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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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4~202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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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격’ 기퍼즈 의원, 남편 대령 퇴역식에

    올 1월 괴한의 총에 맞은 뒤 기적적으로 살아난 개브리엘 기퍼즈 미국 하원의원이 6일 워싱턴에서 열린 남편 마크 켈리 대령의 퇴역식에 참석했다.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빌딩에서 열린 이날 퇴역식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동료 의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이 사회를 봤다. 포도주색 상의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기퍼즈 의원은 힘없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동료 의원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즐거운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이 켈리 대령에게 유공훈장을 달아주며 한동안 애를 먹은 것과는 달리 기퍼즈 의원은 아무 어려움 없이 수훈 십자훈장을 남편의 가슴에 달아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개비(기퍼즈 의원의 애칭)가 나보다 낫다”고 말해 청중의 폭소를 자아낸 바이든 부통령은 “그는 뇌 손상으로 고통 받는 수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줬다”고 찬사를 보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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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문 연 오바마, ‘99%’ 편들며 월가 비난

    미국 월가 시위가 주요 도시로 확산된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6일 “그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시위대 주장에 일부 공감을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일자리법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의 분노가 표출된 이번 시위는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금융개혁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 시위에 의견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대공황 이후 최대의 금융위기를 맞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미국인이 큰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사태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장본인들은 오히려 개혁 노력을 훼방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우리는 금융권 및 공화당과 모든 현안을 놓고 싸움을 벌였는데 올해도 이 사람들이 우리더러 개혁에서 후퇴하라고 한다”며 금융권과 함께 공화당을 겨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제안한 4500억 달러 규모의 ‘일자리 창출법안(American Jobs Act)’을 의회가 신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면서 “의회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인들이 분노 때문에 그들을 워싱턴에서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도 워싱턴에서 열린 ‘아이디어스 포럼’에서 “이번 시위의 핵심은 미국인들이 시스템이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산층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시위가 일어난 지 3주째인 6일 수도 워싱턴에서는 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DC를 점령하라(Occupy DC)’ 시위가 벌어졌다. 워싱턴 중심가 프리덤 광장에는 오전 9시경부터 시위대가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으며 집회를 마친 후 오후 3시경부터 5, 6개 그룹으로 나눠 백악관, 재무부, 상공회의소 건물과 로비회사가 많이 모여 있는 K스트리트 등으로 가두 행진을 벌였다.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1%의 부자가 99%를 지배하는 미국 사회’라는 의미를 담은 ‘99%’라는 글자가 만들어지도록 시위 대형을 짜서 피켓을 흔들며 구호를 외쳤다. ‘DC 점령’ 시위대 웹사이트에는 ‘프리덤 광장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올 초 대규모 노조시위가 일어났던) 위스콘신 매디슨처럼 만들자’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시위는 별다른 충돌 없이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으며 경찰은 주변 교통을 통제할 뿐 시위대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 워싱턴 시위는 월가 시위와 마찬가지로 여러 단체가 섞여 기업탐욕, 반전, 정부개혁, 빈부격차 등 다양한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록사나 모아예디 워싱턴 트리니티대 사회학과 교수(55)는 “산 교육을 위해 학생들을 데리고 시위에 참가했다”며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각자 다른 구호를 외칠지 모르지만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에 지치고 화가 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각국 언론사들이 상주해 있는 내셔널프레스빌딩 바로 옆에서 진행돼 치열한 취재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당초 낮 12시경 광장 집회를 마치고 가두행진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취재진을 위해 집회를 연장하기도 했다. 워싱턴 시위대는 9일까지 프리덤 광장 사용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시위는 일단 나흘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워싱턴 외에도 20개 이상의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대형 금융회사 건물에 진입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탬파 세인트루이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오스틴 솔트레이크시티 내슈빌 테네시 포틀랜드 앵커리지 등 시위가 벌어지는 도시가 계속 늘고 있다. 이들 도시에서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까지 다양한 규모의 시위대가 모여 금융권 개혁과 과도한 빈부격차 해소 및 실업난의 해소를 요구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0여 명의 시위대가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일촉즉발의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중 10명이 도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한 지점에 난입한 뒤 객장에 주저앉아 피켓을 흔들고 구호를 외치다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6730억 달러짜리 ‘가짜 수표’를 제시하면서 현금을 내놓으라고 주장했다. 문짝 크기의 수표에는 수취인으로 ‘캘리포니아 주 주민 일동’이라고 적었고 발행처는 ‘월스트리트’였다. 다른 한 무리의 시위대는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웨스트우드의 한 은행 임원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뉴저지 주 저지시티에 있는 골드만삭스 건물 앞에서도 50여 명의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다. 노동계의 시위 동참도 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서비스 산별노조인 국제서비스노조(SEIU)는 성명을 통해 시위 동참 의사를 밝혔다. 보스턴 유통산업노조의 스튜어트 애플바움 위원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운동은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했는데 월가 시위대는 노동운동 단체들이 수년 동안 이끌어내지 못했던 시민들의 관심과 공감을 단시일 내에 끌어냈다”며 “이번 시위가 이 나라의 힘의 불균형을 집중 부각했다”고 말했다. 레이먼드 켈리 뉴욕 경찰국장은 6일 “경찰은 시위대원들이 평화롭게 법을 준수한다면 시위대에 앞으로도 계속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

    • 201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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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의회, 한미FTA 비준 6일만에 끝낸다

    미국 의회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미국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인 12일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완료하기로 했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 해리 리드 원내대표는 6일 오전 본회의에서 “내주 수요일(12일) 3개 FTA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밤 본회의에서도 12일 한미 FTA 표결 방침을 재확인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이 대통령의 의회 연설이 가능하려면 12일까지 한미 FTA의 상원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상원은 6일 밤 본회의에서 의사 진행 규칙을 개정한 뒤 3개 FTA에 대한 본회의 토론 시간을 대폭 단축해 12시간 내에 끝내며, 한미 FTA에 대한 표결을 가장 먼저 실시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상원 재무위는 본회의로 안건을 넘기기 위해 한미 FTA 심의 표결 일정을 11일로 잡은 상태다. 하원은 12일 오전에 본회의를 열어 한미 FTA에 대한 표결을 한다. 한미 FTA가 이날 상하원을 통과하면 백악관이 한미 FTA 이행법안을 제출한 3일부터 회기 일수 기준으로 6일 만에 의회 비준절차를 완료하는 것으로 2004년 미-모로코 FTA 비준 때와 같이 역대 최단 기간 처리 기록이 된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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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브 잡스 사망]“늘 갈망하라, 늘 우직하라”… 스티브 잡스 말말말

    신제품 발표 행사 이외에는 거의 공식 연설을 하지 않던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이듬해인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단에서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불운한 출생에 대한 이야기부터 죽음의 공포에 대한 고백, 삶에 대한 치열한 열정을 그대로 담은 연설을 발표해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렸다.그는 연설에서 생모에게 버림받고 입양됐던 일,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대학을 중퇴한 일, 자신이 세운 회사 애플에서 쫓겨났던 일 등을 담담히 고백하며 “인생에서는 벽돌로 머리를 얻어맞는 것처럼 충격적이고 괴로운 일들이 일어나지만 결코 삶에 대한 믿음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학생들을 응원했다. 잡스는 학교를 떠나 세상 밖으로 나서는 학생들에게 “삶은 유한하므로 다른 사람의 생각에 매몰되는 도그마에 빠지지 말라”며 “자신의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라”고도 주문했다. 그는 ‘늘 갈망하라, 늘 우직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문구를 자신의 삶의 좌우명이라고 소개하며 “나는 언제나 이렇게 살고 싶었으며 여러분(학생)도 이렇게 살았으면 한다”고 연설을 끝맺었다.다음은 스티브 잡스의 주요 발언.“내가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듯 사랑하는 일도 찾아야 한다.”(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 중)“무덤 안에서 가장 부자가 되는 것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쯤 내가 오늘 멋진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중요하다.”(1993년 5월 월스트리트저널)“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1997년 자신을 몰아낸 애플에 임시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뒤 신제품 관련 부서를 돌며 당시 계획하고 있던 제품 개발 계획을 모조리 폐기하려는 자신의 계획에 직원들이 반발하자 한 말.)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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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북자 결의안 美의회 통과 힘 모아야죠”

    “6·25전쟁 휴전회담 당사자인 미국이 납북자 문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북한의 납북 범죄를 세상에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 7월 미 의회에 발의된 ‘한국전 포로·실종자·납북자 문제 해결’ 결의안 통과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미일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62)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결의안 통과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찰스 랭걸 의원(민주·뉴욕) 주도로 납북자 결의안이 발의됐지만 의회의 바쁜 일정에 묻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상정에 필요한 공동발의 의원 25명을 모으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직접 의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워싱턴에 도착한 그는 14일까지 머물며 하루에 의원을 2, 3명씩 만나 납북자 문제를 설명하고 결의안 상정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결의안 공동발의자로 참가할 의원 15명을 모으는 것이 그의 목표다. 135cm의 키에 척추장애가 있는 그는 “낯선 땅에서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작업이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휴전회담 당사국인 미국 의회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미국은 휴전회담 당시 납북자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빨리 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해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납북 범죄를 시인하고 납북자 생사 확인과 유해 송환을 하도록 한국과 미국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미 의원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3일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 외교위원장으로부터 결의안 상정을 적극 돕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이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납북자 문제를 미국에 알리기 위해 6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척 다운스 전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휴전회담과 납북자 송환’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일본 와세다대 출신의 사업가였던 아버지 이성환 씨가 1950년 9월 북한군에 끌려간 후 지금까지 생사를 모르고 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만 해도 남북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며 나서지 말라고 해서 마음이 아팠지만 현 정부 들어 납북자 특별법이 통과되고 전시 납북자 55명이 정부의 인정을 받는 등 큰 성과가 있었다”며 “여세를 몰아 북한의 민간인 납치 문제를 국제사회에 더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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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일린 “가족이 먼저… 대선 불출마”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그동안 공화당의 잠재적인 경선 후보로 꼽혔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사진)가 5일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공화당 경선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는 항상 가족이 (정치보다) 먼저였으며 남편과 충분히 상의한 끝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렇게 결정하면서 나는 더 자유로워지고 족쇄에서 벗어나게 됐다. 정권을 교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을 개발하는 일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들은 지난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페일린 전 주지사가 대중적 인기는 높으나 선거 캠페인 조직을 거의 만들지 못했고 출마 결심이 늦어지면서 다른 후보들에게 보수층 티파티 지지를 많이 빼앗긴 것이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앞으로 폭스뉴스의 정치해설자로 활동할 계획이다. 한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전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페일린 전 주지사도 불출마 입장을 밝힘에 따라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 구도는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간의 경쟁체제 속에서 피자 체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허먼 케인 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을 보인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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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원 “한미FTA 12일 표결 처리”

    미국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작업이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상원이 12일 한미 FTA 법안을 표결 처리하기로 했다. 해리 리드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6일 의회에서 “내주 수요일 (한미 FTA 등) 3개 FTA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원은 상원 본회의 표결에 앞서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한미 정상회담일인 13일 이전에 미의회 절차가 마무리돼 이명박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원 소관 상임위인 세입위원회가 의사 일정상 가장 빠른 시간인 5일에 한미 FTA를 심의 통과시킨 데 이어 상원 재무위원회도 같은 날 조속한 처리 의사를 밝혔다. 하원 세입위는 5일 데이브 캠프 위원장(공화·미시간)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했다. 찬성 31표, 반대 5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 상원 재무위는 “11일 한미 FTA를 심의하기로 했다”고 5일 밤 공지했다.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한미 FTA와 ‘동시처리’하기로 합의한 무역조정지원(TAA) 법안이 하원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는 심의하지 않겠다던 기존 태도를 바꿨다. 상원 재무위가 11일 한미 FTA 표결 절차를 마무리짓고 상하원 지도부의 결단만 있다면 한미 FTA 이행법안은 12일 통과 절차를 마무리지을 수 있다. 한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6일 고위정책회의에서 “미국이 FTA 법안을 처리하니까 우리도 당연히 처리해야 한다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며 “재협상으로 인한 독소조항을 폐기하고 농축산업 등 국내 산업의 피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이익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제시한 ‘10+2 재재협상안’ 중 쇠고기 같은 농축산업 주요 품목의 관세 철폐 유예, 중소상인 보호 장치 확보,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중립성 보장 장치 마련 등 최소한의 전제 조건을 정부와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FTA 비준안의 국회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 201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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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공화 대선후보들이 고교 같은 반 학생이었다면… 美誌 가상 분석

    만약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들이 고등학교 같은 반 학생들이었다면 어떤 학생이었을까.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3일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보여준 후보들의 특징에 따라 이들을 ‘고등학생’ 유형으로 분류했다. 반듯한 이미지의 기업가 출신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공부 잘하고 친구를 잘 돕고 주말마다 교회에 나가는 모범생 타입이다. 게다가 집도 잘살아 좀처럼 흠을 잡기 힘들다. 결정적 단점은 학교 규율을 너무 성실하게 따르니 재미가 없다는 것. 이렇다보니 그의 주위에 모여 들었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떠나가면서 인기도는 점점 내려간다. 주중대사를 지낸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외톨이 부잣집 도련님 타입이다. 공화당 후보이면서도 지구온난화 문제를 제기하는 그는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불우한 친구들을 먼저 생각하는 착한 학생이다. 그러나 이상을 좇다 보니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노는 타입이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나는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능력과시형 학생이다. 1995년 하원의장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던 그에게는 웬만한 정치 상황은 다 안다는 듯한 자신만만함이 묻어 있다. 선생님 질문에 가장 먼저 손을 들고 대답해 다른 학생들의 기를 죽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잡동사니 지식을 많이 알다보니 정작 시험을 보면 성적은 안 나오는 스타일이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우등생 롬니와 정반대 타입이다. 잘생긴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여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스타일로 친구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공부에는 관심이 없어 성적은 좋지 못하다. 실제 페리 후보는 연설은 화려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실수를 많이 한다. 한편 4일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페리 주지사는 거듭된 말실수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조사에서 지지율 29%로 1위를 차지했던 그는 이번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16%로 떨어져 롬니 전 주지사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페리 주지사가 잃은 지지층을 고스란히 흡수한 것은 갓파더 피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허먼 케인 후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지율이 중하위권에 머물던 그는 플로리다 모의 예비투표(스트로폴)를 계기로 지지율이 상승해 페리 주지사와 같은 2위까지 올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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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앵거]봇물 터진 ‘글로벌 앵거’

    “우리의 행동은 권력을 쥐고 흔드는 사람들에 대한 최후의 경고다. 그들이 우리를 위해 해준 것이 뭐가 있나. 지금 미국은 최대 위기다. 바로 ‘정당성의 위기(Crisis of Legitimacy)’다.”‘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미국 월가 시위의 웹사이트에 2일 이 같은 메시지가 올라왔다. 월가 시위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와 트위터, 페이스북에는 비슷한 메시지가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미국 내 저명한 민권 운동가인 코넬 웨스트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국이 ‘민주적 각성’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평했다. 1960년대 말 베트남전쟁 반대 시위 이후 사회적인 문제에 무관심했던 미국에서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사회 변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 30대 젊은층이 주도하는 시위는 더는 월가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3일부터는 공공부문 노조와 기업 노조 등 노동자 연대시위를 본격화한다. 억눌려 있던 미 경기침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번 시위를 통해 한꺼번에 분출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에서는 ‘로스앤젤레스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시청사 주위를 둘러싸고 이틀째 밤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시위대에 지지를 표하고 있다.  ▼ 지구 한쪽서 일어난 시위가 SNS 통해 세계화 ▼시카고에서는 ‘시카고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연방은행과 무역위원회 건물 주변에 텐트를 치고 열흘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카고 시 당국이 시위대가 공공건물 주변에서 잠자는 것을 금지하자 시위대는 밤 시간에 2교대로 움직이며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보스턴 덴버 앨버커키 포틀랜드 프로비던스 등에서도 지난 주말부터 시위가 발생하기 시작했다.캐나다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고 있다. ‘토론토 주식시장을 점령하라(Occupy Toronto Market Exchange)’라는 이름의 시위대는 토론토 증권가인 베이가(Bay Street)에서 15일부터 가두시위를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830여 명이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밴쿠버 몬트리올 캘거리 등에서도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미국 캐나다 시위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올 한 해 영국 독일 이스라엘 스페인 그리스 등 선진국에서 젊은이들이 광장을 점거한 채 텐트를 치고 장기 시위를 벌여 지구촌을 달궜다. 기아와 전제주의 통치체제의 굴레를 벗어난 지 오래인 이들 선진국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선 밑바탕에는 ‘분노’(anger)가 깔려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매개로 경제난에 기인한 실업 증가와 부의 편중에 따른 사회적 박탈감을 가진 전 세계 젊은이들이 분노로 뭉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글로벌 앵거(Global Anger)’의 시대다. 뉴욕타임스의 유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칼럼에서 “세계화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정보기술(IT)이 (청년들의) 분노를 세계화하고 있다”며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지구 한쪽에서 일어난 시위가 반대편 시위 참가자들을 독려하며 상승작용을 일으킨다”고 했다. 그렇다면 청년들은 왜 분노하는가.뉴욕타임스는 “처음에는 수십 명 수준으로 일종의 ‘농담’(joke)처럼 시작된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가속화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각성’(disillusionment)”이라고 지적했다. 즉 ‘역사의 종말’을 저술한 프랜시스 후쿠야마(스탠퍼드대 교수) 같은 학자들은 ‘역사의 진로는 자본주의의 승리를 향해 나아간다’고 주장했지만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0년 인터넷 거품 붕괴, 2007∼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최근의 미국 재정적자와 유로 위기 등 신자유주의 체제는 잇달아 경제위기를 몰고 왔다. 그런데도 정책 결정자들이 국민을 위기에서 구해줄 만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대해 청년들이 가진 환멸과 좌절감이 시위라는 극적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위대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탐욕적으로 변질된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가 쌓이고 있지만 이 같은 사회체제를 개혁할 수 있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영국 진보운동가 오언 존스는 “자본주의가 1920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며 “정책 결정자도, 시위대도 지금의 위기 상황을 해결할 만한 대안적 비전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 201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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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展, 하루 평균 500명이 명상 즐긴 성공적 전시회”

    “백남준의 작품은 동양적 가치를 서양적 매체인 비디오를 통해 표현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에서 3월 13일 시작된 ‘백남준 작품전(In the Tower: Nam June Paik)’이 7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치고 2일 막을 내렸다. 백남준전을 기획한 해리 쿠퍼 국립미술관 현대미술 수석 큐레이터는 9월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함께 전시회를 둘러보며 “하루 평균 5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은 매우 성공적인 전시회였다”고 말했다. 백남준의 작품 20점은 세계적인 건축가 I M 페이가 설계한 국립미술관 동관의 타워갤러리에 전시됐다. 타워갤러리는 국립미술관 동관에서 가장 고즈넉한 전시공간이기는 하지만 맨 위층에 자리 잡고 있어 관람객들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쿠퍼 큐레이터는 “열심히 계단을 올라 타워에 도착한 관람객들이 ‘하나의 촛불, 촛불 영상’ ‘세 개의 달걀’ ‘손을 펴고 서 있는 부처’ 등 백남준의 대표적인 비디오 설치 작품들 앞에서 오랫동안 명상에 잠겨 서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뉴욕 휘트니 미술관(1982년)과 구겐하임 미술관(2000년) 전시회 이후 미국에서 대형 백남준 작품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쿠퍼 큐레이터는 “국립미술관은 지난해 백남준의 마지막 비디오 작품인 ‘엄마’를 구입한 이후 그의 전시회를 적극 추진해 왔다”며 “백남준의 폭넓은 예술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비디오 작품 외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드로잉 작품도 다수 전시했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예술학 박사인 그는 “2006년 타계한 백남준 선생을 생전에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열렬한 팬”이라고 덧붙였다. 쿠퍼 큐레이터는 “렘브란트, 고흐, 피카소 등 거장 화가들의 작품에 주력해온 국립미술관이 백남준 같은 현대 설치예술가의 작품전을 연 것은 매우 신선한 시도였다”며 “이번 기회를 놓친 백남준의 팬들은 내년 12월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기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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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정부 한국계 女최고위직 리아 서 내무부 차관보 “뿌리에 대한 자긍심-책임감 동시 느껴”

    “한국에 가면 무슨 얘기를 해야 하죠. 사람들이 저에 대해 무엇을 궁금해할까요.” 9월 29일 미국 워싱턴 내무부 청사 내 집무실에서 만난 리아 서 내무부 정책·관리·예산 담당 차관보(39)는 “10년 만의 한국 방문이 매우 설렌다”며 기자에게 물었다. 콜로라도 볼더에서 태어나 컬럼비아대에서 환경과학·교육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에서 환경교육학 석사를 취득한 그는 상원의원 보좌관, 고교 과학 교사, 국립공원관리청(NPS) 컨설턴트, 비영리 자선재단 환경 프로그램 기획자 등으로 일했으며 2009년 5월 차관보로 기용됐다. 미국의 토지와 공원, 야생동물을 관리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한국계 여성으로는 최고위직인 서 차관보는 “내가 코리안아메리칸이라는 사실을 잊어본 적이 없으며 정부 고위직에 오른 지금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서 차관보는 9월 30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며 재외동포재단 주최 세계한인차세대지도자대회에 참석해 개막연설을 하고 미 지질조사국(USGS)-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의 정보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생후 8개월 된 딸과 남편에게 처음으로 한국을 보여줄 계획도 있다. ―지난해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한국인으로서 뿌리를 당당히 밝혀 화제가 됐는데…. “1962년 이민을 온 부모님은 전형적인 한국 부모님이셨다. 자연히 나도 한국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나는 매우 미국적으로 자랐다. 콜로라도 로키산맥에서 낚시와 캠핑을 하며 자라 미국적 생활방식에 익숙하다. 저녁에는 한식을 먹고 점심에는 햄버거를 먹으면서 두 가지 문화의 장점을 흡수하는 법을 배웠다. 행운이었다.” ―소수민족으로 정부 고위직에 오른 소감은…. “미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산다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다. 자신의 민족적 뿌리에 대해 자긍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갖게 된다. 올 1월 딸을 낳고 나서 미국 이름 대신 ‘유미’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줬다. 증조할머니의 존함이기도 하다.” ―환경문제에 헌신하게 된 계기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관심이 많았다. 변호사나 의사보다 돈은 많이 벌지 못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처음에 부모님께 환경운동을 하고 싶다고 하니까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찬성한다’고 하시면서도 ‘먹고살 정도로 생활은 돼야 한다’고 걱정하셨다.” ―한국에 가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북한산에 가볼 것이다. 설악산, 제주도 같은 곳도 한국의 보물이다. 청계천도 꼭 가볼 것이다. 청계천은 미국도 관심을 갖는 도시 환경보존 모델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은가. “젊은 여성들에게 넓게 세상을 보라는 얘기를 전해주고 싶다. 모든 사회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전에 닫혀 있던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 세상에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부딪쳐야 한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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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격조종 항공기 이용… ‘펜타곤 폭파음모’ 적발

    미국 보스턴 연방검찰청은 28일 플라스틱 폭탄(C-4)을 실은 원격조종 항공기를 이용해 펜타곤(국방부 청사)과 의사당을 폭파하려던 미국 국적의 레즈완 페르도스 씨(26)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페르도스 씨는 이라크 주둔 미군을 공격할 수 있도록 알카에다에 물자를 제공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보스턴 노스이스턴대 물리학과 졸업생인 페르도스 씨는 이날 보스턴 근교 프레이밍엄에서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비밀요원들로부터 테러 계획 실행을 위한 폭발물, 수류탄, AK-47 소총 등을 넘겨받다 체포됐다. 함정수사에 걸려든 것.진술서에 따르면 페로도스 씨는 원격조종 항공기 3대를 이용해 국방부와 의사당을 폭파할 계획이었으며 체포 당시 항공기 한 대를 이미 마련한 상태였다. 원격조종 항공기는 1960, 70년대 미국 전투기로 많이 사용됐던 F-86 세이버기를 본뜬 길이 1.5∼2m, 최대 시속 160km 이상의 모델 비행기로 페르도스 씨는 항공기 1대당 2.3kg의 폭탄을 탑재할 계획이었다.페르도스 씨는 이슬람 과격주의 웹사이트와 알카에다가 만든 홍보자료 등을 접한 후 지난해 초부터 미국을 표적으로 한 ‘지하드(성전)’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올 1월 범죄자 출신인 FBI 프락치(정보원)를 알카에다 조직원인 줄 알고 “미국은 알라신의 적이며, 미국 군사 중심부의 목을 베고 싶다”고 말했다.페르도스 씨는 FBI 정보원들에게 급조폭발물(IED)용 전기 스위치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7대의 휴대전화도 전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진술서에는 그가 FBI 정보원들로부터 “기폭장치로 이라크 주둔 미군 3명이 숨지고 4, 5명이 부상했다”는 거짓정보를 전해 듣고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기뻐했다고 쓰여 있다.이웃들은 페르도스 씨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관심이 없고 혼자 격리돼서 살았다”고 말했다. 페르도스 씨는 재판에서 혐의가 확정되면 최장 15∼20년 징역형을 받게 된다.윌리엄 키팅 하원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공화·뉴욕)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는 이슬람 테러리스트에 대한 좀 더 광범위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며 “페르도스 씨가 좋은 교육을 받았다는 점은 이슬람 테러 위협이 가난하고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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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전설의 탈옥수’ 41년만에 체포

    26일 포르투갈 리스본 주택가에서 한 흑인 남성이 체포됐다. 올해 68세인 그는 주변에서 호세 루이스 호르헤 도스 산토스라는 이름으로 통했지만 진짜 이름은 조지 라이트(사진). 탈옥과 항공기 납치로 미국연방수사국(FBI)이 41년 동안이나 뒤쫓던 미국인이다. 라이트의 범죄 행각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2년 19세였던 그는 일당 3명과 함께 뉴저지 주유소를 털다 주인을 총으로 쏴 죽였다. 체포된 라이트는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고 범죄를 모두 인정한 후 징역 15∼3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러다 8년 뒤인 1970년 간수가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 간수 차를 타고 탈옥에 성공했다. 디트로이트로 도망친 그는 급진 사회주의단체 흑인해방군(BLA)에 가담했다. 동료들에게 “타락한 미국에서 탈출해 사회주의 국가 알제리에서 살고 싶다”고 자주 얘기하던 그는 1972년 동료 4명과 함께 마이애미행 여객기를 납치했다. 신부 복장에 성경책을 들고 탑승한 그를 아무도 납치범으로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성경책 안을 도려내고 숨겨놓은 총을 꺼내들고 승객 88명을 인질로 삼았다. 그는 FBI에 그때까지 비행기 인질석방 금액으로는 가장 많은 돈인 100만 달러를 요구했다. ‘가방에 50달러와 100달러짜리 지폐를 넣고, 가져오는 사람은 수영복만 입게 하라’고 요구했다.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수영복만 입은 FBI 요원이 몸값을 전달하자 승객들을 풀어준 후 조종사를 위협해 보스턴으로 날아갔다. 이곳에서는 조종사를 인질삼아 수영복만 입은 항법사를 요구해 탑승시킨 뒤 알제리로 날아가 망명을 요청했다. 알제리 정부는 항공기와 현찰이 든 가방은 압수해 미국으로 돌려보냈지만 라이트를 포함한 납치범들은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고 잠시 구금한 뒤 석방했다. 당시 알제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인권’을 배려하는 사회주의 천국으로 불리는 나라였다. 1976년 납치범 5명 중 4명은 파리에서 체포됐지만 라이트의 행방은 묘연했다. 2002년 FBI는 라이트가 포르투갈에 살면서 미국 친척들과 연락을 시도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리고 오랜 추적 끝에 포르투갈 경찰과 공조해 그를 체포했다. FBI는 27일 “라이트가 잔여 형기를 채우도록 하기 위해 본국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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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인엔 2달러, 흑인엔 75센트… 인종차별 쿠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공화당학생클럽(BCR)이 27일 캠퍼스 내에서 개최할 예정인 ‘다양성 증진을 위한 과자 판매(Increase Diversity Bake Sale)’ 행사가 소수계 우대정책을 둘러싼 미국 내 논란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26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이 행사는 구매 학생의 인종에 따라 과자 1개 판매 가격을 달리 책정하고 있다. 즉 백인에게는 2달러, 아시아계에게는 1.5달러, 히스패닉에게는 1달러, 흑인에게는 0.75달러, 아메리칸 원주민계에게는 0.25달러에 팔겠다는 것. 여학생에게는 이 가격에서 0.25달러를 할인해준다. BCR는 행사 홍보용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번 행사는 신입생 입학 심사 때 인종과 성별을 고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주 의회의 법안에 항의하기 위한 ‘풍자’ 행사”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캘리포니아 주 의회 고등교육위원회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들에 대해 ‘소수계 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금지하도록 한 기존 규정을 개정한 ‘SR185’ 법안을 5 대 3 표결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신입생 선발 때 소수인종과 여성 지원자를 위한 구체적인 쿼터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가 점수를 주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현재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서명을 남겨두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에드 에르난데스 주 상원의원에 따르면 1996년 역차별 논란 끝에 소수계 우대정책이 폐지된 후 흑인과 히스패닉 입학생의 비율은 21%에서 18%로 떨어졌다. 민주당 출신 브라운 주지사는 2009년 주 법무장관 시절 기존 규정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법적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이번 법안에 서명할 것이 확실시된다.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했었으나 당시 공화당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서명을 거부했다. UC 학생회는 26일 이번 행사를 인종 차별적 행위라고 비판하며 행사를 중단할 것을 BCR 측에 요구했다. 일부 학생은 BCR 행사장 바로 옆에서 ‘양심의 컵케이크(cupcakes of conscience)’를 나눠주는 행사를 벌이며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BCR 숀 루이스 회장은 지역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종과 성별에 근거해 입학 심사에서 혜택을 주는 것이야말로 인종차별적”이라고 반박하며 행사 강행 의지를 표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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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자회사 CEO출신 케인 美 공화 플로리다 스트로폴 ‘깜짝 1위’

    내년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24일 플로리다 주에서 실시된 스트로폴(비공식 예비투표)에서 피자 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허먼 케인 후보(사진)가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5%대 지지율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케인 후보는 37.1%까지 껑충 뛰어올라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15.4%)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14%)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케인 후보는 22일과 23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와 보수단체 주최 모임에서 설득력 있는 연설을 한 것이 1위를 차지하게 된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그는 “공직 경험이 없는 후보는 승리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데 오히려 그런 사람을 워싱턴에 보내야 지금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티파티(공화당의 보수 유권자 단체)의 지지를 받는 케인 후보는 코카콜라 필스베리 버거킹 등의 중역을 거쳐 파산상태에 있는 갓파더피자의 CEO에 취임한 후 회사 경영상태를 크게 호전시켰다. 그는 2006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으나 이겨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경기회복을 위해 영업수익세, 개인소득세, 매출세를 모두 9%로 묶어야 한다는 ‘9-9-9 플랜’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다.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페리 후보는 대선 토론회에서 불법이민, 10대 여성 강제 백신 접종 등의 이슈에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해 스트로폴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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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정미경]미국사회가 보여준 ‘읽는 즐거움’

    ‘고별 세일’ ‘80% 파격 인하’ ‘부도 총정리’…. 2주 전 서점 ‘보더스’에 갔을 때 한국 땡처리 행사장에서 많이 본 듯한 이런 문구들이 적힌 딱지가 입구에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서점 체인이지만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가 난 보더스의 마지막 영업날이었다. 넓은 매장에는 아이들이 뛰놀며 책을 보던 키즈북 코너도,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던 카페도 모두 사라지고 한편에서 남은 책을 모아놓고 팔고 있었다. 책 5권을 10달러(약 1만2000원)에 사서 서점을 나서면서 ‘싸게 건졌다’는 즐거움보다 씁쓸함이 앞섰다. 보더스 같은 대형 서점이 이렇게 무너지는 상황에서 소규모 서점은 얼마나 심각한 존폐 위기에 몰려 있을지 짐작이 갔다. 서점의 위기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독서인구의 감소다. 미국에서도 독서율 하락은 큰 고민인 듯하다. TV에는 유명 스타들이 등장해 독서를 장려하는 공익광고가 방송되고 대통령도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책을 많이 읽으라는 당부를 빼놓지 않는다. 이곳에서 느낀 것은 ‘읽는 즐거움’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도서관을 갖추고 세계적인 작가들을 다수 배출한 나라답게 시민과 정부가 나서서 독서의 흥미를 유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2주에 한 번씩 ‘북스와프’ 행사가 열린다. 입주자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한 권씩 가지고 와서 다른 사람들과 서로 바꿔 보는 행사다. 대부분 가벼운 소설책이지만 책을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면 책의 메시지가 정리되고 다음에는 더 좋은 책을 가지고 나와야겠다는 욕심도 생긴다. 미 의회방송 CSPAN2는 의회가 열리지 않는 주말 48시간 동안 ‘북TV’라는 책 전문 채널로 바뀐다. 일요일 정오에 방송되는 ‘심층(In-Depth)’이라는 프로그램은 북TV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무려 세 시간 동안 한 작가와 인터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말 지루한 프로그램이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작가의 작품세계를 완벽하게 커버한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24, 25일 워싱턴에서는 ‘전미 도서 축제(National Book Festival)’가 열리고 있다. 의회도서관 주최로 열리는 행사로 사서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의 제안으로 시작돼 올해로 11회째를 맞고 있다. 이 축제는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책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첫째 날 가보니 유명 여배우 줄리앤 무어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동화책 ‘딸기 주근깨 얼굴(Freckleface Strawberry)’을 낭송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은 동화 ‘아빠는 너희들을 응원한단다(Of Thee I Sing)’의 일러스트레이터 로렌 롱이 삽화 그리는 법을 강습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책에 대한 퀴즈를 푸는 프로그램도 인기가 많았다. 전미 도서 축제는 자금난을 겪다가 지난해 자선사업가인 칼라일 금융그룹의 설립자 데이비드 루빈스타인이 1년에 100만 달러씩 써 달라며 500만 달러를 내놓으며 성대하게 부활했다. 루빈스타인 회장은 기부식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주말이면 친구들은 파티에 달려갔지만 가난했던 나는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대출 한도인 12권의 책을 빌리면서 빨리 다음 주말이 돼서 다른 책들을 빌렸으면 했다. 책을 통해 무언가 깨달아가는 즐거움은 나중에 내가 이룬 그 어떤 물질적 성공보다 소중했다. 책을 안 읽는 시대라고 하지만 나 같은 아이들이 지금도 많을 것이라고 믿는다.”정미경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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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한파 랭걸 의원 功기리며… 美의회에 초상화 걸리다

    미국 워싱턴 롱워스 건물 1층에 있는 하원 세입위원회 회의장에는 역대 세입위원장 63명 중 공적이 뛰어난 8명의 대형 초상화가 벽면에 걸려 있다. 여기에 지한파 찰스 랭걸 의원(81·뉴욕·민주)의 초상화가 추가됐다. 22일 세입위 회의장에서는 랭걸 의원의 초상화를 공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축하객 500여 명이 회의장을 꽉 메운 가운데 열린 제막식에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하원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한덕수 주미대사와 방미 중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참석했다. 축하객의 대부분은 랭걸 의원의 지역구인 뉴욕에서 버스까지 전세 내어 도착한 ‘손님’들이었다. 1971년 유색인종이 많이 모여 사는 뉴욕 제15구역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할렘의 아들(Harlem’s Son)’로 불리며 40년 동안 의사당을 지킨 역대 3위의 최장수 의원답게 흑인, 히스패닉, 유대인, 아시아계 축하객이 다양하게 참석했다. 랭걸 의원 초상화의 의사당 전시가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그가 하원 윤리규정 위반으로 세입위원장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0년 12월 정치자금 모금 규정 위반과 개인 소득 신고 누락에 따른 탈세 혐의 등으로 하원 본회의에서 중징계에 해당하는 공식 비난을 받았다. 이에 앞서 그는 그해 2월 윤리위 조사가 본격화되자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원 징계에도 랭걸 의원의 초상화가 의사당에 전시된 것은 그의 의회 내 영향력과 인간적 친화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할렘에서 봉제사였던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 어렵게 자란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6·25전쟁에 참전해 큰 공을 세운 후 법대에 진학해 변호사로 일하다 하원에 진출했다. 그는 1980년대 중반 남아공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일명 ‘랭걸 개정안’을 만들어 남아공 인종차별 철폐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랭걸 의원은 이날 흑인 커뮤니티 다음으로 한인 커뮤니티를 거명하며 감사의 뜻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2009년 ‘한국전 참전용사 인정법안’ 입법을 주도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온 그는 축하객 속에 섞여 있던 한인들을 가리키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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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상원, MS 이후 13년만에 대형 반독점 청문회 열어

    “인터넷 거대기업 구글은 ‘기업 시민(corporate citizen)’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가.” 21일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 산하 반독점 소위원회 주최로 열린 구글 청문회 시작에 앞서 허브 콜 소위원장(민주·위스콘신)은 청문회 주제를 이렇게 밝혔다. 이날 청문회는 설립 13년 만에 인터넷 검색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지배적 사업자로 성장한 구글이 처음으로 공공성의 심판대에 오른 자리였다.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하는지, 자사의 이윤 추구를 위해 검색 결과를 왜곡하는지를 알아보는 자리로 에릭 슈밋 구글 회장과 경쟁사 3사 대표가 증인으로 나왔다. 구글 경쟁사들은 구글이 검색 결과를 나타낼 때 자사 소유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경쟁사의 것보다 상위에 노출시키는 등 조작을 통해 압도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 구글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으며 유럽과 한국에서도 반독점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청문회는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마이크로소프트(MS)의 반독점 청문회 이후 13년 만에 열린 대형 반독점 청문회다. 시작 1시간 전부터 자리가 꽉 찼으며 밀려드는 방청객들을 수용하기 위해 별도의 관람실까지 마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정권하에서 대형 반독점 청문회가 열린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구글의 경제적 기여를 인정하지만 인터넷 검색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으로서 반독점법하에서 시장권력을 남용하지 말아야 할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장 공격적인 질문을 많이 던진 마이크 리 의원(공화·유타)이 “검색 결과를 요리(조작)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치자 슈밋 회장은 정색을 하며 “맹세컨대 구글은 요리를 한 적이 없다”며 “기술적·경제적 이유로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구글의 검색 체계는 고도의 알고리즘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구글의 검색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 소비자는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사이트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시장의 지배적 위치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것. 리처드 블루멘설 의원(민주·코네티컷)은 구글을 ‘경마장(racetrack)’에 비유하며 “구글은 과거 경마장만 소유하더니 이제 말까지 소유하고 그 말들이 언제나 경주에서 이기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구글이 콘텐츠 회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부풀리고, 거대한 덩치를 이용해 작은 회사들을 시장에서 몰아낸다는 것. 슈밋 회장은 “그런 비유에 절대 수긍할 수 없다”며 “구글은 소비자들이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에서 운전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항법장치’와 비슷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소비자가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소비자라는 단어를 30회 이상 사용했다. 슈밋 회장은 반독점 조사를 받은 후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됐던 MS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구글이 과거 MS처럼 독점적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그러나 구글은 MS의 실수로부터 배웠으며 공정한 시장경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밋 회장은 빌 게이츠 전 MS 회장이 청문회에서 신경질적으로 답변해 의원들의 반발을 샀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죄송하다”를 연발하며 공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슈밋 회장의 증언 후 쇼핑 사이트 넥스태그, 생활정보전문 사이트 옐프, 여행전문 사이트 익스피디아의 대표 및 변호사들이 차례로 나서 “구글이 사이트를 불공정하게 운영함에 따라 소형 사이트들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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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性차별’ 오바마 집권초기 2년간 심각

    백악관에서 여성을 소외시키는 문화가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 2년 동안 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보좌관들은 회의에서 배제되고 무시당하는 것에 대해 2009년 말 대통령에게 집단 항의까지 해 대통령에게서 여성을 고위직에 더 많이 승진시키고 회의에서 여성의 발언권을 늘리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20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최근 백악관 여성차별 실태를 폭로한 언론인 론 서스킨드의 책 ‘신용사기꾼들: 월가, 워싱턴 그리고 대통령 길들이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며 밸러리 재럿 선임보좌관 등 백악관 전·현직 여성 관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초기 여성 보좌관들의 불만을 무시하다가 래리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과 여성인 크리스티나 로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오바마 행정부 초기에 여성 소외 문화가 심했던 이유에 대해선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남성들이 백악관으로 옮겨와 요직을 차지했기 때문이며 선거 후 합류한 여성들은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없어 소외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 여성 관리들은 남성 고위 보좌관들이 미식축구 등 스포츠를 화제로 삼고 거친 언어를 구사하며 남성 위주의 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에 불만을 가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홍보국장이었던 엘런 모런이 몇 개월 만에 사임한 것도 남성 위주의 백악관 분위기를 견디다 못한 것이었으며 로머 전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머스 의장이나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같은 남성들에게만 힘을 실어주면 그들의 (잘못된) 행동에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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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졸 실직자 폭동 美서도 발생할수도”… 블룸버그 뉴욕시장 경고

    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 시장이 “현재와 같은 실업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아랍권과 유럽을 휩쓴 청년폭동 사태가 미국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에서는 대졸 실직자들을 중심으로 수백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월가의 부패와 정부의 긴축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나흘째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달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 세계) 많은 대졸 청년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카이로와 마드리드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며 “이런 사태가 미국에서 일어나길 아무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현재 행복하지 않으며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화가 나 있다”며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세대가 받은 타격은 여러 해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시장의 경고가 나온 다음 날인 17일부터 뉴욕 월가에 모인 젊은 시위대들은 “현재와 같은 상황을 더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모였다”며 “뉴욕에서도 이집트 같은 시위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실제 시위에 모인 700여 명의 젊은이 중 상당수는 침낭과 짐 가방을 준비해와 장기 노숙형 시위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시위무풍지대’였던 미국에서는 사회적 불만을 집단행동에 옮길 수 있는 조직력이 부족했지만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실직에 좌절한 대졸 청년들이 대규모로 거리로 쏟아져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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