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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그룹이 2020년 아시아의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 나왔다. 올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60)이 취임 후 첫 일성으로 발표한 ‘2020 프로젝트’의 윤곽이 나온 것이다. 신한금융은 자본시장과 글로벌, 디지털 등 3가지 사업부문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이에 맞춰 조직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사업부문을 지주사 중심으로 통합 관리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게 핵심이다. 저금리 등으로 국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해외 사업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신한금융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쟁력 강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취임 직후 “신한금융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곧바로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번에 결과물을 내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업부문의 계열사 간 통합이다. 지주, 은행, 카드, 금융투자(금투), 생명 등 5개 계열사들을 묶고 자본시장, 글로벌, 디지털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부문장을 신설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복수의 사업을 하는 등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이를 통합하면 고객들에게도 더 좋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부문에서는 계열사 간 통합으로 자금력을 키워 대규모 기업투자(IB)에 뛰어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업투자금융(CIB) 사업부문에 글로벌을 더해 그룹&글로벌 IB(GIB) 사업부문을 만들었다. 기존에 은행과 금투 중심으로 소극적으로 국내 사업을 하던 것에서 벗어나 굵직한 해외 사업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그룹 손익의 8%에 그쳤던 자본시장 비중을 2020년 14%까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부문도 대대적으로 칼을 댔다. 먼저 글로벌 사업부문을 매트릭스 체제로 구축했다.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선임한 동시에 계열사들이 진출한 국가에 ‘통합 수장(Country Head)’ 자리를 만들었다. 책임과 관리, 계열사 간 시너지 등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7%인 해외사업 손익 비중을 2020년 20%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현재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 13개국에 139개 지점과 법인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을 연결하면 ‘아시아 벨트’가 된다”며 “이미 일본에서 지난해 5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디지털도 주요한 사업 축으로 삼기로 했다. 지주와 각 계열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을 만들었다. ‘CDO 협의회’를 운영해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사업의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디지털 전문가 조직으로 구성된 디지털혁신센터와 디지털 연구실도 만들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디지털 핵심 분야를 연구하기로 했다. 금융업계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과 KB금융은 ‘1등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KB금융은 785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신한금융(6220억 원)을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는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2년여 만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각 사업부문에 책임자를 앉히고 시너지를 강구하게 했다”며 “촘촘한 그물망을 짜서 수익을 최대한 건져 올리는 전략으로 국내외에서 리딩 금융회사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어른들 모두 처음에는 어린이였다.―‘어린왕자’(생텍쥐페리·더스토리·2016년) 》 이달 초 찾은 서점에서 초판본 디자인으로 재발간한 책 ‘어린왕자’가 눈에 띄었다. 수첩만 한 크기여서 ‘출퇴근길에 볼 수 있겠다’는 가벼운 심정으로 책을 골랐다. 하지만 한 번 잡은 책에서 좀처럼 눈을 떼기 어려웠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라는 문장을 포함해 몇몇 문구에선 바쁜 일상에 잊고 지냈던 가벼운 설렘마저 느낄 수 있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소행성에서 장미꽃을 돌보다 꽃의 까다로운 성격에 지친 어린왕자가 다른 별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별에서 왕(권력형), 허영쟁이(자기과시형), 술꾼(자포자기형) 등을 만난다. ‘어른들은 이상해’라고 말한 어린왕자는 마지막 별인 지구에서 만난 여우의 말에 깨달음을 얻는다. “네가 길들인 것에 책임이 있으니까 너의 장미는 네가 책임져야 해.” 초등학교 시절부터 몇 차례 읽었던 어린왕자였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책의 화자인 비행기 조종사 모습에 작가 생텍쥐페리가 겹쳤다. 실제로 생텍쥐페리는 비행기 조종사였고,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해 닷새 만에 구조됐다. 소설 속 조종사도 사고로 사막에 불시착해 어린왕자를 만난다. 어린 시절 코끼리를 통째로 삼킨 보아뱀을 그리며 화가를 꿈꾼 조종사.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자 꿈을 포기한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그 역시 정치와 넥타이를 이야기하는 어른으로 살아간다. 어린왕자를 만나 어릴 적 자신의 순수한 모습을 되찾기 전까지는. 어쩌면 소설 속 조종사가 만난 어린왕자는 비행기 추락사고 후 죽음의 문턱에서 떠올린 자신 속에 잠재돼 있던 ‘어린시절의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생전 마지막 작품이었던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 자신이 되찾고 싶었던 순수한 시절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냥 목차만 훑어보려던 책을 마지막 장까지 넘기고 말았다. ‘어른들 모두 처음에는 어린이였다’는 문장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다. 지금 나는 지난 어린 날의 나를 잊고 사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물건 고를 때 무엇부터 먼저 생각하시나요. 요즘 대다수 사람들은 ‘가용비(價容比)’부터 따진다고 합니다. 가격과 대비해 용량이 많은 것을 찾는다는 뜻인데요. 그만큼 사람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듯 합니다. 신한카드가 이와 관련된 조사를 최근 내놨습니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2014년 1분기(1~3월)와 올해 1분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언급된 가용비 관련 단어 이용량을 조사해보니 대용량과 무한리필이 각각 194%, 165%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또 대형마트보다 대용량 구매를 유도하는 창고형 마트에서의 지출도 커져 고객들의 알뜰 소비 패턴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무한리필 관련 식당 매출은 2014년 145억 원에서 2015년 179억 원으로 늘더니 지난해 398억 원까지 껑충 뛰었습니다. 특히 20대의 무한리필 음식점 이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용 건수가 2013년부터 매년 87%씩 증가하고 있답니다. 업계는 경기가 크게 좋아지지 않는 한 이 같은 ‘불황형 소비’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합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KB국민카드 정규직이 임금을 동결하고 사내 하청업체 직원들을 돕는 데 합의했다. 국민카드는 정규직 1500명의 지난해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노사 잠정합의안이 21일 표결에서 75%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는 노조원 1400여 명 중 86%가 참여했다. 국민카드는 이번에 임금 동결로 마련한 재원 25억 원가량을 하청업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쓸 계획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하청업체 직원 지원 방법은 추가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 노사는 임금협약을 두고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진통을 겪었다. 사측은 임금 동결로 마련한 재원으로 콜센터 등 하청업체 직원 2500여 명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며 노조를 설득했다(본보 21일자 A1·5면 참조). 노조가 이에 동의해 이달 19일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21일 다수의 정규직이 표결에서 찬성에 도장을 찍었다. 국민카드 노사 사례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양보해 하청업체 근로자 처우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만큼 다른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원청-하청업체가 상생하는 모범 사례가 나와서 눈여겨보고 있다. 하청업체 직원 처우 개선안을 마련할 때 참고하겠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KB국민카드 노사의 잠정 합의안은 원청회사(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양보해 하청업체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청업체 직원들은 ‘그림자 비정규직’으로 불린다. 대기업 비정규직보다 처우가 열악하지만 목소리를 내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 부문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 이후 국민카드가 하청 근로자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일정 부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하청 근로자 대우해 회사 경쟁력 높여 국민카드가 하청업체 근로자 처우 개선에 나선 것은 카드, 은행 등 금융권에 비(非)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콜센터 직원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활동하는 콜센터 직원들을 잘 대우해야 회사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금융권 콜센터 직원들은 하청업체에 고용됐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민카드에는 현재 2500여 명의 하청업체 직원들이 콜센터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받는 평균 임금은 정규직 직원 평균 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민카드 노사는 이번 합의에 이르기까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한발씩 양보했다. 사측은 성과급의 일종인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기준을 깐깐하게 고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노조는 ‘상생’의 취지를 받아들이고 임금을 동결했다. 사측은 절약한 25억 원을 하청업체 직원들 처우 개선에 쓰기로 했다. 25억 원은 국민카드 정규직 임금을 지난해 금융권 평균인 2% 인상했을 때 들어가는 비용이다. 국민카드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21일 표결을 통과하면 국민카드는 복지포인트. 상품권 등 하청업체 직원들의 지원 방안을 짤 계획이다. 고용 계약상 국민카드가 이들에게 직접 임금을 줄 수 없는 만큼 우회 수단으로 지원하려는 것이다. 다만 “하청업체 직원을 왜 우리가 도와야 하느냐”는 일부 노조원들의 반발로 표결이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카드 노조 관계자는 “하청업체 지원의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보여 주기식의 지원이 되지 않으려면 공감대 형성이 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정규직이 한발 양보해 비정규직을 돕는 것은 금융권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 “힘들게 합의한 만큼 좋은 선례로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정부 의식한 일회성에 그쳐선 안 돼” 금융계는 국민카드의 노사 합의가 동종업계와 산업계로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 실업률이 비교적 낮은 국가들의 경우 노사 대타협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카드 사례는 고용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가 양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국민카드 노사는 합의한 내용을 시스템화하고, 다른 회사들도 산업별로 하청업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사 합의가 정부의 일자리 코드를 의식한 일회성 이벤트에 끝나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고졸 채용, 박근혜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처럼 이번 ‘비정규직 제로’ 논의도 단기 성과를 내는 선에서 끝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강유현 기자}
KB국민카드 노사가 사내 하청업체 직원을 지원하기 위해 정규직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으로 이른바 ‘간접고용’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카드의 상생 사례가 다른 기업에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국민카드는 정규직 1500명의 지난해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노사 잠정합의안을 19일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금융권에서 정규직 직원이 하청업체 직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양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카드 정규직은 지난해 임금 인상분인 25억 원가량을 콜센터 등 하청업체 직원 2500여 명을 지원하는 데 쓸 계획이다. 이 경우 하청업체 직원들은 복지포인트와 상품권 등으로 1인당 최대 100만 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카드는 하청업체 직원을 위해 회사가 추가 재원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은 “정규직과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 격차가 커서 상생 차원에서 하청업체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국민카드가 원청회사(대기업) 비정규직보다 처우가 열악한 하청업체 근로자와의 상생 해법을 도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카드 노조는 노사 잠정합의안을 21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발목에 차고 있던 모래주머니를 푼 것 같았다. 계좌 조회부터 이체까지 은행 업무를 보는 내내 막힘없이 화면을 넘나들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아 종종 ‘×’를 눌러야 했던 다른 시중은행 인터넷뱅킹과 차이를 보였다. 한국씨티은행이 이달 15일 선보인 ‘무(無)인증서’ 인터넷뱅킹을 직접 사용하는 내내 든 생각이다. 기자는 18일 새 씨티은행 인터넷뱅킹으로 계좌 조회, 이체 등을 해봤다. 씨티은행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뱅킹에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를 없앴다. ‘인증서 족쇄’가 풀리면서 크롬, 사파리 같은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크롬 창을 열고 씨티은행 인터넷뱅킹에 접속했다. 시작하자마자 김이 샜다. 로그인을 누르자 ‘공인인증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는 문구가 뜨더니 오류가 발생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공인인증서가 아니라 보안 프로그램 안내창이다. 문구를 수정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뱅킹 개편으로 특별금리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접속자가 갑자기 늘면서 일시적으로 오류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몇 번 재접속 끝에 로그인에 성공했다. 첫 화면이 인상 깊었다. ‘참똑똑한A+통장’ 등 보유한 통장과 총잔액 ‘10만130원’이 나왔다. 김민권 디지털뱅킹부 부서장은 “고객들 인터넷뱅킹 중 90%는 계좌 조회라 첫 화면을 계좌 조회로 만들었다. 고객 중심으로 사이트를 최대한 단순하게 꾸몄다”고 말했다. 이체를 해봤다. ‘즉시/예약 이체’를 눌렀다. 보낼 계좌를 적고 이체 금액 5만 원을 눌렀다. 내용을 확인하고 보안카드 번호 두 개를 입력했다. 30초도 안 걸려 이체가 끝났다. ‘자주 쓰는 입금계좌’를 등록하니 더 편했다. 보안카드 번호를 누르지 않고 로그인만으로 이체가 가능했다. 단, 하루 500만 원이 넘으면 보안카드가 필요하다. 김 부서장은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를 없애 사이트가 가볍고 빠르다. 기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며 느꼈던 답답함이 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은행이 새 인터넷뱅킹을 내놓자 보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씨티은행은 사전 감시와 사후 책임을 강화해 공인인증서의 빈자리를 보완할 계획이다. 김 부서장은 “정부 인증 보안회사의 점검을 마쳤다. 씨티그룹은 이상 거래를 포착하는 글로벌 사기 예방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티은행은 개인별로 공인인증서 사용, 해외 인터넷주소 차단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사실 시중은행이 쓰는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는 ‘면피용’이란 주장도 있다. 보안이 뚫렸을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드는데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면 연간 보험료 몇 억 원으로 사고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면책 여부 등을 고려하면 보안 시스템을 바꿀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씨티은행은 지점의 80%를 축소하는 동시에 디지털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을 개편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변화에 취약한 고령 고객이 더 불편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이에 대해 “어르신들이 카카오톡을 배워서 쓰는 것처럼 은행 업무도 모바일·인터넷으로 할 수 있도록 쉽고 편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60세 이상 고객에게는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혜택을 드리고 있고, 다른 혜택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상화폐는 사이버상에서 거래되는 전자화폐다.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정부가 보증하는 일반 화폐와 달리 암호화한 기법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현존하는 가상화폐는 700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그 밖에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등도 비교적 활발히 거래된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치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그만큼 가상화폐는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열 양상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버블’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잃을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다.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조언이다.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커들의 지속적인 범죄 대상이 된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4월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야피존이 해킹을 당해 비트코인에 투자한 소비자들은 55억 원의 피해를 봤다. 거래소들이 해킹을 당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휘청거리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4년 2월 당시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틴곡스는 해킹으로 5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이 사라졌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해킹에 대비해 다양한 보안장치를 갖추고 있긴 하다. 하지만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데다 확실한 방어벽이 없어 보안이 취약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사업자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돼 있다. 금융회사 수준의 보안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범죄가 증가하자 금융당국도 소비자 보호 및 제도화 필요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는 가상화폐를 제도화하는 육성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 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악용한 범죄가 급증하자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상태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의 지위 인정 여부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가상화폐의 지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및 제재 수위가 달라진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지갑 등을 운영하는 취급업체들은 “금융당국이 라이선스를 발급해 법적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상화폐의 지위를 인정하는 곳은 사실상 일본과 미국 뉴욕주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통화는 통화로 보기도 어렵고, 금융 투자 상품으로 보기도 어렵다”며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재화’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보호 방안과 관련해 투자자가 맡긴 금액의 일부를 제3의 기관에 예치하는 방법 등도 업계에서 거론된다. 자금세탁 방지 준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위험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제 자금 결제가 늘고 정보통신기술(ICT)이 성장하면 가상화폐의 사용 빈도가 늘어날 순 있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시세 변화는 투기 버블에 가깝다”고 경고했다. 이어 “(장기적인 투자를 하려면)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차세대 통화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성모 mo@donga.com·최지연 기자}

한국씨티은행 인터넷뱅킹에서 공인인증서가 사라진다. 인증서 없이 계좌 조회나 이체 등을 할 수 있는 ‘무(無)인증서’ 인터넷뱅킹을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다른 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도 인증서 족쇄를 풀지 주목된다. 박진회 씨티은행장(60)은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공인인증서를 쓰지 않는 새 인터넷뱅킹을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들이 불편해했던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를 없앤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이디(ID)와 비밀번호로 인터넷뱅킹 계좌에 로그인해 500만 원까지 이체 등을 할 수 있다. 500만 원 이상의 거래에는 일회용비밀번호(OTP)나 보안카드가 필요하다. 이때도 공인인증서는 필요 없다. 단, 고객이 원하면 공인인증서도 쓸 수 있다. 공인인증서의 족쇄가 풀리면서 쓰임새도 훨씬 넓어졌다. PC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나 크롬, 사파리 같은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에서도 편하게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보안이다. 씨티은행은 사전 감시와 사후 책임을 강화해 공인인증서의 빈자리를 보완할 계획이다. 김민권 씨티은행 디지털뱅킹부 부서장은 “정부가 인증하는 보안회사의 점검을 마쳤다. 씨티그룹은 이상 거래를 포착하는 글로벌 사기예방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별로 공인인증서 사용, 해외 인터넷주소 차단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무(無)인증서 전략’은 씨티은행의 디지털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은행은 지점 80%를 축소하는 대신 대형 점포를 열고 디지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 인터넷뱅킹까지 손질했다. 박 행장은 “한국의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률이 지난해 52%로 세계 1위였고 급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지점 이용은 5%였다”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 같은 변화에 부정적이다. 노조 측은 “지점을 줄이고 콜센터로 직원을 보내는 것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미”라며 반발했다. ‘결국 한국에서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철수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행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 노조와 계속 대화하고 있다. ‘철수가 아니다’라고 몇 번이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금융위원회는 8월부터 영세·중소가맹점 45만5000곳이 새로 신용카드 우대수수료를 적용받게 된다고 14일 밝혔다. 영세·중소가맹점의 범위가 각각 연 매출 3억 원, 5억 원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맹점 1곳당 연간 80만 원 안팎, 전체로는 총 3500억 원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규제 완화를 통해 영업 부담을 낮춰달라는 의견을 조만간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여신금융협회는 회원사들로부터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건의 내용에는 카드를 선보인 뒤 최소 3년간 서비스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장 업체별로 수백억 원의 피해가 예상되는데 사실 서비스 한두 개 줄이는 것으로는 대처가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내비쳤다.강유현 yhkang@donga.com·김성모 기자}
“자금 위기에 놓인 해운업과 중소기업에 올해 1조3000억 원을 지원하겠다.”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55)이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구조조정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사장은 특히 해운업 구조조정에서 자산관리공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까지 국내 해운사 선박 38척을 인수해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 캠코 선박펀드도 2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늘리고 선박 건조 지원에 100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의 재기를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자산관리공사는 현재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금융회사의 개인 부실채권을 인수해 금융 취약 계층의 재기를 돕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금융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과 국가채권까지 일원화했다. 9월에 1조9000억 원 규모의 공공기관 부실채권을 인수하며 통합 통계시스템도 구축한다. 각 기관이 추심 경쟁을 벌여 다중채무자들의 재기 의지를 꺾지 않도록 맞춤형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4월부터 금융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채무감면율을 최대 90%까지 확대했다. 문 사장은 “새 정부의 장기 연체자 채무 관련 지침이 나오면 이에 따라 운용하겠다. 동시에 모럴헤저드는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국씨티은행이 전세자금대출 사업을 아예 접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규모 점포 축소 및 디지털화 작업에 돌입한 씨티은행이 기존 사업 재조정 과정에서 전세자금대출도 정리하는 것이어서 국내 다른 금융기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씨티은행은 기존 고객들이 받은 전세자금대출의 만기 연장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씨티은행은 이미 지난해 3월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다 기존 고객의 만기 연장까지 중단하면, 씨티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연장 중단을 하더라도 고객 만기에 따라 사전에 충분한 소통을 통해 대환대출에 문제가 없도록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다만 시중에 떠도는 예금담보대출 중단은 검토된 바 없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올해 4월 영업점의 80%를 정리하는 점포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 대신 대형 자산관리 점포를 열고 디지털 강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세자금대출 중단 역시 이런 과정의 하나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자산관리를 강화한다는 건 중산층 이상 타깃 고객들을 노리겠다는 건데 전세자금대출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전세자금대출은 계약서가 많아 디지털화 과정에서 고민거리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전세자금대출은 10% 정도로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김성모 mo@donga.com·주애진 기자}
낮은 카드 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 범위가 올해 8월부터 확대된다. 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3년마다 재산정한다는 기준에 따라 내년에 다시 산정하고 2019년부터 적용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신용카드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 수수료 기준을 8월부터 완화한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영세가맹점은 연간 매출액 2억 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2억 원 초과∼3억 원 이하로 돼 있다. 국정기획위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세가맹점은 3억 원 이하로, 중소가맹점은 3억 원 초과∼5억 원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영세가맹점은 결제액의 0.8%를, 중소가맹점은 1.3%를 카드사에 수수료로 지급한다. 이 수수료율은 3년 주기로 재산정하는 원칙에 따라 내년 원가 재산정 작업을 거쳐 2019년에 시행될 계획이다. 카드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대로 확대하면 영세가맹점이 가맹점의 80∼90%에 달한다. 과점 시장인 통신업계는 두면서 마진이 별로 남지 않는 카드사 수수료 문제만 매년 불거지고 있는데 시장주의에 한참 벗어난 행태”라고 꼬집었다.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성모 기자}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에 관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 제안을 거부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상표권 논란에 대해 박 회장은 16일까지 의사를 밝혀야 한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12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 회장이 제안한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더블스타 측 의견을 공유했다. 또 박 회장에게 더블스타가 제시한 조건으로 상표 사용을 협조할 것을 재차 요구하기로 했다. 회신 기한은 16일까지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매각에 필요한 선결 요건으로 상표권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자유로운 해지, 사용료율 매출액의 0.2%를 요구했다. 이에 박 회장 측은 20년 사용, 해지 불가, 사용료율 0.5%로 수정 제안을 했다. 더블스타 측은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가 이자도 못 낼 만큼 경영 상태가 안 좋은데 상표권 사용료를 올리는 것은 심하다”는 의견을 채권단에 통보했다. 채권단도 “국가 경제적 측면과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본건 매각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데 공감한다”며 더블스타 측의 손을 들어줬다. 만약 더블스타가 상표권 문제로 인수를 포기하면 금호타이어는 1조3000억 원의 채권을 갚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경우 채권단은 박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거나, 신규 자금 투입을 거부하는 등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 요청대로 상표권 20년 보장과 독점 사용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은 기존 입장만 고수하며 추가 협상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김성모 mo@donga.com·김도형 기자}
올해 1분기(1∼3월)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까지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대출 증가 폭이 둔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국내 카드업체 7곳이 발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카드론 잔액은 3월 말 현재 24조616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말(23조6845억 원)보다 3771억 원 늘어났다. 분기별 카드론 증가액이 3000억 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4년 12월 말(3554억 원) 이후 처음이다. 7곳의 3월 말 현재 카드론 취급액도 8조9976억 원으로 3개월 만에 2679억 원 감소했다. 이들의 카드론 잔액은 전체 카드론 대출의 90%를 차지한다. 카드론 증가가 둔화한 것은 금융당국의 2금융권 대출 조이기 정책 때문이다. 저축은행과 카드, 캐피털업체 등에 가계대출 증가율이 10%를 넘기지 않도록 했다. 1분기 대출증가율도 지난해 1분기 대출증가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도 3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이 19조3682억 원으로 전월 대비 1185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은행 예금에서 잔액이 10억 원을 넘는 ‘거액 저축통장’의 규모가 지난해 30조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 증가로 투자를 주저한 기업들의 돈이 은행에 몰렸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은행의 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등 저축성예금 잔액은 1061조340억 원으로 1년 새 5.2%(52조7250억 원) 증가했다. 저축성예금은 개인이나 기업이 자산을 늘리려고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금융상품이다. 특히 은행 예금에서 잔액이 10억 원을 넘는 거액 계좌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이 계좌의 총예금은 465조8730억 원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7%(30조3150억 원) 증가했다. 반면 잔액이 1억 원 이하인 계좌는 408조4660억 원으로 1년 사이 3.1%(12조107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1억∼5억 원 계좌는 137조8160억 원으로 6.4%(8조2390억 원), 5억∼10억 원 계좌는 48조8790억 원으로 4.4%(2조64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거액 계좌가 크게 늘어난 것은 기업 자금이 많이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익성이 좋아진 기업들이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를 주저하면서 저축을 늘린 것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6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2만여 개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로 2010년(6.7%) 이후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 가계의 해외 소비는 크게 늘어난 반면 국내 소비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쳐 국내관광 등 내수활성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의 가계 최종소비지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금액은 7조8462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11.3%(7966억 원)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7∼9월·8조1409억 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해외소비지출은 가계가 외국에서 의식주, 교통 등으로 사용한 금액을 뜻하며 출장 등 업무로 사용한 돈은 포함되지 않는다. 올해 1분기 해외소비지출이 크게 뛴 이유는 그만큼 해외여행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분기 해외로 출국한 국민은 651만4859명으로 지난해 4분기(569만8288명)보다 14.3% 증가했다. 반면 국내 소비는 뒷걸음질했다. 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가 국내에서 소비한 금액은 186조8607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188조4854억 원)보다 0.9% 줄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카드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겠다.’ 손바닥 정맥을 이용한 인증·결제를 해보고 든 생각이다. 지난달 25일 기자는 서명 대신 손바닥을 대 편의점에서 결제를 하고, 은행에서 돈을 뽑았다. 물건을 사는 데에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은행에서는 카드와 통장 없이 출금과 계좌 이체도 했다. 여러 금융 거래를 손바닥 하나로 편하게 끝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식의 정맥 인증·결제가 보편화되면 카드를 들고 다닐 일이 없겠다 싶었다.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최근 문을 연 세븐일레븐 무인 편의점을 찾았다. 롯데카드가 ‘핸드 페이(손바닥 정맥 결제)’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 곳이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롯데카드 회원이어야 한다. 기자는 이를 위해 이틀 전 롯데카드를 만들었다. 자신 있게 카드를 내밀자 “신분증하고 손바닥만 있으면 된다”며 직원이 웃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온 인증번호를 알려줬다. 생체 정보 이용에 동의하는 문서에도 서명했다. 이후 직원이 시키는 대로 스캐너 위에 오른 손바닥을 4번 올렸다가 뗐다. 롯데카드 김태연 홍보팀 과장은 “손바닥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을 파악해 암호화하고 이를 카드 정보에 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신분증을 주고 등록하는 데까지 총 3분 정도가 걸렸다. 이용은 더 쉬웠다. 편의점 입구에 있는 스캐너에 손을 대니 입구가 열렸다. 간식거리를 하나 골라 계산대에 올렸다. 컨베이어벨트가 자동으로 돌아갔다. 공항 보안검색대 같은 인식기기를 거쳐 구매한 상품이 나왔다. 모니터에 가격 1500원이 떴다. 모니터에 나온 대로 휴대전화 번호를 누르고 손바닥을 스캐너에 올렸다. 이렇게 결제가 끝났다. 몇 초 걸리지 않았다. 이어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로 이동했다. 국민은행은 여기를 포함해 두 지점에 정맥 인증으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마련했다. 은행에서도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카드와 통장이 필요하지 않았다. 창구에서 신분증을 내고 신청서에 등록할 계좌와 개인 정보를 써 냈다. 그리고 스캐너에 손을 4번 가져다 댔더니 등록이 끝났다. 등록을 마치고 지점 내에 있는 정맥 인증 ATM으로 갔다. 다른 ATM과 모양이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비밀번호를 누르는 곳 상단의 스캐너가 눈에 띄었다. 예금 출금, 입금, 계좌 송금 등의 목록이 있는 첫 화면에서 ‘바이오 인증’을 눌렀다. 다음 화면인 거래 선택에서 예금 출금을 골랐다. 주민등록번호를 누르자 ‘바이오 인증 모듈 위에 손바닥을 올려주십시오’라는 문구가 떴다. 손바닥을 올리자 1∼2초 만에 금액 선택 화면으로 넘어갔다. 비밀번호를 누르자 거래 완료 창이 떴다. 다른 은행들도 생체 정보를 활용한 ATM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은행들이 생체 인증을 속속 도입해 ‘카드·통장 없는 시대’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정맥 인증이 가능한 지점을 전국 51개 지점으로 확대했다. 최근 지문, 홍채, 목소리 등 다양한 생체 인증 방식이 쏟아지고 있다. 회사들이 정맥 인증에 주목하는 이유는 보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타인으로 잘못 인식할 확률이 정맥은 0.00001%로 지문(0.01%)보다 훨씬 낮다”고 말했다. 이어 “정맥의 굵기나 기울기 등을 특정 문자로 변환해 여러 번 암호화한 뒤 반은 롯데카드에, 반은 금융결제원 바이오 정보 분산관리센터에 저장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체 인증 정보가 한 번 유출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생체 정보가 유출됐다고 비밀번호처럼 자신의 홍채나 손바닥을 바꿀 순 없기 때문이다. 생체 인증 횟수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고쳐야 할 부분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직장인 이소연 씨(31·여)는 이달 초 황금연휴에 싱가포르로 휴가를 다녀왔다. 이 씨는 여행을 다녀와 짐정리를 하다가 지갑을 열어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환전했던 50만 원어치의 싱가포르 달러가 고스란히 있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환차손을 감수하고 원화로 다시 환전했다. 그는 “현지에 가니까 카드 결제가 대부분 다 돼서 분실이나 도난 걱정에 현금을 두고 다녔다. 계획하고 환전을 했어야 했는데 은행에 왔다 갔다 하느라 번거롭기만 하고 금전 손실도 컸다”고 말했다. 해외에 나갈 때는 환전하기 전에 현금과 신용카드의 사용 비중을 미리 고민해 두는 게 좋다. 편의성 때문만이 아니다. 화폐 종류에 따라 은행의 환전 수수료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손실을 줄이려면 신용카드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현지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전신환 환율이 적용된다. 여기에다 해외결제 수수료가 붙는다. 달러나 유로화 등 주요 통화의 환전 수수료율은 1.7∼2.0% 수준인 반면 태국 밧 등 기타 통화는 5.0% 이상의 수수료가 붙는다. 카드의 해외이용 수수료율은 국가나 화폐 종류와 상관없이 매매기준율에 카드 발급사 수수료를 더해 2.2∼2.5% 수준으로 고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 화폐가 필요하면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수수료가 3%가 넘는 국가일 경우 현지에서 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해외에 나갈 일이 있다면 SC제일은행의 ‘시그마카드’를 추천한다. 이 상품은 해외수수료 면제, 최대 90% 우대환율, 동반 3인까지 공항라운지 이용 등의 혜택이 있다. 해외여행용 특화 카드로 최근 파워블로거와 해외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의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해외여행용 카드의 필수 옵션인 해외이용 수수료 면제 혜택은 물론 SC제일은행에서 환전할 때 90% 환율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은행에서 부과하는 국외결제 수수료(0.35%)도 면제된다. 다만 해외 이용 수수료 중 국제카드사 수수료는 정상 청구된다. 이 카드에 가입하면 특급호텔 및 공항 발레파킹 서비스와 함께 전 세계 600여 개의 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PP카드도 나온다. 보통 신용카드 공항라운지 서비스 혜택은 본인만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시그마카드는 인천공항 스카이허브라운지에서 본인을 포함해 3명까지(연 3회)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족 단위의 여행객에게 유용하다. 시그마카드는 해외 사용 금액의 1.5%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또 국내외 온라인 구매나 병원에서 결제한 금액에 대해 한도 없이 1.5%의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일반 가맹점에서도 구매금액의 1%가 포인트로 적립된다. 적립된 시그마카드 포인트는 SC제일은행 리워드 포인트로 통합해 카드 대금이나 대출이자 등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거나 백화점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전국 2만여 개 가맹점에서도 쓸 수 있다. 이 카드의 연회비는 마스터카드가 20만 원(가족회원 5만 원), BC글로벌카드는 19만5000원(가족회원 4만5000원)이다. 카드에 가입하면 매년 10만 원 상당의 바우처가 두 번 나온다. 모든 병의원과 호텔 등에서 이용 가능하다. 연회비만큼 혜택이 돌아오는 것이다. SC제일은행은 7월 말까지 시그마카드를 발급받으면 2만 원 상당의 모바일 파리바게뜨 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홍성준 SC제일은행 카드상품팀 이사는 “시그마카드는 환전부터 해외 카드 사용과 적립까지 해외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다른 해외여행 특화 카드와 견주었을 때 비교우위에 있는 매력적인 혜택이 많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신용카드 업계가 새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반영한 ‘전략 짜기’에 나섰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를 대비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는 한편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들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해 새나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수수료 인하 손실분을 메울 만한 전략이 마땅치 않아 카드사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달 초 전 부서에서 핵심 인력을 차출해 ‘카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이 TF는 현재 414개나 되는 카드상품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익 모델 발굴부터 브랜드 이미지 구축 방안 등을 전반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한 전략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카드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방침에 따라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금융 당국은 새 정부의 금융공약 가운데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 없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맹점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을 대폭 확대하고, 연매출 3억∼5억 원인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현행 1.3%에서 1.0%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이 공약대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현실화되면 연간 5500억 원 규모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수백억 원의 수익이 감소해 새로운 사업 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며 “새나가는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고객 기반을 창출해 수수료 인하에 따른 손실을 메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카드가 최근 대한의사협회와 손을 잡고 의사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카드를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백화점 연계 카드 등은 이미 고객 기반이 포화된 상태라 전문직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상품을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다른 선두권 카드사들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논란에서 자유로운 디지털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 시장 전체의 ‘파이 키우기’가 어려워진 만큼 디지털로 전환해 다른 카드사의 고객을 ‘뺏어오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디지털 시장 선점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뿐 아니라 새 정부에서 법정 최고 금리 인하까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카드업계에 미칠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대부업법상 법정 최고 금리(현재 연 27.9%)를 단계적으로 20%까지 낮출 계획이다. 법정 최고 금리가 떨어지면 카드사들의 카드론, 현금서비스 이자 모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카드사들의 단기 카드 대출의 금리는 연 최고 26.90%에 이른다. 카드 수수료는 2007년 이후 9차례 내렸다. 카드업계는 새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우려되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카드 포인트, 캐시백, 무이자 혜택 등을 줄이면 일부 가맹점을 위해 전체 소비자가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정부가 가격 결정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외에서는 수수료 상한선 제도나 집단소송 간편화 등을 통해 정부가 간접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준다. 한국처럼 정부가 수수료에 간섭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