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진

도영진 기자

동아일보 부산경남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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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도영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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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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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노멀 된 괴물폭우, 기존 배수시설로는 감당못해…빗물터널 등 늘려야

    “내가 산청에서만 90년 넘게 살았는데 살다 살다 세상 천지에 이런 비는 처음이라카이. 죽을 뻔 했다 아인교.”22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만난 주민 최모 씨(92)는 19일 쏟아진 폭우 상황을 설명하며 고개를 저었다. 산청에는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798㎜의 폭우가 내리며 산사태가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닷새 사이 쏟아진 폭우는 지난해 산청군 전체 강수량(1513.5mm)의 절반에 달하는 양이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되는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수해 대응 체계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하천설계 기준 100mm 이상 비 못 견뎌17일 충남 서산시에는 시간당 114.9㎜의 비가 내리며, 기존 최대치인 시간당 104.5㎜((1999년)를 넘어섰다. 같은 날 광주시의 일일 강수량은 426㎜로, 1939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4년 3회에 불과했던 여름철 시간당 50mm 이상 폭우는 지난해 31회로 증가했다. 뉴노멀(일상화)이 된 극한 폭우에 맞춰 하천 용량, 대피 체계 등을 전반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홍수 대응 기준의 재조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배수·저류시설은 과거 강수 기준에 맞춰 설계돼 최근의 집중호우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지단체들은 대체로 시간당 80㎜를 최대 강우로 보고 시설을 설계하고 있다.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제 1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는데 기존 하천설계와 도시계획 기준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며 “과다 설계처럼 보일 정도로 여유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지역과 구성원의 특성을 반영한 호우 대응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현재 기상청의 호우 경보·주의보는 시·군 단위로 발령된다. 특정 마을의 실제 위험을 반영하기 어렵다. 19일 산청군의 산사태 경보는 인명 피해 발생 1~2시간 뒤에야 주민에게 전달됐다. 문현철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호남대 교수)은 “호우와 산사태 위험 시 산촌 주민들은 사전 대피가 최우선”이라며 “마을마다 지형과 강수 패턴, 구성원의 나이대 등 종합적인 특성을 반영해 사전 대피를 돕는 안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공무원들은 과잉 대응에 대한 사후 민원을 우려하는 만큼, 이들을 독려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추가 배수시설 필요… 이 대통령, 특별재난지역 선포 전문가들은 대심도 빗물터널 등 도심 배수 여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심도’는 도로 아래 약 40m 지하에 대형 관로를 설치해 시간당 100㎜ 이상 폭우를 일시 저장·배출하는 방식으로, 서울 신길동 일대 침수 방지에 효과를 본 바 있다. 김영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빗물을 저류할수 있는 공간은 모두 활용해야 한다”며 “치수시설은 물론 놀이터, 학교 운동장, 유휴지 등 가능한 모든 공간을 총체적으로 엮어 방어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기 가평, 충남 서산·예산, 전남 담양, 경남 산청·합천 등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에는 재난 복구 국비, 공공요금 감면, 국세 지방세 납부 유예 등이 지원된다.  22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21명, 실종 7명 등 총 28명이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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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영대교에 ‘한국 피카소’ 전혁림 작품 새긴다

    경남 통영시의 랜드마크이자 주요 교통로인 통영대교가 예술 작품으로 거듭난다. 통영시는 9월 완공을 목표로 통영대교 시설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시는 40억 원을 들여 1998년 개통 후 바닷바람, 염분 등에 노출된 통영대교 안전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그림을 입힌다. 교량 구조 안전 확보 및 기능 보강에 사업비 대부분을 쓰되 통영대교 디자인 개선에도 예산 7000만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한국 추상화의 거장인 통영 출신 고 전혁림 화백(1916∼2010)의 작품 ‘풍어제’를 통영대교에 그려 넣는다. 전 화백은 2003년 만선과 선원 안녕을 기원하는 ‘기원 굿’을 주제로 통영 어부와 그 가족들의 삶을 담은 작품을 완성했다. 전 화백 유가족과 전혁림미술관은 저작권료를 받지 않고 디자인 구상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에 자문 역할을 맡는다. 통영시 관계자는 “작품을 흔쾌히 제공해 준 유가족과 미술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통영대교를 통해 통영의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강조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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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로 축사 잠겨” 호소에… 李대통령 “필요한게 뭐냐” 대책논의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괴물급’ 폭우로 10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된 경남 산청군을 찾아 “국민의 눈높이에서 실질적인 피해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특별교부세 지급을 신속하게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가의 제1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안전을 강조해 왔다. 대통령실은 세종시에서 급류에 휩쓸린 시민을 23시간 동안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만일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나 잘못이 발견된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李 “특별재난지역 최대한 빨리 지정” 이 대통령은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과 함께 피해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산청군은 3월 역대 최악의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본 데 이어 이번 폭우로 큰 타격을 입었다. 산청에서는 이번 폭우로 이날 기준 농경지 320ha가 침수되는 등 135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이 대통령은 피해 현장에서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당장 구조가 문제이고, 두 번째로는 응급 복구, 세 번째로는 생활 터전 복구를 지원해 줘야 한다”며 “이재민들이 복귀하는 것도 중요하니 최대한 역량을 동원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윤 장관은 “요청되는 그 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지금 제일 시급하다’는 건의를 듣고 “최대한 빨리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주민은 이 대통령에게 “소들이 지금 죽어서 난리다. 축사가 물에 잠겨서 소가 50마리 갇혀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이 필요하냐”며 동행한 공무원과 대책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번 호우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 피해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난주는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깨달은 시간, 재난 상황일수록 국가가 국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무거운 책임을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었다”고 했다. ● 대통령실 “재난을 정쟁에 이용 말라”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음에도 세종시의 경우는 급류 실종 시민을 무려 23시간 동안 경찰과 소방당국, 지자체 재난 지휘부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소방본부 사고 상황을 전파했음에도 세종시의 재난 컨트롤타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 자체를 한참 늦게 인지했고 제대로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세종시에선 폭우가 쏟아지던 17일 새벽 하천에서 4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지만, 경찰·소방·재난안전대책본부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사고 발생 23시간이 지나서야 관련 기관이 이를 인지했다. 경찰은 21일 오후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논평에서 “‘세월호 7시간’에 난리 치던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왜 세종시 실종 23시간 사건에는 함구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재난 상황이 정쟁에 이용된다거나 특정 논평에 인용되는 것은 사실 관계를 바로잡는게 우선”이라며 “대통령실의 (재난 대응) 움직임이 없었다 내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라는 건 사실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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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흙더미-바위 뒤덮여 수색 난항… “그래도 이웃 찾아야죠” 팔걷어

    “애타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지체할 수 없습니다.” 21일 오전 7시경 경남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에서 구조 작업에 참여 중인 김태호 산청소방서 구조대장이 말했다. 마을은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와 바위로 뒤덮여 쑥대밭이 됐다. 김 대장은 “극한 상황이지만 실종자를 찾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는 김 대장을 포함한 소방 인력 50여 명과 주민 10여 명이 투입돼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극한의 수색 현장, 실종자 찾기 난항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 이후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됐다. 생존 가능성이 있는 ‘골든타임’(72시간) 종료가 임박하면서 구조당국은 폭염 속에서도 총력전을 벌였다. 72시간 동안 산소와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체온 유지가 어렵고 탈수가 심해져 장기 기능이 빠르게 저하된다. 산청에서 첫 실종자가 발생한 시점은 19일 오전 11시 58분경으로, 22일 정오를 기준으로 골든타임이 끝난다. 산청은 대부분 19∼20일, 가평은 20일 오전에 산사태가 발생했다. 산청군에서는 모고리뿐 아니라 단성면 방목리, 신등면 율현리, 신안면 외송리 등에서도 인력 1260여 명과 장비 180대를 동원해 전방위 수색을 벌였다. 모고리 실종자는 77세 최모 씨다. 그는 마을 이장의 안내를 따라 회관으로 대피했다가 잠시 집에 들른 사이 토사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비가 쏟아진 지 5분도 안 돼 산사태가 발생해 손쓸 틈도 없었다”며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모고리 곳곳은 흘러내린 토사와 건물 잔해들로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쏟아져 내린 바위 때문에 덤프트럭 등 중장비 진입도 어려웠다. 구조당국은 실종자 집 인근은 물론이고, 마을과 200여 m 떨어진 하천 곳곳을 철제 탐지봉으로 찌르며 실종자의 흔적을 찾았다. 탐지봉에 뭔가가 느껴지면 잠시 멈추고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들추며 수색했지만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높게 쌓인 토사와 부유물 등을 치우기 위해 중장비를 투입해야 하다 보니 작업 속도가 나지 않았다. 실종 추정 지역에서 실종자들이 발견되지 않아 수색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마을 주민들도 애타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수색 작업에 힘을 보탰다. 삽과 곡괭이 등 농기구를 들고 나와 마을 곳곳을 샅샅이 수색하고 토사를 치웠다. 박인수 모고리 이장(61)은 “실종 당일 비가 그친 이후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수색에 나서다 보니 종아리에 피부병이 생길 정도로 몸이 힘들다”면서도 “체력적으로 모두 힘들지만 마을 주민들 모두 애타는 마음으로 하루빨리 이웃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산청에서는 사망 및 실종 인명 피해 외에도 도로 파손 등 공공시설 73건, 건물 파손 등 사유시설 27건, 농작물 침수 320ha 등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도로 등 주요 기반 시설이 붕괴돼 주민 불편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주민들은 “그래도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서로 용기를 북돋우는 모습을 보였다. ● 가평 실종자 4명 수색도 난항 경기 가평에서도 수색 작업이 이어졌다. 20일 가평지역 폭우 때 발생한 산사태 실종자 1명은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북부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1일 오후 1시 12분경 가평군 북면 제령리에서 전날(20일) 오전 흙더미에 매몰됐던 70대 남성을 수습했다. 앞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남성이 20일 오전 5시 21분경 산사태가 발생해 매몰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 작업을 벌여 왔다. 가평군과 포천시 등 경기 북부 지역의 사망자는 가평 4명, 포천 1명 등 총 5명으로 늘었다. 이날 가평군에선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가 1명 추가됐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가평군 상면 덕현리에서 한 50대 남성이 20일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21일 오전 9시 21분경 마을 관계자로부터 남성에 대한 실종 정황 신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구조당국은 이 남성 외에도 가평군에서 캠핑을 하다가 실종된 모자를 비롯해 실종자 4명을 찾고 있지만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인한 전국 사망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는 산청 4명, 가평 4명, 광주 북구 1명 등 총 9명이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가평=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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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 매몰-실종자 구조 ‘골든타임’ 오는데… 수색 난항

    “내 가족이 ‘살려줘’라고 외치고 있다는 절박함으로 수색하고 있습니더.” 21일 오전 경남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 산사태 현장에서 만난 박인수 모고리 이장은 산더미처럼 쌓인 토사물을 곡괭이와 삽으로 걷어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일 오전 11시 58분경 발생한 산사태로 실종된 70대 마을 주민을 찾기 위해 사흘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 16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실종자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누적 사망자는 19명으로 늘었다. 매몰자의 생존 가능 시간으로 알려진 ‘골든타임’(72시간)이 임박하면서 소방과 경찰, 주민들은 폭염 속에서도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이번 호우로 인한 전국 사망자는 19명, 실종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20일 오후 2시 25분 경기 포천시 백운계곡에서 실종됐던 40대 남성이 이날 오후 9시 44분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 오전 5시 21분 경기 가평군 북면 제령리에서 산사태로 실종된 70대 남성도 21일 오후 1시 12분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매몰자의 생존 가능 시간을 최대 72시간으로 본다. 19일 오전 11시 58분경 첫 산사태가 발생한 산청군의 경우 골든타임은 22일 낮 12시경 종료되는 만큼, 이 지역 실종자 4명의 생사 여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특히 인명 피해가 집중된 산청과 가평 지역은 흘러내린 토사와 거대한 바위로 수색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가평에선 통신 장애로 주민들이 산사태 전후 긴급 재난 문자를 받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산사태는 20일 오전 4시 37분경 발생했지만, 일부 주민은 19일부터 21일까지 긴급재난 문자 수신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 경남도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특교세) 55억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고 21일 밝혔다. 17일 경기도와 충남도에 25억 원을 지원한 데 이은 2차 지원이다. 또 지방세 감면, 금융 지원, 임시주거 제공 등 복합적인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가평=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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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흙더미-바위 치우며 “이웃 찾아야죠”…주민들도 삽-곡괭이 들고 수색

    “애타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지체할 수 없습니다.”21일 오전 7시경 경남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에서 구조 작업에 참여 중인 김태호 산청소방서 구조대장이 말했다. 마을은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와 바위에 뒤덮여 쑥대밭이 됐다. 김 대장은 “극한 상황이지만 실종자를 찾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는 김 대장을 포함한 소방 인력 50여 명과 주민 10여 명이 투입돼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극한의 수색 현장, 실종자 찾기 난항산청과 경기 가평에서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 이후 실종자 수색 작업이 계속됐다. 생존 가능성이 있는 ‘골든타임’(72시간) 종료가 임박하면서 구조당국은 폭염 속에서도 총력전을 벌였다. 72시간 동안 산소와 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체온 유지가 어렵고 탈수가 심해져 장기 기능이 빠르게 저하된다. 산청에서 첫 실종자가 발생한 시점은 19일 오전 11시 58분경으로, 22일 정오를 기준으로 골든타임이 끝난다. 산청은 대부분 19~20일, 가평은 20일 오전에 산사태가 발생했다.산청군에서는 모고리뿐 아니라 단성면 방목리, 신등면 율현리, 신안면 외송리 등에서도 인력 1260여 명과 장비 180대를 동원해 전방위 수색을 벌였다. 모고리 실종자는 77세 최모 씨다. 그는 마을 이장의 안내를 따라 회관으로 대피했다가 잠시 집에 들른 사이 토사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비가 쏟아진 지 5분도 안 돼 산사태가 발생해 손쓸 틈도 없었다”며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다.모고리 곳곳은 흘러내린 토사와 건물 잔해들로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쏟아져 내린 바위 때문에 덤프트럭 등 중장비 진입도 어려웠다. 구조당국은 실종자 집 인근은 물론, 마을과 200여m 떨어진 하천 곳곳을 철제 탐지봉으로 찌르며 실종자의 흔적을 찾았다. 탐지봉에 뭔가가 느껴지면 잠시 멈추고 잔해를 손으로 일일이 들추며 수색했지만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높게 쌓인 토사와 부유물 등을 치우기 위해 중장비를 투입해야 하다 보니 작업 속도가 나지 않았다. 실종 추정 지역에서 실종자들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수색 범위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마을 주민들도 애타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수색 작업에 힘을 보탰다. 삽과 곡괭이 등 농기구를 들고 나와 마을 곳곳을 샅샅이 수색하고 토사를 치웠다. 박인수 모고리 이장(61)은 “실종 당일 비가 그친 이후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수색에 나서다 보니 종아리에 피부병이 생길 정도로 몸이 힘들다”면서도 “체력적으로 모두 힘들지만 마을 주민들 모두 애타는 마음으로 하루빨리 이웃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산청에서는 사망 및 실종 인명 피해 외에도 도로 파손 등 공공시설 73건, 건물 파손 등 사유시설 27건, 농작물 침수 320㏊ 등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도로 등 주요 기반 시설이 붕괴되면서 주민 불편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주민들은 “그래도 함께 위기를 극복해야지 않겠느냐”며 서로 용기를 북돋우는 모습을 보였다. ● 가평 실종자 4명 수색도 난항경기 가평에서도 수색 작업이 이어졌다. 20일 가평지역 폭우 때 발생한 산사태 실종자 1명은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북부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21일 오후 1시 12분경 가평군 북면 제령리에서 전날(20일) 오전 흙더미에 매몰됐던 70대 남성을 수습했다. 앞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남성이 20일 오전 5시 21분경 산사태가 발생해 매몰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 작업을 벌여 왔다. 경기 가평군과 포천시 등 경기 북부 지역의 사망자는 가평 4명, 포천 1명 등 총 5명으로 늘었다.이날 가평군에선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가 1명 추가됐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가평군 상면 덕현리에서 한 50대 남성은 20일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21일 오전 9시 21분경 마을 관계자로부터 남성에 대한 실종 정황 신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구조당국은 이 남성 외에도 가평군에서 캠핑을 하다 실종된 모자를 비롯해 실종자 4명을 찾고 있지만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인한 전국 사망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는 산청 4명, 가평 4명, 광주 북구 1명 등 총 9명이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가평=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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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청 주민 “축사가 물에 잠겼다”에 李대통령 “뭐가 필요하냐”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괴물급’ 폭우로 10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된 경남 산청군을 찾아 “국민의 눈높이에서 실질적인 피해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특별교부세 지급을 신속하게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가의 제1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안전을 강조해 왔다. 대통령실은 세종시에서 급류에 휩쓸린 시민을 23시간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만일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나 잘못이 발견된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李 “특별재난지역 최대한 빨리 지정”이 대통령은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과 함께 피해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산청군은 3월 역대 최악의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본 데 이어 이번 폭우로 큰 타격을 입었다. 산청에서는 이번 폭우로 이날 기준 농경지 320ha가 침수되는 등 135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은 이 대통령은 피해 현장에서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당장 구조가 문제이고, 두 번째로는 응급 복구, 세 번째로는 생활 터전 복구를 지원해 줘야 한다”며 “이재민들이 복귀하는 것도 중요하니 최대한 역량을 동원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윤 장관은 “요청되는 그 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지금 제일 시급하다’는 건의를 듣고 “최대한 빨리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한 주민은 이 대통령에게 “소들이 지금 죽어서 난리다. 축사가 물에 잠겨서 소가 50마리 갇혀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이 필요하냐”며 동행한 공무원과 대책을 논의했다. 한 주민이 “공무원이 나서서 어르신을 업고 대피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의 신속한 조기 대처로 피해를 줄인 사례를 조사해 달라”고도 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번 호우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 피해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고 밝혔다.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난주는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깨달은 시간, 재난 상황일수록 국가가 국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무거운 책임을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재민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 대응에 힘쓰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 “재난을 정쟁에 이용 말라”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음에도 세종시의 경우는 급류 실종 시민을 무려 23시간 동안 경찰과 소방당국, 지자체 재난 지휘부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소방본부 사고 상황을 전파했음에도 세종시의 재난 컨트롤타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 자체를 한참 늦게 인지했고 제대로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세종시에선 폭우가 쏟아지던 17일 새벽 하천에서 4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지만, 경찰·소방·재난안전대책본부 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사고 발생 23시간이 지나서야 관련 기관이 이를 인지했다. 경찰은 21일 오후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했다.국민의힘은 전날 논평에서 “‘세월호 7시간’에 난리 치던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왜 세종시 실종 23시간 사건에는 함구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은 “재난 상황이 정쟁에 이용된다거나 특정 논평에 인용되는 것은 사실 관계를 바로 잡는게 우선”이라며 “대통령실의 (재난 대응) 움직임이 없었다 내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라는 건 사실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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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닷새간 폭우로 19명 사망…‘골든타임’ 다가오는데 실종자 수색 난항

    “내 가족이 ‘살려줘’라고 외치고 있다는 절박함으로 수색하고 있습니더.”21일 오전 경남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 산사태 현장에서 만난 박인수 모고리 이장은 산더미처럼 쌓인 토사물을 곡괭이와 삽으로 걷어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일 오전 11시 58분경 발생한 산사태로 실종된 70대 마을 주민을 찾기 위해 사흘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16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실종자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누적 사망자는 19명으로 늘었다. 매몰자의 생존 가능 시간으로 알려진 ‘골든타임’(72시간)이 임박하면서 소방과 경찰, 주민들은 폭염 속에서도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1일 기준 이번 호우로 인한 전국 사망자는 19명, 실종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20일 오후 2시 25분 경기 포천시 백운계곡에서 실종됐던 40대 남성이 이날 오후 9시 44분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날 오전 5시 21분 경기 가평군 제령리에서 산사태로 실종된 70대 남성도 21일 오후 1시 12분 수습됐다.소방당국은 매몰자의 생존 가능 시간을 최대 72시간으로 본다. 19일 오전 11시 58분경 첫 산사태가 발생한 산청군의 경우 골든타임은 22일 낮 12시 종료되는 만큼, 이 지역 실종자 4명의 생사 여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특히 인명 피해가 집중된 산청과 가평 지역은 흘러내린 토사와 거대한 바위로 수색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이날 가평에선 통신 장애로 인해 주민들이 산사태 전후 긴급 재난 문자를 받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산사태는 20일 오전 4시 37분경 발생했지만, 일부 주민은 19일부터 21일까지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 수신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정부는 광주시와 전북도, 전남도, 경남도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특교세) 55억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고 21일 밝혔다. 17일 경기도와 충남도에 25억 원을 지원한 데 이은 2차 지원이다. 또 지방세 감면, 금융 지원, 임시주거 제공 등 복합적인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가평=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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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닷새간 한반도 할퀸 ‘괴물 폭우’… 17명 사망

    주말 동안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 산사태와 급류로 최소 12명이 숨졌고, 8명이 실종됐다. 닷새간 계속된 ‘괴물급’ 폭우로 전국 누적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산사태 발생 지역이 정부와 지자체의 예방사업 대상인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빠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산사태 위험지역 관리를 강화하고 산사태에 취약한 국내 산림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지며 70대 부부와 20대 여성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내리에서도 주택 붕괴로 2명이, 신안면 외송리와 방목리에서는 각각 1명이 숨졌다. 생비량면 가계리에서도 침수된 논에서 60대 남성이 사망했다. 산청에서는 지금까지 10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봄철 대형 산불 피해에 이어 이번엔 집중호우까지 겹쳐 이중으로 피해를 입었다. 가평군에서도 2명이 숨졌다.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에서는 산사태로 펜션이 무너져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대보교 인근에서는 4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제령리 등지에서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고 있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사고 지역들은 산림청이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지역’이 아니라 사전 점검과 예방사업 대상에 들지 않았다.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지반 안정 사업과 연 2회 이상 안전 점검이 이뤄지지만, 이번 사고 지역은 해당되지 않았다.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1만349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 중 20일 기준 2728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는 도로 유실, 하천 붕괴 등은 1999건, 사유시설 피해는 2238건으로 집계됐다. 항공기 58편도 운항에 차질을 빚었고, 국도와 철도 노선이 통제됐다. 정부는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했다. 16일부터 20일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산청이 793.5mm로 가장 많았고, 합천·하동·광양·창녕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일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물러가며 중부지방에도 장마 종료가 선언된 가운데 수해가 할퀴고 지나간 한반도에는 다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찾아올 전망이다. 이날 충청 및 호남 서해안과 강원도 동해안을 중심으로는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폭우 뒤 폭염이 찾아오는 상황”이라며 “수해 복구 작업을 하느라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가평=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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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앞서 ‘살려달라’는데… 구할틈도 없이 떠내려온 산이 집 덮쳐”

    “30m 앞에서 ‘살려주이소, 좀 살려주이소’ 소리쳐서 어찌든 도울라꼬 움직이려는 찰나에 산 한 개만 한 흙더미하고 바위가 확 몰아쳐서 계곡 따라 쏟아지더니 그 자리 집을 그냥 통째로 쓸어가뿌리는기라.” 20일 오전 8시 반경 경남 산청군 산청읍 내리마을 산사태 현장 인근에서 만난 황산 스님(62)이 전날 산사태로 이웃 주민들을 상당수 잃었다며 망연자실했다. 그는 “장대비가 쏟아진 지 5분도 안 돼 암자 옆 컨테이너와 집채만 한 바윗덩어리가 토사에 휩쓸려 수십 m 떠내려갔다”며 “좀 시간이 있었다면 이웃들이 그렇게 허망하게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청에선 이번 폭우로 총 10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눈앞에서 ‘살려 달라’고 하는데도 못 구해 이날 오전 찾은 내리마을은 산사태 당시 처참한 상황 그대로였다. 매몰 주택 마당에는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대가 찌그러져 있었고, 집은 포탄을 맞은 듯이 한중간이 움푹 파인 상태였다. 마당엔 성인 무릎 높이의 펄이 가득해 발이 쉬이 빠지지 않을 정도였다. 내리마을에선 전날 오전 10시 46분경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40대 남성 1명과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여성의 남편인 70대 남성만 대피할 곳을 찾기 위해 이동했다가 구조됐다. 사망자는 장모와 사위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들은 갑자기 벌어진 산사태에 미처 피할 새도 없이 휩쓸렸다. 한 주민은 “1명은 화장실을 향하던 길에, 마당에 있던 다른 1명은 허리 높이까지 몸이 빠친 채로 빠져나오려다 미처 움직일 수 없게 돼 매몰됐다”고 말했다. 산사태로 도로 곳곳이 끊기며 소방당국이 제때 출동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주민들은 “소방대원들이 우회로로 빙빙 돌아오는 동안 살아남은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 주민은 “‘살려 달라’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구할 수 없어 마음이 찢어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759mm 비, 사상 첫 ‘전 군민 대피령’ 내렸지만… 이날 역시 산사태 피해를 입은 산청읍 부리 내부마을도 곳곳에 진흙과 건물 잔해가 가득했다. 도로와 교량은 끊겨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 마을에서는 축사를 운영하던 70대 부부가 사망했다. 인근 부모님 식당에서 부모님을 도우며 작가를 꿈꾸던 20대 여성도 숨졌다. 강민정 씨(53)는 “돌아가신 분들 모두 들어봤거나 아는 사람들이다. 특히 한 분은 어제까지도 ‘옷이 예쁘다’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던 사람인데 갑작스레 돌아가시니까 너무 허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산청에는 16일부터 4일간 지난해 전체 강수량의 절반이 넘는 759mm의 비가 내렸다. 군은 산청읍에서 산사태가 난 직후인 오후 ‘전 군민 대피령’을 내렸다. 단일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전 지역을 대상으로 대피를 권고한 것은 처음이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전 10시 20분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1시간 뒤 2단계를, 같은 날 오후 1시부터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피해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선 전 군민 대피령을 내리기 전에 이미 사망자 및 실종자 다수가 발생한 상황인 점을 근거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주민 대피령은 19일 오후 1시 50분경 내려졌지만 이미 산청읍에선 산사태로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였다.● 3월 화마-7월 수마 겹친 산청군 3월 역대 최악의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산청군은 넉 달 만에 수마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군 전체가 큰 실의에 빠졌다. 1600여 가구, 2100여 명이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산불로 산림이 훼손되고 나무를 베어내면서 수마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천면에서 만난 주민 손경모 씨는 “올봄 산불 때문에 마을 전체가 아직도 난리도 아닌 상황인데 비 피해까지 갑작스레 닥치니 마을 주민 전체가 한마디로 ‘멘붕’(멘털 붕괴)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산청읍 내리마을 앞에서 만난 60대 주민은 “산청에 평생 살면서 한 해에 불난리와 물난리가 동시에 난 것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은 것도 처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산청읍 주민 송모 씨(63)는 “눈앞에서 사람이 살려 달라고 하는 걸 보고 트라우마에 걸려서 정신안정센터로 가신 분도 계시고 지체장애인인 주민이 가까스로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산청=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산청=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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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국내 산림 65%가 급경사… 응집 약한 풍화 토양, 폭우에 취약

    닷새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인명 피해가 난 이들 지역이 산림당국의 산사태 취약지역 관리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변화로 단시간 집중호우가 잦아지며 최근 4년간 산사태가 3배 이상 늘어난 가운데 산림 전반을 재조사하고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취약지역 아닌 곳 안전 점검 시행 안 돼 20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산청군 산청읍 부리와 단성면 방목리는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았다. 인근 일부 지역이 취약지역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사고가 난 지점은 아니었다. 특히 산청군 신안면 외송리 산38 일대는 지난해 산림청의 ‘취약지역 예비 후보지’에 올랐으나 심사에서 탈락해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실종자가 발생했다.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 442 역시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약 400m 떨어진 산197만 취약지역에 포함돼 있었다. 가평군 관계자는 “사고 지역은 산림면적이 적어 비교적 안전한 곳이었다”며 “(취약지역) 지정 대상이 아니어서 공사나 안전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산사태 취약지역은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인명, 주택, 농경지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중 산림청이 경사도, 토양, 지형, 이용 현황 등을 토대로 후보지를 정한다. 이후 지자체가 5년 주기로 실태조사를 거쳐 지정한다. 지정된 지역은 사방댐 설치나 식생 복원 등 사방 사업이 우선 시행되며, 연 2회 이상 안전점검이 이뤄진다. 산사태 예방 사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사고 지역은 지자체의 산사태 안전점검 대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산림당국과 지자체는 올해 1∼3월 경남 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170곳을 점검했는데, 이번에 피해가 난 산청읍은 대상에서 빠졌다. 지자체 관계자는 “점검 우선순위에서 제외된 지역이었다”며 “인력 부족으로 모든 산림을 점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韓산림, 산사태 피해 3배 이상 급증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40년간 국내 산사태는 연평균 400ha 규모로 발생했다. 매년 축구장 약 560개 넓이의 산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연평균 30여 명의 인명 피해와 350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산사태가 잦은 이유로 우선 구조적 요인이 꼽힌다. 한국에서 산림은 국토의 63%를 차지하고 이 중 65%가 경사도 20도 이상의 급경사지다. 또한 풍화토가 많아 응집력이 낮은 데다 1960, 70년대 주로 조림된 아까시나무 등은 노령목이라 뿌리 고정력이 약하다. 침엽수 단일 수림 비중(약 41%)이 높아 산사태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침엽수는 산불에 약한데, 불에 탄 나무의 뿌리는 토양을 붙잡는 힘이 현저히 약해진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인해 극한 강우가 잦아지면서 산사태 위험을 높이고 있다. 산사태는 주로 여름철 집중호우 시기에 발생한다. 흙 속 공간에 물이 차면서 무거워진 흙이 마찰력을 잃고 아래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산사태 피해 면적을 분석한 결과, 7월(715ha·26.5%)과 8월(1561ha·57.9%)에 전체 피해의 80% 이상이 집중됐다. 시간당 50mm 이상의 폭우는 1970년대 연평균 7.1회에서 2000년대 18회로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지성 집중호우 발생 빈도도 함께 증가했다. 산사태 피해 건수는 2016∼2019년 651건에서 2020∼2024년 2232건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산사태 취약지역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평상시 산림 조성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준표 국립산림과학원 산사태연구과 연구원은 “극한 강우 상황을 고려해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기준을 재조정하고, 적절한 수종을 식재해 나무뿌리와 토양이 단단히 결속되도록 해야 한다”며 “심근성(深根性) 수종은 뿌리가 깊게 뻗어 말뚝처럼 지반을 고정하고, 천근성(淺根性) 수종은 뿌리가 넓게 퍼져 토사를 잡아주는 그물망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물을 머금고 저장하는 ‘녹색댐’ 기능도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가평=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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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앞서 ‘살려주이소’하는데 산이 집을 통째로 쓸어가뿌렸다”

    “30미터 앞에서 ‘살려주이소, 좀 살려주이소’ 소리쳐서 어찌든 도울라꼬 움직이려는 찰나에 산 한 개만한 흙더미하고 바위가 확 몰아쳐서 계곡 따라 쏟아지더니 그 자리 집을 그냥 통째로 쓸어가뿌리는기라.”20일 오전 8시 반경 경남 산청군 산청읍 내리 마을 산사태 현장 인근에서 만난 황산 스님(62)이 전날 산사태로 이웃주민들을 상당수 잃었다며 망연자실해하고 말했다. 그는 “장대비가 쏟아진 지 5분도 안 돼 암자 옆 컨테이너와 집 채만한 바위덩어리가 토사에 휩쓸려 수십 미터 떠내려 갔다”며 “좀 시간이 있었다면 이웃들이 그렇게 허망하게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청에선 이번 폭우로 총 10명이 사망하고 4명 실종됐다.● 눈 앞에서 ‘살려달라’고 하는데도 못 구해이날 오전 찾은 내리 마을은 산사태 당시 처참한 상황 그대로였다. 매몰 주택 마당에는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대가 찌그러져 있었고, 집은 포탄을 맞은 듯이 한중간이 움푹 패인 상태였다. 마당엔 성인 무릎 높이의 뻘이 가득해 발이 쉬이 빠지지 않을 정도였다.내리 마을에선 전날 오전 10시 46분경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40대 남성 1명과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한 여성의 남편인 70대 남성만 대피할 곳을 찾기 위해 이동했다가 구조됐다. 사망자는 장모와 사위 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들은 갑자기 벌어진 산사태에 미처 피할 새도 없이 휩쓸렸다. 한 주민은 “1명은 화장실을 향하던 길에, 마당에 있던 다른 1명은 허리 높이까지 몸이 빠친 채로 빠져 나오려다 미처 움직일 수 없었던 상황에 매몰됐다”라고 말했다. 산사태로 도로 곳곳이 끊기며 소방당국이 제때 출동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주민들은 “소방대원들이 우회로로 빙빙 돌아오는 동안 살아남은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 주민은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구할 수 없어 마음이 찢어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759mm 비, 사상 첫 ‘전 군민 대피령’ 내렸지만…이날 역시 산사태 피해를 입은 산청읍 부리 내부 마을도 곳곳에 진흙과 건물 잔해가 가득했다. 도로와 교량은 끊겨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 마을에서는 축사를 운영하던 70대 부부가 사망했다. 인근 부모님 식당에서 부모님을 도우며 작가를 꿈꾸던 20대 여성도 숨졌다. 강민정 씨(53)는 “돌아가신 분을 모두 들어봤거나 아는 사람들이다. 특히 한 분은 어제까지도 ‘옷이 예쁘다’라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인데 갑작스레 돌아가니까 너무 허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산청에는 16일부터 4일간 지난해 전체 강수량의 절반이 넘는 759mm의 비가 내렸다. 군은 산청읍에서 산사태가 난 직후인 오후 ‘전 군민 대피령’을 내렸다. 단일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전 지역을 대상으로 대피를 권고한 것은 처음이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전 10시 20분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1시간 뒤 2단계를, 같은 날 오후 1시부터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피해 수습에 나서고 있다.일각에선 전 군민 대피령을 내리기 전 이미 사망자 및 실종자 다수가 발생한 상황인 점을 근거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주민 대피령은 19일 오후 1시 50분 경 내려졌지만, 이미 산청읍에서 산사태로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였다.● 3월 화마-7월 수마, “어떻게 살란 말인가” 3월 역대 최악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산청군은 넉 달만에 수마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군 전체가 큰 실의에 빠졌다. 1600여 가구, 2100여 명이 임시 대피한 대피소에서는 “우리는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는 탄식이 곳곳에서 새어나왔다. 산불로 산림이 훼손되고 나무를 베어내면서 수마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시천면에서 만난 주민 손경모 씨는 “올 봄 산불 때문에 마을 전체가 아직도 난리도 아닌 상황인데 비 피해까지 갑작스레 닥치니 마을 주민 전체가 한 마디로 ‘멘붕’(멘탈붕괴)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산청읍 내리 마을 앞에서 만난 60대 주민은 “산청에 평생 살면서 한 해에 불난리와 물난리가 동시에 난 것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은 것도 처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산청읍 주민 송모 씨(63)는 “눈 앞에서 사람이 살려달라고 하는 걸 보고 트라우마에 걸려서 정신안정센터로 가신 분도 계시고 지체장애인인 주민이 가까스로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기도 했다”라며 “하늘이 참 무심하다”고 말했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산청=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산청=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 202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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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명 숨진 산청·가평, ‘산사태 취약지역’서 빠져 참사 키웠다

    주말 동안 경남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 산사태와 급류로 최소 12명이 숨졌다. 닷새간 계속된 ‘괴물급’ 폭우로 전국 누적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었다. 산사태 발생 지역이 정부와 지자체의 예방사업 대상인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빠져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산사태 위험지역 관리를 강화하고 산사태에 취약한 국내 산림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지며 70대 부부와 20대 여성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내리에서도 주택 붕괴로 2명이, 신안면 외송리와 방목리에서는 각각 1명이 숨졌다. 생비량면 가계리에서도 침수된 논에서 60대 남성이 사망했다. 산청에서는 지금까지 10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봄철 대형 산불 피해에 이어 이번엔 집중호우까지 겹쳐 이중으로 피해를 입었다.가평군에서도 2명이 숨졌다. 가평군 조종면 신상리에서는 산사태로 펜션이 무너져 70대 여성이 사망했다. 대보교 인근에서는 4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제령리 등지에서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고 있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사고 지역들은 산림청이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지역’에서 제외돼 사전 점검과 예방사업 대상이 아니었다.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사방사업과 연 2회 이상 안전 점검이 이뤄지지만, 이번 사고 지역은 해당되지 않았다.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1만349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 중 20일 기준 2728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공공시설 피해는 도로 유실, 하천 붕괴 등은 1999건, 사유시설 피해는 2238건으로 집계됐다. 항공기 58편도 운항에 차질을 빚었고, 국도와 철도 노선이 통제됐다. 정부는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했다. 16일부터 20일 오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산청이 793.5㎜로 가장 많았고, 합천·하동·광양·창녕 순으로 뒤를 이었다. 20일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물러가며 중부지방에도 장마 종료가 선언된 가운데 수해가 할퀴고 지나간 한반도에는 다시 낮 기온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찾아올 전망이다. 이날 충청 및 호남 서해안과 강원도 동해안을 중심으로는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폭우 뒤 폭염이 찾아오는 상황”이라며 “수해 복구 작업을 하느라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가평=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가평=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202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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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 도심 잠기고 호남고속道 통제… 대구 車-주택 침수신고 빗발

    “도시 전체가 수족관이 돼버린 거 같당께요.” 광주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서광진 씨(45)가 17일 말했다. 이날 광주 일일 강수량은 412.7mm(오후 10시 기준)로, 1939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서 씨는 “짧은 시간에 물 폭탄 같은 비가 퍼붓더니 도시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며 “도심을 수영해서 다녀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도심은 성인 허리까지 물이 찰 정도로 잠겼고, 맨홀이 역류하는 일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광주뿐 아니라 충청, 대구, 경남, 수도권 등 전국에서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거대한 비구름대가 한반도를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가로지르며 침수와 붕괴로 최소 4명이 숨졌고, 13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기차와 항공, 선박 운항도 중단되며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정부는 풍수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도 재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했다.● 광주 도심 물바다, 충청선 인명 피해 광주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다. 남구 진월동과 광산구 도산동에선 차량에 고립된 시민 3명이 약 1시간 만에 구조됐다. 도시철도 1호선 상무역 역사 침수로 농성역∼광주송정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서광주 나들목 구간도 침수돼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 북구 용봉동 전남대 후문 사거리도 침수되면서 북구청 직원들이 고립됐고, 오룡동의 한 로컬푸드 매장에선 손님과 종업원 70여 명이 2층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됐다. 광주시는 긴급 대피소 10여 곳을 마련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김명자 씨(61)는 “손쓸 틈도 없이 집으로 물이 들이닥쳤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충청권에서는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오전 6시 14분쯤 충남 서산시 석남동 세무서 사거리 인근 청지천에서 침수 차량에 갇혀 있던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병원 이송 직후 숨졌다. 오전 11시 24분쯤엔 같은 하천 하류에서 실종됐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 모두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충남 당진에선 낮 12시쯤 침수된 주택 지하실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충남 청양군 대치면에선 토사가 밀려들며 주민 2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 태성리에선 마을회관 뒤편 흙더미를 치우던 주민 3명이 토사에 묻혔다가 구출됐다. 세종시 소정면에선 시간당 48mm의 폭우로 곡교천 위를 지나는 광암교가 붕괴됐으나 재난 문자 발송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피해 지역 재난특교세 지원200mm 넘는 비가 내린 대구에선 상습 침수 구역인 북구 노곡동이 다시 물에 잠겼고, 차량 침수 및 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10건가량 접수됐다. 경남 지역에서도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산청군 신등면에선 토사에 하반신이 깔린 60대 여성이 구조됐고, 밀양시 무안면의 노인요양원 일대가 침수되면서 구조보트를 동원해 환자 56명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서울 강북구에서는 빈집 외벽이 무너져 18명이 대피했고, 경기 남양주 주택이 침수되는 등 경기 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앞서 16일 오후엔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 180t 규모의 고가 옹벽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며 58세 남성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17일 오후 8시 현재까지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 폭우로 주요 교통망도 마비됐다. KTX와 SRT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지하철 1호선 평택∼신창역 구간 등도 멈췄다. 전남 목포와 전북 군산 등 여객선 31개 항로 39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북한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15곳의 374개 탐방로도 통제됐다. 서울과 인천, 충남 등지에선 둔치 주차장 69곳, 하천변 90곳의 출입이 제한됐다. 항공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82개교에서 학사 일정이 조정됐다. 이 중 충남 아산, 서산 등의 403개교는 휴업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25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서산=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밀양=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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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역도 잠긴 광주…“허리까지 물이 차 수영해서 다닐 판”

    “도시 전체가 수족관이 돼버린 거 같당께요.”광주에서 맥줏집을 운영하는 서광진 씨(45)가 17일 말했다. 이날 광주 일일 강수량은 412.7mm(오후 10시 기준)로, 1939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서 씨는 “짧은 시간에 물폭탄 같은 비가 퍼붓더니 도시 전체가 물바다가 됐다”며 “도심을 수영해서 다녀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도심은 성인 허리까지 물이 찰 정도로 잠겼고, 맨홀이 역류하는 일도 곳곳에서 발생했다.광주뿐 아니라 충청, 대구, 경남, 수도권 등 전국에서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거대한 비구름대가 한반도를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가로지르며 침수와 붕괴로 최소 4명이 숨졌고, 13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기차와 항공, 선박 운항도 중단되며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정부는 풍수해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도 재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했다.● 광주 도심 물바다, 충청선 인명 피해광주 도심 곳곳이 물에 잠겼다. 남구 진월동과 광산구 도산동에선 차량에 고립된 시민 3명이 약 1시간 만에 구조됐다. 도시철도 1호선 상무역은 역사 침수로 농성역~광주송정역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서광주 나들목 구간도 침수돼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북구 용봉동 전남대 후문 사거리도 침수되면서 북구청 직원들이 고립됐고, 오룡동의 한 로컬푸드 매장에선 손님과 종업원 70여 명이 2층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됐다. 광주시는 긴급 대피소 10여 곳을 마련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김명자 씨(61)는 “손쓸 틈도 없이 집으로 물이 들이닥쳤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충청권에서는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오전 6시 14분쯤 충남 서산시 석남동 세무서 사거리 인근 청지천에서 침수 차량에 갇혀 있던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나 병원 이송 직후 숨졌다. 오전 11시 24분쯤엔 같은 하천 하류에서 실종됐던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 모두 갑작스레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당진에선 낮 12시쯤 침수된 주택 지하실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청양군 대치면에선 토사가 밀려들며 주민 2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공주시 정안면 태성리에선 마을회관 뒤편 흙더미를 치우던 주민 3명이 토사에 묻혔다가 구출됐다. 세종시 소정면에선 시간당 48mm의 폭우로 곡교천 위를 지나던 광암교가 붕괴됐으나 재난 문자 발송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피해 지역 재난특교세 지원200mm 넘는 비가 내린 대구에선 상습 침수 구역인 노곡동이 다시 물에 잠겼고, 차량 침수 및 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10건가량 접수됐다. 경남 지역에서도 3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산청군 신등면에선 토사에 하반신이 깔린 60대 여성이 구조됐고, 밀양시 무안면의 노인요양원 일대가 침수되면서 구조보트를 동원해 환자 56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 강북구에서는 빈집 외벽이 무너져 18명이 대피했고, 경기 남양주 주택이 침수되는 등 경기 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앞서 16일 오후엔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 180t 규모의 고가 옹벽이 무너져 차량을 덮치며 58세 남성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17일 오후 8시 현재까지 이번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폭우로 주요 교통망도 마비됐다. KTX와 SRT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지하철 1호선 평택~신창역 구간 등도 멈췄다. 전남 목포와 전북 군산 등 여객선 31개 항로 39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북한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15곳의 374개 탐방로도 통제됐다. 서울과 인천, 충남 등지에선 둔치 주차장 69곳, 하천변 90곳의 출입이 제한됐다. 항공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82개교에서 학사 일정이 조정됐다. 이 중 충남 아산, 서산 등의 403개교는 휴업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25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서산=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밀양=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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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조선소-리조트 등 1조4661억 투자”

    경남도는 지역 주력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해 1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협약을 16일 체결했다. 도는 이날 도정회의실에서 4개 기업과 사천시, 거제시, 김해시가 참여한 가운데 총 1조4661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식을 열었다. 도는 이번 협약으로 주력산업 고도화와 함께 528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 7220억 원을 투자한다. 초대형화 추세의 해양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특수선 제조 역량을 높이기 위해 주요 설비를 확장·보강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부유식 독을 신규 도입해 생산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아레포즈거제는 거제시 일운면 소동리 일원에 7200억 원을 투자해 호텔 252실과 콘도 393실 규모의 고급 호텔·리조트를 2029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총 222명의 신규 고용이 기대된다. 우주항공기업 ㈜캠프는 사천 우주항공국가산업단지에 101억 원을 투자해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건설장비 기업인 레디로버스트머신㈜은 김해시 한림면에 140억 원을 투자해 차세대 건설장비용 유압기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각각 23명, 56명의 고용이 예상된다. 경남도는 투자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한 원스톱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투자 지원 제도도 확대할 방침이다. 김명주 경남도 경제부지사는 “이번 협약이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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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시체육회 “100년사 발간 위원회 연내 구성”

    경남 밀양시 체육계가 ‘밀양체육 100년사’를 발간하고 기념행사를 연내 추진한다. 15일 밀양시에 따르면 시 체육회는 밀양체육 100년사 발간을 올해 상반기(1∼6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시 체육회는 이를 위해 자료 수집 및 연구와 편찬을 담당할 위원회를 연내 구성하는 한편으로 연말 기념행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밀양시는 관련 예산을 지원하는 등 시 체육회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시 체육회는 1925년 8월 ‘밀양운동구락부’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밀양운동구락부 소속 체육인과 주민들은 광복 후인 1946년 민간 주도 전국 첫 공설운동장을 4개월 만에 설립했다고 한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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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 지방하천 ‘신속재정’ 74.4% 집행

    경남도는 지방하천 분야의 올해 상반기(1∼6월) 신속 재정 집행 추진 결과, 행정안전부가 설정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상반기 집행 대상액 2734억 원 가운데 2034억 원을 집행해 74.4%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이는 행안부 목표치인 64.7%를 9.7%포인트 초과한 실적이다. 경남도는 이번 성과가 건설 경기 등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적극적인 재정 집행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도는 신속한 재정 집행을 위해 △연초 하천 관련 시군 부서장 회의 개최 △조기 발주 △하천 재해예방사업(78건, 1733억 원) 변경 시행계획 수립 등 다양한 전략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왔다. 서은석 경남도 수자원과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민의 안전 및 재산 보호가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하반기(7∼12월)에도 재정 집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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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중 열돔’ 틈으로 열대 수증기… 울릉도 206mm 등 폭우

    남쪽에서 올라온 저기압 영향으로 14일 시간당 최대 70mm가 넘는 많은 비가 쏟아졌다. 피해가 심했던 영남권을 중심으로 침수가 발생하고 도로 수십 곳이 통제됐다. 전국으로 확산한 비는 이번 주 후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를 푹푹 찌게 한 이른바 ‘이중 열돔’이 깨지며 불볕더위는 한풀 꺾였다.● ‘이중 열돔’ 틈으로 저기압이 비 몰고 와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기준 경북 울릉 하루 강수량은 206.5mm였다. 울산과 경북 울진은 82mm, 부산에서는 69mm의 비가 내렸다. 경남 거제는 이날 밤 12시경 시간당 71.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부산에도 한때 시간당 56mm의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렸다. 이날 오후 충남과 전북 일부에도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호우특보가 내려졌다.이날 새벽 경북과 경남 지역에는 주민 대피와 도로 통제가 잇따랐다. 경북도는 이날 오전 3시 많은 비가 내린 경주 영주 상주 영양 울진 등 피해 우려 지역 85가구 주민 100명을 경로당 등으로 사전 대피시켰다. 지하차도, 하상도로, 둔치주차장 등 70곳의 출입이 통제됐고, 경주 포항 청송 등에서는 도로 하수구가 막히는 등의 이유로 안전 조치 30건이 진행됐다. 울릉에서도 비가 많이 내렸으나 도로에 일부 토사가 유입된 것을 제외하고는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도시철도 건설 현장이 침수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사상구 사상하단선 공사장 인근에서는 내부에 누수로 물이 차오르며 긴급 안전조치가 실시됐다. 부산소방본부는 이날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해 총 89건의 피해 현장을 처리했다”고 밝혔다.전날에는 경남 하동과 산청에서 36가구 73명이 마을회관이나 친인척 집으로 일시 대피했다. 산책로와 교량 등 70여 곳도 출입이 통제됐다.● 동해안 중심 최대 강수량 150mm 14일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와해된 틈으로 한반도 남쪽에서 저기압이 북상했다. 애초 최대 풍속 초속 17m 미만의 열대저압부가 발생했지만 태풍으로 발달하지 않고 한반도에 접근하며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었다. 성질이 다른 두 기단의 접촉면에서 발달하는 온대저기압은 태풍보다는 피해가 적지만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다. 이날 전선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많은 비가 내렸다. 온대저기압은 한반도 동해 방향으로 북동진하며 15일까지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동해상으로 끌려 올라간 온대저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열대 수증기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증기가 동해안에 부딪히면서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 영동 중·북부에 최대 100mm의 많은 비가 내리고 수도원과 충청 및 경북에 10∼60mm, 경남 10∼40mm가 예보됐다. 강원 영동 남부 및 강원 영서 5∼40mm, 제주도에는 5∼20mm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는 16일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은 아직 장마가 종료되지 않아 이번에 내리는 비도 장맛비에 포함된다. 이날 오전 중부지방과 호남, 경상 서부 내륙, 제주도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오후 전국으로 확대된다. 전북의 강수량이 20∼60mm로 가장 많겠고 전남과 충청 10∼40mm, 강원 5∼30mm, 영남 5∼20mm 등이 예상된다. 15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3도, 낮 최고기온은 26∼31도로 평년 수준으로 전망된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하동=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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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잠 깨운 반려견… 화재 알려 가족 구해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에서 새벽 시간 불이 났지만 반려견이 잠든 가족들에게 화재를 알려 생명을 구했다. 9일 경남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7분경 창원시 진해구의 한 아파트 다용도실에서 불이 났다. 당시 집 안에 있던 가족은 모두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이때 아홉 살 반려견 ‘몽실이’(포메라니안)가 평소보다 크게 짖는 소리에 거주자가 잠에서 깼다. 거주자는 곧바로 다용도실 쪽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했고, 집에 비치된 소화기를 사용해 직접 초기 진화에 나섰다. 불길은 크게 번지지 않았고, 인명 피해 없이 화재는 조기에 진압됐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반려견이 화재 발생을 조기에 감지해 위험을 알리고, 거주자가 신속하게 소화기를 사용한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화재 초기 대응의 중요성과 주택용 소방시설의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주방 가전제품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이상기 창원소방본부장은 “가정 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는 위기 상황에서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대비책”이라며 “화재 예방을 위해 소화기와 화재감지기를 반드시 갖추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 2025-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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