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김하경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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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fact)의 조각들을 차분히 모아 통찰력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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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3-25~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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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초중고 스마트폰 압수 금지”

    서울시교육청이 초중고교생의 스마트폰 검사 및 압수를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또 만 18세부터 선거권을 주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이런 내용이 담긴 학생인권종합계획 초안을 공개하고 서울 종로구 시교육청 강당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200여 명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2012년 제정된 서울시학교인권조례에 따르면 학생인권종합계획은 3년마다 수립하게 돼 있다. 최종안은 10월경 확정된다. 이번 초안의 주요 내용은 △장애·빈곤·성소수자 등 소수자 학생 권리 보호 △두발 등 개성 실현과 프라이버시권 존중 △만 18세 선거권 등 참정권 보장 추진 △학교마다 학생인권상담창구 운영 △상벌점 제도 대안 마련 △교사 인권 보호와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 등이다. 학교와 일선 교사들은 프라이버시권 존중 차원에서 스마트폰 등 개인 소지품 검사나 압수를 금지하는 내용을 두고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영철 대영중 교장은 “사생활 보호만이 인권이 아니라 건강권도 인권”이라며 “부모가 바쁠수록 자녀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하다. 스마트폰 중독을 치유할 기회를 주는 것도 학교의 책무”라고 말했다. 학생인권종합계획 초안에 포함된 ‘만 18세 선거, 만 16세 교육감 선거가 가능하도록 선거법 개정 추진’ 항목도 논란이 되고 있다. 내년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감과 시교육청의 권한을 넘어서는 선거연령 인하를 학생인권조례에 담으려는 데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수업시간에 정치·사회 현안 토론을 허용한 것도 쟁점이다. 임종근 잠일고 교장은 “그동안 정부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나 세월호 참사 등을 두고 계기수업 때 토론하지 못하게 했는데 이는 온당치 않다”고 했다. 그동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진행한 정치·사회 현안 계기수업은 편향적 시각을 주입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체벌을 금지하면서 학생을 통제할 수단으로 인식돼온 상벌점제는 대체 방안을 마련한 뒤 폐지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상벌점제 대신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준수하는 학습규칙(헌장)을 제정하도록 학교에 권고할 예정이다. 이에 학부모 노광진 씨는 “수업시간에 자거나 면학을 방해하는 학생들을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방치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학생인권종합계획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 교장은 “일선 학교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벌점제를 일괄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문제점을 개선하고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사 인권을 위한 조례 제정도 추진한다. 11개 교육지원청별로 학생 및 교사 인권 보장을 위한 전담 변호사를 두고,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를 위한 치유센터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학생인권조례를 강화하면 학생 지도가 어려워진다는 교사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우경임 woohaha@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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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김하경] 교육 수장과 2030 젊은 교사 사이의 온도차

    요즘 젊은 교사들이 교원단체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처음에 ‘설마’ 했다. 주변 교사들을 통해 양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가입한 교사가 있는 지 확인했다. 사흘 동안 취재에 매달렸지만 양대 교원단체에 가입한 2030세대 교사들을 찾지 못했다. 두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전교조 하면 ‘과격함’ ‘정치적’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했다. 기자가 만난 한 교사는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당시 전교조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자율권을 준다며 그야말로 방임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게 거의 없었다.” 교총에 대한 인식은 정반대였다. “교총에 가입하면 괜히 승진에나 목매는 교사로 비칠까 봐….” 교총 하면 ‘감투’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2030 교사들은 교원단체들과 멀어지고 있다. 21일자 본보의 ‘2030 교사들 전교조도, 교총도 싫다’ 기사에는 이런 댓글들이 달렸다. ‘전교조는 이미 참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젊은 사람들이 역시나 앞선 판단을 한다’…. 젊은 교사들이 교원단체를 외면하는 건 결국 이 단체들의 활동이 교육의 본질보다는 정치활동이나 교사의 이권 챙기기 등 교육현장과는 멀어졌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교육계 수장들의 인식은 현장과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전교조 합법화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교육문제 중 하나라고 인식하는 걸 보면 말이다.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제일 먼저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의 해결을 촉구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주 전교조 지도부를 만날 예정이다. 그동안 김 부총리의 스탠스를 보면 이들이 나눌 대화의 핵심 주제 역시 ‘전교조 합법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전교조 합법화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을 포함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 중 하나인 국가교육회의, 나아가 국가교육위원회 신설도 이런 인식에서 나왔을 것이다. 젊은 교사들은 미래 세대 교육을 책임질 핵심 주체다. 그렇다면 새 정부의 교육정책은 바로 이런 교사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지 않을까. 어느 학교든 찾아가 학부모를 붙잡고 교육부 장관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가 전교조 합법화인지, 제대로 된 교육여건 조성인지 물어본다면 답은 뻔하다. 내가 만난 젊은 교사들은 한결같이 수업연구와 학생 생활지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가 좀 더 줄어들길 바라고 있었다. 단체워크숍 기회가 더 많아져 교사끼리 학생 지도와 관련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어 했다. 이미 십수 년 동안 꾸준히 교육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건 왜 일까. 왜 교육계 수장들은 진짜 현장의 목소리가 뭔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 자신들의 얘기만 늘어놓는 것일까. 그들 생각의 시계는 아직도 1980년대, 90년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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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도 교총도 싫다… ‘정치’와 거리 두는 2030교사들

    《 20, 30대 젊은 교사들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하기를 꺼리고 있다. 교원단체에 가입하면 해당 단체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자신에게 덧씌워질까 두려워서라고 한다. 이들 단체가 평소 교권 신장에 도움을 준다는 인상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젊은 교사들의 생각이다. 강한 정치색, 그리고 승진에 목을 맨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는 젊은 교사 10명을 만나 속마음을 들어봤다. 》  4년 차 공립중학교 교사 A 씨는 임용된 지 얼마 뒤 같은 학교 선배 교사로부터 종이 한 장을 받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가입 신청서였다. 종이엔 교총에 가입하면 좋은 점이 쓰여 있었다. A 씨는 일단 신청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반드시 가입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선배 교사 모르게 신청서를 휴지통에 버렸다. A 씨는 “괜히 단체에 휩쓸릴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가입하는 젊은 교사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 대변인은 얼마 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젊은 조합원들로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탈퇴하겠다는 전화를 받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젊은 교사들이 교사들의 이익 대변을 외치는 두 단체를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 30대 젊은 교사 10명을 만나 직접 이유를 들어봤다. ○ 부정적 이미지에 가입 주저 젊은 교사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전교조=정치적, 교총=승진 코스’라는 외부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공립중학교 1년 차 교사 B 씨는 “매스컴을 통해 전교조 선생님들의 다소 과격한 시위 장면을 심심치 않게 봤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교원으로서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립고교 6년 차 교사 C 씨는 “승진에 관심이 많은 선배 교사들은 대부분 교총 회원”이라며 “괜히 (교총에 가입하면) 젊은 교사가 승진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비칠까 꺼려졌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기억이 전교조 가입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교사도 있었다. 공립중학교 3년 차 교사 D 씨는 10여 년 전인 고교 1학년 국사 수업 시간에 전교조 교사에게서 특정 정당 지지 발언을 여러 차례 들었다. 그는 “정치적 발언이 반복되면서 거부감을 느낀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공립고교 4년 차 교사 E 씨는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가 자기 주관대로 학생을 지도할 때마다 ‘그 단체에 가입해 그렇구나’라는 동료 교사들의 수군거림을 듣는다. 그는 “언젠가 교원단체에 가입한다 하더라도 내가 그 단체에 가입했다고 주위에 밝히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필요성 못 느끼고, 회비 아까워” 교원단체는 교사가 교권 침해를 당했을 때 돕는다. 교총은 회원에게 교권 침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변호사를 선임해준다. 하지만 젊은 교사들은 ‘변호사를 선임할 정도로 심각한 교권 침해 상황이 얼마나 발생하겠느냐’며 굳이 교원단체에 가입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했다. 공립초교 5년 차 교사 F 씨는 “교원단체에 가입한 또래 교사가 열 명 중 한 명도 채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교사들은 교권 향상은 단체 가입보다 교장이나 교감 등 학교 관리자의 의지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교원단체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 보니 정기적으로 내는 회비가 아깝다는 목소리도 컸다. 2년 차 공립고교 교사 G 씨는 “월급도 많지 않은 편인데 별로 득이 될 것 없는 단체에 회비를 내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전교조 조합비는 호봉에 따라 월 1만5000∼3만2000원, 교총 회비는 평균 1만 원이다. 교원단체에 대한 젊은 교사들의 무관심은 일반적인 사회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전반적으로 집단문화가 많이 약해졌다”며 “젊은 교사들의 교원단체 거부 현상도 그 흐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교총 관계자는 “회원을 늘리려면 교원단체로서 기대에 부응하는 것 외에는 현재로선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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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프린팅 기술, 창업 성공 마중물로 활용”

    “젊은이들은 창업을 해야 해요. 3D 프린터는 창업을 위해 여러분들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거예요.” 17일 경기 안산시 성안고 별관 4층 회의실에서 서경대 나노융합공학과 학과장 김종훈 교수가 한 말이다. 서경대 나노융합공학과 교수들은 성안고 2학년 이과반 학생 130여 명을 대상으로 1시간 동안 나노융합은 무엇인지부터 3D 프린팅의 중요성과 진로 선택에 있어 고려해야 할 부분을 알기 쉽게 말해줬다. 김 교수는 먼저 나노융합공학의 희소성을 설명했다. 나노융합공학과는 나노기술, 3D 프린팅, 실용 정보기술(IT) 등 세 가지 분야를 합친 전공이다. 나노공학이라는 학문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전공 지식을 활용해 3D 프린터로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까지 포괄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간태석 교수는 ‘젊음과 창업, 그리고 3D 프린팅’이라는 키워드로 진로 강연에 나섰다. 간 교수는 먼저 3D 프린팅의 장점을 설명했다. 3D 프린팅이란 3D로 설계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재를 층층이 쌓아 올려 입체적인 제품을 제작하는 공정 기술이다. 간 교수는 “공장 한곳에서 한 종류의 제품만 생산하지 않고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3D 프린팅은 시대 흐름에 맞는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3D 프린팅 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려면 먼저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제로 서경대 나노융합공학과는 2, 3학기에 걸쳐 프로그램 사용법을 학생들에게 세밀하게 가르치고 있다. 간 교수는 “미국에서는 ‘차고 창업’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구글, 애플 등 세계적 대기업이 각종 공구를 활용할 수 있는 차고에서 탄생했다”며 “우리나라에서 ‘차고’ 역할은 3D 프린터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장영민 양(17)은 “융합공학에서 궁금했던 점을 해결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들었는데 나노융합공학이 그런 인재상과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안고 유영성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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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수시모집 선발 비율 더 늘어나…학생부위주전형 비중↑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 네 명 중 세 명은 수시모집으로 선발된다. 또 수시모집 가운데 학생부위주전형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9일 ‘2018학년도 수시모집의 주요 특징’을 발표했다. 2018학년도 대입 전체 모집 인원은 34만9776명으로 지난해보다 244명 줄었다. 반면 올해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학생은 25만8920명으로 지난해 24만6891명에 비해 1만2029명 늘었다. 비율도 74%로 3.5%포인트 증가했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위주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 수도 늘어났다. 올해 학생부위주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은 수시 모집인원의 86.4%로 지난해에 비해 0.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의 비중은 줄어들고,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의 비중은 늘어났다. 올해 수시 모집 인원 중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은 54.1%,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은 32.3%다. 지난해에는 각각 56.3%, 29.5%였다. 반면 논술전형을 통해 선발하는 학생 수는 1728명 감소해 1만2961명으로 나타났다. 특별전형으로 모집하는 인원도 지난해에 비해 더 늘어났다. 고른기회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은 3만8655명(14.9%)으로 지난해에 비해 2611명 증가했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 모집 인원도 971명 늘어났다. 한편 수시모집은 최대 6번만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3군 사관학교, 경찰대학,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과 전문대학, 산업대학은 지원 횟수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수험생 본인이 지원한 대학에 대한 정보와 수시모집 지원횟수, 대학입학 지원방법 위반 여부 등은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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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숭의초 학교폭력 은폐… 교장 등 3명 해임 요구”

    대기업 회장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서울 숭의초교 3학년 학교폭력사건이 축소 은폐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교사 징계를 요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12일 시교육청이 발표한 숭의초교 감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수련회 폭력사건 발생 사흘 뒤 담임교사가 확보한 학생 9명의 진술서 18장 중 6장이 사라졌다. 4장은 목격 학생 2명의 진술, 나머지 2장은 가해 학생 2명의 진술이 담겼다. 담임교사는 18장 모두 생활지도부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해당 부장 교사는 12장만 받았다고 진술해 시교육청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대기업 회장 손자의 학부모가 학교폭력 전담기구에서 자신의 아들을 조사한 내용이 담긴 자료를 요구하자 생활지도부장 교사가 e메일과 문자를 통해 제공한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자료는 학생 확인서와 자치위원회 회의록이다. 회의록은 피해·가해 학생 학부모가 요청하면 학교 측이 학교장의 결재를 통해 공식적으로 줄 수 있지만 학생 확인서 관련 규정은 없다. 감사관 측은 “그렇다고 교사가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 전달한 것은 문제라고 봤다”고 밝혔다. 피해 학생 학부모는 학생 확인서를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이 알려진 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학교전담경찰관이 배제되고 규정에 없는 교사 1명이 포함되는 등 위원회 구성 및 조사 과정의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시교육청은 보고 있다. 시교육청은 중요 자료 은폐 의혹과 처리 과정의 부적절성 등을 들어 이 학교 교장과 교감, 생활지도부장의 해임과 담임교사 정직 등 중징계를 학교 법인에 요구했다. 학교 측은 “철저하게 관리하지는 못했지만 사라진 문서는 담임교사가 비공식적으로 만든 학생들 문답서일 뿐이다. 폭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당사자와 목격 학생 주장은 모두 무시됐다”고 반박했다. 4월 20일 경기 가평군에서 열린 수련활동에서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한 학생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학교 측이 가해 학생 수를 축소하고 늑장 대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번 감사에선 재벌 총수 손자가 폭행에 가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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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희연, 기자간담회서 “자사고·외고, 사회에 위협” 폐지 거듭 강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율형사립고와 외고가 만약 충분히 사회통합에 반하고 불평등한 제도로 판명이 났다면 이를 해소하는 것이 맞다”며 자사고·외국어고 폐지를 거듭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10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교육 시스템이 공동체로서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많은 국민들이 느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자사고·외고 폐지 문제가 거론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성적과 능력에 따른 우열 구분과 신분적 분리를 추구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외고 폐지 반대를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 반대에 빗대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 강서구 주민들이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자사고·외고의 분리교육에 반대하는 것과 특정 지역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통합교육의 관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자사고·외고 폐지로 이른바 ‘강남 8학군’이 부활할 것이란 시각에 대해선 “현재 강남학군 집중화 현상이 생각보다 미미하다”며 “(자사고·외고 폐지가) 고교학점제 대학입시개혁 대학체제개혁이 연계돼 있으므로 ‘강남 8학군’ 부활의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 8학군 부활과 같은 부작용이 예견된다면 중앙정부와 협력해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며 “강남과 인근학군을 공동학군으로 묶는, 심지어 강남과 강북 학군을 공동학군으로 묶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조 교육감은 “통합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려면 자사고·외고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해결돼야 한다”며 “자사고 평가를 통한 전환의 경로는 이제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며 초중등학교 시행령 개정을 촉구했다.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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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와 함께해온 성균관대]성균관대 17학번 선배들 “이렇게 합격했어요”

    “교과 공부는 우직하게 비교과 활동은 주변에서”― 사회과학계열 17학번 김지연 씨 “영어 지문을 10번 넘게 읽으면서 통째로 외우려고 노력했어요. 사회탐구 과목은 10개년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네 번 이상 풀어서 문제의 유형을 외우듯 공부했습니다.” 성균인재전형으로 입학한 김지연 씨(19·사회과학계열 1학년)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학은 수시 전형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내신 성적이 모의고사 성적보다 훨씬 우수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자신의 내신 관리 비법을 한마디로 ‘닥치는 대로’라고 표현했다. 수학 문제집을 풀 때도 같은 책을 반복해서 세 번씩 풀었다. 첫 중간고사에서 절망적인 점수를 받았던 김 씨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교 최상위권에 드는 수학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비교과 활동이라고 하면 대개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 씨는 비교과 활동을 주변에서 찾았다. 수업시간에 교사가 한 말에 영감을 받아 관련된 신문기사를 읽었다는 내용으로 전공을 엮어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메인 요리는 교과 성적”― 자연과학계열 17학번 이상현 씨 이상현 씨(19·자연과학계열 1학년)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교과 성적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비교과 활동이 교과 성적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단순히 어떤 비교과 활동을 했느냐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교과 활동을 통해 얻은 게 무엇이고 자신의 전공 선택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주었는지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씨는 고등학교에서 춤 동아리 활동을 2년 동안 했다. 학업과 관련되지 않은 동아리에서 오래 활동했다. 하지만 이 씨는 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습계획을 주도적으로 짜고 철저히 시간을 관리하는 습관을 길렀다.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하면서 협력의 중요성도 배웠다. 이 씨는 이런 부분들을 자기소개서에 적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다양한 활동을 하세요”― 컴퓨터교육과 17학번 이익규 씨 글로벌인재전형으로 입학한 이익규 씨(19·컴퓨터교육과 1학년)는 ‘나만의 스토리 만들기’가 핵심이라고 꼽았다. 봉사와 독서, 대내외 활동과 수상실적 등이 자신의 목표 및 꿈과 연결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먼저 뚜렷한 목표와 꿈을 정했다. 이후 이 씨가 한 활동들을 생활기록부에 적으며 자신이 목표와 꿈을 향해 주체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장래희망과 관련한 책을 읽었을 땐 ‘이런 책을 읽었다’는 사실 나열에 그치지 않았다. 책을 통해 어떤 궁금증이 생겼는지, 나에게 어떤 동기를 부여했는지 생각했다. 이 씨는 이런 부분들을 생활기록부에 잘 기재해둔 덕분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 자신이 한 활동을 진로와 엮어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했다.“4가지 원칙을 세우고 꾸준히 논술에 집중하세요”― 인문과학계열 17학번 김수민 씨 논술우수전형으로 입학한 김수민 씨(19·인문과학계열 1학년)는 논술 공부 방법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마음가짐 바로하기’다. 논술 전형을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둘째는 ‘자신한테 맞는 공부 방법 찾기’다. 논술을 준비하는 방법은 독서부터 학원, 인터넷 강의, 학교에서 진행하는 방과후 논술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이 중에서 김 씨는 논술학원의 도움을 받았다. 셋째는 ‘시간 정하기’다. 교과목을 공부할 때처럼 논술도 자기만의 계획을 세우고 공부하라는 뜻이다. 김 씨가 세웠던 규칙은 세 가지다. 김 씨는 일주일 중 하루를 논술에 투자하기로 했다. 또 논술의 초안은 제한시간 1시간 30분까지 충분히 고민하며 작성하고 첨삭받은 후 글을 수정할 때는 제한시간보다 30분 빨리 마무리하기로 했다. 넷째는 ‘피드백을 골고루 받아들이기’다. 각자 피드백을 해주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선생님뿐만 아니라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친구들로부터도 피드백을 받는 게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공부는 기본에 충실하게, 기출 분석은 꼼꼼하게”―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17학번 이희정 씨 논술우수전형으로 입학한 이희정 씨(19·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1학년)는 수학과 과학탐구 과목에서의 기본 개념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문이 들거나 개념 정리가 명확하지 않아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논술시험에서도 풀이과정을 논리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씨는 평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면 논술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수능 공부를 할 때 어려운 문제의 풀이를 따로 꼼꼼하게 써보곤 했던 습관도 논술 시험장에서 효과를 발휘했다. 논술 시험을 치르기 전에 각 대학의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동향을 파악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이 씨는 “기출문제를 실전처럼 진지하게 풀어보고, 모범답안을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꼼꼼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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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 반년치 가입자 며칠새 탈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지지하자 일부 조합원이 집행부에 불만을 터뜨리며 ‘항의성 탈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교조가 조합원의 권익보다 비조합원의 이익을 먼저 챙긴다’며 집행부를 비판하고 있다. 9일 전교조 등에 따르면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두고 정규직 교사 중심의 노조인 전교조 조합원들 간 이견이 표출되며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전교조 집행부가 비정규직 철폐를 주요 요구조건으로 내건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최근 학교 영양사, 조리사, 교무실무사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서자 정작 조합원인 일부 교사가 ‘전교조가 조합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전교조 집행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 전교조 조합원은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외치고 있는 집행부를 비판하며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전교조 조합원은 “전교조가 교사 단체이면 교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노력해야 하는데, 비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조합비와 집행부의 노력을 허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조합원도 “전교조가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데 노동 문제, 정치 현안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교조 내부에선 이 같은 비판을 놓고 “사회가 모두 나서야 할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한 이기적 행태”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 대변인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탈퇴하겠다는 조합원들의 전화가 걸려오는 바람에 전화 받기가 두렵다”고 썼다. 송 대변인은 “조합원 한 분 한 분을 맞아들이기 위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왔는데, 요 며칠 사이에 반년 치 신규 가입자 수가 썰물처럼 빠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교조에 탈퇴를 선언하는 조합원들은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에는 찬성하지만 정규직화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려면 현재 정규직처럼 공정한 절차를 거쳐 임용돼야 하는데, 비정규직을 그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전교조 조합원 수는 현재 5만여 명 수준이다. 2005년 9만 명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전교조가 교육 문제를 넘어선 정치 현안에 깊이 관여하면서 젊은 조합원들의 관심이 멀어진 것으로 교육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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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중고 교사 절반 “수능-내신 절대평가 찬성”

    초중고교 교원들이 현 정부의 교육 공약 추진에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맞춤 교육을 하겠다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좋지만 학생이 입시에 유리한 과목만 선택할 우려, 다양한 수업을 위한 교사나 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가며 추진해 달라는 지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36대 하윤수 회장의 취임 1주년을 맞아 4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부의 주요 교육 공약 및 현안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15%포인트)를 발표했다. 지난달 13∼23일 초중고교 교원 2077명을 조사했다. 하 회장은 4일 임명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교육정책을 펼 때 과속하지 말아 달라”며 “교총은 자사고, 외고 일괄 폐지에 반대하며 내신 절대평가 전환 등은 세심한 검토 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이어 내신까지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변별력 확보가 어렵고, 새로운 전형방법이 도입됨과 동시에 사교육비 증가나 성적 부풀리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원은 문재인 대통령 핵심 공약인 수능 및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이 절반을 넘었지만,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고교교육 정상화, 입시 부담 완화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는 의견은 52%, ‘부정적’ 의견 40%였다. 내신 절대평가 전환에 대해서는 긍정적 의견이 55%, 부정적 의견이 37%였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 제도가 교육 여건이 다른 도농 학교 간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이라는 의견(47%)이 있는 반면,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라는 의견(43%)도 많았다. 한국교총 측은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교원 확충, 예산 확보, 특정 교과 쏠림 현상 해소 방안 마련 등이 선결 과제”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일괄 전환시키기보다는 이들 학교가 설립 취지에 부합해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반고의 교육이 획일화된 상황에서 자사고 외고 국제고 폐지는 학생 교육 기회를 박탈하는 조치라는 얘기다. 김 장관이 경기도교육감 시절 추진한 혁신학교를 놓고 교총은 “혁신고 10곳 중 8곳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학교 향상도에서 마이너스 수치(2014년 기준)를 보여 성과에 의문이 든다. 이 학교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노지원 기자}

    •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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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앞에 자유는 없다 ‘토익 감옥’ 찾는 청춘들

    이모 씨(30)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기숙형 학원’에서 지내고 있다. 늦깎이 수험생은 아니다. 이 씨는 취업준비생이다. 그가 머무는 학원은 토익시험만 준비하는 곳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주 6일 강의실에서 토익만 공부하는 학원이다. 숙소가 없는 기숙형이라 잠은 근처 고시원에서 해결한다. 아침식사는 언제나 1500원짜리 김밥이다. 입시생도 아니고 서른 살 안팎의 나이에 일거수일투족을 관리받는 생활은 견디기 쉽지 않다. 하지만 ‘영포자(영어 포기자)’를 벗어나려면 어쩔 수 없다. 이 씨는 “하루 종일 학원에 갇혀 있으면 움직이지 못해 속이 더부룩하기 일쑤”라며 “하지만 목표 점수를 달성해 ‘토익 감옥’을 탈출하고 싶어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다양해졌지만 여전히 토익성적은 기본 스펙으로 꼽힌다. 올해 7급 공무원 영어과목을 토익 성적 등으로 대체하면서 다시 토익 책을 찾는 청년도 나타나고 있다. 대학생들은 여름방학 때 성적을 올리기 위해 스케줄을 철저히 관리하는 기숙형 토익학원을 찾기도 한다. 19일 경기 지역 A학원의 한 강의실. 토익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필기 놓치지 마세요. 영어 약한 사람은 필기가 필수입니다.” 강사가 입을 뗄 때마다 학생들은 빠르게 받아 적었다. 대입 기숙학원처럼 어학원 이름이 쓰여 있는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은 상태였다. A학원은 국내 최초의 기숙형 토익학원으로 알려져 있다. 기숙형 토익학원 수강료는 7주 과정에 110만 원 남짓. 학생들은 이곳에서 매일 15시간씩 스파르타식으로 토익을 공부한다. 7주 동안 연애는 물론이고 통성명도 금지된다. 서로의 이름을 몰라 학용품을 빌릴 땐 “1번님 수정테이프 좀 빌려 주세요”라고 출석번호를 부른다. 학원 측에 미리 알리지 않고 지각하거나 결석하면 부모에게 통보할 수도 있다. 또 학원에 나오지 않는 휴일이라도 술을 먹지 못하게 한다. 휴대전화 사용도 금지된다. 강의 전에 미리 휴대전화를 제출해야 한다. 갖고 있다가 적발되면 벌금 2만 원을 내야 한다. 대입 기숙학원 못지않게 까다롭지만 수강 신청이 줄을 잇는다. 일부 토익 교육업체의 과장광고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장광고를 한 온라인 업체 10곳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여전히 비슷한 내용의 광고가 이뤄지고 있다. B업체는 여름방학을 맞아 ‘토익 환급반’을 모집 중이다. 출석만 잘하면 ‘수강료를 100% 현금으로 환급한다’고 광고한다. C업체 역시 ‘수강료 0원, 수강료 100% 현금 환급’이라며 여름방학 단기 속성반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두 업체에서 수강료를 100% 환급받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까다로운 출석·수강 조건을 간신히 충족해도 세금을 뺀 수강료만 돌려준다. 업체들은 ‘제세공과금 본인 부담’이라는 문구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게 표시하고 있다. ‘꼼수’이지만 법적으로 제재가 불가능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가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채용 때 영어 점수보다 실무 능력을 중요하게 판단한다고 밝힌다. 그러나 많은 취업준비생은 ‘토익 점수라도 높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김정명 취업컨설턴트는 “기본적인 토익 점수를 넘어선 고득점은 큰 의미가 없다. 과도한 경쟁 탓에 사회 전체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이호재 기자}

    •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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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선 골프대회 상금 500만원 소아암환자에 기부

    연세대 대학원총연합회는 자선 골프대회 상금을 소아암 환자 치료를 위해 기부했다고 18일 밝혔다. 총연합회는 지난달 23일 경기 고양시 한양CC에서 학교 발전 및 난치병 환아 돕기 기금 마련 골프대회를 열었다. 대회에는 회원 50여 명이 참가했다. 이어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을 방문해 골프대회 상금 500만 원과 선물을 소아암 환자들에게 전달했다. 총연합회는 자선 골프대회를 정례화하고 소아암 환자를 위한 병원 운동회나 캠프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유근성 총연합회장은 “앞으로 매년 대회를 열어 소아암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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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발물 의심땐 흔들지 말고 신고를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13일 사제 ‘텀블러 폭탄’ 폭발이 일어난 뒤 연세대 공대생 A 씨(24)는 “이런 상황에서 대피 요령 등이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앙심을 품은 제자의 범행으로 드러났지만 이와 비슷한 방식의 테러가 발생할 우려는 잦아들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편물 테러를 어떻게 대비하고 예방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게 사실이다. 경찰은 테러에 쓰이는 ‘우편물 사제 폭탄’을 막기 위해선 집단적 검색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회사나 기관을 타깃으로 삼거나 이에 종사하는 개인을 목표로 하는 우편물이나 택배물 폭탄은 겉모습만으로는 식별하기 어렵다. 따라서 안전교육을 받은 내부 직원이나 군 출신 전문가가 사전에 모두 검색하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공항이나 정부청사에서 이용하는 엑스레이 투시기 같은 검색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우편물의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회사나 기관은 우체국이나 택배 회사에 정확한 발신자 정보를 문의해야 한다. 물품이 배달됐을 때 발신자가 불분명하다면 일단 뜯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흔들거나 충격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국민안전처 재난대비 행동요령에 따르면 폭발물을 인지하면 즉시 주변 사람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이후 2차 테러 가능성을 생각하며 폭발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대피한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보다는 계단을 통해 대피하는 것이 낫다. 단체로 대피하는 경우 계단의 한쪽을 비워두면 구조대가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다. 밖으로 빠져나왔다면 가까이에서 구경할 것이 아니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건물 높이나 폭발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500m 이상까지 피해가 미칠 수 있다. 폭발하면 낙하물이 튕겨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가능한 한 멀리 벗어나는 것이 안전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안전을 습관화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일상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정지영 jjy2011@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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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호등-승강기 스톱… 휴일 대낮 정전 날벼락

    11일 서울 구로 금천 관악구와 경기 광명 시흥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시민은 승강기에 갇히기도 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긴급재난문자가 정전 발생 40분 후에야 발송돼 늑장 대응 논란이 일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정전은 이날 낮 12시 53분 광명시 영서변전소의 개폐장치로 추정되는 기기 고장으로 발생했다. 한전 측은 “이날 전력 예비율이 50%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돼 전기 사용 증가에 따른 과부하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영서변전소 고장은 오후 1시 15분경 복구됐다. 그러나 영화관과 복합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던 시민들의 피해는 컸다. 금천구 롯데시네마 가산디지털에서는 낮 12시 50분부터 1시간 동안 영화 상영이 중단돼 환불을 요구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구로구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금천구 마리오아울렛에서도 시민들이 한동안 어둠 속에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구로 지역에서는 신호등 200여 개가 작동하지 않아 주요 길목마다 교통경찰이 비상 투입됐다. 이날 서울소방본부에 96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230건,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180건 이상의 정전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구로구 신도림테크노마트에서는 운행하던 엘리베이터가 멈춰 승객들이 갇혔다. 정전이 복구된 후 마트 측이 자체적으로 승객들을 구조했다.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희 씨(39·여)는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구조됐다”며 “결혼식도 기념사진 촬영이 지연됐고 축의금은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정전으로 약 19만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한전은 파악했다. 서울지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한 건 2011년 9월 15일 전국적 ‘블랙아웃’ 이후 처음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정전 발생 3시간 반 만인 오후 4시 20분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내고 “정전의 모든 책임은 한전에 있다. 막심한 피해를 드린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시민과 영업장의 피해는 신속히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긴급재난문자는 정전이 발생한 지 40분 가까이 지난 오후 1시 반이 돼서야 시민들에게 발송됐다. 안전처 관계자는 “광명시에서 첫 요청이 와서 안전처 자체 판단으로 서울 3개 구까지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16분 대구 달서구 본동을 비롯한 7개 동에서 정전이 발생해 37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긴급 복구에 나선 한전은 오후 5시 32분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이건혁·서형석 기자}

    •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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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종 손녀, 땅 소유권 소송 잇단 패소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원신)는 고종 황제의 손녀 이해원 씨(98·사진)와 그의 아들 3명이 낸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씨 등은 “이 씨의 남편 이승규 씨 소유였던 땅을 돌려 달라”며 정부부처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문제의 땅은 서울 서대문구 안산벚꽃길 일대 2516m²(약 762평)와 신연중 남쪽 6673m²(약 2022평) 등이다. 개별공시지가로 따지면 약 30억 원대 땅이다. 이 씨 등은 1948년 9월 23일 전직 고위 법조인 김모 씨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진 이 토지가 “위조된 매매계약서에 의한 것”이라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해당 토지는 서울시가 1999∼2000년 피고 측에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전받았다. 이 씨 등은 피고 측이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해 이득을 얻었다며 약 60억 원의 부당이득금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토지 소유권이 서울시로 이전될 당시 해당 토지가 원고들 소유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12년에도 “경기 하남시 선친의 땅을 돌려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이 씨는 고종의 아들 의친왕(1877∼1955)의 13남 9녀 중 한 명이다. 이 씨는 의친왕의 이복형제인 영친왕(1897∼1970·28대 황위 계승자)의 아들 이구(1931∼2005·29대 황위 계승자)가 세상을 떠난 뒤, 2006년 9월 대한제국 황족회로부터 제30대 황위 계승자로 옹립됐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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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간 앙금 못씻은 ‘현충일 태극기’

    “옛날에는 태극기 거는 날이라고 하면 몸가짐도 조심했는데….” 서울에서 태극기 게양 운동을 펼쳐온 이경주 씨(69·태극기무궁화사랑회 총괄위원장)가 탄식하며 말했다. 그는 현충일을 앞둔 4일 깃대꽂이가 있는 주택마다 태극기를 걸었다. ‘원하지 않을 경우 연락 주면 회수하겠다’는 메모도 남겼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만난 30대 주민 3, 4명은 “왜 동의 없이 내 집 앞에 태극기를 거냐”며 이 씨에게 항의했다. 이 씨는 “‘태극기만 보면 짜증이 난다’고 하는 데 할 말을 잊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태극기를 향한 엇갈린 시선은 여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벌어진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본보 기자들은 현충일인 6일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단지의 조기(弔旗) 게양 실태를 살펴봤다. 지역별로 게양률도 차이가 났고 현장의 반응도 극과 극이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한 아파트는 게양률이 50%에 육박했다. 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노년층 가구주가 많다. 태극기 달기 운동을 하는 단체들에 따르면 통상 현충일 조기 게양률은 10% 안팎이다. 반면 30, 40대 가구주가 많은 마포구의 한 아파트는 393가구 중 단 2곳만 태극기를 걸었다. 0.5%에 불과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숙자 씨(53·여·서울 강남구)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태극기에 대한 감정이 잠깐 변할 수는 있지만 애국심을 가진 국민이라면 당연히 태극기를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 이모 씨(35·서울 용산구)는 “태극기 집회를 보며 반감이 심해져 현충일이지만 굳이 달고 싶지 않았다”며 “태극기를 달아야 애국은 아니지 않으냐”라고 되물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태극기 포비아’는 그나마 조금씩 줄어드는 분위기다. “태극기 게양 여부를 무조건 나라 사랑의 기준으로 보는 것도 잘못이지만 정치와 연계해 경시하는 것도 이제 그만둬야 한다”는 인식이 나타나고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이 “탄핵 갈등 탓에 태극기 의미가 퇴색돼 안타깝다”며 태극기 문양을 넣은 제품을 공개하자 1200여 개의 ‘좋아요’를 얻었다. 또 현충일을 전후로 SNS에는 ‘태극기 게양 인증’이 1분당 3, 4개씩 게시됐다. 어린 자녀가 서툰 솜씨로 그린 태극기를 올리는 부모도 많았다. 권기범 kaki@donga.com·김하경·조윤경 기자}

    • 201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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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게 탄 수락산 곳곳에 담배꽁초

    주택가 인근에서 발생한 서울 노원구 수락산 화재는 축구장 5.5배 면적에 해당하는 3만9600m²의 숲을 태운 채 2일 오전 10시 50분경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차량 64대, 2330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주민들로 구성된 의용소방대원 126명도 불이 나자마자 1시간도 안 돼 불끄기에 나섰다. 이들은 대부분 큰불에 놀라 저녁을 먹다가 뛰쳐나왔지만 이내 등짐펌프를 들고 밤을 꼬박 새우며 불을 꺼 ‘1등 공신’으로 꼽혔다. 수락산은 동아일보 취재진이 불과 24일 전 “등산로 곳곳에서 화재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5월 9일자 A12면 참조)고 지적한 곳이다. 불이 꺼진 뒤 그때 현장을 다시 돌아보니 진화장비가 약간 개선된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4일 전 ‘위험 경고’ 때와 비슷 불이 처음 난 수락산 5분 능선 인근 등산로 부근에서 500m가량 떨어진 수락산 제4등산로. 지난달 8일 찾았을 때 담배꽁초가 곳곳에서 나뒹굴었다. 바싹 마른 낙엽은 살짝 밟아도 잘게 부스러질 정도였다. 바로 그 옆에 막 버린 듯한 담배꽁초가 있어 기자가 발로 비벼 껐다. 아찔했다. 등산로 주변 산불진화장비 보관함 상태도 엉망이었다. 보관함에는 빗자루 8개와 녹슨 삽 1개만 있었다. 보관함은 자물쇠로 잠겨 불이 나도 쓸 수조차 없는 기막힌 상황이었다. 2일 오후 다시 찾은 제4등산로 입구부터 ‘어김없이’ 담배꽁초 7개가 버려져 있었다. 올라가는 산길 곳곳에서 담배꽁초를 볼 수 있었다. 화재가 크게 번진 5분 능선 귀임봉(288m) 쪽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산불감시원은 보이지 않았다. 주민 임모 씨(80·여)는 “등산할 때마다 담배를 피우는 이들을 만나곤 하는데, 뭐라고 하면 싸움이 날까 봐 늘 참고 지나쳤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화재 원인을 입산자의 실화(失火)로 추정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산불감시원 산불진화장비 보관함은 일부 사정이 나아 보였다. 처음 찾았을 때 용도가 애매해 보였던 빗자루는 사라지고 삽 6개와 쇠갈퀴 4개가 있었다. 자물쇠도 채워져 있지 않아 누구든 꺼내 쓸 수 있었다. 노원구 관계자는 “동아일보 보도 직후 장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삽과 쇠갈퀴 정도로는 “잔불을 정리할 수 있을 뿐이지 큰불에는 별 효과가 없다”고 화재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산불이 화재 예방과 초기 진화를 담당하는 산불감시원의 배치와 운용에 문제가 있어 큰불로 번졌다는 지적도 있다. 산불감시원은 올해 산불 조심 기간인 봄철(1월 25일∼5월 31일)과 가을철(11월 1일∼12월 15일)에만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조심 기간이 끝난 1일 산불감시원은 자취를 감췄고 바로 불이 났다. 수락산 인근 아파트 단지의 일부 주민은 산불감시원이 없어 불이 더 빨리 번졌다고 주장했다. 50대 남성 김모 씨는 “(1일) 근처 편의점에 앉아있던 초저녁에 산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봤다”며 “산불감시원도 없고, 초기 대응이 제대로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원구 측은 산불감시원 활동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취재진과 등산로를 함께 점검한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김동현 교수는 “당시 지적한 위험 요인만 제거했더라도 발화와 확산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예방 안 되는 불은 없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김예윤·구특교 기자}

    • 201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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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수렁 청춘… 학자금대출 못갚아 월급압류 1년새 5배로

    대학 때 받은 학자금 대출을 사회에 진출한 뒤에도 갚지 못해 허덕이는 청년이 늘고 있다. 취업에 성공해도 생활비와 다른 부채 때문에 학자금 상환에 충당할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급기야 학자금 대출 장기 연체자가 돼 ‘울며 겨자 먹기’로 얼마 안 되는 재산까지 나라에 넘기는 청년이 급증하고 있다.○ 강제집행, 1년 새 5배로 껑충 31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은 뒤 장기간 갚지 못해 강제집행을 당한 사례가 지난해 총 311명(34억3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규모다. 한 해 약 70만 명이 학자금 대출을 받는 걸 감안하면 많지 않지만 2015년 61건에서 5배 수준으로 크게 증가한 게 문제다. 재단 측은 “2015년부터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대출자 자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소득 실태가 정확히 파악돼 강제집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제집행은 학자금 대출을 회수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보통 재단은 6개월 이상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재산조사를 벌인다. 이들의 월 소득이 약 155만 원을 넘으면 부동산이나 월급에 가압류를 신청한다. 가압류 이후 당사자에게 분할상환을 권유한다. 만약 이마저 안 되면 부동산이나 월급을 국가로 귀속하는 강제집행 조치가 이뤄진다. 강제집행 직전인 가압류만으로도 대출자들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진다.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에게 손 벌릴 수 없었던 A 씨는 6년 동안 학자금 대출 4000만 원을 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생활비도 대출받아 6년간 공부해 중소기업에 취업했다. 그러나 어려운 생활 때문에 6개월 동안 이자를 내지 못했다. 뒤늦게 이자를 내려고 했지만 재단 측은 A 씨에게 “원금에 해당하는 4000만 원 상당의 재산을 가압류하겠다.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을 때까지 가압류를 풀 수 없다”고 통보했다.○ 부채 총액 등 따지지 않고 ‘무조건 상환’ 문제는 학자금 대출 상환 과정에서 개인의 부채 총액 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B 씨가 그런 사례다. 학자금 대출로 수천만 원을 빌린 B 씨는 졸업 후 한 건설 관련 업체에 취직했다. 그러나 일하던 중 큰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치료비를 내기도 막막한 상황에서 학자금 대출 상환 독촉까지 받았다. 결국 돈을 갚지 못한 B 씨는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올해 초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분석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여대생은 이를 받지 않은 여대생보다 평균 12% 임금이 적었다. 빨리 돈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서둘러 취업하기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을 받았던 윤모 씨(28)는 “200만 원인 월급에서 30만 원씩 갚아 나가는 게 큰 부담이었다”며 “더 이상 부담감을 느끼기 싫어 회사를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으로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청년들의 상황을 알지만 재정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재단에서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든든학자금(대학생 때 대출을 받아 취업 후 상환)의 경우 2015년 상환 대상자 중 9.1%가 돈을 갚지 못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으로 장기 연체자가 늘수록 학자금 대출 재정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압류나 강제집행 등 법적 조치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익준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옴부즈맨처럼 개인 사정이나 가정 상황을 들어보고 예정된 시기에 상환이 가능한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숙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을 때 돈을 갚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김하경·신규진 기자}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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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이 대낮 근무시간에 여고생과 성매매

    현직 경찰이 근무시간에 여고생과 성매매를 했다가 적발됐다. 또 서울의 한 경찰서는 존속살해범 검거 사실을 발표하며 부적절한 표현으로 빈축을 사는 등 경찰 안팎이 시끄럽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여고생 A 양(17)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최모 경위(38)를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경위는 29일 오후 4시경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에서 A 양을 만나 20만 원을 건넨 뒤 성관계를 가졌다. 당시는 근무시간이었다. 조사 결과 최 경위는 A 양과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났다. 범행 장소는 A 양 친구의 집이었다. 경찰은 채팅 앱 모니터링 중 성매매 관련 내용을 파악하고 현장에 잠복했다가 성관계를 하고 나오던 최 경위를 붙잡았다. 최 경위는 성매매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A 양이 미성년자인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부적절한 발표로 비난을 자초했다. 송파서는 29일 치매를 앓는 노모(老母)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했다가 1년 3개월 만에 자수한 50대 아들 사건을 발표했다. 문제가 된 건 발표 자료에서 끔찍한 패륜 범행을 ‘비정한 아들의 마지막 선물’로, 시신을 유기한 행위를 ‘시멘트 관(棺)’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경찰이 범행을 비꼬는 것 같다’ ‘비유도 좋지만 선물이나 시멘트 관 같은 표현은 너무 심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비정한 범행을 강조하려다 다소 부적절한 표현을 쓴 것 같다”고 해명했다.권기범 kaki@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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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상품화-지나친 음주… 한쪽선 여전히 눈살 찌푸리게 하는 장면

    ‘니 고추 장불고기 주먹밥.’ 11일 강원 지역 한 대학의 축제장 주점 메뉴다. 주변 다른 메뉴판에는 ‘오빠가 꽂아준 어묵탕’ ‘탱탱한 황도 6900원’ 등이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글귀에 담긴 성적 의미가 생각나면 대부분 웃음보다 불쾌한 기분이 든다. 축제의 주인공인 학생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학생이 일부 메뉴 내용을 문제 삼아 논란이 일자 단과대 차원의 사과문이 발표됐다. 그러나 거기까지. 학교 차원의 조사나 징계는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회에서 진행하는 행사라 징계까지 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대학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상업화다. 도를 넘은 상업화가 성(性) 상품화와 지나친 음주문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유튜브에는 충청 지역 한 대학의 축제 무대를 찍은 영상이 올라왔다. 여성 4인조 댄스그룹이 짧은 반바지와 브래지어만 입은 상태로 격렬한 춤을 추는 영상이다. 한 멤버는 마이크를 바지에 넣으며 마치 성행위를 암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누리꾼들은 “학교 축제냐 아니면 유흥업소냐”며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축제 주점의 부실한 음식과 바가지 가격 문제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건국대 대나무숲에 “축제가 열리면 시중에서 파는 1000원짜리 튀김을 3000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오자 학생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실제 대학 축제장에서 팔리는 음식은 대부분 시중 음식점보다 1.5∼2배 비싸다. 학생들은 “임대료도 내지 않으면서 쓸데없이 비싸다”는 의견과 “단기간에 수익을 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주말 유흥가에서나 볼 수 있는 호객행위와 만취 학생들로 인한 난장판은 축제 기간에 매일같이 벌어진다. 24일 고려대에서도 학과별로 주점이 열리고 있었다. 일부 학과 학생들은 광고판을 들고 다니며 “합석시켜 줄 테니 한잔하고 가라”며 호객행위를 했다. 일부 학생들은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서울 성북경찰서 안암지구대 관계자는 “축제 기간에 술이 원인이 돼 시비가 붙거나 몸싸움까지 벌이는 사건이 종종 일어난다”며 “위력순찰(공개적인 순찰 활동)을 통하여 사고와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이호재 hoho@donga.com·김하경 기자}

    • 2017-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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