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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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6-05-25~2026-06-24
문화 일반71%
문학/출판11%
사회일반5%
연극5%
인사일반5%
인터넷/PC통신3%
  • 흥행 실패에도 오스카 13개부문 노미네이트…이 영화의 매력 뭐길래

    지난해 해외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이 작품에 대한 갑론을박을 들어봤을 가능성이 높다. 흥행은 실패했지만 평단은 극찬을 보낸 영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다. 22일(현지 시간) 발표된 미국 오스카(아카데미상) 최종 후보에서무려 13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이 작품, 어째서 흥행과 평가는 이토록 엇갈린 걸까.‘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순제작에만 최소 1억3000만 달러(약 1880억 원)가 들어가 할리우드에서도 블록버스터 급이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3억 달러 이상 벌었어야 했으나, 글로벌 수입은 2억 달러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로 치면 엄청난 손실이다. 흥행에 실패한 주된 이유는 앤더슨 감독의 강력한 ‘작가주의적 색채’가 꼽힌다. 그는 ‘부기 나이트’(1997년), ‘펀치 드렁크 러브’(2002년) 등으로 유명한 예술영화 감독.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그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긴 하지만, 블록버스터를 보며 확실한 재미를 원하는 관객들을 유인하기엔 부족했다는 해석이 나온다.하지만 이 ‘애매함’이야말로 해당 영화가 가진 진가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 작품은 큰 틀에서 보면 ‘위기에 빠진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고군분투’라는 익숙한 줄거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반정부단체 출신인 밥 퍼거슨(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민자 차별과 폭력 시위의 양태를 다뤘다. 그 대척점에 있는 스티븐 J. 록조(숀 펜)을 통해 백인 우월주의자의 실상까지 드러내며 트럼프 시대 미국의 풍경을 재치있게 그려냈다.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도 “이 영화는 급진적인 정치와 문화적 퇴락을 신랄하게 풍자했다”며 “거침없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도발적인 작품으로 이번 오스카 시상식이 품은 도발적인 면모를 보여준다”고 했다.현지에서도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이번 오스카 레이스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올해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감독·각본·여우조연상 등을 차지했다.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감독상·각색상 등 핵심 부문의 수상을 독차지했다.3월 15일 열리는 제98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은 또 한 번 괴력을 발휘할까. 다만 그에 맞서는 경쟁작도 만만치 않다. ‘씨너스: 죄인들’이다. 미 흑인 역사를 장르물로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는 ‘씨너스: 죄인들’은 오스카 16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되며 역대 최다 후보 지명이란 기록을 세웠다. 이 영화는 지난 15년 동안 북미에서 가장 높은 수익(약 4000억 원)을 거둔 실사 오리지널 영화란 기록도 세웠다. 글로벌 수입도 3억 달러를 넘었다. 흥행 성적만 보자면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보다 한수 위인 셈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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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스타들도 ‘ICE OUT’ 잇단 동참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도중 미 시민권자들이 잇따라 숨지자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스타들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규탄에 동참하고 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은 25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너무 끔찍하다”며 “트럼프 정부와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 장관), ICE(이민세관단속국)가 자행하고 있는 일들은 인류애가 실종된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날 영화제가 열리는 파크시티 곳곳에선 배우와 영화 관계자, 시민들이 참여한 ‘선댄스 참가자들이여, ICE를 녹여라(Sundancers Melt ICE)’라는 이름의 시위도 열렸다. 이 자리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주인공 프로도를 연기했던 배우 일라이저 우드도 모습을 드러냈다. 우드는 “우리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세계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제에 와 있다”며 “우리는 여기서 분열되지 않고 함께하겠다”며 시위를 지지했다. 유명 배우이자 감독인 올리비아 와일드도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경악스럽고 혐오감을 느낀다”라며 “(ICE라는) 범죄조직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운동을 지지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선댄스영화제 참석자들은 공식 석상에서도 계속해서 항의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포트먼과 와일드 등 배우는 물론이고 여러 영화제 관계자들은 ‘ICE 아웃(OUT)’이란 문구가 적힌 흰 배지를 가슴에 달고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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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이프도 ‘못 봤던 현빈’ 봤다고 했죠”

    “현장에서 현빈 선배님을 볼 때마다 ‘톰 하디 같다’고 장난쳤어요.”(배우 서은수) “이번 작품에서 (현빈 배우가 연기한) 백기태는 악인인데도 영화 ‘대부’의 알 파치노처럼 멋지게 표현된 것 같아요. 그의 새로운 얼굴을 포착하고 만들어가는 희열이 있었죠.”(우민호 감독)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배우 현빈(44)의 연기는 14일 시즌1이 끝났는데도 강한 여운을 남겼다. 백기태를 통해 들끓는 야망과 냉철한 이성을 동시에 보여준 현빈 배우를 시청자들 역시 ‘한국의 톰 하디’ ‘한국의 알 파치노’라고 극찬했다. 27일 만난 현빈 배우는 이런 주변의 칭찬에 대해 “와이프(배우 손예진)도 ‘같은 배우로서 못 봤던 얼굴을 봤다’고 하더라”며 “조금 더 자신있게 다른 걸 시도하고 표현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낮에는 중앙정보부 요원, 밤에는 마약 밀수업자로 이중 생활을 하는 백기태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입소문을 타며 지난해 디즈니+가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가운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다 시청 작품 1위에 등극했다.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돼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현빈 배우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시크릿 가든’ ‘사랑의 불시착’ 등을 히트시킨 멜로 장인이지만, 이번 작품에선 ‘악역’의 이미지를 새롭게 끌어냈다. 하지만 그는 “악역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고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 감독이 참고하길 주문했던 레퍼런스도 ‘제임스 본드’였다. “감독님은 (기태가) 위압감이 있으면서도 위트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저도 1화에 나오는 요도호 사건에서 아이를 대하는 다정한 태도나 적군파와 함께 있을 때 보이는 여유로움 등에서 느껴지듯, 단순한 악역이 아니어서 더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몸무게였다고. 영화 ‘하얼빈’ 때와 비교하면 약 14kg을 늘렸다고 한다. 현빈 배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중앙정보부라는 기관 자체가 갖는 위압감이 백기태란 인물에서도 뿜어져 나오면 좋겠다 싶었다”며 “실제로 화면에 꽉 찬 제 모습을 보니 기대했던 그림과 맞아 들어간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백기태를 “쉽게 이해하긴 어려웠다”는 그는 이 작품을 “성공과 양심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양심을 버리면서까지 성공하는 것이 나쁜 것일지, 선과 악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하게 하는 드라마”라는 설명이다. “연기하면서 기태가 ‘거울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칫 방심하면 기태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현 시대에도 너무나 많이 존재하죠. 이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 한국이지만,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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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빈 “백기태 연기하려 14㎏ 찌워…아내도 ‘못봤던 얼굴’ 봤다고 해”

    “현장에서 현빈 선배님을 볼 때마다 ‘톰 하디 같다’고 장난쳤어요.”(배우 서은수)“이번 작품에서 (현 배우가 연기한) 백기태는 악인인데도 영화 ‘대부’ 알 파치노처럼 멋지게 표현된 것 같아요. 그의 새로운 얼굴을 포착하고 만들어가는 희열이 있었죠.”(우민호 감독)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배우 현빈(44)의 연기는 14일 시즌1이 끝났는데도 강한 여운을 남겼다. 백기태를 통해 들끓는 야망과 냉철한 이성을 동시에 보여준 현 배우를 시청자들 역시 ‘한국의 톰 하디’ ‘한국의 알 파치노’라고 극찬했다. 27일 만난 현 배우는 이런 주변의 칭찬에 대해 “와이프(배우 손예진)도 ‘같은 배우로서 못 봤던 얼굴을 봤다’고 하더라”라며 “조금 더 자신있게 다른 걸 시도하고 표현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낮에는 중앙정보부 요원, 밤에는 마약 밀수업자로 이중생활을 하는 백기태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이야기가 뼈대를 이룬다. 입소문을 타며 지난해 디즈니+가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중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다 시청 작품 1위에 등극했다.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돼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현 배우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시크릿 가든’, ‘사랑의 불시착’ 등을 히트시킨 멜로 장인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악역’의 이미지를 새롭게 끌어냈다. 하지만 그는 “악역이라고만은 생각하지 않고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실제로 우 감독이 참고하길 주문했던 레퍼런스도 ‘제임스 본드’였다. “감독님은 (기태가) 위압감이 있으면서도 위트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어요. 저도 1화에 나오는 요도호 사건에서 아이를 대하는 다정한 태도나 적군파와 함께 있을 때 보이는 여유로움 등에서 느껴지듯, 단순한 악역이 아니어서 더 매력을 느꼈습니다.”그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몸무게였다고. 영화 ‘하얼빈’ 때와 비교하면 약 14kg을 늘렸다고 한다. 현 배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중앙정보부라는 기관 자체가 갖는 위압감이 백기태란 인물에서도 뿜어져 나오면 좋겠다 싶었다”며 “실제로 화면에 꽉 찬 제 모습을 보니 기대했던 그림과 맞아들어간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성공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백기태를 “쉽게 이해하긴 어려웠다”는 그는 이 작품을 “성공과 양심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양심을 버리면서까지 성공하는 것이 나쁜 것일지, 선과 악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질문을 하게 하는 드라마”라는 설명이다. “연기하면서 기태가 ‘거울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칫 방심하면 기태 같은 인물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현 시대에도 너무나 많이 존재하죠. 이 작품의 배경은 1970년대 한국이지만,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지 않을까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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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스타들도 “민간인 사살 끔찍…ICE 아웃”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 도중 미 시민권자들이 잇따라 숨지자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스타들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규탄에 동참하고 있다.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은 25(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너무 끔찍하다”며 “트럼프 정부와 크리스티 놈(국토안보부 장관), ICE(이민세관단속국)가 자행하고 있는 일들은 인류애가 실종된 최악 중의 최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전날 영화제가 열리는 파크시티 곳곳에선 배우와 영화 관계자, 시민들이 참여한 ‘선댄스 참가자들이여, ICE를 녹여라(Sundancers Melt ICE)’라는 이름의 시위도 열렸다. 이 자리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주인공 프로도를 연기했던 배우 일라이저 우드도 모습을 드러냈다. 우드는 “우리는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세계의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제에 와 있다”며 “우리는 여기서 분열되지 않고 함께 하겠다”며 시위를 지지했다. 유명배우이자 감독인 올리비아 와일드도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경악스럽고 혐오감을 느낀다”라며 “(ICE라는) 범죄조직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운동을 지지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선댄스영화제 참석자들은 공식석상에서도 계속해서 항의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포트먼과 와일드 등 배우는 물론 여러 영화제 관계자들은 ‘ICE 아웃(OUT)’이란 문구가 적힌 흰 배지를 가슴에 달고 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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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가 아직도 회사로 보여? 최악 상사와 무인도 떨어진다면…

    “내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더 도전적이었기 때문에 꼭 해보고 싶었어요.” 흔한 배우의 뻔한 선언이 아니다.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년)과 ‘노트북’(2004년), ‘어바웃 타임’(2013년) 등을 통해 ‘사랑스러움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배우 레이철 매캐덤스가 스릴러로 돌아온다. 28일 개봉하는 영화 ‘직장상사 길들이기’에서 상사에게 끊임없이 무시당했지만 복수를 꿈꾸는 ‘린다’ 역으로 말이다. 연출은 ‘공포영화의 거장’ 샘 레이미 감독이 맡았다. 26일 화상으로 만난 매캐덤스는 “관객들이 저의 변화에도 놀라실 수 있겠지만, 제가 연기한 캐릭터에 얼마나 공감하게 될지도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비쳤다. 영화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인해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직장 상사 ‘브래들리’(딜런 오브라이언)와 무인도에 고립된 린다가 직급 떼고 벌이는 권력 역전 서바이벌 스릴러. 매캐덤스는 극한의 생존 상황에서 억척스럽고도 기괴한 얼굴을 꺼내며 열연을 펼친다. 이 영화를 한 줄로 설명하는 대사는 이것. “아직도 여기가 회사인 줄 아나 봐?” 그만큼 영화의 묘미는 ‘권력의 위치가 완전히 뒤바뀌는 순간’에 있다. “모두가 한번쯤 상상해봤고 꿈꿔봤을 상황”이란 자이나브 아지지 프로듀서의 말처럼, 보편적인 직장인의 심경에 공감하면서 판타지성도 갖췄다. 실제 회사에선 ‘절대 을’이었던 린다가 무인도에서는 생존의 키를 쥔 인물이 되는 반면, 지위를 상실한 상사 브래들리가 점차 무너져가는 과정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하지만 브래들리는 쉽게 고분고분해지지 않는 상사다. 린다를 속이고 혼자 탈출하려 드는 브래들리, 그런 브래들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고자 구조조차 거부하는 린다. 살기 위해 동맹을 맺으면서도 서로를 끊임없이 견제하는 두 사람의 긴장감은 극 전반을 이끎과 동시에 B급 코믹 감각을 더한다. 이 작품은 ‘이블 데드’ 시리즈와 ‘드래그 미 투 헬’을 연출했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 시리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등을 거친 뒤 다시 자신의 시그니처 장르인 ‘호러’ 복귀작이란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감독은 화상 인터뷰에서 “많은 관객이 호러 영화를 보면서 공포와 두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건 실존적 위험일 수도 있고 상상 속의 두려움일 수도 있다”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관객들이 성취감과 안도감을 느끼는 게 시네마적 경험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이 영화의 매력은 어떤 캐릭터에게 몰입을 하고 응원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린다’가 주인공인 것 같아 응원하려다가도 어느 순간 멈추게 되죠. 남성 주인공도 악역 같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요. 관객과 외줄타기를 하는 점이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원제는 ‘Send Help’로 직역하면 “도움을 보낸다”는 뜻. 하지만 생뚱맞아 보이던 한국어 제목이 영화 관람 뒤엔 의외로 ‘적절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만약 당신에게도 도저히 참기 힘들 만큼 미운 상사가 떠오른다면? 차마 무인도에 갈 순 없는 K직장인들에게 두 주인공은 이렇게 조언했다.“퇴근하고 노래방 가서 친구들과 목청껏 스트레스를 푸세요. 노래만 불러도 많은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어쩌면 세상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매캐덤스)“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정적인 쪽에 낭비할 필요가 없죠. 좋은 에너지는 좋은 곳에 쓸 수 있도록 저장해두는 게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오브라이언)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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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컬렉션, 공공자산으로 가치 재창출”

    “(‘이건희 컬렉션’은) 20세기 초 사회 변혁을 헤쳐 나가는 화가들의 고군분투가 드러난 작품들입니다.”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 기증품의 첫 국외 순회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의 의미를 짚어보는 학술행사 ‘한국의 보물 심포지엄’이 23일(현지 시간) 개최됐다. 심포지엄에 참여한 이사빈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한국 미술품 수집의 역사를 조명한 강연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이루는 작품들에 대해 “새로운 예술 형식을 받아들이는 도전과 전통 속 혁신을 추구하는 과제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심오한 투쟁이 드러난다”고 했다. 이 전시와 연계된 이번 심포지엄은 전날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이수경 국립춘천박물관장 등 8명이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자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개인 소장품이 공공의 자산으로 환원돼 가치가 재창출되는 과정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해당 박물관에선 지난해 11월부터 해외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이는 첫 번째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Korean Treasures: Collected, Cherished, Shared)’가 열리고 있다. 기증한 작품 2만3000여 점 가운데 320여 점을 선별한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누적 관람객이 4만 명을 돌파하는 등 현지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왕제색도’ 등 국보 7점과 보물 15점을 비롯한 문화유산 297점 및 박수근의 ‘농악’, 김환기의 ‘산울림’ 등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4점이 포함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보물’전에 대해 “해당 전시를 관람하면 한국 문화가 (일회성의) 파도(wave)가 아니라 하나의 (지속적인) 물줄기(flow)라는 걸 알 수 있다”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맞춰 미국에서 대규모 한국 미술 전시회가 개최된 건 문명사적인 의미도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스미스소니언에서 다음 달 1일 폐막한 뒤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 시카고박물관에서도 열린다. 이후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영국박물관에서 9월 10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현지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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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윤정 “안 해본 캐릭터 연기로 질리지 않는 배우 되고 싶어”

    “워낙 많은 나라들을 다녀왔고, 재밌게 촬영했던 기억이 많아서 여름방학, 겨울방학 일기를 들춰보는 느낌이에요.”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고윤정(30)은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 작품은 다국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이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고윤정)의 통역을 맡으며 벌어지는 예측 불가 로맨틱 코미디. 한국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에서 8개월간 촬영한 데다, 그의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작이라 화제를 모았다. 고 배우가 이 작품을 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통역사와 톱스타의 만남’이란 설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배우라는 자신의 직업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동시에 비현실적인 상황이 흥미로웠다는 설명. 평소에도 작품 속 세계관에 깊이 몰입하는 편이라는 그는 “홍자매 작가님들 작품을 찍고 나니 동화 속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 든다”며 “제 현실이 무미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푹 빠져 있던 터라 촬영이 끝난 뒤에 공허함이 컸다”고 했다.“저는 여름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봐요. 더워지면 이 드라마가 떠오르더라고요. 말하자면 제 인생작인 거죠. 이처럼 ‘이 사랑 통역 되나요?’도 누군가에겐 찬바람 불 때 생각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여름마다 공유, 윤은혜 선배님을 떠올리는 것처럼요. 근데, 누군가의 인생작에 제가 있다는 게 좀 실감이 안 나긴 하네요. 하하.” 이국적인 촬영지와 두 주연의 설레는 장면이 회자되고 있지만, 고 배우에겐 ‘1인 2역’ 연기에 도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차무희와 차무희의 망상 속 존재인 도라미를 연기한 그는 대본을 받고 처음엔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하지만 “새로운 변화에 불편해하진 않는 성격이라서 설레기 시작했다”며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캐릭터인데?’라고 생각하면서 재미있게 임했던 게 더 컸다”고 말했다. 도전적인 성향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도 드러난다. 2019년 데뷔 이래 ‘스위트홈’(2020년), ‘로스쿨’(2021년), ‘환혼’(2022년), ‘무빙’(2023년), ‘조명가게’(2024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2025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연기해 왔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최우선 순위도 “전작과는 다른 캐릭터”라고 한다.“제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미지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병헌, 전도연, 염정아 등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요. 매년 그분들의 작품을 봐도 질리지가 않아요. 비슷한 캐릭터 같으면서도 확연히 다르죠. 저도 질리지 않는 배우였으면 좋겠단 마음에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 하다못해 직업군이라도 다른 캐릭터에 마음이 갑니다.” 그의 차기작은 ‘나의 아저씨’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이 드라마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작품이다. 고 배우는 “‘이 사랑 통역 되나요?’가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면, ‘모두가…’는 회색 시멘트 안에 반짝거리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블랙 코미디 시트콤”이라며 “촬영할 때마다 대본에 감동받고 있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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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윤정 “‘이사통’, 찬바람 불때 생각나는 작품이길”

    “워낙 많은 나라들을 다녀왔고, 재밌게 촬영했던 기억이 많아서 여름방학, 겨울방학 일기를 들춰보는 느낌이에요.”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고윤정(30)은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를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이 작품은 다국어 통역사 주호진(김선호)이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고윤정)의 통역을 맡으며 벌어지는 예측불가 로맨틱 코미디. 한국과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에서 8개월간 촬영한 데다, 그의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작이라 화제를 모았다.고 배우가 이 작품을 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통역사와 톱스타의 만남’이란 설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배우라는 자신의 직업과 맞닿아있으면서도 동시에 비현실적인 상황이 흥미로웠다는 설명. 평소에도 작품 속 세계관에 깊이 몰입하는 편이라는 그는 “홍자매 작가님들 작품을 찍고 나니 동화 속에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 든다”며 “제 현실이 무미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푹 빠져 있던 터라 촬영이 끝난 뒤에 공허함이 컸다”고 했다.“저는 여름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을 봐요. 더워지면 이 드라마가 떠오르더라고요. 말하자면 제 인생작인 거죠. 이처럼 ‘이 사랑 통역 되나요?’도 누군가에겐 찬바람 불 때 생각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여름마다 공유, 윤은혜 선배님을 떠올리는 것처럼요. 근데, 누군가의 인생작에 제가 있다는 게 좀 실감이 안 나긴 하네요. 하하.”이국적인 촬영지와 두 주연의 설레는 장면이 회자되고 있지만, 고 배우에겐 ‘1인 2역’ 연기에 도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차무희와 차무희의 망상 속 존재인 도라미를 연기한 그는 대본을 받고 처음엔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하지만 “새로운 변화에 불편해하진 않는 성격이라서 설레기 시작했다”며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캐릭터인데?’라고 생각하면서 재미있게 임했던 게 더 컸다”고 말했다.도전적인 성향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도 드러난다. 2019년 데뷔 이래 ‘스위트홈’(2020년), ‘로스쿨’(2021년), ‘환혼’(2022년), ‘무빙’(2023년), ‘조명가게’(2024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2025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연기해 왔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최우선순위도 “전작과는 다른 캐릭터”라고 한다.“제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미지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다양하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병헌, 전도연, 염정아 등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는데요. 매년 그 분들의 작품을 봐도 질리지가 않아요. 비슷한 캐릭터 같으면서도 확연히 다르죠. 저도 질리지 않는 배우였으면 좋겠단 마음에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 하다못해 직업군이라도 다른 캐릭터에 마음이 갑니다.”그의 차기작은 ‘나의 아저씨’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이 드라마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작품이다. 고 배우는 “‘이 사랑 통역 되나요?’가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면, ‘모두가…는 회색 시멘트 안에 반짝거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블랙 코미디 시트콤”이라며 “촬영할 때마다 대본에 감동받고 있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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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제임스 웹 망원경’의 우주 여행 스토리

    1985년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소장이던 리카르도 자코니는 아이디어 하나를 내놨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을 차세대 망원경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였다. 이 아이디어를 들은 STScI 부소장인 가스 일링워스는 단칼에 “안 된다”고 반발했다. 당시 연구소는 5년 뒤 예정된 허블 우주망원경 발사에만 매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친 짓’으로 여겨졌던 자코니의 아이디어는 훗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현실이 됐다. 21세기 인류의 과학적 성취 중 하나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100배, 육안의 100억 배의 성능으로 우주의 탄생과 외계 행성 등 무거운 연구 주제들에 진전을 가져다줬다. 미국 대중 과학 저술가인 저자는 이러한 ‘제임스 웹 프로젝트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하며 여러 과학자, 관리자들이 쏟아부은 노력을 조명했다. 제임스 웹 프로젝트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승인을 받은 건 첫 아이디어가 나온 지 10년이 지난 1995년이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놓으며 대중의 폭발적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지 1년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워싱턴 카네기연구소의 앨런 드레슬러 연구원은 STScI의 후속 망원경 프로젝트에 동감했다. 이에 NASA 국장 대니얼 골딘을 만나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설파해 승인을 얻어냈다. 투입된 인력만 2만 명, 비용은 100억 달러(약 14조7000억 원)에 이른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지속적인 예산 초과와 일정 지연으로 프로젝트는 취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이에 예산을 줄이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연대해 새 장비를 개발했고, 과학계의 목표에 공감하는 의원들을 설득하며 프로젝트는 이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2021년 12월 25일 오전 7시 20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됐다. 많은 이들의 연대와 노력을 통해 난관을 이겨낸 셈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우주 사진도 책에서 만날 수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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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미상 휩쓴 ‘성난 사람들’…더 성난 시즌2로 돌아온다

    골든글로브, 에미상 등 주요 대중문화상을 휩쓸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2023년)이 4월 ‘시즌2’로 돌아온다.넷플릭스는 21일(현지시간) 자사 매체 투둠을 통해 ‘성난 사람들’ 시즌2를 4월 16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3년 전 ‘시즌1’으로 돌풍을 일으킨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다시 창작자이자 총괄 제작자로서 작품을 이끌 예정이다.시즌2는 30분 분량의 8개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상류층의 고급 컨트리클럽을 배경으로 Z세대 커플이 밀레니얼 세대 상사와 그의 아내 사이의 싸움을 목격하고 이들의 무너져가는 결혼 생활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주연은 할리우드 배우 오스카 아이작과 캐리 멀리건이며, 한국배우로는 윤여정, 송강호가 조연으로 출연한다. 이 감독은 “이번 시즌의 갈등은 좀 더 수동적 공격성을 띠길 원했다”며 “직장에서 목격하는 분노의 내적 억압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성난 사람들 시즌1’은 운전 도중 벌어진 시비로 시작된 주인공 대니(스티븐 연)와 에이미(앨리 웡)의 갈등이 극단적 싸움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렸다. 시즌1은 2024년 골든글로브 TV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과 남녀 주연상 등 3관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크리틱스초이스 4관왕, 에미상 8관왕을 차지했으며 미국 제작자·배우·작가조합 시상식에서 각각 제작자상, 남녀 주연상, 각본상을 휩쓸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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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들 힘은 넘치는데… 담을 그릇이 없는 한국영화계”

    “힘은 넘치는데 그 힘을 담을 그릇이 없는 시대 같아요.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투자가 보수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죠.” 20일 서울 마포구 CJ ENM 사옥에서 만난 임선애 감독(48)과 남궁선 감독(46)은 최근 국내 영화계 현실에 아쉬움을 표했다. 임 감독은 ‘69세’와 ‘세기말의 사랑’, 남궁 감독은 ‘십개월의 미래’ ‘고백의 역사’ 등을 연출하며 자기만의 팬층을 형성해 왔다. 하지만 이들조차도 “여전히 하나 끝내면 ‘이제 또 뭘 먹고 살지’를 고민한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두 감독이 참여한 영화 ‘당신이 영화를 그만두면 안 되는 30가지 이유’로 이어졌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30주년과 CJ ENM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작품은 한예종 영상원을 거쳐간 감독 30명이 각각 3분 분량으로 완성한 이야기 30개를 엮었다. 두 감독 외에도 영화 ‘세계의 주인’의 윤가은, ‘만약에 우리’의 김도영 등 젊은 감독들이 참여해 이 시대 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담아냈다. 프로젝트를 제안받은 건 지난해 여름. 임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할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의 마지막 믹싱 작업 중이었다. 남궁 감독도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 후반 작업을 막 끝내 바쁜 시기였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고, 스태프를 꾸려 3∼4주간 제작에 나섰다. “단편의 묘미를 살리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욕심”(임 감독)과 “단편 작업 자체가 고향 같은 느낌”(남궁 감독)이라는 공감대 때문이었다. 이들의 단편은 영화 현장에 대한 자조 섞인 유머와 현실적인 고민을 담고 있다. 임 감독의 ‘껌이지’는 감독과 배우의 대화를 통해 연애와 영화 모두 쉽게 풀리길 바라는 마음을 그렸다. 실제 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쓸 당시 씹고 있던 껌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임 감독은 “이야기를 만드는 게 껌 씹는 것처럼 쉬웠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껌 취급’ 당했던 나의 과거 연애사와 시나리오가 생각났다”고 했다. 남궁 감독의 단편 ‘우리가 죽기 전에’는 영화감독, 촬영감독 등의 대화를 통해 영화 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시선을 드러낸다. 감독이 독립영화에 이어 상업영화를 연출하며 느낀 여러 생각이 담겼다. 남궁 감독은 “현대 영화계에 자본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며 “이런 상황에 대한 염세적인 태도, 맞서는 태도 등을 두루 담아내고 싶었다”고 했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다룬 두 감독의 단편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그럼에도 ‘영화를 관둘 수 없는 이유’는 뭘까. “점차 작품들이 획일화되는 시대라도, 개성이 강한 작품들이 시도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런 상황에도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이유 아닐까요?”(임 감독) “다들 영화에 대한 애증을 많이 표현해 놓으셨어요. 이 30인의 에너지와 30가지 이야기의 존재만으로도 여전히 영화가 살아 있어야 할 이유로 읽힙니다.”(남궁 감독)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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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P.’ ‘오겜’ 거쳐 ‘메이드인코리아’까지… 원지안이라는 도화지

    “스스로를 규정할 여유도 없이 작품들에 임해 왔어요. 감독님들이 가능성을 믿어주셨고,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 최선을 다했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1, 2’(2021∼2023년)와 ‘오징어 게임 시즌2, 3’(2024년),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북극성’(2025년), ‘메이드 인 코리아’(2025∼2026년)까지. 데뷔한 지 만 5년 된 배우가 쌓은 필모그래피라기엔 꽤나 이례적이다. 연이어 대작에 이름을 올린 건 바로 배우 원지안(27).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운이 좋았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배우를 꿈꾸기 시작한 건 16세, 중학생 때였다고 한다. 영화를 좋아하던 친구를 따라 매일같이 극장에 드나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그는 곧장 어머니께 ‘연기를 배워보고 싶다’고 편지를 썼고, 연기학원을 다니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원 배우는 “대학생 때 어렴풋이 상상하던 배우의 길과 얼추 맞게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열심히 일할 기회를 갖게 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래는 지금 제 나이 즈음에 영화나 드라마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당시 배우던 연극을 더 오래 경험하고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타이밍과 상황이란 게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빨리 매체 연기를 하게 됐고,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 삶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거든요.” 원 배우는 연기 생활 시작점이 2021년 연극 ‘젊음의 열병’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 ‘D.P.’ 오디션에서 합격하면서 데뷔작부터 이른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를 눈여겨본 또 다른 사람, 우민호 감독의 눈에 들어 블록버스터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우 감독은 스스로를 ‘마초 감독’이라 부를 정도로 여성 배우와의 협업이 적은 편. 그런데 어떻게 젊은 여배우인 그가 일본 야쿠자 조직의 실세 ‘이케다 유지’ 역에 낙점될 수 있었을까. “감독님이 절 처음 보셨을 때 저에게서 서늘한 칼날 같은 분위기를 느끼셨다고 하더라고요. 이와 별개로 촬영 현장에선 ‘도화지 같은 면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감독님들마다 저에게서 보시는 다른 모습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점 덕분에 제가 다양한 나이대,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원 배우는 내내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스스로는 “아직 대학생인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그는 “스스로 아직 더 자라야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많은 세상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도전하는 장르에 대한 한계는 두고 있지 않다고.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실제 저와 비슷한 나이대 캐릭터를 연기하면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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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늘한 칼날 같다, 도화지 같다…제게 여러 모습 있나봐요”

    “스스로를 규정할 여유도 없이 작품들에 임해왔어요. 감독님들이 봐주신 가능성을 믿어주셨고,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 최선을 다했어요.”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1, 2’(2021년~2023년)와 ‘오징어 게임 시즌2, 3’(2024년),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북극성’(2025년), ‘메이드 인 코리아’(2025~2026년)까지.데뷔한 지 만 5년 된 배우가 쌓은 필모그래피라기엔 꽤나 이례적이다. 연이어 대작에 이름을 올린 건 바로 배우 원지안(27).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운이 좋았다”며 쑥쓰러운 듯 웃었다. 배우를 꿈꾸기 시작한 건 16살, 중학생 때였다고 한다. 영화를 좋아하던 친구를 따라 매일같이 극장에 드나들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기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그는 곧장 어머니께 ‘연기를 배워보고 싶다’고 편지를 썼고, 연기학원을 다니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원 배우는 “대학생 때 어렴풋이 상상하던 배우의 길과 얼추 맞게 걸어 가고 있는 것 같다”며 “열심히 일할 기회를 갖게 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원래는 지금 제 나이 즈음에 영화나 드라마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당시 배우던 연극을 더 오래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타이밍과 상황이란 게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빨리 매체 연기를 하게 됐고,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 삶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거든요.”원 배우는 연기생활 시작점이 2021년 연극 ‘젊음의 열병’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 ‘D.P.’ 오디션에서 합격하면서 데뷔작부터 이른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이를 눈여겨 본 또 다른 사람, 우민호 감독의 눈에 들어 블록버스터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에 합류할 수 있었다. 우 감독은 스스로를 ‘마초 감독’이라 부를 정도로 여성 배우와의 협업이 적은 편. 그런데 어떻게 젊은 여배우인 그가 일본 야쿠자 조직의 실세 ‘이케다 유지’ 역에 낙점될 수 있었을까.“감독님이 절 처음 보셨을 때 저에게서 서늘한 칼날 같은 분위기를 느끼셨다고 하더라고요. 이와 별개로 촬영 현장에선 ‘도화지 같은 면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감독님들마다 저에게서 보시는 다른 모습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점 덕분에 제가 다양한 나이대,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원 배우는 내내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스스로는 “아직 대학생인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그는 “스스로 아직 더 자라야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많은 세상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도전하는 장르에 대한 한계는 두고 있지 않다고.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실제 저와 비슷한 나이대 캐릭터를 연기하면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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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재즈의 정점 ‘카인드 오브 블루’, 그 쿨한 열기 속으로

    1959년 3월 2일, 미국 뉴욕 컬럼비아 레코드의 30번가 스튜디오에선 재즈 역사, 아니 음악 역사로 봐도 중대한 사건이 벌어졌다. 재즈 명반을 꼽을 때 언제나 1, 2위를 다투는 앨범 ‘카인드 오브 블루(Kind of Blue)’가 이날 녹음됐다. 이날 스튜디오엔 앨범을 만든 마일스 데이비스를 비롯해 존 콜트레인과 빌 에번스 등 훗날 ‘거장’으로 불린 뮤지션들이 함께했다. 미 전기 작가인 저자는 이날 합을 맞췄던 이 뮤지션들에게 주목했다. 3명의 인생을 따라가며, 흑인 음악으로 시작해 1950년대 절정에 다다른 미 재즈의 황금기를 생생히 포착해냈다. 트럼펫 연주자였던 데이비스는 ‘유색인 귀족’이라 불린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다른 흑인 뮤지션들과 달리, 일찍이 레슨을 받았으며 줄리아드 음악원에도 입학했다. 그는 쿨한 태도와 대중적인 음악성으로 업계에선 “스타 잠재력을 갖춘 뮤지션”으로 꼽혔다. 하지만 기존 재즈의 정형화된 코드 진행에 저항했고, 1960년대부터 재즈와 록의 융합 등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재즈의 장르를 확장시킨 ‘쿨 재즈’ ‘퓨전 재즈’가 탄생했다. 콜트레인은 데이비스 등의 사이드맨으로 시작했던 색소포니스트였다. 하지만 끝없이 연습에 매진한 덕에 톱 재즈뮤지션들과 나란히 어깨를 견주는 스타가 됐다. 뛰어난 즉흥 연주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색소포니스트로 꼽히는 그의 서정적인 연주는 후배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콜트레인은 영적인 깨달음에 대해 탐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듣는 이들은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에 있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고 한다. 에번스는 ‘Kind of Blue’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 클래식 교육을 받은 그의 절제된 연주에 영향을 받아, 데이비스는 간결한 모달 재즈(modal jazz·코드 진행 대신 모드를 중심으로 연주하는 재즈)의 정수를 담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에번스는 오랫동안 재즈 뮤지션으로서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자신이 ‘진중한 인상의 전형적인 백인’이라는 점 때문에 소외감을 느꼈다. 저자는 이들이 만든 ‘Kind of Blue’가 “재즈의 황금기와 이후 추락해가는 시점 사이의 경계선에 정확히 위치해 있다”고 평한다. 전기물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재즈 역사서로서도 여러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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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만, 50년 만에 펼친 ‘사진가의 꿈’

    “사진가의 삶과 기업인이라는 삶이 공존하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확신이 없어 전시를 열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한 번쯤 평가를 받아보고 싶었어요.” 16일 서울 중구 전시공간 피크닉에서 두산 그룹과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었던 박용만 전 회장(71)의 사진전 ‘휴먼 모먼트(Human Moment)’가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박 전 회장이 50여 년간 기록한 사진 가운데 80점을 골라 구성했다. 전시 제목처럼 사진을 통해 마주해 온 ‘인간의 순간’을 조용히 되짚는다. 박 전 회장은 재계에서 사진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시절 교내에서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사진기자를 꿈꿨으나 부친인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기업인이 된 후에도 틈틈이 카메라를 들고 골목 풍경과 사람들을 기록해 왔다. 가수 양희은이 1991년 발매한 앨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의 재킷 사진이 그의 작품이다. 1990년대 직장을 그만두고 사진 작가가 되려고도 했지만 가족들과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 포기했다. 이번 사진전은 그가 사진가로서 첫 단독 전시를 여는 자리다. 전시작들은 다큐멘터리적 성격이 강하다. 재개발 전 서울 도심의 모습과 해외 출장지 곳곳의 장면이 담겼다. 어떤 사진이든 평범한 일상과 사람들의 자취가 엿보인다. 개방 초기 중국에서 만난 홍위병 출신 관리들, 포장마차 그림자로 비치는 커플, 박 전 회장의 가족 사진도 눈길을 끈다. 그는 “다시 보고 싶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해 사람의 자취가 있고 따뜻함과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사진을 골랐다”며 “이제 사진가가 된 것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전시와 함께 동명의 첫 사진집도 출간된다. 사진집에는 그가 지난 50여 년간 기록한 사진 200여 점이 수록된다. 전시는 내달 14일까지. 무료.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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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총수가 찍은 판자촌…‘사진광’ 박용만 前회장 첫 개인전

    “사진가의 삶과 기업인이라는 삶이 공존하기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확신이 없어 전시를 열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한 번쯤 평가를 받아보고 싶었어요.”16일 서울 중구 전시공간 피크닉에서 두산 그룹과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었던 박용만 전 회장(71)의 사진전 ‘휴먼 모먼트(Human Moment)’가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박 전 회장이 50여 년간 기록한 사진 가운데 80점을 골라 구성했다. 전시 제목처럼 사진을 통해 마주해온 ‘인간의 순간’을 조용히 되짚는다.박 전 회장은 재계에서 사진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시절 교내에서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사진기자를 꿈꿨으나 부친인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기업인이 된 후에도 틈틈이 카메라를 들고 골목 풍경과 사람들을 기록해왔다. 가수 양희은이 1991년 발매한 앨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의 재킷 사진이 그의 작품이다. 1990년대 직장 그만두고 사진 작가가 되려고도 했지만 가족들과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해 포기했다. 이번 사진전은 그가 사진가로서 첫 단독 전시를 여는 자리다. 전시작들은 다큐멘터리적 성격이 강하다. 재개발 전 서울 도심의 모습과 해외 출장지 곳곳의 장면이 담겼다. 어떤 사진이든 평범한 일상과 사람들의 자취가 엿보인다. 개방 초기 중국에서 만난 홍위병 출신 관리들, 포장마차 그림자로 비치는 커플, 박 전 회장의 가족 사진도 눈길을 끈다. 그는 “다시 보고 싶은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해 사람의 자취가 있고 따뜻함과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사진을 골랐다”며 “이제 사진가가 된 것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전시와 함께 동명의 첫 사진집도 출간된다. 사진집에는 그가 지난 50여 년간 기록한 사진 200여 점이 수록된다. 전시는 내달 14일까지. 무료.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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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 창작자들 다시 한번 모일때 됐다… 더 이상 방치하다간 극장 사라질 판”

    1999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홍보하러 일본에 갔던 허진호 감독은 “배우 심은하를 주연으로 한일 합작 영화를 만들자”는 한 ‘일본 관계자’의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자리에 앉은 지 15분 만에 의기투합해 일이 진행됐다. 시나리오가 만들어지던 도중에 심은하가 은퇴를 선언해버려 결국 무산됐지만, 이때 만든 시나리오는 훗날 영화 ‘봄날은 간다’로 결실을 맺었다. 이 호방하고도 결단력 있는 관계자는 일본 유명 프로듀서인 가와이 신야(河井真也·68)였다. ‘러브레터’(1995년), ‘링’(1998년) 등 여러 세계적인 흥행작의 제작에 깊숙이 관여해온 인물. 9일 서울 종로구 영화관 에무시네마에서 만난 가와이 씨는 “그때부터 ‘한국 감독과는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일찍이 글로벌 무대를 염두에 둔 프로듀서였다. 1987년 ‘시네스위치 긴자’라는 극장을 세워 외화 상영을 진행한 것도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업 중 하나였다. 가와이 씨는 “당시 일본에서 만든 영화는 99% 내수용으로만 구성돼 있었다”며 “이런 산업 구조를 해외를 타깃으로 바꿔야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1998년 ‘Y2K 프로젝트’. 아시아의 유망한 감독들과 힘을 모아 글로벌 무대를 노려보자는 취지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영화 중 하나가 대만의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에드워드 양(1947∼2007)의 유작, ‘하나 그리고 둘’이다. 첫 만남에 “함께 칸에 가보자”며 시작한 이 영화는 2000년 제5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엔 ‘칸 클래식’으로도 선정됐다. ‘하나 그리고 둘’은 국내에선 2000년과 2018년에 이어 지난해 12월 31일에 3번째로 개봉했다. 이번 상영은 4K 리마스터링 버전. 4K 복원 작업 또한 가와이 씨의 결정이었다. 대만 감독과 배우가 참여했지만 일본 자본이 투자된 영화이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당시엔 ‘일본 감독도 아닌데 일본 투자가 가능하겠냐’는 분위기가 역력했어요. 실제로 몇몇 투자자는 거절했죠. 하지만 ‘해외에서도 통하는 영화를 만들면 잠재력 있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설득한 끝에 투자자들이 참여했죠. 그 덕에 ‘하나 그리고 둘’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날 인터뷰 내내 ‘Y2K 프로젝트’ 사진첩을 뒤적이던 가와이 씨는 “다시 한번 아시아 창작자들이 모일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더 이상 방치해두면 영화관이 소멸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가와이 씨는 스크린 개봉을 목표로 한일 합작 영화와 일본·이탈리아 합작 영화, 이와이 슌지 감독 차기작 등을 준비하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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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 창작자 모일 때 됐다…더 이상 방치하면 영화관 사라질 판”

    1999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홍보하러 일본에 갔던 허진호 감독은 “배우 심은하를 주연으로 한일합작 영화를 만들자”는 한 ‘일본 관계자’의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자리에 앉은 지 15분 만에 의기투합해 일이 진행됐다. 시나리오가 만들어지던 도중에 심은하가 은퇴를 선언해버려 결국 무산됐지만, 이때 만든 시나리오는 훗날 영화 ‘봄날은 간다’로 결실을 맺었다.이 호방하고도 결단력있는 관계자는 일본 유명 프로듀서인 카와이 신야(河井真也·68)였다. ‘러브레터’(1995년), ‘링’(1998년) 등 여러 세계적인 흥행작의 제작에 깊숙이 관여해온 인물. 9일 서울 종로구 영화관 에무시네마에서 만난 카와이 씨는 “그때부터 ‘한국 감독과는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그는 일찍이 글로벌 무대를 염두에 둔 프로듀서였다. 1987년 ‘시네스위치 긴자’라는 극장을 세워 외화 상영을 진행한 것도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업 중 하나였다. 카와이 씨는 “당시 일본에서 만든 영화는 99% 내수용으로만 구성돼 있었다”며 “이런 산업 구조를 해외를 타깃으로 바꿔야 했다”고 전했다.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1998년 ‘Y2K 프로젝트’. 아시아 유망한 감독들과 힘을 모아 글로벌 무대를 노려보자는 취지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영화 중 하나가 대만의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에드워드 양(1947~2007)의 유작, ‘하나 그리고 둘’이다. 첫 만남에 “함께 칸에 가보자”며 시작한 이 영화는 2000년 제53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엔 ‘칸 클래식’으로도 선정됐다.‘하나 그리고 둘’이 국내에선 2000년과 2018년에 이어 지난달 31일에 3번째로 개봉했다. 이번 상영은 4K 리마스터링 버전. 4K 복원 작업 또한 카와이 씨의 결정이었다. 대만 감독과 배우가 참여했지만 일본 자본이 투자된 영화이기에 가능했다고 한다.“당시엔 ‘일본 감독도 아닌데 일본 투자가 가능하겠냐’는 분위기가 역력했어요. 실제로 몇몇 투자자들은 거절했죠. 하지만 ‘해외에서도 통하는 영화를 만들면 잠재력 있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설득한 끝에 투자자들이 참여했죠. 그 덕에 ‘하나 그리고 둘’이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이날 인터뷰 내내 ‘Y2K 프로젝트’ 사진첩을 뒤적이던 카와이 씨는 “다시 한번 아시아 창작자들이 모일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더 이상 방치해두면 영화관이 소멸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카와이 씨는 스크린 개봉을 목표로 한일 합작영화와 일본·이탈리아 합작영화, 이와이 슌지 감독 차기작 등을 준비하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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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은 꿈도 안꿨는데… 하룻밤 실수에 “앗, 아기가 생겼어요”

    “제가 2년 전쯤 점을 봤는데, 2026년에 아기가 생길 거라고 하셨거든요. 당시엔 깜짝 놀랐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이야기가 너무나 신기하더라고요.” 채널A ‘아기가 생겼어요’의 주연배우 최진혁은 13일 서울 구로구 더링크서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올해 이 작품이 편성된 것도 운명이 아닌가 싶다”라며 놀라워했다. ‘아기가 생겼어요’는 17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송을 하는 채널A 토일 드라마. 이날 행사에는 출연 배우 최진혁, 오연서, 홍종현, 김다솜과 김진성 감독이 참석했다.● ‘역주행’ 로맨틱 코미디로 안방 공략드라마 ‘아기가 생겼어요’는 “이번 생에 결혼은 없다”던 비혼주의자 두 남녀가 하룻밤 일탈로 인해 임신을 하게 되며 벌어지는 ‘역주행’ 로맨틱 코미디다. 김 감독은 “보통은 사귀면서 결혼, 아이로 결론을 맺는데 이 작품은 결론부터 시작하는 느낌이 매력적이었다”며 “이런 역주행 로맨틱 코미디란 점이 일단 신선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동명의 웹소설·웹툰이 원작이다. 특히 웹툰은 네이버시리즈에서 월요일 연재하는 작품 중에 52주 연속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팬층이 두껍다. 다만 학교를 배경으로 한 원작과 달리, 드라마는 주류회사인 ‘태한주류’로 무대를 옮겼다. 국내 최고 대기업 태한그룹의 후계자 두준과 태한주류 신제품 개발팀 최연소 과장 희원의 로맨스 코미디로 탈바꿈했다. 김 감독은 “기본적인 틀은 가지고 가되, 원작을 능가할 수 있는 코믹적 요소와 설렘 포인트를 더 많이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대본을 읽자마자 최진혁, 오연서 배우가 떠올랐다고 한다. 캐스팅 제안을 받은 두 배우는 “만화 속 외모를 따라가는 건 무리가 있었다”며 웃었다. 두준을 연기한 최진혁은 “만화 속 두준처럼 백마 탄 왕자는 아니다”며 “오히려 인간미, 허당미를 추가해 코미디적 요소를 더 살려봤다”고 말했다. 희원을 연기한 오연서는 “드라마 속 희원이 조금 더 발랄하고 통통 튄다”면서도 “일과 관계에 진지하고 따뜻한 모습을 가진 캐릭터이기도 해서 연기하면서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밝고 즐거운 에너지가 가득한 작품” ‘아기가 생겼어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다양한 관계성. 회사 내 관계, 각 인물들의 가정사 속에서 여러 배역이 등장한다. 특히 눈여겨볼 관계는 희원과 절친한 차민욱(홍종현)과 황미란(김다솜). 홍종현과 김다솜은 “많은 걸 공유하는 ‘찐친 삼총사’로 보였으면 좋겠다”며 “그럼에도 남녀 사이이다 보니 조금씩 보이는 미세한 기류들을 잘 살리면 더 풍성해질 수 있겠다고 봤다”고 했다. 특히 홍종현은 촬영 중간에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당초 민욱 역을 맡은 배우 윤지온이 하차하며 배역이 교체됐다. 김 감독은 “예상치 못한 변수였으나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며 “2024년 드라마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에서 오연서, 홍종현 배우와 촬영하며 ‘두 사람과 로맨스를 찍어보고 싶다’고 했던 게 떠올랐다”고 했다. 홍종현은 “감독님과 상의 끝에 ‘해볼 만하겠다, 이분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실제 촬영 현장은 다른 현장에 소문이 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혼전임신을 다뤘지만 ‘온 가족이 다 같이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김 감독은 “코믹이 강조된 드라마라서 부모님과 함께 보셔도 문제없다”고 강조했다.“추운 겨울에 따뜻하게 보기 좋은 작품입니다. 여기 있는 배우뿐 아니라 다른 역할의 배우분들도 정말 즐거운 에너지를 드릴 수 있게 연기했거든요.”(오연서)“이 드라마는 ‘아는 맛이 맛있다’라는 말로 설명됩니다. 요즘 무겁고 진지한 드라마들이 많은데 저희 작품은 밝고 즐거운 에너지가 가득하다는 자부심이 있죠.”(최진혁)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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