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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 ▽부이사관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진흥관 권규우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급 △사업개발본부장 정찬황 △자동차융합부품기술 연구본부장 이춘범 △스마트자동차기술 〃 이재관 △지능형차체섀시 〃 정도현 △신뢰성 〃 유승렬 ▽부서장급 △경영혁신실장 이순웅 △홍보지원〃 안현정 △가스엔진기술 연구센터장 겸 친환경교통기술 연구센터장 정재우 △섀시플랫폼 〃 최성진 △섀시융합제어 〃 노기한 △주행안전기술 〃 정창현 △스마트소재 〃 오미혜 △청정에너지소재기술 〃 윤주호 △융합시스템안전기술 〃 신외경 ▽팀장급 △국제협력팀장 박재용 △프리미엄자동차 지원센터장 정원선 △자동차뿌리산업 〃 양정직 △(대구경북)차량안전지역 연구센터장 권성진 △(〃)소음진동지역 〃 김찬중 △(〃)전기구동지역 〃 김규식 △차량무인화기술 연구팀장 김문식 △시스템반도체연계차량 〃 연규봉 △전장품안전설계 지원팀장 이혁기 ▽본부장급 △창조경영 지원본부장 황석찬 △기업 〃 최만엽 △그린카파워시스템 연구본부장 강우 △자동차친환경신소재기술 〃 유승을 ▽부서장급 △회계관리실장 이용기 △사업기획〃 김현용 △창조연구지원〃 이장우 △클린엔진시스템 연구센터장 김현철 △차세대엔진시스템 〃 오광철 △자율주행기술 〃 유시복 △친환경소재기술 〃 민준원 △소재융합디자인 〃 한범석 △금속소재기술 〃 한창수 △극한기술 〃 정도현 △중소중견기업 지원센터장 지영하 △시험인증 〃 이은복 △BI사무국장(겸임) 양인범 ▽연구전문위원 △연구위원 김병수 △전문위원 송세일 조규석 이일수 ◇명지대 △사회과학대학장 겸 사회복지대학원장 정윤수 △경영대학장 겸 부동산대학원장 강경규 △방목기초교육대학장 윤천호 △사회교육대학원장 이해영 △국제교류원장 김용태 △인문캠퍼스 생활관장 김영석 △사회교육원장 겸 보육교사교육원장 최창규 △자연캠퍼스 부설 사회교육원장 박태섭 △사회교육원 교학부장 주성일 △평가감사팀장 전원기 △교원인사팀장 안경훈}

지난해 12월 말 SK종합화학 리스크매니지먼트(RM)팀의 한동훈 대리(31)는 글로벌 석유화학 전문 매체에서 긴급 속보를 입수했다. 대만 최대 석유화학업체인 포모가 사고로 생산라인 가동을 다시 중단했다는 내용이었다. 포모의 공장이 멈춘 것은 그해 벌써 6번째였지만 글로벌 시장에 주는 충격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 대리는 급히 이진희 RM팀장(40)과 상의한 뒤 영업부서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원료(나프타) 가격이 얼마나 내려가고, 석유화학 제품 값은 얼마나 오를 것인지, 또 SK종합화학의 어떤 부문에서 이익과 손실이 날지를 분석했다. 그날 밤 RM팀이 만든 A4용지 한 장짜리 보고서가 경영관리, 구매, 영업 등 사내 관련 부서에 전달됐다. 이 팀장은 “우리 팀의 1차적인 역할은 원료나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시장에서 돌발 상황이 생겨도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파생상품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가 핵심 경쟁력 유가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글로벌 리스크 대처 능력이 석유화학업체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SK종합화학 RM팀은 2000년대 중반부터 각 사업 부문의 위험요소를 찾아내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구매 및 영업부서도 원료 구매 때 장기계약을 하는 등 실물(제품)을 통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실물 거래만으로는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어 RM팀이 ‘헤지(위험 회피 또는 분산)’ 용도로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RM팀의 성과에 대해 “가장 창의적인 경영사례”라고 극찬했다. SK종합화학의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는 좋은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SK종합화학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6425억 원, 7501억 원이었다. 글로벌 경기 악화 속에 전년보다 영업이익은 2.7%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4.8%로 0.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국내 경쟁업체들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98% 감소했다. SK종합화학은 올해 상반기(1∼6월)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0% 증가한 467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팀장은 “회사 실적 개선이 모두 리스크 관리 덕분이라고 설명하긴 어렵지만 경기 변동성이 심하고 다양한 글로벌 변수가 수시로 생길 때는 리스크 관리가 안정적 수익을 내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이 모였다 SK종합화학 RM팀에는 팀장을 포함해 8명이 근무하고 있다. 2006년 처음 RM팀이 생겼을 때는 4명이 트레이딩사업 부문의 리스크 관리를 했다. 2008년부터 트레이딩은 물론이고 원료 구매, 제품 판매 등 전 사업 부문의 리스크 관리로 역할이 확대됐다. 그러면서 인원도 늘어났다. 구성원들은 경영학석사(MBA) 출신이거나 회계사, 외환관리사, 파생상품 투자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가진 금융 전문가들이다. 원유, 광물, 철강, 곡물 등에 대한 파생상품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업계에는 여전히 파생상품을 활용한 헤지가 일반화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SK종합화학 RM팀은 새로운 ‘헤지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 신지호 과장(39)은 “헤지는 회사 이익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일종의 보험에 드는 것”이라며 “제품 가격이 급락할 것에 대비해 제품 가격이 내리면 이익을 내는 파생상품에 미리 투자해 두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RM팀은 시황 전문 예측기관의 방대한 시장 데이터와 통계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예측모델을 만든다. 시장 상황이 갈수록 복잡해져 ‘똘똘한’ 모델 하나를 만드는 데 최소 2개월 이상 걸린다. 헤지를 하면 돌발 상황으로 생기는 수익 악화를 만회할 수도 있지만, 거꾸로 시장 변화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내에서 “헤지를 안 했으면 지금 같은 시황에서 큰돈을 벌었을 것”이란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 팀장은 “헤지의 목적은 큰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경영계획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거래액이 늘어나고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도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홍정수 인턴기자 고려대 통계학과 4학년}

대한민국의 첫 쇄빙선 ‘아라온호’가 북극항로 개척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30일 “아라온호가 내년 8월 인천에서 출항해 베링 해협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항로를 따라 환경탐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해양수산부와 일정 및 계획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라온호가 북극항로 개척에 나서면 정부가 추진 중인 북극종합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앞서 25일 ‘북극종합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으며 다음 달 현대글로비스가 한국에서 북극해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항로를 따라 첫 시범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여름에만 열리는 북극항로는 주변 환경이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매년 뱃길이 조금씩 달라진다. 아라온호는 세계적으로도 기동성과 쇄빙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박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라온호가 북극항로 탐사를 시작하면 북극해의 최신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항로와 다른 ‘코리안 루트’를 개척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라온호는 지난달 남극에서 돌아온 뒤 인천항에서 최종 장비 점검 및 보급품 선적 작업을 하고 있다. 다음 달 5일 출항해 9월까지 캐나다 연구팀과 공동으로 보포트 해 주변 가스하이드레이트를 탐사한다. 이어 11월에는 ‘장보고 과학기지’가 들어설 남극대륙 동남쪽 테라노바 만(灣)으로 향한다. 현재 60% 정도 지어진 장보고 기지는 내년 3월 완공될 예정이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내년은 아라온호가 남극대륙 기지 완공에 기여하는 데 이어 북극항로까지 개척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한때 ‘꿈’으로만 여겼던 쇄빙선이 이제는 대한민국의 해상 활동영역을 넓히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2003년 12월 대한민국은 남극 세종과학기지 인근에서 동료를 구하려다 고무보트가 전복돼 숨진 전재규 씨를 한마음으로 추모했다. 그 열기에 힘입어, 전 씨의 ‘혼’을 실어 탄생한 배가 대한민국의 첫 쇄빙선 ‘아라온호’다. 아라온호는 2009년 진수 후 남극대륙 기지 건설, 북극해 자원 탐사 등을 위해 세계를 누비고 있다. 내년에는 북극 항로 개척에도 나선다. 다음 달 5일 다시 힘찬 뱃고동을 울리며 보포트 해로 향하는 아라온호의 지난 1년 중 극적인 순간들을 소개한다. 》“선장, 조금만 더 들어갑시다.” “단장님, 여기까지가 한계입니다.” “1만5000t이나 되는 짐을 옮기려면 여기서 기지까진 너무 멀어요.” “그래도 안 됩니다. 얼음을 더 깨고 들어갔다간 정말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초순 어느 날. 아라온호 선장실에서는 몇 시간째 날카로운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의 김예동 남극대륙기지건설단장(59)은 전진할 것을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김봉욱 선장(51)은 꿈쩍도 안 했다. 대한민국 제2남극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가 들어설 남극대륙 동남쪽 테라노바 만을 5km 앞둔 지점이었다.○ ‘얼음 속 호수’를 만들다 아라온호는 지난해 11월 하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리틀턴 항에서 현대건설 소속 인력 120여 명을 태웠다. 승선 인원은 연구원들을 포함해 모두 160명에 달했다. 그달 30일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난 아라온호는 12월 11일 4000km 떨어진 테라노바 만 인근에 도착했다. 7000t 급인 아라온호의 뒤엔 1만5000t에 달하는 건설 기자재를 실은 내빙선 수오미그라흐트 호(1만8000t 급)가 따르고 있었다. 내빙선은 얼음에 부딪혀도 손상을 입지 않지만 직접 얼음을 깨지는 못하기 때문에 아라온호가 얼음을 깨 만든 길을 따라 운항한 것이다. 문제는 하역이었다. 남극의 12월은 여름이지만 아직 바다가 덜 녹아 화물 운반용 바지선을 띄울 수가 없었다. 건설단은 해안까지 배를 최대한 접근시킨 뒤 두꺼운 얼음 위에 짐을 내려놓고, 이를 기지까지 끌고 가기로 했다. 그러려면 적어도 해안 1km 앞까지는 화물선이 접근해야 한다는 게 김 단장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김 선장은 배와 승선 인원들의 안전이 우선이었다. 당시 아라온호 앞에는 두께 2m의 해빙(海氷)이 가로막고 있었다. 선장실의 격론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둘은 결국 아라온호를 기지 1.2km 전방까지 끌고 가는 데 합의했다. 그때부터 아라온호의 눈부신 활약이 펼쳐졌다. 길이가 180m에 이르는 거대한 화물선이 방향을 틀려면 적어도 가로 세로 500m의 자유로운 공간이 필요했다. 아라온호는 300m 이상 후진했다 전속력으로 달려가 해빙 위에 올라타는 ‘점핑’ 방식으로 얼음을 깼다. 꼬박 이틀에 걸친 작업 끝에 2만5000m²의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졌다. 김 단장은 “아라온호가 얼음을 깨며 전진하는 모습은 볼 때마다 감동적”이라며 “당시 쇄빙 작전은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오미그라흐트 호는 12월 13일 안전하게 정박했다. 백야(白夜)가 계속된 남극에서 대한민국의 장정들은 쉼 없이 건설 기자재 하역에 매달렸다. 발전동, 창고동, 숙소동이 차례로 들어섰다. 남극에 겨울이 찾아오던 3월 9일 공사 인력과 연구원 전원이 철수했다. 장보고 기지는 60% 가까이 지어진 상태였다.○ 북극점을 통과할 뻔하다 아라온호는 본래 연구선이다. 그 때문에 남극대륙 기지에서 철수한 뒤에도 올해 3∼6월 칠레 최남단 도시인 푼타아레나스와 남극반도 킹조지 섬에 위치한 세종과학기지를 오가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북극 탐사 때도 아라온호는 기념비적인 사건을 역사에 남길 뻔했다. 아라온호는 지난해 8월부터 약 40일간 100만 km²의 북극 해역을 탐사했다. 이동 거리만 6700km에 달했다. 아라온호가 항해하던 미국 알래스카 위쪽의 축치 해는 예년에 비해 해빙이 훨씬 줄어들어 있었다. 지난해 여름은 북극 해빙의 넓이가 위성 관측 방법이 동원된 1979년 이후 가장 작은 342만 km²에 불과했다. 광복절이던 8월 15일 선실 내부가 술렁거렸다. 아라온호가 어느덧 북위 82도를 넘어 올라간 것이었다. 북극점(북위 90도)까지 남은 거리는 800여 km에 불과했다.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까지 왔으면 북극점을 한 번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북극 탐사를 이끌던 극지연구소 강성호 극지기후연구부장도 고민에 빠졌다. 몇 년 전 중국 쇄빙선이 북극점에 도전했다 북위 89도 지점에서 포기했던 사실도 떠올랐다. 대한민국 극지 연구의 능력을 세계에 다시 한 번 과시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그는 기존 연구 일정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강 연구부장은 “북극점을 통과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수년간 북극해 탐사를 준비해 온 연구원들의 연구 일정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라온호의 북극해 탐사에는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미국 러시아 등 총 10개국 연구원이 참여했다. 전 세계 어느 결빙 해역에서도 해양학, 고환경, 지구물리, 지질학 연구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쇄빙선은 아라온호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5척 정도에 불과하다. ○ 다시 출발점에 서다 아라온호는 지난해 10월 인천항을 떠난 지 8개월 만인 지난달 21일 전남 여수항에 입항했다. 거의 1년간 쉼 없이 해빙과 사투를 벌여 온 셈이다. 아라온호는 약 한 달간 국내 연안을 돌며 지친 몸을 수리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현재 인천항에서 막바지 점검 중인 아라온호는 다음 달 5일 다시 북극해로 떠난다. 최근 아라온호의 3번째 선장이 된 양종열 씨(40)는 “극지 연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며 “그 핵심인 아라온호를 이끌게 된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남극과 북극을 오가며 맹활약한 아라온호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도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9월까지 캐나다 연구팀과 함께 보포트 해 주변 가스하이드레이트 탐사를 진행한다. 11월에는 또다시 화물선을 남극대륙의 테라노바 만까지 ‘에스코트’해야 한다. 이어 내년 8월 북극 항로의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나서게 된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58·사진)이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다. 서울상공회의소는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박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상의 회장은 관례에 따라 서울상의 회장이 겸직해왔다. 박 회장은 다음 달 12일 서울상의 의원총회, 21일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두 조직의 회장으로 공식 선출될 예정이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은 한국 경제계를 대표할 수 있는 대기업의 오너로, 이미지가 좋고 대(對)정부 및 대인관계가 원만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놓고 논의한 결과 박 회장을 추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등 상의 부회장 10명이 참석했으며 박 회장은 불참했다. 박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되면 두산가(家)에서는 박두병, 박용성 전 회장에 이어 세 번째 대한상의 회장을 배출하게 된다. 전문경영인 출신인 정수창 전 회장까지 포함하면 네 번째다. 이 상근부회장은 이날 오후 박 회장의 집무실을 방문해 회장단의 논의 결과를 전하고 회장 자리를 수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발전과 회원사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로 ‘수락’이라는 권위적인 용어는 맞지 않는다”며 “하루이틀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회장은 활발한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통해 소비재 중심이던 두산그룹의 사업 영역을 중공업으로 넓히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3월에는 재계 12위인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두산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2000년부터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대한상의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신임 회장은 일단 2015년 3월까지인 손경식 전 회장의 남은 임기를 채운 뒤 자신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서울상의 및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박창규·김창덕 기자 kyu@donga.com}
한진중공업이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했다. 한진중공업은 ‘임금총액 3%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노사 잠정협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57.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25일 밝혔다. 최성문 한진중공업 사장은 “회사 정상화에 적극 동참한 노동조합 집행부 및 조합원들에게 감사한다”며 “노사가 합심해 5년 만에 수주에 성공한 만큼 경영 정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노동조합의 김상욱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생활과 고용 안정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일감 확보가 중요하다”며 “회사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데 노사 모두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진중공업은 글로벌 조선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2008년 가을부터 일감을 거의 수주하지 못했다. 회사가 2011년 정리해고에 들어가자 민노총 금속노조 산하의 노조 집행부는 ‘크레인 농성’ 등으로 반발해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출범 후 대표노조가 된 새 노조는 ‘회사 살리기가 우선’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끌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범(汎)현대가의 ‘쌍두마차’이자 울산 이웃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여름을 판이하게 보내고 있다. 19일 현대중공업 노사는 19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 협상을 끝내면서 손을 맞잡았다. 이튿날인 20일 현대차 울산공장은 사내하청 노조 문제로 인한 폭력 사태로 110여 명이 부상했다. 노동관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이토록 다른 길을 걷게 된 배경으로 두 회사의 노동운동 역사와 자동차 및 조선업의 특성 등을 들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1987년 민주화 바람을 타고 나란히 출범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중공업 노조가 더 강성이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거의 매년 파업에 돌입했고, 회사 측은 직장폐쇄로 맞섰다. 1994년에도 60여 일간 파업을 단행했지만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무노동 무임금’의 실상을 체험한 조합원들은 이듬해 파업 반대서명에 동참했고, 회사는 화끈한 보상으로 화답했다. 남성일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1994년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의 파업 자진 철회는 국내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효력을 발휘한 사실상의 첫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1998년 현대차 노조가 45일간 총파업에 들어갔을 때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를 들어줬다. 이후 현대차 노조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달려왔다. 업종의 차이도 작용했다. 한 척의 배를 만드는 데는 보통 2, 3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조선소는 몇 달 파업을 해도 공기 단축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기회가 있다. 또 선박 건조는 부위별로 나뉘어 이뤄져 일부 강성 노조원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다. 이에 비해 자동차 생산라인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기 때문에 소수의 노조원이 3000명 넘게 일하는 공장 전체를 세울 수 있다. 또 자동차의 선적 지연은 곧바로 매출 손실로 이어진다.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현대차는 2000년대 들어 급증한 해외 판매 물량을 맞추느라 노조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도 대부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두 회사 노조의 엇갈린 행보는 민노총과의 거리가 빚어낸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노총에서 독립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실리주의’를 마음껏 표방할 수 있지만 현대차 노조는 여전히 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지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남 교수는 “금속노조는 정규직과 사내하청 노조 각각에 대해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진 점이 노사 관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미국 유럽 남미 등의 생산라인들이 궤도에 올라서면서 국내에서 일정 정도 생산 차질이 빚어져도 만회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영면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현대차가 해외 생산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은 일정 부분 노조가 자초한 결과”라며 “노조는 이제라도 회사와 ‘상생’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고 사측도 노조를 보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대우조선해양이 23년 연속 무(無)분규로 올해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19일 노사 양측이 잠정 합의한 임금협상안은 22일 노조 총회에서 찬성률 56.6%(투표 참여자 6970명 중 3945명 찬성)로 최종 확정됐다. 노사가 합의한 주요 내용은 기본급 월 7500원 인상, 성과배분상여금 350%, 회사 주식매입 지원금 200%, 교섭타결 격려금 280만 원 지급,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 원 출연, 협력사 근로자 처우 개선 등이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한 단계 성숙된 노사관계를 만들 기틀이 마련됐다”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화석연료를 대체할 미래 에너지 자원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다만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를 꼽는다면 신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바이오 에너지가 아닐까 합니다.” 다소 예상을 빗나간 답변이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도시가스사업 매출이 그룹 전체 매출의 70% 이상인 대성그룹 수장(首長)이 엉뚱하게도 ‘바이오’를 언급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세계에너지협의회(WEC) 공동의장에 선출된 그가 세계 에너지산업 재편 움직임을 설명하자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61)은 18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본사 집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바이오 에너지’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핵융합 에너지’를 예로 들어 미래 에너지자원 탐사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핵융합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력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60년도 더 전인 제2차 세계대전 이후였다. 그런데 김 회장이 최근 모나코에서 만난 핵융합 개발을 위한 세계 공동 프로젝트 책임자는 “2050년 상용화를 목표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최근 각광받는 셰일가스는 수십 년 정도면 바닥날 것이고, 원자력의 원료인 우라늄도 기껏해야 100년을 버틸 수 없다”며 “결국 인류는 아직도 대안 에너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이 꺼낸 화두가 ‘바이오’였다. 그는 “바이오산업은 ‘레드’(바이오 시밀러), ‘그린’(유전자변형 농산물), ‘화이트’(바이오 에너지)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인류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며 “에너지 업계는 바이오 에너지의 폭발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바이오에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에너지 업계의 딜레마를 해결해 줄 거의 유일한 자원이라는 점이다. 세계 에너지 업계는 ‘국가별 에너지 주권’, ‘환경 보호’, ‘에너지 디바이드’ 등 3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이 세 가지는 절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여서 에너지업계의 ‘딜레마’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인류의 40%가 절대적인 에너지 결핍을 겪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에너지 디바이드’입니다. 그런데 모든 나라들이 ‘에너지 보국(保國)’ 정책을 펴고 있으니 에너지 원조는 한계가 있죠. 또 현재로선 가장 값이 싼 화석연료는 환경문제와 바로 상충되지 않습니까.” 김 회장은 이 때문에 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바이오만이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김 회장은 10월 대구에서 열릴 ‘2013 세계에너지총회’에서 에너지업계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균형점, 즉 ‘에너지 평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가 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압둘라 엘바드리 사무총장과 만난 데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이제껏 미래 에너지에 대한 논의는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지만, 현재 가장 강력한 에너지 자원을 가진 중동 국가들과 반드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이제까지 에너지와 관련한 대부분의 국제회의는 에너지 소비국들만 모여 ‘에너지 보국’을 얘기해 왔다”며 “이제는 시장의 공급자(산유국)와 수요자가 함께 만나 대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열릴 에너지총회는 수출국과 수입국, 생산국과 소비국이 한 자리에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OPEC 사무총장도 중동 국가들의 회의 참석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전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中企중앙회 침수피해기업 융자지원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의 경영 정상화를 돕기 위해 공제기금 가입 업체들을 대상으로 22일부터 9월 말까지 자금지원 신청을 받는다.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중소기업청 등으로부터 재해 사실을 확인받은 업체는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무보증으로 부금 잔액의 3∼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 5.5%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혁신적 아이디어’ 공모SK이노베이션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환경, 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SK이노베이션은 다음 달 10∼18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이노베이션 아이디어’를 주제로 응모작을 접수한다고 21일 밝혔다. 19∼34세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개별 또는 2∼4명이 팀을 이뤄 참여할 수 있다. 기획서는 공식 홈페이지(http://skinnovation-idea.co.kr)를 통해 접수시키면 된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류 열풍이 거세다. 특히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에 포진한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활약상은 눈부실 정도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한국인 자동차 디자이너 3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섬세함’, ‘절제미’, ‘인내심’ 등 한국의 전통문화나 생활습관에 바탕을 둔 한국인의 특성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가 인정한 한국 DNA 20일(이하 현지 시간) 유럽에서 출시된 ‘BMW 4시리즈’(국내에는 9월 출시 예정)는 올해 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국내에서는 이 시리즈의 외관 디자인을 젊은 한국인이 주도했다는 점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됐다. 2005년 독일 BMW그룹의 디자인스튜디오에 합류한 강원규 씨(38)가 주인공이다. 19일 독일 뮌헨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한국인의 경쟁력에 대해 묻자 능숙한 젓가락질을 보여주며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는 쇠젓가락으로 콩처럼 작은 것도 집고, 심지어 김치를 찢기까지 한다”며 “중국인과 일본인도 젓가락을 쓰지만 한국인의 섬세함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수많은 점, 선, 면이 조화를 이루는 자동차 디자인에서 디테일에 강한 한국인의 손은 큰 경쟁력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이탈리아 피아트의 디자이너인 송명주 씨(41)는 지난해 9월 유럽에서 출시된 ‘500L’(친퀘첸토 5-도어 롱 모델)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했다. 그는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는 엔지니어, 마케터, 소재 개발자, 인체공학자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협업해야 한다”며 “조직을 중시하고 인내심이 강한 한국인들이야말로 이런 일에 적격”이라고 말했다. 협업의 중요성은 디자이너팀 내부에서도 필요하다. 송 씨는 “첨단 이미지가 강한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자존감이 무척 센 집단”이라며 “팀원들이 갖고 있는 다른 의견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율하느냐가 프로젝트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세계적 디자이너 반열에 올라 있는 미국 포드그룹의 강수영 씨(49)는 한국인의 ‘절제미’에 주목했다. 그는 ‘레스 이즈 모어(Less is more)’, 즉 보다 간결하고 단순한 것이 훨씬 많은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디자인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나를 포함한 한국인 디자이너들은 ‘절제된 선’과 ‘깨끗한 면’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여백의 미를 살렸던 한국 미술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퇴근 직후 전화를 받은 강 씨는 “오후 8시쯤 퇴근할 때 보니 한국인 디자이너들만 회사에 남아 열심히 스케치를 하고 있었다”며 “끈기와 책임감도 한국인의 큰 강점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양한 배경의 디자이너들 송 씨는 한국에서 사범대학을 졸업한 이색 경력자다. 가정교육을 전공하고, 의류학을 부전공한 그는 1995년 이탈리아 토리노로 디자인 유학을 떠났다. 이후 삼성중공업에서 잠시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2000년 피아트 디자인센터에 들어갔다. 13년간 피아트에서 디자인 작업을 한 그는 지난달 같은 그룹의 ‘알파로메오’ 브랜드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강수영 씨는 미국 포드자동차에 입사한 지 만 26년이 지났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 1.5세대’다. 음악도(하프 전공)였다가 대학 재학 중 산업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꿨다. 1987년 대학 졸업과 함께 미국 3대 자동차 브랜드인 포드에 입사했을 때부터 그에겐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미국 완성차 업계 첫 여성 디자이너, 세계 자동차 업계 사상 최초의 여성 수석디자이너가 모두 그의 몫이었다. 가장 최근작은 ‘2013 올 뉴 링컨MKZ’. 강 씨는 “고객들은 성능과 안전성은 물론이고 자동차로부터 큰 감동을 받길 원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그리고 여성의 감성을 최대한 살려서 보고(시각), 듣고(청각), 느끼고(촉각), 맡는(후각) 4가지 감각을 조화롭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강원규 씨는 2001년 현대자동차에 잠시 몸담았다가 이듬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에 있는 ‘아트센터 디자인 대학’에서 공부했다. 이 학교 졸업 작품(2005년)은 그가 동경하던 BMW그룹에 갈 수 있는 ‘직행 티켓’이 됐다. 당시 BMW그룹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던 크리스토퍼 채프먼 씨(2011년 현대자동차로 이직)가 작품만 보고 일면식도 없던 강 씨를 회사에 강력히 추천했다. BMW 역사상 첫 한국인 디자이너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는 “입사 후 나는 독일에, 채프먼은 캘리포니아에 있어 자주 보진 못했지만 4시리즈가 전 세계를 달리면 그도 흐뭇해할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디자이너들이 주고받는 ‘편지’인 셈”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뮌헨=이진석 기자 drake007@donga.com}
태광그룹 일주학술문화재단은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흥국생명빌딩에서 해외 박사 장학생 5명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했다고 21일 밝혔다. 일주학술문화재단은 이들에게 향후 5년간 1인당 연간 최고 5만 달러(약 5600만 원)를 지원하게 된다. 일주학술문화재단은 1991년 이후 150여 명의 해외 박사 장학생을 배출했다.}

효성의 사회공헌활동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6·25 참전용사 보금자리 지원 △취약계층 생활 지원금 전달 △취약계층 여성 전문직업교육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또 5월 ‘효성 나눔봉사단’을 출범시켜 저소득층 장애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재활치료도 돕고 있다. 조현준 효성그룹 전략본부장(사장)은 “기업은 이윤추구뿐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해야 하는 책임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효성은 10일 충남 계룡시 육군본부에서 ‘나라사랑 보금자리’ 기증 행사를 열고 7000만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나라사랑 보금자리는 육군본부가 2011년부터 6·25 참전 국가유공자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선정해 집을 새롭게 고쳐주는 사업이다. 효성은 지난해에도 이 사업을 지원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마포구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 지원식’을 열고 생활지원금 2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 금액은 마포구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생계비, 의료비, 교육비 등의 도움이 필요한 서울 마포구 관내 복지 취약계층 120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같은 달 ‘취약계층 여성 취업활성화 협약식’을 맺고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취업교육 지원금 5000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협약에 따라 사단법인 여성중앙회 산하단체인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 여성 가장, 기초수급 대상자, 결혼 이민자, 탈북 여성 등 40명의 취약계층 여성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효성 나눔봉사단’은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수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목적으로 5월 출범했다. 효성은 5월 서울 마포구 공덕동 본사 사옥에서 발대식을 개최한 뒤 주변에서 거리청소 등 환경 정화활동을 펼쳤다. 효성 관계자는 “나눔봉사단은 창립 50주년(2016년)을 3년 앞두고 기업이 환경, 윤리, 복지 부문에도 적극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장애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써달라며 푸르메 재단에 의료재활 지원기금 6000만 원을 전달했다. 푸르메 재단은 이 지원금을 활용해 장애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 6개월간 운동, 작업, 언어, 인지, 미술, 음악치료 등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효성은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한 CSE(사회적 에코시스템 창조)의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효성 측은 기업들의 기존 사회공헌이 금전 기부나 노동력 제공 등에 머물러 있었지만, CSE의 개념을 도입하면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성은 국제적 네트워크를 가진 비정부기구(NGO)인 굿네이버스, 기아대책 등과 함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회공헌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인테리어 전시장이 시끌시끌해졌다. 여성 다섯 명이 한꺼번에 모여 방송 녹화를 시작한 것이다. 남성 진행자가 “너무 젊어 보여 신입사원인 줄 알았다”고 칭찬하자 30세 안팎의 주인공들은 일제히 ‘까르르’ ‘호호호’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는 이어 이들의 활동영역을 표시했다는 세계지도를 꺼내 들었다.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그리고 이라크까지…. 이들이 거쳐 가지 않은 지역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들은 한화L&C 건축자재 사업부문의 해외영업 부서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직급은 모두 대리. 사실 건축자재 사업은 전통적으로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게다가 ‘영업’ 역시 여성들의 진출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던 분야가 아닌가. 5명의 여성 대리들은 이날 발언 기회를 놓칠세라 ‘거친 남성들의 세계’ 속 무용담을 앞다퉈 쏟아냈다. 이날 녹화한 분량은 9일 오전 한화그룹 사내방송을 통해 전파를 탔다.○ 한국 ‘며느리’의 힘 한화L&C 건재사업부문 데코영업팀의 윤혜선 씨(28)는 지난해 6월 홀로 이탈리아 북부의 한 작은 도시에 갔다. 새로 개발한 제품을 갖고 신규 거래처를 뚫기 위한 출장이었다. 회의실 앞에 마주한 바이어 측 실무자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오늘은 틀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회사의 책임자급 상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한국인? 우리 아들도 한국인과 결혼했는데….”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윤 씨는 당시 결혼 8개월 차의 새댁이었다. 자신은 ‘초보 며느리’였지만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순 없었다. 한국에선 이탈리아인 며느리(‘미녀들의 수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 씨)가 인기가 높다, 예로부터 한국의 며느리들은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등 시시콜콜한 얘기를 꺼냈다. 한국인 며느리를 둔 그 상사도 “아들이 한국인과 결혼해 참 기쁘다”라며 맞장구를 쳤다. 미팅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윤 씨는 “물론 ‘며느리’ 얘기가 계약에 절대적 역할을 했다고 하기엔 무리지만, 사업 얘기를 좀 더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들어 준 것만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일주일 해외 출장에 12곳 방문 FS영업팀의 김지선 씨(30)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해 첫 남미 출장을 꼽았다. 일주일간 잡은 일정이 무려 12개. 우선 인천에서 페루까지 비행시간만 25시간에 달했다. 여장을 풀 새도 없이 페루에서 4개 업체를 만나고, 콜롬비아로 넘어가 또 8개 업체와 미팅을 가졌다. 이 살인적 일정이 시작된 지 3일째 되던 날 그는 고3 때도 안 쏟았던 코피를 쏟았다. 김 씨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14일 남미에 출장 와서 21일 귀국할 예정”이라며 “지금 바이어와 함께 저녁식사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출장에선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3개국에서 미팅을 13번 갖는다고 했다. 첫 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덕분인지 일정을 하나 더 늘린 셈이다. 다른 이들도 빡빡한 일정을 짜기는 매한가지다. 또 대부분 홀로 출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하넥스영업팀의 남윤정 씨(30)는 “친구들은 해외 출장을 많이 다니니 쇼핑도 하고 짬을 내서 여행도 하는 줄 안다”면서 “3개 국가를 묶어서 4박 5일 출장을 홀로 다니다 보면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한류를 활용하라 맏언니인 칸스톤영업팀의 강현선 씨(33)는 ‘한류’를 영업에 잘 활용하고 있다. 특히 한류 열기가 뜨거운 싱가포르에 갈 때면 꼭 한류스타 CD를 선물로 준비해 간다. 강 씨는 “얼마 전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으로 재미를 좀 봤다”며 “이런 소소한 선물이 해외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유지하는 나만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타일영업팀 임진현 씨(29)는 한화건설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따낸 뒤 건축자재 납품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이라크 태스크포스(TF)팀’에 파견됐다. 그는 올해 4월 이라크 현지의 한 바이어로부터 “한국 드라마 ‘허준’(1999년)이 이라크에서 인기가 많다”는 말을 듣고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바이어들에게 ‘허준’ 전편을 담은 DVD를 선물로 보내자는 것이었다. 임 씨는 “DVD 5개로 이뤄진 세트를 5, 6개 사서 우편으로 부쳤는데 바이어들이 너무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임 씨는 다만 이라크 관련 업무를 1년간 맡아 왔지만 아직 한 번도 현지에 가보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안전 문제도 그렇지만 중동 국가라는 특성상 여성들이 직접 비즈니스를 진행하기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이 가진 장점도 많다. 강 씨는 “거친 분야일수록 세심하고 감성적이면서 멀티태스킹 능력도 갖춘 여성들이 능력을 더 발휘할 여지도 많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한국GM 임직원으로 구성된 ‘한국지엠한마음재단’이 17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의 혜광학교를 찾아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단에 악기 10대와 운영비 등 총 2500만 원어치를 선물했다. 2005년 설립된 한마음재단은 2011년 초부터 이 오케스트라단을 후원하기 시작해 이번까지 모두 1억1000만 원어치의 악기 구입비와 운영비를 지원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과 임직원들은 이날 혜광학교를 방문해 정기공연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격려했다.}

“해외시장에 답이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하반기(7∼12월) 국내 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룹의 성장동력을 해외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분간 국내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에서 품질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해외법인장들을 포함해 총 6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지역별 실적과 주요 현안 등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1∼6월) 해외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9% 많은 차를 판매했지만 국내에서는 수입 자동차의 공세에 밀려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었다. 해외에서의 선전이 국내 판매 부진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시장 상황이 앞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 회장이 직접 나서 해외 전략 재정비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법인장들에게 “미국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와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 둔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장별로 시나리오를 수립해 시장 변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이 가시화함에 따라 유럽은 물론이고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도 부정적 여파를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최근 급격히 늘어났던 중국 자동차시장도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자동차 구매 제한 조치’가 확대 시행되면서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엔저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등으로 일본 및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과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노조 문제로 국내 생산의 불확실성도 커지는 등 힘겨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년에 두 차례 현대·기아차의 해외법인장들을 본사로 불러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올해는 11월이나 12월에 내년을 대비한 해외법인장 회의를 한 차례 더 열 계획이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두산은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두산타워에서 ‘두리모 지원 사업’ 기증식을 열었다. 최광주 두산 사장이 행사에 참석해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의 조규만 이사장에게 임직원들이 모은 기부금 9300여만 원을 전달했다. 바보의 나눔이 진행 중인 두리모 지원 사업은 청소년 미혼모들에게 적성검사, 진로상담, 취업교육 등을 제공해 자립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두리모’는 ‘둥글다’의 ‘두리’와 어머니 ‘모(母)’의 합성어로 부정적 의미를 가진 미혼모를 대신하는 표현이다. 두산 임직원들이 모은 기부금은 바보의 나눔과 함께 선정한 전국 9개 미혼모 지원기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사진)이 계열사 현장 방문을 통해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허 회장은 15일 GS칼텍스의 전남 여수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GS의 모든 사업장에서 무재해 무사고를 달성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방문에는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 서경석 ㈜GS 부회장 등 그룹 경영진이 동행했다. 허 회장은 “사고가 한 번 발생하면 브랜드 가치 실추를 넘어 기업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안전관리는 최근 규제가 강화돼 새삼 중요해진 것이 아니라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은 무의식적으로 지켜야 하는 ‘습관’이 돼야 한다”며 “또 법이 정하는 최소한의 규정을 지키는 수준이 아니라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분위기를 기업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과 그룹 경영진은 GS칼텍스가 올해 초 완공한 제4 중질유분해시설을 둘러본 뒤 여수공장의 환경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허 회장은 건설 기간에 600만 안전인시(안전인시=하루 근무 인원×근무시간×무재해 일수)를 달성한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허 회장은 특히 ‘화학물질 누출탐지보수시스템’(LDAR)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LDAR는 화학물질 누출에 취약한 밸브와 펌프 등 다양한 연결 부위에 고유 인식표를 부착하고, 부위별로 센서를 통해 중앙관제센터에 누출 여부를 원격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GS칼텍스는 2000년 LDAR를 도입해 70만 개 이상의 사고 위험 지점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허 회장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서도 ‘안전’이 기본 전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관리는 협력사와 동반성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무재해 사업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모든 협력사와 힘을 합쳐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GS그룹 관계자는 “최근 화학물질관리법 등의 개정으로 환경안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그룹 최고경영진의 이번 현장 방문은 계열사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하고 사고를 근원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미스터 리, 바로 필리핀 마닐라행 비행기를 타세요. 이유는 e메일로 보낼 테니 가는 도중 열어보시고요.” 태평양 건너의 한 남자가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는 ‘뚜∼, 뚜∼’ 소리만 나는 전화기를 내려놓은 뒤 눈을 떴다. 오전 2시였다. 그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듯 간단히 샤워를 하고 주섬주섬 짐을 꾸렸다. 마닐라 공항에 오후 1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발전소에서 나왔다는 두 남자가 인근 헬기장으로 그를 안내했다. 정글 위를 40분 넘게 날아 600메가와트(MW)급 복합 화력발전소에 도착했다. 신형 가스터빈이 설치된 지 5년 정도 된 발전기였다. 이날 새벽 부품 이상으로 자동 ‘셧다운’이 됐다고 했다. 발전소장은 그에게 “무조건 오후 9시에는 발전기를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경우 낮 시간에 전력 수요가 몰리는 한국과 달리 유흥가 전력량이 급증하는 밤 시간에 전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이었다. 발전기를 돌리는 로터 안의 스프링 48개가 노화돼 탄성을 잃어버린 것이 문제였다. 부품을 신청하더라도 밀림 속 현장까지 오려면 꼬박 하루는 필요했다. 데드라인인 오후 9시까지는 7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는 먼저 창고 문을 열었다. 못 쓰는 자전거가 어지럽게 뒹굴고 있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전거 바퀴살이었다. 그는 바퀴살을 잘라 스프링을 만들면서 발전소 직원들에게 “탄성을 지닌 평평한 물건을 모두 가져오라”고 주문했다. 고온의 스팀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최악의 상황에서 스프링을 만들고 또 만들었다. 발전기가 가동된 시간은 오후 8시 53분, 데드라인을 7분 남겨둔 때였다. 발전소 직원들은 일제히 만세를 불렀다. 발전소장은 그의 손을 잡고 “용범 리, 당신이 마닐라 시내 정전 사태를 막아줬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2008년 7월의 일이었다.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GE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이용범 상무(53)는 당시를 기억하며 이렇게 말했다. “엔지니어에게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단지 모든 일에 어려움이 따를 뿐이죠.” 이 상무는 동양인 최초로 2011년 GE의 ‘명예의 전당’ 격인 ‘GE 아카데미 멤버십’ 회원이 됐다. 130년 역사의 GE는 1940년대부터 매년 ‘기술 마스터’ 한 명에게 회원 자격을 주고 있다. 현재 GE의 발전기 부문에서는 현업 엔지니어 중 5명만 가입돼 있다. 나머지 4명은 미국인이다. 1987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에 입사한 이 상무는 1999년 GE로 스카우트됐다. 미국 뉴욕 주의 엔지니어링센터에서 일하다가 2001년 GE코리아로 옮긴 뒤에도 그의 무대는 주로 글로벌 시장이었다. 1년에 300여 일을 해외에서 보냈다. GE는 세계 1위 가스터빈 제조업체로 세계 발전기 가스터빈 중 절반이 이 회사 제품이다. 필리핀, 러시아, 심지어 알래스카에서도 문제가 생기면 “용범 리! 용범 리!”를 애타게 찾는다. 이 상무는 “엔지니어라면 항상 3가지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3가지는 ‘긴급 처방’ ‘단기 해결책’ ‘중장기 해결책’이다. 그는 “현장에서 겪는 문제 상황은 너무도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원칙만 고집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대만의 한 발전소를 완전히 해체해 재정비하는 45일짜리 프로젝트를 맡았다. 3월에는 2011년 대지진 이후 가동을 멈춘 일본 니가타(新潟) 현의 가시와자키 원자력 발전소의 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런 백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상무는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을 ‘위기’로 돌렸다. “위기는 저를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다양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저는 성장했습니다. 그러니 위기는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니라 반가운 친구인 것이죠. 하하하.”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LG화학이 미국에 이어 유럽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태양광 인버터 제조사인 독일 SMA의 가정용 태양광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ESS는 전력을 미리 저장했다가 공급량이 모자랄 때 꺼내 쓸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핵심 장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 리서치는 전 세계 ESS 시장이 올해 16조 원에서 2020년 58조 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화학은 5월 말 미국 전력회사인 SCE가 조성하는 캘리포니아 주 컨카운티의 32메가와트(MW)급 풍력발전단지에도 실증용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LG화학이 SMA에 납품하는 배터리는 개당 2킬로와트(kW)급 배터리로 충북 오창공장에서 만들게 된다. 총 수주액은 ESS 판매량에 따라 500억∼10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SMA와 차세대 가정용 태양광 ESS인 ‘서니 보이 스마트 에너지’를 공동 개발해 왔다. 이 제품은 전력변환장치인 인버터와 배터리를 일체형으로 만들어 가정용 가스보일러처럼 설치 및 사용이 편리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제품은 주택 지붕 등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모아 두었다가 전력소모량이 많은 시간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향후 안전하고 수명이 긴 ESS용 배터리를 개발해 차세대 신규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