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상

박훈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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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박훈상입니다.

tigermas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대통령71%
정치일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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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음식2%
국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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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법원판결1%
  • 李대통령-여야 대표 8일 회동… 특검법-노란봉투법 맞붙을 듯

    이재명 대통령이 8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함께 여야 대표 오찬 회동을 한다. 이 대통령은 오찬 후에는 장 대표와 단독 회동을 하기로 했다. 제1야당 대표와의 단독 회동은 취임 후 처음으로 장 대표 취임 13일 만이다.이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한미·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대미 관세, 안보 협상에서 국익 중심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협조 등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란, 김건희, 채 상병 특검의 수사 인원을 늘리고 수사 기한을 연장하는 3대 특검법 개정안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이른바 ‘더 센 상법 개정안’으로 불리는 2차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에 대한 기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협치와 소통 강화”, 장동혁 “특검법으로 협치 막혀”김병욱 대통령정무비서관은 5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국정 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을 위해 여야 대표와 회동을 한다”며 “국정 운영에 있어 협치와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회동은 8일 낮 12시 오찬을 겸해 대통령실에서 진행된다. 참석자는 여야 대표와 각 당의 수석대변인, 당 대표 비서실장이다.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비서관도 참석한다.이 대통령은 오찬 회동 후 장 대표와 단독 회동을 한다. 국민의힘은 단독 회동 시간이 30분 이상 보장됐다고 밝혔다.장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공약과 국정과제 중에는 여야가 대화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특검법이나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와 같은 법들로 충분히 가능한 협치가 막혀 있다”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 협치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것은 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은 “더 센 상법 개정안과 특검법 통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 등은 대통령실과 약간 견해차가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대통령의 입장을 들어보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후속 조치,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 경제 성장을 위한 중요한 새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박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시대정신은 내란 종식이 최우선이다. 내란 종식이 민생 회복이고 경제 성장의 출발”이라며 “내란 종식에 대해 하루빨리 협조해 달라고 말씀할 것”이라고 말했다.여야 대표 회동에서 국민의힘 대표와의 악수를 거부했던 정 대표가 장 대표와 악수를 할지도 관심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이 다 지켜보시고 기대하는데 악수를 안 하겠느냐”고 했다.● 李 국정 지지율 60%대 회복이날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3%를 기록하면서 한 달 반 만에 60%대를 회복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2∼4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무선전화 면접 100% 방식으로 실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한 결과,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63%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8%였다. 8월 넷째 주 조사에선 긍정 평가가 59%, 부정 평가가 30%였다.한국갤럽은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 무렵 국정 지지율 조사에서 이 대통령이 김영삼(83%), 문재인 전 대통령(78%)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40%, 이명박 전 대통령은 21%, 박근혜 전 대통령은 53%, 윤석열 전 대통령은 28%를 각각 기록했다.민주당 지지율은 41%로 지난주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포인트 오른 24%였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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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부담-고용 유연성 터놓고 논의를”… 李, 양대 노총 만나 사회적 대타협 꺼내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양대 노총 위원장을 만나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사회안전망, 기업들의 부담, 고용 안정성과 유연성 문제에 대해 터놓고 한 번쯤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 통과로 인한 기업들의 우려가 큰 가운데 비정규직·하청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 등과 함께 비빔밥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기업은 정규직을 뽑아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놓으면 (고용 경직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다 싶어서 정규직을 뽑지 않고 비정규직화해 외주를 준다”며 “노동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자리가 자꾸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악순환을 해소하기 위한 첫 출발이 마주 앉는 것”이라고 했다. 현직 대통령이 양대 노총을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2020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산업 재해, 체불 임금 이야기를 많이 했더니 너무 노동편향적이라고 주장하는 데가 있다”며 “노동자에 대한 배려 없이 기업이 어떻게 존재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노동 존중 사회나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하는 게 상호 대립적인 게 아니고 양립해야 한다”며 민노총에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비공개 오찬에서 “목적 없이 그저 만나기 위한 대화 창구로 경사노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양대 노총 위원장이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를 탈퇴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직접 각 경제 주체를 모아서 일정 기간 숙의 과정을 진행하고 그 틀 안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선언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양 위원장은 사측이 빠진 노정 교섭을 제안하며 “트럼프의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아니라 노동자, 서민의 행복메이커가 되시면 좋겠다”고 했다. 양대 노총 위원장은 주 4.5일제 도입과 65세 정년 연장,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등을 건의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보안 사고를 반복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이뤄지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보안 투자를 불필요한 비용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인식이 이런 사태의 배경은 아닌지 한번 되짚어 봐야 하겠다”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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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23일 유엔총회서 ‘국제연대 강화’ 기조연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지난달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193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다자외교 무대에 나서는 것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을 맞아 국제사회의 이목이 어느 때보다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다양한 외교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15분가량의 연설문에는 한국의 12·3 비상계엄 등 민주주의 위기 극복 과정과 한반도 문제, 글로벌 현안에 대한 비전 등이 담길 예정이다. 북한을 향한 대화 촉구 메시지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 대변인은 “불법 계엄 이후로 무너졌던 외교 라인의 복원,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성에 대한 부분들은 꼭 담길 것”이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토의를 직접 주재한다. 의장국이 정하는 토의 주제를 ‘인공지능(AI)과 국제평화·안보’로 정했다. 강 대변인은 “우리가 미래의 먹거리, 중요 산업 분야로 AI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영국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이 주도했던 AI 이슈를 한국이 주도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유엔총회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첫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추동하는 역할을 하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론을 부각했는데 양국 정상이 대북 대화 관련 추가 메시지를 낼지도 관심이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의 참석도 유력한 가운데 한미일 정상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서게 될 가능성도 있다. 강 대변인은 “다양한 국가의 많은 정상이 찾는 다자 외교의 장으로서 정상 외교가 있을 수 있다”며 “아직은 구체적 일정을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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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임죄 기소, 한국 年 965명 vs 日 31명”

    한국의 배임죄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배임죄 완화 등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를 위해 2일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일 ‘기업 혁신 및 투자 촉진을 위한 배임죄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를 내고 2014∼2023년 10년 동안 한국에서 배임죄로 기소된 인원이 연평균 965명으로 일본(31명)의 약 31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일본이 한국보다 인구가 2.4배 더 많은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배임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현행 형법은 배임의 범위를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경총은 “일본은 배임죄를 ‘이익을 도모하거나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제한하고 있다”며 “한국은 모호한 법 조항 때문에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기만 한 경우에도 배임죄가 성립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배임죄의 주체 역시 문제로 꼽았다. 현재 배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규정됐다. 이 경우 임원뿐 아니라 실무 직원도 배임 주체가 될 수 있다. 한편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배임죄 완화와 같은 법안이 조금 더 빨리 마련됨으로써 대통령이 말한 노와 사가 균형을 맞춰 가는 과정에서 (기업에) 가혹하게 여겨졌던 부분들에 대한 완화점을 찾아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전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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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배임죄 기소, 日의 31배… 경영활동 위축”

    한국의 배임죄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배임죄완화 등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를 위해 2일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일 ‘기업 혁신 및 투자 촉진을 위한 배임죄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를 내고 2014~2023년 10년 동안 한국에서 배임죄로 기소된 인원이 연평균 965명으로 일본(31명)의 약 31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일본이 한국보다 인구가 2.4배 더 많은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배임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현행 형법은 배임의 범위를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경총은 “일본은 배임죄를 ‘이익을 도모하거나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제한하고 있다”며 “한국은 모호한 법 조항 때문에 손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하기만 한 경우에도 배임죄가 성립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배임죄의 주체 역시 문제로 꼽았다. 현재 배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 규정됐다. 이 경우 임원뿐 아니라 실무 직원도 배임 주체가 될 수 있다. 한편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배임죄 완화와 같은 법안이 조금 더 빨리 마련이 됨으로써 대통령이 말한 노와 사가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기업에) 가혹하게 여겨졌던 부분들에 대한 완화점을 찾아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TF 발족식에서 ‘배임죄를 폐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노조법(노란봉투법) 통과가 먼저 됐을 때, 배임죄 역시도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는 게 평소 대통령의 지론”이라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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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 “우리가 제일 부강한데 왜 돈을 빌리겠냐”… 정상회담전 3500억달러 직접 투자 압박 높여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를 둘러싸고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투자펀드가 대부분 대출(loan)과 보증(guarantee)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직접 투자(invest)로 보고 있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 이에 한미 양국이 대미 투자펀드 3500억 달러와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문서를 만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 요구하는 대출, 보증 방식에 대해 “미국이 제일 부강한데 왜 돈을 빌리느냐”며 직접 투자 방식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며 보복 관세로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가 상호 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대미 투자펀드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 관세를 25%보다 더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 미국에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관세 압박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와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맺어도 국내법에 합당해야 하고, 경제적 합리성을 담보해야 한다” “비구속적(NON-Binding) MOU라고 해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례도 꺼냈다. 한국 측은 “우리는 외환위기를 겪은 나라”라며 “3500억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이냐, 우리 외환시장에 큰 부담”이라며 미국을 설득했다. 미국산 소고기 추가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 측에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촛불시위 사진까지 내보이며 농축산물 시장 개방이 한국에서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는 점을 호소한 전략을 또 쓴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관세 합의 문서화 등은 우리가 요청한 게 아니라 미국이 우리를 압박한 것”이라며 “우리가 수용되기 전까지 성급하게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호혜적인 MOU 맺는 것을 납득하고 우리가 수정안을 만들어 주겠다고 한 것”이라며 “우리가 국익을 최우선시하다 보니 간극이 있었고 발표문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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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위성락 “美와 日처럼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협의중”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사진)이 31일 “미국과 우라늄 농축·재처리 측면에서 우리가 더 많은 여지를 갖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가급적 일본과 유사한 권한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 수준으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권한을 가질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위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유능한 원전 협력 파트너로서 진출한다면 미국이 우리에게 (우라늄 농축 등) 자체적인 역량을 발휘할 공간을 주기가 쉬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20% 미만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으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다. 반면 일본은 사용후 핵연료는 물론이고 미국의 동의 없이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 위 실장은 주한미군의 역할·규모 재조정 등 ‘동맹 현대화’에 대해 “우리도 현대화의 기본 개념은 동의한다”며 “하지만 한반도 안보가 악화돼선 안 된다. 그 안에서 미국도 태세(posture)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그걸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면서도 “(주한미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한미연합 방위태세가 약화되거나, 중국 등의 군사적 대응을 불러오는 등 한반도 주변 정세를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미국과 주한미군의 조정과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남북 관계 변화의 모멘텀이 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러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에는 “북-중 관계라는 프레임 속에 있는 것이고 중국 자체 행사를 계기로 정상급 교류를 하는 것”이라며 “북-중-러라는 (회담) 포맷이 형성된다면 새로운 일이겠지만 아직은 (예상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친중·친북·반일·좌편향 등의 편견들이 개선됐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차원의 인적 연대를 가진 것은 앞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월요 초대석]“한미-한일 정상회담으로 친중-좌편향-친북-반일 편견 개선”한미 정상회담 조율 이끈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주한미군 태세 조정 있을수도… 韓주변 긴장 격화 안돼일본과 유사한 권한 갖도록 원자력 협정 문제 논의김정은,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 적어”《“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일정한 ‘바이어스(bias·편견)’가 미국, 일본 쪽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친중, 좌편향, 친북, 반일 등 편견들이 있었는데 (대선을 거쳐) 희석됐다가 이번에 개선되지 않았을까 기대한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3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첫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개성이 강한 지도자와 정상 차원의 인적 연대를 갖게 된 것이 가장 값어치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88일이 지난 가운데 한미동맹은 트럼프발(發) 관세와 중국 견제에 집중하려는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로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미국통’으로 꼽히는 위 실장을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해 한미 관계의 방향타를 잡게 했다. 위 실장은 관세협상의 극적인 타결에 이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관세와 안보라는 두 개의 큰 도전이 있었다”면서도 “정상회담은 성공했다”고 단언했다. 위 실장은 여러 정권을 거쳐 숙원과제로 꼽히던 한미 원자력협정 문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밝히며 “가급적 일본과 유사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우라늄 농축) 권한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에 대해선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에 따른 주한 미군의 태세(posture)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어떻게 조정이 되더라도 한미 연합 전력이 약화되는 방향이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흐름을 거스를 수 없지만 우리 안보와 한반도 주변 정세를 위태롭지 않게 하는 범위 내에서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한미 정상회담에서 얻은 성과는….“두 정상 간 개인적인 유대 관계가 생긴 것이 가장 의미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개성이 강한 지도자와 정상 차원의 인적 연대를 갖는 것이 가장 값어치가 있다.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친중-친북-반일’ 등 편견이 있었는데 이번에 (방일-방미 계기로) 개선하는 임팩트가 있었을 것이다.”―야당에선 합의문이 없다는 점을 들어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한다.“관세와 안보 등 두 개의 큰 도전이 있었다. 하지만 정상회담은 성공했다. 정상회담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회담처럼 흘러갔느냐. 그렇지 않았다. 합의문과 관련해 우리는 포괄적으로 큰 틀에서 하자는 주장이었고 미국은 상세하게 하자고 주장했다. (미국 요구를) 따르려면 법적 검토나 국회 협의 등 해야 할 게 많다. 정상회담 이후 미결된 부분을 계속 협의하기로 한 것이다.”―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국방비 지출을 증액하겠다고 밝혔는데….“정상 차원에서는 수치나 목표치는 없다. 실무 차원에서 이야기가 된 부분은 있다. 대체로 (나토 등) 참고할 선행지표들이 있다. 우리 사정에 맞게 조정할 것이다. (미국과) 큰 간극은 없다. 안보 분야는 대체로 의견 접근이 많다.”―동맹 현대화도 정상회담 의제였다.“미국이 생각하는 동맹 현대화가 있다. 우리도 현대화의 기본 개념은 동의한다. 다만 우리의 이해관계에 맞게 조정해서 추진하려는 것이다. 북핵 역량 강화, 미중 경쟁 심화, 북-러 관계 등 주변 정세에 변화가 많다. 주변 여건에 맞게 동맹이 거기에 맞게 조정(adjust)돼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거다.”―미국에선 주한미군 역할·규모 조정 요구도 나온다.“(주한미군이) 어떻게 조정이 되더라도 연합 전력이 약화되는 방향이 아니어야 한다. 또 우리 주변 정세가 대립적으로 변해 우리 안보 부담을 더 크게 해서는 안 된다. 그 안에서 미국도 태세 조정을 할 수 있다. 주한미군을 운용하기에 따라서 한반도 주변 긴장이 격화되고 우리의 안보가 저해될 수 있다면 그것은 피해야 한다. 동시에 주한미군의 운용을 지나치게 제약하면 한미 연합 방위 체제와 동맹 공조가 이완될 수 있다. 그 안에서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다.”―주한미군 태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인가.“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통수권자다. 미국 대통령이 정하기 나름이다. 물론 미국 대통령이 아무렇게나 정해도 되느냐, (주한미군이) 한국 내에 있기 때문에 한국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 미국의 주권하에 있는 군대가 한국의 주권적 권역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의 주권 범위 내에 있는 것이다. 두 주권이 마주치기 때문에 타협이 있어야 한다.”―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인가.“아직 구체적인 조정이 있지는 않다. 원론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과거 한국에서는 그것을 인정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2006년 (한미 합의로) 인정이 됐다. (전략적 유연성 수준이) 어느 정도냐 하는 문제만 남은 것이다.”―원자력 협정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이었나.“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는 취지가 그런 의미다. 한국이 유능한 원전 협력 파트너로서 공동으로 협력한다면 (미국이) 우리에게 (우라늄 농축 등) 자체적인 역량을 발휘할 공간을 주기가 쉬울 것이다. (우라늄) 농축·재처리 측면에서 우리가 더 많은 여지를 갖는다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 가급적 일본과 유사한 권한을 갖고자 한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남북미 대화 가능성은….“(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시도해 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관심을 표시했다. 어느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김정은이 APEC 정상회의에 오게 될 가능성은 작다.”―중국 전승절이 남북 관계의 모멘텀이 될 수 있는가.“냉정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 북한과 우리 사이에는 접점이 거의 없다. (대남) 단절이 심하고 적대적으로 대립하는 기운이 강하다. 그런 기대를 갖기가 쉽지 않다.”―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전승절 참석을)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 무대에 나오는 것이라고 보기엔 근거가 충분치 않다. 이것은 중국의 행사다. 만약 북-중-러 포맷이 형성되면 새롭겠지만 지금은 좀 이르다.”―이 대통령은 ‘동결-축소-폐기’ 비핵화 3단계 구상을 밝혔다.“동결(freeze)이라는 말보다 중단(stop)을 선호한다. 동결이라는 단어에 미국 내 선입견이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시킨다는 표현이 동결보다 낫다. 중단시키면 그 사이에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아직 거기까지 세부적으로 논의에 들어가 있는 건 아니다.”―비핵화 목표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모두 비핵화로 가는 하나의 프로세스다. ‘중단’한 뒤 계속 이어서 (핵능력을) 줄여 없앤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비핵화 논의는 파천황(破天荒)의 아이디어가 있는 게 아니다. 이미 과거에 다 제시된 내용이다.”―이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되겠다고 했다.“실용외교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북한은 대외적 단절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단절의 정도를 보면 대남 단절이 대미 단절보다 상대적으로 더 심하다. 우리가 남북 관계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훨씬 작다. 북한의 핵 문제를 중단시키고 되돌려야 하지 않겠냐는 문제의식에 따라 상대적으로 나은 입지에 있는 쪽, 먼저 움직이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괜찮다는 것이다.”―과거 ‘한반도 운전자론’과의 차이는….“한반도 운전자론은 우리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페이스메이커’는 한반도에서 비핵, 평화를 진전시키는 일이 시급한 상황에서 누가 주도하느냐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진전이 생기면 선순환의 에너지를 활용해 우리도 이 과정에 참여하고 나중엔 다자 포맷이 될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이 대통령이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 더 이상 어렵다’고 밝혔는데….“지금 새롭게 변화한 우리 주변 여건을 말한 것이다. 다만 중국은 역사적·지리적으로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중시한다. 미국 동맹국 중 중국 전승절에 국회의장급 인사를 파견하는 건 한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한중 관계에 대한 중시가 반영된 것이다. 한중 관계는 한미동맹과 같을 수 없지만 여전히 중요하다.”―중국에 대한 ‘디리스킹(derisking)’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당연히 생각을 해야 될 것이다. 새로운 관세 정책 등이 대두돼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서도 그런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복안은….“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하는 마음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고맙다는 인식을 갖는 게 선순환이다. 우리가 ‘왜 사과 안 하느냐’고 하고 일본이 ‘더 이상 사과 못 하겠다’고 하면 이건 선순환이 아니다. 바람직한 사이클로 가는 게 과거 문제를 풀어가는 데 쉽지 않겠냐는 것이다.”―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숙청이나 혁명처럼 보인다”는 글을 올렸는데….“이재명 정부는 법치주의에 따라 적법한 조사를 하고 있다. 이는 자유·민주·인권·법의 지배 가치에 부합한다. 한국의 새 정부는 동맹의 가치를 방어하고 발전시키는 데 있어 준비가 잘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문제 제기를 입력시킨 세력이 있고 이런 문제가 재발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알아보고 대처를 해나가려고 한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71)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합격 후 36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외교부 북미국장 겸 6자 회담 차석 대표,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 등을 지내 ‘미국통’이자 북핵 전문가로 꼽힌다. 202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실용외교위원장을 맡았고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올해 대선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외교·안보 분야 정책을 총괄한 뒤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됐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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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 사태’ 선포 강릉, 물 공급 4분의 1로 줄였다

    “물 부족을 걱정해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데, 제한급수가 길어지면 영업에 큰 타격을 입을 겁니다.” 강원 강릉시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만집 씨(64)는 31일 깊게 주름진 얼굴로 이렇게 하소연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강릉의 주 취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이날 14.9%까지 떨어지면서 생활용수는 물론이고 생업까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강릉에 재난사태와 국가소방동원령을 선포하고 소방차로 물을 실어 오는 등 대응에 나섰다. 산불 등 사회재난이 아닌 자연재난으로 재난사태를 선포한 건 관련 제도를 도입한 2004년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재난사태 선포에 소방차 하루 2500t 급수 강릉시는 31일부터 5만3485가구를 대상으로 수도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2단계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공무원과 검침원, 이·통장이 직접 집집마다 찾아가 계량기를 조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돼 농민들은 다른 저수지에 의존해야 한다. ‘3일 공급·7일 제한’ 방식으로 물을 나눠 쓰고 있는데, 지난달 30일부터는 공급이 재개됐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가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30일 오후 7시 강릉에 재난사태가 선포돼 범정부 차원의 대응도 시작됐다. 소방청의 국가소방동원령 발령에 따라 31일 전국에서 모인 소방차 71대가 평창, 양양 등 인접 시군에서 물을 실어 와 강릉 시민 87%가 이용하는 홍제정수장에 공급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이날 하루 2500t을 공급했고, 1일부터는 하루 3000t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강릉을 방문해 가뭄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재난사태 선포와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또 가뭄의 근본 대책으로 바닷물 담수화를 제안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이 “9월엔 비가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하늘만 믿고 있으면 안 된다. 사람 목숨 갖고 실험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농민들 “계곡물까지 말라… 하늘만 바라본다” 강릉시는 자체적으로도 용수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농작물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왕산면 안반데기 일대 배추밭은 가뭄으로 상품성을 잃고 있다. 배춧잎이 누렇게 말라 죽거나 속이 물러 녹아내리는 ‘콧병과 꿀통’이 번졌다. 농민 김모 씨(59)는 “계곡물까지 말라 급수차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인데, 그 물로는 절대 부족해 하늘만 바라볼 뿐”이라고 말했다. 물 사용량이 많은 업소 중 일부는 이미 단축 영업에 들어갔다. 강릉의 한 대형 뷔페는 물 절약 동참을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점심 영업만 하고 저녁 영업을 중단했다. 7월 문을 연 호텔 ‘신라모노그램 강릉’은 수영장과 사우나 운영을 한시 중단했다. 주민 불편도 불가피하다. 수도 계량기를 75%로 잠그면 수압이 떨어져 고지대 주민은 물 사용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생수는 작은 버팀목이 되고 있다. 강릉시에 따르면 30일까지 0.5L(리터) 81만2590병, 2L 54만5920병 등 총 1494t이 답지했다. 시는 일부를 학교와 경로당에 배부했고, 현재 1247t을 비축 중이다. 올해 강릉의 누적 강수량은 404.2mm로 평년(944.7mm)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당분간 뚜렷한 비 소식도 없다. 1일 전국 곳곳에 최대 8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강원 동해안 지역에는 약 5mm의 비만 예보돼 해갈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릉시는 1일 두 번째 가뭄 비상대책을 내놓는다.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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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 “핵연료 재처리, 美와 협의키로 한것 의미”

    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농축을 통해 우리도 연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 왔다”며 “이번에 그런 방향으로 일단 협의하기로 한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협정을 개정하든지 또는 다른 방법으로 미국과 합의하에 추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당국이 원자력 협정 개정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는 것.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20% 미만의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고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금지돼 있다. 한국은 핵 폐기물 처리 비용과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산업적, 환경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이번에 잘 설명해서 그런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로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굳건한 신뢰를 형성했다는 점”이라며 “양국 정상의 신뢰는 한미 관계 발전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협상의 구체적 사항을 담은 공식 문서인 이른바 ‘팩트시트(Factsheet·보도참고자료)’ 등이 작성되지 않은 데 대해 “전술적으로 시간을 가지는 게 나쁘지 않다는 내부적인 판단이 있었다”며 “협상이 빨리 되는 게 유리하다는 근거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이후 통상·안보 당국은 회담이 끝난 뒤에 26일까지 미국 측과 정상회담 결과 문서 도출을 위한 문안 조율 등 협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등 관세 합의를 비롯해 미국의 동맹 현대화 등 이번 회담의 핵심 현안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상 분야는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 안보 분야는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두터운 신뢰를 쌓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점이 뜻깊다”며 “한미 양국의 공동 비전을 상세히 논의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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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귀국 직후 “여야 대표와 회동 추진”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3박 6일간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게 장 대표를 포함한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을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수회담은 과거 권위적인 정치 문화에서 쓰던 용어”라며 “이를 영수회담 추진 지시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악수를 거부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에 이어 강성 반탄(탄핵 반대)파 장 대표가 선출되면서 여야 간 대치 국면이 우려되자 이 대통령이 대화 모드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18일 만인 6월 22일 당시 여야 대표를 대통령 관저에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가졌다. 장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연찬회 현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서 식사하고 덕담을 나누는 그런 영수회담이라면 영수회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형식과 의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식 제안이 온다면 어떤 형식, 어떤 의제를 가지고 회담할지를 협의한 후 영수회담에 응할지도 그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영수회담’이란 표현을 여러 차례 쓰며 사실상 일대일로 만나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야당이 원하는 어떤 주제든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제가 안 맞아서 못 만난다고 하거나 형식이 안 좋아서 못 만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국민이 답답한 부분, 정치가 답답한 부분을 함께 해결해 주는 마음으로 장 대표가 대통령실의 성의 있는 제안을 헤아려 달라”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인천=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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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美군함, 韓서 제작길 열린다

    미국 정부가 ‘번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mendment)’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등을 통해 한미 조선 협력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선박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한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 실무진 간 첫 회의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군부는 이달 초 우리 정부와 만나 미 해군력 강화를 위한 군함 건조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방위사업청과 미 해군부는 행정명령 등에 담길 구체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 회의를 다음 달 중순 미 현지에서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번스-톨레프슨법’은 미국 군함이나 군함 선체(hull), 주요 구성품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없다고 규정한 법이다. 미국 내 항구 간 화물 운송에는 미국산 선박만 사용하도록 규정하는 ‘존스법(Jones Act)’도 한미 조선 협력을 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혀 왔다. 미국과 중국의 군함 건조 능력 격차로 미국의 해군력이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미 의회는 최근 선박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하지만 미국 내 반대로 이른 시일 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들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한시적 행정명령을 마련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 행정명령에는 한국에서 함수와 함미 등 군함의 각 블록을 생산한 뒤 이를 미국으로 보내 미국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식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군함 블록의 한국 생산이 가능해지면 전투함에 비해 보안 관련 기준이 덜 엄격한 군수지원함 등 비전투함이 우선 생산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 명명식에 참석해 한미 조선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韓서 ‘선박블록’ 생산뒤 美서 조립 방식… 군수지원함 등 非전투함부터 만들듯[韓美 마스가 협력]美, ‘군함 해외건조 제한법 우회’ 제안이르면 연내 행정명령 발동할 수도“美일자리 유지하며 한미 상생 속도”“미국은 한국에서 선박을 살 것이다. 동시에 미국에서 미국 인력을 활용해 직접 선박을 만들도록 할 것이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 미국의 ‘번스-톨레프슨법’과 ‘존스법’에 따르면 미국은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된 군함이나 상선을 구매할 수 없다. 미 군함이나 군함에 들어가는 주요 구성품은 해외에서 건조할 수 없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선박을 구입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이 같은 선박 규제를 우회할 조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군부는 이달 초 한국 정부에 번스-톨레프슨법을 우회할 수 있는 행정명령 발동 등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선박 규제와 관련해 “예외를 적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 개정 없이 한국이 미국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우회 조치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과 미 해군부는 다음 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조선업 협력을 위한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워킹그룹 회의를 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군함 확보가 시급한 미 행정부가 이르면 올해 안에 번스-톨레프슨법 개정 효과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급속히 해군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현재 296척인 보유 함정을 2054년까지 381척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년 퇴역하는 함정 등을 고려하면 향후 30년간 364척을 신규로 건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낙후된 미국 조선소로 인해 한국, 일본 등과의 협력 없이는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 의회에는 존스법을 폐지하거나 한국과 일본에 대해선 예외를 두는 법안 등 선박 건조 관련 규제를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다만 미 의회 내에서도 이들 법의 폐지나 개정에 대한 반대가 상당하다. 또 국내 기업들의 미국 조선소 인수 역시 시설 확장 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는 만큼 당장 한국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한시적 행정명령을 통해 우회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정명령을 통한 규제 우회 방안으로는 한국에서 빈 선체를 조립한 뒤 미국으로 보내 미국에서 장비와 무장을 장착하고 조립하는 방안과 군함을 함수와 중앙부, 함미 등으로 나눠 한국에서 ‘블록 모듈’ 형태로 제작한 뒤 미국에서 조립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행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르면 블록 모듈도 해외 건조를 금지하는 주요 구성품에 해당돼 행정명령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과거부터 우리 정부는 미국에 한미 조선 협력 중 군함 건조 협력을 4단계로 나눠 1단계 부품 생산, 2단계 블록 모듈 생산, 3단계 빈 선체 건조, 4단계 군함 전체 건조 등으로 진전시킬 것을 제안했다”며 “현재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등 한미 조선업이 상생하면서도 미군 군함 건조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2단계 방안”이라고 했다. 미 해군의 군함 확보가 시급한 만큼 미 정부가 행정명령을 발동하면 군수지원함 여러 척을 한국에 주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투함 등은 군사 기밀 노출 등을 우려해 미국에서 생산하되 급유함이나 구난함 등 보안 우려가 덜한 군함들이 우선적으로 한국에서 건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필라델피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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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마스가, 새 기회 가득한 바다… 한미동맹 새 지평 열것”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마스가(MASGA)’ 프로젝트는 한미가 함께 항해할 새로운 기회로 가득한 바다의 새 이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한국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로 나서게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곧바로 현지 조선소를 시찰하면서 한미 조선협력 가속화 의지를 드러낸 것.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핵심 동력이 된 마스가 프로젝트가 양국 조선업의 공동 발전과 우리 기업의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창출하는 ‘윈윈’ 협력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 인수 이후 처음 건조한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 명명식을 계기로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美해안벨트 곳곳에 조선업 다시 살아날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필리조선소는 최첨단 선박 기술을 보여주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고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서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명명식은 선박을 건조한 뒤 이름을 짓고 안전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다. 한화그룹은 미 해군 조선소로 설립돼 민영 조선소로 운영되던 필리조선소를 지난해 12월 1억 달러(약 1396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미 해양청으로부터 3억 달러(약 4100억 원) 규모의 국가안보다목적선 5척 건조를 의뢰받았고 이날 첫 선박 건조를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조선소들은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현대화된 공정 기술이 미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한미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인이 소유한 선박만 미국 내 항구를 오갈 수 있도록 규정한 ‘존스법’ 등으로 미 조선업과 해군력이 쇠퇴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해양 패권을 내주지 않기 위한 자국 조선업 부활을 공공연히 강조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은 선박을 매우 잘 만들며 한국의 선박을 사랑한다”면서 “2차 세계대전 때 우리는 하루에 한 척을 건조했는데 우리는 더 이상 선박을 건조하지 않는다. 그건 말도 안 된다”라고 자국 조선업의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차대전 승리를 이끈 50여 척의 군함이 이곳에서 탄생했고 필라델피아의 앞바다를 가르며 나아간 함정들은 한국전쟁 포화에 고통받던 한국 국민을 구했다”면서 “그 함정들이 구해낸 한국 국민이 조선업 강국 신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조선’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했다. 명명식 이후 이 대통령은 안전모를 쓰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함께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가 건조된 4번 독(dock) 등 조선소 현장을 둘러봤다. 4번 독은 길이 330m, 폭 45m 규모로 항공모함을 제외한 미 해군의 주력 함정 대부분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방명록에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인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라고 적었다.● 韓美 투자펀드 재원으로 50억 달러 추가 투자한화가 필리조선소에 투자하기로 한 50억 달러의 투자 재원은 한미가 관세협상을 통해 조성하기로 한 1500억 달러 규모(약 209조 원)의 조선협력 투자펀드다. 한화 관계자는 “1500억 달러 펀드의 조성 방법이 구체화되면 자금을 투입해 펀드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에서 39만 ㎡(약 12만 평) 규모로 생산기지를 신설하고 독 2개, 안벽 3개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연 1∼1.5척 수준인 필리조선소의 선박 건조능력을 20척으로 확대하겠다는 것. 필리조선소는 이날 한화그룹의 미 현지 해운사인 한화해운(한화쉬핑)으로부터 선박 11척 수주도 받았다. 향후 미국산 에너지를 수출할 때 미국 선박 사용을 의무화할 경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발주를 한 것.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는 미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함께 할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을 약속한다”며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필라델피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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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조선소 찾은 李 “마스가 기적을 현실로…한미 조선업 윈윈”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 다음날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 조선업 협력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해양청이 발주한 국가안보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명명식은 선박 건조 후 그 선박의 이름을 부여하며 안전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다.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조선업이 이제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된다”며 “동맹국의 대통령으로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제1의 저력과 역량을 마주한 필리 조선소는 최첨단 선박 기술을 보여주는 미국 최고의 조선소로 거듭날 것이고, 미국 해안벨트 곳곳에서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한국의 조선소들은 미국 조선소에 투자하고,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현대화된 공정 기술이 미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고, 오늘의 새로운 출항은 한미 양국이 단단한 우정으로 써 내려가는 또 하나의 희망과 도전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를 무대로 펼쳐질 마스가 프로젝트는 대한민국과 미국이 함께 항해할 새로운 기회로 가득한 바다의 새 이름”이라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한미 조선 협력의 주역은 여기 계신 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이라며 “대한민국의 기업인과 근로자들이 허허벌판에 ‘K-조선’의 기적을 일궈냈듯 한미가 힘을 모아 마스가의 기적을 현실로 빚어내자”고 격려했다.앞서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조선업에서 상당히 성공적”이라며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선박을 하루 한 척씩 생산했지만 이제 쇠퇴했다”며 “한국으로부터 선박을 구입하기도 하지만 한국과의 협력으로 미국 조선업이 부흥하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조선 분야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대한민국이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는 1801년 미국 해군 조선소로 설립되어 1997년 민영조선소로 출범한 이후, 지난해 12월 한화그룹이 인수했다. 한국 조선 기업이 미국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첫 번째 사례다.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는 한화 필리조선소로 새출발한 이후 처음으로 완성된 선박이다.필라델피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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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트럼프 신뢰 첫발… “한미 관세합의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무역 합의(a deal done)가 마무리됐다”며 “한국이 원래 합의한 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합의 변경을 요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관세 합의의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후 진행한 포고문 서명식에서 ‘한국과 무역 협상에 대해 결론 내렸느냐’는 질문에 “합의가 마무리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리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한미는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의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대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율 등을 25%에서 15%로 낮추는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에선 대미 투자펀드의 직접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된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미국 측 시각이 분명히 있고 (협상 타결 내용을) 바꾸자는 요구도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가 관세 합의의 틀을 유지하기로 한 것.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큰 틀에서는 양국 간 합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다”고 밝혔다. 한미는 국방비 지출 확대 등 동맹 현대화에서도 일부 공감대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 직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특강에서 “국방비 지출을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동맹국들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사한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인상할 것을 압박해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동맹의 현대화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140분간 진행된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와 동맹 현대화 등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면서 한미 간 후속 협상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미(對美) 투자 규모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세부 쟁점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회담 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미국산 제품) 접근도 늘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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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틀 흔들려던 트럼프 “합의 마무리”… 직접투자 확대는 ‘불씨’

    “트럼프 시대의 통상 협상의 뉴노멀은 계속 끊임없이 논의하고 또 논의하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하나가 끝난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된 협상의 과정 속에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과 함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3실장 공동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강 실장은 “새로운 문제가 또 제기될지 모르기 때문에 협상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위 실장은 “경제 통상 분야의 안정화가 한 단계 더 진전되는 의미가 있었다”며 “투자, 구매, 제조업 협력 등에 대해 정상 차원의 논의가 있었고 앞으로 이러한 후속 협의가 더 진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무역협상 원래 합의대로 갈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열린 포고문 서명식에서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한 질문에 “합의가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입장을 고수했다”며 “그래서 원래 합의한 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 관세 협상이 기존 합의대로 이행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30일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고,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상당의 에너지를 구매하는 대신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대미 투자 펀드 이행계획과 투자 분야 선정, 수익 배분 등을 두고 한국에 추가 요구를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투자 펀드의 대부분을 대출과 보증 중심의 금융패키지로 구성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직접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어진 실무협상에서도 한미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미국에선 한때 정상회담 취소는 물론이고 관세 합의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합의를 맺더라도 이행 평가를 통해 언제든 관세를 다시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으로 향하는 기내 간담회에서 “이미 큰 틀의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상황에서 저희로서도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관세 협상의 큰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은 훌륭한 인물(very good guy)이다”라며 “이번 합의는 한국이 체결한 것 가운데 가장 큰 규모(the biggest deal)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무역 협정”이라고 했다.● 대미 직접 투자 확대, 농축산물 개방 요구는 이어질 듯 다만 관세 협상 문서화를 위한 후속 협상 과정에서 대미 투자 펀드 이행계획과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핵심 쟁점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상무장관으로서 제가 하는 일은 이 파트너십을 계속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한국의 대미 투자를 더욱 확대했으면 좋겠고, 한국 시장에 대한 (미국의) 접근도 늘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관세 후속 협상에 대해 “법적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MOU)를 맺기로 합의했다”며 “미국 측은 미국이 구상하는 대로 마무리를 희망할 것이고 우리는 국익 차원에서 MOU가 실제 작동 가능한 방식으로 여러 사항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은 대출과 보증 방식을 강조하지만 미국은 직접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투자도 한국 측은 한미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계속될 전망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미국에서는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다”며 “우리 농민과 제조업자, 혁신가를 위해 시장을 계속해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농축산물 관련 추가 개방은 없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회담 직후 언론 브리핑에서 ‘농축산물 추가 개방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아예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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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색 집무실 美번영 상징” 칭찬외교, 트럼프 매복 공격 피해

    “‘오벌 오피스’를 꾸미고 있다고 들었는데 밝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게 정말 보기 좋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집무실 찬사’로 발언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뒤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곳곳을 금빛 꽃병과 항아리, 황금빛 아기천사상(像) 등 왕실을 방불케 하는 소품들로 채웠다. 이 대통령은 이곳에서 열린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콕 집어 추켜세우며 분위기를 띄운 것. 그는 “황금빛이 품격 있어 보이고 미국의 새로운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다”며 거듭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 대통령이 칭찬에 약한 트럼프 대통령을 띄우는 전략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할 때의 일반적인 공식인 아부(flattery)를 잘 준비했다”고 진단했다. 위성락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통령이 현장에서 의연하고 자연스럽게 대처했기에 처음부터 잘 풀렸다. 대통령의 대응이 잘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李 당황시킨 ‘매복’은 없어이날 정상회담은 두 대통령이 오벌 오피스에서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 직전까지만 해도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약 3시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처럼 보인다.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남겨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5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이곳에서 회담할 당시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카메라 앞에서 두 정상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면박을 줬다. 당시 남아공 언론들은 이를 ‘매복(ambush)’이라고 부르며 “다른 나라 정상을 의도적으로 모욕했다”고 분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을 당황시킬 ‘매복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칭찬을 좋아하고 인정 욕구가 큰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해 이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의 상승세를 언급하며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분쟁지에서 평화를 조성하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칭찬이었다.이 대통령은 이날 의자 앞부분에 앉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역시 상대에 대한 ‘존중’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美 전문가와 외신 “트럼프 비위 맞추기 성공” 워싱턴 주요 싱크탱크의 한미 관계 전문가들도 이 대통령의 ‘트럼프 비위 맞추기 전략’이 성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여 석좌는 “회담이 ‘난장판(trainwreck)’으로 되는 걸 피한 것만으로도 승리”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위원도 “‘지나친 아부(obsequiousness)’는 트럼프를 다루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 동맹 현대화,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투입 같은 민감한 사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점에도 주목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석좌는 “동맹 현대화 같은 까다로운 의제를 (정상회담에서 다루는 대신) 실무단으로 넘기고, 산업 협력의 세부 사항을 불분명하게 두는 방식으로 트럼프와 효과적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지어 내가 그곳에서 골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농담에 주목하며 이 같은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소를 끌어냈다고 전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아첨은 끊임없었고 과도하기까지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선 일종의 관례”라고 논평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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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싱크탱크·외신 “李 아첨 전략 성공…트럼프 제대로 다뤘다”

    “‘오벌 오피스’를 꾸미고 있다고 들었는데 밝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게 정말 보기 좋다.”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집무실 찬사’로 발언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뒤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곳곳을 금빛 꽃병과 항아리, 황금빛 아기천사상(像) 등 왕실을 방불케 하는 소품들로 채웠다.이 대통령은 이곳에서 열린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콕 집어 추켜세우며 분위기를 띄운 것. 그는 “황금빛이 품격 있어 보이고 미국의 새로운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다”며 거듭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이 대통령이 칭찬에 약한 트럼프 대통령을 띄우는 전략을 처음부터 분명하게 구사했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할 때의 일반적인 공식인 아부(flattery)를 잘 준비했다”고 진단했다. 위성락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대통령이 현장에서 의연하고 자연스럽게 대처했기에 처음부터 잘 풀렸다. 대통령의 대응이 잘 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李 당황시킨 ‘매복’은 없어이날 정상회담은 두 대통령이 오벌 오피스에서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 직전까지만 해도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약 3시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처럼 보인다.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남겨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5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이곳에서 회담할 당시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카메라 앞에서 두 정상을 거칠게 몰아붙이고 면박을 줬다. 특히 라마포사 대통령에게는 갑자기 ‘남아공 정부가 백인 학살을 묵인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도 틀었다. 당시 남아공 언론들은 이를 ‘매복(ambush)’이라고 부르며 “다른 나라 정상을 의도적으로 모욕했다”고 분노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을 당황시킬 ‘매복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칭찬을 좋아하고 인정 욕구가 큰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해 이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단 분석이다.이 대통령은 이날 다우존스 지수의 상승세를 언급하며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분쟁지에서 평화를 조성하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노벨 평화상 수상을 강하게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칭찬이었다.이 대통령은 이날 의자 앞부분에 앉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역시 상대에 대한 ‘존중’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美전문가와 외신 “트럼프 비위 맞추기 성공”워싱턴 주요 싱크탱크의 한미 관계 전문가들도 이 대통령의 ‘트럼프 비위 맞추기 전략’이 성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여 석좌는 “회담이 ‘난장판(trainwreck)’으로 되는 걸 피한 것만으로도 승리”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위원도 “‘지나친 아부(obsequiousness)’는 트럼프를 다루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진단했다.이날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 동맹 현대화,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투입 같은 민감한 사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점에도 주목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석좌는 “동맹 현대화 같은 까다로운 의제를 (정상회담에서 다루는 대신) 실무단으로 넘기고, 산업 협력의 세부 사항을 불분명하게 두는 방식으로 트럼프와 효과적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주요 외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지어 내가 그곳에서 골프 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농담에 주목하며 이 같은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소를 끌어냈다고 전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 대통령이 “공개 회담을 무사히 넘겼고 농담까지 나누며 트럼프를 매료시켰다”며 “아첨은 끊임없었고 과도하기까지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선 일종의 관례”라고 논평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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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한국, 美제조업 르네상스 최적의 파트너”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미국 재계 인사들과 양국 간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동맹의 바탕은 신뢰이고 신뢰를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경제적 교류”라며 “우리 기업인 여러분들이야말로 72년 한미 동맹의 그 역사 자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께서 흘린 협력의 땀방울이 증명하는 것처럼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동맹국 미국”이라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전쟁으로 산업 기반이 무너졌던 절체 절명의 시기, 미국의 도움 속에 대한민국은 제조업 강국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의 초고속 압축 성장은 미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이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기여할 차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일’의 핵심은 ‘미국의 제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바이오, 의약품, 원전 등 제조 산업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대한민국이야말로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를 달성하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했다.이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3가지 방향을 발표했다. 먼저 전략 산업 분야 협력 강화다.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75년 전 미 해군의 결정적 활약으로 한국 전쟁의 전세를 뒤집은 승리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며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이 누렸던 영광을 회복해 군사력 강화까지 이룰 수 있도록 대한민국은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두 번째는 첨단 산업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이 대통령은 “한미 반도체 공급망은 서로의 강점을 기반으로 한 공생 구조”라며 “앞으로 SK, 삼성 등 우리 기업이 미국 내 패키징, 파운더리, 탭 등 제조 시설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지로 부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무역 관계 구축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도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과 미국산 구매는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이 기대하는 상호 균형적이며 지속 가능한 무역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70년 동안 우정을 쌓아왔다”며 “오늘 미국과 한국의 비즈니스는 물품만 교역 아니야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오찬 자리도 소개했다. 러트닉 장관은 “양 정상은 친분을 깊이 할 수 있는 자리였다. 두분 다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이 있어 할 이야기가 그만큼 많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총선을 앞둔 지난해 1월 흉기에 목을 찔리는 습격을 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 총기 피습으로 오른쪽 귀가 관통되는 등 두 차례 암살 시도를 넘기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선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상현 롯데 부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이재현 CJ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참석했다.미국 측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공동 회장,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CEO, 러셀 로우 엑셀리스 CEO, 린든 블루 재너럴 아토믹스 CEO, 마크 애덤스 펭귄 솔루션스 CEO, 클레이 셀 엑스 에너지 CEO, 레이너 블레어 다나허 CEO 등이 참석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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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정상회담 약 2시간 20분 만에 종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2시간 20분 만에 종료됐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오후 12시 33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2시 43분부터 오후 1시 36분까지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회담 및 언론과의 질의 응답을 진행했다. 회담 내용은 언론에 생중계됐다.이후 오후 1시 41분 회담은 비공개 형태로 오찬을 겸한 실무자 회담으로 전환됐다. 오후 2시 59분까지 회담이 진행되며 총 2시간 20분가량 회담이 진행됐다. 회담을 마친 이 대통령은 백악관 웨스트윙으로 나와 모니카 크로울리 백악관 의전장의 배웅을 받으며 오후 3시 18분경 백악관을 떠났다.이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으로 취임 후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6월 6일 트럼프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한 바 있으나,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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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 올해 만나고 싶다” 李 “북한서 골프치게 해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올해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오벌 하우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언제 볼 것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평화를 지키는 역할을 넘어 새롭게 평화를 만드는 피스 메이커 역할이 눈에 띈다”며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에서의 많은 전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로 휴전하고 평화가 찾아왔다. 세계 지도자 중 대통령처럼 세계 평화에 관심 갖고 실제로 성과를 낸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한반도도 평화를 만들어주셔서 김정은도 만나시고 북한에도 ‘트럼프 월드’를 지어서 골프도 치게 해주시길 바란다”며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성장해왔고 군사, 경제, 과학기술 분야까지 확장해서 미래형으로 발전시켰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저는 두터운 관계를 가져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취임 후 두 번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대통령이 됐으면 재앙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남북관계에 이재명 대통령도 적극적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함께 노력한다면 뭔가 진전 있을 수도 있다”고 화답했다.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때 북한과 한반도 관계가 안정적이었다. 미국 정치에서 잠시 물러나신 사이 북한에서 미사일이 많이 개발되고 핵폭탄도 많이 늘어나는 등 한반도 상황 많이 나빠졌다”며 “김여정이 저를 비난할 때도 대통령과 김정은의 관계는 의심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했다”고 했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지도자들을 여러 번 만나봤는데 대북 정책이 그렇게 적절하지 않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 대통령께서 적절한 대북 정책에 대해서 좀 더 진전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이에 이 대통령은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대통령께서 ‘피스 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 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워싱턴=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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