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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섬 사회’와 ‘부의 지배’ 등의 저서를 통해 경제 양극화의 심각성을 경고한 미국의 경제학자 레스터 서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25일(현지 시간)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30일 보도했다. 향년 78세. MIT는 서로 교수의 사망 사실을 이날 공식 발표하면서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서로 교수는 일찍이 부의 불평등 문제를 지적한 여러 저서로 주목 받았다. 특히 1980년 발표한 ‘제로섬 사회(1980년)’에서 미국을 이익과 손해의 합이 제로가 되는 사회로 규정하고 부의 승자독식 구조로 인한 경제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조세개혁을 촉구했다. 하지만 ‘부의 지배(2003)’에서는 세계화가 개도국 사람들의 실질적인 삶을 향상시킨 면도 있다며 세계화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본주의의 미래(1997)’와 ‘부의 건설(1999)’ 등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힌 역작이다. 1938년 미국 몬태나 주 리빙스턴에서 태어난 고인은 월리엄스 칼리지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한 뒤 로즈장학생으로 선발돼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1964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잠시 교편을 잡기도 했으나 1968년 MIT로 옮긴 뒤 이곳에서 반평생 넘게 학생들을 가르쳤다. 1987~1993년 MIT 슬로안 경영대학원 학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각종 저서와 숱한 강연으로 대중에게 경제를 알리는데 노력했지만 그의 진짜 희망은 현실 정치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는 “고인은 카터 행정부(1977~1981년)에서 경제자문을 맡았지만 진정 원한 것은 경제관료 자리였다. 하지만 끝내 부름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로 교수는 1997년 한 인터뷰에서 “왕(대통령)의 귀를 얻을 수 없다면 대신 대중에게 호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것이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한국이 2050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노인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통계국이 28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 ‘늙어가는 세계 2015’에 따르면 한국은 빠른 속도로 노인 인구 비중이 늘어 2050년 65세 이상이 일본(40.1%)에 이어 세계 2위인 35.9%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2050년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상위 국가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홍콩(35.3%) 대만(34.9%) 슬로베니아(34%) 불가리아(33.8%) 에스토니아(32.2%) 순이다. 2015년의 경우 1위가 일본이고, 독일과 이탈리아가 각각 2, 3위였으나 두 나라는 2050년에는 19위와 15위로 순위가 낮아졌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3%로 고령사회 기준(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에도 미치지 못했고, 노인 비율이 높은 국가 상위 25위권에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저출산과 수명 연장 추세가 이어져 30여 년 뒤 대표적인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5년 80세였지만 2050년에는 84.2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남성은 81.5세, 여성은 87.1세다. 한국인의 평균 나이는 2015년 40.8세, 2030년 48.3세에서 2050년에는 55.1세로 훌쩍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노인 비율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로 2015년 세계 총인구 가운데 8.5%(6억1700만 명)를 차지하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50년 17%(16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통계국은 “일본이 최고 노인 국가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 홍콩 대만 등이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2050년 이들 국가의 인구 3명 중 1명은 노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한국이 2050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노인 인구가 많은 나라가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통계국이 28일(현지 시간) 발표한 보고서 ‘늙어가는 세계 2015’에 따르면 한국은 빠른 속도로 노인 인구 비중이 늘어 2050년 65세 이상이 일본(40.1%)에 이어 세계 2위인 35.9%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2050년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상위 국가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홍콩(35.3%) 대만(34.9%) 슬로베니아(34%) 불가리아(33.8%) 에스토니아(32.2%) 순이다. 2015년의 경우 1위가 일본이고, 독일과 이탈리아가 각각 2, 3위였으나 두 나라는 2050년에는 19위와 15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3%로 고령사회 기준(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이상)에도 미치지 못했고, 노인 비율이 높은 국가 상위 25위권에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저출산과 수명 연장 추세가 이어져 30여 년 뒤 대표적인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5년 80세였지만 2050년에는 84.2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남성은 81.5세, 여성은 87.1세다. 한국인의 평균 나이는 2015년 40.8세, 2030년 48.3세에서 2050년에는 55.1세로 훌쩍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노인 비율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로 2015년 세계 총인구 가운데 8.5%(6억1700만 명)를 차지하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50년 17%(16억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통계국은 “일본이 최고 노인 국가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 홍콩 대만 등이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2050년 이들 국가의 인구 3명 중 1명은 노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우리는 미제(미국 제국주의)의 선물이 필요 없다.” 쿠바 혁명의 살아있는 전설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90·사진)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55)의 쿠바 방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를 떠난 지 6일 만인 28일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오바마 형제에게(Brother Obama)’란 제목의 편지 형식의 기고 글을 실었다. 자신이 이끈 쿠바 혁명이 경제난 속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반박하면서 향후 미국의 내정 간섭을 경계하는 내용을 담았다. 피델 전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쿠바 아바나의 국립극장 연설에서 ‘수십 년의 갈등을 빚은 과거는 뒤에 내버려 두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한 발언에 대해 “미국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들은 쿠바인들은 심장마비가 걸릴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1961년 피그스 만 침공, 1976년 쿠바 항공기 폭파 사건을 열거하며 “미국이 치밀하게 계획된 공격들로 수백 명의 쿠바인을 죽거나 다치게 만든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누구도 이 고귀하고 이타적인 사람들(쿠바인)이 교육, 과학, 문화의 발전을 통해 얻은 영광과 권리, 정신적인 자산을 포기하라고 말할 수 없다”며 “미국은 쿠바의 정치 체계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쿠바 공산주의의 주창자였던 피델 전 의장은 “우리는 우리 국민의 노동과 지식으로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음식과 재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델 전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 기간 중 반(反)정부 활동가들을 만나고 민주주의 확산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시했다. 피델 전 의장은 “그가 쿠바 정치에 대해 반응을 보이고 쿠바에 대한 어떤(정치적) 이론을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정중히 제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피델 전 의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란마에 ‘피델의 반응’이란 제목으로 정기적으로 글을 실었지만 오바마 대통령 방문을 앞둔 올 초부터는 침묵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부터 사흘 동안 쿠바를 방문해 양국 관계 정상화에 이정표를 만들었다. 그는 당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85)을 만났지만 쿠바 혁명의 상징인 라울의 형 피델 전 의장과의 역사적인 만남은 갖지 못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에서 가진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고령인 그의 건강이 허락된다면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하기 하루 전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피델 전 의장을 만난 뒤 돌아간 것을 감안하면 피델이 건강 이상으로 만나지 못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위싱턴포스트(WP)가 22일 전했다. 피델 전 의장은 지난해 5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같은 해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기도 했다. 피델 전 의장은 2006년 장출혈로 건강이 악화된 뒤 2008년 동생 라울에게 의장직을 물려줬다. 하지만 쿠바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뉴욕타임스는 테드 피코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오바마가 떠난 뒤에야 글로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은 피델이 동생 라울의 대미관계 개선 정책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피델 전 의장의 글이 미국을 향한 것이기보다는 내부 단결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노동당 중앙본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한 중국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내는 방침지시문을 각 지방 도당위원회에 내려보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문건에는 핵무기로 맞서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산케이신문이 입수한 노동당 지시문에는 “모든 당원과 근로자는 사회주의에 등을 돌린 중국의 압박 책동을 핵 폭풍의 위력으로 단호히 깨부수자”라고 적혀 있다. 해당 문서는 안보리 결의(2일) 채택 8일 뒤인 이달 10일 지방조직에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김정은 정권은 안보리 대북제재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적대감보다는 강경 자세로 돌아선 중국에 더 강한 반발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시문에는 중국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담겨 있다. 지시문은 “중국이 유엔 제재 미명하에 패권적 지위가 흔들리지 않으려고 북한 제재에 진심으로 찬성하고 있다”며 중국의 제재 동참을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했다. 이어 ‘중국에 털끝만큼의 환상도 품지 말라’고 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까지 거론하며 “중국과 동등하게 대응해 우리를 업신여기는 태도를 바꾸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 노동당 중앙본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한 중국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내는 방침지시문을 각 지방 도당위원회에 내려 보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문건에는 핵무기로 맞서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산케이신문이 입수한 노동당 지시문에는 “모든 당원과 근로자는 사회주의에 등을 돌린 중국의 압박 책동을 핵 폭풍의 위력으로 단호히 깨부수자”라고 적혀 있다. 해당 문서는 안보리 결의(2일) 채택 8일 뒤인 지난 10일 지방조직에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김정은 정권은 안보리 대북제재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적대감보다는 강경 자세로 돌아선 중국에 대해 더 강한 반발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시문에는 중국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담겨 있다. 지시문은 “중국이 유엔 제재 미명하에 패권적 지위가 흔들리지 않으려고 북한 제재에 진심으로 찬성하고 있다”며 중국의 제재 동참을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규정했다. 이어 ‘중국에 털끝만큼의 환상도 품지 말라’고 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까지 거론하며 “중국과 동등하게 대응해 우리를 업신여기는 태도를 바꾸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중국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은 제재에 동참한 중국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안보리 결의 후 예상되는 경제난에 대비해 내부 단결을 고취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산케이는 분석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55)와 쿠바 혁명의 살아있는 전설 피델 카스트로(90)의 깜짝 회동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양국 관계자들은 “둘의 만남을 서로 제안한 적도 없고 예정에도 없었다”고 억측을 경계했지만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심 피델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85)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1959년 쿠바 혁명의 주역으로 50년 가까이 최고 권력자였던 형 피델 전 의장까지 만난다면 미-쿠바 관계 정상화의 상징으로 대내외에 홍보할 수 있었다. 그는 현지에서 미국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고령인 그의 건강이 허락된다면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피델은 지난해 5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고 같은 해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주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쿠바를 찾아 피델을 만났고, 오바마가 도착하기 하루 전에 돌아갔다. 하지만 피델은 남미의 좌파 대통령은 만나면서 미국 대통령은 만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21일 “오바마가 쿠바를 방문해 쿠바인을 놀라게 하고 그들의 미래를 재설정할 때 피델은 (오바마의) 시야와 마음에서 멀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피델은 2006년 장출혈로 건강이 악화된 후 2008년 동생 라울에게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주고 공식 은퇴한 뒤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피델의 반응’이란 제목의 기사가 피델의 바이라인으로 정기적으로 나왔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생일(8월 13일) 때까지는 모습을 보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22일 브뤼셀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는 예고된 테러였다. 벨기에 수사 당국은 테러 발생 이틀 전 붙잡은 테러 용의자로부터 “새로운 테러를 계획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다른 용의자 검거에 총력을 집중했지만 참사를 막지 못했다. 최근 벨기에는 테러와의 전쟁을 끝낼 전기를 마련한 듯했다. 지난해 11월 13일 ‘파리 테러’의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26)을 18일 오후 브뤼셀의 은신처에서 체포했기 때문이다. 압데슬람은 과감했다. 이후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그가 “브뤼셀에서 새로운 테러를 준비했으며 그것은 실제 일어날 수도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디디에 렝데르 벨기에 외교장관이 20일 공개했다. 렝데르 장관은 “압데슬람의 은신처에서 중화기를 비롯한 다량의 무기를 발견했고 브뤼셀에서 압데슬람을 중심으로 형성된 새로운 네트워크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급해진 벨기에는 21일 압데슬람과 함께 파리 테러에 가담한 공범으로 지금까지 수피아네 카얄이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나짐 라크라위(24·사진)의 신원을 확보한 뒤 공개 수배에 나섰다. 압데슬람이 숨어 있던 은신처에서 라크라위의 DNA 흔적이 발견돼 이들이 최근까지 함께 머물며 새로운 테러를 모의한 정황이 나온 것이다. 이번 테러와 압데슬람의 체포가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벨기에가 어느 때보다 테러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이번 연쇄 테러가 발생한 사실만은 변함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브뤼셀 테러가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실은 테러범들이 마음만 먹으면 실제로 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압데슬람이 파리 테러 이후 유럽 수사 당국의 눈을 피해 127일 동안 도주 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친구와 가족 10여 명이 도왔기 때문이다. 흔히 테러집단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을 ‘외로운 늑대’ ‘고독한 행동가’로 부르지만 실제는 크고 작은 인적 네트워크가 그들을 지원해온 것이다. 가디언은 “IS와 알카에다 같은 테러집단은 국제적인 테러집단으로 불리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는 해당 지역민이, 지역에 있는 장소를 대상으로,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자원과 무기로 행한 것들이다”라고 분석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브라질 전·현직 대통령과 핵심 권력자들에 대한 비리를 파헤치고 있는 40대 판사가 축구스타 못지않은 영웅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부패의 사슬을 끊기 위해 최고 권력에 당당히 도전한 ‘브라질판 포청천’의 등장에 삼바 축구의 나라 브라질 국민이 환호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비리 수사를 이끌고 있는 남부 파라나 주 연방법원의 세르지우 모루 판사(44·사진). 모루 판사는 4일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전격 체포했다 풀어준 데 이어 16일에는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의 전화통화 감청 내용을 그대로 언론에 공개했다. 호세프가 룰라를 수석장관에 임명해 비호하고 본인의 부패 혐의도 덮으려던 의도를 만천하에 알린 것이다. 호세프는 “전직 대통령도 (통화내용의 비밀보장이라는) 헌법상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데 무슨 수사 정의냐”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모루 판사는 “국가 최고지도자라도 범죄 혐의가 있는 통신자료까지 비밀을 보장하는 특전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받아쳤다. 모루 판사는 경찰을 지휘하고 영장을 발부하며 이번 부패수사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1998년 하버드로스쿨에서 특별프로그램을, 2007년 국무부 지원으로 3주 과정의 미래 지도자 과정을 이수하는 등 미국의 부패수사 및 사법 시스템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그의 측근은 “범인을 잡는 데만 관심이 있는 꼴통(nerd)”이라고 평가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대 일부는 ‘모루를 차기 대통령으로’라는 피켓까지 들고 나오지만 모루에 대한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사건을 법률적으로 다루지 않고 여론을 등에 업은 채 정치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원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18일 룰라 전 대통령의 수석장관 임명을 유예하고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으라고 명령했다. 전날 지역 연방법원 판사들이 장관 임명에 대한 효력정지 결정을 내리자 상급법원인 연방법원이 이를 기각한 것을 또다시 뒤집은 것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막장 정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재임 시절 저지른 부패 혐의에 대해 주(州)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룰라 전 대통령은 16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수석장관 제의를 받아들였다. 수석장관은 행정부처를 총괄하는 핵심 요직이다. 국민 반응은 싸늘하다. 사법당국의 수사를 피하기 위한 ‘정치적 꼼수’로 장관이 된 그를 곱게 보는 시선은 없다. 브라질 법률에 따르면 각료가 될 경우 주 검찰의 수사나 지역 연방법원 판사의 재판으로부터 면책된다. 그 대신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주관하는 재판만 받게 되는데 대부분 대법관은 룰라 전 대통령과 호세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다. 호세프 대통령 역시 탄핵 위기를 모면할 목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룰라 전 대통령을 복귀시켰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설상가상(雪上加霜) 두 사람의 ‘은밀한 거래’가 담긴 통화 내용이 이날 오후 폭로됐다. 룰라 부패 수사를 지휘해온 남부 파라나 주 연방법원의 세르지우 모루 수사판사가 룰라 전 대통령과 호세프 대통령 간 전화 통화를 감청한 자료를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게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장관 임명장을 보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분노한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몰려나왔다. 13일 600만 명(시위대 주장)이 전국 주요 도시에서 ‘룰라 체포’와 ‘호세프 퇴진’을 외친 뒤에도 반성할 기미가 없자 국민의 공분이 커진 것이다. 이날 밤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등 주요 도시에선 시민 수만 명이 모여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 수석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파문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룰라 수석장관이 서명식에 참석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임명장을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감청 자료를 공개한 모루 판사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USA투데이는 “미쳐 돌아가고 있는 브라질 정치가 새로운 춤판을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룰라는 브라질이라는 비행기의 부조종사다. 역대 가장 인기가 없는 대통령(호세프)에게 조종간을 넘겨받아 국정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영국 런던 증시를 운영하는 런던증권거래소(LSE)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를 운영하는 도이체 뵈르제가 인수합병에 합의해 유럽 최대의 거래소 탄생이 임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양사 합병으로 출범하게 될 새로운 지주회사의 시가총액은 305억 달러(약 36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합병으로 새로 만들어지는 지주회사 UK 탑코(Top Co) 주식은 LSE가 45.6%, 도이체 뵈르제가 54.4%로 나눠 갖는다. 도이체 뵈르제가 LSE를 인수하는 모양새다. UK탑코는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기로 했으며, 최고경영자(CEO)는 도이체 뵈르제의 카르스텐 켄게테르 CEO가 맡기로 했다. 도널드 브라이든 LSE 회장은 UK 탑코의 회장을 맡는다. 새로 탄생하는 UK탑코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운영하는 미국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 그리고 홍콩증권거래소(HKEx) 등 세계 거대 거래소들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양사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런던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땅이자 유럽 최대 경제 강국의 접점인 프랑크푸르트를 아우르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연간 4억5000만 유로(약 5953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합병은 주주총회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달 LSE 인수 제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ICE가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에 군대를 파견한 지 5개월 반 만에 주요 병력의 철수를 결정했다.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은 전격적인 선언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30일 시리아에 가차 없는 첫 공습을 시작해 서방 세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번엔 시리아 평화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병력 철수 방침을 통보했다. 푸틴이 서방에 반보씩 앞서 나가며 주도권을 잡는 형국이다. 푸틴은 14일 저녁 크렘린 궁에서 국방부 장관 및 외교부 장관과 회의를 가진 뒤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던 목표들이 전반적으로 성취된 것으로 본다”며 철군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 정부 대변인은 이 내용을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통보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며 지난해 9월부터 시리아에 물량 공세를 퍼부었다. 전투기가 9000회 이상 출격했고 반군의 돈줄인 석유 생산 및 운송 기지 209개를 파괴했다. 특히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비롯해 400개 거점을 반군으로부터 탈환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푸틴의 철수 결정은 파병을 통해 기대했던 성과를 대부분 거두었기 때문이라고 BBC는 전했다. 러시아가 내전에 개입할 때만 해도 정부군은 붕괴 직전에 놓일 정도로 수세에 몰렸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리아 서쪽 레바논 접경 지역을 대부분 탈환해 점령지가 1만 km²로 늘어났다. 아사드 정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를 확고히 다진 것이다. 푸틴은 혹시 있을지 모를 아사드 정권의 변심에 대비해 외교장관에게 시리아의 정치적 변화를 면밀히 지켜볼 것을 지시했다. 또 지상군을 비롯한 주 병력을 빼는 대신 헤메이밈 공군기지에 공군력을 남겨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의 철군 결정은 아사드 정권이 안정 상태에 들어섰다는 신뢰감을 표시한 것일 수도 있고, 아사드에게 시리아 내 정적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라고 압력을 넣은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은 한발 빠른 군대 철수로 시리아 내전 종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과 크림 반도의 병합으로 서방의 비난과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가 시리아 사태를 계기로 서방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내부적으로는 저유가 속에 돈줄이 마르고 있어 철군 결정을 앞당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BBC는 전했다. 서방은 러시아의 군대 철수를 반기면서도 푸틴의 속내를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무엇보다 철수가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해 의혹이 쏠린다. 시리아에 파견된 러시아 군대의 정확한 규모도, 철수되는 인원도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푸틴은 15일부터 철수 시작을 지시했지만 완료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철수 발표 이후 푸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화 통화를 하고 철수에 관련한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개입을 줄곧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했고 폭격 또한 반군과 시민이 아닌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 집단에 집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철수로 그런 주장이 눈가림에 불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디언은 “푸틴은 ‘시리아에서 목표가 성취됐다’며 철군을 지시했는데 IS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올 1월 시아파 지도자 등을 처형해 이란과 국교를 단절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시 숨졌던 지도자의 조카도 조만간 사형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춤했던 이란과의 관계가 다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랍 포털사이트 알 바와바는 13일 사우디 관영신문인 오카즈를 인용해 1월 처형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니므르 알 니므르(당시 56세)의 조카인 알리 알 니므르(21)에 대한 사형 집행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니므르는 17살 때인 2012년 반(反)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체포됐다. 2014년 특별형사재판소(SCC)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반정부 시위, 정부 시설 공격, 기관총 소지, 무장 강도 등 무려 12개 혐의에 유죄가 인정됐다. 니므르 외에도 3명이 함께 처형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2명은 니므르처럼 10대 때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가 체포된 청년들이고, 나머지 1명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제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엠네스티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18세 미만의 나이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사우디는 니므르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도 사형 집행을 중단할 것을 사우디 정부에 요청했다고 아랍타임스가 보도했다. 니므르의 가족들은 국제엠네스티를 통해 구명 운동에 나서고 있다. 니므르의 엄마는 엠네스티에 “면회 갔을 때 온몸에 피멍이 들어있었다. 고문에 의한 허위 진술로 유죄가 됐다”며 울먹였다. 가족들은 고문 행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촌 니므르는 2011년 ‘아랍의 봄’ 시위 때 사우디 내에서 소수인 시아파의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섰다가 사형을 선고받았다. 수니파가 다수인 사우디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니므르에 대한 사형을 집행해 거센 반발을 불렀고 급기야 이란과 국교가 단절됐다. 사우디는 당시 니므르를 비롯해 47명을 단 하루 만에 집단 처형했다.황인찬기자 hic@donga.com}
말레이시아 총리를 인터뷰하려던 호주 기자 두 명이 경찰에 체포돼 출국이 금지되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잇단 부패 스캔들로 거센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나집 라작 총리가 본인의 부패 의혹을 취재하러 온 기자를 공권력으로 제압한 것이다. 호주 정부는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13일 보르네오 섬의 이슬람사원을 방문한 나집 총리에게 호주 ABC방송의 탐사 프로그램 ‘포 코너스’의 린턴 베서 기자와 루이 에로글루 카메라맨이 다가가 노상 인터뷰를 시도했다. 이들은 총리에게 부패와 관련된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폴리스라인을 넘는 순간 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6시간 동안 심문한 뒤 이들을 풀어 줬지만 출국을 금지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총리에게 공격적으로(aggressively) 다가갔기 때문에 체포했으며 검찰이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피지를 방문 중인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은 “말레이시아 정부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사안을 면밀히 분석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 기자를 체포하는 강수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연이어 터지는 부패 스캔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골적으로 언론을 통제하는 데 따른 것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취재원 공개를 거부하는 언론인을 중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려고 시도해 지난달 국경 없는 기자회가 비난 성명을 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55)은 2009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할 때만 해도 검은 머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머리가 하얗게 셌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자신보다 열 살 어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백악관에서 농담 어린 충고를 했다. “검은 머리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염색약 빨리 써야 할 거요.” 캐나다 총리로서는 19년 만에 9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방문한 트뤼도 총리가 숱한 화제를 남기고 돌아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격의 없이 함께 웃고, 걷고,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을 두고 ‘브로맨스’(남성들 간의 로맨스)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 “‘Trubama’(트뤼도+오바마)의 브로맨스가 깊어졌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이번에 2025년까지 2012년 대비 메탄가스 배출량을 40∼45% 줄이기로 했고, 북극해의 자원 및 환경 보전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런 성과 못지않게 주목받은 것은 양국 정상의 재치 있는 발언들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양국이 절대 일치를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어디 맥주가 더 맛있는지, 어느 나라가 하키를 더 잘하는지”라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탠리컵(우승컵)이 내 고향 시카고 블랙호크스에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트뤼도 총리도 질세라 “미국에서 캐나다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블랙호크스에서 뛰고 있는 캐나다 선수들을 일일이 언급했다. 같은 날 만찬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두 딸 말리아(18), 사샤(15)도 참석했다. 국빈 만찬에 딸들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고교 졸업반인 말리아 양은 목선이 깊게 파인 과감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었다. 트뤼도 총리는 “두 딸을 만나게 돼 정말 감동이다. (대통령의 딸로서) 유년 시절에 겪은 훌륭한 경험들은 남은 인생에 큰 힘과 지혜가 될 것”이라고 덕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직 어린 트뤼도 총리의 세 자녀를 빗대 “트뤼도 총리에게 한 가지 부러운 게 있다. 바로 아이들을 언제든지 안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 “백악관에 처음 왔을 때 말리아는 열 살, 사샤는 일곱 살이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빨리 커버렸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감상에 젖어 “말리아의 졸업식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갈 거다. 우는 것을 주변에 들키기 싫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임기 마지막 해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하반기(7∼12월)에 캐나다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55)은 2009년 1월 백악관에 입성할 때만 해도 검은 머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하얗게 머리가 셌다. 오바마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자신보다 열 살 어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백악관에서 농담어린 충고를 했다. “검은 머리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염색약 빨리 써야할 거요.” 캐나다 총리로서는 19년 만에 9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방문한 트뤼도 총리가 숱한 화제를 남기고 돌아갔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격의 없이 함께 웃고, 걷고,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을 두고 ‘브로맨스’(남성들 간의 로맨스)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 “‘Trubama’(트뤼도+오바마)의 브로맨스가 깊어졌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이번에 2025년까지 2012년 대비 메탄가스 배출량을 40~45% 줄이기로 했고, 북극해의 자원 및 환경 보존에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이런 성과 못지않게 주목받은 것은 양국 정상의 재치 있는 발언들이었다. 오바마는 10일 “양국이 절대 일치를 볼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어디 맥주가 더 맛있는지, 어느 나라가 하키를 더 잘 하는지”라며 “북미아이스하키(NHL) 스탠리컵(우승컵)이 내 고향 시카고 블랙호크스에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트뤼도도 질세라 “미국에서 캐나다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블랙호크스에서 뛰고 있는 캐나다 선수들을 일일이 언급했다. 같은 날 만찬에는 오바마의 두 딸 말리아(18), 사샤(15)도 참석했다. 국빈 만찬에 딸들이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고교 졸업반인 말리아 양은 가슴이 파인 과감한 드레스를 입었다. 트뤼도는 “두 딸을 만나게 돼 정말 감동이다. (대통령의 딸로서)유년 시절에 겪은 훌륭한 경험들은 남은 인생에 큰 힘과 지혜가 될 것”이라고 덕담했다. 오바마는 아직 어린 트뤼도의 세 자녀를 빗대 “트뤼도 총리에게 한 가지 부러운 게 있다. 바로 아이들을 언제든지 안을 수 있는 것”이라며 “백악관에 처음 왔을 때 말리아는 10살, 사샤는 7살이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빨리 커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감상에 젖어 “말리아의 졸업식에는 선글라스를 끼고 갈 거다. 우는 것을 주변에 들키기 싫다”고 말했다. 트뤼도는 임기 마지막 해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하반기에 캐나다를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 2만2000명의 개인 정보가 서방 정보 당국과 언론에 유출됐다. 베일에 싸여 있던 IS 조직원들의 신원 파악이 가능해져 테러 예방 및 IS 격퇴에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문서상 확인된 조직원 국적은 51개지만 개인의 신원은 영국인 몇 명만 공개된 상태다. 한국인 포함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 독일 정보 당국이 IS에 환멸을 느낀 한 시리아인 조직원에게서 해당 문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문서는 진본이다. IS 관련 조사가 더 빠르고 정확해지고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더 강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경찰도 독일 정보원이 문서를 확보했으며 전문가들이 진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은 구체적인 입수 경로나 문서에 나온 조직원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랍어로 적힌 이 문서는 일종의 ‘가입지원서’로 총 23개 질문과 답이 적혀 있다. 해당 조직원의 실명과 가명(조직 내 이름), 거주지, 혈액형, 출생지, 국적, 결혼 여부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뿐 아니라 시리아어 대화 가능 정도와 추천인, 이전 전투 경험, (IS에 대한) 충성도 등 자질을 묻는 질문도 있다. 연락처 아래 가장 마지막 항목은 ‘사망 일시와 장소’를 기재하는 공란이 있다. 시리아 뉴스사이트 자만 알 와슬,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도 해당 문서를 확보했다며 분석을 내놓았다. 자만 알 와슬은 40개국에서 온 1736명의 조직원 신원을 분석한 결과 25%는 사우디인, 나머지 대부분은 튀니지, 모로코, 이집트인이라고 전했다. 또 영국 14명, 미국 4명, 캐나다 6명도 있었다. 스카이뉴스는 “순교자(Martyrs)라고 표기된 별도 서류철에는 자살 공격을 준비하는 조직원 명단과 훈련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문서들은 2013년 말까지 기록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14년 9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IS 조직원이 2만∼3만1500명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당시 조직원 정보가 이번에 대부분 유출된 셈이다. 영국 정보기관 MI6에서 글로벌 테러를 담당했던 리처드 바렛은 “IS와 관련된 정보, 보안 분야로 치면 금광을 찾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동이 근거지인 IS의 활동이 주춤한 사이 아프리카 소말리아를 근거지로 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알 샤밥이 급속히 세력을 넓히며 테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알 샤밥은 2010년을 고비로 세력이 꺾이는 듯했지만 미국과 연합군이 IS 퇴치에 골몰하는 동안 세력을 키워 최근에는 산하에 7000∼9000명의 대원을 둔 대규모 조직으로 확대됐다. AP통신은 9일 소말리아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군 특수부대가 헬기를 이용해 알 샤밥 점령 지역 외곽에서 내린 뒤 적진으로 진격해 10명 이상의 반군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당초 목표였던 알 샤밥의 고위급 인사도 교전 과정에서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 샤밥도 반격에 나서 9일 수도 모가디슈에 있는 경찰 시설을 공격해 경찰관 3명과 민간인 1명의 목숨을 앗아갔다.황인찬 hic@donga.com·주성하 기자}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 2만2000명의 개인 정보가 서방 정보당국과 언론에 유출됐다. 베일에 싸여있던 IS 조직원들의 신원 파악이 가능해지면서 테러 예방 및 IS 격퇴에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문서상 확인된 조직원 국적은 51개지만 개인의 신원은 영국인 몇 명만 공개된 상태다. 한국인 포함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 독일 정보당국이 IS에 환멸을 느낀 한 시리아인 조직원에게서 해당 문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토마스 데 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문서는 진본이다. IS 관련 조사가 더 빠르고 정확해지고 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더 강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경찰도 독일 정보원이 문서를 확보했으며 전문가들이 진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은 구체적인 입수 경로나 문서에 나온 조직원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랍어로 적힌 이 문서는 일종의 ‘가입지원서’로 총 23개 질문과 답이 적혀있다. 해당 조직원의 실명과 가명(조직 내 이름), 거주지, 혈액형, 출생지와 국적 결혼유무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뿐 아니라 시리아어 대화 가능 정도와 추천인, 이전 전투경험, (IS에 대한) 충성도 등 자질을 묻는 질문도 있다. 연락처 아래 가장 마지막 항목은 ‘사망 일시와 장소’를 기재하는 공란이 있다. 시리아 뉴스사이트 자만 알 와슬, 영국방송 스카이뉴스도 해당 문서를 확보했다며 분석을 내놓았다. 자만 알 와슬은 40개국에서 온 1736명의 조직원 신원을 분석한 결과 25%는 사우디인, 나머지 대부분은 튀니지, 모로코, 이집트인이라고 전했다. 또 영국 14명, 미국 4명, 캐나다 6명도 있었다. 스카이뉴스는 “순례자(Martyrs)라고 표기된 별도 서류철에는 자살 공격을 준비하는 조직원 명단과 훈련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문서들은 2013년말 까지 기록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2014년 9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IS 조직원이 2만~3만1500명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당시 조직원 정보가 이번에 대부분 유출된 셈이다. 영국 정보기관 M16에서 글로벌 테러를 담당했던 리처드 바렛은 “IS와 관련된 정보, 보안 분야로 치면 금광을 찾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동이 근거지인 IS의 활동이 주춤한 사이 아프리카 소말리아를 근거지로 하는 이슬람 무장단체 알 샤바브가 급속히 세력을 넓히며 테러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알 샤바브는 2010년을 고비로 세력이 꺾이는 듯 했지만 미국과 연합군이 IS퇴치에 골몰하는 동안 세력을 키워 최근에는 산하에 7000~9000명의 대원을 둔 대규모 조직으로 확대됐다. AP통신은 9일 소말리아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군 특수부대가 헬기를 이용해 알 샤바브 점령 지역 외곽에서 내린 뒤 적진으로 진격해 10명 이상의 반군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당초 목표였던 알 샤바브의 고위급 인사도 교전 과정에서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 샤바브도 반격에 나서 9일 수도 모가디슈에 있는 경찰 시설을 공격해 경찰관 3명과 민간인 1명의 목숨을 앗아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미국의 한 60대 남성이 복권 1등에 당첨돼 받은 2억9140만 달러(약 3511억 원)를 가족, 친구와 나누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자신을 위해 쓰는 돈은 당첨금의 30%가 채 안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ABC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에 사는 원로 판사인 제임스 스토클라스 씨(67)는 친구 2명과 함께 한 달간 플로리다 키스 제도에서 낚시 여행을 즐겼다.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일행은 동생 밥 씨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한 가게에서 각자 복권을 구입했다. 얼마 뒤 스토클라스 씨는 단골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며 별생각 없이 지갑에서 복권을 꺼내 휴대전화로 번호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12-13-44-52-62에 파워볼 번호 6까지 정확히 일치한 것이다. 상기된 그는 식당의 ‘골든 벨’을 울렸다. 스토클라스 씨는 “제가 백만장자가 됐어요. 여기 계신 분들의 밥값을 제가 모두 계산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낚시 여행을 다녀온 오래된 친구 2명에게도 당첨 사실을 알리고 상금을 3등분하기로 했다. 세금을 제외하고 약 4000만 달러(약 482억 원)씩 나눠 갖게 됐다. 스토클라스 씨의 동생도 같은 회차에 당첨됐지만 당첨금은 고작 7달러(약 8400원)에 그쳤다. 형제의 운이 극명히 갈랐지만 형제애까지 갈라놓지는 못했다. 스토클라스 씨가 자신 몫의 당첨금을 다시 가족과 나누기로 한 것이다. 그는 또 남은 당첨금을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인 셈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나를 중심으로 한 팀이 되자. 그것이 트럼프를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46·텍사스)은 자신감이 넘쳤다. 1일 자신의 지역구에 더해 오클라호마와 알래스카 경선에서 예상 밖 승리를 거두자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70)를 잡을 유일한 대항마라고 강조했다. 특히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후여서 그로서는 알래스카의 승전보가 더욱 짜릿했다. 반면 공화당 주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45·플로리다)은 이날 미네소타에서 첫 승리를 가져가는 데 그쳐 3위 후보로 밀려났다. 이제 공화당 대선후보를 결정짓는 ‘미니 슈퍼 화요일’(15일)이 보름도 남지 않아 크루즈와 루비오의 단일화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크루즈는 “여태껏 트럼프에게 져왔지만 이제는 이길 수 있고 이겨야만 한다”며 “어느 경선지에서도 승리하지 못했거나 의미 있는 대의원 수를 확보하지 못한 후보에게 간절히 힘을 합칠 것을 부탁한다”며 3∼5위 후보들의 경선 중도 포기를 호소했다. 공화당 경선이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트럼프와 크루즈의 양자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을 띠자 루비오는 다급해졌다. 15일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 경선이 사실상 마지막 반전 카드인데 지난달 26일 여론조사에서 그는 28%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44%)에게 한참 뒤처져 있다. 루비오는 1일 오후 지지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공화당을 사기꾼(con-artist·트럼프를 지칭)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 향후 4개 주 경선 준비에 40만 달러(약 4억9000만 원)의 급전이 필요하다”고 긴급 자금을 요청했다. 또 “오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경선은 긴 여정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라며 경선 포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경선 시작부터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라는 2강 체제가 굳어진 민주당과 달리 공화당은 2위 자리를 놓고 혼전을 거듭하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지지자를 바꾸는 이합집산(離合集散)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난세(亂世)’에는 트럼프가 유리하다고 미국 시사잡지 디 애틀랜틱이 보도했다. 잡지는 “루비오와 크루즈 같은 기성 정치인을 지지해 봐야 그들은 챙겨줘야 할 사람이 많아 ‘뒷줄’에 설 수 있을 뿐이다. 챙겨줄 정치권 인사가 없는 트럼프를 지지하면 당장 ‘앞줄’에 선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를 줄기차게 비판하다가 지난달 26일 “최고의 후보”라며 말을 바꾸고 지지 선언을 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54)가 당장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트럼프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버려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온라인 뉴스매체 데일리비스트는 2일 “트럼프에게 크리스티는 (일회용) ‘우버 택시’이거나 루비오에게 대항하기 위한 한 줄짜리 뉴스 제목용”이라며 “트럼프 진영이라는 말은 없다. 오직 트럼프만 있다”고 보도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