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학교 82%가 지진 무방비…내진성능 가장 취약한 지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7일 2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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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유·초·중·고교 건물 4개 중 1개만이 내진성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5일과 지난해 9월 잇달아 큰 지진이 난 경북 지역은 더 취약해 학교 건물 18%만이 지진에 대비돼 있었다.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내진성능을 확보하고 있는 전국 유·초·중·고교 건물은 전체 3만1797개 중 24.3%인 7738개에 그쳤다. 2015년 말 23.8%였던 학교 내진성능 확보율은 지난해 0.5%포인트 늘어났을 뿐이다. 학교 건물 중 내진성능을 갖춰야 하는 건물은 교사동과 강당, 체육관, 급식실 등이다.

시도별로 보면 내진성능을 갖추지 못한 비율이 제일 높은 곳은 제주도로 85.1%였다. 이어 전북(82.5%) 경북(81.6%) 순이었다. 현대 계측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난 경주(규모 5.8)와 포항(규모 5.4)이 있는 경북 학교 대부분이 지진에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전남(81.1%) 강원(79.5%) 경남(78.9%) 충남(78.1%) 지역의 학교들도 내진 대비에 취약했다.

세종시는 내진성능을 갖춘 학교 건물이 전체 132개 중 75%에 달해 시도 가운데 내진성능 확보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울산(38.3%)이 높았지만 세종시와는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학교 내진보강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올해 크게 늘었다. 2011년부터 학교 내진보강사업을 진행한 교육부는 지난해까지 6년간 이 사업에 1960억 원을 썼다. 반면 올해 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내진보강으로 지원한 예산은 6년 치와 맞먹는 1500억 원이다. 전국 시도교육청들도 자체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올해 내진보강 예산은 모두 2825억 원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재해대책수요 특별교부금 1000억 원을 예방활동에 쓸 수 있어 내진보강 공사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 모든 학교가 내진성능을 갖추려면 추가로 5조 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당장 5조 원을 모두 확보한다 해도 당장 내진보강 공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진보강 공사 업체가 많지 않은 데다 학교는 방학 때만 공사를 할 수 있어서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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