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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지역의 실업률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조선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대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경남 거제에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소가 있고 경남 통영에는 중형 조선사인 성동조선해양 등이 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남 지역의 실업률은 3.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포인트 올라 전국에서 실업률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전북과 울산 지역의 실업률도 지난해 5월보다 각각 0.6%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실제로 경남 지역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크게 줄었다. 5월 경남 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는 총 41만3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만6000명 급감했다. 경남 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올해 2월 44만2000명에서 매달 줄어드는 추세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남 지역은 제조업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고 실업률도 올라가 조선업 구조조정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포인트 오른 9.7%로 집계돼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청년실업률은 올해 2월 12.5%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4개월 연속 동월 기준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체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고 고용률은 61.0%로 0.1%포인트 상승했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유성열 기자}

조선업 밀집 지역의 고용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경남 지역의 실업률 상승폭이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구조조정과 관련한 실업 태풍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자구안을 확정한 조선 3사는 올해 정규직 6000여 명을 감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업체들까지 연쇄적으로 고용 인원을 줄이면 이들 지역의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경남 지역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 상승폭이 1%포인트를 넘은 곳은 경남이 유일했다. 전국 실업률이 지난해 5월 3.8%에서 올해 5월 3.7%로 0.1%포인트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경남 지역의 실업률 상승폭은 이례적인 것이다. 경남의 실업률은 2012∼2013년만 해도 1.5~2.4%로 전국 평균 실업률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줄곧 실업률이 3%대를 보이고 있다. 경남 지역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상 거제), 성동조선해양(통영) 등 조선사들이 몰려 있다. 또한 전북 군산과 울산에는 세계 조선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있다. 경남뿐 아니라 전북과 울산도 5월 실업률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6%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경남 지역은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5월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만6000명이나 줄었고, 전북도 다소(4000명) 감소했다”며 “울산은 자동차 정유 등 다른 산업이 있어 취업자 수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7∼12월) 고용 전망이 더 어둡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는 앞으로 2년 반 동안 인력을 30% 이상 감축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최근 발표했다. 대형 조선 3사의 자구안에 따르면 올해 이들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 6000여 명이 일터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조선사에 의존하는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조선업체 사업장이 밀집한 거제시에서는 내년 3월까지 최대 3만 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우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은 20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6월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심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현장실사에 들어갔다. 정부는 조사단의 보고서를 토대로 이달 말 지정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거제시청 대회의실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 5명과 류장수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 등 민간전문가 8명,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 3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16일 울산과 20일 전남 영암에서도 현장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조사단은 현장실사 결과와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DB) 등 관련 통계를 토대로 지원 대상과 범위 등의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하게 된다. 고용부는 이 보고서를 중심으로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친 다음, 이달 말 이기권 장관이 주재하는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유성열 기자}
앞으로 핀테크 업체는 은행과 제휴를 맺지 않고도 카카오톡 등 모바일 앱을 통해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돼 고객 수수료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개인이 은행에 증빙서류 제출 없이도 연간 5만 달러 이상을 해외에 송금하는 게 허용된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14일 입법 예고했다. 현재 외화이체 업무는 은행만 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전문외국환업무취급기관’ 제도를 도입해 핀테크 업체 등 비금융사도 은행처럼 외국환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간 핀테크 업체들은 은행과 제휴를 맺고 1인당 건별 3000달러, 연간 2만 달러 이내의 소액 외화이체 업무를 위탁해 고객에게 제공해 왔다. 반드시 은행을 거칠 필요가 없게 된 핀테크 업체들은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됐다. 해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양자 간 채권과 채무를 상계해 실제 송금 없이 고객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네팅(netting)’, 송금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 주는 ‘페어링(pairing)’ 등 다양한 방법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핀테크 사업 기회가 늘어나고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 결과적으로 고객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현재 연간 5만 달러 미만의 송금만 증빙서류 확인 면제를 해주던 것을 5만 달러 이상으로 확대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부가 14일 발표한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기능 조정 방안’에는 정책 가짓수는 많았지만 공공기관을 획기적으로 개혁하는 핵심 대책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주무부처와 공공기관의 반대에 통폐합은 최소화됐고, 단순 업무 기능 조정이 중심을 이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권 내부에선 자화자찬만 가득하다.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개혁 성과에 조바심을 느끼자 관료들이 ‘장밋빛 청사진’으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 석탄공사 폐업 ‘없던 일로’ 이번 공공기관 기능 조정에서 ‘뜨거운 감자’는 대한석탄공사 폐업 여부였다. 석탄공사는 채광여건 악화에 따른 생산원가 상승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본이 잠식되고 영업적자가 누적돼 왔다. 지난해 말 석탄공사의 부채는 1조6000억 원, 당기순손실은 626억 원에 이르렀다. 정부가 지난해에만 금융부채 이자비용 등의 명목으로 875억 원을 지원했을 만큼 ‘돈 먹는 하마’였다. 기획재정부는 당초 석탄공사 폐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당장 폐업이 어렵다면 최소한 폐업 일정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탄광의 감산과 폐광은 탄광 노사 간 합의에 따른 자율 신청 없이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특히 폐업 시 석탄공사 부채 처리를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가 됐다. 또 부처 논의 내용이 중간에 언론에 알려지자 석탄공사 노조와 폐광지역 지자체가 강력히 반발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만나 폐업 철회를 요청하는 등 압력이 거셌다. 이견 대립과 반발이 계속되자 정부는 한발 물러나 ‘단계적 구조조정’이란 어정쩡한 타협안을 내놓았다.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신규 채용을 중단하지만 폐업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폐업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석탄공사 노조는 이날 강원 원주시 본사에서 긴급 대의원 대회를 열고 전체 대의원 25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정부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 주무부처의 격렬한 반대로 인해 더이상 진전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 해외자원개발 중장기 전략 제시 못해 또 다른 쟁점 사안이었던 해외자원개발 기능 조정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하지 못했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비(非)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해체 위기에 놓였던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총론 수준의 가이드라인만 정했다. 정부가 에너지 공기업의 조직 개편과 해외자산 매각에 매몰된 나머지 정작 중장기적인 해외자원개발 전략은 ‘실종 상태’다. 일부 핵심 대책은 사실상 현 정부에서 실현되기가 어려운 것들이다. 정부는 8개 에너지 공기업의 지분 20∼30% 상장을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지만 내년에 대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가 공기업 상장을 민영화의 시작으로 보며 반대하고 있어서다. 발전 자회사들의 수익이 좋은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할 명분도 실리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1년 남동발전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사례도 있다.○ 자화자찬만 가득 통폐합 대상 5개 공공기관 중 멸종위기종복원센터(2017년 설립 예정)와 호남권생물자원관(2018년 설립 예정)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기관이다. 실질적으로 통폐합이 이뤄지는 기관은 3개에 불과하다. 주무부처와 공공기관의 강력한 반대로 통폐합에 진전이 없자 정부는 29개 기관의 업무 기능 조정으로 정책 가짓수를 채웠다. 그중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발전용 댐과 한국수자원공사의 다목적댐으로 이원화돼 있는 댐 관리 업무를 수자원공사로 일원화하는 중요한 기능 조정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순 업무 조정이다. 예컨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의 경영지원 인력을 축소하거나 상하수도협회와 환경공단으로 이원화돼 있는 상하수도 통계작성 기능을 한국환경공단으로 일원화하는 정책은 국민 체감도가 낮은 것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청와대와 정부 내부에선 자화자찬 일색이다.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 도입을 들며 “공공개혁이 역대 정부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정권마다 공공기관 개혁이 ‘경영쇄신 방안’ ‘선진화 방안’ 등으로 이름만 달리해 되풀이돼 왔지만 뾰족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공공기관 개혁은 정부가 정부를 개혁하는 만큼 더 철저한 각오와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박민우 기자/ 춘천=이인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원료 구매, 중간 가공, 최종 판매 등 유통 전 과정에서 담합한 45개 제지사에 과징금 1039억4500만 원을 부과하고 42개사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제지사는 폐골판지와 폐신문지 등 고지를 구매해 표면지·골심지·이면지 등의 원지를 만든 뒤, 원지를 붙여 원단을 만들고 다시 이를 가공해 골판지 상자를 만든다. 공정위에 따르면 태림포장, 아세아제지 등 45개 제지사는 △골판지 고지 구매 △골판지 원지 판매 △골판지 원단 판매 △골판지 상자 판매 △신문·인쇄 고지 구매 등 5개 유통 단계에서 3∼6년(2007년 6월∼2013년 4월)에 걸쳐 가격을 담합했다. 공정위는 골판지 원지 판매 담합사건에 대해 2월 전원회의를 거쳐 과징금 1108억240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를 포함한 담합 과징금 총액은 2147억6900만 원으로 제지업계에 부과한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적발해 시정 조치를 내린 불공정 행위 건수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1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6년 대한민국 재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시정 조치를 결정한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는 총 2626건으로 2014년(2435건)보다 7.8%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084건)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 시정 건수는 2010년(2125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지난해는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가 전년보다 각각 47.5%, 65.7%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지면 불공정 하도급 거래 등 불공정 행위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며 “지난해 불공정 행위 시정 건수가 크게 증가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부가 8년 만에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올린다. 이에 따라 올해 4월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벤처기업 카카오도 9월부터 대기업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경제 규모가 커짐에도 ‘대기업 봐주기’ 논란을 의식해 8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던 자산 기준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2배로 늘어났다.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현행 자산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일괄 상향키로 했다. 자산 규모 1위인 삼성(348조 원)과 65위인 카카오(5조 원)는 70배가량 격차가 있는데도 똑같은 규제를 받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 8년째 대기업 기준 안바꾸던 공정위… 대통령 “고쳐야” 한마디에 뒷북행정 ▼지정 기준 변경으로 65개인 대기업집단은 시행령이 개정되는 9월부터 28개로 37개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집단도 대기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공기업은 공공기관운영법, 지방공기업법 등을 통해 공정거래법 수준의 규제를 이미 적용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공정위는 3년 주기로 대기업집단 기준의 타당성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제한 등 38개 법령의 규제에서 벗어나 신사업 진출 등 사업 영역 확대가 가능하다. 다만 이번 조치가 재벌 특혜, 경제민주화 후퇴로 비치는 것을 의식한 듯 일감 몰아주기,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는 현행대로 5조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2007∼2015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49.4%), 대기업집단 자산 합계 증가율(101.3%) 등 경제 여건 변화를 반영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어 지정 기준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대기업집단 제도 개선 과정에서 뒷북 행정과 관료주의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에선 변화한 경제 환경에 맞게 대기업집단 기준을 바꿔 달라고 수차례 건의해 왔지만 그럴 때마다 공정위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4월 언론사 편집국장·보도국장 기자간담회와 5월 제5차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대기업집단 지정은 한국에만 있는 제도로 시대에 맞게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자 비로소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규정 변경 책임은 오롯이 담당자가 진다”며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 아니고선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상향 조정에 대해 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카카오 등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 기업들은 환영했지만 중소기업계는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카카오, 하림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택시, 대리운전, 계란 유통업 등 골목상권 위주로 진출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산업, 업종별로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임우선 기자}
올해 4월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벤처기업 카카오가 이르면 9월부터 대기업에서 제외된다. 또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들도 대기업에서 제외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 방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정 개정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현행 5조 원에서 10조원으로 일괄 상향키로 했다. 자산 규모 1위인 삼성(348조 원)과 65위인 카카오(5조1000억 원)는 자산규모가 무려 70배가량 격차가 있는데도 똑같은 규제를 받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도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공기업은 공공기관운영법, 지방공기업법 등을 통해 공정거래법 수준의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기업은 기본적으로 총수일가 사익편취가 없고, 공시의무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지켜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개선방안에 따르면 올해 4월 지정된 대기업집단 65개 중 자산규모 10조 원 미만인 25개 민간기업과 12개 공기업이 시행령이 개정되는 즉시 대기업 지정에서 제외된다. 65개 대기업집단이 절반 이하인 28개로 줄어드는 셈이다. 공정위는 13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9월 개정안이 시행되면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원용하는 중소기업기본법 등 38개 타법령의 적용기준도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으로 바뀐다. 다만 경제력집중 억제 시책 중 사후규제에 해당하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공시의무는 법률 개정을 통해 현행 5조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공정위는 국민경제 규모의 변화, 지정집단 자산총액 변화 등을 고려해 3년마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의 타당성을 재검토한다. 경제여건이 달라졌음에도 대기업 기준변경의 명시적 근거 규정이 없어 정치적 고려 없이는 바꿀 수 없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공정위는 2008년 4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2조 원에서 5조 원으로 올렸지만 이후 8년이 넘도록 기준을 바꾸지 않았다.세종=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된 지 1년 반이 됐지만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배출권을 사려는 기업은 많지만 팔려는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기업마다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정해주고 이를 초과한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입하도록 한 제도다. 배출권을 구입하지 않고 허용량을 초과해 배출하면 초과한 양만큼 배출권 평균 가격의 3배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기업들은 올해 3월 말 환경부에 지난해 배출량을 보고했다. 온실가스를 할당량보다 초과 배출한 기업들은 이달 말까지 시장에서 배출권을 매입하거나, 올해분에서 차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 4∼6월은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거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출권 거래시장이 문을 연 지난해 1월 12일 이후 올해 6월 3일까지 배출권 누적 거래량은 344만3241t으로 정부가 2017년까지 배출하도록 525개 기업에 사전 할당한 배출권 총량 15억9772만 t의 0.2%에 불과하다. 거래 실적이 저조한 것은 현재 시장에는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만 있을 뿐 이를 팔겠다고 내놓은 물량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배출권 시장 정책에 대해 기업들의 공감대가 부족한 데다 기업이 배출권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마치 부과된 할당량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오해를 받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감축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2017년까지 목표로 세워 놓은 감축 기준을 현재로서는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배출권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보유한 배출권 예비분 90만 t을 긴급히 이달 초 시장에 공급했다. 정부는 “배출권이 시장에 풀리지 않아 물량 부족을 겪는 업체들을 위해 예비분을 공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배출권 가격 수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이 거래 부진의 원인으로 봤다. 김영 거래소 일반상품시장부장은 “매도, 매수 측 모두 기준으로 삼을 만한 가격이 없다 보니 가격 움직임도 크고, 거래도 부진하다”며 “가격 안정성이 생기고 적정 가격이 형성되면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배출권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달부터 배출권 거래제 총괄 업무를 환경부에서 기획재정부로 이관했다. 백용천 기재부 미래경제전략국장은 “그간 환경부 주도로 업무를 하다 보니 기업이 제도를 환경 규제로 받아들인 측면이 있었다”며 “신산업 혁신과 육성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이건혁·정민지 기자}
지난해 코레일 사장의 연봉 증가율이 공기업 30곳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 사장의 연봉은 1억8491만 원으로 2014년(1억409만 원)에 비해 77.6%(8082만 원) 증가했다. 단순 연봉 증가액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가장 컸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 사장의 연봉은 2억4350만 원으로 전년보다 1억462만 원 늘었다. 지난해 6월 발표된 201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S∼E 6개 등급 중 주택도시보증은 A등급, 코레일은 B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 코레일 사장에게 각각 기본급의 96%, 72%에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됐다. 한편 지난해 공기업 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8198만 원으로 2014년(1억5440만 원)보다 17.8% 증가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지난해 코레일 사장의 연봉 증가율이 공기업 30곳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 사장의 연봉은 1억8491만 원으로 2014년(1억409만 원)에 비해 77.6%(8082만 원) 증가했다. 단순 연봉 증가액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가장 컸다. 지난해 주택도시보증 사장의 연봉은 2억 4350만 원으로 전년보다 1억462만 원 늘었다. 지난해 6월 발표된 201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S~E 6개 등급 중 주택도시보증은 A등급, 코레일은 B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보증, 코레일 사장에게 각각 기본급의 96%, 72%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됐다. 한편 지난해 공기업 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8198만 원으로 2014년(1억5440만 원)보다 17.8% 증가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부가 해외자원 개발로 막대한 부실을 떠안고 있는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공기관에 대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광물자원공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여 유관기관과 통합하고,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는 해외자원 개발 기능을 함께 묶을 방침이다. 대한석탄공사는 단계적인 감산을 통해 폐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9일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능조정 방안 등을 보고한 뒤 곧바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정부는 우선 광물자원공사의 자산매각 절차에 착수한다. 이명박 정부 때 집중됐던 무리한 해외자원 개발 투자로 지난해 광물자원공사의 부채비율은 6905%에 달했다. 정부는 부실한 것으로 판정되는 해외 광산 등을 팔고 해외 업무도 점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기능 조정을 통해 비축이나 자원개발 관련 업무를 다른 기관으로 이전해 몸집을 줄인 뒤 유관기관과 통합하는 것이 목표다. 기재부 관계자는 “단기간 내 해체는 불가능하며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점진적인 구조조정”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가스공사-석유공사 통합은 일단 보류됐다. 다만 문제가 된 해외자원 개발 기능은 통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자원 개발과 유통을 함께 수행할 능력을 갖춘 가스공사에 기능이 합쳐질 가능성이 크다. 공공기관의 독과점 업무도 민간에 이양하거나 개방하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가 독점해 온 원전 해외수출 주계약자 지위를 한국수력원자력에도 허용하고, 한전KDN과 한전KPS 등 한전 자회사의 업무도 일부 민간에 문호를 열기로 했다. 석탄공사에 대해서는 단계적 감산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폐업시킬 방침이다. 현재 폐광이 거론되는 곳은 석탄공사 산하 전남 화순, 강원 도계와 장성 탄광 등 3곳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탄광 노동자 대부분이 고령으로 노사 합의가 잘 이뤄지면 구조조정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지역경제 침체 등의 문제는 정부가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탄공사는 정부의 폐광 방침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날 조합원 1262명을 대상으로 총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92.4%(1166표)가 총파업에 찬성했다. 석탄공사 폐광반대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오전 회의를 열고 파업 일정과 방법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신민기 기자}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양국 기업인들의 모임에 잇따라 참석하는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박 대통령이 3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취임 이후 네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수교 13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하기로 하는 등 한-프랑스 관계는 순조롭다. 하지만 양국 간 교역 규모는 감소 추세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이에 앞서 2일 박 대통령은 ‘한-프랑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교역·투자 확대, 에너지 신산업·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 창업 교류를 통한 창조경제 등에서의 협력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35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프랑스의 과학 기술력과 한국의 응용·생산기술을 결합하면 신산업에서 양국은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소전기차,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분야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어 ‘배를 만들고 싶다면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주라’는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하며 “혁신과 창의가 주도하는 상호 협력”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프랑스는 1950년대 누벨바그(새로운 물결)의 진원지이며 한국은 한류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지혜를 모아 미래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고 그 물결 위에서 양국이 힘차게 번영의 바다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 현장을 방문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해외 비즈니스 상담회 현장을 직접 찾은 건 지난해 4월 페루 방문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유망 신산업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세계 3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등이 가진 의약품 연구개발(R&D) 및 마케팅 능력과 한국 기업들이 보유한 생산 역량을 결합해 아시아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 공동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는 ‘K콘(Con) 2016 프랑스’에서도 이어졌다. K콘은 ‘K팝 콘서트’와 ‘K전시 컨벤션’이 결합된 한류 종합 행사다. 박 대통령은 한식 체험 등 전시 체험 존을 둘러보며 프랑스인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한편 한국은 국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에 가입한다. 기획재정부는 “박 대통령이 3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입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리클럽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등 총 20개 국가로 구성된 공적채무의 재조정을 논의하는 비공식 협의체다. 한국이 정회원국이 되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9년 만에 국제사회에서 선진 채권국으로 인정받게 된다.파리=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김창덕 기자/ 세종=박민우 기자}

한국 경제가 수출 침체의 수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기 부진에다 저유가, 단가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1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5월 수출액이 39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한 가운데 13개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석유제품(―27.2%) 반도체(―4.1%) 철강(―4.0%), 자동차부품(―7.1%) 등 핵심 품목의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국, 베트남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한 반면 중국, 일본과 저유가로 수요가 침체된 중동, 중남미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대중 수출은 9.1% 줄어 지난해 7월부터 11개월째 감소세다. 5월 일평균 수출액이 18억5000만 달러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건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다. 올해 일평균 수출액은 1월 16억2000만 달러에 머물렀지만 2월 18억 달러, 3월 17억9000만 달러, 4월 18억2000만 달러로 조금씩 나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이를 회복세로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수석이코노미스트)은 “고질적인 수출 부진이 완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 않는 이상 수출 부진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장기간 수출 부진의 여파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 흑자는 33억7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 이후 사상 최장인 50개월째 지속되고 있지만 그 규모는 2014년 1월(18억7000만 달러) 이후 최저치다. 3월(100억9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4월(77억3000만 달러)에 비해서도 56% 줄었다. 특히 4월에는 수입보다 수출의 감소 폭이 더 커져 2014년 11월부터 이어진 ‘불황형 흑자’ 구조가 깨졌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앞으로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경상수지 흑자 폭은 점차 줄어들고 향후 원화 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로 넉 달 만에 0%대로 다시 추락한 것도 악재다. 한은의 중기 물가 안정 목표(소비자물가 상승률 2%)에 한참 못 미친다. 저유가로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1.6%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을 0.49%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국내 제조업이 침체되고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다. 저물가로 기업의 매출이 줄면 결국 소득(임금)이 줄어 소비가 위축되고 다시 저물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팀장님, 오늘까지 석탄 실은 배 안 들어오면 발전소 보일러 꺼야 됩니다.” 말 그대로 하늘이 뚫린 것 같았다. 2011년 1월, 호주 퀸즐랜드 주에는 두 달째 비가 쏟아져 내렸다. 호주에 내린 폭우에 한국도 위기 상황에 처했다. 한국은 호주에서 발전용 석탄의 35%를 수입했다. 해수면보다 지대가 낮은 퀸즐랜드의 노천 광산들이 홍수로 물에 잠기면서 당장 발전용 석탄 수입이 끊길 지경에 놓인 것이다. 당시에는 국내 전력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화력발전소 가운데 한 곳이라도 멈추면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발전사들은 서로 남은 석탄을 돌려쓰고 창고 바닥에 붙은 석탄 부스러기까지 긁어서 쓰며 버텼다. 국내 발전사에 근무하는 A 팀장은 요즘도 그때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 당시 그는 한국이 석탄, 석유 등 에너지원의 95%를 외국에서 수입해 쓰는 에너지 빈국(貧國)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명박 정부는 자원외교를 외교 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두고 해외 자원 확보에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무리한 사업 추진에 따른 부작용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애써 확보한 해외 자원은 빚더미로 바뀌었다. 해외 자원 개발의 주축인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각각 4조5000억 원, 2조63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방만한 투자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 때문에 해외 자원 개발은 전면 중단됐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 신규 사업 수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71개로 가장 많았으나 2015년 10개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5월 말 현재 신규 사업이 한 건도 없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저유가로 가격이 떨어진 요즘이 해외 자원 확보의 적기라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은 도려내야 하지만, 자원 개발은 자원 안보까지 고려하는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박민우 기자}
한국이 해외자원개발을 처음 시작한 건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을 겪으면서부터다. 세계 각국이 자원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한 가운데, 특히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은 해외자원개발에 사활을 거는 계기가 됐다.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해외투자는 크게 위축됐다가 2000년대 노무현 정부 들어 다시 해외자원개발이 추진됐다. 하지만 가장 본격적으로 나선 건 이명박 정부 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출범 초기인 2008년 6월부터 공기업의 역할을 강화하는 정책을 수립해 해외자원개발에 나섰다”며 “재임 시절 해외자원에 투자한 금액은 26조 원으로 투자 대비 총회수율은 114.8%(30조 원)에 이른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해외자원개발에 따른 수조 원대의 손실이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 1호로 평가받는 이라크 쿠르드 유전사업은 전체 5개 광구 중 3곳에서 탐사에 실패하거나 탐사권 만료로 철수해 투자비용(1조5500억 원)의 대부분을 날리게 됐다. 광물자원공사는 2조6000억 원을 투자한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에서 448억 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석유공사가 수조 원대에 인수한 캐나다 하비스트(3조7000억 원)와 영국 다나(3조3000억 원)에서도 각각 1조 원이 넘는 순손실을 봤다. 지난해 11월 석유·가스·광물 3개 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 성과분석’ 결과를 발표한 감사원은 “사업성 검토 미흡과 실적 부진으로 다수 사업이 부실화되고, 자원가격 하락까지 겹쳐 공기업의 재무상태가 악화돼 계획된 추가 투자비도 조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3개 공사에 사업매각, 구조조정을 포함한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촉구했다. 무리한 사업을 벌인 이명박 정부 실세와 ‘낙하산’ 기관장에 대한 검찰 수사도 이뤄졌다. 자원외교 특사였던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과 ‘왕차관’으로 불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고 각종 비리 의혹도 불거졌다. 검찰은 지난해 무리한 투자로 국고 손실을 입힌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 김신종 광물공사 사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과 박 전 차관 등 윗선에 대한 책임 추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비리가 있다면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를 엄벌하면 된다”면서 “그러나 이런 문제를 침소봉대해 자원외교나 해외자원개발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하지 못하게 막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주장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전 세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자원산업의 상류부문(업스트림·Upstream)에서 고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적인 석유회사들은 순이익의 80%가량을 개발사업에서 냈다. 반면 한국의 에너지 공기업은 석유화학 정제 등 하류부문(다운스트림·Downstream)에 머물러 있어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상류로 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 가스 광물 등을 포함하는 자원산업은 상·하류로 구분된다. 광권을 취득해 자원을 탐사하고 개발, 생산하는 일련의 자원개발 과정이 상류부문이다. 이후 이를 수송하고 정제해 판매하는 과정은 하류부문이라고 부른다. 상류인 자원개발산업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대규모 장기투자 산업이다. 고위험-고수익 구조다. 실제 석유개발의 탐사성공률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탐사에 성공할 경우 장기간 안정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탐사개발 10곳 중 1곳만 터져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한중일 해외자원개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5대 메이저 석유회사(엑손모빌, 셰브론, 로열더치셸, BP, 토털)들은 순이익의 80%를 석유개발을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손모빌이 상류부문에서 벌어들이는 분기당 순이익은 68억 달러(약 8조 원) 수준이다. 주요 에너지 기업의 매출은 전 세계에서도 최상위권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2015년 500대 기업 가운데 10위 이내에 포함된 주요 에너지 기업이 5곳이나 된다. 2014년 매출 기준으로 선정된 순위에서 시노펙그룹, 로열더치셸, CNPC, 엑손모빌, BP가 2∼6위를 싹쓸이했다. 이 5개 기업의 합산 매출액은 2조480억 달러로 2014년 한국 국내총생산(GDP) 1조4100억 달러의 1.5배에 이른다. 반면 한국의 석유기업들은 정제, 수송 등 하류부문에 치중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석유화학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8.2%에서 2014년 1분기(1∼3월) 2.9%로 추락했다. 특히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 시장이 축소되고, 미국과 중동 시장에서의 점유율마저 줄어드는 상황이다. 정부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자원개발 기능을 분리해 통폐합함으로써 상류부문에 대한 역량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르면 내년부터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투자해도 세금을 감면받는다. 현재는 개인 투자자에게만 이런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대기업 금고에 쌓인 돈을 벤처 및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투자로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가진 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 “앞으로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이 벤처기업에 출자할 때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벤처 창업이 양적으로는 크게 늘었지만 많은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기술 개발에 성공한 벤처기업이 사업화 전까지 겪어야 할 어려움)’을 넘지 못하고 성장 단계에서 정체에 빠져 있다”며 “민간자금의 벤처 생태계 유입을 더욱 촉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는 벤처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투자금의 5%가량에 해당하는 세금을 세액공제로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정부는 개인(에인절 투자자)의 벤처기업 지분 투자에 대해서만 투자금의 10∼100%를 소득공제하지만 기업의 벤처 투자에 대해선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정부는 또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판매할 때에도 세금을 일부 공제해 주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제값을 받고 거래될 수 있도록 세제지원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중소기업이 벤처기업의 기술을 인수할 때 매입금액의 7%를 세액공제하고, M&A로 벤처기업을 인수하면 기술평가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깎아준다. 그마저도 M&A 대금에서 현금이 80%를 초과하거나 벤처기업의 지배주주가 주식을 배정받으면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준 벤처기업협회장을 비롯해 국내 벤처 1세대부터 창업 초기 기업까지 7개 업체가 참석했다. 벤처기업들은 해외 진출 지원 확대, 벤처기술 도용 방지, 벤처특별법의 시장 친화적 전환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르면 내년부터 삼성,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투자해도 세금을 감면받는다. 현재는 개인 투자자에게만 이런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대기업 금고에 쌓인 돈을 벤처 및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투자로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가진 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 “앞으로 투자여력이 있는 기업이 벤처기업에 출자할 때 세제혜택을 주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벤처창업이 양적으로는 크게 늘었지만 많은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기술개발에 성공한 벤처기업이 사업화 전까지 겪어야 할 어려움)’을 넘지 못하고 성장단계에서 정체에 빠져있다”며 “민간자금의 벤처 생태계 유입을 더욱 촉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벤처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투자금의 5%가량에 해당하는 세금을 세액공제로 깎아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정부는 개인(엔젤투자자)의 벤처기업 지분투자에 대해서만 투자금의 10~100%를 소득공제하지만 기업의 벤처투자에 대해선 혜택을 주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정부는 또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판매할 때에도 세금을 일부 공제해 주기로 했다. 유 부총리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제 값을 받고 거래될 수 있도록 세제지원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중소기업이 벤처기업의 기술을 인수할 때 매입금액의 7%를 세액공제하고, M&A로 벤처기업을 인수하면 기술평가액의 10%를 법인세에서 깎아준다. 그마저도 M&A 대금에서 현금이 80%를 초과하거나 벤처기업의 지배주주가 주식을 배정받으면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준 벤처기업협회장을 비롯해 국내 벤처 1세대부터 창업 초기기업까지 7개 업체가 참석했다. 벤처기업들은 해외진출 지원 확대, 벤처기술 도용 방지, 벤처특별법의 시장 친화적 전환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의 이해관계자인 KT에 자료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정위가 KT에 요청한 자료는 ‘해외규제기관의 통신·방송시장 기업결합 심사절차와 관련 사례, 심사 기한’으로 KT는 17일 관련 자료를 공정위에 전달했다. 24일 현재 공정위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 결합 심사를 시작한 지 176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심사가 진행 중인 셈이다. 이번 M&A에서 공정위의 기업 결합 심사기간은 최장 기한인 120일을 이미 훌쩍 넘겼다. 하지만 공정위는 자료 보정 요청 기간은 심사 기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자료 보정을 요청했고, 며칠이나 제외됐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이번 심사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다 돼 가면서 심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정위는 이례적으로 심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과거 방송·통신 분야 심사건 중 경쟁 제한성이 있어 시정 조치를 한 경우에 1년 이상 소요된 건도 다수 있었다”며 “또 이번 건은 국내 최초의 통신-방송사업자 간 기업 결합으로서 과거 사례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만약 공정위가 시정 조치를 염두에 두고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면 심사 기간이 1년 이상으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서류 보정 기한을 제외하면 법에서 정한 120일의 심사 기한 중 이미 80%는 지난 것으로 내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러면서도 20차례가 넘는 토론회를 거치면서 주요 쟁점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상황에서 아직도 공정위가 심사 중인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심사의 장기화로 투자 타이밍을 놓칠 수 있는 것을 포함해 향후 발생할 유무형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M&A를 반대하는 KT와 LG유플러스의 입장은 다르다. KT 관계자는 “이번 심사는 단순히 제조업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위한 M&A와 다르다”며 “향후 시장 지배력이 전이돼 공정 경쟁을 침해할 수 있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신중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인수 회사인 CJ헬로비전의 경영 상태가 당장 인수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에 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심사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양 진영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합병 반대 측에서는 심사 기간이 길어져 20대 국회에서 통합방송법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합병 심사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합방송법이 통과되고 시행령이 만들어져 인터넷(IP)TV의 케이블방송에 대한 소유 지분을 규제하면 결국 합병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블TV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 논의가 본격화되면 결국 합병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정부 관계자는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결국 청와대의 의사 결정이 이뤄지면 신속하게 심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인허가의 첫 관문인 공정위의 심사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최종 결정권을 가진 미래창조과학부와 사전동의권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망하는 분위기다. 미래부는 현재 서류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정위의 심사 결과가 나와야 자문위원(통신 분야) 및 심사위원(방송 분야)을 구성하고 공식 심사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 정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