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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봄 TV를 보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해 동아마라톤 풀코스를 달린 70대 할아버지, 간경화를 딛고 완주한 50대 화가, 무엇보다 11세 소년이 하프코스를 완주한 뒤 기쁨에 겨워 우는 장면을 보고 ‘도대체 난 뭘 하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1994년 스키를 타다 왼쪽 인대가 파열돼 철심을 박고 재활만 하고 있던 터였다. 육사 출신으로 운동에는 일가견이 있던 나인데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는 것 아닌가. 그때부터 달렸다. 18일 열리는 2012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에서 풀코스 114회 완주에 나서는 황재윤 국세청 심사1 과장(57)이 마라톤에 빠져든 배경이다. 처음엔 무릎이 완쾌됐는지 가늠하려고 달렸다. 1997년 말 하프코스를 완주한 뒤 1년여 동안 ‘하프 마니아’로 달렸고 1999년 3월 풀코스에 입문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로 달리기 열풍이 분 것도 그를 마라톤으로 내몰았다. 사회 전체가 마라톤에 빠진 듯한 분위기였다. 2001년 4월 이틀 새 풀코스를 2회 연속 완주하면서는 “인간 한계는 어디까지인가”를 몸소 느끼면서 달렸다. 그해 11월 100km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했고 2002년 트라이애슬론 철인코스(수영 3.9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13시간47초에 주파했다. 울트라와 철인3종을 하면서 2004년엔 풀코스를 30회나 완주했다. 골수 마라톤 마니아로 명성도 얻었다. 2005년 4월 풀코스 마라톤 입문 7년 만에 100회를 돌파했다. 달려야 살아있음을 느꼈다. 업무상 2005년 중국으로 발령이 나면서 3년간 풀코스를 7회밖에 완주하지 못했고 2008년 귀국한 뒤에도 국내에 적응하느라 풀코스를 3회만 달렸다. 그러면서 마라톤에 대한 철학도 바뀌었다. 황 과장은 “한창 땐 1년 52주 중 37주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이젠 펀런(즐겁게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의 풀코스 최고기록은 3시간17분43초. 하지만 이젠 주 3회 10km를 가볍게 달리며 봄 가을 4시간30분 페이스로 2회씩 풀코스를 달리고 있다. 그는 “70세가 넘어서도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것 아닌가요. 그때까지 달리기 위해선 이제 즐겨야죠”라며 웃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대 로마의 위대한 정치가 카이사르가 인간성을 꿰뚫은 이 명언은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자신의 과오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바로 그렇다. 최근 협회가 저지른 세 번의 헛발질이 사실상 모두 자신의 판단 착오 탓인데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축구계가 술렁이고 있다.한국 축구계는 지난해 말 조광래 대표팀 감독 경질을 시작으로 큰 폭풍에 휩싸였다. 조 감독 경질 때 기술위원회도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모 방송사가 먼저 터뜨려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을 어떻게 이렇게 상스럽게 자르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조 회장이 평소 친분이 있던 그 방송사 고위 인사에게 귀띔해줘 보도됐다는 소문이 무성했다.후임 사령탑으로 최강희 감독을 선임할 때도 조 회장은 구설에 올랐다. 황보관 기술위원회 위원장이 “삼고초려해서 최 감독을 모셨다”고 했는데 느닷없이 조 회장이 “현대 출신 모임 때 내가 설득했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렇지 않아도 기술위의 독립성이 문제가 될 때였다. ‘감독은 회장이 뽑는 거야’를 여실히 보여줬다.압권은 횡령 비리를 저지른 직원을 자르면서 1억5000만 원의 위로금까지 지불한 것이다. 사건이 불거졌을 때 조 회장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지만 인사위원회의 모든 결정 사항은 회장에게 보고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협회 노동조합이 이를 알고 행정 책임자인 전무이사를 경질하라고 권고했다. 전무는 다른 문제로도 직원들과 알력이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조 회장은 “노조에 밀리면 안 된다”며 거부했고 결국 노조가 이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해 축구협회는 ‘돈 많은 비리집단’으로 낙인찍히며 상급 기관의 감사까지 받았다. 당시 협회 고위 인사들은 한결같이 “전무를 바꾸자”고 조언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최근 사무총장을 선임하고 그 밑에 사무차장을 두는 것을 놓고도 협회 안팎에서 말이 많다. 그런데 조 회장은 이런 분위기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한 축구인은 “회장이 언젠가부터 귀를 막고 산다”고 했다. 또 다른 축구인은 “무엇에 씐 것 같다”며 조 회장의 독선을 꼬집었다. 과거 속칭 ‘축구 야당’의 비판이 이젠 내부에서도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조 회장은 내심 내년 1월 열리는 대의원 총회에서 연임을 노린다. 그런데 “한국축구를 다 망쳐 놓고 무슨 연임이냐”고 비아냥거리는 축구인들이 늘고 있다. 한 협회 직원은 “축구인이 회장을 하니까 인재 풀도 좁아지고 파벌만 더 생겼다. 정치인이나 기업인이 할 때보다 더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임기 말 조 회장이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양종구 스포츠레저부 yjongk@donga.com}

뉴욕과 런던, 베를린, 보스턴 등 세계 4대 마라톤대회에서는 출발 전에 참가자들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던지고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래된 전통으로 대회조직위는 자선단체와 함께 옷을 모아 재활용해 불우한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한다. 참가자 대부분이 한 점 이상 벗어 놓고 달리니 모두가 기부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최초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인증 최고 등급을 받아 3년 연속 ‘골드 라벨’ 대회로 치러지는 2012 서울 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도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다. 대회조직위가 국내외 소외계층 및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공익법인 아름다운가게(이사장 손숙)와 함께 ‘뷰티풀레이스’ 행사를 2006년부터 7년째 진행한다. 레이스 당일 참가자들에게 옷을 기증받아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 국내 최고 전통을 자랑하는 동아마라톤은 1994년 국내 최초로 마스터스 부문을 도입해 대중 마라톤을 선도하며 마라톤을 통한 사랑 실천도 주도하고 있다. ‘1m 1원(1m당 1원을 자선기금으로 내는 행사)’ ‘에티오피아 희망프로젝트’ ‘해외아동 결연’ 등 ‘42.195는 사랑입니다’ 캠페인을 국내 최초로 시작해 기부문화를 확산시켰다. ‘뷰티풀레이스’도 동아마라톤이 첫 스타트를 끊었고 다른 대회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 2006년 4t을 모은 것을 시작으로 2008년 10t의 옷을 수거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비가 오는 바람에 주춤했지만 옷을 기증해 자선에 참여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크게 늘고 있다. ‘뷰티풀레이스’에 참여하는 방법은 출발지에서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놓고 가면 아름다운가게 관계자들이 수거한다. 출발지인 서울 광화문과 골인지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 설치된 홍보 부스를 통해서도 할 수 있다. 홍보 부스를 통해 참여하는 참가자들은 캠페인 차원에서 ‘뷰티풀레이서’ 인증 스티커(출발지)와 발 냄새 제거를 위한 커피 재활용 방향제(골인점) 등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여자 마라톤 최고기록은 1997년 10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서 권은주(당시 코오롱)가 세운 2시간26분12초다. 이 기록이 근 15년간 난공불락으로 버텨온 데는 권은주가 당시로선 엄청난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유망주가 나타나지 않은 측면도 크다. 18일 열리는 2012 서울 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기대주 김성은(23·삼성전자·사진)이 15년 묵은 한국 최고기록을 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성은은 2010년 서울 국제마라톤에서 풀코스 도전 두 번 만에 2시간29분27초로 역대 4위, 현역 2위 기록을 세우며 혜성같이 나타났다. 임상규 삼성전자 감독이 2007년 고교 중거리 랭킹 1위 출신으로 스피드가 좋은 김성은을 스카우트해 5000m와 1만 m, 하프마라톤 등 차근차근 거리를 늘려가며 마라토너로 변신시킨 결과였다. 하지만 김성은은 이후 1년여간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각종 잔부상이 이어져 훈련 및 대회 출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열린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다시 훈련을 시작한 김성은은 1년 전 기록으로 마라톤 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고 몸을 잘 만들어 더운 날씨에도 세계선수권 여자부에서 2시간37분5초로 28위(국내 1위)를 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해 10월 제92회 전국체전 1만 m에서 33분46초61로 우승하며 자신감을 찾았고 12월 중순부터 2월 22일까지 경남 통영에서 가진 겨울훈련을 부상 없이 소화했다. 임 감독은 “2년 전에 비해 체력과 스피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훈련해 본인 스스로도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개인 최고기록 경신은 무난하고 2시간27분대까지도 넘본다”고 덧붙였다. 레이스 당일 컨디션에 따라 한국 최고기록 경신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국내 여자부에서는 2시간27분48초(2009 서울 국제마라톤)로 현역 랭킹 1위인 이선영(27)과 2시간34분8초(2006 서울 국제마라톤)의 임경희(30·이상 SH공사), 2시간30분50초(2003 중앙마라톤)의 정윤희(29·K-water) 등도 출전해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에서 일본과 이라크를 피하고 이란을 만났다.한국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열린 최종 예선 조 추첨에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레바논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순으로 시드를 받은 가운데 30위인 한국은 호주(20위)와 함께 톱시드에 속해 호주를 피할 수 있었다. 또 2번 시드면서 2013년 대륙간컵 출전 일정상 5번 시드를 자청한 일본(33위)이 B조로 가면서 ‘한일전’도 피했다. 또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는 6승 10무 2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강호로 떠오른 이라크(76위)도 피해 전반적으로 무난한 조 편성이란 평가를 받았다.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일본과 이라크를 피해 다행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란보다는 일본을 원한다고 했는데 일본을 만났으면 일정상 한국은 원정을 다녀온 뒤 홈경기를 한 일본을 만나게 돼 힘겨운 상황이었다. 비록 한국의 홈경기지만 일본과 시차가 없어 일본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일전 패배는 큰 타격이 될 수 있었는데 피했다”고 분석했다.한국은 6월 8일 카타르와 원정 1차전을 치르고 불과 4일 뒤 홈에서 레바논과 2차전을 치르게 돼 초반 일정이 그리 좋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역대 상대 전적에서 9승 7무 9패로 호각세인 중동의 강호 이란을 초반 원정에서는 피했다. 한국은 내년 6월 11일 우즈베키스탄, 7일 뒤 이란과 연거푸 홈경기를 해 후반 일정은 좋다. 특히 조 1위를 다툴 것으로 보이는 이란과 마지막 경기에서 만나는 것도 한국에 유리하다.최 감독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이란 원정이 어렵지만 중동 원정은 다 똑같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초반 카타르 원정을 다녀와 홈에서 레바논을 만나게 돼 역(逆)시차가 생겨 만만치 않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한국이 넘어야 할 산으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꼽았다. 이란은 최근 한국에 강세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한국이 1승 4무 2패로 열세다. 게다가 원정 지역이 고지대라 한국으로선 최악의 상대인 셈이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이 상대 전적에서 7승 1무 1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급상승세에 있다. 3차 예선 C조에서 5승 1무로 일본(3승 1무 2패)을 제치고 1위를 했다.다섯 팀씩 두 개 조로 나뉘어 홈 앤드 어웨이로 치르는 최종 예선은 6월 3일 시작해 각 조 1, 2위가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3위끼리의 플레이오프 승자는 남미 5위팀과의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면 본선에 출전할 수 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준우승한 정진혁 등 건국대 선수들은 6일 충남 공주에서 15km를 달렸다. 18일 열리는 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를 대비한 마지막 실전 훈련이다. 매 5km를 15분5초, 15분F, 14분55초로 달렸다. 7일부턴 가벼운 조깅과 스피드 훈련으로 컨디션 조절에 들어간다. 황규훈 감독(59)이 이끄는 건국대는 ‘마라톤 사관학교’로 불린다. 1974년 동아마라톤에서 한국 기록(2시간16분15초)을 세우고 이듬해 대회 2연패를 한 문흥주를 비롯해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김원탁과 김이용 형재영 장기식 오성근 등 한국마라톤의 대들보를 계속 길러내 붙은 이름이다. 건국대 선수들은 매년 3월 한국 기록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며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 손기정 선생을 비롯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챔피언 황영조, 2000년 보스턴 챔피언 이봉주를 키운 한국 마라톤의 메카인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세계적인 건각들과 겨루며 기록을 단축한다. 정진혁은 지난해 대회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 2시간9분28초로 국내 역대 랭킹 7위, 현역 랭킹 2위 기록을 세우며 한국 마라톤의 샛별로 떠올랐다. 정진혁은 몸이 제대로 성장하지 않으면 2학년 때까지 풀코스를 달리지 못하게 하는 황 감독이 2학년 때부터 풀코스를 뛰게 할 정도로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 번째 풀코스 도전 만에 ‘일’을 낸 것이다. 정진혁은 제주도 동계훈련을 잘 마쳐 2000년 이봉주가 세운 한국 기록(2시간7분20초) 경신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감독은 “지난해보다 훈련을 잘했고 몸 상태도 좋다. 현재로선 지난해 세운 개인 최고 기록 경신은 무난하다. 날씨만 좋다면 한국기록도 충분히 갈아 치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4학년 고준석과 3학년 이영욱 등 3명이 풀코스에 나선다. 2학년 조용원과 1학년 선명준은 20km까지 달리는 페이스메이커로 레이스 감각을 익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을 이끈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53)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한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43)이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4시간의 시차를 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 최강희 월드컵 대표팀 감독 “집중력! 더 큰산 넘자”이제 쿠웨이트란 작은 산을 넘었다. 최종예선 땐 더 큰 산을 많이 넘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치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최종예선 땐 수준급 팀을 상대해야 한다. 단판 승부같이 박빙일 것이다. 작은 실수와 집중력에 따라 승부가 갈라진다. 대표팀은 절대적으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대표팀은 한 경기의 결과에 엄청난 부담을 느낀다. 결국에는 결과가 중요하다. 현재는 무리하게 너무 먼 곳을 바라볼 처지가 아니다.미래를 위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필요한데 최종예선에서 꼭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 젊은 선수를 많이 뽑지는 못할 것 같아 고민이다. 최종예선까지만 대표팀을 맡겠다고 했는데 쿠웨이트전을 치르고 그 생각이 더 확실해졌다. 본선은 해외파 감독이 치르는 게 좋다고 했는데 국내 감독에겐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였다.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을 포함해 K리그에도 뛰어난 젊은 감독이 많아 4년이란 시간을 주고 기다리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쿠웨이트전 땐 10일간의 훈련기간이 있어 국내파 베테랑 위주로 꾸렸다. 최종예선 땐 달라져야 한다. 경기를 앞두고 각 리그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인 선수들 위주로 뽑겠다. 한국 선수들 수준을 감안하면 브라질 본선에 충분히 갈 수 있다. 최종예선에서 일본과 이란 중 누굴 만나고 싶으냐고 묻는데 이란은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고 고지대다. 일본은 가깝다. 또 최근 일본의 전력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한국이 충분히 넘을 수 있다. 만나면 정면승부를 펼치겠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 “책임감! 나 자신 넘자”사실상 최강희 감독님이 대표팀과 올림픽팀을 모두 구했다. 지난해 6월부터 2차 예선과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어려운 과정이 많았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방문 2경기 때 최 감독님의 배려가 없었다면 본선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올림픽대표 연령대 모든 선수를 뽑을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2월 22일(올림픽팀 오만전 3-0 승)과 29일(대표팀 쿠웨이트전 2-0 승) 최 감독이 두 팀을 살렸다. 정말 감사드린다.본선까지 4, 5개월 남았다. 다시 한번 우리 선수들이 축구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현재까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8강이 최고 성적이다. 그만큼 메달을 따는 게 쉬운 게 아니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듯이 과거 대회를 돌아보며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비교해 교훈으로 삼겠다.팬들의 관심사인 와일드카드는 신중해야 한다. 어떤 선수가 와서 득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경기력만이 아니라 2009년 청소년 시절부터 발맞춰 온 선수들과 하나가 돼야 한다. 지금 특정 선수를 찍어 놓는 것보다 계속 지켜보며 마지막에 결정할 생각이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믿고 있다 못 뛰게 될 경우 생기는 혼란보다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플랜을 갖고 마지막에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 박주영(아스널)이 와일드카드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데 최근 부진에서 본인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선발 당시 모습이 중요하다. 와일드카드는 책임과 압박감이 따른다. 그것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수원이 우승 1순위? 그렇지 않다. 그래도 역시 전북이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미디어데이 때 감독들이 수원을 우승 후보로 가장 많이 꼽아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3일 개막을 앞두고 “그것은 잘못된 평가”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승강제에 대비해 스플릿시스템(16개 팀이 30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8위까지는 상위 리그 나머지는 하위 리그로 나눠 14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지난해보다 팀당 14경기 많은 44경기를 치러야 하다 보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않는 수원이 주목을 받았는데 잘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김 위원에 따르면 수원은 염기훈(경찰청)과 이상호(샤르자·아랍에미리트)가 빠진 뒤 전력 보강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국내 리그에서 검증된 골잡이 라돈치치를 성남에서 데려와 공격력을 강화했지만 좌우에서 받쳐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북에서 데려온 서정진과 브라질 출신 에버튼이 좌우에서 제 역할을 못해준다면 공격의 연결고리가 끊겨 힘겨운 시즌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두 선수가 아직 검증이 안 됐다는 판단에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챔피언스리그 변수는 그리 크지 않다. 수원은 라돈치치와 스테보, 조동건, 하태균 등 전방에서 해줄 자원은 많은데 좌우에서 빠진 염기훈과 이상호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라며 수원을 우승 후보 1순위에서 뺐다. 김 위원은 지난해 우승 전력에서 큰 변화가 없는 전북을, 한 위원은 전력을 대거 보강한 성남을 우승 1순위로 꼽았다. 전북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빠진 최강희 감독 변수가 있지만 이흥실 감독대행이 최 감독 밑에서 7년을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도력 승계가 가능하다는 것. 성남은 경남에서 영입한 올림픽 대표 윤빛가람이 벤치를 지켜야 할 정도로 빵빵한 엔트리가 강점이다. 한 위원은 “지난해 전북을 보는 것 같이 수비와 미드필드, 공격라인이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도 수원이 아닌 전북을 우승 1순위로 선택했다. 박 위원은 “지난해 전력에서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김정우가 들어가는 등 오히려 더 보강됐다. 최 감독 변수를 감안해도 전북의 전력이 가장 안정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형욱 MBC 해설위원은 수원 우승에 표를 던졌다. 그는 “전력도 보강했지만 지난해 드러난 소통 부재의 문제를 서정원 코치를 영입하며 해결한 게 돋보인다. 서 코치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들과 윤성효 감독 간의 가교 역할을 잘 하고 있어 분위기가 아주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 후보는 전북과 성남, 수원, 서울, 울산 등 5팀. 올 시즌 K리그는 ‘닥공(닥치고 공격)’ 전북과 ‘신공(신나게 공격)’ 성남 경기(3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들어간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우린 호주보다 일본이 좋아.”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조 추첨에서 호주보다는 일본을 만나길 바라고 있다. 일본이 좋아서가 아니라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경기에서 이동거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가까운 일본이 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열린 친선경기에서 한국이 0-3으로 패하는 등 일본의 전력이 급상승하고 있지만 ‘한일전’의 특성상 경기 당일 정신력 등 분위기로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아 체구가 월등한 호주보다는 상대하기 좋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10개 팀(한국, 호주, 일본, 우즈베키스탄, 레바논, 이란, 이라크, 요르단, 오만, 카타르)을 2개조로 나누는 조 추첨은 7일 발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순서에 따라 시드를 배정한다. 순위가 가장 좋은 2팀이 시드를 받아 1번 포트, 그 다음 랭킹 순서대로 2팀씩 5개 포트가 지정돼 추첨을 하게 된다. 1일 현재 호주가 세계 22위(832점), 일본이 30위(762점), 한국이 34위(714점)다. 하지만 호주가 아시아 1위가 유력한 가운데 한국이 2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쿠웨이트를 2-0으로 잡았고 일본은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져 랭킹 포인트에서 역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FIFA가 매기는 점수에 따르면 한국이 일본을 앞서게 된다”고 말했다. 현 FIFA 점수 산정법에 따르면 3월 랭킹 때 한국은 751점, 일본은 740점이 된다.한국이 아시아 2위가 된다면 일단 호주는 피하게 되고 일본과 만날 확률도 50%로 줄어든다. 2번 포트인 일본이 호주로 가면 한국은 껄끄러운 상대를 다 피하게 돼 금상첨화다.한국 축구의 브라질로 가는 길, 가시밭길일까 탄탄대로일까.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축구는 위기에 강했다. 한국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울산)의 연속 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승점 13을 기록해 이날 아랍에미리트에 2-4로 패한 레바논(승점 10)을 제치고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한국은 천신만고 끝에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15일 레바논과의 방문경기에서 1-2로 지는 바람에 승점 10으로 레바논과 동률을 이룬 가운데 득실차에서 근소하게 앞서며 1위를 지켰다. 이날 쿠웨이트 경기에서 패하면 1986년부터 이어온 본선 진출이 물 건너가는 위기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고 지난해 K리그에서 전북 현대를 이끌고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 열풍을 일으킨 최강희 감독이 사령탑에 오르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최 감독은 해외파와 젊은 선수들을 최소화하고 국내파 베테랑 선수들로 엔트리를 짜면서 쿠웨이트 경기를 준비해 왔다.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4위로 91위인 쿠웨이트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은 높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탓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이동국을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아스널)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투입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골을 쉽게 잡아내진 못했다. 공격라인과 수비라인의 간격이 벌어져 오히려 상대에게 역습도 많이 당했다. 한국은 전반 28분 한상운(성남)이 페널티지역 내 왼쪽에서 찬 볼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전반 41분에는 아크서클 내에서 바데르 알무타와에게 결정적인 슈팅을 내줬지만 정성룡(수원)의 선방으로 간신히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한국엔 ‘라이언 킹’ 이동국이 있었다. 이동국은 후반 20분 미드필드에서 올라온 볼을 골지역 정면에서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는 이근호에게 연결했고 이근호가 엔드라인 근처에서 다시 안쪽으로 패스한 볼을 골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받아 넣었다. 한국은 후반 26분 이근호가 최효진이 밀어준 볼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차 골네트를 가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쌀쌀한 날씨에도 4만6551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열광하며 승리를 기원했고 기분 좋은 연속 골에 상암벌은 오랜만에 팬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1일 0시 현재 최종예선 진출국은 한국과 레바논을 비롯해 호주 이란 이라크 일본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오만 등 9개 팀이다. 마지막 한 자리는 E조에서 카타르와 바레인이 다투고 있다. 최종예선은 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조 추첨을 통해 2개조로 나눠 홈 앤드 어웨이 경기를 치르고 각조 2위까지 본선 티켓을 획득하게 된다. 각조 3위 팀들은 맞대결을 벌여 이긴 쪽이 남미 예선 5위 국가와 최종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천국과 나락. 한국축구가 갈림길에 섰다.한국은 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 3승 1무 1패(승점 10)로 레바논에 골득실에서 앞선 1위 한국은 최소한 비겨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만약 패한다면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이어온 8회 연속 본선 진출이 좌절된다.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4위로 96위인 쿠웨이트보다 크게 앞선다. 게다가 홈 팬들의 성원을 업고 경기할 수 있어 승산이 높은 경기다. 홈에선 2번 모두 이겼다. 하지만 역대 전적에서 8승 4무 8패로 균형을 이룬 데다 2승 2무 1패(승점 8)로 3위인 쿠웨이트가 한국을 잡으면 최종예선에 진출해 방심할 수 없는 상태다. 23일 입국한 쿠웨이트도 ‘타도 한국’을 외치며 적응훈련을 마쳤다.이런 외적 분위기와 달리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감독은 “다들 왜 걱정인지”라며 여유가 넘친다. 한국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고 18일부터 전남 영암에서 훈련해 조직력도 다듬었다.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4-2로 이겨 쿠웨이트는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최 감독이 내세운 필승카드는 이동국(전북)과 박주영(아스널) 콤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골을 잡은 이동국을 원톱으로 세우고 그 밑에 처진 스트라이커로 박주영을 투입해 쿠웨이트의 수비라인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사실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벤치를 주로 지키며 2군 리저브리그를 뛰고 있어 대표팀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 감독은 28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마지막 훈련에서 이동국과 박주영 콤비를 테스트했다. 최 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그동안 박주영이 대표팀에서 잘 활약해 왔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활용하기로 했다. A매치 경험이 많은 박주영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이동국은 A매치에서 터뜨린 27골(87경기) 중 4골을 쿠웨이트전에서 기록할 정도로 ‘쿠웨이트 킬러’로 불린다. 박주영은 최근 A매치에서 5경기 연속골(A매치 취소 1경기 포함)을 터뜨릴 만큼 대표팀 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공격형 미드필더는 김두현(경찰청)이 먼저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셀틱)이 소속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였지만 최 감독은 “18일부터 팀 훈련을 잘 소화한 김두현을 먼저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후반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포지션은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과 동일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최근 선수생활을 접은 안정환의 공식 은퇴식이 쿠웨이트전 하프타임 때 열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안정환은 A매치에서 총 71차례 출전해 17골을 기록했다.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올 시즌 프로축구용품 시장에서 르꼬끄 스포르티브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눈에 띈다. 르꼬끄는 수도권 명문으로 유일하게 서울이 홈인 FC 서울을 후원한다(사진). 1년간 현금과 물품을 합쳐 20억 원에 4년 계약해 총 80억 원이다. 야구 등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한 구단과 계약한 국내 최고 금액이다. 서울은 르꼬끄와 손을 잡으며 이번 시즌 우승을 선물한다는 의미의 애칭 ‘The Present’라는 유니폼도 27일 새롭게 선보였다. 르꼬끄는 인천 유나이티드와도 1년 10억 원에 3년간 계약해 국내 스포츠용품 업체 중 유일하게 수도권 2개 구단을 후원한다. 1882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르꼬끄는 원래 축구 유니폼 전문이었다. 국내에 들어오며 일반 패션 브랜드란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축구로 돌아가야 승산이 있다’며 최근 축구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기존 명문 업체를 밀어내고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브랜드 가치 최고인 서울과 유소년 선수 1000명이 넘어 잠재적 가치 최고인 인천을 잡은 배경이다. 그동안 국내 축구용품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 양대 산맥이 주도했다. 하지만 인기가 떨어지는 지방 팀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수도권 팀만 후원하려고 했고 최근 이마저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틈을 르꼬끄가 파고들었다. 박평식 르꼬끄 스포츠마케팅 부장은 “기존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축구용품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믿음 줬더니 믿음 주더라.”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북 사령탑 시절인 지난해 이동국(33)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비결을 묻자 밝힌 요점이다. 여전히 기량은 갖추고 있는데 지도자들이 탐탁지 않게 생각해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었고 지켜보며 신뢰를 주자 다시 펄펄 날게 됐다는 얘기다.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평가전에서 이동국이 ‘태극 골잡이’로 부활했다.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19세의 어린 나이로 대표팀에 승선해 팬들을 사랑을 받으며 ‘한국 프로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을 TV로 지켜봤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땐 승선하고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이대로 끝날 것 같은 이동국의 ‘월드컵 꿈’은 최 감독이 지난해 대표팀 사령탑을 맡으며 되살아났다. ‘조광래호’에도 승선했으나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해 밀렸던 이동국이었지만 최 감독이 “이동국은 K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대표팀에서도 빛날 것”이라고 믿음을 주자 다시 날개를 펴고 날기 시작했다.이동국은 이날 선제 2골을 몰아쳐 4-2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동국은 전반 19분 페널티지역 내 오른쪽에서 김두현(경찰청)이 밀어 준 것을 골대를 등지고 섰다 왼쪽으로 돌아서며 오른발 터닝 슛, 골네트를 갈랐다. 최 감독의 신뢰에 ‘최강희호’ 데뷔전 첫 골로 화답했다. 2010년 3월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이후 약 2년 만에 맛본 A매치 득점. 포문을 열어 젖힌 이동국은 전반 46분 이근호(울산)의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골을 보탰다.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B조 마지막 경기를 앞둔 한국으로선 이동국의 골이 반갑다. 한국은 쿠웨이트와 최소한 비겨야 최종예선에 진출한다.후반 13분 신형민(포항)과 교체된 이동국은 “감독님께서 믿어 주시는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따른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기대에 부응해 줘 기분 좋다. 동계 훈련도 잘했고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계속 좋은 몸놀림을 보였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했다. 29일 쿠웨이트 경기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여전히 신뢰를 보냈다.한편 축구전문가들은 ‘최강희호’ 수비 조직력의 안정화가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날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후반 34분과 38분 2골을 연거푸 내주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우즈베키스탄의 왼쪽 측면 공격에 골을 내줬다. 쿠웨이트가 양쪽 측면이 강하니 남은 기간에 수비안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홍명보호(號)’의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확정에 열광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이제 ‘최강희호’가 도전하는 월드컵 8회 연속 진출 여부에 쏠리고 있다. 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한 비겨야 최종 예선에 오를 수 있다. 최 감독은 25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통해 쿠웨이트전 필승 전략을 짤 계획이다. 반드시 화끈한 승리를 거둬 지난해 대표팀이 보여준 부진한 모습을 털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최 감독은 18일 전남 영암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25명의 태극전사를 소집해 담금질을 해왔다. 우즈베키스탄전의 관전 포인트는 ‘이동국’(전북)이다. 최 감독이 전북 사령탑 시절부터 아껴 왔고 “국내에서 이동국보다 나은 공격수는 없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그의 활용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전을 통해 유독 대표팀에선 저평가를 받아온 이동국의 달라진 모습을 팬들에게 확인시켜 줄 계획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수란 자부심을 갖고 자신 있게 플레이하라”고 주문한 배경이기도 하다. 사실 최 감독은 전북 시절엔 이동국에게 “대표 그만하라”고 했다. 당시 최고참으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대표팀에서 ‘계륵’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K리그에서 16골(2위) 15도움(1위)으로 맹활약했으면서도 대표팀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화풀이 성격도 있었다. 하지만 최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 팀컬러가 확연히 바뀌며 상황도 변했다. 평균 연령이 28.3세로 4세 높아졌고 “현 상태에서 한국 최고의 선수들로 꾸렸다”는 평가 속에 이동국이 공격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동국으로서도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동국은 “감독님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최 감독은 먼저 185cm인 이동국을 원톱으로 기용해 테스트하며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을 투입해 투톱의 파괴력도 시험할 예정이다. 최 감독은 2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가상의 쿠웨이트로 생각하고 백지상태로 경기에 임하겠다. 전체적인 경기 운영은 쿠웨이트전에서 실점을 안 하는 경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수비적인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전북 사령탑 시절 홈으로 ‘제2의 고향’ 같은 전주에서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는 것에 대해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난해 3월 27일 중국과의 평가전을 앞둔 홍명보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43)은 자신이 2009년 이집트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때부터 키워온 속칭 ‘홍명보의 아이들’을 제대로 소집하지 못했다. 이틀 앞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준비하던 조광래 전 성인대표팀 감독이 다 소집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감독은 “현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K리그와 대학에서 새로운 진주를 찾았고 조 전 감독의 계속된 선수 차출에도 2차 예선을 통과해 최종예선까지 올라와 A조 1위를 유지했다. 한국이 23일 끝난 오만과의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남태희(레퀴야)와 김현성(FC 서울),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의 연속골로 3-0 완승을 거두고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확정한 데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홍 감독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홍 감독으로선 성인대표팀과의 선수 차출 논란은 큰 암초였다. 과거 연령별 대표팀들이 서로 협조하던 것과 달리 ‘대표팀 우선’이라는 이유로 2009년부터 런던을 목표로 키워오던 선수를 다 뺏기면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홍 감독은 더 냉정함을 유지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홍 감독은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딕 아드보카트 감독, 이후 핌 베어벡 감독 밑에서 배운 노하우와 리더십이 큰 도움이 됐다. 다른 선수들에 대한 분석을 강화했고 그러면서도 새로 뽑힌 선수들에게 “너희는 결코 2진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실력보다는 성실함과 노력, 헌신을 하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선발해 팀워크가 강점인 팀으로 만들었다. 정신력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카타르와의 첫 방문경기 때 선수들에게 “난 너희들을 위해 항상 뒤에 칼을 꽂고 다닌다. 너희들도 팀을 위해 등에 칼을 하나씩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선을 다한 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내가 책임을 질 테니 선수들도 잘하라는 의미였다. 초반 중동 2연전에서 비겼지만 이번에 오만을 꺾은 원동력이다. 지난해 말 최강희 감독이 성인대표팀을 맡으며 차출 고민도 해결됐다. 최 감독이 “올림픽 연령대 선수들을 쓰고 싶은 대로 쓰라”고 했고 홍 감독은 최고의 선수들로 멤버를 짜 완승을 거뒀다. 홍 감독은 경기 뒤에 헹가래를 받고 “이런 선수들을 이끄는 감독이라는 사실이 영광스럽다. 내 축구 역사에서 가장 기쁜 헹가래”라며 활짝 웃었다. 2002년 스페인과의 한일 월드컵 8강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마지막 킥을 넣고 어린애처럼 환호하던 홍 감독의 ‘그 얼굴’을 10년 만에 볼 수 있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평균 나이가 많이 올라갔다고 하는데 이 정도는 돼야 대표팀 아냐?”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전남 영암 훈련 중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조광래호’ 마지막 때 평균 연령이 24.3세였던 것이 네 살 올라가 28.3세가 됐다는 일부 지적에 대한 반응이었다. 최 감독은 “나이 어린데 실력 좋다고 다 뽑으면 되나. 그런 선수는 한두 명이면 돼. 올림픽 연령대는 그에 맞게 뛰어야 더 성장하는 법”이라며 “대표팀은 현 상태에서 최고의 컨디션과 실력을 갖춘 선수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꼭 이겨야 하는 최 감독은 팀을 구성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었다. 해외파와 국내파, 젊은 피와 노장 사이에 존재하는 알력을 없애는 것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분석 결과 대표팀 내 미묘한 갈등이 팀 분위기를 해치고 있었다. 그래서 최 감독은 “벤치에 앉아 있는 해외파는 필요 없다. 국내파도 훌륭한 선수가 많다”며 분위기를 잡았고 이동국과 김상식(이상 전북), 김두현(경찰청) 등 국내파 베테랑이 중심이 된 대표팀을 꾸렸다. 해외파는 박주영(아스널)과 기성용(셀틱), 이정수(알 사드) 등 3명으로 줄였다. 최 감독은 “최근 선수들의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도 떨어지고 분위기도 침체됐다. 국내파와 해외파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좋지 않다. 최고의 선수를 뽑으면 된다”고 말했다.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보인 선수가 주전”이라며 주전경쟁도 시키고 있다. 그동안 단순히 해외파라는 이유로 밀렸던 국내파 선수들로선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연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소통을 강조하는 최 감독의 지도 스타일로 숙소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면서도 ‘베스트11’ 경쟁까지 더해져 대표팀 훈련이 180도 달라졌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난해 8월 말 프랑스 모나코에서 뛰던 박주영(27·사진)은 리그 우승팀 닐로 이적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행으로 갑자기 진로를 바꿨다. 박주영이 예정대로 닐로 갔다면 어땠을까.한국축구가 ‘박주영 딜레마’에 빠졌다.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벤치를 지키는 선수는 아무리 해외파라 해도 뽑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면서도 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마지막 경기 엔트리에 박주영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21일 아스널의 아르센 벵게 감독이 박주영을 노리치와의 2군 리저브 경기를 치르도록 내려보냈다고 보도했다. 안드레이 아르샤빈과 마루안 샤마크 등 공격수들과 함께 내려간 것으로 박주영은 최근에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 리저브 경기를 뛴 적이 있어 신변에 큰 변화는 없다.하지만 박주영 자신과 쿠웨이트 경기를 앞둔 대표팀에 주는 ‘의미’는 크다. 박주영으로선 세계적인 명문 ‘아스널’이란 이름값 때문에 자신의 축구인생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사실 아스널은 박주영을 주전 공격수로 영입한 게 아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와 사미르 나스리(맨체스터 시티) 등이 이적하자 공격수 수를 채우려고 뽑은 측면이 강했다. 제1 공격수는 꿈도 못 꿨고 제3공격수로 밀려 늘 벤치를 지켜야 할 신세였다. 실제로 박주영은 리그 단 한 경기에 출전해 10분 정도 뛰었을 뿐이다. 칼링컵 3경기에 뛰며 1골을 기록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전문가들이 “박주영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닐로 갔다면 지금 다시 빅리그에서 손짓하는 등 주가를 높이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박주영은 대표팀에도 혼선을 주고 있다. 박주영은 최근 열린 중동 팀과의 대표팀 경기에서 3경기 연속 골을 넣었다. 최 감독이 ‘벤치멤버’ 박주영을 선발한 이유다. 하지만 쿠웨이트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떨어진 것은 최 감독의 마음을 다시 움직일 수 있다. ‘그래도 박주영인데 써봐야지’라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아스널은 박주영의 한국 대표팀 조기합류 요청을 거부하고 27일 합류할 수 있도록 해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는 시간도 없다. 쿠웨이트에 지면 8회 연속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상황에서 최 감독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잘해야 후반 조커가 유력하다. 문제는 박주영이 아스널에 남아 있는 한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될 것이란 점이다.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박주영의 케이스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해외 진출 때 좋은 팀보다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그라운드를 많이 누빌 수 있고 대표팀에서도 빛날 수 있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했고 골 결정력까지 갖췄습니다. 한마디로 복덩입니다, 복덩이.” 여자축구 WK리그 현대제철 최인철 감독은 요즘 입이 귀에 걸렸다. 지난 시즌 브라질 여자축구리그 득점왕 출신인 20세 이하 브라질 청소년대표팀의 공격수 글라우시아(19·사진)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지난해까지 3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연거푸 2위에 머문 한을 풀기 위해 여자대표팀 사령탑 출신인 자신을 영입해 부담이 컸는데 최전방 해결사를 얻어 한숨 돌리게 된 것이다. 168cm, 67kg의 탄탄한 체구에 스피드와 파워를 갖춘 글라우시아는 양발을 다 쓰는 전천후 폭격기다. 지난 시즌 브라질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리그에서 센트루 올림피쿠 소속으로 24골을 터뜨려 득점 1위를 한 특급 스트라이커다. 8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인 그는 17세 때부터 브라질 대표 유니폼을 입고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글라우시아는 수원시설관리공단 까리나(30)의 소개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시즌 21경기에서 16골로 WK리그 득점 2위를 한 까리나가 어릴 때부터 유심히 지켜본 글라우시아에게 한국행을 권유했고 기꺼이 받아들였다. 글라우시아는 열한 살 많은 까리나를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잘 따른다. 15일부터 목포축구센터 팀훈련에 합류한 글라우시아는 “한국에 잘 적응해 꼭 득점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팀이 3년 연속 준우승했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 감독은 “결국 우승을 위해서는 맨 앞에서 기회가 왔을 때 결정을 해주는 골잡이가 필요한데 글라우시아가 적격이다. 올해는 해볼 만하다”고 자신했다.목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허 참 지난 몇 년 동안 왔어도 눈은 구경도 못했는데….” 19일 전남 영암군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사계절잔디구장을 찾은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밤 서해안을 중심으로 내린 눈 탓에 걱정이 많았다. 최근 날씨가 추워 전북 사령탑 시절부터 애용한 따뜻한 남쪽에 훈련 캠프를 마련했는데 눈이 쏟아지고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눈이 다 녹아 훈련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이 18일 처음 대표팀을 소집해 이날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29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마지막 경기에 사활을 걸었다. 승점 10으로 레바논에 득실차에 앞선 1위로 비기기만 해도 되는 상황이지만 최근 대표팀이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에 반전을 주기 위해선 멋진 승리가 필요하다. 최 감독은 이날 오전 선수들에게 “불평, 불만은 아무 소용 없다. 남은 기간 여러분의 희생이 필요하다.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며 선전을 당부했다. 최 감독이 화두로 던진 ‘희생’엔 큰 의미가 있다. 최 감독은 축구선수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실력이 아니라 인성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인성이 좋지 않으면 팀워크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에 뽑힐 정도라면 실력은 비슷하다. 다소 실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성을 갖춘다면 최 감독은 과감하게 기용한다. 코칭스태프 구성 때 한 살 아래인 인자한 최덕주 전 여자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한 배경도 그 때문이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때 자상한 아버지의 리더십으로 우승을 일군 최 수석코치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높이 샀다. 최 감독은 만일 패한다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물 건너가는 쿠웨이트와의 벼랑 끝 승부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희생을 통한 팀워크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금은 훈련보다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한 시기다. 선수들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분위기가 사람을 만든다. 짧은 시간이지만 미팅과 면담으로 선수들과 신뢰를 쌓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만큼 잘 준비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감독은 “사연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인 만큼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최근 대표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못한 이동국(전북)과 군 입대로 대표팀과 떨어졌던 김두현(경찰청) 등 절치부심하는 선수들이 많아 승리를 향한 목적의식이 뚜렷하게 잡혔다고. 대표팀은 24일까지 훈련하고 전북 전주시로 이동해 25일 오후 2시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른다.영암=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