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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카공화국 경계주의보.’ 첫 승을 신고한 여자 배구 대표팀 눈앞에 놓인 숙제다.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케냐와의 A조 조별예선에서 자정을 넘기는 승부 끝에 28일 3-0(25-14, 25-22, 26-24)으로 승리한 한국(세계랭킹 14위)은 29일 도미니카공화국(7위)과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A조 6팀 중 4팀이 진출하는 8강 토너먼트에 오르기 위해선 도미니카공화국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그러나 실력이 심상치 않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앞서 한국을 3-0으로 제압한 브라질과 27일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한국과 달리 승점 1을 챙겼다. 주의해야 할 선수로는 레프트 브라옐린 마르티네스(25), 센터 히네이리 마르티네스(24) 자매가 꼽힌다. 브라질전에서도 브라옐린이 21점, 히네이리가 12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했다. 키 201cm의 언니 브라옐린의 높이를 가로막는 것이 중요하다. 마르티네스 자매는 오빠가 프로농구 선수이고, 삼촌도 농구인 출신으로 체육부 차관을 지내는 등 타고난 스포츠 DNA를 갖고 있다. 과거 ‘베띠’라는 등록명으로 프로배구 V리그 GS칼텍스에서 뛰었던 베타니아 데라 크루스도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다. 주장 김연경도 “도미니카공화국의 빈틈이 없어 보인다. 높은 블로킹을 무기로 길목마다 수비를 잘 배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약점은 보인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는 선수를 공략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무릎 수술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해 케냐전 최다 득점(20점)을 기록한 라이트 김희진이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도미니카 경계주의보.’ 첫 승을 신고한 여자배구 대표팀 눈앞에 놓인 숙제다.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케냐와의 A조 조별예선에서 자정을 넘기는 승부 끝에 28일 3-0(25-14, 25-22, 26-24) 승리한 한국(세계랭킹 14위)은 29일 도미니카공화국(7위)과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A조 6팀 중 4팀이 진출하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기 위해선 도미니카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그러나 실력이 심상치 않다. 도미니카는 앞서 한국을 3-0으로 제압한 브라질과 27일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한국과 달리 승점 1을 챙겼다. 주의해야 할 선수로는 레프트 브라엘린 마르티네즈(25), 센터 히네이리 마르티네즈(24) 자매가 꼽힌다. 브라질전에서도 브라엘린이 21점, 히네이리가 12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했다. 키 201cm의 언니 브라엘린의 높이를 가로막는 것이 중요하다. 브라엘린 자매는 오빠가 프로농구 선수, 삼촌이 농구인 출신으로 체육부 차관을 역임하는 등 타고난 스포츠 DNA를 갖고 있다. 과거 ‘베띠’라는 등록명으로 프로배구 V리그 GS칼텍스에서 뛰었던 베타니아 데라크루즈도 도미니카 선수다. 주장 김연경도 “도미니카의 빈틈이 없어 보인다. 높은 블로킹을 무기로 길목마다 수비를 잘 배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약점은 보인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는 선수를 공략하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무릎 수술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해 케냐전 최다득점(20점)을 기록한 라이트 김희진이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개막 한 달 전 2020 도쿄 올림픽 티켓을 따낸 여자 유도 대표 한희주(24)는 “내가 천운이면 (이)성호 오빠는 만운이다”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법 했다. 남자 유도 81㎏급 이성호(29·한국마사회)는 올림픽 개회식(23일)을 단 사흘 앞둔 20일 극적으로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쥐었다. 한 외국 선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바람에 남녀 전 체급 선수 중 올림픽 출전자를 제외하고 세계랭킹 점수가 가장 높았던 이성호가 본선 무대를 밟게 된 것. 올림픽 꿈이 무산됐다는 생각에 이성호는 진천선수촌에서도 퇴촌했다. 올림픽 유도 경기가 시작되는 24일부터 1주일간 제주도 여행 계획도 세웠다. 자신이 나오지 않는 올림픽 경기를 보면 마음이 미어질 것 같았다. 그러나 올림픽이 이성호에게 손을 내밀었다. 출전권 획득 소식을 듣게 된 이성호는 부랴부랴 출국에 필요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제주행 티켓을 취소하고 대신 도쿄행 비행기에 올랐다. 허락된 시간은 길지 않았다. 27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일본부도칸에서 열린 81㎏에 출전한 이성호는 2경기 만에 대회를 마무리했다. 32강전에서 엘리아스 나치프(레바논)에게 3분 57초 만에 업어치기 절반 2개로 한판승을 따냈지만 16강전에서 세계랭킹 3위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에게 2분 16초 안다리후리기로 한판패 했다. 그러나 2경기 6분 13초의 기록이 이성호의 이름과 함께 올림픽 매트에 새겨졌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한 뒤 19년 동안 상상만해오던 꿈이 이뤄졌다. 서른을 앞둔 나이에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성호는 경기 뒤 “다른 국제대회랑 달리 올림픽은 매트에 오르기까지 계단 5칸이 놓여져 있더라. 한 칸씩 올라갈 때마다 다리에 1t 무게를 매단 것처럼 무거웠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다보니 긴장과 설렘 등 많은 감정이 들었다. 그래도 좋았다”고 말했다. 체중감량 등 올림픽 준비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올림픽 앞에서 체중감량은 10㎏고 20㎏고 문제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답했다. 올 연말 소속팀과 계약만료가 되면서 자연스레 은퇴를 고민했다는 이성호는 “청춘을 이대로 그만 두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는 말로 다시 새로운 시작을 기약했다. 한편 이날 여자 63㎏급에 출전한 한희주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챔피언 티나 트르스테냐크(슬로베니아)와 32강전에서 골든스코어(연장전) 승부 끝에 안다리후리기 절반패했다.도쿄=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제가 말을 많이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6일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사진)은 거듭 이 말을 반복했다. 13년 만에 한국 선수단 트레이닝복을 입고 목에는 올림픽 AD카드까지 걸쳤지만 표정에서 설렘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연이은 KBO리그에서 불거진 단체 음주 등 방역지침 위반 논란이 부담되는 듯했다. 줄줄이 카트를 밀고 나온 선수들의 표정도 마찬가지였다. 승부의 땅에 왔다는 기대감보다는 애써 차분함을 유지했다.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도쿄에 입성했다. 이날 대한항공 KE703편에 탑승한 야구팀은 착륙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약 2시간 만인 오후 3시 30분경 출국장을 빠져나왔다. 선수단은 이날 검사 결과가 나온 순서에 따라 크게 세 그룹으로 무리지어 나왔다. 마스크에 페이스 실드를 착용한 선수들도 있었다. 야구 대표팀의 상황은 좋지 않다. KBO리그 내에서 방역수칙 위반 선수가 줄줄이 나오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내야수 박민우(NC), 투수 한현희(키움)가 대표팀에서 교체됐고 징계를 받았다. “성적으로 갚겠다”는 말도 더 이상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김 감독도 “아름다운 말보다는 첫 경기에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선수단도 온 신경을 다 쓰고 있다”고 했다. 일정도 빠듯하다. 23∼25일 사흘 연속 고척스카이돔에서 평가전을 치른 야구팀은 이날 선수촌에 들어간 뒤 27일 오타스타디움, 28일 일본스포츠과학대에서 훈련을 하고 29일 이스라엘과 B조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대회 전까지 경기장인 요코하마스타디움을 밟지 못하는 것도 걱정이다. 김 감독은 “아쉽긴 해도 모든 팀이 같은 조건이다. 스포츠는 힘이 있는 팀이 이기는 것이니까 몸 관리 잘해서 베스트 컨디션으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27일 도쿄 지역에 상륙할 예정인 태풍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당장 훈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 감독도 바람의 영향을 걱정하기도 했다. 국내 평가전 성과로는 “경기가 다 만족스럽진 못했지만 타자들이 투수의 볼을 세 경기라도 봤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첫 상대인) 이스라엘도 우리와의 경기에 총력전이 예상되는 만큼 타자들의 감이 올라올 때까지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선수촌에는 선수 24명과 김 감독, 최일언, 이종열 코치가 입촌하고 나머지 코칭스태프는 촌외 호텔에 묵는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자신이 태어난 땅 일본 도쿄에서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안창림(27·KH그룹필룩스)이 경기 뒤 꺼낸 단어는 ‘재일교포’였다. 안창림은 “제 모든 정신의 기본은 재일교포 사회에서 나왔다. 재일교포의 입장은 쉽지 않다. 일본에선 한국인 취급을 받고, 한국에선 일본인 취급을 받는다. 나를 보고 재일교포 운동선수들이나 어린아이들이 용기를 내서 큰일을 하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귀화 제의를 거절한 것에 대해서도 한 치의 후회는 없었다.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명을 걸고 지킨 국적을 잊을 순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재일교포 3세 국가대표 안창림이 한국 유도 두 번째 동메달을 따냈다. 26일 도쿄 일본부도칸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에게 절반승을 따냈다. 경기 시간 4분 중 7초를 남겨놓고 자신의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성공시켰다. 라샤 샤브다투아슈빌리(조지아)와의 준결승전에서 8분 37초 골든스코어(연장전) 혈투 끝에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한 아쉬움도 풀었다. 이날 안창림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4차례나 연장을 치르면서 체력 부담이 커졌으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전날 66kg급 안바울(27)에 이어 한국 유도는 이틀 연속 동메달을 수확했다. 1994년 3월 2일 도쿄에서 태어난 안창림은 엄밀히 말해 재일교포 3.5세다. 친가는 증조부, 외가는 조부 때 각각 일본으로 넘어왔다. 안창림은 가라테 도장을 운영하던 아버지 안태범 씨를 따라 6세 때 가라테와 함께 유도를 시작했다. 평생을 무도인으로 살아온 아버지는 안창림에게 늘 최선을 강조했다. 중2 때 출전한 시 대회 결승에서 상대에게 방심해 패한 날 아버지는 자신이 선물했던 안창림의 도복을 찢어 방에 걸어놓으며 아들을 일깨웠다고 한다. 일본 유도 명문 쓰쿠바대를 다니던 안창림은 2학년이던 2013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당시 장소가 이번 올림픽 경기가 열린 부도칸이다. 이 대회 우승 뒤 대학 감독의 귀화 제안을 뿌리친 채 한국으로 향했고 2014년 용인대에 편입했다. 한 달 만에 선발전 3위로 태극마크를 단 안창림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무대를 밟았으나 16강 탈락했다. 첫 올림픽에서 고배를 마신 뒤엔 더 유도만을 생각했다. 이날 경기 뒤 동메달에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입으로 수차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한 것도 준비 과정엔 한 치도 후회가 없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삶의 모든 기준은 유도로 세워져 있었다. 실력이 1%라도 향상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했다”고 말하는 안창림은 심지어 취미로 그 힘들다는 철인 3종을 하기도 했다. “유도에 필요한 체력을 길러주면서 (상대적으로) 유도에 방해되는 부상 위험은 없다 보니 도전했다”는 게 안창림의 설명이다. 도쿄 대회 뒤 상무 입대를 고민했던 안창림은 이번 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다. 다만 숙적 오노 쇼헤이(29·일본)를 향한 설욕은 다음을 기약했다. 안창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6전 전패 열세였던 오노 집중 분석에 나섰지만 끝내 준결승전에서 패하면서 대결이 성사되지 못했다. 오노는 이날 결승에서 안창림을 꺾은 샤브다투아슈빌리와 연장 승부 끝에 발목받치기 절반 승리를 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국내 취재진에 이어 일본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결승 경기를 보던 안창림은 오노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애써 아쉬움을 감추며 자리를 떠났다. 인터뷰 뒤 시상대에 오른 안창림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메달을 건네받아 직접 목에 걸었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유도 경기에는 안창림(27) 외에 또 한 명의 재일교포 선수가 있었다. 바로 여자 57kg급에 출전한 김지수(21)다.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 3세 김지수는 초등 1학년 때 유도 선수 출신 아버지 김덕제 씨를 따라 유도를 시작했다. 일본 사회에서 적지 않은 차별을 경험했던 아버지는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며 집 창고를 훈련장으로 개조해 딸에게 유도를 가르쳤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전국대회 우승을 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올림픽 경기장인 일본 무도관에서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전국대회 개인, 단체전을 우승한 경험도 있다. 전날 여자 52kg급에서 우승한 일본의 아베 유타와 고교 친구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김지수는 고교 졸업 뒤 한국에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고향(경북 상주)을 따라 소속팀도 경북체육회로 정했다. 2019년 일본 야마나시학원대학에 입학한 김지수는 화상으로 수업을 들으며 올림픽을 위한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부모님도 도쿄에 숙소를 잡아놨을 정도로 응원 계획을 세웠었지만 무관중으로 방침이 바뀌면서 직접 관전은 무산됐다고 한다. 대회 전 “태어난 일본에서 열리는 만큼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겠다”던 김지수의 바람은 두 경기 만에 마무리됐다. 이날 32강전에서 미리암 로퍼(파나마)에게 한판승을 따냈던 김지수는 16강전에서 사라 레오니 시지크(프랑스)에게 절반패했다. 경기 시작 29초 만에 밭다리후리기로 절반을 내줬다. 김지수는 경기 뒤 부모님 이야기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끝은 아니다. 31일 올림픽 무대 첫 선을 보이는 혼성 단체전에서 동료들과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도쿄=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도쿄=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안바울(27·남양주시청·사진)이 화끈한 업어치기로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유도 첫 메달을 선물했다. 세계 랭킹 3위 안바울은 25일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66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1위 이탈리아의 마누엘 롬바르도(23)에게 경기 시작 2분 18초 만에 화끈한 업어치기 한판승을 거두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연속 메달을 안았다. 준결승에서 조지아의 바자 마르그벨라슈빌리(28)에게 골든스코어(연장전) 끝에 모로 떨어뜨리기 절반 패를 당한 안바울은 한동안 매트 위에서 엎드린 채 일어나지 못했다. 깊은 충격에도 다시 도복을 고쳐 입은 안바울은 앞서 2전 전패로 열세였던 롬바르도에게 자신의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성공시켰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 권유로 유도를 시작한 안바울은 대학교 3학년 때 60kg급에서 66kg급으로 체급을 바꾼 뒤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6년 리우 은메달에 이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경량급 간판스타가 됐지만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 조작이 드러나면서 2019년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진천선수촌 퇴촌 처분으로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여전히 그 이야기가 나오면 ‘반성’만 이야기한다. 경기 뒤 안바울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며 “주위에서 믿어주는 분들이 많았던 만큼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남자 60kg급에 출전한 김원진(29)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프랑스의 뤼카 음케제에게 연장 승부 끝에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했다. 1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아버지 영전에 메달을 바치겠다는 약속은 다음을 기약했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5년 만에 그를 다시 만났다. 2016년 올림픽이 열렸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일본 도쿄에서 재회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6)는 그사이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당시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마친 뒤 수수한 회색 반팔셔츠 차림으로 인터뷰에 나섰던 그는 이번엔 화려한 패턴의 반팔셔츠에 머리를 빗어 넘긴 채 한결 여유 있는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입에는 와인 색 마스크가 씌워져 있었다. 가장 달라진 건 그가 수영선수가 아닌 해설위원(미국 NBC 방송)으로 올림픽을 찾았다는 사실이다. 25일 일본 도쿄 올림픽 팬파크 내 오메가 쇼케이스에서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 만난 펠프스는 “오늘 아침에 수영장에 다녀왔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경기를 하지 않아 어색하지만 인생의 다음 단계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펠프스는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의 앰배서더이기도 하다. 펠프스는 수영을 넘어 올림픽 황제로 부를 만하다. 5번의 올림픽에서 무려 금메달 2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통산 금메달 및 메달 모두 압도적 1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막을 올린 도쿄 대회에 대해 그는 “걱정이 많았다. 올림픽은 모든 스포츠 이벤트를 통틀어 가장 멋진 대회다.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줄 수 있는 대회”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펠프스, ‘번개’ 우사인 볼트(35) 등 흥행카드가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뒤를 이을 슈퍼스타를 묻는 질문에 그는 “모두가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도쿄에도 있을 수 있다. 하룻밤 사이에 이뤄지진 않겠지만 충분히 대단한 선수들이 많다”고 답했다. 이어 “(대회가 1년 미뤄지면서) 어린 선수들이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반대로 출전 기회를 잃은 베테랑도 있을 것이다. 1년의 예기치 못한 시간이 만들어낸 변화”라고 덧붙였다. 한국 수영 유망주 황선우에 대한 조언도 남다르게 들렸다. “올림픽 경기의 좋은 점은 수영장의 크기와 깊이, 물의 온도가 일정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이 높다. 자신이 해오던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퇴 뒤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고백을 해 팬들을 놀라게 했던 그는 힘겨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1만1000여 명의 선수를 위한 응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려면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걱정이 생기겠지만 괜찮다. 문제는 언젠가 해결되고 그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문제에 대해 말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스포츠 전설의 관록이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안바울(27·남양주시청)이 화끈한 업어치기로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유도 첫 메달을 선물했다. 세계 랭킹 3위 안바울은 25일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66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 1위 이탈리아의 마누엘 롬바르도(23)에게 경기 시작 2분 18초 만에 화끈한 업어치기 한판승을 거두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바울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연속 메달을 안았다. 준결승에서 조지아의 바자 마르그벨라슈빌리(28)에게 골든스코어(연장전) 끝에 모로 떨어뜨리기 절반 패를 당한 안바울은 한동안 매트 위에서 엎드린 채 일어나지 못했다. 깊은 충격에도 다시 도복을 고쳐 입은 안바울은 앞서 2전 전패로 열세였던 롬바르도에게 자신의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성공시켰다. 2019년 훈련 도중 왼쪽 발목 인대가 70~80% 파열되는 부상을 겪었던 안바울은 이날도 왼쪽 발목에 붕대를 감은 채 경기를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 권유로 유도를 시작한 안바울은 대학교 3학년 때 60kg급에서 66kg급으로 체급을 바꾼 뒤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6년 리우 은메달에 이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경량급 간판스타가 됐지만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 조작이 드러나면서 2019년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진천선수촌 퇴촌 처분으로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여전히 그 이야기가 나오면 ‘반성’만 이야기한다. 경기 뒤 안바울은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며 “주위에서 믿어주는 분들이 많았던 만큼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남자 60kg급에 출전한 김원진(29)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프랑스의 뤼카 음케제에게 연장 승부 끝에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했다. 1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아버지 영전에 메달을 바치겠다는 약속은 다음을 기약했다. 도쿄=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시상대에 딱 한 뼘이 모자랐다. 한국 남자 유도의 첫 주자로 나선 김원진(29)이 눈 앞에서 동메달을 놓쳤다. 김원진은 24일 일본 도쿄 무도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유도 60㎏급 동메달결정전에서 프랑스의 뤼카 음케제와 맞붙어 골든스코어(연장전) 승부 끝에 지도패(반칙패)했다. 정규시간 4분 동안 지도 1개를 받고 승부를 가리지 못한 김원진은 연장전 2분 14초와 연장전 3분 15초에 각각 지도를 추가로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가 선언된다. 두 차례 연장승부가 부담이 됐다. 이날 김원진은 에릭 타카바타케(브라질)와의 16강 전에서 7분 41초 끝에 한판승을 거뒀고, 이후 패자부활전에서도 루훔 치흐비미아니(조지아)와 8분 1초 간 승부 끝에 업어치기 한판 승리했다. 대회 이틀 전 아버지 김기형 씨의 별세소식을 듣지 못한 채 올 1월 도하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눈물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원진은 아버지의 영전에 올림픽 메달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8강전 패배 후 끝에도 패자부활전에서 악착같은 승부를 펼치며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경기 뒤 김원진은 “티끌만큼도 후회가 없다. 모든 걸 다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대 선수에 대한 자신이 있었고 제 스스로에 대한 자신도 있었다. 그러나 자신과 별개로 승부가 났고 그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께 좋은 결과를 보여드렸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최선을 다한 걸 분명히 알고 계시고 자랑스러워 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아버지 묘소를) 찾아뵐 때 떳떳하게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손 두 세번째 손가락을 붕대로 꽁꽁 감은 채 경기를 한 김원진은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할 때 보완해야 할 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애써 웃은 채 믹스드존을 떠나며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난생처음 밟은 올림픽 무대. 하지만 한국 양궁 대표팀의 ‘무서운 막내들’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2000년 이후 태어난 김제덕(17)과 안산(20)이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김제덕은 23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개인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72발 합계 688점을 쏴 1위를 차지했다. 64명 출전 선수 가운데 최연소인 김제덕은 마지막 6발을 모두 10점 과녁에 꽂아 넣으며 682점을 쏜 2위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여유 있게 제쳤다. 오진혁(40)과 김우진(29)은 각각 681점, 680점으로 나란히 3, 4위를 차지했다. 앞서 열린 여자 랭킹라운드에서는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한국 선수 3명이 나란히 올림픽 기록을 경신했다. 여자 대표팀 막내 안산은 합계 680점으로 1위에 올랐다. 장민희(22)가 677점으로 2위, 강채영(25)이 675점으로 3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이 1∼3위를 휩쓸었다. 3명 모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리나 헤라시멘코(우크라이나)가 세운 종전 올림픽 기록(673점)을 25년 만에 가볍게 넘었다. 한국 양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이번 대회에는 새로 추가된 혼성전까지 5개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강한 바닷바람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던 김제덕과 안산은 24일 오전 9시부터 토너먼트 방식으로 시작하는 혼성전에서 호흡을 맞춘다. 결승은 이날 오후 4시 45분에 열린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건 지난해 11월 여동생의 결혼식에서였다. 두 달 뒤인 올 1월, 도하 유도 마스터스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원진(29)은 결승 직후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근 1년 만에 국제대회에 나선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그 사실을 숨겼다. 시상대에서 내려와 금호연 감독에게 소식을 들은 김원진은 2주간의 자가 격리 뒤에야 비로소 아버지께 인사를 올렸다. 2020 도쿄 올림픽에 나서는 남자 유도 60kg급 김원진의 마음은 각별하다. 생전 자신의 버팀목이 돼 줬던 아버지 김기형 씨에게 금메달을 바치겠다는 각오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김원진에게 유도를 권유했던 아버지는 대진표가 나오면 아들보다 더 먼저 찾아볼 정도로 든든한 조력자였다. 지난달 강원 철원 선산에 모신 아버지를 뵙고 왔다는 김원진은 “큰 대회를 앞두고 늘 아버지와 통화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어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심은주 씨(50)도 “원진이는 잘못된 길을 가는 법이 없는 아들. 정말 노력 많이 한 만큼 좋은 결실 얻으리라 굳게 믿는다”고 응원했다. 신철원초 유도부 창단 멤버로 이른바 ‘철원 유도 1세대’인 김원진은 국제대회 때면 늘 대표팀 첫 주자로 매트에 오른다. 가장 낮은 체급인 그는 올림픽에서도 24일 첫 경기로 포문을 연다. 김원진은 “모두가 열심히 잘 준비한 만큼 내 경기가 (다른 선수에게) 영향을 미칠 일은 없겠지만 좋은 기운 내려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커피 애호가인 그는 국제대회 때마다 커피필터 등을 챙겨가 동료들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훈훈한 형이다. 22, 23일 일본 도쿄 고도칸에서 막판 훈련을 한 김원진은 체중 감량을 위해 겨울 모자를 쓴 채 구슬땀을 흘렸다. 계체량을 앞두고 평소보다 6∼7kg 빼는 일이 쉽지 않지만 그동안의 고생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노력의 땀방울을 환희의 눈물로 바꿀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난생 처음 밟은 올림픽 무대. 하지만 한국 양궁 대표팀의 ‘무서운 막내들’에게 두려움은 없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양궁 선수단의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과 여자팀 막내 안산(20·광주여대)이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김제덕은 23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72발 합계 688점을 쏴 64명의 출전선수 중 1위로 본선에 올랐다. 682점을 쏜 2위 브래디 엘리슨(미국)을 여유 있게 제쳤다. 한국 남자 대표팀 맏형 오진혁(40·현대제철)과 에이스 김우진(29·청주시청)은 각각 681점과 680점으로 나란히 3, 4위를 차지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에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던 양궁에서는 이번 대회부터 혼성전이 추가돼 금메달 5개를 두고 경쟁한다. 한국 대표팀은 랭킹 라운드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남녀 선수 각각 1명씩에게 혼성전 출전 자격을 주기로 했는데 17세의 ‘천재 궁사’ 김제덕이 형들을 모두 제쳤다. 김제덕은 마지막 6발의 화살을 모두 10점 과녁에 꽂아 넣으며 강심장의 면모를 보였다. 앞서 열린 여자 랭킹라운드에서는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한국 선수 3명이 나란히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중 최고는 역시 막내 안산(20·광주여대)이었다. 안산은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에서 72발 합계 680점을 쏴 64명의 출전선수 중 1위를 차지했다. 장민희(22·인천대)가 677점으로 2위, 강채영(25·현대모비스)이 675점으로 3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이 1~3위를 휩쓸었다. 3명 모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리나 헤라시멘코(우크라이나)가 세운 종전 올림픽 기록(673점)을 가볍게 넘어섰다. 경기장이 바닷가에 위치해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 불었고, 무관중 속에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임없이 울렸지만 안산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2019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에서도 금메달을 땄던 안산은 “이번 주에만 (혼성전, 단체전, 개인전 등) 3차례 경기에 나서게 됐다. 먼저 혼성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우 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에 유메노시마 양궁장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를 설치해 적응 훈련을 해 왔다. 바닷바람을 이겨 내기 위해 5월에는 전남 신안 자은도에서 특별 훈련도 실시했다. 김제덕은 “한국에서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 결과는 노력한 만큼 나온다. 자신 있게 혼성전를 치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는 혼성전은 24일 오전 9시 반에 시작되며, 결승은 오후 4시 45분에 열린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의 슬로건 중 하나는 ‘지구와 사람을 위해(For the planet and the people)’다. 1964년 이후 57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치르는 도쿄는 화두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지역으로 개최 지형도를 넓혀가던 과거 패러다임과 달리 최근에는 개최 경험이 있는 도시들이 선택을 받으면서 옛 유산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당장 2024년 파리,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모두 올림픽 경험이 있는 도시다. 이에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59쪽 분량의 지속 가능성 진행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도쿄의 시도는 다양하다. 당장 이번 올림픽 총 42개의 경기장 중 60%에 가까운 24개가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신축 경기장은 8개, 나머지 10개는 임시 경기장이다. 요요기 국립스타디움(핸드볼), 일본무도관(유도, 가라테) 등 5개의 경기장은 1964년 대회 시설을 활용한 것이다. 올림픽 메달과 시상대도 다시 태어났다. 약 5000개의 메달은 7만8985t의 소형 전자기기에서 추출한 재활용 금속을 활용했다. 2017년 4월부터 약 2년간 전국 1621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수거에 동참했다. 수집된 휴대전화만 621만 대가 넘는다고 한다. 시상대 또한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임시 주택에 쓰였던 알루미늄 폐기물도 활용해 의미를 더했다. 이 밖에 올림픽 성화 주자 유니폼 등에도 재활용 소재가 쓰였다고 한다. 조직위는 대회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65% 이상을 재사용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그러나 조직위의 당찬 포부와 달리 현실에서는 조롱거리라도 된 듯 차가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바로 선수촌의 일명 ‘골판지 침대’ 때문이다. 친환경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데다 약 200kg의 하중을 견딜 정도로 문제가 없다는 조직위의 설명과 달리 선수들은 침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황당해하고 있다. 미국 육상 폴 첼리모는 트위터를 통해 “누군가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다.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뼈 있는 글을 남겼다. 외신들은 골판지 침대에 2명 이상이 올라가기 어렵다며 ‘안티 섹스 베드(Anti-sex Bed)’라는 별명을 붙여 주기도 했다. 취재진도 선수들을 만날 때마다 골판지 침대에 대해 묻는 게 일이 됐다. 좋은 취지였지만 공감대를 얻기엔 부족해 보였다. ‘재활용 올림픽’의 웃지 못할 두 얼굴이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의 슬로건 중 하나는 ‘지구와 사람을 위해(For the planet and the people)’다. 1964년 이후 57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치르는 도쿄는 화두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지역으로 개최 지형도를 넓혀가던 과거 패러다임과 달리 최근에는 개최 경험이 있는 도시들이 선택을 받으면서 옛 유산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당장 2024년 파리, 2028년 LA 모두 올림픽 경험이 있는 도시다. 이에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59쪽 분량의 지속가능성 진행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도쿄의 시도는 다양하다. 당장 이번 올림픽 총 42개의 경기장 중 60%에 가까운 24개가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신축 경기장은 8개, 나머지 10개는 임시 경기장이다. 올림픽 핸드볼 경기를 하는 요요기 국립스타디움, 유도와 가라테가 열리는 일본무도관 등 5개의 경기장은 1964년 대회 시설을 활용한 것이다. 올림픽 메달과 시상대도 다시 태어났다. 대회에 쓰이는 약 5000개의 메달은 7만8985t의 소형 전자기기에서 추출한 재활용 금속을 활용했다. 2017년 4월부터 약 2년 간 전국 1621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수거에 동참했다. 수집된 휴대전화만 621만 대가 넘는다고 한다. 시상대 또한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임시 주택에 쓰였던 알루미늄 폐기물도 활용해 의미를 더했다. 이밖에 올림픽 성화주자 유니폼 등에도 재활용 소재가 쓰였다고 한다. 조직위는 대회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65% 이상을 재사용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그러나 조직위의 당찬 포부와 달리 현실에서는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바로 선수촌의 일명 ‘골판지 침대’ 때문이다. 친환경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데다 약 200kg의 하중을 견딜 정도로 문제가 없다는 조직위 설명과 달리 선수들은 침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며 황당해하고 있다. 미국 육상 국가대표인 폴 첼리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누군가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다.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뼈 있는 글을 남겼다. 외신들은 골판지 침대에 2명 이상이 올라가기 어렵다며 ‘안티 섹스 베드(Anti-sex Bed)’라는 별명을 붙여 주기도 했다. 취재진도 선수들을 만날 때마다 골판지 침대에 대해 묻는 게 일이 됐다. ‘재활용 올림픽’의 웃지 못 할 두 얼굴이다.도쿄=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유도 대표팀 선수들에겐 특별한 리프팅 벨트(웨이트 트레이닝 시 복부 힘을 지탱하는 벨트)가 있다. ‘도쿄 하늘에 태극기를’이란 문구와 태극기가 새겨진 벨트다. 선수들의 체급과 이름도 함께 새겨진 이 벨트는 5월 최종선발전이 끝난 뒤 김영훈 남자 대표팀 코치가 직접 주문 제작한 것이다. 김 코치는 “고강도 훈련이 일상인 선수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 결정했다. 벨트에 새겨진 문구처럼 도쿄에서 금메달을 따고 태극기를 휘날리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자신과 같은 체급의 선수들을 메치고 업어쳐야 하는 유도 선수들에게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일상이다. 최중량급(100kg 이상급)의 김민종(21)은 스쾃 최대 250kg, 데드리프트 270kg, 벤치프레스 170kg(1회 기준)을 들어낼 정도로 괴력의 소유자다. 김 코치의 각별한 선물과 함께 구슬땀을 흘린 남자 유도팀은 곧 승부의 순간을 맞이한다. 21일 선발대로 60kg급 김원진(29), 66kg급 안바울(27), 73kg급 안창림(27)이 금호연 감독, 김 코치 등과 함께 도쿄에 입성했다. 남은 중량급 선수들은 25일 출국한다. 유도 경기는 개회식 이튿날인 24일 시작된다. 한편 21일 남자 81kg급의 이성호(29)도 개회식 이틀 전 극적으로 올림픽에 합류했다. 대한유도회는 “와일드카드로 출전권을 따낸 선수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으로 불참을 통보하면서 차순위 선수 중 세계랭킹 점수가 제일 높은 이성호가 자격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3년 만에 남녀 전체 14체급에서 모두 올림픽 티켓을 확보했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경기장 주변을 도는 헬리콥터 소리와 매미 울음소리만 들렸다.” 일본 교도통신은 21일 오전 9시 일본 후쿠시마현 아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호주의 소프트볼 예선 경기에 대해 이같이 묘사했다. 23일 개회식을 이틀 앞두고 열린 이 경기는 2020 도쿄 올림픽 전 종목을 통틀어 첫 번째 공식 경기였다. 올림픽 소프트볼과 야구 일부 경기가 열리는 아즈마 스타디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에서 약 70km 떨어져 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이곳을 일본이 강세인 소프트볼과 야구 종목 경기장으로 택한 이유는 ‘부흥’과 ‘재건’이라는 슬로건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 시구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피해를 본 구와바라 마나 양(15)이 맡았다. 지역 중학교 소프트볼 선수인 구와바라 양은 하시모토 세이코 대회 조직위원장으로부터 공을 건네받아 첫 공을 던졌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현장에선 부흥과 재건의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일찌감치 무관중을 결정한 도쿄 인근 지역과 달리 후쿠시마는 관중 입장이 검토됐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틀었다. 잔디 교체를 비롯해 화장실 개선, 휠체어 관중을 위한 공간 확대 등 약 13억 엔(약 136억 원)을 들여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지만 결국 빛을 볼 수 없게 됐다. 교도통신은 “올림픽 관계자와 취재진을 태운 차량들이 경기장에 들어오는 동안 축제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섭씨 30도의 뜨거운 태양 아래 벤치의 선수들이 오전 내내 소리를 지르는 모습이 리틀리그 같았다”고 묘사했다. 후쿠시마의 한 비영리단체 소속 사이토 노부유키 씨는 “‘재건올림픽’이라는 깃발 아래 올림픽 유치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코로나19가 모든 주제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소프트볼, 야구가 13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부활한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인 일본은 이날 호주에 8-1로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3회말 나이토 미노리의 2점 홈런을 포함해 홈런만 3방이 나왔다. 이날 일본 선발로 나와 승리 투수가 된 우에노 유키코는 “후쿠시마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다. 후쿠시마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 NHK는 이날 경기를 생중계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려는 모습이었다. 경기 직후 선수, 감독의 인터뷰를 전하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편성했다. 28일 아즈마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인 일본과 도미니카공화국의 야구 예선 첫 경기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시구자로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이날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축구 스웨덴과 미국의 경기도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도쿄에서 400km 떨어져 관중 입장이 1만 명까지 허용된 미야기에서 열린 중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는 소수의 관중이 드문드문 앉아 썰렁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전체 경기 가운데 97%가 무관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직 끝이 아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듬해인 2017년,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33·상하이 유베스트)은 이런 제목의 자서전을 냈다. 한국, 일본, 터키리그도 모자라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런던 올림픽 최우수선수(MVP) 수상까지 배구선수로 남부러울 것이 없었던 그가 ‘아직’을 강조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올림픽 메달을 향한 간절함 때문이었다. 배구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이 시작된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20일 나리타 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2012년 런던 대회 4위, 2016년 리우 대회 8강에 머물렀던 여자배구 대표팀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김연경, 센터 양효진(32) 등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멤버들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김연경의 우선순위 맨 앞엔 늘 올림픽이 놓여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태국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 김연경은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에도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출전해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집념을 보였다.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임근혁 IM컨설팅 대표는 “3주 이상의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도 대회 출전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고 선수에게 올림픽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후 부상으로 소속팀(당시 터키 에즈자즈바시으)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면서 수억 원대의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 했다. 매니지먼트사인 라이언앳의 이해욱 대표도 “같은 소속사의 쇼트트랙 선수들과 이야기할 때도 올림픽 메달 이야기만 나오면 늘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올림픽 메달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당장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이재영, 다영 자매(이상 25세)가 태극마크를 박탈당했고, 레프트 강소휘(24)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도쿄에서 최대한 늦게 돌아오겠다”던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도미니카공화국, 일본과의 예선 맞대결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우 올림픽 때 대표팀 사령탑이던 이정철 본보 해설위원은 “첫 상대인 브라질이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좋은 분위기로 일본,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해야 한다. 이소영(27) 등 김연경의 대각에 서는 레프트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외에도 사격 진종오(42)와 함께 선수단 주장, 수영 황선우(18)와 공동 기수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앞선 두 차례 올림픽에선 예선 경기를 준비하느라 참석할 수 없었던 개회식에 처음으로 나선다. 이날 도쿄에 도착한 김연경은 “이제 올림픽이 조금씩 실감이 난다. 어려운 시기에 많은 국민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22일 이탈리아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25일 시작되는 조별 예선 경기에 대비한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직 끝이 아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듬해인 2017년,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33·상하이 유베스트)은 이런 제목의 자서전을 냈다. 한국, 일본, 터키리그도 모자라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런던올림픽 최우수선수(MVP) 수상까지 배구선수로 남부러울 것이 없었던 그가 ‘아직’을 외친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올림픽 메달을 향한 간절함 때문이었다. 배구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이 막이 오른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이 20일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에 입성했다. 2012년 런던 대회 4위, 2016년 리우 대회 8강에 머물렀던 여자배구 대표팀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김연경, 센터 양효진(32) 등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베테랑 멤버들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다. 김연경의 우선순위 맨 앞엔 늘 올림픽이 놓여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태국에서 열린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 김연경은 복근이 찢어지는 부상에도 진통제를 맞고 경기에 출전해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집념을 보였다.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임근혁 IM컨설팅 대표는 “예선전부터 복근 상태가 좋지 않았다. 3주 이상의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도 대회 출전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고 선수에게 올림픽의 의미가 얼마나 큰 지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후 부상으로 소속팀(당시 터키 에즈자즈바시으)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면서 수억 원 대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 하기도 했다. 매니지먼트사인 라이언앳의 이해욱 대표도 “같은 소속사의 쇼트트랙 선수들과 이야기할 때도 올림픽 메달 이야기만 나오면 늘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물론 올림픽 메달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 당장 ‘학교 폭력’ 논란으로 이재영, 다영 자매(이상 25)가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된 데 이어 레프트 강소휘(24)도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표팀 라인업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도쿄에서 최대한 늦게 돌아오겠다”던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도미니카공화국, 일본과의 예선 맞대결이 중요할 전망이다. 이정철 본보 해설위원(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첫 상대인 브라질이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좋은 분위기로 일본, 도미니카를 상대해야 한다. 이소영(27) 등 김연경의 대각에 서는 레프트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 김연경은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외에도 사격 진종오(42)와 함께 선수단 주장, 수영 황선우(18)와 공동기수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지난 두 대회 예선 경기 준비로 개회식에 참여하지 못했던 김연경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으로 개회식을 직접 밟는다. “있는 힘을 다 쏟아내겠다”고 각오를 밝힌 김연경은 어떤 마음으로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까.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14위)은 25일 브라질(3위)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첫 경기를 치른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나쁜 기운으로부터 막아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탁구 대표팀 막내 신유빈(17)은 19일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스티커를 붙인 방역복 차림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일본에 도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치러지는 생애 첫 올림픽을 앞두고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듯했다. 어머니가 마련해준 ‘방역 공항패션’ 차림을 한 신유빈은 방역복에 이중 마스크는 물론이고 안면가리개, 라텍스 장갑 등으로 중무장했다. 소속팀 대한항공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오면서 방역복을 입었다는 신유빈은 “선수촌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니 걱정”이라며 올림픽 관계자의 확진 뉴스를 줄줄이 읊었다. 17일 대한탁구협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도쿄 입국 직후 확진 판정을 받은 것도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 여벌로 가져간 방역복은 귀국길에 착용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 속 도쿄행 비행기에 오른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도 그 어느 때보다 진중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IOC 위원, 장인화 선수단장이 이끈 한국 선수단 본진은 이날 오전 11시 15분 인천에서 이륙한 KE703 항공편으로 일본에 입성했다. 양궁, 체조, 탁구, 펜싱 대표팀 및 본부 임원 등으로 구성된 본단 69명이 탑승한 기내에는 본보 취재진도 동승했다. 한국 선수단은 각별히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마스크 위에 안면가리개를 새로 쓰는 이들도 여럿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내식 샌드위치 등을 먹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앞서 이날 다른 항공편으로 배드민턴, 수영 대표팀 등도 도쿄에 입성했다. 20일에는 여자배구 대표팀 등이 도착할 계획이다. 총 29개 종목 232명의 선수를 파견하는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로 종합 순위 10위 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기흥 회장은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역시 변수다. 선수단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욱일기 사용 제한에 대해 그는 “일본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IOC로부터) 이 약속에 대한 문서를 받아둔 것이 있다”고 밝혔다.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