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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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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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1~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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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가장 감명 깊게 본 작품은 ‘스즈메의 문단속’… 대단한 작품될 것 같았다”

    2020년 3월 신카이 마코토 감독으로부터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플롯이 도착했다. “감상을 들려줬으면 좋겠다”는 부탁과 함께. 수신자는 3인조 록밴드 래드윔프스. 신카이 감독과 ‘너의 이름은.’(2017년) ‘날씨의 아이’(2019년)을 함께 작업한 바 있는 래드윔프스에게 또 한번의 협업 제안이 온 것이었다. 국내 누적관객수 500만 명을 목전에 두며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의 OST작업을 담당한 록밴드 래드윔프스를 서면으로 단독 인터뷰했다. 래드윔프스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카이 감독의 세번째 제안을 받았던 순간을 회상하며 “또 한 번의 모험이 시작되겠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은 내용만큼이나 OST가 호평 받고 있다. 곡들은 영화가 모두 끝난 후에 등장함에도 감정의 고조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작업 초반 신카이 감독과 래드윔프스, 카와무라 겐키 프로듀서의 공통된 의견은 “주제가를 팝 분위기로 가져 가지 말자”는 것이었다. 래드윔프스는 “음악의 색감을 이전 두 작품과 달리 확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어딘가 그리운 일본의 정취, 토착적인 울림을 넣어보며 작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렇게 가장 먼저 만들어진 작품은 ‘스즈메’. 가수 토아카의 날카로운 들숨으로 시작하는 곡이다.“이 주제가를 만들어가는 단계에서 영화의 세계관과 함께 ‘넓은 대지’와 ‘하늘’ 같은 공통된 이미지가 떠올랐어요. 이 즈음 ‘스즈메의 문단속’ 음악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갔죠.” 여러 곡 중에서도 ‘타마키’라는 곡은 신카이 감독이 동명의 캐릭터를 만들 때 참고했다고 한다. “당신이 싫었어/당신이 미웠어/미움 받을 말만 하고 괜히 무리해서 어른스러운 척 하는 당신이”로 시작하는 이 곡은 스즈메의 유일한 혈육인 이모 이와토 타마키와 닮아있다. 실제 담당 성우인 후카츠 에리도 캐릭터를 만드는데 이 곡의 도움을 받았다.“존경하는 창작자와의 협업일수록 ‘그 사람에게 내가 무엇을 돌려줄 수 있을까’가 가장 중요한 테마가 돼요. 신카이 감독이 납득한다면 관객들에게도 닿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가끔은 다른 사람을 위해 작업하는 건 강한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을 위해 만드는 곡은 자기만족적인 부분에 머물게 되기도 하니까요.” 신카이 사단으로 불리는 래드윔프스, 그들이 꼽은 ‘재난 3부작’ 중 최고 작품도 ‘스즈메의 문단속’이다.“각본을 읽을 때부터 대단한 작품이 될 걸 느꼈어요. 읽을 때 상상했던 그림을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완성도를 보여줬고요. 이 영화를 보고 ‘다녀올게요’ ‘다녀왔어요’라는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만으로 굉장히 행복한 일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매 주기마다 추모곡을 발표해온 이들은 “그저 시대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자각을 한 채 음악을 한다”고 했다.“기쁨이나 슬픔, 비극, 그야말로 재난과 같은 일들에 솔직하게 반응해서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동일본 대지진 추모곡도 그 일부고요.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제게 있어 그런 습관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래드윔프스의 목소리는 다음달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여명 10년’에서도 만날 수 있다. 고마츠 나나, 사카구치 켄타로가 주연인 이 영화는 지난해 일본 현지에서 개봉한 실사 영화 중 박스오피스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래드윔프스가 실사 영화의 음악을 담당한 건 처음이다. 또 7월 2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5년 만에 단독 내한 공연을 연다. 이달부터 북미, 유럽, 일본에 이은 아시아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2020년 3월부터 잡혀있던 월드 투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두 취소됐어요. 충격적인 일이었죠. 상당히 절망적인 마음으로 지내던 중 어떻게든 제정신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스튜디오에 들어가 래드윔프스의 앨범 작업을 했어요. 사실 벌써 다음 작품의 레코딩이 시작됐답니다. 부디 기대하면서 기다려주세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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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가면속 네 여성의 복수

    “스타 변호사인 야망가 도재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복수할지, 회차를 거듭할수록 변하는 감정선이 너무나 궁금해 출연을 결심했어요. 촬영을 하며 그 어떤 현장에서보다 행복했습니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에서 24일 열린 채널A 월화 드라마 ‘가면의 여왕’ 제작발표회에서 주인공 도재이 역을 맡은 배우 김선아가 말했다. 그는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배우들과 스태프의 노고를 보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케미’가 참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24일 오후 10시 반 첫 방송을 한 ‘가면의 여왕’은 채널A가 ‘쇼윈도: 여왕의 집’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미스터리 멜로 복수극이다. 화려하게 성공한 도재이(김선아), 주유정(신은정), 윤해미(유선) 앞에 10년 전 그들의 거짓말로 살인자 누명을 쓴 옛 친구 고유나(오윤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4명의 주연 배우와 주유정의 남자 송제혁(이정진), 도재이의 남자 최강후(오지호), 윤해미의 남자 차레오(신지훈)가 참석했다. 도재이 역을 맡은 김선아는 역대급 센 캐릭터로 변신했다. 신은정은 영운예술재단 이사장으로, 유선은 호텔 부사장으로 각각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한다. 복수의 칼날을 쥐고 있는 고유나 역의 오윤아는 냉기 서린 분위기로 극을 압도해 나간다. 연출을 맡은 강호중 감독은 “여성 캐릭터들은 아내, 엄마, 딸로서가 아니라 정말 자기만을 위해 복수한다”며 기존 복수극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유선은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7명의 주요 인물간에 갈등이 고조되며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복수극이라는 장르에 맞게 많은 볼거리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아는 출연 계기를 ‘김선아’라고 답했다. 오윤아는 “어릴 때부터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공부를 많이 했다. 같이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해 김선아 선배를 보자마자 (작품을) 흔쾌히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은정은 주유정 역에 대해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사람이지만, 배신당한 남자에 대한 복수심을 표현할 때에는 전혀 약하지 않은,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갖고 있다”며 “이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유선은 “정말 절묘한 캐스팅이라 감탄할 정도로 모든 캐릭터를 적격인 분들이 맡아 저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윤아는 옛 친구 세 명을 상대로 벌이는 복수의 열쇠를 쥔 인물이다. 오윤아는 “촬영 초반에 정말로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되는 장면이 많았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역할이지만, 모든 배우들이 편하게 대해 주셔서 훈훈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가면의 여왕’은 결국 인간의 본성을 그린 드라마다. 이정진은 “세상에는 두꺼운 가면을 쓴 사람도 있고, 투명한 가면을 쓴 사람도 있다. ‘가면의 여왕’은 사회적 위치라는 가면 안에서 각자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를 보며 ‘나는 어떤 가면을 썼나’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윤아는 “모든 캐릭터들이 반전이 있다”며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기에 각 캐릭터의 진짜 모습을 찾아내는 것도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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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환상 걷어낸 ‘제주살이’ 맨얼굴

    바쁜 일상에 치일 때 한 번쯤 떠올리게 되는 곳, 제주. 시야에 모두 담을 수 없는 제주의 바다와 하늘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도피하고 싶다. 제주에서 영영 여행하듯 살아볼까? 한데 지금 편한 이 생활을 버릴 수 있을까…. 이렇게 제주살이를 꿈꾸지만 막막한 이들을 위한 길잡이 같은 책이다. 5∼10년간 제주로 터전을 옮겨 살아본 다섯 명의 저자가 환상을 걷어낸 제주살이의 진짜 모습을 털어놓는다. 이들은 제주 ‘이주’라고 표현한다. 여행일 땐 못 느꼈던 무심한 이웃의 말투나 도시와는 다른 분위기의 운전 문화 등이 곧 익숙해져야 할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배송이다. 저자들은 필요한 물건은 더는 이것저것 따지지 않게 됐다고 한다. 심사숙고하며 주문을 미루다가 때맞춰 배송을 받지 못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던 탓이다. 이제는 직전 주문 내역을 보고 같은 물건을 바로바로 주문한다고. 아이의 학교는 태풍 예보만으로도 휴교다. 처음엔 불평했던 저자도 다음 날 대로변에 놓인 바윗덩이를 보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전까진 절대 나가지 않게 됐다. 비상식량도 구비해 놓는 게 좋다. 저자들은 나이나 하는 일, 이주의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모두 낯설더라도 진심을 다해 하루하루를 채워 나가려 애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제주살이를 그저 꿈으로만 남기지 말길, 조금 더 용기를 내길” 바란다. 나아가 “사실 꼭 제주에 살아서 좋은 것이 아님을. 어디서든 내 마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다만 나는 제주에서 운명처럼 그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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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보드 차트 신기록 경신… K팝 넘어 글로벌 스타 자리매김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를 선두로 K팝 가수들이 미국 음악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지난해 K팝 음반 수출액은 3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이 올해 1월 발표한 수출입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팝 음반을 많이 구입한 국가는 일본(8574만9000달러), 중국(5132만6000달러), 미국(3887만7000달러) 순이었다. 이 중 특히 주목할 만한 건 미국 시장이다. 2016년 K팝 음반의 미국 수출액은 81만 달러였다. 6년 새 수출 규모가 48배로 늘며 급성장한 것이다. K클래식 역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안방, 도시 점령한 BTS BTS가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한국 음악의 대미 수출액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BTS는 2017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 아시아 가수 최초로 출연해 ‘DNA’로 축하 무대를 꾸미며 미국 안방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K클래식 역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BTS가 간 길은 ‘한국 가수 최초 기록’의 행진이었다. 2020년 8월 ‘Dynamite’로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처음 1위에 올랐다. 이어 ‘Butter’, ‘Savage Love’, ‘Life Goes On’, ‘Permission to Dance’, ‘My Universe’까지 총 6곡을 ‘핫100’ 1위에 올렸다. 지민은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 타이틀 곡 ‘Like Crazy’로 이달 4일 한국 솔로 가수 최초로 ‘핫100’ 1위에 올랐다. BTS는 종합 앨범차트인 빌보드200에서도 2018년 5월 ‘Love Yourself: 轉 ‘Tear’’로 정상을 처음 밟은 후 ‘Love Yourself: 結 ‘Answer’’, ‘Map of the Soul: Persona’, ‘Map of the Soul: 7’, ‘BE’를 모두 1위에 올렸다. 지난해 6월에는 ‘Proof’로 이 차트 정상에 올랐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도 2017년부터 ‘톱 소셜 아티스트’에 오른 것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수상했다. 2021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4월 BT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개최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는 공연장은 물론이고 도시 전체를 BTS를 상징하는 색인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BTS는 지난해 5월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아시아인 혐오범죄 근절 방안에 대해 이야기해 화제가 됐다. 블랙핑크도 맹활약 중이다. 지난해 북미 7개 도시에서 공연을 열었던 블랙핑크는 현재 월드투어를 하고 있다. 블랙핑크는 이달 열리는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서 주요 출연자로 무대에 선다. ● 임윤찬 조성진 필두로 인기 끄는 K클래식 미국에서 K클래식의 열기는 임윤찬 조성진을 비롯한 피아노 연주자들의 활약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인 김은선으로 대표된다. 임윤찬이 지난해 6월 우승한 미국 포츠워스의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1985년 구소련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미국 음악계의 자존심을 떨쳤던 피아니스트 밴 클라이번을 기념하는 대회다. 지난해 9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와 텍사스, 콜로라도 등에서 첫 미국 순회공연을 펼친 임윤찬은 올해 5월 10∼12일 뉴욕 링컨센터의 데이비드 게펜 홀에서 제임스 개피건 지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할 예정이다. 임윤찬은 내년 2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단독 리사이틀도 연다. 카네기홀은 임윤찬의 공연을 미국을 대표하는 피아노 거장 이매뉴얼 액스, 러시아의 다닐 트리포노프, 우즈베키스탄의 베조트 압두라이모프, 한국의 조성진 등 피아니스트 4명의 공연과 함께 2023∼2024시즌 ‘건반의 거장’ 시리즈 공연으로 분류했다. 2015년 폴란드 쇼팽 콩쿠르 우승 후 월드스타로 떠오른 조성진은 카네기홀에서 지난달 12일 공연해 절찬을 받았다. 카네기홀에서만 세 번째 무대다. 2019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이어 북미 두 번째 권위와 규모를 자랑하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임명돼 화제를 모은 지휘자 김은선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비롯해 미국 내 주요 오페라극장과 오케스트라 지휘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오페라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푸치니의 ‘라보엠’을 지휘하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했다.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 202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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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음악 구성, AI보다 사람이 낫죠”

    ‘촉촉한 봄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그리던 봄비가 그리움 되어 내릴 때’.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린 18일 오전, 각종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온 플레이리스트 제목이다.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곡은 에픽하이의 ‘우산’,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PATEKO의 ‘Rainy day’ 등 봄, 비와 관련된 노래였다. TPO(시간·장소·상황)에 딱 맞는 음악 구성이다. 추천곡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고를까. 멜론, 벅스, FLO 등 국내 주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가 이를 담당한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들은 플레이리스트 단위로 음악을 많이 듣는다. 멜론은 2020년 12월을 기점으로 플레이리스트 내 스트리밍 수가 멜론 메인 차트 내 스트리밍 수를 넘어섰다. FLO는 메인 화면에서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플레이리스트 서비스를 올릴 정도다. 벅스는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 ‘essential;’을 운영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화 서비스도 가능한데, 왜 사람이 직접 고르는 시스템도 함께 운영할까.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는 ‘감성’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승엽 멜론 뮤직콘텐츠기획운영팀 매니저는 “자동화 추천은 청취 이력을 기반으로 하기에 익숙하지만 특정 분야로 편중되기가 쉽다”며 “사람이 고른 곡은 이런 점을 보완해준다”고 했다. 이준규 FLO 큐레이션팀장은 “사람의 손을 거치면 비슷한 유형의 곡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해당 플레이리스트만의 스토리, 즉 기승전결을 살리는 건 아직은 인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리스트 주제는 당대 사회,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다.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플레이리스트의 핫한 주제였다. 리스트 제목에 드라마 속 유명 대사인 “연진아, 나 지금 너무 신나”를 인용하는 식이다. J-pop이나 하이틴, 성격유형지표(MBTI)도 주요 키워드로 활용된다. 이승엽 매니저는 “음악계 거장이 별세하거나 그래미 같은 주요 시상식이 열리는 날은 해당 거장과 수상자들의 곡을 주로 고른다”고 말했다. 선곡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이들은 공통적으로 ‘1∼5번 트랙’을 꼽았다. 첫 곡을 단 10초만 듣고도 이탈하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벅스 큐레이션팀 관계자는 “첫 번째 곡은 플레이리스트의 첫인상이고, 두 번째 곡은 주제에 대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위치에 대중적인 음악만 배치하는 건 아니다. 주제에 맞는 곡, 전체적인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의 영역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벅스, 멜론은 일정한 심사를 거쳐 일반인 큐레이터를 선발하고 있다. FLO는 누구나 원하면 음악 선별이 가능하도록 했다. “워낙 다양한 음악이 존재하잖아요. 사용자에게 ‘나중에 한 번 더 꺼내 들어야지’라는 느낌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음악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큐레이션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죠.”(이준규 팀장) “정기적으로 기존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추가하는 것도 중요해요. 하나의 플레이리스트가 브랜드가 되는 거죠.”(이승엽 매니저)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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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탈의 상징부터 하이틴 강자까지…해외 유명 밴드들 한국 온다

    다음주 해외 유명 밴드들이 잇달아 내한한다. 25~26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는 미국 밴드 ‘드림시어터’가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연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상징으로 통하는 이 밴드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에 돌아와 환상적인 에너지를 경험하고 멋진 미소들을 보게 되어 저희 모두 신난다”고 말했다.이번 공연은 1999년 첫 내한 이후 통산 9번째다. 드림시어터는 “매 공연 초반, 열광적이었던 한국 관중들이 생각난다. 이리 저리로 폭발해 날아다니는 벌들 같았다”고 했다. 드림시어터는 “음악 활동을 하면서 멤버들과 갈등을 겪어본 적 없다. 최고 수준의 공연을 만들자는 미션에만 집중하고, 이 임무는 모든 생각과 감정을 능가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회로 예정돼있다. 드림시어터는 “팬 분들을 최대로 수용하고 싶었다”고 했다.22일과 23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는 ‘맨 아이 트러스트’와 ‘뉴 호프 클럽’이 각각 내한 공연을 진행한다. ‘맨 아이 트러스트’는 캐나다 퀘벡 출신의 혼성 3인조 밴드로, 이들의 음악은 빈티지한 감성과 서정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본래 남성 듀오였으나 2016년 여성 보컬 엠마뉴엘 프룰을 영입했다. 이후 발매한 곡 ‘Lauren’(2016년)이 히트를 치면서 점차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Show Me How’(2019년), ‘Numb’(2021년) 등으로 유명하다. 영국의 3인조 밴드 ‘뉴 호프 클럽’은 내한에 앞선 14일 새 싱글 ‘Just Don’t Know It Yet’을 발매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이들의 신곡 무대를 처음 볼 수 있다. 이들은 ‘하이틴 감성’ 콘셉트로 국내 여러 플레이리스트에 등장하며 존재를 알렸다. 이후 SF9, 피원하모니 등과 함께 해외 투어를 선보이며 팬덤을 확장시켰다. 이번 공연에도 피원하모니가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며, 21일 발매되는 두 그룹의 협업물인 디지털 싱글 ‘슈퍼 시크’를 부른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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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세, 후지이 가제… 틱톡서 뜬 제이팝, 음원도 뜬다

    13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무신사 개러지에서 일본 싱어송라이터 이마세가 국내 첫 쇼케이스를 열자 500여 명이 모였다. 이마세가 국내에 이름을 알린 것은 지난해 8월 발매한 곡 ‘나이트 댄서’를 통해서다. 지난달 이 곡은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의 일간 해외 종합 차트(2위)와 톱 100 차트(17위)에 진입했다. 최근 Z세대를 비롯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제이팝(J-pop·일본대중가요)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에도 일부 음악 마니아를 중심으로 1970, 80년대 일본 시티팝이 크게 사랑받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메인 차트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제이팝에 익숙해진 이들이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찾아 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틱톡에서 뜨면 음원도 뜬다 이마세의 ‘나이트 댄서’가 좋다는 입소문의 근원지는 틱톡이었다. 김지민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미디어마케팅 차장은 “‘나이트 댄서’가 틱톡에서 댄스 챌린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조회수가 12억 회가 넘었고, 이 기록이 음원 차트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차트를 역주행했던 일본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가제의 곡 ‘죽는 편이 나아’는 2020년 발매됐지만 지난해 하반기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을 통해 널리 퍼졌다. SNS상의 인기 척도인 스포티파이 바이럴 차트에서 일본 곡 최초로 23개국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유튜브 음악 차트에 따르면 일본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겐시의 곡 ‘Lemon’(2018년) 역시 1월 초부터 13주 연속 한국 주간 차트 TOP 100에 포함됐다. 쇼트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젊은층이 즐겨 이용하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진입한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흥행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1월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엔딩곡인 10-FEET의 ‘제ZERO감’은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2월 네이버 바이브 J-POP TOP 100 2위, 지니뮤직 2위, 멜론뮤직 4위에 각각 올랐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의 OST인 요루시카의 ‘좌우맹’은 같은 해 12월 유튜브 뮤직 한국 주간 차트에서 24위를 했다. 영화 관람객이 110만 명을 넘자 음원을 발매한 지 5개월 후에 국내 차트에도 진입한 것이다.● 한일, 비슷한 장르 음악 유행 일본 음악 시장의 무게 중심이 실물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국내 팬들의 접근도가 높아진 것도 국내에서 제이팝이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일본 음악 시장은 보통 매출의 70% 이상을 CD 등 실물 음반이 차지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해외 콘텐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일본 오디오 레코드 및 뮤직비디오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85%나 하락한 반면에 디지털 음원 전송 매출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일본과 한국 음악시장이 일부 동조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관우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상무는 “한국과 일본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의 음악이 사랑을 받으면서 서로 영향을 미쳐 양국에서 선호하는 음악의 인기가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국내에서 이무진, 잔나비, 새소년 등 어쿠스틱 사운드를 앞세운 가수들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비슷한 콘셉트의 유우리, 요네즈 겐시 등 일본 싱어송라이터로 팬들의 시야가 확장됐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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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에서 J-POP이 들린다…음반시장 강자→스트리밍 서비스, SNS로 변화하는 일본 음악 시장

    13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무신사 개러지에서는 의미 있는 공연이 열린다. 최근 ‘나이트 댄서’ 곡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싱어송라이터 이마세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는 쇼케이스가 바로 그것. 이마세의 대표곡 ‘나이트 댄서’는 지난해 8월 발매된 곡으로, J-POP 곡으로는 최초로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의 일간 해외 종합 차트(2위)와 톱 100 차트(17위)에 진입했다. 제이팝 열풍이 거세다. 최근 3~5년간 국내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1970~1980년대 일본 시티팝이 많이 소비됐지만 이마세의 ‘나이트 댄서’ 처럼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메인 차트에 진입할 정도로 제이팝이 큰 인기를 끈 건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세대)의 음악 소비 패턴이 영향을 미쳤다. SNS의 쇼트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제이팝을 접한 Z세대들이 그들에게 익숙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이마세의 ‘나이트 댄서’ 또한 입소문의 근원지는 틱톡이었다. 해외 음반 유통사인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관계자는 “‘나이트 댄서’가 틱톡에서 댄스 챌린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12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기록이 음원 차트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역주행했던 제이팝 ‘죽는 편이 나아’도 마찬가지다. 이 곡은 일본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카제가 2020년 발매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인스타그램 쇼트폼 릴스와 틱톡 등을 통해 널리 퍼졌다. ‘죽는 편이 나아’는 SNS상의 인기척도인 스포티파이 바이럴 차트에서 일본인 최초로 2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유튜브 음악 차트 및 통계에 따르면 일본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켄시의 곡 ‘Lemon’(2018년) 또한 1월6일째 주부터 13주간 한국 주간 차트 TOP 100에 랭킹됐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의 국내 흥행이 끼친 영향도 크다. 올 1월 개봉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엔딩곡인 10-FEET의 ‘제ZERO감’은 2월 네이버 바이브 J-POP TOP 100 2위, 지니뮤직 2위, 멜론뮤직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오세이사)’의 OST인 요루시카의 ‘좌우맹’은 같은 해 12월 유튜브 뮤직 한국 주간 차트에서 24위를 기록했다. 영화가 11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자, 음원 발매 5개월 후에 국내 차트에 진입한 것이다. 이 같은 행태가 이례적으로 보이는 것은 일본 음악 산업의 특이점 때문이다. 본래 일본 음악 시장에서는 매출의 70% 이상이 CD인 등 실물 음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다르다. 2021년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21 해외 콘텐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음악 오디오 레코드 및 뮤직비디오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85%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디지털 음원 전송 매출은 7년 연속 성장, 3년간 두 자리 수 성장을 이어가며 전년 대비 110% 성장했다. 일본 내 모방가수 ‘우타이테’가 메이저 음원 차트에 진입하는 등 이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우타이테는 일본 유명 웹사이트 ‘니코니코 동화’에서 컴퓨터 가창으로 만들어진 보컬로이드 곡을 커버하는 일반인이다. 우타이테 출신인 ADO는 곡 ‘신시대’(2022년)로 발매 직후 애플 뮤직과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1위를 기록했다. 2020년 일본 스포티파이에서 선정한 ‘주목할 만한 신인’ 중 한 명이었던 바운디(Vaundy)도 우타이테 출신이었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음악 시장의 특징은 장르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지금의 제이팝 열풍은 한-일 양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가 인기를 끌며 발생한 일련의 공진(共振) 현상”이라 분석했다. 그는 “국내에서 이무진, 잔나비, 새소년 등 어쿠스틱 사운드를 앞세운 싱어송라이터와 인디 뮤지션들의 인기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유우리, 요네즈 켄시 등 일본의 싱어송라이터로까지 그 시야가 확장된 것”이라고 말했다.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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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재 “스타워즈, 누가 거절할 수 있겠나”

    지난해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52)가 ‘스타워즈’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The Acolyte)’에서 제다이 마스터로 변신한다. 10일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에 따르면 이정재는 7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스타워즈 셀러브레이션’에 참석해 내년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되는 ‘애콜라이트’에서 제다이 마스터 역을 맡았다고 밝혔다. 이정재는 이날 “내 모국어는 영어가 아니다. ‘애콜라이트’가 스타워즈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타워즈’를 누가 거절할 수 있겠나”라며 웃었다. 이어 “액션 장면에서 광선검을 처음 잡았을 때 무척 가슴이 벅찼다”며 “지금까지 나온 ‘스타워즈’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다이 마스터는 광선검을 사용하는 우주의 검술 기사이자 기계공학에 능한 학자다. ‘애콜라이트’는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1999년)의 100년 전 이야기로 총 8부작이다. 공화국 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은하계의 어두운 비밀과 새롭게 떠오르는 악의 세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제작자 레슬리 헤들랜드는 “‘스타워즈’ 우주를 파헤치고 싶었고, 악당들의 관점에서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겨울왕국’과 ‘킬빌’이 섞인 느낌을 표현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동양인 배우가 제다이 마스터를 연기하는 것은 ‘스타워즈’의 다양성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제다이 마스터의 제자 파다완 역은 흑인 배우 어맨들라 스텐버그가 맡았다. 미국 영화 전문지 콜라이더는 “가장 다양한 인종의 출연진을 보여주는 이번 시리즈는 ‘스타워즈’의 전통을 깰 것”이라고 보도했다. 데드라인은 “아시아 배우와 흑인을 주연으로 내세우는 희귀한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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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가수들 ‘선공개 곡’, 타이틀곡 뺨치네

    타이틀 곡은 아닌데 마치 타이틀 곡처럼 느껴지는 노래들이 있다. 최근 K팝 가수들이 정규 앨범 발매 전 수록곡 중 일부를 전략적으로 먼저 공개하는 ‘선공개 곡’이 바로 그것. 요즘 K팝 가수들의 선공개 곡이 타이틀 곡 못잖게 인기를 끄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컴백이 두 번”이라고 할 정도로 선공개 곡의 파급력이 상당하다. 가요 기획사들 역시 ‘선공개 곡 전략’을 적극 활용해 앨범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그룹 뉴진스의 ‘디토(Ditto)’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디토’는 올해 1월 발매된 뉴진스의 첫 번째 싱글 ‘OMG’의 선공개 곡이었다. 앨범 발매 2주 전 공개된 ‘디토’는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가 가수 아이유와 협업해 8일 발표한 ‘사람 Pt.2’는 87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사람 Pt.2’ 역시 21일 발표하는 슈가의 첫 공식 솔로 음반 ‘D-DAY’의 선공개 곡이다. BTS의 멤버 지민은 지난달 첫 솔로 앨범 ‘페이스’의 타이틀 곡 ‘Like Crazy’뿐 아니라 선공개 곡 ‘Set Me Free Pt.2’의 뮤직비디오도 함께 내놨다. 걸그룹 아이브도 10일 발표하는 첫 정규 앨범 ‘I′ve IVE’의 선공개 곡 ‘키치’의 뮤직비디오를 2주 먼저 발표했다. 지난달 컴백한 그룹 스테이씨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 무대에서 타이틀 곡 ‘테디 베어’와 선공개 곡 ‘파피’를 함께 선보였다. 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선공개 곡 전략에 대해 “가수들의 앨범 홍보 활동 기간이 짧아지면서 타이틀 곡 외의 곡들을 각인시킬 방법을 고민하다 나온 전략”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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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나는 드뷔시의 환생이라 믿었다”

    “한마디로 보잘것없는 사람.” 지난달 28일 향년 71세로 작고한 음악계의 세계적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는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한다. 자신의 반생(半生)을 돌아보는 자서전에서 이토록 겸허한 평이라니. 그가 2007∼2009년 일본 잡지 ‘엔진’과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해 묶은 것으로, 2010년 출간된 책의 개정판이다. 내용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담백하다. 저자를 수식하는 말 중 하나는 ‘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친 피아니스트’다. 그는 유치원에서 처음 피아노를 배웠다. 그때를 돌아보며 그는 “친구와 그 어머니들에게 등 떠밀려 시작했을 뿐 딱히 특별한 동기는 없었다”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피아노 선생님이 작곡 공부를 권유했을 때에도 “도저히 못해요”라며 거절했다. 그랬던 그가 음악에 마음의 문을 연 건 바흐를 만나고, 비틀스와 롤링스톤스 등을 접한 게 계기가 됐다. 저자는 “오랫동안 나 자신을 드뷔시의 환생이라고, 거의 진심으로 믿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10대 내내 음악 공부를 이어가던 그는 호소노 하루오미, 다카하시 유키히로를 만나 3인조 밴드 YMO(옐로 매직 오케스트라)를 결성했다. 저자는 “이 경험은 내게는 가치관의 전도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압도적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밖에도 저자에게 영향을 준 예술, 가족과 친구, 사랑 이야기가 이어진다. 배우로 먼저 참여했다가 불쑥 작곡 제안을 받았던 영화 ‘마지막 황제’(1986년) OST에 대한 비화, 미국 9·11테러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느꼈던 감정도 담겼다. 이제는 세상과 작별한 저자는 책의 끝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말 행운과 풍요의 시간을 보내왔다고 생각한다.…(가족과 스승, 친구 등) 그들이 내게 부여해준 에너지의 총량은 내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 생각을 할 때마다 한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우주의 광대함을 엿본 듯한 신비한 감정에 휩싸인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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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국보다 좋은, 처음 사랑에 빠진 느낌으로 작업”

    한 여성이 심연의 바다에서 유영한다. 물 틈 사이로 새어든 빛을 한껏 끌어안으려는 듯 양팔을 열어 젖힌다. 7일 발매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엘리 골딩(사진)의 5번째 정규 앨범 ‘Higher Than Heaven’의 커버 이미지다. 지난달 30일 화상으로 만난 골딩은 “물속에 있을 때야말로 고요하고 평화롭다. 앨범명처럼 이 세상에 없는 곳, 천국보다 더 좋은 곳에 있는 느낌을 연출하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어바웃 타임’의 삽입곡 ‘How Long Will I Love You’(2014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삽입곡 ‘Love Me Like You Do’(2015년)로 큰 인기를 누린 골딩은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이번 앨범의 주요 정서는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진 느낌이다. 골딩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발라드를 쓰곤 했는데 이번엔 그러고 싶지 않았다”며 “사랑이 전부인 세상, 고통과 실연의 아픔도 없는 상상을 하면서 곡을 썼다”고 말했다. 그중 가장 추천하는 곡은 앨범명과 동명인 ‘Higher Than Heaven’이다. 골딩은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사랑이란 감정으로 인해 붕 뜬 상태를 표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첫 내한공연을 한 골딩은 K팝에 대해 “어너더 레벨(another level)”이라며 극찬했다. 그는 “스스로 좋은 곡을 썼다고 생각한 뒤 K팝을 들으면 다시금 ‘K팝은 정말 대단한 작업’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고 했다. 2019년 걸그룹 레드벨벳은 골딩의 ‘Close to Me’(2018년)를 리믹스 버전으로 내놓았다. 골딩은 “레드벨벳과 제대로 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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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러’ 전도연 “힘든 액션, 다시는 못 찍겠어요”

    “힘내서 더 열심히 하라는 응원인 것 같아요. 그런데 힘들어서 다시는 액션 영화 못 찍겠어요.”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5일 만난 배우 전도연(50·사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이 비영어부문 영화에서 시청 시간 세계 1위를 차지한 데 대한 소감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길복순’은 중학생 딸 길재영(김시아)을 키우는 엄마이자 청부살인업체에서 일하는 킬러 길복순을 그린 액션스릴러다. 전도연의 첫 액션 작품이다. 첫 액션 촬영은 야쿠자 오다 신이치로 역으로 특별 출연한 배우 황정민과의 대결이었다. 유서 깊은 사무라이검을 든 오다에게 맞선 길복순이 손에 쥔 건 마트에서 산 3만 원짜리 도끼. 전도연은 “황정민 씨가 생각보다 액션 연기를 잘해서 놀랐다”며 “저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몸이 굳어서 연습한 것보다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몸 좀 풀린 것 같다’는 평을 들은 건 식당에서의 싸움 장면을 찍을 때였다. 회사 후배인 킬러 한희성(구교환)을 포함해 5명이 한꺼번에 길복순에게 달려드는 장면으로, 촬영하는 데 한 달이 걸렸다. 그는 “제일 힘들었던 장면”이라고 꼽았다. 길복순이 매직펜 하나로 킬러 연습생 김영지(이연)를 제압하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 전도연은 “저는 어릴 때 그러지 못했는데, 요즘 젊은 배우들은 제 몫을 잘 해내고 개성이 강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했다. 회사 대표 차민규(설경구)는 길복순을 킬러로 기른 인물. 전도연은 “길복순은 차민규에게 존경에 가까운 감정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차민규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지만 서로 가는 길이 다르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킹메이커’(2022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년)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전도연을 모델로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감독님이 ‘당당한 전도연이 희생적인 캐릭터만 연기하는 데 아쉬움이 있다. 희생자가 아니라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했어요. 그 말이 참 감사했어요.” 극중 길재영은 전도연의 실제 딸과 이름은 물론이고 나이도 같다. 길재영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하고 길복순은 이를 받아들인다. 전도연은 “실제 이런 상황이 되면 길복순처럼 할 것 같다. 그 정도만 커도 품 안의 자식이 아니다. 딸의 인생은 딸에게 맡기고 응원해 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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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지민, 韓 솔로 가수 첫 美빌보드 싱글 1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지민(28)이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 타이틀곡 ‘Like Crazy’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올랐다. 한국 솔로 가수가 이 차트 1위에 오른 건 지민이 처음이다. 빌보드는 4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번주 ‘핫100’ 톱10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민은 마일리 사이러스의 ‘Flowers’, 모건 월런의 ‘Last Night’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4일 발매된 앨범에 담긴 ‘Like Crazy’는 신스팜 장르로 강렬한 신시사이저, 드럼 사운드가 특징이다. 빌보드 역사상 ‘핫100’에서 1위를 한 한국 가수는 BTS가 유일했다. BTS는 2020년 ‘Dynamite’를 시작으로, ‘Butter’, ‘Savage Love’, ‘Life Goes On’, ‘Permission to Dance’, ‘My Universe’까지 총 6곡을 ‘핫100’ 1위에 올렸다. 지민은 개인과 그룹 모두에서 빌보드 ‘핫100’ 1위 고지를 밟은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다. 이전까지 ‘핫100’ 최고 순위에 오른 한국 솔로 가수는 2012년 ‘강남 스타일’로 7주 연속 2위를 한 싸이였다. 이날 지민은 팬 플랫폼 위버스 라이브를 통해 “BTS라서 가능한 것이고, 아미(BTS 팬덤) 여러분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라며 “아미 여러분이 BTS를 얼마나 기다려주고 계신지 더 느끼게 됐다. 감사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지민은 이번 앨범에 대해 “약 1년 전,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에서 멤버들이 ‘노래를 한번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권해 시작된 앨범이다. 앨범을 만들면서 감정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열심히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아버지께 ‘제가 처음으로 만든 앨범이에요’라면서 노래를 들려드렸는데 내용이 좀 슬프다며 우셨다”고 덧붙였다. BTS 멤버들의 축하 메시지도 이어졌다. 제이홉은 “너무 멋지고 자랑스럽다. 형이 다 눈물이 난다”며 축하했다. 슈가도 “박지민 빌보드 ‘핫100’ 1위 가수 너무 멋있다”고 기뻐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믿기지 않는 1위”라며 감사를 표했다. 빌보드 ‘핫100’은 디지털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유튜브 조회 수 등을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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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적 바흐-드뷔시에 빠진 사카모토… 여러 장르 융합한 독창적 음악 만들어

    아시아인 최초로 영화 ‘마지막 황제’(1987년)로 미국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 지난달 28일 71세로 별세한 그가 세계에 이름을 알린 건 ‘마지막 황제’를 비롯해 ‘마지막 사랑’(1990년), ‘리틀 부다’(1993년) 등 영화음악을 통해서다. 황동혁 감독이 연출한 영화 ‘남한산성’(2017년)의 음악도 그가 맡았다. 도쿄예술대 작곡과를 나온 그는 호소노 하루오미, 다카하시 유키히로와 3인조 밴드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를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전자음악에 클래식과 현대음악 요소를 가미하며 일본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YMO의 대표곡 ‘Behind the Mask’는 마이클 잭슨과 에릭 클랩턴이 리메이크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김작가 음악평론가는 “사카모토는 여러 음악적 요소를 통합하고 재해석하며 음악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사카모토와 자주 협업했던 음악가 카스텐 니콜라이는 “사카모토는 여러 장르를 융합한 독창적 스타일이 음악의 미래임을 알았다”며 “그를 이끈 것은 호기심”이라고 2021년 인터뷰에서 밝혔다. 도쿄에서 태어난 사카모토는 3세부터 피아노를 치며 작곡을 시작했다. 바흐와 드뷔시의 음악에 심취했고, 11세에는 존 케이지의 실험 음악에 빠졌다. 연주 시간 동안 아무 연주도 하지 않는 케이지의 곡 ‘4분33초’를 좋아해 스스로를 “4분33초가 작곡된 해(1952년)에 태어났다”고 말하곤 했다. 사카모토의 또 다른 대표곡은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1983년)의 주제가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다. 데이비드 보위와 함께 출연을 제안받은 사카모토는 영화음악도 함께 맡는 조건으로 연기했다. 1990년대 후반에는 ‘Back to basics’ 등 솔로 앨범을 내며 클래식에 바탕을 둔 음악으로 돌아갔다. 이때 발표한 ‘에너지 플로’는 연주곡으로는 처음으로 1999년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를 겪는 일본의 ‘잃어버린 시대’를 위로한 피아노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구인두암 진단을 받았고 2020년 암이 재발했지만 음악을 만들고, 설치미술과 결합한 오페라 ‘TIME’도 제작하며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2021, 2022년 제작한 앨범 ‘12’는 소리와 여백이 교차하는 미니멀리즘한 음악을 담았다. 유작이 된 앨범을 발표하며 그는 말했다. “음은 더 적게, 공명은 더 많게 하고 싶었다. 여백은 침묵이 아니라 소리가 이어지는 공간이다. 소리로 샤워를 하고 싶었다. 나의 지친 육신과 영혼에 작은 치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생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어떤 음악이 들리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바흐가 좋겠다. 거의 평생 들어왔으니까.” 한편 그의 별세 소식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머나먼 여행 평안하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배철수도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추모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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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만 “내 이름 딴 SM, 오늘로 한 시대 마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가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대 주주로 등극한 카카오와 함께 본격적인 ‘SM 3.0’ 행보에 본격 돌입한다. 카카오는 최근 공개매수를 통해 기존 1대 주주였던 하이브를 제치고 에스엠 최대 주주가 됐다.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에스엠도 ‘SM 3.0’ 행보에 본격 돌입한다. 에스엠은 이날 장철혁 사내이사를 새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장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해 에스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입사해 회계, 세무, 재무 및 지배구조 개선 업무를 담당해 왔다. 에스엠 창업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사진)는 이날 취재진에게 입장문을 보내 “제 이름을 따서 창립했던 SM이 오늘로서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된다”며 “소회가 없을 수 없겠지만, 제가 오래전 가수로서 불렀던 노래 ‘행복’의 가사가 이 모든 과정을 대변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어 노래 ‘행복’ 중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모든 것을/못 본 척 눈 감으며 외면하고/지나간 날들을 가난이라 여기며/행복을 그리며 오늘도 보낸다’는 노랫말을 적었다. 그는 “세계와 함께하는 음악의 세상은 기술과 음악의 접목이어야 하고, 그것의 목표는 지속가능한 세상에 대한 기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게 주식을 매도할 때 마음의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지속가능한 세상과 음악의 접합을 함께하는 것에 뜻을 같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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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견 깨는 래퍼 바비 “자기 전 들을 수 있는 잔잔한 음색에 도전”

    거친 랩을 구사하던 래퍼가 실은 보컬리스트를 꿈꿨다고? ‘쇼미더머니 시즌3’ 우승자이자 그룹 아이콘의 메인 래퍼인 바비(28)가 21일 내놓은 싱글 ‘S.i.R’은 그를 래퍼로만 아는 이들이 의아하다고 느낄 작품이다. 그가 2년 만에 발표한 이 솔로 앨범에는 신시사이저 팝 ‘드라우닝’, 감성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벚꽃’이 수록됐다. 중저음에 허스키한 바비의 보컬 파트는 툭툭 쉽게 말하듯이 시작돼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절정에서 목을 긁는 듯한 특유의 창법과 강약을 조절하는 센스로 특별함을 더한다. 바비는 27일 전화 인터뷰에서 “R&B, 레게, 록 음악을 선호한다”며 “노래를 잘한다면 발라드에도 도전해보고 싶을 만큼 랩뿐 아니라 노래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이어 “예전에는 강렬하고 매운 힙합을 좋아했지만 이제는 더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며 “자기 전에 들을 수 있는 잔잔한 음색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올해 계절별로 총 4개의 앨범을 낸다. 계절감을 표현한 다양한 곡을 시도할 계획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143엔터테인먼트로 옮긴 뒤 내놓는 첫 앨범 프로젝트다. 바비는 “프로듀싱과 뮤직비디오 촬영 방법, 앨범 발매 방식 등 A부터 Z까지 모두 제 의사가 반영됐다”고 했다. 데뷔한 지 8년 된 바비는 “데뷔 초에는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보여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수는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 그 이상을 받는 직업이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제 노래가 한 사람의 인생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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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실상부 래퍼 ‘바비’의 반전…“내 욕심은 자기 전 들을 수 있는 잔잔한 노래 음색 만들기”

    거친 랩을 구사하던 명실상부한 래퍼가 실은 보컬을 꿈꾼다는 것. 이 반전은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쇼미더머니 시즌3 우승자’ ‘그룹 아이콘의 메인 래퍼’로 알려진 바비(28) 이야기다. 27일 전화로 만난 그는 “래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저는 멜로디가 들어간 R&B, 레게, 록 음악을 선호해요. 노래를 잘한다면 발라드를 도전해보고 싶을 만큼, 랩뿐 아니라 노래하는 걸 좋아하죠”라고 말했다. 21일, 2년 만에 내놓은 솔로 싱글 앨범 ‘S.i.R’은 바비를 래퍼로만 알았다면 다소 의아할 작품이다. 수록곡 ‘벚꽃’은 기타와 베이스,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 또 다른 수록곡 ‘드라우닝’ 또한 상대의 매력에 빠진 상태를 묘사한 몽환적이고 신나는 신스팝 장르의 곡이다. “4년 전 봄 ‘올해에도 벚꽃놀이를 가지 못한다’는 서운함에 만든 곡 ‘벚꽃’이 앨범 제작의 시작이었다”는 취지만큼이나 전반적인 곡 분위기는 감성적이다. 이런 무드가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그의 데뷔 전 미발매 자작곡 ‘아마 완벽’도 노래 위주로 구성된 서정적인 곡이다. 이후 도발적이고 유흥적이었던 첫 솔로곡 ‘꽐라’(2016년) 등을 거쳐 2017년 솔로 정규 앨범 ‘러브 앤드 폴’부터는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구축해왔다.“제 욕심은 자기 전에 들을 수 있는 잔잔한 노래의 음색을 만드는 거예요. 귀가 피곤하지 않은 그런 노래들을 저도 좋아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바비에게 큰 도전이자 성장판이다. 그는 ‘S.i.R’을 시작으로 올해 계절별 총 4개의 앨범을 낸다. 처음 도전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계절감을 드러내는 다양한 곡들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 앨범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143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뒤 내놓는 첫 앨범이기도 하다. 바비는 “스스로 책임질 것들이 많았다. 곡 제작부터 뮤직비디오 촬영 방법, 앨범 발매 방식 등 A부터 Z까지 모두 저의 의사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데뷔한 지 8년. 작곡과 작사에 꾸준히 참여해왔던 그는 여전히 매일매일 작업에 임한다고 한다. 바비는 “3~4분짜리 음악 안에 영화 한 편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곡을 쓴다”고 했다. 실제 그는 노래를 통해 본인 삶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영화나 그림을 보며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하는 질문으로부터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다재다능한 사람, 올라운더가 되고 싶다”는 그는 “세상에서 제일 우울한 음악, 제일 밝은 음악, 제일 신나는 음악, 제일 잔잔한 음악 모두 만들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인터뷰 내내 밝았지만 그는 지난해 채널A ‘금쪽상담소’에 나와 고민을 털어놓을 만큼 여러 부침을 겪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 일을 하는 이유로 그는 ‘팬’을 꼽았다.“뻔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정말 그래요. 데뷔 초반에는 팬들의 사랑에 대해 무지했어요. 가수의 삶은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것들을 보여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죠. 시간이 지나고 팬들의 응원이 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줘도 같다는 걸 느꼈을 때부터, 가수는 한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 그 이상을 받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살면서 연예인을 한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에요.” 바비는 “저를 기다려주는 팬이 1명이라도 남아있다면 그분을 위해 계속 음악하고 싶다”며 “저의 노래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에 긍정이 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전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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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띄우기 뒤엔 ‘디지털 떡밥’

    최근 K팝 시장에서 ‘떡밥’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떡밥 콘텐츠는 스타가 팬들의 ‘입덕’(덕후로 입문)을 유도하며 만든 콘텐츠다. 연예기획사와 방송사들은 가수의 활동기와 비활동기 구분 없이 만들 수 있고, 팬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많이 제작한다. 데뷔 전 연습생도 ‘떡밥 콘텐츠’를 통해 알린다. YG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미공개 신인 그룹인 ‘베이비 몬스터’의 멤버 이름, 나이, 국적을 담은 영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약 8분 분량의 영상에는 각 멤버의 장단점이 담겨 호기심을 자극한다. 기획사는 멤버별 대중 선호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데뷔 9년 차 그룹 몬스타엑스는 지난달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자체 제작 콘텐츠 ‘몬 먹어도 고’를 내놓았다. 멤버 셔누의 군 입대로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해졌지만, 나머지 멤버들이 디지털 콘텐츠로 팬들과의 소통에 나선 것. ‘몬 먹어도 고’는 티저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랐다. 보이그룹 메이킹 프로그램인 엠넷의 ‘보이즈 플래닛’은 본방송 외 연습생들의 영상 약 650개를 별도 제작해 공개했다. 또 다른 쇼트폼 콘텐츠 300개도 제작했다. 한 콘텐츠 제작사는 “아이돌 자체 제작 콘텐츠에 ‘다른 그룹 팬이지만 웃겨서 보게 된다’는 댓글이 많이 달릴 정도로 시청자층이 넓어지고 있다”며 “콘텐츠를 선보이는 플랫폼이 다양해진 점도 떡밥 콘텐츠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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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횟집 연 도시어부들… “직접 잡아 요리, 맛대맛 붙어볼까요”

    《“요리하다가 중간에 재료인 생선이 떨어지면 바로 바다에 나갑니다. 자연산 생선으로 직접 만든 음식을 드실 수 있죠. 우리가 없으면 이 횟집은 운영될 수가 없어요.”(개그맨 이경규)23일 오후 10시 반에 처음 방송된 채널A 예능 ‘나만 믿고 먹어봐, 도시횟집’(이하 도시횟집)은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도시어부)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이다. 이날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이경규는 “맛 대 맛으로 다른 식당 프로그램과 붙어봤으면 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도시횟집 연출은 2017년 도시어부 시즌1부터 호흡을 맞춰온 구장현 PD가 맡았다. 낚시는 베테랑이지만 식당 운영은 처음인 도시어부들의 좌충우돌 횟집 도전기로, 멤버들의 유쾌한 협력 과정을 총 10회에 담았다. 기존 도시어부 멤버인 이덕화, 이경규, 이수근, 이태곤, 김준현과 특급 게스트 배우 윤세아, 일일 알바 게스트 등 매회 7, 8명이 출연한다. 바다가 시원스레 보이는 도시횟집은 경남 마산에서 운영한다. 손님은 도시횟집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받아 제작진이 사연을 읽고 선정한다. 음식은 무료로 제공한다. 구 PD는 “2018년 시즌1 때 도시포차를 운영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경규 씨가 ‘횟집을 열어 미끼 값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그게 프로그램의 출발점이 됐다”고 밝혔다. 구 PD는 “기존 식당 예능 프로그램이 요리하고 판매만 하는 데 비해 도시횟집은 생선부터 잡고 요리하고 서빙까지 다 한다”며 “회차마다 다채로운 침샘 자극 요리가 나오는 점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덕화는 총지배인을 맡았다. 이날 보랏빛 양복을 입고 나타난 그는 “음식 솜씨가 없어서 도시어부 촬영 때도 생선 손질이나 했던 사람”이라며 “손님과 멤버 한 분 한 분에게 유쾌함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인 주방 맏형이자 구이 주방장인 이경규는 “제철에 먹을 때 가장 맛있는 생선으로 요리하고 있다”고 했다. 당일 잡은 생선으로 음식을 만들기에 당일 낚시에 실패하면 도시횟집은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 회 주방장을 맡은 이태곤은 “지금까지는 생선이 안 잡힌 적이 없다”며 “도시어부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은 종류의 고기가 나온다”고 했다. 탕 주방장인 김준현은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맛없는 음식으로 배불리는 것”이라며 “웬만한 수산시장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물이 좋고 맛도 좋다”고 강조했다. 식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는 이수근은 주방과 홀을 지휘하며 초보 장사꾼들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 이수근은 “5년 넘게 도시어부를 사랑해주신 팬들이 오셔서 소통하고 즐기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들 여유롭고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 음식, 장소, 손님 모두 흠 잡을 데 없다”고 했다. 새 멤버인 윤세아는 홀 매니저로, 멤버들의 사기를 북돋는다. 윤세아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많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아르바이트로 서빙하는 것과 홀 매니저로 기분 좋게 대접하는 것은 또 달랐다. 많이 혼나고 많이 배운다”고 했다. 이어 “하루가 유쾌하고 즐겁다. 음식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도시횟집을 “목요일 밤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힐링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수근은 “최고급 요리를 즐겁게 맛보는 손님들을 담았기 때문에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실 것”이라며 웃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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