 달집태우기 행사가 진행된다. 송도 100년을 기념하는 100인의 축하 영상메시지와 영상 기록물도 상영된다. 선박퍼레이드, 소망연날리기, 투호놀이 등 이색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사이클 연습장과 북구 화명생태공원 배수펌프장 맞은편 공간에서 민속놀이와 세시풍속 체험행사가 이어진다.○ 울산 중구는 이날 오후 2∼9시 성안동 백양사 앞 공터에서 민속놀이 체험과 달맞이, 장기자랑 행사를 연다. 남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삼호동 청년회 주관으로 삼호다목적광장 옆 공터에서, 동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일산해수욕장에서 전통놀이, 전통의상체험, 기원제, 달집살이 행사를 진행한다. 북구는 매곡천변, 기적의도서관 앞 공터, 원동현대아파트 앞 동천둔치, 산하해변, 명촌동 평창리비에르아파트 동천강 하구, 화봉초등학교 실내체육관, 양정동 마사구장, 염포초등학교 등 동별로 8곳에서 정월대보름 행사를 마련한다. 울주군은 오후 2시부터 진하해수욕장에서 대보름 행사를 연다. 울산 대곡박물관에서는 23, 24일 ‘정월대보름에 소원 빌고 복을 받자’라는 주제로 부럼 깨물기, 복조리 만들기, 널뛰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경남 창원시는 ‘창원의 집’ 앞에서 제23회 퇴촌당산제와 정월대보름 행사를 마련한다. 진동면 동촌냇가에서는 진동 큰줄다리기 및 달맞이 행사가 열린다. 북면 마금산온천 달맞이 축제는 온천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진주시 칠암동 남강둔치와 거제시 상문동 용산공원, 밀양시 교동 추화산봉수대, 양산천 둔치 삼량문화축전행사장에서도 풍성한 정월대보름 행사가 개최된다. 함안군 가야읍 함안천 둔치에서는 제16회 정월대보름 달집 사르기가 마련된다. 산청군 경호강변에서는 9월 6일부터 45일간 열리는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달집태우기가 열린다. 거창읍 강변에서는 거창대동제가, 합천군민체육공원에서는 문화원이 주관하는 보름 행사가 열린다. 강정훈·정재락·조용휘 기자 manman@donga.com}

“북구 주민은 울산광역시민이 아닙니까?” 울산 북구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울산시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북구에는 한 곳도 없다. 지난해 입지가 결정된 시립미술관과 시립도서관도 각각 중구와 남구에 짓기로 했다. 울산 북구의회 이혜경 의원은 최근 임시회에서 “북구 주민들은 소외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 북구는 울산광역시 승격(1997년 7월)과 함께 신설됐다. 울주군의 농소읍과 강동면, 중구의 효문 송정 양정 염포동 등을 합쳤다. 당시 인구는 10만여 명.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위치한 북구는 유입 인구가 늘어나면서 지금은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는 등 울산의 5개 구군 가운데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는 곳이다. 신축 아파트 입주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인구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북구에는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공시설이 크게 부족하다. 울산시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종합운동장과 울산대공원 등 19개 스포츠, 문화·복지시설과 공원은 모두 중구와 남구에 집중돼 있다. 울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울산박물관, 울산과학관, 울산문화예술회관, 가족문화센터, 여성회관, 근로자복지회관, 장애인복지관 등도 마찬가지다. 교육청이 운영하는 도서관도 중, 남, 동, 울주군 등 4개 자치단체에 있지만 북구는 유일하게 없다. 이 때문에 북구는 매년 자체 예산 20억 원을 들여 구립 도서관 6곳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울산의 5개 구군 간에 치열한 유치전이 벌어졌던 시립미술관과 시립도서관도 각각 중구와 남구에 짓기로 했다. 전시컨벤션센터는 지난해 KTX 울산역이 있는 울주군 삼남면으로 결정됐다. 이 의원은 시립도서관이 남구 여천동 울산위생처리장 용지로 결정된 것을 비판했다. 그는 “도서관 인프라와 도서관에 대한 행정의 관심, 주민 참여, 시민 접근성 등 사회 경제적 여건은 고려되지 않은 채 토론회 한 번 없이 행정 편의적으로 결정된 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건립될 공공시설은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북구와 동구)에 집중 배치해야 지역 균형발전을 유도할 수 있고 형평성에도 맞다”고 주장했다. 현재 울산의 각 구군이 유치경쟁을 벌이는 시설은 울산타워. 동구는 울산대교 완공(2015년)에 맞춰 건립될 동구의 화장산 전망대를 울산타워로 바꿔 줄 것을 지난해 울산시에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북구는 울산 시가지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무룡산 정상을, 중구는 울산 도심의 중심지인 학성공원을, 남구는 시민 접근성 등을 감안해 울산대공원을, 울주군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근교산인 문수산 정상을 각각 울산타워 건립 후보지로 제시해 놓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공시설 입지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접근성과 인구 분포도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과 형평성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국가 지원을 늘려 지방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19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열린 광역시장협의회가 채택한 공동건의문 7개항 가운데 하나다. 협의회는 이 건의문에서 0∼5세 영유아 전문 무상보육에 따른 지방비 추가부담분은 국비로 보전하고 장기적으로 보편적 복지사업인 영유아 보육사업은 전액 국비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으로 이양된 67개 사회복지사업 중 재원부담이 큰 7개 사업을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하고, 나머지 사업도 단계적으로 국가보조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때 행정절차 간소화 및 자율성 보장 △소방사무에 대한 국가지원 확대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의 무임승차 손실액 및 안전시설 설치비 국비 지원도 요구했다. 특히 민간투자로 운영되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자금 재조달을 의무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도심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대한 국비지원 확대, 사회적 자본 확충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광역시장협의회는 이날 채택된 건의문을 새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협의회장인 박맹우 울산시장을 비롯해 허남식 부산시장, 김범일 대구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강운태 광주시장, 염홍철 대전시장이 참석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포항고속도로는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지역구와 연결된다. 그래서 “‘형님 예산’으로 개설되는 사업”이라는 비판 속에 2009년 6월 착공됐다. 울산과 포항의 산업물동량 수송과 관광개발 등을 위한 것.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예산 배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내년 완공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울산∼포항고속도로 공사 여파로 울산을 경유하는 국도는 거의 신설 또는 확장에서 제외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 울산∼포항고속도로, 완공 지연 불가피 울산∼포항고속도로는 4차로에 연장 53.68km. 부산∼울산고속도로가 끝나는 울산 울주군 범서읍부터 경북 포항시 오천읍까지다. 사업비는 1조6424억 원이며 2009년 6월 착공해 내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현재 공정은 약 60%. 이 고속도로는 ‘형님 예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주요 공약사업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내년에는 사업비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울산∼포항고속도로 건설에 책정된 사업비는 정부 예산 1800억 원을 포함해 3530억 원으로 사업추진에는 별 문제가 없다. 마무리 공사에 필요한 예산은 4500억 원. 하지만 새 정부가 “복지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신규 사회기반시설 사업은 최대한 억제하고 사업시기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경북 경주시 양남터널(총연장 7.5km) 구간은 토질이 약해 보강을 위한 공사비가 늘어난 것도 완공 지연이 불가피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 때문에 울산∼포항고속도로는 당초 예정보다 2, 3년 더 완공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울산시는 보고 있다. ○ 주변 도로 건설도 차질 울산∼포항고속도로는 부산∼울산고속도로와 연계해 부산∼울산∼포항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동해남부권 물류의 간선도로로 계획됐다. 또 울산과 포항공단의 물류를 담당하는 국도 7호선과 국도 14호선의 만성적인 교통정체 해소 등을 위해 추진됐다.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7월부터 입안돼 노무현 정부 때 기본과 실시설계용역 등을 거쳐 이명박 정부 때 공사에 들어갔다. 이후 울산을 관통하는 국도 신설과 확장사업은 대부분 중단됐다. 울산 옥동∼농소 구간 국도 7호선 우회도로(총연장 16.9km)는 당초 2010년 3월 착공해 2015년 12월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예산배정이 늦어졌다. 또 울산 북구 농소∼경북 경주시 외동 구간(연장 6.11km) 기존 국도 7호선 확장사업도 지연됐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으로 부품을 수송할 오토밸리로는 전체 12.46km 가운데 1, 3구간(연장 6.96km)은 완공됐으나 중간의 2구간(5.5km)은 착공조차 못하다 지난해 12월 예산이 확보됐다. 정부는 국도 신설과 확장 예산 요구에 대해 “울산∼포항고속도로와 도로 구간이 남북으로 겹치고 한 지역에 도로 예산을 너무 많이 배정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고속도로와 국도는 기능과 이용자가 다른데도 정부에서 고속도로가 울산에 개설된다는 이유로 국도 관련 사업비를 제때 배정해주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예산이 제때 반영돼 국가산업단지의 물류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101년 전 울산 앞바다에서 잡혔던 한국계 귀신고래(Korean Grey Whale) 2마리의 골격이 미국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계 귀신고래 표본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모델로 널리 알려진 고고학자 로이 앤드루스 박사가 1912년 1월과 6월 울산 장생포에서 포획한 것을 미국에 보낸 것. 울산 남구 장생포고래박물관 박혜린 학예연구사는 앤드루스 박사가 1914년에 발표한 태평양 고래류에 관한 논문에 나온 한국계 귀신고래를 추적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박 학예사는 이 내용을 ‘미국 땅에서 잠자고 있는 한국계 귀신고래’란 제목의 논문으로 최근 학계에 발표했다. 박 학예사는 논문에서 1911, 1912년 장생포를 찾은 앤드루스 박사가 당시 장생포에서 포획된 귀신고래 40여 마리를 목격하고 세계 최초로 ‘한국계 귀신고래’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세계 곳곳에 분포하는 80여 종의 고래 중 유일하게 ‘Korean(한국계)’이란 이름이 붙게 된 경위다. 앤드루스 박사는 이 종(種)의 습성과 외모의 특성을 연구하려고 어미 고래 2마리의 골격을 확보해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과 뉴욕의 미국자연사박물관에 각각 한 개씩 보냈다. 박 학예사는 앤드루스 박사가 논문에서 밝힌 이런 사실에 주목해 골격표본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이들 박물관에 귀신고래의 골격표본이 101년 전과 똑같은 형태로 보존돼 있음을 확인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 있는 귀신고래의 골격표본은 몸길이 12m의 수컷으로 박물관 골격관에 완전한 상태로 전시돼 있다. 이 귀신고래의 유물 정보에도 1912년 1월 한국 울산에서 수집한 사실이 적혀 있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나머지 1개는 수컷 귀신고래의 골격과 두개골 일부만 남아 있다. 1912년 6월 19일 울산에서 수집됐다고 유물정보에 나와 있다. 정부는 1962년 12월 3일 한국계 귀신고래가 자주 출몰했던 울산 앞바다를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했다. 귀신고래는 몸길이 16m 정도에 무게가 45t이나 되는 대형 수염고래류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7년 1월 3일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귀신고래 2마리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고래연구소는 2008년부터 귀신고래가 헤엄치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제공하면 포상금 5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지급된 사례는 없다. 한편 울산 남구청은 미국의 귀신고래 표본을 대여해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